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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 제1권 상 저자명: 조앤.K.롤링 역자명: 김혜원 출판사명: 문학수첩 출판년도: 2000년 출판사 전화: 02-790-5999 묵자본의 페이지: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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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명: 스캔입력 교정자명: 문헌정보팀 제작: 부산맹인복지관 문헌정보팀 주소: 부산시 북구 구포 3동 1254-3 전화: 338-00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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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 1장 살아남은 아이 제 2장 사라진 유리창 제 3장 이상한 편지들 제 4장 사냥터지기 해그리드 제 5장 다이애건 앨리 제 6장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제 7장 마법의 모자 제 8장 마법의 약 선생님 제 9장 한 밤의 결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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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 - 상 제 1장 살아남은 아이 프리벳가 4번지에 살고 있는 더즐리 부부는 자신들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기이하거나 신비스런 일과는 전혀 무관해 보였다. 아니, 그런 터무니없는 것은 도저히 참아내지 못했다. 더즐리 씨는 그루닝스라는 드릴 제작 회사의 중역이었다. 그는 목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살이 뒤룩뒤룩 찐 몸집이 큰 사내로, 코밑에는 커다란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더즐리 부인은 마른 체구의 금발이었고, 목이 보통사람보다 두 배는 길어서 , 담 너머로 고개를 쭉 배고 이웃 사람들을 몰래 훔쳐보는 그녀의 취미에는 더없이 제격이었다. 더즐리 부부에게는 두둘리라는 어린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들은 세상 어디에도 두들리처럼 착한 아이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족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더즐리 부부에게는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건 포터 부부에 관한 것이었는데, 혹시 누구라도 포토 부부에 대해 알아낸다면 더즐리 부부는 아마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포터부인은 더즐리 부인의 동생이었지만, 그들은 몇 년째 서로 만난 적이 없었다. 사실 더즐리 부인은, 자신의 여동생과 그 엉터리 같은 동생남편이 더즐리 집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동생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더즐리 부부는 포터 부부가 갑자기 이 근처에 나타나면 이웃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댈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더즐리 부부는 포터 부부에게도 아들이 하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본적도 없었다. 이 아이는 더즐리 부부가 포터 부부를 멀리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은 두들 리가 그런 아이와 어울리지 않길 바랐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고 세상에 금방 기이하고 신비스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더즐리 부부가 잠에서 깨어난 그 우중충하고, 흐린 화요일에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즐리 씨는 전형적인 직장인 풍의 무미건조한 넥타이를 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출근 준비를 서둘렀고, 더즐리 부인은 악악 울어대는 두들리를 힘겹게 아기용 의자에 앉히며 신나게 남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들은 커달란 황갈색 부엉이가 날개를 퍼덕이면 창문 옆으로 날아가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8시 30분에 더즐리 씨는 서류가방을 집어 들고 더즐리 부인의 볼에 가볍게 키스한 뒤, 두들리에게 입을 맞춰 작별 인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두들 리가 짜증을 부리며 밥그릇을 벽에다 던져 버리는 바람에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귀여운 녀석' 더즐리 씨는 집을 나서면 좋아서 껄껄 웃었다. 그리고 차를 타고 후진해서 4번지를 빠져 나왔다. 그가 처음으로 뭔가 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건 도로 모퉁이를 막 돌아섰을 때였다. 고양이 한 마리가 지도를 읽고 있었다. 순간, 더즐리 씨는 자신이 방금 전에 본 것이 뭔지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확인하려고 고개를 홱 돌려 뒤를 돌아다보았다.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프리벳가 모퉁이에 서 있기는 했지만, 근처에 지도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건 햇빛 때문임이 분명했다. 더즐리 씨는 눈을 몇 번 깜박거린 뒤 고양이를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고양이도 그를 바라보았다. 더즐리씨는 길모퉁이를 돌면서 백미러에 비친 고양이를 계속 바라보았다. 고양이는 이제 '프리벳가'라는 표지판을 읽고 있었다...... 아니, 그 표지판을 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지도나 표지판을 읽을 수 없는 것이다. 더즐리 씨는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머리 속에서 고양이 생각을 지워 버렸다. 시내 쪽으로 운전해 가는 그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그 날 드릴의 대량 주문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시내에 거의 다다랐을 때 , 더 이상 드릴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침마다 늘 겪는 혼잡한 교통 때문에 거의 정지해 버린 차안에 앉아있던 그는 유난히 이상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망토를 입고 있었다. 더즐리 씨는 젋은애들이나 입는 이상하고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런 새로운 패션을 아주 한심스럽게 여겼다. 손가락으로 따각따각 핸들을 두드리던 그에게 우연히 이런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떼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모두 흥분해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더즐리 씨는 그들 중 두 명은 전혀 젊지도 않다는 걸 알고 몹시 화가 났다.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저 남자는 왜 에메랄드빛 초록색 망토를 입고 있는 거지? 정신 나간 사람 같으니라고! 하지만 다 음 순간 더즐리씨는 이것이 어쩌면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벌이는 어리석은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 사람들은 모금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래, 아마 그럴 거야. 더즐리 씨는 몇 분 뒤 그루닝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다시 드릴 생각을 할 수 있었다. 9층 사무실에서 더즐리씨는 언제나처럼 창가에 등을 대고 앉았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오전 내내 드릴 생각에 집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음에도 불구하고, 부엉이들이 계속 하늘에서 머리 위로 쏜살같이 덮쳐 오자, 사람들은 기가 막힌 듯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밤에도 부엉이를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더즐리 씨는 평상시와 똑같이, 부엉이가 없는 아침을 보냈다. 그는 직원 다섯 명에게 소리 소리를 질러댔으며, 중요한 전화 몇 통을 걸어 약간 더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그는 다리를 쭉 뻗으면 길 건너편에 있는 빵집에 건포도 롤빵을 사러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점심 시간까지는 아주 기분이 좋았다. 그는 빵집 옆에서, 오전 내내 까맣게 잊고 있던, 망토를 입고 서 있는 사람들과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그는 왠지 모르게 그들을 보는 게 불쾌했다. 이들 역시 흥분해서 수군거리고 있었지만, 모금함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빵집에서 커다란 도넛 봉지를 들고 나오다가 우연히 그들이 주고받는 몇 마디를 듣게 되었다. "포터 부부 말야, 맞아, 나도 그 말 들었어......." "......그래, 그 집 아들 해리......" 더즐리씨는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공포가 밀려왔다. 그는 마치 수군대는 사람들에게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돌아보았지만, 생각을 고쳐 먹었다. 그는 급히 횡단보도를 건너 사무실로 달려가, 비서에게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나서 문을 쾅 닫고는 수화기를 들고 부리나케 집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번호를 거의 다 돌렸을 때 마음을 바꿨다. 그는 수화기를 다시 내려놓고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면 생각에 잠겼다. 아니, 이렇게 멍청할 데가. 포터는 그렇게 특별한 성씨가 아니다. 포터라는 성에 해리라는 아들을 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조카 이름이 해리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조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 애의 이름은 하비일지도 모르다. 아니면 해럴드일지도 그러니 동생 얘기만 하면 버럭 화를 내는 아내를 괜히 걱정시킬 필요가 없었다. 사실 아내를 탓할 일은 아니었다. 자기에게도 그런 여동생이 있다면 아마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망토를 입고 있는 저 사람들은..... 그런 그 날 오후 내내 드릴 생각에 집중하기가 훨씬 더 어려웠다. 다섯 시가 되자 근심에 싸여 건물을 나서던 그는 그만 문 바로 바깥에 서 있는 사람들과 부딪치고 말았다. "미안합니다." 깡마른 노인이 발부리에 걸려 거의 넘어질 뻔하지, 그는 툴툴거리면 이렇게 말했다. 그 노인이 보랏빛 망토를 이고 있다는 걸 깨달은 몇 초가 지나서였다. 그 노인은 땅바닥에 넘어질 뻔했는데도, 전혀 화를 내는 것같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얼굴 가득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길 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아주 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미안할 것 없소이다. 선생. 오늘은 무슨 일을 당해도 화가 나지 않을 테니 말이오! 기뻐하시오, 그 사람이 마침내 사라졌다오! 이렇게 기븐 날에는 당신과 같은 '머글'들도 축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노인은 더즐리 씨를 포옹하더니 저쪽으로 가 버렸다. 완전히 생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느닷없이 포옹을 받은 더즐리 씨는 땅에 뿌리가 박힌 듯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 있었다. 그는 또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머글'로 불렸던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주차해 놓았던 차로 달려가 집으로 운전해 가는 동안에도 그저 모든게 다 상상속의 일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전에도 한번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상상이라는 것 자체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벳가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아침에 보았던 바로 그 얼룩 고양이였다. 그 고양이는 그이 기분을 더욱 심란하게 했다. 고양이는 이제 자기 집 정원 담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 고양이가 아침에 보았던 것과 똑같은 고양이라고 확신했다. 그 고양이의 눈 주위에는 똑같은 얼룩무늬가 있었다. "저리 가!" 더즐리 씨가 크게 소리쳤다. 고양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그저 그를 무서운 눈초리로 바라볼 뿐이었다. 고양이들은 다 저런가, 더즐리 씨는 생각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면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아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더즐리 부인은 즐겁게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그녀는 저녁을 먹으며 남편에게 옆집 부인이 딸애 때문에 얼마나 골치를 썩고 있으며, 두들리가 새로운 단어('싫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한참을 떠들었다. 더즐리 씨는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애썼다. 두들리가 잠들었을때에다, 그는 간신히 거기로 가서 저녁 뉴스의 마지막 보도를 들을 수 있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국의 부엉이가 오늘 매우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곳곳의 조류 관찰자들이 전해 왔습니다. 부엉이는 보통 밤에 사냥하기 때문에 낮에는 거의 볼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아침해가 떠오른 이후로 수백 머리의 부엉이가 사방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엉이가 왜 갑자기 낮과 밤을 바꾼 건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스 앵커는 한 번 씩 웃었다."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그럼 이제, 짐 맥커핀에게 넘겨 날씨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밤도 많은 부엉이 소나기 소식이 있습니까, 짐?""글쎄요 테드" 기상 예보 관이 말했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오늘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는 건 부엉이뿐만이 아닙니다. 켄트 요크셔 던디와 같은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의 사람들은 제가 어제 예보했던 비 대신, 별똥별이 억수같이 쏟아졌다고 전화로 전해 왔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한밤의 횃불 축제를 일찍 열고 있는 듯합니다. 그 축제는 다음 주입니다. 여러분! 그리고 오늘밤에는 확실히 비가 올 겁니다" 더즐리 부인이 차 두 잔을 들고 거실로 왔다. 이제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아내에게 무언가를 말해야만 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목을 가다듬었다. "저...... 페투니아, 당신 최근에 동생 소식 못 들었소?" 예상했던 대로 더즐리 부인은 몹시 화를 냈다. 평상시에는 그들은 그녀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걸 잊으려 애쓰며 살았기 때문이다. "아뇨"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왜요? 뉴스에 우스꽝스런 얘기가 나와서. 더즐리 씨는 우물 우물댔다. 부엉이니... 별똥별이니... 그리고 오늘 시내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거든... 그러세요? 더즐리 부인이 얼른 맞받아 쳤다. 글쎄, 난 그저... 어쩌면... 그게 말이야... 그 집 식구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해서 말야. 더즐리 부인은 입을 오므리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더즐리씨는 그녀에게 포터라는 이름을 들었다고 말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말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그는 되도록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이렇게 물었다. 그 집 아들 말야... 그 애도 지금쯤 두들리 나이쯤 됐겠지, 안그래? 그렇겠죠. 더즐리 부인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 애 이름이 뭐랬지? 하워드지? 아 그랬지, 더질리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것을 느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잠자리에 들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가면서 그는 그 화제에 대해 더 이상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더즐리 부인이 샤워를 하는 동안 더즐리 씨는 살금살금 침실 창가로 걸어가 앞마당을 내려다보았다. 고양이는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고양이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하듯 프리벳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모든 게 포터 부부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만일 그렇다면... 만일 포터 부부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들어난다면... 그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더즐리 부부는 잠자리에 들었다. 더즐리 부인은 금방 잠들었지만, 더즐리 씨는 뜬눈으로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렇게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설사 이런 일들에 포터 부부가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그들이 자기네 집 근처로 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한결 위안이 되었다. 포터 부부는 더즐리 부부가 자기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어떤 일이 일어난다해도 자신과 페투니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았다. 그는 하품을 하며 몸을 뒤척였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러나 그의 생각은 얼마나 턱없이 잘못되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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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즐리 씨가 불편하게 잠을 청하고 있는 동안에도 담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는 졸린 기색이 전혀 없었다. 고양이는 프리벳가 저쪽 모퉁이에서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조각품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고양이는 옆길에서 자동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났을 때도 부엉이 두 마리가 머리 위로 급습해 왔을때도 털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 고양이는 자정이 될 때까지 거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양이가 지켜보고 있던 길모퉁이에서 마치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듯 소리없이 갑자기 사람 한가 나타났다. 고양이가 꼬리를 움찔거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프리벳가에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키가 크고 말랐으며, 허리띠를 덮을 만큼 길게 자란 은빛 머리카락과 수염으로 보아 나이가 매우 많은게 분명했다. 그는 땅바닥에 질질 끌리는 긴 보랏빛 망토에 죔쇠가 달린 굽 높은 장화를 신고 있었다. 그의 하늘빛 파란 눈은 반달 모양의 안경 뒤에서 광채를 내고 있었고, 코는 길게 구부러져 있어서, 적어도 두 번은 부러졌을 것 같았다. 이 사람의 이름은 알버스 덤블도어였다. 알버스 덤블더어는 그가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어떤 곳에 막 도착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망토를 뒤지며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길 저쪽에서 여전히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를 올려다 보았다. 그는 킬킬 웃더니 이렇게 중얼거렸다. "진작에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그는 안주머니에서 찾고 있던 걸 발견했다. 그것은 은빛 라이터처럼 보였다. 그는 뚜껑을 탁 하고 열더니 공중으로 치켜올려 찰깍 소리가 나게 했다. 그러자 조그맣게 펑 하는 소리가 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가로등이 꺼졌다. 그리고 그가 다시 찰깍하자 그 다음 가로등이 깜박거리며 나가 버렸다. 그가 그렇게 가로등 끄기를 열두번 하자, 이제 그 거리에 남아 있는 불빛이라곤 바늘로 꼭 질러둔 것처럼 작게 보이는 멀리서 그를 지켜보고 있는 고양이의 두 눈뿐이었다. 만약 지금 창 밖을 내다보는 사람이 있다 해도, 언제나 흥밋거리를 찾아 말똥말똥 빛나는 눈을 가진 더즐리 부인조차도, 저 아래 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전혀 보지 못했을 것이다. 덤블더어는 그 라이터 모양의 것을 다시 망토 안으로 밀어 넣고 4번지 쪽으로 내려가 담벼락 위 고양이 옆에 앉았다. 그리고 고양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렇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 알았소, 맥소나걸 교수" 그러나 그가 고개를 돌려 얼룩 고양이에게 미소를 지었을때는 이미 고양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에 그 고양이 눈 주위에 있던 바로 그 얼룩무늬 모양의 네모난 안경을 쓰고 있는 다소 붙임성이 없어 보이는 여자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 역시 망토를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망토는 에메랄드빛이었다. 그녀의 까만 머리는 돌돌 말려서 틀어 올려져 있었다. 그녀는 굉장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저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 그녀가 물었다. "이봐요 교수, 난 그렇게 뻣뻣이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본 적이 없어요" "교수님도 벽돌 담 위에 온종일 앉아 있었다면 그렇게 뻣뻣해졌을 거예요"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온종일이라고요? 그럼 축하할 겨를도 없었겠구려? 난 여기 오는 길에 축제와 파티를 수십번 거쳤을 거요" 맥고나걸 교수는 화가 난 듯이 흠 하고 코방귀를 뀌었다. "아 그러시겠죠, 모두가 축제 기분에 젖어 있군요, 좋아요"그녀가 조바심을 내며 말했다. "교수님도 같은 생각이시겠지만, 조금 더 조심하는게 좋을 거에요, 그래선 안 돼요, 머글들 조차도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단 말이에요, 그들의 뉴스에도 보도가 되었다구요." 그녀는 다시 더즐리 부부의 어두운 거실 창문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전 그 뉴슬 들었어요. 부엉이 떼하며...... 별똥별..... 글쎄요, 그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무언가를 알아채지 않을 수가 없었다구요. 캔트 지방에는 별똥별이 떨어졌어요...... 그건 분명 데달루스 디글이 한 짓일 거에요. 그는 분별없는 사람이니까요. 그들을 탓할 수는 없어요. 덤블도어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린 지난 11년간 축하할 게 지독히도 없었잖소. 저도 그건 알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흥분해서 대꾸했다. 하지만 그게 축제 기분에 젖어 있을 이유는 못돼요, 사람들은 훤한 대낮에 거리에서 심지어 머글 옷도 입지 않고, 여기저기 모여 수군댔어요. 전혀 조심하지 않고 있다구요. 그녀는 이부분에서 덤블더어가 무슨 말을 해 주길 바라기라도 하는 것처럼 드를 곁눈질로 날카롭게 쏘아보았지만, 그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므로 말을 계속했다. 그 사람이 사라져버리자마자 바로 그 날로 머글들이 우리 모두에 대해 알아낸다면 뭐가 그리 좋겠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정말로 사라진 거겠죠 덤블도어교수님? 그런 것 같소. 덤블도어가 말했다. 우린 고맙게 여겨야 할게 많아요. 레몬 샤베트 드시겠소? 뭐라구요? 레몬 샤베트 말이오. 내가 좋아하는 건데. 머글들이 먹는 일종의 디저트오 아니 됐어요. 맥고나걸 교수는 지금은 레몬 샤베트 같은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사라졌다고 해도..... 이봐요 교수, 당신같이 분별있는 사람은 그의 이름을 불러도 되지 않겠소? 이 보든 그 사람 타령은 말도 안 돼요 11년 동안 난 사람들에게 그를 그이 이름인 볼드모트로 부르도록 설득해 왔소 맥고나걸 교수는 움찔했지만, 덤블도어는 서로 붙어 있는 레몬 샤베트를 떠어 내는 데 정신이 팔려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만약 우리가 계속 그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모든게 너무나 혼란스러워 질거요, 난 볼드모트의 이름을 말하는 것응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시겠죠 맥고나걸 교수는 반은 화가 나고 반은 감탄한 듯한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달라요 교수님은 그 사...... 아 좋아요. 볼드모트가 두려워하는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치켜세우지 말아요. 덤블도어는 태연하게 말했다. 볼드모트는 내가 결코 갖지 못할 능력을 갖고 있어요.. 그건 그저 교수님이 너무 .... 뭐랄까.. 점잖아서 그런 능력을 쓰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두운 게 천만 다행이오. 폼프리 부인이 내가 새로 장만한 방한용 귀 가리개가 망므에 든다고 마란 이후 이토록 얼굴이 빨개져 본 적은 한번도 없었소.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더어를 한번 날카롭게 쏘아본 뒤 말했다. 부엉이들은 떠도는 소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아세요? 그가 왜 사라졌는지? 무엇이 마침내 그 어둠의 힘을 저지했는지? 맥고나걸 교수는 마침내 온종일 차갑고 딱딱한 담 위에 앉아 기다렸던 진짜 이유인 가장 논의하고 싶었던 요점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녀는 고양이로 변신해 있던 때에도,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지금처럼 뚤어질 듯한 눈초리로 덤블더어를 바라보았던 적이 없었다. 모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든지, 그녀는 확실히 덤블도어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할 때 까지는 믿지 않을 것이다. 덤블도어는 그러나 레몬 샤베트를 하나 더 먹기로 했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가 힘주어 말했다. 지난 밤에 볼드모트가 고드릭 골짜기에 나타났다고들 말하고 있어요, 포터 부부를 찾아서요 소문에 의하면 릴리와 제임스 부부가...... 죽었대요 덤블도어는 머리를 숙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숨이 막혔다. 릴리와 제임스가요...... 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전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아요. 알버스..... 덤블도어는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알아요. 알아.......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위로했다. 말을 계속하는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그가 포터 부부의 아들 해리를 죽이려고 했다는 거예요. 하지만..... 죽이지 못했대요. 그가 그 작은 꼬마를 죽이지 못했대요. 왜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해리를 죽이지 못했기 때문에 볼드모어의 힘이 약해졌대요. 그래서 그가 사라진 거래요... 덤블더어는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 그게 사실인가요? 맥고나걸 교수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몹쓸 짓이란 짓은 다 했던 그가 ...... 그 모든 사람들을 죽였던 그가 그가 작은 꼬마 하나를 죽이지 못했다는게 사실인가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에요...... 그를 막으려고 그렇게 갖은 수단을 다 썼는데.....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해리가 살아 남은 것죠? 우린 그저 추측밖에 할 수 없어요. 덤블더어 말했다. 아마 결코 알아내지 못할 거요. 맥고나걸 교수는 레이스가 달린 손수건을 꺼내 안경 밑으로 눈물을 가벽게 닦아 냈다. 덤블도어는 시끄럽게 코르 킁킁대며 호주머니에서 금시계를 꺼내 시간을 보았다. 그것은 굉장히 이상한 시계였다. 그 시계에는 열 두 개의 바늘이 있었지만 숫자는 없었다. 대신에 작은 행성들이 시계 가장자리를 돌고 있었다. 덤블도어는 그 의미를 이해했는지 시계를 다시 호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해그리드가 늦는군. 내가 여기에 올 거라는 말을 물론 그에게 들었겠군요? 맞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왜 하고 많은 곳중에서 하필 이곳에 오신 거죠? 난 해리를 그이 이모와 이모부에게 데려다 줄고 온 거라오. 이제 해리에겐 친척이라곤 그들뿐이잖소. 설마... 설마 여기 살고 있는 저 사람들을 말씀하시는 건 아니겠죠? 맥고나걸 교수가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4번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그럴 순 없어요. 전 저들을 온조일 지며보고 있었어요. 그 두 사람은 우리와는 전혀 달라요. 그들에겐 아주 못된 아들이 있다구요. 전 그 애가 저 길을 걸어가는 내내 사탕을 사 달라고 소리소리지르며 엄마를 발로 차는 걸 보았어. 해리 포터가 이런 곳에 와서 살다니요. 하지만 해리에겐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덤블도어가 단호하게 말했다. 해리의 이모아 이모부는 해리가 크면 모든 걸 설명해 줄수 있을 거요. 내가 그들에게 줄 편지 한 통을 써 두었어요. 편지 한 통이라구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담 위에 앉으면서 힘없이 말했다. 덤블더어 교수님은 정말로 이 모든 걸 편지 한통으로 다 설명할수 있다고 생가하게요? 이 사람들은 해리를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그 애는 유명해질거예요 전설이 되겠죠 전 오늘이 장애에 해리 포토의 날로 알려진다 해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해리에 대해 쓰여진 책들도 나올 거예요. 우리의 세계에서 해리의 이름을 모르는 아이는 하나도 없을 거예요. 바로 그거요. 덤블더어가 반달 모량의 안경 너머로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아이라도 우쭐대게 될 거요. 걷고 말하기도 전에 유명해졌으니 말이오 자신은 기억나지도않는 일로 유명해졌으니 말이오 그러니 그 애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돌때까지 그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서 자라는 게 차라리 훨씬 더 낫다고 생각지 않소? 맥고나걸 교수는 마음을 바꾸었는지 침을 꿀꺽 삼킨 뒤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래요...... 맞아요. 물론 교수님 말이 옳아요. 하지만 그 아이가 어떻게 여기에 오죠 덤블더어? 그녀는 덤블더어가 해리를 만토 밑에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듯 갑자기 그이 망토를 주의깊게 살폈다. 해그리드가 데려올 거요 해그리드에게 이런 중요한 일을 맡기셨단 말이에요? 난 해그리드에게 내 목숨이라도 맡길거요 덤블더어가 말했다. 제 말은 그의 본성이 착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에요. 맥고나걸 교수가 마지못해 말했다. 그러나 해그리드가 조심성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지는 못할 거예요. 그는 종종 실수를..... 아니 저건 뭐죠? 나직이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그들 주위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들이 헤드라이트 불빛을 찾아 길 이쪽 저쪽을 살피고 있는 동안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둘 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그 소리는 갑자기 굉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공중에서 거대한 오토바이 한 대가 떨어지더니 그들 앞에 있는 길 위에 사뿐히 내렸다. 그 오토바이가 거대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타고 있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키는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였으며 몸집은 적어도 다섯배는 되었다. 한마디로 그는 굉장히 컸으며 아주 거칠게 보였다. 숱이 많은 뒤엉킨 긴 머리카락과 수염이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고, 손은 쓰레기통 뚜껑만 했고, 가죽 장화를 신고 있는 발은 아기 돌고래 같았다. 그는 근육이 불거져 나온 양팔에 담요로 싼 뭉치를 안고 있었다. 해그리드 덤블도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마침내 핬군, 그런데 오토바이는 어디서 놨소? 거인은 오토바이에 조심스럽게 내리며 말했다. 빌렸습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시리우스 블랙이 빌려 줬어요 여기 해리를 데려왔습니다. 다른 문제는 없었소? 네 집은 거의 부서졌지만, 머글들이 떼지어 몰려들기 전에 얘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왔죠. 얘는 브리스톨 상공을 날아오는 동안 잠들어 버렸어요. 덤블도어와 맥고나걸 교수는 돌돌 말린 담요 쪽으로 허리를 굽혔다. 그 안에는 남자아이 하나가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그 아이의 새까만 머리카락 밑 이마에서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볼 수 있었다. 이게 저....... 맥고나걸 교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덤블도어가 말했다. 해리에겐 이 흉터가 영원히 남아 있을 거요 흉터를 어떻게 없앨 수는 없나요? 덤블더어? 혹 할수 있다 해도 난 하지 않을 거요. 흉터가 때로 유용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오. 내게도 왼쪽 무릎 위에 꼭 런던 지하철처럼 생긴 흉터가 하나 있어요. 그건 그렇고..... 애를 이리 주시오. 해그리드. 이일을 빨리 끝마치는게 좋겠소. 덤블도어가 해리를 두 팔로 안고 더즐리 집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어 ......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해도 될까요? 해그리드가 부탁했다. 해그리드는 해리에게 커다랗고 수염이 텁수룩한 고개를 숙여 아주 까칠까칠하고 간질거렸을 게 분명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서 해그리드는 갑자기 상처 입은 개처럼 소리를 길게 뽑으며 우는 소리를 냈다. 쉿 맥고나걸 교수가 조용히 하라고 나무랐다. 머글을 깨우겠소 죄.....죄....죄송합니다. 해그리드는 커다란 얼룩이 있는 손수건을 꺼내서 얼굴을 닦으며 훌쩍였다. 하지만 전 겨.....겨.... 견딜수가 없어요...... 릴리와 제임스가 죽였다는게 말예요.... 그리고 가엾은 해를 머글들과 함께 살도록 떼어 놓아야 한다는게 말예요..... 그래 그래요, 이 모든게 슬픈 일이라는 건 알지만, 좀 진정해봐요. 해그리드. 그렇지 않으면 들키고 말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해그리드의 팔을 다정하게 토닥이며 작은 소리로 말하는 동안, 덤블도어는 낮은 정원 담을 넘어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그는 현관의 층층대에 해리를 가만히 내려놓고 망토에서 편지 한 통을 꺼내 해리를 싼 담요 안에 끼워 넣고는 두 사람이있은 곳으로 돌아왔다. 세 사람은 한참 동안 서서 그 작은 담요 뭉치를 바라 보았다. 해그리드의 어깨는 들썩거리고 있었고, 맥고나걸 교수는 눈을 몹시 깜박였으며, 덤블도어의 눈에서는 한때 빛을 발했던 광채가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자. 덤블도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다 됐군., 우린 이제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소 우리도 가서축제에 합류하는 게 좋겠소 그러죠. 해그리드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시리우스에게 오토바이를 도려 줘야 겠어요. 안녕히들 가세요. 맥고나걸 교수님. 덤블도어 교수님. 자꾸만 솟구쳐 오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훔치면서, 해그리드는 오토바이에 휙 올라타고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오토바이는 굉음과 함께 공중으로 올라가더니 어둠 속으로사라졌다. 또봅시다. 맥고나걸 교수. 덤블도어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고개를 까닥여 보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대답 대신 코를 횡 풀었다. 덤블도어는 돌아서서 길 저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그는 길 모퉁이에서 걸음을 멈추고 은빛 라이터를 꺼냈다. 그가 그것을 한번 찰칵 하자 가로등의 전구열 두 개가 금방 다시 켜지면서 프리벳가는 갑자기 오렌지 빛으로 밝아졌다. 길 저쪽 모퉁이에서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걸어가는게 보였다. 그리고 4번지 문간에 놓여 있는 그 담요 뭉치도 보였다. 행운을 빈다, 해리. 덤블도어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홱 돌아서서 망토를 한 번 휘두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잉크빛 하늘 아래 조용히 그리고 깔끔하게 놓여 있는 프리벳 도로의 산뜻한 울타리, 놀라운 일은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바로 그 곳에 살짝 미풍이 일었다. 해리 포터는 깨지도 않고 담요 속에서몸을 이리저리 뒤척였다. 그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옆에 있는 편지를 움켜쥐고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사실도 모른체 자신이 유명하다는 사실도 모른채 자신이 몇 시간 뒤 면 빈 우유병을 내놓기 우해 현관문을 연 더즐리 부인의 비명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게 될 것이며 다음 몇 주 동안 이종사촌 두들리에게 찌리고 꼬집힐 거라는 사실도 모른체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그는 물론 바로 이 순간, 방방곡곡에서 비밀리에 모여든 사람들이 술잔을 높이 쳐들고 장엄한 목소리로 살아남은 아이해리 포터를 위해 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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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사라진 유리창 더즐리 부부가 잠에서 깨어나 문간에서 조카를 발견한 뒤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도 프리벳가는 전혀 변한게 없었다. 태양은 여전히 잘 정돈된 앞마당 위로 떠올라 더즐리 씨네 정문의 4번지라고 TM인 뇟쇠 장식을 비추었고, 햇빛은 더즐리 씨가 부엉이에 대한 불길한 뉴스를 보았던 그 날 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의 거실 안으로 슬그머니 스며 들었다. 단지 벽난로 위 선반에 놓여 있는 사진들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보여줄 뿐이었다. 10년 전에는, 커다란 핑크빛 비치볼처럼 생긴 아기가 작은 방울이 달린 가지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들이 많았지만 두들리 더즐리는 더 이상 아기가 아니었으며 , 이제 그 사진들은 뚱뚱한 금발 소년이 박람회장의 로터리에서 자전거를 처음 타고 있는 모습이나, 아버지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어머니에게 안겨 입맞춤을 받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집에 또 다른 아이가 살고 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해리 포터는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지금은 잠들어 있었지만, 곧 깨어나야 했다. 페투니아 이모가 문을 쾅쾅 두드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 날의 첫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당장. 해리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이모가 문을 다시 두드렸다. 일어나. 그녀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해리는 이모가 식당으로 걸어가는 소리와 오븐 위에 프라이팬을 얹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다시 드러누워 지난 밤 꾸었던 꿈을 기억해 보려고 애썼다. 멋진 꿈이었다. 꿈속에서 오토바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그런 똑같은 꿈을 꾼 적이 있다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모가 다시 문 밖에 와 있었다. 아직 안 일어났니? 그녀가 다그쳐 물었다. 거의요. 해리가 대답했다. 그럼, 어서 나와서 저 베이컨좀 지켜봐라 태우지 말고 말이다. 오늘은 두들리의 생일날인 모든게 완벽해야 해. 그러자 해리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너 뭐라고 했니? 이모가 문 저 쪽에서 날카롭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두들리의 생일..... 어떻게 잊어버릴수 있겠는가? 해리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양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침대 밑에서 양말을 찾아내어 한쪽 양말에 붙어 있던 거미를 떼어 내고 신었다. 해리가 거미에 익숙해 진 건 그가 잠을 자는 계단 밑 벽장에 거미들이 우글거리기 때문이다. 그는 옷을 입고 복도를 지나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탁 위에는 두들리의 생일 선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두들리는 두 번째 텔레비전과 경주용 자전거는 물론이고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새 컴퓨터도 받은 것 같았다. 해리는 두들 리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경주용 자전거를 갖고 싶어했는지 알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두들리는 아주 뚱보인데다 운동-물론 누군가에게 주먹질하는 것과 관계 있는 게 아니라면-을 몹시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긴 두들 리가 가장 두들겨 패기 좋아하는 대상은 해리였지만, 그는 해리를 놓치기 일쑤였다. 해리는 보기와는 달리 몸이 몹시 빨랐던 것이다. 그러나 해리는 어두운 벽장에서 지내서인지 언제나 또래들에 비해 작고 연약했다. 또한 나이에 비해 훨씬 더 작고 말라 보였던 것은 입은 옷마다 두들리의 낡은 옷인 데다 두들리의 몸집이 그보다 네배나 더 컸기 때문이다. 해리는 갸름한 얼굴과,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까만 머리카락에 연한 초록빛 눈을 가진 아이였다. 그는 두들 리가 언제나 주먹으로 코를 때리는 바람에 부러져서 스카치테이프로 여러겹 이어 붙인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었다. 해리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단 하나 마음에 들어하는 건 그의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터뿐이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그 흉터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고, 그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했던 최초의 질문도 흉터가 어떻게 생겼냐 하는 것이었다. 네 부모가 죽은 자동차 사고 때 다친거란다. 이모는 그렇게 말했다. 다 이상 아무것도 묻지 마라. 묻지 마라..... 그건 더즐리 가족과 조용한 삶을 위한 첫 번째 규칙이어Tekl. 버논 이모부가 식당에 들어 왔을 때 해리는 베이컨을 뒤집고 있었다. 머리좀 빗아라! 아침 인사라도 하듯. 이모부가 크게 호통치며 말했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버논 이모부는 신문 너머로 넘겨다보며 해리에게 머리를 까으라고 소리쳐대곤 했다. 해히는 같은 반의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를 훨씬 더 자주 깎았지만, 별 차이가없었다. 그의 머리는 언제나 그렇게 뒤엉켜 자라났다. 두들 리가 이모와 함께 식당에 들어 왔을 때 해리는 달걀을 부치고 있어다. 두들리의 몸집은 버논 이모부만큼이나 커 보였다. 그는 커다란 핑크빛 얼굴에, 목은 거의 없었고, 작고 연한 푸른빛 눈에 숱 많은 금발이 살집 두둑한 얼굴 위로 부드럽게 늘어진 아이였다. 페투니아 이모는 종종 두들 리가 아기 천사처럼 보인다고 말했지만, 해리는 종종 두들 리가 가발을 뒤집어쓴 돼지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달걀과 베이컨이 담긴 접시를 식탁에 놓으려 했지만 선물들이 쌓여 있어 놓기가 힘들었다. 두들리는 그 동안 선물 개수를 세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 졌다. 서른 여섯 개네. 그가 엄마와 아빠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작년보다 두 개가적어. 얘야, 마지 아줌마의 선물을 세지 않았잖니, 봐라 그건 엄마와 아빠가 준 이 커다란 선물 밑에 있단다. 하지만 그래도 서른 일곱 개야. 두들리는 화를 참지 못해얼굴이 시뻘게지며이렇게 말했다. 해리는 거대한 몸집의 두들 리가 곧 짜증을 부리리라는걸 알았으므로 두들 리가 식탁을 뒤집어 엎을 경우를 생각해 되도록 빨리 먹으려고 베이컨을 입에 마구 쑤셔 넣기 시작했다. 페투니아 이모도 그 위험한 낌새를 알아챘는지 얼른 이렇게 말했다. 오늘 외출하면 선물을 두 개 더 사 줄게. 그러면 어떻겠니 얘야? 선물 두 개 더 그럼녀 됐지? 두들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계산이 힘든 것 같았다. 마침내 그가 천천히 말했다. 그럼 서른.......서른...... 서른 아홉 개란다. 얘야. 페투니아 이모가 말했다. 맞아 그럼 됐어. 두들리는 털썩 주저 앉아 가장 가까운 선물 꾸러미를 잡았다. 버는 이모부는 흡족해서 싱글싱글 웃었다. 요 녀석은 제 아비를 닮아 돈을 따질 줄 안단 말야. 기특하구나. 두들리 그가 두들리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바로 그때 전화가 걸려 왔고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으러 간 동안 해리와 버논 이모부는 두들 리가 경주용 자전거와 무비 카메라와 원격 조정 비행기와 열여섯 가지 새로운 컴퓨터 게임가 비디오 카메라를 푸는 것을 지켜 보았다.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은 후 화나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돌아 왔을 때 두들리는 포장지를 찢고 금 손목시계를 꺼내고 있었다. 큰일 났어요. 버논 그녀가 말했다. 피그 할머니가 다리가 부러졌대요. 그래서 저 애를 데려갈 수가 없대요. 그녀가 고개로 해리 쪽을 가리켰다. 두를리는 화가 나서 입이 쩍 벌어졌지만 해리는 날아갈 듯 기뻤다. 매년 두들리의 생일날이 되면 그이 부모는 두들리와 친구 하나를 데리고 놀이 공원이나 햄버거 집이나 극장에 갔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해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괴팍한 피그 할머니에게 맡겨졌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 집이 싫었다. 그 집에서는 곳곳에서 양배추 냄새가 났으며, 피그 할머니는 해리에게 매번 자기가 길렀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제 어떡하지? 페투니아 이모는 마치 해리가 이 일을 계획하기라도 한 듯 해리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해리는 피그 할머니의 다리가 부러진 것을 슬퍼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 앞으로 1년간은 티블과 스노이와 포우와 터프티같은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자 쉽게 슬퍼지지가 않았다. 마지에게 전화해 봐요. 버논 이모부가 말을 꺼냈다. 바보같은 소리 말아요 버논. 마지는 저 애를 싫어한다구요. 더즐리 부부는 마치 해리가 마치 자기들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슨 징그러운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해리에 대해 종종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였더라, 당신 친구.... 이본느? 마조르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날카롭게 말했다. 전 그냥 여기에 있어도 돼요. 해리가 희망을 가지고 제안했다(집에 있으면 기분 전환으로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도 볼수 있을 테고 어쩌면 두들리의 컴퓨터를 한번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페투니아 이모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으로 되어 있게 말이니? 그녀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어질러 놓지 않을께요. 해리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들은 듣고 있지 않았다. 저 애를 동물원에 데려가야 할까 봐요. 페투니아 이모가 천천히 말했다. ....... 그리고 저 애느 차에 두죠 뭐........ 그 차는 새 차야. 저 애를 안에 혼자 놔둘 수 없어...... 그때 두들 리가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사실 두들리는 진짜로 우는 게 아니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 척 하면 엄마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얘야 울지 마라. 엄마가 해리 때문에 네 생일을 망치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녀가 아들에게 급히 팔을 뻗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난..... 저 녀석이 ....... 가지 않았으면......좋겠어. 두들 리가 가짜로 훌쩍 거리며 간간이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늘 모든 걸 마.... 망쳐 놓는단 말야. 그는 엄마의 양팔 사이 틈새로 해리에게 심술궂게 씩 웃어 보였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어쩜 좋아. 큰일 났어요. 그들이왔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몹시 흥분해서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두들리의 단짝 친구인 피어스 폴키스가 그의 엄마와 함께 걸어들어왔다. 피어스는 얼굴이 꼭 생쥐처럼 생긴 비쩍 마른 아이였다. 그는 보통 두들 리가 아이들을 때리는 동안 글의 팔을 등뒤로 붙잡고 있는 역할을 하는 아이였다. 두들리는 금방 우는 척하던 걸 멈췄다. 30분쯤 뒤, 해리는 이런 행운을 도저히 믿을 수없었지만, 더즐리네 차 뒤에 피어스와 두들리와 함께 앉아 생전 처음으로 동물원으로가고 있었다. 이모와 이모부가 달리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지 출발 직전에, 버논 이모부는 해리를 한쪽 옆으로 데려갔다. 너 이 녀석. 그가 커다란 보랏빛 얼굴을 해리의 얼굴 앞으로 바짝 갖다대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무슨 짓이든 이상한 짓을 했다간, 크리스마스까지 저 벽장 속에 처박아 둘 테니 알아서 해라.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게요. 정말이에요. 하지마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긴 지금까지 누구도 믿어 준 적이 없었다. 문제는, 종종 해리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면 더즐리 부부에게 아무리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번은 해리가 이발소에 갔다가 머리를 전혀 깎지 않은 것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적이었다. 그러자 페투니아 이모가 마구 화를 내며 부엌에서 가위를 가져와서는, 이마의 끔찍한 흉터를 가리기 위해 앞머리 부분만 조금 남겨 놓고 머리를 너무나 바싹 깎아놓은 바람에 해리는 거의 대머리가 되고 말았다. 두들리는 해리를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고, 해리는 헐렁헐렁한 옷과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안경 때문에 이미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학교를 이런 해괴한 모습으로 그 다음날 또 갈 것을 생각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해리의 머리는 페투니아 이모가 가위로 잘라 내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리는 자신도 머리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자란 건지 모르겠다고 애써 해명하려고 했지만, 그는 이 일로 벽장 속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어야 했다. 또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가 두들리의 지긋지긋한 낡은 스웨터(작은 털실 방울이 달린 갈색 스웨터)를 해리에게 억지로 입히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그 옷을 해리의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쓰워 입히려고 하면 할수록 옷이 점점 더 줄어들더니, 마침내 손가락 장갑 인형에나 맞을 정도까지 작아져, 해리갖너혀 입을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는 그 옷이 세탁을 잘못해서 줄어든 것이라고 결론지었으므로 해리는 다행히 벌을 받지 않았다. 한편, 해리는 학교 급식실 지붕에 올라간 사건 때문에 끔직한 곤란에 빠지기도 했었다. 두들리 패거리가 여느 때첢 해리를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도망다니던 해리가 굴뚝위에 올라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뒤 더즐리 부부는 해리가 학교 건물을 기어오르고 있다고 잔뜩 화가 나서 쓴 교장 선생님의 편지 한통을 받았다. 그러나 해리는 그저(잠시 벽장문을 통해 버논 이모부에게 큰 소리로 해명했던 것처럼)학교 급식실 바깥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 뒤로 뛰어 내리려 했던 것뿐이었다. 해리는 바람이 그를 반쯤 날아 오르게 한 게 분명하다고 행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전혀 잘못될 게 없었다. 두들리와 피어스가 함께 있기는 했지만, 학교나 벽장이나 양배추 냄새가 물씬 나는 피그 할머니의 거실이 아닌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상 그 정도는 참아낼 만했다. 버논 이모부는 운전하는 동안 페투니아 이모에게 불펴을 늘어놓았다. 그는 매사에 불평하는 걸 좋아했다. 직장 사람들, 해리, 협의호, 해리, 은행, 해리, 등등이 그가 가장 자주 불평한는 대상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오토바이가 문제였다. ...... 미친 놈들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다닌단 말야, 불량배들 같으니라구, 오토바이 한 대가 그들을 앞질러 가자 이모부가 이렇게 내뱉었다. 전 오토바이 꿈을 꿨어요. 해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렇게 말했다. 오토바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버논 이모부는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몸을 홱 돌려 콧수염이 달린 커다란 근대 뿌리 같은 얼굴로 해리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는 날지 않아. 두들리와 피어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저도 알아요. 해리가 말했다. 그런 그저 꿈이었을 뿐이에요. 그러나 그는 차라리 말하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만일 더즐리 부부가 해리가 질문하는 것보다 더 싫어 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꿈이나 혹은 심지어 만화에서 본것일지라도 해리가 어떤 것이 실제와 다르게 움직인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해리가 위험한 생각을 갖게 될 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 날은 매우 화창한 토요일이었고, 동물원은 많은 가족들로 붐볐다. 더즐리 부부는 입구에서 두들리와 피어스에게만 커다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사 주고는 해리를 서둘러 들어가게 하려다가, 미소를 짓고 있던 아이스크림 차의 아가씨가 해리에게 무엇을 먹겠느냐고 묻자, 마지못해 해리에게도 싸구려 레몬 사탕 하나를 사 주었다. 해리는 금발이 아니라는 걸 제외하면 놀라울 정도로 두들리와 닮아 보이는 고릴라가 머리를 긁적이는 걸 바라보며 사탕을 빨아먹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아침을 보냈다. 하지만 점심시간쯤 되자 두들리와 피어스는 동물구경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을 눈치챈 해리는 두를리와 피어스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자기를 때리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얻어 맞지 않으려고 더즐리 가족과 약간 떨어져서 걸었다. 그들은 동물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두들 리가 자시이 시킨 게 크지 않다고 투정를 부리자, 버논 이모부가 그에게 또다른 걸 사 주었으므로 해리는 두들 리가 처음에 시켰던 음식을 먹어야 했다. 나중에야 생각한 것이지만, 해리는 그 모든 일이 끝까지 좋게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점심을 먹은 뒤 그들은 파충류 전시관으로 갔다. 전시관 안은 서늘하고 어두웠으며, 벽을 따라 조명들이 달린 유리창들이 있었다. 유리창 안쪽에는 온갖 종류의 도마뱀과 뱀이 느릿느릿 기어다니거나 나무와 돌 위로 주르르 미끄러지듯 올라가고 있었다. 두들리와 피어스는 독이 있는 커다란 코브라와 사람도 짓뭉개 버릴 정도로 굵은 비단뱀을 보고싶어했다. 곧 두들리는 바로 근처에서 가장 커다란 뱀을 찾아냈다. 그 뱀은 버논 이모부의 차를 두 번은 감아서 단번에 납작한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컸다. 하지만 그때는 왠지 기운이 없어보였다. 사실 그놈은 잠들어 있었다. 두들리는유리창에 코를 바짝 대고 서서, 똬리를 틀고 잠드러 있는 그 번쩍거리는 갈색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움직이게 해봐. 두드리가 아빠에게 징징대며 졸랐다. 버논 이모부가 유리창을 두르렸지만,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해봐. 드들 리가 졸라댔다. 버논 이모부가 유리창을 손가락 마디로 세게 쳤지만 뱀은 여전히 잠만 자고 있었다. 시시해. 두들리는 이렇게 투덜대더니 급히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그것으로 가서 그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뱀이 지루해서 죽었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 뱀에겐 하루종일 손라각으로 유리창을 두르려 그를 훼방 놓으려고 하는 멍청한 사람들말고는 친구가 하나도없었으니 말이다. 이곳의 지루함이란,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해리를 깨우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페투니아 이모밖에 없는 벽장에서 잠자는 것보다 더 심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적어도 해리는 집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수는 있으니까. 뱀이 갑자기 구슬 같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이 해리의 키 정도의 높이가 될 때까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뱀이 윙크를 했다. 해리는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혹시 누가 지켜보고 있지나않은지 살피려고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다. 해리도 뱀을 보고 윙크를 했다. 뱀은 고개를 버논 이모부와 두들리 쪽으로 홱 돌린 뒤 눈을 천장으로 치켜 떴다. 그리고는 해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언제나 저런 녀석이 있단 말야. 라고 말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해리는 창문을 통해 이렇게 중얼거리기는 했지만, 뱀이 자기 말을 들을 수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러웠다. 성가실거야. 그러자 뱀이 정말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그런데 넌 도대체 어디서 왔니? 해리가 물었다. 뱀은 꼬리를 유리창 옆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쿡 찔렀다. 해리는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보아 구렁이, 브라질산, 거긴 좋았어? 보아 구렁이가꼬리로 다시 한 번 표지판을 쿡 찔렀으므로 해리는 다시 자세히 읽어 보았다. 이 뱀은 동물원에서 태어났음. 아 그렇구나, 그래서 브라질에 가 본 적이 없단 말이지? 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해리 뒤에서 뱀과 해리 모두를 소스라치게 하는 귀청이 터질 듯한 외침 소리가 들렸다. 두들리, 아저씨, 이리와서 이 뱀이 하는 짓 좀 보세요. 믿을 수가 없어요. 두들 리가 뒤뚱거리며 그들에게로 걸어왔다. 넌 저리 비켜. 두들 리가 해리의 가슴팍을 퍽 치며 말했다. 갑자기 일격을 받은 해리는 그만 콘크리트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그 다음 일은 어찌나 빨리 일어났는지 아무도 어떻게 된 건지 보지 못했다. 유리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서 있던 피어스와 두들 리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던 것이다. 일어나 앉은 해리는 너무나 놀라서 숨이 막혔다. 보아 구렁이 우리의 유리창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 커다란 뱀은 얼른 똬리를 풀고 마룻바닥으로 기어 나왔다. 파충류관 여기저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며 출구를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뱀이 미끄러지듯 옆으로 지나갈 때 해리는 뱀이 쉬쉬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브라질이여. 내가간다...... 고마워, 친구. 파충류관 사육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유리창은요?사육사는 계속 말했다. 유리창은 어디로 간 거죠? 동물운 관리자는 페투니아 이모에게 직접 진한 홍차를 끓여 대접하며 계속해서 사과했다. 피어스와 두들리는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했다. 해리가 본 바로는 그 뱀이 지나가면서 그들의 발뒤꿈치를 장난스럼게 덥석 문 것밖에 없었는데, 버논 이모부의 차로 돌아왔을 때, 두들리는 뱀이 자기 다리를 거의 물어뜯을 뻔했다고 말했으며, 피어스는 뱀이 자기를 짓눌러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피어스는 마음이 좀 진정되자 한술 더 떠서 이렇게 말했다. 해리가 그 뱀에게 말을 걸고 있었어요. 안그래 해리? 버논 이모부는 우선 피어스가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리에게 호통치기 시작했다. 그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가 간신히, 당장 벽장에..... 가서..... 처박혀 있어...... 밥은 없다. 라고 말하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자 페투니아 이모는 얼른 달려가 그에게 브랜디 한 잔을 갖다 주었다. 한참 동안이나 어두운 벽장 속에 누워 있으면서, 해리는 시계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지금이 몇시인지 혹은 더 더즐리 부부가 잠이 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이 잠들기 전에는 감히 식당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먹을 걸 찾지는 못할 것이다. 해리는 부모가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로 아기였을 때부터 죽, 거의 10년 동안 그 비찬한 10년 동안 더즐리 부부와 함께 살아왔다. 아니, 사실 그는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자신이 그 차 안헤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때로, 벽장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누워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이마가 타들어 가는 듯하게 아파 오면서 눈부신 초록 불빛과 함께 이상한 영상이 떠오르곤 했다. 해리는 이것이 자동차 사고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초록 불빛은 어디서온 건지 전셔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는 부모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모와 이모부는 부모에대해 한번도 말해 준 적이 없었고 물론 그가 불어보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그 집에는 부모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더 어렸을 때 해리는 전혀 모르는 어떤 친척이 와서 자기를 데려가는 꿈을 꾸고 또 꾸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그에게 더즐리 부부가 유일한 친척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때로 해리는 거리의 낯선 사람들이 자기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아니 어쩌면 그러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낯선 사람들은 아주 이상했다.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와 함께 쇼핑을 갔는데, 뾰족한 보랏빛 모자르 쓴 자그마한 남자가 해리에게 인사를 했다. 페투니아 이모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해리에게 그 남자를 아느냐고 묻고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서둘러 그 가게를 나와 버렸다. 한번은 버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초록색 옷을 입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한 노파가 해리에게 유쾌하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었다. 또 어떤 날에는 긴 보랏빛 롱코트를입은 대머리 남자가 길에서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한 뒤 한 마디 말도 없이가 버리기도 했다. 이 사람들이 가장 이상했던 점은 해리가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해리는 학교에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드를리 패거리가 낡고 헐렁한 옷에 깨진 안경을 끼고 있는 이상한 해리 포터를 몹시도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아이는 없었고, 어느 누구도 두를리 패거리의 비위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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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이상한 편지들 브라질 보아 구렁이의 탈출 사건으로 해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 벌을 받았다. 겨우 벽장에서 다시 나왔을 때는 이미 여름 방학이 시작되어 있었다. 그 동안에 두들리는 벌써 생일 선무로 받은 새 비디오 카메라를 망가뜨렸고, 원격 조종 비행기는 박살 냈으며, 경주용 자전거를 끌고 나가자마자 목바를 짚고 프리벳가를 건너던 피그 할머니를 치어 넘어뜨렸다. 해리는 방학이 시작된 게 기쁘기는 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 놀러 오는 두를리 패거리를 피할 도리가 없었다. 피어스와 데니스와 말콤, 그리고 고든, 모두 하나같이 몸집이 크고 돌머리였지만, 두들 리가 대장이 된 것은 그가 그들 중 몸집이 가장 크고 제일 멍청했기 때문이다 해리가 되도록 많은 시간을 집 밖에서 이리저리 거닐며 한가닥 희망이 보이는 새 학기에 대해 생각하며 보낸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9월이 오면 해리는 중학교에 갈 것이고, 난생 처음으로 두들리와 떨어져 있게 될 것이다. 두들리는 버논 이모부가 다녔던 사립 학교인 스멜팅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 피어스 폴키스도 그 학교에 갈 것이다. 그러나 해리는 그 지역 공립학교인 스토월 중학교에 갈 것이다. 두들리는 이 사실을 아주 재밌어했다. 스톤월 에서는 입학 첫날에 신입생의 머리를 변기에 밀어 넣는데. 두들 리가 해리에게 말했다. 이층에 가서 연습해 볼래? 싫어. 해리가 말했다. 그 가엾은 변기는 아마 네 머리가 들어가는 순간 너무나 끔찍해서 토할지도 몰라. 그리고는 해리는 두들 리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벙벙해 하고 있는 사이 얼른 달아났다. 7월 어느날, 페투니아 이모는 해리를 피그 할머니 집에 맡기고 두들 리에게 스멜팅 교복을 사 주기 위해 런던에 갔다. 피그 할머니는 예전처럼 나쁘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피그 할머니는 자기가 기르는 고양이 중 한 마리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졌는데, 그래서인지 예전처럼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해리에게 텔레비전도 보게 했고, 꼭 몇 년은 묵은 것 같은 이상한 맛이 나는 초콜릿 케이크도 조금 주었다. 그날 저녁, 두들리는 거실에서 새로 산 교복을 입고 가족들앞에서 뽐내며 걸어다녔다. 스멜팅에 다니는 남자아이들은 밤색 연미복에 오렌지색바지를 입고맥고 모자라고 불리는 납작한 밀짚 모자를 썼다. 그 애들은 또 선생님 들이 보지 않을 때 서로 때리려고 마디가 있는 막대기를 갖고 다녔다. 이것이 훗날의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훈련쯤으로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새 반바지를 입고 있는 두들리의 모습을 보자 버논 이모부는 쉰 목소리로 일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페투니아 이모는 자신의 귀여운 아들 두들 리가 이렇게 멋지고 어른스러워 보일 줄은 몰랐다며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해리는 그러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그는 웃지 않으려고 애쓰느라 하마터면 갈비뼈가 두 깨쯤 부러질뻔 했다. 다음날 아침 해리가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을 때 아주 지독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는 싱크대의 커다란 금속 물통에서 나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자 물통 안에는 더러운 넝마조각이 하나 가득 회색빛 물 속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이게 뭐에요? 해리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물었다. 그녀의 입술은 그가 집에 뭔가를 물었을 때 늘 그렇듯이 꽉 다물어져 있었다. 네가 입을 새 교복이다. 이모가 말했다. 해리는 그 물통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어? 해리가 물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물에 푹 담가 놓으신 거예요? 멍청하긴. 페투니아 이모가 날카롭게 대꾸했다. 널 주려고 두들 리가 입던 옷을 염색하고 있는 거야. 다 하고 나면 다른 애들 옷하고 똑같게 보일게다. 해리는 정말로 그렇게 될까 의심스러웠지만, 말대꾸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식탁에 앉은 그는 스톤월 중학교에 들어간 첫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아마 늙은 코끼리 가죽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모습일 것이다. 두들리와 버논 이모부가 들어오더니, 해르이 새 교복에서 나는 냄새 때문인지 모두 코를 실룩거렸다. 버논 이모부는 평상시처럼 신문을 펴 들었고, 두들리는 이제는 어디나 갖고 다니는 스멜팅 막대로 식탁을 탕 쳤다. 그때 우편함 뚜껑이 열리는 딸깍 하는 소리와 문 앞 발판에 편지들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편지가져오너라, 두들리. 버논 이모부가 신문 너머로 말했다. 해리한테 시켜, 편지 가져 오너라 해리. 두들리더러 거져오라고 하세요. 저 녀석을 스멜팅 막대로 한방 먹여라. 두들리. 해리는 날쌔게 스멜팅 막대를 피해편지를 가지러 갔다. 문앞 발판에는 편지 세 통이 놓여 있었다. 와이트 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버논 이모부의 누이, 마지에게 온 우편 엽서와, 청구서처럼 보이는 갈색 봉투 하나, 그리고 해리 앞으로 온 펴지 한 통이 있었다. 서리 리틀 위닝 프리벳가 4번지 계단 밑 벽장 해리포터. 누르스름한 양피지로 만들어진 그 봉투는 두툼하고 무거웠으며 주소는 에메랄드빛초록색으로 쓰여져 있었다. 우표는 붙어 있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뒤집은 해리는 대문자 H가 사자와 독수리와 오소리와 뱀에 둘러 싸여 있는 모양의 보랏빛 밀랍봉인을 보았다. 빨리 가져오지 않고 뭐하는 거냐. 식당에서 버논 이모부가 소리쳤다. 편지 폭탄이라도 있을까 봐 살피고 있는 거냐? 그는 자신이 한 농담에 만족해서 킬킬대고 웃었다. 해리는 식당으로 걸어가는 내내, 자기 앞으로 온 편지를 뚫어지게 보았다. 그는 버논 이모부에게 청구서와 우편 엽서를 건네주고는 앉아서 천천히 그 노란 봉투를 뜯기 시작했다. 버논 이모부는 우편 엽서를 읽었다. 마지가 아프다는군. 그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말했다. 상한 조개를 먹었대...... 갑자기 두들 리가 소리쳤다. 아빠, 해리가 뭘 갖고 있어. 해리가 봉토만큼이나 두꺼운 양피지에 쓰여진 편지를 막 펼치려는 순간, 버논 이모부가 그의 손에서 편지를 홱 낚아챘다. 그건 제거예요. 해리가 편지를 다시 잡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네 녀석에게 편지 쓸 사람이 어디 있냐? 버논 이모부가 한 손으로 그 편지를 흘끗 보면서 비웃듯이 말했다. 다음 순간, 빨갛던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그리고 곧 얼굴이 오래된 포리지처럼 희끄무레해졌다. 페......페......페투니아. 그가 숨이 넘어갈 듯 말했다. 두들 리가 그 편지를 잡고 읽으려고 했지만, 버논 이모부는 두들리의 손이 닿지 못하게 편지를 높이 치켜올렸다. 페투니아 이모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그것을 움켜잡고 첫줄을 읽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목을 부여잡고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버논.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있죠? 버논. 그들은 해리와 두들 리가 그 방에 있다는 사실을 잊기라도 한 듯이 서로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무시당하는 거에 익숙하지 않은 두들 리가 스멜팅 막대로 아버지의 머리를 세게 탁 때렸다. 나도 좀 보여줘. 두들 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 보여주세요. 해리가 미친 듯이 화를 내면 말했다. 그런 제편지라구요. 너희 둘 다 나가. 버논 이모부가 편지를 다시 봉투에 쑤셔 넣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제 편지 주세요. 해리가 소리쳤다. 나도 보여줘. 두들 리가 졸라댔다. 다 나가라니까. 버논 이모부가 소리를 버럭 지르더니, 해리와 두를리의 목덜미를 잡아 복도에 내동이치고는 식당 문을 쾅 닫아 버렸다. 해리와 두들리는 서로 열쇠 구멍으로 이모와 이모부가 하는 말 소리를 들으려고 격력한 몸싸움을 벌렸다. 그러나 결국 두들 리가 이겼고, 해는 안경을 한쪽 귀에 늘어 뜨린채, 바닥에 바짝 엎드려 문 틈새로 엿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페투니아 이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버논. 그 주소를 좀 보세요. 그들이 해리가 어디서 자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우리집을 감시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감시 염탐, 그럴지도 모르지. 버논 이모부가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우린 어떡해요. 버논 답장을 써야 할까요? 감시받는 건 정말 싫다고 말해야..... 해리는 버논 이모부의 빛나는 까만 구두가 식당을 천천히 왔다갔다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아냐. 그가 마침내 말했다. 아냐. 그냥 무시해 버리는 거야. 그들이 답장을 받지 못한다면.... 그래 그게좋겠어. 모른체 하는 거야. 하지만......이런 편지를 집안에 들여 놓을 수는 없어. 페투니아. 우리가 저 앨 받아들였을 때 터무니없는 위험한 생각 같은 것은 뿌리 뽑아 버리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소? 그날 저녁 버논 이모부는 퇴근한 뒤 전에는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 그가 해리의 벽장을 찾아온 것이다. 버논 이모부가 좁은 문을 밀고 들어오자마자 해리가물었다. 제 편지는어디에 있어요? 제게 편지를 쓴 사람이 누구죠? 아무도 아니다. 잘못 온 것뿐이다. 그래서 태워 버렸다. 버논 이모부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절대로 잘못 온게 아니에요. 제 벽장으로 온 거라구요. 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조용히 해. 버논 이모부가 큰 소리로 말하자. 천장에서 거미 몇 마리가 툭 떨어졌다. 그는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아주 고통스러워 보일 정도로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 그래. 해리야. 이 벽장에 대해선 말이다. 네 이모와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네가 이곳에서 지내기에는 점점 더 몸집이 커지고 있어서.... 우린 네가 두들리의 이층 침실로 옮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왜요? 해리가 물었다. 아무것도 묻지 마. 이모부가 날카롭게 말했다. 네 물건들을 당장 이층으로 가져가라. 더즐리네 집에는 방이 네게 있었다. 하나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의 방이었고. 하나는 손님(대개 버논의 누이인 마지)방이었으며, 하나는 두들리의 침실이고, 나머지 하나는 두들 리가 모든 장난감과 자기 침실에 들어가지 않는 물건들을 놓아 두는 방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짐이어찌나 없었던지, 단 한번 왔다 가자 벽장 물건들이 다 옮겨졌다. 해리는 침대에 걸터 앉아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방에 있는 것은 거의 다 부서져 있었다. 한 달 전에 산 비디오 카메라는 두들 리가 언젠가 옆집 개를 쫓아내는 데 사용했던 움직이는 작은 탱크 위에 놓여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두들 리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취소되자 발로 꽉 밟아 버렸던 첫 번째 텔레비전 수상기가 있었다. 또 한때는 두들 리가 학교에서 진짜 공기총과 맞바꿔 온 앵무새가살았던 커다란 새장이, 그가 그 위에 주저 앉는 바람에 모서리들이 완전히 일그러진 채 선반위에 올려져 있었다. 다른 선반들은 책으로가득 차있었지만, 사람의 손이 전혀 닿지 않았던 듯,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다. 아래층에는 두들 리가 엉엉 울며 자기 엄마에게 마구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쟤가 저기 있는 거 싫어ㅗ..... 그 방은 내거야. 나가라고해...... 해리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 다리를 쭉 뻗고 누웠다. 어제까지는 벽장이 아니 이층에만 있게 된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편지 없이 이곳에 있으니 차라리 편지를 가지고 벽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때는 평소와 달리 모두가 말이 없었다. 두들리는 소리도 질러 보고, 스멜팅 막대로 아버지를 세게 때리기도하고, 꾀병도 부리고, 엄마를 바로 차고, 자신의 거북이를 온실 지붕에 내동이쳐 보기도 했지만, 방을 되 찾지 못했기 때문인지 큰 충격을 받은 것같았다. 해리는 어제 이맘때를 생각하며 현관에서 편지를 뜯어 보지 않은 것을 몹시 후회하고있었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는 어두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서로를 험악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침에 우편물이 도착하자 버논 이모부는 애써 해리에게 친절하게 보이려 하면서, 두들리에게 가져오라고 했다. 두들리는 거실을 걸어가는 동안 내내, 스멜팅 막대로 물건들을 툭툭쳤다. 그런데 두들 리가 소리쳤다. 또 왔어요. 프리벳가 4번지 가장 작은 방, 해리 포토. 로요. 버논 이모부는 숨이 끊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거실로 달려갔고, 해리도 뒤를 바짝 쫓아갔다. 버논 이모부는 두들리에게 편지를 뺏기 위해 마룻바닥에서 씨름을 벌려야만 했다. 사실 그몸싸움을 더 어렵게 했던 것은 해리가 버논 이모부의 목 주위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스멜팅 막대로 엄청 얻어 맞는 몇분간의 혼란스런 싸움이 벌어진 뒤에야,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편지를 손에 움켜쥔 채 똑바로 일어서서 숨을 헐떡였다. 제 벽장으로 아니 네 방으로 가라. 그가 씨근거리며 해리에게 명령했다. 두들리 너도 들어가라. 어서. 해리는 방에서 왔다갔다 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편지를 보낸 사람은 그가 벽장에서 이사 나왔다는 것뿐만 아니라, 첫 번째 편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편지를 또다시 보낼 거라는 뜻일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편지를 받을 수 있도록 확실히 하리라.. 그는 계획을 세웠다. 그 다음날 아침 6시에 자명종이 울렸다. 해리는 자명종을 얼른 끄고 조용히 옷을 갈아 입었다. 더즐리 가족이 깰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전등 하나 켜지 않고 아래층으로 살금살금 내려갔다. 해리는 프리벳가 모퉁이에서 우편배달부를 기다렸다가 4번지로 오는 편지를 먼저 받을 생각이었다. 어두운 거실을 지나현관문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는 그의 가슴이 쿵쾅쿵쾅 두 방망이질을 했다. 아으으으.... 해리는 깜짝 놀랐다. 현관문 앞 발판에서 뭔가 크고 물컹한 것을 밟았던 것이다. 뭔가 살아있는 것을. 이층의 전들이 딸까하고 켜졌고, 해니는 그 커다랗고 물컹한 것이 이모부의 얼굴이라는 걸 알았다. 해리가 편지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해 버논 이모부가 현관문 앞에 침낭을 깔고 누워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해리에게 30여 분간 고함을 쳐댄 뒤, 차 한잔 타오라고 시켰다. 해리는 불쌍하게 발을 질질 끌며 식당으로 걸어갔고, 그가 돌아 왔을 때는 우편물이 이미 도착해 버논 이모부의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해리는 주소와 성명이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편지 세 통을 볼수 있었다. 전...... 해리가 말을 꺼냈지만, 버논 이모부는 그이 눈앞에서 그 편지들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버논 이모부는 그날 직장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집에서 우편함에 못질을 했다. 이것 좀 봐. 그는 입에 못을 하나 가득 문 채로 페투니아 이모에게 설명했다. 그들이 편지를 배달할 수 없으면 포기하겠지. 난 이방법이 먹혀들 것 같지 않아요. 버논. 이 사람들의 마음은 기묘하게 움직인단 말야. 페투니아. 그들은 당신이나 나와는 달라. 버논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가 막 가져다 준 과일 케이크 조각으로 못을 때려 박으려고 하면서말했다. 금요일에는 해리에게 열두 통 정도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편지들은 우편함에 들어갈 수가 없었으므로 문 밑으로 밀어 넣어지거나 문 옆 틈에 깨워졌고, 심지어 몇 통은 아래 층 욕실에 있는 작은 창문으로 억지로 쑤셔 넣어지기까지 했다. 버논 이모주는 또 직장에 나가지 않았다. 그는 편지를 모두 태운 뒤 망치와 못을 가져와 아무도 나갈 수 없도록 앞문과 뒷문 주위의 틈새들을 널빤지로 다 막아 버렸다. 그는 못질을 하면서 발소리를 죽이고 튤립 꽃 사이를 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렸고, 작은 소리에도 놀라서 움찔움찔했다. 토요일에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우유 배달부가 거실 창문으로 페투니아 이모에게 건네준 스물네개의 달걀 속에 해리 앞으로 온 스물 네통의 편지가 돌돌 말린 채로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버논 이모부가 몹시 화를 내며 우체국과 우유판매점에 전화를 걸어 항의 할 사람을 찾고 있는 동안, 페투니아 이모는 편지들을 믹서기에 넣어 갈아 버렸다. 너 같은 녀석에게 이렇게 애타게 소식을 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니? 두들리도 놀라서 해리에게 물었다. 일요일 아침에,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앉은 버논 이모부는 피로에 지치고 다소 아파 보이기까지 했지만 기분은 좋아 보였다. 일요일에는 우편물이 없지. 그는 회심의미소를 지으며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만 마멀레이드 쨈을 빵에 바르지 않고 신문에 펴 발랐다. 오늘은 그 빌어먹을 편지들이 오지 않겠지. 그가 이렇게 말할 때 무언가가 식당 굴뚝으로 핑하고 내려 오더니 그의 뒤통수를 세게 쳤다. 그리고는 벽난로에서 마치 총알처럼 3,40통의 편지가 쏟아져 내렸다. 더즐리네 가족이 모두 머리를 홱 숙이는 순간, 해리는 편지 하나를 잡으려고 공중으로 펄쩍 뛰어 올랐다. 나가. 나가라니까. 버논 이모부가 해리의 허리를 잡고 거실로 던져 버렸다.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 리가 손으로얼굴을 가리고 방에서 도망쳐나가자 버논 이모부가 문을 쾅 닫았다. 그러나 그들은 편지들이 여전히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와, 벽과 마루로 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버논 이모부가 태연한 척하려고 애쓰는 한편 코밑 수염을 한 움큼 뽑아 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모두들 5분 내로 떠날 준비를 해. 여행을 떠날 테니까. 옷가지만 조금 싸. 잔소리 말고. 수염이 반쯤 없어져 버린 그의 모습이 어찌나 험악스럽게 보였던지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10분뒤 그들ㅇㄴ 널빤지가 쳐진 문을 비틀고 나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향해 속도를 냈다. 두들린는 뒷자석에서 코를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다. 두들 리가 가방에 텔레비전과 VCR과 컴퓨터를 집어넣자, 그것들을 모두 어떻게 가져가냐며 이모부가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았기 때문이다. 버논 이모부는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페투니아 이모조차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감히 묻지 못했다. 버논 이모부는 가끔씩 차를 급회전시켜 한참 동안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곤 했다. 그들을 따돌려야 해...... 따돌려야 해...... 그는 급회전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중얼거렸다. 그들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달리는 차 안에 앉아 있었다. 해질녘이 되자 두들리는 울부짖으며 악을 썼다. 그엑게 그렇게 힘든 날은 난생 처음이었다. 배는 고플 대로 고팠으며 보고 싶었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다섯 개나 놓쳤고, 외계인을 신나게 날려 버리는 컴퓨터 게임도 한번 하지 못했다. 버논 이모부는 마침내 대도시 변두리에 있는 음산해 보이는 여관에 이르러서야 차를 멈췄다. 두들리와 해리는 2인용 침대에서 축축하고 곰팡내 나는 시트를 함께 덮고 잤다. 두들리는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며 잠들었지만, 해리는 자지 않고 창턱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을 뚫어지게 내려다보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다음날 그들은 눅눅한 콘플레이크와 차가운 깡통 토마토를 얹은 토스토로 아침을 때웠다. 그들이 막 식사를 마쳤을 때 여관 주인이 다가왔다. 실례하지만, 여기 혹시 H. 포터씨가 계신가요? 프런트 데스크에 이런 게 수백 장이나 있어서 말이에요. 주인은 그들이 초록색 잉크로 쓰여진 주소를 읽을 수 있도록 편지를 치켜올렸다. 코크워스 레일뷰여관, 17호 H 포터. 해리가 그 편지를 잡자 버논 이모부가 그의 손을 탁 쳤다. 주인이 빤히 쳐다보았다.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소. 버논 이모부가 얼른 일어서서 주인을 따라 프런트 데이크로 가며 말했다. 그냥 집으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요 여보? 몇시간 뒤 페투니아 이모가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을 거냈지만, 버논 이모부는 그녀의 말을 듣는 것 같지않았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버논 이모부가 정확히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그들을 데리고 숲속으로 차를 몰고 가,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휘 둘러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뒤, 다시 차를 타고 나왔다. 밭 한가운데서도 흔들다리 중간쯤에서도 주차빌딩 꼭대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아빠 머리가 좀 이상해 진 거 아냐? 그날 오후 늦게 두들 리가 멍청하게도 자기 엄마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러자 버논 이모부는 해변가에 차를 세우더니 가족들을 모두 차 안에 두고 문을 잠근 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빗방울이 차 지붕을 때렸다. 두들 리가 코를 훌쩍이며 울었다. 오늘은 월요일이야. 두들 리가 자기 엄마에게 징징거리며 말했다. 오늘 밤엔 위대한 훔베르토를 한단 말야.텔레비전 있는 곳으로가. 월요일. 일 말을 듣자 해리는 무언가가 떠올랐다.만일 오늘이 월요일이라면. 두들리는 무슨 요일에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다 알고 있었으므로 이 말은 믿을 만했다. 그러면 화요일인 내일은 해리의 해리의 열한번째 생일이었다. 물론, 그의 생일은 재미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작년에는 더즐리네 가족이 그에게 선물로 코트 옷걸이 하나와 버논 이모부가 신던 낡은 양말을 주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생일이란 특별한 날이었다. 버논 이모부가 미소를 지으며 돌아왔다. 그는 기다랗고, 얄팍한 꾸러미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무엇을 샀느냐는 페투니아 이모의 물음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완벽한 장소를 찾아냈다. 그가 말했다. 자 모두 나와. 차 밖은 매우 추웠다. 버논 이모부는 손가락으로 바다 저 멀리에 있는 커다란 바위처럼 보이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바위 꼭대기에는 아주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작은 오두막 하나가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곳엔 텔레비전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늘 밤에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버논 이모부가 기분이 매우 좋은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런데 이분께서 친절하게도 우리에게 배를 빌려 주시기로 했다. 이빨이 다 빠진 노인 하나가 다소 심술궂게 씩 웃으며 느릿느릿 그들에게로 걸어오더니 저 아래 잿빛 바다에서 가볍게 흔들리고 있는 낡은 배 한 척을 가리켰다. 내가 이미 약간의 비상 식량을 준비해 뒀으니 모두 출바하자.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배를 타자 몹시 추웠다. 차가운 물살과 빗물이 목줄기를 타고 슬금슬금 흘러내렸고,냉랭한 바람이 얼굴을 세차게 때려댔다. 한 시간쯤 뒤 그 바위에 다다르자 버논 이모부는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앞장서서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으로 향해 갔다. 오두막 안은 끔찍했다. 해초 냄새가 심하게 나는 데다, 나무벽 틈새로는 바람이 씽씽 불고 있었고 벽난로는 축축하고 텅비어 있었다. 방도 하나 뿐이었다. 버논 이모부가준비했다는 비상 식량은 알고 보니 과자 네봉지와 바나나 네 개가 다였다. 그는 과자 봉지들로 불을 지피려고 했지만 그것들은 그저연기를 내며 오그라들 뿐이었다. 자. 이제 저 편지 몇 통을 이용해 볼까? 버논 이모부가 기분좋게 말했다. 이모부는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그누구도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이런 폭풍 속을 뚫고 오지는 않을 거라고생각하는게 분명했다. 해리도 속으로는 아마 그럴 거라고 여기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자 기운이 빠졌다. 밤이 되자, 예보된 대로 폭풍이 점점 더 세차게 불어댔다. 높은 파도에서 부서진 물보라가 오두막 벽을 사정없이 때렸고, 성난 바람은 더러운 창문들을 뒤흔들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방에서 곰팡내 나는 담요 몇 장을 찾아내 두들 리가 잘 수 있도록 좀먹은 소파에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와 버논 이모부가 울통불퉁한 침대가 있는 방에 들어가 버리자 혼자 남은 해리는 마룻바닥 중 그나마 덜 딱딱한 곳을 찾아, 가장 얇고 가장 낡은 담요를 덮고 몸을 웅크리려야 했다. 밤이 깊어지자 폭풍은 점점 더 사나워졌다. 해리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추위로 오들오들 떨면서 불편한자세 때문에 이리저리 뒤척이는 그이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났다. 두들리의코고는 소리는 한밤중에 시작된 낮게 우르르거리는 천둥소리에 묻혀 버렸다. 소파 가장자리로 축 늘어진 살찐 두둘리의 손목에 채워진 야광 시계는 10분만 있으면 해리가 열한 살이 된다는 걸 말해 주었다. 해리는 누워서 자신의 생일이 째깍째깍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며 더즐리네 가족이 기억이나하고 있을지, 편지를 쓴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5분 남았다. 해리는 바깥에서 무언가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지붕이 무너져 내리지 않기를 바랐지만, 무너져 버리는 게 오히려 따뜻할지도 몰랐다. 이제 4분, 어쩌면 프리벳가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편지가 많이 쌓여 있어서 하나쯤은 훔칠 수 있을지도 몰랐다. 3분 파도가 저렇게 세게 바위를 때리는 걸까? 그런데(2분)저 우두둑우두둑 부서지는 소리는 뭐지? 바위가 부서져 바다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걸까? 이제 1분 뒷면 근 열한살이 될 것이다. 30초..... 20초...... 10초...... 9초...... 두들리를 깨워 약을 올려 주는 게 어떨까. 3...... 2...... 1....... 쿵 오두막이 통째로 흔들렸다. 해리는 꼿꼿이 일어나 앉아 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밖에서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노코를 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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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장 사냥터지기 해그리드 쿵 다시 노크 소리가 났다. 갑자기 두들리가 눈을 떴다. "어디선가 대포 소리가 났는데?" 잠에서 덜 깬 채로 그가 물었다. 그리고는 그들 뒤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나자, 버논 이모부가 헐레벌떡 방에서 나왔다. 그는 손에 라이플 총을 들고 있었다. 이제야 그가 가져온, 기다랗고 얇은 꾸러미 속에 들어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누구야?" 그가 큰 소리로 물었다. "경고하는데, 우린 총을 갖고 있다!"잠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쾅! 문을 어찌나 세게 쳤던지 경첨이 툭 빠지면서 귀청이 터질듯한 소리를 내며 문짝이 마룻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문간에는 거인 한 명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얼굴은 텁수룩하고 긴 갈기 같은 머리털과 제멋대로 헝클어진 수염으로 거의 가려져 있지만, 머리털 밑에서 마치 딱정벌레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눈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 거인은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한 머리를 숙이고 오두막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는 허리를 굽혀 문짝을 집어들더니 아주 쉽게 문틀에 다시 끼웠다. 바깥의 폭풍소리가 다소 잦아들었다. 거인이 고개를 돌려 모두를 바라보았다. "차라도 한잔 끓여 마시는 게 어떻겠수? 수월한 여행이 아니었거든......"그는 두들리가 겁에 질려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소파로 성큼 성큼 다가갔다. "저리 가라, 뚱보야." 두들리는 앙앙 울며 달아나더니 버논 이모부 뒤에서 무서움에 떨며 웅크리고 있는 그의 엄마 뒤로 가 숨었다. "해리가 여기 있군!" 거인이 말했다. 무시무시하고 험상궂게 생긴 야만인 같은 그의 얼굴을 올려다 본 해리는, 그 툭 불거진 눈이 미소로 주름지는 걸 보았다. "지난번에 보았을 땐 갓난아이였는데. 아빠를 쏙 빼닮았군. 하지만 눈은 엄마와 똑같구나. 거인이 말하자, 버논 이모부가 귀에 거슬리는 우스꽝스런 소리르 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시오, 선생!" 그가 말했다. "당신은 지금 무단 침입을 하고 있는 거요!""입 닥치시오, 더즐리, 몹쓸 사람 같으니라구." 거인이 말했다. 그리고는 소파 뒤로 가서 버논 이모부의 손에서 총을 홱 잡아 빼더니 마치 고무를 다루듯 손쉽게 구부려 매듭을 지은 다음 방구석으로 던져 버렸다. 버논 이모부는 또 한 번 생쥐가 교미하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 "어쨌든, 해리." 거인이 더즐리 가족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말했다. "생일 축하한다. 여기 선물을 가져 왔단다. 좀 짜부라지기는 했지만, 맛을 괜찮을 거다."거인은 까만 코트 안주머니에서 약간 짓눌린 상자 하나를 꺼냈다. 해리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그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초록색으로 '해피 버스데이 해리'라고 쓰여진 질척질척한 커다란 초콜릿 케이크가 들어 있었다. 해리는 거인을 올려다 보았다. 고맙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 말은 입 안에서 맴돌기만 했다. 그는 대신에 이렇게 말했다. "누구세요?" 거인이 싱글벙글 웃었다. "그래, 내 소개를 하지 않았군. 루베우스 해그리드야.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지."그는 엄청나게 큰 손을 쑥 내밀더니 해리의 팔을 잡고 흔들며 악수를 했다. "그럼 차를 마셔 볼까?" 그가 양손을 비비며 말했다. "뭐 좀 독한 술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거인은 오그라든 과자 봉지들이 흩어져 있는 벽난로의 연료받이 쇠살대 쪽을 쳐다보더니 콧김을 훅 내뿜었다. 그는 벽난로로 허리를 굽혔다. 그들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잠시 후 그가 돌아오자 벽난로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축축한 오두막은 금방 번쩍이는 불빛으로 가득했고, 해리는 마치 더운 물이 담긴 욕조 속에 몸을 푹 담그고 있는 것처럼 따뜻한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 오는 것을 느꼈다. 거인은 그의 무게 때문에 푹 꺼진 소팔고 다시 돌아가 앉더니 코트 주머니에서 구리 주전자며, 짜부라진 소시지며, 꼬치, 찻주전자, 이 빠진 머그잔 몇 개, 그리고 차를 끓이기 전에 마실 호박색 액체가 든 병까지 갖가지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오두막은 곧 소시지의 지글지글대는 소리와 냄새로 진동했다. 그 거인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동안 누구 하나 말이 없었지만, 그가 제일 먼저 꼬치에서 통통하고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살짝 탄 소시지 여섯 개를 빼내자, 두들리가 입맛을 다시며 먹고 싶어 안달을 했다. 그러자 버논 이모부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저 사람이 주는 것에 손대지 마라, 두들리." 거인이 험악하게 말했다. "당신네 뚱보 아들에게는 더 이상 기름기가 필요하지 않을테니 걱정 마시오, 더즐리."그 소시지들은 해리에게 건네졌고, 해리는 너무 배가 고파 몹시 먹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아무 설명을 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았으므로, 마침내 해리가 말을 꺼냈다. "죄송한데요, 전 아직도 누구신지 정말로 모르겠어요."거인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손등으로 입을 훔쳤다. "해그리드라고 부르렴." 그가 말했다. "모두들 그렇게 부르거든. 그리고 말했지만, 난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란다. 너도 물론 호긍돠트에 대해 들어 봤겠지만, 이제 다 알게 될 거야.""저, 아뇨." 해리가 우물우물댔다. 해그리드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죄송해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죄송하다구?" 해그리드가 저만치 뒷걸음질을 친 더즐리 가족 쪽으로 고개를 돌려 빤히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죄송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저들이란다! 난 네가 편지를 받지 못하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호그와트에 대해서조차 몰랐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 네 부모님이 그 모든걸 어디서 배우셨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니?""무얼요?" 해리가 물었다. "무얼요라니?" 해그리드가 몹시 화가 난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 잠깐만 기다려라!"그가 벌떡 일어섰다. 그는 화가 날 대로 난 것 같았다. 더즐리네 가족은 잔뜩 겁에 질려서 벽 쪽으로 슬금슬금 가고 있었다. "말해 보시오." 해그리드가 더즐리 가족에게 으르렁거렸다. "이 아이가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거요?"해리는 그가 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학교에도 다녔고, 성적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말이다. "조금은 알고 있는데요." 해리가 말했다. "전 수학도 할 수 있어요."하지만 해그리드는 그저 손만 내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 말ㄹ은 우리 세계에 대해서 말이다. 너의 세계. 나의 세계. 너의 부모님의 세계.""무슨 세계인데요?" 해그리드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더즐리!" 그가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버논 이모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시렁구시렁거리며 작은 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해그리드가 타는 듯한 눈으로 해리를 쳐다보았다. "넌 네 엄마와 아빠에 대해 알아야만 해." 그가 말했다. "내 말은, 네 부모님이 유명하시다는 말이야. 너도 유명하고.""뭐라고요? 제, 제 엄마와 아빠는 유명하지 않아요."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어떻게......" 해그리드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네가 누군지 모른단 말이지?" 그때 버논 이모부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그만!" 그가 명령했다. "이제 그만 하시오, 선생! 그 아이에게 더 이상 말하는 건 허락하지 않겠소!"버논 더즐리보다 더 용감한 사람이었더라도 지금 해그리드의 성난 눈길 앞에서는 아마 움찍했을 것이다. 해그리드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분노로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단 말이오? 덤블도어가 이 아이를 위해 남긴 편지에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단 말이오? 나도 거기에 있었소! 덤블도어가 그 편지를 놓는 걸 똑똑히 보았단 말이오, 더즐리! 그런데 당신이 이 오랜 세월 동안 그걸 저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았단 말이오?""제게 뭘 보여 주지 않았단 거죠?" 해리가 몹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만! 말하지 마시오! 절대로 안 돼!" 버논 이모부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페투니아 이모는 겁이 나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당신들은 저리 꺼져. 해리, 넌 마법사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오두막 안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파도 소리와 씽씽 불어대는 바람 소리만이 들렸다. "네가 뭐라구요?" 해리는 놀라서 숨이 막혔다. "마법사라니까." 해그리드가 그의 무거운 체중 때문에 더 푹 주저앉은 소파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그것도 굉장히 훌륭한 마법사지. 내 말은, 약간 훈련만 받는다면 말야. 한때는 너도 약간 훈련받은 적이 있었어. 네 엄마와 아빠가 그러신데, 너야 어련하겠니? 그러고 보니까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가 된 것 같구나. 해리는 마침내 손을 뻗어 에메랄드빛 초록색으로 바다, 바위 위의 오두막, 마루, H. 포터라고 주서가 적힌 누르스름한 봉투를 잡았다. 그는 편지를 빼내어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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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 마법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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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 알버스 덤블도어 (멀린{{) 멀린 : 아서 왕 이야기에 나오는 요술쟁이 노인이며 예언자}} 1등급 훈장, 위대한 마법사, 최고 거물, 국제 마법사 연합회 회장) 친애하는 포터 씨에게,귀하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걸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필요한 모든 비품 목록을 동봉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학기는 9월 1일에 시작합니다. 7월 31일까지 당신의 부엉이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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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미네르바 맥고나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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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의 머리 속에는 온갖 물음들이 두서없이 떠올랐지만, 어느 것부터 물어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잠시 뒤 그는 더듬더듬 물었다. "제 부엉이를 기다린다는 게 무슨 말이죠?" "아이쿠, 내 정신 좀 봐. 이제야 생각나네." 해그리드가 짐마차를 끄는 말도 때려눕힐 정도로 세게 이마를 탁 치더니, 코트 속의 또 다른 주머니에서 이번에는 조금 성낫 것처럼 보이는 진짜 살아 있는 부엉이 한 마리와 기다란 깃펜과 돌돌 말린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리고 혀를 질근질근 깨물며 짧은 편지를 휘갈겨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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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덤블도어 교수님, 해리에게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내일 해리를 데리고 가서 물품들을 사겠습니다. 날씨가 험악하군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해그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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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그리드는 그 편지를 둥글게 말아 부엉이의 부리에 꼭 물리고는, 문 쪽으로 걸어가 부엉이를 폭풍 속으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 마치 이런 일이 그저 전화에 대고 얘기하는 것 정도로 보통이라는 듯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자신이 입을 헤 벌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얼른 다물었다. "내가 어디까지 말했지?" 해그리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버논 이모부가 여전히 잿빛이 된 얼굴로 매우 화난 표정을 지으며 난롯가로 걸어갔다. "저 애는 가지 않을 거요." 버논 이모부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그리드가 툴툴거렸다. "나도 당신과 같은 대단한 머글이 저 아이를 못 가게 막는 걸 좀 봤으면 좋겠소." 그가 말했다. "머...... 뭐요?" 해리가 흥미로운 듯 물었다. "머글 말이구나."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저 사람들처럼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을 부를 때 쓰는 말이란다. 그리고 내가 본 머글들 중에서도 가장 못된 머글의 집에서 네가 자랐다는 게 너의 불행이었지.""해리를 받아들일 때 우린 저 터무니없는 짓을 중단시키겠다고 맹세했소."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저 애에게서 그걸 없애 버리겠다고 맹세했단 말이오! 마법사라니, 기가 차서 원!""아셨단 말이에요?" 해리가 물었다. "제가 마법사라는 걸 알고 계셨어요?""알았지!" 페투니아 이모가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고 말고! 내 빌어먹을 여동생이 마법사인데, 네가 아닐 턱이 있겠니? 맙소나, 네 엄마도 꼭 저런 편지를 받고 저 학굔가 뭔가 하는 곳으로 사라졌다가 주머니에 개구리 알을 잔뜩 넣고 방학 때마다 집에 와서는, 찻잔을 쥐로 변하게 했었지. 네 엄마의 정체를 꿰뚫어보았던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미치광이었지! 하지만 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끔찍하게도, 이것도 릴리, 저것도 릴리, 그저 릴리만 찾으셨지. 그분들은 가족 중에 마법사가 있는 걸 자랑스러워 하셨거든!"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계속 고함을 쳐댔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 모든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 뒤 네 엄마는 학교에서 포터를 만나 함께 떠났고 결혼을 해서 너를 낳았지. 물론 난 너도 똑같이 될 거라는 걸 알았어. 똑같이 이상하고, 똑같이 비, 비정상적이고, 그 뒤 네겐 안 된 일이었지만, 네 엄마가 그런 식으로 끝장나 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너를 떠맡게 된거라구!"해리의 낯빛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런 식으로 끝장나 버렸다뇨?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했잖아요!""교통 사고라고!" 해그리드가 너무나 화가 나서 펄쩍 뛰며 고함ㅇ르 치자 더즐리 가족은 허둥지둥 한쪽 구석으로 달아났다.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가 어떻게 교통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거요? 그건 모욕이야! 수치라고! 마법사 세계의 아이들은 누구나 해리 포터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있다니!""그렇다면 왜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죠?" 해그리드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지더니 갑자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그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침착하게 말했다. "덤블도어가 나한테 널 이해시키는 데 문제가 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 난 네가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단다. 오, 해리, 내가 네게 이런 설명을 해줘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해 줘야겠지. 아무것도 모르고서 호그와트에 갈 수 없으니까 말야."근는 더즐리 가족을 사나운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게 말할 수 있는 것만큼은 알고 있는 게 좋을 거야. 잘 들어, 난 네게 모든 걸 말해 줄 수는 없어. 그건 굉장한 수수께끼거든. 대강 말하자면......"그는 앉아서 잠시 동안 벽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말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말야, 어떤 사람이 있었어. 우리 세계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의 이름을 네가 모르고 있다는 게 좀 믿어지지 않지만 말야......""누군데요?" "글쎄, 웬만하면 그 이름은 말하고 싶지 않아. 누구나 다 그렇지.""왜요?" "그냥 그러지 않는게 좋다고 덮어놓고 믿는 거어ㅑ. 해리, 사람들은 여전히 겁먹고 있어. 제기랄, 이거 되게 어렵군. 이봐, 아주 못되게 변해 버린 마법사가 있었어. 굉장히 나쁜 마법사였지. 아주 아주. 그 이름은......"해그리드는 침을 꿀꺽 삼켰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 쓸 수는 있으세요?" 해리가 넌지시 재촉했다. "아니, 글로 써도 안 돼. 좋아. 볼드모트야." 해그리드는 진저리를 쳤다. "다시는 그 이름을 말하게 하지 마. 어쨌든, 이, 이 마법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쯤 전에, 추종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지. 그리고 찾기도 했어. 어떤 이들은 두려워했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힘의 일부를 원했기 때문이지. 그래, 그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거든. 암울한 시대였어, 해리.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알지 못했고, 이상한 마법사들과는 감히 친해지기지도 못했어...... 그리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어. 그가 권력을 잡아가고 있었어. 물론, 그에게 대항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는 그들을 모두 죽였어. 끔찍하게 말야. 가장 안전한 곳 가운데 하나는 호그와트였어.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 하는 덤블도어가 바로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학교는 감히 점령하려고 하지 못했어. 어쨌든 그 당시에는 말야. 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아는 마법사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었어. 젊었을 때는 호그와트 최고의 소년 소녀였지! 알 수 없는 건, 그 사람이 왜 그 전에 네 엄마 아빠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지 않았는가 하는 거야...... 어쩌면 그들이 덤블도어와 너무 가까워서 어둠의 세계와는 어떤 관계도 갖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는지도 모르지. 어쩜녀 그는 그들을 설득할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 아니면 그냥 그들을 없애 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은, 10년 전 할로윈 데이 (모든 성인의 날 전야. 10월 31일 : 옮긴이)에 너희 가족이 살고 있던 마을에 그가 나타났다는 거야. 넌 한 살밖에 되지 않았어. 그는 너희 집으로 와서는, 그리고는......"해그리드는 갑자기 아주 더럽고 군데군데 얼룩이 있는 손수건을 꺼내 경적 소리만큼이나 크게 코를 횡 풀었다. "미안해." 그가 말했다. "하지만 슬퍼서 말야. 네 엄마와 아빠처럼 좋은 분들은 없었어. 그리고는, 이건 정말 수수께낀데 말야, 그는 너도 죽이려고 했거든. 일을 깨끗하게 처리하고 싶었겠지. 아니면 그 당시엔 그저 사람을 죽이는 게 좋았던지. 그런데 너는 죽이지 못했어. 네가 어떻게 이마에 그런 흉터를 갖게 된 건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니? 그건 평범한 흉터가 아냐. 그건 네게 강력하고 사악한 자주가 미쳤을 때 생겨난 흉터야. 네 엄마와 아빠뿐만 아니라 집까지도 날려 버렸던 그 저주 말야. 하지만 그게 네게는 듣지 않았어. 네가 유명해진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해리. 그가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사람이 살아 남은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 너말고는 하나도. 그는 맥키노 가족이나, 본 가족, 프레웨트 가족 등 당대 최고의 마법사들도 몇 명 죽였어. 그런데 갓난아이에 불과했던 네가 살아 남은 거야."이 이야기를 듣는 해리의 마음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해그리드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해리는 눈부시게 밝은 초록빛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 불빛은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뚜렷했다. 그리고 그는 난생 처음으로 다른 무언가를 기억해냈다. 오만하고, 차갑고, 잔인한 웃음소리를. 해그리드는 해리를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덤블도어의 명령에 따라, 내가 그 폐허가 된 집에서 널 데려왔지. 그리고 널 이 사람에게 데려온......""허튼 소리 작작해." 버논 이모부가 소리를 질렀다. 해리는 움찍했다. 더즐리 가족이 거기에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버논 이모부는 확실히 용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는 해그위드를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 잘 들어라." 그가 무성누 어투로 해리에게 말했다. "네게 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해리. 그리고 네 부모에 관해서는, 글쎄, 그들은 이상한 사람들이었지, 그걸 부인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내가 볼 때 네 부모와 같은 이상한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은 한결 더 살기 좋을 거다. 그들은 이런 이상한 사람들과 몰려다녔기 때문에 그 모든 화를 자초한 거야. 난 그들이 그렇게 비명횡사 하리란 걸 다 알고 있었어......"그러나 그 순간, 해그리드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코느 속에서 낡을 대로 낡은 핑크빛 우산을 꺼냈다. 그는 이것을 마치 칼인 양 버논 이모부에게 들이대면서 말했다. "경고하는데, 더즐리. 한 마디만 더 했다간......"수염 난 거인에게 우산 끝으로 찔릴 위험에 처하자, 버논 이모부의 용기는 다시 꺾이고 말았다. 그는 벽 쪽으로 바짝 붙어 입을 꾹 다물었다. "좀 낫군." 해그리드는 이렇게 말하고는 씩씩거리며 소파에 다시 앉았다. 소파는 마침내 거의 마룻바닥까지 푹 꺼져 버렸다. 한편, 해리는 아직도 묻고 싶은 게 수백 가지나 있었다. "그런데 볼드......, 아차,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어요?""질문 잘했어, 해리. 사라져 버렸지. 없어진거야. 너를 죽이려고 했던 바로 그 날 밤에 말야. 그건 널 더 유명해지게 했지. 그게 가장 큰 수수께끼야. 그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었는데 왜 사라진걸까?어떤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하지.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말도 안돼. 그가 보통 사람처럼 죽기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 어떤 사람들은 그가 여전히 저 밖에 살아 있다고 하지. 때를 기다리면서 말야.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지 않아. 그의 편이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돌아왔거든. 일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어. 그가 다시 돌아올거라면 그들도 돌아오지 않았겠지. 우리들 대부분은 그가 저 밖 어딘가에 아직도 살아 있기는 하지만 힘을 잃었다고 생각해. 계속 버텨 나가기엔 너무 약해졌다는 거지. 너의 무언가가 그를 끝장냈기 때문이야, 해리. 그날 밤 그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야. 난 그게 뭔지 몰라.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너의 어떤 능력이 그를 곤란에 빠뜨린 게 분명해, 맞아."해그리드는 온정과 존경의 눈길로 해리를 바라보았지만, 해리는 기쁘거나 자랑스럽다기 보다는 굉장한 실수가 있었던 게 틀림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법사라고? 내가? 내가 어뻣게 그럴 수 있을까? 난 지금까지 두들리에게 맞고, 페투니아 이모와 버논 이모부에게 시달리며 살아왔다. 만일 내가 정말로 마법사라면, 그들이 나를 벽장 속에 가두려고 할 때마다 왜 사마귀투성이의 두꺼비로 변해 버리게 하지 않았겠는가? 만일 내가 한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와 싸워 이겼다면, 두들리가 어떻게 마치 축구공처럼 밤낮 나를 발로 찰 수 있었을까?"해그리드."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제 생각엔 뭔가 큰 실수를 하신 것 같아요. 마법사라뇨. 제가 마법사라니 당치도 않아요."놀랍게도, 해그리드가 킥킥 웃었다. "마법사가 아니라고? 네가 겁에 질렸거나 화가 났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난 적 없었니?"해리는 벽난로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해리가 화났을 때는 언제나 이모와 이모부를 당황하게 하고 화나게 하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었다...... 두들리 패거리에게 쫓길 때는 웬일인지 쉽게 잡히지 않았고...... 저 우스꽝스런 대머리를 하고 학교에 갈 것을 걱정했을 때, 그의 머리카락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주 최근에 두들리가 때렸을 때는, 복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도 못한 채 멋지게 복수를 하지 않았던가? 또 보아 구렁이를 부추겨 두들리를 공격했던 일도 있었다...... 해리가 미소를 머금고 해그리드를 다시 바라보자, 해그리드도 그랬을 거라는 표정으로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겠니?" 해그리드가 물었다. "해리 포터, 마법사가 아니라고? 기다려 봐, 넌 곧 호그와트에서 유명해질 테니까."그러나 버논 이모부는 절대 싸워 보지도 않고 그만둘 사람이 아니었다. "저 애를 거기에 보내지 않겠어." 그가 아주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 "저 애는 스톤월 중학교에 갈 거고 그걸 고맙게 여겨야 해. 편지를 보니 저 애에게 마법서며 요술지팡이 같은 온갖 잡동사니만 필요하더군......""해리가 가겠다면, 당신과 같은 대단한 머글도 막을 수가 없을 거요." 해그리드가 으르렁댔다.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의 아들이 호그와트에 가는 걸 막겠다구! 미친 자식, 해리의 이름은 태어났을 때부터 입학 명단에 실려 있었소. 얘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마법학교에 가는 거요. 거기서 7년을 보내고 나면 얘는 자신도 몰라볼 정도로 달라질 거요. 그렇게 되기 위해 해리는 같은 부류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호그와트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교장 선생님이신 알버스 덤블도어 밑에서 기도를 받게 될거요......""난 저 애에게 마술이나 가르치기 위해 그 이상한 늙은이에게 돈을 지불하지는 않겠소!"버논 이모부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도를 넘어서 버렸다. 갑자기 해그리드가 우산을 잡더니 그것을 머리 위로 빙빙 돌렸다. "절대로......" 그가 고함을 질렀다. "......내...... 앞에서...... 알버스...... 덤블도어를...... 모용하지마!"그는 공중에서 휘두르던 우산을 두들리에게 들이댔다. 보라색 불빛이 번쩍 하면서 폭죽 소리가 나느가 했더니, 끽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 다음 순간, 두들리가 양손으로 살찐 엉덩이를 감싸쥐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이리저리 뛰고 있었다. 그리고 두들리가 그들에게로 등을 돌렸을 때, 해리는 또르르 말린 돼지 꼬리가 두들리 바지에 난 구멍 밖으로 삐죽이 나와 있는 걸 보았다. 너무나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버논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를 옆 방으로 잡아 끈 뒤, 해그리드를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한 번 더 바라보고는 문을 쾅 닫았다. 해그리드는 우산을 내려다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어." 그가 후회하며 말했다. "하지만 어쨌든 마법이 잘 듣지 않았어. 그 녀석을 돼지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 너무나 돼지 같아서 더 이상 손댈 게 없었던 것 같아."그가 짙은 눈썹 밑으로 해리를 슬쩍 보았다. "호그와트에 있는 사람들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고맙겠다." 그가 말했다. "나, 어, 마법을 부리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 엄격히 말해서 말야 난 너를 찾아내 네게 편지를 전하거나 뭐 그런 일들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내가 딱 알맞기 때문이라는 게 그 한가지 이유지......""왜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건데요?" 해리가 물었다. "어, 뭐랄까. 나도 호그와트에 있긴 하지만, 난, 어, 솔직히 말하면 쫓겨났어. 내가 3학년 때. 그들이 내 요술지팡이를 두 동강 내 버렸지. 하지만 덤블도어가 나를 사냥터지기로 머물게 하셨어. 덤블도어는 훌륭하신 분이야.""왜 쫓겨나신 건데요?" "늦었다. 우린 내일 할 일이 많아." 해그리드가 소리 높여 말했다. "시내로 가서 네 책이나 뭐 그런 것들을 사야 해."그는 두꺼운 까만 코트를 벗어 해리에게 주었다. "이걸 덮고 자도록 해." 그가 말했다. "코트가 조금 꿈틀거려도 신경 쓰지 마. 어느 주머니엔가 아직도 겨울잠쥐 두어 마리가 있는 것 같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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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다이애건 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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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아침 해리는 일찍 잠에서 깼다. 새벽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꿈이었어."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해그리드라는 거인이 와서 내가 마법학교에 가게 될 거라고 말하는 꿈을 꾼 거야. 눈을 뜨면 난 벽장 속에 있을거야."갑자기 똑똑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페투니아 이모가 노크하고 있군.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그 멋진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똑. 똑. 똑. "좋아." 해리는 중얼거렸다. "일어나야지." 그런데 일어나 앉자, 해리의 몸에서 해그리드의 무거운 코트가 툭 떨어졌다. 그는 그제서야 꿈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밤 사이 폭풍이 멈추었던지, 오두막에는 어느새 햇빛이 가득했고, 해그리드는 푹 꺼진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소리나는 쪽을 보니 부엉이 한 마리가 부리에 신문을 물고 발톱으로 창문을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해리는 너무나 기뻐 부리나케 기어나갔다. 마치 가슴속에서 커다란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곧장 창문으로 가서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부엉이가 얼른 날아 들더니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해그리드의 머리맡에 신문을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마룻바닥 위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해그리드의 코트를 쪼아대기 시작했다. "그러지 마." 해리는 손을 내저어 부엉이가 오지 못하게 하려고 했지만, 부엉이는 부리로 그를 사납게 물고는 계속해서 코트를 쪼아댔다. "해그리드!" 해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 "부엉이가......""심부름 값을 줘야지." 해그리드가 소파에 얼굴을 파묻은 채 툴툴거렸다. "뭐라구요?" "그 녀석은 신문 배달료를 받겠다는 거야. 주머니를 뒤져 봐."해그리의 코트에는 온통 주머니밖에 없는 것 같았다. 열쇠꾸러미가 나왔고, 총알, 구슬, 박하사탕, 차 봉지까지 나온 뒤에야...... 마침내 해리는 이상하게 생긴 동전 한줌을 꺼냈다. "5넛을 줘." 해그리드가 아직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넛이라뇨?" "청동으로 만든 작은 동전 말야." 해리가 작은 청동 동전 다섯 개를 세자, 부엉이는 기다렸다는 듯 조그마한 가죽 주머니가 매달린 다리를 쭉 내밀었고, 그 안에 돈을 집어넣자마자 열린 창문으로 홱 날아가 버렸다. 해그리드는 큰 소리를 내며 하품을 한 뒤, 일어나 앉아 기지개를 켰다. "빨리 떠나는 게 좋겠다, 해리. 오늘은 할 일이 많거든. 런던까지 가서 학교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다 사야 해."해리는 그 마법사 동전을 뒤집어 들여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모든 희망이 단숨에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저, 해그리드?" "응?" 해그리드가 큼지막한 부츠를 잡아당겨 신으며 말했다. "전 돈이 없어요. 그리고 어젯밤 버논 이모부가...... 마법을 배운는 데는 돈을 대지 않겠다고 했잖아요.""그건 걱정 마." 해그리드가 일어서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 부모님이 네게 유산을 한푼도 남겨 두시지 않았을 것 같니?""하지만 우리가 살던 집이 다 부서졌다면......" "사람들은 금은 집 안에 보관하지 않아! 그러고 보니 먼저 그린고트부터 들러야겠군. 마법사들의 은행 말야. 소시지 하나 먹어. 식었어도 먹을 만해. 그런데 네 생일 케이크를 조금 먹어도 될까?""마법사들에게도 은행이 있어요?" "그린고트 하나뿐이야. 도깨비가 운영하지." 해리는 깜짝 놀라 들고 있던 소시지 조각을 떨어뜨렸다. "도깨비라구요?" "그래, 그러니까 그 은행을 털려고 하는 건 미친 짓이란 말이야. 도깨비들 일에는 쓸데없이 참견하지 마, 해리. 네가 뭔가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세상에서 그린고트만큼 안전한 장소는 없어. 호그와트를 빼면 말야. 사실, 난 어쨌든 그린고트에 좀 가봐야 해. 볼일이 있어서 말야.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특별히 부탁하셨거든. 호그와트 일로."해그리드가 으스대며 어때를 세웠다. "그분은 중요한 일은 언제나 날 시키거든. 너를 데령라거나, 그린고트에서 뭘 가져 오거나 뭐 그런 것 말야. 그분이 날 대단히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야. 다 챙겼니? 그럼, 가자."해리는 해그리드를 따라 바위 위로 나왔다. 하늘은 이제 티 없이 맑았고 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버논 이모부가 빌렸던 배는 폭풍으로 바닥에 물이 가득 고인 채 그 자리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여기에 어떻게 오셨어요?" 해리가 또 다른 배가 있나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날아왔지." 해그리드가 말했다. "날아왔다구요?" "그래, 하지만 돌아갈 땐 이걸 타고 갈거야. 너를 찾았으니 마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지."배에 자리를 잡자, 해리는 해그리드가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도 노를 저어 가는 건 좀 창피한 일인 것 같군." 해그리드는 해리를 또 한 번 힐끗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저, 조금나 더 속도를 낸다면, 호그와트에는 비밀로 해줄래?""물론이죠." 해리가 마법을 더 많이 보고 싶어 얼른 대답했다. 해그리드가 핑크빛 우산을 다시 쭉 내밀고, 배 옆구리를 두 번 탁탁 치자 배가 갑자기 육지 쪽으로 내달렸다. "그린고트를 터는 것이 왜 미친 짓이라는 거죠?" 해리가 물었다. "마법 때문이지." 해그리드가 신문을 펼치며 말했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금고실을 지키는 용들이 있대. 그리고 그린고트까지 찾아가기도 어려워. 그린고트는 런던 지하 수백 킬로미터 되는 곳에 있거든. 지하철 저 밑이지. 뭔가를 간신히 손에 넣어다 해도 빠져나오려고 하다가 굶어죽고 말 거야."해리는 해그리드가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있는 동안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해리는 사람들이 신문을 읽을 때는 방해받는 걸 아주 싫어한다는 걸 버논 이모부를 보아서 익히 잘 알고 있어지만, 참고 있기가 힘들었다. 그는 묻고 싶은 게 이렇게 많은 건 난생 처음이었다. "마법부가 또 일을 망쳐 놓았군." 해그리드가 신문을 넘기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마법부가 있어요?" 해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물론이지." 해그리드가 대답했다. "사람들은 물론 덤블도어가 마법부 장관이 되길 바랐지만, 그분이 호그와트를 떠나려 하지 않아서, 코넬리우스 퍼지 노인이 장관 직을 맡으셨지. 아주 실수투성이인 사람이야. 그래서 그는 조언을 구하느라, 아침마다 덤블도어에게 수십 마리의 붕어이들을 보내지.""그런데 마법부는 어떤 일을 하죠?" "글쎄, 주요 임무는 나라 이곳저곳에 아직도 마녀와 마법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머글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왜요?" "왜냐구? 해리,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마법을 알고 싶어해. 그러니까 그저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바로 그때 배가 항구 벽에 부드럽게 부딪혔다. 해그리드는 신문을 접었고, 그들은 힘겹게 돌계단 위로 올라가 거리고 나갔다. 그들이 작은 마을을 지나 기차역으로 걸어갈 때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해그리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해리는 그들을 탓할 수가 없었다. 해그리드는 모통 사람보다 키가 두 배는 더 컸을 뿐만 아니라, "저것 봐, 해리. 머글들이 만들어 낸 저 건물들 말야, 거참." 하며 주차 시간 자동 표시기 같은 아주 평범한 것들을 가리키며 계속 손가락질을 했던 것이다. "해그리드." 해리가 쫓아가느라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그린코트에 용들이 있다고 했죠?""뭐랄까,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는 거지." 해그리드가 말했다. "난 용을 갖고 싶어.""용을 갖고 싶다구요?" "난 어렸을 때부터 용이 갖고 싶었어. 자, 가자." 그들이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마침 5분 뒤에 출발하는 런던행 기차가 있었다. 해그리드는 '머글 돈'을 잘 알지 못했으므로, 해리에게 수표를 주어 기차표를 사게 했다. 기차에 탄 사람들은 그들을 훨씬 더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해그리드는 두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밝은 노란색의 서커스 천막 같은 것을 뜨고 있었다. "편지 갖고 있지, 해리?" 그가 바늘 땀 수를 세며 물었다. 해리는 주머니에서 양피지 봉투를 꺼냈다. "좋아." 해그리드가 말했다. "거기에 네가 필요한 것들의 목록이 다 적혀 있어."해리는 그 전날 밤에는 미처 읽지 못했던 두 번째 종이를 펼쳐 들었다. 그 쪽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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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 마법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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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1학년 학생들이 필요한 것: 1. 무늬 없는 긴 망토 세 벌(검정색) 2. 일상용 뾰족한 모자 하나(검정색) 3. 보호 장갑(용 가죽이나 그와 유사한 것) 4. 겨울 망토 하나(검정색에 은색 단추) *학생들의 모든 옷에는 반드시 이름표를 붙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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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모든 학생들은 다음 책을 한 권씩 준비하기 바랍니다: 《표준 마법서(1학년)》, 미란다 고시오크 지음 《마법의 역사》, 바틸다 백셧 지음 《마법 이론》, 아달버트 와플링 지음 《초보자를 위한 변신술 지침서》, 에메릭 스위치 지음《1000가지 마법 약초와 곰팡이》, 필리다 스포어 지음《마법과 마법의 약》, 아르세니우스 지거 지음 《기이한 짐승들과 그것들을 찾을 수 있는 장소》, 뉴트 스캐맨더 지음《어둠의 힘》, 쿠웬틴 트림블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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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품 요술지팡이 하나 큰 냄비 하나(양은, 표준 사이즈 2호) 우리나 크리스탈 약병 하나 망원경 하나 놋쇠 저울 하나 *학생들은 부엉이나 고양이, 혹은 두꺼비를 가져와도 괜찮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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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님들께서는 첫 1년 동안은 학생들 개개인 빗자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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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 런던에서 살 수 있어요?" 해리가 놀라서 큰 소리로 물었다. "어디서 살 수 있는지만 알고 있다면." 해그리드가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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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런던에 가 본 적이 없었다. 해그리드는 가는 길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분명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는 것에는 익숙지 않은 듯했다. 그는 지하철 개찰구에 몸이 갇혔는가 하면, 자리는 너무 비좁고 기차는 너무 느리게 간다며 큰 소리로 불평을 해댔다. "난 머글들이 마법 없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도무지 모르겠단 말야." 그가 가게가 죽 늘어선 북적거리는 도로까지 연결된 망가진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며 이렇게 불평했다. 해그리드는 그 큰 몸집으로 어찌나 쉽게 인파 속을 뚫고 지나가는지, 해리는 그저 해그리드 뒤에 꼭 붙어 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들은 서점과 레코드 가게와 햄버거 가게와 극장을 지나 갔지만 요술지팡이를 파는 곳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이 곳은 그저 보통 사람들로 붐비는 평범한 거리에 불과했다. 저 아래 땅속에는 정말로 마법사의 황금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을까? 마법서와 빗자루를 파는 가게가 정말로 있기나 한 걸까? 이 모두가 혹시 더즐리 가족이 꾸며 낸 장난을 아닐까? 해리가 만일 더즐리 가족에게 유머 감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어쩌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해리는 해그리드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을 도저히 믿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는 그를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이곳이로군." 해그리드가 발을 멈추며 말했따. "리키 콜드런. 아주 유명한 곳이지."그곳은 아주 작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술집이었다. 해그리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았다면, 해리는 그 술집이 있는지 조차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급히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곳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들은 마치 리키 콜드런을 볼 수 없기라도 한 듯, 대형 서점이나 그 반대편의 레코드 가게만 훑어보았다. 사실 해리는 자신과 해그리드만 이 술집을 볼 수 있다는 아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이 말을 하기도 전에 해그리드는 그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유명한 장소치고는 그곳은 아주 어둠침침하고 지저분했다. 노파 몇 명이 한쪽구석에 앉아 아주 작은 술잔으로 백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은 긴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뾰족한 모자를 쓴 자그마한 남자 하나는, 대머리에다 꼭 호두처럼 생긴 이빨 빠진 늙은 바텐더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들이 걸어 들어가자 웅성대던 소리가 딱 멈췄다. 모두 해그리드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손을 흔들며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고, 바텐더는 술잔으로 손을 뻗으며 이렇게 말했다. "늘 마시던 걸로 하겠소, 해그리드?" "마실 수 없어, 톰, 호그와트의 일을 하고 있는 중이거든."해그리드가 대답하며 커다란 손으로 해리의 어깨를 탁 치는 바람에, 해리는 무릎이 휘청거렸다. "아아." 바텐더가 해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이 애가...... 그럼 이 애가......?"리키 콜드런이 갑자기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런." 늙은 바텐더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해리 포터...... 이렇게 영광스러울 데가."그는 허둥지둥 바 뒤편에서 나와, 급히 해리에게 다가가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해리의 손을 꼭 잡았다. "돌아온 것을 환영해요, 포터 군, 돌아온 걸 환영해." 해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모두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담뱃대를 물고 있던 노파는 불이 꺼진 줄도 모른 채 계속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리고는 여기저기에서 드르륵드르륵 의자가 마루를 긁어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다음 순간, 어느새 리키 콜드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해리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도리스 크록포드네, 포터 군, 마침내 자네를 만나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군.""너무나 자랑스럽네, 포터 군, 그저 자랑스러울 뿐이야.""언제나 자네와 악수를 하고 싶었지. 가슴이 두근거리는 군.""반갑네, 포터 군, 뭐라 말할 수가 없군, 디글일세, 데달루스 디글.""전에 뵌 적이 있어요!" 해리가 이렇게 말하자 흥분한 나머지 데달루스 디글의 뾰족한 모자가 벗겨져 떨어졌다. "언젠가 어떤 가게에서 제게 인사를 하셨죠.""기억을 하는구만!" 데달루스 디글이 모두를 둘러보며 외쳤다. "들었나? 이 애가 날 기억한다구!"해리는 다시 계속해서 악수를 했다. 도리스 크록포드는 몇 번이고 다시 왔다. 얼굴이 창백한 한 젊은 남자가 아주 초조한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의 한쪽 눈은 씰룩씰룩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퀴렐 교수님!" 해그리드가 말했다. "해리, 퀴렐 교수님은 호그와트에서 널 가르쳐 줄 선생님들 중 한분이셔.""포...... 포...... 포터!." 퀴렐 교수는 해리의 손을 덥석 잡으며 더듬더듬 말했다. "자네를 마...... 만나다니 이...... 이렇게 기...... 기쁠 데가.""퀴렐 교수님은 어떤 마법을 가르치시나요?" "어...... 어...... 어둠의 마법을 막는 바...... 방어술이지." 퀴렐 교수는 그것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은 듯 비밀스럽게 말했다. "그게 피...... 필요하다는 말은 아...... 아니겠지, 포...... 포......포터?" 그는 초조하게 웃었다. "준비물은 모두 잘 채...... 챙겨가야 할걸? 난 흡혈귀에 관한 새 채...... 책을 좀 찾아야 해." 바로 그 말을 할 때 그의 모습은 좀 으스스해 보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퀴렐 교수가 계속해서 해리를 붙들고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사람들 모두에게서 빠져나오는 데는 거의 10분이 걸렸다. 마침내 해그위드는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대는 사람들 너머로 간신히 이렇게 말했다. "이제 가야만 해. 살 게 많아. 자, 해리." 도리스 크록포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리와 악수를 했다. 해그리드는 술집을 빠져나와 쓰레기통과 잡초 몇 포기말고는 아무것도 없니, 벽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안마당으로 나왔다. 해그리드는 해리를 보고 씩 웃었다. "내가 말했지? 넌 유명하다고 말야. 퀴렐 교수님조차 너를 만나니까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잖아. 하지만 착각하지는 마, 그분은 원래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니까.""그분은 늘 그렇게 긴장하시나요?" "어, 그래. 가엾은 분이지. 하지만 대단히 훌륭하신 분이야. 책을 보면서 연구하실 때는 괜찮았는데, 직접 경험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셨다가 1년 만에 그만...... 사람들이 그러는데 '어둠의 숲'에서 흡혈귀를 만나셨대. 그리고 어떤 심술궂은 마녀와 약간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나 봐. 그 이후론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으셨대. 학생들을 무서워하고,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도 무서워하고 말야. 그런데, 내 우산이 어딨지?"흡혈귀? 마녀? 해리는 머리가 핑핑 돌았다. 그동안 해그리드는 담에 기대어 있는 쓰레기통 위쪽의 벽돌 수를 세고 있었다. "위로 세 개...... 가로로 두 개......" 그가 중얼거렸다. "좋았어, 뒤로 물러서, 해리."그는 우산 끝으로 담을 세 번 탁탁탁 두드렸다. 그러자 그가 두드린 벽돌이 흔들흔들하더니, 가운데에 작은 구멍 하나가 나타나 점점 더 넓어졌고 잠시 뒤엔 좀 삐뚤어지긴 했어도 아주 멋진, 그리고 해그리드가 빠져나가기에도 충분히 큰 통로가 생겼다. "다이애건 앨리에 온 걸 환영해."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는 깜짝 놀라고 있는 해리를 보고 싱글싱글 웃었다. 그들은 그 통로를 지나갔다. 어깨 너머로 흘끗 바라본 해리는 통로가 다시 순식간에 오그라들어 딱딱한 벽이 되는 걸 보았다. 태양이 바로 옆 가게에 쌓아 둔 큰 냄비들 위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접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롯해 각종 크기의 청동, 놋쇠, 양은, 은 냄비들이 죽 진열되어 있었다. "그래, 너도 하나는 있어야 할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하지만 먼저 돈을 찾아야 해."해리는 눈을 여덟 개쯤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걸어가며 가게며, 가게 바깥에 놓인 물건들이며, 쇼핑하는 사람들 등 모든 걸 한꺼번에 보려고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렸다. 약국 앞에 서 있던 어떤 살찐 여자는 그들이 지나가자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용의 간이 온스당 17시클이라니. 미친놈들......" '이이롭스 부엉이 백화점'이라는 표지판이 붙은 한 어두컴컴한 상점에서 황갈색 부엉이, 외양간 부엉이, 눈 부엉이 등, 부엉이들이 부엉부엉 우는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해리 또래의 남자아이 대여섯 명이 창문에 코를 바짝 붙이고 빗자루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것 봐." 해리는 그들 가운데 한 아이가 하는 말을 들었다. "가장 빠른 님부스 2000을 새로 들여놓았네."그곳엔 긴 망토를 파는 상점이며, 망원경과 은으로 만든 이상한 기구를 파는, 해리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상점들이 있었는데, 창가에는 박쥐의 비장과 뱀장어 눈알이 가득 담긴 드럼통과, 마법서, 깃펜, 양피지 두루마리, 약병,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공 등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그린고트가 저기 있군."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들은 다른 작은 상점들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새하얀 건물로 다가갔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청동 문 옆에 서서, 진홍색과 황금빛 제복을 입고 있는 것은...... "그래, 그게 바로 도깨비야." 하얀 돌계단을 따라 그 도깨비에게 걸어가며 해그리드가 나직이 말했다. 그 도깨비는 해리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작았다. 해리는 그 도깨비가 영리해 보이는 가무잡잡한 얼굴에, 뾰족한 수염을 기르고 있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이 아주 길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그 도깨비가 인사를 했다. 그들은 이제 은빛이 나는 두 번째 문 앞에 와 있었다. 문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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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시오, 낯선 이여, 하지만 명심하시오. 탐욕의 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일하여 얻지 않은 것을 가져가는 이들은,반드시 그 죄과를 치르게 될 것이오. 그러니 만일 우리의 마룻바닥 밑에서 결코 당신의 것이 아닌 보물을 찾게 된다면,도둑이여, 경고하노니, 주의하시오. 그곳에서 보물보다 더 귀한 것을 발견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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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말했지만, 보물을 훔치려고 하는 건 미친 짓이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은빛 문을 지나가자 문 양 옆에 있던 도깨비 두 명이 그들에게 인사했고, 그들 앞에는 넓은 대리석 홀이 나왔다. 100명이 넘는 도깨비들이 기다란 카운터 뒤편의 높은 의자에 앉아 회계장부에 뭔가를 갈겨 쓰고 있거나, 놋쇠 저울로 동전 무게를 달거나, 확대경을 눈에 끼고 보석을 감정하고 있었다. 홀로 통하는 문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고, 그보다 더 많은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이 문 저 문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해그리드와 해리는 카운터로 향했다. "안녕하시오." 해그리드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도깨비에게 말했다. "우린 해리 포터씨의 금고에서 돈을 좀 꺼내가려고 왔소.""열쇠는 있소, 선생?"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요." 해그리드는 이렇게 말하고는, 카운터 위에다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다 꺼내고 케케묵은 강아지용 비스킷 한 줌을 도깨비의 장부 위에 쏟아 놓자, 그 도깨비가 코를 씰룩거렸다. 해리는 오른쪽에 있는 도깨비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석단만큼이나 큰 루비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차례차례 무게를 다는 걸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찾았다." 해그리드가 마침내 쬐그마한 황금빛 열쇠 하나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도깨비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맞는 것 같군요." "여기 덤블도어 교수님의 편지도 가져왔소." 해그리드가 가슴에 손을 쭉 펴고, 거드름을 피며 말했다. "그건 713번 금고에 있는 그것에 관한 것이오."도깨비는 편지를 주의 깊게 읽었다. "알겠소." 그가 편지를 해그리드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사람을 시켜 금고 두 곳으로 안내하겠소. 그립훅!"그립훅은 또 다른 도깨비였다. 해그리드는 일단 강아지용 비스킷을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고, 해리와 함께 그립훅을 따라 홀로 통하는 문 가운데 하나로 향했다. "713번 금고에 있는 그것이라는 게 뭐죠?" 해리가 물었다. "말할 수 없어." 해그리드가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비밀이거든. 호그와트의 비밀이지. 덤블도어 교수가 날 믿고 일을 맡긴 건데 네게 그걸 말하면 난 파면당할 거야."그립훅이 문을 열었다. 더 많은 대리석이 있으리라 예상했던 해리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활활 타오르는 횃불로 밝혀진 좁다란 석조 통로에 들어와 있었다. 그 통로에는 아래쪽으로 가파르게 경사져 있었고, 바닥에는 작은 철로가 있었다. 그립훅이 휙 하고 휘파람을 불자, 작은 궤도차가 트랙을 타고 그들이 있는 위쪽으로 올라왔다. 해그리드가 어렵사리 올라탔고, 그들이 오르자마자 궤도차가 출발했다. 처음에 그들은 꼬불꼬불한 미로를 지나갔다. 해리는 왼쪽, 오른쪽, 오른쪽, 왼쪽, 중간 분기점, 오른쪽, 왼쪽하며 기억해 보려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덜컥거리는 궤도차는 그립훅이 운전을 하지 않는 걸로 봐서, 길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차가운 맞바람 때문에 눈이 시렸지만, 해리는 계속해서 눈을 뜨고 있었다. 한번은, 어떤 통로 끝에서 폭발하는 불빛을 본 것 같아 혹시 용인가 보려고 몸을 비틀었지만 너무 늦고 말았다. 그들은 엄청나게 큰 종유석과 석순이 천장에서 바닥까지 자란 지하 호수를 지나, 훨씬 더 깊숙이 들어갔다. "난 정말 모르겠어요." 해리가 궤도차의 소움 너머로 해그리드에게 소리쳤다. "종유석과 석순이 어떻게 다르죠?""종유석에는 '종'자가 들어 있잖아."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묻지 마, 멀미가 날 것 같으니까."그의 얼굴은 아주 창백해 보였다. 궤도차가 마침내 통로 벽에 나 있는 작은 문 옆에 멈춰 서자, 해그리드는 얼른 내려 무릎을 후들거리며 벽에 기대 섰다. 그립훅이 문의 자물쇠를 열었을 때 해리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뿌연 초록빛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흘러나오더니 곧이어 산더미같이 쌓인 금화가 눈에 들어왔다. 은화도 잔뜩 들어 있었고, 작은 동화 넛도 한 무더기 있었다. "다 네거야." 해그리드가 미소를 지었다. 몯가 내 거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더즐리 가족은 틀림없이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알았다면 아마 순식간에 빼앗아 갔을 테니까. 그들은 나를 키우는 데 돈이 너무나 많이 든다며 얼마나 자주 불평을 했던가. 그런데 그동안 내내 엄청난 내 재산이 런던 밑에 깊숙이 묻혀 있었다니. 해그리드는 해리가 그 중 일부를 가방에 담는 걸 도와주었다. "금화는 갈레온이야." 그가 설명했다. "1갈레온은 17 은 시클이고 1시클은 29넛이니까. 그거면 충분해. 좋아. 두 학기 정도 보내는 데는 그거면 충분할 테니, 나머지는 여기에 안전하게 보관해 두자." 그는 그립훅에게로 몸을 돌렸다. "이번에는 713번 금고로 갑시다. 그런데 좀 천천히 갈 수 있을까요?""궤도차는 한 속도로만 움직여요." 그립훅이 말했다. 그들은 이제 훨씬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고,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었다. 그들인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좁은 모퉁이를 휙 돌자 공기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궤도차가 지하의 좁은 터널을 덜컥거리며 지나갈 때, 해리가 저 아래 어두운 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몸을 옆으로 기울이자, 해그리드가 위험하다면 목덜미를 홱 잡아당겼다. 713번 금고에는 열쇠 구멍이 없었다. "뒤로 물러서시오." 그립훅이 으스대며 말했다. 그가 기다란 손가락 하나로 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문이 스르르 녹아 내렸다. "그린고트 도깨비 이외에 누구라도 이렇게 했다간, 문으로 빨려 들어가 안에 갇히고 말거요."그립훅이 말했다. "누가 안에 들어왔는지 얼마나 자주 살피죠?" 해리가 물었다. "10년에 한 번씩." 그립훅이 다소 불쾌하게 씩 웃으며 말했다. 해리는 이 1급 금고 안에 무언가 정말로 굉장한 것이 들어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그 굉장한 보석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금고 안은 텅 비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다보자 누런 종이로 싼 더러운 작은 꾸러미 하나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해그리드는 그것을 집어들더니 코트 속 깊숙이 밀어 넣었다. 해리는 그것이 뭘까 몹시 궁금했지만, 묻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자, 이 지긋지긋한 궤도차를 타고 돌아가자. 그리고 돌아갈 땐 내게 말 걸지마.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나마 멀미가 안 날 것 같으니까." 해그리드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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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난폭하게 달리는 궤도차를 타고 나온 뒤 그들은 그린고트 밖에서 눈부신 햇살에 눈을 깜박이며 서 있었다. 해리는 돈이 가득 든 가방을 갖게 되자 이제 어디로 먼저 가야할지 몰랐다. 그는 비록 몇 갈레온이 1파운드인지는 몰랐지만 자신이 지금, 평생 가졌던 돈보다 더 많은 돈 - 두들 리가 가져본 것보다 훨씬 더 맣은 돈 -을 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선 교복을 사는 게 좋겠다." 해그리드가 고개로 '말킨 부인의 망토' 가게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데 해리, 리키 콜드런에 잠깐 가서 한잔만 하고 와도 괜찮겠니? 그리고트의 고속 궤도차는 언제 타도 끔찍하단 말야."그가 아직도 멀미를 하는 것같이 보였으므로, 해리는 다소 겁이 났지만 해그리드를 보내고 혼자서 말킨 부인의 가게로 갔다. 말킨 부인은 땅딸막한 마녀였는데, 연한 자줏빛 옷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도 호그와트니?" 해리가 막 말을 꺼내려고 하자 그녀가 말했다. "여기 많이 있단다. 실은, 또 다른 아이가 지금 막 입어보고 있지."가게 안쪽에서는 또 다른 마녀가 발판 위에 서 있는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을 가진 남자아이의 긴 검정 망토를 핀으로 꽂고 있었다. 말킨 부인은 해리를 그 옆에 있는 발판에 세우고 긴 망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씌워 입히고는 적당한 길이에서 핀을 꽂기 시작했다. "안녕." 남자애가 말했다. "너도 호그와트니?" "응." 해리가 대답했다. "우리 아빠는 옆 가게에서 내 책을 사고 계시고 엄마는 길가에서 요술지팡이를 보고 계셔." 남자애가 말했다. 그 아이는 따분한 목소리로 느릿느릿 말했다. "그 다음에 난 엄마 아빠와 함께 경주용 빗자루를 보러 갈 거야. 왜 첫 해는 자기 빗자루를 가질 수 없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난 아빠를 졸라서 하나를 몰래 사 작고 들어갈거야."해리는 꼭 두들리는 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넌 빗자루 있니?" 그 남자애가 계속해서 물었다. "아니." 해리가 말했다. "퀴디치는 해본 적 있어?" "아니." 해리는 퀴디치라는 게 도대체 무얼까 의아해하며 다시 이렇게 대답했다. "난 해봤어. 아빠는 내가 만약 우리 기숙사 대표로 뽑히지 않는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거라고 말씀하시지. 나도 같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말야. 그러데 넌 어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 아니?""아니." 해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하긴, 거기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난 내가 우리 가족 모두가 생활했던 슬리데린에 들어갈 거라는 걸 알고 있어. 후플푸프에는 절대로 배정받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난 그냥 나와 버릴 것 같아. 너라면 안 그러겠니?""음." 해리는 자신이 뭔가 좀더 재미있는 말을 할 수 있길 바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 좀 봐!" 그 남자애가 갑자기 정문 창문 쪽을 향해 턱짓을 하며 외쳤다. 해그리드가 가게 밖에 서 있었다. 그는 해리를 보며 씩 웃으면서 손에 뒨 두 개의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며, 이것 때문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해그리드야. 호그와트에서 일하시지." 해리는 뭔가 그 남자애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데 기뻐서 얼른 말했다. "아하." 그 남자애가 말했다. "나도 이름은 들어 본 적 있이 있어. 저 사람은 일종의 하인이야, 안 그러니?""그는 사냥터지기야." 해리가 말했다. 해리는 그 남자애가 점ㄷ점 더 싫어졌다. "그래, 바로 그거야. 난 저사람이 야만인이라고 들었어. 학교 운동장에 있는 오두막에 사는데, 가끔 술에 잔뜩 취해서는 마법을 부리려고 하지만 침대에 불을 질러 놓기가 일쑤래.""내가 볼 때는 훌륭하신 분이야." 해리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 그 남자애가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저 사람이 왜 너와 함께 있는거지? 네 엄마와 아빠는 어디에 계셔?""그분들은 돌아가셨어." 해리가 짧게 말했다. 해리는 이 아이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오, 미안." 그러나 그 아이의 말투는 전혀 미안해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따. "하지만 그분들도 우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셨겠지, 안 그래?""그래, 마법사셨어." "난 그 학교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들어오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안 그러니? 그들은 우리와 다르거든. 우리의 풍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어떤 사람들이 그 편지를 받을 때까지 호그와트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 봐. 난 그들이 마법사 가족 속에서 오랫동안 그러한 풍습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너는 성이 뭐니?"하지만 해리가 막 대답하려던 찰나, 말킨 부인이 말했다. "다 됐다, 얘야." 그러자 해리는 그 남자아이에게 말을 하다 말아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발판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그럼, 호그와트에서 보자." 그 아이가 질질 끌며 천천히 말했다. 망토 가게에서 나온 해리는 말없이 해그리드가 사 온, 땅콩 가루가 박힌 초콜릿 랍스베리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왜 그러니?" 해그리드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녜요." 해리는 거짓말을 했다. 그들은 양피지와 깃펜을 사러 가게에 잠깐 들렀다. 해리는 쓰고 있는 동안에 색깔이 변하는 잉크를 발견하자 약간 기분이 좋아졌다. 그 가게를 나오며 그가 해그리드에게 물었다. "해그리드, 퀴디치가 뭐에요?""아차, 해리, 난 네가 아직 많은 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깜박한단 말야. 퀴디치도 모르고 있었구나!""제 기분은 더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해리가 말했다. 그는 해그리드에게, 말킨 부인 가게에서 만난 그 창백한 아이에 대해 말했다. "...... 그 아인 머글 갖고 출신들은 그 학교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넌 머글 가족 출신이 아냐. 만일 그 애가 네가 누군지 알았다면...... 그 애의 부모가 마법사라면 그 앤 틀림없이 네 이름을 들으면서 자랐을 거야. 너도 리키 콜드런에 있는 사람들이 널 만났을 때 어떻게 했는지 봤잖아. 어쨌든, 그 애가 뭘 알겠지, 내가 만난 최고의 마법사 중 몇몇은 오랫동안 머글들 틈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었어. 네 엄마를 봐! 그리고 네 엄마가 어떤 언니를 가졌는지 보라구!""그런데 퀴디치는 뭐죠?" "그건 우리의 스포츠야. 마법사들의 스포츠. 그건 머글 세계에서의 축구와 같아. 누구나 퀴디치를 하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하는 건데 공이 네 개 있어. 하지만 경기 규칙을 설명하기는 좀 어려워.""그리고 슬리데린과 후플푸프는 뭔에요?" "학교 기숙사 이름이야. 네 개가 있지. 모두들 후플푸프는 바보 천치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들 하긴 하지만......""그럼 전 틀림없이 후플푸프에 들어가겠군요." 해리가 침울해져서 말했다. "슬리데린보다는 후플푸프가 더 좋아." 해그리드가 운밀하게 말했다.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마법사 마녀는 단 한명도 없거든. 그 사람도 슬리데린 출신이었지.""볼......, 죄송해요. 그 사람도 호그와트에 있었어요?""아주 아주 오래 전에."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들은 해리의 교과서를 사기 위해 '플러리시와 블러트'라는 서점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큰 가죽으로 장정된 책에서부터 책 표지가 실크로 만들어진 우표 크기만한 책, 이상한 기호들로 가득 찬 책과, 안에 아무것도 없는 책까지 선반들이 온통 책으로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두들리조차도 아마 몇 가지 책에는 흥분해서 손이 저절로 뻗어 갔을 것이다. 해그리드는 빈딕투스 비리디안 교수가 쓴 《저주 내리기와 저주 풀기: 탈모, 흐느적흐느적 다리, 혀 묶어 버리기 등 최신 복수법으로 친구를 매혹시키고 적을 정신나가게 하기》라는 제목의 책 앞에서는 해리를 거의 끌어내다 시피 해야 했다. "두들리를 곯려 줄 방법을 알아내려는 거에요."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머글들 세상에서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법을 쓰지 말아야 해."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리고 어쨌든, 네가 두들리에게 마법을 써먹으려고 해도 지금은 잘 듣지 않을거야. 그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훨씬 더 많이 공부해야 해."해그리드는 황금 냄비는 사지 못하게 했지만 (모록에는 '양은 냄비'라고 되어 있어다), 약 혼합물의 무게를 다는 멋진 저울과 접을 수 있는 청동 망원경은 하나씩 사게 했다. 그 뒤 그들은 약재상(藥材商)에 들렀는데 그곳은 상한 달걀과 썩은 양배추를 합한 것 같은 끔찍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활홀했다. 마룻바닥에는 끈적끈적한 재료가 담긴 통들이 세워져 있었고, 벽에는 약초며 말린 뿌리며 밝은 분말가루 병들이 죽 세워져 있었다. 또 천장에는 깃털 더미와, 동물의 송곳니와 발톱들이 뒤섞여 매달려 있었다. 해그리드가 카운터 뒤에 있는 남자에게 해리가 쓸 만한 좀 기본적인 약 성문들이 있는지 묻는 동안, 해리는 하나에 21갈레온 하는 은으로 만들어진 유니콘 뿔과 한 국자에 5넛 하는 까맣게 반짝이는 조그마한 딱정벌레 눈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약재상을 나와서, 해그리드는 해리의 목록을 다시 한 번 살폈다. "이제 요술지팡이만 남았군. 아참, 아직 생일 선물을 사 주지 않았구나."해리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굳이 하실 필요는 없......" "그건 나도 알아. 말해 줄까, 난 네게 동물을 사 줄 거야. 두꺼비는 아냐. 두꺼비는 이미 오래 전에 유행이 지났거든. 그리고 난 고양이도 좋아하지 않아. 고양이만 보면 난 재채기를 하니까 말야. 난 네게 부엉이를 한 마리 사 줄거야. 애들은 모두 부엉이를 갖고 싶어하지. 굉장히 쓸모 있거든. 우편물을 보낸다거나 모든 점에서 말야."20분쯤 뒤 그들은 어둡고 바스락거리는 날개 소리로 가득찬, 보석처럼 빛나는 눈들이 깜박대고 있는 이이롭스 부엉이 백화점 문을 나섰다. 해리의 손에는 이제 눈처럼 새하얀 예쁜 부엉이 한 마리가 머리를 날개 밑에 묻고 잠들어 있는 커다란 새장이 들려 있었다. 해리는 꼭 퀴렐 교수처럼 더듬거리며 계속 고맙다고 했다. "천만에." 해그리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가 더즐리네 가족에게서 선물을 별로 받은 것 같지 않아서 먈야. 이제 올리밴더스에만 가면 되는군. 요술지팡이를 파는 곳은 거기 뿐이거든. 넌 최고의 요술지팡이를 사야해."요술지팡이라...... 이거야말로 해라가 정말로 가지고 싶었던 물건이었다. 마지막 가게는 생각보다 비좁고 초라했다. 문에 쓰여진 '올리밴더스: 기원전 382년부터 좋은 요술지팡이를 만들어 온 장인'이라는 황금빛 글자가 벗겨지고 있었다. 먼지투성이의 창가에는 색 바랜 보랏빛 쿠션 위에 요술지팡이가 한 개 놓여 있었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가게 깊숙이 어딘가에 있는 종이 딸랑거렸다. 자그마한 가게 안에는 엉성한 의자 하나만 덜렁 놓여 있어서, 해그리드는 거기에 걸터앉았다. 해리는 마치 매우 엄격한 도서실에 들어온 것 같은 서먹서먹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막 떠오른 많은 새로운 질문들을 억누르며, 대신 천장까지 깔끔하게 쌓여 있는 수천 개의 가느다란 상자들을 바라보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목덜미가 따끔따끔 아파왔다. 이 안에 있는 먼지와 정적이 어떤 신비한 마법으로 따끔거리게 하는 것 같았다. "안녕하시오."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해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그리드도 놀란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우두둑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그 약해 빠진 의자에 앉아 있던 그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던 것이다. 그들 앞에는 어느새 한 노인이 서 있었는데, 엷은 빛깔의 둥그런 눈은 어둠 속에서 마치 두 개의 달처럼 빛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해리가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오, 그래." 그 노인이 말했다. "그래, 그래. 자넬 곳 만나리라 생각했지. 해리 포터." 그건 질문이 아이었다. "엄마 눈을 닮았구나. 네 엄마가 요술지팡이를 사러 처음 여기 온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버드나무로 만들어져서 한 번 휘두르면 휙 하고 소리나는 26센티미터짜리 지팡이었지. 마법에 쓰기에는 아주 좋은 지팡이었단다."올리밴더 씨가 해리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해리는 전혀 깜박이지 않는 그의 은백색 맑은 눈이 어쩐지 소름 끼쳤다. "하지만 네 아버지는 마호가니 지팡이를 가장 좋아했지. 28센티미터짜리였다. 잘 휘었지. 힘이 약간 더 세서 변신하는 데는 최고였단다. 글쎄, 뭐랄까. 네 아버진 그걸 가장 좋아하셨단다. 그건 물론 마법사를 스스로 선택하는 지팡이였단다."올리밴더 씨는 해리와 코가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해리는 그의 눈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게 바로......" 올리밴더 씨는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해리의 이마에 난 번개 모양의 흉터를 만졌다. "바로 내가 깎은 지팡이 때문이란다. 미안하구나."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34센티미터. 주목(朱木)으로 만들어진 거지. 강력한 아주 강력한 요술지팡인데, 잘못된 사람 손에 넘어갔어...... 그 요술지팡이가 세상에 나와 어떤 짓을 하리라는 걸 내가 알았더라면......"노인은 고개를 젓더니 해그리드를 발견했다. 해리는 한시름 놓았다. "루베우스! 루베우스 해그리드 아닌가!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네...... 오크, 40센티미터, 약간 휘는 것, 맞지?""그렇습니다, 맞아요."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것도 좋은 지팡이였지. 그런데 자네가 쫓겨날 때 그들이 그걸 반으로 뚝 부러뜨렸지 아마?" 올리밴더씨가 갑자기 무성누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네. 그러했어요, 맞아요." 해그리드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말했다. "하지만 전아직도 그 부러진 조각들을 갖고 있어요." 그가 밝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걸 사용하진 않나?" 올리밴더 씨가 날카롭게 물었다. "아, 아뇨." 해그리드가 얼른 대답했다. 해리는 그가 그렇게 말할 때 핑크빛 우산을 꽉 움켜쥐는 걸 보았다. "흠." 올리밴더 씨가 해그리드를 날카로운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럼, 자, 포터 군. 어디 좀 보자." 그는 주머니에서 은빛 점들이 표시되어 있는 기다란 줄자를 꺼냈다. "어느 쪽에 지팡이를 쥘 거지?""저, 전 오른손잡이에요." 해리가 말했다. "팔을 쭉 뻗어 봐, 그렇지." 그는 해리의 어깨에서부터 손가락까지의 길이를 잰 뒤, 손목에서부터 팔꿈치까지, 어깨에서 마룻바닥까지, 무릎에서 겨드랑이까지 그리고 머리 둘레를 쟀다. 그는 길이를 재면서 이렇게 말했다. "얼리밴더 지팡이 중심에 모두 강력한 마법의 물질이 들어 있네, 포터 군. 우리 지팡이엔 유니콘 털과, 불사조 꼬리 깃털이 사용되고, 용의 심장이 담겨 있다네. 올리밴더 요술지팡이는 똑같은 게 하나도 없네. 유니콘이나, 용이나, 불사조 같은 것이 서로 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지. 그리고 우리 지팡이는 다른 마법사가 만든 지팡이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지."해리는 불현듯 줄자가 자기 혼자서 움직이며 자신의 콧구멍 사이를 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리밴더 씨는 선반 주위를 날아다니며 상자들을 꺼내고 있었다. "그만하면 됐다." 그가 이렇게 말하자, 줄자가 마룻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러면, 포터 군. 이걸 한 번 써 보지. 너도밤나무와 용의 심장이야. 23센티미터고. 멋지고 유연하지. 그냥 한번 손에 쥐고서 휘둘러 보게."그러나 해리가 그 지팡이를 가져가 (멍청한 기분을 느끼며) 약간 휘둘러 보려고 하자마나 올리밴더 씨가 그걸 손에서 홱 채갔다. "단풍나무와 불사조 깃털. 18센티미터. 탄력이 아주 좋지. 자 해 보게......"해리는 휘둘러 보려고 했지만, 지팡이를 거의 들어올리지도 못하자 올리밴더 씨가 얼른 가져갔다. "아니, 아니. 여기 흑단(黑檀)과 유니콘 털에 20센티미터, 잘 휘지. 자, 한 번 해봐."해리는 몇 번이고 계속 시도했다. 해리는 도대체 올리밴더 씨가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건지 전혀 몰랐다. 한 번씩 휘둘러 본 지팡이들이 그 약해빠진 의자 위에 점점 더 높이 쌓이고 있었지만, 올리밴더 씨는 선반에서 새로운 지팡이를 더 많이 꺼내 올수록 점점 더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까다로운 손님이야, 인 그런가? 하짐잔 걱정 말레, 여기 어딘가에서 꼭 들어맞는 걸 찾게 될 테니까. 혹시 그러면 말야. 그렇지, 좀 별난 걸 찾아봐는 게 어떨까? 서양호랑가시나무와 불사조 깃털에 28센티미터, 그리고 나긋나긋하고 유연한 것으로 말야."해리는 그 지팡이를 잡았다. 그는 손가락에서 갑자기 온기를 느꼈다. 그가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가 먼지투성이의 공기를 가르며 휙 휘두르자, 지팡이 끝에서 마치 불꽃놀이처럼 빨갛고 노란 불꽃이 튀며, 반짝이는 작은 점들이 춤추듯 벽 위에 흩뿌려졌다. 해그리드는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고 올리밴더는 큰 소리로 외쳤다. "브라보! 그렇지, 좋았어. 그런데 말야. 정말로 이상하군...... 정말로 이상해......""죄송해요." 해리가 말했다.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죠?"올리밴더 씨는 창백한 눈길로 해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난 내가 만든 지팡이들은 모두 기억하네, 포터 군. 하나 하나 다. 자네 지팡이처럼 불사조의 깃털이 있는 지팡이가 꼭 하나 더 있었다네. 이 지팡이가 자네한테 가게 된다는 게 정말로 이상해. 왜냐하면 그 형제 지팡이가 바로 자네에게 그 흉터를 냈거든."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34센티미터. 주목.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로 이상해. 기억하나, 지팡이가 마법사를 선택한다는 걸 말야...... 내가 볼 때 우린 자네에게서 굉장한 일을 기대해야 할 것 같네, 포터 군...... 무엇보다도, 이름을 불러서는 안될 그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한 일을 했네, 끔찍한 일이었지, 그래, 하지만 굉장했어."해리는 몸이 오싹했다. 그는 올리밴더 씨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해리는 그 지팡이 값으로 황금 갈레온 일곱 개를 냈고, 올리밴더 씨는 그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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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해그위드가 다시 벽을 뚫고, 다이애건 앨리의 텅빈 리키 골드런으로 향했을 때 하늘에는 늦은오후의 태양이 낮게 걸려 있었다. 해리는 길을 걸어 내려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하철에 온갖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짐 꾸러미들을 들고 탄 그들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지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해리의 무릎에 놓인 새장에서는 새하얀 부엉이가 잠을 자고 있었다. 또 한 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패딩턴 역으로 나왔다. 해리는 해그리드가 어깨를 탁 쳤을 때에야 비로소 여기가 어딘지 알았다. "기차가 떠나기 전에 뭐 좀 먹을 시간이 있겠군."해그리드가 말했다. 해그리드는 해리를 햄버거 가게로 데려가 플라스틱 의자에 앉혔다. 해리는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웬일인지 모든 게 너무 이상하게 보였다. "괜찮니, 해리? 말이 없구나." 해그리드가 물었다 .해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멋진 생일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햄버거를 먹었다. "모두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해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리키 콜드런에 있는 사람들과, 퀴렐 교수님과, 올리밴더 씨 모두...... 하지만 난 마법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나한테서 굉장한 일을 긷대할 수 있는 거죠? 난 유명한데 내가 무엇 때문에 유명한지도 기억하지 못해요. 볼드......, 죄송해요, 제 말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 날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 몰라요."해그리드가 탁자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는 제멋대로 난 수엽과 눈썹 너머로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걱정 마, 해리. 넌 금방 배우게 될거야. 호그와트에서는 모두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너는 잘할 거야. 그저 침착하기만 하면 돼. 어렵다는 건 알아. 넌 선택받은 마법사야. 그렇게 되기란 힘들지. 하지만 넌 호그와트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게 될거야. 나도 그랬거든. 사실 지금도 그렇고 말야."해그리드는 해리가 더즐리 가족에게로 돌아갈 기차를 타는 걸 도와준 뒤, 그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주었다.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표야." 그가 말했다. "9월 1일, 킹스 크로스 역이야. 모든 건 표에 다 써 있어. 더즐리네 가족과 무엇이든 문제가 생기면, 부엉이로 내게 편지를 보내. 부엉이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을 테니...... 그럼 또 보자, 해리."기차가 역을 빠져나갔다. 해리는 해그리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를 지켜보고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창문에다 코를 바짝 갖다 댔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해그리드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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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장 9와 4분의 3번 승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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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더즐리 가족과 보낸 마지막 한 달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 사실, 두들리는 이제 해리를 어찌나 무서워했던지 한방에 있으려 하지도 않았고, 페투니아 이모와 버논 이모부는 해리를 벽장 속에 가두지도, 억지로 어떤 일을 시키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들은 해리에게 말도 걸지 않았다. 반쯤은 무섭기도 하고, 반쯤은 화가 나기도 했으므로, 그들은 마치 해리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많은 면에서는 차라리 이렇게 된 게 좋기도 했지만, 조금 지나자 분위기가 약간 침울해 졌다. 해리는 자기 방에서 갓 사온 부엉이와 함께 지냈다. 그는 부엉이를 《마법의 역사》에서 발견한 헤드위그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교과서들은 아주 재미있었다. 해리는 침대에 누워 밤늦게까지 책을 읽었고, 헤드위그는 열린 창문으로 휙 날아갔다 휙 날아오곤 했다. 페투니아 이모가 더 이상 청소를 하러 들어오지 않는 게 천만대행이었다. 왜냐하면 헤드위그가 계속해서 죽은 쥐들을 물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밤마자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해리는 벽에다 붙여 놓은 달력에 체크를 했다. 9월 1일까지 카운트다운하고 있는 것이다. 8월의 마지막 날이 되자, 해리는 이모와 이모부에게 다음날 킹스 크로스 역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그들이 텔레비전 퀴즈 쇼를 보고 있는 거실로 내려갔다. 그가 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자, 두들리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저, 버논 이모부?" 버논 이모부가 해리의 말을 듣고 있다는 걸 보이려고 툴툴거렸다. "저기, 내일 킹스 크로스에 가야 해요, 호그와트에 가려구요."버논 이모부가 다시 툴툴거렸다. "태워다 주실 수 있으세요?" 툴툴. 해리는 그걸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고맙습니다." 그가 막 이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을 때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기차라니, 마법학교에 가는 것치고는 좀 우스꽝스런 방법이구나. 마법의 카펫에 구멍이라도 났나 보지?"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그 학교는 어디에 있는 거냐?" "저도 몰라요." 해리는 처음으로 이 사실을 깨달았으며, 주머니에서 해그리드가 준 기차표를 꺼냈다. "그냥 11시에 9와 4분의 3번 승강장에서 기차를 타기만 하면 된대요." 해리는 승차권을 읽어 드렸다. 이모와 이모부가 눈이 둥그레졌다. "몇 번 승강장이라구?" "9와 4분의 3번 승강장이오." "허튼 소리 좀 작작해라."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9와 4분의 3번이라는 승강장은 없어.""제 표에는 있어요." "헛소리 마라."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그건 놈들의 미친 소리라니까. 두고 봐라. 곧 알게 될테니. 좋아, 킹스 크로스에 데려다 주지. 어쨌든 우린 내일 런던에 가야 하니까, 어려울 건 없다.""런던에 왜 가시는데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애쓰며 해리가 물었다. "두들리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그런다." 버논 이모부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스멜팅 학교에 가기 전에 엉덩이의 저 빨간 부분을 없애야 하니까 말이야." 다음날 아침 해리는 5시에 깼다. 너무 흥분하고 긴장한 탓인지 잠이 별로 오지 않았다. 그는 마법사 망토를 입고 역까지 가고 싶지 않았으므로 일어나서 청바지를 입었다. 옷은 기차에서 갈아입으면 될 것이다. 그는 필요한 모든 게 다 있는지 확인하려고 다시 한 번 호그와트의 목록을 살핀 뒤, 헤드위그가 새장 속에 안전하게 있는지 보고는 방안을 왔다갔다 하며, 더즐리 가족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두 시간 뒤, 해리의 커다랗고 묵직한 가방은 더즐리네 차에 실려졌고, 페투니아 이모는 두들리에게 해리 옆에 앉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출발했다. 그들은 10시 반에 킹스 크로스에 도착했다.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가방을 손수레 위에 쾅 내려놓은 뒤 직접 밀면서 역으로 들어갔다. 해리가 이건 이상할 정도로 친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버논 이모부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플랫폼을 바라보며 심술궂게 씩 웃었다. "자, 저것 봐라. 9번 승강장, 10번 승강장이지. 네 승강장은 중간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구나.?"물론 그의 말은 옳았다. 한 승강장에는 커다랗게 9라는 숫자가 있었고, 그 옆 승강장에는 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었지만, 그 중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새 학기 잘 보내라." 버논 이모부는 훨씬 더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고는 두말없이 가 버렸다. 해리는 돌아서서 더즐리 가족이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 셋은 모두 웃고 있었다. 해리는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헤드위그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를 수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했다. 해리는 지나가는 역무원 한 명을 불러 세웠지만,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소리는 감히 꺼내지도 못했다. 그 역무원을 호그와트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었고, 해리가 그것이 어느 지역에 있는지도 말하지 못하자, 그는 해리가 일부러 모르는 척한다고 생각했는지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해리는 절망적인 기분으로 11시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그 역무원은 그런 기차는 없다고 대답하고는 투덜거리며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도착을 알려주는 전광판 위의 대형 시계에 따르면 호그와트행 기차에 탈 시간은 이제 10분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해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거의 들 수도 없는 커다란 가방을 갖고, 주머니엔 마법사들의 돈을 하나 가득 넣은 채, 커다란 부엉이와 함께 역 한가운데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해그리드가 왼쪽에서 세 번째 있는 벽돌을 두드려 다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것 같은, 뭔가 해야만 할 일을 그에게 일러주는 걸 잊어버린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요술지팡이를 꺼내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를 두드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머글들로 가득하겠찌, 물론......" 해리는 홱 돌아섰다. 그 사람은 똥똥한 여자였는데, 머리카락이 하나같이 새빨간 네 명의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 애들은 모두 해리처럼, 커다란 가방을 앞으로 밀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또 부엉이도 한 마리 갖고 있었다. 해리는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안고, 손수레를 밀며 그들을 쫓아갔다. 그는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바짝 따라가며 그들이 멈추면 따라서 멈췄다. "그런데 몇 번 승강장이었지?" 아이들의 엄마가 물었다. "9와 4분의 3번 승강장." 역시 머리카락이 새빨간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난 가면 안......""넌 아직 어리단다, 지니. 그러니 이제 좀 조용히 하렴. 자, 퍼시, 너 먼저 가거라."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가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혹시 보지 못할까 봐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지켜보았지만, 그 아이가 두 승강장을 나누는 개찰구에 도달하는 순간, 많은 여행객 인파가 앞으로 떼지어 몰려들었고 마지막 배낭이 지나갔을 즈음엔, 그 아인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프레드, 다음은 너다." 그 똥똥한 여자가 말했다. "전 프레드가 아니에요, 조지라구요." 그 소년이 말했다. "정말로 우리 엄마 맞아요? 제가 조지라는 걸 구별하지 못하세요?""미안하다, 조지." "장난이었어요, 전 프레드예요." 그 아이가 걸어가며 말했다. 그 아이의 쌍둥이 동생이 그에게 서두르라고 소리쳐 말했는데, 정말로 서둘렀는지, 잠시 뒤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도대체 그 아인 어떻게 한 걸까?이제 세 번째 아이가 개찰구 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다 갔을 때, 갑자기 그가 없어졌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실례합니다." 해리가 그 똥똥한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얘야." 그녀가 말했다. "호그와트에 처음이니? 론도 신입생이란다."그녀는 손가락으로 마지막 남은 막내둥이 아들을 가리켰다. 그 애는 키가 호리호리하게 크고 말랐으며, 주근깨투성이에 손과 발이 크고, 코가 길쭉하게 생긴 아이였다. "네." 해리가 대답했다. "그것 말이에요...... 그거요, 전 어떻게 하는지 모르거든요.""승강장에 어떻게 오르는지 말이니?" 그녀가 친절하게 말하자,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라." 그녀가 말했다. "그저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에 있는 개찰구로 곧장 걸어가기만 하면 된단다. 부딪힐까 봐 멈추거나 겁먹지 않는 것, 그게 아주 중요하지. 떨리면 조금 뛰어가는 게 좋을 거야. 자, 어서 너 먼저 가거라.""저...... 알겠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는 손수레를 밀며 개찰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건 아주 딱딱해 보였다. 해리는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를 9번과 10번 승강장 쪽으로 밀쳤으므로 더 빨리 걸었다. 개찰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 손수레는 통제가 되지 않았다. 30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때 그는 부딪힐 준비를 하고 눈을 감았다...... 충돌은 없었다...... 계속 달렸다...... 해리는 눈을 떴다. 사람들이 꽉 찬 승강장 옆에 있는 진홍색 증기기관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의 표지판에는 '호그와트 급행열차, 11시'라고 쓰여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개찰구가 있었던 곳에, '9와 4분의 3번 승강장'이라고 적힌 철제 아치 통로가 보였다. 해리는 해낸 것이다. 엔진에서 나온 연기가 수다를 떨고 있는 사람들 머리 위로 떠가는 동안, 각종 색깔의 고양이가 사람들 다리 사이로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부엉이들은 왁자지껄한 사람들 소리와 무거운 가방이 긁히는 소리가 불만스럽다는 듯 부엉부엉 울어댔다. 첫 몇 칸은 벌써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어떤 아이들은 창가에 붙어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고, 어떤 아이들은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었다. 해리는 빈 자리를 찾기 위해 손수레를 밀면서 승강장 아래로 내려갔다. 얼굴이 둥근 아이 옆을 지나쳤을 때, 그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 두꺼미를 또 잃어버렸어요.""어떻하니, 네빌." 할머니의 한숨짓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를 새끼줄 모양으로 여러 가닥 땋아 내린 어떤 남자아이 주변에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몰려 있었다. "우리도 한번 보자, 리, 자 어서." 그 아이가 들고 있던 상자의 뚜껑을 들추자, 그 안에 있는 뭔가가 털이 많은 기다란 다리를 쑥 내밀었다.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해리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가 기차 끝에 다 가서야 간신히 빈 칸막이 객실 하나를 찾았다. 그는 먼저 헤드위그를 안에 넣은 뒤 밀치고 나가 기차 문 쪽으로 가방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가방을 기차 계단 위로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한 계단도 올릴 수가 없었고 발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만 발을 두 번이나 찧고 말았다. "도와줄까?" 그건 바로 개찰구에서 따라왔던 그 빨간 머리의 쌍둥이 중 하나였다. "응, 그래 줘."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프레드! 이리 와서 좀 도와줘!" 쌍둥이의 도움으로, 해리의 가방은 마침내 객실 한쪽에 밀어 넣어졌다. "고마워." 해리가 눈을 덮고 있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그건 뭐니?" 쌍둥이 중 한 명이 갑자기 해리의 번개 모양의 흉터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니, 이럴 수가." 다른 쌍둥이가 말했다. "너......?""맞아, 잰......" 첫 번째 쌍둥이가 말했다. "맞지?" 그가 해리에게 물었다. "뭐가?" 해리가 물었다. "해리 포터." 쌍둥이들이 동시에 소리쳤다. "아아." 해리가 말했다. "음. 그래. 난 해리 포터야." 두 소년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으므로, 해리는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그때, 다행히도 기차의 열린 문으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레드? 조지? 너희들 거기 있니?" "가요, 엄마." 쌍둥이들은 해리를 다시 한 번 더 본 뒤, 기차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해리는 승강장에 있는 빨간 머리 가족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창가에 반쯤 숨어 앉았다. 그 애들의 엄마가 손수건을 꺼냈다. "론, 코에 뭐가 묻었구나." 막내둥이 남자아이는 달아나려고 얼른 몸을 뺐지만, 애들 엄마는 그 애를 붙잡아 코끝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엄마, 싫어요." 그가 요리조리 피하며 말했다. "론의 코에 뭐가 묻었다구?" 쌍둥이 중 하나가 물었다. "조용히 해." 론이 말했다. "퍼시는 어디 있지?" 그 애들의 엄마가 물었다. "오고 있어요." 나이가 가장 많은 소년이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그는 벌써 까만 호그와트 망토로 갈아입고 있었고, 그의 가슴에 달린 반짝이는 은빛 배지에 P라고 써 있는 걸 보았다. "시간이 없어요,엄마." 그가 말했다. "전 저 앞에 있어요, 반장들이 객실 두 개를 차지했거든요......""어, 퍼시 형이 반장이란 말야?" 쌍둥이 중 하나가 아주 놀랐다는 듯이 물었다. "그럼 말을 했어야지, 우린 전혀 몰랐잖아.""잠깐, 난 형이 말했던 것 같은데." 다른 쌍둥이가 말했다. "한 번......" "아니 두 번......" "일 분에 한두 번......" "여름 내내......" "야, 시끄러워." 반장이 퍼시가 말했다. "그런데 퍼시 형은 어떻게 새 망토를 입었지?" 쌍둥이 하나가 말했다. "반장이니까 그렇지." 그 애들의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다. "자 그럼, 애들아, 학기 잘 보내라. 도착하면 부엉이를 보내렴."퍼시는 엄마가 볼에 입을 맞추자마자 가 버렸다. 그 뒤 그녀는 쌍둥이 쪽으로 돌아섰다. "자, 너희들 둘, 금년엔 얌전하게 굴어라. 만약 부엉이가 한 번만 더 와서 네가...... 네가 화장실을 폭파시켜 버렸다거나 뭐 그런 말을 했다간......""화장실을 폭파시켰다구요? 우린 그런 일을 한 적 없어요.""하지만 멋진 아이디어네요, 고마워요, 엄마." "웃을 게 아냐. 그리고 론을 잘 돌보거라." "걱정하지 마세요. 론은 저희와 함께 있으면 안전하니까요.""조용히 해." 론이 다시 말했다. 그 애는 키가 벌써 쌍둥이만 했지만 엄마가 문질렀던 코는 아직도 빨갰다. "엄마, 알아맞혀 보세요. 우리가 기차에서 누굴 만났는지 아세요?"해리는 그들이 볼 수 없도록 얼른 뒤로 물러나 앉았다. "기차역에서 우리 옆에 있던 까만 머리 아이 아시죠? 그 애가 누군지 아세요?""누군데?" "해리 포터!" 해리의 귀에 그 작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기차에 가서 봐도 되요? 엄마 제발......." "벌써 봤잖니, 지니, 그리고 그 가엾은 아이는 네가 동물원에서 열심히 구경하는 그런 동물이 아니란다. 그런데 정말이니, 프레드? 어떻게 알았니?""그 아이에게 물어봤죠. 그 아이의 흉터를 봤거든요. 정말로 거기에 있더라구요. 번개 모양으로.""가엾게끔. 그 애가 혼자 있었던 것도 당연하지. 승강장으로 가는 방법을 묻는 걔의 모습은 정말 품위가 있어 보였어.""그건 그렇구, 그 애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까요?"애들 엄마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 애에게 물어선 안 된다, 프레드. 절대로 안 돼. 그 애가 입학 첫날에 그것을 꼭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알겠어요, 화내지 마세요." 호루라기 소리가 났다. "서둘러라!" 애들 엄마가 말하자 세 소년이 기차 위로 올라갔다. 그들이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엄마에게 작별 키스를 하자, 여동생인 지니가 울기 시작했다. "울지 마, 지니. 부엉이들을 많이 보낼게." "우리가 호그와트 화장실 변기를 보내 줄게." "조지!" "농담이에요, 엄마."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 아이들의 엄마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 여동생은 반은 웃고 반은 울면서, 기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따라오다가, 뒤로 물러나 손을 흔들었다. 해리는 기차가 모퉁이를 돌아 그 여자아이와 애들 엄마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지켜보았다. 창문 밖으로 날아가는 듯이 집들이 휙휙 지나갔다. 해리는 행복해서 날아갈 것 같았다. 앞일이 어떻게 될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여태까지 살아왔던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객실 문이 스르르 열리며 막내둥이 빨간 머리가 들어왔따. "여기 앉을 사람 있니?" 그가 해리의 반대편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다른 곳은 다 찼거든."해리가 고개를 가로젖자 그 아이가 와서 앉았다. 그는 해리를 흘끗 쳐다보고는 보지 않은 척하며 얼른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 애는 코에 여전히 까만 얼룩을 묻히고 있었다. "야, 론." 쌍둥이들이 돌아왔다. "잘 들어. 우린 기차 한가운데로 갈 거야. 리 조던이 타란툴라 거미를 갖고 있거든.""알겠어." 론이 웅얼웅얼 말했다. "해리." 쌍둥이 중 하나가 말했다. "우릴 소개할게. 우린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야. 그리고 이 애는 우리 동생, 론이구. 그럼 나중에 보자.""잘 가." 해리와 론이 대답했다. 쌍둥이 형제는 객실 문을 닫고 가 버렸다. "네가 정말로 해리 포터니?" 론이 불쑥 물었다.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난 프레드와 조지 형이 또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면 너 정말로 있니......? 그거 있잖아......"론이 해리의 이마를 가리켰다. 해리는 그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보여주려고 앞머리를 뒤로 제꼈다. 론이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그게 바로 그 사람이......?" "맞아."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난 기억나지 않아." "전혀?" 론이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글쎄. 초록 불빛이 많았던 건 기억나는데, 그것말고는 전혀 기억이 안나.""와." 그는 잠시 해리를 빤히 바라보며 앉아 있더니, 그에게 한 자신의 행동이 겸연쩍은 듯, 얼른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네 가족들은 모두 마법사니?" 해리는 론 만큼이나 이 만남을 흥미로워하고 있었다. "응, 그래. 그런 것 같아." 론이 말했다. "엄마에겐 회계사인 사촌이 하나 있긴 한데. 우린 그분에 대해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그럼 넌 이미 마법을 많이 알고 있겠네." 위즐리 가족은 확실히 다이애건 앨리에서 만난 그 창백한 얼굴의 아이가 말했던 정통 있는 마법사 가족들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난 네가 머글과 함께 살았다고 들었어." 론이 말했다. "머글은 어떤 사람들이니?""끔찍해. 물론, 다 그렇진 않지만, 우리 이모와 이모부와 사촌은 그래. 내게도 마법사 형제가 세 명쯤 있었으면 좋겠어.""다섯이야." 론이 말했다. 무슨 이유인지, 그는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형제 중에서 호그와트에 가는 건 내가 여섯 번째야. 그래서 주위의 기대가 정말 대단해. 빌 형과 찰리 형은 벌써 졸업했어. 빌 형은 수석 학생이었고 찰리 형은 퀴디치 주장이었어. 그리고 이제 퍼시 형은 반장이야. 프레드와 조지 형은 아주 장난꾸러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성적은 정말 좋고 아이들은 모두 그 쌍둥이 형들이 정말로 재미있다고 생각해. 사람들은 나도 형들만큼 잘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내가 잘한다 해도 별로 대단한 일은 못될 거야. 왜냐하면 형들이 다들 그렇게 했으니까. 만일 너한테도 형이 다섯이나 있다면 너 역시 절대로 새 걸 가질 수 없을 거야. 난 빌 형의 망토와, 찰리 형의 낡은 지팡이와, 퍼시 형의 늙은 쥐까지 모두 헌 것 뿐이야."론은 재킷 속으로 손을 넣어 잠자고 있는 살찐 잿빛 쥐 한 마리를 꺼냈다. "이 쥐의 이름은 스캐버스인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잠에서 거의 깬 적이 없거든. 퍼시 형은 반장이 되었다고 아빠에게서 부엉이를 선물로 받았지만, 우리 부모님은 돈이 없어. 그래서 난 대신 스캐버스를 갖게 된 거지."론의 귓볼이 새빨개졌다. 그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해리는 부엉이를 살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게 조금도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 역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돈이란 걸 가져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는 론에게, 두들리의 낡은 옷을 입어야 했고 제대로 된 생일 선물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었던 생활에 대해 모두 털어놓았다. 론은 이 말을 듣고 나서야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았다. "...... 그리고 해그리드가 말해 줄 때까지, 난 마법사가 된다거나 부모에 대해서나 볼드모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어......"론은 놀란 나머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왜 그러니?" 해리가 물었다. "네가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하다니!" 론은 충격과 동시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난 어느 누구보다도 네가 그 사람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내가 그 이름을 말한 건 용감해 보이려고 하거나 뭐 그래서가 아냐." 해리가 말했다. "난 그저 그래선 안된다는 걸 전혀 몰랐을 뿐이라구.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난 배워야 할 게 많아...... 정말이야." 그는 최근에 많이 걱정해 왔던 것에 관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틀림없이 난 학급에서 꼴찌할거야.""그렇지 않을 거야. 머글 갖고 출신들도 많은데 걔네도 아주 빨리 배운대."그들이 말하고 있는 동안, 기차는 런던 교외로 빠져나갔다. 이제 기차는 소와 양 떼가 가득한 벌판을 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들판과 좁다란 길이 휙휙 지나가는 걸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12시 반쯤 바깥 통로에서 달가닥달가닥 하는 소리가 나더니 보조개가 옴폭 들어간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객실 문을 열고 물었다. "뭐 좀 먹을래, 얘들아?"해리는 아침을 먹지 않았으므로 벌떡 일어났지만, 론은 귓볼이 새빨개져서는 샌드위치를 가져왔다고 중얼거렸다. 해리는 통로로 나갔다.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살 때는 사탕을 사 먹을 돈도 가져 본 적이 없었지만, 이제 그의 주머니는 초콜릿 바를 얼마든지 살 수 있는 - 그러나 그 여자는 초콜릿 바는 갖고 있지 않았다 - 금화와 은화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강낭콩 모양으로 생긴 온갖 맛이 나는 젤리와, 풍선껌과,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과, 호박 파이와, 큰 냄비 모양의 케이크와, 감초로 만든 요술지팡이와, 해리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많은 다른 이상한 것들을 갖고 있었다. 해리는 한 가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모든 걸 조금씩 사고 그 여자에게 은화 11시클과 동화 7넛을 냈다. 해리가 산 것을 모두 객실 안으로 갖고 들어와 빈자리에 쏟아 붓자 론이 빤히 바라보았다. "배고픈가 보구나, 그렇지?" "죽을 지경이야." 해리가 호박 파이를 크게 한 입 베어 먹으며 대답했다. 론은 둥그런 꾸러미를 꺼내 펼쳤다. 그 안에는 샌드위치가 네 개 들어 있었다. 그는 그 중 하나를 떼어 내며 말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쇠고기 소금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늘 잊어버리신단 말야.""이거 하나와 바꾸나." 해리가 파이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어서......""넌 이걸 좋아하지 않을 거야. 다 말라 비틀어졌거든." 론이 말했다. "우리 엄마는 시간이 없으셔." 그가 얼른 덧붙였다. "알다시피, 우리 다섯 형제 때문에 말야.""자 어서, 파이 하나 먹어." 해리가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누구와 뭘 나눠 먹은 적이 없었다. 아니, 실은, 나눠 먹을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론과 함께 거기에 앉아, 파이와 케이크와 사탕을 먹는 기분은 정말 괜찮았다(샌드위치는 까맣게 잊어 버렸다). "이것들은 뭐지?" 해리가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상자를 들고서 론에게 물었다. "진짜 개구리는 아니겠지?" 그는 이제 무엇을 봐도 놀랄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론이 말했다. "하지만 카드는 뭔지 봐. 난 아그리파였으면 좋겠어.""뭐라구?" "아참, 넌 모르겠구나. 초콜릿을 사면, 그 안에 카드가 들어있어. 있잖아, 유명한 마녀나 마법사들의 사진을 모으는 것 말야. 난 500장 정도 모았는데, 아그리파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아직 하나도 없거든."해리는 개구리 초콜릿 하나를 뜯어 카드를 집어들었다. 그 카드엔 어떤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그는 반달 모양의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길고 구부러진 코에, 멋지게 드리워진 은빛 머리카락과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 사진 밑에는 '알버스 덤블도어'라고 씌여 있었다. "이 사람이 덤블도어구나!" 해리가 소리쳤다. "설마 덤블도어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 론이 말했다. "나 개구리 초콜릿 하나 먹어도 되니? 아그리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고마워......"해리는 카드를 뒤집어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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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 덤불도어 / 현 호그와트 교장 수 많은 사람들에게서 현대의 최고 마법사로 인정받는 덤블도어는, 특히 1945년에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를 물리친 것과, 용의 피를 사용하는 방법 12가지를 발견한 것, 그리고 그의 파트너 니콜라스 플라멜과 함께 연금술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덤블도어 교수는 실내악과 텐핀 볼링을 즐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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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카드를 뒤집어 보자 놀랍게도 덤블도어의 얼굴이 사라지고 없었다. "얼굴이 없어졌어!" "원래 그런 거야." 론이 말했다. "다시 올 거야. 아니, 이거 또 마녀 모르가나잖아. 여섯 장이나 있는데...... 너 가질래? 너도 모아 봐."론의 눈이 아직 남아 있는 개구리 초콜릿 더미 쪽으로 돌아갔다. "먹어." 해리가 말했다. "머글 세계에서는 사진 속의 사람이 없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어.""그래? 뭐냐, 그럼 사진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단 말야?" 론은 놀란 것 같았다. "신기하군!"해리가 뚫어지게 바라보자 덤블도어가 다시 카드 사진으로 스르르 들어와 그에게 미소를 살짝 지어 보였다. 론은 유명한 마녀나 마법사들의 카드를 보는 것보다 개구리 초콜릿을 먹는데 더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해리는 카드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곧 덤블도어와 모르가나뿐만 아니라, 우드크로프트의 헨지스트와, 알베릭 그루니온, 키르케, 파라셀수스, 멀린도 나왔다. 마침내 코를 긁적이고 있는 마법사 클리오드나에게서 눈을 떼고, 갖가지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 봉지를 뜯었다. "그런 건 조심해야 해." 론이 해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건 온갖 맛이 나는 젤리인데, 그야말로 별의별 맛이 다 있거든. 운이 좋으면 초콜릿이나 페퍼민트나 마멀레이드 같은 맛이 나는 것을 먹을 수도 있지만, 재수 없으면 시금치나 간이나 내장 맛이 나는 걸 먹게 될 수도 있어. 조지 형은 한번은 아주 이상한 맛이 나는 걸 ㅁ거었엇지."론은 초록색 젤리를 하나 집어들고, 유심히 살핀 뒤, 한쪽 귀퉁이를 조금 베어 먹었다. "으으으...... 봤지? 양배추 맛이야." 그들은 강낭콩 젤리를 먹으며 즐겁게 보냈다. 해리는 구운 빵, 코코넛, 구운 콩, 딸기, 풀, 커피, 정어리 맛이 나는 젤리를 먹었고, 심지어는 론이 손도 대지 않는 이상한 회색 젤리를 조금 뜯어 먹기까지 하는 용기를 보였지만, 그건 알고 보니 후추 맛이었다. 이제 창문으로 지나가는 시골 풍경은 점점 더 황량해지고 있었다. 산뜻한 들판은 사라지고 없었다. 숲과 구불구불한 강줄기와 암록색의 언덕이 보였다. 그때 객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나더니, 해리가 9와 4분의 3번 승강장에서 지나쳤던, 동그란 얼굴의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그는 잔뜩 울상을 짓고 있었다. "미안해." 그가 말했다. "그런데 너희들 두꺼비 한 마리 못봤니?"그들이 고개를 가로젓자 그 애가 울면서 말했다. "잃어버렸어! 그 녀석은 자꾸만 달아나려고 해!""나타나겠지." 해리가 말했다. "그러겠지." 그 아이가 불쌍하게 말했다. "그래도, 혹시 두꺼비를 보면......"그 애는 그러게 말하고는 가 버렸다. "쟤는 왜 그까짓 두꺼비 한 마리 갖고 저렇게 걱정하는지 모르겠어." 론이 말했다. "만약 나한테 그런 두꺼비가 있다면 난 차라리 잃어버린 셈치고 찾아다니지 않을 거야. 나도 스캐버스를 가져왔으니, 할 말은 없지만 말야."쥐는 아직도 론의 무릎에서 졸고 있었다. "이 녓거은 언제나 이래. 늘 이렇게 잠만 자고 있꺼든." 론이 넌더리가 나서 말했다. "어제는 이 녀석을 더 재미있게 보이게 하려고 노란색으로 바꾸려고 했었어. 그런데 그 마법이 듣지를 않더라구. 보여줄게, 자......"론은 가방 속을 뒤적거리더니 아주 낡아 보이는 지팡이를 하나 꺼냈다. 그것은 여기저기가 조금 깨져 있었는데 끝에는 뭔가 하얀 게 반짝이고 있었다. "유니콘의 머리털이 조금 삐져 나온거야. 어쨌든......"그가 지팡이를 들어올렸을 때 객실 문이 다시 스르르 열렸다. 또 두꺼비를 잃어버린 그 아이였는데, 이번에는 어떤 여자아이와 함께였다. 여자아이는 벌써 새 호그와트 망토를 입고 있었다. "두꺼비 한 마리 본 사람 없니? 네빌이 잃어버렸거든."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 아이는 으스대는 목소리에, 숱이 많은 갈색 머리, 그리고 조금 큰 앞니를 갖고 있었다. "본 적이 없다고 아까 말했는데." 론이 대답했지만, 그 여자아이는 론의 말은 듣지도 않고 론의 손에 들리 지팡이를 보고 있었다. "어머, 너 마법 부리려고 하는 거니? 그럼 한번 해봐."그녀가 자리에 앉았다. 론은 깜짝 놀랐다. "어...... 좋아." 론은 목을 가다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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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및이여, 데이지여, 버터 멜로우여,이 멍청하고, 살찐 쥐를 노랗게 바꾸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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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이 지팡이를 휘둘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스캐버스는 그대로 잿빛인 데다 쿨쿨 잠만 자고 있었다. "그 주문(呪文)이 확실하니?" 여자아이가 물었다. "글쎄, 썩 훌륭하진 않은데, 안 그래? 나도 연습으로 간단한 주문 몇 개는 해봤는데 다 들었었거든. 우리 가족 중에는 아무도 마술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내가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를 받았을 때 정말 놀랐어. 물론 난 굉장히 기뻤지만 말야. 난 호그와트가 최고의 마법학교라고 들었거든. 난 교과서를 몽땅 외워 버렸어. 그거면 충분하길 바랄 뿐이야. 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야.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니?"그녀는 이 모든 말을 아주 빨리 했다. 론을 바라본 해리는 어리벙벙해진 그의 표정으로 보아 론 역시 교과서를 모두 외우지 않았다는 걸 알고 안도했다. "론 위즐리야." 론이 우물우물 말했다. "해리 포트야." 해리가 말했다. "정말이니?"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난 물론 너에 대해 모든 걸 알아. 난 예비 지식용으로 책을 몇 권 더 샀는데 《현대 마법의 역사》와 《어둠의 마법의 번영과 몰락》과 《20세기의 위대한 마법사 사건》이라는 책에 네가 나와 있었어.""내가?" 해리는 어리둥절해졌다. "이럴 수가. 넌 몰랐니? 내가 너였다면 찾을 수 있는 건 모두 찾아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너희들 혹시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게 될지 아니? 계속해서 물어보고 다녔는데, 난 그리핀도르에 들어갔으면 좋겠어. 지금까지는 거기가 가장 좋은 것 같더라. 덤블도어도 거기에 있었다고 들었어. 하지만 레번클로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 거야...... 그건 그렇고, 이젠 네빌의 두꺼비를 찾아 보는 게 좋겠다. 너희 둘도 옷을 갈아입는게 좋을 거야. 곧 도착할 테니까."그리고 그녀는 두꺼비를 잃어버린 그 아이를 데리고 가 버렸다.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든, 저 여자아이와 같은 기숙사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론이 말했다. 그는 지팡이를 다시 가방 속으로 던졌다. "빌어먹을 주문 같으니라구. 그건 조지 형이 가르쳐 준 건데, 형은 틀림없이 그게 엉터리라는 걸 알고 있었을거야.""네 형들은 어느 기숙사에 있니?" 해리가 물었다. "그리핀도르." 론이 다시 침울해지는 것 같았다. "엄마와 아빠도 거기 계셨었어. 내가 들어가지 못하면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하실까. 난 래번클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내가 슬리데린에 들어간다고 생각해봐.""그레 바로 볼...... 내 말은, 그 사람이 들어갔던 기숙사지?""그래." 론이 말했다. 그는 의기소침해진 표정으로 맥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야, 스캐버스의 수염 끝이 약간 더 밝아진 것 같아." 해리는 론이 기숙사 생각을 떨쳐 버리도록 애쓰면서 말을 걸었다. "그런데 네 형들은 졸업하고 지금은 뭐하니?"해리는 학교를 마치면 마법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찰리 형은 루마니아에서 용을 공부하고 있고, 빌 형은 아프리카에서 그린고트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어."론이 대답했다. "너 그린고트에 대해 들어봤니? 《예언자 일보》엔 어디나 나와 있지만, 네가 머글들과 함께 그곳에 갔을 것 같지는 않거든. 그런데 어떤 사람이 1급 금고를 털려고 했었대.""정말이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무 일도. 하지만 그 사건이 그렇게 대형 뉴스가 되었던 건 바로 그랬기 때문이야. 범인은 잡히지 않았어. 우리 아빠는 그리고트까지 손을 뻗은 건 틀림없이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짓을 거라고 하시지만, 그들이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거야. 그게 이상해.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면 모두들 그 사람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서 겁을 먹지."해리는 이 얘기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그 사람'이 언급될 때마다 무서운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이 모든게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걱정하지 않고 '볼드모트'라고 말할 때가 훨씬 더 편안했었다. "그런데 넌 어느 퀴디치 팀 팬이니?" 론이 물었다. "어...... 난 아는 팀이 없어." 해리가 솔직히 말했다. "뭐라구!" 론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면 알게 될거야. 그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야......"그리고는 그는 공 네 개와 선수 일곱 명의 위치에 대해 모두 설명하고는, 형들과 함께 가 봤던 유명한 경기들과 돈이 생기면 사고 싶은 빗자루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려는 순간, 객실 문이 다시 스르르 열렸다. 하지만 이번엔 두꺼비를 잃어버린 네빌도,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도 아니었다. 남자아이 세 명이 들어왔는데, 해리는 그 중간에 있는 아이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 아인 바로 말킨 부인의 옷가게에서 본 그 창백한 아이였다. 그 애는 다이애건 앨리에서보다 훨씬 더 흥미로워하는 표정으로 해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니?" 그가 물었다. "기차 안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해리 포터가 이 객실에 있다고 하던데. 그게 너니, 그래?""맞아." 해리가 대답했다. 해리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두 명 다 땅딸막하고 아주 심술궂게 생긴 아이들이었다. 그 애들은 꼭 보디가드처럼 창백한 아이 양쪽에 하나씩 서 있었다. "아참, 이쪽은 크레이브고 이쪽은 고일이야" 그 창백한 아이가 해리가 보고 있는 곳을 살피며 무심코 말했다. "그리고 내 이름은 말포이야, 그레이코 말포이."론은 웃음을 참고 있었던지, 약간 기침 소리를 냈다. "내 이름이 웃긴다 이거니? 네가 누군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겠구나. 위들리 가족은 모두 빨간 머리에 주근깨투성이에다, 형편에 맞지 않게 아이들을 턱없이 많이 낳았다고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거든."그는 다시 해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도 곧 어느 마법사 가족이 더 좋은지 알게 될거야, 포터. 나쁜 부류의 아이들과 사귀고 싶지는 않겠지. 난 널 도와줄 수 있어."그는 해리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해리는 그 손을 잡지 않았다. "어떤 아이가 나쁜 부류인지는 나 혼자서도 판단할 수 있어, 고마워." 해리가 차갑게 말했다. 드레이코 말포이의 창백한 양볼이 약간 붉어졌다. "내가 너라면 조심할 거야, 포터." 그가 천천히 말했다. "조금 더 공손하게 굴지 않는다면, 너도 네 부모와 똑같은 꼴이 되고 말거야. 네 부모도 자신들에게 무엇이 좋은지 몰랐어. 네가 위즐리 가족이나 저 헤그리드 같은 쓰레기들과 어울리면 가치가 떨어질거야."해리와 론 모두 벌떡 일어났다. "그 말 한번 더 해봐." 론이 얼굴이 머리카락만큼이나 빨개져서 말했다. "그래, 우리와 한 번 붙어보겠다, 이거니?" 말포이가 코웃음을 쳤다. "당장 여기서 나가지 않았다간......" 해리가 될 수 있는 대로 용감해 보이게 말했던 것은 크레이브와 고일의 몸집이 자기나 론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나가고 싶지 않은데, 안그러니 얘들아? 우린 가져온 음식을 다 먹었는데, 너희들은 아직도 조금 남은 것 같으니 말야."고일은 론 옆에 있는 개구리 초콜릿 쪽으로 손을 뻗었다. 론이 달려들려고 하는 찰나, 고일은 갑자기 죽는다고 소리를 질렀다. 어느새 스캐버스가 고일의 손가락 마디 깊숙이 날카로운 작은 이빨을 박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고일이 울부짖으며 스캐버스를 빙빙 돌리자 크레이브와 말포이는 꽁무니를 뺐고, 스캐버스가 마침내 떨어지면서 창문에 부딪히자, 세 명 모두 줄행랑을 쳤다. 그들은 그 과자 속에 쥐가 더 많이 숨어 있다고 생각했던 게 분명했다. 아니 어쩌면 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잠시 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얼굴을 내밀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그녀가 마룻바닥에 널브러진 과자들과 스캐버스의 꼬리를 잡고 있는 론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애들 깜짝 놀랐겠지?" 론이 해리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한 번 스캐버스를 자세히 들려다보았다. "이럴 수가, 믿을 수가 없어. 녀석이 다시 잠들어 버렸어."쥐는 정말 다시 잠이 들어 버렸다. "너 말포이 만난 적 있니?" 해리는 다이애건 앨리에서 그와 만났던 이야기를 했다. "그 애의 가족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 론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들은 그 사람이 사라진 뒤 가장 먼저 우리쪽으로 돌아온 사람들이었대. 그들이 악마의 마법에 걸려 있었다는 거야.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 말을 믿지 않아. 말포이 아버지 같은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둠의 세계로 갈 만한 사람이라는 거지." 론은 헤르미온느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 있니?""너희들 빨리 망토로 갈아입는 게 좋겠어. 내가 막 저 앞에서 차장에게 물어봤는데, 거의 다 왔대. 너희들 싸운 건 아니지? 그랬다간 그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을 받게 될거야!""스캐버스가 싸웠어. 우리는 아냐." 론이 그녀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옷 좀 갈아입게 나가 줄래?""좋아. 난 그저 밖에 있는 사람들이 통로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어린애들같이 굴길래 여기에 들어온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렇고, 네 코에 더러운 게 묻었다는 거 알고 있니?"론은 나가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해리는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진한 자주빛 하늘 하래에 산과 숲이 보였다. 기차가 확실히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와 론은 재킷을 벗고 길고 까만 망토를 입었다. 론의 망토는 그에게 약간 짧아서, 그 밑으로 운동화가 보였다. 그때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5분 뒤 호그와트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짐은 따로 학교에 보내질 테니 기차에 그대로 두십시오."긴장해서인지 해리는 갑자기 위가 비틀렸고, 론의 주근깨투성이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들은 남은 과자를 주머니 속에 쑤셔넣고 통로에 떼지어 모여 있는 사람들 속에 끼었다. 기차가 속도를 늦추더니 마침내 멈춰 섰다. 사람들이 서로 밀치며 문 쪽으로 나아가, 작고 어두운 승강장으로 나왔다. 해리는 차가운 밤 공기 때문에 몸을 떨었다. 잠시 후 등불 하나가 학생들의 머리 위로 깐딱깐딱 움직이며 왔고, 해리는 친근한 목소리를 들었다. "1학년들! 1학년들은 여기로! 저기 있군, 해리?" 털투성이인 커다란 해그리드의 얼굴이 수많은 머리들 위에서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자, 따라와. 1학년들 또 있니? 자, 발밑을 조심해! 1학년들은 날 따르도록!"그들은 미끄러지고 발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해그리드를 따라 가파르고 좁은 길로 내려갔다. 어느쪽을 보아도 매우 어두웠으므로 해리는 울창한 숲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두꺼비를 계속 잃어버리는 네빌만이 한두 번 콜글 훌쩍거렸을 뿐이다. "잠시 후면 호그와트를 처음으로 보게 될 거야." 해그리드가 어깨 너머로 크게 말했다. "이제 이쪽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돼."그러자 '우우!' 하는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좁다란 길이 끝나자 갑자기 엄청나게 큰 시커먼 호수가 나왔다. 맞은편의 높은 산꼭대기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작은 성채들이 모인 거대한 성이 우뚝 솟아 있었다. "한 배에 네 명씩." 해그리드가 호숫가에 있는 작은 배들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이 배에 타자 네빌과 헤르미온느가 따라왔다. "다 탔니?" 해그리드 자신은 배에 혼자 올라타며 소리쳤다. "자 그럼, 앞으로!"그리고는 작은 배들이 동시에 잔디처럼 부드러운 호수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모두 머리 위에 있는 그 거대한 성만 뚫어지게 올려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성이 서 있는 절벽에 점점 더 가까워지자 절벽이 머리에 닿을 것 같았다. "머리 숙여!" 첫 번째 배가 절벽에 다다랐을 때 해그리드가 소리쳤다. 그들은 모두 머리를 푹 숙였고 그 작은 배들은 절벽 면에 붙어서 넓은 통로를 가리고 있는 담쟁이덩굴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성 바로 밑으로 나 있는 것 같은 어두운 터널을 따라가자, 지한 선착장 같은 곳에 도달했다. 그들은 바위와 자갈들 위로 기어 올라갔다. "거기 너! 이게 네 두꺼비니?" 아이들에 배에서 다 기어 나오자, 배를 살피던 해그리드가 소리르 질렀다. "트래버!" 네빌이 너무 기뻐서 양손을 뻗으며 외쳤다. 그리곤 그들은 해그리드의 등불을 따라 바위 사이의 통로로 기어 올라가 마침내 성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부드럽고 축축한 잔디 위로 나왔다. 그들은 빨리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 거대한 오크 문 주위에 모였다. "모두 다 왔나? 거기 너, 두꺼비 아직 갖고 있지?" 해그리드가 거대한 주먹으로 성문을 쾅쾅쾅 세 번 두드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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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마법의 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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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이 금방 홱 열리더니 에메랄드빛 초록색 망토를 입은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새카만 마녀가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어찌나 엄격해 보였던지 해리는 그녀가 전혀 웃을 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입니다. 맥고나걸 교수님." 해그리드가 보고했다. "고마워요, 해그리드. 여기서부터는 내가 데려갈게요."그녀는 문을 당겨서 활짝 열었다. 현관 안의 홀이 어찌나 큰지 더즐리네 집이 통째로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았다. 돌 벽은 그린고트에 있는 것과 같은 활활 타오르는 등불로 밝혀져 있었고, 천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으며, 앞에 있는 장대한 대리석 계단은 위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들은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돌이 깔린 바닥을 지나갔다. 해리는 오른쪽 현관에서 수백 명이 웅성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학년들도 도착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는 홀을 지나 1학년들을 자그마한 방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서로 밀면서 안으로 들어가 다닥다닥 붙어 서서, 맥고나걸 교수를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인사를 했다. "학기 시작을 축하하는 연회가 곧 시작되겠지만, 연회장에 자리를 잡기 전에, 기숙사 배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기숙사 배정은 매우 중요한 의식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이곳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은, 같은 기숙사 동료들과 함께 가족처럼 지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동료들과 수업도 함께 듣고, 잠도 같이 자면, 기숙사 학생 휴게실에서 함께 자유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기숙사는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 이렇게 네 개입니다. 각 기숙사에는 나름대로의 훌륭한 역사가 있으며 각각 다 뛰어난 마녀와 마법사들을 배출해 냈습니다.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 여러분의 훌륭한 행동은 여러분이 속한 기숙사의 점수를 높일 것이고, 어떤 규칙이든 어기게 되면 감점이 될 것입니다. 학년 말에는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기숙사에게 굉장히 영예로운 상인 기숙사 우승컵이 수여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자신이 속한 기숙사의 명예를 빛내기 바랍니다. 기숙사 배정식은 몇 분 뒤 전교생 앞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여러분 모두 가능한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길 바랍니다."그녀의 눈이 왼쪽 귀밑에서 동여매진 네빌의 망토와 론의 더러운 코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해리는 초조하게 머리카락을 눕히려고 애썼다. "준비가 다 되면 다시 오겠습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조용히 기다려 주세요."그리고 그녀는 그 방을 나갔다.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기숙사에는 정확히 어떻게 배정되는 거지?" 그가 론에게 물었다. "시험을 보겠지. 프레드는 그게 굉장히 아프다고 했지만, 농담일거야."해리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시험? 전교생 앞에서? 하지만 그는 아직 어떤 마법도 알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도착하는 순간까지 이런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걱정스럽게 주위를 둘러본 그는 다른 아이들도 모두 겁먹을 표정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떠들어대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만이 이미 암기한 주문을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며 어느 게 필요할지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그렇게 긴장했던 적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그는 심지어 선생님의 가발을 파랗게 변하게 했다는 학교 통지서를 더즐리 가족에게 보여주어야만 했던 때보다도 더 긴장되었다. 그는 계속해서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금방이라도, 맥고나걸 교수가 들어와 그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다. 얼마 후, 놀라서 30센티미터쯤 펄쩍 뛰어오를 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의 뒤에 있는 아이들 몇 명이 비명을 질렀다. "뭐, 뭐야......?" 해리는 숨이 막혔다. 그의 주위에 있던 아이들도 그랬다. 스무 명 정도의 유령이 뒷벽에서 잇달아 나왔던 것이다. 진줏빛이 나고 약간 투명한 그들은 1학년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방을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수도사처럼 생긴 살찐 유령이 말했다. "용서하고 잊어버려. 그에게 기회를 한번 더 주자구......""프라이어, 피브스에겐 기회를 줄 만큼 주지 않았어? 그는 우리에게 온갖 나쁜 욕설이란 욕설은 다 퍼부었어. 그리고 알다시피, 그는 진짜 유령도 아니라구. 어? 그런데 어희들 모두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주름 깃옷에 타이즈를 신은 유령이 갑자기 1학년들을 발견하고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신입생들이로군!" 뚱뚱한 프라이어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정 맏으려고 하는 거지?"몇 사람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풀푸프에서 만나길 바래!" 프라이어가 말했다. "내가 있던 기숙사지.""준비 다 됐나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따. "기숙사 배정식이 곧 시작됩니다."맥고나걸 교수가 돌아왔다. 유령들이 하나씩 맞은편 벽으로 둥둥 떠갔다. "자, 줄을 서요. 그리고 날 따라와요." 해리는 이상하게도 다리가 납으로 변해 버린 것처럼 무거워진 기분을 느끼며, 론과 함께 황토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아이 뒤에 섰다. 그리고 그 방을 걸어나가 다시 홀을 지난 뒤 이중문을 지나 넓은 연회장으로 갔다. 해리는 그렇게 이상야릇하고 멋진 곳은 꿈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연회장은 학생들이 앉아 있는 네 개의 기다란 테이블 위에 둥둥 떠있는 수천 개의 촛불로 밝혀져 있었다. 테이블에는 반짝이는 황금 접시와 받침 달린 잔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연회장 위에는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긴 테이블이 하나 더 있었다. 1학년들은 선생님들을 뒤에 두고, 재학생들을 향해 일렬로 섰다. 그들을 바라보는 수백 개의 얼굴이 깜박거리는 촛불에 비치어 꼭 창백한 초롱처럼 보였다. 희미한 은빛을 띤 유령들이 학생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해리는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들을 피하려고 위를 올려다보았다가 벨벳처럼 까만 천장에 별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헤르미온느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마법을 써서 진짜 하늘처럼 보이게 만든거야. 《호그와트 발달사》에서 읽었어."연회장이 하늘로 뻥 뚫려 있지 않고, 중간에 천장이 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맥고나걸 교수가 1학년들 앞에 조용히 의자 하나를 놓자, 해리는 얼른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의자 위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 하나를 놓았다. 이 모자는 누덕누덕 기워지고 해진 데다 아주 더럽기까지 했다. 페투니아 이모였다면 집 안에 절대로 들여놓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야만 할지도 몰라. 해리는 무턱대고 그런 종류의 시험일 거라고 생각했다.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모두 그 모자에 쏠려 있었다. 잠시 동안,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때 그 모자가 씰룩거렸다. 그리고는 모자 테두리 부분의 해진 곳이 입처럼 넓게 벌어지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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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마세요,나보다 더 멋진 모자를 찾을 수 있다면 난 나를 그냥 먹어 버릴 거예요. 까만 중절모를 써도 좋고,맵시 있고 높은 신사모자도 괜찮아요,난 호그와트의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에요,나는 모든 모자들을 다 덮어 버릴 수 있어요. 당신 머리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는 모두 볼 수 있어요 나를 써 봐요 그러면 말해 줄게요 당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당신은 그리핀도르에 속할지도 몰라요,정말 용감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죠,용기와 대담성 그리고 기사도 정신은 글기핀도르의 특징이죠. 당신은 후플푸프에 속할지도 몰라요,그곳 사람들은 정의롭고 성실하죠,참을성 있는 후플푸프 사람들은 진실하며 노고를 마다하지 않아요. 현명하고 사려 깊은 래번클로에서는,지혜와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어요. 또 슬리데린에서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곳의 재간꾼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요. 그러니 날 써 보세요! 겁내지 말고요! 그리고 당황하지 말아요! 마음 푹 놓고 내 손에 맡겨요(내게 손은 없지만요). 나는 생각하는 모자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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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자가 노래를 마치자 연회장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가 터져 나왔다. 모자가 네 테이블에 모두 절을 하자 다시 아주 조용해졌다. "그럼 그저 저 모자를 쓰기만 하면 되는군." 론이 해리에게 속삭였다. "프레드 형을 가만 놔두나 봐라. 형은 계속 트롤(지하나 동굴에 사는 초자연적 괴물롤, 거인 또는 난쟁이로 묘사됨 : 옮긴이) 같은 괴물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었거든."해리는 무기력하게 미소지었다. 모자를 쓰는 게 주문을 외우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지만, 그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모자를 썼으면 했다. 모자가 분류하는 어느 곳에소 자신은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감하지도 않고 재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장점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만일 그 모자가 약간 소심한 사람들을 위해 기숙사를 언급했다면, 거기가 바로 자기가 들어갈 기숙사일 것이다. 맥고나걸 교수가 긴 양피지 두루말이를 들고 앞으로 걸어나왔다. "여러분의 이름이 불리워질 때, 이 모자를 쓰고 의자에 앉으면 배정이 될 것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아보트, 한나!"금발버리를 땋아 늘인 핑크빛 얼굴의 여자아이가 비틀거리며 줄에서 나와, 바로 그녀의 눈 위까지 덮은 그 모자를 쓰고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후플푸프!" 모자가 소리쳤다. 한나가 오른쪽에 있는 후플푸프 테이블로 가서 앉자 그곳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해리는 뚱뚱한 프라이어 유령이 한나에게 유쾌하게 손을 흔들고 있는 걸 보았다. "본즈, 수잔!" "후플푸프!" 모자가 다시 소리치자, 수잔이 쪼르르 달려가 한나 옆에 앉았다. "부트, 테리!" "래번클로!" 이번엔 왼쪽에서 두 번째 테이블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몇 명의 래번클로 사람들은 테리가 그들에게 합류하자 그와 악수를 하기 위해 일어서기도 했다. '브로클허스트, 맨디' 역시 레번클로로 갔지만, '브라운, 라벤더'가 첫 번째 그리핀도르가 되자, 멀리 있는 왼쪽 테이블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해리는 론의 쌍둥이 형들이 휘파람을 부는 걸 볼 수 있었다. '벌스트로드, 밀리센트'는 슬리데린이 되었다. 그곳에 대해 나쁜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그들은 왠지 다 심술궂게 생긴 것철머 보였다. 해리는 이제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해리는 옛날에 학교 체육 시간에 운동 팀에 들어갈 때의 일이 생각났다. 해리는 언제나 가장 마지막으로 뽑혔었는데, 그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두들 두들리 눈치를 보느라 해리를 기피했기 때문이었다. "핀치 플레츨리, 저스틴!" "후플푸프!" 해리는 모자가 어떤 때는 즉시 기숙사 이름을 외치고, 어떤 때는 결정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걸 알아챘다. 해리 바로 뒤에 서 있던 황토 빛깔 머리카락을 가진 '피니간, 시무스'는 의자에 한참동안 앉아 있은 다음에야 비로소 그 모자가 그리핀도르라고 알려주었다. "그레인저,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는 거의 달리다시피 의자로 가서 모자를 머리에 푹 눌러썼다. "그리핀도르!" 모자가 소리쳤다. 그러자 론이 투덜거렸다. 아주 긴장했을 때는 늘 그렇듯이, 해리에게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어느 기숙사에도 선택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모자를 쓰고 저기에 한참 동안 앉아 있으면 어떻하지? 그리고 맥고나걸 교수가 착오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게 낫겠다고 툭 내뱉으면 어떻하지?자꾸만 두꺼비를 잃어버리는 아이인 네빌 롱바텀은 이름이 불려지자, 의자로 걸어가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았다. 네빌의 경우엔 모자가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자가 마침내 '그리핀도르'라고 외치자, 네빌이 모자를 쓴 채로 달려 나가는 바람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다시 터벅터벅 돌아와 모자를 다음 차례인 '맥도걸, 모랙'에게 건네야 했다. 말포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으스대며 걸어나가 모자가 머리에 닿기도 전에 '슬리데린!'이라며 큰 소리로 소망을 말했다. 말포이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친구들인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합류했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이 얼마 없었다. '문'...... '노트'...... '파킨슨'...... 그리고 쌍둥이 '패틸'자매...... 다음은 '퍽스, 샐리 앤'...... 그리고, 그리고, 마침내...... "포터, 해리!" 해리가 앞으로 걸어나가자, 쉿 하고 타는 불처럼 갑자기 연회장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포터'라고 했니?" "해리 포터?" 모자가 눈 위를 덮을 때까지 해리는 연회장을 꽉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걸 보았다. 그 후에는 모자의 까만 내부만이 보였다. 그는 기다렸다. "음," 그의 귀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어렵군, 어려워. 용기가 가득 차 있군. 불량한 마음은 없고. 재능도 있군, 오 이럴수가, 그래......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멋진 열망, 거 참 흥미롭군...... 그런데 널 어디에 넣어야 하지?"해리는 의자 가장자리를 꽉 잡고 생각했다. 슬리데린은 아냐. 슬리데린은 아냐. "슬리데린은 아니라고?" 작은 목소리가 말했다. "확실해? 넌 위대해질 수 있어. 여기 네 머리 속에 다 있다구. 슬리데린은 네가 위대해지는 데 틀림없이 도움이 될 거야,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아니라고? 그럼, 네가 확신한다면...... 그리핀도르가 나을거야!"해리는 모자가 마지막 말을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들었다. 모자를 벗고 해리는 비틀거리며 그리핀도르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선택되었다는 것과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어찌나 마음이 놓였던지, 자신이 지금까지 가장 큰 갈채를 받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반장이 퍼시도 일어서서 손을 힘차게 흔들었고,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라고 환성을 질렀다. 해리는 앞서 보았던 주름 깃옷을 입고 있는 유령 맞은편에 앉았다. 그 유령이 그의 팔을 토닥거렸는데, 해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속으로 풍덩 빠지는 것 같은, 오싹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제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상석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쪽에는 해그리드가 앉아 있었는데,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잘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위로 들어 보였다. 해리도 씩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 테이블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황금빛 의자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앉아 있었다. 해리는 기차를 타고 올 때 개구리 초콜릿에서 나온 카드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으므로 금방 알아보었다. 덤블도어의 은발은 그 연회장에서 유령들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해리는 리키 콜드런에서 만났던 안절부절못하는 젊은 퀴벨 교수도 발견했다. 큰 자줏빛 터번을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아주 특이해 보였다. 아직 배정 받지 못한 사람은 몇 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론보다 키가 훨씬 더 큰 흑인 아니 '토마스, 딘'은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왔고, '터핀, 리사'는 래번클로가 되었다. 다음은 론의 차례였다. 그는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해리는 테이블 밑에서 손가락으로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모자가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론이 해리 옆에 있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자 해리가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크게 박수를 쳤다. "잘했다, 론, 아주 잘했어." 퍼시 위즐리가 '자비니, 블레이즈'가 슬리데린으로 호명되는 사이 아주 점잔을 빼며 해리 너머로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두루마리를 돌돌 만 뒤 모자를 치웠다. 해리는 빈 황금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제서야 배가 굉장히 고프다는 걸 깨달았다. 호박 파이를 먹은 지 한참은 된 것 같았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일어서 있었다. 그는 마치 모든 학생들을 보는 게 더없이 기쁜 듯이, 양팔을 넓게 벌리고, 학생들에게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환영합니다!" 그가 말했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연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바보, 울보, 쓰레기, 모두 모였군요...... 감사합니다!"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모두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해리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저분...... 조금 미쳤어요?" 해리는 미심쩍은 듯 퍼시에게 물었다. "미쳤다구?" 퍼시가 쾌화하게 말했다. "저 분은 천재야! 세상에서 최고의 마법사라구! 하지만 좀 미치긴 했지, 그래. 감자 먹을래, 해리?"해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앞에 있는 접시들에는 어느새 음식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그는 한 테이블에 먹고 싶은 음식이 그렇게 많이 차려져 있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구운 쇠고기, 구운 닭고기, 돼지 갈비살과 양 갈비살, 소시지, 베이컨과 스테이크, 삶은 감자, 구운 감자, 감자 튀김, 요크셔 푸딩, 콩, 당근, 그레이비 소스, 케첩,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페퍼민트 박하사탕까지 없는 게 없었다. 더즐리 가족은 엄밀히 말해 해리를 굶긴 건 아니었지만, 해리는 한번도 먹고 싶은 만큼 실컷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두들리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해라가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빼앗아 먹었다. 해리는 박하사탕을 빼고는 모든 음식을 조금씩 접시에 잔뜩 담은 뒤 먹기 시작했다. 뭐든지 정말 맛있었다. "그것 참 맛있어 보이는군." 주름 깃옷을 입은 유령이 해리가 스테이크를 자르는 것을 바라보며 슬프게 말했다. "드실래요?" "나는 거의 400년 동안 먹지 않았어." 유령이 말했다. "난 물론 먹을 필요가 없지만, 아쉽긴 하지. 참, 날 소개했던가? 니콜라스 드 밈시 포르핑턴 경이야. 잘 부탁해. 그리핀도르 탑에 사는 유령이지.""누군지 알아요!" 론이 갑자기 말했다. "형들이 말해 줬어요.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죠!""그보다는 날 니콜라스 드 밈시 경이라고 불러 주면 좋겠구나......" 유령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하자, 황토 빛깔 머리카락을 가진 시무스 피니간이 끼어들었다. "목이 달랑달랑하다뇨? 어떻게 목이 달랑달랑할 수 있죠?"니콜라스 경은 이야기의 방향이 전혀 원했던 대로 되고 있지 않아서인지 아주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되는 거지." 그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왼쪽 귀를 쭉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의 머리통이 목 한쪽에서 뚝 떨어져 나오더니 경첩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어깨 위로 늘어졌다. 누군가가 그의 목을 베려고 했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은 그들의 얼굴에 나타난 놀란 표정을 보고 재미있어하면서 머리는 다시 목으로 휙 던져 올리고, 헛기침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새로운 그리핀도르들이군! 우리가 금년에 기숙사 챔피언이 되도록 도와주길 바래요. 그리핀도르는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어. 슬리데린이 6년 동안 줄곧 우승컵을 거머쥐었지! 피투성이 바론이 거들먹거리는 건 이제 도저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그는 슬리데린의 유령이야."슬리데린 테이블을 넘겨다 본 해리는 그곳에 은빛 피로 얼룩진 망토를 입은 무서운 유령 하나가 멍한 눈에, 무시무시한 얼굴로 앉아 있는 걸 보았다. 그는 말포이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 그 녀석이 좌석 배치에 아주 불만스러워하는 표정을 보자, 해리는 고소한 생각이 들었다. "저 유령은 왜 저렇게 피투성이가 된 거죠?" 시무스가 관심이 많은 듯 물었다. "물어본 적 없어."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우아하게 말했다. 모두가 먹을 만큼 먹자, 음식은 접시가 반짝거릴 정도로 자취도 없이 싹싹 비워졌다. 잠시 뒤 후식이 나왔다. 각종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과, 애플파이, 당밀 타트(과일 등이 들어 있는 파이 : 옮긴이), 초콜릿 에클레어(가늘고 긴 초콜릿에 슈크림을 뿌린 것 : 옮긴이), 잼 도너츠, 트라이플(포도주에 담근 카스텔라 류 : 옮긴이), 딸기, 젤리, 쌀 푸딩...... 해리가 당밀 타트를 먹을 때, 대화가 가족 이야기로 바뀌었다. "난 반반이야." 시무스가 말했다. "아빠는 머글이셔. 엄마는 두 분이 결혼하신 뒤에도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아빠에게 말하지 않았어. 아빠에겐 약간 충격이었지."다른 아이들이 소리내어 웃었다. "너는 어떠니, 네빌?" 론이 물었다. "난 할머니가 키우셨는데 할머닌 마녀야." 네빌이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가족들은 오랫동안 내가 완전히 머글이라고 생각했지. 할머니의 동생되는 앨지 할아버지는 내가 방심하는 사이 계속해서 내게서 어떤 마법을 끌어내려고 애쓰셨어. 한 번은 블랙플 부두 끝에서 날 밀어내기도 하셨지. 하지만 내가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날 앨지 할아버지가 저녁을 드시러 오셔서는, 갑자기 내 발목을 잡고 나를 이층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았어. 그때 갑자기 에니드 대고모가 와서 할아머지께 머랭(설탕과 달걀 흰자위 등을 섞어 구워서 파이 등에 입힌 것 : 옮긴이)을 드리자, 잘못해서 그만 손을 놓고 말았어. 그런데 내가 정원으로 살짝 뛰어 내린 거야. 모두들 정말로 기뻐하셨지. 할머니는 울고 계셨어. 너무 기뻐서 말야. 내가 여기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분들의 얼굴을 너희들이 봤어야 했는데. 그분들은 내가 이곳에 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셨거든. 앨지 할아버지는 너무 기뻐서 내게 두꺼비를 사주셨던 거야."해리 맞은 편에서는 퍼시 위즐리와 헤르미온느가 수업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난 당장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배울 게 너무 많거든요. 난 특히 변신술에 관심이 있어요. 무언가를 다른 무언가로 바꾸는 것 말예요. 물론 그건 아주 어렵겠지만요." "너희들은 아마 작은 것, 성냥을 바늘이나 뭐 그런 걸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거야.")해리는 몸이 따뜻해지자 졸린 눈으로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상석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해그리드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도어 교수와 얘기하고 있었다. 이상한 터번을 쓴 퀴렐 교수는, 매끄러운 까만 머리에, 매부리코, 그리고 살갗이 누르스름한 어떤 선생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이 발생했다. 그 매부리코 선생인 퀴렐 선생의 터번 너머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자, 해리의 이마에 난 흉터에 날카롭고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야!" 해리는 손으로 머리를 탁 쳤다. "왜 그러니?" 퍼시가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냐." 통증은 곧 온데간데없어졌다. 해리는 그 선생의 표정에서 받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가 해리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느낌. "퀴렐 교수님과 말하고 있는 선생은 누구죠?" 해리가 퍼시에게 물었다. "퀴렐은 이미 알고 있구나? 그가 그렇게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지. 저분은 스네이프 교수야. 마법의 약을 가르치지만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아...... 모두들 그가 퀴렐 교수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스네이프 교수는 어둠의 마법에 대해 아주 많이 알고 있어."해리는 스네이프를 한참 쳐다보았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를 다시 바라보지 않았다. 마침내 후식도 다 없어지자,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일어섰다. 연회장이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 "에헴. 우리 모두 먹고 마셨으니 이제 몇 마디 더 할까 합니다. 학기 초에 여러분이 주의해 주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려 드립니다. 1학년들은 정원의 모든 숲이 전교 학생들에게 출입 금지되어 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고 학년 몇 명도 그점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덤블도어의 눈이 위즐리 쌍둥이 형제가 있는 쪽을 향해 번쩍였다. "또한 학교 관리인인 필치 씨께서는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는 어떤 마법도 부려선 안 되다는 걸 여러분 모두에게 상기시켜 달라는 부탁을 해 왔습니다. 퀴디치 팀 선발 시합은 학디 둘째 주에 열릴 것입니다. 자신들의 기숙사를 위해 경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후치 부인에게 연락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년에는 우측 3층 복도가 출입 금지되어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아주 고통스러운 죽음을 밪고 싶지 않다면 유의하시기 바랍니다."해리는 웃었지만, 웃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농담이죠?" 해리가 퍼시에게 조용히 말했다. "정말일걸." 퍼시가 덤블도어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네. 그 분은 보통 어디를 들어가면 왜 안되는지 이유를 꼭 말해 주시거든. 예를 들어, 숲은 위험한 짐승이 널려 있으니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야. 그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말야. 난 적어도 우리 반장들에게는 미리 말씀을 해주셨어야 한다고 생각해.""자 이제, 자러 가기 전에 다함께 교가를 부릅시다!" 덤블도어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미소를 띠고 있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덤블도어가 마치 지팡이 끝에 붙은 파리를 떼어 내려고 하는 것처럼, 요술지팡이를 휙휙 가볍게 치자, 지팡이에서 기다란 황금빛 리본이 흩날리더니, 테이블 위로 노이 올라가, 뱀처럼 비틀리면서 노래 가사로 변했다. "모두들 아무거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락으로 부르세요."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러면 시작!"전교생이 고함지르듯 노래를 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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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 호그와트, 호기 와티, 호그와트,제발 좀 가르쳐 주세요,노인이건 대버리이건 무릎에 때가 낀 어린애들이건,머리에 채울 것이 필요해요,아주 재미있는 걸로 말이에요. 우리 머리는 지금 텅 비어 있어요. 파리 시체와 솜털만 조금 있을 뿐이죠. 그러니 배울 만한 것들을 가르쳐 주세요,우리가 잊었던 것을 알려 주세요,그저 최선을 다해 주세요, 나머진 우리가 할게요,그리고 머리가 썩어 버릴 때까지 배우고 또 배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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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각자 다른 시간에 교가를 마쳤다. 결국, 위즐리 쌍둥이 형제만이 남아 매우 느린 장송 행진곡으로 따라 부르고 있었다. 덤블도어는 마지막 몇 소절은 요술지팡이로 지휘를 했고 그들이 노래를 마치자, 큰 소리로 박수를 쳐 주었다. "오, 음악." 그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멋진 마법이여! 자 이제, 취침시간. 모두 출발!"그리핀도르의 1학년 학생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퍼시를 따라 연회장을 빠져 나온 뒤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갔다. 해리의 다리는 다시 납처럼 무거웠는데, 이번에는 너무 피곤하고 배가 불렀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찌나 졸렸던지 복도를 지나갈 때 벽에 걸려 있는 초상화 속 인물들이 속닥거리면서 손가락질을 하는 것에도, 퍼시가 그들을 벽에 걸린 패널과 융단 뒤에 숨겨진 출입구로 데리고 간 것에도 놀라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품을 하고 발을 질질 끌면서, 더 많은 계단을 올라갔고, 해리는 얼마나 더 가야 기숙사에 도착하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머리 위에는 지팡이 한 묶음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는데 퍼시가 그것들 쪽으로 한 걸음 내딛자 그 지팡이들이 그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피브스야." 퍼시가 1학년들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소리의 요정이지." 그가 목소리를 높였다. "피브스, 모습을 보여봐!"그러자 풍선에서 바람이 새는 것 같은 크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저 피투성이 바론에게 갔으면 좋겠어?" 그러자 펑 하더니, 장난기 있는 까만 눈에 커다란 입을 가진 작은 남자 하나가 지팡이들을 움켜잡은 채, 책상다리를 하고 공중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우우우!" 그가 고양하게 딱딱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꼬맹이 1학년들이로군! 재미있다!"그러더니 그가 갑자기 덤벼드는 바람에 학생들은 모두 허리를 홱 숙여야 했다. "저리 가, 피브스, 그렇지 않으면 바론에게 말할거야. 정말이야!" 퍼시가 크게 호통쳤다. 피브스는 혀를 쏙 내밀더니 네빌의 머리 위에 지팡이들을 떨어뜨리고는 갑옷 스치는 것 같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사라져 버렸다. "모두들 피브스를 조심해야 해" 다시 출발하면서 퍼시가 말했다. "피브스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저 피투성이 바론뿐이야. 그는 반장들 말도 들으려 하지 않거든. 자 이제 다 왔다."복도 저 끝에 핑크빛 실크 드레스를 입은 아주 뚱뚱한 부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암호?" 부인이 말했다. "캐풋 드레이코니스." 퍼시가 이렇게 말하자 초상화가 빙그르르 돌면서 벽에 동그란 구멍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안으로 급히 서둘러 들어가자 - 네빌은 다리가 걸릴 뻔했다 - 푹신푹신한 안락의자로 가득 찬 아늑하고 둥근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이 나타났다. 퍼시는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을 각자 다른 문 쪽으로 안내했다. 나선형으로 감겨진 계단을 다 올라가자...... 그들은 그 여러 탑 가운데 어느 한 탑 안에 있는 게 분명했다...... 마침내 침대가 나타났다. 사주식 침대(커튼이나 닫집을 단 침대 : 옮긴이) 다섯 개에 진한 자주빛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의 가방은 이미 도착되어 있었다. 그들은 너무 피곤해서 말도 많이 하지 않은 채, 잠옷을 입고 침대에 쓰러졌다. "맛있는 음식이었지?" 론이 커튼을 통해 해리에게 중얼거렸다. "저리 가, 스캐버스! 녀석이 내 시트를 갉아먹고 있어."해리는 론에게 당밀 타트가 있는지 물러보려고 있지만 그만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해리는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가 퀴렐 교수의 터번은 쓰고 있었는데, 그 터번은 그에게 계속해서 슬리데린으로 즉시 옮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게 그의 운명이라며 말이다. 그러나 해리가 그 터번에게 슬리데린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터번이 점점 더 무거워졌고, 벗어 버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플 정도로 꽉 조여지기만 했다. 그리고 그 터번을 벗어 버리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그를 말포이가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말퐁디는 곧 매부리코 선생인 스네이프로 변했는데, 그의 웃음소리는 한 층 더 높고 차가웠다. 그때 갑자기 초록색 불빛이 나타났고, 해리는 땀에 흠뻑 젖은 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잠에서 깨어났다. 해리는 뒤척대다가 다시 잠들었고, 다음날 깼을 때는 그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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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장 마법의 약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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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봐." "어디?" "빨간 머리 아이 옆에." "안경 쓰고 있어?" "얼굴 봤어?" "흉터 봤어?" 다음날 해리가 기숙사를 나온 순간부터 아이들은 줄곧 해리를 보고 수군댔다. 아이들은 그를 한 번 보려고 교실 밖에 죽 늘어서 까치발을 들고 서 있거나, 복도에서 그의 옆으로 지나가다가 급히 몸을 돌려 다시 달려와 빤히 쳐다보기 일쑤였다. 해리는 그들 때문에 교실을 제대로 찾을 수가 없었으므로 애들이 자기를 그냥 모른 척하기를 바랐다. 호그와트에는 142개의 계단이 있었다. 넓고 단단한 것도 있었고, 좁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리는 것도 있었다. 금요일에는 어딘가 다른 곳으로 통하는 것도 있었고, 반쯤 올라가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잊지 말고 뛰어내려야 하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공손하게 부탁하지 않거나, 특정한 곳을 문지르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문과, 진짜 문이 아니라 딱딱한 벽에 그저 문처럼 만들어져 있는 문도 있었다. 또한 모든 게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는 것 같았으므로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초상화에 있는 인물들도 계속 이리저리 돌아다녔으므로, 해리는 갑옷도 걸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유령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열려고 하는 문 앞에 갑자기 스르르 나타나 소스라치게 놀라기가 일쑤였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은 새로 들어온 그리핀도르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 주는 걸 기쁨으로 여겼지만, 소리의 요정 피브스는 수업에 늦은 학생을 만나면 문 두 개를 잠가 두거나 속임수 계단을 만들어 골탕을 먹이곤 했다. 그는 또 쓰레기통을 학생들 머리 위로 떨어뜨리거나, 딛고 서 있는 융단을 잡아 당기고, 분필을 집어 던지고, 보이지 않게 뒤에서 몰래 다가가 코를 잡고는 "코 잡았다!" 하고 외치곤 했다. 피브스보다 훨씬 더 심한 장난을 치는 건, 학교 관리인 아구스 필치였다. 해리와 론은 첫날 아침에 바로 필치의 노여움을 샀다. 그들이 문을 억지로 뚫고 지나가려는 걸 필치가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그 문은 공교롭게도 3층의 출입 금지 복도로 가는 문이었던 것이다. 필치는 길을 잃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일부러 그 문을 부수려던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하 감옥에 가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퀴렐 교수의 도움으로 해리와 론은 간신히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필치는 '노리스 부인'이라는 고양이 한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고양이는 꼬 자기 주인처럼 툭 불거지고 등불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비쩍 마르고 뿌연 갈색을 띤 녀석이었다. 그 고양이는 혼자서 복도를 순찰하며 돌아다녔는데, 그 앞에서 규칙을 위반하거나 털끝만치라도 벗어났다가는 당장 가서 필치에게 일러바쳤고, 그러면 잠시 뒤 필치가 씨근거리며 나타나곤 했다. 필치는 그 학교의 비밀 통로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아마도 위즐리 쌍둥이 형제를 제외한다면) 유령만큼이나 불쑥불쑥 나타났다. 학생들은 모두 그를 싫어했으므로 '노리스 부인'을 발로 세게 걷어차 보는 게 많은 학생들의 가장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리고 일단 우여곡절 끝에 교실을 찾아가도, 수업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시련이었다. 해리는, 마법에는 요술지팡이를 휘두르거나 몇 마디 우스꽝스런 주문을 외우는 것말고도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는 걸 금방 알게 되었다. 그들은 매주 수요일 자정에는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며 별의 이름과 행성의 움직임을 배워야 했다. 또 일주일에 세 번씩, 스프라우트 교수라는 땅딸막한 마녀와 함께 성 뒤편에 있는 온실에 나가 약초에 대해 공부해야 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온갖 기이하게 생긴 식물과 곰팡이를 가꾸는 방법을 배웠으며, 그 쓰임새도 익혔다. 물론 가장 재미 없는 수업은 유일하게 유령이 가르치는 '마법의 역사'라는 과목이었다. 나이가 굉장히 많았던 빈스 교수는 교무실 난로 앞에서 그대로 숨졌는데, 다음날 아침에 몸은 남겨 둔 채 일어나 바로 수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빈스는 학생들이 이름과 날짜를 쓰는 동안 계속 중얼중얼거리며 강의를 하닥, 악마 에머리스와 괴짜 마법사 유리스를 혼동하는 실수를 했다. '마법' 수업 선생인 플리트윅 교수는 키가 너무 작아서, 교탁 너머로 학생들을 보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쌓아 놓고 올라서야만 했다. 첫 번째 수업이 시작되었을 때 그는 출석을 불렀는데, 해리의 이름을 보고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만 딛고 올라선 책더미가 흔들거리더니 교탁 너머로 고꾸라져 버렸다. 반면에 맥고나걸 교수는 달랐다. 그녀가 절대로 웃을 것 같지 않다는 해리의 생각은 아주 적중했다. 엄격하고 똑소리가 나는 그녀는,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변신술은 여러분이 호그와트에서 배워야 할 가장 복잡하고 위험한 마법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내 수업 시간에 빈둥거릴 사람은 나가서 아예 들어오지 마세요. 분명히 경고했습니다."그 뒤 그녀는 자신의 책상을 돼지로 변화시켰다가 다시 원래대로 만들었다. 모두 매우 감동받았으므로 얼른 시작하고 싶어 안달을 했지만, 그들은 곧 가구를 동물로 바꾸려면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복잡한 필기를 많이 한 뒤, 그들에게는 성냥 한 개씩이 주어졌고 바늘로 바꾸는 연습을 시작했다. 수업이 끝날 즈음, 성냥을 조금이라도 달라지게한 사람은 오직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뿐이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학급 아이들에게 성냥이 어떻게 완전히 은빛이 되고 끝이 뾰족하게 되었는지 보여준 뒤 헤르미온느에게 엷은 미소를 지었다. 모두가 정말로 고대해 왔던 수업은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었는데, 퀴렐 교수의 수업은 알고 보니 아주 재미있었다. 그의 교실에서는 강한 마늘 냄새가 났는데, 들리는 말에 따르면 그건 그가 루마니아에서 만난 흡혈귀를 물리치기 위해서이며, 흡혈귀가 그를 잡아 먹으러 올까 봐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기 터번은 골칫거리 좀비(죽은 자를 되살아나게 하는 영력, 혹은 그 힘으로 되살아난 영혼이 없는 인간: 옮긴이)를 없애 준 사례로 아프리카의 왕자가 자기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이 이야기를 믿어야 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첫째, 시무스 피니간이 퀴렐 교수가 좀비와 어떻게 싸웠는지를 듣고 싶다고 하자, 퀴렐 교수는 얼굴이 새빨게지며 날씨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또 하나는, 학생들은 터번 주위에서 어떤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걸 알아챘는데,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퀴렐 교수가 어디를 가든 흡혈귀를 막을 수 있도록 터번 안에 마늘을 잔뜩 넣어 두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리는 자신이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그렇게 뒤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마음이 놓였다. 아이들이 머글 가족 출신이어고, 해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자신이 마녀나 마법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배울 게 어찌나 많은지 온 가족이 마법사인 론과 같은 아이들조차도 그다지 유리한 게 없었다. 금요일 아침은 해리와 론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마침내 연회장까지 한 번도 길을 잃지 않고 내려갔던 것이다. "오늘은 어떤 수업이 있지?" 해리가 음식에 설탕을 치며 론에게 물었다. "슬리데린 학생들과 함께 듣는 '마법의 약' 수업이 있어." 론이 말했다. "스네이프는 슬리데린 기숙사의 담당교수야. 그 교수는 그쪽 학생들만 좋아한다는데, 정말인지 봐야겠어.""맥고나걸 교수님이 우리에게도 친절하면 좋을 텐데." 해리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담당교수였지만, 전날에도 그들에게 숙제를 산더미같이 내주었다. 바로 그때, 우편물이 도착했다. 해리는 이제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첫날 아침에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수백 마리의 부엉이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와, 각자의 주인을 발견할 때까지 테이블 둘레를 돌다가 편지와 소포를 제각기 주인의 무릎 위에 떨어뜨린 건 약간 충격적이었다. 헤드위그는 해리에게 지금까지 아무것도 가져온 적이 없었다. 헤드위그는 때로 날아 들어와 해리의 귀를 물어뜯고 토스트를 조금 먹은 뒤, 학교의 다른 부엉이들과 부엉이 방에서 잠을 자곤 했다. 그러나 이날 아침에 헤드위그는 마멀레이드 잼과 설탕 그릇 사이에서 날개를 퍼덕거리다가 해리의 접시에 편지 한 통을 떨어뜨렸다. 해리는 그것을 단숨에 뜯어 보았다. 그 편지엔 아주 난잡한 글씨체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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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에게,금요일 오후엔 네가 수업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3시쯤 와서 나랑 차 한잔 마시지 않을래? 네가 이곳에서 첫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든 걸 듣고 싶어. 헤드위그에게 답장을 돌려보내. 해그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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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론의 깃펜을 빌려, 그 편지 뒷면에 '알았어요, 나중에 봐요'라고 쓴 뒤 헤드위그를 날려 보냈다. 수업 후 해그리드와 만나기로 약속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그런 기대마저 없었다면 그는 수업 시간 내내 거북해서 못 견뎠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법의 약' 수업은 지금까지 그에게 일어났던 일 중에서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학기초 연회에서,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나 마법의 약 수업이 끝나갈 즈음, 그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스네이프는 해리를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는 해리를 엄청나게 싫어했다. 마법의 약 수업은 저 아래 지하 감옥에서 있었다. 그곳은 지상의 성보다 훨씬 더 추워서, 굳이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진 동물들이 벽을 따라 주르르 늘어선 유리병 속에 담겨 둥둥 떠다니지 않았다 해도, 오싹오싹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스네이프는 플리트윅처럼 출석을 부르는 걸로 수업을 시작했고, 플리트윅처럼 해리의 이름에서 잠시 멈칫했다. "아, 그렇군."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해리 포터. 우리의 새로운...... 유명인사로군."드레이코 말포이는 친구인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낄낄거리며 숨죽여 웃어댔다. 스네이프는 출석을 다 부르고 나서 학급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해그리드처럼 까맸지만 해그리드의 눈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두 눈 모두 차갑고 공허했으며 어두운 터널을 생각나게 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신비한 과학과 더불어 마법의 약의 정확한 조제법을 배울 것입니다."그가 말을 시작했다. 그는 거의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작게 말했지만, 학생들은 한마디 한마디를 다 알아들었다. 스네이프도 맥고나걸 교수와 마찬가지로, 힘들이지 않고 학급을 조용하게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요술지팡이를 휘두르는 것 같은 멍청한 짓이 없으므로, 여러분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마법이라는 걸 거의 믿지 못할 것입니다. 난 여러분이 희미한 연기를 뿜어 내며 부드럽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 냄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혈관으로 슬금슬금 흘러 들어가 정신을 홀리고, 감각들을 무디어지게하는 그 연한 액체의 힘을 진정으로 이해하리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난 여러분에게 명성을 얻고, 영화를 누리며, 죽음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내가 여지껏 가르쳤던 사람들보다 더 심한 바보들만 아니라면 말입니다."이 말을 할 때는 교실이 더 조용해졌다. 해리와 론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서로 눈길을 교환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의자 끝에 엉덩이만 걸치고 앉아 있었는데, 자기가 그 바보가 아니라는 걸 빨리 입증하고 싶어 못 견뎌하는 표정이었다. "포터!" 스네이프가 갑지기 불렀다. "쑥 우려낸 물에 수선화 뿌리를 갈아 넣으면 뭐가 되지?"뭐 우려낸 물에 뭐의 뿌리를 갈아 넣는다고? 해리는 론을 흘끗 쳐다보았지만, 그 역시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손을 번쩍 들었다. "전 모르겠는데요." 해리가 답했다. "쯧쯧...... 확실히 이름값을 못하는군." 그는 헤르미온느의 손을 무시해 버렸다. "다시 한 번 해보자. 포터, 위석(胃石, 위나 장에 생기는 돌과 같은 덩어리:옮긴이)을 찾으려면 어디를 봐야 하지?"헤르미온느는 자리에 앉은 채로, 팔을 있는 힘껏 높이 들었지만, 해리는 위석이 뭔지 알지 못했다. 해리는 배를 움켜쥐고 웃어대고 있는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을 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모르겠는데요." "넌 오기 전에 책도 한 번 들춰 보지 않았니, 포터?" 해리는 그의 차가운 눈을 계속 똑바로 바라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더즐리 집에서 교과서들을 훓어보았다. 하지만 스네이프는 그가 《1000가지 약초와 곰팡이》에 나오는 걸 모두 다 기억하리라고 생각했던 걸까?스네이프는 여전히 헤르미온느의 떨리는 손을 무시하고 있었다. "포터, 투구꽃무리와 투구꽃의 차이는 뭐지?" 이번에는, 헤르미온느가 벌떡 일어서서, 손을 지하 감옥 천장 쪽으로 쭉 뻗어 올렸다. "모르겠어요."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저 애에게 물어보지 그러세요?"대여섯 명이 픽 하고 웃었다. 시무스는 해리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했다. 스네이프는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앉아."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참고가 되도록 말해 준다면, 포터, 수선화와 쑥을 섞으면 아주 강력한 수면제가 되므로 '살아 있는 죽음의 약'으로 알려져 있다. 위석이란 염소의 위에서 꺼낸 돌로 가장 독한 독약으로부터도 생명을 구할 수 있지. 투구꽃무리와 투구꽃은 동일한 식물로 독초라고도 불린다. 자, 모두들 이걸 그대로 필기해 두어라."갑자기 가방을 뒤적거리며 깃펜과 양피지 찾는 소리가 났다. 그 소음 너머로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리고 네 건방진 태도 때문에 그리핀도르가 1점 감점을 받게 될 것이다, 포터."마법의 약 수업이 계속 될수록 그리핀도르에겐 상황이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스네이프는 학생들을 모두 두 명씩 짝지어 놓고 종기를 치료하는 간단한 약을 혼합하도록 했다. 그는 긴 까만 망토를 입고 휙휙 지나다니며, 학생들이 마른 쐐기풀과 뱀 송곳니 가루의 무게를 다는 걸 지켜보았고, 그가 좋아하는 것 같은 말포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흠을 잡았다. 그리고 그 지하 감옥이 초록빛 산성 연기와 쉬쉬거리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 찼을 때에도 스네이프 교수는 모두에게, 말포이가 뿔 모양의 민달팽이들을 얼마나 완벽한 모양으로 삶았는지 보라며 그를 추켜세울 뿐이었다. 한편 네빌이 어리석게도 시무스의 냄비를 녹여 일그러뜨려놓는 바람에, 약물이 돌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사람들의 신발에 구멍을 냈다. 잠시 후엔, 학급 학생 전체가 의자 위에 서 있어야 했고, 다 일그러진 냄비의 약물을 뒤집어 쓴 네빌은 갑자기 팔다리에 온통 성난 빨간 종기들이 돋아나자 아파서 끙끙거렸다. 스네이프가 요술지팡이를 한 번 휘둘러 그 엎질러진 약을 치워 버리면서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멍청한 녀석! 불을 끄기 전에 고슴도치 바늘을 넣은 거 아니냐?"네빌은 코 여기저기에 종기가 생겨나자 훌쩍거리며 울었다. "이 녀석을 병동으로 데리고 올라가라." 스네이프가 시무스에게 내뱉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네빌 옆에서 실험하고 있던 해리와 론에게로 돌아섰다. "너, 포터, 그 녀석에게 왜 바늘을 넣지 말로고 하지 않았어? 그 녀석이 잘못하면 네가 잘나 보일 거라고 생각한 거야? 너 때문에 그리핀도르는 또 1점 감점이야."이건 너무 불공평했으므로 해리가 따지려고 했지만, 론이 냄비 뒤에서 그를 발로 툭 차며 소곤거렸다. "그러지 마, 스네이프가 아주 심술궂게 굴면 아무도 못 말린다는 소릴 들었어."한 시간 뒤 계단을 올라가 지하 감옥에서 나오자 해리는 허탈하고 맥이 빠졌다. 첫 주였는데 자기 때문에 그리핀도르가 벌써 2점이나 감점을 당한 것이다. 스네이프는 왜 그렇게 자기를 미워하는 걸까?"기운 내." 론이 말했다. "스네이프는 프레드와 조지 형에게도 늘 감점을 해. 그런데 나도 같이 가서 해그리드를 만나도 되니?"2시 55분에 그들은 성을 나와 정원 쪽으로 향했다. 해그리드는 금지된 숲 가장자리에 있는 자그마한 통나무집에 살고 있었다. 현관 밖에는 석궁(石弓)과 비올 때 방수용으로 구두 위에 신는 덧신이 있었다. 노크를 하자 안에서 허둥지둥 움직이는 소리가 나고 개 짖는 소리가 몇 차례 들렸다. 그리고는 "들어가, 팽, 들어가." 하고 말하는 해그리드의 큰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해그리드가 문을 잡아 당겨 열자마자 털이 많은 그의 큰 얼굴이 나타났다. "잠깐만." 그가 말했다. "들어가, 팽." 그는 엄청나게 큰 까만 사냥개의 목줄을 계속 잡고 있으려 안간힘을 쓰면서 그들을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방은 하나뿐이었다. 천장에는 햄과 꿩이 매달려 있었고, 구리 주전자는 덮게가 없는 난로 위에서 끓고 있었으며, 한쪽 구석에는 누비이불이 덮여진 커다란 침대 하나가 놓여 있었다. "편안히 앉아." 해그리드가 이렇게 말하면서 팽을 놓아 주자 그 개가 론에게 곧장 뛰어 올라 귀를 핥기 시작했다. 해그리드와 마찬가지로, 팽도 겉모습처럼 사납지는 않았다. "얘는 론이에요." 해리가 커다란 찻주전자에 끓는 물을 붓고 접시에 록 케이크를 놓고 있는 해그리드에게 소개했다. "위즐리 가문 출신이지?" 해그리드가 론의 주근깨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난 네 쌍둥이 형들이 숲에 들어가지 못하게 쫓아다니느라 내 인생의 반을 보냈어."록 케이크는 이빨로 깨물면 거의 부서지는 울퉁불퉁한 과자로 건포도가 들어 있었는데, 해리와 론은 맛있는 척 하면서 해그리드에게 그들의 첫 수업에 대해 모두 말했다. 팽은 해리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는 망토에 침을 질질 흘렸다. 해리와 론은 해그리드가 필치를 '멍청한 늙은이'라고 부르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다. "그리고 그 고양이 있지. '노리스 부인' 말야. 언젠가는 그 고양이게게 팽을 소개시켜 줘야겠다. 내가 학교에 올라갈 때마다 날 졸졸 따라다니거든? 하지만 그 고양이를 없애버릴 순 없어. 필치가 그 고양이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거거든."해리는 해그리드에게 스네이프의 수업에 대해 말했다. 해그리드는 론과 마찬가지로, 스네이프는 어떤 학생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스네이프는 날 정말로 미워하는 것 같아요." "엉터리 같은 소리!"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가 왜?" 그러나 해리는 해그리드 이 말을 할 때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생각했다. "네 형 찰리는 어떻게 지내니?" 해그리드가 론에게 물었다. "난 찰리를 아주 좋아했지. 동물에 관해 아주 잘 알았거든."해리는 해그리드가 화재를 일부러 바꾼 게 아닐까 생각했다. 론이 해그리드에게 찰리의 용에 관한 연구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하는 동안, 해리는 탁자 위에서 찾잔의 보온 커버 밑에 놓여 있는 종이 쪽지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 낸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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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고트 은행 침입 사건 어둠의 마녀나 마법사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7월 31일에 일어난 그린고트 침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그린고트 도깨비들은 오늘, 없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도둑이 침입했던 금고는 사실 바로 그 날 비워졌다는 것이다. "그 금고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쓸데없는 참견은 말아 주십시오."라고 오늘 오후 그린고트의 대변인 도깨비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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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기찻간에서 론이 누군가가 그린고트를 털려고 했다는 말을 한 기억이 났지만, 론은 그 날짜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해그리드!" 해리가 말했다. "저 그린고트 침입 사건은 내 생일날에 일어난 게 분명해요! 우리가 그곳에 있는 종안 일어났을지도 몰라요!"이번에도 해그리드는 분명 해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툴툴거리며 그에게 록 케이크를 하나 더 주었다. 해리는 그 기사를 다시 읽었다. 도둑이 침입했던 금고는 사실 바로 그 날 비워졌다. 해그리드는 713번 금고를 비우고, (그걸 비우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떤 더러운 작은 꾸러미를 꺼냈었다. 도둑들이 찾고 있었던 게 바로 그것이었을까?저녁을 먹으러 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해리와 론의 주머니는 그들이 예의를 차리며 사양했던 록 케이크들로 축 늘어져 있었다. 해리의 머리는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수업보다도 해그리드와 만났을 때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해그리드가 그 꾸러미를 도둑이 훔쳐가기 직전에 가지고 나왔던 걸까? 그건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해그리드는 스네이프에 대해 해리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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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장 한 밤의 결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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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드레이코 말포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두들리보다 더 싫어하는 아이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핀도르 1학년들은 마법의 약 수업만 슬리데린 학생들과 같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포이를 도저히 참아 내지 못했다. 그런데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비행(飛行)' 수업마저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이 함께 듣게 되었다는 벽보가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 게시판에 나붙자, 그들은 하나같이 투덜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해리가 음울하게 말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니까. 말포이 앞에서 빗자루를 타고 바보짓을 하게 되다니."해리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는 걸 배우게 되길 고대해 왔었다. "바보짓을 하게 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지." 론이 분별 있게 말했다. "어쨌든, 말포이는 자기가 퀴디치를 잘한다며 떠들고 다니지만, 난 그게 다 말뿐이라는 걸 알아."말포이는 확실히 '비행'에 대해 계속 떠들고 다녔다. 그는 1학년들이 기숙사 퀴디치 팀에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며 큰 소리로 불평하다가, 끝에는 항상 그가 헬리콥터에서 머글들을 아슬아슬하게 구출했다는 등의 허풍스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았었다. 하지만 말포이만 그런 게 아니었다. 시무스 피니간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빗자루를 타고 시골을 날아다니며 보냈다고 했다. 심지어 론조차도 찰리 형의 낡은 빗자루를 타고 날다가 행글라이더와 부딪힐 뻔했다고 말하곤 했다. 마법사 가족 출신 사람들은 하나같이 퀴디치에 대해 말했다. 론은 벌써 기숙사 방을 함께 쓰는 딘 토마스와 축구 얘기를 하다가 큰 말다툼을 벌였었다. 론은 아무도 날지 못하면서 공 하나만 갖고 하는 경기가 뭐 그리 재미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해리는 론이 딘의 웨스트 햄 축구팀 포스터를 막대기로 찌르며 그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걸 보기도 했다. 네빌은 지금까지 한번도 빗자루를 타 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가 빗자루 옆에는 가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해리는 그의 할머니가 그렇게 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네빌은 두 발로 땅을 밟고 있는데도 수없이 사고를 내는 사고뭉치였던 것이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도 네빌만큼이나 나는 것에 겁을 냈다. 이것은 책을 암기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녀가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목요일 아침 식사 때 그녀는 모든 멍청이들의 비행 이야기에 따분해져서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이어 온 퀴디치》라는 책을 빌려 왔다. 네빌은 혹시 나중에 빗자루에 달라붙어 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목을 메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헤르미온느의 강의가 우편물 배달로 중단되자 매우 기뻐했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편지 이후 단 한 통의 편지도 받지 못했는데, 물론 말포이는 눈치 빠르게도 그걸 알아챘다. 말포이의 수리부엉이는 항상 집에서 그에게 과자 꾸러미들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는 그것을 보란 듯이 슬리데린의 테이블에 펼쳐 놓았다. 외양간 부엉이 한 마리가 네빌에게 할머니가 보낸 작은 꾸러미를 가져왔다. 그가 흥분해서 그 꾸러미를 풀자 하얀 연기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슬 크기의 유리공 하나가 나왔다. "리멤브럴이야!" 네빌이 설명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건망증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지. 이건 네가 잊어버린게 있는지를 알려줘. 봐, 이걸 이렇게 꽉 잡았는데 빨갛게 변하면...... 어......" 리멤브럴이 갑자기 빨갛게 변했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네가 뭔가를 잊어버렸다는 뜻이야......"네빌이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기억해 내려고 애쓰고 있을 때 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리핀도르 테이블 옆으로 지나가면, 네빌의 손에서 리멤브럴을 낚아챘다. 해리와 론이 펄쩍 뛰었다. 그렇잖아도 그들은 말포이와 싸울 일이 없나 내심 바라고 있던 터라, 이때다 싶어 한바탕 싸움을 벌여 보려고 했지만, 학교에서 누구보다도 빨리 말썽을 찾아내는 것으로 소문난 맥고나걸 교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 "무슨 일이니?" "말포이가 제 리멤브럴을 뺏었어요, 교수님." 말포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리멤브럴을 얼른 테이블 위에 떨어뜨렸다. "그냥 본 것 뿐이에요."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졸졸 뒤를 따르는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꽁무니를 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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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3시 30분에, 해리와 론을 비롯한 다른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첫 번째 비행 수업을 받기 위해 급히 현관 계단을 내려가 정원으로 갔다. 그들은 줄을 지어 경사진 잔디밭을 내려가 금지된 숲으로 가는 정원 맞은편의 부드럽고 평평한 잔디밭 쪽으로 걸어갔다. 날씨는 맑았는데 산들바람이 불고 있어서인지 풀이 발밑에서 잔물결을 일으켰다. 멀리 보이는 금지된 숲의 나무들은 험악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이미 와 있었고, 땅엔은 스무 개의 빗자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평소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학교 빗자루들은 너무 높이 날면 마구 흔들리거나, 항상 조금씩 왼쪽으로만 난다며 불평을 하곤 했다. 비행 수업 선생님 후치 부인이 도착했다. 그녀는 작은 키에 백발이었으며, 매처럼 노란 눈을 갖고 있었다. "자, 모두들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그녀가 크게 호통쳤다. "모두들 빗자루 옆에 서라. 자, 어서!"해리는 자기 빗자루를 흘끗 보았다. 그것은 작은 가지 몇 개가 이상한 각도로 비어져 나와 있는 낡은 빗자루였다. "오른 손을 빗자루 위로 나오게 하고." 후치 부인이 앞에서 소리쳤다. "'위로!'라고 말해라.""위로!" 모두가 소리쳤다. 그러자 해리의 빗자루는 즉시 손 안으로 날아들었고, 다른 몇 명도 이처럼 보기 좋게 성공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빗자루는 그저 땅 위로 데굴데굴 굴러갔으며, 네빌의 빗자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빗자루도 말처럼 탄 사람이 무서워하면 그걸 아는 것 같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네빌의 떨리는 목소리로 보아, 그가 땅에서 발을 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너무도 명확히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후치 부인은 그 뒤 그들에게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고 빗자루에 올라타는 방법을 보여주고는, 앞뒤로 왔다갔다 하며 잡는 법을 바로잡아 주었다. 해리와 론은 후치 부인이 말포이에게 오랫동안 잘못해 왔다고 지적하자 고소해했다. "자, 이제 호루라기를 불면 땅을 걷어차라, 세게!" 후치 부인이 말했다. "빗자루를 흔들리지 않게 하고, 수십 센티미터 정도 올라갔다가,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숙여서 곧장 돌아 내려오는 거야. 자, 호루라기를 분다...... 셋...... 둘......"하지만 네빌은 땅을 떠나는 게 무서워 긴장할 대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후치 부인의 입술에 호루라기가 닿기도 전에 하늘로 세게 날아올랐다. "돌아와라, 얘야!" 그녀가 이렇게 소리쳤지만, 네빌은 병에서 코르크 마개가 튀어나가듯이 곧장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3미터...... 6미터...... 해리는 하얗게 질린 네빌이 겁먹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땅을 내려다보는 걸 보았고, 잠시 뒤 그가 숨이 넘어갈 듯 놀라서 그만 빗자루에서 거꾸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쾅! 네빌은 잔디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의 빗자루는 여전히 높이, 높이 올라가더니 금지된 숲 쪽으로 빈들빈들 떠가다가 사라져 버렸다. 후치 부인은 허리를 굽혀 네빌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얼굴도 네빌의 얼굴만큼이나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손목이 부러졌군." 해리는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자, 얘야. 괜찮아. 일어나라."그녀는 일제히 네빌을 바라보고 있는 반 아이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이 아이를 병동에 데려갈 동안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도록! 빗자루는 건드리지 말고 그 자리에 놓아 두어라. 그렇지 않았다가는 '퀴디치'라는 걸 해보기도 전에 호그와트에서 쫓겨나고 말테니까. 자, 얘야."네빌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손목을 부여잡고, 후치 부인의 부축을 받아 절름거리며 걸어갔다. 그들이 저만치 사라지자 말포이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 멍청이의 얼굴 봤니?" 다른 슬리데린 아이들도 끼어들었다. "입 닥쳐, 말포이." 패르바티 패틸이 날카롭게 말했다. "오, 너 지금 롱바텀을 두둔하는 거니?" 뻔뻔스러운 슬리데린의 여학생인 팬시 파킨슨이 말했다. "네가 뚱뚱한 울보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걸. 패르바티.""이것 좀 봐!" 말포이가 쏜쌀같이 달려가 잔디밭에서 뭔가를 움켜쥐며 말했다. "롱바텀의 할머니가 보내 준 그 멍청이같은 물건이야."말포이가 리멤브럴을 들어올리자 그것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거 이리 내, 말포이."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모두 말하는 걸 멈추고 해리를 바라보았다. 말포이가 심술궂게 미소지었다. "난 롱바텀이 찾을수 있는 어딘가에 두려고 하는 거야. 저기...... 나무 위는 어때?""이리 내!" 해리가 소리쳤지만, 말포이는 빗자루 위에 올라타고 날아올랐다. 그는 거짓말을 했던 게 아니었다. 그는 정말 잘 날았다. 오크 나무의 맨 꼭대기 가지 근처를 떠다니며 그가 외쳤다. "와서 가져가, 포터!" 해리는 빗자루를 움켜잡았다. "안 돼!"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큰 소리로 말했다. "후치 부인이 조용히 있으라고 했잖아. 네가 그렇게 하면 우린 모두 혼나게 될 거야."해리는 그러나 헤르미온느의 말을 무시했다. 그는 빗자루에 올라타 땅을 힘껏 박차고 위로, 위로 날아올랐다. 머리카락과 망토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해리는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에게도 배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있었다. 비행은 쉽고, 멋졌다. 그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빗자루를 약간 잡아당겼을 때 저 아래에서 여자아이들의 비명 소리와 론의 감탄하는 함성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공중에서 빗자루를 급격하게 돌려 말포이 쪽으로 향하게 했다. 말포이는 깜짝놀란 것처럼 보였다. "이리 내놔." 해리가 소리쳤다. "그렇지 않으면 널 빗자루에서 떨어뜨리고 말겠어!""아, 그래?" 말포이는 애써 코웃음을 치기는 했지만, 불안한 표정이었다. 해리는 마치 빗자루를 오랫동안 타 본 사람 같았다. 그가 몸을 숙이고 양손으로 꽉 잡자 빗자루가 말포이 쪽으로 쏜쌀같이 날아갔다. 말포이가 간신히 피하자 해리는 뒤로 돌아 빗자루를 흔들리지 않게 잡았다. 아래에서는 몇몇 사람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 위에는 네 목숨을 구해 줄 크레이브나 고일이 없아. 말포이."해리가 외쳤다. 말포이에게도 똑같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간 것 같았다. "그럼,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말포이는 이렇게 소리치고는 그 유리공을 공중으로 높이 던져 버렸다. 해리는 그 공이 마치 슬로 모션처럼, 하늘로 높이 올라갔다가 번개처럼 떨어지는 걸 보았다. 그는 몸을 굽히고 빗자루의 손잡이 부분을 아래로 향하게 했다. 다음 순간 그는 공과 경주하며 아래로 치닫고 있었다. 귀를 씽씽 스치는 바람 소리가, 아래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뒤섞였다. 그리고 공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그가 손을 쭉 뻗어 공을 잡았다. 지상에서 불과 3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을 때였다. 해리는 순간적으로 빗자루를 일으켜 세워 리멤브럴을 주먹 속에 안전하게 움켜 쥐고는 잔디밭 위로 구르듯이 부드럽게 착륙했다. "해리 포터!"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급강하할 때보다 더 심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한번도...... 내가 호그와트에 온 이후 한번도......"맥고나걸 교수는 충격으로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 안경 너머로 그녀의 눈이 미친 듯이 번득였다. "......어떻게 겁도 없이...... 목이 부러질 수도 있는데......""해리 잘못이 아니에요, 교수님......" "조용히 해요, 패틸양." "하지만 말포이가......" "그만하면 됐어요, 위즐리군. 포터, 날 따라와요, 당장."해리는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한 번 흘끗 보고는, 성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힘없이 걸어갔다. 해리는 학교에서 쫓겨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걸어가고 있었고, 그는 그녀를 쫓아가기 위해 달리다시피 해야 했다. 이제 끝장이다. 학교에 들어 와서 이 주일도 버티지 못하다니. 10분 후면 가방을 싸고 있겠지. 자신이 현관에 나타나면 더즐리 가족이 뭐라고 할까?현관 계단을 올라가, 내부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갔는데도, 맥고나걸 교수는 여전히 그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문을 비틀어 열고 복도를 따라 계속 걸어갔고, 해리는 처량하게 그녀 뒤를 총총걸음으로 따라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어쩌면 나를 덤블도어 교수에게 데리고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해리는, 쫓겨났지만 사냥터지기로 남게 된 해그리드를 생각했다. 어쩌면 그는 해그리드의 조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론과 다른 아이들은 마법사가 됐는데 자신은 해그리드의 가방을 들고 정원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속이 뒤틀렸다. 맥고나걸 교수는 어떤 교실문 앞에서 멈췄다. 그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실례합니다, 플리트윅 교수님, 잠시 우드를 데려가도 될까요?"우드? 해리는 어리둥절해졌다. 우드는 나를 매질할 회초리일까?하지만 알고 보니, 우드는 억세게 생긴 5학년짜리 소년이었다. 그는 당황해하면 프리트윅의 교실에서 나왔다. "너희 둘 다 따라와라." 맥고나걸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우드는 신기한 듯이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안으로." 맥고나걸 교수는 피브스가 혼자서 칠판에 정신없이 음란한 말들을 쓰고 있는 교실을 가리켰다. "나가요, 피브스!" 그녀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피브스는 분필을 쓰레기통에 큰 소리 나게 던져 넣고는 욕을 하며 나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문을 쾅 닫고 두 소년에게 돌아섰다. "포터, 이쪽은 올리버 우드다. 우드, 내가 우리 팀 수색꾼을 데려왔다."우드의 표정이 당황에서 환희로 바뀌었다. "정말이세요, 교수님?" "그럼." 맥고나걸 교수가 힘있게 말했다. "이 아닌 타고난 퀴디치 선수다. 난 여지껏 이런 재주를 본 적이 없다. 빗자루를 타 본 게 오늘이 처음이었니, 포터?"해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쫓겨날 것 같지는 않았으므로, 후들거리던 다리에 다시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애는 놀랍게도 16미터를 급강하한 뒤에 떨어지는 구슬을 잡았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우드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몸에 긁힌 데 하나 없단다. 찰리 위즐리고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거야."우드는 이제 그의 모든 꿈이 단번에 이루어진 것처럼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퀴디치 경기 본 적 있니, 포터?" 우드가 흥분해서 물었다. "우드는 그리핀도르 팀의 주장선수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설명했다. "이 아인 딱 수색꾼 체격이네요." 우드가 이제 해리 쪽으로 걸어가 그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말했다. "가볍고...... 민첩하고...... 이 아이에게 좋은 빗자루를 사 주셔야겠어요, 교수님...... 님부스 2000이나 클린스윕 세븐이 좋겠군요.""덤블도어 선생님에게 말해서 1학년 규칙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금년에 맹세코 작년보다 우수한 팀이 필요해. 작년 시합에서 슬리데린에 패배한 뒤로, 난 몇 주 동안 세베루스 스네이프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단 말아......"맥고나걸 교수가 안경 너머로 해리를 엄하게 바라보았다. "네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구나, 해리. 그렇지 않았다간 마음을 바꿔 네게 벌을 줄지도 모르니까."그리고는 그녀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네 아버지가 보셨으면 자랑스러워하셨을 거다. 그분은 뛰어난 퀴디치 선수였거든." "거짓말 마."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해리는 지금 막 론에게,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간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있었다. 론은 스테이크 한 조각과 강낭콩 파이를 입으로 반쯤 가져가다가, 입을 벌린 채로 그만 먹는 걸 까맣게 잊고 말았다. "수색꾼?" 그가 말했다. "하지만 1학년들은 절대로...... 넌 아마...... 최연소 선수일 거야......""......100년 만에." 해리가 입에 파이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그는 오후 내내 흥분해서인지 다른 ㄸ보다 훨씬 더 많이 배가 고팠다. "우드가 말해줬어."론은 어찌나 놀라고 감동했던지, 그저 앉아서 입을 딱 벌린 채 멍하니 해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훈련은 다음 주에 시작해." 해리가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우드는 그걸 비밀로 하고 싶어하니까."그때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식당으로 들어오다가, 해리를 발견하고는 허둥지둥 다가왔다. "잘했어." 조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드가 우리에게 말해 줬어. 우리도 팀원이거든. 몰이꾼이지.""금년엔 확실히 우리가 저 퀴디치 우승컵을 따게 될 거야."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찰리 형이 졸업한 이후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지만 금년 팀은 멋지게 해낼 거야. 네가 정말로 잘 하나 보던데, 해리. 우드는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 말할 때 거의 깡충깡충 뛰다시피했거든.""어쨌든, 우린 그만 가 봐야겠어. 리 조던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새로운 비밀 통로 하나를 찾았다고 난리거든.""그건 보나마나 우리가 첫 주에 찾아낸 저 역겨운 그레고리 동상 뒤에 있는 걸거야."프레드와 조지가 가 버리자마자 전혀 반갑지 않은 얼굴들이 나타났다. 말포이가 양쪽에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것이다. "최후의 만찬 중이니, 포터? 머글 세계로 돌아가는 기차는 언제 탈 거니?""땅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훨씬 더 용감하군."해리가 냉담하게 말했다. 물론 크레이브와 고일은 덩치가 큰 놈들이었지만, 한쪽에 선생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려보기만 했다. "언제라도 혼자서 너와 대결하겠어." 말포이가 말했다. "원한다면 오늘 밤이라도 좋아. 마법사의 결투법으로. 요술지팡이만 갖고 하는 거야. 몸싸움 없이. 이의 없지? 마법사의 결투법에 대해 들어 본 적 없는 것 같은데?""물론 들어봤지." 론이 자리에 앉은 채 몸을 빙 돌리면 말했다. "난 해리의 2번 타잔데, 너의 2번 타자는 누구니?"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크레이브야." 그가 말했다. "자정이야, 알았지? 트로피 보관실에서 보자. 그곳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말포이가 가 버리자, 론과 해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마법사의 결투법이란 게 뭐니?" 해라가 물었다. "그리고 네가 나의 2번 타자라는 것은 또 뭐야?""그러니까 2번 타자란 네가 죽으면 대신 싸울 사람을 말해." 론이 다 식어버린 차가운 파이를 베어 물며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러나 해리의 얼굴 표정을 보자, 얼른 덧붙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진짜 마법사 결투법으로 싸울 때만 죽어. 진짜 마법사들하고 싸우는 것 말야. 너와 말포이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서로에게 불꽃을 보내는 것뿐이야. 너희 둘 다 진짜 손상을 입힐 만큼 마법을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말야. 내가 볼 때 그녀석은 네가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분명해.""내가 요술지팡이를 휘둘렀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면?""그걸 던져 버리고 그 녀석의 코를 한 방 날리는 거지."론이 말했다. "잠깐 실례할게." 그들 둘 다 위를 올려다보았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였다. "밥은 좀 편안히 먹을 수 없겠니?" 론이 물었다. 헤르미온느는 그를 본체만체하고 해리에게 말했다. "너와 말포이가 하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는데 말야......""그랬겠지." 론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밤에는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 안 돼. 그러다가 들켜서, 아니 반드시 들키겠지만, 너 때문에 또 감점을 받게 될 그리핀도르를 생각해 봐. 그건 정말로 이기적이야.""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냐." 해리가 말했다. "잘 가." 론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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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딘과 시무스가 잠꼬대 하는 소리를 들으며(네빌은 병동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훨씬 늦게까지 자지 않고 누워서, 오늘은 완벽한 하루를 마무리짓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론은 저녁 내내 "그 녀석이 네게 저주를 퍼부으려고 하면, 얼른 몸을 피하는 게 좋아, 왜냐하면 저주를 어떻게 막는지 잘 모르겠거든."과 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해리는 필치나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게 들킬 가능성이 많았으므로 자신이 스스로 또 다른 무덤을 파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말포이의 비웃는 얼굴이 어둠 속에서 계속 어렴풋이 나타나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말포이에게 본때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그걸 놓칠 수는 없었다. "11시 반이야." 론이 마침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는 게 좋겠어."그들은 잠옷에 가운을 걸친 채로, 지팡이를 들고 살금살굼 방을 빠져나와, 나선형 계단을 내려간 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다. 벽난로에는 타다 남은 깜부기들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어서, 안락의자가 둥글둥글한 그림자처럼 보였다. 그들이 출구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가까이 있는 의자 쪽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이렇게 행당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해리." 전등이 깜빡거리며 켜졌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핑크빛 가운을 입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너!" 론이 몹시 화가 나서 말했다. "가서 잠이나 자!""난 이미 네 형에게 말했어."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퍼시는 반장이니까, 너희를 말릴 수 있을 거야."해리는 그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빨리." 그가 론에게 말했다. 그는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를 밀어 열고 그 구멍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그렇게 쉽사리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그녀는 론을 따라 그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가며, 꼭 성난 거위처럼 투덜거렸다. "너희들은 그리핀도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도 않니? 너희는 자신들만 중요한거니? 난 슬리데린이 우승컵을 타길 바라지 않아. 너희들 때문에 내가 변신 주문을 외워서 맥고나걸 교수에게 어렵게 받은 점수들을 몽땅 잃게 될거야.""저리 가." "좋아. 하지만 난 경고했어. 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라탄 뒤에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없어. 너희들은 정말......"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말을 마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안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그 똥똥한 여인의 초상화 쪽으로 돌아섰을 때 그 그림이 텅 비어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뚱뚱한 여인은 야간 산책을 하러 가고 없었으므로,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 탑 밖에 그냥 있어야 했다. "이제 어떻하지?"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알 바 아니지." 론이 말했다. "우린 가야 해. 늦었어."그들이 복도 끝에 미처 다 가기도 전에 헤르미온느가 쫓아 왔다. "나도 같이 갈래." 그녀가 말했다. "안 돼." "그럼 내가 여기 밖에 서서 필치가 날 잡도록 기다릴 거라고 생각하니? 그가 우리 셋을 모두 발견하면 난 진실을 말할 거야. 내가 너희들을 막으려 했다고 말야. 내 말이 틀리다고는 못할걸.""대단하셔." 론이 큰 소리로 날카롭게 말했다. "조용히 해, 둘 다!" 해리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무슨 소리가 났어."그건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 같았다. "노리스 부인?" 론이 실눈을 뜨고 어둠 속을 바라보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건 노리스 부인이 아니었다. 네빌이었다. 네빌은 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가 그들이 살금살금 다가가자 갑자기 깨어났다. "고맙게도 너희들이 날 찾았구나! 난 이 바깥에서 몇 시간이나 있었어. 침실로 들어가는 새 암호가 생각이 안 나서 말야.""목소리 낮춰, 네빌. 암호는 '돼지 코'지만 지금은 못 들어가. 그 뚱보 여인이 어딘가로 사라졌거든.""팔은 어떠니?" 해리가 물었다. "좋아." 네빌이 팔을 보여주면 말했다. "폼프리 부인이 단번에 고쳐 주셨어.""잘됐다. 이봐, 우린 어디 좀 가야 해. 그럼 나중에 보자......""날 두고 가지 마!" 네빌이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난 여기 혼자 있고 싶지 않아. 피투성이 바론이 벌써 두 번이나 지나갔단 말야."론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화가 나서 헤르미온느와 네빌을 노려보았다. "너희들 중 누구라도 우릴 들키게 했다가는, 퀴렐이 말했던 악령의 주문을 배워서 너희들에게 반드시 써먹고 말테니까 알아서 해."헤르미온느가 론에게 악령의 주문을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 주려고 입을 열려고 했지만, 해리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며 주의를 주었다. 그들은 높은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달빛 때문에 창살 무늬가 생긴 복도를 사뿐히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해리는 필치나 노리스 부인과 마주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았다. 그들은 재빨리 3층으로 올라가 까치발을 들고 트로피 보관실로 갔다. 말포이와 크레이브는 아직 와 있지 않았다. 크리스탈 트로피 케이스가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다. 우승컵과 우승패와 각종 조각품들이 어둠 속에서 때때로 은빛 금빛으로 반짝였다. 그들은 방 양쪽에 있는 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벽에 바짝 붙어서 걸어갔다. 해리는 말포이가 뛰어들자마자 시작할 경우를 생각해 요술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시간이 지나갔다. "그 녀석이 늦는데, 어쩌면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선 건지도 몰라." 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때 옆방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 모두 깜짝 놀랐다. 해리가 지팡이를 막 들어 올렸을 때,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말포이가 아니었다. "냄새를 맡아 봐, 녀석들이 한쪽 구석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그건 노리스 부인에게 말하고 있는 필치였다. 해리는 공포에 휩싸여 다른 세 명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미친 듯이 손짓을 했다. 그들은 조용히 필치의 목소리에서 멀리 있는 문 쪽으로 종종걸음 쳐 달려갔다. 네빌의 망토가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자마자 필치가 트로피 보관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녀석들이 여기 어딘가에 있어." 그들은 필치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숨어 있겠지.""이쪽이야!" 해리가 다른 아이들에게 입 모양을 만들어 말하자, 그들은 겁에 질려서 갑옷으로 가득 찬 긴 진열실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필치의 발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왔다. 네빌이 갑자기 앙앙 우는 소리는 내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네빌은 곧 걸려 넘어지며 론의 손목을 잡는 바람에 둘 다 어떤 갑옷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철커덩, 쾅! 성 전체를 깨울 것ㅁ나 같은 커다란 소리가 났다. "달려!" 해리가 소리쳤고, 그들 넷을 필치가 따라오고 있는지 뒤돌아 보지도 않고 진열실 쪽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그들은 문설주를 빙 돌아,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해리를 선두로 복도를 뛰어갔다. 어떤 벽걸이 융단을 북 찢어 뎔고 들어가나 비밀 통로가 나왔고, 통로를 정신없이 달려가자 마법 수업을 드는 교실이 나타났다. 그제서야 그들은 트로피 보관실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 안 쫓아 오는 것 같아." 해리가 차가운 벽에 기대어 헐떡거리며 이마를 훔쳤다. 네빌은 엎어진 채로, 씩씩거리며 푸푸 소리를 냈다. "그것...... 봐." 헤르미온느가 숨이 막힌 듯 가슴을 움켜쥐고 말했다. "내가 뭐랬어.""그리핀도르로 탑으로 돌아가야 해." 론이 말했다. "가능한 한 빨리.""말포이가 널 속인거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했다. "이제 알았니? 그 녀석은 널 만나러 오지 않을 거야. 필치는 트로피 보관실에 누군가가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말포이가 일러바친 게 분명해."해리는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자." 그러나 일이 그렇게 간단치가 않았다. 그들이 열 발짝쯤 갔을 때 문 손잡이가 덜컥덜컥 움직이며 앞 교실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피브스였다. 피브스는 그들을 발견하자 기뻐서 소리를 빽 질렀다. "조용히 해, 피브스...... 제발...... 놀라서 자빠지겠다."피브스가 낄낄대며 웃었다. "1학년들이 한밤중에 돌아다닌다? 쯧쯧쯧. 버릇없군, 버릇없어. 너흰 들킬거야.""네가 말하지만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 거야, 피브스. 제발.""필치에게 말해야 해, 그래야 하구말구." 피브스는 성직자처럼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의 눈은 심술궂게 빛났다.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저리 비켜." 론이 피브스를 힘껏 치며 날카롭게 말했다...... 이게 큰 실수였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왔어요!" 피브스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와서 여기 마법 교실 복도에 있어요!"그들은 피브스 밑으로 몸을 홱 숙이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조금전 쾅 닫았던 문이 있는 쪽으로 곧장 달려갔다. 그러나 문은 잠겨 있었다. "끝장이야!" 그들이 어찌해 볼 수도 없이 애꿎은 문만 주먹으로 치고 있을 때 론이 투덜거렸다. "우린 결딴났어! 이것으로 끝장이야!"그들은 필치가 피브스의 고함소리가 난 쪽으로 정신없이 달려오고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좁혀서 서." 헤르미온느가 딱딱거렸다. 그리고는 해리의 요술지팡이를 잡고 자물쇠를 두드리며, '알로호모라!'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그 자물쇠가 딸깍 하더니 문이 휙 열렸다. 그들은 우르르 물려들어가 얼른 문을 닫고는, 문에 귀를 바짝 대고 귀를 기울였다. "녀석들이 어느쪽으로 갔지, 피브스?" 필치가 말하고 있었다. "빨리 말해.""'제발 말씀해 주세요'라고 하세요." "엉터리 같은 짓 말고, 피브스, 자 녀석들이 어디로 갔지?""'제발 말씀해 주세요'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에요." 피브스가 흥얼거리며 귀에 거슬리게 말했다. "좋아...... 제발 말씀해 주세요." "아무것도! 하하하! '제발'이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하하! 하하하하!"그리고 그들은 피브스가 휙 하고 사라지는 소리와 필치가 화가 나서 욕을 해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이 문이 잠겼다고 생각하나봐." 해리가 속삭였다. "이제 괜찮을 것 같아...... 이거 좌, 네빌!" 왜냐하면 네빌이 조금 전부터 해리의 가운 소배를 세게 잡아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뭐야?"해리는 휙 돌아섰다...... 그리고 그 무엇을 아주 명확히 보았다. 잠시 그는 악몽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끔찍했다. 지금 그들은 방안에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어떤 복도에 있었다. 바로 출입 금지된 3층 복도였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그곳이 왜 출입금지되었는지 알았다. 그들은 천장과 마룻바닥 사이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괴물 같은 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개는 머리가 세 개였다. 두리번거리고 있는 세 쌍의 성난 눈. 그들 쪽을 향해 씰룩씰룩거리고 있는 세 개의 코. 누런 송곳니에서 침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세 개의 입. 그 개는 여섯 개의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해리는 자기들이 벌써 시체가 되지 않은 이유는 단지 자기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바람에 그 개가 깜짝 놀랐기 때문일 뿐, 개가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고 있으며,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자신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리라는 것을 우레같은 저 으러렁거림으로 너무나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해리는 손으로 더듬어 손잡이를 찾았다. 필치와 죽음 사이라면, 필치를 택할 것이다. 그들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해리가 문을 쾅 닫자 온 힘을 다해 복도로 다시 달려 나왔다. 필치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그들을 정신없이 찾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들은 그저 그 괴물에게서 멀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그들은 7층에 있는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달리는 걸 멈췄다. "너희들 모두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니?" 그녀가 그들의 어깨에서 흘러내린 가운과 땀에 젖어 상기된 얼굴을 보며 물었다. "상관 말아요...... 돼지 코, 돼지 코." 해리가 헐떡거리며 말하자 그 초상화가 앞으로 흔들렸다. 그들은 서둘러 학생 휴게실로 들어가 부들부들 떨면서 안락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한참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네빌은, 정말로, 다시는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학교에 그런 괴물을 가둬 두다니, 누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개라면 모두가 운동이 필요할 텐데 말야."헤르미온느도 숨을 돌리자 제 나쁜 성깔이 돌아왔다. "눈은 뒀다 뭐에 쓸래?"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개가 뭘 밟고 서 있는 지 보지도 못했니?""마룻바닥?" 해리가 물었다. "나 그 개의 발은 보지 못했어. 머리 세 개를 보는 데도 정신이 없었단 말야.""아냐, 마룻바닥이 아냐. 그건 지하실 문을 밟고 서 있었어. 그건 분명 뭔가를 지키고 있는 거야."헤르미온느가 일어서서 그들을 노려 보았다. "이제 됐니? 우린 모두 쫓겨날 수도 있었어. 아니 더 심하게는, 죽을 수도 있었다구. 자, 괜찮다면, 난 이만 가서 자야겠어."론이 입을 벌린 채, 멀어져 가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 어서 가서 자." 그가 말했다. "누가 저더러 따라오라고 했나, 원 기가 막혀서."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는 해리에게 뭔가 또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그 개는 뭔가를 지키고 있었다...... 해그리드가 뭐라고 말했지? 그린고트는 어떤 것을 숨기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아마 호크와트를 제외하면. 해리는 713번 금고에서 꺼낸 그 더러운 작은 꾸러미가 지금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대충 감이 잡히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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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 포터에게 -학생들이 쓴 편지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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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부엉이가 있었으면... 나도 너처럼 부엉이가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신비한 고양이나 쥐가 더 갖고 싶어. 껴안고 만지는 데는 그것들이 부엉이보다 더 좋을 테니까 말야. 내게 만약 신비한 애완동물이 있다면 난 내 방에 숨겨두고 녀석이 마법을 부려서 우리 엄마나언니들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도록 할 거야. 그리고 론 위즐리의 쥐 스캐버스처럼 녀석을 주머니 속에 넣어서 학교에데려갈 거야. 내 시험. 답안도 모두 옳게 작성하도록 시켜야지, 낄낄. 녀석은 내 숙제도 할 수 있을 거야. 잘 지내. 그리고 퀴디치 우승컵을 또 타게 되길 바랄게. - 칼 크레이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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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처럼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며... 마법사 학교에 다니는 건 틀림없이 힘들 거야. 마법을 거는거며, 마법의 약 만드는 거며, 이상한 식물들을 키우는 거며, 지팡이로 결투하는 거며, 배울 게 너무 많잖아. 네 친구 헤르미온느는 정말로 똑똑해. 그 애를 알았으면 좋겠어. 친구가 되고 싶어. 론에게 그 애에게 더 상냥하게 굴라고 좀 말해 줘. 나도 너처럼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면좋겠어. 난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할 거야. 흥미로운 게 보이면 내려가서 자세히 살펴보기도 하구 말야.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날아오면 되잖아. 내가 어디에 갔었는지는아무도 모를 거야. 부디 몸조심. -제인 알리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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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에게, 난 네가 마법 학교에 가기 전처럼 괴로운 여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년에는 호그와트에서 머글 연구 수업을 꼭듣도록 해. 넌 틀림없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 대해많은 걸 배우게 될 거야. 마법사들은 아마 영국보다 이곳에서 훨씬 더 재미있게 보낼수 있을걸. 신비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숲도 많고 너희들에게고기나 삶은 감자 같은 것들을 먹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까 말야. 우린 생선과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거든. 혹시 미국에 오게 되면 꼭 우리 학교에 찾아와주길 바래. -안드레아 브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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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퀴디치 수색꾼을 맡을 거야 난 퀴디치처럼 멋진 경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런경기를 할 수 있다니 넌 정말 행운아야. 내게 만약 그런 행운이 주어진다면 너처럼 수색꾼을 맡을 거야. 날아다니며 경기를 지켜보다가 황금및 스니치를 발견하면 확 잡아야지! 그러면 우리 팀이 150점을 얻을 거 아냐. 다음 책은 온통 퀴디치에 대한 거고 다른 마법사 학교의 퀴디치 팀들도 나온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넌 그런 팀들과도 경기하겠구나. 다른 팀이나 다른 선수들에 대해 잘 몰라서 혹시 겁나지 않니? 좀더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해. 다른 학교들의 퀴디치 시합때 사람을 보내서 그들이 어떻게 경기하는지 들어보는 것도도움이 될 거야. 전략은 그 뒤 짜도 될 거야. 행운을 빌게 ! -버디 싱클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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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드레스를 입고 싶어 네 인생은 정말 멋져. 나도 그랬음 좋겠어. 넌 귀엽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퀴디치는 정말 잘하고 모두들 널 황홀한 눈으로바라보잖아. 헤르미온느는 자긴 굉장히 똑똑하다고 생각할지모르지만 멍청하기 그지없어, 너 같은 아이를 흠잡잖아. 나도 마법을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더 나이 들어 보이게변신해서 파티 같은 데 갈 수 있을 거 아냐. 만약 마법을 부릴수 있다면 난 내 머리카락을 온통 눈부신 황금빛으로 만들고눈 주위는 초록빛으로 번득이게 할 거야. 그리고 5분마다 색깔이 변하는 마법의 드레스를 입을 거야. 그러면 사람들은 날 브리태니 같은 유명한 스타라고 생각하겠지. 난 네가 더즐리 가족에게도 마법을 걸어서 그들을 정말로멍청하게 보이게 만들어버렸으면 좋겠어. 다음 책에서도 행운을 빌게 -안젤리카 애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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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에게, 나와 내 친구들 모두 널 굉장히 동경하고 있어. 네 이모와이모부, 두들리는 널 좋아하지 않지만, 넌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선생님들조차 널 특별하다고 생각하잖아. 가장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좋을까.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고,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고, 용들을 슬쩍 훔치고, 마법의 사탕도 먹고. 또 모두 다르게 생긴 공들과 다른 선수들이 동시에 공중을날아다니는 퀴디치도 할 수 있고, 항상 이기잖아. 나도 너처럼 마법사가 되어 즐겁게 보내고 싶어. 잭 힐번 나도 마법학교에 갈 수 있었으면 마법사가 된다는 건 틀림없이 신나는 일일 거야! 난 네 책을 읽기 전부터 너에 대해 많은 게 알고 싶었어 넌 퀴디치에서 수색꾼으로 뛰는 게 좋으니? 다른 역할들도좋아했을까? 님부스 2007은 정말 멋진 것 같아. 그 빗자루가어떻게 그렇게 높이 날 수 있는지 설명 좀 해줘. 네 친구들 론과 헤르미온느도 정말 좋은 아이들이야. 산더미 같은 트롤과"싸우고 퀴렐 교수와 싸우다니 너희들정말 용감했어. 나도 마법사 학교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새로운 모험에 대해 빨리 읽고 싶어. -미셀 부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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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모험담이었어 너의 첫 번째 모험담을 정말로 재미있게 꿇었어. 보통 사람인 줄 알았던 네가 그토록 기이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어. 마법사가 되는 게 힘들까? 두 번째 모험은 어디에서 일어날까? 넌 누굴 만나게 될까? 더 위험한 적들이 나타날까? 네가그들과 싸을 더 좋은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될까? 아직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것들도분명 첫 번째 책만큼이나 재미있을 거야. 그런 멋진 모험을 보여주어서 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읽을 책이 없었을 거야. 제이드 월리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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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받지 않도록 해! 네가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에게서 안전하게 빠져 나왔다는말을 들었어. 위험하고 강력한 악한이 쫓아다니는 기분은 어떤 걸까? 다음에 나오는 책에서는 어떤 모험이 펼쳐지니? 퀴디치 경기를 즐기니? 그리핀도르 팀에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니? 내가 듣기론 네가 퀴디치 우승컵을 거의 탈 뻔했다고 하던데, 어쩌다 그걸 놓친 거니? 넌 내년에는 틀림없이 더 열심히할 거야. 그럼, 경기할 때 조심하고 벌받지 않도록 해 ! -브라이언 정 ----------- 제1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면서 하는 스포츠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투명 망토를 입어본 적도, 거인과 친구가 된 적도, 혹은 요이 부화하는 걸 도와준 적도 없었다. 해리가 아는 거라곤 그저 무서운 이모와 이모부인 더즐리 부부와 혐오스러운 그들의 아들 두들리와 함께 한 비참한 삶뿐이었다. 해리의 방은 계단 밑에 있는 작은 벽장이며, 그는 11년 동안 생일파티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부엉이 한 마리가 절대 잊지 못할 굉장한 곳으로 초청하는 이상한 초대장 한 통을 배달해 주면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해리는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공중 스포츠와 온갖 마법을 배운다. 또한 어둠의 힘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마법사로서의 위대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도서명: 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 제1권 하 저자명: 조앤.K.롤링 역자명: 김혜원 출판사명: 문학수첩 출판년도: 1999년 출판사 전화: 02-790-5999 묵자책의 페이지: 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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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명: 스캔입력 교정자명: 문헌정보팀 제작: 부산맹인복지관 문헌정보팀 주소: 부산시 북구 구포 3동 1254-3 전화: 338-00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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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10장 할로윈 제11장 퀴디치 제12장 소망의 거울 제13장 니콜라스 플라멜 제14장 노르웨이 리지백 노버트 제15장 금지된 숲 제16장 지하실 문을 지나서 제17장 두 얼굴을 가진 사람 옮긴이의 말 '해리포터'에 대한 찬사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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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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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 장 할로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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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포이는 해리와 론이 조금 피곤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 다음날에도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여전히 호그와트에걸 보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그 다음날71 해리와 론은 머리가 셋 달린 개를 만났던 게 아주 멋험이었다고 생각했고, 그런 모험을 또 한번 해보고 싶은가지 들었다. 그 사이에 해리는 그린고트에서 호그와트로1:것 같은 그 꾸러미에 대한 이야기로 론을 신나게 했고,으 그렇게 철저하게 보관되어 있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떠 시간을 보냈다. 정말로 귀중한 것이거나 아니면 정말로 위험한 것일거야"론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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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둘 다든지,"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 수수께끼 물건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는것은 그것의 길이가 5센티미터 정도 된다는 것뿐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실마리를 찾기 전엔 그것이 '무엇인지 추측해 볼도리가 없었다. 네빌이나 헤르미온느는 그 개와 지하실 문 밑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네빌은 그저 다시는 그 개근처에도 가지 않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헤르미온느는 이제 해리와 론에게 말을 걸려고도 하지 않았지만,으스대며 아는 체하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그들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지금 진정으로 바라는 건 말포이에게 앙갚음하는 방법이었고, 기쁘게도 약 1주일 뒤 그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 부엉이들이 예전처럼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연회장으로몰려왔을 때, 모두의 관심은 즉시 끽끽거리는 커다란 부엉이여섯 마리가 들고 온 길고, 가느다란 꾸러미로 집중되었다. 그런데 해리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커다란 소포에무엇이 들어 있을까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부엉이들이 날아와 바로 자신 앞에 그 소포를 떨어뜨리자, 너무나 놀라 그만베이컨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부엉이들이퍼덕거리며 날아가 버리자마자 또 다른 부엉이가 소포 위에편지 한 통을 떨어뜨렸다. 해리는 먼저 편지를 뜯었는데 그건 천만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그 편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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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를 테이블에서 뜯지 말아라. 안에는 님부스 2000이 들어있는데.네가 빗자루를 갖고 있다는 걸 다른 학생들이 알게 되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빗자루를 가진 걸 보면 모두들 갖고 싶어할 테니 말이다. 올리버 우드가 오늘 밤 7시에 퀴디치 경기장에서 기다리고 있을거다. 오늘부터 첫 훈련에 들어갈 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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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기쁨을 감추려고 애쓰며 론에게 그 편지를 건네주었다. '검부스 訓00!" 론이 부러워서 끙끙댔다. '난 만져본 적도 없어 ," 그들은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그 빗자루를 몰래 풀어보려고 얼른 연회장을 나와 현관 쪽으로 갔는데 크레이브와 고일이 이층으로 가는 길을 막고 서 있었다. 그들 사이에 있던말포이가 해리에게서 그 소포를 홱 낚아채 만져보았다. "빗자루로군." 그가 질투와 심술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걸 해리에게 다시 던지며 말했다. "이번엔 그것 때문에 걸려들 거야,포터, 1학년들은 그걸 갖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 론은 참을 수가 없었다. ◎건 보통 뎃자루가 아냐." 그가 말했다. "그건 님부스 2點0이라구 너도 집에 괴미트 270 하나 갖고 있다고 했지, 말포이?" 론이 해리에게 씩 웃어 보였다. "카미트는 겉은 번드르해보이지만, 님 부스에는 비할 게 못되지." '네가 그것에 대해 뭘 알아,위즐리,넌 그 빗자루의 반도 살돈이 없잖아." 말포이가 되받아쳤다. '너와 네 형들은 한 가닥씩 사모아야 할걸." 론이 막 대답하려는 순간,플리트윅 교수가 말포이 옆에 나타났다. "싸우고들 있는 건 아니겠지?" 그가 끽끽거리며 말했다. ◎처에게 빗자루가 우송되었어요, 교수님." 말포이가 얼른말했다. ◎쌔, 그래, 맞다. " 플리트윅 교수가 해리에게 환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께서 그 특수 상황에 대해 내게모두 말씀하셨단다. 포터. 그런데 모델명이 뭐지?" '검부스 2700이에요, 선생님" 해리는 일그러지는 말포이의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말했다. ◎리고 제가 텟자루를 갖게 된 건 정말로 여기 있는 말포이 덕분이에요." 그가 덧붙였다. 해리와 론은 이층으로 올라가면서,발포이의 얼굴에 나타났넌 분노와 당황해 하는 표정을 떠올리며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맞아, 그건 사실이야." 그들이 대리석 계단 위에 도착했을때 해리가 좋아서 깔깔거리며 말했다. "그 녀석이 만약 네빌의리멤브럴을 훔치지 않았다면 난 그 팀에 들어가지 못했을 거77‥‥‥ "그래서 넌 그게 규칙을 어긴 보답이라고 생각하는 거니?'그들 바로 뒤에서 쨍쨍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가해리의 손에 들린 소포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면서, 일부러 발을 쾅쾅 구르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거니?" 해리가 물었다. "그래,그렇게 계속 가." 론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우리를 도와주는 거니까" 헤르미온느는 코를 높이 쳐들고 걸어갔다. 해리는 그날 좀처럼 수업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자꾸 새로운 빗자루가 침대 밑에 놓여있는 기숙사 방이나, 이따밤에 그가 퀴디치 경기를 배우게 될 경기장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그는 그날 뭘 먹고 있는지도 모르게 저녁을 후딱 먹어치7고는 론과 이층으로 달려가 마침내 님부스 霜70을 풀어보았다. "와." 그 빗자루가 해리의 침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론이◎띨선 탄성을 질렀다. 빗자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해리에게조차도 그것이 매훌릉해 보였다. 마호가니 손잡이가 달린 그 빗자루는 매끄7광택이 났으며 긴 꼬리부분에는 깔끔하고 곧은 작은 가지들이 모여 있었다. 또 윗부분에는 황금색으로 님부스 2000이라고 적혀 있었다. 7시가 다 되어 가자, 해리는 성을 나와 어둠을 뚫고 퀴디치경기장으로 출발했다. 그는 스타디움 안에 들어가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경기장 주위의 관람석에는 수백 석의 잘석이 구경꾼들이 경기 상황을 충분히 잘 볼 수 있도록 높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경기장 양쪽 끝에는 맨꼭대기에 등근 고리가 달린 황금빛장대 세 개가 있었다. 해리는 그 장대들을 보자 그 높이가 拒미터 정도라는 것만빼고는,꼭 머글 아이들이 비누 거품을 불 때 쓰는 작은 플라스틱 막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는 어찌나 다시 날고 싶었던지 우드를 기다리지 못하고,뎃자루에 올라타 땅을 걷어찼다. 굉장한 기분이었다. 그는 공중에서부터 골대 속으로 획 날아 들어갔다 나온 뒤 속도를 내어 경기장에 내렸다. 님부스 溺70은 살짝만 건드려도 그가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젓 봐, 포터, 내려와!" 올리버 우드가 도착했다. 그는 팔밑에 커다란 나무 상자를들고 있었다. 해리는 그의 옆에 착륙했다. '멋졌어." 우드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님의말뜻을 알겠어‥‥ 넌 정말로 타고난 재주꾼이야. 오늘 저녁엔경기 규칙을 가르쳐 줄게. 앞으로 넌 일주일에 세 번, 팀 연습에 참가해야 할 거야." 그가 나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서로 다른 크기의 공 네개가 들어있었다. 우드가 말했다. "퀴디치의 규칙은 아주 간단해. 경기하그렇게 쉽지 않지만 말야. 한 팀에 일곱 명의 선수가 있는데 그중 세 명은 추격뿐이라고 해 " "세 명의 추격뿐.' 해리가 되풀이하여 말할 때,우드가 축구공크기의 연한 빨간색 공 하나를 꺼냈다. "이 공은 퀘이플이라는 거야." 우드가 말했다. ◎걱꾼들은퀘이플을 던져 골대 안으로 넣어 득점하지." 해리가 복창을 했다. ◎써니까- 그건 여섯 개의 골대를가지고 빗자루를 타고 경기하는, 일종의 농구와 같은 거로군요, 안 그래요?" "농구가 뭐지?" 우드가 신기한 듯이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런데, 각 팀에는 파수꾼이라는 선수가 또 한 명 있어-난 그리핀도르의 파수꾼이야.내가 할 일은 우리 골대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상대팀이 득점하는 걸 막는 거야." ◎껸꾼 세 명,파수꾼 한 명.'해리가 그 모든 걸 확실히 기刻다는 듯 말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퀘이플을 가지고 경기한다 이거죠. 알겠어요.그런데 그것들은 무엇 때문에 있는 거죠?"그가 상자 안에 남아 있는 공 세 개를 가리켰다. "이제 보여줄 거야."우드가 말했다. "이걸 받아." 그는 해리에게 짧은 야구 방망이처럼 생긴,작은 방망이 하나를 건네주었다 껼써저가 무얼 하는지 보여 줄게." 우드가 말했다. "이 두"자," 우드가 말했다. "퀴디치의 규칙은 아주 간단해.경기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지만 말야. 한 팀에 일곱 명의 선수가 있는데 그중 세 명은 추격뿐이라고 해." "세 명의 추격꾼." 해리가 되풀이하여 말할 때,우드가 축구공크기의 연한 빨간색 공 하나를 꺼냈다. "이 공은 퀘이플이라는 거야." 우드가 말했다. '추격꾼들은줴이플을 던져 골대 안으로 넣어 득점하지." 해리가 복창을 했다. ◎써니까- 그건 여섯 개의 골대를가지고 빗자루를 타고 경기하는, 일종의 농구와 같은 거로군요, 안 그래요?" "농구가 뭐지?" 우드가 신기한 듯이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런데, 각 팀에는 파수꾼이라는 선수가 또 한 명 있어-난 그리핀도르의 파수꾼이야.내가 할 일은 우리 골대들 주위를 날아다니며 상대팀이 득점하는 걸 막는 거야.' "추격꾼 세 명,파수꾼 한 명." 해리가 그 모든 걸 확실히 기억했다는 듯 말했다. ◎띠고 선수들은 퀘이플을 가지고 경기한다 이거죠. 알겠어요.그런데 그것들은 무엇 때문에 있는 거죠?"그가 상자 안에 남아 있는 공 세 개를 가리켰다. "이제 보여줄 거야."우드가 말했다. "이걸 받아." 그는 해리에게 짧은 야구 방망이처럼 생긴, 작은 방망이 하나를 건네주었다. 껼써저가 무얼 하는지 보여 줄게." 우드가 말했다. "이 두개가 블러저야." 그는 해리에게 퀘이플보다는 약간 작은, 까만색의 똑같은 공두 개를 보여주었다. 해리는 그것들이 상자 안에서 벗어나려고 용쓰고 있는 걸 알아챘다 ◎거 서." 우드가 해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가 상체를 굽혀 블러저 하나를 놓아주었다. 그러자 그 까만 공이 즉시 공중으로 높이 올라갔다가 해리의 얼굴로 곧장 떨어졌다. 순간 해리는 자신의 코가 깨질까봐얼른 공을 방망이로 쳐냈다. 그러자 공은 지그재그 모양을 그리며 공중으로 날아갔다. 그리고는 그들의 얼굴 주위에서 붕소리를 내멸 돌다가 우드에게로 돌진했는데 우드가 그 위로뛰어올라가 땅에다 메다꽃았다. "알겠어?" 우드가 헐떡거리며, 발버등치는 블러저를 다시 나무 상자 속으로 억지로 넣고 가죽끈으로 안전하게 잡아맸다. 껼써저들은 로켓처럼 곧장 위로 날아올라 선수들을 빗자루에서 떨어뜨리려고 해. 팀마다 몰이꾼이 두 명씩 있는 건 바로그 때문이야- 위즐리 쌍등이 형제가 우리 팀의 몰이꾼이야-자기편을 블러저들에게서 보호하고 그것들을 쳐서 상대팀 쪽으로 가게 하는 게 그들의 임무지.자-다 이해할 수 있겠니?" '세 명의 추격꾼은 퀘이플로 득점을 시도하고, 파수꾼은 골대를 지키고,몰이꾼은 블러저가 자기 팀에 오지 못하게 한다. '해리가 거침없이 술술 이야기했다. 기주 좋아," 우드가 말했다. "어- 블러저들이 사람을 맞혀 죽인 적이 있나요?" 해리가무심코 한 질문처럼 들리길 바라며,물었다. "호그와트에서는 한번도 없었어. 두어 번 턱뼈가 부러지긴했지만 그 이상 심자한 부상은 없었지.자 이제, 팀의 마지막구성원이 수색꾼이야. 바로 너지. 넌 퀘이플이나 블러저들에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에 맞아 머리가 깨지면 어떡해요." "걱정 마, 블러저들은 위즐리 형제의 경쟁상대가 아니니까-내 말은 그들이 한 쌍의 인간 블러저들과 같다는 말야,'우드는 나무 상자 속으로 손을 넣어 네 번째이자 마지막 남은 공을 꺼냈다. 퀘이플이나 블러저들에 비해 그 공은 아주 작았는데 커다란 호두 크기만 했다. 그것은 밝은 황금색이었으며 팔랑팔랑대는 작은 은빛 날개를 갖고 있었다. "이것은." 우드가 말했다. "골든 스니친데, 넷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공이지 그 공은 아주 빠른 데다 잘 보이지 않아서 잡기가 아주 힘들어.그걸 잡는 게 바로 수색꾼의 임무야.넌 상대팀의 수색꾼보다 빨리 그것을 찾기 위해 추격뿐,몰이꾼, 블러저,퀘이플을 누비고 다녀야만 해. 왜냐하면 어느 쪽이든 수색꾼이 그 스니치를 잡으면 150점의 추가 득점을 하게 되어 거의 항상 이기게 되기 때문이지. 수색꾼들이 반칙을 그렇게 많이 범하는 건 바로 그 때문이야.퀴디치 게임은 스니치가 잡힐때만 끝나므로,오랫동안 계속될 수도 있어-난 그 기록이 3개월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은 선수들이 수면을 좀 취할 수있도록 계속해서 후보 선수들을 데려와야만 했대.자,그게 다야- 질문 있니?" 해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충분히알 수 있었지만,그 역할을 실제로 해낸다는 것은 큰 문제인것 같았다. "우린 아직은 스니 치로는 연습을 하지 않을 거야." 우드가그것을 그 나무 상자 속에 다시 넣고 조심스럽게 닫으며 말했다. '너무 어두워서, 잃어버릴지도 모르거든. 그럼 몇 가지만시험해 보자." 그는 주머니에서 보통 골프공 가방을 꺼냈다. 잠시 후,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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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자주를 막고 하늘 높이 올라갔고, 우드는 그 골프공들을 사방으로 세게 던져가며 해리에게 잡는 연습을 시켰다. 해리가 단 한 개도 놓치지 않고 공을 받아내자. 우드는 매우만족한 웃음을 지어덜였파. 그러나 渤분이 지나자 날이 너무어두워졌으므로 연습을 계속할 수가 畿談다. "금년엔 저 퀴디치 우승컵에 우리의 이름이 새겨질 거야.'성으로 터벅터벅 돌아갈 때 우드가 유쾌히 말했다. '건 분명찰리 위즐리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용을 쫓아 가버리지않았다면 영국 대표 선수로도 나갈 수 있었을 만큼 뛰어난 선수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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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하랴 일주일에 3일 저녁을 퀴디치 연습을 하랴 너무 바쁜 탓이기도 했지만, 해리는 호그와트에 온 지가 어느 새 두달이 되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성이 프리벳가보다 더 집 같은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수업도 기초가 숙달되자점점 더 재미 있어지고 있었다. 할로윈 데이 아침에 그들은 복도를 통해 풍겨오는 호박을굽는 맛좋은 냄새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더욱 더 신나는 일은 플리트워 교수가 마법 수업 시간에, 이제 물건들을 날아다니게 하는 실험을 해보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그들은 그 교수님이 네빌의 두꺼비를 교실 위로 붕 뜨게 한 것을 본 이후 죽그것을 몹시 하고 싶어했었다. 플리트윅 교수는 연습을 할 수있도록 학생들을 둘씩 짝 지워 주었다. 해리의 짝은 시무스 피니간이었다(정말 다행스러웠다, 왜냐하면 네빌이 계속해서 그와 시선을 맞추려고 애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론은 그러나헤르미온느 그레인저와 짝이 되었다. 이것에 대해 론이나 헤르미온느 중 어느 쪽이 더 화가 났는지는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그녀는 해리에게 빗자루가 생긴 이후 그들에게 한 마디도하지 않았었다. "자,우리가 연습해 왔던 손목 운동을 잊지 말도록!"플리트윅 교수가 평상시처럼 책 더미 위에 올라서서 끽끽거리며 말했다. '칠두르고 치고, 기억해, 휘두르고 치고. 그리고 주문을적절히 말하는 것도 아주 중요해-'f(에프)'를 '3(에스)'로 잘못 말했다가 물소 밑에 깔렸던 바루피오 마법사를 절대 잊어선 안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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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아주 어려웠다. 해리와 시무스가 지팡이를 휘둘러 가볍게 탁 쳤지만,위로 날아갈 거라고 생각했던 깃털은 그저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을 뿐이었다. 그러자 성질이 급한 시무스는 그것을 지팡이로 찔러 불을 질러177렸다- 해리는 모자로불을 ;fl야만 했다. 옆 테이블에 있는 론에게도 운은 잘 따라주지 않았다. '벙각틱움 렌빅오삭.1"그가 긴 팔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소리쳤다. '주문을 잘못 말하고 있잖아." 해리는 론에게 잔소리를 하는헤르미온느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건 윙-가◎끼움 레비-오우-사야. '가르'라고 부드럽고 길게 소리내야 한다구."◎런게 똑똑하면 네가 해." 론이 딱딱거렸다. 헤르미온느는 망토 소매를 둘둘 걷어붙이고, 지팡이를 치며말했다. '낄긴르딘움 린빈오우산.1" 그러자 깃털이 책상 위로 올라가더니 머리 위 1미터 정도의높이에서 흐느적거렸다. "오, 잘했다!" 플리트윅 교수가 손뼉을 치며 외쳤다 '모두여기를 봐요,그레인저 양이 해냈어요!" 론은 수업이 끝날 즈음 기분이 대단히 좋지 않았다. 기무도 그 애를 배건내지 못하는 게 당연해." 복잡한 복도로 나가면서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그 앤 솔직히 악몽이야."아이들이 해리 옆으로 서둘러 지나갈 때 누군가가 그와 부딪혔다. 헤르미온느였다. 그런데 그녀를 흘끗 쳐다본 해리는그녀가 울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애가 네가 한 말을 들은 것 같아.' '◎래?" 론이 다소 불편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앤 자신에게 친구가 하나도 없다는 걸 좀 알아야 해" 헤르미온느는 그 다음 수업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오후 내내보이지 않았다. 해리와 론은 할로윈 파티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가다가, 패르바티 패틸이 친구 라벤더에게 헤르미온느가 여자 화장실에서 울고 있으며 혼자 있고 싶어한다고 말하는 걸우연히 듣게 되었다. 론은 이것 때문에 훨씬 더 거북해 보였지만,잠시 후 멋진 할로윈 장식이 되어 있는 연회 장으로 들어가자헤르미온느에 대한 생각은 씻은 듯이 잊어버렸다. 벽과 천장에서는 천 마리쯤 되는 진짜 박쥐들이 퍼덕거리고있었고, 다른 천 마리쯤의 박쥐들이 마치 검은 구름처럼 식탁들 여기저기를 덮고 호박 촛불들을 흔들리게 했다. 그때 학기초 연회에서처럼 갑자기 맛있는 음식이 담긴 황금 접시들이나타났다. 해리가 구운 강자를 먹고 있는데 퀴렐 교수가 터번을 비스듬히 눌러쓰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회장 안으로 달려왔다. 모두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데 그가 덤블도어 교수의 의자로 달려가더니, 테이블에 푹 엎어지면서헐떡거리며 말했다. "트롤이-지하 감옥에- 아셔야만 할 것같아서요.' 그는 그리고는 기절하여 마룻바닥으로 쓰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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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식당 안이 떠들썩해지자 덤블도어 교수의 지팡이 끝에서 터지고 있던 자줏빛 폭죽의 소리가 멈춰졌다. '반장들." 그가 나직이 울리는 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을 즉시 기숙사로 안내해요!" 퍼시는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랄 따라와! 1학년생들은 같이 행동해!내 명령을 따르면 트롤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 자,내 뒤에 딱 붙어 있어. 길을비켜주세요, 1학년생들이 지나갑니다! 실례합니다. 전 반장이에요!" "트롤이 어떻게 들어왔지?" 계단을 올라가면서 해리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 그들은 아주 멍청한 녀석들인데 말야."론이 말했다. '저쩌면 피브스가 할로윈 장난을 치느라 들어오게 했는지도 몰라.' 그들은 다른 방향으로 급하게 가고 있는 다른 무리의 사람들과 맞닥뜨렸다. 그들이 당황한 후플푸프 사람들을 과감히헤치고 나아갈 땍, 해리간 갑자기 론의 팔을 잡았다. "금방 생각났는데 말야- 헤르미온느.' "그 애가 어떻다고?' "그 애는 트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잖아.' 론이 입술을 깨물었다. "아, 맞아." 그가 얼른 말했다. 기지만 퍼시 형에게 들키지않는 게 좋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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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머리를 푹 숙이고,후플푸프 사람들 속에 끼어 다른길로 가다가, 사람이 아무도 없는 복도로 스르르 빠져나가, 여자 화장실 쪽으로 급히 갔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뒤에서 빠른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퍼시 형이야!" 론이 쉿 하고 해리를 커다란 그리핀(독수리의 머리와 날개에 사자 몸을 한 괴수: 옮긴이) 석상 뒤로 잡아끌며 말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자, 그는 퍼시가 아니라 스네이프였다. 그는 그 복도를 가로질러 시야에서 사라졌다. '찔 하고 있는 거지?" 해리가 속삭였다. '그는 왜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지 않은 거지?" '깔게 뭐야." 그들은 가능한 한조용히,사라져 가는 스네이프의 발자국을따라 옆 복도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7층으로 가고 있군.' 해리가 말했다. 그때 론이 손을 들어코를 쥐었다. "무슨 냄새 안 나니?" 해리가 코를 킁킁거리자 헌 양말과 더러운 공중 변소 냄새를 합한 것 같은 불쾌한 냄새가 났다. 그 뒤 그들은 낮은 불평 소리와 거대한 발이 질질 끌리는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뭔가 거대한 물체가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론이 왼쪽 통로 끝을 가리켰다. 그들은 어둠 속에 숨어 그것이 달빛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것은 끔찍한 모습이었다. 3미터가 넘는 키에, 연한 잿빛 살갗,그리고 옥돌처럼 육중하고 둔탁한 몹집 위에 코코넛같이올려져 있는 작은 대머리,나무 세 개를 합쳐 놓은 것만큼 두점고 짧은 다리에 붙어있는 평평한 각질의 '발에서 나는 냄새는 정말로 지독했다. 그것은 커다란 나무 방망이를 들고 있었는데, 팔이 어찌나 길었던지 방망이가 마룻바닥에 질질 끌렸다. 그 트롤은 현관 옆에 멈추더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좀 망설이는가 싶더니 길다란 귀를 흔들며, 어기적어기적 안으로 들어갔다. "열쇠가 자물쇠에 끼어 있어." 해리가 비밀스레 말했다. "괴물을 안에 가두자." '좋은 생각이야.' 론이 초조하게 말했다. 그들은 그 트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열린 문 쪽으로 살금살금 나아갔다.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해리는 한번에 펄쩍뛰어 그 열쇠를 잡고는 문을 쾅 닫고 잠갔다. 성공이다?' 그들은 얼굴이 벌개져서 그 통로를 다시 달려나오기 시작했는데,모퉁이에 도달했을 때쯤 심장을 멎게 하는,공포에 질린커다란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그들이 막 잠근 바로그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끽,이럴 수가.'론이 피투성이 바론처럼 창백해져서 말했다. "거기가 바로 여자 화장실이었어 !" 해리는 숨이 막혔다. '힌르띤온느.1" 그들은 동시에 외쳤다. 그건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것저것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들은 얼른 방향을 돌려 그 문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더듬거리며 열쇠를 돌렸다. 해리가 문을 홱 잡아당겨 열자마자 그들은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표정으로 맞은편 벽으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트롤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벽에 붙어 있는 세면대들을 차례로 깨뜨렸다. "정신없게 만들어봐!" 해리가 생각다못해 론에게 이렇게말하자,그가 떨어진 수도꼭지를 주워 있는 힘껏 벽으로 던졌다. 그러자 트롤이 헤르미온느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멈춰싫다 그리고 무엇이 그 소리를 나게 했는지 보려고 멍청하게 눈을 깜박거리며 쿵쿵 걸어 다니다가 해리를 발견하고는 심술궂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 괴물은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번엔 방망이를 들어올리고 해리 쪽으로 향했다. "야,얼간아!" 론이 방 저쪽에서 외치며 트롤에게 금속 파이프를 던졌다. 트롤은 그 파이프가 어깨를 때리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그것이 고함소리에 다시 멈칫하며 못생긴 코를 론에게 돌리는 사이, 해리가 얼른 달아났다. '떠서,달려. 달끌락구.1'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문 쪽으로 잡아당기려고 애쓰며 그녀에게 소리쳤지만, 그녀는 움직이지도"거기가 바로 여자 화장실이었어 !" 해리는 숨이 막혔다. '리르띤온느.1" 그들은 동시에 외쳤다. 그건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것저것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들은 얼른 방향을 돌려 그 문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 더듬거리며 열쇠를 돌렸다. 해리가 문을 홱 잡아당겨 열자마자 그들은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표정으로 맞은편 벽으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트롤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벽에 붙어 있는 세면대들을 차례로 깨뜨렸다. "정신없게 만들어봐!" 해리가 생각다못해 론에게 이렇게말하자,그가 떨어진 수도꼭지를 주워 있는 힘껏 벽으로 던졌다. 그러자 트롤이 헤르미온느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멈춰싫다. 그리고 무엇이 그 소리를 나게 했는지 보려고 멍청하게 눈을 깜박거리며 쿵쿵 걸어 다니다가 해리를 발견하고는 심술궂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 괴물은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번엔 방망이를 들어올리고 해리 쪽으로 향했다. "야, 얼간아!" 론이 방 저쪽에서 외치며 트롤에게 금속 파이프를 던졌다. 트롤은 그 파이프가 어깨를 때리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그것이 고함소리에 다시 멈칫하며 못긴 코를 론에게 돌리는 사이, 해리가 얼른 달아났다. "어서, 달려, 달릭락子.1'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문 쪽으로 잡아당기려고 애쓰며 그녀에게 소리쳤지만, 그녀는 움직이지도못하고,겁에 질려 입만 벌린 채 벽에 딱 붙어 있었다. 고함소리와 메아리들이 트롤을 광포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다시 으르렁거리더니 가장 가까이에 있어서 빠져나갈 길이 없는 론에게로 향했다. 바로 그때 해리는 용감 무쌍한 일을 했다. 그는 달려가 트를에게로 펄쩍 뛰어올라 뒤에서 트롤의 목을 조였다. 트롤은 해리가 매달려 있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아무리 트롤이라도 긴 나무 막대로 코를 쑤신다면야. 그런데 트롤에게로 뛰어오른 해리의 손에는 마침 요술지팡이가 들려 있었다-그리고 그 요술지팡이가 트롤의 한쪽 콧구멍 속으로 쑥 들어갔다. 어찌나 아팠던지 트롤은 마구 울부짖으며 방망이를 휘둘러댔지만,해리는 죽어라 매달려 있었다. 트롤은 금방이라도 그를 떼어내 방망이로 한방 갈길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겁에 질려 마룻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론은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무엇을 할지도 모르면서 그는 머리에 처음으로 떠오른 주문을 외치고 있었다. '벙7◎틱움 렉7캘우사!" 그러자 그 방망이가 갑자기 트롤의 손에서 벗어나,저 위로올라가더니 탁 하며 그 주인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그러자 트롤이 그 자리에서 비틀거리더니 방 전체를 흔들어버릴 것 같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쿵 하고 넘어졌다. 해리가 일어섰다. 그는 벌벌 떨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론L 지팡이를 여전히 들어올린 채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이 한7·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말한 사람은 헤르미온느였단 "저게- 죽었을까긱 ◎런지 않을 거야‥해리가 말했다‥그냥 기절한 것뿐일 거77," 그는 허리를 굽혀 그 트롤의 코에서 지팡이를 빼냈다. 그것은 회색및 풀 덩어리 같은 것으로 뒤덮여 있었다. '으으- 트롤의 코딱지야." 그는 그것을 트롤의 바지에 슥 닦았다. 그 때 갑자기 쾅쾅 하는 커다란 발소리가 났다. 그들 셋은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소동을 일으키고있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겠지만,아래층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쿵쾅거리는 소리와 트롤의 사납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을 게 틀림없었다. 별안간 맥고나걸 교수가 들이닥쳤고, 곧 이어서 스네이프가,그리고 퀴렐이 맨 뒤에 따라 들어왔다. 퀴렐은 그 트롤을 한번보더니 겁에 질려 신음소리를 내고는 얼른 화장실에 들어가앉아 가슴을 움켜잡았다. 스네이프는 허리를 굽혀 트롤을 보았다. 맥고나걸 교수는 론과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리는 그녀가 그렇게 화난 걸 본적이 없었다. 그녀의 입술은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리핀도르에게 50점을 따게 해줄 거라는 희망이 해리의 마음속에서싹 가셨다. ◎쌔체 너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맥고나걸교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론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지팡이를 높이 들고 서 있었다. '죽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야.왜 기숙사에 있지 않았니?" 스네이프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해리를 흘끗 바라보았다. 해리는 마룻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론이 지팡이를 내리기를바랐다. 그 때 어둠 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제발, 맥고나걸 교수님- 그 애들은 절 찾고 있었어요."◎쎄인저 양!" 헤르미온느가 마침내 간신히 일어섰다. '건 그 트롤을 찾으러 갔었어요. 왜냐하면 전- 전 혼자서그걸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책에서 그것들에대해 읽은 적이 있거든요." 론이 지팡이를 떨어뜨렸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선생님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니? 긴낄 그 애들이 절 발견하지 못했다면, 전 지금쯤 죽었을거예요 해리는 자기 지팡이로 트롤의 코를 찔렀고 론은 트를의 방망이로 저 괴물을 쓰러뜨렸어요.그 애들은 누구를 데려올 시간이 없었어요 그 애들이 도착했을 때 전 죽기 직전이었어요" 해리와 론은 이 이야기가 그들에게 새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글쎄- 그렇다딴·..'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 셋을 빤히 보며말했다. '◎레인저 양, 이 어리석은 아가씨야, 어떻게 혼자서산더미만한 트롤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헤르미온느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절대로 규칙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는 헤르미온느가,그런 그녀가,그들을 곤란에서 빠져 나오게 하기 위해 규칙을 어긴 척하고 있었다. 스네이프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다가 허겁지겁 달려온 것 같았다. '◎레인저 양, 이 문제를 일으킨 벌로 그리핀도르에서 5점감점하겠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패단히 실망했어.다친 데가 없다면,그리핀도르 탑으로 가는 게 좋을 거야. 학생들이 각자의 기숙사에서 파티를 하고 있을 테니까.' 헤르미온느가 떠났다. 맥고나걸 교수는 해리와 론에게 돌아섰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말이 없구나.완전히 자란 산더미만한 트롤과 대결할 수 있었던 1학년생들은 많지 않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각각에게 5점씩 주도록 하겠다. 덤블도어교수님에게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그럼 가봐.' 그들은 그 방에서 급히 나왔지만 두 층을 올라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트롤의 냄새에서, 아니 눈앞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던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큰 안도감을 주었다. 이려고 애썼다. "글쎄- 그렇다딴·..'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 셋을 빤히 보며말했다 "그레인저 양, 이 어리석은 아가씨야, 어떻게 혼자서산더미만한 트롤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헤르미온느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절대로 규칙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는 헤르미온느가,그런 그녀가,그들을 곤란에서 빠져 나오게 하기 위해 규識을 어긴 척하고 있었다. 스네이프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거주다가 허겁지겁 달려온 것 같았다. '◎레인저 양, 이 문제를 일으킨 벌로 그리핀도르에서 5점7점하겠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대단히 실망했어.다친 데가 없다면,그리핀도르 탑으로 가는 게 좋을 거야. 학생들이 각자의 기숙사에서 파티를 하고 있을 테니까.' 헤르미온느가 떠났다. 맥고나걸 교수는 해리와 론에게 돌아섰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말이 없구나.완전히 자란 산더미만한 트롤과 대결할 수 있었던 1학년생들은 많지 않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각각에게 5점씩 주도록 하겠다. 덤블도어교수님에게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그럼 가봐.' 그들은 그 방에서 급히 나왔지만 두 층을 올라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트롤의 냄새에서, 아니 눈앞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던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큰 안도감을 주었다. ◎린 10점 이상을 받았어야해."론이 투덜거렸다. ◎점 이상이지. 헤르미온느가 감점 당했으니까." "그 애 말야,우릴 그런 곤란에서 벗어나게 해주다니 참 착하기도 하지" 론이 인정했다. '그렇지만 잘 들어, 우리가 그앨 구한 거야.' 씩끼가 트롤을 그 애와 함께 가두지 않았다면 우린 그 애를 구할 필요도 없었을 거야.' 해리가 그에게 상기시켰다. 그들은 뚱보 여인의 초상화 앞에 도착했다. '패지 코."그들이 이렇게 말하며 들어갔다. 학생 휴게실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 있었고 몹시 시끄러웠다. 모두들 올려 보내진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문가에 홀로 서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잠시 매우 당혹스러운 순간이 흘렀다. 그리곤 그들 모두 서로얼굴도 보지 않은 채 일제히 "고마워." 라고 말하고는 서둘러접시를 가지러 갔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죽,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세상에는 함께 했을 때 반드시 서로를 좋아하게 만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산더미만한 트롤을 쓰러뜨리는것도 그런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1 월이 되자 날씨가 매우 추워졌다. 학교 주변의 산은 싸1. 工 늘한 잿빛으로 변했고 호수는 얼음장 같았다. 아침마다 땅은 서리로 뒤덮였다. 이층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해그리드가 퀴디치 경기장에서 긴 두더지 가죽 코트에,토끼털 장갑그리고 엄청나게 큰 비버가죽 부츠를 신고 빗자루들의 서리를털어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퀴디치 경기 시즌이 시작되었다. 토요일이면, 해리는 몇 주일간의 훈련을 마치고 첫 번째 경기에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의 경기였다. 만일 이번에 그리핀도르가 이긴다면 기숙사 선수권 대회에서 2위로 올라설 것이다. 아무도 해리가 경기하는 걸 보지 못했던 것은 우드가 해리를 비장의 무기로 생각해,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수색꾼을 맡고 있다는 소식은 어느새새어나가,그가 훌릉한 수색꾼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그가 추락할 경우를 대비해서 매트리스를 들고 밑에서 뛰어다녀야 할 거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그러나 해리는 어느 쪽도 탐탁스럽지 않았다.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친구로 삼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최근에는 우드가 퀴디치 연습을 어찌나 혹독하게 시켰던지 그녀가 없었다면 아마 그 모든 숙제를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또 '오랫동안 이어온 퀴디치' 라는 책을 빌려주었는데, 읽어 보니 굉장히 재미있었다. 해리는 퀴디치에는 반칙을 범하는 방법이 700개가 있는데1473년 월드컵 경기에서는 그 반칙이 모두 범해졌었다는 걸알았다. 또 수색꾼들은 대개 체구가 가장 작고 날렵한 선수가맡는다는 것과,경기중에 큰 부상을 입을 확률이 제일 높다는것도 알았다. 그리고 비록 퀴디치 경기를 하다가 죽는 경우가아주 드물기는 했지만, 심판들은 간혹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가 몇 달 뒤 사하라 사막에서 나타나는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헤르미온느는 해리와 론이 그 산더미만한 트롤로부터 구해준 이후 웬만한 규칙 위반에 대해선 눈감아 주었기 때문에 훨씬 더 지내기가 수월했다. 해리의 첫 번째 퀴디치 경기 전날 그들 셋은 쉬는 시간에안마당으로 나갔는데, 바깥 날씨가 너무 춥자 그녀가 마법을·"서 잼 병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하늘색 난로 하나를 만들어凉탈 그들이 그 난로에 등을 대고 서서,온기를 쬐고 있을 때스네이프가 마당 앞으로 지나갔다. 해리는 스네이프가 절뚝거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 난로가 보이지 않도록 더 가까이 모여들었다. 그것이 허용되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죄지은 것 같은 그들의 표정이 스네이프의 눈에 띄었다. 그는 절뚝거리며 다가왔다. 그는 아직 그난로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그들에게 잔소리할 구실을찾고 있는 것 같았다. '◎게 뭐지, 포터?" 그건 '오랫동안 이어진 퀴디치'였다. 해리가 그 책을 그에게보여주었다. '◎서관 책들은 학교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안돼."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 책을 이리 내,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이다. "'◎는 그 규칙을 막 만들어낸 거야,' 스네이프가 절뚝거리며저쪽으로 걸어가자 해리가 화가 나서 중얼거렸다. ◎런데 그의 다리가 왜 그런 거지?" "몰라. 하지만 그가 정말로 아팠으면 좋겠어.' 론이 쌀쌀맞게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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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은 아주 소란스러웠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창가에 함께 앉아 있었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의 마법 숙제를 점검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절대로 숙제를 베끼게 하지는 않았지만('너희들 도대체 어떻게 배울래?'),한번 읽어주는 것은 기꺼이 해주었고,그들은 어쨌든 올바른 답을 찾아갔다. 해리는 불안했다. 그는 '오랫동안 이어온 퀴디치'를 빨리 되돌려받고 싶었다. 내일 다시 그것 때문에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왜 스네이프를 무서워하는 걸까?그는 일어서면서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책을 돌려 받을 수 있는지 스네이프에게물어보러 가겠다고 말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그들이 동시에 말했지만, 해리는 다른 선생님들이 듣고 계시다면 스네이프가 거절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교무실로 내려가 노크를 했다. 아무 응답이 없었다. 노크를 또 했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스네이프가 혹시 그 책을 저 안에 두었을까?그건 한번 시도해 볼만한 일이었다. 그는 조금 열려있는 문을 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그의 눈에 끔찍한 광경이 들어왔다. 안에는 스네이프와 필치 단둘뿐이었다. 스네이프는 망토를무릎 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의 한쪽 다리는 피투성이였는데,난도질이라도 당한 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필치는 스네이프에게 반창고를 붙여주고 있었다. "제기랄." 스네이프가 말하고 있었다. "머리 셋을 어떻게 한번에 볼 수 있겠어?" 그런데 해리가 문을 조용히 닫으려고 하는 순간- "포터 !" 스네이프의 얼굴이 갑자기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얼른 망토를내려 다리를 가렸다.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전 그저 제 책을 돌려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에_5."'나가! 나가라니까!" 해리는 스네이프가 그리핀도르에서 또 감점할까봐 부리나케나왔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이층으로 달려갔다. 잦았어?" 해리가 돌아오자 론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해리는 그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자신이 본 것을 말해주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그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는 할로윈 때 머리가 세 개인 저 개를 지나가려고 했던 거야!우리가 그를 봤을 때 바로 그곳으로 가고 있었던 거라구- 그는 그 개가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찾고 있었어! 그리고 내 빗자루를 걸고 말하는데 저 트롤을 들어오게 한 것도 분명 그가한 짓일 거야,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서 말야!" 헤르미온느의 눈이 커졌다. 기야- 그러실 분이 아냐." 그녀가 말했다. "나도 그가 좋은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아.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는 걸 훔치려고 했을 리가 없어.' "솔직히, 헤르미온느, 넌 모든 선생님들이 성인이나 뭐 그런것쯤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난 해리와 생각이 같아.스네이프는 능히 그럴 수 있어.그런온느가 해리와 론의 마법 숙제를 점검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절대로 숙제를 베끼게 하지는 않았지만('너희들 도대체 어떻게 배울래?"),한번 읽어주는 것은 기꺼이 해주었고,그들은 어쨌든 올바른 답을 찾아갔다. 해리는 불안했다. 그는 '오랫동안 이어온 퀴디치'를 빨리 되돌려받고 싶었다. 내일 다시 그것 때문에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왜 스네이프를 무서워하는 걸까?그는 일어서면서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책을 돌려 받을 수 있는지 스네이프에게물어보러 가겠다고 말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그들이 동시에 말했지만, 해리는 다른 선생님들이 듣고 계시다면 스네이프가 거절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교무실로 내려가 노크를 했다. 아무 응답이 없었다. 노크를 또 했다.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스네이프가 혹시 그 책을 저 안에 두었을까?그건 한번 시도해 볼만한 일이었다. 그는 조금 열려있는 문을 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그의 눈에 끔찍한 광경이 들어왔다. 안에는 스네이프와 필치 단둘뿐이었다. 스네이프는 망토를무릎 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의 한쪽 다리는 피투성이였는데,난도질이라도 당한 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필치는 스네이프에게 반창고를 붙여주고 있었다. '체기랄" 스네이프가 말하고 있었다. '떠리 셋을 어떻게 한번에 볼 수 있겠어?" 그런데 해리가 문을 조용히 닫으려고 하는 순간- "포터 !" 스네이프의 얼굴이 갑자기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얼른 망토를 내려 다리를 가렸다.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전 그저 제 책을 돌려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에_S_"'나가! 나가라니까!" 해리는 스네이프가 그리펀도르에서 또 감점할까봐 부리나케나왔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이층으로 달려갔다 '갖았어?" 해리가 돌아오자 론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해리는 그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자신이 본 것을 말해주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그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는 할로윈 때 머리가 세 개인 저 개를 지나가려고 했던 거야!우리가그를 봤을 때 바로 그곳으로 가고 있었던 거라구-그는그 개가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찾고 있었어! 그리고 내 빗자루를 걸고 말하는데 저 트롤을 들어오게 한 것도 븐명 그가한 짓일 거야,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서 말야!" 헤르미온느의 눈이 커졌다. "아냐- 그러실 분이 아냐.' 그녀가 말했다. "나도 그가 좋은·愷끼 아니라는 건 알아.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안전하보관하고 있는 걸 훔치려고 했을 리가 없어." "솔직히, 헤르미온느, 넌 모든 선생님들이 성인이나 뭐 그런7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해리와 생각이 같아.스네이프는 능히 그럴 수 있어.그런데 그가 무엇을 찾고 있는 거지? 저 개가 지키고 있는 게 윌까?'해리는 머리 속이 온통 론과 똑같은 질문들로 가득했다. 네빌은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고 있었지만,해리는 잠을 이를 수가 없었다. 그는 마음을 비우려고 했다-그는 수면이 필요했다. 자야만 했다. 몇 시간 후면 그는 첫 퀴디치 시합에 나가게될 것이다-하지만 해리가 그의 다리를 보았을 때 스네이프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이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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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아침은 매우 맑고 추웠다. 연회장은 맛있는 소시지 튀김 냄새와 멋진 퀴디치 시합을 고대하는 사람들의 유쾌한 잡담으로 가득했다. "아침 좀 먹어."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아.' '◎스트 한 쪽이라도 좀 먹어." 헤르미온느가 구슬렸다. '배고프지 않아." 해리는 두려웠다. 한 시간 후면 그는 경기장 위를 걷고 있을것이다. "해리,힘 내.' 시무스 피니간이 말했다. "상대팀에게 가장 큰타격을 입는 사람은 수색꾼뿐이니까." "고마워, 시무스." 시무스가 소시지에 케첩을 뿌리는 걸 보며해리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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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씀이 되자 퀴디치 경기장 주변의 관람석에는 전교생이나와 있는 것 같았다. 많은 학생들이 쌍안경을 들고 있었다. 좌석은 높았지만, 그럼에도 때로는 경기를 보기가 어려웠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맨 윗줄에 있는 웨스트 햄에 자리잡은네빌과 시무스와 딘 옆에 앉았다. 해리가 보면 놀라겠'지만,그들은 스캐버스가 못쓰게 만들어버린 시트로 커다란 현수막을미리 만들어 두었다 그 현수막에는 '잘친칼 ◎털'라고 쓰여 있었고, 또 그림을잘 그리는 딘이 그 밑에 커다란 그리핀도르 사자까지 그려놓았다. 그 그림은 헤르미온느가 솜씨 좋게 마법을 부려서 여러가77 색깔로 반짝거렸다. 그 동안, 라커룸에서는, 해리와 나머지 팀원들이 진홍색 퀴디치 망토(슬리데린은 초록색을 입고 경기할 것이다)로 갈아입고 있었다. 우드는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헛기침을 했다. "자, 선수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여자 선수들." 체이서 안젤리나존슨이 말했다. ◎씨고 여자 선수들," 우드가 동의했다. '따로 이거야."기장 막강한 팀." 프레드 위즐리가 말했다. "우리 모두가 기다려왔던 것이지." 조지가 말했다. "우린 올리버의 말을 다 외웠어."프레드가해리에게 말했다. "우린 작년에도 팀에 있었거든." '◎용히 해, 너희 둘." 우드가 말했다. "이번 팀은 그리핀도르가 오랜만에 갖는 최고의 팀이야.우린 이길 거야_확실해."그는 꼭 ◎렇지 않았다간'이라고 말할 것처럼 그들 모두를노려보았다. "좋아. 시간이 됐다. 행운을 빈다, 모두들," 해리는 프레드와 조지를 따라 라커룸 밖으로 나왔고 다리가부러지지 않길 바라며,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후치 부인이 심판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경기장 한가운데에서 빗자루를 손에 들고 양팀 선수들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자,멋지고 공평한 경기가 되길 바래요." 그들이 주위로 다모여서자 그녀가 말했다. 해리는 그녀가 특히 슬리데린의 주장인, 6학년 마커스 플린트를 주시하며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걸 알아챘다. 해리는 플린트의 몸속에 꼭 트롤의 피가 흐르고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머리 위 높은 곳에서 펄럭이며, 번쩍거리고 있는 현수막을 흘끗 보았다. 그의 두 눈에 '잘해라 포터'라는 글자가 들어왔다. 가슴이 뛰었다. 그는 더 기운이 나는 걸 느꼈다. "뎃자루에 올라타세요" 해리는 님부스 2霜0 위에 올라탔다. 후치 부인이 은빛 호각을 크게 한번 불었다 15개의 빗자루들이 높이높이 공중으로 올라갔다. '방금 그리핀도르의 안젤리나 존슨 선수가 퀘이플을 가로챘습니다- 저 여자 선수는 정말로 뛰어난 추격꾼입니다. 매력적이기도 하고 말이죠一' "조던 !" 기송합니다. 교수님." 위즐리 쌍등이 형제의 친구, 리 조던이 맥고나걸 교수 옆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위로 올라가는군요, 아, 알리샤 스피넷에게 멋진 패스를 하고 있습니다. 스피넷 양은 올리버 우드가 발굴해낸 좋은 선수입니다. 작년엔 그저 후보 선수에 불과했었죠- 다시존슨에게로 그리고- 아니,슬리데린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져갔군요,슬리데린의 주장 마커스 플린트가 그 퀘이플을 갖고출발합니다- 플린트가 저 위에서 독수리처럼 날고 있습니다-그가- 아니,그리핀도르의 파수꾼 우드의 뛰어난 수비에 의해 저지 당했군요.그리핀도르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지고있습니다-저기 저 선수는 그리핀도르의 추격꾼 케이티 벨입7다. 플린트에게로 멋지게 급강하하다가, 경기장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야- 굉장히 아플 것 같습니다. 블러저로 뒤통수를 맞았어요- 다시 슬리데린이 퀘이플을 가져갔습니다- 에이드리언 푸시가 골대 쪽으로 질주하고 있군요, 하지만 또다시 블러저에 막혔습니다-프레드와조지 위즐리가 보낸 거로군요- 어쨌든 그리핀도르 몰이꾼들의 멋진 플레이입니다. 존슨이 다시 퀘이플을 가졌군요 앞에 아무도 없습니다 자 갑니다-그녀가 정말로 날고 있습니다- 날아오는 블러저를 날쌔게 피하고 있군요- 골대가 눈앞에 있습니다- 자, 이제, 안』나- 파수꾼 블레칠리가 뛰어듭니다- 놓쳤습니다- 그 "조던 !" "죄송합니다, 교수님." 위즐리 쌍등이 형제의 친구, 리 조던이 맥고나걸 교수 옆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위로 올라가는군요,아, 알리샤 스피넷에게 멋진 패스를 하고 있습니다. 스피넷 양은 올리버 우드가 발굴해낸 좋은 선수입니다. 작년엔 그저 후보 선수에 불과했었죠- 다시존슨에게로 그리고- 아니, 슬리데린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져갔군요, 슬리데린의 주장 마커스 플린트가 그 퀘이플을 갖고출발합니다- 플린트가 저 위에서 독수리처럼 날고 있습니다-그가- 아니,그리핀도르의 파수꾼 우드의 뛰어난 수비에 의해 저지 당했군요 그리핀도르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지고있습니다-저기 저 선수는 그리핀도르의 추격꾼 케이티 벨입니다. 플린트에게로 멋지게 급강하하다가, 경기장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야- 굉장히 아플 것 같습니다. 블러저로 뒤통수를 맞았어요- 다시 슬리데린이 퀘이플을 가져갔습니다- 에이드리언 푸시가 골대 쪽으로 질주하고 있군요, 하지만 또다시 블러저에 막혔습니다-프레드와조지 위즐리가 보낸 거로군요- 어쨌든 그리핀도르 몰이꾼들의 멋진 플레이입니다. 존슨이 다시 퀘이플을 가졌군요 앞에 아무도 없습니다. 자 갑니다-그녀가 정말로 날고 있습니다- 날아오는 블러저를 날쌔게 피하고 있군요-골대가 눈앞에 있습니다-자,이제,안젤리나- 파수꾼 블레칠리가 뛰어듭니다- 놓쳤습니다- 그그는 꼭 '그렇지 않았다간'이라고 말할 것처럼 그들 모두를노려보았다. "좋아. 시간이 됐다. 행운을 빈다. 모두들." 해리는 프레드와 조지를 따라 라커룸 밖으로 나왔고 다리가부러지지 않길 바라며,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후치 부인이 심판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경기장 한가운데에서 빗자루를 손에 들고 양팅 선수들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자,멋지고 공평한 경기가 되길 바래_a." 그들이 주위로 다모여서자 그녀가 말했다. 해리는 그녀가 특히 슬리데린의 주장인 6학년 마커스 플린트를 주시하며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걸 알아챘다. 해리는 플린트의 몸속에 꼭 트롤의 피가 흐르고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머리 위 높은 곳에서 펄럭이며,번쩍거리고 있는 현수막을 흘끗 보았다. 그의 두 눈에 '잘해라 포터'라는 글자가 들어왔다. 가슴이 뛰었다. 그는 더 기운이 나는 걸 느꼈다.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해리는 님부스 2070 위에 올라탔다. 후치 부인이 은빛 호각을 크게 한번 불었다. IS개의 빗자루들이 높이높이 공중으로 올라갔다. 겡금 그리핀도르의 안젤리나 존슨 선수가 케이플을 가로챘습니다- 저 여자 선수는 정말로 뛰어난 추격꾼입니다. 매력적이기도 하고 말이죠一" "조던 !" "죄송합니다. 교수님." 위즐리 쌍등이 형제의 친구, 리 조던이 맥고나걸 교수 옆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었다. ◎쳐가 위로 올라가는군요, 아, 알리샤 스피넷에게 멋진 패스를 하고 있습니다. 스퍼넷 양은 올리버 우드가 발굴해낸 좋은 선수입니다. 작년엔 그저 후보 선수에 불과했었죠- 다시존슨에게로 그리고-아니,슬리데린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져갔군요, 슬리데린의 주장 마커스 플린트가 그 퀘이플을 갖고출발합니디- 플린트가 저 위에서 독수리처럼 날고 있습니다-그가- 아니,그리핀도르의 파수꾼 우드의 뛰어난 수비에 의해 저지 당했군요.그리핀도르 선수들이 퀘이플을 가지고있습니다-저기 저 선수는 그리핀도르의 추격꾼 케이티 벨입니다. 플린트에게로 멋지게 급강하하다가, 경기장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야- 굉장히 아플 것 같습니다. 블러저로 뒤통수를 맞았어요- 다시 슬리데린이 퀘이플을 가져갔습니다- 에이드리언 푸시가 골대 쪽으로 질주하고 있군요, 하지만 또다시 블러저에 막혔습니다-프레드와조지 위즐리가 보낸 거로군요-어쨌든 그리핀도르 몰이꾼들의 멋진 플레이입니다. 존슨이 다시 퀘이플을 가졌군요. 앞에 아무도 없습니다. 자 갑니다-그녀가 정말로 날고 있습니다- 날아오는 블러저를 날쌔게 피하고 있군요-골대가 눈앞에 있습니다-자,이제,안젤리나- 파수꾼 블레칠리가 뛰어듭니다- 놓쳤습니다- 그리핀도르 득점 !" 그리핀도르의 함성 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열기로 가득 채웠다. 슬리데린에서는 불평과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저 위로 조금만 가!" "해그리드!"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가 들어을 공간을 만들어주려고바짝 붙어 앉았다. '빈은 내 오두막에서 보고 있어." 해그리드가 목에 걸린 커다란 쌍안경을 두드리며 말했다. ◎개도 이렇게 군중 속에 앉아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지.스니치가 나타날 기미는 아직 없니?" "아뇨.'론이 말했다. "해리는 아직 할 일이 많지 않아요""계속해서 위험을 면하는 것,그게 중요해!" 해그리드가 쌍안경을 들어 하늘로 쳐들고 작은 점처럼 된 해리를 보았다. 해리는 저 높은 곳에서 스니치가 나타날까 곁눈질하며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위쪽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건 우드왁함께 짠 경기 작전의 일부였다. "스니치를 발견할 때까지 넌 물러서 있어."우드가 말했었다. '네가 괜히 공격 받았다간 큰일나니까 말야.' 안젤리나가 득점했을 때, 해리는 너무나 기뻐서 곡예 비행을두어 번 했었다. 이제 그는 다시 눈을 부릅뜨고 스니치를 찾고있었다. 한번 황금 불빛을 보았지만,그건 그저 위즐리 쌍등이형제 가운데 한 명이 끼고 있는 손목시계에서 반사된 빛에 불그때 블러저가 총알처럼 날아왔다. 해리7 ? 블러저를 잽싸게 피하는 사이, 프레드 위즐리가 雲아왔다. "괜찮니, 해리?" 그가 그 블러저를 마커스 플린트 쪽으로7fl 게 쳐내며 소리쳤다. "슬리데린이 갖고 있습니다. " 리 조던이 말하고 있었다‥‥추격뿐 푸시가 두 블러저와, 위즐리 형71와, 추격꾼 벨을 피해달리고 있습- 잠깐- 저게 스니치였나요?·. 으띤◎린언 푸시가 그의 왼쪽 귀로 스쳐 지나간 황금 불빛 을 찾는 데 정신이 팔려 퀘이플을 떨어뜨리자 군중 속에서 불 평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해리는 그것을 보았다. 그는 밀려오는 흥분 속에 그 화금 불빛을 따라 아래로 돌진했다. 슬리데린의 수색뿐 테렌스 힉스도 그것을 보았었다. 그들은 스니치를 향해 나란히 날아갔다-모든 추격꾼들이 자신들의 임무가 무엇인지 잊은 듯 공 중에 떠서 지켜보고 있었다. 해리가 힉스보다 더 빨랐다-그는 그 작고 동그란 공이 날 개를 퍼덕거리며 앞으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걸 볼 수 있었 다-그는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속도를 냈다- 쾅! 아래의 그리핀도르 쪽에서 분노의 함성이 터져나와74마커스 플린트가 일부러 해리를 막아서는 바람에, 해리의 뎃자루가 갑자기 진로를 바꾸었던 것이다. 해리는 죽을 힘을 다힉 빗자루를 잡고 있었다. '반칙 !" 그리핀도르들이 소리쳤다. 후치 부인이 플린트에게 주의를 주고는 그리핀도르에게 골대에서 자유투를 명령했다. 하지만 그런 소동을 피우는 사이,황금 스니치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아래 관람석에서는 딘 토마스가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녀석을 雲아내세요, 심판! 레드 카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딘?" 론이 말했다. "레드 카드말야!" 면이 곡가 나서 말했다. ◎구에서는 7i7드 카드를 받게 뵉면경마빅삭 害터박많룩긴 "하지만 이건 축구가 아냐, 딘.' 론이 그를 상기시켰다. 해그리드는 그러나 딘의 편이었다. '◎칙을 바꿔야 해.플린트는 해리를 공중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었어." 플린트가 부정 행위를 하는 걸 보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리조던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냉정하게 해설해야 하는자신의 본분을 잠시 잊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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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 너무나 명백하고 메스꺼운 질러진 뒤-" ◎덖!" 맥고나걸 교수가 호통을 쳤다. "제 말은.저 의도적이고 불쾌감을 일으키는 라는 뜻입니다-" '조던, 경고하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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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행각이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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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이 있은 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플린트는 하마터면 그리핀도르의 수색꾼을 죽일 뻔했습니다.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리핀도르에게 자유투를,스피넷이 가져가서,갖고 있군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경기는 계속됩니다. 그리핀도르가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해리가 블러저를 또 한번 피했다. 그것은 빙글텡글 돌며 날아가다가 아슬아슬하게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의빗자루가 갑자기 비틀거렸다. 한순간 그는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텟자루를 양손과 무릎으로 꽉 잡았다. 그는 그런아찔한 기분을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일은 또 일어났다. 빗자루가 꼭 그를 떨어뜨리려 하고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님부스 2000이 갑자기 타고 있는 사람을 떨어뜨리려고 한 건 좀 이상했다. 해리는 그리핀도르 골대쪽으로 돌아서려고 했다-그는 우드에게 중간 휴식을 요구할생각이었다-그런데 그 때 그의 빗자루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는 빗자루의 방향을 바꿀 수가 없었다. 빗자루가 제멋대로 움직였다. 빗자루는 공중에서 지그재그로왔다갔다하는가 하면 그를 꼭 떨어뜨릴 것처럼 가끔씩 격렬하게 흔들렸다 리는 여전히 해설을 하고 있었다. ◎기데린이 가졌군요- 플린트가 퀘이플을 갖고 있습니 다-스피넷에게 패스-벨에게 패스-블러저에 얼굴을 세게맞았군요, 그의 코가 깨졌으면 좋겠군요- 농담입니다. 교수님 - 슬리데린 득점- 아 이럴 수가·." 슬리데린이 환호하고 있었다. 해리의 텟자루가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렛자루가 갑자기 획획 움직이거나 씰룩씰룩거리며 그를 천천히 더높이,더 멀리 데려가고 있었다. '해리가 윌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해그리드가 중얼거렸다. 그는 쌍안경으로 보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까 그가 텟자루를통제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하지만 그가 설마·..' 갑자기 사람들이 관람석 저 위에 있는 해리를 가리켰다. 그의 텟자루가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가까스로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그 뒤 모두의 숨을 멎게 하는 일이벌어졌다. 해리의 텟자루가 세게 최 움직였고 해리는 간신히 매달려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는 이제 빗자루를 한 손으로만 잡은 채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플린트가 그를 막았을 때 텟자루에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시무스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럴 리가." 해그리드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겟자루에해를 끼칠 수 있는 건 강력한 어둠의 마법 뿐이야-아이들은절대 님부스2070에 그렇게 할 수 없을 거야." 이 말이 벌어지기가 무섭게,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의 쌍안경을 잡았다. 하지만 그녀는 해리를 올려다보지 않고,극도로흥분해서 군중을 살펴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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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있는 거야?" 론이 창백해져서 투덜거렸다. '◎럴 줄 알았어." 헤르미온느가 숨이 넘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체이프야- 봐." 론이 쌍안경을 잡았다. 스네이프는 그들 맞은편 관람석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는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쉬지 않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가 뭔가를 하고 있어-빗자루에 좋지 못한 마법을 걸고있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어떻게 하지?" '내게 맡겨.' 론이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헤르미온느는 벌써 사라지고없었다. 론은 쌍안경을 다시 해리 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의뎃자루가 어찌나 세게 흔들리고 있던지,그가 더 이상 매달려있는 게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군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겁에질려 바라보고 있을 때 위즐리 형제가 날아올라 해리를 자신들의 빗자루 위로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그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갈 때마다 그 빗자루가 더 높이 뛰어올랐던 것이다. 그들은 그가 떨어질 경우 잡기를 바라며, 그 아래로 내려가빙빙 돌았다. 마커스 플린트가 퀘이플을 잡았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 득점을 다섯 번이나 했다. "어서, 헤르미온느." 론이 절망적으로 중얼거렸다. 헤르미온느는 인파를 헤치고 스네이프가 서 있는 관람석 됫줄로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퀴렐 교수와 부딪혀서 그를 앞줄로 곤두박질치게 했을 때도 미안하다는 말조차하지 않았다. 스네이프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그녀는 웅크리고 앉아,지팡이를 꺼내고는 조심스럽게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하늘색 불꽃이 그녀의 지팡이에서 스네이프의 망토 자락으로 튀어나갔다. 스네이프가 자신의 몸에 불이 붙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30초 정도가 걸렸다. 갑작스런 비명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자신의 마법이 효과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서떨어진 불꽃을 주머니 속에 든 작은 병에 담아 다시 기어 나왔다-스네이프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전혀 알지 못할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공중에서는,해리가 어느새 자신의 벗자루 위로 다시 기어오르고 있었다. '네빌,이제 봐도 돼!" 론이 말했다. 네빌은 지난 5분여 동안해그리드의 재킷 속에서 훌쩍거리고 있었다. 해리가 땅을 향해 질주하고 있을 때 군중들은 그가 마치 토하려는 것처럼 손을 입에다 갖다대는 걸 보았다- 그는 경기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엎드려서는 기침을 했다- 황금색의 무언가가 그의 손에 툭 떨어졌다. '◎니치를 잡았다!" 그가 그것을 머리 위로 흔들며 소리쳤고, 경기는 완전히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는 잡은 게 아냐,거의 삼킬 뻔했다구."露분 뒤 플린트가 여전히 악을 쓰고 있었지만,변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해리는 어떤 규칙도 어기지 않았고 리 조던은 여전히 쾌활하게 그결과를 큰 소리로 말해주고 있었다-그리핀도르가 170대 關으로 이겼다. 해리는 그러나 함성 때문에 최종 경기 결과를 알리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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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해그리드의 오두막에서,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진한 차를 끓이고 있었다. '◎네이프가 그랬어," 론이 설명하고 있었다. '헤르미온느와내가 보았어.그는 네게서 눈을 떼지 않고,뭐라고 중얼거리며네 빗자루를 저주하고 있었어." "쓸데없는 소리." 해그리드가 그의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한 마디도 듣지 못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스네이프가왜 그런 짓을 하겠니?"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에게 뭐라고 말할까 생각하며서로를 바라보았다. 해리는 진실을 말하기로 했다. "전 그에 대해 뭔가를 알아냈어요."그가 해그리드에게 말했다. "그는 할로윈 때 저 머리가 셋 달린 개를 지나가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그 개에게 물렸죠.그 개가 지키고 있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걸 훔치려 했던 거예요." 해그리드가 찻주전자를 떨어뜨렸다. '너희들이 플러피를 어떻게 알지?"그가 말했다 '플러피 라뇨?" ◎때- 그 개는 내 거야- 작년에 술집에서 만난 그리스 녀석에게서 샀지- 난 그 개를 덤블도어 교수님에게 빌려주었어一'◎개요?" 해리가 말했다. "이제, 더 이상은 묻지 마." 해그리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건 1급 비밀이니까, 말하자면." 기치만 스네이프는 그걸 훔치려고 하고 있어요." ◎게없는 소리" 해그리드가 다시 말했다. "스네이프는 호그와트의 선생이야, 그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써면 그가 왜 해리를 죽이려고 했던 거죠?"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그날 오후의 사건이 화실히 스네이프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바꾸게 했던 것 같았다. "전 좋지 못한 주문은 보면 알아요,해그리드, 전 그것들에대해 다 읽어보았다구요! 눈을 계속 맞추고 있어야만 하죠 스네이프는 눈을 조금도 깜박이지 않고 있었어요, 제가 보았다구요!" '내 말 잘 들어,네가 틀렸어!"해그리드가 흥분해서 말했다. "해리의 빗자루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나도 몰라,하지만스네이프는 학생을 죽이려고 하는 형편 없는 사람이 아냐! 자,잘 들어,너희 셋 다 너희와 상관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그건위험해. 저 개에 대해서도 잊어버리고,그것이 무얼 지키고 있는지도 잊어버려. 그건 덤블도어 교수와 니콜라스 플라멜 사이의 일이니까-" 사람이 관련되어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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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해리가 말했다. '그러니까 니콜라스 플라멜이라는 퀴 디 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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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그리드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아하!" 해리가 말했다. '◎러니까 니콜라스 플라멜이라는사람이 관련되어 있군요?" 해그리드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소맘의 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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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12월 중순의 어느 날 아 침,호그와트는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다.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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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꽁꽁 얼어붙었고 위즐리 쌍등이 형제는 눈덩이 몇 개에마법을 걸어 퀴렐의 터번 뒤를 치고 튀어나오게 한 죄로 벌을받았다. 폭풍우가 올 듯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날아온 부엉이 몇 마리는 다시 날아가기 전에 해그리드에 의해 양호실로 실려가 간호를 받아야 했다. 모두들 크리스마스 휴일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과 연회 장에는 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지만, 외풍이 심한 복도들에는 냉기가 돌았으며 사나운 바람이 교실 창문들을 뒤흔들었다. 무엇보다도 나쁜 것은 스네 " 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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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앙의 거 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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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교수의 수업이 저 아래 지하 감옥에서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곳에서는 숨을 쉬면 입김이 뿌옇게 피어올랐으므로 아이들은 가능하면 뜨거운냄비에 가까이 있으려고 했다. "정말 안타까워." 한번은 마법의 약 수업 시간에 드레이코말포이가 말했다. "집에서 오라는 사람이 없어서 크리스마스를 호그와트에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야." 그는 말하면서 해리를 보고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키득거렸다. 해리는 모르는 체하며, 가루로 빻은 사자물고기의 등뼈 무게를 쟀다. 말포이는 퀴디치 시합 이후 예전보다 훨씬 더 심술궂어 졌다. 슬리데린이 졌다는 게 너무 분했던 그는 다음 시합에는 해리대신 입 큰 청개구리를 수색뿐으로 쓰는 게 어떻겠느냐며 모두를 웃기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웃지 않자, 그는 해리가전혀 말을 듣지 않는 빗자루를 끈질기게 타고 있었던 것에 모두들 아주 감명받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말포이는 질투심도 나고 화도 나서,해리에게 가족다운 가족이 없다는 점을 들먹였던 것이다. 해리가 크리스마스에 프리벳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일주일 전에 와서 휴일동안머물러 있을 학생들의 목록을 만들었는데, 해리가 제일 먼저서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최고의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몰랐다. 론과그의 형제들도 머물 것이다. 왜냐하면 위즐리 부부가 찰리를 " i3 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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눠 킥 포터 와 마법 사의 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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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러 루마니아에 가기 때문이었다. 마법의 약 수업이 끝나 지하 감옥을 떠날 때,그들은 커다란전나무 한 그루가 복도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바닥에 771죽이 나와있는 두 개의 거대한 발과 헐떡이는 커다란 숨소리로 보아 그 뒤에 해그리드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안녕, 해그리드, 도와드릴까요?" 론이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아냐, 괜찮아, 고마워, 론." "길 좀 비켜줄래?" 그들 뒤에서 말포이의 차갑고 점잔때는목소리가 들렸다. '너 돈 벌려고 그러는 거니,위즐리? 호그와트를 졸업하면 넌 사냥터지기가 되면 좋겠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네 가족이 살았던 곳에 비하면 궁전 같을 거야.'론이 말포이에게 덤 벼들었을 때 스네이프가 다가왔다. "위즐리 !" 론이 잡고 있던 말포이의 망토를 놓았다. '◎애가 먼저 약을 올렸습니다,스네이프 교수님.' 해그리드가 털이 많은 얼굴을 나무 뒤에서 삐죽이 내밀며 말했다. "말포이가 그의 가족을 모욕하고 있었어_a." "그렇다 해도, 싸움은 호그와트 규칙에 어긋나요, 해그리드,'스네이프가 구변 좋게 말했다.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이다. 위즐리, 더 많이 감점되지 않은 걸 고맙게 여겨라.자 어서들가라, 너희들 모두,'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나무를 난폭하게 밀고 지나가 ? 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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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바늘 모양의 잎들을 여기저기에 흩어놓았다. 그들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저 녀석을 그냥." 론이 말포이의 등에다 대고 이빨을 갈며말했다. '조만간 녀석을 가만두지 않겠어一' '난 말포이하고 스네이프 둘 다 싫어.' 해리가 말했다. "자, 기분 풀어,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니까." 해그리드가말했다. "저 말이야,나랑 연회 장으로 가 보자,기분 전환이 될거 야." 해그리드와 함께 연회 장으로 가자,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바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었다. "아, 해그리드, 정말 멋진 나무로군요- 저쪽 구석에 놔 줄래요뽄 연회장은 눈이 부셨다. 벽에는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용 꽃줄과 겨우살이가 매달려 있었고,작은 고드름이 반짝거리거나,수백 개의 촛불로 반짝반짝 빛나는 逑개나 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빙 둘러 서 있었다. '휴일까지 며칠 남았지?'해그리드가 물었다. '단 하루요'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해리, 론, 점심 먹기 전에 努분밖에 없어, 우리 도서실에가기로 했잖아" "아 그래, 맞았어." 지팡이에서 보글보글거리는 황금빛 거품들을 새로운 나무의 가지들로 질질 끌고 가고 있는 플리트윅교수에게서 눈을 떼며 론이 말했다. ◎거실?" 해그리드가 연회장 밖으로 그들을 따라나오며 말했다. 패길이 시작되기 전날에?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것아니니?" "아,저흰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에요" 해◎가 그에게 밝게말했다. '니콜라스 플라멜에 대해 말씀하신 이후 죽 그 사람이누군지 알아내려고 하고 있었어요.' '너희들이 윌 했다구?" 해 그리드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잘 들어- 내가 말했지- 잊어버리라구. 저 개가 지키고 있는건 너희들에게는 아무 쓸모도 없어." "저흰 그저 니콜라스 플라멜이 누군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그게 다예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재주시면 저희들이 고생을 안 해도 될 텐데요?" 해리가덧붙였다 "저흰 벌써 책을 수백 권도 더 읽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그를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어요-그냥 힌트만 좀 주세요- 제가 분명 어딘가에서 그 이름을 읽었다구요.'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해그리드가 단호하게 말했다. ◎런 저희들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죠,뭐" 론이 말했고,그들은 기분이 상한 것 같은 해그리드를 내버려둔 채 급히도서실로 갔다. 그들은 정말로 해그리드가 실수로 그 말을 내뱉은 이후 죽책들을 뒤지며 플라멜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스네이프가 무엇을 훔치려고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 방법 말고는 달리 親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플라멜이 어떤 일을 해서 책에 실리게 되었는지를 전혀 모르므로 어디서부터시작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努세기의 위대한 마법사'나, '우리 시대의 주목할 만한 마법사들'에도 없었다. 그는 또 '현대의 중요한 마술적인 발견들'과 현대 마법의발달 연구' 책에도 빠져 있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자료를찾아보고 있는 곳은 수만 권의 책과,수천 개의 책꽃이와,수백 개의 좁다란 통로가 있는 엄청나게 큰 도서실이었다. 헤르미온느가 찾아보기로 한 주제와 책 제목의 목록을 꺼내는 동안 론은 책시렁 쪽으로 걸어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7다. 해리는 제한 구역 쪽을 두리번거렸다. 그는 플라멜이 저기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고 한참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제한된 책들을 業어보려면 선생님이 서명한 특별한 편지가 필요했고,그걸 받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이것들은 호그와트에서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 강력한 어둠의 마법이 들어있는 책들로,어둠의 마법을 막는 고등 방어법을 공부하는 고학년들만이 읽었던 것이다. "뭘 찾고 있는 거지?" "아무 것도 아녜요." 해리가 말했다. 사서인 핀스 부인이 깃털 총채를 그에게 휘둘렀다. ◎런 나가는 게 좋겠다. 어서- 나가!" 해리는 진작 거짓말을 꾸며내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며, 그도서실을 나왔다. 그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이미 핀스 부인에게는 플라멜에 관한 자료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물어보지 않는 게 좋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었다. 그녀에게서 원하는대답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스네이프가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 위험을 각오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다른 두 사람이 무엇이든 찾아냈는지 보려고 복도밖에서 기다렸지만,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작업을 시작한 지는 2주나 되었지만,수업 시간사이사이에 남는 쪼가리 시간에만 조사했으므로 아무 것도 찾지 못한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펀스 부인의 끈질긴 감시 없이 오랫동안 정밀한 조사를 하는 것이었다. 5탈쯤 뒤, 론과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왔다. 그들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내가 없는 동안 계속 조사할 거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뭐라도 찾으면 내게 부엉이를 보내 줘." '◎럼 넌 네 부모님께 혹시 플라멜이 누군지 알고 계신지좀 물어볼 수 있겠다. ' 론이 말했다. '그분들에게 물어보는 게안전할 거야." "아주 안전하지, 두 분 다 치과 의사시니까 말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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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 시작되자, 론과 해리는 너무 즐겁게 보내느라 플라멜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못했다. 기숙사엔 그들 둘뿐이었고 학생 휴게실은 텅 비어 있다시피 해서, 난로 가에 있는 푹신한안락의자는 완전히 그들 차지였다. 그들은 토스트 굽는 긴 포크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거-빵, 잉글리시 머핀, 마시맬로(전에는 마시맬로 뿌리에서, 지금은 녹말,시럽,젤라틴 등으로 만드는 과자: 옮긴이)-나'먹으며한 시간이고 앉아서 말포이를 쫓아낼 계획들을 짜곤 했는데,그런 계획들이 설령 효과가 없다 해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 있었다. 론은 또한 해리에게 마법사 체스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 인물들이 살아있어서 정말로 전투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을 제외하면 머글 체스와 똑같았다. 론의 체스 세트는 오래 써서인지 아주 낡고 초라했다. 그가갖고 있는 다른 물건들도 다 마찬가지였지만, 그것도 한때는그의 가족 중 누군가가 쓰던 것이었다-이 경우엔,그 체스의전 주인은 그의 할아버지였다. 그러나 체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늙었다고 해서 장애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론은 그인물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지휘하는 데 전혀 곤란을 겪지 않았다. 해리는 시무스 피니간이 그에게 빌려준 것들로 놀았는데, 그인물들은 그를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아직 체스를 잘하지 못했고, 그들이 충고한답시고 그에게 각기 다른 충고를 해했으므로 정신이 없었다. '랄 거기로 보내지 마,넌 저 나이트도 안보이니?그를 보내라구,우린 그 녀석 없이도 잘해나갈 수 있으니까.' 크리스마스 이브날 밥,해리는 다음날 먹게 될 음식과 즐거움을 고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그는 선물은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었을 때 그가가장 처음 본 것은 침대 발치에 놓인 작은 꾸러미들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가 침대에서 기어나와 가운을 입자론이 아직 졸린 듯이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가 말했다. "이것 좀 볼래? 나 선물받았어 !" ◎떰 윌 기대했는데, 순무 뿌리?" 론이 해리 것보다 훨씬큰 자신의 꾸러미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해리는 맨 위에 있는 소포를 집었다. 그것은 두꺼운 갈색 포장지로 싸여 있었는데 해리에게, 해그리드가'라고 아무렇게나 휘갈겨 쓰여있었다. 안에는 대충 깎은 나무 피리가 들어 있었다. 해그리드가 직접 깎아서 만든 게 분명했다. 해리는 한번불어보았다-꼭 부엉이가 찍찍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두 번째의 아주 작은 소포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페가 보낸 전갈은 잘 받았고 여기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동봉한다. 버는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가. 그 편지에는 黜펜스짜리 동전이 붙여져 있었다. "친절하시군." 해리가 말했다. 론은 黜펜스에 얼을 빼앗겼다. "인상한다.1"그가 말했다 '모양이 기막힌데! 이게 돈이야?"'너 가져도 돼." 해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론을 보고 웃으며말했다. "해그리드와 이모와 이모부- 그런데 이것들은 누가보낸 거지?" '저건 누가 보낸 건지 알 것 같아." 론이 얼굴을 붉히며 을퉁불퉁한 소포를 가리켰다. 씩씨 엄마야. 엄마께 네가 어떤선물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거든.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그가 투덜댔다. "엄마가 네게 위즐리 스웨터를 만들어 주셨어." 해리가 그 소포를 뜯자 손으로 뜬 두꺼운 에메랄드빛 스웨터와 집에서 만든 퍼지(설탕,버터,우유,초콜릿으로 만든 물렁한캔디 : 옮긴이)가 나왔다. "엄마는 매년 우리에게 스웨터를 떠 주셔." 론이 자기 것도풀며 말했다. '내 것은 언제나 밤색이야." "정말 좋으신 엄마다. " 해리가 퍼지를 맛있게 한입 먹으며말했다. 그의 다음 선물에도 사탕 과자가 들어있었다. 헤르미온느가보낸 커다란 개구리 초콜릿 상자였다. 이제 한 소포만 남아 있었다. 해리는 살짝 접혀져 있는 그것을 집어들고 만져보았다. 무게는 가벼웠다. 그는 소포를 풀었다. 그러자 뭔가 부드러운 은회색 물질이 마룻바닥으로 주르르미끄러져 내렸다. 론은 놀란 나머지 숨을 쉬지 못했다. "그것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어.' 그가 헤르미온느가 보낸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 상자를 내려놓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게 내가 알고 있는 바로 그거라면-그건 진짜 귀하고, 진짜 값비싼 거야." "그게 뭔데?" 해리는 마룻바닥에서 그 반짝이는 은빛 옷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촉감도 이상했다. '그건 투명 망토야.' 론이 경외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확실해- 한번 입어봐,' 해리가그 망토를 어깨에 걸치자 론이 비명을 질렀다. "맞아! 아래를 봐!" 해리가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았지만,발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거울로 달려갔다. 확실히 몸은 전혀 보이지 않고 머리만공중에 떠있는 그의 영상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그 망토를머리에서부터 뒤집어써 입자 그의 영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편지가 있어!" 론이 갑자기 말했다. "망토에서 편지가 떨어졌어 !" 해리는 망토를 급히 벗고 편지를 집었다. 그것은 그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좁다랗고 꼬불꼬불한 글씨체로 다음과 같이쓰여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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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가 퐁아가시기 전에 이것응 내게 딸기셨다 이제 네게 릉려중 때가 진 것 같구나. 쏜 사용하거라. 떼러 크러스따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었다. 해리는 그 편지를 뚫어지게 보았다. 론은 그 망토에 감탄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받을 수 있다면 난 무슨 짓이라도 하겠어." 그가말했다. "무슨 짓이라도. 왜 그래?" 지무 것도 아냐.' 해리가 말했다. 그는 아주 이상한 기분이들었다. 누가 그 망토를 보냈을까?그게 정말로 한때 그의 아버지 것이었을까? 그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기숙사 문이 왈칵 열리며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뛰어들어왔다. 해리는 얼른 그 망토를 보이지 않게 쑤셔 넣었다. 아직은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그얘길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야, 봐- 해리도 위즐리 스웨터를 가졌지 !" 프레드와 조지는 파란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하나에는노란색으로 커다랗게 『라고 쓰여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G라고 쓰여 있었다. ◎핀데 해리의 스웨터가 우리 것보다 더 좋군.' 프레드가해리의 스웨터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건 우리 가족이 아니기때문에 엄마께서 더 공을 들이신 게 분명해" '넌 왜 스웨터를 입고 있지 않니,론?" 조지가 물었다 "자,어서 입어, 따뜻하고 좋아." '난 밤색이 싫어.' 론이 스웨터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써 입으며 전혀 내키지 않는 듯 투덜거렸다. '네 스웨터엔 문자가 안 쓰여 있네," 조지가 말했다. '건 네이름을 잊어먹지 않는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일 거야.그렇다고우리가 멍청하다는 건 아냐- 우리도 우리 이름이 그레드와포지(장난으로 프레드와 조지의 첫 문자『와 G를 바꾸어서 발음한것잉 : 옮긴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왜 이렇게 시끄럽니?" 퍼시 위즐리가 못마땅한 얼굴로 문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프레드에게 잡힌 팔에 울퉁불퉁한 스웨터가 들려 있는 것으로봐서 그 역시 선물들을 풀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반장이라는 뜻의 딜네! 입어,퍼시 형, 어서,우리 모두 스웨터를 입고 있잖아, 해리도 있단 말야." '난- 입고 싶지- 않아一' 쌍등이 형제가 그의 머리 위로그 스웨터를 억지로 입히려다가, 안경이 비뚤어지자 퍼시가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설마 반장들과 지낼 일은 없겠지." 조지가 말했다. ◎띠스마스는 가족들을 위한 시간이잖아.' 그들은 퍼시의 스웨터로 그의 양팔을 뒤로 묶고 방에서 걸어나가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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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평생 그런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를 먹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Im마리의 살진 칠면조 구이와 산더미 같은 구운감자와 삶은 감자, 타원형의 큰 접시에 담긴 가늘고 작은 소시지,움푹한 그릇에 담긴 버터 바른 콩,은빛 배에 담긴 진한그레이리 소스와 크렌베리 소스-그리고 테이블에 몇 센티미터마다 놓인 마법사의 폭죽 더미. 이런 환상적인 파티의 선물들은 더즐리 가족이 보통 사는,안에 작은 플라스틱 장난감과 論은 종이 모자가 들어있는 연약한 머글의 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해리가 프레드와 함께 마법사의 폭죽 하나를 잡아당겼는데 그것은 그냥 탕 하고 터지는 것이 아니라, 대포 같은 폭발음을 내며 터져 모두를 푸른연기 구름 속으로 빨아들였고,그 사이 안에서는 해군 소장의모자와 살아있는 하얀 쥐 몇 마리가 쏟아져 나왔다. 선생님들이 않아계신 상석에서는 덤블도어가 마법사 모자 대신 여자아이들이 쓰는 꽃무의 모자로 바러 쓰고, 플리트윅 교수가 막 읽어준 농담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칠면조 요리에 이어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푸딩이 나왔다. 퍼시는 그의 푸딩 조각에 파묻혀 있던 은 시클 때문에하마터면 이빨이 부러질 뻔했다. 해그리드는 또 연거푸 포도주를 마시더니 얼굴이 점점 더 새빨개져서, 마침내 맥고나걸교수의 볼에 입을 맞추었는데, 해리는 그녀가 모자를 한쪽으로 기울어뜨린 채 얼굴을 붉히며 낄낄거리며 웃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침내 테이블을 떠날 때,해리의 양손에는 터지지 않는 투명한 풍선과, 혹 만들기 세트와, 새로운 마법사 체스 세트를포함해,폭죽에서 나온 물건들이 잔뜩 들려 있었다. 하얀 쥐들은 다 사라지고 없었는데 해리는 그것들이 노리스 부인의 크 리스마스 저녁 식사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해리와 위즐리 형제들은 정원에서 격렬한 눈싸움을 하며 신나는 오후를 보냈다. 그 뒤,그들은 푹 젖어서 덜덜 떨며, 숨이 차서 헐떡이며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의 난롯가로 돌아왔다. 해리는 그곳에선새 체스 세트를 가지고 게임을 했는데 론에게 엄청나게 깨지고 말았다. 그는 그러나 퍼시가 옆에서 엉터리 훈수를 들지만않았어도 그렇게 크게 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칠면조 고기 샌드위치와, 찻케이크와,트리플과,크리스마스케이크를 먹은 뒤라, 모두들 배가 너무 부르고 졸렸으므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그들은 그저 퍼시가 그의 반장 배지를 훔친프레드와 조지를 잡으려고 그리핀도르 탑 여기저기를 쫓아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다. 오늘은 해리 인생의 최고 크리스마스였다 그러나 온종일 그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게 있었다. 그는 침대로 기어들어가서야 비로소 그것에 대해 마음놓고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그에게 투명 망토를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칠면조 고기와 케이크를 잔뜩 먹은 데다 풀어야 할 수 흐르드그 수께끼 같은 게 전혀 없었으므로, 침대 커튼을 끌어내리자마자 깊이 잠들어버렸다. 해리는 침대 한쪽으로 몸을 굽히고 밑에서 그 망토를 꺼냈다. 아버지의 맑◎· 이것은 그의 아버지의 망토였다. 망토는 비단보다 부드럽고, 공기처럼 가벼웠다. 잘 삭용학진칼 그 편지엔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는 침대에서 빠져 나와그 망토로 몸을 감쌌다. 다리를 내려다보자 달빛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주 이상한 느낌이었다. 잘 사용하거라. 갑자기 해리는 잠이 번쩍 깨는 기분이 들었다. 이 망토만 있으면 호그와트 전체가 그에게 열려 있었다. 어둠과 정적 속에그렇게 서 있자 흥분이 밀려왔다. 이 망토를 입으면 그는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다. 어디를 가도,필치는 절대로 알지 못할것이다. 론이 꿈을 꾸는지 툴툴거렸다. 그를 깨워야 할까?잠시 망설여졌다-아버지의 망토-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그 무엇이 느껴지는 듯했다-처음이었다-그는 그 망토를 혼자 사용하고 싶었다. 그는 살금살금 기숙사를 빠져 나와, 계단 아래로 내려갔고,학생 휴게실을 지나, 초상화 구멍으로 기어나갔다. "거기 누구세요?"뚱보 여인이 큰소리로 투덜거렸다. 해리는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빨리했다. 어디를 가야 하지?그는 멈춰서 생각했다. 가슴이 뛰고 있었다. 바로 그때 퍼뜩 그 생각이 떠올랐다. 도서실의 제한 구역. 그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플라멜이 누군지 알아낼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투명망토를 몸 쪽으로 잡아끌고 출발했다. 도서실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어두웠다. 해리는 죽 늘어선책들을 볼 수 있도록 등불을 켰다. 그 등불은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팔이 그것을 떠받치고 있다는 걸 느낄 수있었음에도, 그 광경은 섬뜩했다. 제한 구역은 도서실 바로 뒤에 있었다. 이들 책과 도서실의나머지 책들을 구별하는 줄 너머로 조심스럽게 넘어간 뒤,그는 책 제목들을 읽기 위해 등불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제목들을 보아서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벗겨떨어지고, 빛깔이 바랜 그 책들의 황금색 글자들은 해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쓰인 단어였다. 아예 제목이 없는 것도있는가 하면 어떤 책에는 피처럼 보이는 거무스름한 얼룩이묻어 있었다.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그리고 상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웬일인지 그 책들에서 희미한 속삭임 소리가 흘러나오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들어와서는 안 될 사람이 들어와있다는 걸 그것들이 알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등불을 조심스럽게 마룻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맨 아래 칸에서부터 차례차례 훌었다. 까만색과 은색으로 장정된 커다란 책 한 권이눈에 들어왔다 책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간신히 꺼냈는데, 한쪽 무릎엔 올려 놓으려고 하는 찰나 책이 그만 바닥으로 툭 떨좌진면작 팔웍전하 귀를 찢는 듯한,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가 그 정적을 깼다-책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해리는 책을 확 덮었지만,귀청이찢어질 듯한 높은 비명 소리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었다. 그런데 그가 놀라서 됫걸음치다가 등불을 뒤집어엎자, 언제 그랬냐는 듯 비명 소리가 뚝 멈췄다. 허등대던 그는 바깥 복도를급히 내려가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그는 비명을 지른 책을 다시 책꽃이에 쑤셔 넣고,소리나는 쪽으로 달려나갔다. 그는 문간에서 필치를 지나쳤다. 필치의 사나운 눈이 그를 똑바로 보았지만 해리는 필치의 努친 팔밑으로 스르르 빠져나가복도로 내달았다. 귀에서는 여전히 그 책의 비명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갑옷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도서실을 빠져나오는 데 급급해서,그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신경 쓰지않았던 것이다. 어두웠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주방 근처에 갑옷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 위인 5층에 있는 게 분명했다. "누구든 밤에 돌아다니면 곧장 말해달라고 하셨죠,교수님. 누군가가 도서실에 왔었습니디- 제한 구역에요.' 해리는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럽고, 알랑거리는 필치의 목소리가 점점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는 지름길을 알고 있는 게분명했다. 그리고 놀랍게도,그 말에 대답한 사람은 스네이프였다. "제한 구역에요? 하지만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잡을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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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치와 스네이프가 앞에 있는 복도로 걸어오자 해리는 꼼짝않고 서 있었다. 그들은 물론 그를 볼 수 없었지만, 그 복도는좁았으므로 만일 그들이 조금 더 가까이 온다면 그와 정면으로 부딪힐 것이다-투명 망토를 입었다고 몸이 물렁물렁해지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는 할 수 있는 한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잘 살펴보니 왼쪽에 문 하나가 열려 있었다. 이제 유일한 희망은 그것뿐이었다. 그는 숨을 죽인 채 문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간신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아무 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곧장 지나갔다. 해리는 벽에 기대어,심호흡을 하며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가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그가 자신이 숨어든 방으로 눈을 돌린 건 몇 초가 지나서였다. 그곳은 사용되지 않는 교실처럼 보였다. 책상과 의자 같은거무스름한 형상들이 벽에 쌓여 있었고, 쓰레기통은 뒤집혀있었다-그런데 맞은편 벽에,애초에 그곳에 없었던 것 같은,마치 누군가가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곳에 치워놓은 것 같은무언가가 기대 세워져 있었다. 그것은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거울이었는데, 테두리가 화려한 황금 장식으로 꾸며져 있고,두 개의 親족한 다리가 달려있었다. 맨 위에는 '엔픽스드 스트칵 엔루오익트 우에 칵푸루오인트 온 웠신'라는 글귀가 새걱져 있었다 필치와 스네이프의 소리가 들리지 않자 마음이 다소 가라앉았으므로 해리는 그 거을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아무런 영상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그는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양손으로 입을 막아야 했다. 현기증이 났다. 그의 가슴은 제한 구역의 책이 비명을 질렀을 때보다도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왜냐하면 그 거t낀 나타난 영상에는 그 자신의 모습만이 아니라,많은 다른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방엔 분명 아무도 없었다. 그는 헐떡이면서, 천천히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거울에 비친 그는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그의 뒤에는 적어도 열 명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해리는 어깨를 넘겨다보았다-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아니면 그들도 모두 보이지 않는걸까?그는 사실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방에 있는것이고,이 거울의 재주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그 모습을 비추는 것알◎ 그는 거울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그의 영상 바로 뒤에 서 있는 어떤 여자가 그에게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는머리 뒤로 손을 뻗어 휘저어보았다. 만일 그녀가 정말로 거기에 있다면,그녀를 만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상이 너무 붙어 있기 때문인지,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아니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거을 속에만 존재그녀는 아주 아름다웠다. 머리카락은 진한 빨간색이었고 눈은-내 눈과 똑같네,해리는 그 거을 앞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서며 이렇게 생각했다. 그와 똑같은 모양의 연한 초록색 눈. 하지만 그 때 그는 그녀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동신에 울고 있었단. 옆엔◎ 캇깃 펄고다헐고란질◎꼴킨 익◎◎겄카 ◎◎클케팔을 두르고 서 있었다. 그는 안경을 썼으며,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다. 그것은 꼭 해리의 머리처럼 뒤로 쭉 삐어져 나와있었다. 해리는 코가 거의 거울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엄마?"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빠?' 그들은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힛 그 짓울엔있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들여다본 해리는 그의 눈괏 똑같은 초록빛 눈과,그의 코와 똑같은 다른 코들을 보았고,심지어 해리와 똑같이 무릎이 우툴두툴한 것처럼 보이는 약간 나이 든 사람도 보았다-해리는 생전 처음으로 그의 가족을 보고 있었다. 포터 부부가 해리에게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자 그는 마치그 거을 속으로 떨어져 그들에게 가고 싶기라도 한 듯 양손을거울에 바짝 대고 열심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기쁨과 무서운 슬픔이 뒤섞인 강한 통증 같은 것을 느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서 있었는지,그는 알지 못했다. 그영상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희미한 소음으로 다시 정신을차리게 될 때까지 로고 또 보았다. 그는 이곳에 쩨속 머무를수가 없었다. 빨리 침실로 돌아77는 길을 찾잇앗만 鳶픽_ _B는어머니의 얼굴에서 눈을 떼며 '7시 올게요"라고 속삭이고는그 방에서 급히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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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깨웠어야지." 론이 뿌루퉁하게 말했다. '너 오늘 밤에 갈 수 있지,난 다시 갈 거거든,그 거울을 보여줄게." '라도 네 엄마와 아빠가보고 싶어."론이 간절히 말했다. "론,난 너의 가족도 모두 보고 싶어,위즐리 집안의 온 가족말야,넌 너의 다른 형제들과 모든 사람을 내게 보여줄 수 있을 거야." '그들은 지겹도록 볼 수 있어." 론이 말했다. "이번 여름에우리 집에 놀러오기만 해. 어쨌든,그 거울은 어쩌면 죽은 사람들만 보여주는지도 몰라. 그런데 플라멜을 찾았어야 하는건데 말야. 베이컨이나 뭐 좀 먹을래,왜 아무 것도 먹지 않는거니?' 해리는 먹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보았고 오늘밤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제 플라멜은 안중71도 없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머킬 셋 달린 개가 무엇을 지키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스네이프가 그것을 정말로 훔친다 해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단 말영상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희미한 소음으로 다시 정신을차리게 될 때까지 보고 또 보았다. 그는 이곳에 계속 머무를수가 없었다. 빨리 침실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어머니의 얼굴에서 눈을 떼며 '디시 올게요'라고 속삭이고는그 방에서 급히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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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 깨웠어야지,' 론이 뿌루퉁하게 말했다. 7◎◎밤빈 갈 수 있지,난 다시 갈 거거든,그 거올을 보 '7도 릭 엄운쏙 굴틀가 보고 싶띤:' 론인 간절히 말힌7F. "론,난 너의 가족도 모두 보고 싶어,위즐리 집안의 온 가족말야,넌 너의 다른 형제들과 모든 사람을 내게 보여줄 수 있을 거야.' "그들은 지겹도록 볼 수 있어," 론이 말했다. "이번 여름에우리 집에 놀러오기만 해. 어쨌든,그 거울은 어쩌면 죽은 사람들만 보여주는지도 몰라. 그런데 플라멜을 찾았어야 하는건데 말야. 베이컨이나 뭐 좀 먹을래, 왜 아무 것도 먹지 않는거니?" 해리는 먹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보았고 오늘밤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제 플라멜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머리 셋 달린 개가 무엇을 지키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스네이프가 그것을 정말로 훔친다 해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단 말영상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희미한 소음으로 다시 정신을차리게 될 때까지 보고 또 보았다. 그는 이곳에 계속 머무를수가 없었다. 빨리 침실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어머니의 얼굴에서 눈을 떼며 '7시 올긴일라고 속욕이고는그 방에서 급히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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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깨웠어야지." 론이 뿌루퉁하게 말했다. '너 오늘 밤에 갈 수 있지,난 다시 갈 거거든,그 거울을 보여줄게." '나도 네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어,'론이 간절히 말했다. "론,난 너의 가족도 모두 보고 싶어,위즐리 집안의 온 가족말야. 넌 너의 다른 형기들과 모든 사람을 배게 보여줄 수 있을 거야." '그들은 지겹도록 볼 수 있어." 론이 말했다. "이번 여름에우리 집에 놀러오기만 해. 어쨌든,그 거울은 어쩌면 죽은 사람들만 보여주는지도 몰라. 그런데 플라멜을 찾았어야 하는건데 말야. 베이컨이나 뭐 좀 먹을래, 왜 아무 것도 먹지 않는거니?" 해리는 먹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보았고 오늘밤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제 플라멜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머리 셋 달린 개가 무엇을 지키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스네이프가 그것을 정말로 훔친다 해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천찮니?' 론익 말했다. '너 일상해 보섞' 해리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그 거을 방을 다시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해리는 그 다음날 밤에는 그 망토를 론과 함께 덮어쓰고 있었으므로 훨씬 더 천천히 걸어야 했다. 그들은 도서실에서부터 해리가 갔던 길을 다시 따라가 보려고 했지만 거의 한 시간 동안인난 어두운 통로를 헤매고 있었다. '◎워 죽겠어." 론이 말했다; "그냥 돌아가자." "안돼!" 해리가 불만을 터뜨렸다. 껼명 여기 어딘가에 있을거 야.' 그들은 맞은편에서 획 움직이는 키 큰 마법사의 유령을 지나쳤지만,그 밖의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다. 론이 발이 시려서 감각이 없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했을 때.해리가 그 갑옷을발견했다. "여기야- 바로 여기- 맞았어 !" 그들은 문을 밀어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어깨에서망토를 내리고 거을 앞으로 달려갔다. "봤니?" 해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난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꽉1. 그들을 모두 란‥‥ 많잖◎·.:' '너밖에 안 보여," '자세히 들여다 봐, 어서, 내가 있는 곳에 서." 해리가 옆으로 비켜서고,론이 거을 앞에 섰다. 그러나 론은7의 가족을 볼 수 없었다. 그는 그저 페이즐리직(가는 곡선를 짜 넣은 부드러운 모직물: 옮긴이) 잠옷을 입고 있는 자신모습만을 볼 뿐이었다. 론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상을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랄 봐!" 그가 말했다. 게 주위에 서 있는 가족이 모두 보이니?" "아니-난 혼자야-그런데 난 달ㄹ7늙어 보여-그리고 내가 학생 회장이야!" '뭐77?" 재가- 내가 빌이 달고 다니곤 했던 배지를 달고 있어 그리고 내가 기숙사 우승컵과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있어난 또 퀴디치 주장이야!" 론은 이 놀라운 광경에서 고개를 돌려 흥분한 얼굴로 해리를 보았다. "이 거울이 미래를 보여준다고 생각지 않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우리 가족은 모두 죽었어-나 한번더 보71-" '건 어젯밤에 혼자서 해봤잖아,나조금만 더 볼게." '건 그저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있을 뿐이잖아,그게 뭐 그리 대단하니? 난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단 말야." '밀지 마一" 그때 복도 밖에서 갑자기 소음이 들리자 그들은 소스라치게놀라 얼른 싸움을 멈췄다.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크게 말하고 있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빨리 !" 그들이 그 망토를 뒤집어쓰자마자 문에 노리스 부인의 반짝이는 눈이 나타났다. 론과 해리는 똑같은 생각을 하며 조용히서 있었다. 그 망토가 고양이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한참인 것같은 시간이 지난 뒤,노리스 부인이 돌아서 나갔다. "아직 안전한 건 아냐- 어쩌면 필치에게 간 건지도 몰라,우리가 말하는 소리를 들은 게 분명해," 그리고 론은 해리를 잡아끌고 그 방을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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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도 눈은 여전히 녹지 않았다. "체스 할래, 해리?" 론이 물었다. "아니 .' "우리 해그리드한테 갈까?' "싫어‥‥ 너나 가‥‥‥ '네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다 알아,해리,저 거울이지.오늘 밤엔 가지마." ◎◎" '7도 몰라,그냥 예감이 좋지 않아-그리고 어쨌든 넌 이미 아슬아슬한 일이 너무 많았잖아. 필치와 스네이프와 노리스 부인이 돌아다니고 있어 그들이 아무리 널 보지 못한다해너와 부딪히는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니? 네가 뭔가를 뒤':엎기라도 하면 어떡하냐구?' '꼭 헤르미온느 같은 소리 하네." '난 진지해, 해리, 가지마." 하지만 해리의 머리 속에는 그 거을 앞으로 다시 가는 것,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론은 그를 막지 못할 것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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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되는 날 그는 전보다 길을 더 빨리 찾았다. 그는 너무빨리 걷고 있어서 그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큰 소음을 내있었지만, 다행히 아무도 만나지는 않았다. 그의 엄마와 아빠는 다시 그에게 미소짓고 있었고 할아버지'1 분은 인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해리는 그 거을 앞마룻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여기에서 그의 가족과 밤새도록 머무는 걸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 것도. 단지- '◎래서- 다시 왔구나, 해리?' 해리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벽 옆에 있는 책상 위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앉아 있었다. 해리는 거울에 너무나 가고 싶었던 나머지 그를 알아채 지도 못하고 지나쳤던 게 틀림없었다. "전- 전 선생님을 보지 못했어_5." "투명해지면 눈도 나빠지는 게 신기하지.' 덤블도어가 말했다. 해리는 그가 미소짓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이 놓였다. '◎러니까," 덤블도어가 책상에서 내려와 해리와 함께 마룻바닥에 앉으며 말했다. '너도, 앞서 다녀갔던 수백 명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소망의 거울에서 기쁨을 발견한 게로구나.""전 그 거울의 이름이 그건지 몰랐어오" ◎洲만 그것이 무엇을 하는지는 지금쯤 깨달았을 것 같은데?''◎건- 그러니까- 그건 저의 가족을 보여줘요一" ◎띠고 학생 회장이 된 네 친구 론의 모습도 보여 주었지.""어떻게 아셨어요一" '난 굳이 망토를 입지 않아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단다. '덤블도어가 부드럽게 말했다. "자,소망의 거울이 우리 모두에게 무얼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해리는 고개를 저었다. ◎떫 내가 설명해주지.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소망의 거울을 보통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단다. 즉,그것을 들여다보면 정확히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니까 말이다. 도움이 됐니?'해리는 생각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건 우리가 원하는 걸 보여줘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구나." 덤블도어가 조용히 말했다. ◎건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소망 바로 그것을 보여준단다. 넌 네 가족을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네 주위에 그들이서 있는 걸 보았고,론 위즐리는 항상 형제들에게 가려져 있었지 않는단다. 사람들은 그 거울이 보여주는 게 진짜인지 혹은심지어 가능한지조차도 알지 못한 채,자신들이 본 것에 넋을잃거나,미쳐서,그 거을 앞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냈지. 그 거울은 내일 새로운 집으로 옮겨질 예정이란다. 해리. 그러니 그것을 다시는 찾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구나.그리고 만일 그 거울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게다. 꿈7꼭 현끌을 잃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는 걸 P바란다. 자 이제,저 훌릉한 망토를 다시 입고 침실 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니?" 해리는 일어섰다. '덤블도어 교수님?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방금 물었잖니." 덤블도어가 미소지었다. "하지만하나 더 물어도 좋다. " "교수님이 그 거울을 보면 무엇이 보이나요?' "나?나는 두꺼운,양모 양말 한 켤레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을 보지." 해리가 빤히 바라보았다. "양말은 많을수록 좋거든." 덤블도어가 말했다. '◎리스마스가 또 왔다갔는데 양말은 한 켤레도 받지 못했단다. 사람들은끝까지 내게 책 선물만 주려고 할 거야." 해리는 침대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덤블도어가 어쩌면 정직하게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잠시 뒤 그는 스캐버스를 베개에서 밀어내며,그것은 아주 사적인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다. 리가 소망의 거울을 다시는 찾아 나서지 않을 거라는 덤블도어의 생각대로, 남은 크리스마스 휴일 동안 그 망토는 그의 가방 속에 얌전히 접혀져 있었다. 해리는 거.: 보았던 것을 빨리 잊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좀처럼 잊·1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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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는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그의 부모가 초록 불빛 속서 사라지고,오만한 목소리가 깔깔대며 웃고 있는 꿈을 계속해선 꾸었다. '덤블도어 교수님 말이 맞아,저 거울은 널 미치게 할 수도있어.' 해리가 이 꿈들에 대해 이야기하자 론이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새학기가 시작하기 전날 돌아왔는데, 다른 견l 리가 소망의 거울을 다시는 찾아 나서지 않을 거라는덤블도어의 생각대로, 남은 크리스마스 휴일 동안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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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망토는 그의 가방 속에 얌전히 접혀져 있었다. 해리는 거울에서 보았던 것을 빨리 잊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좀처럼 잊혀지지가 않았다. 그는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그의 부모가 초록 불빛 속에서 사라지고,오만한 목소리가 깔깔대며 웃고 있는 꿈을 계속해서 꾸었다. '덤블도어 교수님 말이 맞아,저 거울은 널 미치게 할 수도있어." 해리가 이 꿈들에 대해 이야기하자 론이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새학기가 시작하기 전날 돌아왔는데,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녀는 해리가 침대에서 몰래 빠져나가3일 밤을연달아서 학교를 돌아다녔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율을("필치에게 들켰다면 어떡할 뻔했니!"),그리고 니콜라스 플라멜이 누군지 조금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실망을 나타냈다. 신간인 진날수록 ◎선실 책에선 플작멜인란 아름을 발견할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해리는여전히 그 이름을 어딘가에석 읽언었닥고 확실히 믿얹닥.일단 학기가 시작되자, 그들은 쉬는 시간 沿분 동안 책들을 대강臺어보는 방법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러나 곧 퀴디치 훈련이다시 시작되었으므로 해리는 다른 두 사람보다 시간이 더 없었다. 우드는 그 팀에게 어느 때보다도 힘든 강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눈이 그치고 비가 끝없이 내리는 나쁜 날씨에도 그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위즐리 형제는 우드가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미쳐가고 있다고 불평했지만, 해리는 우드 편이었다. 만일 후플푸프와의 다음 경기를 이긴다면, 그들은 7년 만에 처음으로 슬리데린을 제치고 기숙사 우승컵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해리는 이기고 싶다는 것과는 별개로, 훈련으로 지쳐있을 때는 악몽을 덜 꾼다는 걸 알고 훈련에 열심히 매달렸다 그 뒤, 비가 와서 땅이 축축하고 질퍽한 어느 연습시간에, 우드는 팀에게 조금 좋지 못한 소식 하나를 전해주었다. 그는 계속해서 서로 급강하하며 빗자루에서 떨어진 척하는 위즐리 형진에게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너희들 바보짓 좀 그만 할 수 없어?" 그가 소리쳤다. "그런식으로 했다간 시합에서 지기가 십상이야! 이번에는 스네이프가 심판을 볼 거란 말야.그는 그리핀도르의 점수를 帝아내리기 위해 어떤 트집이라도 잡을 거라구!" 이 말을 듣자 조지 위즐리는 빗자루에서 정말로 떨어졌다. "스네이프가 심판을 본다구?" 그가 흙이 가득 담긴 입으로푸푸 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가 퀴디치 시합 심판을 언제 봐보기라도 했나? 그는 우리가 슬리데린을 추월하려고 하면 공평하게 하지 않을 거야.' 나머지 팀원들도 조지 옆으로 내려와 불평을 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냐." 우드가 말했다. "우린 그저 깨끗한경기를 한다는 확신만 가지면 돼, 스네이프가 우리의 흠을 들출 구실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말야." 해리 생각에는 모두 좋은 얘기였다. 그러나 그에겐 퀴디치경기를 하고 있는 동안 스네이프가 근처에 오기를 바라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나머지 팀원은 연습이 끝나자 평상시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지만, 해리는 곧장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로 갔다. 그곳에서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체스를 하고 있었다. 체스는 헤르미온느가 지는 유일한 것이었는데, 해리와 론은그녀에게는 대단히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잠시만 내게 말 시키지 마" 해리가 론 옆에 가서 앉자 그가 말했다. "집중해야 하니까 말◎' 그가 해리의 얼굴을 보았다. '너 무슨 일 있니?얼굴이 말이 아니다. " 해리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듣지 못하게 조용한 목소리로두 사람에게 갑자기 퀴디치의 심판이 되겠다고 나선 스네이프의 음흥한 요구에 대해 말해주었다. "경기하지 마."헤르미온느가 즉시 말했다. "아프다고 해 " 론이 말했다. '7리가 부러진 척해 "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정말로 네 다리를 부러뜨려,"론이 말했다. '그럴 수 없어." 해리가 말했다. "후보 수색꾼이 없단 말야. 만일 내가 빠지면 그리핀도르는 경기를 할 수 없어." 바로 그 때 네빌이 비틀거리며 학생 휴게실 안으로 넘어졌다. 그가 어떻게 그 초상화 구멍으로 기어 들어을 수 있었는지가 모두의 의문이었는데,왜냐하면 그의 두 다리가 7리 묶기주문'에 걸려 딱 달라붙어 버렸다는 걸 그들 모두 단번에 알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리핀도르 탑까지 오는 동안 내내 토기 뜅으로 왔을 게 틀림없었다. 모두가 望어져 웃고 있는데, 헤르미온느만은 달려가 그 주문 을 푸는 반대 ◎-7◎◎ 덜 떨며 일어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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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했다. 다리가 탁 떨어지자 네빌이 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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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니?" 헤르미온느가 그를 데리고 와 해리와 론 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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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앉히며 물었다. "말포이." 네빌이 떨며 말했다. "도서실 밖에서 그를 만났는데, 그는 그 주문을 실험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했어.''맥고나걸 교수에게 가!" 헤르미온느가 네빌을 부추겼다. "그 녀석의 잘못을 말씀드려야지 !" 네빌이 고개를 저었다. '난 더 이상의 말썽은 바라지 않아."그가 중얼거렸다. '넌 그 녀석에게 용감히 대항해야 해, 네빌!" 론이 말했다. "아무도 반항하지 않으니까 녀석이 더 날뛰는 거야. 이제부터라도 녀석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당당히 맞서야 한다구"'너까지 나 같은 겁쟁이는 그리핀도르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할 필요는 없어, 말포이가 이미 말했으니까." 네빌은 감정이 북받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해리는 망토 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더듬어 찾더니 개구리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헤르미온느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그에게 준 상자에서 남은 마지막 초콜릿이었다. 그는 꼭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네빌에게 그것을 건네주었다. '말포이 같은 녀석 열두 명보다 네가 나아." 해리가 말했다. "마법의 분류 모자가 널 그리핀도르로 선택했잖아, 안 그래?그리고 말포이는 어디에 있지?비열한 슬리데린에 있잖아."개구리 초콜릿을 뜯고 있는 네빌의 입술이 讀은 미소로 벨거렸다. '◎마워, 해리‥‥ 난 그만 자러 가야겠어‥‥ 카드 가질래, 너 모 으잖아, 그렇지?" 네빌이 걸어나가자, 해리는 그 유명한 마법사 카드를 바라보"또 덤블도어야.' 그가 말했다. '내가 처음 뜯었던 것도 그였데 ◎' 는 바로 그때 그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카드의 뒷면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리곤 론과 헤르미온느를 올려다보았다. '劣았탁.1"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플라멜을 찾았어! 내가 전에 어디선가 그 이름을 읽었다고 했지, 바로 여기로 오는기차 안에서 읽었던 거야- 이걸 들어봐' 덤블도어는 특히19脚년에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를 물리친 것과,용의 피의12가지 사용법을 발견한 것과,그꼭 촉트넌 닌콜킥스 플락멀추된금술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7' 헤르미온느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제일 첫 번째 숙제에대한 평점을 받았을 때 이후 그렇게 흥분해 본 적이 없었다. "거기 있어봐!"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여자 기숙사로 가는 계단을 급하게 올라갔다 해리와 론이 영문을 모르겠다는표정을 주고받고 있을 때 그녀가 양팔에 굉장히 낡은 책 한 권을 들고 다시 왔다. '난 이 책을 살펴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 !" 그녀가 흥분해서 말했다 "이 책은 내가 3주 전에 가볍게 읽어보려고 도서실에서 갖고 나온 거야.' '간덥겠f' 론이 말했지만, 헤르미온느는 그것을 찾을 때까지조용히 하라고 말하고는,극도로 흥분해서 중얼중얼거리며,페이지를 획획 넘기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녀가 찾고 있던 게 보였다. "이럴 줄 알았어 ! 이럴 줄 알았어 !" "우리 이제 말해도 되니?' 론이 심술이 나서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그런 그를 무시해버렸다. '니콜라스 플라멜은," 그녀가 연극 대사를 읖듯이 말했다. 마법사의 돌을 만든 유일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몹시 흥분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지만,전혀 못 알아들은 듯 그들의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뭐라구?" 해리와 론이 말했다. "야,너희 둘은 눈도 없니?봐-여길 읽어봐,여기." 그녀가 그 책을 그들에게 밀자,해리와 론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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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연금술 연구는 놀라운 힘을 가진 전설의 물질인, 마법사의 돌을 만드는 젓과 관련되어 있다. 그 돌은 어떤 금속이라도순금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그것은 또한 마시는 사람은 죽지 않고 영속하는 잘로 장수 익을 만들어낸다. 수섹긱신 걸컥 만떱삭좌 돌인 낄한 맡은 _보고가 業崙직많 현재 존재하는 유일한 마떱사의 돌은 저명한 연금술사이 자 오레라 애호가인 니콜라스 플라멜이 갖고 있다. 플라멜 씨는 작년에7脚번째 생신을 보냈으떠, 아내 피레넬(6覽제)와 함께 데본에서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알았어?" 해리와 론이 다 읽었을 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 개는 플라멜의 마법사의 돌을 지키고 있는 게 틀림없어!그가 덤블도어에게 그것을 안전하게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 게분명해. 왜냐하면 그들은 친구 사이이고 누군가가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 그가 그 돌을 그린고트에서옮겨온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어 !" "금을 만들고 77람을 엉원끓 죽진 않낀 하는 돌of란,1"꿀린가 말했다. ◎제이프가 그걸 찾고 있는 것도 당연하군! 누구라도 그걸 갖고 싶을 거야." ◎리고 우리가 '최근의 마법의 발달 연구'라는 책에서 플라벨을 찾을 수 없었던 것도 당연해."론이 말했다. ◎리 나이가 665세라면 최근 사람은 분명 아니니까 말야, 안 그래?" 다음날 아침 '어둠의 마법 방어법' 시간에 늑대 인간에게물린 상처를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필기하는 동안에도,해리와 론은 여전히 마법사들이 마법사의 돌을 갖고 있다면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론이 퀴디치 팀을 하나 사겠다고 말하자 해리는 그제서야 까맣게 잊고 있던 스네이프와 다가오는 시합 생각이떠올랐다. '간 시합에 나갈 거야." 그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내가 나가지 않으면,슬리데린이 모두 내가 스네이프와 맞서기를 두려워해서 라고 생각할 거야. 난 그들에게 보여주겠어‥‥반드시 이겨서 그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사라지게 하겠어."제가 경기장에서 싹 사라지는 일만 없길 바래."헤르미온느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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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합이 점점 더 다가오자,해리는 론과해르미온느에게 말한 것과는 상관없이,점점 더 긴장되었다. 그 팀의 나머지 선수들도 침착하지는 못했다. 기숙사 최고의팀을 뽑는 경기에서 슬리데린을 추월한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생각이었다. 하지만 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었다. 더욱이그렇게 불공평한 심판이 있는 상태에서 그들이 과연 그렇게할 수 있을까? 해리는 그저 자신의 상상인지는 모르지만,어디를 가든 계속해서 스네이프와 우연히 만나는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때때로 그는 심지어 스네이프가 그를 잡으려고 따라오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마법의 약 수업은 일종의고문으로 변하고 꼰읓다. 스네7◎가 꼽피믹게 너무나 무섭게굴었기 때문이었다. 스네이프는 그들이 마법사의 돌에 대해 알아냈다는 걸 알수 있을까?그가 어떻게 알 수 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그는때로 스네이프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소름끼치는느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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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오후에 라커룸 밖에서 그들이 해리에게 행운을빌고 있을 때,그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를 다시 살아서 만날수 없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식의인사는 그러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못했다. 해리는 퀴디치망토를 입고 님부스 2077을 집어들 때 우드가 하는 격려의 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 그 사이 론과 헤르미온느는 관람석에서 네빌 옆에 자리를잡았었다. 네빌은 그들이 왜 그렇게 불길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지,그들이 왜 둘 다 시합에 지팡이를 가져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7리 묶기 주문'을 몰래 연습해왔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그들은 말포이가 그것을 네빌에게 사용한 것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스네이프가 해리를 다치게 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지 그 주문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자,잊지마,그건 로코모토르 또르딜스야."론이 소맷자락에서 지팡이를 미끄러지게 하자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알아,'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잔소리 좀 하지 마.' 라커룸에서는, 우드가 해리를 옆으로 데려갔다. '네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포터, 만일 우리가 스니치를 일찍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이야. 스네이프가후플푸프를 지나치게 편들기 전에 경기를 끝내버려""전교생이 와 있어!" 프레드 위즐리가 문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심지어-와-덤불도어 교수까지 보러 왔어!" 해리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7블도민교수77r'그가 정말인지 보기 위해 문으로 달려가며 말했다. 프레드 말이 옳았다. 저 은빛 수염은 분명 덤블도어의 것이었다. 해리는 마음만 먹었다면 안도감으로 크게 웃을 수도 있었을777다. 그는 안전했다. 덤블도어가 지켜보고 있다면 스네이프가 감히 그를 다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면 양 팀이 경기장으로 행진해 나을 때 스네이프가 그렇게 화나 보였던 것도 그 때문인지 몰랐다. 론도 무언가를 알아챘다. '딘네이프가 저렇게 심술궂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건 처음 봤어."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봐- 그들이 나온다. 아77!" 누군가가 론의 뒤통수를 찔렀다. 말포이였다. "아, 미안, 위즐리,네가 거기 있는 줄 몰랐어." 발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노골적으로 씩 웃어 보였다. "이번엔 포터가 얼마나 오랫동안 텟자루 위에 머물 수 있을지 궁금한데?내기할 사람? 넌 어때, 위즐리?" 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조지 위즐리가 친 블러저가 스네이프에게 맞자 그가 후플푸프에게 막 자유투를 주었던 것이다. 헤르미온느는 손가락을 깍지껴서 무릎에 올려놓고,마치 매처럼 휘휘 돌며 스니치를 찾고 있는 해리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들이 어떻게 그리핀도르 사람들을 뽑는지 아니?" 몇 분 뒤 말포이가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을 때,스네이프가후플푸프에게 아무 이유 없이 또 한번의 자유투를 주었다. '그건 불쌍한 사람들이야. 알다시피, 포터가 있잖아, 그 앤 부모가없잖아.그리고 돈이 없는 위즐리 형제들도 있지-너도 당연히 그 팀에 있어야 해, 롱바텀, 넌 뇌가 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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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벌개진 네빌이 자리에 앉은 채 고개를 돌려 말포이노려보았다. '난 너 같은 녀석 열두 명보다 나아,말포이."그가 더듬더듬 말했다.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은 껄껄대며 웃었지만, 론은 게임에서 여전히 눈을 떼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재,네빌.""롱바텀, 만일 뇌가 금이라면 넌 위즐리보다 더 가난해, 정말엄청나지.' 론의 신경은 해리에 대한 불안으로 이미 한계점에 도달해있었다. '너 조심해, 말포이- 한 마디만 더 했다간一' "론!"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소리쳤다. "해리-!" "뭐야? 어디?" 해리가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급강하를 하자 사람들이 놀라며 환호를 보냈다. 해리가 총알처럼 땅으로 내닫자 헤르미온느가 깍지낀 손을 입으로 올리고 일어섰다. '너 운좋다,위즐리,포터가 땅에서 돈을 발견했나보지!" 말포이가 말했다. 론이 달려들었다. 말포이가 어떻게 해볼 사이도 없이, 론이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리고 위에 올라탔다. 네빌은 주저주저하다가 의자 뒤로 기어올라가 거들었다. "어서, 해리 !" 해리가 스네이프에게로 곧장 내닫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헤르미온느가 좌석 위로 후다닥 뛰어오르며 소리쳤다-그녀는말포이와 론이 좌석 밑에서 ◎굴고 있는 것도, 네빌과 크레이브와 고일이 맞붙어 싸우면서 주먹 소리와 고함소리가 오가는것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저 높이에서는,스네이프가 진홍색의 무언가가 바로 옆으로획 지나가는 것을 보고 얼른 텟자루를 돌렸다-그 다음 순간,해리는 강하 자세에서 수평 비행으로 돌아가며 의기 양양하게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의 손에는 스니치가 쥐어져 있었다. 관람석에서 폭발과도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기록이었다. 스니치가 그렇게 빨리 잡힌 예는 없었다. "론! 론! 어디 있니?경기가 끝났어! 해리가 이겼어! 우리가1겼다구! 그리핀도르가 선두야.' 헤르미온느가 좌석 위에서 깡충깡충 뛰어 돌아다니다가 앞줄에 있는 패르바티 패틸을 껴안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지상 努센티미터 정도의 높이가 되자 텟자루에서 펄쩍 뛰어 내렸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해냈다-경기는끝났다. 경기는 채 7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핀도르 선수들이주르르 경기장으로 내려왔을 때, 그는 스네이프가 입을 굳게다문 채 창백한 얼굴로 옆에 내리는 것을 보았다-그 뒤 해리는 어깨 위에 손이 談혀지는 것을 느끼고 올려다보았다. 덤블도어가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잘했다. " 덤블도어가 해리만이 들을 수 있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저 거울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니마음이 놓이는구나·. 계속 바빴겠구나·. 훌릉했다·.."스네이프가 땅에 침을 탁 뱉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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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얼마 후 라커룸에 혼자 남아, 님부스 2070을 빗자루창고에 갖다 놓으러 갔다. 그는 이보다 더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일을 해내다니-이제는 아무도 더 이상 그에게 이름값을 못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날 저녁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신선했다. 그는 축축한 잔디 위를걸으며, 이제는 행복한 추억이 되어버린 흐릿한 기억의 지난한 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핀도르 학생들이 달려와 그를어깨 위로 들어 올렸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팔짝팔짝 뛰어다니고 있었고, 론은 코피를 심하게 흘리면서도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창고에 도착한 해리는 나무문에 기대어 석양에 창문들이 빨물들어가고 있는 호그와트를 올려다보았다. 그리핀도르선두가 되었다. 그가 그것을 해냈다. 그는 스네이프◎‥‥스네이프에 대해 말하면‥‥ 두건을 쓴 어떤 사람이 성의 현관 계단으로 재빨리 내려왔그리고 남들이 보길 바라지 않는 듯,서둘러 금지된 숲 쪽펄 걸어갔다. 그것을 보자 해리는 승리로 가졌던 기쁨이 싹 가시는 걸 느꼈다. 그는 배회하고 있는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 모두가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스네이프가 숲으로 숨어들고 있었다-무슨 일일까? 해리는 님부스 2000에 다시 펄쩍 뛰어올라 이륙했다. 성 위로 조용히 미끄러지듯 날아가면서 그는 스네이프가 그 숲으로걸어 들어가는 걸 보았다. 그는 조심스레 따라갔다. 나무들이 울창해서 한동안 스네이프가 어디로 갔는지 볼 수가 없었다. 그가 원을 그리며 점점 더 내려가다가, 가장 높은나뭇가지를 스쳤을 때 목소리들이 들렸다. 그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날아가 키큰 너도밤나무 위에 조용히 내려 앉았다. 그리고 빗자루를 꼭 잡고 한쪽 가지로 조심스럽게 기어올라가 나뭇잎들 사이로 내려다보았다. 아래,어두운 공터에 스네이프가 서 있었다. 하지만,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퀴렐도 거기에 있었다. 해리는 그의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말을더듬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려고 귀갛게 물들어가고 있는 호그와트를 올려다보았다. 그리핀도르가 선두가 되었다. 그가 그것을 해냈다, 그는 스네이프가‥‥스네이프에 대해 말하면‥‥ 두건을 쓴 어떤 사람이 성의 현관 계단으로 재빨리 내려왔다. 그리고 남들이 보길 바라지 않는 듯,서둘러 금지된 숲 쪽으로 걸어갔다. 그것을 보자 해리는 승리로 가졌던 기쁨이 싹 가시는 걸 느꼈다. 그는 배회하고 있는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 모두가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스네이프가 숲으로 숨어들고 있었다-무슨 일일까? 해리는 님부스 2000에 다시 펄쩍 뛰어올라 이륙했다. 성 위로 조용히 미끄러지듯 날아가면서 그는 스네이프가 그 숲으로걸어 들어가는 걸 보았다. 그는 조심스레 따라갔다. 나무들이 울창해서 한동안 스네이프가 어디로 갔는지 볼 수가 없었다. 그가 원을 그리며 점점 더 내려가다가, 가장 높은나뭇가지를 스쳤을 때 목소리들이 들렸다. 그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날아가 키큰 너도밤나무 위에 조용히 내려 앉았다. 그리고 빗자루를 꼭 잡고 한쪽 가지로 조심스럽게 기어올라가 나뭇잎들 사이로 내려다보았다. 아래,어두운 공터에 스네이프가 서 있었다. 하지만,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퀴렐도 거기에 있었다. 해리는 그의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말을더듬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다. "·.씨른 고-곳 다 놔◎파두고 왜 여기서 7卜만나자고 해-했는지 모-모르겠군, 세베루스‥‥‥ "아, 그건 이 만남을 비밀로 해야한다고 생각해서지." 스네이프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이 마법사의 돌에 대해알면 안 되니까 말야." 해리는 몸을 앞으로 굽혔다. 퀴렐이 무슨 말인가를 웅얼웅얼거리고 있었다. 스네이프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핀데 저 해그리드의 짐승을 지나가는 방법은 알아냈나?""하◎卜하지만 세베루스, 난◎ '내가 적이 되는 건 원치 않겠지,퀴렐." 스네이프가 그에게한 발짝 다가서며 말했다. '난-난 자네가-뭘-몰라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 텐데." 부엉이 한 마리가 크게 부업부업 울자,해리는 하마터면 나무에서 떨어질 뻔했다. 간신히 중심을 잡았을 때 스네이프가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의 간단한 주문이지.그럼 기다리겠네.' "하픔卜하지만 난 7◎◎아무 거-것도 모-모-몰라一" "좋아." 스네이프가 말을 탁 끊었다. "조만간 다시 얘기하지. 그때까지 생각 좀 해보고 누구 편인가를 결정하게." 그는 망토를 급히 머리 위로 걸치고 그 공터를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날이 저물어 주위가 어두웠지만,해리는 퀴렐이 겁에 질려 꼼짝 않고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허닉,너 어디 갔었니?"헤르미온느가 끽끽거리며 물었다. "우리가 이겼어! 네가 이겼어! 우리가 이겼다구!" 론이 해리의 등을 퍽적 치며 소리쳤다 '내가 말포이를 한방 갈겼는데글쎄 네빌이 크레이브와 고일을 혼자서 맡으려고 했지 뭐야!그는 아직도 뻗어 있지만 폼프리 부인이 그러시는데 괜찮을거래- 슬리데린에게 정말 본때를 보여 주었지! 모두들 학생휴게실에서 널 기다리고 있었어, 파티를 하려고 말야, 프레드와 조지가 주방에서 케이크와 먹을 것을 조금 훔쳐 왔거든.""이젠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해리가 숨가쁘게 말했다. '빈방이나 찾아보자, 이 말을 들으면 정말 놀랄 거야‥‥‥그는 피브스가 안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문을 닫고 그들,,게 보고 들은 것을 다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옳았어, 그건 마법사의 돌이었고, 스네이프는 퀴렐에게 억지로 그걸 가져오게 하려고 하는 거야.스네이프는 퀴렐이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아는지 물었어-그리고 그는 퀴렐의 '주문'에 대해 뭐라고 말했어- 내 생각에플러피 말고도,다른 것들이 그 돌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 아마 많은 마법들이겠지.그리고 퀴렐이 어둠의 마법을 막는 어떤 주문을 걸어놓았을 거야, 스네이프가 그걸 깨뜨려야 하구◎'에 질려 꼼짝 않고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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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너 어디 갔었니?' 헤르미온느가 끽끽거리며 물었다. "우리가 이겼어! 네가 이겼어! 우리가 이겼다구!" 론이 해리의 등을 퍽적 치며 소리쳤다. '내가 말포이를 한방 갈겼는데글쎄 네빌이 크레이브와 고일을 혼자서 맡으려고 했지 뭐야!그는 아직도 뻗어 있지만 폼프리 부인이 그러시는데 괜찮을거래- 슬리데린에게 정말 본때를 보여 주었지! 모두들 학생휴게실에서 널 기다리고 있었어, 파티를 하려고 말야, 프레드와 조지가 주방에서 케이크와 먹을 것을 조금 훔쳐 왔거든.""이젠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해리가 숨가쁘게 말했다. '빈방이나 찾아보자, 이 말을 들으면 정말 놀랄 거야‥‥‥그는 피브스가 안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문을 닫고 그들에게 보고 들은 것을 다 말해주었다. ◎써니까 우리가 옳았어, 그건 마법사의 돌이었고, 스네이프는 퀴렐에게 억지로 그걸 가져오게 하려고 하는 거야.스네이프는 퀴렐이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아는지 물었어-그리고 그는 퀴렐의 '주문'에 대해 뭐라고 말했어- 내 생각에플러피 말고도,다른 것들이 그 돌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 아마 많은 마법들이겠지.그리고 퀴렐이 어둠의 마법을 막는 어떤 주문을 걸어놓았을 거야, 스네이프가 그걸 깨뜨려야 하구一''◎러니까 네 말은 퀴렐이 스네이프에게 용감히 대항하는한은 그 돌이 안전하다는 거지?" 헤르미온느가 걱정하며 말했다. "하지만 아마 며칠 못갈 거야." 론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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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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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픽 지백 노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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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렐을 그러나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용감했던 게 틀림없었다. 몇 주가 지나는 동안 그는 점점 더 창백해지 고 수칙해지는 것 같았지만,아직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3층 복도를 지날 때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문에 귀를 바짝 대고 플러피가 여전히 안에서 으르렁대고 있는지 살피곤 했다 스네이프는 평상시처럼 심술궂은 표정으로 지나다니고 있었는데,그건 확실히 그 돌이 안전하다는 뜻이었다. 해리는 요즘 퀴렐을 지나칠 때마다 그에게 격려의 미소를 보냈고,론은 말더듬는 퀴렐을 비웃는다고 사람들을 나무라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에게는 그러나 마법사의 돌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녀는 공부 계획을 짜고 모든 노트들을 색 코드로 분류하는 일을 시작했었다. 해리와 론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녀는 계속 그들도 똑같이 하라고 잔소리를 했다. '헤르미온느, 시험은 아직 멀었어," '加주야."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건 오래도 아냐,니콜라스 플라멜에게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구." "하지만 우린 600·쏟이 아니잖아.' 론이 그녀를 상기시켰다. '그런데 넌 뭘 공부하고 있는 거니,이미 다 알고 있는데.''내가 뭘 공부하느냐구?너 미쳤니?우린 2학년으로 진급하려면 이린 시험들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걸 모르니? 그것들은대단히 중요하다구, 난 한 달 전에 공부를 시작했어야 했어,나도 내가 그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유감스럽게도, 선생님들은 헤르미온느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들은 그들에게 어찌나 많은 숙제를 내 주었던지 부활절 휴일은 크리스마스 휴일만큼 재미있지가 않았다. 용의 피에 대한 열두 가지 사용법을 열거하거나요술지팡이 휘두르는 동작을 연습하는 헤르미온느를 옆에 두고 편하게 쉬기란 힘들었다. 불평하고 하품을 하면서도, 해리와 론은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도서실에서 그녀와 함께 보내며,그 모든 공부를 해내려고애썼다. "이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안' 론이 어느 날 오후 깃핀을던지고 동경하는 눈초리로 도서실 창 밖을 내다보면서 갑자기이렇게 말했다. 그 날은 정말로 몇 달 만에 찾아온 화창한 날이었다. 하늘은맑았고,물망초는 파랗게 피어났으며 햇살에서는 다가오는 여름을 느낄 수 있었다. 해리는 ◎70가지 마법의 약초와 곰팡이' 책에서 '꽃 박하'부분을 훌어보고 있다가,론이 "해그리드! 도서실에서 뭐하고계시는 거예요?"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서야 비로소 고개를들었다. 해그리드가 등뒤에 뭔가를 숨긴 채, 발을 질질 끌며 다가왔다. 그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더지가죽 코트를 입고 있었다. '◎냥 보는 거야." 그가 단번에 그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 의뭉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니들은 뭐하는 거니?" 그가 갑자기 수상쩍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 아직도 니콜라스 플라멜을 찾고 있는 거니, 어?" "그가 누군지는 오래 전에 알아냈어요.' 론이 인상적으로 말했다. ◎띠고 우린 저 개가 뭘 지키고 있는지도 알아요,마법사의 도一' "쉬." 해그리드가 얼른 누군가 듣고 있는지 보려고 주위를둘러보았다. ◎씨지르지 마,너 왜 그러니?" "사실, 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써피 말고 그 돌을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서요一" "쉬!" 해그리드가 다시 말했다. "잘 들어- 나중에 찾아와,뭐든 다 말해주겠다고 약속하지는 못하지만, 이 안에서 그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지는 마,학생들이 알면 안되니까.그들은 내가 니들에게 말했다고 생각할 거야◎ ◎런 나중에 봐요.' 해리가 말했다. 해그리드가 발을 질질 끌며 나갔다. '그가 등뒤에 윌 숨기고 있었지?" 헤르미온느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떼 그 돌과 어떤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가 어느 부분에 있었는지 알아볼게.' 론이 공부를 할만큼한 듯 말했다. 그는 잠시 뒤 양팔에 책을 산더미만큼 들고 와서는 탁자 위에 털썩 내려놓았다. '옹익앗.1" 그가 속삭였다. "해 그리드는 용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었어! '영국과 아일랜드의 용 종류', '알에서부터 지옥까지,용 파수꾼의 안내서' 이런 것들 좀 꽉." '해그리드는 늘 용을 갖고 싶어 했었어, 처음 만났을 때 내게말해주었어." 해리가 말했다. ◎씩만 그건 우리 마법사 법에 어긋나." 론이 말했다. "용사육은 17鷗년의 와록스 협정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어, 모두알고 있다구. 우리가 계속 뒷마당에서 용을 사육하고 있으면머글들이 우리를 알아채는 건 시간 문제거든- 어쨌든,용을길들여선 안돼, 그건 위험해. 너희들은 찰리가 루마니아에서야생 용에게서 받은 화상을 봐야 해." "영국에는 야생 용이 없니?" 해리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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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있지."론이 말했다. "커먼 웰시 그린과 헤브라이딘 블랙이 있어. 실제로 마법부는 그것들을 진정시키는 일을 하지. 우리 마법사들은 그것들을 발견한 머글들에게 계속 마법을 걸어서, 그것들을 잊어버리도록 해야 해." '◎런데 해그리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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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뒤 그들은 사냥터지기의 오두막 문을 두드리다가모든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해그리드는"누구세요◎라고 소리친 뒤 그들을 들여놓고는 얼른 문을 닫았다. 안은 숨막힐 정도로 더웠다. 그렇게 따뜻한 날이었는데도,벽난로의 연료 받이 쇠살대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차를 끓여주고 흰 담비 샌드위치를 주었지만, 그들은 사양했다. "그러니까-니들이 내게 윌 묻고 싶다구?" "그래요"해리가 말했다. 괜히 빙빙 돌릴 이유가 없었다. '플러피 말고 그 돌을 지키고 있는 게 무엇인지 우리에게 말해줄수 있는지 궁금해요.' 해그리드가 그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그럴 수 없지.' 그가 말했다. ◎땐, 난 모르니까. 둘째,니들이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으니까.할 수만 있다면 난 니들에게 말하지 않을 거야. 저 돌이 여기에 있는 건 그럴만한이유가 있기 때문이야.그건 그린고트에서 거의 훔쳐지다시피한 것이었어-난 니들이 그 모든 걸 알아냈다고 생각하는데?니들이 플러피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말야.' "아, 왜 그러세요,해그리드,혹 우리에게 말하고 싶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알고는 있잖아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을 알고 있잖아요.' 헤르미온느가 비위를 맞추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그리드의 수염이 씰룩씰룩 움직였으므로 그들은 그가 미소짓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린 그저 누가 위험 방지 장치를 만들었었는지 궁금할 뿐이에요." 헤르미온느가 말을 이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아저씨 말고 또 누구를 신뢰했었는지 궁금할 뿐이라관오' 이 마지막 말을 듣자 해 그리드는 가슴이 벅찼다. 해리와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밝게 미소지었다. "글쎄,니들에게 그것을 말하는 게 상처를 줄 거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디 보자·, 그가 내게서 플러피를 빌려갔어‥‥그리고 선생들 일부가 마법을 걸었지‥‥ 스프라우트 교수- 플리트윅 교수-맥고나걸 교수◎' 그는 하나하나 손꼽으며 말했다. "퀴렐 교수-그리고 덤블도어도 물론 뭔가를 했지, 잠깐만, 누굴 빼먹었는데. 맞아, 스네이프 교수.' ◎느네 7◎프요◎ '그래- 니들 아직도 그를 의심하고 있는 거 아냐, 어? 스네이프는 그 돌을 보호하는 걸 도왔어, 그는 그것을 훔칠 생각이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만일 스네이프가 그 돌을 보호하는 팀에 끼어있었다면, 다른 선생들이 그것을 어떻게 지켰는지 알아내기쉬웠을 게 틀림없었다. 그는 어쩌면 모든 걸 알고 있었는지도모른다-퀴렐의 주문과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만 제외하고. ◎꺼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건 아저씨뿐이죠, 안그래요, 해그리드?" 해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죠, 그렇죠? 선생들에게조차도요?"'나와 덤블도어 말고는 아무도 모르지.' 해그리드가 으스대며 말했다. ◎게 중요해요," 해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중얼거렸다. "해그리드,우리 문 좀 열어도 돼요?더워 죽겠어요." "안돼,해리, 미안해." 해그리드가 말했다. 해리는 그가 불을흘끗 쳐다보는 걸 알아챘다. 해리도 그것을 바라보았다. "해그리드- 저게 뭐죠?" 하지만 그는 이미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불 한가운데에, 주전자 밑에, 커다랗고 까만 알이 하나 있었다 "어."해그리드가초조하게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건- 어‥‥‥ '◎거 어디서 났어요, 해그리드?" 론이 그 알을 더 자세히보기 위해 불 쪽으로 몸을 구부리며 말했다. "굉장히 비쌌을것 같은데요." "얻었어." 해그리드가 말했다. "어젯밤에.술 한 잔하려고 마을에 내려갔다가 낯선 사람과 카드 게임을 하게 되었지.그런데 그가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다고 해서 말야." "하지만 부화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글쎄,책을 좀 읽어봤는데."해그리드가 베개 밑에서 커다란책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도서실에서 가져온 거야-'즐거움도 주고 돈벌이도 되는 용의 사육'-물론 오래된 책이지만,모든 게 다 이 안에 있어.그 알에 계속 불을 피워라,왜냐하면 그 어미들이 그것들에게 입김을 내뿜으니까 그리고 봐,부화하면 刻분마다 한 번씩 브랜디 한 양동이에 닭 피를 섞어서 먹이래.그리고 여길 봐-알의 종류를 알아보는 방법-내가 거기서 얻은 건 노르웨이의 리지백이야.아주 희귀종이지.'그는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헤르미온느는 전혀안 그랬다. '해그리드,아저씨는 난무로 만든 집에 살고 있어요"그녀가말했다. 그러나 해그리드는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불을 때며 즐겁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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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그들에겐 이제 걱정할 게 또 하나 생겼다. 해그리드가 사육이 불법으로 되어있는 용을 오두막에 숨기고 있다는 걸 누구라도 알아낸다면 그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는 불보듯 뻔했다. "평온한 삶을 산다는 게 어떤 것일까 궁금해." 전녁따다 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숙제들을 앞에 쌓아놓고론이 갑자기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이제 해리와 론을 위한 공부 계획을 짜주기 시작했었는데 그것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 한번은 아침 식사시간에,헤드위그가 해리에게 해그리드가 보낸 편지 한 통을 가져왔다. 편지엔 '부화하고 있어'라는 단 두 마디가 쓰여있었다. 론은 약초학을 빼먹고 곧장 오두막으로 달려가고 싶어했지만 헤르미온느는 그 말은 꺼내지도 못하게 했다. "헤르미온느,우리가 살면서 용이 부화하는 걸 몇 번이나 보겠니?" "수업이 있잖아,벌을 받게 될 거야.그리고 그건 해그리드가하고 있는 일이 들통났을 때 그가 당하게 될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냐一' '조용히 해 !" 해리가 속삭였다. 말포이가 지나가다가 딱 멈춰서서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얼마나 들었을까?해리는 말포이의 얼굴 표정을 보자 웬지 마음이 불안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약초학 수업 내내 말다툼을 했고 마침내헤르미온느는 오전 쉬는 시간에 다른 두 사람과 함께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가는 데 동의했다. 수업이 끝나고 성에서 종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그들셋은 모종삽을 내려놓고 급히 정원을 지나 오두막으로 갔다. 해그리드가 벌개진 얼굴로 흥분해서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거의 나왔어."그가 그들을 안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식탁 위에 올려진 그 알에는 금이 확 가 있었다.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그리고 이상하게 딸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들 모두 식탁 앞으로 의자를 바짝 끌어당기고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갑자기 긁는 소리가 나더니 알이 확 벌어졌다. 그리고 아기용이 식탁 위로 나가떨어졌다. 그것은 정확히 말해 예쁘지는않았다. 해리는 그것이 꼭 구겨진 까만 우산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가시 투성이의 날개는 그 마르고 홀쭉한 몸에 비해 아주 컸고,그것은 넓은 콧구멍이 있는 길다란 코와, 꽁초 같은 뿔과 툭불거진 오렌지 빛깔의 눈을 갖고 있었다. 아기 용이 재채기를 했다. 그러자 코에서 두어 개의 불꽃이튀어나왔다. "예쁘지 않니?" 해그리드가 중얼거렸다. 그는 손을 뻗어 용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것이 逃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그의 손가락을 덥석 물었다 기끼쿠 깜짝이야, 봐, 녀석이 엄마를 알아보잖아!" 해그리드가 말했다.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노르웨이 리지백은 얼마나 빨리 자라죠, 정확히?" 바로그때,막 대답하려고 하던 해그리드의 얼굴에서 갑자기7l가 사라졌다-그리고 후다닥 일어서 창가로 달려갔다. "왜 그래요?" "누군가가 커튼 사이로 들여다보고 있었어- 아이였어- 학? 급히 달아났어," 해리는 문으로 튀어나가 내다보았다. 먼 거리였지만 그 녀석게 틀림없었다. 말포이가 그 용을 보았던 것이다. 그 다음 한 주 동안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말포이의 미속에 숨어있는 음흥한 무언가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 그은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어두운 오두막에서 보내며 해그리f 설득했다. '◎냥 놔주세요." 해리가 강력히 권했다. '풀어주라◎인'◎럴 수 없어." 해그리드가 말했다. '너무 어려. 죽을 거야."그들은 그 용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단 3주 만에 길이가 3배나 자라 있었다. 코에서는 연연기가 피어올랐다. 해그리드는 그 용을 돌보느라 사냥터기 일을 하지 못했다. 마룻바닥 여기저기에 빈 브랜디 병과깃털이 ◎굴었다. '녀석을 노버트라고 부르기로 했어." 해그리드가 눈물어린-로 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녀석은 정말로 날 알아봐,지극L. 노버트! 노버트! 엄마가 어딨지?" 바로 그때.막 대답하려고 하던 해그리드의 얼굴에서 갑자기핏기가 사라졌다-그리고 후다닥 일어서 창가로 달려갔다. "왜 그래요?" ◎군가가 커튼 사이로 들여다보고 있었어- 아이였어- 학교로 급히 달아났어." 해리는 문으로 튀어나가 내다보았다. 먼 거리였지만 그 녀석인 게 틀림없었다 말포이가 그 용을 보았던 것이다. 그 다음 한 주 동안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말포이의 미소 속에 숨어있는 음흥한 무언가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 그들은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어두운 오두막에서 보내며 해그리드를 설득했다. ◎냥 놔주세요." 해리가 강력히 권했다. ◎꺼주라구요"'그럴 수 없어.' 해그리드가 말했다. '너무 어려. 죽을 거야."그들은 그 용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단 3주 만에 길이가 3배나 자라 있었다. 코에서는 연신 연기가 피어올랐다. 해 그리드는 그 용을 돌보느라 사냥터지기 일을 하지 못했다. 마룻바닥 여기저기에 빈 브랜디 병과닭 깃털이 ◎굴었다. '녀석을 노버트라고 부르기로 했어." 해그리드가 눈물어린눈으로 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녀석은 정말로 날 알아봐,지켜보라구.노버트! 노버트! 엄마가 어딘지?" '녀석은 여의주를 잃어버렸어."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비밀히 말했다. '해그리드."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주일만 있으면 노버트의 길이가 이 집채만큼 길어질 거예요 말포이는 언제 어느때라도 덤블도어에게 고자질할 거예_a." 해그리드가 입술을 깨물었다. '나도-나도 녀석을 이곳에 영원히 둘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난 그저 녀석을 내다버릴 수 없어, 할 수 없다구."해리가 갑자기 론에게 돌아섰다. "찰리.' 그가 말했다. 러도 잊어 버리는구나." 론이 말했다. '난 론이야, 기억해?""아니- 찰리-네 형, 찰리.루마니아에 있는.용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잖아.그럼 우리가 노버트를 그에게 보낼 수 있을거야. 찰리는 녀석을 돌봐준 뒤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 거ㄹ7." "정말 기막힌 생각이다!"론이 말했다. ◎건 어때요,해그리ㄷ 7" 그리고 결국,해그리드는 부엉이를 찰리에게 보내 물어보는데 동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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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주는 시간이 지리하게 갔다. 수요일 밤에 헤르미온느와 해리는 다른 모든 아이들이 잠자러 간 뒤에도 오랫동안학생 휴게실에 단둘이 當아 있었다. 벽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종을 치자마자 갑자기 그 초상화구멍이 열렸다. 그리고 난데없이 론이 나타났다. 론은 해리의투명 망토를 입고 몰래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내려가 노버트에게 먹이 주는 걸 도왔었다. 노버트는 이제 나무 상자 옆에서죽은 쥐들을 먹고 있다고 했다. '녀석이 날 물었어!"그가 그들에게 피 묻은 손수건으로 싸매진 손을 보여주며 말했다. '간 일주일 동안 깃펜도 잡지 못할 거야. 있잖아,저 용은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동물 가운데가장 끔찍해. 하지만 해그리드는 꼭 녀석이 복슬복슬한 작은토끼라도 되는 것마냥 행동해.녀석이 날 물었을 때 나한테 녀석을 놀라게 하지 말라며 잔소리까지 했다니까. 그리고 내가떠날 때는, 녀석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었어." 그 때 어두운 창문을 똑똑 치는 소리가 났다. "헤드위그야!"해리가 부엉이를 급히 안으로 들어오게 하며말했다. '◎ 부엉이가 찰리의 답장을 갖고 있을 거야!"그들 셋은 모두 머리를 맞대고 편지를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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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에게,잘 지내니? 편지 고마웠어- 나도 노르웨이 리지백을 데려오면 좋겠지만. 그 녀석을 이리로 데려오기가 쉽지 않을 거야. 그러니 다음 주에 날 찾아을 내 친구들 편에 녀석을 보내주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아.문제는 어떻게 불법인 용을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운반하는가 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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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리지백을 토요일 밤 자정에 가장 높은 탑 위로 가져다놓을 수 있겠니? 내 친구들이 그리로 가서 밤사이 녀석을 데려갈 수 있도록 말야. 가능한 한 빨리 내게 답장을 보내 줘. 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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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투명 망토가 있잖아." 해리가 말했다. ◎런게 어렵지 않을거야- 그 망토는 우리 둘과 노버트를 충분히 가릴 수 있을거 야." 지난 한 주 동안 얼마나 고역스러웠던지 다른 두 사람은 그의 의견에 군말 않고 선뜻 동의했다. 노버트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었다-그리고 말포이를 없애기 위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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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걸림돌이 하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론의 물린 손이 보통 크기보다 두 배나 부어 올랐다. 그러나 그는 폼프리부인에게 가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가 용이 문 자국이라는 걸 알아보면 어떡하지?그러나 오후가 되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상처가 역겨운 초록빛으로 변했던 것이다. 노버트의 송곳니에 독이 있던 것 같았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날이 저물 때쯤 병동으로 급히 달려가보니 론이 심각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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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때문만이 아냐."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끼 꼭 떨어져나가려는 것처럼 아프긴 하지만 말야. 말포이가 와서 날한바탕 비 웃어주려고 폼프리 부인에게 내 책을 한 권 빌리고싶다고 말했어.녀석은 계속 날 문 게 정말로 무엇인지 그녀에게 말하겠다고 위협했어- 난 그녀에게 개가 그랬다고 했지만, 내 말을 믿는 것 같지는 않아- 퀴디치 시합에서 녀석을치지 말았어야 했어,녀석이 이렇게 하는 건 바로 그것 때문이야."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애써 론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토요일 자정이면 모든 게 끝날 거야." 헤르미온느가 이렇게말했지만, 이것은 론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렇기는커녕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더니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요일 자정이라구!"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어쩌면 좋아-방금 기억이 났어-말포이가 가져간 책 속에 찰리의 편지가 끼어 있었어. 녀석이 노버트를 없애려고 하는 우리의 계획에 대해 알게 될 거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뭐라고 말할 겨를도 없이, 그 순간 폼프리 부인이 다가와 론이 자야 한다며 그들을 내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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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획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어."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씬에게 부엉이를 또 보낼 시간이 없어.그리고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번 다시 노버트를 없애지 못할 거야.우린 그 위험을 감수해야만 해. 그리고 우리에겐 투명 망토가 있 그 리지백을 토요일 밤 자정에 가장 높은 탑 위로 가져다놓을 수 있겠니? 내 친구들이 그리로 가서 밤사이 녀석을 데려갈 수 있도록 말야. 가능한 한 빨리 내게 답장을 보내 줘. 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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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명 망토가 있잖아." 해리가 말했다. '◎렇게 어렵지 않을거야- 그 망토는 우리 둘과 노버트를 충분히 가릴 수 있을거 야,' 지난 한 주 동안 얼마나 고역스러웠던지 다른 두 사람은 그의 의견에 군말 않고 선뜻 동의했다. 노버트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었다-그리고 말포이를 없애기 위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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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걸림돌이 하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론의 물린 손이 보통 크기보다 두 배나 부어 올랐다. 그러나 그는 폼프리부인에게 가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가 용이 문 자국이라는 걸 알아보면 어떡하지?그러나 오후가 되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상처가 역겨운 초록빛으로 변했던 것이다. 노버트의 송곳니에 독이 있던 것 같았다. 해리와헤르미온느가 날이 저물 때쯤 병동으로 급히 달려가보니 론이 심각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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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때문만이 아냐."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손이 꼭 떨어져나가려는 것처럼 아프긴 하지만 말야. 말포이가 와서 날한바탕 비 웃어주려고 폼프리 부인에게 내 책을 한 권 빌리고싶다고 말했어. 녀석은 계속 날 문 게 정말로 무엇인지 그녀에게 말하겠다고 위협했어- 난 그녀에게 개가 그랬다고 했지만,내 말을 믿는 것 같지는 않아- 퀴디치 시합에서 녀석을치지 말았어야 했어,녀석이 이렇게 하는 건 바로 그것 때문이야."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애써 론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토요일 자정이면 모든 게 끝날 거야.' 헤르미온느가 이렇게말했지만, 이것은 론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렇기는커녕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더니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요일 자정이라구!"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어쩌면 좋아-방금 기억이 났어-말포이가 가져간 책 속에 찰리의 편지가 끼어 있었어. 녀석이 노버트를 없애려고 하는 우리의 계획에 대해 알게 될 거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뭐라고 말할 겨를도 없이,그 순간 폼프리 부인이 다가와 론이 자야 한다며 그들을 내보냈다 "지금 계획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어.'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찰리에게 부엉이를 또 보낼 시간이 없어. 그리고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번 다시 노버트를 없애지 못할 거야.우린 그 위험을 감수해야만 해. 그리고 우리에겐 투명 망토가 있잖아. 말포이는 그것에 대해선 몰라.' 그들은 해그리드에게 말하러 갔다가 큰 사냥개 팽이 꼬리에반창고를 붙이고 밖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해 그리드는 창문을 열고 그들에게 말했다. "들어오면 안돼." 그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노버트의 성미가 까다로워 졌어- 전혀 통제가 안돼." 그들이 그에게 찰리의 편지에 대해 말하자, 노버트에게 막다리를 물렸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눈에 눈물이가득 고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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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괜찮아,내 부츠를 물었을 뿐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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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장난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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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거라구- 녀석은 결국 아기일 뿐이잖아.' 그런데 그 아기가 꼬리로 벽을 탕 치자,창문들이 덜커덕덜커덕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토요일이 어서 와주기를 바라며 성으로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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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만일 들키지 않고 용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그렇게 애태우지 만 않았어도 해그리드가 노버트에게 작별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 왔을 때 그가 조금은 가엾게 여겨졌을것이다 그 날은 매우 어둡고 구름이 잔뜩 긴 밤이었는데, 그들은 벽에 대고 테니스를 치고 있는 피브스가 현관에서 비킬 때까지기다려야만 했으므로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약간 늦게 도착했다. 해그리드는 노버트를 커다란 나무 상자에 잘 싸서 준비해 L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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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동안 배고프지 않게 쥐와 브랜디를 많이 먹였어."해그리드가 소리를 죽여 말했다. '◎리고 녀석이 외로울까봐곰 인형도 넣었어 " 나무 상자 안에서는 곰 인형의 머리가 찢겨져 나가고 있는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긴썽, 노버트!"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그 나무 상자를 투명망토로 덮은 뒤 그들도 그 밑으로 들어가자 해그리드가 흐느끼며 말했다. "엄마는 널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그들은 그 나무 상자를 어떻게 성 위로 가져가야 할지 몰라잠시 망설였다. 자정이 다가오자 그들은 노버트를 현관의 대리석 계단 위로 들어올려 어두운 복도를 따라갔다. 또 다른 계단 위로,그리고 또- 해리가 알고 있는 지름길로 가는 데도그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거의 다 왔다!" 그들이 가장 높은 탑 바로 밑에 있는 복도에 도달하자 해리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 때 앞에서 뭔가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그들은 하마터면 그 나무 상자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고 어둠 속에 움츠린 채,3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맞붙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거무스름한 윤곽을 빤히 보았다. 등불 하나가 훨훨 타올랐다. 체크 무의 잠옷에 헤어네트를 쓴 맥고나걸 교수가 말포이의귀를 잡아당겼다. "징계감이야!" 그녀가 소리쳤다. "그리고 슬리데린에서 譏점감점이다! 한밤중에 돌아다니 다니,감히一' '◎르시는 말씀이에요,교수님.해리 포터가 올 거예요-그앤 용을 갖고 있다구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어떻게 감히 그런 거짓말을 하니! 자스네이프 교수에게 너에 대해 상담 좀 해야겠다. 말포이 !"그 이후엔 그 탑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가파른 나선형의 계단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인 것 같았다. 그들은 차가운 밤 공기 속으로 걸어 나와서야 비로소 그 망토를 벗었고, 다시 제대로 숨쉴 수 있는 것이 기뻤다. 헤르미온느는 춤을 추며 뛰어다녔다. "말포이가 징계를 받았다! 노래라도 부르겠네 !" ◎떠지 마." 해리가 그녀에게 충고했다. 상자 속에서 마구 몸부림치고 있는 노버트를 옆에 두고,그들은 말포이에 대해 킬킬거리며 기다렸다. 猫분쯤 뒤, 빗자루네 개가 어둠 속에서 획 내려왔다. 찰리의 친구들은 명랑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노버트를 넣어갈 자루를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보여주었다. 그들 모두 노버트를 그 안에 넣고 안전하게 죙쇠를 죄는 걸도왔고,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마침내, 노버트는 가고 있었다·, 가고 있었다·. 가버렸다. 그들은 날아갈 듯한 마음으로 나선형 계단을 미끄러지듯 술술 내려왔다. 노버트가 그들에게서 떠나니 마음이 그렇게 가벼을 수가 없었다. 이제 용은 없었다-말포이는 징계를 받았다-이 이상 더 행복할 수는 없었다. 아무 것도 그들의 행복을 깨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그들이 계단을 다 내려와 복도로들어갔을 때,어둠 속에서 갑자기 필치의 얼굴이 나타났다. "어떡하지,'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큰일났어." 투명 망토를 탑 꼭대기에 두고 온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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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다. 필치는 그들을 1층에 있는 맥고나걸 교수의 서재로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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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갔고,그들은 그곳에 앉아서 서로 한 마디 말없이 기다렸다. 헤르미온느는 떨고 있었다. 해리의 머리 속에서는 변명거리와,알리바이와,꾸며낸 이야기들이 마구 떠올랐지만,모두가 말도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이번엔 또 그 곤경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궁지에 몰려 있었다. 어떻게 그 망토를 두고 오는 어리석은 짓을 할 수 있었을까? 맥고나걸 교수는 그들이 한밤중에 침대에서 나와 수업 시간 이외에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가장 높은 천문 탑으로 몰래 들어간 것을 전혀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할 것이다. 게다가 노버트와 투명 망토 문제까지 덧붙여진다면,그들은 차라리 일찌감치 가방을 싸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해리가 상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서 더 이상 나빠질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의 생각은 틀렸다. 맥고나걸 교수가 나타났을 때, 그녀는 네빌과 함께였다. "해리!" 다른 두 사람을 보는 순간 네빌이 소리쳤다. '주의하라고 말해주려고 너희들을 찾아다녔어. 말포이 녀석이 너희들을 잡으러 간다고 하는 말을 들었거든, 너희들이 용一"해리는 네빌의 말을 멈추게 하기 위해 고개를 세게 저었지만,맥고나걸 교수가 보고 말았다. 그들 앞에 우뚝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노버트보다도 더 많은 불을 내뿜을 것처럼 보였다. '너희들이 이런 일을 했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필치씨가 너희들이 천문 탑에 있다고 하더구나. 그 땐 새벽 1시였어. 할말 激으런 친왓란" 헤르미온느가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것은 그 때가처음이었다. 그녀는 조각상처럼 조용히 슬리퍼만 내려다보고있었다. ◎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 것 같다. '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안 봐도 뻔하지. 너희들이 드레이코 말포이에게터무니없는 용 얘기를 흘려서,그 애를 침대에서 나오게 해서꾸지람을 받게 하려는 속셈이었겠지.그 녀석은 이미 잡았다. 너희들은 여기 있는 롱바텀이 그 이야기를 듣고 믿었다는 것도 우습지?" 네빌이 당황스럽고 상처받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자,해리는 네빌의 눈을 보며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게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애썼다. 가엾은 네빌- 해리는 그가 자신들에게 주의를 주어 피하게 하려고 어둠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찾아다녔을지 안 봐도 훤히 알 수 있었다. '넌더리가 난다. '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룻밤에 네 명의 학생이 침대에서 나오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야! 너, 그레인저, 넌 좀 지각이 있을 줄 알았다. 너, 포터, 너에겐 이런 짓보다 그리핀도르가 더 의미 있을 줄 알았어.너희 셋 모두 징계를 받게 될 거야- 그래, 너 롱바텀도 마찬가지야, 이유야어쨌든 밤에 학교를 돌아다닌 건 잘못이야,특히 요즘엔,그건매우 위험한 짓이야.그리고 그리핀도르에서 50점이 감점될 줄알거라.' '騫점인오f'해리는 숨이 막혔다-그들은 그가 지난번 퀴디치 시합에서 따낸 선두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각각 黜점이야." 맥고나걸 교수가 길고 逃족한 코로 힘겨운듯이 숨을 쉬며 말했다. "교수님- 제발◎ ◎쌔一' "여러 말 마라, 포터. 자 침대로 돌아들 가, 너희들 모두. 난그리핀도르 학생들에 대해 이렇게 실망해본 적이 없다. '150점 감점.그렇게 되면 그리핀도르는 꼴찌였다. 그들이 하룻밤사이에 그리핀도르가 기숙사 우승컵을 차지하게 될 기회를 망쳐버린 것이었다 해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걸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해리는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네빌이 베개에얼굴을 파묻고 몇 시간동안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해리는 그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네빌도, 그와 마찬가지로, 날이 밝아오는 걸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핀도르의 나머지 학생들이 그들이한 일을 알면 어떻게 될까? 그 다음날 기숙사 점수가 적힌 커다란 누각을 지나가는 그리핀도르의 학생들은 뭔가 큰 실수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생각했다. 그들의 점수가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150점이나 줄어들 수 있을까? 그 뒤 그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해리 포터가,두 퀴디치 시합의 영웅인 그 유명한 해리 포터가 두 명의 다른 멍청한 1학년생들과 함께 그들의 점수를 모두 까먹었다는 말이었다. 해리는 학교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사랑받던 존재에서 갑자기 가장 미움받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래번클로와 후플푸프의 학생들조차 그를 적대시했다. 왜냐하면 모두들 슬리데린이기숙사 우승컵을 받지 못하는 걸 보게 되길 몹시도 바랐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은 여기 있는 롱바텀이 그 이야기를 듣고 믿었다는 것도 우습지?" 네빌이 당황스럽고 상처받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자,해리는 네빌의 눈을 보며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게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애썼다. 가엾은 네빌- 해리는 그가 자신들에게 주의를 주어 피하게 하려고 어둠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찾아다녔을지 안 봐도 훤히 알 수 있었다. '건더리가 난다. "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룻밤에 네 명의 학생이 침대에서 나오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야! 너,그레인저, 넌 좀 지각이 있을 줄 알았다. 너, 포터, 너에겐 이런 짓보다 그리핀도르가 더 의미 있을 줄 알았어.너희 셋 모두 징계를 받게 될 거야- 그래, 너 롱바텀도 마찬가지야, 이유야어쨌든 밤에 학교를 돌아다닌 건 잘못이야,특히 요즘엔,그건매우 위험한 짓이야.그리고 그리핀도르에서 50점이 감점될 줄알거라." '努점익오f' 해리는 숨이 막혔다-그들은 그가 지난번 퀴디치 시합에서 따낸 선두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각각 50점이야." 맥고나걸 교수가 길고 壟족한 코로 힘겨운듯이 숨을 쉬며 말했다. '교수님- 제발一' ◎때◎" "여러 말 마라, 포터. 자 침대로 돌아들 가, 너희들 모두. 난그리핀도르 학생들에 대해 이렇게 실망해본 적이 없다. "150점 감점.그렇게 되면 그리핀도르는 꼴찌였다. 그들이 하"'.吟익릭 그리펀도르가 기숙사 우승컵을 차지하게 될 기회들 융쳐버린 것이었다. 해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걸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해리는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네빌이 베개에얼굴을 파묻고 몇 시간동안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해리는 그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네빌도, 그와 마찬가지로, 날이 밝아오는 걸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핀도르의 나머지 학생들이 그들이한 일을 알면 어떻게 될까? 그 다음날 기숙사 점수가 적힌 커다란 누각을 지나가는 그리핀도르의 학생들은 뭔가 큰 실수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생각했다. 그들의 점수가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150점이나 줄어들 수 있을까? 그 뒤 그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해리 포터가,두 퀴디치 시합의 영웅인 그 유명한 해리 포터가 두 명의 다른 멍청한 1학년생들과 함께 그들의 점수를 모두 까먹었다는 말이었다. 해리는 학교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사랑받던 존재에서 갑자기 가장 미움받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래번클로와 후플푸프의 학생들조차 그를 적대시했다. 왜냐하면 모두들 슬리데린이기숙사 우승컵을 받지 못하는 걸 보게 되길 몹시도 바랐기 때문이었다. 150점 감점.그렇게 되면 그리핀도르는 꼴찌였다. 그들이 하룻밤사이에 그리핀도르가 기숙사 우승컵을 차지하게 될 기회를 망쳐버린 것이었다. 해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걸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해리는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네빌이 베개에얼굴을 파묻고 몇 시간동안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해리는 그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네빌도, 그와 마찬가지로, 날이 밝아오는 걸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핀도르의 나머지 학생들이 그들이한 일을 알면 어떻게 될까? 그 다음날 기숙사 점수가 적힌 커다란 누각을 지나가는 그리핀도르의 학생들은 뭔가 큰 실수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고생각했다. 그들의 점수가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150점이나 줄어들 수 있을까? 그 뒤 그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해리 포터가,두 퀴디치 시합의 영웅인 그 유명한 해리 포터가 두 명의 다른 멍청한 1학년생들과 함께 그들의 점수를 모두 까먹었다는 말이었다. 해리는 학교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사랑받던 존재에서 갑자기 가장 미움받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래번클로와 후플푸프의 학생들조차 그를 적대시했다. 왜냐하면 모두들 슬리데린이기숙사 우승컵을 받지 못하는 걸 보게 되길 몹시도 바랐기 때문이었다. 해리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했고 그를 욕할때도 굳이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슬리데린들은 반면에,그가 옆으로 지나가면 획 하고 휘파람을 부는가 하면 환호하며박수를 쳤다. "고마워 포터,네게 빛 하나 졌륵!" 그의 곁에는 오직 론뿐이었다. "몇 주 지나면 그 애들도 다 잊어버릴 거야.프레드와 조지형도 언제나 점수를 뭉턱뭉턱 까먹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형들을 좋아해." ◎씩만 그들은 한번에 1點점을 까먹은 적은 없었잖아, 안그래?" 해리가 비참하게 말했다. ◎건- 그렇지." 론이 인정했다. 그렇게 큰 감점을 회복하기에 너무 늦기는 했지만, 해리는이제부터 다시는 자신의 일이 아닌 어떤 일에 관여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맹세했다. 몰래 이것저것 살피며 돌아다닌 것때문에 결국 그렇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부끄러움을 견딜 수가 없어 우드에게 가서 퀴디치 팀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만둔단구f'우드가 큰소리로 말했다. '◎게 무슨 도움이되겠니? 퀴디치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가 어떻게 점수를 딸수 있겠어?' 하지만 그는 퀴디치조차 흥미를 잃고 말았다. 팀원들은 연습하는 동안 해리에게 전혀 말을 걸지 않았고,말을 꼭 해야 할때는 그저 '수색꾼' 이라고 불렀다. 헤르미온느와 네빌도 고통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해리만큼 유명하지 않았으므로 그 정도로 힘겹지는 않았지만,아무도 그들에게 말하려고 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헤르미온느는 수업 시간에 더 이상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며,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앉아있었다. 해리는 시험이 멀지 않았다는 게 차라리 기쁠 정도였다. 공부에 푹 파묻혀 있으면 그런 비참함을 마음에서 떨궈버릴 수있기 때문이었다. 그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만나는 걸 피하고,복잡한 마법의 약 성분들이나. 마법과 주문들을 외우고,마법의 발견과 도깨비 반란 날짜들을 암기하며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그 뒤 시험 시작 예정일 일주일 전쯤,그와 관계되지 않는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던 해리의 결심이 예상치 못했던시험대에 올려지게 되었다. 도서실에서 기숙사로 돌아가던 어느 날 오후,그는 앞 교실에서 누군가가 훌쩍훌쩍 울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퀴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돼- 안돼- 다시는 안돼, 제발◎ 누군가가 그를 협박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더 가까이갔다. ◎기- 좋아.' 그는 퀴렐이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퀴렐이 터번을 똑바르게 매만지며 교실에서 급히나왔다. 그는 창백했고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가 저쪽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퀴렐이 그를 알아챘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퀴렐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교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교실은 텅 비어 있었지만, 맞은편에 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해리는 그 쪽으로 반쯤 걸어 가다가 다시는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겠다고맹세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렇지만,스네이프가 막 그 방에서 나간 게 분명했고,해리가 방금 들은 것으로 판단할 때,스네이프는 틀림없이 신이 나서 걷고 있을 것이다-퀴렐이 마침내 굴복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도서실로 갔다. 헤르미온느는 론의 천문학 공부를 도와주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에게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모두해주었다. ◎런다면,스네이프가 드디어 성공했다는 얘기군!"론이 말했다. '판일 퀴렐이 그에게 어둠의 힘을 막는 주문을 깨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면一" ◎때도 플러피가 있잖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스네이프는 어쩌면 해그리드의 도움 없이도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알아냈는지 도 몰라." 론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수천 권의 책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여기 어딘가에 머리가 셋 달린 거대한 개를 지나가는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제 어떡하지, 해리?" 론의 눈에 다시 모험의 불빛이 타오르고 있었지만, 해리가뭐라 말하기도 전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검블도어 교수님에게 가는 거야.우린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했어.만일 또 우리 맘대로 행동했다간 이번엔 확실히 쫓겨날 거야." "하지만 아무 증거가 없잖아!" 해리가 말했다. "퀴렐은 너무겁에 질려 있어서 우리를 도와주지 못할 거야_그리고 스네이프가 할로윈 때 트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모르며 3층 근처에는 가본 적도 없다고 시치미떼면 그만이야- 사람들이 누굴믿겠니, 그일까 우리일까? 우리가 그를 싫어하는 건 누구나 다알아, 덤블도어 교수님은 우리가 그를 파면당하게 하려고 그런 말을 꾸며 냈다고 생각할 거야.필치는 자신의 생계가 거기에 달려있으니 우리를 도우려고 하지 않을 게 뻔해.그는 스네이프에겐 지나치게 친절하기도 하구.그는 학생들이 처벌받으면 받을수록 좋다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잊지마, 우린 그 돌이나 플러피에 대해 알아선 안 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그건많은 설명을 필요로 할 거야.' 헤르미온느는 수긍하는 표정이었지만, 론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만일 조금만 친다면一" "안돼,'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린 이미 할만큼 했어.'그는 목성 지도를 끌어당겨 그 달들의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 다음날 아침, 식사 테이블에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네빌에게 편지가 배달되었다. 편지 내용은 모두 똑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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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징계는 오늘 밤 11시에 시작됩니다. 현관에서 필치 씨를 만나세요 맥교나걸 社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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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감점 받은 데 온통 정신이 팔려 징계 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하룻밤 동안은 공부를 할수 없었으므로 헤르미온느가 불평을 하리라 예상했지만, 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해리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밤 11시에,그들은 학생 휴게실에서 론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네빌과 함께 현관으로 내려갔다. 필치는 이미 와 있었다-어, 말포이도 와 있네. 해리는 말포이도 징계 받았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라라와." 필치가 등불을 켜고 그들을 밖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번 다시 학교 규칙을 어기지 못하도록 해줄 테니까.'그가 심술궂은 눈초리로 그들을 흘겨보며 말했다. '◎래‥‥고된노동과 고통이 인생의 가장 훌릉한 스승이지.예전의 처벌 방법들이 다 없어져서 안 됐군‥‥손목을 며칠 동안 천장에 매달아 놓는다던 가 뭐 그런 것 말야,내 사무실엔 아직도 사슬이있어,혹시 필요할 경우를 생각해서 기름도 잘 쳐두었지‥‥좋 )1,출발하자, 달아날 생각일랑 아예 말고, 그랬다간 더 좋지않을 거야.' 그들은 어두운 정원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네빌은 계속해서코를 훌쩍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자신들이 어떤 벌을 받게 될지 궁금했다. 아주 끔찍한 것일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씬가 저렇게 좋아할 리가 없었다. 달은 밝았지만,구름이 오락가락하며 달빛을 가렸다. 앞에서,"리는 불이 밝혀진 해그리드의 오두막 창문을 볼 수 있었다때 멀리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자넨가, 필치? 서둘게, 나도 빨리 시작하고 싶으니까."해리는 가슴이 떨렸다. 만약 해그리드와 함께 일하게 된다면◎避◎쁜◎ 業7껐쌀 7◎_? 7!") 77"1777? xl,필치가 말했다. "저 멍청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보지? 착각하지 마라,꼬마야-너희들은 숲,년로 가고 있는 거야.밀정하게 돌아온다는 건 꿈도 꾸지 마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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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네빌은 작은 신음 소리를 냈고, 말포이는 멈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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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인랸구오1" 그간 진플언끓떡 말했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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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가는 소리를 아,출발하자, 달아날 생각일랑 아예 말고, 그랬다간 더 좋지않을 거야.' 그들은 어두운 정원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네빌은 계속해서코를 훌쩍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자신들이 어떤 벌을 받게 될71 궁금했다. 아주 끔찍한 것일 겐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필치가 저렇게 좋아할 리가 없었다. 달은 밝았지만,구름이 오락가락하며 달빛을 가렸다. 앞에서,해리는 불이 밝혀진 해그리드의 오두막 창문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멀리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자넨가, 필치? 서둘게, 나도 빨리 시작하고 싶으니까."해리는 가슴이 떨렸다. 만약 해그리드와 함께 일하게 된다면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안도의 빛이 얼굴에 나타났던지,필치가 말했다. "저 멍청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보지? 착각하지 마라, 꼬마야- 너희들은 숲속으로 가고 있는 거야.멀정하게 돌아온다는 건 꿈도 꾸지 마라." 이 말에, 네빌은 작은 신음 소리를 냈고, 말포이는 걸음을 딱멈췄다 ◎끼라구요?"그가 되풀이하여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평상시만큼 그렇게 차갑게 들리지는 않았다. "우린 밤에는 저 안에들어가면 안 돼요-저 안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다구요-늑대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네빌이 해리의 망토 소매를 움켜잡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떠야 내가 알 바 아니지,안 그래?" 필치는 좋아서 목소리마저 갈라졌다. '벌받을 짓 하기 전에 늑대들에 대해 생각했었어야지, 안 그래?" 해그리드가 어둠 속에서 그들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뒤에서 팽이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해 그리드는 커다란 석공을들고 있었고,어깨에는 화살통이 매달려 있었다. "시간이 거의 다 됐잖아." 그가 말했다. '간 여기서 諦분 동안 기다렸어. 괜찮니, 해리, 헤르미온느?' '◎ 애들에게 지나치게 친절하게 굴어선 안되잖아, 해그리드."필치가 냉담하게 말했다. "그 애들은 결국 여기에 벌받으러 온거니까 말야." "그래서 늦은 거야?" 해그리드가 필치에게 눈살을 찌푸리며말했다. "그 애들에게 훈계하느라구?그건 자네가 할 일이 아니잖아. 이제 자네 할 일은 다 했으니, 여 기서부터는 내가 맡을게." "새벽에 오겠네." 필치가 말했다. '낄 살아남은 녀석이 있다면 말야.'그는 이렇게 심술궂게 덧붙이고는 돌아서서 어둠 속에서 등불을 흔들며 성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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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포이가 멀어져가는 필치를 바라보다 해그리드에게 고개를렸다. "전 저 숲속에 들어가지 않을래_2_" 해리는 겁에 잔뜩 질려 있는 그의 목소리를 듣자 고소한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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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에 머물고 싶다면 들어가야 해." 해그리드가 사납게 말했다. 길을을 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지." "하지만 이건 하인의 일이잖아요,그건 학생들이 할 일이 아니라구요.전 글을 베껴 쓴다던가 뭐 그런 벌을 받는 줄 알았어요,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줄 아시면,우리 아버지가一'"-호그와트에서는 이렇게 해." 해그리드가 성내며 말했다. "글을 베껴 쓴다구! 그게 너희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니?같은벌을 받아도 기왕이면 너희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낫지 않겠어.그게 싫으면 나가야지.네 아버지가 차라리 네가 쫓겨나길바란다고 생각하면, 그러면 성으로 돌아가 짐을 싸. 어서 !"말포이는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해그리드를 사납게 쳐다보았지만, 곧 고개를 떨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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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러면!' 해그리드가 말했다. "잘 들어, 우리가 밤 할 일은 위험하니까 말야. 그리고 난 아무도 위태롭게 되길바라지 않아. 잠시 이쪽으로 따라와." 그는 그들을 숲속 가장자리로 데려갔다. 그는 등불을 높이들어올린 채, 울창한 나무들 속으로 나 있는 좁다랗고, 꼬불꼬불한 길을 가리켰다. 숲속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와 그들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저길 봐." 해그리드가 말했다. '땅 위에서 반짝이고 있는 저거 보이니? 은빛 나는 거? 그건 유니콘의 피야. 어쩌면 저 쓰레기통 안에 심하게 다친 유니콘이 있을지도 몰라.벌써 일주일에 두 번째야. 지난 수요일에는 죽은 유니콘이 발견되었거든.우린 지금 그 가엾은 동물을 찾으러 가는 거야.우린 어쩜그 녀석을 죽여야 할지도 몰라. 마냥 고통스러워 신음하는 것보단 그 편이 그 녀석에겐 편안할 수도 있거든." "아무리 다쳤어도 그 유니콘이 우리를 먼저 발견하면 어떡해요?" 말포이가 여전히 겁에 질린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7나 팽과 함께 있으면 숲속에서 사는 어떤 것도 너희들을해치지 않을 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길을 따라 죽 가다가두 무리로 갈라져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거야.도처에 핏자국이 있어, 유니콘이 어젯밤부터 비틀거리며 돌아다닌 게분명해.' '팽은 제가 데려갈게요." 말포이가 팽의 긴 이빨을 바라보며얼른 말했다. '좋아, 하지만 조심해야 해,그 녀석은 겁쟁이거든," 해그리드가 말했다. ◎써면 나와 해리,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한쪽으로 가고, 말포이, 네빌, 팽은 그 반대쪽으로 가는 거야. 자, 만일누구든 유니콘을 찾으면, 초록색 불빛을 올려, 알았지? 지팡이를 꺼내 연습해봐- 바로 그거야- 그리고 누구든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빨간색 불빛을 올려,그러면 우리 모두가 찾아갈테니까- 조심해- 가자.' 숲은 어둠침침하고 조용했다. 조금 들어가다가 갈림길이 나오자,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해 그리드는 왼쪽 길을 택했고, 말포이와 네빌과 팽은 오른쪽을 택했다. 그들은 땅바닥을 보며 조용히 걸었다. 때때로 나뭇가지들 사이로 새어든 달빛이 낙엽들 위에 얼룩진 푸르스름한 은빛 핏무리를 비췄다. 해리는 해그리드가 매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걸알았다. "늑대인간이 유니콘을 죽일 수 있을까요?" 해리가 물었다. "늑대인간은 느려서 안돼." 해그리드가 말했다. "유니콘을 잡는 건 쉽지가 않아, 매우 강력한 마법의 생물이거든. 난 여지껏 한 마리도 다친 걸 본 적이 없어." 그들은 이끼 낀 나무 그루터기를 지나 계속 걸었다. 흐르는물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운 어딘가에 개울이 있는 게 분명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여기저기에 여전히 유니콘의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괜찮니,헤르미온느?" 해그리드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걱정 마,유니콘이 이렇게 심하게 다쳤다면 멀리 가진 못했을 테니까, 그러면 우린- 저 나무 뒤로 가!" 갑자기 해그리드가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붙잡아 키 큰 오크나무 뒤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는 화살 하나를 꺼내 석궁에맞추고 들어올려 쏠 준비를 했다. 그들 셋은 귀를 기울였다. 근처 낙엽들 위로 무언가가 스르르 미끄러지고 있었다. 꼭 망토가 땅에 끌리는 소리 같았다. 해그리드는 어두운 길을 흘끔흘끔 보았다. 그런데 잠시 후,그소리가 사라졌다. ◎런 줄 알았어"그가 중얼거렸다. "여기에 뭔가 있어선 안될 게 있는 거야.' "늑대인간이오?" 해리가 물었다. '그건 늑대인간도 아니고 유니콘도 아냐.' 해그리드가 으스스하게 말했다. "좋아, 날 따라와, 하지만 조심굻, 자.'그들은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도록 귀를 기올이며, 더조용히 걸었다. 갑자기,앞에 있는 공터에서,확실히 뭔가가 움직였다. "거기 누구야?" 해그리드가 소리쳤다. "이리 나와라-무기를 가졌다!" 그리고 그 공터에서 그것이 나왔다-사람이었나,아니 말이었나? 허리까지는 빨간 머리에 턱수염을 기른 남자였는데, 그아래는 길고,불그스름한 꼬리가 달린 희미한 밤색이 도는 말의 몸이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입이 딱 벌어졌다. "오 자네였군, 로◎' 해그리드가 반가워하며 말했다. "잘 있었나?" 그가 앞으로 걸어가 그 켄타우루스(반인반마의 괴물: 옮긴이)와 악수를 했다. 진천하시오,해그리드:' 로넌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굵고슬픔에 잠긴 듯했다 '랄 쏘려고 한 거요?" ◎싫해요,로넌."해그리드가그의 석공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이 숲속에 무언가 몹쓸 것이 있으니까 말야.그건 그렇고,이쪽은 해리 포터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요.저 위 학교의 학생들이지. 그리고 이쪽은 로넌이야, 얘들아. 켄타우루스지." "저희도 알아챘어_7-" 헤르미온느가 머무적거리며 말했다. "안녕."로넌이 말했다. '학생들이라구?저 위 학교에선 많이배우니◎ "조금이오."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금이라.글쎄,그게 중요하지." 로넌이 한숨을 쉬었다. 그는 머리를 들어 하늘을 뚫어지게 보았다 "오늘 밤엔 화성이밝군." '◎래." 해그리드가 역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것봐,만나서 정말 기쁘네,로넌, 왜냐하면 다친 유니콘이 한 마리 있거든- 뭐라도 봤나?" 로넌은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태연히 위쪽을 응시한뒤, 다시 한숨을 쉬었다. "언제나 아무 잘못 없는 무고한사람들이 첫 번째 희생자야."그가 말했다. "과거 오랫동안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맞아." 해그리드가 말했다. ◎런데 뭐라도 봤나, 로넌? 유별난 것이라◎·." "오늘 밤엔 화성이 밝군," 로넌이 또 되풀이해 말하는 동안,해그리드는 조바심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유별나게 밝아.""맞아,하지만 난 좀더 가까운 곳에 있는 유별난 것을 말하는 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써니까 뭐 이상한 걸 알아채지 못했다는 건가?" 그러나 이번에도,로넌은 대답하는 데 한참이 걸렸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숲은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어" 로넌 뒤에 있는 나무에서 뭔가 움직이자 해 그리드는 다시석궁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건 머리와 몸이 까맣고 로넌보다 더 야만적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켄타우루스였을 뿐이었다 "안녕, 베인." 해그리드가 말했다. "잘 지내요?" ◎떤하시오, 해그리드. 잘 지내시겠죠?" '◎럼요.이것 봐요,로넌에게도 방금 물었었는데,최근에 여기서 뭐 이상한 것 본 적 있소? 다친 유니콘이 한 마리 있어서 말이오-뭐 아는 것 없어요?" 베인이 걸어와로넌 옆에 섰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밤은 화성이 밝군"그가 꾸밈없이 말했다. "들었소"해그리드가 심술이 나서 말했다. '◎러면 둘 중 늑구라도 뭔가 보면,내게 알려줘요,그럴 거죠?우린 이만 가겠소'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그를 따라 그 공터에서 나오며, 나무들이 시야를 가로막을 때까지 어깨 너머로 로넌과 베인을 바라보았다. "절대로.' 해그리드가 화를 내며 말했다. "켄타우루스에게서제대로 된 대답을 얻으려고 하면 안돼.별이나 보는 몽상가들이라니까.세상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어." "이 숲속엔 켄타우루스들이 많아요?"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어,몇 안돼‥‥대체로 남과 잘 사귀려 하지 않지만,내가 잠"우리가 전에 들었던 게 켄타우루스 소리였을까요?" 해리가했다. '네게는 그게 발굽소리처럼 들렸니? 아냐,그들은 유니큰들 을 죽이지 않아-그런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 그들은 빽빽하고, 어두운 나무들 사이로 계속 걸었다. 해리는 계속 초조하게 어깨 너머를 넘겨다보았다. 그는 누군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해리는 해그리드와 그가 들고 있는 석공이 자신들과 함에 있다는게 든든하게 여겨졌다. 그들이 길모퉁이를 지나치자마자 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의 팔을 잡았다. 개그리드! 봐요! 빨간 불꽃이에요 다른 애들이 위험에 처했나봐요!" '너희 둘은 여기서 기다려!" 해그리드가 소리쳤다. "길에 가만히 있어. 다시 돌아을 테니." 그들은 그가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낙엽들이 살랑살랑 떨어지는 것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을때까지,겁에 질려서,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 애들이 설마 다치지는 않았겠지?" 헤르미온느가 작은소리로 말했다. "말포이가 다쳤다면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네빌에게 무슨일이 있다면‥‥ 애초에 그 애가 여기에 온 건 우리의 잘못이었잖아.' 시간이 지리하게 흘렀다. 귀가 평소보다 더 예민해진 것 같았다. 해리는 산들거리는 바람 소리, 작은 가지에 금가는 소리까지도 들리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마침내,저벅저벅 밟는 발자국 소리를 내며 해그리드가돌아왔다. 말포이와 네빌과 팽도 함께 왔다. 해그리드는 굉장히 성이 나 있었다. 말포이가 몰래 네빌 뒤로 가서 장난으로 그를놀라게 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네빌이 겁을 집어먹고 그 불꽃을 올렸던 것이다. '너희 둘이 이렇게 법석을 떨어왔으니, 이제 행여나 뭐라도잡을 수 있겠냐.좋아,그룹을 바꾸자-네빌,넌 나와 헤르미온느와 있고, 해리, 넌 팽과 이 얼간이와 가_ 미안해" 해그리드가 해리에게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 "하지만 그 녀석은 널 쉽게 놀라게 하진 못할 거야.우린 이 일을 반드시 해내야만 해."그래서 해리는 말포이와 팽과 함께 숲 한가운데 로 출발했다. 그들이 한 시간쯤 계속해서 들어가자 숲이 너무 울창해서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해리는 핏자국이 더 진해지는 것 같다고생각했다. 근처 나무 뿌리에는,그 가엾은 동물이 고통으로 마구 몸부림 쳤었던 듯, 피가 튄 얼룩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해리는 늙은 오크 나무의 뒤엉킨 가지들 사이로 앞에 있는 공터를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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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그가 말포이의 팔을 잡아 끌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 땅바닥에 뭔가 밝은 하얀색이 어슴푸레 빛났다. 그들은조금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것은 정말 유니콘이었다. 고지고 그것은 죽인 있었다. 해리는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슬픈 건 본 적이 없었다. 유니콘은 그 길고, 가느다란 다리들을 이상한 각도로 쭉 뻗고, 갈기는 거무스름한 이파리들 위에 진주처럼 하얗게 늘어뜨린 채누워 있었다. 해리가 그쪽으로 한 발짝 더 내딛었을 때 뭔가가 주르르 미고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공터 가장자리에 있는 덤불이 흔들렸다‥‥그리고 어둠 속에서두결◎ 쓴 형상이 나타났다. 해리와 말포이와 팽은 꼼짝 않고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데 그 망토를 쓴 형상이 유니콘언겐다가가더니,그 동물의 옆구리에 난 상처 부위에 머리를 처박고는 피를 빨아먹기 시작했다. "717771777171!" 말포이가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고는 달아났다-팽도 그랬다. 그러자 두건을 쓴 형상이 고개를 쳐들고 해리를 똑바로바라보았다-그 형상의 앞자락에서는 유니콘의 피가 흐르고있었다 그것은 일어서서 즉시 해리 쪽으로 왔다-그는 무서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뒤 그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머리를 조여왔다. 마치 그의 흥터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반쯤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그는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그때 뒤에서 급히 달리는 발굽소리가 들리더니, 뭔가가 해리위쪽으로 뛰어내려, 그 형상을 공격했다. 머리 통증이 너무 심했으므로 해리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1,2분쯤 지났을까,고개를 들었을 때 그 형상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로넌도 베인도 아닌 켄타우루스 하나가 곁에서 지켜보고 서 있었다. 이 켄타우루스는 더 젊어 보였고 흰빛이 도는 금발에 몸은 팔로미노(갈기와 꼬리는 희고 몸통은 담황색인맑 미국 남서부삯 옮긴이) 같았다. "괜찮니?" 켄타우루스가 해리를 잡아 일으키며 말했다. '네- 고마워요- 그게 뭐였죠?" 켄타우루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엷은 사파이어 빛깔이었다. 해리를 유심히 바라보던 그의 눈이 해리의 이마에난 눈에 띄는 검푸른 흥터에 머물렀다. "포터의 아들이구나." 그가 말했다. '해그리드에게 돌아가는게 좋겠다. 이런 시간에 숲은 위험하니까-특히 네게는 말야. 탈래? 이 길에서는 그 괸이 빠를 거야. 내 이름은 피렌체야.'그가 해리가 등에 올라탈 수 있도록 앞다리를 굽히며 말했다. 공터 저쪽에서 갑자기 더 빨리 달리는 발굽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숲에서 별안간 로넌과 베인이 뛰어나왔다. 땀투성이가 된 옆구리가 위 아래로 씰룩거리고 있었다. "피렌체!" 베인이 고함을 질렀다. "뭐하고 있는 거야?사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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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태우고! 창피하지도 않아? 자네가 천한 노샌가긴 '이 애가 누군지 아세요?" 피렌체가 말했다. "포터의 아들이 ◎온 ◎ ◎ 있 숲류 빨핀 111낚슬? 졸.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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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_ 잇 인 잇 을을 參긴 띤날수-학 7fr7-7·_f7‥ ◎ 애에게 투슨 말을 하고 있었던 거지?" 베인이 투덜거렸다. "기억해, 피렌체, 우리는 하늘에 거스르는 일을 하지 않기로 맹세했어. 행성들의 움직임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눈치챘잖아?" 로넌이 신경질적으로 앞발로 땅을 찼다. "피렌체는 분명 그게 제일 좋으리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해리가 잔뜩 주눅든 목소리로 말했다. 베인이 화가 나서 됫발을 찼다. "제일 좋으리라는 생각에서!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켄타우루스는 예언되어진 일에 관여해선 안된다구! 우리의 숲에서 길을 잃어버린 인간들을 찾아 당나귀들처럼 뛰어다니는건 우리의 일이 아냐!" 피렌체가 화가 났는지 갑자기 뒷다리로 일어섰으므로,해리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의 어깨를 꽉 잡아야만 했다. "저 유니콘을 보지도 못하셨어요?" 피렌체가 베인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것이 왜 죽었는지 이해 못하세요? 아니 행성들이 당신에게 저 비밀을 알려주지 않았나요? 전 꼭 이렇게 모른 척해야 한다면 차라리 이 숲에 숨어 있어야 하는 운명에 대항할 거예요, 베인, 그래요, 인간들과 함께 말이에요.'그리고 피렌체는 몸을 홱 돌렸다. 해리는 있는 힘껏 꽉 잡고있었고,그들은 로넌과 베인을 뒤에 남겨둔 채 숲속으로 돌진했다 해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베인이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죠?" 그가 물었다. "도대체,당신은 절 무엇에게서 구해준 거죠?" 피렌체는 걸음을 늦추고,해리에게 낮게 늘어진 나뭇가지들에 걸릴지 모르니 고개를 숙이라고 주의를 주었다. 피렌체가한참동안 말이 없었으므로 해리는 그가 자신에게 더 이상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주 빽뼁이 들어선 나무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을 때 피렌체가 갑자기 멈춰 섰다. '해리 포터,너 유니콘의 피가 뭐에 쓰이는지 아니?' "아뇨."해리가 그 이상한 질문에 깜짝 놀라서 말했다. "저흰7법의 약에는 유니콘 뿔과 꼬리만 사용해 왔어요.' '그건 유니콘을 죽이는 게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야." 피렌체가 말했다. "자포자기하고 바닥 인생을 사는 놈들만이 저지를수 있는 일이지.유니콘의 피는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도 살아나게 하지만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해.자신의 목숨을 구하기위해 고결하고 방어능력이 없는 것을 죽게 하면,그 피가 입에닿는 순간부터 불완전하고, 저주받은 삶을 살게 되거든."해리는 달빛에 은빛으로 얼룩진 피렌체의 뒤통수를 빤히 보았다. "하지만 어느 누가 그렇게 절망적이겠어요?" 그는 이상스러웠다. "영원히 저주받을 거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낫죠,그렇지않아요?" '그렇지." 피렌체가 동의했다. ◎쌔 살아봤자 특별플 어떤것을 마실 수 없다면 말야. 강력한 힘과 능력을 회복시켜 주는것, 영원히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마실 수 없다면말야.포터, 바로 이 순간에 학교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아니?" "마법사의 돌이오! 물론-불로 장수약이죠! 하지만 전 이했한지 못해요 누가一' "기회를 노리며 삶에 집착해온 사람, 권력을 회복하기 위해많은 세월을 기다려온 사람을 전혀 모르겠니?" 마치 강철 주먹이 갑자기 해리의 가슴을 꽉 움켜쥐는 것 같았다. 그는 살랑대는 나무들 너머에서,해그리드와 만났던 날밤에 그가 해주었던 말을 한번 더 듣는 기분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하지.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말도 안돼. 그가 보통 사람처럼 죽기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럼 그게," 해리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77? ? _" '해리! 해리,너 괜찮니?' 헤르미온느가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그녀 뒤에는 해그리드가 헐떡이며 따라오고 있었다. "괜찮아." 해리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거의 모곤, 이렇게 말했다‥그 유니콘이 죽어 있었어요, 해그리드,긍씩만 어느 누가 그렇게 절망적이겠어요?" 그는 이상스러웠다. "영원히 저주받을 거라면,차라리 죽는 게 낫죠,그렇지않아요?" '◎렇지.' 피렌체가 동의했다. ◎쌔 살아봤자 특별한 어떤것을 마실 수 없다면 말야. 강력한 힘과 능력을 회복시켜 주는것, 영원히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마실 수 없다면말야.포터, 바로 이 순간에 학교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아니?" ◎消사의 돌이오! 물론-불로 장수약이죠! 하지만 전 이해하지 못해요. 누가一' "기회를 노리며 삶에 집착해온 사람, 권력을 회복하기 위해많은 세월을 기다려온 사람을 전혀 모르겠니?" 마치 강철 주먹이 갑자기 해리의 가슴을 확 움켜쥐는 것 같았다. 그는 살랑대는 나무들 너머에서,해그리드와 만났던 날밤에 그가 해주었던 말을 한번 더 듣는 기분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하지.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말도 안돼. 그가 보통 사람처럼 죽기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럼 그게,' 해리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랄드-""해리! 해리,너 괜찮니?" 헤르미온느가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그녀 뒤에는 해그리드가 헐떡이며 따라오고 있었다. "괜찮아.' 해리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거의 모른 채, 이렇게 말했다. "그 유니콘이 죽어 있었어요,해그리드,그건 저기 저 공터에 있어요.' "이곳에 내려주면 되겠군." 해그리드가 허등지등 그 유니콘을 살피러 가자 피렌체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여기서는 안전하겠다. ' 해리는 그의 등에서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행운을 빈다. 해리 포터." 피렌체가 말했다. "켄타우루스들조차도 행성들을 잘못 이해했던 적이 있었어, 이번에도 그런경우였으면 좋겠다. ' 그는 떨고 있는 해리를 남겨둔 채,돌아서서 천천히 숲속으로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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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은 어두운 학생 휴게실에서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다가,잠이 들고 말았다. 해리가 그를 거칠게 흔들어 깨우자 그가 퀴디치 반칙에 대해 뭐라고 큰소리로 잠꼬대를 했다. 그러나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숲속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말하기시작하자 눈을 번쩍 떴다. 해리는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벽난로 앞에서 천천히왔다갔다 했다. 그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게이프는 볼드모트의 돌을 원하는 거야‥‥ 볼드모트는 숲속에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그 동안 줄곧 스네이프가 그저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생각해왔어‥‥‥ "그 이름은 말하지 마!" 론은 마치 볼드모트가 그들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겁에 질려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듣고 있지 않았다. "피렌체가 날 구해 줬는데, 그는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마·. 베인이 몹시 화를 냈거든‥‥ 그는 행성들의 움직임으로알 수 있는, 곧 일어날 일에 끼어 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어·, 행성들의 움직임으로 볼드모트가 곧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된 게 틀림없어‥‥ 베인은 볼드모트가 날 죽이도록 피렌체가 내버려두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별들의 움직임에도 그렇게 나타나 있었나봐.' '그 익름 좀 말힛직 딸락닉칵.1"론이 불만스런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스네이프가 그 돌을 훔치길 기다리는수밖에 없어.' 해리가 열띠게 계속 말했다. '그러면 볼드모트가 와서 날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러면,베인이 행복해할 거야.' 헨르밋온느는 매우 걷엔 질러 보익긴 했짓많 웠로읫 말을잊지 않았다. '해리. 모두들 그 사람이 두려워하는 건 덤블도어뿐이라고말해.그 사람은 너에게 손대지 못할 거야. 어쨌든 누가 켄타우루스들의 말을 옳다고 하겠어?내게는 꼭 점쟁이들의 말같이 들리는데. 그리고 그건 아주 부정확한 부류의 마법이라고맥고나걸 교수가 말씀하셨잖아." 하늘이 환하게 밝아졌을 때에야 그들은 비로소 이야기를 멈에 질려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듣고 있지 않았다. '픽린치가 날 구허줬는띠, 그는 그렇겐 한지 딸았어야 했어·, 베인이 몹시 화를 냈거든‥‥ 그는 행성들의 움직임으로알 수 있는, 곧 일어날 일에 끼어 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어‥‥행성들의 움직임으로 볼드모트가 곧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된 게 틀림없어‥‥ 베인은 볼드모트가 날 죽이도록 피렌체가 내버려두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별들의 움직임에도 그렇게 나타나 있었나봐." '그 인름 좀 딸힛직 딸란닉깐.1"론이 불만스런 목소리로 소리쳤다. '◎러니까 당분간은 스네이프가 그 돌을 훔치길 기다리는수밖에 없어." 해리가 열띠게 계속 말했다. '그러면 볼드모트가 와서 날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베인이 행복해할 거야." 헤르미온느는 매우 겁에 질려 보이긴 했지만, 위로의 말을잊지 않았다. '해리, 모두들 그 사람이 두려워하는 건 덤블도어뿐이라고말해. 그 사람은 너에게 손대지 못할 거야. 어쨌든 누가 켄타우루스들의 말을 옳다고 하겠어?내게는 꼭 점쟁이들의 말같이 들리는데. 그리고 그건 아주 부정확한 부류의 마법이라고맥고나걸 교수가 말씀하셨잖아." 하늘7「 촌하긱 밝아졌을 패이71 그들은 비로소 7r77기를 멈韻다. 그들은 목도 아프고 지칠 대로 지쳐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그날 밤의 놀라운 사건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해리가 침대 시트를 들치자,그 밑에 그의 투명 망토가 가지런히 접혀져 있었다. 그리고 망토엔 짧은 편지가 핀으로 꽃혀있었다. 77_ 드모트가 언제라도 갑자기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 속른프 에 해리는 시험을 어떻게 치렀는지도 몰랐다. 아마 앞으로도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는 지나갔고, 플러피는 여전히 그 잠긴 문 저쪽에서 잘 지1'- 있었다. 날은 찌는 듯이 더웠고,필기 시험을 보는 커다란 교실은 특히 퍼 더웠다. 그들은 '커닝 방지 주문'이 걸린 시험용 특별갗왼으로 틱텀을 칙렸타. 실기 시험도 보았다. 플리트윅 교수는 그들을 교실로 한 명씩 불러 파인애플이 책상에서 탭댄스를 추도록 할 수 있는지테스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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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_ 드모트가 언제라도 갑자기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감 속i프 에 해리는 시험을 어떻게 치렀는지도 몰랐다. 아마 앞으로도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는 지나갔고, 플러피는 여전히 그 잠긴 문 저쪽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날은 찌는 듯이 더웠고,필기 시험을 보는 커다란 교실은 특히 더 더웠다. 그들은 '커닝 방지 주문'이 걸린 시험용 특별깃펜으로 시험을 치렀다. 실기 시험도 보았다. 플리트윅 교수는 그들을 교실로 한 명씩 불러 파인애플이 책상에서 탭댄스를 추도록 할 수 있는지테스트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들이 쥐를 휴대용 코담배(콧구멍에 갖다대어 향기를 맡는 가루 담배 옮긴이) 갑으로 변화시키는 걸 지켜보았고 코담배 갑이 얼마나 예쁜가에 따라 점수가 매겨졌는데, 쥐의 수염이 남아있을 경우 감점이 되었다. 스네이프는'건망증 약'을 만드는 방법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그들을 궁지로 몰며 모두를 긴장시켰다. 해리는 숲속을 다녀온 이후 죽 그를 괴롭혀왔던 찌르는 듯한 이마의 통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네빌은 해리가 잠을 자지 못해서 시험에 대해 심한 신경과민 증세를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해리는 사실 예전처럼악몽 때문에 계속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그는 이제 두건을 쓴형상이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꿈까지 꾸었으므로 더 끔찍했다. 그러나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 돌에 대해 해리만큼 걱정하는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그건 그들이 해리가 숲속에서 본 것을보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며, 아니면 이마에 타는 듯한 흥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볼드모트에 대한 생각이 그들을 두렵게 하는 건 확실했지만, 꿈속에서까지 시달리지는 않아서인지, 그들은 공부에만 열중할 뿐 스네이프나그 밖의 누군가가 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에 대해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마지막 시험은 마법의 역사였다. 이제 저절로 움직이는 냄비를 발명한 머리가 돈 늙은 마법사들에 대한 시험 문제를 한시간 동안 풀고 나면,그들은 시험 결과가 나을 때까지 일주일동안 한가해질 것이다. 빈스 교수의 유령이 그들에게 깃펜을내려놓고 양피지를 둘둘 말라고 했을 때, 해리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환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쉬웠어." 떼지어 나가는 아이들에 끼어 햇볕이 잘 드는 정원으로 나왔을 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IGfr년의 늑대인간 윤리규정이나 엘프릭 이거의 폭동에 대해서는 외을 필요도 없었다니까." 헤르미온느는 늘 나중에 시험지를 훌어보는 걸 좋아했지만,론이 이렇게 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으므로,그들은 호숫가로 내려가 나무 밑에 털썩 주저앉았다. 위즐리 쌍등이 형제와 리 조던이 따뜻한 여울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커다란 오징어의 촉수들을 간질이고 있었다. "이제 공부는 땡이네," 론이 잔디 위에서 기지개를 켜며 유쾌히 말했다. '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다,해리,시험결과가 나오려면 일주일 뒤나 되어야 할 텐데,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 해리는 이마를 문지르고 있었다. '간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어!"그가 별안간 화를 내며말했다. 경써 부위가 계속 아파-전에도 그랬었지만,이렇게자주 그런 적은 없었어" "폼프리 부인에게 가봐." 헤르미온느가 제안했다. '간 병이 란 게 아냐." 해리가 말했다. 재 생각엔 그게 어떤론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날씨가 너무 더웠다. '해리, 긴장 풀어, 헤르미온느의 말이 맞아,그 돌은 덤블도어 교수가 있는 한 안전해. 어쨌든, 스네이프가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알아냈다는 아무 증거도 없잖아. 그는 한때 한쪽다리가 거의 잘려나갈 뻔했어, 다시는 성급히 시도하려 하지않을 거야.그리고 네빌이 영국 대표로 퀴디치 선수로 뛸 때까지는 해그리드가 덤블도어 교수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해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뭔가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고 하지 않은 듯한 어떤 미진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가이것을 설명하려고 하자,헤르미온느가 말했다. '77시험 때문이야.난 어젯밤에 잠에서 깨서 변신술 수업 노트를 반쯤 읽고나서야 우리가 그 시험을 벌써 보았다는 걸 기억했어,"해리는 그러나 그 알 수 없는 느낌이 시험과는 아무 관련이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부엉이 한 마리가 입에 편지를 물고 파란 하늘을 가로질러 학교 쪽으로 날아오는 걸 지켜보았다. 그에게 편지를 보냈던 사람은 해그리드뿐이었다. 해그리드는 덤블도어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해그리드는 결코 누구에게도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그러나- 해리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어디 가니?" 론이 졸리는 듯이 물었다. '방금 어떤 생같이 떠올랐어," 해리가 말했다. 그는 얼굴이"7◎7i? 있삯,단 "'썩 헌꼰◎를 찬싹 핸,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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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꾼 꿱르미온느가 급귓 따라가느라 숨을 힌퍽긱 말힌탁.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니?" 해리가 풀로 덮인 비탈길을 올라가며 말했다. "해그리드가 그 무엇보다도 갖고 싶어했던 것이 용인데,마침 주머니에 알을 갖고 있는 낯선 사람이나타난다는 게 말야?마법사의 법을 어기는 거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의 알을 갖고 돌아다닐까?그들이 해그리드를발견한 건 행운이었어, 안 그래? 내가 왜 전에는 그걸 깨닫지못했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론이 물었지만, 해리는 정원을 지나숲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으므로, 대답하지 않았다. 해그리드는 바지와 소매를 둘둘 걷어붙인 채로 집 밖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커다란 그릇에 콩을 까 넣고 있었다. "안녕." 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시험 끝났구나? 뭐 마실거라도 줄까?" '네,주세_5." 론이 이렇게 말했지만,해리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아뇨,우린 바빠요 해그리드,물어봐야 할 게 있어요 노버트를 얻었던 그날 밤이오? 카드를 함께 쳤다는 그 낯선 사람이 어떻게 생겼죠?" "몰라." 해그리드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는 망토를 벗으려고 하지 않았어." 그는 깜짝 놀라는 것 같은 그들 셋의 표정을 보더니 눈썹을치켜올렸다. '◎건 그렇게 이상한 게 아냐, 호그스 해드에 가면 괴상한사람이 한 둘이 아니거든.호그스 해드는 마을에 있는 술집이야. 용을 파는 상인이었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난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어, 그는 계속 두건을 쓰고 있었거든." 해리는 콩 그릇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에게 무엇에 대해 말했어요,해그리드?호그와트에 대해말했나요?" '◎런 말이 나왔을지도 몰라." 해그리드가 기억하려고 애쓰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개‥‥내게 쥐하느냐고 묻길래 이곳월 산냥턴진긴란고 말핸주었칵·. 그는 네가 돌보는 동물들의종류에 대해 약간 물었고‥‥그래서 그에게 말해주었어‥‥그리고 내가 항상 정말로 원했던 것이 용이라고 말했고‥‥ 그리고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왜냐하면 그가 내게 계속 술을 사주었거든‥‥어디 노◎·.그래,그리곤 그가 용의 알을 갖고 있다고 했고 내가 원한다면 그것을 걸고 카드를 칠 수도 있다고했어‥‥하지만 그는 내가 그것을 길들일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싶어했어, 그것이 옛집으로 돌아가는 걸 바라지 않았거든‥‥ 그래서 그에게 말했지, 플러피도 돌봐봤는데, 용은 쉬을거 리7‥‥‥ "그리고 그가- 그가 플러피에 흥미 있어 했던 것 같죠?"해리가 계속 목소리를 침착하게 하려고 애쓰며 물었다. "글쎄-그래-머리 셋 달린 개를 얼마나 많이 봤었느냐고물었어,호그와트 주변에서 말야.그래서 내가 말해주었지,플러피를 길들이는 건 진정시키는 방법만 알면 누워서 떡 먹기라고, 그저 음악을 조금만 연주하면 곧바로 잠들어버린다고말야一" 해그리드가 갑자기 충격받은 표정이 되었다. '간 너희들에게 그걸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그가 불쑥 말했다. '내가그걸 말했다는 걸 잊어버려! 이것 봐-어디들 가는 거야?"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현관 안의 넓은 홀에서 멈출 때까지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원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홀은 매우 춥고 어두워 보였다. '덤블도어 교수님께 가야만 해." 해리가 말했다. '해그리드는낯선 사람에게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말했다지만, 망토를뒤집어쓴 사람은 분명 스네이프나 볼드모트일 거야-일단 해그리드를 술에 취하게 만들자,모든 게 쉬웠을 게 분명해. 난그저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의 말을 믿어주길 바랄 뿐이야. 피렌체는 베인이 막지 않는다면 기꺼이 우리를 도와줄 거야. 그런데 덤블도어 교수님의 방이 어디지?" 그들은 마치 올바른 방향을 가리켜주는 표지판을 보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듯,주위를 휘둘러보았다. 그들은 덤블도어가어디에 사는지 들어본 적도 없었고,누군가가 그를 만나러 가봤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우린 그냥一" 해리가 말을 막 시작했을 때, 현관 맞은편에서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너희들 셋 그 안에서 뭐하니?" 그건 맥고나걸 교수였다. 그녀는 책을 한아름 들고 있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을 뵙고 싶어서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해리와 론은 그녀가 상당히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을 뵙는다구?"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의 행동이 매우 수상쩍다는 듯이 되풀이하여 물었다. "왜?'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제 어쩌지? '비밀이에요." 그는 이렇게 말했지만, 곧 괜히 말했다 싶었다. 왜냐하면 맥고나걸 교수의 콧구멍이 깔때기 모양으로 벌어졌던 것이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腑분 전에 떠나셨는데." 그녀가 차갑게말했다. ◎湍부가 보낸 긴급한 부엉이를 받고 즉시 런던으로날아가셨지.' '그 분이 가버리셨다구요?" 해리가 몹시 흥분해서 말했다. "지금요?' '덤블도어 교수님은 매우 훌릉한 마법사란다, 포터, 근무 시간 외에도 많은 문의를 받지一" ◎씩만 이건 중요해요.' '네가 해야 할 말이 마법부의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니,포터?" '교수님,' 해리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건 마법사의 돌에 관한 거예요" 이 말은 맥고나걸 교수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들고 있던 책들이 팔에서 굴러 떨어졌지만,그녀는 집어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알았지-?"그녀가 흥분해서 말했다. '◎수님, 제 생각에- 전 알아요- 스네- 누군가가 그 돌을훔치려고 해요 덤블도어 교수님께 말씀드려 야만 해요'그녀가 그에게 충격과 의심이 뒤섞인 시선을 던졌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내일 돌아오실 거야."그녀가 마침내 말했다. '네가 그 돌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안심해라,아무도 그걸 훔칠 수는 없을 테니,그건 아주 잘 지켜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 "하지만 교수남◎ "포터,아무 걱정 마라." 그녀가 쌀쌀맞게 말했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떨어진 책들을 주워 모았다. "자 모두들 밖으로 나가 햇볕이나 쬐거라.'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늘 밤이야." 일단 맥고나걸 교수가 멀리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나서,해리가 말했다. "스네이프는 오늘 밤에 그 지하실 문을 지나갈 거야.그는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냈어,그리고 이제 덤블도어 교수님까지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가 있게했어. 그가 그 편지를 보낸 거야, 덤블토어 교수가 나타나면마법부는 깜짝 놀랄 게 분명해." 기지만 우리가 뭘一" 헤르미온느는 숨이 막혔다. 해리와론이 빙 돌아섰다. 거기에 스네이프가 서 있었다. ◎떤." 그가 구변 좋게 말했다. 그들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런 날엔 안에 있으면 안 되지.' 그가 이상하게, 일그러진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흰一' 해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말을 꺼냈다. '너희들은 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스네이프가 말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너희들이 뭔가 못된 일을 꾸미고 있다고사람들이 생각할 테니까 말야_ 그리고 그리핀도르는 정말로더 이상의 점수를 잃어선 안 되잖니,안 그래?" 해리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들이 돌아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스네이프가 그들을 다시 불러 세웠다. '◎심해라, 포터- 한번만 더 야밤에 돌아다녔다가는 내가직접 나서서 너를 쫓아내고 말 테니까.잘 가라.' 그는 교무실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돌계단 위로 나왔을 때, 해리가 그들에게 돌아섰다. "맞았어,이렇게 하면 돼."그가 다급하게 속삭였다 "우리 중하나가 스네이프를 감시하는 거야-교무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그가 떠날 때 따라가는 거야.헤르미온느,네가 하는 게 낫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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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지?" '뻔하지." 론이 말했다. '건 플리트윅 교수를 기다리고 있는척할 수 있잖아.'그가 목소리 톤을 높여 헤르미온느의 흥내를내며 말했다. '오 플리트윅 교수님, 전 너무 걱정돼서요, 문제14b가 틀린 것 같아요·, " 기끄러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스네이프를 감시하는 데 동의했다. ◎리고 우린 3층 복도 밖에 있는 게 좋겠어." 해리가 론에게 말했다. "자 가자."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플러피가 있는 그 문 앞에 도달하자마자 맥고나걸 교수가 또 나타났고 이번엔, 그녀가 자제력을 잃고 화를 벌컥 냈다. ◎愷을 한 보따리 써도 지나가기가 어려을 거다!" 그녀가마구 고함쳤다. "이젠 이런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 너희들이여기 근처 어디라도 다시 왔다는 소리를 들으면,그리핀도르에서 또다시 50점을 감점할 테니까! 그래, 위즐리, 바로 내가맡고 있는 기숙사에서 !" 해리와 론은 학생 휴게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해리가 게르미온느는 지금쯤 스네이프에게 바싹 붙어 있겠지"라고 말하기가 무섭게,그 뚱보 여인의 초상화가 홱 열리며 헤르미온느가들어왔다. "미안해,해리!" 그녀가 울면서 말했다. ◎제이프가 나와서내게 뭐 하느냐고 묻잖아,그래서 플리트윅 교수님을 기다리고있다고 했더니, 스네이프가 그를 불러줬어, 난 방금에야 나왔어, 스네이프가 어디로 갔는지 난 몰라.' "이제 다 틀렸네 그럼, 안 그래?' 해리가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를 빤히 보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은 어느 때보다도 반짝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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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도 난 오늘 밤에 여기를 나가서 그 돌을 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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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손에 넣겠어." "미쳤구나!" 론이 말했다. "안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와 스네이프가말했잖아? 넌 雲겨날 거야!" "그게 어떻다는 거야?' 해리가 소리쳤다. "모르겠니?스네이프가 만일 그 돌을 손에 넣으면,볼드모트가 돌아을 거야! 그가 떠맡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듣지도 못했니? 그땐 雲겨날호그와트도 없을 거야! 그는 호그와트를 무미건조하게 만들던지,아니면 어둠의 마법을 배우는 학교로 변화시킬 거야! 감점당하는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구,모르겠어?그리핀도르가기숙사 우승컵을 거머쥐면 그가 너희들과 너희 가족들을 가만놔둘 것 같아?내가 만일 그 돌을 손에 넣기 전에 잡히면,그러면, 난 더즐리 가족에게로 돌아가 볼드모트가 그곳으로 날찾아오길 기다릴 거야, 난 그저 조금 더 늦게 죽는 것뿐이야,왜냐하면 난 어둠의 세계로는 절대로 가지 않을 테니까! 난반드시 오늘 밤 저 지하실 문을 통과할 거야. 너희들이 무슨말을 해도 소용없어. 절대 날 막지는 못할 거야! 볼드모트는 내 부모님을 죽였어, 생각 안 나?" 그가 그들에게 덤벼들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네 말이 맞아,해리."헤르미온느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투명 망토를 사용할 거야." 해리가 말했다. '◎걸 되찾은건 정말 다행이었어." '그런데 그게 우리 셋을 모두 가려줄까?" 론이 말했다. '◎두- 우리 셋 모두라니?" "오,쓸데없는 말은 그만둬,우리가 널 혼자 가게 할 거라고생각했니?" "물론 안 되지." 헤르미온느가 힘차게 말했다. "어떻게 우리없이 그 돌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난 가서 책들을훔어보는 게 좋겠어, 뭔가 유용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씩만 우리가 잡히면, 너희 둘도 쫓겨날 거야." '나는 괜찮을걸.' 헤르미온느가 자신있게 말했다. ◎리트윅교수님이 내게 살짝 말해주었는데 그의 시험에서 내가 1霜퍼센트를 받았대.그들은 절대 날 차버리지 않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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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은 뒤 그들 셋은 학생 휴게실에 초조하게 앉아 있었다. 아무도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리핀도르의 어느 누구도 더 이상 해리에게는 말을 걸지 않았지만 그것때문에 마음이 상하지 않았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헤르미온느는 이번 일에 도움이 될 만한 마법들을 하나라도 발견하'늣론 내 부모님을 죽였어, 생각 안 나?" 그가 그들에게 덤벼들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네 말이 맞아,해리."헤르미온느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투명 망토를 사용할 거야."해리가 말했다. '◎걸 되찾은건 정말 다행이었어.' "그런데 그게 우리 셋을 모두 가려줄까?" 론이 말했다. '◎두- 우리 셋 모두라니?" '오,쓸데없는 말은 그만둬,우리가 널 혼자 가게 할 거라고생각했니?" ◎◎ 할 꾸끈'』꿀◎꾸은느자 春if◎ 를꾼글. ◎떤굿 우리없이 그 돌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난 가서 책들을훌어보는 게 좋겠어, 뭔가 유용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洲만 우리가 잡히면, 너희 둘도 雲겨날 거야." '나는 괜찮을걸." 헤르미온느가 자신있게 말했다. ◎리트윅교수님이 내게 살짝 말해주었는데 그의 시험에서 내가 120퍼센트를 받았대.그들은 절대 날 차버리지 않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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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은 뒤 그들 셋은 학생 휴게실에 초조하게 앉아 있었다. 아무도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리핀도르의 어느 누구도 더 이상 해리에게는 말을 걸지 않았지만 그것때문에 마음이 상하지 않았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헤르미온느는 이번 일에 도움이 될 만한 마법들을 하나라도 발견하길 바라면서. 노트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해리와 론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둘 모두 그들이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침대로 돌아가면서 휴게실이 서서히 비워졌다. "망토를 가져오는 게 좋겠어.' 리 조던이 마침내 기지개를켜고 하품을 하며 떠나자 론이 비밀히 말했다. 망토를 꺼내던해리의 시선이 갑자기 해그리드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플루트에 쏠렸다. 그는 전혀 노래를 부르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지만,플러피에게 사용하기 위해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학생 휴게실로 달려갔다. "망토를 여기서 입어보는 게 좋겠어,우리 셋을 모두 가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야- 만일 필치가 우리들의 발 하나가그 주인을 따라 돌아다니고 있는 걸 발견하면一' '너희들 뭐하니?" 휴게실 구석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네빌이,마치 또 한번 자유를 얻으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 같은두꺼비 트레버를 잡고 한 안락의자 뒤에서 나타났다. "아무 것도 아냐, 네빌, 아무 것도." 해리가 그 망토를 급히뒤로 숨기며 말했다. 네빌은 떳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너희들 또 나가는구나.' 그가 말했다. "아냐,아냐, 아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아냐,우린 안 나가. 너 잠자러 안 가니, 네빌?" 해리가 문 옆에 있는 괘종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스네이프는 지금 플러피가 잠들도록 연주를 파◎ 消을직◎ 몰참쏜 '러희들 나가면 안돼."네빌이 말했다. '7시 잡힐 거야.그리핀도르는 훨씬 더 큰 벌을 받을 거라구." '넌 이해 못해." 해리가 말했다. "이건 중요해." 하지만 네빌은 그들을 막는 일이라면 목숨을 건 어떤 짓이라도 하기로 다부지게 마음먹고 있었다. '난 저획들7l 그렇게 하도록 꽉두지 않을 거야." 그가 급히초상화 구멍 앞으로 가서 막아서며 말했다. '간-난 너희들과싸을 거야!" '낀빌."론은 감정이 폭발했다. '그 구멍에서 비켜 서,얼간이처럼 굴지 말고-" "얼간이라고 부르지 마!" 네빌이 말했다. '너희들은 더 이상규칙을 어겨선 안돼! 그리고 내게 사람들에게 용감히 대항하라고 말한 건 바로 너였잖아!" ◎쌔, 하지만 우리에게 대항하란 말은 아니었어." 론이 몹시화가 나서 말했다. '네빌, 넌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라.' 그가 앞으로 한 발짝 내딛자 네빌이 두꺼비 트레버를 떨어뜨렸다. 두꺼비는 팔짝팔짝 뛰어 안 보이는 곳으로 가버렸다. "자 어서, 날 쳐봐!" 네빌이 양 주먹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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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각오하고 있어 !"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고개를 돌렸다. '민떻겐 좀 친욕,"그가 생각다못해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앞으로 걸어나갔다. '네빌,' 그녀가 말했다. "이렇게 해서 정말, 정말 미안해.'그녀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렸다. '핀트킥픽쿠스 토탈루스.f"그녀가 지팡이를 네빌에게 가리키며 외쳤다. 그러자 네빌의 두 팔이 옆구리에 철썩 붙고 두 다리가 꼬여버렸다. 그리고는 몸 전체가 뻣뻣하게 굳은 채로,제자리에서흔들거리더니 나무토막처럼 바닥으로 엎어졌다. 헤르미온느가 얼른 달려가 그를 뒤집었다. 턱이 짓눌려져 있어서 네빌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겁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에게 어떻게 한 거야?"해리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건 완전한 '동작 그만이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오,네빌, 정말 미안해." "우린 가야만 해, 네빌, 설명할 시간이 없어,' 해리가 말했다. '나중에 이해하게 될 거야,네빌." 그를 넘어가 투명 망토를입으면서 론이 말했다. 하지만 네빌을 마룻바닥에 움직이지 않게 누워있도록 내버려두는 건 왠지 좀 꺼림칙했다. 몹시 긴장하고 있어서인지,모든 조각상의 그림자가 필치처럼 보였고, 멀리서 들리는 산들바람 소리는 꼭 피브스가 그들을 내리덮치는 소리 같았다. 첫 번째 계단 밑에서,그들은 노리스 부인이 계단 꼭대기 근처를 살금살금 걸어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한번만 저 고양이를 발로 차버리자."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지만,해리는 고개를 저었다. 노리스 부인 주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가자, 그 고양이가 등불 같은 눈을그들에게 돌렸지만, 아무 짓도 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도달할 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중간쯤 가자 불쑥 피브스가 나타났는데, 그는 사람들이 걸려 넘어질 수 있도록 카펫을 느슨하게 하고 있었다. "거기 누구야?" 그들이 그 쪽으로 다가가자 피브스가 갑자기 소리쳤다. 그는 심술궂은 까만 눈을 가늘게 떴다. '걸 볼 수는 없지만,거기 있다는 거 다 알아.송장 먹는 귀신이냐 아니면 유령이냐 아니면 꼬맹이 학생 녀석이냐?" 그글 공중으로 떠올라 등등 떠다니며, 눈을 가늘게 뜨고 그◎을 ◎런겊줬하. ◎씨를 불러야겠군,그래, 보이지는 않는데 뭔가가 살금살금 걸어다니고 있어." 그때 해리에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퍼브스."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피투성이 바른이 보이지 않게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네." 피브스는 놀라서 공중에서 거의 떨어질 뻔했다. 그는 간신히몸을 추스르고 계단에서 努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공중을 떠돌았다. "아이구 죄송해요,바론 님.'그가 알랑거리며 말했다. '제 실수예요,제 실수-보지 못했어요-물론 보지 못했죠,보이지않으시니까-이 늙은이 피브스를 용서하세요.' '난 여기서 볼일이 있네,피브스." 해리가 쉰 목소리를 냈다. ◎써니 오늘 밤은 이곳에 있지 말게." '◎러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피브스가 다시 공중으로떠오르며 말했다. "일이 잘되시길 바랍니다. 바론 님,방해하지않겠습니다. ' 그리고 그는 획 내달았다. "흘륭헌믹, 해리 !" 론이 속삭였다 잠시 뒤,그들은 3층 복도 바깥에 있었다-그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거봐 그렇다니까.'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네이프가 벌써플러피를 지나갔다구." 열린 문을 보는 건 어쨌든지 간에 그들 셋 모두를 긴장시켰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마음에 새기게 하는 것 같았다. 망토 밑에서, 해리는 다른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한일 너희들이 돌아가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탓하지 않을게." 그가 말했다. "망토를 가져가도 돼, 난 이제그게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어리석게 굴지 마" 론이 말했다. '우린 갈 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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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그 문을 밀어 열었다. 문이 삐걱거릴 때. 나직이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 개는 그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코는 세 개가 모두 그들이 있는방향에서 미친 듯이 킁킁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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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의 발에 있는 저게 뭐지?"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하프 같은데." 론이 말했다. "스네이프가 거기에 놓아둔 게림없어." '플러피는 연주를 멈추자마자 깨어날 거야.' 해리가 말했다 "그러면, 자 시작이다·. ." 그가 해그리드의 플루트를 입에 대고 불었다. 그것은 어떤가락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첫 음부터 그 짐승의 는이 처지긴 쓴학힌글.해린는 갔쓴 숨을 쇨 수갔 없었다.천천히,1긱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멈추었다-그것은 네 발로 서서 비틀거리다가 무릎을 꿇더니, 땅바닥으로 픽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계속 연주해.' 그들이 망토를 벗고 지하실 문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갈 때 론이 해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 거대한 머리들 가까이로 다가가자 그 개의 입김에서 뜨겁고,고약한 냄새가 났다. "문을 잡아당겨 봐.열 수 있을 것 같아.' 론이 개의 등을 주의해서 보며 말했다. "먼저 갈래,헤르미온느?" "아니, 난 싫어 !" "좋아.' 론이 뿌드득하고 이를 한번 갈더니 조심스럽게 그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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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다리를 넘어갔다. 그리고 그가 몸을 굽혀 지하실 문의 고리를 잡아당기자, 위로 획 열렸다. "뭐가 보이니?'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무 것도 안 보여-그냥 새까매-내려가는 길도 없어,그냥 떨어져야 할 거야." 여전히 플루트를 불고 있는 해리가 론의 주의를 끌기 위해손을 흔들며 그 자신을 가리켰다. '네가 먼저 가겠다구? 정말이야?' 론이 말했다. "이게 얼마나 깊은지는 나도 몰라. 그럼 그 개가 계속 잠잘 수 있도록 그플루트를 헤르미온느에게 줘." 해리가 그 플루트를 넘겨주었다. 잠시 잠잠하던 개가 으르렁거리며 씰룩씰룩 몸을 움직였지만, 헤르미온느가 다시 불기시작하자마자,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해리는 그 개를 넘어가 지하실 문 아래를 들여다보았다. 바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는 그 구멍 속으로 내려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는 론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만일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따라오지마. 곧장 부엉이 방으로 가서 헤드위그를 덤블도어교수에게 보내, 알았지?" "알았어,' 론이 말했다. "조금 있다 보자, 그럼‥‥‥ 그리고 해리는 손을 놓았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그에게 차갑고, 축축한 공기가 스쳐왔다- 털색.그는 이상하게 소리도 나지 않고 그저 털썩 하며 뭔가부드러운 것 위에 내렸다. 그는 일어나 앉았다. 눈이 아직 어둠에 익숙지 않았으므로 손으로 주위를 더듬어 보았다. 어떤식물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괜찮아!" 그가 이제 우표 크기만 하게 보이는 열린 지하실문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안전해, 뛰어내려도 돼 !"론이 즉시 따라왔다. 그는 내려와,팔다리를 쭉 펴고 해리 옆에 누웠다. "이게 뭐지?" 그의 첫마디였다. "몰라, 무슨 식물 종류 같아. 떨어지는 충격을 막아주는 건가봐. 어서 내려와, 헤르미온느!" 어렴풋한 음악소리가 멈췄다.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헤르미온느가 어느새 뛰어내렸다. 그녀는 해리 맞은편으로내렸다. '학교에서 몇 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거 같아." 그녀가 말했다. "이 식물이 여기에 있어서 다행이야,정말' 론이 말했다. '단헝인긴.r"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너희 둘 좀봐!" 그녀는 획 일어나 발버등치며 축축한 벽 쪽으로 갔다. 발버등쳐야 했던 건 그녀가 내려오자마자,뱀 같은 덩굴손이 발목에 감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해리와 론의 경우.그들이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 발이 긴 덩굴 식물로 단단히 묶여져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그 식물이 꽉 잡기 전에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녀는 남자아이 둘이 그 식물을 떼어내려고 싸우는 모습을겁에 질린 표정으로 지켜보았지만,몸부림치면 칠수록.그것이그들 주위로 더 단단히 그리고 더 빨리 감겼다. ◎직이지 마!" 헤르미온느가 그들에게 말했다. '간 이걸 알아- '악마의 덫'이라는 식물이야!" "이 식물의 이름이 뭔지 알아서 참으로 다행이야,이름을 안다는 건 대단히 유용하거든." 론이 그 식물이 목 주위로 감겨올라가지 못하게 하려고 몸을 뒤로 젖히며 딱딱거렸다. '조용히 해, 그것을 죽일 방법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니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서둘러, 숨을 쉴 수가 없어 !" 그 식물이 가슴으로 감겨 올라가자 해리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악마의 덫, 악마의 덫‥‥ 스프라우트 교수가 뭐라고 말했더라?- 그건 어둠과 축축한 걸 좋아한다一" ◎써니까 불을 붙여 !" 해리는 숨이 막혔다. ◎쌔- 물론- 하지만 나무가 없어 !" 헤르미온느가 양손을꼭 쥐며 외쳤다. '너 정신 나갔니?' 론이 고함을 질렀다. '너 도대체 마녀니아니니?' "아. 그렇지 !"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녀가 요술지팡이를 홱끄집어내 휘두르며 뭐라고 중얼거리자, 스네이프에게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푸른색 불꽃이 그 식물에게로 뿜어졌다. 그리고 그 식물이 빛과 온기를 피해 달아나자 두 소년은 순식간에그 조임이 풀어지는 걸 느꼈다. 그것은 꿈틀거리기도 하고 도리깨질하듯이 격렬하게 움직이면서,그들의 몸을 놔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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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약초학을 잘 보아두었던 게 천만 다행이었어,헤르미즈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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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느.' 해리가 얼굴에서 땀을 훔치면서,그녀가 있는 벽로 걸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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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론이 말했다. ◎리고 해리가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은 것도 말야-그런데 정말이지 나무는 없었어.'""이쪽으로 가자." 해리가 하나밖에 없는 돌 통로를 가리키며말했다. 그들의 발자국 소리 말고는 벽을 타고 똑똑 떨어지는 부드러운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 통로는 내리막길이었으므로,해리는 그린고트가 생각났다. 가슴이 불쾌하게 마구 두근거리면서,용들이 마법사 은행의 금고들을 지킨다는 말이 생각났다. 만일 그들이 용과,완전히 다 자란 용과 부딪히기라도한다면- 노버트는 정말 고약했었다‥‥ "무슨 소리 못 들었니?'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귀를 기울였다. 앞쪽 위에서 살랑대고 땡그랑대는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유령일까?" '◎르겠어·, 난 날개소리처럼 들리는데." '잘엔 불빛이 있어-뭔가가 움직이는 게 보여.' 그 통로 끝에 도달하자 찬란히 밝혀진 방이 나타났다. 천장은 높게 아치 모양이었다. 방을 한가득 메운 보석처럼 밝은 색의 작은 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제비를 하고 있었다 방맞은편에는 육중한 나무문이 있었다. ◎끼가 지나가면 새들이 공격할까?' 론이 물었다. ◎런지도 모르지." 해리가 말했다. ◎런게 심술궂어 보이지는 않지만,그 새들이 모두 한꺼번에 내리 덮친다면‥‥그러면,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어‥‥ 달려야지." 그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팔로 얼굴을 가린 뒤 전속력으로방을 가로질러 갔다. 그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이 언제라도그를 쥐어뜯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문에 도달해 손잡이를 당겼다. 문은 잠겨있었다. 다른 두 사람이 뒤이어 왔다. 그들은 그 문을 힘껏 잡아당겨보기도 하고 위아래로 움직여 보기도 했다. 그러나 문은 헤르미온느가 시도한 알로 호모라 마법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제 어떡하지?" 론이 물었다. "이 새들은·.그것들은 여기에 그저 장식을 위해 있을 리가없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들은 새들이 머리 위에서 날고 있는 것을 보았다,반짝거리 며-반짝거 리 며 ? ◎건들은 새가 아냐!"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그것들은 열쇠야! 날개 달린 열쇠들- 자세히 봐.그러니까 그건 틀림없다른 두 사람이 고개를 들어 그 많은 열쇠를 곁눈질하는 동안 그는 방 주위를 둘러보았다. "·.씰쌔- 봐! 빗자루들이야! 우린 그 문의 열쇠를 잡아야만 해!" 기지만 수백 개잖아!" 론이 그 문의 자물쇠를 살폈다. "커다란 구식 열쇠를 찾으면 돼- 어쩌면 손잡이처럼 은색일지도 몰라." 그들은 각각 빗자루를 잡고 공기를 발로 힘껏 차며, 구름 떼처럼 몰려있는 열쇠들 한가운데 로 날아갔다. 그들은 손을 쭉뻗어 잡아채려고 했지만, 마법에 걸린 그 열쇠들이 어찌나 빨리 달77나7진 도진끓 잡을 수가 없었단. 그러나해리는 역시 1關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한 최연소 수색꾼다웠다. 그는 어떤 사물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 소용돌이치는 갖가지 색깔의 깃털을 崙고 1분 정도 진지한 마음으로 일에 착수한 뒤,그는 마치 이미 잡혀서 열쇠구멍에 거칠게 쑤셔 넣어졌던 것 같은,한쪽 날개가 구부러진 커다란 은빛 열쇠 하나를발견했다. '저거야!"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외쳤다. "저 큰 것- 저기- 아니, 저기- 하늘색 날개가 달린 것- 깃털들이 모두 한쪽으로 늘어져 있는 것.' 론은 해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급히 질주하다가, 천장에 부딪혀서, 하마터면 빗자루에서 떨어질 뻔했다. "가까이 가야 해!" 해리가 손상된 날개가 달린 열쇠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소리쳤다. '를, 넌 위에서 공격해-헤르미온느, 넌 아래에서 그것이 내려오지 못하게 하구- 난 그걸 잡도록 해볼게. 알았지, 지금이야!" 론이 급강하하고,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위로 솟아오를 때 그열쇠가 재빨리 옆으로 피하자 해리가 그것을 잡으러 질주했다. 그것이 급히 벽 쪽으로 달아나자,해리가 얼른 상체를 굽히더니 어느새 그걸 잡아 돌에 대고 꼼짝 못하게 눌렀다. 론과헤르미온느의 환성이 그 높은 방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부리나케 내려와 문앞으로 달려갔다. 열쇠는 해리의손에서 발버등치고 있었다. 그는 열쇠를 자물쇠에 밀어 넣고돌렸다-효과가 있었다. 자물쇠가 딸깍하고 열리는 순간, 열쇠는 다시 날아갔다. 그 열쇠는 두 번이나 잡혀서인지 매우 지치고 초라해 보였다. ◎기됐니?" 해리가 한쪽 손을 문손잡이에 놓고 두 사람에게 물었다.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문을 잡아당겨 열었다. 그 다음 방은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갑자기 빛이 방으로 쏟아져 들어와 놀라운 광경을 드러냈다. 그들은 거대한 체스 판 가장자리에서,검정 체스의 말들 뒤에 서 있었다. 그 말들은 모두 그들보다 컸는데 검정 돌 같은물질에 모양을 새긴 것이었다. 그런데 그 방 맞은편에서 하얀체스 말들이 그들을 향해 오고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약간 떨렸다-그 커다란 하얀 색의 말들은 눈,코, 입이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해리가 속삭였다. '뻔하지 않아?" 론이 말했다. "그 방을 지나가려면 체스 게임을 하는 수밖에 없어" 그들은 그 하얀 말들 뒤에 있는 또 다른 문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내 생각엔.' 론이 말했다. ◎끼가 체스의 말이 되어야 할것 같아" 그는 검정 나이트(기사,騎士)에게로 걸어가 손을 내밀어 그나이트의 말을 만졌다. 그러자 그 돌이 금방 생기를 되찾았다. 그 말은 땅을 앞발로 긁었고, 나이트는 헬멧 쓴 고개를 돌려론을 내려다보았다. '우리가- 어- 지나가려면 당신 팀에 끼어야 하나요?' 검정 나이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론이 다른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건 좀 생각해 봐야겠는데‥‥‥ 그가 말했다. ◎기가 검정말 세 개를 대신해야만 할 것 같아·."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이 생각하는 걸 지켜보며 가만히 있마침내 그가 말했다. '◎렇다면, 화내거나 뭐 그리지는하지만 너희 둘 다 체스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니 켠단골 한향 석좌 말들은 는.7_ 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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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하지?" 해리가 속삭였다. '뻔하지 않아?' 론이 말했다. '그 방을 지나가려면 체스 게임을 하는 수밖에 없어." 그들은 그 하얀 말들 뒤에 있는 또 다른 문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내 생각엔." 론이 말했다. "우리가 체스의 말이 되어야 할것 같안" 그는 검정 나이트(기사.騎士)에게로 걸어가 손을 내밀어 그 47찍 릴 額? ]77◎ ?7? ?띤◎ 駱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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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땅을 앞발로 긁었고, 나이트는 헬멧 쓴 고개를 돌려론을 내려다보았다. "우리가-어-지나가려면 당신 팀에 끼어야 하나요?" 검정 나이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론이 다른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건 좀 생각해 봐야겠는데·.." 그가 말했다. "우리가 검정말 세 개를 대신해야만 할 것 같아· "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이 생각하는 걸 지켜보며 가만히 있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렇다면, 화내거나 뭐 그러지는마, 하지만 너희 둘 다 체스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니 "화내지 않을게."해리가 얼른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만 해." ◎써면, 해리, 넌 저 비숍(주교의 모자 꼴로서 비스듬히 사방으로 움직일 수 있음: 옮긴이)의 자리로 가고, 헤르미온느, 넌 그의옆으로 가서 저 성장(域將)을 대신해.' ◎런 넌?" '난 나이트가 될 거야."론이 말했다. 체스의 말들은 죽 듣고 있었던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이 말이떨어지기가 무섭게, 나이트 하나와 비숍 하나와 성장 하나가하얀 체스 말들에게 등을 돌리고 체스 판에서 걸어나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들어갈 빈칸을 남겨두었기 때문이었다. "체스에서는 하얀 색이 항상 먼저 시작해" 론이 체스 판을건너다보며 말했다. ◎쌔‥‥ 봐‥‥‥ 하얀 졸 하나가 앞으로 두 칸 움직였었다. 론은 검정 체스 말들에게 지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가어디로 보내든 아무 말 않고 움직였다. 해리의 무릎이 떨리고있었다. 지면 어떡하지? '해리- 오른쪽 대각선으로 네 칸 움직여.' 나이트 하나가 잡혀갔을 때 그들은 처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하얀 여왕이 그를 세게 때려 땅바닥으로 넘어뜨리더니얼굴을 푹 숙이고 판에 조용히 누워있는 그를 질질 끌고 나갔다. "어쩔 수 없었어." 론이 자신감을 잃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해야 널 내버려두고 저 비숍을 가져가니까,헤르미온느,계속해." 그들의 말 하나가 없어질 때마다. 하얀 말들은 인정사정이없었다. 곧 죽은 검정 말들이 체스 판 바깥에 죽 늘어서게 되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을 론이 두 번씩이나 겨우 구해주기도 했다. 그는 체스 판으로 여기저기를쏜살같이 뛰어다니며,그들이 잃은 검정 말 만큼의 하얀 말들을 죽여버렸다. '거의 다 왔어."그가 갑자기 비밀히 말했다. '잠간만·.생각좀 해보고·.." 하얀 여왕이 멍한 얼굴을 그에게로 돌렸다. ◎쌔‥‥‥론이 조용하게 말했다 '그 길밖에 없어‥‥내가 죽어야 해." "안돼 !"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체스는 그런 거야!"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어떤 희생을치러야만 한다구! 내가 한 발짝 앞으로 나가면 그녀가 날 잡아갈 거야-그래야 네가 자유롭게 되어 저쪽 왕을 저지하는거77, 해 리 ! ◎띠만一' '너 스네이프 막고 싶은 거니 아니니?" "론一" "이것 봐,네가 서두르지 않으면,그 사이 그가그 돌을 가져갈 거야!" 달리 방도가 없었다. ◎기됐니?' 론이 큰소리로 물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결연해 보였다. '그럼 간다-자, 일단 네가 이기면 꾸물거리지 마." 그가 앞으로 발을 내딛자, 그 하얀 여왕이 와락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론의 머리를 돌 팔로 세게 내려치자,그가 마룻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헤르미온느는 제자리에 선 채 비명을 질렀다-그 하얀 여왕은 론을 한쪽으로 끌어냈다. 그는 기진맥진해진 것처럼 보였다. 해리는 벌벌 떨면서, 왼쪽으로 세 칸 옮겼다. 하얀 여왕이 왕관을 벗어 해리의 발로 던졌다. 그들이 이긴것이었다. 체스의 말들이 양쪽으로 늘어서더니 허리를 굽혀절을 했다. 이제 앞에 있는 문으로 가는 길에는 장애물이 없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을 마지막으로 한번 돌아본 뒤, 그문으로 달려가 다음 통로로 올라갔다. '그가 만일-?' "괜찮을 거야.' 해리가 그렇게 믿으려고 하며 말했다. '박음윌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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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라우트의 마법이 있었는데, 그건 악마의 덫이었어. 열쇠들에 마법을 건 사람은 틀림없이 플리트윅이었을 거야. 맥고나걸은 체스의 말들이 살아 있도록 변신시 켰어.그렇게 되면퀴렐의 주문이 남아,그리고 스네이프의 것은‥‥‥ 그들은 또 다른 문에 도달했다 "괜찮아?" 해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쌔, 열어." 해리가 문을 밀어 열었다. 고약한 냄새가 물씬 났으므로, 그들은 둘 다 망토를 끌어을려 코를 막았다. 지독한 냄새에 눈물을 흘리며 그들은 전에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트롤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저 녀석과 싸을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야." 그 트롤의 육중한 한쪽 다리를 조심스럽게 넘어가며 해리가 말했다. "어서 가자. 숨을 쉴 수가 없어." 그가그 다음 문을 잡아당겨 열었다. 다음에 나타난 것은 그다지 겁낼 필요가 없었다-안에는 그저 다른 모양의 병 일곱개가 한 줄로 늘어서 있는 테이블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제이프의 주문이군." 해리가 말했다. "윌 해야 하지?'문턱을 넘어가자마자,그들 뒤에 있는 문간에 갑자기 자줏빛불길이 솟아 올랐다. 그건 평범한 불이 아니었다. 동시에,앞으로 가는 문간에는 검은 불꽃들이 치솟았다. 그들은 꼼짝없이갇히고 만 것이었다. "봐!" 헤르미온느가 그 병들 옆에 놓여있는 종이 두루마리를잡았다. 해리는 그녀의 어깨 너머로 그것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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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곱 개 가운데 하나는 당신을 앞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고,또 다른 하나는 뒤로 가게 할 것이다. 우리 가운데 두 개에는 그저 채기풀 술이 담겨 있지만,세 개는 독약으로, 어딘가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 잇곳엑 영원힌 먼물고 싶지 않탁떤, 무엇을 딱실직 골락킬. 그리고 선택하는 데 다음 네 개의 실마리를 이용하라. 첫째, 독약이 제아무리 몰래 숨어 있다 해도,꽤기풀 술 왼쪽에서는 항상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양쪽 끝에 서 있는 것들은 서로 다르지만,가로 그 안쪽에 있는 것들은 둘 다 위험하다. 셋째, 보는 것처럼, 모두의 크기가 다르다. 젠일 작은 떵익낙 피일 큰 덩엑는 즉음인 들먹 있지 涉탈췻째, 왼쪽 두 번째와 오른쪽 두 번째는 다른 것처럼 보이지인 그 맛은 똑같다. 헤르미온느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해리는 전혀 웃을 기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놀랍게도 미소를 짓고있었다. '훌릉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이건 마법이 아니야- 논리지- 수수께끼. 많은 위대한 마법사들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했어,그들은 이곳에 영원히 갇히게 될 거야.' "하지만 우리도 그렇게 될까?" "물론 아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우리가 필요한 건 여기이 종이에 다 있어. 일곱 개의 병에. 세 개는 독약이고, 두 개는 술이고, 하나는 검은 불을 안전하게 뚫고 지나가게 하고,하나는 자줏빛 불을 뚫고 돌아가게 해줄 거야." ◎띠만 어느 걸 마셔야 할지 어떻게 알아?" "잠간만 기다려 봐." 헤르미온느는 그 종이를 일곱 번 읽었다. 그리고는 주르르늘어선 병들 앞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며 혼자중얼중얼거렸다. 마침내, 그녀가 손뼉을 쳤다. "알았어." 그녀가 말했다. "가장 작은 병이 검은 불을 지나가게 해줄 거야-그 돌이 있는 쪽으로.' 해리가 그 작은 병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이 마시면 딱 좋겠어." 그가 말했다. "한 모금도 안돼 .' 그들은 마주 바라보았다. "자줏빛 불꽃을 業고 돌아가게 하는 건 어느 병이야?" 헤르미온느가 오른쪽 끝에 있는 동그란 병을 가리켰다. '네가 그걸 마셔." 해리가 말했다. "아냐, 잘 들어,론에게로돌아가.날아다니는 열쇠 방에서 텟자루들을 잡아타면 지하실문에서 나와 플러피를 지나갈 수 있을 거야-곧장 부엉이 방으로 가서 헤드위그를 덤블도어에게 보내,우린 그가 필요해. 내가 잠깐은 스네이프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그를 당할 수 없어, 정말로.' ◎띤만 해리- 그 사람이 그와 함께 있으면 어떡하지?" ◎쎄- 난 한번은 운이 좋았는데, 안 그래?" 해리가 그의흥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또 운이 좋을지도 모르지" 헤르미온느의 입술이 떨리더니, 그녀가 갑자기 해리에게로달려가 그를 껴안았다. 헤르미온느!" "해리- 넌 훌릉한 마법사야." '간 너만큼 훌릉하진 않아." 그녀가 그를 놓자,해리가 무안해서 말했다. '내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책! 그리고 똑똑함! 더 중요한 것들이 있어- 우정과 용기야- 오, 해리- 조심해 !" '너 먼저 마셔.' 해리가 말했다. '건 어느 게 어느 건지 확실히 알잖아, 안 그래?"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녀가 끝에 있는 동그란병을 쭉 들이켜더니 진저리를 쳤다. "독약은 아니지?" 해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냐- 하지만 얼음 같아." '빨리, 가, 약 효과가 떨어지기 전에." "행운을 빌게- 몸조심해一" '가!" 헤르미온느가 돌아서서 그 자줏빛 불길 속으로 곧장 걸어갔다. 해리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가장 작은 병을 집었다. 그는 검은 불꽃을 향해 돌아섰다. '자 간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그 작은 병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정말로 마치 얼음이 몸에 가득 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병을 내려놓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마음을 다잡고, 검은 불꽃이 날름거리는 걸 보았지만, 아무 느낌도 없었다-잠시 어두운 불길만 보일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그 뒤 그는 반대편에 있는,마지막 방에 와 있었다. 그곳엔 이미 누군가가 있었다-그러나 그건 스네이프가 아니었다. 그건 심지어 볼드모트도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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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가진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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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퀴렐이었다. ' "아니!"해리는 숨이 막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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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렐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얼굴은 전혀 씰룩거리지도 않았다. ◎쌔,나다. " 그가 태연하게 말했다. '난 혹시 널 여기서 만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포터.' ◎씩만 전 스네이프가一" "세베루스?" 퀴렐이 웃었다. 그 웃음은 그의 평상시 떨리는목소리가 아닌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그렇지, 세베루스는 그런 타입처럼 보이지,안 그래?그래서 꼴사나운 박쥐처럼 덤벼들게 하는 데 유용하지.그 사람 말고,누가 부◎L_불쌍하고, p◎말더듬는 퀴렐 교-교수를 의심하겠니?" 해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사실일 리가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스네이프가 절 죽이려고 했어요!" "아니, 아니, 아니. 널 죽이려고 한 건 나였어.네 친구 그레인저가 저 퀴디치 시합 때 급히 스네이프에게 불을 지르려다가 잘못해서 나를 치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너에게 시선을 맞출 수가 없었어.몇 초만 더 있었더라면 널 텟자루에서 떨어뜨릴 수 있었는데 말야.만일 스네이프가 널 구하려고 반대 주문을 중얼거리고 있지 않았다면 난 그 전에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거야." ◎제이프가 절 구하려고 했었다구요?" "물론이지," 퀴렐이 냉정하게 말했다. "왜 그가 너의 다음 시합 심판을 자청했다고 생각하니?그는 내가 다시 그렇게 하지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어.우습지,정말‥‥그는 괜한 걱정을 했던 거였어. 덤블도어가 지키고 있어서 난 아무 짓도 할 수가없었거든. 하지만 다른 선생들은 모두 스네이프가 그리핀도르가 이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모두 평소에 그의 평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고나 할까‥‥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는 했지만,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오늘 밤 널 죽이게 됐군.' 퀴렐이 손가락들을 탁 하고 소리나게 했다. 그러자 희박한공기 속에서 갑자기 밧줄들이 튀어나오더니 저절로 해리의 몸을 단단히 감았다. '넌 너무 시끄러워서 살아있으면 안돼, 포터. 할로윈 때 그렇게 돌아다니 다니, 그 돌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러 오는 나를네가 보았다는 걸 내가 알고 있는데도 말야." '◎럼 당신이 그 트롤을 들여놓았단 말예요?" "물론이지. 난 트롤들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받았지- 너도내가 저 방에 무엇을 갖고 있는지 보았을걸?공교롭게도,다른사람 모두가 트롤을 찾으러 뛰어 돌아다니고 있는데, 스네이프는 날 의심하고 가로막기 위해 곧장 3층으로 갔지-그런데내 트롤이 널 때려죽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머리 셋 달린저 개도 스네이프의 다리를 제대로 물어뜯지 못했어. 자,조용히 기다려,포터. 난 이 흥미로운 거울을 좀 살펴봐야 하니까." 해리는 그제서야 퀴렐 뒤에 서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건 소망의 거울이었다. "이 거울이 그 돌을 찾는 열쇠야." 퀴렐이 그 거울의 가장자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이런 짓을 한 걸 알면 덤블도어가 어김없이 복수하겠지‥‥ 하지만 그는 런던에 있어‥‥그가돌아을 때쯤이면 난 이미 멀리 가 있을 거야‥‥‥해리는 그저 퀴렐에게 계속 말을 시켜서 그 거울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전 당신과 스네이프가 숲속에 있는 걸 보았어요一' 그가불쑥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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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나를 내내 의심했어. 날 위협하려고도 했지- 그랬음에도불구하고, 볼드모트 경을 내편으로 만들자·.." 퀴렐은 다시 거을 앞으로 나와 거울을 탐욕스럽게 들여다보았다. '그 돌잇 보꺽‥‥ 렀간◎것을 刃 ◎승곡힌 ◎킬◎ 있타그런데 저긴 어디지?" 해리는 친친 감겨오는 밧줄들과 싸웠지만, 역부족인었단. 그는 계속해서 퀴렐이 그 거울에 온 정신을 쏟고 있지 못하게해야만 했다. "하지만 스네이프는 늘 절 너무나 싫어하는 것 같았어요.""오,그랬지." 퀴렐이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래,그랬어그는 호그와트에 네 아버지와 함께 있었어,몰랐니?그들은 서로 앙숙이었지. 하지만 그는 결코 네가 죽기를 바라진 않았어 ." '그런데 전 며칠 전에,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전스네이프가 당신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으로,퀴렐의 얼굴에 언뜻 불안감이 스쳤다. "가끔,' 그가 말했다. '간 내 스승의 지시를 따르기가 어렵다는 걸 알게 되지-그는 위대한 마법사이고 난 허약한◎'"그러면 그가 저 교실에서 당신과 함께 있었던 말예요?' 해리는 숨이 막혔다 '그는 내가 어딜 가든 함께 있지." 퀴렐이 조용히 말했다. '난 여행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그를 만났어. 그 때 난 선과 악에 대해 터무니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어리석은 젊은이에 불과했지. 볼드모트 경은 내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주었어.선과 악은 없으며,오직 권력만 있다고,그리고 너무 허약한 사람들은 그것을 얻을 수 없다◎·. 그 때 이후 난 그를 충실히 섬겼어, 때로는 그를 여러 번 실망시키긴 했지만 말야. 그는 내게 아주 모질게 굴었지." 퀴렐이 갑자기 벌벌 떨었다. '◎는 실수를 쉽게 용서하지 않아.내가그린고트에서 그 돌을훔치지 못했을 때,그는 대단히 화를 냈었어.그는 나를 난폭하게 다루었◎·.그래서 나를 더 가까이서 지켜보기로 한 거야‥‥‥ 퀴렐의 목소리가 약해졌다. 해리는 다이애건 앨리에 갔던 걸생각해내고 있었다-그는 어떻게 그렇게 멍청할 수 있었을까?그는 바로 그날 퀴렐을 만나 리키 콜드런에서 그와 악수를 했었다. 퀴렐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했다. '난 이해 못하겠어‥‥그 돌이 거을 안에 있다구?그럼 그 거울을 깨야 한단 말야?" 해리는 생각에 몰두했다. 자로 이 순간 내가 세상에서 가장 바라는 건 퀴렐이 찾기 전민 그 돌을 찾는 직알 그는 생각했다. 딴킥석 직울을 들꺽틱보견, 난 내 자신이 그것을 찾은 모습을 보아야 해- 그건 바로 그것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내가 알고 있다는 뜻이야! 하지만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퀴렐이 알지 못하게 하면서 어떻게 거울을 볼 수 있을까? 그는 퀴렐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 거을 앞으로 가려고 했지만 발목에 감긴 밧줄들이 너무 꽉 조여 있어서 그만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퀴렐은 그저 모르는 체했다. 그는 아직도혼자 말하고 있었다. "이 거울은 뭘 하는 거죠?어떻게 사용하는 거죠?도와주세요, 스승님 !" 그러자 어떤 목소리가 대답했는데, 그 목소리는 퀴렐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 해리는 두려움에 횝싸였다. '그 소년을 이용해라‥‥ 그 소년을 이용해·. 퀴렐이 해리를 돌아보았다. ◎개- 포터- 이리 와." 그가 손뼉을 한번 탁 치자, 해리를 친친 감고 있던 밧줄들이떨어져 내렸다. 해리는 천천히 일어섰다. "이리 와." 퀴렐이 되풀이해 말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보이는 것을 내게 말해." 해리가 그를 향해 걸어갔다. 진짓말을 힌알만 힌, 그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보아는 것엔대해 거짓말을 해야만 해, 그렇게 하기만 하면 돼. 퀴렐이 그의 뒤에 바싹 붙어싫다. 퀴렐의 터번에서 이상한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는 눈을 감고, 거을 앞으로 걸어간뒤, 다시 눈을 떴다. 그는 자기 자신의 영상을 보았다. 처음에는 창백하고 겁먹은듯한 표정이었지만 잠시 뒤,그 영상이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 영상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니 새빨간 돌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윙크를 하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고 마치 그 영상이 그렇게 하기라도 한 것처럼,해리는 뭔가 묵직한것이 그의 진짜 주머니 속으로 떨어지는 걸 느꼈다. 아무튼-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그는 그 돌을 깆꼬 있었탈 ◎써면?' 퀴렐이 조바심 내며 말했다. "뭐가 보이니?' 해리는 용기를 냈다. "제가 덤블도어와 악수를 하고 있는 게 보여요" 그가 거짓말로 꾸며댔다. "제가-제가 그리핀도르를 위해 기숙사 우승컵을 따냈어요" 퀴렐이 다시 욕지거리를 했다. "저리 비켜," 그가 말했다. 옆으로 움직일 때, 해리는 그 마법사의 돌이 다리에 닿는 걸 느꼈다. 그가 설마 그 돌을 찾아 거울 속으로 돌진할까? 하지만 그가 채 다섯 발도 가지 않았을 때, 퀴렐의 입술은움직이지도 않는데도 어떤 날카로운 목소리가 말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 '◎터,다시 이리로 와!" 퀴렐이 소리쳤다. "진실을 말해! 윌봤지?" 그 날카로운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내가 그에게 말하지‥‥마주 보고· ·" ◎◎님, 아직은 힘이 충분하지 않으세요!"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해리는 마치 악마의 덫이 그를 그 자리에서 꿈쩍도 못하게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돌처럼 굳어져서,퀴렐이 손을뻗어 터번을 푸는 걸 지켜보았다. 어떻게 돼가는 걸까?터번이 사라졌다. 터번이 없는 퀴렐의머리는 이상하게 작아 보였다. 그 뒤 그가 그 자리에서 천천히돌아섰다. 가능했다면 해리는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소리를 낼 수 없었다. 퀴렐의 뒤통수였어 야 할 곳에, 어떤 얼굴이,해리가 지금까지 보았던 얼굴 중 가장 끔찍한 얼굴이 있었다. 그것은 노려보는 눈과 뱀처럼 틈만 있는 콧구멍을 가진 분필처럼 새하얀 얼굴이었다. 러띨 포터‥‥‥ 그것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않았다. '내 꼴을 좀 보렴," 그 얼굴이 말했다.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 난 또 다른 사람의 몸을 이용해서만 존재할 수있지‥‥ 하지만 항상 나로 하여금 기꺼이 그들의 지성과 감정에 들어가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왔지‥‥ 유니콘의 피는 지난몇 주 동안 날 강하게 만들었어‥‥ 너도 보았지, 충실한 퀴렐이숲속에서 날 위해 그걸 마시는 걸 말야·.일단불로 장수약만갖게 되면, 난 내 자신의 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야‥‥ 이제‥‥네 주머니에 있는 돌을 내게 주는 게 어때?' 그는 알고 있었다. 그 느낌이 갑자기 해리의 다리에 밀려들어왔다. 그는 뒷걸음질 쳤다. "어리석게 굴지 마.' 그 얼굴이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네목숨을 구하고 내게 오는 게 좋을 거야‥‥그렇지 않으면 너도네 부모와 똑같은 종말을 맞게 될 테니‥‥그들은 내게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걸하다 죽었어‥‥‥ '거짓말쟁이 !" 해리가 갑자기 소리쳤다. 퀘렐은 볼드모트가 해리를 볼 수 있도록,뒤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악마의 얼굴이 이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렇게 감동적일 데가‥‥‥ 볼드모트가 야유하듯 말했다. '난항상 용감함을 높이 평가하지‥‥그래,얘야,네 부모는 용감했다‥‥ 난 네 아버지를 먼저 죽였어,그는 용감하게 싸웠어‥‥하지만 네 어머니는 죽일 필요가 없었지‥‥그녀는 널 보호하려고 했었어‥‥ 자 그 돌을 내게 다오,그녀의 죽음이 헛되길 바라지 않는다면 말야." "절대로 안돼요!" 해리는 갑자기 까만 불길이 있는 문 쪽으로 달려갔지만,볼드모트가 "잡아!"라고 소리치자마자,퀴렐의 손이 그의 손목을단단히 쥐는 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해리의 흥터를 스쳤다. 머리가 마치 둘로 旻개지는 것 같았다. 그가 온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소리쳤고 놀랍게도 퀴렐이 그를 놔주었다. 머리의 통증이 줄어들었다-그는퀴렐이 어디로 갔는지 보려고 미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통증으로 등을 등글게 구부리고,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눈앞에서 손가락들에 물집이 생기고 있었다. "잡아! 녀석을 잡아!" 볼드모트가 다시 날카롭게 소리치자,퀴렐이 돌진해 해리를때려눕히고는,그의 위에 올라타고 두 손으로 해리의 목을 졸랐다-해리는 흥터의 통증이 심해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지만, 퀴렐이 심한 고통으로 울부짖는 모습만은 볼 수 있었다. ◎송님, 그를 붙들 수가 없어요- 내 손이- 내 손이 !" 여전히 무릎으로 해리를 땅바닥에 눌러 꼼짝못하게 하고 있었음에도,퀘렐은 그의 목을 졸랐던 자신의 손을 들여다 보며괴로워했다-해리는 그의 손바닥이 마치 탄 것처럼, 껍질이벗겨져 속살이 나오고,벌겋게 번들거리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러면 그를 죽여, 멍청아, 그러면 끝나니까!" 볼드모트가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퀴렐이 해리를 죽일 주문을 외우려고 손을 들어올리는 순간, 해리가 본능적으로 손을 努어 퀴렐의 얼굴을 잡았7- "71717171!" 퀴렐이 그에게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그의 얼굴에서도물집이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그때 해리는 알았다. 퀴렐은 자신이 맨살을 만지면 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것을-따라서 퀴렐을 계속 붙잡아서,그가 주문을 외우지 못하도록 고통스럽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해리는 벌떡 일어나 퀴렐의 팔을 꼭 잡고, 있는 힘껏 매달렸다. 퀴렐이 비명을 지르며 해리를 뿌리치려고 안간힘을 썼다-해리의 머리 통증이 심해지고 있었다-그는 볼 수가 없었다-그는 퀴렐의 끔찍한 비명소리와 "죽여! 그를 죽이라구!"라고 소리치는 볼드모트의 외침소리와 해리의 머리 속에서 들리는 것 같은 '해리! 해리!"라고 외치는 다른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퀴렐의 팔이 그의 손에서 비틀어 빠져나가는 걸 느꼈고, 모든 게 헛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암흑 속으로 떨어졌다‥‥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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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의 무언가가 그의 몸 바로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스니치 ! 그는 그것을 잡으려고 했지만, 팔이 너무 무거웠다. 그는 눈을 깜박거렸다. 그것은 스니치가 아니었다. 그것은안경이었다. 정말 이상했다. 그는 눈을 다시 깜박거렸다. 미소를 짓고 있는 알버스 덤블도어의 얼굴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떤, 해리.' 덤블도어가 말했다. 해리는 그를 빤히 보았다. 그리곤 기억이 났다. "선생님! 그돌이오! 그건 퀴렐이었어요! 그가 그 돌을 가졌어요! 선생님,빨리요一" ◎떤하거라,얘야,그 때 이후 시간이 좀 지났단다. " 덤블도어가 말했다. "퀴렐은 그 돌을 갖고 있지 않단다. " "그림 누가 갖고 있죠? 선생님, 전一' '해리, 제발 마음을 편안히 해라, 그렇지 않으면 폼프리 부인이 날 쫓아낼 테니까 말이다. " 해리는 침을 꿀꺽 삼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병동에있는 게 분명했다. 그는 하얀 리넨 시트가 깔린 침대에 누워있었고,침대 옆에 놓인 탁자 위에는 마치 과자 가게처럼 과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네 친구들과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내온 거란다. " 덤블도어가 밝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저 아래 지하 감옥에서 너와 퀴렐 사이에 일어났던 일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되었단다.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를,전교 학생이 다 알고 있다는 말이지.네 친구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네게 화장실변기를 보내려고 했단다. 그렇게 하면 네가 웃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 다만,폼프리 부인은 그것이 대단히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서 압수해 버렸단다. " '제가 이곳에 얼마나 있었죠?" '사흘. 네가 돌아온 것을 누구보다도 좋아할 사람들은 론 위즐리 군과그레인저 양이야,몹시 걱정들 했었거든.' '그런데 선생님, 그 돌은一' "이제 정신이 든 것 같구나.좋아,그 돌.퀴렐 교수는 그것을네게서 가져가지 못했단다. 내가 때마침 도착해 그걸 막긴 했지만, 네가 혼자서 아주 잘하고 있었단다, 정말 잘했다. ''그곳에 오셨어요? 헤르미온느가 보낸 부엉이를 받으셨어요?'◎런 아마 공중에서 엇갈렸던 것 같더구나.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난 내가 가야 할 곳이 방금 떠나온 이곳이라는 걸 알았단다. 퀴렐이 널 떼어냈을 때 마침 내가 도착했지一''◎게 선생님이셨군요." '너무 늦을까봐 걱정했었단다. " "아슬아슬하게 오신 거예요,조금만 더 늦으셨어도 전 그를그 돌에서 더 이상 떨어져 있게 할 수 없었을 거예요一"'그 돌이 아니라, 너지, 이 녀석아-그렇게 애쓰다가 하마터면 네가 죽을 뻔했잖니. 그 돌은 말이다, 파괴되었단다. ""파괴되었다구요?' 해리가 멍하니 말했다. ◎씩만 선생님의친구- 니콜라스 플라멜一' "아,니콜라스에 대해 아니?" 덤블도어가 아주 기쁜 듯이 말했다. "정말 여러 가지를 알아냈구나.사실 니콜라스와는 벌써얘기가 되었단다. 모든 게 다 하느님의 뜻이라는 데 동의한 거71." ◎띤만 그건 그와 그의 아내가 죽을 거라는 뜻이잖아요, 안그런가요?"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적절히 마무리지을 시간만큼의 불로 장수약은 마련해 두었단다, 그 뒤엔, 그래, 그들은 결국 죽겠지." 덤블도어는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해리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처럼 어린아이에게는,믿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니콜라스와 피레넬은, 아주 아주 긴 세월을 살았기에 정말로 쉬러가고 싶을 거야. 결국, 위대한 마법사에게는, 죽음이란 그저 또하나의 위대한 모험에 불과하단다 그 돌은 사실 그렇게 굉장한 것이 아니란다. 원하는 만큼의 돈과 오랜 삶! 대부분의 인간은 무엇보다도 이 두 가지를 선택하겠지- 문제는, 인간들이란 꼭 자신에게 이롭지 못한 것들을 선택하는 나쁜 버릇을갖고 있다는 것이지." 해리는 할말을 잊은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덤블도어는콧노래를 부르며 천장을 보고 미소지었다. ◎땐님?" 해리가 말했다. "생각해 보았는데요‥‥ 선생님그 돌이 사라져버렸다 해도, 볼드-, 제 말은, 그 사람一""볼드모트라고 부르거라.해리.사물에는 항상 정확한 이름을 사용해야 한단다. 어떤 이름에 대한 공포심은 그 사물 자체에 대한 공포심을 커지게 하니까 말이다. ' '네, 선생님. 그런데 볼드모트는 돌아을 다른 방법들을 시도하겠죠, 안 그런가요? 제 말은, 그는 사라지지 않았죠, 그렇죠◎ '◎래,해리,그는 사라지지 않았단다. 그는 여전히 어딘가에있단다. 함께 할또 다른 몸을 찾으면서 말이다‥‥그는 정말로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죽임을 당할 수가 없단다. 그는퀴렐을 죽도록 내버려두었단다. 그는 적뿐만 아니라 추종자에게도 전혀 인정을 베풀지 않는단다. 하지만, 해리, 너는 그가예전의 힘을 다시 찾는 시간을 조금 늦춰 놓았단다. 앞으로도누군가 그와 싸움으로 해서 조금씩 조금씩 더 방해한다면 그는 아마 영원히 힘을 되찾지 못할 게다. ' 해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얼른 멈췄다. 머리가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 때 그가 말했다. "선생님,알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요, 말씀해 주실 수 있다딴·. 전 진실을 알고 싶어요」...'"진실." 덤블도어가 한숨을 쉬었다. '그건 아름답고도 끔찍한것이지, 그러므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 져야만 한단다. 그러나,말하지 못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면 네 질문에 기꺼이 대답해 주마 단 대답해 주지 못할 땐,용서해 주길 바란다. 난 물론 거짓말은 하지 않을 게다. " "그러면‥‥ 볼드모트는 저의 어머니를 죽인 이유가 단지 그가 절 죽이려는 걸 그녀가 막았기 때문이었다고 했어요.하지만 왜 애당초 그가 절 죽이고 싶어했던 거죠?' 이번엔 덤블도어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를 어쩌지,그 첫 번째 질문에는 대답할 수가 없구나.오늘은 안돼. 지금은 안된다. 하지만 알게 될 게다. 언젠가는·. 그러니 당장은 생각지 말거라, 해리. 나이가 더 들면‥‥ 이런말 듣길 싫어한다는 걸 알지만‥‥ 네가 준비가 되면, 알게 될 해리는 논껑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퀴렐은 왜 저를 만치지 못했던 거죠?" '네 어머니는 널 구하기 위해 돌아가셨단다. 만일 볼드모트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그건 바로 사랑이란다. 그는 너에 대한 네 어머니의 사랑처럼 강력한 사랑이 그나름의 독특한 자국을 남긴다는 걸 깨닫지 못했던 거지.흉터도 아니고,눈에 보이는 흔적도 아니지만‥‥그렇게 깊은 사랑은,우리를 사랑하는 그 사람이 죽는다 해도,우릴 영원히 보호해 준단다. 그러한 흔적은 네 몸 전체에 담겨있단다. 증오와,탐욕과, 야망으로 가득 차 있고,볼드모트와 영혼을 공유하고있었던 퀴렐은 이런 이유 때문에 너를 만질 수 없었을 게야. 그렇게 아름다운 무언가의 흔적이 남겨진 사람을 만지는 건심한 고통일 테니까." 해리는 덤블도어가 창턱 바깥에 있는 새를 바라보는 사이시트로 눈물을 훔쳤다. 해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말했다. '◎리고 투명 망토 말예요-그것을 제게 보낸 사람이 누군지아세요?" "어- 네 아버지가 어쩌다 그것을 내게 맡기고 돌아가셨는데, 난 네가 그것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 덤블도어의 눈이 반짝였다. '쓸모있는 것들이지‥‥ 네 아버지는 이곳에 계실때 그것을 쓰고 부엌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음식을 홈쳐먹곤했단다. " '그리고 또 있어요‥‥‥ "뭐든 서슴없이 해 봐라." "퀴렐은 스네이프가一" '◎네이프 꼬수라고 해라, 해리." '네,그분이-퀴렐은 그분이 절 싫어하는 이유가 제 아버지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그게 사실인가요?' "글쎄,그들이 서로를 몹시 싫어하긴 했었지.너와 말포이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당시, 네 아버지는 스네이프가 절대로용서할 수 없는 일을 했었단다. ' "무슨 일인데요?" '네 아버지가 그의 생명을 구했단다. ' '777'요f" ◎개‥‥‥ 덤블도어가 꿈결같이 말했다.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을 보면 참 우습지, 안 그러니? 스네이프 교수는네 아버지에게 빛을 지고 있다는 걸 견딜 수 없어 했단다·,금년에 그가 널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건 그렇게 해야 그와 네 아버지가 대등하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빛을 갚은 후라면 다시 옛날처럼 네 아버지를미워하며 편안히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해리는 이것을 이해해보려 했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으므로, 그만두었다. "그리고 선생님,한 가지 더 있는데요‥‥‥ '란 하나만?" '제가그 거울에서 어떻게 그 돌을 나오게 한 거죠?" "아,그 질문을 해 줘서 정말 기쁘구나.그건 나의 아주 훌릉한 생각들 중에 하나였지,우리끼리 얘기지만,정말 대단한 생각이었단다. 그러니까,그 돌은 찾고 싶어했던 사람만이- 찾기만 할 뿐,사용하지는 않을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거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금을 만들고 있거나불로 장수약을 마시고 있는 모습만 보게 되겠지,내 머리는 때로 나 자신조차도 놀라게 하거든‥‥자,이만하면 충분히 물었겠지.그럼 이 과자들 좀 먹어보려무나.아!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로군! 젊었을 때 공교롭게도 우연히 메스꺼운 맛이 나는 젤리를 먹었는데,그 때 이후 난 혹시라도 이 젤리가 싫어질까봐 걱정했었단다- 하지만 맛좋은 태피떫탕, 버터,땅콩을 섞어서 만든 캔디 옮긴이)라면 괜찮겠지?" 그는 미소지으며 황금및 갈색 젤리를 입 속으로 톡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목이 메어서 말했다. "아, 이럴 수가! 귀지 맛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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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인 폼프리 부인은 좋은 여자였지만, 매우 엄격했다. '단 5갈 만요" 해리가 간청했다. "절대로 안돼." '덤블도어 교수님은 들어오게 하셨잖아◎·," "글쎄, 물론, 그 분은 교장이시잖니, 아주 달라. 넌 휴식이 필요해." "전 쉬고 있어요,보세요,이렇게 누워 있잖아요.오,제발,폼프리 아줌마·.." "아, 좋아."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단 5분 만이야." 그리고 그녀는 론과 헤르미온느를 들여 보내주었다. '해 리 !" 헤르미온느는 해리에게로 달려와 양팔로 다시 안을 준비를한 것 같았지만, 그는 머리가 아직도 쑤셨으므로 그녀가 자제한 것이 기뻤다 "아,해리,우린 확실히 네가- 덤블도어 교수가 얼마나 걱정했는타◎ '학교 전체가 그 얘기를 하고 있어." 하고 론이 말했다.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해리는 그들에게 퀴렐과 거울과 그 돌과 볼드모트에 대해모든 걸 말해주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말을 정말 진지하게 들었다. 긴장된 대목이 나을 때마다 숨을 죽였으며,퀴렐의 터번 밑에 무엇이 있었는지 말했을 때는, 헤르미온느가큰소리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써니까 그 돌은 사라진 거야?" 론이 마침내 말했다. "플라멜이 곧 죽을 거라구?" '바로 그거야,하지만 덩블도어 교수님이 뭐라더라‥‥ 응,위대한 마법사에게는 죽음이 그저 또 하나의 위대한 모험일 뿐이 래.' '그는 미쳤다고 내가 늘 말했잖아." 론이 그의 우상인 덤블도어의 미친 정도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너희 둘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거니?" 해리가 물었다. "글쎄,난 잘 돌아왔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론을 정신차리게 하고-한참이 걸렸지만 말야-덤블도어 교수님께 연락하려고 부엉이 방으로 막 달려가고 있었는데 현관에서 그를만난 거야-그는 이미 알고 있었어-그는 '해리가 그를 잡으러 갔지, 안 그러니?라고 말하고는 획 3층으로 올라가버렸어 ." '덤블도어 교수님이 계획적으로 네가 이렇게 하도록 꾸민게 아닐까?" 론이 물었다. '네게 네 아버지의 망토를 보낸 것하며 모든 것이 말야?" ◎쎄,' 헤르미온느가 화를 내며 말했다. ◎게 정말이라면-끔찍한 일이야- 넌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어." "아냐,그건 그렇지 않아."해리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재미있는 분이야.그는 내게 기회를 주고 싶어했던 것 같아.그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는 우리가 시도하리라는 것을 알고 우리를 막는 대신,우리를 돕기 위해 충분히 훈련시켰던 것뿐이야.그가 내게 그 거울에 대해 알게 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아.그는 내가 할 수만 있다면 볼드모트에 맞설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래,덤블도어는 미쳤다니까,맞아." 론이 거만하게 말했다. "잘 들어, 내일 연말 파티에는 참석해야 해. 점수가 최종 집계됐는데 물론 슬리데린이 이겼어-네가 지난번 퀴디치 시합에빠졌잖아, 우린 네가 없어서 래번클로에게 지고 말았어- 하지만 음식은 맛있을 거야." 바로 그 때, 폼프리 부인이 재촉을 했다. '너희들 거의 15분이나 있었다,이제 나가거라.'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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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잠 푹 자고 나자,해리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기분이 들었다. '처 파티에 가고 싶어요.' 폼프리 부인이 그의 과자 상자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그가 말했다 "갈 수 있죠, 그렇죠?''덤블도어 교수님은 네가 가도 좋다고 하시는구나." 그녀는 마치 덤블도어 교수가 파티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듯이 코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런데 문병객이 또 왔단다. " "아, 그래_2_" 해리가 말했다. "누군데요?' 그가 말할 때 해그리드가 옆걸음질을 쳐서 문으로 들어왔다. 여느 때처럼 실내에 있는 해그리드의 모습은 너무 커 보였다. 그는 옆에 앉아서 해리를 한번 쳐다보더니,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게- 다- 바보 같은- 내- 잘못이야!" 그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껴 울었다. '내가 그 나쁜 녀석한테 플러피를지나가는 방법을 말해주었어! 내가 그에게 말했다구! 그는 그것만 모르고 있었는데,내가 그에게 말했어! 네가 죽을 수도있었잖아! 용의 알 하나 때문에!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을 거야1. 나 같은 놈은 쫓겨나선 먼글로 살도록 해야 핵1,""해그리드!" 해그리드가 비탄과 후회로 몸을 떨며, 눈물을펑펑 쏟고 있는 걸 보자 해리가 말했다. "해그리드,그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알아냈을 거예요, 볼드모트잖아요, 아저씨가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해도 그는 알아냈을 거예_7." '네가 죽을 수도 있었잖아!" 해그리드가 훌쩍였다. '그리고그 이름은 말하지 마!" '努드모트!" 해리가 그의 이름을 큰소리로 말하자, 해그리드는 너무 충격을 받아 울음을 뚝 그쳤다. "전 그를 만났었고 앞으로 그를 그 이름으로 부를 거예요.제발 기운 내요,해그리드, 우린 그 돌을 구했잖아요, 그건 파괴되었지만요. 어쨌든 그는 그것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어요.개구리 초콜릿 하나 드세요,많이 있어요·, " 해그리드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건 보니 생각난다. 나도 선물 하나 가져왔어.' "흰 담비 샌드위치는 아니죠?" 해리가 걱정스럽게 말하자,해그리드가 마침내 살짝 웃었다. "아냐.덤블도어가 어제 이걸 준비하라고 하루를 쉬게 해주싫어. 당연히 날 해고했어야 했지만 말야- 어쨌든,네게 이걸주게 되어서 기뻐·.." 그것은 표지가 가죽으로 된 좋은 책처럼 보였다. 해리는 호기심에서 그것을 펼쳤다. 안에는 마법사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페이지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네 부모의 옛 학교 친구들에게 모두 부엉이를 보내서,사진을 좀 달라고 부탁했지‥‥네게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맘에 드니?" 해리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지만, 해그리드는 충분히이해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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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그날 밤 혼자 연말 파티로 향하고 있었다. 폼프리 부인이 마지막으로 한번 더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야단법석을떠는 바람에 그가 좀 늦어서인지, 연회장은 이미 사람들로 꽉차 있었다. 연회장은 슬리데린이 7년 동안 연이어 기숙사 우승컵을 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슬리데린의 색깔인 초록색과 은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슬리데린의 뱀을 보여주는 커다란 깃발이 상석 뒤의 벽을 뒤덮고 있었다. 해리가 걸어 들어가자,갑자기 잠잠해졌지만 사람들이 다시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를 보려고 일어서고 있다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앉아 있는 론과 헤르미온느 사이의 자리로 살짝 들어가 앉았다. 다행히, 잠시 뒤 덤블도어가 도착했다. 왁자지껄한 소리가잦아들었다. '◎ 한 해가 갔군요!" 덤블도어가 기분 좋게 말했다. ◎띤는 음식을 먹기 전에 이 늙은이가 여러분들에게 부질없는 말한 마디 해야겠군요.굉장한 한 해였어요! 아마 여러분들의 머리가 모두 조금씩은 더 찼을 것입니다‥‥내년 학기가 시작되깃 전엔 먼런분들읫 떡킥를 깐식 정 빅웠털꼴 석름 쏭후을 귿맞게 될 것입니다‥‥ 자, 이제 기숙사 우승컵을 수여해야겠군요 최종 합계 점수는 4위에, 312점을 받은 그리핀도르. 3위에 謠2점을 받은 후플푸프. 래번클로는 425점을 받았고, 슬리데린은 47점입니다. "슬리데린 테이블에서 갑자기 우레 같은 박수 갈채와 발 구르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해리는 드레이코 말포이가 잔을 테이블에 두드리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구역질나는 광경이었다. "그래요, 그래요, 잘했어요, 슬리데린." 덤블도어가 말했다. "하지만 최근 사건들이 참작되어야 합니툴' 실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슬리데린의 미소가 약간 시들해졌다. 게헴." 덤블도어가 말했다. '나누어주어야 할 막바지 점수가있어요. 어디 보자. 그래‥‥ 첫 번째- 론 위즐리 군은·.."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꼭 햇빛에 잘못 태워 빨갛게 되어버린 얼굴 같았다. "·.·호그와트 역사상 본 적이 없는 최고의 체스 게임을 했으므로, 그리핀도르 기숙사에 50점을 드립니다. " 그리핀도르의 갈채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마법에 걸린 천장을 거의 들어올릴 정도였다. 머리 위의 별들이 떨고 있는 것같았다. 퍼시가 다른 반장들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동생이야, 알지! 내 막내동생이라구! 맥고나걸의 거대한 체스세트를 지나갔어 !" 마침내 다시 잠잠해졌다. ◎째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양‥‥ 불길 앞에서 훌릉한논리를 폈으므로, 그리핀도르 기숙사에 50점을 드립니다. "헤르미온느는 팔에 얼굴을 묻었다. 해리는 그녀가 울음을 터뜨린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리핀도르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그들의 점수가 1驗점이나 올라간것이었다. '넷째로- 해리 포터 군‥‥‥ 덤블도어가 말했다. 실내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순수한 정신력과 뛰어난 용기를 보여주었으므로, 그리핀도르 기숙사에 脚점을 드립니다. '함성 소리로 귀가 멍멍해졌다.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지르면서도 한편으로 점수 계산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제 그리핀도르가 472점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슬리데린과 똑같은 점수였다. 그들은 기숙사 우승컵 경쟁에서 동점이 된 것이었다-만일 덤블도어가 해리에게 1점만 더 주었더라면. 덤블도어가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실내가 점차 조용해졌다. ◎끼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덤블도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의 적들에게 용감히 대항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만한 용기 없이는 친구들을 용감히 지켜낼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네빌 롱바텀 군에게 10점을 드립니다. "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 터져 나온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만약 연회장 바깥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면 아마 폭발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일어서서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고 있을 때 네빌은 충격 받은 듯 얼굴이 새 하얘져서 그를 껴안는 사람들 더미 밑에 파묻혔다. 그는 여지껏 그리핀도르를위해 단 1점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해리는 여전히 환호하면서,론의 옆구리를 슬쩍 찔러 말포이를 가리켰다. 아마 '동작그만' 주문에 걸렸다 해도 그보다 더 어리벙벙하고 충격받은모습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말은,' 래번클로와 후플푸프조차 슬리데린의 실패를 축하하고 있는 우레 같은 박수 소리 속에서 덤블도어가 큰소리로 말했다. "약간의 장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가 손뼉을 딱 쳤다. 잠시 후,초록색 벽걸이들은 자줏빛으로 은색은 황금빛으로 바뀌었다. 거대한 슬리데린의 뱀은 사라지고 커다란 그리핀도르의 사자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스네이프는 소름끼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맥고나걸과 악수하고 있었다. 그와 살짝 눈이 마주친 해리는 그에 대한 스네이프의 감정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해리는 이것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았다. 내년에는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물론 호그와트 기준으로 보았을때 말이다. 그날은 퀴디치를 이겼던 때보다도, 크리스마스 때보다도, 산더미만한 트롤들을 쓰러뜨렸을 때보다 더 좋은, 해리의 인생최고의 저녁이었다·. 그는 오늘 밤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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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시험 결과가 나을 것이라는 사실을 거의 잊고 있었지만, 성적은 나오고 말았다. 놀랍게도, 그와 론 모두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헤르미온느는 물론 1학년에서 최고 점수를받았다. 턱걸이를 하긴 했지만 심지어 네빌도 시험을 통과했다. 마법의 약 성적이 무척 나쁘기는 했지만 다행히 약초학 성적이 좋아 만회가 뵉었다,고일은 심술궂은 만큼이나 어리석었으므로 떨어지기를 바랐지만.그 역시도 통과했다. 너무나 쓰라린 일이었지많 론이 말했던 것처럼 인생에서 모든 걸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갑자기 그들의 옷장이 비워지고, 짐이 꾸려졌으며, 화장실한쪽 구석에서는 네빌의 두꺼비가 발견되었다. 모든 학생들에게는 방학 동안에 마법을 써서는 안 된다("제발 우리에게 이말을 하는 것 좀 잊어버렸으면 좋겠어.' 프레드 위즐리가 슬프게 말했다)고 경고하는 통신문이 나누어졌다. 또 그들을 배에태워 호수를 건네주기 위해 해그리드가 왔다. 그들은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탈 것이다. 웃고 떠드는 사이 시골 풍경은 점점더 푸르러지고 점점 더 산뜻해졌다.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를 먹으면서 그들은 머글 마을들을 급히 지나쳐 갔다. 마법사 망토를 벗고 재킷과 코트로 갈아입었다. 킹스 크로스 역 9와 3/4번 승강장에 들어왔다. 그들 모두가 승강장에서 내리는 데는 좨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들이 한꺼번에 딱딱한 벽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머글들을 깜짝 놀라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쭈글쭈글한 늙은 차장이 개찰구 옆에 서서 그들을 두세 명씩 내보냈기 때문이었다. "이번 여름에 꼭 놀러와." 론이 말했다. '너희 둘 다-부엉이를 보낼게." "고마워.' 해리가 말했다. '7도 기대를 갖고 기다릴 무언가가 필요할 거야.' 그들이 머글 세계로 돌아가는 출입구 쪽으로 걸어갈 때 사람들이 그들을 밀치며 지나갔다. ◎떤, 해리 !" "잘 가, 포터." "여전히 유명하군."론이 그에게 씩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갈 곳에서는 아냐, 장담해." 해리가 말했다. 그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출입구를 함께 지나갔다. "저기 있어, 엄마,저기 있어,봐!" 그건 론의 여동생 지니 위즐리였지만,그녀는 론을 가리키고있지 않았다 "해리 포터야!"그녀가 소리쳤다. "봐,엄마! 난 보여一"◎各히 해, 지니, 손가락질을 하는 건 버릇없는 짓이야."위즐리 부인이 그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따쁘게 보냈니?' 그녀가 말했다. '대단히요' 해리가 말했다. ◎씩와 스웨터 감사했어요, 아줌마" "오, 뭘 그런 걸 가지고." ◎기됐니?" 그건 버논 이모부였다. 여전히 보랏빛 얼굴에, 여전히 코밑수염을 기르고 있는 그는 보통 사람들이 가득 찬 역에서 새장속에 넣은 부엉이를 들고 있는 해리의 뻔뻔스러움에 여전히몹시 화난 것처럼 보였다. 그의 뒤에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가 서 있었는데 해리를 보자 겁에 질린 것 같았다. "해리의 가족들이시군요!"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런 셈이죠."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서둘러라,얘야,하루종일 걸리겠다. " 그리고는 그는 걸어갔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나누기 위해 머뭇거렸다. "여름 지나고 보자, 그럼.' '방학- 어- 잘 보내길 바래." 헤르미온느는 사람이 어떻게그렇게 불친절할 수 있을까에 충격 받았는지, 확신이 없다는표정으로 버논 이모부의 뒤를 바라보았다. "그럴게." 해리가 이렇게 말했을 때,그들은 그의 얼굴에 퍼지는 웃음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우리가 집에서 마법을쓰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는 걸 몰라.난 이번 여름을 두들리와재미있게 보낼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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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제2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f業권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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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세계 출판계는 가난에 시달리던 한 이혼 여성을 일약 신데렐라로 만들어놓은 동화 해리 포터 시리즈 신드롬에쉽싸여 있다. 현재 努개 언어로 135개국에서 출판돼 2천만 부이상이 팔려 나가면서 세대와 인종을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시리즈는 아동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성인물을 제치고세계적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년 전인 지난 7년 6월 영국의 블룸스베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무명작가」교 롤링의 처녀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for◎ 只沇訂 aH? 77e 刃凉79p7fr'S Sf7He; 미국판은 刃37y f7街faHs the S7r771er'S StGHe)'은 발간되자마자 단숨에 인기 고공비행을 시작해 올해의 어린이도서상과 스마티즈상 금상 등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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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의 어린이도서상을 쉽쓸었으며,곧 독자와 평론가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다음해에 나온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책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777y f77er rind He C7am77r 7f Se☞7ts)' 도 역시대히트였다. 영국에서 시작된 해리 포터 선풍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네덜란드, 그리스, 핀란드,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 등유럽 각국으로 이어져 계속됐으며 심지어 자국에서의 출판을기다리지 못하고 영국으로 인터넷 주문을 하는 극성 팬들도늘어났다. 그 세 번째 책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777y f37?anti He atsru? 7? 7777an)'가 첫선을 보인 지난 7월 8일에는어린이들이 그 책을 사기 위해 학교를 무단 결석하는 일이 없도록 출판사가 학부모들의 바람에 따라 그 출시 시기를 오후로 미루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을 정도였다. 또 그날 하룻동안미국의 애틀랜타 시내에서만 팔린 양이 무려 5만 권이었다고하는데, 이 판매량이 독일에서 베스트셀러 瑞위권 소설이 1년간 팔리는 수치라는 걸 생각한다면 이 소설의 인기가 얼마나대단한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이상한 일은 이 책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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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들까지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블룸스베리에서는 지하철에서 어른들이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읽을 수 있도록 알록달록한 표지를 수정해 2파운드를 더 들여점잖은 성인판을 내놓기도 했는데 단번에 3만 5천 부가 팔려나갔다. 영국보다 늦게 출판된 미국에서는 지난해 이 책이 나오자마자 첫 주에 바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올라섰고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1권과2권이 나란히 베스트셀러 2위와3위를 기록하는 등 1, 2탄 모두 미국 주요 일간지의 일반도서목록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수위를 유지하며 롱런하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현재 미국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1,73위.한 작가의 동화 작품들이 동시에 이 신문 베스트 셀러 최상위 권에 오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월스트리트 저널, 영국 더 타임즈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앞으로 해리 포터 신화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전망을 못하고 있다. 해리 포터 선풍은 미국 사회에 '해리 포터 현상', '해리 포터 증후군'을 몰아왔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마다 '해리 포터'동화집을 밤새워 읽기 일쑤며 학교에서도 해리 포터'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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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간만을 고집한다고 한다. 또 아이들은 스스로가 마치신나게 마술을 부리는 '해리 포터'인양 행동하고 사고하는 등온통 '해리 포터'이다. 미국의 많은 학부모들은 비디오와 텔레비전 등에 빠져 책읽기를 외면했던 어린이들이 동화집 '해리 포터' 때문에 다시 책으로 돌아오자 기쁨의 함성을 지르고있다. 영국의 블렁킷 교육부장관은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아이들을 걱정하여 특별히 모든 학교가 매일같이 독서시간을갖도록 지시한기도 했었는데,그런 어린이들인 인 해리 포터시리즈 때문에 다시 책보는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게 놀라웠던 것은,작가 롤링이 무명이었고,그녀의 책이 블룸스베리의 의해 받아들여질 때까지 몇 개의 출판사들에 의해 거절당했기 때문이었다. 광고의 역할을 무시할수는 없겠지만,만일 그 책들이 재미있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들까지 책벌레로 변신시킬 정도로어린이들을 매료시키고 어른들까지 그녀의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는 이 장문의 소설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권선징악의 틀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마법사 이야기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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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황당무계하지만 서양의 여러 신화들이 섞여 있어 낯설지않고 모험이 빠르게 전개돼 순식간에 읽힌다. 또한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고 있지만 이웃 중엔 마법사들이 있으며 그들이나름의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독특한 설정은 이 소설의 흥미를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둘째,해리 포터의 소설에는 자유가 있다. 고아를 소재로 한아동 소설이 보통 그렇듯 주인공 해리는 옳은 것과 그른 것,선과 악,충성과 배반 사이에서 그 나름대로의 도덕적이고 실천적인 선택을 해나간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만족을 주는 건그 안에 내포된 자유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스로에게 책임을진는 방법을 보연주는 힌린쏙 같은 인물은 칙속 필요로 랄 깃이다.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해리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읽을 거리로서 인정할 뿐만 아니라,그들 역시도 그 책을 즐겁게 읽게 되는 또 하나의 분명한 이유인 것이다. 셋쩌,악과 싸우는 롤링의 영웅들에치는 또 품위가 느껴진다. 그들은 용감하다. 그들은 신뢰할 만하다. 그들은 친구들을위해 위험에 맞선다. 그들은 용서한다. 넷째, 그 모험들에는 표면에 나타나지 않는 어떤 흐름, 즉각 책마다 끝으로 가면서 명확해지는 미묘한 교훈과 깊숙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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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감동들이 있다. 다섯째, 책마다 기적적으로 새로운 근거를 발견하고 이미존재했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잠재적 요소들을 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컴퓨터 게임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고 흡인력 있으며 매력적인 독특한 전개방식이 그것이다. 누구라도 이렇게신나고 기이한 모험과 상상력 넘치는 이 소설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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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는 고아소년 해리 포터가 친척집에 맡겨져 천대받다가 마법 학교에 입학하면서 마법사 세계의 영웅이 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 모험과 환상을 중심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작고 마른 체구에 갸름한 얼굴을 하고 흐트러진 까만 머리와 초록빛 눈을 가진 해리 포터, 이마에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터가 있는 그는 늘 헐렁한 헌옷에 스카치테이프로 붙인안경을 끼고 다닌다. 해리는 한 살 때,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마왕을 물리친 위대한 영웅이지만, 안전을 위해 머글인 페투니아 이모와 버논이모부 가족에게로 보내진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마법사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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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도 모른 채 온갖 멸시와 학대와 모욕을 당하며 계단 밑벽장에서 불우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열한 번째 생일날에 해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호그와트라는 영국 최고의 마법 학교에 입학하라는 통지서를 받는다. 그는 커다란 냄비와 요술 지팡이를 들고, 런던 킹스 크로스역의 9와 3/4번 승강장에서 진홍색 증기 기관차를 타고 매혹적인 외딴 성에 있는 마법 학교에 도착한다. 호그와트에서 해리는 마법의 약 제조법, 약초학, 변신술,어둠의 마법을 막는 방어법,요술지팡이 사용법, 마법의 역사들을 배운다. 또 텟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경기하는 스릴 만점의 퀴디치 게임에서 스타가 되며, 머리가 셋 달린 개,거대한 거미, 용, 유니콘, 켄타우루스, 바실리스크, 히포그리프(말 몸에 독수리 머리와 날개를 가진 괴물) 등 신비한 동물들과 마주치며 계속해서 악마의 힘으로부터 학교와 마법사 세계를 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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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수업시간에 가장 먼저 손이 을라가고 아는 체하며 공부하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공부벌레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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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미온느는 사실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기초로 한것이었다. 그녀는 그 시절의 자신을 두꺼운 안경을 긴 멍청이 공부벌레로 묘사하며, ◎녀는 나를 풍자한 것이다. 난 헤르미온느처럼 똑똑하지도 성 가시지도 않았다. 적어도 난 내가 그렇지 않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불타는 듯한 빨강머리를 해리의 친구 위즐리 형제들에게 주었다. 그녀에겐 또한 그녀의 친구가 되는 것이 어떤 영예도 되지않았던 어려운 시기에 옆에 있어주었던 가까운 친구 몇 명이있다. '그 시기를 통해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 시리즈에서 유명한 해리의 단짝 친구로등장하는 론의 성격은 정작 어려을 때는 믿지 못할 친구였던손이라는 인물에 기초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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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는 그러나 가난에서 부로 이어진 작가의동화 같은 삶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이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의 인생만큼이나 극적이다. 1965년 7월 영국 웨일스의 시골에서 태어난 작가 조앤 롤링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딸아이를 데리고 궁핍하게 살아가는 무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썼으며 언제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희한한 사건이나 모험담을 꾸며내어 들려주는 등 일찍부터소설가로서의 재능을 보였다. 롤링은 동네 종합 중등학교에서 교육 받았으며 그 뒤 엑세터 대학에서 불문학과 고전을 읽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고 졸업한 뒤에는 국제 사면위원회에서 임시 직원으로 몇 년간 일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 그녀가 카페와 술집에서 글을 쓰기시작한 것은 바로 그 때였다. 하지만 1990년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직장마저 잃게 되자 그녀는 영어강사를 하기 위해 포르투갈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지 기자와 사랑에 빠진그녀는 197년에 결혼해 그 다음해에 딸 제시카를 낳았다. 하지만 그 결혼은 3년도 되지 못해 파경을 맞게 된다. 그녀는 생후 4개월짜리 딸을 안고 여동생이 살고 있는 에든버러에 초라한 방 한 칸짜리 아파트를 얻어 정착한다 하지만 그때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 일자리를 구하려면 아이를 보육원에 맡겨야 했지만 보육비가 없었던 그녀는 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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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3년여 동안 주당 7파운드밖에 되지 않는 생활보조금으로 간신히 살아가야 했다. 넝마 시트로 덮인 침대 하나가 퀴퀴한 방을 다 차지하고 있는 어둠침침한 아파트에서모녀는 혹한과 찜통 더위를 견뎌야 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사치였다. 어린 딸을 굶기지 않는 것이 더 급했다. 보조금이떨어져 아이가 보챌 때는 맹물로 우유를 대신해야 했고,자신의 눈물방울이 섞인 물을 젖처럼 빨아대는 아이를 보며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롤링은 스물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하며 자존심까지 내팽개쳐야 하는 자신의 상황에 굴욕감을느꼈다. 갑작스런 가난은 그녀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항상 작가의 꿈을 키워 왔으면서도 남몰래 글을 써왔던 그녀는 마침내 오래 전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가는 기차간에서 생각해냈던 해리 포터 이야기를 끝마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글쓰기에 매달렸다. 위대한 시리즈의 출발이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춥고 초라한 아파트를 나와 딸 제시카를유모차에 태워 공원으로 갔고 해리 포터 이야기의 줄거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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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하며 이리저리 걸어다니곤 했다. 그리고는 아이가 잠들면탁자와 의자가 있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아이가 잠든 동안에만 글을 쓸 수 있었으므로 일분 일초가 소중했다. 운이 좋은 날에는, 2시간 동안도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녀는한 잔의 커피로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었던 니콜슨이라는 카페를 가장 좋아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일단 제시카가 잠들고 나면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글을 썼다. 1996년 6월, 그녀는 마침내 원고를 완성했다. 하지만 복사비가 없었던 그녀는 그 원고를 런던에서 일할 때 切파운드를 주고 샀던 낡은 타자기로 두 번 쳤다. 그리고 동네 도서관 연감에서 고른 런던의 두 에이전트에게 보냈다. 첫 번째 에이전트는 실망스럽게도 어린이 책으로는 黜,000자 원고가 너무 길다며, 원고를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녀가 시도한 두 번째 에이전트는 독점계약을 바란다는 반가운 답장을 보내왔고 블룸스베리 출판사를 알선해주었다. 그녀는 그 출판사로부터 翡00파운드의 선금을 받게된다. 그것은 그러나 시작에 불과했다. 미국의 한 출판사는 저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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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로 1關,000파운드를 지불했다. 아동 도서로는 전례가 없는 선금이었다. 하지만 (피터 팬)이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어린이를 위한 불멸의 고전이 탄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시리즈를 그녀가 처음 계획했을 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어린이들을 위해 쓴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어린아이들이 재미있다고생각할 것들을 상상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재미있는것을 썼다. 그녀는 궁핍한 생활 속에서 황량해지거나 미치지 않기 위해 그저 자신을 위해 글을 썼을 뿐이며 해리에 대해 생각하고있노라면 마치 친한 친구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첫 번째 책의 원고뿐만 아니끌 7「글프인 다음 여섯 권좌 아웃라인을 들고 출판사에 갔다는 사실이었다. 각 책의 줄거리는 이미 다 짜여져 있으며,모든 인물은 처음부터 만들어졌다. 롤링은 11살짜리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를 떠나는 17세까지1년 동안의 모험담을 각기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모두 7권으로완성할 예정이다. 따라서 해리 포터의 중년의 위기나 노인 마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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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 해리 포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1년에 한 권 꼴로 출간될 예정인 이 시리즈의 후속편을 기다리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해리 포터 팬클럽 웹사이트가만들어지까지 했는데 팬은 "호그와트의 명예 학생이며,해리포터의 친구이며, 어둠의 세계에 대한 맹렬 반대자이며 아주착한 사람'임을 증명해주는 학생증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 해리의 이마에 그려져 있는 흥터 번갯불 표시는 어린이 독자들 세계에선 인기있는 표상이 되고 있어 이미 독일에서만 液만 명의 어린이들이 이 표시를 하고 다니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미국의 워너브라더스 사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화 판권과 캐릭터 사업을 엄청난 거액에 사들였는데 이들 시리즈는앞으로 차례차례 영화화될 예정이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감독한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을 계획이지만 '나 홀로 집에'의 크리스 콜럼버스, '양들의 침묵'의조나단 드미 등 쟁쟁한 감독들이 이 소설의 영화화에 눈독을들이고 있어 두고보아야 할 상황이다. 시나리오는 이미 스티븐 크로브가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롤링은 현재 다섯 살이 된 제시카와 함께 에든버러 중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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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있는 방 세 개짜리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며 이제는 더 이상 미처 아이의 신발을 살 돈을 모으기도 전에 아이가 너무 빨리 자라서지금 신고 있는 신발을 못 신게 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사실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이제 더 없이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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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좋은 작품을 번역할 수 있도록 해주신 문학수첩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원고를 꼼꼼히 읽어주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준 남편에게 더 없는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일에 파묻혀 지내느라 잘 놀아주지 도 못한 엄마를 이해해주고 씩씩하게 생활해준 딸 우연과 우정에게 이 책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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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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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돌에 대한 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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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처녀작이다.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도처에서 쥐어나오기는 하지만, 로날드 달과 마찬가지로 조앤 롤링은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과,공포와,성공을 인간의 척도에 맞추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그 책은 멋지고, 익살맞은유머로 가득 차 있으며 등장인물들은 감명 깊을 정도로 입체적(때재고,7f卜전껀이기도 하터!)-7_? _El"7f7"」 77f "l"「∼「 긴's에 걸쳐 매끄럽게 움직여나간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그 작품 이면에 있는 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고, 감동적 이며, 인 』順깔 친 7◎? ??? 翡패린 翡7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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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고 있으껸, "◎쿠 특변한 욕표룬 위핵 령'證친 거글뵉 세걱틀넘어 높이 날아올랐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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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재미있고,상상력이 풍부한 뛰어난 소설이다‥‥ 영예로운 데뷔작이며, 굉장히 우스꽝스런 즐거움을 주고 현기증이 날것 같은 상상 여행을 하게 하는 책이다. 롤링의 재능과 장래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앞으로 틀림없이 위대한, 진정으로위대한 작품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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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의 마법은 마법사나 어린아이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 다. ' -USA 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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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전율을 느낄정도로 흥미롭다. " -시카고 트리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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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등장인물들이 풍부한 액션과 유머와 익살이 넘치는 공상적인 배경과 균형을 이루고 있어,독자들을 확실히 사로잡을 것이다·."-시애틀 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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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p. L. 트레버스와 로날드 달에 버금가는 영국 작가의 이 데뷔 소설에 푹 빠져들 것이다. 황홀감과,서스펜스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만족시킬 -퍼블리셔즈 위클리, 우수도서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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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을 빼앗는 이 공상소설을 읽은 뒤,독자들은 자신들도 만일 킹스 크로스 역에서 9와 3◎번 승강장을 찾을 수만 있다면,호그와트 학교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 다. ' -학교 도서 잡지, 우수 도서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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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렁의 첫 번째 소설은 마술적 이라는 그 줄거리의 토대를 전혀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영국의 학교 이야기들 요소를 편입시켜 기막힌 상상력으로 멋지게 쓰여진 공상소설이다. 사실,그녀의 이 매혹적인 소설이 유머러스하고,재미있고,즐거움을 주는 것은 스포츠와, 학생들의 경쟁과, 별난 교사에 대한그녀의 탁월한 공상 때문이다. " -북리스_7, 우수 도서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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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처녀작이다‥‥ 이 대단히 재미있는 공상소설은 이상한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리에서부터 벽난로 바닥에서부화하는 용의 알에 이르기까지,상상력이 넘치는 묘사들로 가득하다. ' -커커스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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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이 넘치는 놀라운 소설이다. 이번에야말로 로날드 달의명작들에 비견될 만한 작품을 보게 되었다. ' -더 선데이 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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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파 마법사 해리 포터는 고전명작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있다·.롤링은 예민한 직감과 독창성이 가득한 고전적 서술 기법을 이용해 복잡하고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는 스릴러 형태로 표현해내었다. 그녀는 1급 아동문학작가이다"-더 스코트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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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기지로 쓰여진 멋진 데뷔 소설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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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훌릉한 읽을 거리이며 놀라운 처녀작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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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훌릉한 소설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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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디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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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쿨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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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선데이 텔레그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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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은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책을 만들어냈다. 2770년쯤에는, 수많은 애독자들이 다이애건 앨리와 퀴디치 경기를 들먹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 -더 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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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마법이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해리포터가 그러한 생각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그의 마법은 어른들에게도 매력적 이다. " -제임스 노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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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해야만 합니다. 우선 간단한 연습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기술을 연마해 가야 합니다. 우선,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복장입니다. 긴 까만 망토가일상적인 마법사 복장이긴 하지만, 많은 마법사들은 색깔 있는 망토도 입습니다. 아서 왕의 개인 마법사였던 그 유명한 멀린은 점성술의 기호나 해와 달과 별들이 그려져 있는 망토를입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자주 나타납니다 여러분은 다양한주문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색깔의 망토를 선택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공중으로 날아서 이동할 때는하늘색 망토를 입고,불꽃을 일으킬 때는 주홍색 망토를 입는거죠. 여러분은 또 마법사 모자가 필요할 거예요. 끝이 駱족하고테가 납작한 원뿔형의 모자 말예요 모자 끝이 逃족한 것은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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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쓴 마법사에게 던져진 주문들을 뎃나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런 종류의 모자를 가장 먼저 쓴 사람은 중세(때로 암흑기라고도 하죠) 유럽의 마법사들과 학자들이었습니다. 이들 마법사의 모자는 보통 까만 색이지만, 반드시 그것만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마법사들은 기호나 고대 문자들이 그려져 있는 모자를 쓰기도 했답니다. 다음은 요술지팡이에요. 요술지팡이들은 보통은 버드나무가지처럼 휘두르기 쉬운,유연한 나무로 만들어집니다. 요술지팡이 마법은 여러분의 솜씨에 따라 그 결과가 좌우됩니다. 마법사의 복장에 있는 대부분의 항목들이 다 그렇듯이, 요술지팡이도 다른 마법사가 미리 만들어둘 수는 없습니다. 종종 마법사들은 발끝이 뾰족한 신발을 신고 있기는 하지만,그것은 필수품은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부 마법사들은 고무창 운동화를 신고 있으니까요! 발끝을 뾰족하게 만든것은 그 신발을 신은 사람의 주문들이 먼 거리까지 미칠 수있게 도와줍니다. 자 이제 복장을 다 갖춰 입었으니,마법을 걸거나 마법사 입문서를 읽기 전에 몇 가지 언어를 배워야겠군요. 마법사들이가장 자주 사용하는 언어는 라틴어와 그리스어와 헤브루어이긴 하지만, 많은 마법사 지식은 마법사들만의 기호로 표기되어 있거나 수수께끼와 철자를 바꾼 말들로 표시되어 있습니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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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은 또한 기호와 고대 문자를 사용합니다. 일부 주문들,특히 방어 마법을 쓸 때는 그 마법을 거는 사람은 주문을외우기 전에, 땅바닥에 이러한 기호들을 동심원들로 그린 뒤,그 한가운데 서 있어야 합니다. 마법에 사용되는 약초와 식물들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자라며 음식의 독특한 맛을 내는 향신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은 그것들의 사용법을 모릅니다. 마법사들뿐 아니라, 무당이나 민간 치료사들은 그것들을 이용해 병을 고치고 고통을 덜어주며, 약까지 만듭니다. 여러분은 어느도서관에서든 그러한 약초들이 자라는 곳과 식별법을 설명해주는 약초에 관한 책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약을 조제하는 건 특별한 기술입니다. 빵을 구을 때와 마찬가지로,마법의 약을 만들려면 재료의 양을 정확히 재어야 하며, 대용품을 넣으면 절대 안됩니다. 어떤 약은 잠들어버리게할지도 모르고,어떤 약은 사랑에 빠지게 할지도 모르니까요!물론,어떤 마법의 약은 실제로 맛이 좋습니다. 설탕과 향료와달걀 노른자를 넣은 사과술은 모든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맛좋은 마법의 약이겠지만,그것을 어떻게 마법을 부리는 데 이용하는지는 마법사밖에 모릅니다. 어떤 마법사들은 점성술이나,손금 보기나,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거나, 차 잎을 해독해서 미래를 예언하는 걸 배웁니다. 점성술가들은 어떤 사람의 생일날이나 어떤 사건이 일어난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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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지구에서 보이는 별들의 지도를 만듭니다. 그들은 각 행성이나 별이 지닌 힘에 대한 지식과,그것들의 상호간 위치의의미를 근거로 예측을 합니다. 수상술,즉 손금 보기는 사람들의 손에 나타나는 다양한 선과 주름의 의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점쟁이는 수정 구슬을들여다보고 다가을 일들을 예언할지도 모릅니다. 차 잎을 해독하기 위해서, 마법사는 차를 다 마신 뒤 찻잔에 남겨진 차잎 조각들을 살핍니다. 마법사는 그 차 잎 조각들이 어떤 물체와 닮았는지 에 주목하고, 그러한 물체들의 상징성에 바탕을두어 예측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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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보내온 「마법사가 되는 멋진 방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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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결혼하고 어떤 종류의 직업을 갖게 될지 보고 싶어요우린 해리가 퀴디치 경기를 멋지게 펼쳐서 퀴디치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싶어요.그가 새 뎃자루를 갖게 되었으면좋겠어요 그리고 매년 슬리데린 팀을 이겼으면 좋겠어요해리는 조만간 여자친구를 갖게 될 거예요,론에게도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스네이프 교수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이 되거나, 해리가 그를 압도하거나,그가 해리를 좋아하게 되길 바래요.드레이코 말포이가 호그와트에서 雲겨났으면 좋겠어요. 더즐리 가족이 해리의 진가를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거예요 호그와트에는 새로운 과목들이 개설되고, 해리는 새로운 종류의 마법을 배을 거예요 해그리드는 행복해야 해요 그에게 신비한 동물 돌보기 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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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다시 맡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거예요.또 해그리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용을 되찾을 거예요 우린 지니와 론과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에 대해 더 많은 걸알고 싶지만, 퍼시는 졸업해서 다른 곳으로 갈 것 같아요헤르미온느가 어떤 걸 배우는지 알고 싶어요 2권에는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수가 새로 부임해 오셨으면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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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기 이를 데 없는 심술들을 부린다. 그리고 결코 끝날 것같진 않던 방학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도비라는 집 요정7l나타나 해리에게 학교로 돌아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물론,해리는 됐담안 듣지 않는다. 그러나 호그왁트는 그가 방학 내내고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학교로 돌아가자마자 학생하나가 차갑게 굳어버린 채로 발견되고,그 뒤 또 한 명이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그리고 웬일인지 해리가 그렇게 한 것으로 의심을 받게 된다. 해리 포터는 과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슬리데린의 후계자일까? 여자 화장실에 자주 나타나는 망령 모우닝 머틀과.지나치게 잘난 체하는 신임 교수 질데로이 록허트,그리고 오래 전에 호그와트의 학생이었던 톰 리들의 소름끼치는 일기장 등여러 가지 사건이 해리와 그의 친구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나간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2권-1)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제1장 최악의 생일 처음은 아니었지만, 프리벳가 4번지에서의 아침 식사시간은 말다툼으로 떠들썩했다. 버논 이모부가 조카 해리의 방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어대는 부엉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것이다. "이번 주만도 벌써 세 번이다!" 그가 식탁을 앞에 두고 고함을 질렀다. "저 부엉이를 어떻게 할 수 없다면, 당장 내다 버려!" 해리는 그러나 다시 한번 해명하려고 애썼다. "심심해서 그래요." 그가 말했다. "바깥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집에만 갇혀 있으니깐 그러는 거라구요. 밤만이라도 나가게 하면." "내가 멍청이인 줄 아냐?" 버논 이모부가 달걀 프라이가 조금 매달린 텁수룩한 콧수염을 들이대며 호통을 쳤다. "저 부엉이를 나가게 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 봐도 뻔해." 그는 아내 페투니아와 비밀스러운 눈길을 나눴다. 해리는 다시 설득해보려고 말을 꺼냈지만 그의 말은 더즐리 부부의 아들 두둘리의 시끄럽고 긴 트림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베이컨 더 줘." "프라이팬에 있단다. 얘야." 페투니아 이모가 그 뚱보 아들을 눈물이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집에 있는 동안 잘 먹여야지. 학교 음식이 영 시원치 않아서 말야." "당치않은 소리 말아요, 페투니아. 내가 스멜팅스에 있을 때는 굶주린 적이 한번도 없었다구." 버논 이모부가 힘차게 말했다. "두들리는 먹고 싶은 만큼 춘분히 먹을 거야, 안 그러니 얘야?" 식탁 의자 옆으로 엉덩이가 축 늘어질 정도로 살이 뒤룩뒤룩 찐 두들 리가 씩 웃으며 해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프라이팬 좀 이리 줘." "너 주문을 까먹었구나." 해리가 불쑥 말했다. 이 간단한 말 한마디가 그 나머지 가족에게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 두들리는 부엌을 뒤흔들 것 같은 굉장한 소리를 내며 의자에서 쿵 떨어졌고, 더즐리 부인은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입을 막았으며, 더즐리 씨는 흠분해서 핏대를 세우며 벌떡 일어났다. "제 말은 '주세요!'라고 하라는 뜻이었어요." 해리가 얼른 고쳐 말했다. "저 그런 뜻이 아니" "내가 말했지." 버논 이모부가 식탁 너머로 침을 튀기며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에서 마법의 '마'자도 하지 말라구!" "하지만 전" "네가 어떻게 감히 두들리를 협박해!" 버논 이모부가 주먹으로 식탁을 쾅 치며 소리소리 질렀다. "전 그저" "내가 분명히 경고했지! 이 지붕 밑에서는 너의 비정상적인 언행을 묵인하지 않겠다구!" 해리는 시뻘건 이모부의 얼굴과 두들리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창백한 이모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해리가 말했다. "알겠다구요." 버논 이모부가 숨찬 하마처럼 헐떡이면서 작고 날카로운 눈으로 해리를 흘금흘금 바라보며 자리에 다시 앉았다. 해리가 여름 방학을 지내기 위해 이 집에 온 이후로, 버논 이모부는 해리가 보통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마치 언제 어느 때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처럼 대해왔었다. 사실, 그는 평범한 아이는 아니었다. 해리 포터는 마법사였다. 그것도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서 첫 1년을 보내고 막 돌아온 마법사였다. 그러나 더즐리 가족이 그가 방학을 보내기 위해 다시 돌아온 것을 아무리 못마땅하게 여긴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해리가 느끼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호그와트가 몹시 그러웠다. 유령들이 돌아다니고 여기저기에 비밀 통로가 있는 성도 그리웠고, 마법 수업들과(마법의 약 제조법 선생인 스네이프는 제외하고), 부엉이가 배달해 주는 우편물과, 연회장에서 먹는 맛있는 음식도 그러웠다. 친구들과 함께 잠자던 그리핀도르 탑의 기숙사 방도 그리웠고, 정원의 금지된 숲 옆 오두막에 사는 사냥터지기 해그리드도 그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퀴디치(여섯 개의 높은 골대와, 날아다니는 네 개의 공과, 빗자루를 탄 열네 명의 선수)가 그리웠다. 버논 이모부는 해리가 집에 오자 마자 주문책과, 요술지팡이와, 망토와, 큰 냄비와, 최고급의 님부스 2000 빗자루를 계단 밑 벽장 속에 넣고 자물쇠를 채워버렸다. 해리가 여름 내내 연습을 하지 않아 기숙사 퀴디치 팀에서 쫓겨난들 더즐리 가족에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해리가 방학 숙제를 하나도 하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간들 더즐리 가족에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더즐리 가족은 마법사들이 머글(마법사의 피가 한 방울도 섞여 있지 않은)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 있어, 가족 중에 마법사가 있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치욕스런 일이었다. 버논 이모부는 심지어 해리의 부엉이 헤드위그가 마법사 세계의 누군가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라도 할까봐 새장에 가두어 잠가버리기까지 했다. 해리는 전혀 그 가족의 일원 같지가 않았다. 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뚱뚱한 체구에 유별난 까만 콧수염을 기른 버논 이모부, 말처럼 긴 얼굴에 비쩍 마른 페투니아 이모, 금발에 돼지처럼 살이 뒤룩뒤룩 찐 두들리. 그렇지만 해리는 작고 마른 체구에 갸름한 얼굴, 그리고 항상 흐트러져 있는 까만 머리와 초록빛 눈을 가진 아이였다. 그는 동그란 안경을 꼈으며, 이마에는 가느다란 번개 모양의 흉터가 나 있었다. 마법사들에게조차 해리를 그렇게 특별나게 보이게 한 건 바로 이 흉터였다. 해리가 11년 전에 더즐리 가족의 현관 앞에 놓여져야 했던 건, 그의 알 수 없는 과거의 유일한 흔적인 바로 이 흉터 때문이었다. 한 살 때, 해리는 대부분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이름조차 말하길 두려워하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의 저주로부터 살아남았었다. 해리의 부모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의 공격으로 돌아가셨지만, 해리는 번개 모양의 흉터만 남긴 채 그 저주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볼드모트는 해리를 죽이는 데 실패하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해리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언니 부부에게 맡겨졌다. 그는 10년 동안 자신이 왜 뜻하지도 않았던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일으키는 건지도 전혀 모른 채,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한 자동차 사고 때문에 그 흉터를 갖게 된 것이라는 더즐리 가족의 이야기만 믿고 살았다. 그리고 그 뒤, 정확히 1년 전, 호그와트 마법 학교가 해리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해리는 자신과 그 흉터에 대해 모두들 잘 알고 있는 그 마법사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학기가 끝나자, 이렇게 여름 방학동안 더즐리 가족에게로 돌아와, 또다시 뭔지 더러운 냄새가 나는 곳에서 뒹굴었다 온 개처럼 취급받고 있었다. 더즐리 가족은 오늘이 해리의 열두 번째 생일이라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물론, 큰 기대를 걸었던 건 아니었다. 그들은 늘 케이크는커녕, 아주 작은 선물 하나 해준 적이 없었고 그저 완전히 무시해버리기가 일쑤였으니까. 그 순간에, 버논 이모부가 거드름을 피우며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자 모두들 알다시피, 오늘은 매우 중요한 날이다." 해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내가 사상 최대의 거래를 하는 날이 될 것이다." 해리는 디시 토스트를 먹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는 씁쓸하게 생각했다. 버논 이모부는 그 따분한 디너 파티에 대해 말할 것이다. 그는 2주 동안 그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었다. 어떤 부자 건축업자 부부가 저녁식사를 하러 오는데 버논 이모부는 그에게 대량 주문을 받게 되길 바라고 있었다(버논 이모부의 회사는 드릴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그 계획을 한번 더 점검해봐야 할 것 같군."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8시에는 모든 게 준비되어 있어야 해. 페투니아 당신은?" "거실에 있을 거예요." 페투니아 이모가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말했다. "그들이 우리 집에 온 걸 무척 환영한다는 뜻으로 상냥하게 웃을 준비를 하고 말이죠." "좋아, 좋아. 그리고 두들리는?" "난 기다리고 섰다가 문을 열어드릴 거예요." 두들 리가 구역질나는 선웃음을 지으면 말했다. "외투를 받아들일까요, 메이슨 아저씨, 메이슨 아줌마?" "그들이 우리 아들을 마음에 쏙 들어하겠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기뻐 날뛰며 외쳤다. "잘했다. 두들리."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그리고는 해리에게로 휙 돌아섰다. "그러면 넌?" "전 이곳에 없는 것처럼 소리없이 제방에 있을 거예요." 해리가 억양 없이 단조로운 어투로 말했다. "바로 그거야." 버논 이모부가 거칠게 말했다. "난 그들을 거실로 안내해서, 페투니아 당신을 소개하고, 그들에게 음료를 따라줄거야. 8시 15분이 되면" "전 저녁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고 알릴 거예요." 페투니아 이모가 말했다. "그러면, 두들리, 넌 이렇게 말해야겠지." "제가 식당으로 모셔도 될까요, 메이슨 아줌마?" 두들 리가 보이지도 않는 여인에게 살찐 팔을 내밀며 말했다. "어쩌면 저렇게 신사다울까!" 페투니아 이모가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그러면 넌?" 버논 이모부가 해리에게 심술궂게 말했다. "전 이곳에 없는 것처럼 소리 없이 제 방에 잇을 거예요." 해리가 느릿느릿 말했다. "바로 그거야. 자, 저녁 식사를 할 때 몇 가지 그럴듯한 찬사의 말을 집어넣어야겠는데. 페투니아, 뭐 좋은 거 없을까?" "메이슨 씨, 버논이 그러는데 골프를 아주 잘 치신다면서요. 메이슨 부인, 그 옷은 어디서 사셨어요. 너무나 멋지네요." "완벽해. 두들리?" "이렇게 하면 안돼요, '메이슨 아저씨, 학교에서 우리의 영웅에 대한 글을 썼는데요, 전 아저씨에 대해 썼어요.'라구요." 해리와 페투니아 이모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페투니아 이모는 와락 눈물을 터뜨리며 아들을 안았지만, 해리는 웃는 걸 보이지 않기 위해 식탁 밑으로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 넌?" 해리는 웃지 않으려고 애써 정색을 하며 얼굴을 들었다. "전 이곳에 없는 것처럼 소리 없이 제 방에 있을 거예요." 그가 말했다. "아주 잘했어." 버논 이모부가 힘있게 말했다. "메이슨 부부는 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해야해. 저녁 식사가 끝나면, 페투니아 당신은 메이슨 부인을 다시 거실로 모셔가 차를 대접하고, 난 드릴에 대한 사업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는 거야. 운만 좋으면 10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에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내일쯤 우린 신나게 쇼핑을 하고 있겠지. 마조르카의 휴양지로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서 말야." 해리는 그러나 전혀 신나지 않았다. 마조르카에 있다고 해서 더즐리 가족이 그를 프리벳가에서보다 더 잘 대해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난 시내에 가서 두들리와 내가 입을 턱시도를 빌려 오겠어. 그리고 넌." 그가 해리에게 고함쳤다. "네 이모가 청소하는 동안 바깥에 나가 있거라." 해리는 뒷문으로 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이었다. 그는 잔디밭을 가로질러가, 정원 벤치에 털썩 주저앉아 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내 생일 축하합니다. 내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카드나, 생일 선물은커녕, 그는 바로 자신의 생일날에 이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며 보내야 할 것이다. 그는 비참한 마음으로 울타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너무 외로웠다. 호그와트보다도, 퀴디치보다도, 단짝 친구들인 론 위즐리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몹시 그리웠다. 그들은 그러나 그의 안부가 전혀 궁금하지 않은 것 같았다. 론은 해리에게 자기 집에 놀러오라는 말까지 해놓고, 여름 내내 편지 한 통이 없었다. 해리는 마법을 써서 헤드위그의 새장을 열고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편지를 보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미성년 마법사들은 학교 밖에서 마법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해리는 그러나 더즐리 가족에게는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해리를 요술지팡이와 빗자루와 함께 계단 밑 벽장 속에 가두지 않았던 건 혹시나 그가 자신들을 쇠똥구리로 만들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해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난 첫 두 주일 동안, 해리는 말도 되지 않는 말을 중얼거려 두들리가 그 뚱뚱한 몸을 이끌고 방에서 쏜살같이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즐겼었다. 하지만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서 오랫동안 아무 소식이 없자 마법의 세계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제는 두들리를 놀리는 것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 더욱이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의 생일까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호그와트에서 연락이 온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라도 좋았다. 그는 자신의 기억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심지어 정말 미운 녀석인, 드레이코 말포이를 본다 해도 기쁠 것 같았다. 물론 호그와트에서 보낸 1년이 언제나 재미있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마지막 학기말에, 해리는 볼드모트와 마주쳤었다. 볼드모트는 갓난아기였던 해리 때문에 힘이 약해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무섭고, 여전히 교활했으며, 여전히 힘을 회복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해리는 또 한번 볼드모트의 마수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긴 했지만, 몇 주가 지난 지금도, 밤마다 식은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잠에서 깨어나 볼드모트의 격노한 얼굴과 성난 커다란 눈을 떠올리며 공포에 떨곤 했다. 해리는 갑자기 정원 벤치에 똑바로 앉았다.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울타리에서 무언가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뭇잎들 사이로 커다란 초록빛 눈동자 두 개가 보였다. 해리가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섰을 때 잔디밭에서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알지, 난 알지. 오늘이 무슨 날인지, 난 알지." 두들리가 노래를 부르며 그에게로 뒤뚱뒤뚱 걸어왔다. 그러자 그 커다란 눈동자들이 몇 번 깜박거리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뭐라구?" 해리가 그 눈동자들이 있었던 곳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안다구." 두들리가 그에게로 바짝 다가서며 말했다. "좋겠다." 해리가 말했다. "이제야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알게 되어서." "오늘은 바로 네 생일이야." 두들리가 비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카드 한 장 못 받았니? 그 괴상한 곳에는 친구가 하나도 없나부지?" "우리 학교에 대해 말했다간 네 엄마에게 혼날걸." 해리가 냉정하게 말했다. 두들리가 살찐 엉덩이 밑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바지를 끌어 올렸다. "왜 울타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니?" 그가 수상쩍다는 듯이 물었다. "울타리에 불을 지르는 가장 좋은 주문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이었어." 해리가 말했다. 그러자 두들리의 그 피둥피둥한 얼굴이 금방 겁먹은 표정으로 변하더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넌 그 그럴 수 없을걸 아빠가 네게 마법을 부리면 안된다고 하셨잖아. 넌 집에서 쫓겨날 거야. 그리고 넌 달리 갈 곳도 없잖아. 널 데려갈 친구도 하나 없다구." "지거리 포커리!" 해리가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호쿠스 포쿠스 스퀴글리 위글리" "어어어엄마!" 두들리가 집으로 줄행랑을 치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며 울부짖었다. "어어엄마! 해리가 그걸 하고 있어요!" 해리는 자신을 놀렸던 두들리에게 보란 듯이 앙갚음을 해주었다. 두들리도 울타리도 전혀 손상되지 않았으므로 페투니아 이모는 그가 정말로 마법을 부렸던 게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비누투성이의 프라이팬으로 그의 머리를 세게 때리려고 하는 바람에 그는 머리를 홱 숙여야했다. 그 뒤 그녀는 일을 다 끝마칠 때까지는 절대로 밥을 주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고, 그에게 집안 일들을 잔뜩 시켰다. 두들리가 빈둥거리며 지켜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동안, 해리는 창문을 닦고, 세차를 하고, 잔디를 깎고, 꽃밭을 손질하고, 장미 가지를 치고, 물을 주고, 정원 벤치에 페인트 칠을 디시 했다. 머리 위에서 타오르는 뜨거운 햇살이 목덜미를 태웠다. 해리는 두들리의 미끼에 걸려들지 말았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두들리가 해리 자신이 생각해오고 있었던 바로 그 아픈 부분을 찔렀으므로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면 호그와트에는 정말로 그의 친구가 하나도 없는지도 몰랐다. '그들은 평범한 해리 포터가 아니라 유명한 해리 포터를 친구로 삼고 싶은 거야', 그는 화가 나서 꽃밭에 거름을 주며 이렇게 생각했다. 등이 쑤셨고,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 했다.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페투니아 이모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이제 그만 안으로 들어와라! 그리고 신문지 위로 걸아와!" 해리는 이제야 살았구나 하며 번쩍이는 부엌 한쪽으로 살그머니 들어갔다. 냉장고 위에는 오늘 밤 파티 때 먹을 보라색 제비꽃 설탕으로 장식된 커다란 생크림 푸딩이 올려져 있었다. 오븐에서는 또 돼지고기 요리가 지글거리고 있었다. "얼른 먹어라! 메이슨 부부가 금방 오실 테니까!" 페투니아 이모가 부엌 식탁에 올려진 빵 두 쪽과 치즈 덩어리 하나를 가리키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녀는 벌써 핑크빛 칵테일 파티용 드레스로 갈아 입고 있었다. 하잘것없는 음식이었지만 해리는 너무 배가 고팠으므로 얼른 손을 씻고 허겁지겁 먹었다. 그가 다 먹자, 페투니아 이모가 접시를 홱 치워 버렸다. "이층으로 올라가거라! 해리!" 거실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칠 때, 해리는 나비 넥타이에 턱시도를 입고 있는 버논 이모부와 두들리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가 이층 층계참에 막 도착했을 때 초인종이 울리자 계단 밑에 사나운 버논 이모부의 얼굴이 나타났다. "명심해라 조금이라도 소릴 냈다간" 해리는 발소리를 죽이고 급히 방안으로 걸어 들어가, 문을 닫고는, 침대에 누우려고 휙 돌아섰다. 그런데 침대에 이미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제2장 도비의 경고 해리는 용케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하마터면 그럴 뻔했다. 침대 위에 앉아있는 그 작은 생물은 박쥐 같은 커다란 귀에 테니스 공 만한 툭 불거진 초록색 눈을 갖고 있었다. 해리는 이 생물이 바로 그날 아침에 정원 울타리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던 것이라는 걸 단번에 알았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을 때, 거실에서 두들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외투를 받아들일까요, 메이슨 아저씨, 메이슨 아줌마?" 그 생물은 미끄러지듯 침대에서 내려와 그 길고 가느다란 코끝이 카펫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푹 숙여 정중히 인사를 했다. 그것은 낡은 베갯잇에 팔과 다리가 들어갈 구멍을 뚫은 것 같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어 안녕." 해리가 약간 겁먹은 듯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 포터!" 그 생물이 아래층까지도 들릴 것 같은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비가 당신을 얼마나 오랫동안 만나고 싶어 했는데요, 이렇게 영광스러울 데가" "고 고마워." 해리가 벽에 바짝 다가선 채로 조금씩 움직여가, 책상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 옆에 있는 커다란 새장 속에서는 헤그워그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는 "넌 뭐지?"라고 묻고 싶었지만 너무 실례일 것 같았으므로, 대신 이렇게 물었다. "넌 누구니?" "도비예요. 그냥 도비요. 집의 꼬마요정이죠." 그 생물이 말했다. "아 그래?" 해리가 말했다. "어 실례가 된다는 건 알지만 지금은 내 방에 네가 있기에 그렇게 좋은 시기가 아닌 것 같아." 거실에서 페투니아 이모의 꾸며낸 높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꼬마요정이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널 만나서 기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해리가 얼른 말했다. "어, 뭐랄까, 네가 여기에 온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그럼요." 도비가 진지하게 말했다. "도비는 당신에게 말할 게 있어서 왔어요. 말하기가 좀 어렵네요.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도비는 모르겠어요." "앉아." 해리가 침대를 가리키며 점잖게 말했다.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꼬마요정이 별안간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 앉으라구요!" 그가 울면서 말했다. "한번도 단 한번도." 해리는 아래층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미안해."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네 마음을 상하게 하려고 했던 건 아냐" "도비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구요!" 꼬마요정은 목이 메었다. "도비는 마법사들에게 앉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은 적이 한번도 없어요." 해리는 "쉿!" 이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기분을 돋우는 표정을 지으며, 도비를 다시 침대로 안내했다. 꼬마요정은 딸꾹질을 하며 마치 커다란 못생긴 인형처럼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럭저럭 울음을 그치긴 했지만 커다란 눈에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해리를 끝없이 동경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네가 많은 친절한 마법사들을 만나지 못했던 것뿐이야." 해리가 그의 기분을 달래려고 애쓰며 말했다. 도비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머리를 창문에 마구 부딪히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쁜 도비! 나쁜 도비!" "그러지마 뭐하는 거야?" 해리가 달려가 도비를 다시 침대 위로 끌어당기며 말렸다. 그 와중에 헤드위그가 끽끽거리는 아주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깨어나서는 새장 창살을 치며 거칠게 날갯짓을 했다. "도비는 자학하는 거예요." 꼬마 요정이 두 눈동자를 안쪽으로 모아모들뜨기 눈을 하고 말했다. "도비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 나쁜 말을 했으니까요." "네 가족이라구?" "도비가 모시는 마법사 가족이에요. 도비는 집의 꼬마요정이잖아요. 그러니까 꼭 한 집과 한 가족만 영원히 모셔야 해요." "그들은 네가 여기에 온 걸 아니?" 해리가 호기심에서 물었다. 도비는 진저리를 쳤다. "아뇨, 몰라요. 당신을 만나러 온 걸 알게 되면 도비는 가장 심한 자학 행위를 해야 할 거예요. 도비는 심지어 뜨거운 오븐 속에 머리를 쳐박아야 할지도 몰라요. 그들이 만약 알면" "하지만 네가 오븐 속에 머리를 넣으면 그들이 알아채지 않을까?" "도비도 그게 걱정이에요. 도비는 언제나 무언가 때문에 자학 행위를 하고 있어요. 그들은 도비가 그렇게 하도록 해요. 가끔 그들은 내게 자학 행위를 하라고 일러주기까지 해요." "그러면 떠나면 되잖아? 달아나란 말야." "집의 꼬마요정은 그 주인이 놓아주어야만 해요. 하지만 그 가족은 도비를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도비는 아마 죽을 때까지 그 가족을 모셔야 할 거예요." 해리가 빤히 바라보았다. "난 앞으로 4주 동안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굉장히 슬프다고 생각했었어." 그가 말했다. "하지만 네 말을 듣고 나니 그들에 비하면 더즐리 가족이 굉장히 인간적인 것같이 생각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니? 내가 도울 수 없을까?" 그러나 그 말을 하자마자, 해리는 그 말을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비가 다시 감사의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다. "제발." 해리가 극도록 흥분해서 속삭였다. "제발 조용히 해. 만약 더즐리 가족이 무슨 소리를 듣기라도 하면, 만약 그들이 네가 여기 있다는 걸 알기라도 한다면." "해리 포터가 도비를 도울 수 있는지 묻잖아요. 도비는 당신이 위대하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착하기까지 한 줄은, 도비는 전혀 몰랐어요." 해리는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내가 얼마나 위대하다고 들었는지는 몰라도 그건 다 쓸데없는 소리야. 난 호그와트에서 우리 학년 수석도 아니야. 그건 헤르미온느야. 그 애는." 하지만 그는 얼른 말을 멈췄다. 헤르미온느에 대해 생각하는 게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해리 포터는 겸손하고 신중해요." 도비가 불타는 듯한 눈빛으로 공손히 말했다. "해리 포터는 이름을 말해서는 안될 그 사람을 물리치는 위대한 일을 했으면서도 그 업적에 대해 떠들고 다니지 않아요." "볼드모트?" 해리가 말했다. 도비는 양손으로 자신의 박쥐 같은 귀를 막고 끙끙거렸다. "아아, 제발 그 이름을 말하지 마세요! 그 이름만은 말하지 마세요!" "미안해." 해리가 얼른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내 친구 론은" 그는 다시 말을 멈췄다. 론에 대한 생각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비는 꼭 헤드라이트 같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해리 쪽으로 허리를 굽혔다. "도비는 해리 포터가 바로 몇 주일 전에, 그 마왕을 두 번째로 만났으며 해리 포터가 다시 한번 죽음을 면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도비의 눈이 갑자기 눈물로 변하였다. "아아." 그가 너무나 놀란 나머지 입고 있는 더러운 베갯잇 한쪽 끝으로 얼굴을 훔쳤다. "해리 포터는 용맹스럽고 훌륭해요! 그는 벌써 그렇게 많은 위험들에 맞서 용감히 싸웠잖아요! 그러나 도비는 설사 오븐 속에 머리를 쳐박는 일이 있어도, 해리 포터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온 거예요. 주의를 주려고 말에요. 해리 포터는 호그와트로 돌아가선 안돼요."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그저 아래층에서 포크와 나이프가 댕그랑대는 소리와 나직이 울리는 버논 이모부의 어렴풋한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뭐 뭐라구?"해리가 당혹해서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난 돌아가야만 해. 9월 1일에 학기가 시작된단 말야. 지금 날 버티게 하는 건 그것뿐이야. 넌 이곳이 어떤지 몰라. 난 이곳에 속해 있지 않아. 난 너희들 세계에 속해 있다구. 호그와트에 말야." "아니, 아니, 아니." 도비가 귀가 펄럭일 정도로 고개를 세게 가로 저으면서, 끽끽거리며 말했다. "해리 포터는 안전한 곳에 머물러야 해요. 그는 목숨을 잃기엔 너무 위대하고, 너무 착해요. 호그와트로 돌아가면 해리 포터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게 될 거예요." "왜지?" 해리가 놀라서 물었다. "음모가 있어요, 해리 포터. 금년에 호그와트에선 굉장히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예요." 도비가 갑자기 온몸을 떨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도비는 벌써부터 알고 있었어요. 해리 포터는 그런 위험한 곳에 있으면 안돼요. 그는 너무 중요하니깐요!" "어떤 끔찍한 일들?" 해리가 즉시 물었다. "누가 그런 일들을 꾸민다는 거지?" 도비는 이상하게 숨넘어갈 것 같은 소리를 내더니 벽에다 미친 듯이 머리를 박았다. "좋아!" 해리가 꼬마요정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팔을 잡아 이끌며 외쳤다. "내게 말할 수 없다 이거지. 알겠어. 하지만 왜 내게 주의를 주고 있는 거지?" 그에게 불현듯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이건 볼드 미안해 그 사람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거지, 그렇지? 넌 그저 고개를 가로젓거나 끄덕이기만 하면 돼." 도비의 고개가 걱정스럽게도 다시 벽 쪽으로 기울어지자 그가 급히 덧붙였다. 도비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름을 말해선 안될 그 사람은 아니에요." 그러나 도비의 눈이 동그레졌다. 해리에게 암시를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에겐 형제가 없지, 그렇지?" 도비가 눈을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뜨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호그와트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게 할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어." 해리가 말했다. "내 말은, 덤블도어라는 말이야. 덤블도어가 누군진 알지?" 도비가 머리를 숙였다. "알버스 덤블도어는 역대 호그와트의 교장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교장이에요. 그건 도비도 알아요. 도비는 덤블도어의 힘이 이름을 말해서는 안될 그 사람과 맞먹을 만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도비의 목소리가 다급한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덤블도어가 갖고 있지 못한 힘들이 있어요. 좋은 마법사들은 갖고 있지 못한 힘들이오." 그리고 해리가 미처 저지하기도 전에, 도비가 침대에서 튀어올라, 해리의 책상 스탠드를 움켜쥐더니, 귀청이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머리 이곳 저곳을 때리기 시작했다. 아래층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잠시 뒤 해리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버논 이모부가 큰소리로 "두들리가 또 텔레비전을 켜놓았나 봅니다. 귀여운 녀석이죠!"라고 말하며 복도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옷장 속으로 들어가!" 해리가 도비를 옷장 속에 밀어 넣고, 문을 닫은 뒤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가자마자 문 손잡이가 돌려졌다. "너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냐?" 버논 이모부가 해리에게로 얼굴을 바짝 들이대면서 이빨을 뿌드득 갈며 말했다. "내가 막 꺼낸 일본인 골퍼에 대한 농담이 너 때문에 망쳐버렸잖아. 한번만 소리를 냈다간 평생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줄 테니 알아서 해!" 그는 발을 쾅쾅 구르며 방에서 걸어나갔다. 해리가 벌벌 떨면서, 도비를 옷장에서 나오게 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았지?" 그가 말했다. "내가 왜 호그와트로 돌아가야만 하는지 알았지? 내 친구가 있는 곳은, 아니, 그러니까, 내 친구가 있다고 생각되는 곳은 그곳뿐이야." "해리 포터에게 편지도 쓰지 않는 친구들요?" 도비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난 그 애들이 그저 잠깐." 해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 친구들이 내게 편지를 쓰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지?" 도비가 발을 질질 끌었다. "해리 포터는 도비에게 화내면 안돼요. 도비는 되도록 잘하려고 그렇게 했을 뿐이." "그럼 네가 내 편지들을 중간에서 가로채고 있었단 말야?" "도비는 그 편지들을 여기에 이렇게 갖고 있어요." 꼬마요정은 이렇게 말하더니 재빨리 해리에게서 물러서며, 그가 입고 있는 베갯잇 속에서 두꺼운 봉투 뭉치를 끄집어냈다. 해리는 또박또박한 헤르미온느의 필체와, 삐뚤삐뚤한 론의 낙서와, 심지어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에게서 온 것 같은 휘갈겨 쓴 필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도비는 걱정스럽게 눈을 깜박이며 해리를 바라보았다. "해리포터는 화내면 안돼요. 도비는 해리 포터가 그 친구들이 그를 잊었다고 생각하길 바랐어요. 해리 포터가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도록 말예요." 해리는 듣고 있지 않았다. 그가 그 편지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도비는 날쌔게 피했다.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도비에게 약속하면, 해리 포터는 그 편지들을 가질 수 있어요. 아아, 이건 당신이 부딪혀선 안될 위험이에요! 당신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말이라구요!" "아냐." 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내 친구들 편지를 이리줘!" "그러면 도비도 어쩔 수 없어요." 그 꼬마요정이 슬프게 말했다. 해리가 미처 어떻게 하기도 전에, 도비가 쏜살같이 문앞으로 달려가더니 문을 홱 잡아당겨 열고, 계단 아래로 달려갔다. 입이 마르고, 속이 뒤틀렸지만, 해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를 쫓아 달려나갔다. 그는 마지막 여섯 계단을 펄쩍 뛰어, 고양이같이 날래게 거실 카펫 위에 내린 뒤, 주위를 휘둘러보았다. 식당에서 버논 이모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메이슨 씨, 저 미국인 배관공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페투니아에게 좀 해 주세요. 제 아내가 굉장히 듣고 싶어했거든요." 그런데 부엌 쪽 복도로 달려간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페투니아 이모가 정성 들여 만든, 설탕 제비꽃으로 장식된 커다란 생크림 푸딩이 천장 근처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있는 찬장 위에 도비가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이럴 수가." 해리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그들이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해리 포터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해야 해요." "도비 제발." "말하세요." "그럴 수 없어!" 도비가 그에게 비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 도비는 해리 포터를 위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어요." 푸딩이 쾅 하며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접시가 박살이 나면서 크림이 창문과 벽으로 마구 튀었다. 그리고는 도비는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식당에서 비명 소리들이 들리더니 버논 이모부가 쏜살같이 부엌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해리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페투니아 이모의 푸딩을 뒤집어쓴 채, 충격으로 얼어붙은 듯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 버논 이모부는 그 전체 상황을 그럴듯한 말로 얼버무릴 것 같아 보였다. ("그저 저희 조카예요.-정서가 아주 불안한 아이죠-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당황해할까봐, 그 애더러 이층에 있으라고 했더니 그만.") 그는 놀란 메이슨 부부를 식당으로 다시 돌려보내고는, 해리에게 메이슨 부부가 가면 반쯤 죽을 줄 알라면서, 자루걸레를 건네주며 당장 깨끗이 치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해리가 부들부들 떨면서 부엌바닥을 닦는 동안 페투니아 이모가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갔다. 버논 이모부는 어쩌면 무사히 그가 원하는 거래를 성사시킬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부엉이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페투니아 이모가 입가심으로 먹을 박하사탕 상자를 돌리고 있을 때 커다란 외양간 부엉이 한 마리가 식당 창문으로 휙 날아들더니, 메이슨 부인의 머리 위에 편지 한 통을 떨어뜨리고는 다시 휙 날아가 버렸다. 메이슨 부인은 공습경보 같은 비명을 지르더니 정신 이상자처럼 소리소리 지르며 집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메이슨 씨도 더즐리 가족에게 아내가 크기와 모양을 막론하고 새는 무엇이나 무서워한다면서 이런 걸 재미난 장난이라고 생각하느냐며 화가 나서 곧바로 나가버렸다. 해리가 부엌에서 자루걸레를 꽉 잡고 몸을 지탱하고 서 있을 때, 버논 이모부가 작은 눈을 흉포하게 치뜨고 그에게로 다가왔다. "읽어봐!" 그가 부엉이가 배달해준 편지를 흔들며 잡아먹을 듯이 사납게 소리쳤다. "어서 익으란 말야!" 해리는 편지를 받아들었다. 그 안에는 그러나 기대했던 생일 축하 말은 들어있지 않았다. 포터 씨에게 우리는 오늘 저녁 9시 12분에 당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공중을 떠 다니는 마법이 사용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성년 마법사들은 학교 밖에서 마법을 부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마법을 더 부릴 경우 학교에서 제명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185, C항). 우리는 또한 마법사가 아닌 사람(머글)들이 눈치를 챌 위험이 있는 어떤 행동도 와록스의 국제적 비밀 법령집 13항에 심각하게 위반되는 것임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그럼 즐거운 방학이 되길 바랍니다! 마팔다 홉커크 마법의 부적절한 사용 관리과 마법부 해리는 편지에서 고개를 들고 숨을 죽였다. "학교 밖에서는 마법을 쓰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는 걸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다니." 버논 이모부가 성난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그 말을 하는 걸 잊었단 말이지 까맣게." 그는 커다란 불독처럼 이를 다 드러내고 해리를 밀어붙였다. "그렇다면 이 녀석 널 가둬 버려야겠다. 그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건 꿈도 꾸지 마. 절대로 안돼. 그리고 만약 마법을 부리거나 해서 빠져 나왔다간 당장에 퇴학당할 테니 알아서 해!" 그리고는 그는 미치광이처럼 웃으며, 해리를 다시 이층으로 끌고 갔다. 버논 이모부는 말만큼이나 지독했다. 그 다음날 아침, 그는 사람을 불러 해리의 방 창문에 창살을 대게 했다. 그리고 하루에 세 번 소량의 음식만을 밀어 넣을 수 있도록 방문에 직접 개구멍을 만들었다. 또 아침과 저녁 단 두 번만 나오게 해서 화장실에 가도록 했으므로 그는 화장실에 갈 때 말고는, 온종일 방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3일 뒤에도, 더즐리 가족은 화가 누그러지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해리는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창문의 창살 사이로 해가 지는 걸 바라보면서 불쌍한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생각하고 있었다. 마법을 쓴 벌로 호그와트에서 퇴학당한다면 방에서 나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프리벳가에서의 삶은 최악의 상태에 도달해 있었다. 더즐리 가족이 자신들의 큰 박쥐가 되어 깨어나는 일이 없을 거라는 걸 알아버린 이상, 그는 유일한 무기를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도비는 호그와트에서 일어날 끔찍한 사건들로부터는 해리를 구했을지 모르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볼 때, 그는 여하튼 굶어죽을 게 뻔했다. 개구멍이 덜커덕거리더니 페투니아 이모의 손이 나타나, 통조림 수프 한 그릇을 방안으로 밀어 넣었다. 해리는 속이 쓰릴 정도로 배가 고팠으므로, 침대에서 펄쩍 뛰어내려 그것을 덥석 잡았다. 수프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그는 단숨에 반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헤드위그의 새장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 수프 그릇 바닥에 있는 흐물흐물한 야채 건더기들을 텅 빈 부엉이 모이 그릇에 놓아 주었다. 부엉이는 깃털을 곤두세우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싫어도 어쩔 수 없어. 먹을 거라곤 그것뿐이니까." 해리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빈 그릇을 개구멍 옆 마룻바닥에 놓고 웬일인지 수프를 먹기 전보다 더 시장기를 느끼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가 앞으로 4주 뒤에도 여전히 살아있다고 가정할 때, 호그와트에 가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가 왜 돌아가지 않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학교에서 사람을 보내올까? 그들이 더즐리 가족으로부터 그를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방안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지칠 대로 지치고, 배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고, 머리 속에서는 답변할 수 없는 똑같은 질문들이 맴돌고 있었으므로, 해리는 불편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자신이 동물원에서 미성년 마법사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우리 속에 갇혀 있는 꿈을 꾸었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야윈 모습으로 볏짚 침대에 누워 있는 그를 창살 사이로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 군중 속에서 도비의 얼굴을 보자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도비는 큰소리로 "해리 포터는 그 안에 있는 게 안전해요!"라고 말하고는 사라져버렸다. 그 뒤 더즐리 가족이 나타났고, 두들리가 비웃으며 우리의 창살을 잡고 덜컥덜컥 흔들었다. "그만해." 덜컥거리는 소리가 욱신욱신 쑤시는 머리 속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걸 느끼며 해리가 중얼거렸다. "날 내버려둬. 그만둬. 잠 좀 자게 해줘." 그는 눈을 떴다. 창문의 창살 사이로 달빛이 새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창살 사이로 누군가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근깨 투성이에, 빨간 머리에, 긴 코를 가진 사람이었다. 해리의 방 창문에는 놀랍게도 론 위즐 리가 와 있었다. 제3장 버로우 "론!" 해리가 창가로 살금살금 걸어가 창문에 얼굴을 바짝 대고 창살 사이로 속삭이듯이 말했다. "론, 네가 어떻게, 저건 도대체?" 해리는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에 너무나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 론은 공중에 떠 있는 낡은 하늘색 차의 뒤쪽 창문에 기대고 서 있었다. 앞좌석에서는 론의 쌍둥이 형들인 프레드와 조지가 해리에게 씩 웃어 보였다. "괜찮니, 해리?" 조지가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론이 말했다. "내 편지에 왜 답장을 하지 않은 거야? 내가 편지로 열 번도 넘게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했었는데. 그런데 며칠 전 아버지께서 우리한테 네가 머글들 앞에서 마법을 사용해서 공식적인 주의를 받았다고 하시지 뭐야." "내가 그런 게 아냐. 그런데 네 아버지는 어떻게 아셨대?" "아버지께선 마법부에서 일하시거든." 론이 말했다. "우리가 학교 밖에서 마법을 부려선 안 된다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남 말하네." 해리가 둥둥 떠 있는 자동차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이건 별거 아냐." 론이 말했다. "이건 잠깐 빌린 것뿐이야. 아버지 거거든, 우리가 마법을 부린 건 아냐. 하지만 네가 함께 살고 있는 머글들 앞에서 마법을 부리는 건." "말했잖아, 내가 한 게 아니라구. 하지만 지금 설명하긴엔 얘기가 너무 길어. 그런데, 더즐리 가족이 날 감금해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호그와트에 말해줄 수 있니. 내가 직접 마법을 써서 나갈 수 없는 건 뻔한 사실이잖아. 그랬다간 마법부가 내가 경고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마법을 부렸다고 생각할 테니까 말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소리 마." 론이 말했다. "우린 널 우리 집으로 데려가려고 온 거야." "하지만 너희들도 마법을 부려 날 꺼낼 수 없기는 마찬가지잖아." "우린 그럴 필요가 없어." 론이 고개로 앞좌석 쪽을 가리키며 씩 웃으며 말했다. "내가 누구와 함께 왔는지 잊었구나." "이걸 창살에 묶어." 프레드가 해리에게 밧줄 끝을 던지며 말했다. "더즐리 가족이 깼다간, 난 끝장이야." 해리가 이렇게 말하며 그 밧줄을 창살에 단단히 묶자 프레드가 자동차 엔진의 회전속도를 빨리 했다. "걱정 마." 프레드가 말했다. "그리고 뒤로 물러서." 해리는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기라도 한 듯 조용히 있는 헤드위그 옆으로 움직였다. 자동차의 엔진이 점점 더 큰소리를 내며 빠르게 회전했다. 그대 프레드가 하늘 높이 차를 몰고 올라가자 갑자기 우두둑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창문에서 창살들이 깨끗이 떨어져 나갔다. 다시 창가로 다려가 내려다보자 창살들이 지상 몇 미터 높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론이 헐떡거리며 그것들을 차 안으로 끌어올렸다. 해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가만히 귀기울여 보았지만, 더즐리 가족의 방에서는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창살들이 론과 함께 뒷좌석으로 안전하게 들어가자, 프레드가 가능한 한 해리의 방 창문에 가깝게 후진을 해왔다. "타." 론이 말했다. "하지만 요술지팡이며 빗자루며 내 호그와트 물건이 다." "어디에 있는데?" "계단 밑 벽장 속에 들어 있는데, 난 이 방에서 나갈 수가 없어." "문제없어." 조수석에 앉아있던 조지가 말했다."창문에서 비켜 서, 해리." 프레드와 조지가 고양이처럼 날래게 창문으로 기어올라갔다. 해리가 그들은 도저히 못 당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조지가 주머니에서 보통 머리핀 하나를 꺼내 자물쇠를 쿡쿡 쑤시기 시작했다. "많은 마법사들은 머글들이 쓰는 이런 기교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프레드가 말했다. "하지만 이것들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야, 조금 느리긴 하지만 말야." 그리고는 찰칵하더니 문이 휙 열렸다. "그러면 우린 네 가방을 가져올 테니까, 넌 네 방에서 필요한 것들을 골라 론에게 넘겨줘." 조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방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그러모아 창문 밖에 있는 론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는 프레드와 조지가 그의 가방을 계단 위로 들어올리는 것을 도와주러 갔다. 버논 이모부가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그들은 헐떡이며 층계참에 도달한 뒤 그 가방을 해리의 방으로 가져가 열린 창문으로 내보냈다. 프레드는 다시 차 안으로 기어 들어가 론과 함께 가방을 잡아당겼고, 해리와 조지는 방 쪽에서 밀어냈다. 조금씩 조금씩, 가방이 창문 밖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버논 이모부가 다시 기침을 했다. "조금만 더." 프레드가 차 안에서 잡아끌면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한번만 더 밀어봐." 해리와 조지가 어깨로 가방을 힘껏 밀자 가방이 창문 밖으로 미끄러지듯 나가 차 뒷좌석으로 쏙 들어갔다. "좋았어, 자 가자." 조지가 속삭였다. 하지만 해리가 창턱 위로 기오올라갔을 때 뒤에서 갑자기 날카롭게 끽끽대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우레 같은 버논 이모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긋지긋한 부엉이 같으니라구!" "헤드위그를 잊었었어!" 해리가 다시 방으로 쏜살같이 들어갔을 때 층계참의 전등이 탁 하고 켜졌다. 그는 헤드위그의 새장을 얼른 잡아, 창문으로 달려가 론에게 넘겨주었다. 그가 다시 서랍장 위로 기어올라가고 있을 때 버논 이모부가 자물쇠가 열려진 문을 주먹으로 탕탕 쳤다. 그리고 문이 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열렸다. 잠시, 버논 이모부가 문간을 꽉 메운 채 서 있었다. 그리곤 성난 황소처럼 고함을 지르며 해리에게로 달려들어 그의 발목을 덥석 잡았다. 론과 프레드와 조지는 해리의 팔을 잡고,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페투니아!" 버논 이모부가 큰소리로 외쳤다. "녀석이 달아나고 있어! 녀석이 달아나고 있다구!" 하지만 위즐리 형제들이 한번 힘껏 당기자 버논 이모부가 붙잡고 있던 해리의 다리가 그의 손에서 주르르 미끄러져 나왔다. 해리는 차안에 있었다. 그는 문을 쾅 닫았다. "밟아, 프레드!" 론이 이렇게 외치자, 차가 갑자기 달 쪽으로 내달렸다. 해리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제 자유로운 몸이 된 것이다. 그는 창문을 돌려 내리고, 프리벳가의 작아지는 지붕들을 돌아보았다. 밤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휘감기했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 모두 해리의 방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기가 막힌 듯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내년 여름에 봐요!" 해리가 소리쳤다. 위즐리 형제는 큰소리로 웃어댔고, 해리는 앉은 채로 입이 찢어지게 씩 웃었다. "헤드위그를 내보내." 그가 론에게 말했다. "우리 뒤를 따라 날아오게 말야. 녀석은 오랫동안 날개를 쭉 펴고 날아보지 못했거든." 조지는 론에게 머리핀을 건네주었고, 잠시 뒤, 헤드위그는 창문 밖에서 즐겁게 하늘을 날며 그들 옆으로 휙 날아들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니, 해리?" 론이 몹시 궁금한 듯 조바심내며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냐구?" 해리는 도비가 해리에게 경고했던 일과, 제비꽃 푸딩에 얽힌 실수 등을 그들에게 모두 말해주었다. 그가 말을 마쳤을 때 얼떨떨한 긴 침묵이 흘렀다. "정말 수상해." 프레드가 마침내 말했다. "속임수가 확실해." 조지가 동의했다. "그러니까 그 요정이 네게 누가 이 모든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말하지도 않으려 했단 말이지?" "내가 볼 땐 말을 할 수 없는 것 같아." 해리가 말했다. "실제로, 그 요정은 무심코 무슨 말인가를 뱉어내려고 할 때마다, 머리를 벽에다 쳐대곤 했거든." 그는 프레드와 조지가 서로 바라보는 걸 보았다. "뭐야, 요정이 내게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해리가 말했다. "글세." 프레드가 말했다. "정리해보면 이래. 집의 꼬마요정들은 강력한 마법을 부릴 수 있지만, 주인의 허락없이는 보통 그렇게 할 수 없어. 내가 볼 땐 네가 호그와트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누군가가 도비를 보낸 것 같아. 우스꽝스런 생각이지. 학교에 혹시 네게 원한을 품고 있는 녀석이라도 있니?" "응."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해리와 론이 동시에 말했다. "드레이코 말포이야." 해리가 설명했다. "그 녀석은 날 무척 싫어해." "드레이코 말포이?" 조지가 옆을 보며 말했다. "설마 그애의 아버지가 루시우스 말포이는 아니겠지?" "맞을 걸, 그게 그렇게 흔한 이름은 아니잖아. 안 그래?" 해리가 말했다. "그건 왜?" "아버지가 그에 대해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거든." 조지가 말했다. "그는 그사람의 대단한 지지자였대." "그리고 그 사람이 사라져버렸을 때." 프레드가 목을 쭉 빼고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 루시우스 말포이가 글세 자기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천연덕스럽게 돌아왔대. 말도 안되는 소리지. 아버지는 그가 그 사람의 측근이었다고 생각하셔." 해리는 전에도 말포이 가족에 대한 이런 소문들을 들은 적이 있었으므로 그러한 말들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말포이는 두들리 더즐리 같은 아이조차 아주 친절하고, 인정 많고, 섬세한 아이로 보이게 할 정도로 못된 녀석이었다. "하지만 말포이 가족에게 집 꼬마요정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해리가 말했다. "그 요정의 주인이 누구든 아마 오랜 전통이 있는 마법사 가족일 거야. 그리고 매우 부자일 거구." 프레드가 말했다. "맞아, 엄마는 늘 우리에게 집 꼬마요정이 있어서 다림질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잖아." 조지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지붕 밑에 사는 굴 귀신(동방 회교국에서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의 살을 먹는다고 하는 귀신 : 옮긴이)과 정원 여기저기에 있는 땅 신령들밖에 없잖아. 집의 꼬마요정들은 커다란 영지와 성들과 같은 곳에는 으레 따르는 거야. 우리 집에서는 하나도 잡지 못할 거야." 해리는 말이 없었다. 드레이코 말포이가 보통 모든 것에서 최고만 갖고 있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그의 가족은 황금더미에 파묻혀 사는 엄청난 부자임에 틀림없었다. 그는 말포이가 커다란 저택에서 거들먹거리며 걸어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해리가 호그와트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위해 그 가족의 하인을 보내는 것 또한 정확히 말포이 같은 족속이 하는 일처럼 보였다. 해리가 어리석게도 도비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걸까? "어쨌든 너와 함께 있게 되어서 기뻐." 론이 말했다. "네가 내 편지에 아무 답장이 없어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애당초 에롤을 보냈던 게 잘못이었지만 말야." "에롤이 누구야?" "내 부엉이야. 하지만 그 녀석은 아주 늙었어. 녀석이 배달하다가 쓰러졌던 건 그게 처음이 아닐 거야. 그래서 그때 헤리메스를 빌리려고 했었는데." "누구?" "퍼시 형이 반장이 되었을 때 엄마와 아빠가 사주신 부엉이야." 앞에 앉은 프레드가 말했다. "하지만 퍼시 형은 그 부엉이를 내게 빌려주지 않으려고 했어." 론이 말했다. "형에게도 그 부엉이가 필요하다면서 말야." "퍼시 형은 이번 여름에 아주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어." 조지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많은 편지들을 보내는가 하면 온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있기가 일쑤야. 반장 배지는 이미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았을 텐데 뭐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몰라. 차를 너무 왼쪽으로 몰고 있잖아, 프레드." 그가 계기반에 있는 나침반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프레드가 핸들을 비틀어 돌렸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차를 가져온 걸 알고 계시니?" 해리가 대답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넌지시 물었다. "어, 아니." 론이 말했다. "아버진 오늘 밤 근무셔. 잘만 하면 우리가 차를 타고 날았다는 걸 엄마에게 들키지 않고 감쪽같이 차고로 다시 가져다놓을 수 있을 거야." "너희 아버지는 마법부에서 어떤 일을 하시니?" "아버진 제일 할 일 없는 부서에서 일하셔." 론이 말했다.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 "뭐?" "그건 머글들이 만들었지만 마법이 걸려있는 물건들을 관리하는 곳이야. 그 물건들이 머글 가게나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서 말야. 예컨대 작년에는, 어떤 마녀 노파가 죽었는데 그 노파의 찻잔 세트가 골동품 가게에서 팔렸어. 어떤 머글 여자가 그것을 사 가지고 집에 가져가서는 친구들을 초대해 그 찻잔으로 차를 대접하려고 했는데, 그건 악몽이었어. 아빠는 몇 주일 동안 야간근무를 하셔야 했어." "무슨 일이 벌어졌는데?" "찻주전자가 신들린 듯이 광포해져서는 펄펄 끓는 차를 여기저기에 내뿜은 데다 남자 한 명은 각설탕 집게에 코를 꽉 집혀서 병원으로 실려 가는 소동이 벌어졌거든. 아버지는 극도로 흥분해서 출동하셨어. 사무실엔 아버지와 퍼킨스라는 노인 마법사 한 명밖에 없었거든. 아버진 그 사건을 숨기기 위해 머글들의 기억력을 없애버리는 '기억력 마술'을 비롯해 온갖 일을 다 하셔야 했어." "하지만 너희 아버지는, 이 차," 프레드가 웃었다. "맞아, 아버지는 머글들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에건 흥미를 갖고 계셔. 아버진 그것을 분해해서, 마법을 건 뒤 다시 조립하시지. 아버지가 만약 우리 집을 불시 단속한다면 아버진 자신을 체포해야 할 거야. 엄마는 그것 때문에 미칠 지경이셔." "저게 중심가야." 조지가 자동차 앞 유리창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제 10분 후면 저 아래로 내려가게 될 거야. 운이 아주 좋았어. 날이 밝아오고 있거든." 동쪽 지평선을 따라 어렴풋이 타오르고 있는 핑크빛 빛줄기가 보였다. 프레드가 차의 고도를 좀더 낮추자, 거무스름한 들판과 나무숲이 보였다. "우리 집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조지가 말했다. "오터리 세인트 캐치폴."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눈부신 붉은 태양의 가장자리가 나무들 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착지!" 가볍게 쿵 하며 차가 땅에 내려앉자 프레드가 말했다. 그들은 작은 마당에 있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차고 옆에 내렸고, 해리는 처음으로 론의 집을 내다보았다. 그것은 꼭 한때 커다란 돼지우리였던 것을, 여기저기에 여분의 방을 덧붙여서 몇 층을 더 높인 것처럼 보였고, 어찌나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던지 꼭 마법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는 것같았다.(해리는 십중팔구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빨간 지붕 꼭대기에는 네 다섯 개의 굴뚝이 있있다. 현관 근처에는 버로우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삐딱하게 꽂혀 있었다. 현관 주변에는 고무 장화들과 녹슨 커다란 냄비 하나가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차가 마당으로 들어갈 때 살이 통통하게 찐 갈색 닭 몇 마리가 모이를 쪼아먹고 있었다. "몇 마리 안돼." 론이 말했다. "멋지다." 해리가 프리벳가를 생각하며 유쾌히 말했다. 그들은 차에서 내렸다. "자, 이제 이층으로 아주 조용히 올라가서," 프레드가 말했다. "엄마가 아침 먹으라고 부르실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그러면 론, 넌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가서, '엄마, 밤사이 누가 왔는지 보세요!'라고 말해. 엄마는 해리를 보면 굉장히 기뻐하실 테고 우리가 차를 타고 날았다는 건 아무도 모를 거야." "맞아." 론이 말했다. "어서, 해리, 난 위에서 잘게." 그런데 집을 올려다본 론의 낯빛이 새파래졌다. 다른 세 명도 돌아섰다. 위즐리 부인이 닭들을 흩어지게 하며, 마당으로 걸어오고 있었는데, 땅딸막하고 똥똥하지만, 한없이 인자하게 생긴 여인이, 어떻게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변할 수 있는지 참으로 놀라웠다. "아아," 프레드가 신음했다. "오, 이럴 수가." 조지가 말했다. 위즐리 부인이 뒷짐을 지고 그들 앞에 와서 딱 멈추더니 죄지은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씩 훑어보았다. 그녀는 꽃무늬가 있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고 주머니에는 요술지팡이가 꽂혀 있었다. "이 녀석들." 그녀가 말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엄마." 조지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주 쾌활하고, 애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니?" 위즐리 부인이 화가 대단히 난 듯 소리를 버럭 질렀다. "죄송해요, 엄마. 하지만 보세요, 저흰." 위즐리 부인의 세 아들 모두 그녀보다 키가 컸지만, 그녀가 마구 퍼부어 대자 몸을 움츠렸다. "침대는 비었지! 메모는 없지! 차는 사라졌지. 박살이 났을 지도 모르지. 내가 걱정이 돼서 얼마나 미칠 지경이었는지 알기나 하니. 하긴 너희들이 언제 그런 걸 신경이나 썼니? 여태껏 사는 동안 한번도 없었지. 아버지가 집에 오실 때까지 기다려라. 빌이나 찰리나 퍼시를 키울 때는 이렇게 골치 아픈 일이 한번도 없었어." "퍼시 형은 완벽하니까요." 프레드가 투덜투덜 댔다. "넌 퍼시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할 거야!" 위즐리 부인이 손가락으로 프레드의 가슴을 찌르며 소리쳤다. "그랬다가 죽었으면 어떡할 뻔했니. 발견되었으면 어떡할 뻔했어. 너희들 때문에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셨으면 어떡할 뻔했냐구." 그런 잔소리는 몇 시간동안 계속되는 것 같았다. 위즐리 부인은 쉰 목소리로 소리치다가 뒤로 물러서 있는 해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만나서 정말 반갑다, 해리." 그녀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와 아침 좀 먹어라." 그리고는 그녀는 돌아서서 다시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 해리는 안절부절못하며 론을 흘끗 쳐다보고는, 그가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를 따라갔다. 부엌은 작고 다소 갑갑하기까지 했다. 한가운데에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있는 나무 식탁 하나와 의자들이 있었으므로, 해리는 한 의자에 앉아서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맞은 편 벽에 걸려있는 시계에는 바늘만 하나 있을 뿐 숫자는 없었다. 가장자리에는 차 끓일 시간, 닭 모이 줄 시간, 지각과 같은 말들이 쓰여져 있었다. 벽난로 위 선반에는 '치즈에 마법을', '빵 구울 때 마법 걸기', '1분 만에 만들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 그게 바로 마법이다!' 같은 책들이 세 겹으로 겹쳐서 쌓여 있었다. 그리고 해리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싱크대 옆에 있는 낡은 라디오에서는 "곧이어 인기 절정의 노래하는 마녀, 셀레스티나 와베크와 함께하는 <마녀들이 활동하는 시각>"이 방영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은 달가닥달가닥거리며, 다소 되는대로 아침 식사를 요리하면서 프라이팬에 소시지들을 던질 때마다 아들들을 매서운 눈길로 흘끗흘끗 바라보았다. 간혹 가다 그녀는 "너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느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라며 혼자말로 중얼거리곤 했다. "네 탓을 하는 게 아니란다, 얘야." 그녀가 해리의 접시에 여덟 갠지 아홉 갠지 되는 소시지를 덜어주며 안심시켰다. "아서 아저씨와 난 너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했었단다. 어젯밤에도 우린 네가 금요일까지 론에게 답장을 쓰지 않는다면 직접 가서 널 데려와야겠다고 말했단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녀는 이제 그의 접시에 달걀 프라이를 세 개나 더 담아주고 있었다) "불법인 차를 타고 나라를 반쯤 날아다닌다는 것은, 누구라도 널 보았다면 어떡할 뻔했니." "날씨가 흐려요, 엄마!" 프레드가 말했다. "먹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입 좀 다물어라!"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 사람들이 해리를 굶기고 있었어요, 엄마!" 조지가 말했다. "너도!"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빵을 잘라서 해리를 위해 버터를 발라주는 그녀의 표정은 이제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바로 그 때, 긴 잠옷을 입은 빨간 머리의 자그마한 아이가 부엌에 나타났고 모두가 그리로 눈길을 돌리자, 그 아이가 비명을 꽥 지르며, 얼른 달아나 버렸다. "지니야." 론이 해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여동생이야. 저 애는 여름 내내 너에 대해 말했었어." "맞아. 지니는 네 사인을 받고 싶어할 거야, 해리." 프레드가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하지만, 엄마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두말없이 접시로 얼굴을 숙였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네 접시 모두 깨끗이 비워질 때까지 더 이상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아, 피곤해." 프레드가 마침내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하품을 했다. "전 가서 좀 잤다가." "그렇게는 안되지." 위즐리 부인이 말을 탁 끊었다. "밤새도록 잠자지 않은 건 제 사정이니 내가 알 바 아니고, 넌 오늘 엄마를 위해 정원에서 땅 신령들을 좀 없애야겠다. 그것들이 어찌나 극성을 부리는지 도저히 더 참을 수가 없거든." "아, 엄마." "너희 둘도 마찬가지야." 그녀가 론과 프레드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는 가서 자도 된다. 얘야." 그녀가 해리에게 덧붙였다. "네가 그 애들에게 형편없는 저 차를 타고 날아오라고 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해리가 잠이 싹 달아나서 얼른 말했다. "론을 돕겠어요. 전 땅 신령 없애는 걸 한번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마음은 고맙지만, 얘야. 그건 재미없는 일이란다."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자, 록허트가 그것에 대해 뭐라고 했는지 어디 좀 보자." 그리고는 그녀는 벽난로 위에 있는 책 더미에서 무거운 책 한 권을 꺼냈다. 조지가 투덜댔다. "엄마, 저흰 정원에서 땅 신령을 어떻게 없애는지 알아요." 해리는 위즐리 부인의 책표지를 바라보았다. 멋진 황금색 글씨로 질데로이 록허트가 말하는 집안의 골칫거리 퇴치법이라고 쓰여 있었다. 앞면에는 구불구불한 금발 머리에 하늘빛 눈을 가진 잘생긴 마법사의 커다란 사진이 있었다. 마법사 세계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 사진도 움직이고 있었다. 해리가 생각하기에 질데로이 록허트인 것 같은 그 마법사는 그들 모두에게 계속 기분 좋게 눈짓을 하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이 그에게 밝게 미소지었다. "대단한 사람이야." 그녀가 말했다. "그는 정말 집안의 골칫거리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단 말야, 그래. 정말 훌륭한 책이야." "엄마는 그를 좋아하셔." 프레드가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말 마라, 프레드." 위즐리 부인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 좋아, 네가 록허트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면, 그 책 없이 가서 해라. 하지만 내가 검사하여 나갔을 때 정원에 땅 신령이 단 하나라도 있다간 각오해라." 위즐리 형제들은 하품을 하며 구시렁구시렁 대면서 몸을 축 늘어뜨리고 밖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그들 뒤를 따라갔다. 정원은 컸으며, 해리의 눈에는, 정원이란 바로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즐리 가족이라면 이런 정원을 좋아하지 않았겠지만, 잡초가 많았으며, 잔디는 자랄 대로 자라 있었다. 가장자리에는 옹이진 나무들이 죽 심어져 있었으며, 꽃밭마다 해리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꽃들이 피어 있었고, 커다란 초록빛 연못에는 개구리들이 그득했다. "너도 알겠지만, 머글들에게도 정원 땅 신령들이 있어."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며 해리가 론에게 말했다. "그래, 나도 그들이 땅신령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본 적이 있어." 론이 한 작약 관목 앞에서 머리를 푹 숙이고 나가며 말했다. "낚싯대를 들고 있는 뚱뚱한 작은 산타클로스 같은 것 말야." 발을 질질 끌며 걸어 다니는 소리가 나고, 작약 관목이 흔들리더니, 론이 다시 똑바로 일어섰다. "하지만 이게 바로 땅 신령이야." 그가 험악하게 말했다. "그건 확실히 산타클로스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것은 작았으며 꼭 감자처럼 커다랗고 우툴두툴한 대머리에 가죽빛 얼굴을 갖고 있었다. 땅신령이 뿔 모양의 작은 발로 걷어차려고 하자 론은 그것을 멀리하여 잡았다. 그리고는 그것의 발목을 잡고 거꾸로 뒤집었다. "너도 이렇게 해야 해." 그가 말했다. 그는 땅신령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는("날 놔줘!") 올가미를 던질 때 하듯 큰 원을 그리며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해리가 얼떨떨한 표정을 짓자, 론은 덧붙였다. "이렇게 해도 땅신령들은 다치지 않아. 그저 땅신령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는 길을 찾지 못하도록 아주 아주 어지럽게 만드는 것 뿐이야." 그가 그 땅신령의 발목을 놓았다. 그러자 그것이 공중으로 6미터 정도 날아가 울타리 너머에 있는 밭에 쿵 하고 떨어졌다. "불쌍하다." 프레드가 말했다. " 저 그루터기에서도 분명 하나쯤 잡을 수 있을 거야." 해리는 땅신령들에 대해 너무 불쌍하게 느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금방 배웠다. 그는 땅신령이 해리가 마음이 약하다는 걸 알아챘는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해리의 손가락을 콕 찌르는 바람에 그 땅신령을 흔들어 떼어내느라 혼이 났던 것이다. 그런데, "와, 해리 그거 15미터는 되겠는데." 주위가 곧 날아다니는 땅신령들로 뿌옇게 되었다. "봐, 녀석들은 머리가 별로 좋지 않아." 조지가 한번에 대 여섯 개의 땅신령을 잡으며 말했다. "땅신령 없애는 작업을 하다 보면, 녀석들은 꼭 무슨 일인지 보려고 저렇게 마구 떼지어 올라온단 말야. 지금쯤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걸 알만도 한데 말야." 곧, 밭에 있는 땅신령들 떼가 작은 어깨들을 구부리고 뿔뿔이 흩어져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올 거야." 땅신령들이 밭 맞은 편에 있는 울타리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론이 말했다. "그것들은 여기 있는 걸 좋아하거든. 아빠가 너무 관대하게 대해주시니까 말야. 아빤 그것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시거든." 바로 그 때,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다!" 조지가 말했다. "아빠가 집에 오셨어!" 그들은 급히 집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위즐리 씨는 안경을 벗더니 눈을 감은채로 부엌 의자에 무너지듯이 앉았다.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머리는 거의 대머리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머리카락은 역시 그의 아이들처럼 빨갰다. 그는 돌아다니느라 먼지투성이가 되어 버린 긴 초록색 망토를 입고 있었다. "정말 지겨운 밤이야." 그들이 모두 탁자 주위에 빙 둘러앉자 그가 찻주전자를 찾으며 중얼거렸다. " 불시 단속을 아홉 번이나 했어! 아홉 번! 그리고 내가 등을 돌리자 문둔구스 플레처 영감이 글세 내게 마법을 걸려고 하지 않겠니." 위즐리 씨가 차를 한모금 죽 들이켜며 한숨을 지었다. "뭐라도 찾으셨어요, 아빠?" 프레드가 몹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저 오그라든 문 열쇠 몇 개와 물어뜯는 주전자가 다란다." 위즐리 씨가 하품을 했다. "하지만 우리 부서와 관련된 게 아니긴 해도 아주 고역스러운 물건이 하나 있었단다. 모틀레이크가 아주 이상한 족제비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소환됐는데, 다행스럽게도 그건 실험 마법 분과 위원회의 소관 사항이었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왜 귀찮게 문 열쇠들을 오그라들게 하는 거죠?" 조지가 말했다. "그저 머글들을 곯리려는 거지." 위즐리 씨가 말했다. "머글들이 필요할 때 찾지 못하도록 계속 오그라들어서 결국은 사라져버리는 열쇠를 그들에게 파는 거지. 물론, 머글들은 아무도 자신들의 열쇠가 계속 오그라든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들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의 유죄를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단다. 그들은 그냥 계속해서 열쇠를 잃어버린다고 주장할 테니까 말야.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바로 눈앞에서 마법이 벌어져도 애써 무시하려 들다니. 하지만 우리 마법사들이 마법을 걸기 위해 가져갔던 물건들은, 너희들은 믿으려 하지 않겠지만." "예를 들면, 자동차 같은 거요?" 위즐리 부인이 어느새 칼 같은 길다란 부지깽이를 들고 나타났다. 위즐리 씨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는 아내를 죄진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자, 자동차라고, 몰리?" "그래요, 어서, 자동차요." 위즐리 부인이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녹슨 낡은 차를 사면서 아내에게는 그저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려고 뜯어보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말해 놓고는, 실은 그 차에 마법을 걸어 날아다니게 하는 어떤 마법사를 한 번 생각해봐요." 위즐리 씨가 눈을 깜작거렸다. "그런데, 여보, 당신은 그가 법을 위반하지는 않으리란 걸 알게 될 거야. 어, 그가 아내에게 사실로 말했다면, 음, 더 좋았을 지 모르겠지만 말야. 법에는 허점이 있어. 당신도 알게 될 거야. 그가 그 차를 날아다니게 하지 않는 한, 그차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은 절대 알려지지 않." "아서 위즐리 씨, 그럼 당신이 그 법을 만들었을 때 허점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고 계셨단 말이군요!" 위즐리 부인이 소리쳤다. "당신이 창고에 있는 저 머글의 잡동사니들을 가지고 어설프게 만지작거릴 수 있도록 말이죠! 보세요, 당신이 날아다니게 하지 않는 바로 저 차로 해리가 오늘 아침에 우리 집에 왔어요!" "해리?" 위즐리 씨가 멍하니 말했다. "해리 누구?" 그가 주위를 휙 둘러보다가 해리를 보자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오오, 해리 포터니? 만나서 정말 반갑다. 론이 우리에게 너에 대해 얼마나 많이 말했." "당신의 아들들이 어젯밤에 저 차를 타고 해리의 집으로 날아갔다가 돌아왔어요!" 위즐리 부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실 거죠, 네?" "정말이니?" 위즐리 씨가 몹시 궁금한 듯 말했다. "그게 잘가든? 내, 내말은," 위즐리 부인이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자 그가 머뭇거렸다. "그건, 그건 아주 잘못한 거야, 얘들아. 정말로 아주 잘못한 거야." "두분은 그러시도록 그냥 놔두고 우린 올라가자." 위즐리 부인이 불독처럼 화를 내자 론이 해리에게 비밀히 말했다. "자, 내 방을 보여줄게." 그들은 슬그머니 부엌을 빠져나와 좁다란 복도를 따라갔다. 고르지 않은 계단이 집 꼭대기까지 지그재그 모양으로 돌돌 말려져 있었다. 3층 층계참에 올라갔을 때, 조금 열려진 문이 하나 있었다. 해리가 연한 갈색 눈 한 쌍이 자기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챈 순간 그 문이 쾅 하고 닫혔다. "지니야." 론이 말했다. "그 애가 이렇게 수줍어하는 게 어마나 기이한 일인지 넌 모를 거야. 그 애는 보통은 절대로 입을 다물지 않는 아이거든." 이층을 더 올라가서야 그들은 론의 방이라고 쓰여진 명판이 붙어있는, 페인트가 다 벗겨진 문에 도달했다. 해리는 머리가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그 방안으로 걸어들어간 순간 깜짝 놀랐다. 꼭 용광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방에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강렬한 오렌지 빛이었다. 침대덮개도, 벽도, 심지어 천장까지. 지저분한 벽지에는 밝은 오렌지빛 망토를 입은 일곱 명의 마녀와 마법사가 빗자루를 들고, 활기차게 손을 흔들고 있는 똑같은 포스터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퀴디치 팀이니?" 해리가 물었다. "처들리 캐논이야." 론이 두 개의 커다란 검정색 C자와 고속으로 움직이는 탄환으로 꾸며진 오렌지 빛 침대 덮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리그전에서 현재 9위야." 한쪽 구석에는 론의 마법책들이 난잡하게 쌓여있었고, 그 옆에는 미치광이 머글 마틴 미그의 모험을 주제로 삼은 것 같은 만화책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론의 요술지팡이는 창턱에 있는 알을 낳은 개구리들이 잔뜩 들어있는 수족관 위에 놓여 있었고, 그의 불룩한 회색 모자 옆에서는, 쥐 스캐버스가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었다. 해리는 마룻바닥에서 저절로 움직이고 있는 카드들을 넘어가 조그만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저 밑 밭에서는 땅신령들 한 떼가 다시 하나씩 위즐리네 집 울타리로 살금살금 들어오고 있었다. 그 뒤 그는 방을 본 소감을 듣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론에게로 돌아섰다. "방이 좀 작지." 론이 얼른 말했다. "네가 머글들과 함꼐 썼던 방과는 다르지. 그리고 내 방은 지붕 밑에 사는 굴귀신 바로 밑이야. 그 귀신은 항상 통을 탕탕 치거나 끙끙거리며 신음소리를 내." 그러나 해리가 환하게 씩 웃으며 말했다. "난 이렇게 멋진 집은 처음이야." 론의 귓볼이 새빨개졌다. 제4장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버로우에서의 생활은 프리벳가에서의 생활과는 사뭇 달랐다. 더즐리 가족은 모든 것이 단정하고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 있는걸 좋아했지만 위즐리네 집에서는 이상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불쑥불쑥 터졌다. 해리는 부엌 벽난로 위의 선반에 있는 거울을 처음 들여다 보았을 때 그것이 "셔츠 좀 밀어넣어, 이 덜렁아!" 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깜짝 놀랐었다. 지붕 밑에 사는 굴귀신은 주위가 좀 너무 조용하다싶을 때마다 한바탕 울부짖으며 통을 떨어뜨려서, 프레드와 조지의 침실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폭파 사건들이 오히려 정상으로 여겨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해리가 론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알게 된 가장 이상한 일은 말하는거울도, 절거덕절거덕 소리나게 하는 굴귀신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르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위즐리 부인은 그의 양말이 조금만 잘못되어도 야단법석을 떨었고, 식시시간마다 그에게 억지로 네 그릇이나 먹이려고 했다. 위즐리 씨는 저녁 식사시간마다 그를 옆자리에 앉혀놓고 머글들과의 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며, 소화전이나 우편 업무 같은 것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 듣는 걸 좋아했다. "재미있구나!" 해리가 전화를 귀에 대고 사용법을 말하면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독창적이야, 대단해. 머글들은 마법없이 살아가는 방법들을 정말로 많이 찾아냈어." 해리는 버로우에 도착한 지 일주일쯤 뒤인 어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아침에 호그와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론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자 위즐리 부부와 지니가 벌써 부엌 식탁에 앉아 있었다. 해리를 본 순간, 지니가 잘못하여 포리지 그릇을 치는 바람에 그릇이 마룻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지니는 해리가 방으로 들어올 때마다 물건들을 쳐서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그녀는 급히 식탁 밑으로 들어가 그릇을 되찾아서는 꼭 지는 해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 나타났다. 해리는 이것을 보지 못한 척하며, 자리에 앉아서 위즐리 부인이 주는 토스트를 받았다.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위즐리 씨가 해리와 론에게 초록색 잉크로 주소가 쓰여진 똑같이 생긴 누르스름한 양피지 봉투를 건네주었다. "덤블도어 교수는 이미 네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단다. 해리. 그 분에게는 속임수가 전혀 통하지 않지. 너희들 둘에게도 편지가 왔다." 프레드와 조지가 잠옷 바람으로 느릿느릿 걸어 들어오자 그가 덧붙였다. 그들이 편지를 읽 는 동안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해리의 편지엔 예전처럼 9월 1일에 킹스 크로스 역에서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잡아타라고 쓰여 있었다. 또한 2학년 때 필요한 새책들의 목록도 있었다. 2학년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책들이 필요합니다. <표준 마법서(2학년)> 미란다 고시오크 지음 <밴시(죽을 사람이 있음을 통곡으로 예고한다는 여자 요정 : 옮긴이)와 보내는 휴식 시간>,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지붕 밑에 사는 굴귀신과 돌아다니기>,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마녀와 보내는 휴일>,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트롤과의 여행>,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흡혈귀와의 여행>,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늑대인간과 돌아다니기>,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설인과 보낸 일년>, 질데로이 록허트 지음 프레드는 자신의 책 목록을 다 읽자, 해리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너도 록허트의 책을 모두 가져오라고 했구나!" 그가 말했다. "새로 오신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은 마녀광인 게 분명해." 이순간에, 프레드는 그의 어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마멀레이드 잼을 바르는 척했다. "책값이 만만치 않을 거예요." 조지가 부모님 얼굴을 슬쩍 보며 말했다. "록허트의 책들은 정말 비싸거든요." "이럭저럭 될게다." 위즐리 부인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내가 볼 때 중고가게에 가면 지니의 물건들은 대부분 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아, 금년엔 너도 호그와트에 가니?" 해리가 지니에게 물었다. 그녀는 머릿속까지 새빨개지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만 버터 그릇에 팔꿈치를 넣고 말았다. 하지만 바로 그때 론의 형 퍼시가 걸어 들어왔으므로 다행히 해리 말고는 아무도 이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이미 옷을 다 차려입고, 스웨터 조끼에는 호그와트 반장 배지까지 달고 있었다. "모두들 안녕하세요." 퍼시가 기분좋게 말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그런데 그가 하나 남아있는 의자에 앉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엉덩이 밑에서 털이 다 빠진 회색빛 깃털 총채 하나를 꺼냈다. 아니 적어도, 그것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까는 해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에롤!" 론이 퍼시에게서 절뚝거리는 부엉이를 받아 날개 밑에서 편지를 꺼내며 말했다. "마침내, 이 녀석이 헤르미온느의 답장을 가져왔군. 내가 그 애에게 더즐리 가족에게서 널 구하러 갈 거라고 편지 썼었거든." 에롤을 뒷문 바로 안쪽에 있는 횃대로 가져가 세워놓으려고 했지만 다시 곧바로 떨어지자, 론이 그 부엉이를 개수대 옆의 그릇 건조대에 올려놓으며 중얼거렸다. "가엾기도 하지." 그리곤 그는 헤르미온느의 편지를 좍 뜯어 큰소리로 읽었다. 사랑하는 론, 그리고 만일 그곳에 있다면 사랑하는 해리에게. 모든게 잘되었길 바래. 그런데 혹시 해리를 빠져 나오게 하는 데 불법적인 일은 저지르지 않았겠지, 론. 그랬다간 해리를 또다시 곤란에 빠뜨리게 될거야. 정말로 걱정했었는데 만일 해리가 괜찮다면, 내게 즉시 알려줘. 하지만 다른 부엉이를 이용한다면 더 좋겠어. 한번만 더 배달을 시켰다간 네 부엉이는 아마 죽을 지도 몰라. 난 물론, 학교 공부하느라 무척 바빠. "그 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론이 놀라며 말했다. "지금은 방학중이잖아!" 그리고 난 다음 주 수요일에 부모님과 함께 내 새책들을 사러 런던에 갈거야. 우리 아이애건 앨리에서 만나지 않을래? 가능한 한 빨리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알려줘. 헤르미온느가. "아주 잘됐구나. 우리도 그때 가서 물품들을 구입하도록 하자." 위즐리 부인이 식탁을 치우며 말했다. "너희들 오늘은 뭐할 거니?" 해리와 론과 프레드와 조지는 언덕 위에 있는 위즐리 가족 소유의 조그마한 목장으로 갈 계획이었다. 그것은 아래에 있는 마을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빙 돌아가며 죽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너무 높이만 날지 않는다면 퀴디치 연습까지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들이 마을로 달아났을 때 설명하기가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진짜 공들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대신 쉽게 잡을 수 있는 사과를 이용했다. 그들은 해리의 님부스 2000을 번갈아 탔는데, 확실히 최고의 빗자루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론의 낡은 슈팅 스타는 종종 지나가는 나비들보다도 뒤로 처지곤 했다. 5분쯤 뒤 그들은 어깨에 빗자루를 메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그들은 퍼시에게 함께 가자고 했지만, 그는 바쁘다며 거절했다. 해리는 퍼시를 식사시간밖에 볼 수 없었다. 그는 그 시간 이외에는 온종일 방안에 틀어박혀있었다. "형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프레드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형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네가 오기 직전에 형의 시험 성적이 나왔는데 O. W. L.이 열두 개나 되는 데도 전혀 흡족해하지 않았어." "표준 마법사 수준이라는 거야." 해리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자, 조지가 설명했다. "빌 형도 열두 개 받았지. 잘못하다간, 우리 가족 중에서 수석이 또 한 명 나오겠어. 난 창피해서 못 견딜 거야." 빌은 위즐리 형제들 중 맏이였다. 그와 둘째형인 찰리는 이미 호그와트를 졸업했다. 해리는 두 사람 다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찰리는 루마니아에서 용을 공부하고 있고, 빌은 이집트에서 마법사 은행인 그린고트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금년에 우리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어떻게 다 사실 수 있을 지 모르겠어." 조지가 한참 뒤 말했다. "다섯 질 의 록허트 책이라! 그리고 지니에게도 망토며 요술지팡이며 필요한 게 한두가지가 아닐 텐데."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그는 약간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런던 그린고트의 지하 금고에는 그의 부모가 물려주신 많은 돈이 보관되어 있었다. 물론, 그가 돈을 가진 건 마법사 세계에서 뿐이었다. 머글들의 가게에서는 갈레온과 시클과 크넛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더즐리 가족에게는 그의 그린고트 은행 예금계좌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마법과 관련된 것이라면 질색을 하는 그들이었지만 산더미 같은 황금까지도 싫어하지는 않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위즐리 부인은 그 다음날 아침 일찍 그들을 모두 깨웠다. 베이컨 샌드위치를 하나씩 서둘러 먹은 뒤, 외투를 걸치자 위즐리 부인이 부엌 벽난로 선반에서 화분 하나를 제쳐놓고 그 안을 뚫어지게 들여다 보았다. "다 떨어져 가네요, 아서." 그녀가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 조금 더 사야겠어요. 그러면, 손님 먼저! 너 먼저 해라, 해리!" 그러더니 그녀가 그에게 그 화분을 건네주었다. 해리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그들 모두를 바라보았다. "날더러 뭐, 뭘 하라는 거죠?" 그가 더듬으며 말했다. "그 애는 플루 가루를 타고 여행해 본 적이 없어요." 론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미안해, 해리, 내가 깜박했어." "정말이니?" 위즐리 씨가 말했다. "그러면 작년에 학교 물품들을 살 때는 다이애건 앨리에 어떻게 갔니?" "그때는 일단 지하철로 들어가서요." "그래?" 위즐리 씨가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거기에 비상구들이 있었니? 정확히 어떻게." "나중에 물어봐요, 아서."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플루 가루는 훨씬 더 빠르단다, 얘야, 하지만 어쩌지, 네가 그걸 한번도 써 본 적이 없다면." "괜찮을 거에요, 엄마." 프레드가 말했다. "해리, 먼저 우리가 하는 걸 잘 지켜봐." 그가 화분에서 반짝이는 가루를 조금 꺼내더니, 불 앞으로 걸어가, 그 가루를 불꽃 속으로 던졌다. 그러자 펑 하더니, 불이 에메랄드 빛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프레드의 키보다 더 높이 치솟았다. 그는 불길 속으로 곧장 걸어들어가며 "다이애건 앨리!" 라고 외쳤다. 그게 다였다. 그리곤 그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똑똑히 말해야 한다. 얘야." 조지가 화분 속에서 손을 집어넣자 위즐리 부인이 해리에게 말했다. "그리고 꼭 오른쪽 벽난로로 나와야 해." "오른쪽 뭐요?" 불길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조지까지 휙 데려가 버리자 해리가 초조하게 물었다. "글세, 출구가 굉장히 많거든, 하지만 똑똑히 말하기만 하면." "그 앤 괜찮을 거요, 몰리. 애태우지 말아요." 위즐리 씨가 플루 가루를 조금 집어들면서 말했다. "하지만, 여보, 그 애가 만약 길을 잃는다면, 그 애의 이모와 이모부에게 뭐라고 설명하겠어요?" "그들은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해리가 그녀를 안심시켰다. "제가 굴뚝에서 길을 잃어버린다면 두들리는 아주 재미있어할 테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 마세요." "글세, 알았다. 그럼 아서 아저씨 다음에 가거라."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자, 불 속으로 들어갈 때, 네가 갈 장소를 말하는 거야." "그리고 팔꿈치는 손으로 계속 감싸고 있어." 론이 거들었다. "눈은 감거라."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을음은" "긴장하지마." 론이 말했다. "그랬다간 다른 벽난로로 나갈 지도 모르니까." "그렇다고 겁먹고 너무 일찍 나오지 말고 프레드와 조지를 볼 때까지 기다리거라." 이 모든 걸 명심하려고 애쓰면서, 해리는 플루 가루를 조금 집어 불가로 걸어갔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가루를 불꽃 속으로 뿌리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불길이 꼭 따뜻한 바람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입을 벌리자마자 뜨겅누 재가 한 움큼 입속으로 들어왔다. "다, 다이애, 건 앨리." 그가 기침을 했다. 그건 꼭 거대한 배수로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아주 빨리 빙글 빙글 돌고 있는 것 같았다. 귀에 들리는 굉음 때문에 귀청이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눈을 뜨고 있으려고 했지만 소용돌이치는 초록빛 불꽃 때문에 자꾸 눈이 감겼고, 속이 울렁울렁 댔다. 딱딱한 무언가가 팔꿈치를 치자 그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와중에도 팔꿈치를 꽉 감싸안았다. 이제는 차가운 손이 뺨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안경을 통해 죽 늘어선 벽난로들과 그 너머에 있는 방들이 흐릿하게 보였다. 아침에 먹은 베이컨 샌드위치가 넘어올 것 같았다. 그는 멈추길 바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차가운 돌 바닥으로 엎어지는 순간 안경다리가 툭 하고 부러지는게 느껴졌다. 현기증이 났다. 온몸이 멍투성이였다. 그는 그을음으로 뒤덮인 채 부러진 안경을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일어섰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어디에 와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확실한건 그가 불이 어스레하게 밝혀진 커다란 마법사 가게처럼 보이는 곳의 돌 벽난로에 서 있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호그와트 학교 목록에 써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가까운 유리 케이스 안에는 쿠션 위에 놓인 말라빠진 손 하나와, 피로 얼룩진 카드 한 벌과, 노려보는 유리 눈알 하나가 들어 있었다. 벽에서는 기분 나쁜 가면들이 내려다보고 있었고, 카운터에는 여러 가지 종류를 한데 모아놓은 사람의 종합뼈 세트들이 놓여 있는가 하면, 천장에는 녹슨 뾰족한 도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더러운 가게 창문을 통해 보이는 저 어둡고, 좁다란 길은 확실히 다이에건 앨 리가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빨리 나갈수록 좋을 것 같았다. 벽난로 바닥에 엎어질 때 부딪힌 코가 아직도 얼얼했다. 해리가 서둘러 그리고 조용히 문 쪽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채 반도 가기 전에, 유리 반대편에 두 사람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중 하나는 해리가 이렇게 길을 잃고,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부러진 안경을 낀 모습으로는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드레이코 말포이였다. 얼른 주위를 둘러보자 왼쪽에 있는 커다란 까만색 캐비닛이 눈에 들어왔다. 해리는 그안으로 달려들어가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작은 틈만 남기고, 문을 끌어당겨 닫았다. 잠시 뒤, 종이 땡그렁 하고 울리더니 말포이가 가게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따라 들어온 남자는 드레이코의 아버지인 게 분명했다. 그는 말포이와 똑같이 창백하고, 뾰족한 얼굴과 차가운 회색빛 눈을 갖고 있었다. 말포이 씨는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빈들빈들 둘러보며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카운터에 있는 종을 울리며 아들에게 돌아서 말했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드레이코." 말포이가 유리 눈알을 발견하고 말했다. "선물하나 사주시면 안돼요?" "경주용 빗자루를 사주겠다고 했잖니." 그의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카운터를 따각따각 두드리며 말했다. "전 기숙사 퀴디치 팀도 아닌데 그런 거 가져봤자 뭐해요?" 말포이가 부루퉁하게 토라진 얼굴로 말했다. "해리 포터는 작년에 님부스 2000을 받았단 말이에요. 그 녀석은 그리핀도르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덤블도어 교수님에게서 특별 허가까지 받았어요. 그 녀석은 그렇게 잘하지도 않은데, 그건 다 그 애가 유명하기 때문이에요. 이마에 멍청한 흉터 하나 가진 것 때문이라구요." 말포이가 허리를 굽혀 해골들로 가득 찬 선반을 이리저리 살폈다. "모두들 그 녀석이 굉장히 잘났다고 생각해요. 흉터에다 빗자루까지 가진 멋진 포터라면서 말예요." "그 말은 벌써 열 번도 더 했을 거다." 말포이씨가 이제 그 말은 그만두라는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 마법사들 대부분이 해리 포터를 마왕을 사라져버리게 한 영웅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남들 앞에서 그렇게 드러내고 해리 포터를 싫어하는 건 현명하지 못해. 아, 보진씨." 기름을 바른 머리를 올백으로 매끄럽게 넘긴, 구부정한 남자 하나가 카운터 뒤에 나타났다. "말포이 씨, 다시 만나다니 이렇게 반가울 데가." 보진 씨가 그의 머리 만큼이나 기름이 줄줄 흐르는 구변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기쁘군요. 그리고 아드님도 만나서 기뻐요. 제가 도와드리는게 어떨까요? 이거 한번 보세요. 오늘 막 들어왔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보진 씨, 오늘은 사려는 게 아니라, 팔려는 겁니다." 말포이 씨가 말했다. "파신다구요?" 보진 씨의 얼굴에서 미소가 약간 사라졌다. "마법부의 불시 단속이 심해졌다는 말은 당신도 물론 들었을 거요." 말포이 씨가 안주머니에서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 보진 씨가 읽도록 풀면서 말했다. " 우리 집에도, 어, 마법부가 만약 소환한다면, 좀 난처한 것들이, 아아, 몇 가지 있어서," 보진 씨가 코에 코안경을 갖다대고 그 목록을 훑어보았다. "마법부가 설마 말포이 씨를 성가시게야 하겠어요?" 말포이 씨의 입술이 비틀렸다. "아직 우리 집에 찾아오지는 않았소. 말포이 가문이 아직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마법부가 요즈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고 있어서 말이오. 머글 보호 법령을 새로 제정한다는 소문이 있어요. 머글을 사랑하는 저 형편없는 아서 위즐 리가 그 뒤에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죠." 해리는 뜨거운 분노가 치솟는 걸 느꼈다. "그런데 말이오, 이들 가운데 오해를 살 여지가," "물론 잘 압니다, 말포이 씨." 보진 씨가 말했다. "어디 보자," "저거 가져도 돼요?" 드레이코가 쿠션 위에 있는 말라빠진 손을 가리키며 끼어 들었다. "아아, 영광의 손!" 보진 씨가 말포이 씨의 목록을 내려놓고, 허둥지둥 드레이코에게로 걸어가며 말했다. "초를 넣으면 그걸 잡고 있는 사람에게만 불을 비춰주는 거란다! 도둑들의 가장 좋은 친구지! 아드님께서 물건 볼 줄을 아는군요, 말포이씨." "내 아들이 도둑보다는 더 훌륭하게 되길 바랄 뿐이오, 보진." 말포이 씨가 차갑게 ㅁ라하자 보진 씨가 얼른 말했다. "악의로 한 말이 아닙니다, 그저" "물론 그 애의 성적이 더 올라가지 않는다면," 말포이 씨가 더욱 냉정하게 말했다. "그런 사람밖에 될 수 없겠죠." "그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 드레이코가 말대꾸를 했다. "선생님들마다 다 가장 예뻐하는 애들이 있는데, 헤르미온느 그 레인저는," "아빤 마법사 집안 출신도 아닌 여자아이가 모든 시험에서 너를 이겼다는 점에 대해 네가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았다." 말포이 씨가 날카롭게 말했다. "아하하!" 해리는 드레이코가 무안해하면서도 화난 표정을 짓는 걸 보자 기분이 좋아져서 속으로 웃었다. "그건 어디나 똑같아요." 보진 씨가 기름이 좔좔 흐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사 혈통은 어디에서나 손해보는 법이잖아요." "난 안 그렇소." 말포이 씨가 긴 콧구멍을 깔때기 모양으로 벌름거리며 말했다. "아닙니다, 말포이 씨. 물론 저도 안 그렇죠." 보진 씨가 굽실거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 목록 얘기로 다시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군요." 말포이 씨가 쌀쌀하게 말했다. "내가 좀 바빠서 말이오, 보진, 오늘 무척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그들은 옥신각신하기 시작했다. 해리는 드레이코가 진열된 물건들을 살피며 그가 숨어있는 장소로 점점 더 가까이오자, 초조하게 지켜보았다. 드레이코는 돌돌 말려있는 교수형 집행인의 긴 밧줄을 살피려고 멈췄다가 긴 오팔 목걸이에 기대어 세워 놓은 카드에 주의 : 만지지 마시오. 저주받은 것임. 지금까지 머글 주인 열 아홉 명의 목숨을 앗아갔음이라고 쓰인 카드를 읽자 능글맞게 히죽히죽 웃었다. 얼굴을 돌린 드레이코는 바로 앞에 캐비닛이 있는 걸 보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됐소." 카운터에서 말포이 씨가 말했다. "가자, 드레이코!" 아슬아슬한 순간에 드레이코가 돌아서 가버리자 해리는 안도하며 소매로 이마를 훔쳤다. "좋은 하루 되시오, 보진 씨. 그럼 내일 그 물건들을 가지러 저희 집에 오길 기다리겠소." 문이 닫히자마자, 기름이 좔좔 흐르던 보진 씨의 태도가 싹 바뀌었다. "하하 웃기는 사람이군. 소문이 사실이라면, 저 사람이 숨기고 있는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을 텐데 말야." 험악하게 투덜대면서, 보진 씨가 뒷방 쪽으로 사라졌다. 해리는 그가 다시 돌아올 경우를 생각해 잠시 기다렸다가, 될 수 있는 한 조용히 캐비닛에서 빠져 나와, 유리 케이스를 지나서 가게문 밖으로 나갔다. 해리는 부러진 안경이 얼굴에서 떨어지지않도록 움켜잡은 채, 주위를 빤히 보았다. 그곳은 완전히 어둠의 마법 물건들만 취급하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거무죽죽한 골목이었다. 그가 막 나온 '보진과 버크'라는 가게가 가장 큰 것처럼 보였다. 맞은 편 창가에는 불쾌하게 생긴 주름 진 얼굴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두 집 내려가서는, 검은 색의 커다란 거미들이 살고 있는 대형 우리가 있었다. 헙수룩한 차림의 마법사 두병이 어떤 가게의 문간 그늘에서 그를 지켜보며, 서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안경이 똑바로 붙어있도록 잡고 이곳에서 나가는 길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거라며 자위하면서 걸었다. 독이 든 초를 파는 어떤 가게에 걸린 낡은 거리 표지판은 그곳이 녹턴 앨리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러한 장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으므로 아무 도움이 되지않았다. 그는 위즐리네 집 벽난로 불에서 재를 한입 가득 물고 있었으므로 똑똑히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침착하려고 하면서, 그는 어떻게 할 지 생각했다. "길을 잃은 건 아니니, 얘야?" 불쑥 누군가가 그의 귓가에 대고 말하자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앞에, 늙은 마녀 하나가 사람의 손톱인 것처럼 보이는 끔찍한 것들이 가득 담긴 쟁반을 들고 서 있었다. 그녀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심술궂은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해리는 뒤로 물러섰다. "전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그가 말했다. "전 그저" "해리! 너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해리는 가슴이 뛰었다. 그 마녀도 그랬는지 손톱들이 그녀의 발로 우수수 떨어졌다. 오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거구의 헤그리드가 딱정벌레 같은 까만 눈을 번득이며 턱수염을 곤두세우고 그들에게로 성큼성큼 걸어오자 그 마녀가 욕지거리를 했다. "해그리드!" 해리가 마음이 놓인 듯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을 잃었어요, 플루 가루가" 해그리드가 해리의 목덜미를 잡고 그 마녀에게서 잡아끄는 바람에 쟁반이 마녀의 손에서 떨어졌다. 그들이 구불구불한 골목에서 밝은 햇빛으로 나오는 동안 내내 그 마녀의 비명 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저 멀리에 어디서 본 듯한, 눈처럼 하얀 대리석 빌딩이 보였다. 그린고트 은행이었다. 해그리드가 그를 다이애건 앨리로 데려간 것이었다. "이 멍청아!" 해그리드가 해리를 어떤 약국 밖에 있는 용의 똥통 속으로 넘어뜨릴 정도로 세게 그을음을 털어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녹턴 앨리에서 걸어다니다니, 세상에! 위험한 곳이야, 해리. 그런 곳에 가는 건 좋지 않아." "저도 그걸 깨달았어요." 해그리드가 또다시 털어 주기 위해 손을 올리자 해리가 몸으 ㄹ피하며 말했다. "말했잖아요, 길을 잃었다구요. 그런데 거기서 뭐하고 계셨던 거예요?" "육식성 민달팽이 살충제를 찾고 있었어." 해그리드가 딱딱거렸다. "그것들이 학교에 심은 배추들을 다 망쳐놓고 있거든. 설마 혼자 온 건 아니겠지?" "위즐리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제가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헤어졌어요." 해리가 설명했다. "그들을 찾아야 해요." 그들은 함께 거리를 따라 내려갔다. "어떻게 답장 한 장 안 쓸 수가 있니?" 해리가 옆에서 터벅터벅 걸어갈 때 해그리드가 말했다(해그리드가 한 발짝을 떼면 해리는 세발짝을 걸어야 했다.) 해리는 도비와 더즐리 가족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몹쓸 머글들 같으니라구." 해그리드가 성내어 말했다. "내가 진작에 알았더라면." "해리! 해리! 여기야."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자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그린고트의 하얀 계단 꼭대기에 서있었다. 그녀가 갈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뛰어 내려왔다. "네 안경이 어떻게 된 거니? 안녕하세요, 해그리드 아,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그린고트에 들어가려는 거니, 해리?" "위즐리 가족을 찾으면." 해리가 말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야." 해그리드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론, 프레드, 조지, 퍼시, 그리고 위즐리 부부가 혼잡한 거리를 허둥지둥 달려오고 있었다. "해리." 위즐리 씨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벽난로 하나만 더 지나갔으면 됐는데 말야." 그가 번쩍이는 대머리에서 땀을 닦았다. "몰리 아줌마가 아주 흥분해 있단다. 아줌마는 이제 곧 올게다." "너 어디로 나왔니?" 론이 물었다. "녹턴 앨리." 해그리드가 험악하게 말했다. "대단해." 프레드와 조지가 일제히 말했다. "우린 거기에 가면 혼나는데." 론이 부러워하며 말했다. "가면 당연히 안되지." 해그리드가 투덜거렸다. 그때 먼발치에서 위즐리 부인이 한쪽 손에 든 핸드백을 앞뒤로 세게 흔들며, 다른 쪽 손으로는 지니를 붙잡고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 해리 오, 얘야. 어디에 있었던 거니." 숨을 헐떡이며 그녀가 핸드백에서 카다란 옷솔을 꺼내더니 해그리드가 미처 털어내지 못한 그을음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즐리 씨가 해리의 안경을 가져가, 요술지팡이로 가볍게 건드리자 다시 새 안경처럼 변했다. "전 이만 가봐야겠군요." 해그리드가 위즐리 부인에게 손이 붙들린 채 말했다.("녹턴 앨리라구요! 해그리드 당신이 그 애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떡할 뻔 했어요!"). "그럼 다들 호그와트에서 보자!" 그리고는 그는 커다란 몸집을 흔들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내가 '보진과 버크'라는 가게에서 누굴 봤는지 알아?" 그린고트 계단을 올라가며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말포이와 그 애 아버지야." "루시우스 말포이가 뭐라도 샀니?" 그들 뒤에 있던 위즐리 씨가 날카롭게 물었다. "아뇨, 산 게 아니라 팔았어요." "그래서 그가 걱정했던 거로군." 위즐리 씨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루시우스 말포이를 어떻게든 잡아넣어야겠는데." "조심하세요. 아서." 은행으로 들어갈 때 문 앞에 있는 도깨비들의 인사를 받으며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 가족은 골칫거리잖아요. 힘에 겨운 일을 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당신은 내가 루시우스 말포이의 상대가 안 된다, 이거야?" 위즐리 씨는 버럭 성을 내며 말하다가, 헤르미온느의 부모를 보자 반색을 했다. 그들은 커다란 대리석 홀로 통하는 카운터 앞에 초조하게 서서 헤르미온느가 그들을 소개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머글들이시군요!" 위즐리 씨가 친근하게 말했다. "술 한잔 해야겠군요! 그런데 그건 뭐죠? 아, 머글 돈을 바꾸시려는 거로군요, 몰리, 봐요!" 그가 흥분해서 그레인저 씨의 손에 든 10파운드 지폐들을 가리켰다. "우리 여기서 다시 만나자." 위즐리 형제와 해리가 또 다른 그린고트 도깨비의 안내를 받아 지하 금고로 내려갈 때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금고에 가려면 도꺠비들이 모는 작은 고속 궤도차를 타고 소규모의 기찻길을 따라 은행의 지하 터널을 지나가야 했다. 해리는 위즐리네 금고로 내려가는 위험천만한 여행을 오히려 즐겼지만, 금고가 열렸을 때는 녹턴 앨리에서 느꼈던 것보다 더 무거운 참담함을 느꼈다. 그 안에 들어있는건 약간의 은 시클과 단 한 개의 금 갈레온이 다였다. 위즐리 부인은 그 금고에 있는 돈을 닥닥 긁어모아 몽땅 핸드백속으로 쓸어 넣었다. 그러나 그의 금고에 도달했을 때의 기분은 훨씬 더 참담했다. 해리는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도록 가리려고 애쓰며 허둥지둥 한줌의 동전을 가죽 가방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들은 대리석 계단이 있는 바깥으로 다시 나온 뒤 모두 헤어졌다. 퍼시는 새 깃펜이 필요하다고 막연히 중얼거리며 가버렸고, 프레드와 조지는 호그와트의 친구인 리 조던을 만났다.위즐리 부인과 지니는 중고 망토 가게로 갈 계획이었다. 위즐리 씨는 그레인저 부부를 리키 콜드런으로데려가 한잔 해야겠다고 고집하고 있었다. "그럼 한 시간 뒤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만나 교과서들을 사도록 하자." 위즐리 부인이 지니와 함께 출발하며 말했다. "그리고 녹턴 앨리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말고!" 그녀가 친구와 함께 떠나는 쌍둥이들의 등에 대고 큰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꼬불꼬불한 자갈길을 따라 한가로이 걸었다. 해리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금과, 은과, 청동 돈들이 기분 좋게 땡그랑대며 제발 써달라고 아우성을 쳐대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딸기 땅콩 아이스크림을 세 개 사서는, 셋이서 유쾌히 아이스크림을 빨아먹으면서 휘황찬란한 가게 쇼윈도들을 가웃거리며 걸어다녔다. 론이 고급 퀴디치 용품점 창문 앞에서 처들리 캐논 망토를 동경의 눈초리로 한없이 바라보자 헤르미온느가 잉크와 양피지를사러 가자며 그들을 옆 가게로 끌고 갔다. 마법사들의 놀이 가게인 '갬볼과 제이프'에서는, 프레드와 조지와 리 조던을 만났는데, 그들은 '필리버스터 박사의놀라운 습식 스타트'와 '차가운 불꽃놀이'를 사고 있었다. 그리고 부러진 요술지팡이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과, 마법의 약으로 뒤덮인 낡은 망토들로 가득한 작은 고물상에서는 '힘을 얻은 반장들'이라는 작고 굉장히 재미없는 책에 축 빠져있는 퍼시를 발견했다. "호그와틍의 반장들과 그들의 그 후 진로에 대한 연구." 론이 그 뒷면 책표지를 큰소리로 읽었다. "굉장히 매혹적으로 들리는데." "저리가." 퍼시가 날카롭게 말했다. "물론 퍼시 형은 포부가 아주 거창해. 모든 계획을 다 짜놓았어. 형은 마법부 장관이 되고 싶어하지." 퍼시를 내버려 두고 나오며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한 시간쯤 뒤, 그들은 '플러리시와 블러트'로 향했다. 하지만 그 서점에 다다르자,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문 밖에서 서로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위쪽 창문에 붙여져 있는 커다란 광고문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늘 12:30pm부터 4:30pm까지 질데로이 록허트가 그의 자서전 '신비한 나'를 사시는 분에게 직접 사인을 해드립니다. "그를 실제로 만날 수 있겠다!" 헤르미온느가 깩깩거리며 말했다. " 그사람이 바로 우리가 살 교과서들을 거의 대부분 쓴 사람이잖아!" 몰려있는 사람들은 주로 위즐리 부인 연령대의 마녀들인 것 같았다. 어떤 마법사 하나가 매우 초조한 얼굴로 문앞에 서서 큰소리로 말했다. "숙녀 여러분, 침착하세요. 밀지 마세요, 저기 책들 조심하세요. 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도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가게 저 안쪽까지 긴 줄이 꼬불꼬불 늘어서 있었고, 그 끝에서는 질데로이 록허트가 자신의 책들에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표준 마법책(2학년)'을 한 권씩 잡고 위즐리 부부와 지니, 그리고 그레인저 부부가 함께 서 있는 줄로 몰래 다가갔다. "오, 너희들 왔구나, 그래."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계속해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그를 볼 수 있을 게다." 질데로인 록허트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커다란 자기 얼굴 사진들에 둘러싸인 채 탁자에 앉아, 사람들 모두에게 눈짓을 해 보이며 하얀 이를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실제의 록허트는 그의 눈의 빛깔과 똑같은 물망초빛 파란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구불구불한 머리 위에는 뾰족한 마법사 모자가 멋지게 비스듬히 올려져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생긴 자그마한 남자 하나가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보랏빛 연기를 품어내는 커다란 검정색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좀 비켜 서세요, 거기." 그가 사진을 더 잘 찍기 위해 뒤로 움직이며 론에게 딱딱거렸다. "이것은 '예언자 일보'에 낼 사진입니다." "대단하군." 론이 사진사가 밟았던 곳을 발로 문지르며 말했다. 질데로이 록허트가 그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론을 보았다. 그 뒤 해리를 발견하고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서서 확실하다는 듯 큰소리로 말했다. "해리포터가 맞지?" 몰려있던 사람들이 흥분해서 속삭이며 갈라졌다. 록허트가 앞으로 달려와 해리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를 앞으로 끌어당겼다. 군중이 갑자기 환호했다. 록허트가, 미친 듯이 찰칵거리며 위즐리 가족이 있는 쪽으로 뿌연 연기를 둥둥 떠가게 하고 있는 사진사에게 손을 흔들자 해리의 얼굴이 벌개졌다. "활짝 멋진 미소 한번 지어봐라, 해리." 록허트가 번득이는 이빨 사이로 말했다. "너와 난 함께 신문 제 1면에 나올 만해." 그가 손을 놔주었을 때는, 해리는 손가락에 감각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그가 옆 걸음질을 쳐서 가만가만 위즐리 가족에게로 다시 가려고 하는 순간, 록허트가 한쪽 팔로 그의 어깨를 감싸더니 옆구리를 꽉 죄었다. "신사숙녀 여러분." 그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 얼마나 멋진 순간입니까!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것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릴 딱 좋은 때가 된 것 같군요!" "여기에 있는 어린 해리가 오늘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오직 저의 자서전을 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 이제 그에게 제 책을 기꺼이 주려고 합니다. 무료로 말이죠." 군중이 다시 한번 환호했다. "그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록허트가 약간 잡아 흔들자 해리의 안경이 코끝으로 미끄러졌다. "나의 책 '신비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게 되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그와 그의 학교 친구들은 사실 진짜 '신비한 나'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전 이 자리에서 이번 9월에 제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새로운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으로 부임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군중이 박수 갈채를 보냈고, 해리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모든 책을 공짜로 받게 되었다. 책들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몸이 휘청했다. 그는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자리에서 가까스로 물러나와 한쪽 가장자리에 새로 산 냄비를 옆에 두고 서 있는 지니에게로 다가갔다. "이것들 너 가져." 해리가 그 책들을 냄비 속에 넣으며 그녀에게 중얼거렸다. "난 다시 사면 돼." "굉장히 좋았겠다, 안 그래, 포터?" 해리가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몸을 바로하고 평상시처럼 비웃고 있는 드레이코 말포이와 얼굴을 맞대고 있었다. "유명하신 해리 포터께서는" 말포이가 말했다. "책 한권을 사러 나왔다가도 신문 제 1면에 실리는군." "그를 가만히 내버려둬, 그가 원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니까!" 지니가 말했다. 그녀가 해리 앞에서 말한 건 그게 처음이었다. 그녀는 말포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포터, 너 여자친구 생겼구나!" 말포이가 점잔빼며 말했다. 지니의 얼굴이 새빨개졌을 때 론과 헤르미온느가 록허트 책들을 움켜쥐고 한바탕 하려는 듯 걸어왔다. "오, 너였구나." 마치 신발 바닥에 더러운 게 붙어있기라도 한 것 같은 표정으로 말포이를 바라보며 론이 말했다. "여기서 해리를 봐서 놀랐지, 어?" "널 서점에서 보고 훨씬 더 놀랐어, 위즐리." 말포이가 맞받아 쳤다. "네부모님은 그 모든 거승 ㄹ사고 나면 아마 한 달동안은 쫄쫄 굶으셔야 할걸." 론의 얼굴이 지니처럼 새빨개졌다. 그가 책들을 냄비 속에 떨어뜨리고 말포이에게 덤벼들려고 하자,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그의 재킷을 잡았다. "론!" 위즐리 씨가 프레드와 조지를 말리며 말했다. "너 뭐하고 있니? 이안은 너무 혼잡하니, 밖으로 나가자." "이것 참 아서 위즐리." 그건 말포이 씨였다. 그가 드레이코와 똑같이 냉소를 보이며, 아들의 어깨에 한 손을 얹고 서 있었다. "루시우스." 위즐리 씨가 차갑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마법부에선 바쁘다고 들었네." ㅁ라포이 씨가 말했다. "그 많은 불시 단속들 하며, 그들이 초과 근무수당은 주고 있겠지?" 그가 지니의 큰 냄비로 걸어가더니 그럴듯한 록허트 책들 가운데에서, 아주 오래되고 낡을 대로 낡은 '초보자들을 위한 변신술 안내서'라는 책 한권을 뽑아들었다. "그렇지 못한 것 같군." 말포이씨가 말했다. "저런, 그들이 자네에게조차 제대로 월급을 주지 않는다면 마법사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게 아니고 무엇이겠나?" 위즐리씨의 얼굴이 론이나 지니보다도 더 새빨개졌다. "우린 마법사의 이름에 진정으로 먹칠을 하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해 견해가 아주 다른 것 같군, 말포이." 그가 말했다. "아무렴." 말포이 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그레인저 부부에게로 잠시 눈길을 주었다가 다시 말했다. "위즐리, 난 이미 자네의집안 형편이 기울대로 기울었다고 생각했었지." 지니의 냄비가 날아가더니 쨍그랑 하고 커다란 금속음을 냈다. 그리고는 위즐리 씨가 말포이 씨에게로 몸을 날려 그를 뒤에 있는 책꽂이 쪽으로 밀어붙였다. 수십 권의 무거운 마법책들이 큰소리를 내며 그들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프레드인지 조지인지 "혼내줘요, 아빠!" 하는 외침소리가 들렸다. 또 위즐리 부인은 "안돼요, 어서, 안돼!" 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사람들이 우를 뒤로 물러서자, 더 많은 책꽂이들이 넘어졌다. "신사양반들 제발 제발!" 점원이 소리치는 순간,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떨어지세요, 거기, 신사양반들, 떨어지세요." 해그리드가 많은 책들을 헤치며 그들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위즐리 씨와 말포이 씨를 잡아떼어 놓았다. 위즐리 씨는 입술이 찢어졌고, 말포이 씨는 '독버섯 백과사전'으로 눈을 맞았었다. 그는 여전히 지니의 낡은 변신술 책을 들고있었다. 그는 악의에 찬 눈을 번득이며 그 책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여기. 야 네 책 받아라. 그게 네 아버지가 네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책이란다." 그가 해그리드에게 잡혀 있던 손을 뿌리치며 손짓으로 드레이코를 부르더니 서점에서 급히 나갔다. "그런 사람은 무시해 버렸어야죠, 아서." 해그리드가 망토를 똑바르게 하고 있는 위즐리 씨를 거의 일으켜 세우다시피 하며 말했다. "썩을 대로 썩은 가족이잖아요, 그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에요. 악의에 가득 차있는 말포이 가족의 말은 들을 가치도 없어요. 자 어서, 여기서 나가세요." 점원은 마치 손해 배상 청구를 하기 전에 그들이 떠나는 걸 막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그는 해그리드의 손목에는 어림도 없었으므로 차라리 그렇게 하지 않는데 낫겠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들은 급히 거리로 나왔다. 그레인저 부부는 놀라서 떨고 있었고, 위즐리 부인은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셨어요. 사람들 앞에서 싸움이나 하고 질데로이 록허트가 뭐라고 생각했겠어요." "그는 기뻤어요." 프레드가 말했다. " 우리가 떠날 때 그가 하는 말 못 들으셨어요? 그가 '예언자 일보' 기자에게 그 싸움을 기사에 실을 수 있는지 묻고 있었다구요. 정말 좋은 기사거리가 될 거라던데요." 하지만 그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리키 콜드런의 난롯가로 다시 향했다. 그곳에서 해리와 위즐리 가족과 그들이 산 물건은 플루 가루를 이용해 다시 버로우로 돌아갈 것이다. 그들은 그 술집을 나와 반대편의 머글 거리로 향하는 그레인저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위즐리 씨는 그들에게 버스 정류장을 어떻게 이용하는 지 물었다가, 위즐리 부인의 얼굴 표정을 보고는 얼른 그만두었다. 해리는 플루가루를 조금 잡기 전에 안경을 벗어 주머니 속에 안전하게 넣었다. 그것은 확실히 마음에 썩 내키는 여행 방법은 아니었다. 제5장 커다란 버드나무 여름방학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버린 것 같았다. 해리는 물론 호그와트로 돌아가길 고대하고 있었지만, 버로우에서 보낸 한 달은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는 더즐리 가족이 있는 프리벳가로 다시 돌아갔을 때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생각하면 론이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날 저녁에, 위즐리 부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해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가득 찬 화려한 저녁상을 차려주었고, 마지막에는 군침이 도는 당밀 푸딩까지 내놓았다. 프레드와 조지는 필리버스터 불꽃놀이를 보여줌으로써 그날 저녁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적어도 30분 동안을 빨간색과 파란색 별들이 천장에서 벽으로 튀며 부엌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그 뒤 그들은 마지막으로 코코아 한 잔을 마신 뒤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을 시작하는데는 한참이 걸렸다. 이른 새벽에 일어났음에도, 암튼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았다. 위즐리 부인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여분의 양말과 깃펜들을 찾으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위즐리 형제들은 손에 토스트를 한쪽씩 들고 옷을 반쯤 걸친 채로 계단에서 계속 서로 부딪혔고, 위즐리 씨는 지니의 가방을 차에 실으려고 급히 가다가 마당에서 왔다갔다하는 닭에게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목이 부러질 뻔했다. 해리는 작은 포드 앵글리아에 여덟 명의 살마고, 여섯 개의 커다란 가방과, 두 마리의 부엉이와 쥐 한 마리가 어떻게 다탈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사실 위즐리 씨가 만들어 놓은 특별한 마법이 없었더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몰리 아줌마에게는 말하지 말라." 그가 차 뒤 트렁크를 열어 짐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동차를 마법으로 늘린 방법을 보여주며 해리에게 속삭였다. 마침내 그들이 차 안에 다 탔을 때, 위즐리 부인이 해리, 론, 프레드, 조지, 그리고 퍼시가 모두 나란히 편안하게 앉아있는 뒷자리를 흘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머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확실히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래요?" 그녀와 지니는 공원의 의자처럼 긴 앞좌석에 앉아 있었다. "바깥에서 보았을 때는 이 차가 이렇게 넓은 지 몰랐거든요, 안 그래요?" 위즐리 씨가 시동을 걸자 차는 마당에서 굴러나갔고, 해리는 그 집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가 이 집을 언제 다시 볼수 있을까 생각하자마자 그들은 다시 돌아갓다. 조지가 필리버스터 불꽃놀이 상자를 두고 왔던 것이다. 그 뒤 5분쯤 지나서는, 빗자루를 두고 온 프레드 때무에 다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거의 다 왔을 때 지니가 다이어리를 안 가져왔다며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차 안으로 다시 기어 들어왔을 때쯤 돼서는, 차는 이제 화가 치밀 대로 치민 듯 기어가는 것처럼 아주 천천히 달렸다. 위즐리 씨가 손목시계를 흘끗 다보고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몰리, 여보" "안돼요, 아서." "아무도 보지 않을 거요. 여기에 있는 이 작은 단추는 내가 설치한 투명 부스터라오. 이걸 누르면 당장 공중으로 올라갈 거요. 그러면 우린 구름 위에서 나는 거예요. 우린 10분이면 그곳에 도달할 거고, 아무도 전혀 눈치채지 못." "안 된다고 했어요, 아서. 벌건 대낮에는 안돼요." 그들은 킹스크로스 역에 11시 15분 전에 도착했다. 위즐리 씨가 쏜살같이 길으 ㄺ 너가 가방들을 실을 손수레를 가져오자 그들 모두 허둥지둥 역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작년의 그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발견했다. 까다로운 부분은 머글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9와 3/4번 승강장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저 9번과 10번 승강장을 가르는 딱딱한 개찰구를 통해 걸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 개찰구를 통해 들어간다고 전혀 다치는 건 아니었지만, 단 머글들이 누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해야만 했다 "퍼시가 먼저 가거라." 위즐리 부인이 머리 위에 있는 시계를 초조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 시계에 따르면 개찰구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 5분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퍼시가 힘차게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사라졌다. 다음엔 위즐리 씨가 갔다. 그리고 프레드와 조지가 그 뒤를 따랐다. "엄마는 지니를 데리고 갈 테니 너희 둘은 우리 바로 뒤에 오너라." 위즐리 부인이 지니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가며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 "우린 함께 가자. 1분 밖에 안 남았어." 론이 해리에게 말했다. 해리는 헤드위그의 새장이 가방 위에 안전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한 뒤 손수레를 개찰구 쪽으로 밀고 갔다. 그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느꼈다. 이것은 플루 가루를 이용하는 것만큼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둘 다 손수레의 손잡이 쪽으로 몸을 바짝 숙이고 과감하게 개찰구 쪽으로 점점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쾅. 손수레 두 개가 다 개찰구에 부딪히며 뒤로 튕겨져 나왔다. 론의 가방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고, 해리는 발부리가 걸려 나가 떨어졌다. 헤드위그의 새장이 높이 튀어 올랐다가 반들반들한 바닥으로 떨어지자 부엉이가 굴러 나와 끽끽대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빤히 바라보고 있는 사이 근처에 있던 차장 하나가 소리쳤다. "도대체 너희들 뭐하고 있는 거니?" "손수레가 제멋대로 움직였엉." 해리가 일어서서 가슴을 움켜잡고 헐떡이며 말했다. 론이 헤드위그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동을 피우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한다며 중얼거렸다. "우리가 왜 통과하지 못한 거지?" 해리가 론에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나도 몰라." 론이 미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슨 일인지 궁금한 듯 아직도 10여명의 사람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기차를 놓칠 거야." 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 출입구가 왜 저절로 막힌 건지 모르겠어." 해리는 속이 울렁울렁대는걸 느끼며 거대한 시계를 올려다 보았다. 10초, 9초, 그는 손수레를 조심성 있게 개찰구까지 밀고 나가 다시 한번 힘껏 밀었다. 그 금속은 여전히 딱딱했다. 3초, 3초, 1초, "가버렸어." 론이 어리벙벙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기차는 떠났어. 엄마와 아빠가 우리에게로 다시 오시지 않으면 어떡하지? 머글들의 돈 있니?" 해리가 공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더즐리 가족은 6년 동안 내게 용돈을 한 푼도 준적이 없었어." 론이 차가운 개찰구에 귀를 바싹 갖다댔다. "아무 소리도 안나." 그가 절박하게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엄마와 아빠가 언제쯤 돌아오실지도 모르는데." 그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여전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건 헤드위그가 계속해서 찍찍 비명을 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에서 기다리는 게 좋겠어."해리가 말했다. "사람들이 자꾸 우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 "해리!" 론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자동차!" "그게 어떻다구?" "우린 그차를 타고 호그와트로 날아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난" "다른 방도가 없잖아. 그리고 우린 학교에 가야 하구. 안 그래? 그리고 진짜 긴급한 상황이라면 미성년 마법사들일지라도 마법을 써도 된다고, 실제적 제한 규정 19항인가 어디에 나와있어." "하지만 너희 엄마와 아빠는" 해리가 다시 열릴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속에 개찰구르 ㅪㅏ시 한번 밀며 말했다. "그러면 그분들은 어떻게 집에 가시지?" "엄마 아빠는 차가 필요하지 않아!" 론이 조바심하며 말했다. "그분들은 축지법을 쓰는 방법을 알고 계시거든! 너도 알잖아. 뿅 하고 사라졌다가 집에 다시 나타나는 것 말야! 그분들이 플루 가루나 자동차에 신경쓰시는 건 단지 우리가 모두 미성년이고 아직 축지법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야." 겁먹었던 해리의 표정이 갑자기 흥분으로 변했다. "너 그 차를 날게 할 수있어?" "문제없어" 론이 손수레를 출구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어서, 가자, 서두르면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들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머글들을 지나 기차역 밖으로 걸어나가 낡은 포드 앵글리아가 주차되어 있는 옆길로 다시 나왔다. 론이 요술지팡이로 몇 번 치자 차 트렁크 문이 열렸다. 그들은 짐을 다시 그 안에 넣고, 헤드위그를 뒷자리에 놓은 뒤 앞에 탔다.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지 살펴봐." 론이 요술지팡이를 한번 더 쳐서 시동을 걸며 말했다. 해리가 고개를 창 밖으로 쭉 내밀었다. 앞에 있는 대로에는 많은 차들이 덜거덕 거리며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들이 있는 길에는 차들이 한 대도 없었다. "좋았어." 그가 말했다. 론이 계기반에 있는 작은 은색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그들이 그 차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해리는 좌석이 밑에서 진동하는 것도 느끼고, 엔진 소리도 듣고, 무릎에 올려진 손과 코에 안경이 걸쳐져 있다는 것까지도 느낄 수있었지만, 차들이 가득 세워진 거무죽죽한 거리에는 그저 그의 눈알 한 쌍만 동동 떠있었다. "가자," 오른쪽에서 론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차가 올라가면서 양쪽에 있는 땅과 더러운 건물들이 점점 시야에서 멀어졌다. 잠시 뒤, 자욱한 연기 속에 가려진 눈부신 런던 거리가 저 밑에 누워 있었다. 그리곤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차와 해리와 론이 다시 나타났다. "어어." 론이 투명 부스터를 쿡 찌르며 말했다. "이게 왜 이러지." 그들은 둘다 그것을 주먹으로 연달아 때렸다. 차가 사라졌다. 그리곤 깜박하더니 다시 나타났다. "꼭 잡아!" 론이 이렇게 소리치더니, 발로 액셀레이터를 꾹 밟았다. 그들이 곧장 낮은 양터 같은 구름 속으로 돌진하자 시야가 흐릿하게 변했다. "이제 어떡하지? 해리가 사방에서 짓누르고 있는 빽빽한 구름을 힐끗 보며 말했다. "어느 쪽인지 가야 할지 알려면 그 기차를 찾아야지." 론이 말했다. "다시 밑으로 내려가, 얼른." 그들은 다시 구름 밑으로 내려갔고, 자리에서 몸을 비틀어 땅을 잠깐 내려다 보았다. "보인다!" 해리가 외쳤다. "저기 저 앞에 저기!" 호그와트 급행열차가 자줏빛 뱀처럼 저 아래에서 질주하고 있었다. "정북 방향이야." 론이 계기반에 있는 나침반을 살피며 말했다. "좋았어, 30분마다 살펴보기만 하면 돼. 꼭 잡아." 그들은 구름속으로 힘차게 올라갔다가 다시 타오르는 햇살 속으로 튀어 나왔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차바퀴들이 복슬복슬한 구름 바다와, 눈부시게 하얀 태양 아래로 끝없이 펼쳐지는 파란색의 밝은 하늘을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이제 비행기들만 조심하면 돼." 론이 말했다. 그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동안 멈추지 않았다. 마치 멋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운전대 앞 계기반에 달린 사물함에 사탕 한 봉지를 넣고 하나씩 빼 먹으며, 뜨겁고 밝은 햇살을 받으면서, 소용돌이치는 새하얀 구름을 뚫고 지나가 호그와트 성 앞에 있는 넓은 잔디밭에 매끄럽고 멋지게 내리는 상상을 해 보았다. 프레드와 조지의 부러워하는 얼굴이 눈에 선했다. 이런 여행은 확실히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수시로 구름 밑으로 내려가 기차의 방향을 살피면서 점점 더 북쪽으로 날았다. 구름 밑으로 한번씩 내려갈 때마다 풍경이 달라져 있었다. 곧 런던을 벗어나, 산뜻한 초록 들판이 나타났고, 이어서 넓고 , 자줏빛을 띤 황야로 변했다. 개미 같은 여러 가지 색깔의 자동차들이 우글거리던 대도시와 작은 장난감 교회들이 있는 마을들도 지나갔다. 그러나 평온한 몇 시간이 흐르자, 해리는 점점 따분해졌다. 사탕을 먹은 탓에 갈증이 몹시 났지만, 마실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스웨터는 벌써 벗어버렸음에도, 해리의 티셔츠는 땀으로 등에 딱 들러붙어 있었고, 안경은 땀이 송골송골 맻힌 코끝으로 자꾸 흘러내렸다. 그는 이제 이상한 모양의 구름찾기 놀이 하던 것도 싫증이 났고, 아래에 있는 기차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곳에서는 똥똥한 마녀가 밀고 다니는 손수레에서 얼음처럼 시원한 호박 주스를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왜 9와 3/4번 승강장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걸까? "이제 멀지 않았겠지?" 태양이 구름 밑으로 떨어지며, 진한 붉은 빛으로 물들자, 몇 시간 동안 조용하던 론이 마침내 쉰 목소리로 말했다. "기차를 한번 더 살펴볼까?" 기차는 여전히 그들 바로 밑에서 눈 덮인 산을 지나 구불구불 나아가고 있었다. 이제는 구름 밑이 훨씬 더 어두웠다. 론이 발을 액셀레이터에 놓고 다시 위쪽으로 차를 몰았는데, 웬일인지 그가 그렇게 하자마자, 엔진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해리와 론은 다소 겁먹은 눈길을 주고 받았다. "아마 너무 지쳐서 그걸 거야." 론이 말했다. "이렇게 멀리 와본 적이 없거든." 그리고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지자 그들은 둘 다 그 윙윙대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척 했다. 별들이 어둠 속에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리는 앞 차창 와이퍼들이 이제 마치 항의라도 하듯 맥없이 흔들리고 있는 걸 애써 무시하며 다시 스웨터를 입었다. "멀지 않았어." 론은 해리가 아니라 차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리고 그는 계기반을 초조하게 두드렸다. 잠시 뒤 다시 구름 밑으로 내려갔을 때는 사방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으므로 실눈을 뜨고 기차를 찾아야 했다. "저기다!" 해리의 갑작스런 외침에 론과 헤드위그는 깜짝 놀랐다. "바로 저 앞에!" 어두운 지평선에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며, 호수 너머 절벽 위 높은 곳에 호그와트 성의 많은 작은 탑들이 서 있었다. 그런데 차가 갑자기 덜덜 거리더니 점점 속도를 잃어갔다. "자, 조금만 더." 론이 핸들을 살짝 잡아 흔들며 말했다.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엔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자동차 보닛 밑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차가 호수 쪽으로 날아가자 해리는 의자 끝을 꽉 붙잡았다. 차가 심하게 한 번 흔들렸다. 창 밖을 흘끗 내다보자 몇 미터 밑에 매끄러운 유리 같은 표면의 까만 물이 보였다. 론은 손가락 마디들이 새하애질 정도로 핸들을 꽉 잡았다. 차가 다시 흔들렸다. "조금만," 론이 중얼거렸다. 그들은 호수 위에 있었다. 성은 바로 앞쪽에 있었다. 론은 한쪽 발을 아래로 내려놓았다. 그 순간 쾅, 푸푸 하는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 엔진이 완전히 꺼져버렸다. "어 어." 론이 조용히 말했다. 차의 앞부분이 아래로 기울어졌다. 그들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곧장 딱딱한 성벽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안돼돼돼!" 론이 핸들을 홱 돌리며 소리쳤다. 차가 어두운 돌벽을 간발의 차이로 스치고 지나가더니 큰 호를 그리며 어두운 온실과, 채소밭, 까만 잔디밭 위로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론이 핸들을 완전히 놓더니 뒷주머니에서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멈춰! 멈춰!" 그가 계기반과 앞 차창을 세게 치면서 큰소리로 말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땅으로 땅으로 똑바로 떨어지고 있었다. "저 나무를 조심해!" 해리가 핸들을 잡으려고 하며 고함을 쳤지만, 이미 너무 늦고 말았다.쾅. 금속이 나무와 충돌하는 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리와 함께, 차가 굵은 나무 몸통에 부딪히고는 덜커덩거리며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뒤틀린 보닛 밑에서 뿜어져 나온 증기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헤드위그는 혼비백산하여 날카로운 소리로 울어대고 있었다. 해리는 앞 차창에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골프공만하게 부풀어오른 혹 부위가 욱신욱신 쑤셔오는 걸 느꼈다. 오른쪽에서 론이 낮고 절망적인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괜찮니?" 해리가 다급하게 물었다. "내 요술지팡이." 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요술지팡이 좀 봐." 론의 요술지팡이가 거의 두 동강이 나 있었다. 끝 부분이 부서진 조각들에 간신히 붙은 채, 힘없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해리는 학교에 가면 확실히 고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에, 무언가가 황소가 돌진해오는 것 같은 굉장한 힘으로 차의 옆구리를 세게 쳤고, 그 충격으로 해리는 론을 향해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차 지붕에도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 "무슨 일이지?" 론은 숨을 헐떡이며, 앞 차창을 빤히 바라보았고, 해리가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비단뱀만큼이나 굵은 나뭇가지가 차창을 세게 내리쳤다. 그들이 부딪혔던 나무가 계속해서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 나무는 미친 듯이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옹이가 크게 박힌 굵은 나뭇가지로 자동차의 이곳 저곳을 연달아 후려치고 있었다. "아으으!" 비틀린 또 다른 가지가 운전석 쪽의 문을 쳐서 움푹 들어가게 하자 론이 신음소리를 냈다. 앞 차창은 이제 손가락 마디 만한 작은 나뭇가지들의 빗발치는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굵은 나뭇가지 하나가 지붕을 세게 내려치는 순간 자동차 천장이 물러앉아 버렸다. "도망쳐!" 론이 온몸으로 자동차 문을 지탱하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그는 또 다른 나뭇가지가 날린 강한 올려차기에 맞아 해리의 무릎으로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우린 이제 결딴났어!" 천장이 점점 더 내려앉는 걸 보면서 그가 신음하며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의 바닥이 진동하고 있었다. 엔진의 시동이 다시 걸린 것 같았다. "후진!" 해리가 외치자, 차가 뒤로 힘차게 움직였다. 그 나무는 여전히 그들을 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멀어져 가는 그들을 잡기 위해 나무가 몸을 통째로 일으켜 세우는지 뿌리가 뽑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마터면." 론이 헐떡거리며 말했다. "큰일날 뻔했어. 잘했어, 차야." 그 차는 그러나 결국 막다른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 두어번 쾅쾅 하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더니, 문들이 갑자기 홱 열렸고, 그 바람에 해리는 몸이 옆으로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축축한 땅바닥에 벌렁 나자빠져 있었다. 쿵 하는 큰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차가 트렁크에서 그들의 짐을 내던지고 있는 것 같았다. 헤드위그의 새장의 공중으로 날아가더니 갑자기 확 열렸다. 부엉이는 성난 비명소리를 내며 새장 밖으로 나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쏜살같이 성 쪽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여기저기가 움푹 들어가고 긁힌 채로 여전히 증기를 뿜어내고 있는 차는 화가 난 듯 미들을 번쩍이면서 덜거덕거리며 어둠 속으로 갔다. "돌아와!" 론이 부러진 요술 지팡이를 휘두르며 그 뒤에다 대고 소리쳤다. "아빠가 날 가만두지 않으실거야!" 하지만 차는 배기관에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증기를 뿜어내고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재수되게 없네" 론이 스캐버스를 잡기 위해 허리를 굽히며 비참하게 말했다. "하고 많은 나무들 중에, 하필 되받아 치는 나무에 부딪칠 게 뭐람" 그는 어깨 너머로 그 오래된 나무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것은 여전히 나뭇가지들을 험악하게 격렬히 움직이고 있었다. "자, 이제." 해리가 지쳐서 말했다. "학교로 가는 게 좋겠어." 지금 상황은 멋지게 학교레 들어가려 했던 그들의 상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온몸이 뻐근하고, 춥고, 멍 투성이가 된 그들은 가방을 잡고 풀이 우거진 비탈길 위로 질질 끌어올리며, 거대한 오크문으로 향했다. "연회가 벌써 시작된 것 같아." 론이 정문 계단 밑에 가방을 떨어뜨리고 조용히 걸어가 밝게 불 밝혀진 창문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야, 해리, 어서 와봐, 기숙사 배정식이야!" 해리는 급히 걸어가 론과 함께 연회장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가득 찬 네 개의 긴 테이블 위에서 무수한 초들이 공중을 떠돌며, 황금 접시와 잔들을 비추고 있었다. 머리 위에는, 항상 바깥 하늘과 똑같은 모습이 되도록 마법을 걸어둔 천장이 별들로 반짝이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뾰족한 검정색 호그와트 모자들 사이로, 겁먹은 1학년생들이 줄지어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지니도 그들 가운데 있었다. 그녀가 쉽게 눈에 띄었던 것은 위즐리 집안 특유의 불에 타는 듯한 선명한 머리카락 때문이었다. 한편, 머리를 타래 모양으로 틀어올린 안경을 쓴 마녀인 맥고나걸 교수는 유명한 호그와트의 마법의 분류 모자를 신입생들 앞에 있는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누덕누덕 기워지고, 헤이지고, 더러운 이 오래된 낡은 모자는 해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 이렇게 네 개의 호그와트 기숙사로 배정해주었다. 해리는 정확히 1년 전, 잔뜩 겁먹고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그 모자가 귀에 대고 큰소리로 중얼거리던 말이 기억났다. 잠시였지만 그는 그 끔찍한 시간동안 그 모자가 혹시 그를, 어둠의 마녀와 마법사들을 많이 배출한 기숙사인 슬리데린에 넣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위즐리의 다른 형제들과 함께 그리핀도르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학기에 해리와 론은 그리핀도르가 7년 만에 처음으로 슬리데린을 제치고 기숙사 우승컵을 타는 데 일조했었다. 회색 머리카락의 조그마한 남자아이 하나가 호명되자 앞으로 걸어나가 모자를 쓰고 앉았다. 해리의 눈이 그 애를 지나, 상석에 앉아 배정식을 지켜보고 있는 호그와트의 교장 덤블도어에게로 옮아갔다. 그의 긴 은빛 수염과 반달형 안경이 촛불에 비쳐 반짝이고 있었다. 몇 좌석을 따라가자, 옥색 망토를 입은 질데로이 록허트가 보였다. 그리고 제일 끝에서는 털이 많은 거구의 해그리드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잠깐만." 해리가 론에게 중얼거렸다. "교수 테이블에 빈 의자가 하나 있네. 스네이프 교수는 어디에 있지?"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가 가장 싫어하는 선생이었다. 해리는 또한 스네이프가 가장 싫어하는 학생이기도 했다. 스네이프는 마법의 약을 가르치는 선생이었는데 쌀쌀맞고, 빈정대기 좋아했으며, 자신의 기숙사(슬리데린)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다. "아플지도 모르지!" 론이 희망을 가지고 말했다. "어쩌면 떠났을지도 몰라." 해리가 말했다. "'어둠의 마법 방어법' 과목을 맡지 못해서 말야!" "아니 파면당했을지도 몰라!" 론이 신이 나서 말했다. "모두가 싫어하니까 말야." "아니 어쩌면" 그들 바로뒤에서 매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 둘이 왜 학교 기차를 타고 오지 않았는지 들으려고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지." 해리는 홱 돌아섰다. 거기엔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까만 망토를 차가운 산들바람에 찰랑거리며 서 있었다. 누르스름한 피부의 마른 체구에다 매부리코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매끄러운 까만 머리카락을 가진 그는 해리와 론이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음을 말해주는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따라와라."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감히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스네이프 교수를 따라 타오르는 횃불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현관 안의 거대한 홀로 걸어 들어가자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무겁게 울려 퍼졌다. 여노히장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왔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그들을 온기와 불빛이 전혀 없는 지하 감옥으로 이어지는 좁은 돌계단으로 데려갔다. "들어가!" 그가 차가운 복도를 반쯤 걸어 내려가다가 어떤 문을 열며 가리켰다. 그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어슴푸레한 벽에는 커다란 유리병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 안에는 정말로 이름조차도 알고 싶지 않은 온갖 종류의 불쾌감을 일으키는 것들이 둥둥 떠 있었다. 벽난로는 어둡고 텅 비어 있었다. 스네이프 교수는 문을 닫고 돌아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 기차가 유명한 해리포터와 그의 충실한 친구 위즐리에겐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지. 기세 좋게 도착하고 싶었던 거냐?" "아니에요, 선생님. 문제는 킹스 크로스의 개찰구였어요. 그게" "조용히 해!"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했다. "그 차로는 무슨 짓을 한 거지?" 론이 침을 꿀꺽 삼켰다. 해리는 예전에도 한번 그랬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잠시 뒤, 스네이프 교수가 오늘 발행된 '예언자' 석간을 펼치자, 그제야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너희들이 나왔더구나." 그가 그들에게 '날아다니는 포드 앵글리아가 머들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다'라는 1면 기사를 보여주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는 큰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런던에 있는 머글 두 명은, 낡은 차 한 대가 분명히 우체국 탑 위로 날아가는 걸 보았다고 말한다. 노폭에 사는, 헤티 베이리스 부인은 정오에 빨래를 널다가, 피블스의 앵구스 플리트 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모두 해서 예닐곱 명의 머글들이다. 네 아버지가 머글 문화유산 오용 관리과에서 일하시지?" 그가 론을 올려다보며 훨씬 더 심술궂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런, 이런, 바로 그의 아들이." 해리는 꼭 성난 나무의 커다란 나뭇가지로 배를 호되게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약 누구라도 위즐리 씨가 그 차에 마법을 걸었다는 걸 알아낸다면 그는 그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공원을 조사해보니, 매우 귀중한 커다란 버드나무에 상당한 손상이 입혀졌더구나." 스네이프 교수가 계속했다. "그 나무가 저희들에게 더 많이 손상을 입혔어요." 론이 불쑥 말했다. "조용히 해!" 스네이프 교수가 다시 날카롭게 말했다. "가장 유감스러운 일은, 너희들이 내 기숙사에 속해 있지 않아서 퇴학시킬 권한이 내게 있지 않다는 사실이야. 내가 가서 그 행복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데려올 테니 너희들은 여기서 꼼짝말고 있거라." 해리와 론은 얼굴이 새하얘져서 서로를 빤히 보았다. 해리는 더 이상 배가 고픈지도 몰랐다. 이제 속이 메스꺼웠다. 그는 스네이프 교수의 책상 뒤 선반에 있는 초록색 액체 속에 떠있는 커다란, 불쾌한 물체들을 보지않으려고 애썼다. 만일 스네이프 교수가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담당인 맥고나걸 교수를 데리러 간 것이라면, 상황은 조금도 나아질 게 없었다. 그녀는 스네이프 교수보다 편견이 적고 더 공평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대단히 엄격했기 때문이다. 10분쯤 뒤, 스네이프 교수는 말할 것도 없이 맥고나걸 교수와 함께 돌아왔다. 맥고나걸 교수가 화를 낸 걸 몇 번 보긴 했지만, 이번처럼 화난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들어서자마자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해리와 론은 둘 다 움찔했지만, 그건 그저 빈 벽난로 쪽을 가리켰던 것이었다. 벽난로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불꽃이 타올랐다. "앉아라." 그녀의 말에 따라 그들 모두 뒤로 물러나서 난롯가 의자에 앉았다. "설명해 봐라." 그녀가 안경을 험악하게 번득이며 말했다. 론이 기차역의 개찰구가 그들을 들여 보내주지 않았다는 것부터 그 이후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하나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저희들은 어쩔 수 없었어요, 교수님. 그 기차에 탈 수 없었으니까요." "왜 우리에게 부엉이로 편지를 보내지 않았니? 네가 부엉이를 갖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에게 차갑게 말했다. 해리가 입을 벌리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그랬어야 할 것 같았다. "미처 생 색각하지 못했어요." "뻔하지."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사무실 문에 노크소리가 나자 스네이프 교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만족스런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거기엔 교장이 덤블도어 교수가 서 있었다. 해리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보통 때와는 달리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구부러진 코밑에 걸쳐진 안경 너머로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해리는 문득 차라리 아직도 그 커다란 버드나무에게 얻어터지고 있는 게 나을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그 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설명해 보거라." 그가 소리를 질렀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았다. 해리는 실망이 가득 담긴 그의 목소리에 더욱 몸둘 바를 몰랐다. 그는 덤블도어 교수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무릎만 내려다보았다. 그는 위즐리 씨가 마법에 걸린 차를 갖고 있다는 말은 쏙 빼고 론과 함께 우연히 기차역 바깥에 날아 다니는 차가 세워져 있는 걸 발견하게 되었던 것처럼 꾸며 모든 것을 덤블도어 교수에게 말했다. 그는 덤블도어 교수가 이것을 즉시 꿰뚫어보리라는 걸 알았지만, 덤블도어 교수는 그 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해리가 말을 마쳤는데도, 그저 계속 안경 너머로 그들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저희들 가서 짐 챙겨 올게요." 론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 하는 거니, 위즐리?" 맥고나걸 교수가 호통을 쳤다. "저희들을 쫓아내실 거잖아요. 안 그런가요?" 론이 말했다. "오늘은 아니에요, 위즐리 군."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얼마나 큰일을 저질렀는지 각자 반성하도록 해요. 난 오늘 밤 여러분의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 이 사시을 알릴 겁니다. 또한 만약 이런 일이 한번만 더 일어난다면, 그때는 여러분들을 퇴학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걸 경고합니다." 스네이프 교수가 마치 크리스마스가 취소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가 목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 이 아이들은 미성년 마법사들의 제한 법령을 무시하고, 오래되고 매우 귀중한 나무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런 성질의 조치들은 확실히." "이 아이들의 처벌에 관해서는 맥고나걸 교수가 결정할 것입니다.세베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이번 일은 그애들의 담임 교수인 맥고나걸 교수에게 맡겨둡시다." 그가 맥고나걸 교수에게로 돌아섰다. "난 연회장으로 돌아가야겠어요. 맥고나걸 교수, 몇 가지 주의 줘야 할 게 있어서 말이오, 갑시다, 세베루스, 내가 맛보고 싶은 먹음직스런 커스타드타트(우유, 계란에 설탕과 향료를 넣어 구운 파이:옮긴이)가 있던데."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와 론을 , 여전히 노기등등한 독수리처럼 노려보고 있는 맥고나걸 교수와 함께 내버려둔 채, 사무실에서 휙 나가며 그들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병동에 가는게 좋겠다. 위즐리, 피를 흘리고 있잖니." "많이는 아니에요." 론이 눈 위에 난 상처를 소매로 급히 훔치며 말했다. "교수님, 전 제 여동생이 배정되는 걸 보고 싶어요." "배정식은 끝났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네 여동생도 그리핀도르에 들어왔단다." "잘됐군요." 론이 말했다. "그리고 그리핀도르는" 맥고나걸 교수가 말하는 순간 해리가 끼어들었다. "교수님, 저희들이 그 차를 가져간 건, 아직 학기가 시작되기 전이에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리핀도르는 그것 때문에 감점되어서는 안돼요. 그렇죠?" 그가 간절히 바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날카롭게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녀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고 확신했다. 어쨌든 그녀의 입이 조금 전처럼 무섭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리핀도르에서는 감점하지 않겠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해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너희 둘 다 징계를 받아야 할 거야." 그건 해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았다. 덤블도어 교수가 더즐리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것,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해리는 그들이 오히려 커다란 버드나무가 그를 짓눌러 찌부러뜨리지 못한 걸 안타까워할 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더니 스네이프 교수의 책상에다 갖다댔다. 그러자 펑하며 커다란 샌드위치 접시와, 두 개의 은 술잔, 그리고 얼음이 담긴 호박 주스 단지가 나타났다. "여기서 먹고 나서 곧장 기숙사로 올라가거라." 그녀가 말했다. "나도 연회장으로 돌아가 봐야겠다." 그녀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론이 휴하고 길고 낮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난 퇴학 맞는 줄 알았어." 그가 샌드위치 하나를 집으며 말했다. "나도 그랬어." 해리도 하나를 집으며 말했다. "하지만 재수 되게 없다, 그지?" 론이 치킨과 햄을 잔뜩 입에 넣은 채로 말했다. "프레드와 조지는 그 차를 타고 대 여섯 번을 날았어도 단 한 명의 머글에게도 발견된 적이 없었거든." 그가 꿀꺽 삼키고는 한입을 더 크게 베어먹었다. "그런데 우린 왜 개찰구를 통과하지 못한 걸까?" 해리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우리 신중하게 행동해야 해." 그가 호박 주스를 조금 들이켜며 말했다. "우리도 연회장에 갔으면 좋았을걸." "맥고나걸 교수님이 우리더러 곧장 기숙사로 올라가라고 하셨잖아." 론이 점잔빼며 말했다. "다른 아이들이 날아 다니는 차로 학교에 들어오는 게 멋진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하길 바라지 않으시기 때문일 거야."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샌드위치를 먹자(접시는 계속해서 다시 채워졌다.) 그들은 일어서서 사무실을 나와, 친숙한 통로를 지나 그리핀도르 탑으로 올라갔다. 성은 조용했다. 연회가 끝난 것 같았다. 그들이 중얼거리는 초상화들과 삐걱대는 갑옷들을 지나 좁다란 돌계단을 올라가자, 마침내 그리핀도르로 가는 비밀 입구가 숨겨진, 핑크빛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주 뚱뚱한 여인의 유화가 있는 통로가 나타났다. "암호?" 그들이 다가가자 그녀가 말했다. "어" 해리가 말했다. 그들은 그리핀도르의 반장을 아직 만나지 못했으므로, 새 학년의 암호를 몰라 우물댔다. 바로 그때 도우미가 나타났다. 뒤에서 급히 서두르는 발자국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리자 헤리미온느가 달려오고 있었다. "너희들 거기 있었구나! 도대체 어디에 갔었던 거니?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문들이, 누가 그러는데 너희들이 글쎄 날아다니는 차를 타고 학교에 들어오려다가 쫓겨났다는 거야." "그런데, 우린 쫓겨나지 않았어." 해리가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럼 너희들이 이곳으로 날아온 건 확실하단 얘기니?" 헤르미온느가, 거의 맥고나걸 교수만큼이나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추궁은 그만두고," 론이 성급하게 말했다. "새 암호나 말해줘." "'칠면조'야." 헤르미온느가 조바심하며 말했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러나 그 뚱보 여인의 사진이 홱 열리며 갑자기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말이 거기서 끊기고 말았다.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학생들이 모두 아직 잠을 자지 않고, 둥그런 학생 휴게실에 잔뜩 모여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탁자와 푹거진 안락의자에 선 채로, 그들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사진 구멍으로 팔들이 뻗어 나와 해리와 론을 안으로 잡아끌자, 헤르미온느도 그들을 따라 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기막힌 착상이었어!" 리 조던이 소리쳤다. "감동적이었어! 그렇게 멋지게 학교로 들어오다니! 차를 타고 곧장 커다란 버드나무 속으로 날아가다니, 사람들이 오랫동안 그것에 대해 얘기할 거야." "잘했어." 해리가 한번도 말을 해본적이 없는 어떤 5학년 짜리가 말했다. 그가 막 마라톤에서 1등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누군가가 그의 등을 두드려대고 있었다. 프레드와 조지가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걸어나와 일제히 말했다. "우리에겐 왜 그 차로 오자고 하지 않았던 거지, 어?" 론이 얼굴을 붉히며, 멋쩍은 듯이 씩 웃었다. 그런데 그 때 해리의 눈에 퍼시가 들어왔다. 그는 흥분한 1학년생들 뒤에 서 있었는데 기뻐하는 기색은커녕 금방이라도 잔소리를 퍼부어댈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해리가 슬쩍 론의 옆구리를 찔러 퍼시 쪽으로 고갯짓을 하자 론이 금방 그 뜻을 알아챘다. "이층으로 올라가야겠어. 좀 피곤해." 론이 말했다. 그리고 그들 둘은 사람들을 헤치고 나선형 계단과 기숙사들로 이어지는 휴게실 반대편의 문 쪽으로 나아갔다. "잘 자." 해리가 꼭 퍼시처럼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그들은 여전히 등을 찰싹찰싹 때려대는 아이들 등살에 가까스로 빠져나왔고, 계단에 이르러서야 평온을 찾았다. 문에는 이제 2학년이라는 표시판이 붙어있었다. 그들은 다섯 개의 침대에 빨간 벨벳이 늘어져 있고, 높고 좁다란 창문이 있는 동그란 방안으로 들어갔다. 가방은 이미 도착해서 침대 끝에 세워져 있었다. 론은 죄진 듯한 표정으로 해리를 보고 씩 웃었다. "나도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때 기숙사 방문이 홱 열리더니 그리핀도르의 다른 2학년생인 시무스 피니간, 딘 토마스, 그리고 네빌 롱바텀이 들어왔다. "믿을 수 없어!" 시무스가 말했다. "멋져." 딘이 말했다. "놀라워." 감동받은 네빌이 말했다. 해리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역시 씩 웃었다. 제6장 질데로이 록허트 그러나 그 다음날, 해리는 거의 한번도 웃지 못햇다. 연회장에서 아침을 먹을 때부터 상황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마법에 걸린 천장(오늘은 우중충하고, 구름이 잔뜩 끼인 회색빛이었다) 밑의 길다란 네 개의 기숙사 테이블에는 포리지(오트밀에 우유 또는 물을 넣어 만든 죽:옮긴이)가 담긴 뚜껑달린 움푹한 그릇과, 훈제 청어가 담긴 접시와, 산더미 같은 토스토와, 달걀과 베이컨 접시들이 놓여 있었다. 해리와 론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 '흡혈귀와의여행' 책을 펼쳐 우유 단지에 받쳐놓고 읽고 있는 헤르미온느의 옆자리에 앉았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어투가 약간 딱딱하게 들리는 것으로 봐서 그녀가 아직도 그 날아 다니는 차 사건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게 분명했다. 네빌 롱바텀이 맞은편에서, 유쾌하게 인사를 했다. 둥그런 얼굴의 네빌은 해리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기억력이 가장 나쁜 사고 뭉치였다. "우편물이 곧 도착할 거야. 아마 할머니가 내가 잊고 가져오지 않은 몇 가지를 보내실거야." 해리가 막 포라지를 한숟가락 뜨기 시작했을 때, 정말로 머리 위에서 급히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수백 마리의 부엉이가 잇따라 들어와 홀을 빙빙 돌며, 재잘거리는 사람들에게 편지와 소포들을 떨어뜨렸다. 육중한 커다란 꾸러미 하나가 네빌의 머리로 떨어졌고, 잠시 뒤, 커다란 회색빛의 무언가가 헤르미온느의 우유 단지 안으로 툭 떨어지면서 그들 모두에게 우유와 깃털을 튀겼다. "에롤!" 론이 더러워진 부엉이의 발을 잡아끌며 말했다. 에롤이 푹 젖은 빨간 봉투 하나를 부리에 물고 다리를 공중으로 쳐든 채 의식을 잃고 테이블 위로 쿵 떨어졌다. "이런" 론은 숨이 막혔다. "괜찮아, 아직 살아있어." 헤르미온느가 손가락 끝으로 에롤을 부드럽게 찌르며 말했다. "그거 말고 저거" 론이 빨간 봉투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건 해리에게는 아주 평범하게 보였지만, 론과 네빌은 둘다 그것이 금방 폭발하기라도 할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해리가 물었다. "엄마가 내게 호울러를 보냈어" 론이 머무적거리며 말했다. "뜯어보는 게 좋을 거야, 론." 네빌이 수줍어 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며 좋지 않을 거야. 내게도 할머니가 한번 그것을 보낸 적이 있느데 모른 체했다가 그만" 그가 침을 꿀꺽 삼켰다. "끔찍했어." 해리는 그들의 겁먹은 얼굴과 그 빨간 봉투를 번갈아 보았다. "호울러가 뭔데?" 그가 물었다. 하지만 론의 정신은 오통 한쪽 귀퉁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그 편지에 쏠려 있었다. "뜯어 봐." 네빌이 재촉했다. "몇 분이면 모든 게 끝날 거야." 론이 떨리는 손을 뻗어 에롤의 부리에서 봉투를 뺴내어 세로로 가느다랗게 찢어 열었다. 네빌이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잠시 뒤에야, 해리는 그 이유를 알았다. 그는 잠시동안 그것이 폭발했다고 생각했다. 고함소리가 그 거대한 홀을 쩌렁쩌렁 울리며, 천장에서 먼지들을 떨어냈다. "차를 훔치다니, 엄만 네가 학교에서 쫓겨났어도 놀라지 않았을 거다. 당장 잡으로 갈 테니 기다려라, 차가 없어진 것을 알았을 때 네 아버지와 엄마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는 조금도 생각지 않았겠지." 보통 때보다 수백 배나 더 큰 위즐리 부인의 고함소리가테이블에 놓인 접시와 숟가락들을 덜커덕거리게 했고, 귀청이 터질 것처럼 돌 벽에 울려 퍼졌다. 연회장 여기저기에 있는 사람들이 일제히 누가 호울러를 받았는지 보려고 두리번거렸고, 론은 의자 밑으로 깊숙이 숨어 새빨간 이마만 보였다. "어젯밤에 덤블도어 교수님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네 아버지는 아마 창피해서 죽을 지경일 게다. 우린 널 이런 식으로 키우지 않았다. 너와 해리 모두 죽었더라면 어떡할 뻔했니." 해리는 자신의 이름이 언제 튀어나올까 걱정하고 있던 차에 그 소리를 듣자, 고막을 진동시키고 있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한 척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정말 넌더리가 난다. 네 아버지는 직장에서 조사를 받고 계신다. 너 때문에 말이다. 만약 한번만 더 규칙을 어겼다간 당장 집으로 끌고 올 줄 알아라." 귀가 멍멍했다. 그 빨간 봉투가 론의 손에서 툭 떨어져, 갑자기 타오르더니 순식간에 재로 변해버렸다. 해리와 론은 마치 해일이 지나가기라도 한 듯, 어리벙벙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소리내어 웃는가 싶더니, 점차 다시 왁자지껄 해졌다. 헤르미온느가 '흡혈귀와 의 여행' 책을 덮고 론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럴 줄 알았어, 론, 넌" "그래도 싸다고 말하진 마." 론이 말을 탁 끊었다. 해리는 포리지를 밀었다. 죄책감으로 속이뒤틀렸다. 위즐리 아저씨가 직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위즐리 부부가 여름 내내 자신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따라 걸어오며, 학과 과정 시간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시간표를 받아 든 해리는 약초학 수업을 후플푸프와 함께 듣게 되었다는 걸 알았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함께 성을 나와 채소밭을 가로질러가 신비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온실로 향했다. 적어도 그 호울러는 한 가지 좋은 일을 했었다. 헤르미온느가 이제는 벌을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호의적으로 대해주었던 것이다. 온실로 가자 이미 아이들이 바깥에 서서 스프라우트 교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 무리 속에 끼자 마자 그녀가 질데로이 록허트와 함께 잔디밭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스프라우트 교수의 팔은 온통 반창고 투성이였고, 저 멀리에 서 있는 커다란 버드나무가 나뭇가지에 붕대를 친친 감고 있는 걸 발견하자 해리는 또 한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에 여기저기 기운 모자를 눌러쓴 땅딸막한 작은 마녀였다. 그녀의 옷에는 언제나 흙이 묻어 있었으며 만약 페투니아 이모가 그녀의 손톱을 봤다면 아마 기절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질데로이 록허트는 티 하나 없이 깨끗한 청록색 망토를 입고 있었으며, 조금도 삐뚤어지지 않고 똑바로 씌워진 금테가 둘러진 모자 밑에서는 아름다운 금발이 반짝이고 있었다. "오, 안녕하세요 여러분!" 그가 모여있는 학생들에게 밝게 미소지으며 외쳤다. "스프라우트 교수에게 지금 막 커다란 버드나무를 치료하는 올바른 방법을 알려드렸답니다! 하지만 내가 그녀보다 약초학을 더 많이 안다고 지레짐작하지는 않길 바랍니다! 난 그저 여행 중에 이들 색다른 식물들 몇 가지를 우연히 접했을 뿐이니까요." "오늘은 3번 온실이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평상시의 명랑한 모습과는 달리, 아주 불만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흥미롭다는 듯 여기저기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에는 1번 온실에서만 작업했던 것이다. 3번 온실에는 훨씬 더 흥미롭고 위험한 식물들이 있었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벨트에서 커다란 열쇠 하나를 꺼내 온실의 자물쇠를 열었다. 해리는 축축한 흙ㄴ앰새와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우산 만한 거대한 꽃들의 진한 향기와 뒤섞인 비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가 론과 헤르미온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록허트가 손을 쭉 뻗었다. "해리! 얘기 좀 나누자. 이 애가 2, 3분 정도 늦어도 괜찮으시겠죠, 스프라우트 교수님?" 스프라우트 교수의 찌푸린 얼굴로 볼 때, 전혀 괜찮은 것 같지 않았지만, 록허트는 "아 정말로 고마워요!" 라고 말하고는 그 녀의 얼굴 앞에서 온실 문을 쾅 닫았다. "해리." 록허트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그의 커다란 하얀 이빨이 햇빛을 받아 번득였다. "해리, 해리, 해리." 해리는 난처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글세, 물론, 그건 다 내 잘못이었어. 나 자신을 탓해야겠지." 해리는 그가 도무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말하려고 했을 때 록허트가 말을 계속했다. "내가 더 충격받았던 게 언제였는지 아니? 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 호그와트로 오다니! 글세, 물론, 네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금방 알았지. 굉장히 두드려졌어. 해리, 해리, 해리." 말할 때뿐만 아니라 말하고 있지 않을 때도 그가 그 멋진 이빨을 어떻게 다 내보일 수 있는건지 참으로 놀라웠다. "내가 네게 명성의 맛을 보여주었지, 안 그랬니?" 록허트가 말했다. "네게 잘난 체하게 해주었지. 넌 나와 함께 신문 제 1면에 실리자 또다시 그렇게 하고 싶어 못 견뎠던 거야." "아니에요, 교수님, 그게." "해리, 해리, 해리." 록허트가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난 이해할 수 있어. 명성이란 것은 그 첫 맛을 보면 더 빠지게 되어 있어. 네게 그런 기회를 준 나 자신을 탓해야지, 그것 때문에 명성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되었을 수도 있는 거니까 말야. 하지만 얘야, 주목받으려고 날아 다니는 차를 타면 안되지. 침착해야 해, 알겠지? 나이가 들면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단다. 그래, 그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안다! '그 사람 때문이다, 그가 벌써 국제적으로 유명한 마법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거겠지. 하지만 내가 12살이었을 때, 난 오늘의 너에 비하면 그저 보잘 것 없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단다! 무슨 말인고 하니 네가 굉장히 유명한 마법사처럼 여겨지겠지만 실은 일부 소수의 사람들만이 너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는 뜻이란다. 안그러니? 이름을 말해서는 안될 그 사람과의 그 일 모두를 말이다!" 그가 해리의 이마에 난 번개 모양의 흉터를 흘끗 쳐다보았다. "안다, 알아. 그게 내가 마녀 주간지의 '가장 매력적인 미소상'을 연달아 다섯 번 받은 것만큼 대단한 건 아니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유리한 조건이긴 하지, 해리, 유리한 조건이야." 그가 해리에게 애정 어린 눈짓을 한번 해 보이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해리는 어리벙벙해서 잠시 서 있다가, 온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걸 기억하고, 문을 열고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온실 한가운데에 있는 긴의자 뒤에 서있있다. 의자 위에는 스무 개쯤 되는 여러 가지 색깔의 방한용 귀 가리개가 놓여져 있었다.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 사이로 들어가 서자, 그녀가 말했다. "우린 오늘 맨드레이크를 다른 큰 화분에 옮길 거예요, 자, 누가 맨드레이크의 성질을 말해줄 수 있을까?"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헤르미온느의 손이 가장 먼저 번쩍 올라갔다. "맨드레이크는 맨들라고라라고도 불리는 강력한 의식 회복제입니다." 헤르미온느가 평상시처럼 교과서를 통째로 삼켜버리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말했다. "그것은 변신되었거나 저주받은 사람들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하는 데 사용됩니다." "훌륭해요, 그리핀도르에 10점을 주겠어요." 스프라우트 교수가 말했다. "맨드레이크는 대부분의 해독제에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그것은 그러나 위험하기도 해요. 누가 그 이유를 말해 줄 수 있을까?" 헤르미온느의 손이 다시 번쩍 올려지며 해리의 안경을 살짝 쳤다. "맨드레이크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재빨리 말했다. "바로 맞았어요. 10점을 더 주겠어요." 스프라우트 교수가 말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맨드레이크들은 아직 어려요." 그녀가 말하면서 주르르 늘어서 있는 깊숙한 상자들을 가리키자, 모두가 더 잘 보려고 앞으로 다가섰다. 술이 많이 달린 보랏빛 도는 초록색 식물 100여개가 열을 지어서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말한 맨드레이크의 '울음'이라는게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던 해리에게는 그것들이 그다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모두 귀가리개를 끼세요." 스프라우트 교수가 말했다. 모두 복슬복슬한 핑크빛이 아닌 다른 귀 가리개를 잡으려고 쟁탈전을 벌였다. "내가 귀 가리개를 쓰라고 말하면, 귀가 완전히 덮여졌는지 확인하세요." 스프라우트 교수가 말했다. "그것을 빼도 안전할 때가 되면, 내가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려 표시를 해 주겠어요. 좋아요. 귀 가리개 착용." 해리는 얼른 귀 가리개를 꼈다. 그것을 끼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복슬복슬한 핑크빛의 귀 가리개를 귀에 대고는, 망토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술이 많은 그 식물을 하나 단단히 잡고, 세세 뽑아냈다. 비록 아무도 들을 수는 없었겠지만 해리는 놀라서 가쁜 숨을 내뱉었다. 땅에서는 뿌리 대신에, 진흙 투성이의 아주 작고 못생긴 어린아이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 아이의 머리 바로 위에서 잎들이 자라고 있었다. 피부에 엷은 초록빛의 얼룩덜룩 반점이 있는 그 아이가 목청이 터져라 큰소리로 울어대고 있었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탁자 밑에서 커다란 화분을 하나 꺼내 그 맨드레이크를 그 안으로 던져 넣더니, 술이 달린 잎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아이를 거무스름하고, 축축한 퇴비 속에 묻었다. 그리고는 손에서 먼지를 털어 내고는 그들 모두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자신의 귀 가리개를 벗었다. "여기 온실에 있는 맨드레이크들은 묘목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은 그 울음소리를 듣는다고 죽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녀가 마치 베고니아에 물을 주는 것 같은 아주 간단한 일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동안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위력이 대단하므로, 학기 첫 날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작업하는 동안 귀 가리개가 귀를 잘 가리고 있는지 단단히 확인하기 바랍니다. 작업을 그만둘 때가 되면 알려주겠어요." "한 상자에 네 명씩, 여기엔 화분들이 있고, 퇴비는 저쪽 자루에 있어요. 그리고 베네무스 텐타큘라를 조심하세요, 표면이 까칠까칠하니까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잡은 상자에, 해리가 얼굴을 알고 있지만 말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후플푸프의 곱슬머리 남자아이가 합류했다. "저스틴 핀치 플레츨리야." 그가 해리와 악수를 나누며 밝게 말했다. "너희들이 누군지 물론 알아. 그 유명한 해리 포터. 그리고 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모든 것에서 항상 1등이지. (헤르미온느도 악수를 하며 밝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론 위즐리. 날아 다니는 차가 너네 차 아니었니?" 론은 미소짓지 않았다. 호울러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는게 분명했다. "록허트 교수는 정말 대단해, 안 그러니?" 식물 화분에 용의 똥 퇴비를 채우기 시작하며 저스틴이 유쾌하게 말했다. "굉장히 용감한 사람이야. 그의 책들 읽어봤니? 나 같으면 늑대인간에 쫓겨 전화 부스 속에 갇히면 무서워서 죽어버렸을 텐데, 그는 태연하게 있다가 단숨에 해치워 버렸어. 그저 놀라울 따름이야. 나는 사실 이튼교(1440년에 설립된 영국의 전통 있는 사립 중학교:옮긴이)에 가기로 되어 있었어. 하지만 난 그곳에 가지 않고 이곳에 오게 된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 물론, 엄마는 약간 실망하셨지만, 록허트의 책들을 읽으신 뒤로는 가족 중에 충분히 교육받은 마법사가 한 명쯤 있다는게 얼마나 유용한지 알게 되신 것 같아." 그 이후 말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귀 가리개를 다시 착용했으므로 온 정신을 맨드레이크에만 집중해야 했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시범을 보일 때는 그 일이 아주 쉬워보였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맨드레이크는 땅서 나오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다시 땅 속으로 돌아가는 것도 바라지 않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몸부림치고, 발길질을 하고, 날카로운 작은 주먹을 휘두르는 가 하면, 이빨을 뿌득뿌득 갈기도 했다. 해리는 아주 살찐 녀석을 화분 속으로 밀어 넣느라 꼬박 10분을 보내야 했다. 수업이 끝날 즈음, 해리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땀 투성이에, 온몸이 쑤셨으며, 온통 흙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모두들 성으로 돌아가 부리나케 씻었고,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서둘러 변신술 수업을 받으러 갔다. 맥고나걸 교수의 수업은 언제나 힘들었지만, 오늘은 특히 더했다. 해리는 여름 방학동안 작년에 배웠던 것들이 모두 머리 속에서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딱정벌레를 단추로 변신시켜야 했지만, 딱정벌레가 책상위에서 요술지팡이를 피해 요리조리 달아났으므로, 그는 그저 딱정벌레에게 운동만 시키는 꼴이 되고 말았다. 론에겐 문제가 훨씬 더 심각했다. 그는 마법 테이프를 빌려 요술지팡이를 일시적으로 붙였는데, 너무 심하게 망가져서 전혀 고쳐질 것 같지가 않았다. 그것은 이따금씩 우지직우지직 소리를 내며 불꽃이 튀곤했으며, 론이 딱정벌레를 변신시키려고 할 때마다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진한 회색빛 연기를 뿜어냈다. 자욱한 연기 때문에 주위를 살필 수없었던 론은 그만 팔꿈치로 딱정벌레를 눌러 짜부러뜨리는 바람에 새 딱정벌레를 얻어야 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매우 못마땅해했다. 해리는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자 마음이 놓였다. 그는 뇌가 마치 짜부라진 스펀지처럼 느껴졌다. 요술지팡이로 책상을 미친 듯이 내려치고 있는 론과 그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줄지어 교실 밖으로 나갔다. "빌어먹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하나 더 사달라고 집에 편지 해." 그의 요술지팡이가 폭죽처럼 연달아 탕탕탕 소리를 내자 해리가 넌지시 말했다. "그랬다간 호울러를 하나 더 받게." 론이 이제 쉿 소리를 내고 있는 지팡이를 가방 속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지팡이를 부러뜨린 건 너니까 네가 알아서 해." 그런데 점심을 먹으러 내려갔을 때 헤르미온느가 변신술 수업에서 만들어낸 한 줌의 완벽한 코트 단추들을 보여주자 론은 기분이 더 우울해졌다. "오늘 오후엔 무슨 수업이 있지?" 해리가 급히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어둠의 마법 방어법." 물어보기가 무섭게 헤르미온느가 즉각 대답했다. "왜." 론이 그녀의 시간표를 잡으며 물었다. "록허트의 강의마다 작은 하트를 그려놓은 거니?" 헤르미온느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그 시간표를 다시 홱 낚아챘다. 그들은 점심을 다 먹고 구름이 잔뜩 낀 안마당으로 나왔다. 헤르미온느는 돌계단에 앉아 다시 '흡혈귀와의 여행' 책에 몰두했다. 해리와 론은 서서 퀴디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잠시 뒤 해리는 누군가가 자신을 열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고개를 든 해리는 지난밤에 우연히 마법의 분류 모자를 쓰고 배정받으려고 앉아있는 것을 보았던 바로 그 자그마한 회색빛 머리의 남자아이가 마치 그 자리에 못 박히기라도 한 듯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보통 머글 카메라처럼 생긴 것을 움켜잡고 있었는데, 해리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얼굴이 선홍색으로 변했다. "맞지, 해리? 난, 난 콜린 크리비야." 그가 주저하듯 앞으로 한 발짝 내딛으며 숨가쁘게 말했다. "나도 그리핀도르에 있어. 저기 사진 한 장 찍어도 괜찮지?" 해리가 허락해주길 바라는 듯 그가 카메라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사진?" 해리가 멍하니 되풀이해서 물었다. "내가 널 만났다는 걸 입증할 수 있도록 말야." 콜린 크리비가 조금 더 앞으로 다가오며 간절히 말했다. "난 너에 대해 모두 알아. 아이들이 말해주었어. 그 사람이 죽이려 했을 때 네가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그가 어떻게 사라져쏙 어떻게 이마에 여전히 번개 모양의 흉터를 갖게 되었는지 모두 다 말야." 그의 시선이 해리의 이마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 방에 있는아이가 그러는데 필름을 적당량의 약물 속에 넣어 현상하면, 사진들이 움직인대." 콜린이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이곳은 놀라운 곳이야, 안그래? 난 호그와트에서 편지를 받을 때까지 내가 가끔씩 하던 이상한 행동이 마법이라는 걸 전혀 몰랐어. 우리 아버진 우유 배달부인데, 내가 마법 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걸 전혀 믿지 못하셨어. 그래서 집에 계신 아바지께 보내드리려고 많은 사진을 찍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네 사진 하나쯤 갖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구 말야." 그가 해리에게 애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네 친구도 함께 찍어도 돼. 나도 네 옆에 서서 찍어도 될까? 그리고 사진이 나오면 사인해줄 수 있니?" "사인이 있는 사진들이라구? 너 사인이 있는 사진들을 배포할 거니, 포터?" 크고 가차없는 드레이코 말포이의 목소리가 안마당에 울려 퍼졌다. 그는 호그와트에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몸집이 크고 불쾌하게 생긴 친구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콜린 바로 뒤에 서있었다. "모두들 모여 봐!" 말포이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해리 포터가 사인이 있는 사진들을 배포한대!" "아냐, 그렇지 않아." 해리가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입 닥쳐, 말포이." "너 시기하는 거지?" 온몸이라고 해봐야 크레이브의 목 굵기 만큼밖에 되지 않는 콜린이 날카로운 소리로 말했다. "시기한다구?" 말포이가 말했다. 안마당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듣고 있었으므로 그는 더 이상 소리지를 필요가 없었다. "뭐에 대해서? 고맙지만, 이마에 난 불쾌한 흉터 따윈 난 갖고 싶지도 않아. 이마에 모두가 알고 있는 흉터를 갖고 있다고 특별해지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야." 크레이브와 고일이 멍청하게 낄낄거리고 있었다. "엿이나 먹어, 말포이." 론이 화가 나서 말했다. 크레이브가 웃음을 멈추고 위협하는 듯이 손가락 마디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조심해, 위즐리!" 말포이가 비웃으며 말했다. "문제를 또 일으키고 싶지 않다면 말야. 그랬다간 네 엄마가 학교에 와서 널 당장 끌고 갈 테니까 말야." 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흉내를 냈다. "한번만 더 규칙을 어겼다간." 근처에 있던 슬리데린의 5학년 학생들이 이 소리를 듣고 큰 소리로 웃었다. "위즐리는 분명 사인이 있는 사진을 갖고 싶을 거야, 포터." 말포이가 능글맞게 웃었다. "그건 그 애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보다도 값이 훨씬 더 나갈 테니까." 론이 마법의 테이프로 붙인 지팡이를 홱 끄집어내자, 헤르미온느가 '흡혈귀와의 여행' 책을 탁 덮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조심해!" "웬 소동들이니, 웬 소동들이야?" 질데로이 록허트가 청록색 망토를 휘날리며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누가 사인이 있는 사진들을 배포한다는 거지?" 해리가 말하려고 했지만 록허트가 그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는 큰소리로 유쾌하게 "하하 물을 필요도 없었군. 또 만났구나, 해리!" 라고 말하는 바람에 말이 중단되고 말았다. 해리는 록허트의 옆구리에 꼼짝 못하게 눌려서 굴욕감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 말포이는 히죽히죽 웃으며 사람들 뒤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서, 크라비 군." 록허트가 콜린에게 밝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둘이 함께 찍은 사진, 그러면 더 좋을 거야, 우리가 둘 다 사인해주지." 콜린이 카메라를 손으로 더듬으며 셔터를 누르자마자 뒤에서 오후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어서들 가라, 어서." 록허트는 주위에 둘러서 있던 아이들에게 큰소리로 이렇게 말하고는 해리와 함께 성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여전히 그의 옆구리에 꼭 껴안긴 채, '사라져버리는 마법'을 알았더라면 하고 바랐다. "조언을 하나 해주마, 해리." 건물의 옆문으로 들어가며 록허트가 아버지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크리비가 있는 자리에서는 내가 일부러 널 도와준 거란다. 잘난 척 한다는 건 호감을 살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니, 그 애가 내 사진도 찍는다면, 학교 친구들이 네가 그렇게 잘난 척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야." 해리의 중얼거림은 들은 척 만 척한 채, 록허트는 그의 옷자락을 끌고 학생들이 죽 늘어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라갔다. "겨우 이런 정도의 출세로 사인을 한 사진들을 나누어주는 건 현명하지 않은 처사라는 걸 말해주고싶구나. 솔직ㅎ 말해, 넌 좀 잘난 척하는 사람처럼 보인단다. 해리. 언젠가는 너도 나처럼 어디를 가든 유명세를 치를 때가 오겠지만, 하지만." 그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직은 그때가 아닌 것 같구나." 해리는 록허트의 교실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그의 손에서 놓여날 수 있었다. 해리느 ㄴ망토를 홱 잡아당겨 똑바르게 하고 교실 맨 뒤에 있는 자리로 갔다. 그리고 진짜 록허트가 보이지 않도록 서둘러 앞에다 록허트의 책 일곱 권을 다 쌓아놓았다. 나머지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들어오고 있었고, 론과헤르미온느는 해리의 양쪽에 앉았다. "네 얼굴에다 달걀 프라이 해먹어도 되겠다." 론이 말했다. "크리비가 지니를 만나지 않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애들이 해리 포터 팬클럽을 만들 테니까." "조용히 해." 해리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는 록허트가 혹시 '해리 포터 팬클럽'이라는 문구를 들을 까봐 전전긍긍했다. 학생들이 다 자리에 앉았을 때, 록허트가 요란하게 목을 가다듬자 실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가 앞으로 손을 뻗어, 네 빌 롱바텀의 '트롤과의 여행' 책을 집더니 그 책을 높이 들어올려 앞표지에서 윙크를 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바로 납니다." 그가 그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사진에서와 똑같이 윙크를 해보였다. "질데로이 록허트, 멀린 서열, 3급, 어둠의 힘 방어법 리그전의 명예 회원, 그리고 '마녀주간지'의 가장 매력적인 미소 상 다섯 차례 수상. 하지만 그것에 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겠어요. 내가 밴던 밴시(죽을 사람이 있음을 통곡으로 예고한다는 여자 요정:옮긴이)를 미소로 없앤 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는 그들이 웃길 기다렸다. 그러나 소수의 몇 명만이 희미하게 미소지었을 뿐이었다. "여러분들이 모두 내 책을 질로 샀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잘했어요. 오늘은 그저 짧은 퀴즈 문제로 시작할 까 합니다. 걱정할 건 없어요. 그저 여러분들이 그 책들을 얼마나 열심히 읽었나, 또 얼마나 많이 이해했나 알아보는 것뿐이니까." 그가 시험 문제지들을 다 나눠준 뒤 다시 교탁 앞으로 돌아가 말했다. "30분 주겠습니다. 자, 시작!" 해리는 시험지를 내려다보고 읽었다 1. 질데로이 록허트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2. 질데로이 록허트의 비밀 야망은 무엇일까? 3. 지금까지 질데로이 록허트의 가장 큰 업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런 문제가 시험지 석장에 걸쳐 계속되다가 맨 밑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 54. 질데로이 록허트의 생일은 언제입니까? 또 그의 이상적인 생일 선물은 무엇일까? 30분 뒤, 록허트가 시험지들을 거두더니 아이들 앞에서 하나하나 살폈다. "이런, 이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라일락 색이라는 걸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군. 내가 '설인과 보낸 일년' 책에서 분명히 그렇게 말했는데. 그리고 몇 명은 '늑대인간과 돌아다니기' 책을 좀더 주의깊게 읽어야겠군. 난 12장에서 내 이상적인 생일 선물이 마법사들과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 간의 조화라고 명확히 말했는데. 그렇다고 커다란 '오젠스 올드 파이어 위스키'를 사양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말야!" 그가 그들에게 또 한번 장난기 있는 윙크를 했다. 론은 이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록허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앞에 앉아있는 시무스 피니간과 딘 토마스는 소리를 죽이고 킬킬대고 있었다.반면에 헤르미온느는 록허트의 말에 푹 빠져 있다가 그가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양만은 내 비밀 야망이 악의 세계를 없애고 내 머리 손질 약을 상품화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군요. 잘했어요! 시실 " 그는 그녀의 시험지를 홱 뒤집었다. "만점입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양 어디있죠?"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손을 들어올렸다. "훌륭해요. 록허트가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주 훌륭해요. 그리핀도르에게 10점을 주겠어요. 그러면 자 수업으로 돌아갑시다." 그가 책상 뒤로 허리를 굽히더니 덮개를 씌운 커다란 우리 하나를 들어올렸다. "자 조심하세요. 내 임무는 지금까지 마법사들에게 알려져 있는 가장 위험한 생물에게도 맞설 수 있도록 여러분들을 무장시키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어쩌면 이 교실에서 최악의 공포와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한 여러분들에게 어떠한 해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만 명심하세요. 단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 그저 침착하라는 것뿐이니다." 해리는 저도 모르게, 그 우리를 더 잘보려고 책 더미 옆으로 몸을 기울였다 록허트가 그 덮개 위에 손을 얹었다. 딘과 시무스는 이제 웃지 않았다. 네빌은 앞좌석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비명은 절대로 지르지 않길 바랍니다." 록허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생물들을 자극할지도 모르니까요." 학급 전체가 숨을 죽였을 때, 록허트가 그 덮개를 홱 벗겼다. "그렇지." 그가 극적으로 말했다. "콘월(영국 남서부의 주:옮긴이)에서 금방 잡힌 작은 요정입니다." 시무스 피니간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가 픽 하고 코방귀 소리를 냈다. 그건 누가 들어도 절대로 공포의 비명은 아니었다. "무슨 일이죠?" 록허트가 시무스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것들은, 그것들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잖아요, 안그런가요?" 시무스는 웃느라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너무 그렇게 확신하지는 말아요." 록허트가 화가 나서 시무스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그것들도 대단히 흉악한 악마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 작은 요정들은 밝고 차가운 느낌의 파란색으로, 얼굴은 뾰족했고, 키는 대략 20센티미터 정도였는데 목소리가 어찌나 날카로왔던지 마치 많은 잉꼬들이 떠들어대는 걸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덮개가 벗겨지는 순간 요정들은 재잘거리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는가 하면, 창살을 잡고 흔들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자, 그럼." 록허트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이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한번 보죠." 그리고는 우리 문을 열어버렸다. 그건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작은 요정들이 로켓처럼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요정 두명은 네빌의 귀를 잡고 그를 공중으로 들어올렸고, 몇 명은 곧장 창문으로 돌진해 나가는 바람에 그 뒷줄에 있던 사람들이 깨진 유리조각을 온통 뒤집어써야 했다. 나머지 요정들은 미쳐 날뛰는 코뿔소처럼 교실을 돌아다니며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잉크병을 잡아 사람들에게 뿌리고, 책과 종이들을 갈가리 찢는가하면, 벽에 붙은 사진들을 북북 떼어내고, 쓰레기통을 뒤집어엎고, 가방과 책들을 보이는 대로 잡아 깨진 창문밖으로 내던졌다. 잠깐 사이에 반 아이들 절반이 책상 밑에 피해 있었고, 네빌은 천장에 있는 철로 만든 샹들리에에 매달려 있었다. "자, 이제 그것들을 한곳으로 몰아 모으세요, 그것들은 그저 작은 요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록허트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가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지팡이를 휘두르며 소리쳤다. "페스키픽시 페스테르노미." 그러나 그건 전혀 효과가 없었다. 더구나요정 하나가 그 지팡이를 낚아채어 창 밖으로 내던져버렸다. 또 그떄 록허트는 샹들리에가 무너져 내리면서 떨어지는 네빌을 피하려고 허겁지겁 책상 밑으로 숨기에 바빴다. 종이 울리자 사람들이 허둥지둥 출구로 몰려갔다. 좀 잠잠해지자 똑바로 일어선 록허트가 거의 문앞에 가 있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발견했다. "너희들 셋이 나머지 요정들을 잡아 우리 속으로 좀 넣어줘야겠다." 그가 그들 옆으로 휙 지나가 밖으로 나간 뒤 얼른 문을 닫았다. "저 사람 뭐 저래?" 남아있는 요정들 중 하나가 귀를 꽉 물자 론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는 그저 우리에게 약간의 실제 훈련을 시켜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똑똑하게도 '냉동마법'으로 금방 두 요정을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다시 우리속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실제훈련?" 혀를 쏙 내밀며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춤추며 도망가는요정 하나를 잡으려고 애쓰며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전혀 몰랐어." "쓸데 없는 소리."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넌 그의 책들을 읽지도 않았니. 그가 얼마나 놀라운 일들을 했는데." "말은 누가 못해?" 론이 투덜거렸다. 제7장 잡종과 속삭임 해리는 그 다음 며칠동안 내내 복도에서 질데로이 록허트 교수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애쓰며 보냈다. 그러나 피하기가 더 어려운 건, 해리의 시간표를 줄줄이 꿰고 있는 것 같은 콜린 크리비였다. 콜린에게는. 해리의 기분이야 어떻든, 하루에도 대 여섯 번씩 " 안녕, 해리?" 라고 인사하며, "안녕, 콜린"이라는 대답을 듣는 게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았다. 헤드위그는 그 비참한 자동차 여행 때문에 해리에게 여전히 화나 있었고, 론의 요술지팡이는 여전히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아침 마법 수업 시간에는 지팡이가 론의 손에서 쏜살같이 튀어나가 작은 노인인 플리트윅 교수의 미간을 정면으로 쳐서 그 부분에 욱신욱신 쑤시는 큼지막한 혹을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해리는 주말이 다가오는 게 무척이나 기뻤다.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토요일 아침에 해그리드를 찾아갈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해리는 그러나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의 주장인 올리버 우드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나려고 했더 시간보다 몇시간이나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 "무슨 일이야?" 해리가 비틀거리며 말했다. "퀴디치 연습이야." 우드가 말했다. "어서." 해리는 창문을 흘끗 보았다. 핑크빛과 황금빛이 도는 하늘에 엷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잠이 깨자, 그는 새들이 저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었을 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올리버," 해리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새벽이야." "나도 알아." 우드가 말했다. 그는 키가 크고 몸이 억센 6학년생이었는데, 그의 눈은 그 순간 굉장한 열정으로 번득이고 있었다. "오늘부터는 새벽에 훈련하기로 했어. 어서, 빗자 를 잡고, 나가자."우드가 힘차게 말했다. "다른 팀은 아직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어. 금년에는 우기가 처음으로 스타트를 끊을 작정이야." 해리는 하품을 하며 진저리를 치고는, 침대에서 기어나와 퀴디치 망토를 찾았다. "좋았어." 우드가 말했다. "그럼 15분 후에 경기장에서 만나자." 자줏빛의 팀 망토를 찾아 입고 겉옷을 하나 더 입은 뒤, 해리는 론에게 어디로 가는 지 메모를 써놓고는 어깨에 님부스 2000을 메고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 학생 휴게실로 갔다.그런데 초상화 구멍에 막 도달했을 때 뒤에서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났다. 콜린 크리비가 목에 걸린 카메라를 미친 듯이 흔들며 손에 무언가를 잡고 나선형 계단을 허둥지둥 내려오고 있었다. "계단에서 누군가가 네 이름을 부르는 소릴 들었어, 해리. 이것 좀 봐. 사진 현상을 했는데, 네게 보여주고 싶었어." 해리는 콜린이 코밑으로 내미는 흑백사진들을 어리벙벙하게 바라보았다. 움직이는 록허트가 해리의 것으로 생각되는 팔을 힘껏 잡아 당기고 있었다. 그는 사진에 나온 자신이 너무나 확연하게 발버둥을 치며 몸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자 왠지 기분이 좋았다. 해리가 계속 지켜보자, 록허트가 더 이상 안되겠는지 포기하고는 숨을 헐떡이며 사진의 흰 가장자리 부분으로 무너지듯이 털썩 주저앉았다. "사인해 줄래?" 콜린이 몹시 바라는 듯 간절히 말했다. "싫어," 해리가 그곳에 혹시 사람이 있는지 보려고 주위를 흘끔 둘러보며 딱 잘라 말했다. "미안해, 콜린. 난 좀 바빠. 퀴디치 연습이." 그리고는 작은 초상화 구멍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와, 정말이야. 기다려 난 퀴디치 경기를 한번도 보지 못했어." 콜린이 그를 따라 구멍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굉장히 지루할 거야." 해리가 얼른 말했지만, 콜린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흥분으로 빛나고 있었다. "네가 기숙사에서는 100년 만에 최연소 선수라지, 안 그래. 해리?" 콜린이 총총 걸음으로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넌 틀림없이 아주 잘 할 거야. 난 날아본적이 없어. 그런데 쉽니? 그게 네 빗자루니? 그게 최고의 빗자루야?" 해리는 그를 어떻게 떼어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꼭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재잘재잘 쉬지않고 떠들어댔다. "난 사실 퀴디치를 잘 몰라." 콜린이 숨가쁘게 말했다. "네개의 공이 있다는 게 사실이니? 그리고 그중 두 개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빗자루에서 떨어뜨린다는 것도?" "그래." 퀴디치의 복잡한 경기규칙을 설명하지 않으려 했던 해리가 마지못해 말했다. "그것들은 블러저라고 해. 각 팀에 몰이꾼이 두 명 있는 데 그들은 막대기로 블러저들을 쳐서 자기 편에서 치워버리지.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그리핀도르의 몰이꾼이야." "그러면 다른 공들은 무엇 때문에 있는데?" 콜린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해리를 쳐다보느라 발을 헛디디며 물었다. "글쎄, 퀘이플이 있는데 그건 가장 큰 공이고 빨간색이야. 득점을 올리는 공이지. 각 팀에 있는 세 명의 추격꾼이 퀘이플을 서로에게 던져서 경기장 끝에 있는 골대들 속으로 넣지. 고리가 달린 긴 막대기 세 개가 골대야." "그러면 네 번째 공은" "골든 스니치야." 해리가 말했다. "그건 아주 작고, 아주 빨라서 잡기 힘들어. 하지만 수색꾼이 해야 할 일이 바로 그 공을 잡는 거야. 왜냐하면 퀴디치 경기는 스니치가 잡혀야만 끝나거든. 그리고 어느 팀이든 수색꾼이 스니치를 잡으면 150점을 얻게 돼." "그리고 바로 네가 그리핀도르의 수색꾼이란 말이지, 안 그래?" 콜린이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성을 나와 이슬에 흠뻑 젖어있는 잔디밭을 가로질러가며 해리가 말했다. "그리고 파수꾼도 있어. 그는 골대들을 지키지. 그게 다야." 하지만 콜린은 경사진 잔디밭을 내려가 퀴디치 경기장까지 가는 동안 내내 해리에게 쉴 새없이 물었고, 해리는 탈의실에 다다르자 이제는 더 이상 따라오면 안된다는 뜻으로 그에게 고개를 저었다. 콜린은 높은 목소리로 "난 가서 좋은 자리나 잡아야겠어. 해리." 라고 소리치고는 급히 관람석으로 갔다. 그리핀도르 팀의 나머지 선수들은 벌써 탈의실에 와 있었다. 완전히 잠이 깬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우드 한 사람뿐이었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부은 눈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앉아 있었고, 4학년인 엘리샤 스피네트는 그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또 추격꾼들인 케이티 벨과 안젤리나 존슨은 그들 맞은편에 나란히 앉아 하품을 하고 있었다. "왔구나, 해리, 왜 이렇게 늦었니?" 우드가 기분좋게 물었다. "자, 경기장으로 나가기 전에 너희들에게 잠깐 할 얘기가 있어. 내가 여름방학 내내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 하나를 고안했은데, 내 생각에는 굉장히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우드는 커다란 퀴디치 경기장 도표를 들어올렸다. 도표에는 다른 색깔의 잉크로 많은 선과, 화살표와, 십자표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 도표를 탁 치자, 화살표들이 애버레들처럼 스멀스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드가 그 새로운 전술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마자, 프레드 위즐 리가 머리르 앨리샤 스피네트의 어깨 위로 축 늘어뜨리더니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기 시작했다. 첫 번째 도표를 설명하는 데만도 거의 20분이 걸렸는데, 그밑으로 도표가 두 개나 더 있었다. 낮고 단조로운 어조로 말하는 우드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해리는 눈이 저절로 감겨졌다. "그러니까." 우드가 마침내 기나긴 설명 끝에 성에 있었다면 바로 이 순간에 아침으로 무엇을 먹고 있을까 입맛을 다시며 공상에 잠겨있는 해리를 갑자기 푹 찌르며 말했다. "명확한 설명이 됐니? 질문 있어?" "응, 하나 있어, 올리버." 설명 시작할 때부터 죽 깨어있었던 조지가 말했다. "왜 어제 우리가 다 깨어있을 때는 이런 얘길 하지 않았던 거지?" 우드는 기분이 언짢았다. "자, 들어봐, 너희들." 그가 모두에게 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우린 작년에 퀴디치 우승컵을 탔어야 했어. 우린 분명히 최고의 팀이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해리는 가책을 느끼며 자리에서 방향을 바꾸어 앉았다. 그가 작년 결승전 동안 병동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누워 있게 되는 바람에, 그리핀도르는 선수 한 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고 300년 만에 처음으로 큰 점수차로 패했었다. 우드가 자제력을 다시 되찾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다. 지난번 패배가 그를 여전히 불편하게 하는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금년엔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훈련해댜 해. 좋아, 그럼 가서 우리의 새로운 이론을 실습해보자." 우드가 빗자루를 잡고 선두에 서서 라커룸 바깥으로 나가며 소리쳤다.다리는 뻣뻣하고 여전히 하품이 나왔지만, 다른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갔다. 라커룸에 어찌나 오래 있었던지 경기장 잔디밭 부근에 아직 안개가 조금 끼어 있기는 했지만 태양은 이제 완전히 중천에 떠 있었다. 경기장으로 걸어나온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관람석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 "아직 안 끝났어?" 론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외쳤다. "아직 시작도 안했어." 해리가론과 헤르미온느가 연회장에서 가져온 토스트와 마멀레이드를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드가 우리에게 새로운 전술을 설명하느라고 말야." 그가 빗자루에 올라타 발로 땅을 치더니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서늘한 아침공기가 얼굴을 때리자 우드의 일장 연설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잠이 달아났다. 퀴디치 경기장에 다시 오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는 프레드와 조지와 경주하며 전속력으로 경기장 위를 날아다녔다. "찰칵거리는 저 이상한 소리는 뭐지?" 모퉁이를 휙 돌아 나오며 프레드가 외쳤다. 해리가 관람석을 자세히 보았다. 콜린이 가장 높은 좌석에 앉아, 카메라를 들어올리고, 몇 장이고 끝없이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관람석에 그 소리가 굉장히 커다랗게 울렸다. "이쪽을 봐, 해리, 이쪽" 그가 큰소리로 외쳤다. "누구니?" 프레드가 물었다. "몰라." 해리가 갑자기 콜린에게서 멀어지는 쪽으로 속도를 내며 거짓말을 했다. "무슨 일이야?" 우드가 공중에서 그들 쪽으로 스치듯 날아가면서 눈살을 찌푸렸다."저 1학년 애가 왜 사진을 찍고 있는 거야? 맘에 걸려. 우리의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알아내려는 슬르데린의 스파이면 어떡하지?" "그 앤 그리핀도르야."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리고 슬리데린 애들은 굳이 스파이가 필요하지 않아. 올리버." 조지가 말했다. "어째서?" 우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냐하면 여기에 직접 와 있으니까." 조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초록색 망토를 입은 몇몇 사람들이 손에 빗자루를 들고 경기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믿을 수 없어." 우드가 격분해서 불만을 터뜨렸다. "내가 분명 먼저 예약했는데." 우드가 쏜살같이 땅으로 내려갔는데, 화가 나서 생각보다 다소 거칠게 내렸는지, 빗자루에서 내릴 때 몸이 약간 비틀거렸다. 해리와 프레드와 조지도 따라 내려갔다. "플린트." 우드가 슬리데린의 주장에게 고함을 질렀다. "지금은 우리 팀의 연습 시간이야. 우리가 특별히 예약한 거라구. 그러니 너희들은 좀 나가 줘." 마커스 플린트는 몸집이 우드보다 훨씬 더 컸다. 그가 교활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써도 공간은 충분해. 우드." 그리핀도르의 여자 선 들인 안젤리나와 앨리샤와 케이티도 왔다. 슬리데린 팀에는, 어깨를 맞대고 그리핀도르 애들에게 용감히 맞서줄 여자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경기장을 먼저 예약했어." 우드가 화가 나서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예약했다구." "그래." 플린트가 말했다. "하지만 난 스네이프 교수가 특별히 사인한 편지를 갖고 있어. '나, S. 스네이프 교수는 슬리데린 팀이 새로 들어온 수색꾼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으므로 오늘 퀴디치 경기장에서의 연습을 허가한다.'" "수색꾼이 새로 들어왔다구?" 우드가 갈피를 못 잡은 듯 물었다. "어디?" 그러자 앞에 선 여섯 명의 거구 뒤에서, 창백하고 뾰족한 얼굴에 하나 가득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 있는 조금 더 작은 얼곱 전째의 소년이 걸어나왔다. 그건 다름 아닌 드레이코 말포이였다. "네 아버지가 혹시 루시우스 말포이 아니니?" 프레드가 말포이를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네가 드레이코의 아버지 이름을 들먹이다니 우스운데." 플린트가 이렇게 말하자 슬리데린 팀이 훨씬 더 노골적으로 웃었다. "그 분이 슬리데린 팀에게 주신 후한 선물을 보여줘야겠군." 그들 일곱 명이 모두 자신들의 빗자루를 내밀었다. 대단히 품위 있는 일곱 개의 새 손잡이와 멋지게 금색으로 쓰여진 님부스 2001이라는 일곱 세트의 낱말이 이른 아침의 햇살을 받아 그리핀도르 선수들의 코밑에서 반짝거렸다. "아주 최신 모델이야, 지난 달에 나왔어." 플린트가 자신의 빗자루 끝에서 먼지를 톡톡 털어 내며 말했다. "아마 옛날 모델인 2000시리즈보다 훨씬 더 좋을 걸. 낡은 클린스윕으로는." 그가 클린스윕 5를 움켜쥐고 있는 프레드와 조지에게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책상이나 쓸어야지, 뭐." 그리핀도르 팀 모두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포이가 그 차가운 눈이 찢어질 듯 야비하게 히죽대고 있었다. "자 봐." 플린트가 말했다. "경기장 침해야." 론과 헤르미온느가 무슨 일인지 보려고 잔디밭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론이 해리에게 물었다. " 왜 경기하지 않는 거니? 그리고 저 애는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는 슬리데린 퀴디치 망토를 입고 있는 말포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슬리데린의 새 수색꾼이야, 위즐리." 말포이가 잘난 체하며 말했다.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 팀 모두에게 사주신 빗자루들을 칭찬하고 있던 참이었어." 론이 눈앞에 있는 최고급 빗자루 일곱 개를 입을 딱 벌리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좋지, 안 그러니?" 말포이가 능글능글 말했다. "하지만 그리핀도르 팀도 금을 조금 모으면 새 빗자루를 살 수 있을 거야. 저 클린스윕 5를 팔 수 있을 지도 몰라. 박물관에서 그 빗자루를 사려고 나선다면 말야." 슬리데린 팀이 껄껄대며 큰소리로 웃었다. "그리핀도르 팀에서는 적어도 돈을 내고 선수가 된 사람은 없어."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애들은 다 실력으로 들어왔으니까." 말포이의 얼굴에 새침한 표정이 휙 스쳤다.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이 더러운 잡종아." 그가 내뱉듯이 말했다. 말포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동이 일어났으므로 해리는 말포이가 정말로 나쁜말을 했다는 걸 단번에 알았다. 플린트는 프레드와 조지가 말포이에게 달려드는 걸 막기 우해 그의 앞으로 뛰어들어야 했고, 앨리샤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이라고 말했다. 론은 망토 속에 손을 넣어 요술지팡이를 꺼내고는 "그렇게 말한 대가로 어디 혼 좀 나봐라, 말포이"라고 소리치면서 플린트의 팔밑으로 보이는 말포이의 얼굴에 갖다댔다. 탕 하며 커다란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더니 론의 요술지팡이 뒤쪽에서 초록색 불빛이 뿜어져 나와 그의 배를 쳤다. 그 바람에 론은 순식간에 잔디밭으로 나가떨어졌다. "론, 론, 괜찮니?" 헤르미온느가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론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굉장한 트림 소리와 함께 입에서 민달팽이 몇 마리가 기어 나와 무릎 위로 똑똑 떨어졌다. 슬리데린 팀은 웃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플린트는 새 빗자루에 기대어 배를 잡고 웃었고, 말포이는 엎드려서 주먹으로 땅을 치고 있었다. 계속해서 커다란 반짝이는 민달팽이들을 뱉어내고 있는 론 주위로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그의 몸에 손을 대지 못했다. "론을 해그리드의 집으로 데려가는 게 좋겠어. 여기서 가장 가까워."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하자, 그녀가 용감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 둘은 론의 팔을 끌어올렸다. "무슨 일이니. 해리? 무슨 일이야? 그 애가 아파? 하지만 네가 그 애를 치료할 순 없잖아. 안 그래?" 콜린이 관중석에서 달려 내려와 그들 옆에서 왔다갔다 했다. 그때 론이 그의 앞에다 민달팽이를 한 더미 게워냈다. "우욱" 어리벙벙해진 콜린이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그 애 좀 꼭 잡고 있어줘, 해리." "저리 비켜, 콜린." 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함께 론을 부축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 숲 언저리로 갔다. "거의 다 왔어, 론." 사냥터지기 해그리드의 오두막이 눈에 들어오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괜찮을 거야. 거의 다 왔어." 그들이 해그리드의 집에서 6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도달했을 때 현관문이 열렸지만, 거기서 나온 건 해그리드가 아니었다. 질데로이 록허트가 오늘은 연하디연한 자줏빛 망토를 입고,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빨리, 이 뒤로 와." 해리가 론을 근처에 있는 덤불 숲 뒤로 잡아끌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다소 마지못해 따라갔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만 안다면 그건 간단한 문제죠." 록허트가 해그리드에게 큰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찾아오시오. 그리고 내 책을 한 권 주겠소. 아직 한 권도 갖고 있지 않다니 좀 뜻밖이라 말이오. 내가 오늘 밤 사인을 해서 보내 주리다. 그럼 잘 있으시오." 그리곤 그는 성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해리는 록허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론을 덥불 숲에서 끌어당겨 해그리드의 집 현관문으로 갔다. 그들은 다급히 노크를 했다. 노크하기가 무섭게 해그리드가 아주 심술난 표정으로 나타났지만, 누구인지를 보자 표정이 밝아졌다. "니들이 언제 날 보러올지 궁금했어. 들어와, 들어와, 난 또 록허트 교수가 다시 왔는 줄 알았지 뭐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론을 부축해서 문턱을 넘어 오두막안으로 들어갔다. 한쪽 구석에는 커다란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고, 반대쪽에서는 난롯불이 딱딱 소리를 내며 활활 타고 있었다. 해그리드가 론의 민달팽이 문제를 보고 전혀 당황해하는 것 같지 않았으므로, 해리는 론을 의자에 앉히며 허둥지둥 설명했다. "먹는 것보다야 뱉어내는 게 낫지." 해그리드가 커다란 놋대야를 그의 앞에 쿵 떨어뜨리며 말했다. "모두 뱉어내, 론." "제가 볼 땐 그것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헤르미온느가 론이 그 대야 앞으로 몸을 굽히는 걸 지켜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 마법은 아주 잘 나갈 때라도 들을 까 말까 하는 어려운 주문인데, 망가진 요술지팡이로 했으니." 해그리드가 부산스럽게 그들에게 줄 차를 끓였다. 멧돼지 사냥용인 그의큰 개 팽이 해리에게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록허트가 왜 들렀던 거죠, 해그리드?" 해리가 팽의 귀를 긁으며 물었다. "우물에서 켈피(말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을 유인하여 익사시키거나 익사를 예고한다는 물귀신:옮긴이)들을 꺼내는 일에 대해 내게 충고를 한답시고 온거지, 뭐." 해그리드가 이리저리 긁힌 자국이 있는 탁자 위에 올라와 있는 수탉 한 마리를 치우고 찻주전자를 놓으며 투덜거렸다. "내가 그까짓 것도 모르는 줄 알고 말야. 그리고 자기가 내쫓은 밴시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던 거야. 그 말이 단 한마디라도 사실이면, 내손에 장을 지지겠어." 해그리드가 호그와트의 선생을 비평하는 건 전에 없던 일이었으므로 해리는 그를 놀라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는 그러나 평상시보다 다소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생각엔 뭔가 잘못 생각하시고 계신 것 같아요, 덤블도어 교수는 분명히 그 일에는 그 분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그 과목을 맡을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었으니까 그렇지." 해그리드가 그들에게 당밀 퍼지 접시를 내밀며 말했다. 그 사이 론이 대야에 대고 심하게 기침을 했다. " 내 말은 그 사람밖에 달리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어둠의 마법 과목을 맡을 사람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거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야. 사람들이 그게 불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 지금까지는 아무도 오래 가지 못했거든. 그건 그렇구." 해그리드가 고개로 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애는 도대체 누굴 혼내주려다 저렇게 된 거니?"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뭐라고 불렀어요. 아주 나쁜 말이었던 게 틀림없어요. 왜냐하면 모두들 아주 화가 나서 거칠게 행동했거든요." "나쁜 말이었어요." 론이 창백하고 땀에 젖은 얼굴로 탁자 위로 올라오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말포이가 그 애를 '잡종'이라고 불렀어요, 해그리드." 민달팽이들이 다시 꿈틀거리며 나오자 론이 얼른 탁자 밑으로 내려갔다. 해그리드가 격분한 것 같았다. "그럴 리가."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딱딱거렸다. "정말 그랬어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요. 물론 그게 정말로 무례한 말이라는 건 알 수 있었지만요." "그건 이 세상에서 가장 모욕적인 말이야." 론이 다시 올라오면서 헐떡거리며 말했다. "잡종이란 건 머글, 참 해리 너도 알지? 부모가 마법사가 아닌 사람을 머글이라고 일컫잖아. 그 태생의 사람을 부르는 아주 나쁜 말이야. 일부 마법사들은 순수 혈통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해. 말포이 가족처럼 말야." 그가 트림을 한 번 하자, 민달팽이 한 마리가 쭉 편 그의 손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그것을 대야 안으로 던지며 말을 계속했다. "내 말은, 그건 일부 사람들의 생각일 뿐,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얘기야. 네빌 롱바텀을 봐. 그 앤 순수 혈통이지만 냄비 하나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잖아." "그리고 그들은 우리 헤르미온느가 외울 수 없는 주문을 발명하지도 못했구 말야." 해그리드가 득의 양양하게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붉혔다. "누군가를." 론이 떨리는 손으로 땀이 나는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더러운 혈통이라고 부르는 건 메스꺼운 짓이야. 야비한 혈통이나 하는 짓이야. 웃기는 얘기지.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어쨌든 반반씩 섞였으니까 말야. 만약 머글들과 결혼하지 않는다면 우리 부류는 차차 소멸하고 말 거야." 그는 헛구역질을 하며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글세, 네가 그 녀석을 혼내주려고 한 걸 탓하진 않아, 론." 해그리드가 대야에 털썩털썩 떨어지고 있는 많은 민달팽이들의 소리보다 큰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네 요술지팡이가 거꾸로 발사된 것이 오히려 잘 된 건지도 몰라. 네가 말포이를 혼재주었다면 그 녀석의 아버지 루스우스 말포이가 가만 있었겠어? 당장 학교로 달려와 널 어떻게 했을 거야. 적어도 네가 곤란에 빠지진 않게 되었잖아." 해리는 입에서 민달패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보다 더 심한 곤란이 어디 있냐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해그리드가 준 당밀 퍼지가 입을 딱 붙어버리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리." 해그리드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불쑥 말했다. "네게 할말이 있어. 네가 사인이 있는 사진들을 나누어주고 있다고 하던데, 어째서 난 한 장도 못 받은 거지?" 해리가 펄펄 뛰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전 사인이 있는 사진을 나눠준 적이 없어요." 그가 골이 나서 말했다. "만약 록허트가 아직도 그런 말을 퍼뜨리고 다닌다면" 그러나 그때 그는 해그리드가 웃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한 번 농담 해 본거야." 그가 등을 어찌나 세게 등을 두드렸던지 해리는 하마터면 탁자에 코를 박을 뻔했다. "난 네가 그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록허트에게도 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넌 그 사람보다 더 유명하잖아." "그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해리가 일어서서 턱을 문지르며 말했다. "썩 좋아한 것 같지는 않아." 해그리드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 뒤 내가 그의 책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고 하자 그가 가려고 했던 거야. 당밀 퍼지 먹을래, 론?" 론이 다시 올라오자 그가 덧붙였다. "아뇨," 론이 힘없이 말했다. "먹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내가 뭘 키워왔는지 이리 와서 봐."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차를 다 마시자 해그리드가 말했다. 해그리드의 집 뒤에 있는 작은 채소밭에 해리가 지금까지 본 것중에서 가장 큰 호박 수십개가 있었다. 호박 한 개 크기가 커다란 옥석만 했다.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지 않니?" 해그리드가 유쾌히 말했다. "할로윈 축제 때 쓸거야. 그때쯤 되면 충분히 커질 거야." "그 호박에 도대체 어떤 비료를 주신 거예요?" 해리가 물었다. 해그리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보려고 어깨 너머로 슬쩍 살폈다. "글세 있잖아, 약간의 도움." 해리는 해그리드의 핑크빛 꽃무늬 우산이 오두막 뒷담에 세워져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해리는 전에도 이 우산이 보통 우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엇다. 사실 그는 해그리드가 학교 시절에 쓰던 낡은 요술지팡이가 그 안에 감춰져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해그리드는 마법을 부려서는 안되도록 되어있었다. 그는 3학년 때 호그와트에서 쫓겨났지만, 해리는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 얘기만 하면 해그리드가 큰소리로 목을 가다듬는 시늉을 하며 화제가 바뀔 때까지 이상하게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탐식 마법이죠, 아마?" 헤르미온느가 비난 반 재미 반으로 말했다. "어쨌든 호박들에게는 좋은일 하셨네요" "네 여동생도 그렇게 말했어." 해리가 론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말했다. "그 아인 언제 만났지." 곁눈질로 해리를 바라보는 해그리 이 수염이 씰룩씰룩거렸다. "그 앤 그저 정원을 둘러보고 있었다고 했지만, 우리 집에서 누군가와 마주치길 바라고 있었던 것 같아." 그가 해리에게 눈짓을 해 보였다. "내 생각엔, 그 앤 사인이 있는 사진을 마다하지 않을." "그만 좀 해요."해리가 말했다. 론이 코웃음을 치자 땅바닥으로 민달팽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조심해." 해그리드가 그의 소중한 호박들에게서 론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해리는 새벽 이후 먹은 거라고 당밀 퍼지 한입밖에 없었으므로 학교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싶었다. 그들은 해그리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성으로 향했다. 론은 가끔씩 딸국질을 했지만, 아주 작은 민달팽이 두 마리만 토했을 뿐이었다. 그들이 서늘한 현관 안의 홀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구나, 해리, 위즐리." 맥고나걸 교수가 무서운 표정으로 그들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너희들은 오늘 저녁에 징계를 받기로 했단다." "그런데 무슨 일을 시키실 거죠, 선생님?" 론이 트림을 막으며 초조하게 물었다. "넌 필치씨와 함께 트로피 보관실에서 은제품들을 닦게 될 거야."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물론 마법은 쓰면 안되고, 위즐리 직접 손으로 닦아야 해." 론이 숨을 죽였다. 학교 관리인인 아구스 필치는 모든 학생이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너, 포터는 록허트 교수를 도와 그의 팬 우편물에 답장 쓰는 일을 하게될거다."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이럴 수가, 교수님, 저도 트로피 보관실에 가면 안될까요?" 해리가 절망적으로 말했다. "물론 안되지," 맥고나걸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록허트 교수께서 특별히 네가 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셨단다. 너희 둘 다, 8시 정각이다." 해리와 론은 아주 침울해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뒤에 있던 헤르미온느는 '학교 규칙을 어기더니 꼴 좋다'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해리는 고기 파이를 생각만큼 맛있게 먹지 못했다. 해리와 론 둘 다 부당한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치는 아마 날 거기에 발새도록 붙잡아둘 거야." 론이 맥없이 말했다. "마법을 쓰면 안 된다니! 그 방에는 트로피가 100개쯤은 될거야. 난 머글 식의 청소는 서툴거든." "네가 원한다면, 난 언제라도 바꿔줄 수 있어." 해리가 빈말로 말했다. "난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사는 동안, 엄청 연습했었거든. 록허트의 팬 우편물에 답장 쓰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해." 토요일 오후는 금방 지나가 버리고, 어느 새 8시 5분 전이 되었으므로 해리는 발을 질질 끌며 2층 복도를 따라 록허트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그는 문앞에서 이를 갈며 노크를 했다. 문이 금방 홱 열렸다. 록허트가 그에게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 망나니 오셨군." 그가 말했다. "들어와라, 해리, 들어와." 벽에는 사진틀에 끼워진 수없이 많은 록허트의 사진들이 많은 초들의 불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몇 개 사진에는 심지어 사인까지 해 두었다. 사진은 그의 책상에도 또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넌 봉투에 주소를 쓰거라." 록허트가 마치 대단한 선심이라도 쓰는 듯이 해리에게 말했다. "이건 글래디스 구전에게 보내는 거란다. 그녀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나의 대단한 팬이지." 시간이 느릿느릿 갔다. 해리는 때때로 "음"과 "맞아요."와 "예"라는 말만 하며 록허트가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게 했다. 때로 해리는 "명성이란 변덕스러운 친구나같단다. 해리" 라거나 "유명인이 하는 일이 곧 명성이란다.그걸 기억해라." 와 같은 말도 들었다. 초들이 점점 더 낮게 타들어 가면서, 그를 지켜보고 있는 록허트의 많은 움직이는 얼굴들 위로 불빛이 흔들렸다. 손이 저려왔다. 해리는 1000번째 쯤 되는 봉투로 손을 뻗어 베로니카 스메슬리의 주소를 적었다. 이제 틀림없이 떠날 시간이 되었을 거야, 해리는 비참하게 생각했다. 제발 빨리 끝나게 해 주세요. 그 때 어떤 소리가 들렸다. 막 꺼지려고 하는 초에서 나는 소리도 아니었고 록허트가 자신의 팬들에 대해 떠들어대는 말도 아니었다. 그건 어떤 목소리, 골수까지 오싹하게 하는 어떤 목소리, 얼음장같이 차가운 원한에 찬 어떤 목소리였다. "이리로, 내게로 와, 가죽을 벗겨서, 갈기갈기 찢어서, 죽여 버릴 거야." 해리가 펄쩍 뛰자 베로니카 스메슬리의 주소 위에 라일락 빛의 커다란 얼룩이 졌다. "뭐라구요?" 그가 큰소리로 물었다. "난 알아!" 록허트가 말했다, "6개월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있었어. 모든 기록을 깼지." "아뇨," 해리가 극도로 흥분해서 말했다. "저 목소리요." "뭐라구?" 록허트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목소리?" "저 좀전의 낮은 목소리요, 못 들으셨어요?" "무슨 소릴 하는 거니, 해리? 졸고 있었더 거니? 이럴 수가, 시간좀 봐라. 거의 네 시간이 지났네.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어, 안 그러니?" 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 목소리를 들으려고 다시 귀를 기울였지만, 록허트가 징계를 받을 때마다 이런 후한 대접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소리 말고는 이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해리는 멍해진 기분으로 방을 나왔다. 어찌나 늦었던지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이 거의 텅 비어있었다. 해리는 기숙사 방으로 올라갔다. 론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해리는 잠옷을 입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 기다렸다. 30분쯤 뒤, 론이 강한 광택제 냄새를 풍기면서 오른쪽 팔을 주무르며 돌아왔다. "온몸이 뻐근해." 그가 침대에 맥없이 쓰러지며 신음소리를 냈다. "그는 내게 저 퀴디치 우승컵을 열네 번이나 닦게 한 뒤에야 만족해했어. 그런데 글세 내가 '특별 공로상' 트로피에다 또 한 번 민달팽이를 토하고 만거야. 그 점액을 다 없애느라 한참이 걸렸어. 록허트하고는 어땠니?" 네빌과 딘과 시무스가 깨지 않도록 목소리를 계속 낮추면서, 해리는 론에게 자신이 들었던 소리에 대해 말했다. "그런데 록허트는 그 소리를 못들었다고 했단 말야?" 론이 말했다. 그는 달빛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아. 형체는 보이지 않더라도 문을 열였어야 했을 거 아냐." "내 말이 바로 그거야." 해리가 침대에 다시 누워 천장을 빤히 바라보았다. "나도 그게 이해가 안 가." 제8장 사망일 파티 10월이 되면서, 정원과 성에 축축한 냉기가 돌았다. 간호사인 폼프리 부인은 부쩍 늘어난 교원들과 학생들의 감기로 계속 바쁘게 보냈다. 그녀가 조제한 후추가 잔뜩 뿌려진 마법의약이 즉각 효력을 나타내긴 했지만, 그 약은 마신 후 몇 시간 동안 사람들의 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게했다. 얼굴이 창백해 보였던 지니 위즐리는 퍼시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그 약을 조금 먹었었는데, 그녀의 눈부시도록 빨간 머리카락 밑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꼭 머리 전체가 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며칠 동안 계속해서 총알 만한 빗방울 들이 성의 창문을 세게 때렸다. 호수의 물은 불었고, 꽃밭은 흙탕물로 변했으며, 해그리드의 호박들은 정원의 창고 만하게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팀 훈련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올리버 우드의 열정만은 꺾이지 않았으므로, 해리는 할로윈 며칠 전인 모진 비바람이 치는 어느토요일 오후 늦게, 연습을 마치고 빗물에 흠뻑 젖고흙탕물을 뒤집어쓴채로 그리핀도르 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굳이 비바람이 아니었어도 그날 연습 시간은 내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슬리데린 팀을 몰래 살펴왔던 프레드와 조지가그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님부스 2001의 성능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슬리데린 팀이 윙하는 희마한 소리만 남긴 채 마치 미사일처럼 공중으로 튀어 나갔다고 보고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복도를 따라 철벅거리며 걷던 해리는 뜻밖에도 꼭 자신처럼 생각에 깊이 잠겨있는 것 같은 누군가를 만났다. 그리핀도르 탑의 유령인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구. 전혀, 만약 그게 " 라고 중얼거리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창 밖을 멍하니 내다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닉." 해리가 말했다. "안녕, 안녕."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빙 둘러보며 말했다. 구불구불한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그는 화려한 색의 불룩한 모자에, 목이 간신히 붙어있다는 걸 감춰주는 주름 깃이 달린 튜닉을 입고 있었다. 해리는 연기처럼 엷은 그를 통해 바깥의 어두운 하늘과 폭우를 볼 수있었다./ "너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구나. 포터." 닉이 투명한 편지를 접어 웃옷 속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닉도 그런 것 같은데요." 해리가 말했다. "아, 뭐."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우아한 손을 흔들었다. "대단한 건 아냐. 그저 그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지원할 까 생각했었는데, '그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아." 쾌활한 말투였지만, 그의 얼굴엔 아주 씁쓸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그런데, 넌" 그가 불쑥 말했다. "무딘 도끼로 목이 마흔 다섯 번이나 쳐졌다는 게 '목이 없는 사냥꾼협회'에 들어갈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하니?" "아, 물론 되죠." 해리가 꼭 동의해주어야 할 것 만 같아서 이렇게 말했다. "내 말은, 내 목이 신소하고 깨끗하게 잘려졌기를, 그래서 제대로 떨어졌기를 나만큼 바라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그랬다면 내가 이런 엄청난 고통과 놀림을 당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지. 하지만,"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몹시 화가 나서 자신의 편지를 흔들어 펼치며 읽었다. "우린 목이 몸에서 완전히 떨어진 사냥꾼들만 받아들일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원들의 '말을 타고 하는 머리 저글링'과 '머리 폴로'와 같은 사냥 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줄 믿습니다. 그러므로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우리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행복을 빌며, 패트릭 델라니 포드모어 경."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성나 날뚜며 편지를 쑤셔 넣었다. "내 목은 1.5센티밖에 되지 않는 살과 근육에 매달려 잇어. 해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이 잘려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오, 맙소사, 목이 제대로 잘린 포드모어 경이 볼때는 그게 충분하지 않은 거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훨씬 더 가라앉은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넌 무엇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거니? 내가도와줄 수 있는 거라도 있니?" "없어요." 해리가 말했다. "우리가 공짜로 님부스 2001을 얻을 수 있는 곳을 모르신다면 말에요. 슬리." 해리의 말은 그의 발목 근처에서나는 고음의 가냘픈 울음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등불같이 노란 한쌍의 눈이 보였다. 그것은 학생들과의 끝없는 전쟁을 대신 맡고 있는, 학교 관리인 아구스 필치의 비쩍 마른 회색 고양이 노리스 부인이었다. "이쪽으로 나오는 게 좋겠다. 해리." 닉이 얼른 말했다."필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거든. 감기에 걸린 데다 3학년 생 몇 명이 우연히 5번 지하 가옥 천장 여기저기에다 개구리 뇌들을 잔뜩 발라놓아서 말야. 아침 내내 청소하느라 진땀을 뻈는데, 네가 그곳에 흙탕물이라도 떨어뜨리는 걸 본다면." "맞아요." 해리가 노리스 부인의 책망하는 듯한 눈길을 피해 얼른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미 그 불쾌한 고양이와 연결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이끌려지기라도 한 듯, 해리의오른쪽에 있는 벽걸이 융단에서 느닷없이 험악한 표정을 한 아구스 필치가 씩씩대며 나타났다. 머리에는 두꺼운 격자 무늬목도리가 도여매어져 있었고, 코는 유난히 새빨갰다. "필치다." 그가 턱뼈를 부들부들 떨며,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심상치 않은 눈으로 해리의 퀴디치 망토에서 떨어진 진흙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여기저기가 다 오물천지야. 이 젠 더 이상 못 참겠다. 따라와, 포터." 따라서 해리는 목이 달랑달랑한 닉에게 손을 흔들어 침울한 작별 인사를 하고 필치를 따라 마룻바닥에 또 한번 진흙 발자국을 남기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해리가 필치의사무실 안에 들어가 본 건 처음이었다. 그곳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곳이었다. 창문이 하나도없을 뿐만 아니라, 낮은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한 개짜리 기름 등불만으로 밝혀져 있어서인지 실내가 어두컴컴했다. 그곳에는 희미한 생선튀김 냄새가 남아있었다. 벽에는 나무서랍장들이 서 있었는데, 붙어있는 꼬리표로 보아, 그 안에 필치가 지금까지 벌을 주었던 모든 학생들의 상세한 기록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서랍마다 프레드와 조지의이름이 붙어 있었다. 필치의 책상 뒤에 있는 벽면에는 반짝반짝 윤이 나는 사슬과 수갑들이 걸려 있었다. 그가 언제나 덤블도어 교수에게 제발 학생들의 발록을 천장에 매달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필치가 책상에 있는 컵에서 깃펜 하나를 꺼내고는 이리저리 양피지를 찾기 시작했다. "똥." 그가 화가 나서 투덜거렸다. "뜨끈뜨끈한 용의 코딱지, 개구리 뇌, 쥐 창자, 정말 신물이 나 본때를 보여줘야 해. 그 문서가 어디에 있더라, 그렇지." 그는 책상 서랍에서 커다란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 앞에다 쭉 펴고, 길다란 까만 깃펜을 잉크병에 푹 담갔다. "이름 해리 포터, 죄목." "그저 약간의 진흙을 흘린 것뿐인데요." 해리가 말했다. "네게는 약간의 진흙이겠지만, 이 녀석아, 내게는 한 시간을 또 청소해야 하는 일이야." 필치가 소리쳤다. 더럽게도 그의 주먹코 끝에는 콧물 한 방울이 매달려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죄목 성을 더렵혔음. 징계사항은." 필치가 줄줄 흘러내리는 콧물을 훔치며, 숨을 죽이고 선고가 내려지길 기다리고 있는 해리를 불쾌하게 흘끗 바라보았다. 그러나 필치가 글을 쓰려는 순간, 사무실 천장에서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기름 등불이 흔들렸다. "피브스." 필치가 화가 나서 깃펜을 세차게 내던지며 고함을 쳤다. "이번엔 가만 안 두겠어. 가만 안 두겠다구." 그리곤 필치가 해리를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그 사무실에서 달려나갔다. 노리스 부인도 쪼르르 따라갔다. 피브스는 소리의 요정(집안의 원인 불명의 소리나 사건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짐:옮긴이)으로, 파괴와 재난을 일으키며 사는 떠 다니는 골칫거리였다. 해리는 피브스를 별로 좋아하지않았지만, 적시에 소리를 내준 그의타이밍을 고맙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피브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도 (이번에는 무언가 아주 무거운 것을 넘어뜨린 것처럼 들렸지만) 잘만 되면, 필치의 정신을 딴 데로 돌려줄 것이다. 해리는 필치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책상 옆에 있는 낡은 의자에푹 주저앉았다. 책상 위에는 반쯤 완성된 문서 이외에도 앞면에 은빛 문자가 쓰여진 커다랗고, 번질번질한 자줏빛 봉투가 하나 있었다. 해리는 필치가 돌아오고 있지나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문 쪽을 흘끗 본 뒤, 그 봉투를 얼른 집어들었다. 속성 마법 과정. 초보자들의 통신 마법 교육 과정. 호기심이 생긴 해리는 그 봉투를 흔들어 안에서 양피지 뭉치를 꺼냈다. 앞 페이지에는 더 꼬불꼬불한 은빛 글씨로 쓰여져 있었다. 현대 마법 세계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계시다고 느끼십니까? 간단한 주문도 외우지 못하는 신세를 면해보고 싶으십니까? 요술지팡이 하나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한다고 놀림을 받으신 적 있습니까? 여기 그 해답이 있습니다. 속성 마법 과정은 완전히 새롭고, 절대 실패하지 않으며 빠른 결과를 가져다 주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과정입니다. 수백 명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속성 마법 과정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탑샴의 Z. 네틀리스 여사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난 주문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으며 내 마법의 약은 가족의 웃음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속성 마법과정을 밟은 이후, 난 파티를 할떄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으며 친구들은 내가 만든 기막힌 용액의 조제법을 가르쳐 달라고 야단입니다." 디드스베리의 워록 D. J. 프로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내는 내 주문이 약하다고 코웃음쳤지만, 이 멋진 속성 마법 과정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난 그녀를 들소로 만들어 버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속성 마법 과정." 해리는 넋을 뺴앗긴 채, 그 봉투의 내용물을 급히 훑어보았다. 도대체 필치가 왜 속성 마법 과정을 원하는 걸까? 이건 그가 진정한 마법사가 아니라는 뜻일까? 해리가 막 "제1과 :요술지팡이 잡기(몇 가지 유용한 조언)"를 읽고 있을 때 발을 질질 끌며 걸어오는 필치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해리가 그 양피지를 부리나케 봉투 속으로 밀어넣고, 팩상위로 다시 던지자 마자 문이 열렸다. 필치는 의가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사라지는 벽장은 굉장히 귀중한 거야." 그가 노리스 부인에게 아주 기분 좋게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피브스를 혼내줘야지, 요 귀여운." 그의 눈이 해리와 마주친 뒤 휙 속성 마법 과정 봉투로 쏠렸다. 너무 늦게 깨달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원래 있었던 자리에서 60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놓여 있었다. 필치의 허연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변했다. 해리는 마음을 다져 먹었다. 필치가 절름거리며 책상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 봉투를 얼른 집어, 서랍 속으로 던졌다. "너 너 읽었니?" 그가 흥분해서 침을 튀기며 말했다. "아뇨." 해리가 얼른 거짓말을 했다. 필치의 울퉁불퉁한 두 손이 함께 비틀어지고 있었다. "네가 내 사적인 편지를 읽었다면, 내 편지가 아니라, 내 친구거긴 하지만, 어쨌든" 해리가 겁먹은 얼굴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필치의 그런 성난 모습은 하번도 본 적이 없었다. 눈알은 튀어나올 것 같았고, 축 늘어진 볼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좋았어. 가봐 그리고한마디도 입 밖에 내지 마. 저것에 대해선 한마디도 . 하지만 만약 읽지 않았으면 이제 가봐, 난 피브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니까. 가." 뜻하지 않은 행운에 놀란 해리는 그 사무실에서 급히 나와, 다시 이층으로 올라갔다. 필치의 사무실에서 벌도 받지 않고 나온 것은 아마 학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해리, 해리. 그게 효력이 있었니?"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어떤 교실에서 미끄러지듯 나왔다. 닉의 뒤에는, 굉장히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지 완전히 박살이 난 검정색과 황금색의 커다란 벽장이 있었다. "내가 피브스에게 이걸 필치의 사무실 위에서 산산조각을 부수라고 시켰어." 닉이 신이 나서 말했다. "그렇게 하면 그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그게 당신이었어요?" 해리가 너무나 고맙다는 듯 말했다. "그래요, 대단한 효과가 있었어요. 심지어 징계도 받지 않았어요, 고마워요,닉" 그들은 함께 복도로 출발했다. 해리는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여전히 패트릭 경의 편지를 들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 목이 없는 사냥꾼 협회에 대해 제가 뭐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 보세요." 해리가 말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해리는 그의 몸을 통과해 걸어갔다. 하지만 괜히 그랬다 싶었다. 마치 싸늘한 소나그를 뚫고 지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네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긴 한데," 닉이 흥분해서 말했다. "해리 너무지나친 부탁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넌,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거야." "뭔데요?" 해리가 말했다. "글세, 이번 할로윈은 내가 죽은 지 500년 되는 사망일이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꼿꼿이 서서 위엄 있는 표정을 지었다. "아," 해리는 안된 표정을 지어야 할 지 기쁜 표정을 지어야 할 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렇군요." "난 저아래에 있는 넓은 지하감옥에서 파티를 열 계획이야. 전국에서 친구들이 올 거야. 네가 참석해 준다면 정말 영광일 거야. 위즐리 군과 그레인저 양도 물론 환영이야. 하지만 넌 학교에서 베푸는 연회에 가겠지?" 그가 조바심하며 해리를 지켜보았다. "아니에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갈게요." "아니, 해리 포터가, 내 사망일 파티에. 그러면 말야." 그가 흥분된 표정으로 망설였다. "날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으며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패트릭 경에게 말해줄 수 있겠니?" "무 물론이죠." 해리가 말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그에게 밝게 웃어 보였다. "사망일 파티?" 해리가 마침내 사망일파티에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학생 휴게실로 갔을 때 헤르미온느가 너무나 가보고 싶다는 듯 말했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그런 파티에 가본 사람은 분명 많지 않을 거야. 아주 재미있을 거야." "사람들은 왜 죽은 날을 축하하고 싶어하는 거지?" 론이 마법의 약 숙제를 하다가 심술이 나서 말했다. "아주 침울할 것 같은데 말야." 비는 여전히 내려서, 이제는 새까매진 창문들을 때리고 있었지만,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밝고 명랑해 보였다. 사람들은 난롯불빛이 따뜻하게 비추는 푹 꺼진 안락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숙제를했으며, 프레드와조지 위즐러 형제는 필리버스터 불꽃을 불도마뱀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불속에 산다는 밝은 오렌지빛의 이도마뱀은 프레드가 '마법의생물 돌보기' 수업에서 몰래 가져 나온 것이었는데, 호기심에 찬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탁자 위에서 연기를 모락모락 피우며 조그씩 타고 있었다. 그런데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필치와 속성 마법과정에 대해 말하려는 순간, 그 불도마뱀이 갑자기 공중으로 핑 하고 날아가더니, 커다란 스파크를 내며 방 주위를 미친 듯이 빙글빙글 돌았다. 해리는 프레드와조지에게 쉰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퍼시와, 불도마뱀의입에서 눈부시게 쏟아져 나오는 오렌지색의별들과, 폭음을 내며 불 속으로 달아난 도마뱀을 보자, 필치와 속성마법과정 봉투에 대한 생각이 싹 사라졌다. 할로윈이 되자, 해리는 사망일 파티에 가겠다고 한 자신의 성급한 약속을 후회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신나는 할로윈 연회에 참석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연회장은 예전처럼 살아있는 박쥐들로 장식되어있었고, 해그리드의 거대한 호박들은 세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도 있을 정도로 큰 초롱들로 만들어졌으며, 소문에 의하면 덤블도어 교수가 그 연회를 위해 춤추는 해골 흥행단을 예약해 두었단 얘기까지 있었다. "약속은 약속이야." 헤르미온느가 거만하게 해리에게 상기시켰다. "네가 사망일 파티에 가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7시에, 해리와론과 헤르미온느는, 유혹이라도 하는 듯이 황금 접시와 촛불들로 번쩍이고 있는 사람들로 꽉 찬 연회장을 지나, 지하 감옥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의 파티장으로 가는 통로에도 역시 촛불들이 주르르늘어서있었지만, 그 느낌은 전혀 유쾌하지 않았다. 이것들은 길고 가느다란 새까만 초였는데, 하나같이 푸르스름한 빛으로 타고 있어서, 생기 있는 그들의 얼굴조차 희미하고 유령 같은 으스스한 빛을 띠게 했다. 또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부들부들 떨며 망토를 몸 쪽으로 바짝 끌어당기던 해리는, 수천개의 손톱이 거대한 칠판을 긁어대고 있는 것 같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들었다. "저게 음악이니?" 론이 속삭였다. 모퉁이를 돌자 까만 벨벳천들이 매달려 있는 입구에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 그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와요, 어서와. 와줘서 정말 기뻐요." 그가 불룩한 모자를 벗고 인사하며 그들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안에서 정말로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지하 감옥은 하얗고, 투명한 수백명의 유령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대부분이 혼잡한 댄스 플로어 주위에서 둥둥 떠다니며, 까만 천이 깔린 한층 높은 연단위에서 서른 개의서양식 톱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무시무시한 음악 소리에 맞춰 왈츠를 추고 있었다. 머리 위에 있는 샹들리에에서 타고 있는 수천 개의 새까만 촛불은 우울한 한밤중의 분위기를 유감없이 살려주고 있었다. 하얗게 입김이 보였다. 마치 냉동실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좀 둘러볼까?" 해리가 시린 발을 동둥 구르며 넌지시 말했다. "유령들 몸 속으로 지나가지 않도록 조심해." 론이 걱정스럽게 말하며 댄스 플로어 쪽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우울한 수녁들과, 사슬에 묶인 초라한 남자와, 이마에 화살이 꽂힌 어떤 기사 유령에게 말을 걸고 있는 후플푸프의 쾌활한 유령인 뚱뚱한 프라이어를 지나갔다. 그런데 은빛 핏자국으로 뒤덮인 유난히 눈에 띄는 유령이 하나 있었다. 그는 바로 슬리데린의 말라빠진 유령인 피투성이 바론이었는데, 그의 모습이 어찌나 무시무시했던 지 다른 유령들마저 슬금슬금 피하고 있었다. "어떡하면 좋아."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우리 돌아가자, 빨리, 저기 모우닝 머틀이 있어." "누구?" 해리가 오던 길로 되돌아가며 말했다. "그 앤 1층 여자 화장실에 자주 나타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 애가 화장실에 나타난다구?" "그래, 그 애가 계속해서 짜증을 내며 물이 넘치게 하기 때문에 그곳은 일년내내 고장이었어. 난 피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았어. 그 애가 울부짖고 있는 화장실에 앉아 오줌을 누는 건 정말로 소름끼치는 일이 거든." "저것 봐, 음식이야." 론이 말했다. 그 지하 감옥의 맞은 편에는 역시 까만 벨벳으로 덮인 긴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열심히 다가가던 그들은 그만 도중에 멈춰 서고 말았다. 냄새가 너무 역겨웠던 것이다. 멋진 은 접시에는 커다란, 썩은 고기 덩어리가 놓여 있었고, 쟁반에는 숯처럼 새까맣게 탄 케이크가 쌓아 올려져 있었으며, 구더기가 득실득실한 커다란 해기스(양 등의 내장을 다져 오트밀, 양념 등과함께 그 위장에 넣어 삶은 요리)와 초록빛 곰팡이로 뒤덮인 끈적끈적한 치즈와, 타르 같은 검은색 아이싱으로, 니콜라스 드밈시 포핑턴 경 1492년 10월 31일에 사망하다 라는 글자들을 써놓은, 묘비 모양의 거대한 회색빛 케이크도 있었다. 해리가 놀라서 지켜보고 있는데, 뚱뚱한 유령 하나가 테이블로 다가가더니, 몸을 웅크리고 입을 크게 벌린 채, 악취가 풍기는 연어 요리를 통해 스르르 빠져나갔다. "그렇게 빠져나가면 냄새를 맡을 수 있나요?" 해리가 그에게 물었다. "거의." 그 유령이 슬프게 말하고는 둥둥 떠갔다. "아마 더 강한 냄새가 나게 하려고 썩힌 걸 꺼야." 헤르미온느가 코를 잡고 상체를 더 가까이 숙여 악취가 나는 해기스를 보며, 총명하게 말했다. "다른 데로 갈래? 토할 것 같아." 론이 말했다. 그러나 돌아서자마자, 느닷없이 테이블 밑에서 어떤 자그마한 남자가 달려나와 그들앞에 딱 멈췄다. "안녕, 피브스." 해리가 조심성 있게 말했다. 그들 주위에 있는 유령들과는 달리,소리의 요정 피브스는 빛깔이 엷지도 투명하지도 않았다. 밝은 로렌지 빛깔의 파티모자에, 나비넥타이를 맨 그는 이빨을 다 드러내고 심술궂게 히죽 웃고 있었다. "조금 먹어볼래?" 그가 그들에게 곰팡이로 뒤엎인 땅콩 그릇을 내밀며 상냥하게 말했다. "고맙지만,괜찮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너희들이 가엾은 머틀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어." 피브스가 눈동자를굴리며 말했다. "가엾은 머틀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무례한 짓이야." 그가 심호흡을 한번 내쉬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오. 머틀." "안돼, 피브스. 그 애에게 내가 한 말을 하지마, 들으면 기분나빠할 거야." 헤르미온느가 극도로 흥분해서 속삭였다. "진심으로 말했던 건 아냐, 난 그 애를 싫어하지 않아. 어, 안녕, 머틀." 땅딸막한 여자아이의 유령이 미끄러지듯이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은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과 두꺼운 진주빛 나는 안경에 반쯤 가려져 있었는데, 굉장히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라구?" 그 애가 부루퉁하게 말했다. "잘 지냈니, 머틀?" 헤르미온느가 거짓으로 꾸민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화장실 밖에서 널 만나서 반가워." 머틀이 코방귀를 뀌었다. "그레인지 양이 막 너에 대해 마학 있었어-" 피브스가 머틀의 귀에 대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저- 그저- 너 오늘 참 멋지다구." 헤르미온느가 피브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머틀이 헤르미온느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날 놀리고 있었지." 그 애의 투명한 작은 눈에 금방 은빛 눈물이 고였다. "아냐- 정말이야- 내가 머틀이 정말로 멋지게 보인다고 말하지 않았니?"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아, 그래..." "정말로 그랬어..." "거짓말 마." 머틀의 얼굴은 이제 눈물로 뒤범벅이 되었지만, 파브스는 그녀의 어깨 너머에서 유쾌하게 킥킥댔다. "사람들이 내 등뒤에서 날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는 줄 알아? 뚱보 머틀! 못생긴 머틀! 불쌍하게, 울부짖으며, 돌아다니는 머틀!" "너 여드름투성이라는 말은 왜 안 하니?" 피브스가 그녀의 귀에 대고 놀리듯 말했다. 모우닝 머틀이 몹시 괴로워하며 흐느껴 울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그 지하 감옥에서 뛰쳐나갔다. 피브스가 부리나케 뒤를 쫓아가면서, 그녀에게 곰팡이가 핀 땅콩들을 던지며, "여드름 투성이! 여드름 투성이!"라고 소리쳤다. "원, 저런" 헤르미온느가 딱하다는 듯이 말햇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사람들을 뚫고 그들 쪽으로 둥둥 떠왔다. "재미있게들 보내고있니?" "아,네." 그들은 거짓말을 햇다 "정말 많이들 왔어."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흡족해하며 말했다. "글세, 비탄에 젖어있는 과부가 켄트 지방에서 여기까지 왔지 뭐야. 연설할 시간이 다 됐군, 가서 오케스트라에게 알려주는 게 좋겠어."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멈췄다. 그리고 어디선가 아주 인상적인 나팔 소리가 들리자 지하 감옥에 있는 모든 유령들이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져서는 흥분해서주위를 둘러보았다. "또 시작이군."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씁쓸하게 말했다. 지하 감옥 벽에서 갑자기 목이 없는 기수를 태운 십여 마리의 유령 말들이 튀어나왔다. 모여 있던 사람들이 무턱대고 박수를쳤다. 해리도 박수를 치기 시작했지만, 닉과 눈이 마주치자 얼른 멈췄다. 말들이 댄스 플로어 한가운데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뒷다리를 들고 뛰어올랐다. 수염이 난 머리통을 겨드랑이에 낀 몸집이 큰 유령하나가 그 무리 앞에 서서 나팔을 불고 잇었다. 그 유령이 사람들을 잘 볼 수있도록 자신의 머리통을 공중으로 높이 치켜들고 말에서 뛰어 내리더니(모두가 웃었다.) 머리를 목뒤로 마구 짓누르고 있는 목이 달랑달랑한 닉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닉" 그가 큰소리로 말했다. "잘 있었나? 머리는 여전히 매달려 있나?" 그가 실없이 크게 웃으며 목이 달랑달랑한 닉의 어께를 탁 쳤다. "어서 오시오, 패트릭." 닉이 딱딱하게 말했다,. "살아있는 녀석들도 있군." 패트릭 경이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발견하고, 놀라는 척하며 펄쩍 뛰자, 그의 머리통이 다시 툭 떨어졋다. (사람들이 낄낄 웃어댔다.) "정말 재미있군요."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음울하게 말했다. "닉은 신경쓰지 마." 마룻바닥에 있는 패트릭 경의 머리통이 소리쳤다. " 우리가 사냥꾼 협회에 넣어주지 않아서 여전히 화가 나있는 모양이군 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 "제 생각에" 해리가 닉의 얼굴에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고 허둥지둥 말했다. "닉은 아주 무섭고, 어." "하." 패트릭 경의 머리통이 소리쳤다. "닉이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지." "잠깐 실례하지만, 제가 연설할 시간이 된 것 같군요."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대 쪽으로 걸어가 얼음 같은 푸른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올라가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애석해 마지않는 고 신사숙녀 여러분, 대단히 슬픕니다." 그러나아무도 그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하나 같이 머리통 하키게임을 하기 시작한 패트릭 경과 목이 없는 사냥꾼 협회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청중의 주의를 다시 끌어보려고 애썼지만, 공중으로 날아가는 패트릭 경의머리통에 사람들이 큰소리로 환호하자 포기해 버리고 말았다. 해리는 이제 배고픈 건 말할 것도 없고, 으슬으슬 춥기까지 했다.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면서 유령들이 다시 댄스 플로어로 올라가자, 론이 덜덜 떨며 투덜거렸다. "가자." 해리가 동의했다. 그들은 눈이 마주치는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밝게 웃어 보이며 뒷걸음질로 문 밖으로 나갔고, 잠시 뒤엔 다시 까만 초들로 밝혀진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어쩌면 푸딩이 아직 조금 남아있을지도 몰라." 론이 현관안의 넓은 홀로 가는 계단 쪽으로 앞장서서 걸어가며 희망을 가지고 말했다. 그 때 해리의 귀에 다시 그 소리가 들렸다. "가죽을 벗겨서, 갈기갈기 찢어서, 죽일거야." 그것은 록허트의 사무실에서 들었던 바로 그 목소리, 차갑고 소름끼치는 바로 그목소리였다. 그는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며 멈춰서는, 돌 벽을 꽉 잡고, 귀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희미하게 불 밝혀진 복도 이쪽저쪽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해리, 너 뭐?" "저 목소리가 다시, 잠시만 조용히 해봐." "너무 배고파, 그렇게 오랫동안." "들어봐." 해리가 다급하게 말하자,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를 지켜보며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죽일 거야. 죽일 시간이야." 그 목소리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었다. 멀어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목소리는 위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공포와 흥분에 사로 잡혀 어두운 천장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게 어떻게 위로 움직일 수 있지? 허깨비였나? "이쪽이야." 그는 이렇게 소리치고는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현관 안의 홀에서는 연회장에서 흘러나온 왁자지껄한 할로윈 축제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으므로 다른 소리는 거의 들을 수가 없엇다. 해리가 1층으로 가는 대리석 계단 위로 전속력으로 달려가자, 론과 헤르미온느도 그를 뒤따라갔다. "해리, 우리가 뭐." "쉿" 해리는 귀를 기울였다. 여전히 점점 더 작아지고는 있었지만 멀리, 위층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다. "피 냄새가 나, 피 냄새가 나,"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게 누군가를 죽일 거야." 그가 이렇게 소리치고는, 론과 헤르미온느의 당황한 얼굴을 무시한채, 계단을 한번에 세 칸씩 뛰어올라갔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헐떡거리며 해리 뒤를 쫓아갔다. 그들은 모퉁이를 돌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복도로 들어섰다. "해리 무슨일이야?" 론이 얼굴에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며 복도 끝을 가리켰다. "저것 좀 봐." 벽 앞쪽에서 뭔가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들은 두리번거리며 어둠 속을 천천히 나아갔다. 두 창문 사이에 있는 벽면에 서투르게 쓰여진 커다란 글자들이, 타고 있는 횃불의불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비밀의 방이 열렸다. 후계자의 적들이여, 조심하라. "저게뭐지, 그 밑에 매달려 있는 거?"론이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서히 다가가던 해리가 미끄러질 뻔했지만, 마룻바닥에 물이 홍건히 고여 있었다. 론과헤르미온느가 붙잡아주었다. 그 글씨 쪽으로 조금씩 다가가던 그들의 눈이 그 밑에 있는 검은 물체로 쏠렸다. 그들 셋은 그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놀라서 흠칫했다. 학교 관리인의 고양이 노리스 부인이 횃불 받침대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그 고양이는 나무판처럼 뻣뻣했으며, 눈은 크게 떠진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은 잠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뒤 론이 말했다. "여기서 빨리 나가자."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해리가 어설프게 말을 꺼냈다. "내 말대로 해." 론이 말했다. "여기서 들켰다간 큰일나." 그러나 이미 너무 늦고 말았다. 멀리서 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보아 연회가 막 끝난 것 같았다. 그들이 서있는 복도 양끝에서 수백명의 발이 계단을 밟고 올라오는 소리와 , 배불리 먹은 사람들의크고 유쾌한 말소리가 들리는 가싶더니 어느새, 학생들이 요란하게 복도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학생들의 부산스러운 움직임과 떠들썩한 소음은 그들이 돌처럼 굳어진 고양이를 본 순간 갑자기 멈추고 고요한정적만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 가운데에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정적을 깨고 소리쳤다. "후계자의 적들이여, 조심하라, 흥. 다음은 어떤 잡종이 당할차례일까?" 그건 드레이코 말포이였다. 그는 차가운 눈을 반짝이며 늘 창백하던 얼굴마저 잔뜩 상기된 채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걸어가더니, 죽은 듯이 매달려 있는 고양이를 보고 심술궂게 씩 웃었다. 제9장 벽면에 쓰여진 경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니? 무슨 일이야?" 말포이의 외침소리에, 아구스 필치가 사람들을 어깨로 밀어 헤치고 앞으로 걸어나왔다가 노리스 부인을 보자 주춤하며 얼굴을 움켜쥐었다. "내 고양이. 내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가 해리에게로 고개를 홱 돌려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너." 그가 날카롭게 외쳤다. "너, 네가 내 고양이를 죽였지. 네가 내 고양이를 죽였지. 널 죽이고 말겠어. 내가." "아구스." 덤블도어 교수가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그곳으로 왔다. 잠시 후,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옆으로 지나가 횃불 선반에서 노리스 부인을 떼어냈다. "나와 같이 가세, 아구스." 그가 필치에게 말했다. "포터 군, 위즐리 군, 그레인저 양,자네들도." 록허트가 몹시 궁금한 듯 앞으로 걸어나왔다. "제 사무실이 가장 가까운데요, 교장 선생님. 바로 위층이에요. 마음 편히 가세요." "고맙네, 질데로이."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사람들이 그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말없이 길을 내주었다. 록허트가 흥분해서 으스대는 표정으로 허둥지둥 덤블도어 교수를 따라갔다. 맥고나걸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도 따라갔다. 그들이 록허트의 어두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사방의 벽에서 한바탕 동요가 일었다. 해리는 머리에 롤러를 말고있던 사진 속의 록허트들이 어디론가 살짝 피하는 걸 보았다. 진짜 록허트가 책상 위에 있는 촛불들에 불을 붙이고 뒤로 물러섰다. 덤블도어가 반들반들한 책상 위에 노리스 부인을 내려놓고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촛불 불빛이 잘 비치지 않는 의자에 앉아 긴장한 얼굴로 덤블도어 교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긴 매부리코 끝이 노리스 부인의 털 끝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히고 고양이를 긴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맥고나걸 교수도 눈을 가늘게 뜨고 상체르 ㄺ 혀 노리스 부인을 살폈다. 그들 뒤에 서있는 스네이프 교수는 어둠에 반쯤 가려져 있어서 흐릿하게 보였는데, 웃지 않으려고 무진 애쓰고 있는 듯, 아주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또 록허트는 그들 주위를 왔다갔다 하며 이런저런 제안을 하고 있었다. "그 고양이를 죽인 건 저주가 확실해요. 아마 '트랜스모그리피안 고문' 일 겁니다. 전 그것이 사용되는 걸 여러 번 본적이 있어요. 제가 그곳에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고양이를 구했을 텐데 말입니다, 제가 그 저주를 푸는 반대 저주를 알고있거든" 록허트의 설명은 필치의 노골적인 흐느낌 때문에 중단되었다. 그는 노리스 부인을 차마 볼수가 없어 두 손으로얼굴을 감싸고, 책상 옆 의자에 맥없이 앉아 있었다. 해리는 필치를 싫어하긴 했어도, 조금은 가여운 생각이 안 든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신세가 훨씬 더 가엾게 여겨졌다. 만일 덤블도어교수가 필치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그는 쫓겨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덤블도어 교수는 이제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요술지팡이로 노리스 부인을 가볍게 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고양이는 그저 박제된 것 같은 모습 그대로였다. "우아가도구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났던 기억이 나는군요." 록허트가 말했다. "습격이 잇따라 일어났었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제 자서전에 있긴 합니다만, 제가 그곳 사람들에게 다양한 부적으 나눠주자, 그 사건이 글세 단번에 해결되었지 뭡니까." 벽에 걸린 록허트의 사진들이 그가 말한 것에 동의라도 하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한 사진은 깜박했는지 여전히 헤어네트를 쓰고 있었다. 마침내 덤블도어 교수가 일어섰다. "죽은 건 아닐세, 아구스."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록허트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살인을 미리 막아냈는지 세고 있다가 갑자기 멈췄다. "죽지 않았다구요?" 필치가 손가락 사이로 노리스 부인을 바라보며 목이 메어서 말했다. "그런데 고양이가 왜 저렇게, 저렇게 뻣뻣하고 꼼짝도 하지 않는 거죠?" "그 고양이는 돌처럼 굳어진 걸세." 덤불도어 교수가 말했다. ("아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록허트가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네." "저 아이에게 물어보세요." 필치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해리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2학년 짜리 학생은 절대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다네."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어둠의 마법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고등 마법뿐이네." "저 애가 그랬어요, 저 애가 그랬다구요." 필치가 큰소리로 말했다. 볼이 주머니처럼 축 늘어진 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 애가 벽에다 뭐라고 썼는지 보셨잖아요. 저애가 봤어요. 제 사무실에서 . 저 애가 봤어요. 제가. 제가" 필치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저 애는 제가 스큅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가 말을 마쳤다. "전 노리스 부인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어요." 해리가 벽에 붙어있는 샂딘 속의 록허트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는 불편한 느낌 속에 큰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전 스큅이 뭔지도 몰라요." "엉터리 같은 소리마." 필치가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저앤 속성 마법 과정에 관한 제 편지를 봤어요." "제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교장 선생님." 어둠속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말하자, 해리의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 스네이프 교수가 결코 그에게 유리한 말을 하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포터와 그의 친구들이 그곳에 간게 우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마치 그것을 의심하기라도 하는 듯이 냉소로 이이 비틀렸다.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애가 도대체 왜 위층 복도로 갔던 것일까요? 그 애는 왜 할로윈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걸까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일제히 그 사망일 파티에 대해 말했다. "수백명의 유령들이 있었어요. 저희들이 거기에 있었다는 걸 그들이 말해줄 거예요." "그런데 왜 나중에라도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지?" 스네이프 교수의까만 눈이 촛불을 받아 무섭게 번득였다. "그 복도로 왜 올라갔지?" 론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해리는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는 걸 느꼈다. 왠지 자신밖에 들을 수 없는 어떤 형체 없는 목소리에 이끌려 그곳에 갔었다고 말한다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러 가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가 말했다. "저녁도 먹지 않고 말이니?" 스네이프 교수가 가늘고 긴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생각에 유령들의 파티엔 산 사람들이 먹을 만한 음식이 있었을 것 같지 않은데." "저희들은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배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론이 큰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한층 더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교장 선생님, 포터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그가 말했다. "따라서 저 애가 모든걸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어떤 특권들을 박탈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애를 그리핀도 이 퀴디치 팀에서 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세베루스" 맥고나걸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제가 볼땐 그 아이에게 퀴디치를 못하게 할 어떤 이유도 없어요. 고양이는 빗자루로 머리를 얻어맞은 게 아니잖아요. 포터가 어떤 잘못을 했다는 증거도 전혀 없구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쳐다보거 있었다.그가 반짝이는 하늘빛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자 해리는 꼭 엑스레이 검사를 받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죄가 입증될 때까지는 무죄예요. 세베루스." 그가 확고하게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는 매우 화난 것처럼 보였다.필치도 그랬다. "제 고양이가 돌처럼 변해버렸어요." 그가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눈을 하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벌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말도 안돼요. 전 누군가가 벌 받는 걸 꼭 봐야겠어요." "그 고양이는 고칠 수 있을 거요. 아구스." 덤블도어 교수가 참을성 있게 말했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최근에 맨드레이크를 조금 구했어요. 그것들이 완전히 자라게 되면 노리스 부인을 다시 살아나게 할 마법의 약을 만들게 하리다." "제가 만들겠어여." 록허트가 끼어 들었다. "전 그걸 수백 번도 더 만들어보았거든요. 맨드레이크 의식 회복약 쯤은 잠을 자면서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미안하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냉기가 도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학교에서 마법의약 선생은 바로 저인 것 같은데요." 잠시 매우어색한 순간이 흘렀다. "너희들은 잠시 가도 좋다."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그들은 사실 뛰지는 않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걸음을 빨리했다. 록허트의 사무실 바로 위층에 도달하자. 그들은 빈 교실로 들어가 문을 조용히 닫았다. 해리는 친구들의 어두운 얼굴을 흘끗 보았다. "너희들은 내가들은 저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대해 그들에게 말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니," 론이 주저없이 말했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은건, 마법사 세계에서조차도 좋은 징조가 아냐." 론의목소리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는지, 해리가 물었다. "날 믿지, 안그래?" "물론이야." 론이 얼른 말했다. "하지만 너도그게 이상하다는 건 인정해야 해." "나도 그게 이상하다는 건 알아." 해리가 말했다. "그것뿐 아냐. 모든 게 이상해. 벽에 쓰여진 글은 무슨 말일까? 그 방이 열렸다.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 "일종의 경종을 울린 거야." 론이 천천히 말했다. "누군가가 언젠가 호그와트에 있는 비밀의 방에대해 얘기해준 적이 있었던 것 같아. 아마 빌 형이었을 거야." "그런데 스큅이란 건 또 뭐니?" 해리가 물었다. 놀랍게도, 론이 숨넘어갈 듯 낄낄거렸다. "필치가 스큅이라니 생각할수록 정말 웃겨." 그가 말했다. "스큅은 마법사 혈통이지만 마법의 힘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말해. 말하자면 머글 태생의 마법사와 반대라고나 할까. 하지만 스큅은 아주 드물어. 필치가 만약 속성 마법과정에서 마법을 배우려고 했다면, 그는 스큅인게 분명해. 그리고보니 그의 행동이 다 이해가 가. 그가 학생들을 그렇게 미워한것도 어쩌면 다 그 때문일거야." 론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엇다 "씁쓸하겠지." 어딘가에서 시계 종이 울렸다. :자정이야." 해리가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와서 또 다른 문제로 우리를 모함하기 전에 빨리 기숙사로 올라가는게 좋겠어." 며칠동안, 학생들은 모두 노리스 부인이 습격 받은 얘기만 했다. 필치는 그 습격자가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하는지, 고양이가 습격받은 장소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을 계속 긴장시켰다. 해리는 그가 스코워 부인의 '신비한 다목적 오물 제거제'로 벽에 쓰여진 글귀를 박박 문질러 닦는 걸 몇 번이나 보았지만, 아무 효과가 없엇다. 그 글귀는 오히려 어느 때보다도 밝게 번득일 뿐이었다. 필치는 그 범죄현장을 지키고 있지 않을 때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복도들을 살금살금 기어다니면서, 아무 학생이나 발로 툭툭 건드리며 '시끄럽게 숨쉬었다'거나 '행복해보인다' 같은 말도 되지 않는 죄목을 붙여 벌을 주려고 했다. 지니 위즐리는 노리스 부인이 그렇게 된 걸 보고 매우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론은 그녀가 고양이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넌 노리스 부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잖아." 론이 그녀의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말했다. "솔직히, 그고양이가 없으니까 정말 살 것 같아." 지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호그와트에서 이런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아냐." 론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런짓을 한 미치광이는 곧 잡혀서 쫓겨날 거야. 하지만 난 그 미치광이는 곧 잡혀서 쫓겨날 거야. 하지만 난 그 미치광이가 필치를 돌로 만들어 버린 다음에나 쫓겨났으면 좋겠어. 아냐, 아냐, 그저 농담한 거야." 지니의 얼굴이 창백해지자 론이 부랴부랴 덧붙였다. 그 습격은 또 헤르미온느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헤르미온느가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보내는 건 아주 예사로운 일이긴 했지만, 그녀는 이제 줄곧 책하고만 씨름했다. 해리와론이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도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다음 수요일이 되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해리는 마법의 약 수업이 끝난 뒤 스네이프 교수에게 붙잡혀 책상을 닦아야 했다.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있는 론을 만나기 위해 이층으로 가는데 후플푸프의 저스틴 핀치 플레츨 리가 약초학 수업을 마치고 걸어오는게 보였다. 그런데 해리가 인사를 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저스틴이 그와 눈이 마주치자, 무뚝뚝하게 돌아서더니 반대 방향으로 급히 달아났다. 해리는 론이 도서관 저 안쪽에서 마법의 역사 숙제의 길이를 재고 있는 걸 발견했다. 빈스 교수는 '중세 유럽 마법사들' 에 대한 1미터짜리 긴 작문을 숙제로 내주었었다. "이럴 수가 아직도 20센티미터 밖에 안돼." 론이 화가 나서 내팽개치자 양피지 두루마리가 다시 또르르 말렸다. "헤르미온느는 깨알 같은 글씨인데도 1미터 40센티미터나 했는데 말야." "그 애는 어디에 있니?" 해리가 줄자를 잡고 자신의 숙제를 펼치며 물었다. "저기 어딘가에 있을 거야." 론이 책꽂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또 다른 책들을 찾고 있어. 그 앤 크리스마스 전에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몽땅 읽을 작정인가봐." 해리가 론에게 자신을 보고 달아난 저스틴 핀치 플레츨리에 대해 말했다. "그런 걸 뭐하러 신경쓰니. 그 앤 원래 좀 멍청하잖아." 론이 될 수있는대로 큰 글씨로 마구 갈겨쓰며 말했다. "록허트에 대한 저 엉터리 같은 말들하며." 헤르미온느가 책시렁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이 꽤 상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마침내 그들에게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다. "'호그와트, 그 역사' 책들을 사람들이 모두 빌려가 버렸어." 그녀가 해리와 론 옆에 앉으며 말했다. "2주는 기다려야 해. 그책을 집에다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말야. 하지만 록허트의 책들을 다 넣고 나니까 다른 책을 넣을 공간이 있었어야지." "그 책을 왜 찾는데?"해리가 말했다. "다른 얘들이 그 책을 찾는 것과 똑같은 이유지 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비밀의 방의 전설에 대해 읽어보려고." "그게 뭔데?" 해리가 얼른 물었다. "바로 그 점이야. 나도 바로 그게 기억이 나지 않거든." 헤르미온느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리고 아무리 뒤져봐도 다른 책에서는 그 전설을 찾을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 네 작문좀 읽어보자." 론이 시계를 들여다보며 절망적으로 말했다 "안돼, 그럴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매정하게 말했다. "숙제할 시간이 열흘이나 있었는데 여태 뭐하고 이제 와서 보여달라는 거니." "이제 5센티미터 정도만 더 쓰면돼,어서." 종이 울렸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옥신각신하며 앞장서서 '마법의 역사' 수업을 받으러 갔다. 마법의 역사는 가장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그 과목은 유일하게 유령 교수인 빈스가 가르쳤는데, 그가 칠판을 통해 교실로 들어온다는 사실이 그나마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 나이가 많아 얼굴이 쭈글쭈글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어느 날 교무실 난로 앞에서 안락의자에 앉은 채로 죽음을 맞았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시시은 그대로 남겨둔 채 수업하러 올라갔었다고 한다. 그리고 빈스 교수의 일과는 그 이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늘 수업은 한층 더 지루했다.빈스 교수가 노트를 펼치고 낡은 청소기가 웅웅거리는 것 같은 낮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을 때,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거의모두 깊은 혼수 상태에 빠져버렸고, 가끔 이름이나 날짜를 받아 적어야 할 때만 잠깐잠깐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수업한 지 30분쯤 지났을 때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가 질문을 한 것이다. 바로 헤르미온느였다. 1289년의 국제 와록 협정에 대해 말하던 빈스교수가 놀란 표정으로 흘끗 올려다보았다. "그레.어.?" "그레인저입니다. 교수님. 혹시 비밀의방에 대해 뭐든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해서요." 헤르미온느가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딘 토마스는 입을 헤 벌리고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갑자기 혼수 상태에서 깨어났고, 거의 엎드려 있다시피 하던 라벤더 브라운은 고개를 번쩍 들었으며 한쪽 팔로 턱을 괴고 있던 네빌 롱바텀은 놀라는 바람에 책상에 코를 박고 있었다. 빈스 교수가 눈을 깜빡거렸다. "내가 가르치는 건 마법의 역사입니다." 그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사실을 다룹니다. 그레인저 양." 분필을 똑 부러뜨리는 것 같은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목을 가다듬고 말을 계속했다. "그 해 9월에, 사르디니아의 마법사 분과 위원회는-'"』 그가 말을 더듬거리며 멈췄다. 헤르미온느의 손이 다시 높이 들어올려져 있었다. "그레인저 양?' "선생님,전설이 항상 사실에 기초하고 있는 건 아니죠?' 빈스 교수는 살았든 죽었든 과거에는 강의 도중에 질문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지, 그녀를 아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 고 있었다. '글쎄요" 빈스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요,그렇게 주장 할 수도 있을 것 같군" 그는 학생을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처럼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학생 이 말하는 것의 전설은 대단히 물의를 일으킨,심지어 어이없 기까지 한 이야기여서◎' 그러나 학급 학생 전체는 이제 빈스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 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는 하나같이 얼굴을 그 에게로 돌리고 있는 그들을 희미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보기 드물게 그를 향해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아이들을 보자 몹 시 어리등절해진 것 같았다. "아,좋아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가만 있자‥‥ 비밀의 방 은‥‥‥ "물론 여러분 모두 알고 있겠지만, 호그와트는 1070년 전 에-그 정확한 날짜는 확실히 모르겠지만-그 시대의 위대 한 네 명의 마녀와 마법사에 의해 창립되었어요 네 개의 학교 기숙사 이름은 고드릭 그리핀도르, 헬가 후플푸프, 로웨나 래 번클로, 그리고 살라자르 슬리데린이라는 그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입니다. 그들은 머글들의 눈을 피해 함께 이 성을 지 었어요,그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마법을 두려워해서, 마녀 와 마법사들이 많은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었3;"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흐릿한 눈으로 교실을 응시한 뒤, 계 속했다. '편 년 동안,그 창립자들은 함께 조화를 이루어 일하며,마 법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 젊은이들을 성으로 데려와 교육시켰 죠 하지만 그 뒤 그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겼어요 슬리데 린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죠 슬리데린 은 호그와트로 데려을 학생들을 더 가려서 뽑길 바랐어요 마 법사 가족 속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만 마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었던 거죠 그는 머글 부모를 가진 학생들은 믿지 못하겠다 며, 받아들이길 꺼렸어요 한참 뒤, 그 문제를 놓고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 사이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고,결국 슬리데린이 학교를 떠났어요" 빈스 교수가 다시 잠간 말을 멈추고, 입술을 오므리자, 꼭 쭈 글쭈글한 늙은 거북이처럼 보였다. '띤을 만한 역사적 문헌에는 다 이렇게 쓰여 있어요' 그가 말했타. "그러나 전혀 거짓이 없는 이들 사실은 비밀의 방이라 는 기상천외한 전설 때문에 모호해 졌어요 그 이야기에 따르 면 슬리데린이 성안에 숨겨진 방을 하나 만들었는데,다른 창 립자들은 그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그리고 슬리데린이 자신의 후계자가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무도 열지 못하도록 그 비밀의 방을 봉쇄해 두었다는 겁니다. 그 후계자만이 비밀의 방을 열고,그 안에 있는 끔찍한 것 을 풀어, 마법을 공부할 가치가 없는 모든 학생들을 제거하도 록 말이죠" 그가 이야기를 마치자 기나긴 침묵이 흘렸다. 하지만 그건 빈스 교수의 수업시간에 늘 있었던 활기 없는 침묵이 아니었 다. 모두가 더 듣고 싶은 듯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으므 로 분위기가 좀 거북했다. 빈스 교수는 약간 화난 것처럼 보였 다. "그 모든 이야기는 물론 터투니없는 영터리입니다. " 그가 말 했다. '학교 당국은 물론 가장 학식이 높은 마녀와 마법사들이 그러한 방을 찾기 위해 수없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건 그저 속임수에 잘 넘어가는 사람 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꾸며진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 헤르미온느의 손이 다시 번쩍 들어올려졌다. "선생님-그 방 '안에 있는 끔찍한 것'이라는 건 정확히 무 얼 말하는 건가요?' '그건 슬리데린의 후계자만이 통제할 수 있는 어떤 괴물이 라고 생각되고 있어요" 빈스 교수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급 학생들이 겁먹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잘 들어요, 그런 괴물은 존재하지 않아_인' 빈스 교수가 노 트를 이리저리 넘기며 말했다. '그런 방도 그런 괴물도 없어 요" "하지만 선생님.' 시무스 피니간이 말했다. '만일 그 방이 오 직 슬리데린의 진정한 후계자에 의해서만 열린다면,그 사람 을 제외한 다른 어느 누구도 그 방을 찾아낼 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건 말도 안돼요' 빈스 교수가 화난 어조로 말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호그와트의 역대 교장 선생님들이 전혀 찾아 내지 못했는데◎' "하지만, 교수님.' 패르바티 패틸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말 했다. '그것을 열기 위해서는 어둠의 마법을 사용해야만 할지 도 모르잖아요' '아법사가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건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패틸 양,' 빈스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되풀이하 지만, 덤블도어 교수와 같은 사람들은◎" '그렇지만 어쩌면 선생님도 슬리데린과 관련이 되었을지도 모르잖아요, 덤블도어 교수가 하지 못하도록 말◎' 빈 토마스 가 이렇게 말하자,빈스교수는 더 이상참을수가 없었다. "이제 그만 합시다. " 그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건 전설이에 요! 그런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슬리데린이 비밀 빗자루 벽 장 같은 걸 지었다는 아무 증거가 없어요! 여러분들에게 그러 한 하찮은 이야기를 들려준 게 후회스럽군요! 이제 역사 이야 기로 돌아갑시다. 근거 있고,믿을 만하고, 입증할 수 있는 사 실 이야기로 말입니다!" 그리고 5분도 되지 않아,그 학급은 다시 깊은 휴면 상태로 빠져들었다.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괴팍한 늙은이라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어."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이 우글우글한 복도를 지나 저 녁 식사 전에 가방을 내려놓으러 올라가며 론이 해리와 헤르 미온느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순수 혈통 운운하는 짓거 리가 그로부터 시작됐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난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그 기숙사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거야_ 솔직히,만약 그 마법의 분류 모자가 날 슬리데린에 넣으려고 했다면, 난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을 거야‥‥‥ 헤르미온느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지만,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슴이 불쾌하게 두근거릴 뿐이 었다. 해리는 마법의 분류 모자가 그를 슬리데린에 넣을 것을 심 각하게 고려했었다는 말을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조차 한 적이 없었다. 그는 1년 전 그 모자를 썼을 때 작은 목소리가 그의 귀에 대고 말했던 걸 마치 어제 일처럼,생생히 기억할 수 있 었다. 넌 웠틸했질 수 있어. 꺽긱 렌 떳킥 속있 ㄷ1있7긋.슬릭 테린은 네가 위대해지는 데 도움이 될 거야.그건 의심의 여지 가 없지만‥‥ 하지만 해리는 슬리데린 기숙사가 어둠의 마법사들을 배출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걸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으므로, 필 사적으로 슬킥덖린은 안핀,」 라고 생각했고 그 모자가 그럼, 펙 각 촉신한71떤‥‥ 그킥핀도르간 낙을 직알‥‥ 라고 했었다. 그들 이 떼지어 이동하는 사람들을 피해 한쪽 옆으로 비켜섰을 때, 콜린 크리비가 지나갔다. "야, 해리 !" "안녕, 콜린."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말했다. "해리- 해리- 우리 반에 있는 어떤 아이가 그러는데 네 가 ◎' 하지만 몸집이 작았던 콜린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쏟 아져 나오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연회장 쪽으로 밀려갔다. 그 가 끽끽거리며 '나중에 봐, 해리 !"라고 외쳤다. "그의 반에 있는 아이가 너에 대해 무슨 말을 했다는 거니?' 체르미론느가 이상하게 여겼다. '내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말이겠지." 해리는 문득 아까 점심시간에 저스틴 핀치-플레출리가 그에게서 달아났던 일을 떠올리고 가슴이 또 한번 철렁 내려앉는 걸 느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말이라도 믿을 거야." 론이 넌 더리가 난다는 듯 말했다.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자 그들은 어려움 없이 다음 계단 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비밀의 방이 정말로 있을까?'론이 헤르미온는에게 물었다. "몰라,"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는 노리스 부인을 고치지 못했잖아, 그걸 보면 그 고양이를 습격 한 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어쩌면-뭐랄까-인간은 아닐 거 라는 생각이 들어." 그녀가 말하는 사이 모퉁이를 돌자 바로 그 습격 사건이 일 어났던 복도 끝이 나왔다. 그들은 발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그 현장은 횃불 선반에 매 달린 뺏뻣한 고양이가 없다는 것과, '비밀의 방이 열렸다"라는 글귀가 적힌 벽에 빈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는, 그날 밤과 똑같았다. "필치가 망보고 있다는 곳이 바로 저긴가봐." 론이 중얼거렸 다.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크 복토에는 아무토 없었다. '좀 살펴본다고 큰일 나지는 않겠지." 해리가 가방을 내려놓 더니 뭔가단서라도 찾으려는 듯 손과 무릎을 대고 바닥에 엎 드렸다. '그을음 자국이야!" 그가 말했다. "여기- 그리고 여기도◎' "와서 이것 좀 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이상해‥‥‥ 해리가 일어서서 벽에 쓰여진 글귀 옆에 있는 창문 쪽으로 갔다. 헤르미온느는 가장 높은 창유리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 주위에선 20여 마리의 거미가 갈라진 작은 틈새로 앞다투 어 달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거미들이 올라가는 데 사용한 것 같은, 은빛 거미줄 하나가 밧줄처럼 매달려 있었다. "거미들이 저렇게 행동하는 걸 본 적 있니?' 헤르미온느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해리가 말했다. '넌, 론? 론?' 그가 어깨 너머로 보자 론이 꼭 달아나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기라도 한 듯 저만치 물러서 있었다. "뭐하니?" 해리가 물었다. '간- 거미들을- 좋아하지- 않아." 론이 긴장해서 말했다. '그건 전혀 몰랐네,' 헤르미온느가 놀란 눈으로 론을 바라보 며 말했다. '마법의 약 시간에는 거미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졌 잖아‥‥‥ '◎은 건 괜찮아."론이 창문만 빼고 다른 곳들을 주의 깊게 살피며 말했다. '난그저 거미가 움직이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낄낄거렸다. "웃을 일이 아냐." 론이 화가 나서 말했다. "세 살이었을 때, 프레드 형은 내가 그의 장난감 빗자루를 부러뜨렸다고 내- 내 곰 인형을 엄청나게 큰 불쾌한 거미로 변신시켜버렸어‥‥ 곰 인형을 들고 있는데 그게 갑자기 다리가 많은 거미로 변했 다고 생각해봐‥‥ 너희들도 아마 기겁을 했을 거야‥‥‥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진저리를 쳤다. 헤르미온느는 그럼 에도 여전히 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해리는 얼른 화제 를 돌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희들 마룻바닥에 물이 고 여 있었던 거 기억하니?그 물이 어디서 나온 걸까?누군가가 닦아냈어." "여기쯤이었어," 론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필치의 의자를 지 나 몇 발짝 걸어가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바로 이 문이 있 는 곳이었어.' 그가 문 손잡이로 손을 뻗다가 마치 데 이기라도 한 듯 화들 짝 놀라며 얼른 손을 떼었다. "왜 그래?' 해리가 말했다. "들어갈 수 없어." 론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자 화장실이 야.' "하지만, 론, 저 안엔 아무도 없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똑바 로 걸어오며 말했다. '그곳이 바로 모우닝 머틀이 사는 곳이 야. 자, 한번 들어가 보자," 그녀가커다란 고장' 표지판을 무시한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그렇게 어둠침침하고,그렇게 침울한 화장실은 처음 이었다. 금이 가고,얼룩진 커다란 거을 밑에 깨진 세면대들이 죽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물이 흥건한 바닥에 받침까지 타들 어 간 몇 개의 동강 초들이 희미한 불빛을 비추고 있었다. 화 장실의 나무문들은 칠이 다 벗겨지고 무언가로 북북 긁혀져 있었으며,그중 하나는 경첩에서 떨어져 달랑달랑 매달려 있 었다. 헤르미온느는 손을 입술에 대고 맨 끝 화장실 쪽으로 걸어 갔다. "안녕, 머틀, 잘 있었니?' 해리와 론도 따라갔다. 모우닝 머틀이 변기 수조 위에 떠서 턱끝에 있는 여드름을 짜고 있었다 "여긴 여자 화장실이야." 그녀가 론과 해리를 수상쩍은 눈초 리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 애들은 여자가 아니잖아.' "그래,아니야." 헤르미온느가 동의했다. '난 그저 그 애들에 게-어-이곳이 얼마나 좋은지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녀가 막연히 더러운 거울과 축축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애에게 혹시 뭐라도 보았는지 물어봐.'해리가 소리내지 않고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너 뭐라고 속닥거리는 거니?' 머틀이 그를 빤히 보며 말했 다. "아무 것도 아냐.' 해리가 얼른 말했다. '우린 그저 물어보고 싶은 게◎' '난 사람들이 내 등뒤에서 말하는 건 질색이야!" 머틀이 을 음이 북받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게도 감정은 있어,죽었다 고 해도 말야◎" '머틀,네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냐." 헤르미온느 가 말했다. '해리는 그저◎" '내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구! 말은 그럴듯 하지!" 머틀이 악을 쓰며 말했다. "호그와트에서의 내 인생은 고통뿐이었어. 그런데 죽어서까지도 사람들은 날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아!" '우린 네가 혹시 최근에 뭐 이상한 것을 보지 ◎했는가 해 서 온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얼른 말했다. "왜냐하면 할로 윈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네 화장실 바로 밖에서 습격을 받았 거든." '그날 밤에 이 근처에서 누구 못 봤니?' 해리가 물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잘 몰라.' 머틀이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말했다. "피브스가 날 어찌나 화나게 했던지 난 이 안 으로 들어와서 죽으려고 했었어. 그리곤 물론, 난 기억했지, 내 가- 내가◎' "이미 죽었다는 걸 말이지.'론이 도움이 되게 말했다. 머틀이 애처롭게 흐느끼더니,공중으로 을라가,머리를 아래 로 하고 변기 속으로 풍덩 들어가며 그들에게로 물을 온통 튀 게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흐느낌 소리의 방향으로 보 아, 그론근 변기 밑의 수도관 어딘가에 있는 게 분명했다. 해리와 론은 기가 막혀서 입을 헤 벌린 채 서 있었다. 하지 만 헤르미온느는 그런 일을 많이 당해 보았는지 어깨를 해 보였다. "솔직히, 이 정도는 약과야‥‥ 자, 가자." 해리가 머틀의 흐느낌 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자 그들 셋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 퍼시 위즐리가 반장 배지를 반짝거리며, 굉장히 충격 받은 표정으로 계단참에 서 있었다. "거긴 여자 화장실이야!" 그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너희들 뭐하고있는거지?' '그저 좀 둘러보고 있었던 것뿐이야." 론이 어깨를 으쓱했다. '단서, 뭐 그런 거 있잖아" 퍼시가 해리에게 꼭 위즐리 부인을 생각나게 하는 표정으로 소리를 높였다. "거기서- 당장- 나가" 퍼시가 그들 쪽으로 성큼성큼 걸 어오더니 그들을 재촉하며,손바닥으로 그의 팔을 찰싹 때렸 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다들 저녁 먹고 있는데 이곳에 다시 오다니" "우리가 왜 여기에 오면 안돼?' 론이 꼼짝 않고 퍼시를 노려 보며 흥분해서 말했다. '잘 들어,형,우린 그 고양이에게 손가 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 '나도 지니에게 바로그렇게 말했어."퍼시가사납게 말했다. "하지만 그 애는 여전히 네가 쫓겨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난 그 때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르렇헤 룰안꽤하는 컨 처 음 봤어,그 애의 입장도 생각해야지,모든 1학년생들이 이 일 로 극도로 흥분하고 있단 말야◎" '잰히 지니 핑계대지 마."론이 귀가 새빨개져서 말했다. '형 은 그저 나 때문에 학생회장 자리를 놓칠까봐 안달하고 있는 것 뿐이야'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할 줄 알아!" 퍼시가 자신의 반장 배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짧고 힘차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만하면 말귀를 알아들었을 거라고 믿어! 더 이상 탐정 짓은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엄마에게 편지를 쓸 테니까!" 그리고 그는 목덜미가 론의 귀만큼이나 새빨개진 채로, 성큼 성큼 걸어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날 밤 될 수 있는 대로 퍼시에 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던 론은 하 기 싫은 숙제를 끄적 거리고 있었는데 무심코 요술지팡이를 집 어들다가그만노트에 불이 붙고 말았다 이것 때문에 더욱 더 화가 난 론은 보고 있던 교과서를 쾅 덮어버렸다. 그러자 놀랍 게도 헤르미온느도 보던 책을 덮어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 짓일까?' 마치 그들이 막 나누고 있었 던 어떤 대화를 계속하기라도 하는 듯이 그녀가 조용한 목소 리로 말했다. "스쉽과 머글 태생을 모두 위협해서 호그와트에 서 쫓아내고 싶어하는 게 누굴까?' "생각해봐." 론이 어리등절한 체하며 말했다. '우리가 아는 사람 중에 머글 태생들을 인간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게 누구 지?" 그가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자 그녀가 잘 납득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혹시 말포이가?' "물론이야!" 론이 말했다. '너도 그 애가 하는 말 들었지 흥. 단음은 민떤 잡종인 당할친런일깐?라고 하던 말 말야 그 쥐새끼 같은 녀석의 불쾌한 얼굴을 생각해 봐,그 녀석 짓 이 분명해." '말포이,슬리데린의 후계자?' 헤르미온느가 약간 의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 녀석의 가족을 봐.' 해리도 역시 책을 덮으며 말했다. '그들은 모두 슬리데린 기숙사 출신이야. 그 녀석은 항상 그것 에 대해 자랑하고 다녔잖아.그들은 슬리데린의 후손일 가능 성이 많아.그 녀석의 아버지도 아주 못됐잖아." "그들은 수세기 동안 비밀의 방 열쇠를 갖고 있었을 거야!" 론이 말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물려주면서 말야‥‥‥ "글쎄."헤르미온느가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 가능하긴 하 지만.·." "하지만 그걸 어떻게 입증하지?'해리가 은밀히 말했다. "아마 방법이 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방 저쪽에 있는 퍼 시를 흘끗 쳐다보며 훨씬 더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룰론, 떠려을 거야.그리고 대단히 위험하기도 하고 말야.우 린 아마 학교의 규칙을 50개쯤 어겨야 할 거야◎' '만약, 한 달쯤 뒤에라도, 확실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면,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을래?'론이 안달이 나서 말했다. '좋아"헤르미온느가 차갑게 말했다. '우린 그저 정체를 숨 기고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 말포이에게 몇 가지 물어보기만 하면 돼."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론이 웃자 해리가 말했다. "아냐,그렇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저 폴리주스 마법의 약만 조금 있으면 돼.' '그게 뭔데?' 론과 해리가 동시에 물었다. '몇 주일 전 수업시간에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잖아' '넌 우리가 수업시간에 스네이프 교수의 입만 바라보고 있 줄 아니?' 론이 투덜거렸다. '그걸 먹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해.한번 생각해 봐! 우린 세 명의 슬리데린 학생으로 변신할 수 있을 거야. 아무도 그게 우 리라는 걸 알지 못할 거야. 말포이는 아마 우리에게 무슨 말이 든 할 거야. 그 앤 지금도, 우리가 듣지 못해서 그렇지, 어쩌면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에서 그것에 대해 자랑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내가 볼 때 폴리주슨지 뭔지 하는 건 좀 위험하게 들려.' 론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랬다가 만약 영원히 슬리데린의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면 어떡하니?' "시간이 열마간 지나면 략 기운이 없어져."헤르미온느가손 을 내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조제법을 손에 넣기가 아주 어려을 거야. 스네이프 교수는 그게 ◎스테 포텐트 마법의 불이라는 책에 있다고 했는데 그건 도서관의 제한 구역에 있 거든.' 제한 구역에서 책을 가져 나오는 방법은 딱 한 가지,선생님 의 사인이 있는 편지뿐이었다. "그런데 뭐라고 핑계를 대지?' 론이 말했다. '우리가 그 마 법을 만들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 생각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냥 그 이론에 관심이 있는 척만 해도, 충분히 가능할지도 몰라·.." "야, 어떤 선생님이 그런 속임수에 넘어가겠니?' 론이 말했 다. "아주 바보 멍청이가 아닌 다음에야‥‥‥ 악당블러저 해가 막심했던 작은 요정 사건 이후, 록허트 교수는 수 업시간에 다시는 살아있는 생물을 가져오지 않았다. 대 신에, 그는 자신의 책에 나온 구절들을 읽어주거나, 때로 더 극적인 사건들을 재현해 보이기도 했는데,꼭 해리를 골라잡 아 이러한 재현을 돕도록 했다. 지금까지 해리는 록허트가 '수 다떨기 저주'를 치료해주었던 트랜실바니아의 어떤 마을 사람 역과,코감기에 걸린 설인 역과,록허트가 처리한 이후 양상추 만 먹게 된 흡혈귀 역을 강요받았다. 해리는 바로 다음 시간인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에도 어 김없이 교단 앞으로 끌려나갔고, 이번에는 늑대인간 역을 해 야 했다. 만약 록허트의 기분을 계속 좋게 해야 할 필요가 없 었다면, 그는 정말 못하겠다고 단호히 거절했을 것이다. '큰소리로 멋지게 늑대 울음소리를 내는 거야,해리-바로 그거야- 바로 그때, 내가 와락 덤벼들어서- 이렇게- 그를 마룻바닥으로 내동댕이쳤어요- 이렇게- 한 손으로는, 그를 계속 누르고-다른 한 손으로는,요술지팡이를 그의 목에 대 고-혼신의 힘을 다해 굉장히 복잡한 '호모포스 주문'을 외 웠죠- 그러자 그가 애처로운 신음을 내뱉으면서- 계속해, 해리-그것보다 더 높은 소리로-좋았어-털이 싹 없어지 고- 송곳니가 작아지더니- 그가 다시 사람으로 변했어요 간단하지만,효과적이었죠-그렇게 해서 날 영웅으로 추앙하 는 또 하나의 마을이 생긴 겁니다. 매달 일어났던 늑대인간의 습격으로부터 구해준 수호차로서 말이죠." 종이 울리자 록허트가 일어섰다. "숙제- 내가 와가와가의 늑대인간을 쳐부순 것을 주제로 시를 한편씩 써 올 것! 가장 잘 쓴 사람에게는 상품으로 내 자서전 '신비한 나'에 사인을 해서 주겠어요!" 학급 학생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 느가 기다리고 있는 교실 뒷자리로 돌아왔다. "준비됐니?" 해리가 비밀히 말했다. "모두들 갈 때까지 기다려.'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말했다. "좋아‥‥‥ 그녀가 손에 종이 쪽지를 꽉 움켜쥐고 록허트의 책상 앞으 로 다가갔다. 해리와론은 그녀 뒤에 바짝붙어 있었다. "저- 록허트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기-이 책을 도서관에서 갖고 나오고 싶은데요 그저 참고 로 좀 읽으려 관요' 그녀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종이 쪽지를 내밀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그게 도서관 제한 구역에 있어 서, 선생님의 사인이 필요하다는 거예요-그걸 읽으면 확실 히 선생님이 '굴 귀신과 돌아다니기' 책에서 말씀하셨던 느리 고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는 독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아아, '굴 귀신과 돌아다니기 !'" 록허트가 쪽지를 받아들면 서 헤르미온느에게 환하게 미소지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지. 그 책 재밌었니?' "그럼" 헤르미온느가 정말 그렇다는 듯 말했다. "정말로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선생님이 그 마지막 녀석을 차 거르 는 조리로 잡르신 컷 랄예료·.." '글쎄,내가 학년 최고의 학생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록허트가 흥분해서 커다란 공작 깃펜을 꺼냈다. "그렇지, 멋지지 않니?' 그가 비위가 상한 듯한 론의 표정을 잘못 이해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난 책에 사인할 때는 보통 이걸 쓰지.' 그가 쪽지에 엄청 꼬불꼬불한 사인을 휘갈겨 쓰고는 헤르미 온느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그런데, 해리.' 헤르미온느가 쪽지를 어설프게 만지작거리 며 꼬깃꼬깃 접어 가방 속으로 밀어 넣는 동안,록허트가 말했 다. '내일이 아마 시즌 첫 퀴디치 시합이지? 그리핀도르하고 슬리데린의 시합이던가? 네가 쓸만한 선수라는 소리를 들었단 다. 실은 나도 수색꾼이었지.내셔널 스쿼드 팀에서 뛰어보라 는 권유도 있었지만,난 어둠의 마법 교육에 인생을 바치고 싶 었어.그렇지만,혹시라도 약간의 개인 레슨이 필요하다고 생 각되면,주저하지 말고 물어보거라. 나의 전문적 기술을 조금 못한 선수들에게 넘겨주는 일은 기꺼이 할 수 있으니까‥‥‥ 해리는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그러겠다고 마지못해 대답 하고는 서둘러 론과 헤르미온느 뒤를 따라 나왔다. "도저히 믿을 수카 없어." 그카 쪽지에 있는 사인을 살피고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어떤 책을 보고 싶어하는 지도 들여다보지 않았어." '그게 바로 그가 머리가 굉장히 나쁜 멍텅구리라는 증거야." 론이 말했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때,우린 필요한 걸 얻었는 지-' '그는 멍텅구리가 아냐.' 도서관 쪽으로 반쯤 달려갔을 때 헤르미온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학년 최고의 학생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그들은 조용한 도서관으로 들어가며 목소리를 낮췄다. 사서 인 핀스 부인은 영양 실조에 걸린 대머리수리처럼 생긴 비쩍 마르고, 화를 잘 내는 여자였다. "모스테 포텐트 약' 이라고?' 그녀가 수상쩍다는 듯 되풀이 해 말하며,그 쪽지를 가져가려고 했지만 헤르미온느는 놓으 려고 하지 않았다. "이건 제가 그냥 갖고 있으면 안될까요?' 그녀가 숨을 헐떡 이며 말했다. "아, 왜 그래." 론이 그것을 그녀의 손아귀에서 잡아 빼서 핀 스 부인에게 내밀며 말했다. "사인은 또 받게 해줄게.록허트 는 사인하길 좋아하잖아." 핀스 부인은 혹시 위조된 사인인지 알아보려고 쪽지를 불빛 쪽으로 갖다댔지만, 그 테스트는 무사히 통과되었다. 그녀는 높다란 책시렁들 사이로 으스대며 걸어갔다가 몇 분 뒤 케케 묵은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책 한 권을 들고 돌아왔다. 헤르미 온느가 그것을 조심스럽게 가방 속에 넣자,그들은 너무 서두 르거나 죄진 듯한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걸어나왔 다. 그리고5분쯤 뒤,모우닝 머틀의 고장난 화장실에 또다시 갔 다. 론은 그곳에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헤르 미온느는 아무도 제정신으로는 그곳에 가지 않을 게 뻔하므 로, 어느 정도 마음놓고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론의 고집을 꺾었다. 모우닝 머틀은 그들이 화장실 안으로 들 어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울부짖었고, 그들도 그녀를 본체만체했다. 헤르미온느는 '모스테 포텐트 약' 책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그 책은 페이지마다 축축한 얼룩이 배어 있었고, 한번 흘끗 보기만 해도 그것이 왜 제한 구역에 들어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일부 마법의 약들은 생각만 해도 섬뜩한 효과가 있었 으며,속이 뒤집힌 것처럼 보이는 남자와 머리에 몇 쌍의 여분 의 팔이 자라나 있는 마녀를 포함해 몇 가지 아주 불쾌한 그 림들이 있었다. "여기 있다. ' 헤르미온느가 '폴리주스 마법의 약'이라는 제 목이 붙은 페이지를 찾자 흥분해서 말했다. 그 조제법 옆에는 다른 사람으로 반쯤 변한 사람들의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해 리는 그 사람들의 얼굴에 나타난 굉장히 고통스런 표정을 보 자 그게 그저 화가의 상상이길 진정으로 바랐다. "정말 굉장히 복잡하군.' 조제법을 훌어보고 있을 때 헤르미 온느가 말했다. "풀잠자리, 거머리, 보름초, 마디풀,' 그녀가 재 료 목록을 손가락으로 대충 짚어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 것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야,학생 비품 벽장 속에 있 거든,우리 마음대로 가져을 수 있을 거야‥‥ 어,봐,바이콘의 뿔 가루야-그건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잘게 썬 오소리 가죽-그것도 역시 좀 까다롭고-그리고 물론, 무엇이든지 우리가 변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몸에 있는 것이 조금 필요해.' "뭐라구?'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니,우리가 변하고 싶은 사람의 몸에 있는 것이라니?난 크레이브의 발톱 이 들어간 건 절대로 마시지 않을 거야‥‥‥ 헤르미온느는그의 말은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맨 마지막에 넣을‥‥‥ 론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해리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또 다른 걱정을 했다. '우리가 얼마큼 훔쳐야 하는지는 아니, 헤르미온느? 잘게 썬 오소리 가죽,그건 분명히 학생들의 벽장에 없어.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스네이프 교수의 개인 창고에 몰래 들어가? 이건 그다지 좋은 방법 같지가 않아‥‥‥ 헤르미온느가 책을 탁 덮었다. '그래,만약 너희 둘이 손을 떼겠다면,좋아." 그녀가 상기된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뭔가 착각한 것 같은데,규칙 을 어기고 싶지 않은 건 바로 나야.난그저 머글 태생들을 위 협하는 게 어려운 마법의 약을 만드는 것로다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하지만 너희들이 만약 말포이가 정말로 그런 짓을 했는지 어쨌는지 굳이 알아내고 싶지 않다 면, 난 당장이라도 가서 이 책을 핀스 부인에게 반납하겠 어 ‥‥‥ '란 네가 우리에게 규칙을 어기자고 할 날이 오리라고는 꿈 에도 생각지 못했어." 론이 말했다. '좋아. 하는 거야. 하지만 발톱은 안돼, 알았지?' '그런데 약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헤르미온느가 한 층 흡족한 표정으로 책을 다시 펼치는 걸 보며 해리가 물었다. "글쎄, 보름초는 보름달이 떴을 때만 따야 하고 풀잠자리는 21일 동안 약한 불에서 끓여야 하니까·, 한 달쯤이면 충분할 거야, 재료들만 다 구할 수 있다면 말야." "한 달?" 론이 말했다. '그 때쯤이면 말포이가 학교에 있는 머글 태생들을 반쯤은 습격했을 거야!"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다시 눈을 치켜 뜨자 그가 부리나케 덧붙였다. "하지만 그 방 법밖에 없으니까 최선을 다하자는 말이야." 그러나 화장실을 떠나려고 헤르미온느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을 때,론이 해리에게 중얼거렸다. '네가 내일 시합에서 말 포이를 빗자루에서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일이 훨씬 더 수월 해질 거야." 해리는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지만 한참 동안 누워 다가 올 퀴디치 시합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최고급 경주용 빗자 루에 올라탄 팀과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게 무엇보다도 부담스 러웠다. 만약 그리핀도르가 진다면 우드가 뭐라고 말할까. 그 는 초조한 마음으로 관운쯤 누워 있다가 일어나 주섬주섬 옷 을 걸치고, 일찌감치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그런데 그리핀 도르의 긴 테이블에는 벌써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들 불안한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 있었다. 11시가 다가오자,전교 학생이 퀴디치 스타디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날은 천등이 가끔씩 치는 후텁지근한 날이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허등지등 와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해리 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선수들은 자줏빛 그리핀도르 망토를 입고, 우드의 격려사를 들었다. "슬리데린은 우리보다 더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어.' 그가 시작했다. '그걸 부인하지는 않아.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실력 은 더 좋아.훈련도 훨씬 더 맹렬히 했고,악천후 속에서도 잘 해냈어" ("여부가 있나,"조지 위즐리가 투덜거렸다. '7월 이 후 난 몸이 내 몸 같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어.') "-그 애들은 말포이 같은 인간 쓰레기를 팀으로 끌어들인 걸 반드시 후회 하게 될 거야.' 감정이 북받쳐서 가슴을 들썩거리며,우드가 해리에게 고개 를 돌렸다. "수색꾼에겐 부자 아버지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걸 그 들에게 보여줘야 해,해리. 말포이보다 먼저 스니치를 잡던지 그렇지 않으면 죽을 각오 해,해리,오늘은 반드시 이겨야 해, 반드시." '너무 부담 갖지마,해리." 프레드가그에게 윙크를 하며 말 했다. 그들이 경기장으로 걸어나가자,우께와 같은 함성 소리가터 져 나왔다. 래번클로와 후플푸프까지도 합세해 그들을 응원하 고 있었지만, 슬리데린들이 우우거리는 야유 소리도 간간이 들렸다. 퀴디치 선생인 후치 부인의 요청에 따라 악수를 나누 게 된 플린트와 우드는 서로에게 위협적인 눈길을 던지며 손 을 필요 이상으로 세게 잡았다. "호각을 불면 바로 시작하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셋‥‥ 둘‥‥ 하나·.." 군중의 함성 소리와 함께 열네 명의 선수들이 어둡게 내려 앉은 하늘로 쏜살같이 올라갔다. 해리는 높이 날며,스니치를 찾아 주위를 흘끗흘끗 살폈다. "야,번개 흥터?' 말포이가 마치 자신의 빗자루 속도를 자랑 이라도 하려는 듯 그의 밑으로 날아오며 소리쳤다. 해리는 그러나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바로 그 순간에, 육중 한 까만 블러저가 그를 향해 세차게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옆으로 살짝 스쳐 지나갔다. "아슬아슬했어, 해리 !" 조지가 그 블러저를 슬리데린 쪽으로 쳐낼 준비를 하고 배트를 들고 날아오며 말했다. 그러나 조지 가 에이드리언 푸시 쪽으로 세게 쳐내자마자 그 블러저가 공 중에서 다시 방향을 바저 해리 쪽으로 세차게 날아왔다. 해리가 몸을 홱 숙여 간신히 피하자,조지가 얼른 말포이 쪽 으로 쳐냈다. 그런데 부메랑처럼 그 블러저가 또다시 해리의 머리로 날아왔다. 해리가 경기장 맞은편으로 전속력으로 날아가자 블꼴즉가 핑 하며 뒤따라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된 거지?블 러저들은 절대로 한 선수만 공격하는 일이 없었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을 빗자루에서 떨어뜨리는 게 블러저의 임무 였기 때문이다‥‥ 프레드 위즐리는 맞은편에서 블러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리고 해리가 머리를 숙이는 순간 온힘을 다해 쳐냈다. 블러저 가 방향을 바저 날아갔다. '해냈다!" 프레드가 기뻐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 블러저는 꼭 자석에 끌리고 있기라도 한 듯 또 다시 그에게로 세차게 날아왔으므로 해리는 빗자루를 전속력 으로 몰았다. 비가내리고 있었다. 커다란 빗방울들이 얼굴로 떨어져 안경 으로 튀었다. 해리는 리 조던이 경기 해설 중에 "슬리데린이 70대 0으로 리드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야 비 로소 경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알았다. 더 고급인 슬리데린의 빗자루들이 그 값을 톡톡히 하고 있 는 사이 저 미친 블러저는 해리를 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 다. 이제는 프레드와 조지가 양쪽에서 바짝 붙어 날고 있어서 그들이 휘둘러대는 팔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드초 해리는 도저히 스니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이- 블러저에- 손을- 댄 게 분명해◎" 블러 저가 해리를 또다시 공격하기 시작하자 프레드가 전력을 다해 배트를 휘두르며 툴툴거렸다. '타임아웃이 필요해.' 조지가 우드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블 러저를 쳐내며 말했다. 우드가 그 메시지를 받았는지 잠시 뒤 후치 부인의 호각이 울렸다. 해리와 프레드와 조지가 그 미친 블러저를 피해 지상 으로 급강하했다. "어떻게 된 거니?' 그리핀도르 팀이 다 모이자 우드가 물었 다. 군중 속에서 슬리데린들이 야유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들 다 김이 빠진 거야? 프레드,조지,너희들은 블러저가 안젤리 나의 득점을 방해하는 동안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니?' "우린 조금 더 위에서, 해리를 죽이려고 하는 다른 블러저를 막고 있었어, 올리버.' 조지가 화가 나서 말했다. "누군가가 그 공에 조작을 해두었어- 그게 해리를 계속 쫓아다니며 공격했 단 말야. 슬리데린 애들이 그 공에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어," "하지만 블러저들은 우리가 지난번 연습한 이후 죽 후치 부 인의 사무실 안에 있었어, 그리고 그땐 전혀 이상 없었잖 아·.·" 우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후치 부인이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 너머 로, 슬리데린 팀이 해리가 있는 쪽을 가리키며 비웃고 있는 게 보였다 '잘 들어." 그녀가 점점 더 가까이 오자 해리가 말했다. '형 들이 내 주위에서 계속 날아다닌 다면 내가 스니치를 잡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그러니까 그 악당은 내게 맡 기고 다른 선수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바보처럼 굴지 마.' 프레드가 말했다. "그랬다간 네 머리가 날아가 버릴 거야." 우드가 해리와 위즐리 항제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올리땃∼이건 미친 짓이야.· 앨리샤 스피넷이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혼자서 처리하도록 놔둬선 안돼,조사를 요청해야 해" '만약 여기서 그만두면, 우린 그 시합을 할 권리를 잃게 돼!" 해리가 말했다. '그리고 저 미친 블러저 때문에 슬리데린 에게 질 수는 없어! 어서, 주장, 형들에게 날 내버려두라고 해 !" "너 때문이야."조지가 우드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 '스 니치를 잡던지 그렇지 않으면 죽을 각오를 하라'니. 그 애에게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어?" 후치 부인이 그들에게로 왔다. "경기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니?' 그녀가 우드에게 물었 다. 우드는 해리의 얼굴에 나타난 결연한 표정을 보았다. "좋아." 그가 말했다. "프레드,조지, 너희들은 해리가 말한 태로 해- 그 때카 혼자서 를러저를 처히하토록 내버려두라는 소리야.' 빗줄기는 이제 더 굵어지고 있었다.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 가 나기가 무섭게, 해리는 공중으로 세게 박차고 날아갔다. 그 리고 예상했던 대로 바로 뒤에서 획 하며 블러저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갔다. 그는 공중제비 를 하다가 급속히 내려오기도 하고, 나선형을 그리며 돌기도 하고, 지그재그 모양으로 날기도 하고,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 다. 현기증이 났지만 그는 계속해서 눈을 부릅뜨고 스니치를 찾았다. 빗물이 안경을 타고 흘러내렸고 또 한번 맹렬히 질주 해오는 블러저를 피해 거꾸로 매달리자 빗물이 콧구멍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군중 속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의 모습이 얼마나 멍청해 보였을까.하지만 그는 악당 블러 저는 무거워서 해리만큼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았 다. 그는 스타디움 언저리에서 곡예를 부리며,주룩주룩 내리 는 은빛 빗줄기 사이로 그리핀도르의 골대를 흘끗 보았다. 에 이드리언 푸시가 우드를 지나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블러저가 획 하며 다시 한번 해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곧바로 똔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질주했다. '너 발레 연습하니,포터?"해리가 블러저를 피하기 위해 몸 을 홱 비틀어 돌리자 말포이가 우습다는 듯 이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바로 뒤에서 블러저가 추격해오는 걸 보자 얼른 달아 났다. 바로 그때,말포이를 노려보던 해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 어왔다-황금및 스니치였다. 그것은 말포이의 왼쪽 귀 바로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하지만 말포이는 해리를 비웃는 데 정신이 팔려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해리는 말포이가 고개를 들어 스니치를 볼 경우를 생각해 그 쪽으로 감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잠시 공중에 떠있었다. 쾅. 그가 가만히 멈춰 있은 지 채 1초도 되지 않았을 때 블러저 가 마침내 그의 팔꿈치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해리는 팔이 부 러지는 걸 느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지면서,몸 이 빗물에 흠뻑 젖은 빗자루 옆으로 스르르 미끄러졌다. 한쪽 무릎은 여전히 빗자루에 걸쳐 있었고,오른팔은 옆으로 축 늘 어져 있었다-블러저가 이번에는 그의 얼굴을 겨냥하며 두 번째 공격을 시도했다-그런데 간신히 벗어났을 때,문득 좋 은 생각이 떠올랐다. 딴◎잇를집ft 쏟아지는 빗줄기와 통증으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바로 밑에서 희미하게 흔들리는 비웃고 있는 얼굴을 향 해 돌진했다. 해리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말포이의 눈이 공포로 점점 더 커졌다. "저게 뭐◎" 그가 해리를 피해 얼른 몸을 숙였다. 해리는 다치지 않은 한 손을 빗자루에서 떼고 스니치 쪽으 로 쭉 뻗었다. 손가락들이 차가운 스니치에 닿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빗자루를 잡고 있는 건 양다리뿐이었다. 그가 의 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면서,그 상태로 지상으로 곧장 향하 자 아래 군중 속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는 철벅 하며 흙탕물을 치고 빗자루에서 굴러 떨 어졌다. 팔이 매우 이상한 각도로 매달려 있었다. 통증 때문인 지, 휘파람 소리와 우레 같은 환호소리가 아득하게만 들렸다. 그는 손에 쥐어져 있는 스니치를 보았다. "아하.'그가 의식이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말했다. "이겼다. " 그리고는 그는 기절해 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그는 여전히 경기장에서 비를 맞고 누워 있었다. 누군가가 그에게로 허리를 굽혔다. 그는 번득이 는 이빨을 보았다. "아, 안돼_a." 그가 신음하며 말했다. "아직 제정신이 아니군.' 걱정스런 표정으로 주위로 몰려드 는 그리핀도르 학생들에게 록허트가 큰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라, 해리, 네 팔을 막 고쳐주려던 참이란다. ' "안돼요!" 해리가 말했다. "감사하지만 전 그냥 이대로 있겠 어 요‥‥‥ 그가 일어서 앉으려고 했지만,통증이 너무 심했다. 근처에 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찰칵거리는 소리가 났다. '난 이런 사진은 찍고 싶지 않아, 콜린." 그가 큰소리로 말했 다. "등을 대고 누워라, 해리.' 록허트가 달래며 말했다. "이건 내 가 수없이 해봤던 간단한 주문이야◎" '그냥 병동으로 가면 안 될까요?' 해리가 악문 이빨 사이로 말했다 "그러는 게 좋겠는데요,교수님,' 진흙 투성이가 된 우드가 자기 팀의 수색꾼이 부상을 당했는데도 싱글거리는 걸 참지 못하고 말했다. '헛지게 잡았어, 해리, 정말로 굉장했어, 최고였 7? -" 주위에 뒤엉켜 있는 다리들 사이에서, 악당 블러저를 상자 안으로 힘겹게 밀어 넣고 있는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보였다. 그것은 여전히 드세게 날뛰고 있었다. "뒤로 물러서라,' 록허트가 옥빛 초록색 소매를 둘둘 말아 올리며 말했다. "아니-하지 마세요" 해리가 가냘프게 말했지만,록허트는 어느새 요술지팡이를 빙빙 돌리다가 해리의 팔에다 갖다 댔다. 이상하게 불쾌한 느낌이 어깨에서부터 손끝까지 확 퍼졌다. 마치 팔이 오그라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차마 바라볼 수가 없어 눈을 감고 팔에서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사람들의 긴박 한 숨소리와 콜린 크리비가 미친 듯이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를 듣자 더할 수 없이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팔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아니 전혀 팔처럼 느껴지지 도 않았다. "아.' 록허트가 말했다. '그래.뭐랄까,때로 이런 일이 일어 날 수도 있지.하지만 요점은 더 이상 뼈가 부러지는 일이 없 을 거라는 거야. 바로 그걸 명심해야 해. 자, 해리, 이제 일어서 서 병동으로 카거라-아,튀출줘 쿤,그레띤저 망,해리와 통 행해 주겠니?- 폼프리 부인이- 어- 약간 어- 치료를 마 무리해 주실 거야.' 일어섰을 때,해리는 몸이 이상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걸 느꼈다. 심호흡을 한번 한 뒤 그는 오른쪽 옆구리를 내려다보 았다. 그는 하마터면 또 한번 기절할 뻔했다. 살 색깔의 두꺼운 고무 장갑 같은 게 망토 자락 밖으로 삐 죽이 나와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움직여 보려고 했다. 하지만 허사였다. 록허트는 부러진 해리의 팔뼈를 붙였던 게 아니었다. 그는 뼈를 없애버렸던 것이었다. 폼프리 부인은 전혀 반가워하지 않았다. '나한테 바로 왔었어야지!" 킬분쯤 전만 해도,잘 움직이던 팔이 비참하게 축 처진 꼴을 보자,그녀가 마구 야단을 쳤다. "부러진 뼈를 고치는 거라면 순식간에 해결되지만- 뼈를 다 시 자라게 하는 건◎' '할 수 있으시겠죠, 그렇죠?' 해리가 절망적으로 물었다. '할 수는 있지,물론,하지만 좀 아플 게다. ' 폼프리 부인이 해리에게 잠옷을 던지며 으스스하게 말했다. "오늘 밤에는 병 동에 있어야겠구나‥‥‥ 헤르미온느는 론이 해리를 도와 잠옷을 입히는 동안, 침대에 드리워진 커튼 밖에서 기다렸다. 고무 같은, 뼈가 없는 팔을 소매 속으로 쑤셔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건 어떻게 된 애가 이런 상황에서도 록허트를 두둔할 수 있니, 헤르미온느, 어?" 론이 해리의 흐물흐물한 손가락들을 소매 끝동으로 빼내며 커튼을 통해 소리쳤다. "그는 적어도 해 리가 뼈를 붙이고 싶어하는지 뼈를 발라내고 싶어하는지 정도 는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니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프지도 않잖아, 그렇지, 해리?" "응.' 해리가 침대 속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하지만 아프지 만 않은 게 아니라 아무 느낌이 없어,' 그가 침대 위에서 몸을 돌리자, 팔이 제멋대로 흐느적거렸 다. 헤르미온느와폼프리 부인이 다시 커튼 안으로 들어왔다. 폼 프리 부인은 '스켈레-그◎라는 꼬리표가 붙은 커다란 병을 들고 있었다. "오늘 밤에 병동에 있어야 하는 건 혹시 밤사이 통증이 심 해질까봐 그런 거란다. '그녀가 비커 같은 컵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따라주며 말했다. '배들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건 굉장히 아프거든.' 스켈레-그로를 마시자 입과 목이 얼 얼했으므로 해리는 계속 해서 기침을 하며 푸푸거렸다. 폼프리 부인이 위험한 스포츠 와 선생들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면 서 나가자.론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약간의 물을 마시게 했타. "하지만 우리가 이겼어.' 론이 입이 찢어지게 씩 웃으며 말 했다. "정말 굉장히 멋지게 잡았어. 말포이의 얼굴 못 봤지‥‥ 녀석은 완전히 사색이 되었어‥‥‥ "그런데 그 앤 블러저를 어떻게 조작한 걸까?' 헤르미온느 가 은밀히 말했다. "폴리주스를 만들게 되면 녀석에게 물어볼 게 또 하나 생긴 거지 뭐." 해리가 다시 베개를 베고 누우며 말했다. '맛이나 좀 좋았으면 좋겠는데‥‥‥ "약 속에 슬리데린 녀석들의 몸의 일부가 들어갈 텐데, 맛이 좋을 리가 있겠어?' 론이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병동의 문이 갑자기 확 열렸다. 그리핀도르 팀 의 선수들이 온몸이 푹 젖은 채로 해리를 보러 몰려온 것이었 다. "정말 굉장했어, 해리." 조지가 말했다. '따커스 플린트가 말 포이에게 소리소리 질러대며 호통친 거 아니? 머리 바로 위에 스니치가 있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야.말포이가 죽상을 하고 있더군.' 그들은 케이크와, 과자와, 호박 주스 병들을 가져 왔었는데, 해리의 침대 주변에 모여들어 멋진 파티를 시작하려는 순간, 폼프리 부인이 달려와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아인 휴식이 필요해,다시 자라야 할 뼈가 서른 세 개나 된단 말야! 당장 나가! 어서!" 그래서 해리는 혼자 남헤 되었다. 흐물흐물한 팔띠 참을 무 없게 콕콕 쑤셔왔다. 몇 시간 뒤,해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너무 아팠다. 팔 속에 조그만 조각들 이 가득 찬 느낌이 들었다. 잠시,그는 통증 때문에 깬 것이라 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온몸에 소름이 확 끼쳤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스펀지로 그의 이마를 닦아주고 있었 다. "저리 가!" 그가 큰소리로 말했다. '포빗.1" 테니스 공 만한 그 꼬마 요정의 눈이 어둠 속엔서 해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 한 방울이 요정의 길고 뽀족한 코 로 또르르 흘러내렸다. "해리 포터는 학교로 돌아왔어요'그가 불쌍하게 속삭였다. '도비가 해리 포터에게 경고하고 또 경고했는데. 아, 왜 도비 의 말을 듣지 않았죠?왜 기차를 놓쳤을 때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죠?' 해리는 베개 위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도비의 스펀지를 밀 어냈다.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그가 말했다. "그리고 내가 기차를 놓친 건 어떻게 알아?' 도비의 입술이 떨리는 걸 보자 해리는 갑자기 수상쩍은 생 각이 들었다. '타로 너였구나!" 그가 천천히 말했다. "우리가 개찰구를 지 나가지 못하게 한 게 바로 너였어!" "그래요' 도비가 고개를 세게 끄덕이자, 귀가 펄럭였다. '도 비가 숨어서 해리 포터를 지켜보다가 그 출구를 막았어요 하 지만 도비는 그 일로 나중에 손을 다림질해야 했어7' 그가 해리에게 반창고가 붙여진 열 개의 긴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도비는 상관하지 않았어요,왜냐하면 이제는 해리 포 터가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도비는 해리 포터가 다른 방법으로 학교에 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_S_ !" 그는 못생긴 머리를 가로 저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도비는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로 돌아왔다는 소릴 듣고 어 찌나 충격 받았던지,그만 주인의 저녁 식사를 새카맣게 태우 고 말았어요! 도비는 매를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몰라요‥‥‥ 해리는 다시 베개 위로 무너지듯이 누웠다 '너 때문에 론과 난 하마터면 학교에서 쫓겨날 뻔했어.' 그 가 사납게 말했다. '내 뼈들이 다시 자라나기 전에 냉큼 꺼져 버리는 게 좋을 거야,도비,그렇지 않았다간 너의 목을 비틀 어버릴지도 몰라.' 도비가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도비는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그런 위협은 집에서도 하루에도 대 여섯 번씩 당하니까7' 그가 입고 있는 더러운 베갯잇 한쪽 귀퉁이에다 코를 횅 푸 는 모습이 어찌나 애처롭던지 해리는 화가 저도 모르게 풀리 는 걸 느꼈다. '그런데 왜 그런 걸 입고 있는 거니,도비?' 그가 궁금해서 물었다. "이거요?' 도비가 베갯잇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건 집 요 정이 노예 상태라는 표시예요 도비는 주인에게 옷을 선물로 받을 때에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가족은 도비에게 양말 한 짝도 주지 않아요 도비가 영원히 자유로운 몸이 되어 그들의 집을 떠날까봐 말예요' 그런데 도비가 툭 불거진 눈을 훔치며 불쑥 이렇게 말했다. '해리 포터는 집으로 가야만 해요! 도비는 블러저만 있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블러저라고?" 해리가 한번 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블러저라니?그럼 블러저가 날 죽이도록 한 게 바로 너였단 말야?' "죽이려는 건 아니었어요, 절대로 해리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도비가 충격을 받고 말했다. '도비는 해리 포터의 생명을 구하고 싶어요! 여기에 남아있는 것보다는,심한 부상 을 받더라도 차라리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게 나아요! 도비는 그저 해리 포터가 집으로 돌려보내질 정도로만 다치길 바랐을 뿐이에요!" "고게 다야?"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도대체 왜 날 산산 조각 내어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한 거지?' "아아,해리 포터는 왜 모르는 걸까요!"도비가 누더기 같은 베갯잇 위로 더 많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신음했다. "우리에 게, 천하디 천한 우리 노예들에게, 마법의 세계에서 쓰레기 같 은 존재인 우리들에게 그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예 요! 도비는 이름을 불러선 안될 그 사람의 힘이 온 세상을 짓 누르고 있을 때를 생생히 기억해요! 우리 같은 집의 요정들은 기생충처럼 취급당했어요! 물론, 도비는 아직도 그렇게 취급 받고 있지만오-" 그가 베갯잇에 얼굴을 닦았다. "하지만 당신 이 이름을 불러선 안될 그사람을 물리친 이후 우리 종족의 삶 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몰라요 해리 포터는 살아남았고,어둠 의 마왕의 힘은 파괴되었고,새로운 새벽이 밝아왔어요 어둠 의 시절이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해 리 포터는 희망의 등대처럼 빛났어요‥‥그런데 지금,호그와 트에서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려고 해요, 어쩌면 이미 일어나 고 있는지도 몰라요,그래서 도비는 해리 포터가 이곳에 머물 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거예요 과거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려 고 하고 있단 말이에요,비밀의 방이 한번 더 열린 이상◎' 공포에 질려서 꼼짝 않고 서 있던 도비가 느닷없이 해리의 머리맡 탁자에서 물주전자를 잡고 자신의 머리를 쾅쾅 치더니 비틀거리며 쓰러져 버렸다. 잠시 뒤.그는 모들뜨기 눈을 하고 다시 침대 위로 기어을라와 투덜거렸다'7쁜 도비, 아주 나 쁜 도비‥‥‥ '그러니까 비밀의 방이 있긴 있다는 커지?' 해리가 속삭였 다. "그리고- 그게 전에도 열렸었다는 말이지? 말해 봐, 도 비!" 도비의 손이 또다시 물주전자쪽으로 조금씩 움직이려 하자 그가 얼른 그 요정의 앙상한 손목을 잡았다. "하지만 난 머글 태생도 아냐-난 비밀의 방이 열렸다고 해서 위험에 처할 아 무런 이유가 없잖아?' "아아, 더 이상은 묻지 마세요,불쌍한 도비에게 더 이상은 묻지 마세_오' 그 요정이 어둠 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 을 더듬었다. "이곳에서 일어날 일들은 진작부터 다 계획되어 있었어_오 해리 포터는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이곳에 있어선 안 돼요- 집으로 가세요, 해리 포터, 집으로 가요.해리 포터는 이 일에 관여하면 안돼요,그건 너무 위험해요." "그게 누구지,도비?" 해리는 도비가 물주전자로 다시 자학 행위를 하지 않도록 그의 손목을 꼭 잡고 있었다. "누가 그걸 열었지? 지난번에 그걸 연 게 누구냐구?' '도비는 말할 수 없어요, 도비는 말할 수 없어요, 도비는 말 해선 안돼요!" 그 작은 요정이 우는 소리로 말했다. "집으로 가요, 해리 포터, 집으로 가요!" '난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 해리가 사납게 말했다.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머글 태생이야. 만약 그 방이 정말 로 열렸다면 그 애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거야◎" '해리 포터가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던지 려 하다니!" 도비가 몹시 감동한 나머지 무아경에 빠져 신음 하듯 말했다. '너무 고결해요! 너무 훌릉해요! 하지만 그는 자 신을 구해야만 해요, 그래야 해요, 해리 포터는◎" 도비가 갑자기 박쥐 같은 귀를 떨며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타.해러도 그 소러를 들었타.라깥 복도에서 급히 움질이 는 발자국 소리가 났다. "도비는 가야해요!"그 작은 요정이 겁에 질린 듯 속삭이듯 이 말했다. 그리고 지끈 하며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 도비가 어 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발자국들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자 그는 어두운 병동 입 구를 바라보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잠시 뒤,덤블도어 교수가 잠옷 위에 긴 양모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며 병동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조각상처 럼 보이는 뻣뻣한 물체의 한쪽 끝을 잡고 있었고,조금 뒤 그 발 부분을 잡은 맥고나걸 교수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들은 그 물체를 침대 위로 들어올렸다. "폼프리 부인에게 연락해요' 덤블도어 교수가 속삭이자,맥 고나걸 교수가 허등지등 해리의 침대를 지나 사라졌다 해리 는 잠든 척하며 조용히 누워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들이 들리 더니,맥고나걸 교수가 잠옷 위에 스웨터를 걸친 폼프리 부인 과 함께 다시 나타났다. "무슨 일이에요?' 폼프리 부인이 침대 위에 있는 그 조각상 에게 허리를 굽히고 있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작은 소리로 물 었다. "습격이 또 있었소'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 수가 계단에서 발견했어요' '그의 옆에는 포도 한 송이가 있었여묘"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 앤 포터를 찾아오려고 이곳으로 몰래 숨어들려고 했던 것 같아_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그 침대에 있는 조각 상을 보려고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것 의 멍한 얼굴에 달빛이 어렸다. 그건 콜린 크리비였다. 그의 눈은 크게 뜨여 있었고 손은 카 메라를 든 채, 앞으로 쑥 내밀어져 있었다. '돌처럼 굳어졌나요?' 폼프리 부인이 속삭였다. "그래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소 름끼쳐요‥‥ 만일 알버스가 코코아를 마시러 아래층으로 가던 길이 아니었다면-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누가 알겠어요?" 그들 셋이 콜린을 내려다보았다. 그 뒤 덤블도어 교수가 허 리를 굽혀 콜린의 뻣뺏한손에서 카메라를 비틀어 뺐다. "그 애가 습격자의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요?' 맥고나걸 교 수가 그러길 간절히 바라는 듯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카메라의 뒷부분을 열었다. "어머나!" 폼프리 부인이 말했다. 카메라에서 쉬쉬하며 연기가 새어나왔다. 사이에 침대를 세 개나 두고 있는데도 해리는 플라스틱이 탄 매콤한 냄새를 맡 을 수 있었다. '녹아버렸어요'폼프리 부인이 이상한 듯이 말했다. "완전히 녹았어요·.." "이제 무슨 의미일까요, 알버스?' 맥고나걸 교수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건."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비밀의 방이 정말로 다시 열렸다는 뜻이에_오' 폼프리 부인이 손을 입에다 갖다댔다.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 도어 교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알버스‥‥ 그게‥‥ 누구죠?' '문제는 누구냐가 아니에요" 덤블도어 교수가 콜린을 바라 보며 말했다. "문제는 어떻겠‥‥~" 해리가 알고 있는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의 공허한 얼굴로 판단하건대, 그녀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제목: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2-2권 펴낸곳: 문학수첩 지은이 소개:조앤 롤링 조앤 롤링은 1965년 7월 영국 웨일스의 시골에서 태어나 엑세터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포르투갈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다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생후 4개월된 딸을 안고 에든버러에 초라한 방 한칸을 얻어 정착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한 그녀는 동화 쓰기를 결심.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 포터의 모험담을 종이 위에 옮겼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세계최우수아동도서>로 선정되었고,유명한<스마티즈 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호평과 각종 상을 휩쓰는 등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차례 제 11장 결투클럽.11 제 12장 폴리주스 마법의 약.42 제 13장 비밀 일기.71 제 14장 코넬리우스퍼지.100 제 15장 아라고그.122 제 16장 비밀의방.146 제 17장 슬리데린의후계자.176 제 18장 도비의보답.204 '해리 포터'에 대한 찬사 외.225 본문 삽화/메리 그랜드프레 제 11장 결투클럽 해리는 일요일 아침에야 잠에서 깨어났다. 병동 안으로 겨울 햇빛이 따뜻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팔 속에 뼈대가 다시 생기기는 했지만 굉장히 뻑뻑했다. 그는 얼른 일어나 앉아 콜린이 누워 있던 침대 쪽을 슬쩍 보았지만 전날 오후에 커튼을 새로 달아놓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가깬 것을 보자,펌프리 부인이 부산스럽게 아침 식사 쟁반을 들고 와서는 괄과 손가락들을 구부려보기도 하고 쭉쭉 잡아당겨 보기도 했다. "뼈들이 모두 제자리도 들어갔군." 그가 왼손으로 서툴게 포리지를 먹고 있을 때 그녀가 말했다. "다 먹으면 여기서 나가도 된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도비에 대한 한시라도 빨리 말해주고 싶은 마음에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허둥지둥 그린핀도르 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들은 극소에 없었다. 그들의 무관심이 실망스럽긴 했지만 해리는 그들을 찾아나서기로 했다. 도서관 옆을 지나려는데, 퍼시 위즐리가 지반번보다 훨씬 더 활기찬 표정으로 걸어나왔다. "오,안녕.해리." 그가 말했다. "어제는 정말 멋졌어,정말로 훌륭했어.그린핀도르 기숙사가 막 선두로 나섰어-네가 50점을 얻었거든!" "론과 헤르미온느 못 봤어요?" 해리가 물었다. "아니,못 봤는데." 퍼시가 미소를 거두며 말했다. "론이 또 여자 화장실에 가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야..." 해리는 억지로 웃어 보이고는,퍼시가 저만치 걸어갈 때까지 지켜본 뒤, 곧장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향했다. 퍼시의 말대로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곳에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만일 그렇다 해도 그들에 다시 간 건지 알 수 없었다.해리는 주위에 혹시 필치나 반장들이 없는지 잘 확인한 뒤,문을 열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한 화장실 안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야." 그가 문을 닫으며 말했다. 화장실 안에서 꽝,철벅철벅,헐떡헐떡 하는 소리가 나더니 헤르미온느가 열쇠구멍으로 내다보았다. "해리!" 그녀가 말했다. "난 또 누구라구.깜짝 놀랐잖아-들어와-팔은 어때?" "괜찮아." 해리가 화장실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며 말했다. 변기 위에는 낡은 냄비 하나가 올려져 있었는데,밑에서 딱따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변기 안에 불을 피워둔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언제 어디서나 불을 피우는 것을 아주 잘했다. "널 만나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하지만 폴리주스 약 만드는게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해리가 어렵게 화장실 문을 다시 잠그자 론이 설명했다." 그리고 그 작업을 하기엔 이곳이 가장 안전할 것 같았어." 해리가 콜린에 대해 말하려는데,헤르미온느가 끼어 들었다. "우린 이미 알고 있어-맥고나걸 교수가 오늘 아침에 플리트윅 교수에게 하는 말을 들었거든.약을 빨리 만드는 게 좋겠다고 결정한 건 바로 그것 때문이었어-" "하루라도 빨리 변신해서 말포이의 고백을 받아내는 게 좋잖아." 론이 딱딱거렸다. "내 생각엔 말야,그 녀석이 퀴디치시합에서 자니까 화풀이를 콜린에게 한 것 같아." "말할 게 또 있어" 헤르미온느가 마디풀 다발을 뜯어 약물속으로 던져 놓는 걸 지켜보며 해리가 말했다."한밤중에 도비가 왔었어." 론과 헤르미온느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해리는 그들에게 도비가 했던 말을 설명까지 곁들여서 몽땅 해주었다.헤르미온느와 론은 입을 떡 벌린 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비밀의 방이 저네도 열린 적이 있단 말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러면 결말은 났군." 론이 의기 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시우스 말포이가 여기 학교에 있을 때 그 방을 열었던 게 틀림없어.그리고 이제 그 아들 드레이코에게 그것을 여는 방법을 말해준 거야.하지만 도비가 그 안에 어떤 종류의 괴물이 있는지 말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걸.그런데 그 괴물이 학교를 몰래 돌아다니고 있는 걸 어떻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까? "모습이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헤름온느가 거머리를 냄비 바닥에다 대고 누르며 말했다. "아니면 변장할 수 있다던가-갑옷이나 뭐 그런 것으로 말야-'카멜레온 굴 귀신'에 대해서 읽은 적이 있거든-" "넌 책을 너무 많이 읽었어,헤르미온느." 론이 죽은 풀잠자리들을 거머리 위에 쏟아 부으며 말했다.그는 빈 풀잠자리 봉지를 팡 터트리고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우리가 기차를 타지 못하게 막은 것도,네 팔을 부러뜨린 것도 다 도비 짓이란 말이지..."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이거 아니,해리? 그 도비인지 뭔지 하는 요정이 너의 생명을 구하려고 하는 짓을 당장 그만두지 않는다면 잘못하다간 넌 진짜 죽게 될지도 몰라." 콜린 크리비가 습격을 받아서 병동에 죽은 듯이 누워있다는 소식은 월요일 아침엔 학교 전체로 퍼져나갔다. 무성한 소문과 의심으로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졌다. 1학년들은 혼자 다니다가 습격을 받을까봐 꼭 무리를 지어 다녔다. 지니 위즐리는 마법 수업 시간에 옆에 앉던 콜리 크리비가 그렇게 되자 넑이 반쯤 나가 있었는데,프레드와 조지는 그녀를 위로한답시고 엉뚱한 장난들을 쳤다.그들은 번갈아 가며 털이나 부스럼드을 얼굴에 잔뜩 붙이고는 그녀를 놀래키곤 했다.이런 그들의 장난은 위즐리 부인이 퍼시의 편지를 받고,지니를 놀리는 일을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혼이 날 줄 알라는 경고를 할 때까지 계속되었다.그러는 사이,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선생님들 몰래,부적 같은 것을 사들이고 있었다.네빌 롱바텀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커다란 초록색 양파와,뾰족한 자줏빛 크리스탈과,썩은 도룡뇽 꼬리를 샀는데,주위 친구들이 그는 순수 마법사 혈통이기 때문에 전혀 습격받을 위험이 없다며 안심시키려 해도 전혀 소용없었다. "스큅인 필치가 가장 먼저 희생당했잖아." 네빌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내가 스큅이나 마찬가지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야." 12월 둘째 주가 되자 예전처럼 맥고나걸 교수가 크리스마스에 학교에 남아있을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목록에 주저 없이 이름을 썼는데 말포이 역시 남아있을 거라는 말을 듣자 매우 수상쩍은 생각이 들었다.안타깝게도 그 마법의 약은 반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약이 완성되려면 바이콘의 뿔과 오소리의 가죽이 필요한데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스네이프 교수의 개인 창고뿐이었기 때문이었다.해리는 그러나 남몰래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을 털다가 붙잡히느니 차라리 슬리데린의 전설적인 괴물과 직접 맞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스네이프 교수 말야." 목요일 오후,다른 기숙사 아이들과 함께 듣는 마법의 약 수업시간이 다가왔을 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잠깐 다른 데 신경 쓰도록 해야 해.그때 우리 중 하나가 스네이프 교수의 개인 창고로 몰래 숨어 들어가서 필요한 걸 가져오는 거야." 해리와 론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훔치는 건 내가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사무적인 어조로 계속했다. "너희 둘은 더 이상 말썽을 피웠다가는 쫓겨날 게 뻔하지만 난 학교 규칙을 어긴 적이 별루 없잖아.그러니까 너희들은 5분 정도만 스네이프 교수의 주의를 딴 데 로 돌릴 수 있도록 소란을 좀 피워봐." 해리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스네이프의 마법의 약 수업 시간에 고의로 소란을 피우는 건 잠자는 용의 눈을 찌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마법의 약 수업은 커다란 지하 감옥에서 이루어졌다.오늘 수업 역시 평상시와 다름없이 딱따하게 진행되었다. 놋쇠 저울과 각 재료가 담긴 병들이 올겨져 있는 나무 책상들 사이에서 스무 개의 냄비가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스네이프 교수가 김 사이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그린핀도르 학생들의 실험에 대해 일일이 트집을 잡자 슬리데린들이 고소하다는 듯 낄낄거렸다.해리는 스네이프가 가장 좋아하는 학생인 드레이코 말포이가 아까부터 계속 툭 튀어나온 복어 같은 눈으로 자신과 론을 흘금흘금 쳐다보는 걸 알고 있었지만,스네이프 교수에게 "불공평하다" 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징계를 받게 되리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모른 체했다. '부풀어오르는 약' 이 정상치보다 너무 묽게 만들어졌지만,해리는 달리 어찌해 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지금 그의 마음은 온통 딴 데 가 있었다.그는 헤르미온느가 언제 신호를 보낼까에만 온 신경을 쓰고 있었으므로,스네이프 교수가 발을 멈추고 그가 만든 약을 비웃고 있는 것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스네이프 교수가 네빌을 곯려주려고 돌아섰을 때,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눈짓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해리는 얼른 냄비 뒤로 가서 주머니에서 프레드의 필리버스터 불꽃놀이를 꺼내,요술지팡이로 쿡 찔렀다.그러자 푸푸 하며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시간이 별로 없었으므로,해리는 얼른 그것을 고일의 냄비 속을 툭 던져 넣었다.그러자 고일의 약이 크게 폭발하여 아이들에게로 튀었다.아이들이 비명을 질러댔다.그 냄비를 마주하고 서 있었던 말포이의 코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고일은 아무 것도 모르고 양손을 눈에 갖다댔다가,눈이 커다란 접시만 하게 팽창해버리고 말았다.정신을 차린 스네이프 교수는 곧 아이들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그 혼란 소겡서도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살그머니 빠져나간 스네이프 교수의 창고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 "조용히! 조용히 해!" 스네이프 교수가 큰 소리로 말했다."약물이 튄 사람들은 '수축하는 약'을 줄 테니 이 앞으로 나오세요.대체 어떤 자식이 이렇게 한 거야?" 해리는 말포이가 수박만해진 코의 무게 때문에 고개를 푹 숙이고ㅡ허둥지둥 앞으로 걸아나가는 걸 보자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어떤 아이는 양팔이 곤봉처럼 굵어졌고,또 어떤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입술이 부풀어올랐다.반 아이들 거의 반 정도가 스네이프 교수의 책상 앞으로 몰려나갔을 때,해리는 망토 앞이 불룩해진 헤르미온느가 지하 감옥으로 다시 슬그머니 들어오는 걸 보았다.아이들의 해독제를 마신 뒤 부풀어오른게 자라앉자.스네이프 교수가 고일의 자리로 휙 날아와 냄비 소에서 까만 재로변한 불꽃놀이를 발견하고 끄집어 내었다.주위가 갑자기 잠잠해졌다. "이걸 던지 녀석이 누군지 알아내기만 하면," 스네이프 교수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드시 퇴학시키고 말 테다." 해리는 억지로 태연한 척했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계속 그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으므로, 10분 뒤 울린 종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는 내가 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는게 분명해."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다시 급히 들어가며 해리가 론과 흐레미온느에게 말했다. "틀림없어." 헤르미온느가 새로 구한 재료들을 냄비 속으로 집어넣고 힘껏 휘젓기 시작했다. "이제 2주일만 있으면 될 거야." 그녀가 만족스럽게 말했다.해리를 안심시켜 말했다. "그가 뭘 할 수 있겠니?" "스네이프 교수를 잘 알잖아,좀 찜찜해." 약이 거품을 일으키며 부글부글 끓을 때 해리가 말했다. 1주일뒤,현관 안의 홀로 걸어가던 해리와 론과 흐레미온느는 게시판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았다. 그들은 금방 게시된 양피지에 쓰인 공고문을 읽고 있었다.시무스 피니간과 딘 토마스가 흥분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손짓을 했다. "결투 클럽이 생긴대!" 시무스가 말했다. "오늘 밤에 첫 번째 모임이 있을 거래! 결투 수업은 괜찮을 거야.요즘 같은 날에는 여러 모로 쓸모있을 거야." "뭐야.그럼 그걸 들으면 슬리데린의 괴물과 결투를 할 수 있다는 거야?" 론은 이렇게 말했지만, 그 역 시 그 공고문을 흥미롭게 읽었다. "괜찮을 것 같은데."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우리도 갈래?"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모두 동의했으므로,그날 저녁 8시에 그들은 다시 연회장으로 내려갔다.긴 식탁들은 모두 치워지고,머리 위에 둥둥 떠 있는 수천 개의 촛불로 밝혀진 황금빛 무대가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다.벨벳처럼 까만 천장 아래에아이들이 하나같이 흥분한 얼굴로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전교 학생이 다 모였는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누가 가르칠까?"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는 아이들을 해치고 나아가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플리트윅 교수가 젊었을 때 결투 챔피언이었다고 하던데-어쩌면 그가 그리칠지도 몰라." "내 생각엔-" 해리가 말하려는 순간 질데로이 록허트 교수가 눈부시게 반짝반짝 빛나는 빈한 자줏빛 망토를 입고 스네이프 교수와 함께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그것을 보고 해리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스네이프 교수는 평상시처럼 까만 망토를 입고 있었다.록허트 교수가 팔을 흔들어 조용히 하라고 한 뒤 큰소리로 말했다. "이쪽으로 모이세요,이쪽으로 모여요! 모두들 내가 보입니까? 모두들 내 말이 들립니까?좋습니다!" "자,덤블도어 교수님께서 제가 이 결투 클럽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제 자신이 수없이 만은 어려움을 겪을 떄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아 물론 상세한 것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출간된 제 책을들 보면 됩다니다만 어쨋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여러분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자리입니다.저를 도와주실 스네이프 교수를 소개합니다."록허트 교수가 입이 찢어지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이 분은 결투에 대해선 조금밖에 모르지만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시범을 보일 때 기꺼이 절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그러나 아무 걱정 마세요.-저를 잠깐 도와주신 뒤에는 다시 마법의 약을 가르치러 가시 테니까요,절대 두려워할 것 없어요!" "두 사람이 서로를 끝장내 버린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투덜걸렸다.스네이프 교수의 윗입술이 비틀리고 있었다.해리는 록허트 교수가 왜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스네이프 교수의 음산한 표정을 보았다면 누구든 달아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 텐데 말이다. 록허트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가 서로 마주 보고 인사를 나눴다. 아니,적어도 록허트 교수는 그럴듯하게 예의를 차렸지만,스네이프 교수는 무뚝뚝하게 머리만 살짝 끄덕였다.그 뒤 그들이 요술지팡이를 몸 앞으로 들어올렸다. "이것이 바로 결투 자세입니다." 록허트 교수가 청중을 향해 설명했다. "셋을 세자마자,첫 번째 주문을 외울 것입니다.물론,지금은 치명적인 주문은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 스네이프 교수가 이를 드러내는 걸 보며 해리가 말했다. "하나-둘-셋-" 둘 다 요술지팡이를 머리 위로 크게 휘두르고는 상대쪽으로 갖다됐다.스네이프 교수가 외쳤다. "익스펠리아르무스!" 눈부신 자줏빛 불빛이 번쩍 하더니 록허트 교수가 벌렁 나가떨어졌다.그리고 뒷걸음으로 도망가다가 벽에 세게 부딪힌 뒤 마룻바닥으로 주르르 미끄러져 팔다리를 뻗고 누워버렸다.말포이와 다른 슬리데린 몇 명이 호나호를 했다.헤르미온느는 발끝으로 서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괜찮을까?" "알게 뭐야?" 해리와 론이 동시에 말했다.록허트 교수가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모자는 떨어지고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은 빳빳이 서 있었다. "어-다들 잘 보았지요?" 그가 비틀거리며 다시 무대 의로 올라가면서 말했다."그건 '무장 해제 마법'이었습니다.여러분이 보신 것처럼 제가 지팡이를 놓치조 말았잖아요,스네이프 교수,하지만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전 교수님의 의도를 대번에 알 수 있었답니다.따라서 제가 마음만 먹었다면 막아내는 건 간단했을 겁니다.그러나 학생들에게 그 주문의 효과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길 대단히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스네이프 교수는 살기 등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챘는지,록허트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시범은 이마하면 충분한 것 같군요! 이제 여러분들을 둘씩짝 지워줄까 합니다.스네이프 교수,저를 도와주고 싶으시다면-" 그들은 학생들 사이로 들어와 서로 짝을 지워 주었다.록허트 교수가 네빌을 저스틴 핀치-플레츨리오 짝 지워주는 사이에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와 론에게로 다가갔다. "단짝을 갈라놓을 시간이 된 것 같구나." 그가 비웃으며 말했다. "위즐리,넌 피니간하고 해라.포터는-" 해리는 무심토 헤르미온느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면 안되지."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말포이 군,이리 와요,우명한 포터와 한번 붙어 봐야지.그리고 그레인저-넌 벌스트로드와 짝 짓고." 말포이와 능글맞게 웃으면서 거들먹거리며 걸어왔다.그의 듸에서 아주 심술궂게 생긴 슬리데린의 여자아이 하나가 걸어왔다.몸집이 크고 어깨가 떡 벌어졌으며 턱이 툭 튀어나온 아이였다.헤르미온느가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녀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다들 짝과 마주 서세요!" 록허트 교수가 다시 무대 위로 올라가 외쳤다. "그리고 상대방을 향해서 경례!" 그러나 해리와 말포이는 무뚝뚝하게 서로의 눈만 똑바로 쳐다보고 서 있었다. "요술지팡이 준비!" 록허트 교수가 소리쳤다. "셋을 세면,상대방에게 무장해제 주문을 외우세요-그저 무장 해제만 시키는 겁니다.-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기 때문입니다-하나...둘...셋-"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높이 휘두르려는 순간 말포이가 규칙을 어기고 '둘'에서 주문을 외워버렸다.해리는 마치 냄비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그는 비틀거리면서도,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요술지팡이를 곧장 말포이에다가 갖다대고 외쳤다. "릭투셈프라!" 은빛 빛줄기가 말포이의 복부를 치자 그가 씨근거리며 허리를 꼬부렸다. "무장 해제만 하라고 했잖아!" 말포이가 무릎을 꿇고 풀썩 주저앉아,록허트 교수가 놀라서 결투를 벌이고 있는 아이들의 머리 위로 소리쳤다,해리는 말 c0結“ 던진 주문은 '간지럼 태우기 주문'이었던 것이다.말포이는 웃느라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해리는 말포이에게 다른 마법을 건 게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그건 착오였다.말포이가 숨을 헐떡이며 ,요술지팡이를 해리의 무릎에 갖다댔다.그리고 헐떡이는 소리로 "타란탈레그라!" 라고 외치자 해리의 다리가 갑자기 정신없이 퀵스텝을 밝기 시작했다. "그만! 그만!" 록허트 교수가 소리만 지르고 있자,스네이프 교수가 대신 수습을 맡았다. "피니트 안칸타템!" 그가 소리쳤다.그러자 해리는 춤추는걸 멈췄고,말포이는 웃는 걸 멈췄다.그제야 둘 다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주위가 온통 초록빛 연기로 휩싸여 있었다.네빌과 저스틴 모두 마룻바닥에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론은 얼굴이 창백해진 시무스를 잡고,자신의 망가진 요술지팡이가 한 짓을 사과하고 있었다.하지만 헤르미온느와 밀리센트 벌스트로드는 여전히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밀리센트가 헤르미온느의 머리를 겨드랑이에 끼어 세게 짓누르자 헤르미온느가 아파서 훌쩍이고 있었다.두 사람의 요술지팡이는 다 마룻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해리는 달려들어 밀리센트를 잡아뗐다.그러나 그녀의 몸집이 훨씬 더 컸으므로 쉽지가 않았다. "이럴 수가,이럴 수가."록허트 교수가 결투들이 벌어진 현장을 바라보며 맥없이 중얼거렸다. "넌 올라가라,맥밀란...조심해요,포세트 양...꽉 쥐고 있어요,그러면 피가 곧 멈출 거예요,부트..." "여러분에게 악의가 있는 주문을 막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좋을 것 같군요."록허트 교수가 연회장 한가운데에서 어리둥절해져서 서 있다가 말했다.두 눈을 부라리고 있는 스네이프 교수를 흘끗 쳐다보고는 얼굴 눈길을 돌렸다. "지원자 한쌍 나오세요-롱바텀과 핀치-플레츨리,너희들은 어떠니?" "그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군요,록허트 교수." 스네이프 교수가 커다란 박쥐처럼 휙 날아오며 말했다. "롱바텀은 가장 간단한 주문으로도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는 아이거든요.그 앨 시켰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요." 불그스름한 네빌의 동그란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말포이와 포터는 어떻소?" 스네이프 교수가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오!" 학생들이 그들에게 공간을 주기 위해 위로 물러서자 록허트 교수는 해리와 말포이에게 연회장 한가운데로 나오라고 손짓을 했다. "자,해리." 록허트 교수가 말했다. "드레이코가 요술지팡이를 네게 갖다대면,넌 이렇게 하는 거야." 그러면서 그가 자신의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려 복잡하게 휘두르는 동작을 시범 보이려다가 그만 떨어뜨리고 말았다.스네이프교수가 능글맞게 비웃자 록허트 교수가 얼른 다시 집어 들었다. "내 지팡이가 좀 흥분했나 봅니다-" 스네이프 교수가 말포이에게로 다가가더니 그의 귀에 대고 무어라고 속삭였다.말포이도 역시 능글맞게 웃었다.해리가 고개를 들어 록허트 교수를 초조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교수님.그 막는 방법 한번만 더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왜,겁나니?" 말포이가 록허트 교수가 들을 수 없도록 낮게 말했다. "웃기지 마." 해리 역시 작은 소리로 말했다.록허트가 해리의 어깨를 유쾌하게 쳤다."그저 내가 했던 대로만 해라,해리!" "뭐라구요,그럼 지팡이를 떨어뜨리란 말씀이세요?" 하지만 록허트는 듣고 있지 않았다. "셋-둘-하나-시작!" 그가 소리쳤다.말포이가 얼른 지팡이를 들어올려 큰 소리로 말했다. "세르펜소르티아!" 그러자 그의 지팡이 끝에서 폭발이 일어났다.해리가 깜짝 놀라 쳐다보고 있는데 그곳에서 길다란 까만 뱀 한마리가 튀어나와,마룻바락으로 툭 떨어지더니 몸을 일으키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자 그 주위가 텅 비어버렸다. "움직이지 마라,포터." 성난 뱀을 똑바로 쳐다보며 꼼짝 않고 서 있는 해리의 모습이 매우 재미있다는 듯,스네이프 교수가 빈들빈들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걸 없애주마..." "내가 하겠소!" 록허트 교수가 소리쳤다.그가 요술지팡이를 뱀에게 휘두르자 펑 하는 큰 소리가 났다.그러자 그 뱀은 사라지기는커녕,공중으로 3미터쯤 날아올라갔다가 철썩 하며 다시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뱀이 화가 났는지 미친 듯이 쉬쉬거리며 저스틴 핀치-플레츨리 쪽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여가더니,몸을 일으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해리는 자신이 그때 왜 그렇게 했는지,또 그런 일을 할 생각이 있기는 했던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한 가지 확신한 것은 그저 마치 자신이 마법에 걸리기라도 한 듯이 뱀에게로 다가가 "얌전히 있어" 라고 말했다는 것뿐이었다.그러자 놀랍게도 그 뱀은 까만색의 굵은 수도 호스처럼 온순하게 마룻바닥으로 축 늘어지더니 해리를 바라보기만 했다.해리는 두려움이 싹 가시는 걸 느꼈다.그는 그 뱀이 이제 아무도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지만,그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그는 겁에 질려 있던 저스틴이 안도하거나,심지어 고마워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걸 보기를 기대하면서,씩 웃으며 올려다보았다. "너 지금 무슨 장난 치고 있는 거니?" 저스틴이 고함을 치더니 해리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홱 돌아서서는 성을 내며 연회장 밖으로 나가버렸다.스네이프 교수가 앞으로 걸어나와,지팡이를 한번 휘두르자,그 뱀이 작은 까만 연기로 사라져 버렸다.스네이프 교수도 해리를 뜻밖의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해리는 날타롭고 빈틈없는 그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사방에서 불길하게 수군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그때 누군가가 그의 망토 자락을 붙잡당겼다. "어서." 그의 귀에 론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서 가자..." 론은 그를 연회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헤르미온느도 허둥지둥 둘을 따라나갔다.그들이 지나가자,다른 학생들을 마치 어떤 전염병이 옮겨붙기라도 한 것처럼 뒤로 슬슬 내뺐다.해리는 무슨 영문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론과 헤르미온느도 걸어가는 동안 내내 아무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그 뒤 텅 빈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로 들어가자 론이 해리를 한 안락의자를 밀치며 말했다. "뱀의 말으 하다니,왜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지?" "내가 뭐라구?" 해리가 말했다. "뱀의 말을 한다구!" 론이 말했다. "뱀에게 말할 수 있다는 뜻이야!" "나도 알아." 해리가 말했다. "내 말은,내가 그렇게 한 게 이범이 두 번째라는 거야.언젠가 동물원에서 뜻하지 않게 보아 구렁이를 부추겨 내 사촌 두들리를 공격하게 한 적이 있었어-말하자면 길어-하지만 그때 그 뱀이 내게 브라질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었지,그건 내가 마법사라는 걸 알기 전이었어- "보아 구렁이가 네게 브라질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구?" 론이 들리락 말락한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게 어떻다는 거야?" 해리가 말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할 수 있는 거 아냐?" "아냐,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해." 론이 말했다. "그거그렇게 흔한 재능이 아냐.해리,이건 나쁜 거야." "뭐가 나빠?" 해리가 은근히 화가 나는 걸 느꼈다. "모두들 왜 그러는 거야? 잘 들어,내가 그 뱀에게 저스틴을 공격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아.그 뱀에게 바로 그렇게 말했니?" "무슨 뜻이야? 너도 거기에 있었잖아...내 말을 들었을 것 아냐..." "난 네가 뱀의 언어로 말하는 소릴 들었어." 론이 말했다. "뱀의 언어 말야.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아무도 몰라-저스틴이 겁에 질렸던 것도 당연해,네 말소리는 꼭 뱀을 부추기거나 뭐 그런 것처럼 들렸어-소름 끼쳤다구-" 해리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 입을 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다른 언어를 말했다구? 하지만-난 깨닫지 못했어-어떻게 나 자신도 모르는 말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거야?" 론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론과 헤르미온느 모두 마치 누군가가 죽기라도 한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해리는 뭐가 그리 끔찍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뱀이 저스틴의 머리를 물어 뜯지 못하게 한 게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니?" 그가 말했다. "저스틴이 '목이 없는 사냥꾼 협회' 에 들어갈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구?" "중요해." 헤르미온느가 마침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왜냐하면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바로 뱀과 의사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야.슬리데린 기숙사의 상징이 뱀인 건 바로 그 때문이지." 해리의 입이 딱 벌어졌다. "바로 그거야." 론이 말했다. "그리고 지금쯤 모든 아이들이 네가 그의 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나 뭐 그런 관계쯤 된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난 아냐." 해리는 자신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건 입증하기가 어려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는 1000년 전쯤에 살았던 사람이니까 말야.우리가 알고 있는건,그저 네가 그의 후손일지도 모른다는 것뿐이야." 해리는 그날 밤 몇 시간 동안이나 눈을 뜬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창 밖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내가 정말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후손일까?해리는 아버지의 가족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더즐리 가족은 언제나 그가 마법사 친척들에 대해 묻는 걸 질색했었다.해리는 조용히 뱀의 언어로 말을 해보려 했다.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그렇게 하려면 뱀과 얼굴을 맞대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난 그리핀도르에 있어,해리는 생각했다.내가 슬리데린의 피를 가졌다면 마법의 분류 모자가 날 여기에 넣지 않았을 거야..." '아.' 그의 머리 속에서 심술궂은 어떤 작은 목소리가 말했다. '하지만 분류 모자는 널 슬리데린에 넣고 싶어했어,기억나지 않아?' 해리는 몸을 뒤척였다.다음날 약초학 수업 시간에 저스틴을 만나며느그가 뱀을 부추겼던 게 아니라.그를 해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거라고 설명하리라,그건 너무도 분명한사실이라고(그는 화가 나서 주먹으로 베개를 퍽퍽 때렸다).그러자 다음날 아침,밤새 내리기 시작한 눈이 심한 눈보라로 변하는 바람에 그 학기의 마지막 약초학 수업이 그만 휴강되고 말았다.스프라우트 교수가 직접 맨드레이크에게 양말과 목도리를 씌워주고 싶어했던 것이다.그것이아무나 할 수 없는 까다로운 일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무엇보다 맨드레이크를 잘 보호해서 노리스 부인과 콜린 크리비를 회복시킬 수 있을 만큼 빨리 자라게 하는 게 너무도 중요했기 때문이었다.해리가 그린핀도르 학생 휴게실의 난로 옆에서 고민하고 있는 동안,론과 헤르미온느는 그 시간을 이용해 마법사 체스 게임을 했다. "제발,해리." 론의 비숍 중 하나가 그녀의 나이트를 말에서 떨어떠려 체스 판 밖으로 끌어냈을 때 헤르미온느가 화를 내며 말했다. "그렇게 걱정되면 저스틴을 찾아서 직접 해명을 하는 게 어때." 해리는 그녀의 말대로 저스틴을 찾아 나서기로 하고 초상화 구멍으로 나갔다.창문마다 굵은 회색빛 눈발이 날리고 있었으므로 성은 평상시보다 더 어두웠다.해리는 추위로 후들후들 떨면서,교실들을 지나갔다.안에서 수업하는 소리가 들렸다.맥고나걸 교수가 누군가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는데,들리는 소리로 판단하건대,학생 중의 하나가 오소리로 변한 것 같았다.해리는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계속 걸었다.그리고 저스틴이 자유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서관을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약초학 수업을 같이 듣는 후플푸프 아이들은 정말로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길게 늘어선 높은 책시렁들 사이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흥미진진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가 저스틴이 있는지 보려고 다가가고 있을 때 그들이 하고 있는 말이 귀에 들어와다.그는 얼른 발을 멈추고 몸을 숨겼다. "어쨋든,"한 뚱보 남자애가 말했다. "저스틴에게 우리 기숙사에 숨어 있으라고 했어.포터가 만약 그 애를 다음 희생자로 점찍었다면,한동안 눈에 띄지 않는 게 최선일 거라는 얘기지.저스틴은 언젠가 우연히 자신이 머글 태생이라는 말을 포터에게 했었는데 그 이후로 죽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해했었대.그에게 글쎄 이튼 학교에 가려다가 이리로 오게 되었다고 말했었다나봐.그런 말을 아무렇게 않게 슬리데린의 후계자에게 떠들어대다니,그 애도 참 한심해." "그럼 넌 그게 다 포터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니,어니?" 금발머리를 길게 땋아늘인 여자아이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한나." 그 뚱보 남자애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 애는 뱀의 말을 했어.그 앤 어둠의 마법사가 틀림없어.너 좋은 마법사 치고 뱀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봤어? 사람들은 슬리데린을 뱀의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불렀어." 분명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몹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었렸다.어니가 계속했다. "벽에 쓰여진 말 기억나니? 후계자 적들이여,조심하라 라는 말 말야.포터는 필치와 약간 언쟁벌였었어.그런데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졌니.필치의 고양이가 공격받았잖아.1학년생 크리비는 퀴디치 시합에서 포터를 화나게 했었어.그가 진흙 바닥에 누워있는 사진을 찍는다고 말야.그런데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졌니-크리비가 공격받았잖아. "하지만 그렇게 착해 보이는 애가 어떻게." 한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리고,뭐랄까.그 앤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한 장본인이잖아.그 애가 그렇게 나쁜 아이일 리가 없어.안 그래?" 어니가 목소리를 속삭이듯이 낮추자,아이들이 더 가까이 모여들었으므로 해리는 좀더 잘 듣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 애가 그 사람의 공격을 받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아무도 몰라.더 정확하게 말하면,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앤 그저 갓난아기에 지나지 않았어,그 애는 흔적도 없어.사라졌어야 해.그런데 봐,그 애는 멀쩡히 살아남았잖아.그런 저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건 그 애가 아주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라는 증거야." 그가 목소리를 아주 낮춰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 사람이 애당초 그 앨 죽이고 싶어했던 건 어쩌면 바로 그 때문인지도 몰라.쉽게 말하면 자신에게 필적한 만한 또 다른 어둠의 마법사를 없애버리려 했다는 얘기지.포터가 숨기고 있는 다른 힘들은 무엇일까?" 해리는 더 이상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큰소리로 목을 가다듬으며,책시렁들 뒤에서 걸어나왔다.후플푸프의 아이들은 그를 보자 돌처럼 굳어버렸다.어니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안녕." 해리가 말했다. "저스틴 핀치-플레츨리가 어디에 있는지 혹시 아니?" 후플푸프 아이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그들 모두 걱정스러운 얼굴로 어니를 바라보았다. "그 애는 왜?" 어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결투 클럽에서 일어날 뱀 사건 때문에 말야.그 애에게 정말로 어떤 일이 있었난던 건지 설명하라구." 해리가 말했다.어니가 새하얘진 입술을 깨문 뒤,심호흡을 했다. "우리들 모두 그 자리에 있었어.그리고 우린 그 때 어떤 일이 있어나는지 다 보았어." "그러면 내가 뱀에게 말한 뒤,뱀이 뒤로 물러섰다는 걸 알아챘겠네?" 해리가 말했다. "아냐." 어니는 완강히 말했지만,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넌 뱀에게 조스틴 쪽으로 가라고 말했어." "난 뱀에게 그 애를 쫓아가라고 하지 않았어!" 해리가 말했다.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뱀은 그 앨 건드리지도 않았잖아!" "하마터면 그럴 뻔했어." 어니가 말했다. "그리고 네가 엉뚱한 생각을 할까봐 말하는데." 그가 급히 말했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우리 가족은 위로 9대까지 마녀와 마법사들이었어.내 혈통은 어느 누구보다도 순수해,그러니까-" "난 네가 어떤 혈통인지 관심 없어!" 해리가 사납게 말했다. "내가 왜 머글 태생들을 습격하고 싶어하겠어? "난 네가 함께 사는 머글들을 지독히도 싫어하다는 말을 들은 젓이 있어." 어니가 얼른 말했다. "누구든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살아본다면 다 그렇게 될 거야." 해리가 말했다. "너도 한번 그 집에서 살아보라구.: 그가 그렇게 말하고는 홱 돌아서서 발을 쾅쾅 구르며 도서실에서 나가는 바람에 금박을 입힌 눈초리를 받았다.해리는 너무 화가 나서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그런데 깜박하는 사이 어느 복도로 들어섰는데,뭔가 아주 크고 딱딱한 것에 부딪히는 바람에 그만 마룻바닥으로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오,안녕,해그리드." 해리가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해그리드의 얼굴은 어깨까지 덮는 큰 양모 털모자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지만,두더지 가죽 코트를 입고 복도를 다 막고 서 있는 것으로 보아,그인 게 분명했다.장갑을 낀 그의 커다란 손에 죽은 수탉이 들려 있었다. "잘 지냈니,해리?" 그가 털모자를 벗으며 말했다. "왜 수업에 안 들어가고?" "휴강됐어요." 해리가 일어서며 말했다.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해그리드가 축 처진 수탉을 들어올렸다. "이번 학기에 벌써 두번째야." 그가 설명했다. "여우도,피빨아먹는 도깨비의 짓도 아냐,그래서 교장 선생님의 허가를 받아 닭장에 마법을 걸어 두려고 가는 참이야." 그가 눈이 묻어 희끄무레해진 눈썹을 모으고 해리를 더 주의 깊게 살폈다. "너 정말 괜찮니? 굉장히 흥분하고 화난 거처럼 보이는데." 해리는 어니와 다른 후플푸프 아이들이 그에 대해 말했던 것을 해그리드에게 말해 줄 기분이 아니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전 이만 가보는 게 좋겠어요,해그리드,다음 시간이 변신술 수업이라 택을 가지러 가야 하거든요." 그는 마음이 온통 어니가 했던 말로 가득 차 있었지만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스틴은 언젠가 우연히 자신이 머글 태생이라는 말을 포터에게 했었는데 그 이후로 죽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해했었대.' 해리는 계단을 쾅쾅 밟으며 올라가 또 다른 복도로 방향을 돌렸다.그곳은 훨씬 더 어두웠다.꽉 닫히지 않은 창문 사이로 불어닥친 세찬 바람 때문에 횃불들이 다 꺼져버렸기 때문이었다.그런데 복도를 반쯤 걸어갔을 때 그는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뭔가에 걸려 곤두박질치며 넘어지고 말았다.그리고 무엇에 걸려 넘어졌는지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는 심장이 멎는 것 같은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저스틴 핀치-플레츨리가 뭔가에 충격을 받은 듯 굳어버린 표정으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뻣뻣하고 싸늘하게 식은 채,마룻바닥에 누워 있었다.그것만이 아니었다.그의 옆에는 해리가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한 또 하나의 형상이 있었다.그것은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었는데,그는 더 이상 진줏빛의 뽀얗고 투명한 색을 띠고 있지 않았으며,새까맣고 그을린 모습으로 마룻바닥 위로 20여 센티미터 정도 되는 높이의 길게 누워 움직임 업이 둥둥 떠 있었다.머리는 반쯤 떨어져 있었고 역시 저스틴처럼 충격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해리는 벌떡 일어섰다.숨이 가빳고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했다.그느 아무도 없는 복도 이쪽저쪽을 미친 듯이 바라보았다.거미들이 줄지어 그 시체들로부터 황급히 달아나고 있는 게 보였다.소리라고는 복도 양쪽에 있는 교실에서 들려오는 선생님들의 희미한 목소리들뿐이었다.들아나면,아무도 그가 그곳에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그는 그들을 이대로 여기에 누워있게 내버려둘 수 가 없었다....도움을 요청해야 했다...그렇지만 그가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누가 믿어줄까? 그가 전전긍긍하며 서 있을 때,바로 옆에 있는 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소리의 요정 피부스가 튀어나왔다. "이런,꼬맹이 포터로군!" 피브스가 옆으로 급히 움직이다가 해리의 안경을 쳐서 비뚤어지게 했다. "포터 뭐하니? 포터가 왜 숨어있-" 피브스가 말을 멈추더니,공중제비를 하며 반쯤 갔다.그리곤 물구나무로 선 그가,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을 발견했다.그는 얼른 몸을 바로하고,숨을 가득 들이마시더니,해리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소리쳤다. "습격이에요! 습격! 습격이 또다시 일어났어요! 사람도 유령도 안전하지 못해요!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세요! 습겨겨격!" 쾅-와르르-쾅-복도에서 문이 잇따라 활짝 열리며 사람들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왔다.한참 동안이나 계속되는 혼란 속에서,사람들이 저스틴을 밝고 지나가거나 목이 달랑달랑한 닉을 뚫고 지나가는 일이 벌어졌다.선생님들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칠 때 해리는 아이들이 자신을 꼼짝 못하게 벽에다 밀어붙이고 있다는 걸 알았다.맥고나걸 교수가 변신술 수업을 받던 학생들과 함께 달려왔는데ㅡ한 아이의 머리카락은 여전히 흑백으로 온통 줄무늬가 처진 채였다.그녀는 요술지팡이를 이용해 펑 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조용히 시킨 뒤 모두들 교실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아이들이 다 교실로 들어가 버릴 때쯤 후플푸프 학생인 어니가 숨을 헐떡이며 도착했다. "모두 얘가 그런 거예요!" 어니가 얼굴이 새하얗게 되어.손가락으로 해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만하면 됐다,맥밀란!" 맥교나걸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피브스는 머리 위에서 심술궂게 웃으며 까불까불 움직이면서 그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피브스는 언제나 혼란을 좋아했다.선생님들이 허리를 굽혀 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을 살피자,피브스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포터,이 천덕꾸러기야,오,무슨 짓을 한 거야 학생들일 죽이다니,넌 그게 재미있는지 모르지만-" "이제 그만해,피브스!" 맥고나걸 교수가 큰소리로 호통치자 피브스가 해리에게 혓바닥을 쏙 내밀고는 뒤로 붕 날아가 사라져 버렸다.저스틴은 플리트윅 교수와 천문학과의 시니스트라 교수에 의해 병동으로 옯겨졌지만,목이 달랑달랑한 닉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다.결국,맥고나걸 교수는 마술로 허공에서 커다란 부채를 하나 만들어내더니,그것을 어니에게 주며 목이 달랑달랑한 닉을 계단 위로 둥둥 떠가게 하라고 지시했다.어니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이렇게 되자 이제 해리와 맥고나걸 교수만 남게 되었다. "이쪽으로 와라,포터." 그녀가 말했다. "교수님." 해리가 즉시 말했다. "전 맹세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이 일은 내 소관 밖이다,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들은 말없이 복도 끝의 모퉁이를 돌아가 커다랗고 굉장히 이상하게 생긴 이무기 돌 앞에서 멈춰 섰다. "레몬 방울!" 그녀가 말했다.그게 암호였는지,갑자기 아무기 돌이 움직이더니 뒤에 있는 벽이 돌로 쩍 쪼개지며 옆으로 비켜섰다.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해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벽 뒤에는 꼭 에스컬레이터처럼 위로 매끄럽게 움직이고 있는 나선형의 계단이 있었다.맥고나걸 교수와 함께 계단 위에 발을 들여놓자,벽이 쿵 하며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그들은 빙글빙글 돌며,계속해서 위로 위로 높이 올라갔고,마침내 약간 현기증이 날 때즘,눈앞에 놋쇠로 만든 그리핀 모양의 고리쇠가 달린 박달나무 문이 어슴푸레 빛나고 있었다.그는 이제야 맥고나걸 교수가 어디로 데려온 건지 알았다.이곳은 덤블도어 교수의 거처가 틀림없다. 제 12장 폴리주스 마법의 약 맨 위에 다다르자 그들은 돌계단에서 내려섰다.맥고나걸 교수가 톡톡 노크를 하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맥고나걸 교수는 해리에게 안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그를 혼자 내버려둔 채 어디론가 가버렸다.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덤블도어 교수의 사무실은 해리가 지금까지 가본 어느 교수님들의 사무실보다도 흥미로웠다.만약 학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만 아니었다면,이렇게 둘러볼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도 기뻣을 것이다.커다란 원형의 방안에서는 온갖 이상한 소리들이 났다.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긴 탁자 위에는 씽 하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어내는 은빛 도구들이 잔뜩 놓여져 있었다.사방의 벽에는 온통 역대 교장 선생님들의 초상화들로 뒤덮여 있었는데,사진틀 속의 교장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또한 갈고리 모양의 다리가 달린 굉장히 큰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그 뒤쪽에 놓여있는 선반에는 다 낡아빠지고 해진 마법사 모자가 놓여 있었다.바로 마법의 분류 모자였다.해리는 망설였다.그는 사방의 사진틀 속에서 졸고 있는 마녀와 마법사들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모자를 꺼내서 다시 한번 써봐도 괜찮겠지? 그냥 알아보려는 것뿐인데...그냥 그모자가 자신을 올바른 기숙사에 넣은 건지 확인해보려는 것뿐인데-. 그는 조용히 책상 앞으로 걸어가,선반에서 모자를 내려 천천히 머리에 썼자.모자는 너무 커서 지난번에 썼을 때처럼 눈까지 푹 덮어버렸다.해리는 모자의 까만 내부를 응시하며 기다렸다.그때 귓가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골돌히 생각하니,해리 포터?" "어,네에." 해리가 중얼거렸다.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물어볼 게 있어서요" "내가 널 올바른 기숙사에 넣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지?" 모자가 재빨리 말했다. "그래... 너의 기숙사를 정할 땐 특히 힘들었어.하지만 전에 말했던 대로야"-가슴이 두근거렸다- "넌 슬리데린에서도 잘했을 거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모자를 홱 벗었다.더럽고 색이 다 바랜 모자가 그의 손에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해리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며 모자를 다시 선반 위로 밀어 넣었다. "틀렸어요." 그가 말없는 모자에게 큰소리로 말했다.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해리는 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뒤로 물러섰다.그때 뒤에서 기침을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났다.그는 휙 돌아섰다.방안에 아무도 없는 게 아니었다.문 뒤에 있는 황금빛 홱대에 새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칠면조를 닮은 그 새는 꽤 늙어 보였다.해리가 빤히 바라보자 그것이 다시 기침과 같은 소리를 내며,마주 바라보았다.그 새는 매우아파 보였다.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었으며,해리가 지켜보고 있는 동안에도 꼬리에서 깃털 두어 개가 떨어졌다.덤블도어 교수의 애완용 새가 없다면 방안에 혼자 있게 되어 더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마치 그 생각 탓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 새가 갑자기 확 불길에 타오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해리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그리고 혹시 물컵이 하나 있나 하고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금세 그 새는 불덩어리가 되어버렸다.그리고는 꽥 하고 한번 크게 비명을 지르더니 마룻바닥에 검게 타버린 잿더미만 남았다.그 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덤블도어 교수가 매우 침울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교수님." 해리는 숨이 막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교수님의 새가-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그냥 불이 붙어버렸어요" 그러나 놀랍게도 덤블도어 교수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죽을 때가 된 걸나다." 그가 말했다. "그 새는 며칠 동안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가야 할 때가 임박했기 때문이야." 그는 해리의 얼굴에 나타난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 싱그레 웃었다. "퍽스는 불사조란다,해리.불사조들은 죽을 때가 되면 갑자기 확 타올랐다가 잿더미에서 다시 태어나지.저걸 봐라..." 해리가 내려다보자 정말로 아주 작은,쭈글쭈글한 금방 태어난 새 한 마리가 잿더미에서 얼굴을 삐죽이 내밀었다.그건 아까 보았던 그 새만큼이나 생김새가 추했다. "그 새가 불타버리는 모습을 보다니 안됐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책상 뒤로 가 앉으며 말했다. "그 새는 원래는 빨간색과 황금색의 깃털을 갖고 있는 굉장히 멋진 새란다.불사조들은 대단히 매혹적인 생물이지.굉장히 무거운 짐도 나를 수 있고,눈물은 병을 고치는 힘이 있으며,또 대단히 충실한 애완 동물이 되기도 한단다." 퍽스가 타버리는 걸 본 충격에,해리는 잠시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곳에 왔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덤블도어 교수가 책상 뒤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 하늘빛 눈으로 해리를 뚫어질 듯 바라보자 다시 모든 생각이 떠올랐다.그러나 덤블도어 교수가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사무실문이 엄청나게 큰소리를 내며 확 열리더니 해그리드가 텁수록한 까만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흥분한 얼굴로 불쑥 들이닥쳤다.손에는 아까 보았던 그 죽은 수탉이 여전히 흔들거미려 들려 있었다. "해리가 그런 게 아닙니다.덤블도어 교수님!" 해그리드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 아이가 발견되기 조금 전에 제가 그애와 말을 나누었어요,그 애는 그럴 시간이 전혀 없었어요..." 덤블도어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해그리드가 흥분해서 수탉을 이리저리 흔들어 깃털을 사방으로 흐트러뜨리며 고함을 질러댔다. "그 애가 그랬을 리가 없어요,전 필요하다면 마법부장관 앞에서라도 맹세할 수 있어요." "해그리드,난-" "사람을 잘못 보신 거예요,해리는 절대로-" "해그리드!" 덤블도어가 큰소리로 말했다. "난 해리가 다른 사람들을 습격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 해그리드가 수탉을 옆으로 툭 떨어뜨리면 말했다. "알겠습니다.전 그럼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교장 선생님." 그리고 그는 무안한 표정으로 걸어나갔다. "제가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신다구요,교수님?" 더믈도어 교수가 책상에서 수탉의 깃털을 털어 낼 때 해리가 희망을 가지고 되풀이해 물어보았다. "그렇단다,해리,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의 표정은 왠일인지 다시 침울해졌다. "하지만 네게 할말이 있어서 부른 거란다." 덤블도어 교수가 긴 손가락 끝을 한데 모으고 바라보는 동안 해리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해리,혹시 내게 말하고 싶은 건 없니?"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어떤 것이든 말이다." 해리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흥,다음은 어떤 잡종이 당할 차례일까?" 라고 소리치던 말포이와,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부글부글 끓고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떠올렸다.그리고 두 번이나 들었던 형체 없는 목소리와 "아무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야.심지어 마법사의 세계에서조차도 말야"라고 하던 론의 말도 생각났다.그는 또 모두들 그에 대해 뭐라고 수군대고 있는지와,그가 살라자르 슬리데린과 어떻게든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는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아뇨." 해리가 말했다. "아무 것도 없어요,교수님..." 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동시에 습격을 받은 사건 이후 사람들은 이제 그저 막연히 겁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공포에 떨고 있었다.이상하게도,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그렇게 된 게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 같았다.도대체 무엇이었길래 유령에게까지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무서운 힘이길래 이미 죽은 사람까지 해칠 수 있을까? 학생들은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앞다추어 호그와트 급해 열차의 표를 샀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우리밖에 안 남겠어."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우리와,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고이장히 즐거운 휴일이 되겠군." 크레이브와 고일은 말포이가 뭘 하든 무조건 따라 했으므로,크리스마스 휴일에도 그와 함께 성이 머물기로 했었다.그러나 해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나는 게 오히려 기뻤다.그는 마치 자신의 입에서 송곳니가 자라 나오거나 독액을 뿜어내기 라도 한 것처럼,사람들이 복도에서 그를 슬금슬금 피해 가는데 질려 있었다.또 그가 지나갈 때면 수군거리며,손가락질을 하거나,불평을 해대는 데도 넌더리가 났다.프레드와 조지는 그러나 이 모든 게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그들은 복도에서 해리 앞으로 걸어나가 이렇게 소리쳤다. "사악하고도 위대한 마법사 슬리데린의 후계자가 나가시니 모두 실 좀 비켜라..." 퍼시는 이런 행동을 고이장히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건 재미로 삼을 일이 아니야." 그가 차갑게 말했다. "저리 비켜,형." 프레드가 말했다. "해리는 급해." "그래,해리는 지금 송곳니가 돋아나 하인과 차 한잔 하러 비밀의 방으로 가는 길이야." 조지가 깔깔거리며 말했다.지니도 그걸 전혀 재미있어하지 않았다. "그러지 마." 그녀는 프레드가 해리에게 큰소리로 다음 번엔 누굴 습격할 계획이냐며 물을 때마다,혹은 조지가 해리와 만났을 때 커다란 마늘 한쪽으로 해리를 피하는 척할 때마다 불평을 해댔다.해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왜냐하면 프레드와 조지는 적어도 그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착상 자체가 아주 어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들의 익살스러운 장난이 드레이코 말포이를 약오르게 했던지 그는 그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마다 심술궂게 굴었다. "그건 바로 말포이 녀석이 자기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걸 말하고 싶어 좀이 쑤신다는 뜻이야." 론이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녀석은 원래 자신보다 잘난 사람은 못 봐주는 성격이잖아.그런데 일은 다 제 녀석이 했는데 엉뚱하게도 네가 유명해지니까 심술이 난 거지 뭐."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헤르미온느가 흡족한 어조로 말했다. "폴리주스 마법의 약이 거의 다 됐거든.이제 언제라도 그애에게서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마침내 학기가 끝나자,성에도 정원에 쌓인 눈만큼이나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해리는 그러나 그게 음울하기보다는 오히려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고,그와 헤르미온느와 위즐리 형제들은 그리핀도르 탑에 마음대로 드나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며 카드 놀이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몰래 결투 연습까지도 할 수 있었다.프레드와 조지와 지니는 위즐리 부부와 함께 이집트에 있는 빌을 방문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있기로 했었다.퍼시는 그들의 행동이 유치하다며 못마땅하게 생각해서,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는 거의 내려오지 않았다.그는 이미 자기가 크리스마스 동안에 학교에 머무는 것은 이런 곤란한 시기에 선생님들을 돕는 것이 반장으로서의 의무이기 때문일 뿐이라고 그들에게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었다. 크리스마스 아침은 춥고 하얗게 밝아왔다.다섯 명이 함께 쓰는 기숙사 방에 둘만 남아있던 해리와 론은 꼭두새벽부터 옷을 다 차려 입고 선물을 들고 들이닥친 헤르미온느 때문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 "일어나," 그녀가 창문 커튼을 걷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헤르미온느,넌 여기에 들어오면 안되잖아." 론이 햇빛에 눈을 가리며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선물을 던지며 말했다. "난 그 약에 풀잠자리들을 더 넣느라,거의 네 시간 전에 일어났었어.이제 다 됐어." 해리가 그 말에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일어나 앉았다. "정말이니?"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론의 쥐 스캐버스를 한옆으로 옮기고 침대 끝에 앉으며 말했다. "시험해 보기엔 오늘이 딱 좋아." 바로 그 순간,헤드위그가 부리에작은 소포를 물고 방안으로 날아들었다. "안녕," 부엉이가 침대에 내려앉자 해리가 유쾌하게 말했다. "이제는 화가 풀렸나보지?" 부엉이가 애정의 표시하도 한듯 그의 귀를 조금씩 물어뜯었다. 그건 부엉이가 지금 가져다 준 더즐리 가족에게서 온 선물보다 훨씬 더 좋은 선물이었다. 그들이 해리에게 보낸 건 고작 이쑤시개 하나와, 그가 여름 방학 동아에도 호그와트에서 보낼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쪽지 편지가 다였다. 해리의 나머지 크리스마스 선물은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 해그리드는 그에게 커다란 당밀 퍼지 통조림을 보냈으며, 론은 '대포와 함께 날기'라는 책을 주었는데, 그건 그가 가장 좋아하는 퀴디치 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이 나와있는 책이었다. 또 헤르미온느는 그에게 독수리 깃털로 만든 고급 깃펜을 사주었다. 해리가 마지막 선물을 뜯자 위즐리 부인이 손수 뜬 새 스웨터와 커다란 자두 케이크가 들어있었다. 그는 그녀가 보낸 카드를 읽으며 위즐리 씨의 차(그건 커다란 버드나무와 충돌한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와,론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또 한바탕 크게 벌어질 규칙 위반에 대해 생각하며 무거운 죄책감에 휩싸였다.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까지도, 호그와트에서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맘껏 즐기고 있었다. 연회장은 정말 멋져 보였다. 서리가 덮인 십여 개의 크리스마스 트리와,천장을 가로지르는 서양호랑가시나무와 겨우살이의 두거운 장식 리본까지,그리고 천장에서는 마법에 걸린 눈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따뜻했으며 물기도 없었다. 덤블도어는 그들에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몇 가지 캐롤 송을 부르게 했는데,해그리드는 에그노그(술에 우유와 설탕을 섞은 것:옮긴이)가 한 잔 두 잔 들어갈 때마다 점점 더 소리 높여 시끄럽게 불러댔다. 프레드는 퍼시의 반장 배지가 '바보' 라고 읽히도록 마법을 걸었는데,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퍼시는 다른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왜 그렇게 낄낄거리며 웃느냐고 물으며 다녔다.해리는 드레이코 말포이가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새 스웨터에 대해 뭐라고 큰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있는것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행운의 여신이 그들에게 살짝만 미소지어 준다면, 말포이는 몇 시간 후면 그런 짓을 한 것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 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해리와 론이 세 접시째의 크리스마스 푸딩을 다 먹어치우자 헤르미온느가 그들을 연회장 밖으로 데려가 그날 저녁의 계획을 다시 한번 일러주었다. "아직 너희들이 변할 사람들의 모의 일부가 필요해." 헤르미온느가 마치 그들을 간단한 쇼핑을 위해 슈퍼마켓에 보내기라도 하는 듯이 사무적으로 말했다. "크레이브와 고일의 것을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 그 애들은 말포이의 단짝 친구들이니까, 녀석이 뭐든지 말할 게 틀림없어.그리고 또 우리가 그 녀석에게 물어보고 있는 동안 진짜 크레이브와 고일이 불쑥 나타나지 않도록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어.하지만 그 방법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두었어." 그녀가 해리와 론의 놀란 표정을 본체만체한 채, 먹음직스런 초콜릿 케이크 두 개를 들어올리며 계속해서 말했다. "이 케이크 안에 간단한 수면제를 넣었어. 너희들은 그저 크레이브와 고일이 쉽게 이 케이크를 발견하도록 적당한 곳에 놓아두기만 하면 돼. 일단 그 애들이 잠들면, 머리카락을 몇 가닥 뽑고 그애들을 빗자루 벽장 속으로 얾겨놓도록 해." 해리와 론은 불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 내 생각엔-" "그렇게 했다간 일이 크게 잘못될 수도 있어-" 하지만 헤르미온느의 눈빛은 맥고나걸 교수의 눈빛처럼 아주 완고해 보였다. "그 마법의 약은 크레이브와 고일의 머리카락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거야." 그녀가 엄격히 말했다. "너희들 말포이를 조사해 보고 싶지 않니?" "아, 알았어,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런데 넌? 넌 누구의 머리카락을 뽑을 거니?" "난 벌써 준비해 뒀어!" 헤르미온느가 주머니에서 아주 작은 병 하나를 꺼내 그 안에 있는 머리카락 한 가락을 보여주며 밝게 말했다. "결투 클럽에서 나와 몸싸움을 벌였던 밀리센트 벌스트로드 기억나니? 그 애가 내 목을 조를 때 내 망토에 이게 묻었지뭐야! 그 앤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집에 갔어-하지만 그저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돼." 헤르미온느가 부산을 떨며 폴리주스 약을 다시 살펴보러 가자,론이 사형 선고라도 받은 것 같은 표정으로 해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거 너무 위험한 것 같지 앟니?" 하지만 해리와 론의 생각과는 달리 그 계획은 1단계는 헤르미온느가 말했던 대로 놀라울 저도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그들은 차를 마신 뒤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 안의 넓은 홀모퉁이에 숨어,슬리데린의 테이블에서 트라이블(포도주에 담근 카스텔라 류:옮긴이)을 네 그릇째 퍼먹고 있는 크레이브와 고일을 기다리고 있었다.해리는 초콜릿 케이크를 눈에 잘 띄게 계단의 난간 위에 올려놓았었다.크레이브와 고일이 연회장 밖으로 나오는 걸 발견하자,그들은 얼른 현관 옆에 있는 갑옷 뒤로 숨었다. "얼마나 멍청한지 한번 볼까?" 론이 긴장된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을 때 크레이브와 고일이 케이크들을 가리키더니 얼른 움켜잡고 멍청하게 씩 웃으며 그걸 통째로 커다란 입 속으로 쑤셔 넣었다.잠시동안,그들은 맛있어 주겠다는 듯 게걸스럽게 씹어먹었다.그리곤,별안간 둘 다 마룻바닥으로 벌렁 나자빠졌다.이제 그들은 홀 맞은편에 있는 벽장 속에 숨기는 게 문제였다.일단 그들은 양동이와 자루걸레들 사이에 안전하게 집어넣은 후,해리는 고일의 이마를 덮고 있는 억센 머리카락 두어개를 홱 잡아당겼고,론도 크레이브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았다.신발도 잠시 빌려야 했다.자신들의 신발이 크레이브와 고일의 발 크기에 비해 너무 작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는 일이 계획대로 술술 잘 풀리는 것 같아 조금 싱거운 기분으로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달려갔다.헤르미온느가 젓고 있는 냄비에서 나오는 자욱한 검은 연기 때문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해리와 론은 망토를 얼굴로 끌어올리고,조용히 문을 노트했다. "헤르미온느?" 자물쇠를 옆으로 밀어서 여는 소리가 나더니 헤르미온느가 아주 상기된 얼굴로 나타났다.그녀 뒤에서는 끈적끈적한 약이 거품을 일으키며 부글부글 끊고 있었다.변기 위에는 커다란 유리컵 세 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구했어?" 헤르미온느가 죽이고 물었다.해리가 그녀에게 고일의 머리카락을 보여주었다. "좋았어.난 세탁실에서 이 망토들을 슬쩍 집어왔어." 헤르미온느가 작은 자루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크레이브와 고일이 되면 더 큰 망토가 필요할 것 같아서 말야." 그들 셋은 냄비 속의 약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가까이 다가가서 보자,꼭 거무스름한 색의 걸쭉한 진흙이 부글부글 끊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갈 건 다 들어갔어." 헤르미온느가 '모스테 포텐트 마법의 약' 책의 얼굴진 페이지를 초조하게 다시 훑어보며 말했다. "모양이 꼭 책에서 설명한 대로야...그걸 마신 뒤 정확히 한 시간 뒤,우린 원래 모습으로 다시 변할 거야." "이제 무얼 하지?" 론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걸 석 잔으로 나눈 뒤 머리카락을 넣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그 약을 국자로 푹 떠서 각 유리컵에 담았다.그리곤,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밀리센트 벌스트로드의 머리카락을 병에서 흔들어 빼내어 첫 번째 유리컵에 넣었다.그러자 그 마법의 약이 끓어오르는 주전차처럼 큰소리로 쉬쉬거리며 거품이 일었다.그리고 잠시 뒤,메스꺼운 노란색으로 변했다. "에구.밀리센트 벌스트로드 그 애랑 똑같은 색깔이네." 론이 그것을 보고 질색하며 말했다. "맛도 틀림없이 메스꺼울 거야." "너희들도 넣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해리는 고일의 머리카락을 가운데 유리컵에 떨어뜨렸고,론도 크레이브의 것을 마지막 컵에 넣었다.두 유리컵 모두 쉬쉬 대면서 거품이 일었다.그리고 고일의 머리카락을 넣은 컵은 국방색으로,크레이브의 머리카락을 넣은 건 거무스름한 갈색으로 변했다. "잠깐만." 론과 헤르미온느가 컵을 집으려고 손을 뻗자 해리가 말했다. "다같이 이 안에서 마시면 안 될 것 같아...우리가 크레이브와 고일로 변하면 이곳이 너무 비좁을 거야.그리고 밀리센트 벌스트로드의 몸집도 그리 작지는 않잖아." "좋은 생각이야." 론이 문의 자물쇠를 열며 말했다. "각자 다른 화장실로 들어가자."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해리는 가운데 화장실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 "준비됐니?" 그가 소리쳤다. "준비됐어." 론과 헤르미온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나...둘...셋..." 코를 꼭 잡고,해리는 그 약을 두 모금에 죽 마셨다. 푹 삶은 양배추 맛이 났다.약을 마시자마자,마치 살아있는 뱀을 삼키리라도 한 듯 속이 뒤틀리지 시작했다.그는 허리를 구부린 채로,혹시 잘못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그때 위장에서부터 손끝 발끝까지 타는 듯한 강렬한 느낌이 빠르게 퍼져나갔다.그리고 온몸이 녹아 내리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면서 몸 여기저기의 살갗에 뜨거운 밀랍처럼 거품이 일었다.손가락은 굵어지고, 손톱은 넓어졌으며, 손마디가 나사못처럼 부풀어오르며 양손이 커지기 시작했다.양 어깨는 아프게 잡아늘여졌으며 이마가 따끔거리는 것으로 보아 머리카락이 눈썹 쪽으로 슬금슬금 내려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술통이 터져 버리는 것처럼 가슴이 팽창하더니 망토가 찢겨졌다.부풀어오른 발이 사이즈가 작은 신발 속에서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시작했을 때처럼 갑자기,모든 게 멈췄다.해리는 맨끝 화장실에서 시무룩하게 꼴꼴거리는 머틀의 소리를 들으며,돌처럼 차가운 마룻바닥에 얼굴을 대고 누워 있었다.그는 발을 흔들어 간신히 신발을 벗어버리고 일어났다.고일로 변한 걸 느낄 수 있었다.그는 커다란 손을 떨며,발목 위로 30센티나 기어올라가 있는 망토를 벗은 뒤,헤르미온느가 훔쳐온 망토를 입고,보트처럼 큰 고일의 구두끈을 졸라맸다.눈을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려고 손을 올리자 이마밑으로 늘어진 억센 머리카락이 느껴졌다.그리고 고일은 안경을 끼지 않기 때문인지 모든것이 흐리멍텅하게 보였다.그는 안경을 벗고 소리쳤다. "너희 둘 다 괜찮니?" 그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는 고일의 낮은 목소리가 나왔다. "응." 오른쪽 화장실에서 툴툴거리는 듯한 크레이브의 굵고 낮은 소리가 들렸다.해리는 문을 열고 금이 간 거울 앞으로 걸어나갔다.고일이 멍청하고 옴폭 들어간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해리가 귀를 긁자 거울 속의 고일도 그렇게 했다.론의 문이 열렸다.그들은 서로 빤히 바라보았다.낯빛이 창백하고 충격받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말고는,론은 푸딩 그릇 같은 헤어스타일로부터 고리라 같은 긴 팔까지 어김없이 크레이브였다. "이거 정말 믿을 수가 없어." 론이 거울 앞으로 다가가 크레이브의 납작한 코를 찌르며 말했다. "믿을 수가 없어." "서두르는 게 좋겠어." 해리가고일의 굵은 손목을 조이고 있는 손목시계를 느슨하게 하며 말했다. "그런데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은 어디에 있지? 누군가 쫓아갈 살마이 있으면 좋은 텐데..." 론이 해리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말했다. "고일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깐 굉장히 이상해." 그가 헤르미온느의 문을 세게 두드렸다. "빨리 나와,가게..." 높은 음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그에게 대답했다. "난-난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난 놔두고 그냥 가." "헤르미온느,밀리센트 벌스트로드가 못생긴 거 다 알아,그게 너라는 건 아무도 알지 못할 거야-" "아냐-정말이지-난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너희 둘 빠리 서둘러,시간 허비하지 말고"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론을 바라보았다. "그래,그렇게 하니깐 훨씬 더 고일답다." 론이 말했다. "선생님이 질문할 때마다 녀석은 항상 그런 표정을 짓잖아." "헤르미온느,괜찮니?" 해리가 문틈으로 말했다. "괜찮아-난 괜찮아...어서 가-" 해리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았다.귀중한 60분 중 5분이 벌써 지나가 버렸다. "그럼 여기서 다시 보자,알았지?" 그가 말했다.해리와 론은 화장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지 살핀 뒤 출발했다. "팔 좀 휘두르지 마." 해리가 론에게 비밀히 말했다. "뭐라구?" "크레이브는 팔을 꼭 붙이고 있잖아..." "이건 어때?" "그래,훨씨 낫다..." 그들은 대리석 계단을 내려갔다.이제 슬리데린의 학생 후게실까지 쫓아갈 슬리데린 학생 하나만 찾으면 되었다.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좋은 생각 없니?" 해리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항상 저쪽에서 아침 먹으러 오던데," 론이 지하 감옥 입구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구 입구에서 고수머리를 글게 늘어뜨린 여자아이 하나가 나타났다. "미안하지만," 론이 허둥지둥 그 애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학생 휴게실로 가는 길을 잊어먹었거든." "뭐라구?" 그 여자아이가 딱딱하게 말했다. "우리 학생 휴게실이라니? 난 래번클로 학생이야." 그 애가 수상쩍다는 듯이 그들을 돌아보며 걸어갔다.해리와 론을 급히 돌계단을 내려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크레이브와 고일의 커다란 발이 마룻바닥에 닿을 때마다 발자국 소리가 굉장히 크게 울려 퍼졌다.왠지 이 일이 예상만큼 쉽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복도는 미로처럼 복잡했지만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들은 초조하게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학교 밑으로 점점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15분쯤 뒤,거의 자포자기하다시피 했을 때,앞에서 별안간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하!" 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이제야 찾았군!" 옆방에서 누군가가 나오고 있었다.그러나 서둘러 가까이 갔을 때,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건 슬리데린의 학생이 아니라,퍼시였다. "너,여기서 뭐하니?" 론이 놀라서 말했다.퍼시는 시분이 좋은 않은 것 같았다.그가 딱딱하게 말했다. "네가 알 바 아냐,너 크레이브 맞지?" "뭐? 어,응." 론이 말했다. "빨리 기숙사로 들어가." 퍼시가 엄하게 말했다. "요즘 같을 땐 어두운 복도를 돌아다니는 게 위험하니깐 말야." "너도." 론이 되받아쳤다. "난." 퍼시가 몸을 바로하며 말했다. "반장이야.아무 것도 감히 날 습격할 생각은 하지 못할 거야." 해리와 론 뒤에서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들에게로 어슬렁어슬렁 다가왔다.해리는 난생 처음으로,그를 만난 게 너무나 기뻤다. "너희들이구나." 그가 그들을 바라보면서 점잔빼며 말했다. "여태 연회장에서 먹고 있었던 거니? 괜히 이리저리 찾아다녔잖아.정말로 이상한 걸 보여주려고 했단 말야." 말포이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퍼시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런데 넌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위즐리?" 그가 비웃으며 말했다.퍼시가 격분한 것 같았다. "학교 반장에서 좀더 공손하게 굴도록 해!" 그가 말했다. "그런 식으로 했다간 언젠가 혼날 줄 알아." 말포이가 코웃음을 치며 해리와 론에게 따라오라는 시늉을 했다. 해리는 퍼시에게 사과의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멈추고 허둥지둥 말포이를 쫓아갔다.다음 통로로 돌아갔을 때 말포이가 말했다. "저 피터 위즐리를 그냥-" "퍼시야." 론이 무심코 그의 말을 바로잡아 주었다. "아무려면 어때." 말포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난 그가 최근 들어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걸 여러 번 봤어.뭘 하고 다니는지는 다 알아.자기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한 손으로 잡을 거라고 생각하는 있는 게 뻔해." 그가 조롱 섞인 짧은 웃음을 지었다. 해리와 론은 흥분한 표정을 주고받았다.말포이는 아무 장식 없이 쭉 뻗은 습기 찬 돌담 옆에 멈춰 섰다. "새 암호가 뭐지?"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어-" 해리가 말했다. "아,그래-순수 혈통이지!" 말포이가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말하자,벽 속에 감춰져 있던 돌문이 스르르 열렸다.해리와 론은 말포이를 따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은 거친 돌 벽으로 둘러싸인,천장이 낮은 길다란 지하 방이었는데 천장에는 초록빛 나는 둥근 전등이 사슬에 매달려 있었다.정교하게 조각된 벽난로의 선반 밑에서는 불이 딱딱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고,그 주위에는 등이 높은 의자에 않아있는 슬리데린의 몇 명의 검은 윤곽이 보였다. "여기서 기다려." 말포이가 난로 뒤에 있는 빈 의자 두어 개를 몸짓으로 가리키며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난 가서 그걸 가져올게.우리 아버지가 조금 전에 내개 보내준 거야-" 말포이가 무엇을 보여줄 건지 궁금해하면서ㅡ해리와 론은 최대한 편해 보이는 척하며 앉아 있었다.잠시 뒤 말포이는 가위로 오려낸 신문 조각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돌아왔다.그는 그것을 론의 코밑으로 밀었다. "읽으면 재미있을 거야." 그가 말했다.해리와 론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는 것을 보았다.그는 그 오려낸 신문을 얼른 읽고 억지 웃음을 지으려,해리에게 건네주었다.그건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낸 기사 조각이었다. 마법부에서의 조사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의 과장인 아서 위즐리는 오늘 머글 차에 마법을 건 죄로 50갈레온의 벌금에 처해졌다.금년 초에 마법에 걸린 차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추락하자 이 학교의 이사장 루시우스 말포이 씨는 오늘 위즐리 씨의 사임을 요구했다. "위즐리씨는 마법부의 며예를 실추시켰습니다." 말포이 씨는 리포터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법을 제정하는 일에는 확실히 부적합하며 그의 우스꽝스러운 머글 보호 법령은 즉시 폐기되어야 합니다." 위즐리 씨는 여기에 대해 어떤 논평도 거부했고,거의 아내는 리포터들에게 당장 나가라며,그렇지 않으면 그 가족의 굴 귀신에게 그들을 습격하게 할 거라고 협박했다. "어때?" 해리가 그 오려낸 신문을 그에게 다시 돌려주자 말포이가 조바심 내며 말했다. "우습지 않니?" " 하,하." 해리가 찬바람 나게 말했다. "아서 위즐리는 머글들은 너무 좋아해서 탈이야.그는 차라리 요술지팡이를 뚝 부러뜨리고 그들에게로 가서 사는 게 나을 거야." 말포이가 경멸하는 투로 말했다. "위즐리 가족은 전혀 순수 혈통처럼 행동하지 않는 단 말야." 론의 -아니,크레이브의-얼굴이 화가 나서 일그러졌다. "왜 그래,크레이브?" 말포이가 날카롭게 말했다. "배가 아파서." 론이 툴툴거렸다. "그럼,병동으로 올라가서 나 대신 저 모든 잡종들을 발길로 한 번씩 걷어차 줘." 말포이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이 모든 습격 사건들이 '예언자 일보'에 아직 실리지 않았다는 게 정말 놀라워." 그가 생각에 잠겨 계속했다. "내 생각엔 덤블도어가 그 모든 걸 쉬쉬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계속된다면 그는 파면당하고 말 거야.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늙은이 덤블도어가 이곳에서 가장 골칫거리라고 하셨어.그가 머글 태생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지.훌륭한 교장 선생님이라면 크리비 같은 인간 쓰레기를 들어오게 하지 않았을 거야." 말포이는 상상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며 콜린 흉내를 냈는데,지독하게 똑같아 보였다. "네 사진 찍어도 되니,포터" 사인 좀 해줄 수 있니? 네 신발 좀 핥아도 되니,제발, 포터?" 그가 손을 내리고 해리와 론을 바라보았다. "너희 둘 왜 그러니?" 아주 늦제서야,해리와 론이 억지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말포이는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어쩌면 크레이브와 고일은 아둔해서 늘 한 발짝 늦게 이해하는지도 몰랐다. "성인포터,잡종의 친구." 말포이가 천천히 말했다. "그 녀석도 마법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감정을 갖고 있어.그렇지 않으면 저 잘난 체하는 잡종,그레인저와 붙어 다니지 않을 거야.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녀석이 슬리데린의 후계자라고 생각하다니!" 해리와 론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말포이는 확실히 조금만 있으면 그게 자신이라고 말할 것이다-그러나 그 때- "그런데 도대체 그가 누굴까?" 말포이가 성을 내며 말했다. "알기면 하면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 론의 입이 딱 벌어졌다.그러자 크레이브가 평소보다 훨씬 더 우둔해 보였다.다행히 말포이는 눈치채지 못했고,해리는 얼른 머리를 굴며 말했다. "넌 그래도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다는 걸 너도 알잖아,고일,몇 번을 말해야 되겠니?" 말포이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지난 번에 비밀의 방이 열렸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해주려고 하시지 않아.물론 그건 50년 전이었으니까,아버지는 학교 다니던 시절보다도 훨씬 이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아버진 다 알고 계셔.그런데 아버진 그걸 비밀로 해두어야 한다는 거야.그것에 대해 너무 많이 알면 수상쩍어 보일 거라면서 말야.하지만 난 한 가진 알아-지난번에 비밀의 방이 열렸을 때,잡종이 죽었다는 거야.그러니까 그들 중 하나로 정말로 죽는 건 시간 문제야...난 그게 그레이저였으면 좋겠어." 그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론은 크레이비의 커다란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론이 말포이를 주먹으로 한반 갈기기라도 한다면 탄로가 나고 말 게 분명했으므로,해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에게 경고의 눈길을 던지며 말했다. "지난번에 그 방을 연 사람은 잡혔니?" "응...그 사람은 쫓겨났어." 말포이가말했다. "어쩌면 아직도 아즈카반에 있을지도 몰라." "아즈카바-마법사의 감옥 말야,너 그것도 모르니 고일?" 말포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넌 머리가 너무 안 돌아가,구제 불능이야." 그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의자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말했다. "아버지는 내게 자중하고 있으라고 하셔.슬리데린의 후계자가 그걸 잘해내도록 말야.학교가 그 모든 잡종의 때를 없애는 게 필요하긴 하지만,그 일을 한 짓으로 오인받을 짓은 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지,물론.아버진 당장에는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으셔.마법사가 지낮주에 우리 영지를 불시 단속 했다는 거 아니?" 해리는 고일의 멍청한 얼굴을 억지로 흥미 있어하는 표정으로 만드느라 애썼다. "그래..." 말포이가 말했다. "다행히,그들은 많이 찾아내지는 못했어.아버진 굉장히 귀중한 어둠의 재료를 갖고 계시거든.하지만 운 좋게도,우리 집 마루 밑에 있는 밀실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어-" "와!" 론이 말했다. 말포이가 그를 바라보았다.해리도 그랬다.론은 얼굴이 빨개졌다.그의 머리카락조차 빨갛게 변하고 있었다.그리고 코도 서서히 길어지고 있었다.-시간이 가까워오자,론이 다시 본래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고,그가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해리를 바라본 것으로 보아,그 역시 변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들은 둘 다 벌떡 일어났다. "배아픈 데 먹는 약을 좀 찾아봐야겠어." 론이 툴툴거리며 말했다.그리고 그들은 말포이가 눈치채지 못했길 바라며,쏜살같이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을 뛰쳐나와 돌 벽으로 가서는,그 복도를 단숨에 빠져 나왔다.몸이 오그라들자 해리는 발이 고일의 커다란 신발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걸 느낄수 있엇고 긴 망토가 발에 밟혔으므로 자꾸 끄집어 올려야 했다.그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가 어두운 현관 안의 홀로 들어갔다.홀 안 가득 벽장 속에 갇힌 크레이브와 고일이 문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그들은 크레이브와 고일의 신발을 벽장 문 밖에 놔둔 채,양말을 신은 채로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향했다. "완전히 시간 낭비한 건 아니었어." 론이 화장실로 들어간 뒤 문을 닫으면서 헐떡이며 말했다. "학생들을 습격하고 있는 게 누군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난 내일 아버지께 편지를 써서 말포이네 집 응접실 밑을 조사해보라고 말씀드릴 거야." 해리가 금이 간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그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그가 안경을 다시 낄 때 론이 헤르미온느의 화장실 문을 탕탕 쳤다. "헤르미온느,이제 나와,네게 말할 게 아주 많아-" "저리 가!" 헤르미온느가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론이 말했다. "너도 지금쯤은 정상으로 돌아왔을텐데,우린..." 그때 그 화장실 문에서 모우닝 머틀이 미끄러지듯 나왔다.해리는 그 애가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처음 보았다. "우으으으,조금 있다 봐." 그 애가 말했다. "정말 끔찍해-" 그리고는 자물쇠를 미는 소리가 들리더니 헤르미온느가 망토를 머리 위로 끄집어 올린 채로,훌쩍이면서 나왔다. "무슨 일이야?" 론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아직도 밀리센트의 코나 뭐 그런 걸 갖고 있는 거니?" 헤르미온느가 망토를 내리자 론이 뒷걸음질을 쳤다.그녀의 어굴이 까만 털로 뒤덮여 있었다.눈은 노랗게 변했고 머리카락 사이로는 길고 뾰족한 귀가 삐죽이 나와 있었다. "그건 고-고양이의 털이었어!" 그녀가 울며 말했다. "미-밀리센트 벌스트로드가 고양이를 가-갖고 있는 줄은 몰랐지 뭐야!그리고 그 야-약은 동물 둔갑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으으." 론이 말했다. "너도 굉장히 놀림받겠다." 머틀이 유쾌히 말했다. "괜찮아,헤르미온느." 해리가 얼른 말했다. "우리가 병동으로 데려다 줄게.폼프리 부인은 절대 많이 물어보지 않아..." 헤르미온느를 설득해 화장실로 나오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들의 뒤에 대고 모우닝 머틀의 큰소리로 웃어대며 소리쳤다. "너한테 꼬리가 달렸다는 걸 모두 알게 되면 정말 재밌겠다.하하." 제 13장 비밀 일기 헤르미온느는 병동에 몇 주일을 머무렀다.학생들이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내고 다시 돌아오자,그녀가 습격을 받아서 병동에 입원한 것이라는 엉뚱한 소문이 순산식에 퍼져 버렸다.많은 학생들이 그 애를 한번 보려고 병동 앞을 지나다녔으므로 폼프리 부인은 헤르미온느가 털 난 얼굴이 보여져서 창피당하는 일이 없도록,침대에 커튼을 높이 달아주었다.해리와 론은 매일 저녁 그녀를 찾아갔다.그녀에게 매일 매일의 숙제를 알려주시 위해서였다. "만약 내 얼굴에 털이 자라났다면,난 공부하지 않고 쉬었을 거야." 어느 날 저녁 론이 헤르미온느의 머리맡 탁자 위에 책들을 쏟아내며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마,론,그때 그때 해놓지 않으면 나중엔 따라갈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가 활발하게 말했다.이제 얼굴에 난 털이 모두 사라지고 눈이 서서히 갈색으로 돌아가고 있었으므로 그녀는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다. "그런데 무슨 새로운 실마리라도 잡았니?" 그녀가 폼프리 부인이 들을 수 없도록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전혀." 해리가 침울하게 말했다. "분명히 말포이 짓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론이 100번도 더 했던 말을 또 했다. "저건 뭐니?" 해리가 헤르미온느의 베개에서 쑥 삐어져 나온 황금빛 나는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저 빨리 회복되라는 카드야." 헤르미온느가 허둥지둥 말하며,그것을 보이지 않게 쑤셔 넣으려고 했지만,론은 당해내지는 못했다.그는 그것을 잡아 빼서 펼치더니,큰소리로 읽었다. "그레인저 양에게,쾌유를 빕니다.멀린 서열,3급,어둠의 힘방어법 연맹 명예 회원이자,마녀 주간지의 가장 매력적인 미소상을 다섯 차례 수상한,당신의 선생,질데로이 록허트 교수로부터." 론이 메스꺼운 표정으로 헤르미온느를 올려다보았다. "너 이걸 베개 밑에 놓고 자니?" 하지만 때마침 폼프리 부인이 헤르미온느가 먹을 약을 들고 들어오는 바람에 그녀는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되었다. "록허트 교수가 그렇게 멋지니?" 그들이 병동을 나와 그리핀도르 탑 쪽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섰을 때 론이 해리에게 물었다.스네이프 교수는 그들에게 어찌나 많은 숙제를 내주었던지,해리는 2학년을 마치기도 전에 6학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하는 마법의 약'에는 쥐꼬리를 몇 개 넣어야 하는지 물어볼 걸 하고 후회하고 있을 때 위층에서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필치야." 급히 계단을 올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 멈춰 서서,귀를 기울이던 해리가 비밀스럽게 말했다. "누가 또 당한 게 아닐까?" 론이 긴장해서 말했다.그들은 이서을 잃은 것 같은 필치의 목소리 쪽으로 귀를 대고 조용히 서 있었다. "...할 일이 훨씬 더 많아졌어! 이 일 아니어도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밤새도록 걸레질이라니! 안되지,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덤블도어 교수에게 가야겠어-" 그리고 그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더 작아지더니 복도 끝에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그들은 고개를 모퉁이 쪽으로 내밀었다.필치는 평상시처럼 망을 보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그들이 서 있는 곳은 노리스 부인이 습격 받았던 바로 그곳이었던 것이다.그들은 필치가 소리치고 있었던 곳을 흘끗 보았다.복도 반까지 물이 흥건히 차 있었는데,모우닝 머틀의 화장실 문틈에서 여전히 스며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필치가 소리치는 걸 멈추자,화장실 벽에서 머틀의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걸 들을 수 있었다. "저 애가 또 왜 저러지?" 론이 말했다. "가서 보자." 그들은 망토를 발목 위로 끌어올리고 물이 흥건한 곳을 지나 고장 표지판이 붙어있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모우닝 머틀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소리로 엉엉 울고 있었다.그녀는 여느 때처럼 자기 화장실 안에 숨어있는 것 같다.벽과 바닥이 푹 잠길 정도로 물이 넘치면서 촛불마저 다 꺼져버렸으므로 화장실 안은 아주 어두웠다. "왜 그러니,머틀?" 해리가 물었다. "거기 누구니?" 머틀이 불쌍하게 훌쩍거리며 말했다. "이번엔 또 뭘 던지러 온 거야?" 해리가 간신히 그녀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 말했다."내가 너에게 뭘 던진다고 그러니?" "묻지 마." 머틀이 이미 축축이 젖은 바닥 위로 더 많은 물을 튀기면서 나타나 소리쳤다.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왜 내게 책을 던지는 거야..." "하지만 넌 책에 맞는다 해도 다치지 않잖아." 해리가 사리에 맞게 말했다. "내 말은 책이 그냥 널 통과해 지나가니까 말야,안 그래?" 그 말을 했던 게 큰 실수였다.머틀이 몸을 부풀어오르게 하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모두 머틀에게 책을 던지자,그 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니까! 배 쪽으로 지나가게 하면 10점이고,머리로 지나가게 하면 50점 이야!하,하,하! 굉장히 재미있겠다구,난 그렇게 생각지 않아!" "그런데 도대체 누가 책을 네게 던졌다는 거니?" 해리가 물었다. "몰라... 난 그저 변기 파이프 속에 앉아서,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그런데 그게 바로 내 머리 위로 떨어졌어." 머틀이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쪽에 있었는데,물에 쓸려 내려갔어..." 해리와 론은 머틀이 가리키고 있는 세면대 밑을 바라보았다.그곳에 자그마한 얇은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너덜너덜한 검정색 표지를 갖고 있었는데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축 젖어 있었다.해리가 그것을 집으려고 한 발짝 내딛었을 때,론이 그의 등짝을 덥석 잡았다. "왜 그래?" 해리가 말했다. "너 미쳤니?" 론이 말했다. "위험할 수도 있잖아." "위험하다구?"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마,그게 어떻게 위험할 수 있니?" "넌 몰라." 론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 책을 보며 말했다. "아빠가 말씀해 주셨는데,마법수가 압수한 어떤 책들은 눈을 새까맣게 타버리게 하기도 했대.그리고 '어떤 마법사의 시' 라는 책을 읽은 사람은 모두 죽을 때까지 리머릭이라는 이상한 시구를 읊어댔었어.또 바스(영국 남서부에 있는 서머싯 주의 온천도시:옮긴이)에 사는 어떤 늙은 마녀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로 멈출 수 없는 책을 갖고 있었어! 그렇게 되면 책에 코를 박은 채로 모든 걸 한 손으로만 하면서 살아야 해.그리고-" "그래,무슨 얘긴지 알겠어." 해리가 말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작은 책은 바닥에 축 젖은 채로 놓여 있었다. "하지만 한번 살펴봐야 그런지 안그런지 알 수 있을 것 아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론을 살짝 피해,바닥에서 그 책을 집어들었다.해리는 그게 일기장이라는 걸 단번에 알았고,표지에 적힌 희미한 연도는 그게 50년 된 것이라는 걸 말해주었다.그는 몹시 궁금한 마음으로 일기장을 펼쳤다.첫 페이지에 잉크로 쓰여진 'T.M리들' 이라는 이름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잠깐." 조심스럽게 다가와 해리의 어깨 너머로 살펴보고 있던 론이 말했다. "그 이름 알아...T.M.리들은 50년 전에 학교에서 특별 공로상을 받았었어." "넌 도대체 그걸 어떻게 알았니?" 해리가 놀라서 물었다. "필치가 내게 벌로 그의 방패꼴 트로피를 50번이나 닦에 했으니까 알지." 론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민달팽이들을 다토했던 트로피가 바로 그거였거든.그 이름에서 민달팽이의 끈적끈적한 점액을 한 시간 동안이나 닦아냈는데,그걸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말도 안되지." 해리는 젖은 페이지들을 떼어냈다.일기장에는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았다.어떤 페이지에도 쓴 흔적이 전혀 없었다.심징 메이블 이모의 셍일이나,치과 으시,3시 30분 같은 간단한 메모도 하나 없었다. "그는 이 일기장에 아무 것도 쓰지 않았어." 해리가 실망해서 말했다. "그런데 왜 누가 그걸 변기 속에다 넣어 쓸려 보내려 했던 걸까?" 론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이릭장 뒤 표지에는 런던 복스홀 가에 있는 잡화점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다. "그는 머글 태생이 분명해." 해리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복스홀 가에서 이 일기장을 샀다면 말야..." "그럼,네겐 이런 건 별로 필요 없겠네." 론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 "머틀의 코에 맞히기 50점 내기 할래?" 그러나 해리는 그걸 호주머니에 쑥 밀어넣었다. 2월 초가 되자 헤르미온느는 수염도 없어지고,꼬리도 없어지고,털도 모두 없어져서 병동에서 나오게 되었다.그리핀도르 탑으로 돌아온 첫날 저녁에,해리는 그녀에게 T.M리들의 일기장을 보여주었다. "흠,이 일기장엔 신비한 힘들이 있는지도 몰라." 헤르미온느는 그 일기장을 가져가 자세히 살펴보며 신이 나서 말했다. "만일 그렇다면,그 힘들은 꽁꽁 숨겨져 있을 거야." 론이 말했다. "부끄럼을 타는지도 모르지,그런데 넌 왜 그런 걸 계속 보관하고 있는 거니,해리?" "그저 누가 왜 그걸 내버리려고 했는지 알고 싶은 것뿐이야." 해리가 말했다. "리들이 어떻게 해서 호그와트에서 특별 공로상을 받게 되었는지는 알고 싶고 말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잖아." 론이 말했다. "O.W.L을 서른 개쯤 받았을지도 모르거 거대한 오징어로부터 어떤 선생님을 구했을지도 몰라.어쩌면 머틀을 죽였을지도 모르지.그건 모든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힘써준 것일 테니깐 말야..." 하지만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으로부터 그녀가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뭐야?"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차례로 바라보며 말했다. "어,비밀의 방이 50년 전에 열렸다고 했지?" 그가 말했다. "말포이가 그렇게 말했잖아." "그래..." 론이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이 일기장은 50년 됐구." 헤르미온느가 흥분해서 일기장을 톡톡 치며 말했다. "그래서?" "오,론,정신 차려."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지난번에 그 방을 연 사람은 50년 전에 쫓녀났잖아.또 T.M리들은 50년 전에 학교에서 특별 공로상을 받았구 말야.그러면,만일 리들이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잡은 공로로 특별 공로상을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그의 일기장은 어쩌면 우리에게 모든 걸 말해줄지도 몰라-그 방이 어디에 있으며,그걸 여는 방법이며,그 안에 어떤 종류의 괴물이 살고 있는지 모두 말야-그렇다면 이번에 일어난 습격들 배후에 있는 사람은 이 일기장이 존재하는 걸 바라지 않았을 거야,안그래?" "정말 기막힌 이론이야,헤르미온느-" 론이 말했다. "딱 하나 아주 작은 흠이 있다는 것 말고는 말야.그의 일기장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다는 것 말야."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가방에서 요술지팡이를 꺼내고 있었다. "어쩌면 투명 잉크로 쓴 걸지도 몰라!"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리곤 그녀가 일기장을 톡톡 세 번 두드리며 "아파레시움!" 이라고 말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전혀 동요 없이 다시 가방 속으로 손을 넣어 지우개처럼 생긴 연한 빨간색 물건을 꺼냈다. "이건 '비밀 폭로제'야,다이애건 앨리에서 샀어." 그녀가 말했다.그러더니 그녀가 1월 1일을 세게 문질렀다.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봐,그 안에선 아무 거도 알아낼 수 없어." 론이 말했다. "리들은 그 일기장을 크리스카스 선물로 받았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죽었을지도 모르잖아." 해리는 왜 리들의 일기장을 내덙 버리지 않는 건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사실 그는 그 일기장에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마치 끝까지 읽고 싶은 소설책이라도 되는 듯,계속 멍하니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그리고 해리는 확실히 T.M. 리들이라는 이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음에도,그가 마치 반쯤 잊혀진 어린 시절의 친구라도 되는 듯,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마롣 되지 않는 생각이었다.호그와트에 오기 전에 그에겐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아니 두들리 때문에 도저히 친구를 사귈 수가 없었다.어쨋거나 해리는 리들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내기로 결심했다.론은 트로피 보관실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며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고집을 부렸지만,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이끌려 다음날 쉬는 시간에 리들의 공로상을 살펴보러 갔다.리들의 반짝반짝 윤이 나는 황금 방패꼴 트로피는 잘 보이지 않는 한쪽 귀퉁이 지열장 속에 세워져 있었다.그 트로피엔 그러나 그가 왜 그 상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적혀 있지 않았다.("천만 다행이지 뭐야,만약 그랬다면 트로피가 훨씬 더 컸을 테고,그러면 난 여전히 그걸 닦고 일을지도 모르잖아." 론이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마법 실력을 인정해주는 오래된 어던 메달과 과거에 수석했던 학생들의 목록에서도 리들의 이름을 발견했다. "리들도 꼭 퍼시 형 같은 사람이었군." 론이 넌더리가 나서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 "완벽하고,수석 학생이고... 어쩌면 전교 회장이었을지도 모르지-" "그게 뭐가나쁘니?" 헤르미온느가 약간 상처받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호그와트 성에도 다시 해가 들리 시작하면서 성안의 분위기가 더 밝아졌다.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당한 이후 더 이상의 습격은 없었고 폼프리 부인은 맨드레이크가 침울해지고 뭔가 자꾸 숨기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유년기를 지나 사춘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여드름이 다 없어지면,그것들을 다시 큰 화분에 옮겨 심어도 될 거예요." 해리는 어느 날 저녁 그녀가 필치에게 친절하게 말하는 걸 들었다." 조금만 있으면 그것들을 잘라내어 약한 불에 달여어 의식 회복제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그러면 먼지 않아 노리스 부인도 다시 살아날 겁니다." 습격이 뜸해지자 해리는 스릴데린의 후계자가 겁을 먹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학생들이 그렇게 조심하고 의심하는 상태에서,비밀의 방을 연다는 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어쩌면 무엇인지도 몰라도,그 괴물은 또다시 50년 동안 겨울잠을 자기로 결정한 것인지도 몰랐다.후플푸프의 어니 맥밀란은 그러나 그런 낙천적인 생각에 찬성하지 않았다.그는 여전히 해리가 그 짓을 했으며,그가 결투 클럽에서 "그 정체를 드러냈다." 고 확신했다.거기엔 피브스도 한몫 거들었다.그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복도에나타나 이제는 춤까지 추며 "오,포터,이 천덕꾸러기야..." 하고 시작되는 노래를 불러댔다.질레로이 록허트 교수는 꼭 자기가 습격들을 중단시킨 것처럼 행동했다.그리핀도르의 학생들이 변신술 수업을 받으려고 모여들고 있을 때 해리는 그가 맥고나걸 교수에게 말하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의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미네르바." 그가 아는 체하며 코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윙크를 하며 말했다. "비밀의 방이 이번엔 영원히 잠겨있을 것 같아요.범인은 내게 잡히는 게 시간 문제라는 걸 알게 된 게 틀림없어요.낳나테 잡히기 전에,일찌감치 그만두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겠죠,뭐.이제 학생들의 사기를 높이는 일만 남았어요.지난 학기의 나쁜 기억을 싹 씻어 내도록 말이요!지금은 더 이사으 말하지 않겠지만,내 생각엔 그게..." 그는 코를 다시 톡톡 두드리며 성큼성큼 걸어갔다.학생들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록허트 교수의 생각은 2월 14일 아침 식사 시간에 명백해졌다.해리는 전날 밤에 늦게까지 계속된 퀴디치 연습 때문에 잠을 많이 자지 못했으므로,조금 늦게 연회장으로 내려갔는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잠시 다른 방으로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벽마다 온통 타는 듯이 붉은 커다란 꽃들로 뒤덮여 있었다.더욱이,하늘빛 천장에서는 하트 모양의 색종이 조각이 떨어지고 있었다.해리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걸어가자,론은 매스꺼워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헤르미온느는 낄낄거리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니?" 해리가 베이컨에서 색종이 조각을 떨어내며 물었다.론이 너무 메스꺼워서 말을 할 수 없다는 듯이,손가락으로 선생님들의 테이블을 가리켰다.장식과 어울리게 불타는 듯한 빨간색의 망토를 입은 록허트 교수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그의 양쪽에 있는 선생님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해리는 멀리서도 맥고나걸 교수의 볼 근육이 씰룩이는 것 볼 수 있었다.또 스네이프 교수는 꼭 스켈레-그로를 한 컵 마신 것 같은 표정이었다. "즐거운 발렌타인 데이죠!" 록허트 교수가 소리쳤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게 카드를 보내준 마흔 여섯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전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분 모두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하지만 이것만이 아니에요!" 록허트 교수가 손뼉을 치자 열두 명의 난쟁이가 들어왔다.그러나 단순한 난쟁이가 아니었다.난쟁이들은 하나가이 황금빛 날개를 달고 하프를 들고 있었다. "제 친구인 사랑의 사자들입니다.카드를 갖고 있죠!" 록허트 교수가 밝게 미소지었다. "그들은 오늘 학교를 돌아다니며 여러분들에게 발렌타인 선물을 전해줄 것입니다! 그것뿐이 아니에요! 전 다른 선생님들도 이 행사에 기꺼이 동참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학생 여러분,스네이프 교수에게 '사랑의 묘약'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달라고 하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사람을 황홀케 하는 마법에 관한 한 플리트윅 교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분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플리트윅 교수가 애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스네이프 교수는 누구든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독약으로 죽여 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말해봐,헤르미온느,너도 설마 그 마흔 여섯 명 가운데 하나는 아니겠지." 1교시 수업을 받으러 연회장을 나서며 론이 말했다.그러자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시간표를 찾는 척하며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난쟁이들은 하루 종일 이 교실 저교실을 찾아다니며 발렌타인 선물을 나누어주었다.그날 오후 늦게 그린핀도르 아이들이 마법 수업을 받으러 이층으로 올라가고 있을 때,한 난쟁이가 해리를 뒤쫓아왔다. "와! 해리 포터다!' 굉장히 험상궂게 생긴 난쟁이 하나가 사람들을 밀어 제치고 해리쪽으로 다가오며 소리쳤다. 공교롭게도 지니 위즐리까지 있는 1학년생들 앞에서 발렌타인 선물을 받게 되자 해리는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라 얼른 달아나려고 했다.그러나 두 발짝도 도망가기 전에 그 난장이가 그에게 다가왔다. "해리 포터에게 직접 들려줘야 할 노래 선물이 있어요." 그가 하프 줄을 위협적으로 윙 하고 튕기며 말했다. "여기선 안돼." 해리가 달아나려고 하며 씩씩거렸다. "가만히 있어요!" 그 난쟁이가 해리의 가방을 끌어당기며 툴툴거렸다. "이거 놔!" 해리가 세게 잡아끌며 화가 나서 말했다.그 순간 그의 가방이 북 하고 찢어지면서 책과,요술지팡이와,양피지와 깃펜이 마룻바닥으로 쏟아져 나왔고 잉크병이 그 위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해리는 그 난쟁이가 노래를 시작해 복도에 멍청하게 서 있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얼른 주섬주섬주워 담았다. "무슨 일이니?" 드레이코 말포이의 차갑고 느릿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해리는 말포이가 그의 노래 선물을 듣기 전에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려고,흩어진 것들을 주워 찢어진 가방 속으로 미친 듯이 쑤셔 놓기 시작했다. "왜들 이렇게 소란이니?" 귀에 익은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퍼시 위즐리였다.해리가 당황해서 부리나케 달아나려고 했지만,난쟁이가 그의 무릎을 잡더니 그를 마룻바닥으로 내동댕이 쳤다. "됐어요." 그가 해리의 발목 위에 앉으며 말했다. "그럼 발렌타인 선물을 시작해 볼까요?" 그의 눈은 금방 절인 두꺼비처럼 초록빛이구요, 그의 머리타락은 칠판처럼 까매요. 내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그는 정말 멋져요, 어둠의 마왕을 물리친 영웅이죠. 해리는 그곳에서 사라질 수만 있다면 그린고트에 있는 금을 다 주어도 좋을 것 같았다. 해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른 사람들을 따라 웃으려고 애쓰며,난쟁이의 무게에 짓눌려 감각이 없어져 버린 발로 간신히 일어서는 동안,퍼시 위즐리는 재미있어서 울기까지 하는 아이들을 해산시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어서들 가,어서들 가라구,5분 전에 시작 종이 울렸어.교실로 가,어서." 그가 어린 학생들을 밀어내며 말했다. "그리고 너,말포이-" 해리가 흘끗 보자,말포이가 허리를 굽혀 무언가를 얼른 집더니 심술궂은 표정으로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그걸 보여주었다.그건 리들의 일기장이었다. "이리 내놔."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포터가 이 안에 뭘 썼을지 궁금한데?" 말포이가 말했다.그는 표지에 있는 연도를 보지 못하고 그것이 해리의 일기장이라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잠잠해졌다.지니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일기장과 해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돌려 줘, 말포이." 퍼시가 엄하게 말했다. "한번 본 다음에." 말포이가 비웃듯이 일기장을 해리에게 흔들었다.퍼시가 "학교 반장으로서-" 하고 말하는 순간 해리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요술지팡이를 꺼내 "익스펠리아르무스!" 라고 외쳤고,스네이프 교수가 록허트를 무장 해제시켰던 것과 똑같이,일기장이 말포이의 손에서 떠나 공중으로 휙 날아갔다.그러자 론이 씩 웃으며 그걸 얼른 잡았다. "해리!" 퍼시가 큰소리로 말했다. "복도에서는 마법을 부리면 안 돼.당장 보고하겠어!" 그러나 해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얄미운 말포이 녀석을 혼내줬는데 그린핀도르가 5점 정도 감점된들 어떻겠는가.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말포이는 지니가 그의 옆을 지나 교실로 들어가자,그녀의 뒤에다 대고 짓궂게 쏘아붙였다. "포터가 네가 보낸 발렌타인 선물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 정말 안됐구나!" 지니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교실 안으로 달려들어갔다.론이 이를 뿌드득 갈며 요술지팡이를 꺼냈지만,해리가 그를 잡아끌었다.잘못했다간 론이 또 마법 수업 내내 민달팽이를 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해리가 리들의 일기장에서 뭔가 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찬 것은 플리트윅 교수의 교실에 도착했을 때였다.다른 책들은 모두 진홍색 잉크에 흠뻑 젖어 있는데,그 일기장만은 잉크병이 산산조각이 나기 전과 똑같이 깨끗했다.그는 론에게 이 점을 말하려고 했지만,론은 또다시 말썽을 일으킨 그의 요술지팡이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그의 지팡이 끝에서 큼지막한 보랏빛 거품들이 부글부글 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해리는 그날 밤 가장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이건 어느정도는 프레드와 조지가 "그의 눈은 금방 절인 두꺼비처럼 초록빛이구요" 를 부르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또 한편으로는 헛수고하는 것이라는 론의 말에도 불구하고 리들의 일기장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해리는 침대에 앉아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은 페이지들을 휙휙 넘겨봤지만,단 한 페이지에도 진홍색 잉크가 묻어있지 않았다.그는 침대 옆에 있는 벽장에서 새 잉크병을 하나 꺼내,깃펜을 푹 담근 뒤,일기장 첫 페이지에 한 방울을 똑 떨어뜨렸다.잉크가 종이 위에서 잠시 밝게 빛나더니,마치 그 페이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라도 한 듯,스르르 사라져버렸다.흥분한 해리는 깃펜에 잉크를 잔뜩 묻힌 뒤 '내 이름은 해리 포터야." 라고 썼다.그러자 그 글귀가 순간적으로 빛을 내더니,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그때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종이에 해리가 쓰지도 않은 말들이 그의 잉크 색깔로 다시 스며 나왔다. "안녕,해리 포터.내이름은 톰 리들이야.내 일기장을 어떻게 갖게 되었니? 이 말들이 막 사라지려는 순간에 해리는 얼른 대답을 휘갈겨 썼다. "누군가가 그걸 변기 속에 넣어 물로 씻어 내리려고 했어." 그는 리들의 응답을 간절히 기다렸다. "내 기억들을 잉크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방법으로 기록하길 정말 잘했구나.하지만 난 이 일기장이 읽히는 걸 바라지 않은 사람들이 있으리라는 걸 아고 있었어." "무슨 말이니" 해리가 흥분해서 아무렇게나 갈겨썼다. "이 일기장 안에 끔찍한 기억들이 담겨 있다는 뜻이야.숨겨진 이야기들이.호그와트 마법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말야." "여기가 바로 거기야." 해리가 급히 썼다. "내가 있는 곳이 바로 호그와트이고,지금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혹시 비밀의 방에 대해 아니?" 해리의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리들이 곧바로 응답했다.그는 꼭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걸 허둥지둥 말하고 있기라도 한 듯,글씨가 점점 더 삐뚤삐둘 해졌다. "물론 비밀의 방에 대해 알지.내가 다닐떄,사람들은 그게 전설이 뿐이며,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어.하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야.내가 5학년이엇을 때,그 방이 열렸어.그리고 괴물이 학생 몇 명을 습격했는데,끝내 한명은 죽고 말었어.난 그 방을 연 사람들 잡았고 그는 쫓겨났지.하지만 그 당시의 교장 선생님이 셨던 디펫 교수가 호그와트에서 그러한 일이 일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자 내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셨어.그리고 희생당한 여자아이는 얼토당토않게도 사고로 죽었다고 발표되었지.그들은 내가 말썽을 일으킬까봐 번쩍이는 트로피를 주고 입다물고 있으라고 경고했어.하지만 난 그런 일이 또 알어날 수 있다는 걸 알았어.괴물은 여전히 살아있고,그 괴물을 통제할 힘을 가진 사람은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말야." 해리는 성급히 답변을 쓰려고 하다가 그만 잉크병을 뒤집어 엎어 버렸다. "그런 일이 지금 또다시 일어나고 있어.습격이 세 번 있었는데 누구 짓인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지 난번에는 누가 그랬니?" "원한다면 보여줄 수 있어." 리들이 응답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내가 그를 잡던 날 밤의 기억 속으로 널 데려갈 수도 있다는 말이야." 해리는 깃펜을 일기장 위에서 멈춘 채 망설였다.리들의 말이 무슨 뜻일까? 어떻게 다른 사람의 기옥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점차 어두워지고 있는 기숙사 방문을 흘끗 바라보았다.그리고 다시 일기장을 바라보았을 때 막 말이 쓰여지고 있었다. "보여줄게." 해리는 잠시 머뭇대다가 두 자를 썼다. "좋아." 일기장이 마치 강품이 불고 있기라고 한 듯 휙휙 넘겨지기 시작하더니,6월의 반쯤 가서 멈췄다.그리고 일기장이 탁 펼쳐졌을 때,6월 13일 칸이 작은 텔레비젼 스크린으로 변했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책을 들어올리고 눈을 그 작은 스크린에 바짝 갖다댔다.그러자 그 스크린이 넓어지면서,몸이 침대에서 떨어지는가 싶더니,그가 스크린을 지나 갖가지 색깔과 그림자들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발이 딱딱한 땅에 닿는 걸 느끼고 일어서서 떨고 있을 때,주변에 있는 희미한 형체들이 갑자기 또렷해졌다.그는 자시닝 어디에 있는지 금방 알았다.잠자는 초상화들이 있는 이 원형의 방은 바로 덤블도어 교수의 사무실이었다-그러나 그 책상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 덤블도어 교수가 아니었다.흰 머리 몇 가닥만 남아있을 뿐 거의 대머리인 쭈글쭈글한 맙버사가 촛불 옆에서 편직를 읽고 있었다.해리는 이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죄송해요." 그가 떨며 말했다. "방해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그러나 그 마법사는 올려다보지 않았다.그는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계속 읽었다.해리는 그의 책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그냥 갈까요?" 그러나 그 마법사는 여전히 그를 본체만체 했다.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그 마법사가 어쩌면 귀머거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해리는 목소리를 높였다. "방해해서 죄송해요.이제 갈게요." 그는 거의 소리치다시피 했다.그러나 그 마법사는 한숨을 쉬며 그 편지를 접더니,일어서서 해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으로 지나가 창문의 커튼을 걷었다.창 밖의 하늘은 붉게 타고 있었다.해질녘인 것 같았다.마법사는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 앉더니 엄지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문을 바라보았다.해리는 사무실을 바라보았다.불사조 폭스는 없었다.-씽하는 소리를 내는 기묘한 은빛 장치도 없었다.이곳은 리들이 알고 있는 호그와트였다.그 말은 이 미지의 마법사는 덤블도어 교수가 아니라 바로 그 당시의 교장 선생님이고,해리는 50년 전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환영에 불과하다는 뜻이었다.누군가가 교장실 문을 노트하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시오." 늙은 마법사가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열 여섯쯤 되어 보이는 어떤 남자아이가 들어와 뾰족한 모자를 벗었다.그의 가슴에서는 은빛 반장 배지가 반짝이고 있었다.해리보다는 훨씬 더 컸지만,그의 머리카락은 해리처럼 새까맸다. "오,리들이구나." 교장이 말했다. "절 부르셨습니까,디펫 교수님?" 리들이 말했다.그는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앉거라." 디펫이 말했다. "막 네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있었단다." "야." 리들이 말했다.그는 두 손을 꼭 쥐고 앉았다. "얘야." 디펫이 상냥하게 말했다. "여름에 널 학교에 머물러 있게 할 수가 없구나.방학이 되면 집에 돌아가고 싶은 텐데 왜 가지 않으려는 거니?" "전." 리들이 즉시 말했다. "전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호그와트에 머무는 게 훨씬 더 좋아요-그곳으 로-" "방학동안 머글 고아원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이니?" 디펫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선생님." 리들이 약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머글 태생이니?" "혼혈이에요." 리들이 말했다. "아버지는 머글 태생이시고,어머니는 마녀죠." "그리고 네 부모는 두 분 다-" "어머니는 제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어요.고아원에 계신 분들이 그러는데 어머니는 간신히 제 이름만 지어주시고 돌아가셨대요.톰은 제 아버지의 이름을 딴 거고,마볼로는 할아버지 이름을 딴 거래요." 디벳이 매우 안됐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찼다. "중요한 건,톰." 그가 한숨을 지었다. "너를 위해 특별한 배려를 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현재 상황에 서는..." "요즘에 일어난 습격 사건 때문인가요?" 리들이 이렇게 말하자,해리는 가슴이 마구 뛰었다.그는 뭐 하나라도 듣지 못하는 게 있을까봐, 더 가까이 다가갔다. "바로 그렇단다." 교장이 말했다. "얘야,하긱가 끝났는데 널 성에 남아있도록 할 수는 없단다.특히 최근에 일어난 비극에 비추어 볼 때...그 가엾은 어린 소녀의 죽음은...너도 고아원에서 지내는 게 훨씬 더 안전할 게다.사실,마법부는 심지어 학교 폐쇄 문제를 심각히 논의하고 있을 정도란다.그런데 우린-어-이런 불쾌한 사건들의 원일 을-전혀 알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으니..." 리들이 눈이 동그레졌다. "선생님-만약 그 사람이 잡힌다면-만약 그 모든 습격이 중단된다면-" "그게 무슨 말이니?" 디펫이 의자에 똑바로 앉으면서 끽끽대며 말했다. "리들,그 말은 네가 이들 습격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는 뜻이니?" "아니에요,선생님." 리들이 얼른 말했다.하지만 해리는'아니다'라는 그 말이 바로 그 자신이 덤블도어 교수에게 했던 부정의 의도와 똑같은 거라고 확신했다.디펫은 약간 실망한 듯,맥없이 다시 주저앉았다. "이제 가도 좋다,톰..." 리들이 의자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고개를 푹 숙이고 그 방에서 나가자 해리는 그를 따라갔다.그들은 움직이는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음침한 복도에 있는 이무기 돌(성문 등에 빗물이 흘러내리게 하기 위해 난간에 끼우는,아무기 대리가 모양의 돌홈:옮김이)옆으로 나왔다.리들은 심각하게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지,이맛살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그리곤,갑자기 결정을 내리기라도 한 듯,급히 걸어가기 시작했고,해리는 조용히 그 뒤를 쫓아갔다.그런데 리들이 현관 안의 넓은 홀 이르렀을 때,긴 머리카락과 수염이 온통 적갈색인 키 큰 마법사 하나가 대리석 계단에서 리들을 불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며 뭐 하고 있는 거냐,톰?" 해리는 그 마법사를 보자 입이 딱 벌어졌다.그는 다름아니라 바로 50년 전의 젊은 덤블도어였다. "교장 선생님을 만나뵙는라구요." 리들이 말했다. "그러며,어서 침실로 가렴." 덤블도어는 해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뚫어진 듯한 눈초리로 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요즘 같은 때는 복도에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지,그습..." 그는 한숨을 푹 쉬더니 리들에게 잘 자라고 말한 뒤 성큼성큼 걸어갔다.리들은 그가 눈앞에서 멀어지는 걸 지켜본 뒤 부리나케 지하 감옥으로 내려가는 돌 계단 쪽으로 향했다.해리도 얼른 뒤따라갔다.그러나 놀랍게도,리들은 숨겨진 복도나 비밀 통로가 아니라 스네이프 교수가 마법의 약 수업을 하는 바로 그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그리고 거의 닫혀진 문을 밀어 열고,횃불들이 밝혀져 잊지 않은 바깥 복도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은 그 자리에 꼭 한 시간은 있었던 것 같았다.그가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조각상처럼 서서 문큼 새로 바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리들의 형상뿐이었다.그리고 해리가 기대가 무너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다시 현재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문 뒤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누군가가 그 복도로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다.누군지는 모르지만 그와 리들이 숨어있는 지하 감옥 옆으로 지나가고 있었다.리들은 그림자처럼 조용히,그 문으로 서서히 나가 뒤따라갔고,해리는 잣니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은채,발소리를 죽이고그의 뒤를 쫓았다.약 5분쯤 그 발자국을 따라갔을 때,리들이 갑자기 새로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멈춰 섰다.어떤 문이 삐걱 거리며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누군가가 쉰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 "어서...여기서 나가야 해...어서 자...상자 속으로..."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리들이 갑자기 모퉁이를 돌아나갔다.해리도 뒤따라갔다.문득 여린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몸집이 큰 어떤 소년의 거무스름한 윤곽이 보였다.그 옆에는 굉장히 큰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안녕,루베우스." 리들이 날카롭게 말했다.그러자 그 소년이 문을 쾅 닫고는 벌떡 일어섰다. "여기서 뭐하니 거니,톰?" 리들이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제 다 끝났어." 그가 말했다. "이제 널 신고할 거야,루베우스,만약 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호그와 트가 폐쇄할 거야-" "그게 무슨-" "네가 일부러 사람을 죽이려고 했던 건 아닐 거야.하지만 괴물들은 좋은 애완 동물이 되지 못해.넌 그 저 그걸 운동시키려고 나오게 한 것 같지만..." "그건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몸집이 큰 그 소년이 닫힌 문쪽으로 물러나며 말했다.그의 뒤에서는,무언가가 급히 움직이며 딸깍딸깍하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이것 봐,루베우스." 리들이 더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그 죽은 여자아이의 부모가 내일 이곳에 올 거야.호그와트는 어쨋든 그들의 딸을 죽인 그 괴물을 잡아서 처벌하는 성의를 보여야만 해..." "그게 한 짓이 아냐!" 소년이 큰소리로 말하자,그의 목소리가 어두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 녀석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아!절대로!" "옆으로 비켜 서." 리들이 요술지팡이를 잡아 빼며 단호하게 말했다.그가 주문을 외우자 복도가 갑자기 타는 듯이 붉은 불빛으로 밝아졌다.그리고 그 커다란 소년 뒤쪽의 문을 쾅 하고 열리면서 그를 맞은편 벽으로 날려버렸다.이어서 그 안에서 무언가가 나왔다.해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귀청이 터질듯한 긴 비명을 질렀다.등골이 오싹한 털투서잉의 거대한 몸체에 뒤엉킨 까만 다리들,번득이는 여러 개의 눈과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집게발-리들이 요술지팡이를 다시 들어올렸지만,이미 늦고 말았다.그 괴물이 그를 넘어뜨리고는 순식간에 복도에서 사라져버렸던 것이다.리들이 그 괴물을 달아난 곳을 지켜보며 급히 일어섰다.그리고 그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는 순간,몸집이 큰 아이가 얼른 덤벼들더니,그의 지팡이를 잡고,그를 다시 바닥에 넘어뜨리고 꼼짝 못하게 한 뒤 소리쳤다. "안돼에...!" 그 장면이 빙글빙글 돌더니,갑자기 새까매졌다.그리고 몸이 한없이 떨어지는 것 같더니,해리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리핀도르 기숙사 방에 있는 자신의 침대 위에 큰 대자로 떨어졌다.그의 배 위에는 리들의 일기장이 펼쳐진 채 올려져 있었다.그리고 숨돌릴 틈도 없이,기숙사 문이 열리며 론이 들어왔다. "여기 있었구나." 그가 말했다.해리는 일어나 앉았다.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해그리드였어,론.바로 해그리드가 50년 전에 그 비밀의 방을 열었던 거야." 제 14장 코넬리우스 피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유감스럽게도 해그리드가 괴물 같은 끔찍한 동물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들이 1학년이었을 때 그는 자신의 작은 오두막에서 용을 기르려고 했는가 하면,머리가 셋 달린 거대한 개에게 플러피라는 귀여운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었다.그러므로 해그리드가 어렸을 때,만약 성 어딘가에 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릴 들었다면,그 괴물을 보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했을 것이 분명했다.그는 그 괴물이 오랫동안 비좁은 곳에 갇혀 있는 걸 대단히 가슴 아프게 여겼을 테고,그 많은 다리를 쭉 뻗을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해리는 그 거대한 괴물에게 가죽끈과 목줄을 달려고 애쓰고 있는 열세 살짜리 해그리드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또 해그리드는 절대 누군가를 죽일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다.해리는 차라리 리들의 일기장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론과 헤르미온느는 그가 본 것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말하게 했으므로 이제는 말하는 데도 지쳤거니와 결론 없이 계속 겉돌기만 하는 지루한 대화에도 신물이 났다. "리들은 어쩌면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것인지도 몰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사람들은 습격했던 게 다른 괴물일지도 모르고..." "이곳 호그와트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괴물이 있는 거지?" 론이 느릿느릿 물었다. "우린 해그리드가 쫓겨났다는 건 알고 있었잖아." 해리가 비참하게 말했다. "그리고 해그리그다 쫓겨난 뒤에 습격이 멈추었던 게 틀림없어.그렇지 않았다면,리들이 상을 받지 못했을 테니까 말야." 하지만 론은 다른 쪽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리들은 꼭 퍼시 형 같아-누가 해그리드를 밀고하라고 시키기라도 했대?" "하지만 그 괴물이 사람을 죽였잖아,론."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리고 호그와트가 폐쇄되면 리들은 머글 고아원으로 돌아가야 했어." 해리가 말했다. "그가 이곳에 머물고 싶어했던 건 당연해..." "너 녹턴 앨리에서 해그리드를 만났다고 했지,해리?" "그는 육식성 민달팽이를 없애는 약을 사고 있었어." 해리가 얼른 말했다.그들 셋은 갑자기 조용해졌다.한참 뒤,헤르미온느가 망설이는 목소리로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해그리드에게 가서 그 모든 걸 직접 물어보는 게 어떨까?" "정말로 그런 걸 물어보러 찾아가고 싶지는 않아." 론이 말했다. "안녕,해르리드.말해보세요,최근에 성에다 털 투성이 괴물을 풀어 놓았나요?" 결국,그들은 습격이 또 있을 때까지 해그리드에게 아누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며칠동안 형체가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속삭임도 더 이상 들리지 않자,해그리드가 왜 쫓겨났는지,그에게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희망도 갖게 되었다.또 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습격당한 이후 거의 모두가,그 습격자가 누군지는 몰라도,영원히 물러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피브스는 마침내 "오,포터.이 천덕꾸러기야." 라는 노래 부르기에 싫증을 냈고,어니 맥밀란은 어느날 약초학 수업 시간에 해리에게 독버섯 양동이를 넘겨달라고 아주 정중히 부탁했다.3월에는 맨드레이크 몇 개가 3번 온실에서 귀에 거슬리는 요란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는데,이것을 보자 스프라우트 교수는 매우 기뻐했다. "맨드레이크가 서로의 화분으로 옮겨가려고 한다는 건 완전히 자랐다는 증거란다." 그녀가 해리에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병동에 있는 저 가엾은 사람들을 되살아나게 할 수 있을 거야." 부활절 휴일 동안 2학년들에겐 고민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3학년 때 수강할 과목들을 선택할 시간이 온 것이었다.적어도 헤르미온느는 그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건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새로운 과목 목록을 꼼꼼히 살피며 체크를 하면서 그녀가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난 마법의 약은 그만 두었으면 딱 좋겠어." 해리가 말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론이 우울하게 말했다. "우린 전 학기에 들었던 과목을 모두 들어야 해,그렇지 않아도 된다면 난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뺐을 거야." " 하지만 그건 매우 중요해!"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록허트 교수가 가르치는 걸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론이 말했다. "난 작은 요정들을 풀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그에게 배운 게 하나도 없단 말야." 네빌 롱바텀은 가족 내의 모든 마녀와 마법사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그들 모두 과목 선택에 대해 각기 다른 충고를 해주었다.그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해서인지,혓바닥을 내밀고 앉아서 과목 목록을 읽으며,아이들에게 '산술점'과 '고대 문자' 중 어느 것이 더 공부하기 어려울지 묻고 있었다.해리처럼,머글들 속에서 자란 뒤 토마스는 눈을 감고 지팡이로 목록을 아무 데나 쿡 찌른 뒤,그것이 놓이는 과목들을 고르기도 했다.헤르미온느는 그러나 어느 누구의 충고도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과목을 다 적어 넣었다.해리는 만약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에게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의논했다면 그들이 뭐라고 했을까 생각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그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그중에서도 퍼시 위즐리는 자신의 경험을 몹시 얘기해주고 싶어했다. "그건 네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달려 있어,해리." 그가 말했다. "장래에 대해 생각하는 건 빠를 수록 좋아.내가 볼 때 점술가도 괜찮을 것 같아.사람들은 머글 연구가 별 볼일 없다고 하지만,난 마법사들이라며 비 마법 세계에 대해서도 철저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특히 그들과 아주 가까운 일을 할 생각이라면 더욱 그렇지-우리 아버지를 봐,아버지는 언제나 머글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계시잖아.우리 형 찰리는 늘 야외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으니까,신비한 생물들을 돌보는 곳으로 갔잖아.잘해봐,해리." 하지만 해리는 자신 있는 게 퀴디치밖에 없었다.결국 그는 론과 똑같은 과목들을 선택했다.그리핀도르의 다음 퀴디치 시합은 후플푸프와 하기로 되어 있었다.우드는 저녁 식사 후 매일 밤 단체 훈련을 할 것을 고집했으므로,해리는 퀴디치와 숙제 말고는 다른 걸 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그러나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아서,날씨만큼은 훈련하기에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일요일 시합 전날 저녁에 훈련을 마친 그는 이번에야말로 그리핀도르가 퀴디치 우승컵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빗자루를 갖다놓으려고 기숙사로 올라갔다.그러나 그는 유쾌한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기숙사 방 앞에는 네비 롱바텀을 만났는데,그는 극도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해리-난 누가 그랬는지 몰라-내가 들어갔을 때 벌서 저렇게 되어 있었어-"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해리를 바라보며,네빌이 문을 밀어 열었다.해리의 가방 속에 들어있던 물건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망토는 갈기갈기 찢겨지고,이불은 침대에서 끌어내려졌으며,침대 옆에 있는 서랍장 서랍들은 죄다 열렸고,그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은 매트리스 위에 뒤엎어져 있었다.해리는 너무나 기가 막혀 입을 벌린 채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트롤과의 여행' 책에서 뜯겨져 나온 책장 몇 페이지가 발에 밟혔다.네빌과 함께 담요를 침대 위로 다시 끌어올릴 때,론과 딘과 시무스가 들어왔다.딘이 큰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니,해리?" "몰라." 해리가 말했다.하지만 론은 해리의 망토를 살피고 있었다.주머니마다 다 뒤집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뭘 찾고 있었나봐." 론이 말했다. "뭐 잃어버린 거 있니?" 해리는 흩어져 있는 것들을 주섬주섬 주워 가방 속으로 던지시 시작했다.그런데 록허트의 책들을 다 던져 넣었을 때 무언가가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리들의 일기장이 없어졌어." 그가 론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구?" 해리가 갑자기 기숙사 문으로 달려나가자 론이 그를 따라 나갔다.그들은 허둥지둥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내려갔다.사람들이 다 기숙사로 돌아간 그곳에서,헤르미온느가 혼자서 '고대 문자는 쉽게 만들어졌다' 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헤르미온느는 해리와 론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훔칠 수 있는 사람은 그리핀도르 학생뿐이야-다른애들은 우리 암호를 모르잖아..." "맞았어,바로 그거야." 해리가 말했다.그들은 그 다음날 아침,눈부신 햇살과 산들산들 부는 상쾌한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퀴디치하기엔 딱 좋은 날씨로군!" 우드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선수들 접시에 스크램블드 애그를 잔뜩 담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해리,기운내,넌 아침 잘 먹어줘야 해." 해리는 사람들이 꽉 들어찬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빤히 내려다보며,리들 일기장의 새 주인이 바로 그의 눈앞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헤르미온느는 도둑맞은 것을 알리라고 부추겼지만,해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선생님에게 그 일기장에 대해 모든 걸 말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해그리드가 50년 전에 왜 쫓겨났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는 그 모든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연회장을 나와 퀴디치 물건들을 가지러 갈 때,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각한 걱정거리가 또하나 생겨났다.대리석 계단에 막 발을 들여놓았을 때 그 소리가 또다시 들린 것이다- "이번엔 죽일 거야...가죽을 벗겨서...갈기갈기 찢어서..." 그가 소리를 꽥 지르자 론과 헤르미온느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 그에게서 떨어졌다. "저 목소리!" 해리가 어깨 너머를 훑어보며 말했다. "방금 그 목소리가 또 들였어-너희들은 못 들었니?" 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그 순간 헤르미온느는가 손으로 이마를 탁 쳤다. "해리-막 무슨 생각이 났어! 도서실에 좀 가봐야겠어!" 그리고 그녀는 쏜살같이 계단 위로 올라갔다. "그 애가 또 무슨 생각이 났다는 거니?" 해리가 그 목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내려고,넋나간 사람처럼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보다야 생각이 엄청 많겠지." 론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데 그 애가 왜 도서실에 가는 거니?" "그거야 헤르미온느가 늘 하는 거잖아." 론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의심나는 게 있으면,도서실에 가는 거." 해리는 엉거주춤 서서,그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려고 했지만,연회장에서 나온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하나 둘 퀴디치 경기장으로 가고 있어서 더 이상 집중할 수가 없었다. "가는 게 좋겠어." 론이 말했다. "거의 11시야-시합이-" 해리는 그리핀도르 탑으로 달려 올라가,님부스 2000을 들고 와서는,얼른 떼지어 정원으로 나가는 아이들 큼에 끼었지만,머리 속엔 온통 형체 없는 목소리 생각뿐이었다.라커룸에서 진홍색 망토를 입을 때,그는 그나마 모든 사람이 그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바깥에 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선수들은 떠들썩한 박수 갈채를 받으며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올리버 우드가 연습 비행을 하려고 골대 주위로 날아오르자 후치 부인이공들을 놓아주었다.카나리아빛 노란색 망토를 입은 후플푸프 선수들은 모여서 막바지 전략 논의를 하고 있었다.해리가 막 빗자루에 올라타려고 할 때 맥고나걸 교수가 커다란 보라색 메가폰을 들고 거의 뛰다시피 걸어서 경기장으로 들어왔다.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합이 취소되었습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관람석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메가폰을 통해 큰소리로 알렸다.올리버 우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경기장으로 내려와 빗자루를 탄 채 맥고나걸 교수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교수님!" 그가 소리쳤다. "저흰 겨익를 해야만 해요...우승컵이...그리핀도르가..."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무시한 채 메가폰을 통해 계속해서 큰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은 모두 각자 기숙사 학생 휴게실로 돌아가십시오,상세한 이야기는 기숙사 담당 교수님께서 해 주실 것입니다.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가세요,어서!" 그리곤 그녀는 메가폰을 내리고 해리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포터,넌 나랑 같이 가는 게 좋겠다..." 그녀가 이번에는 어떻게 그를 의심할 수 있는지 해리가 궁금해하고 있을 때,론이 불평하는 군중들을 헤치고 나오는 게 보였다.그리고 그들이 성 쪽으로 출발할 때 론이 달려왔다.그러나 놀랍게도,맥고나걸 교수는 싫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너도 가는 게 좋겠구나,위즐리..." 그대 주위에 떼지어 몰려있던 학생들은 시합이 취소된 것에 대해 투덜대고 있는가 하면 또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기도 했다. 해리와 론은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다시 학교로 들어가 대리석 계단 위로 올라갔다.그러나 그들은 이번엔 어느 누구의 사무실로도 들어가지 않았다. "약간 놀랐을 게다." 병동에 도착했을 때 맥고나걸 교수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습격이 또 있었단다...또 두명이 당했어." 해리는 속이 되틀리는 걸 느꼈다.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폼프리 부인이 긴 곱슬머리를 가진 5학년짜리 소녀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해리는 그 애를 단번에 알아보았다.그 애는 언젠가 론과 함께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로 가는 방향을 물었었던 바로 그 래번클로의 여학생이었다.그리고 그 애 옆에 있는 침대에는-" "헤르미온느!" "론이 신음소리를 냈다. 헤르미온느는 두 눈을 흐리멍덩하게 뜨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도서실 근처에서 발견되었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둘 다 이걸 설명하진 못하겠지? 이게 그 애들 옆에 있었단다..." 그녀가 작고 동그란 거울 하나를 들어올리고 있었다.해리와 론은 둘 다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은 다시 그리핀도르 탑까지 데려다 주마." 맥고나걸 교수가 맥없이 말했다." 어쨋든 나도 가서 학생들에게 말해줘야 할 테니 말이다." "모든 학생들은 매일 저녁 6시까지 기숙사 학생 휴게실로 돌아와야 합니다.그 시간 이후에는 단 한명 도 기숙사를 떠나선 아노대요.여러분들은 수업을 받을 때마다 선생님들의 지시를 받게 될 것입니다.선 생님 업이는 단 한명도 화장실을 사용해선 안됩니다.남은 퀴디치 훈련과 시합은 모두 연기될 것입니 다.그리고 더 이상 저녁 활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학생 휴게실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조용히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그녀는 읽고 있던 양피지를 돌돌 만 뒤 다소 목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굉장히 난처한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습격을 한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면 학교가 폐쇄될지도 몰라요.따라서 뭐라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주실 바랍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 다소 어설프게 초상화 구멍으로 나가자,그리핀도르 학생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리핀도르의 우령 닉을 치지 않는다면,그리핀도르 학생 두 명과,래번클로 한 명,그리고 후플푸프 한 명 이 습격당했어." 위즐리 쌍둥이 형제의 친구 리 조던이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 "선생님들이 스리데린 아이들은 모두 안전하다는 걸 알아챘을까? 이 모든 허튼 수작이 슬리데린에서 벌린 일이라는 건 뻔한 사실 아냐? 슬리데린의 후계자,슬리데린의 괴물-선생님들은 왜 슬리데린들을 몽땅 쫓아내지 않는 거지?" 그가 이렇게 큰소리로 말하자,아이들이 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박수 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퍼시 위즐리는 리 조던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그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그의 얼굴은 창백했으며,어리벙벙해 보였다. "퍼시가 충격을 받았나봐." 조지가 해리에게 나직이 말했다. "저 래번클로여자 애 말야-페테로프클리어워터-그 애는 반장이거든.퍼시는 그 괴물이 감히 반장까지 습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해리만 해리는 듣는 둥 마는 둥 했다.그는 마치 돌처럼 병동 침대에 누워 있는 헤르미온느의 영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그리고 만약 범인이 빠른 시일 내에 잡히지 않는다면,그는 다시 더즐리 가족과 함께 평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톰리들은 학교가 폐쇄될 경우 머글 고아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상황에 부딪혔기 때문에 해그리드를 경찰에 신고했었다.해리는 이재야 톰의기분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그들이 해그리드를 의심하는 것 같니?" "가서 그에게 말해야겠어." 해리가 마침내 결심한 듯 말했다. "이번에는 그가 한 짓이 아니라고 믿지만,만약 그가 지난번에 그 괴물을 풀어주었다면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 거고,그러니까 또 의심받을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님은 수업 받을 때가 아니면 탑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했잖아-" "내 생각엔." 해리가 한층 더 조용히 말했다. "우리 아버지의 옛 망토를 다시 꺼내야 할 때인 것 같아." 해리가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단 한가지,길고 은빛 나는 투명 망토뿐이었다.아무도 몰래 학교에서 빠져나가 해그리드에게 가려면 그걸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침대로 들어가,네빌과 딘과 시무스가 비밀의 방에 대한 논의를 끝내고 마침내 곯아 떨어질 떄까지 기다렸다가,조용히 일어나 다시 옷을 입고,망토를 뒤집어 썼다.어둡고 인적이 끊긴 성의 복도들을 걸어가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해리는 전에도 몇 차례 밤에 성을 돌아다닌 적이 있긴 했지만,해가 진 뒤에 성안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선생님들과 반장들과 유령들이 짝을 지어 복도를 걸어다니며 이상한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투명 망토는 소리까지 들리지 않게 하지는 못했으므로,스네이프 교수가 상비 경계를 서고 있는 지점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론이 발가락을 채였을 때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다행히도,론이 투덜거리는 바로 그 순간에 스네이프 교수가 재채기를 했으므로 들키지는 않았다.그들은 오크문에 도달해 문을 열고 나왔을 때에는 비로소 한시름을 놓았다.그날 밤은 맑았으며,별들이 총총 떠 있었다.그들은 급히 걸어가 불이 밝혀진 해그리드의 집 밖에서 망토를 벗었다.노크를 하자마자,문이 홱 열리더니 해그리드가 그들의 얼굴에 석궁을 겨냥했다.멧돼지 사냥용인 팽이라는 큰 개가 그의 뒤에서 큰소리로 짖어댔다. "오," 그가 석궁을 내리고 그들을 빤히 보며 말했다. "너희들 여기서 뭐하는 거니?" "그건 무엇 때문에 갖고 있는 거죠?" 해리가 안으로 들어서면서 석궁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아무 것도..." 해그리드가 중얼거렸다. "난 혹시...신경 쓰지 말고...앉아...차 끓여줄게..." 그는 그러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내내 허둥대기만 했다.그는 주전자 물을 엎지르는 바람에 불을 꺼뜨릴 뻔했는가 하면 ,또 긴장해서 커다란 손을 덜덜 떨다가 찻주전자를 때뜨리기까지 했다. "괜찮아요,해그리드?" 해리가 물었다. "헤르미온느 소식 들었어요?" "어,들었어,그래." 해그리드가 약간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계속해서 창문을 초조하게 흘끗흘끗 바라보았다.그가 커다란 머그 잔에 끓는 물을 부어주고(그는 차 봉지를 넣는 걸 깜박 했다)접시에 과일 케이크 한 조각을 놓으려고 할 때 큰소리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해그리드가 놀라 과일 케이크를 떨어뜨렸다.해리와 론은 당황한 눈길을 교환한 뒤,얼른 투명 망토를 다시 뒤집어쓰고 한쪽 구석으로 물러섰다.해그리드는 그들이 잘 숨었는지를 살핀 뒤 석궁을 잡고 문을 홱 열었다. "잘 있었나,해그리드." 그건 덤블도어 교수였다.그는 굉장히 심각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왔고,이어서 매우 이상하게 생긴 또 한명의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그 낯선 사람은 헝클어진 잿빛 머리에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정장에 진홍색 넥타이,그리고 긴 까망 망토에 뾰족한 보랏빛 부츠를 신고 있었다.또 한쪽 겨드랑이에는 라임빛 나는 초록색 중산모자가 끼어져 있었다. "저 사람은 아버지의 상관이셔!" 론이 속삭였다. "코넬리우스 퍼지,마법수 장관이지!" 해그리드는 얼굴이 창백져서는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그는 한 의자에 무너지듯이 앉아 덤블도어 교수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쁜 일이네,해그리드." 퍼지 장관이 다소 짧게 끊어지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대단히 나쁜 일이야,여기 오지 않으면 안되었네.머글 태생들이 네 번이나 습격당했네.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었어.그래서 마법부가 나서기로 했네." "전 절대." 해그리드가 애원하는 듯한 표정으로 덤블도어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안 그랬다는 걸 아시잖아요.덤블도어 교수님-" "해그리드는 저의 신임을 한껏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코넬리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퍼지 장관에게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이것 보시오,알버스." 퍼지 장관이 기분이 언짢은 듯이 말했다. "해그리드는 전력이 있어요,마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학교 이사들과 연락해봤는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코넬리우스.해그리드를 데려가는 건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덤블도어 교수가말했다.그의 파란 눈은 노기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해리는 그런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네 입장도 좀 생각해 주시오." 퍼지 장관이 증산모자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난 많은 압력을 받고 있어요.무언가 했다는 걸 보여줘야만 해요.만일 해그리드가 한 짓이 아닌 걸로 판명이 난다면,그는 다시 돌아올 테니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하지만 지금으로선 난 그를 데려가야만 해요.내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요-" "절 데려간다구요?" 해그리드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절 어디로 데려간다는 거죠?" "그저 단기간 동안 감옥에 들어가는 것 뿐이네." 퍼지 장관이 해그리드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형벌이 아니네,해그리드,그저 예방 조치일 뿐이지.만약 다른 누군가가 잡히면,자네는 충분한 보상을 받고 풀려날 거야..." "아즈카반은 어디죠?"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퍼지 장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또 한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덤블도어 교수가 문을 열었다.이번엔 로닝 해리의 갈비뼈를 팔꿈치를 쿡 찔렀다.그가 너무나 놀란 나머지 헉 하는 소리를 냈던 것이다.루시아스 말포이 씨가 길게 늘어진 까만 망토를 입고,차갑고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팽이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벌서 와 계셨군요,퍼지." 그가 만족스러운 듯이 말했다. "좋습니다,좋아요..." "여기엔 왠일이오?" 해그리드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내집에서 당장 나가시오!" "이보게,나도 여기 이 안에 들어오는 게 전혀 유쾌하지 않다네-어-그런데 자네가 이걸 집이라고 했나 ?" 루시우스 말포이가 작은 오두막을 휘 둘러보며 코웃음을 쳤다. "난 그저 볼일이 있어서 학교를 찾아온 것뿐인데 선생님께서 이곳에 계시다고 하길래 잠시 들른 것뿐이네." "그런데 내게 정확히 뭘 원하는 거요,루시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그는 점잖게 말했지만,그의 파란 눈에서는 여전히 노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서운 일이오,덤블도어." 말포이가 긴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며 빈들빈들 말했다. "하지만 이사들은 당신이 물러설 때라고 생각하고 있소,이건 공식적인 정직 명령서요-이 안에 열 두 명의 서명이 있고,우린 당신이 시류에 뒤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소.현재까지 습격이 몇 번이나 있었소? 오늘 오후에만도 두 명이 습격을 당했소,안 그렇소?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호그와트엔 머글 태생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오,그렇게 되면 이 학교가 어떻게 되겠소?" "자,이것 보시오,루시우스." 퍼지 장관이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정직되다니...안돼요,안돼...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렇게 하다니..." "교장의 임명-혹은 정직-은 이사들의 문제요,퍼지." 말포이 씨가 구변 좋게 말했다. "그리고 교장인 덤블도어 교수가 이들 습격을 막지 못했으니-" "이것 보게,말포이,덤블도어 교수가 그것들을 막을 수 없다면," 퍼지 장관이말했다.그의 코밑에서는 이제 땀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과연 누가 막을 수 있겠나?" "그건 두고 봐야죠." 말포이 씨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 열두 명이 투표했을 때..." 해그리드가 벌떡 일어서자,그의 텁수루한 까만 머리가 천장을 살짝 스쳤다. "그들의 동의하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이 협박하고 공갈쳤소,말포이,어?" 그가 고함을 쳤다. "이보게,그렇게 성질을 부렸다간 조만한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될걸세,해그리드." 말포이 씨가 말했다. "충고하는데,아즈카반의 간수에게는 그런 식으로 소리치지 말게.그들은 그걸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말일세." "당신은 덤블도어 교수를 데려갈 수 없어!" 해그리드가 버럭 소리르 지르자,맷돼지 사냥용 큰 개인 팽이 바구니 속에서 몸울 움츠리고 낑낑거렸다. "그를 데려갔다가는 머글 태생들은 온천치 못할 거야! 다음 번엔 살인이 일어날 거라구!" "진정하게,해그리드." 덤블도어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그는 루시우스 말포이를 바라보았다. "만약 이사들이 나의 해임을 원한다면,루시우스,난 물론 물러나겠소-" "하지만-" 퍼지 장관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안돼요!" 해그리드가 으르렁거렸다. 덤블도어 교수는 하늘빛 눈을 루시우스 말포이의 차가운 회색빛 눈에서 떼지 않았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가 모두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아주 천천히 그리고 명확하게 말했다. "난 이곳에서 단 한사람도 날 좋아하지 않게 될 때만이 진정으로 이 학교를 떠날 것이오,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호그와트는 언제라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오." 잠시,해리는 덤블도어 교수의 눈이 그와론이 숨어있는 구석 쪽으로 휙 움직였다고 확신했다. "감동적인 말씀이군요." 말포이 씨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우리 모두 당신의-어-대단히 독특한 경영 방식을 그리워할 것이오,알버스,그리고 제발 당신의 후임자는 그 어떤-아- '살인' 도 막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그리고는 그느 오두막 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고 허리를 굽히고 덤블도어 교수를 나가게 했다.퍼지 장관은 중산모자를 만지작거리며,해그리드가 먼저 나가길 기다렸지만,해그리드는 가만히 서서,깊은 한숨을 내쉬고는,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누구든 뭘 좀 알아내고 싶다면,거리들만 따라가면 돼.그게 올바르게 안내해줄 테니까! 내가 말할 건 그것뿐이야." 퍼지 장관이 놀라서 그를 빤히 쳐자보았다. "좋아,난 간다." 해그리드가 두더지 가죽 코트를 입으며 말했다.하지만 그는 퍼지 장관을 따라 문으로 나가려고 하다가,다시 멈추고,큰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 누군가가 팽을 돌봐줘야 할 거야." 문이 쾅 닫히자 론이 투명 망토를 벗었다. "이제 큰일났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도 없고,그들은 차라리 오늘 밤 학교를 폐쇄하는 게 좋을 거야.그가 없으면 습격이 하루에 한 번씩 일어날 거야!" 팽이 소리를 길게 뽑으며 울부짖으며,닫힌 문을 긁기 시작했다. 제 15 장 아라고그 여름의 기운이 정원을 지나 성으로 퍼져오고 있었다.하늘과 호수는 모두 붉은 빛을 띤 청색으로 변했고,온실에는 양배추 만한 커다란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그러나 성 창문에서 아무리 내려다보아도,뒤를 졸졸 따라오는 팽과 함께 정원을 큰 걸음으로 걸어다니던 해그리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므로,해리는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하긴 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더 나을 것도 없었다.일들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건 그것도 마찬가지였다.해리와 론은 헤르미온느를 병 문안 가고 싶었지만,이제 병동에서는 방문객을 금하고 있었다. "우리도 어쩔 수가 없구나." 폼프리 부인이 병동 문큼 새로 엄하게 말했다. "안돼,미안하구나,언제라도 그 습격자가 다시 와서 이 사람들을 끝장낼..." 덤블도어 교수가 가고 없게 되자,전에 없이 불안감이 퍼져 나갔다.이제 햇살은 더 이상 성안으로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걱정스러운 표정이나 긴장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 얼굴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고,복도에서 울리는 웃음소리는 하나같이 날카롭고 괴이하게 들렸으므로 웃었다가도 얼른 멈춰졌다.해리는 덤블도어의 마지막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난 이곳에서 단 한 살마도 날 좋아하지 않게 될 때만이 진정으로 이 학교를 떠날 것이오,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호그와트는 언제라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오." 그러나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모두들 다 방황하고 겁을 먹고 있는데,정확히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말인가? 해그리드가 남긴 거미들에 대한 암시가 이해하기는 훨씬 더 쉬웠다-문제는 성안에 따라갈 거미가 단 한마리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해리는 론의 도움을 받아(다소 마지못해하기는 했지만)가는 곳마다 훑어보았다.그들은 물론 혼자서 돌아다녀선 안 되며 성에서 이동할 때는 다른 그리핀도르 학생들과 무리를 지어 다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행동에 더욱 제약을 받았다.다른 학생들 대부분은 교실을 옮겨갈 때 선생님들의 안내를 받는다는 것을 기뻐하는 것 같았지만,해리는 그게 몹시 싫었다.그러나 한 사람만은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그런 분위기를 철저히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드레이코 말포이는 마치 자신이 학생회장으로 임명되가라도 한 것처럼 거들먹거리며 학교를 돌아다녔다.해리는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와 해그리드가 떠나고 2주일 뒤에 있었던 마법의 약 수업 때까지 그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즐거워하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해리는 마법의 약 수업시간 때 말포이 바로 뒤에 앉아 있다가 그가 크레이브와 고일를 자못 기분 좋은 듯이 바라보며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난 늘 덤블도어를 제거할 사람은 바로 아빠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가 굳이 목소리를 낮추려고 하지도 않으며 말했다. "아버지는 덤블도어가 우리 학교 사상 최악의 교장이라고 생각하신다고 내가 그랬잖아.아마 이번엔 훌륭한 교장이 오실 거야.비밀의 방이 닫히는 걸 바라지 않는 사람 말야.맥고나걸 교수도 오래 가지 않을걸,그녀는 그저 교장의 공석을 채우고 있을 뿐이..." 스네이프 교수가 헤르미온느의 빈자리와 냄비에 대해 한 마디 말없이,해리 옆으로 휙 하고 지나갔다. "선생님." 말포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교장직에 지원해보시는 게 어떠세요?" "자,자,말포이." 스네이프 교수는 좋아서 입이 찢어질 것 같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이사들에 의해 잠시 정직되었을 뿐이란다.그 분은 아마 곧 우리에게로 돌아오실 거야." "그래요,맞아요." 말포이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선생님이 지원하시면 저희 아버지는 선생님께 표를 던지실 거예요-제가 아버지께 선생님이 이곳에서 가장 훌륭하신 분이라고 말씀 드리겠어요..." 스네이프 교수는 지하 감옥을 휩쓸고 지나다니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으므로,다행히 냄비에다 토하는 시늉을 하고 있는 시무스 피니간을 발견하지 못했다. "잡종들이 아직까지도 모두 짐을 싸지 않았다는 게 놀라워." 말포이가 계속했다. "다음 녀석은 반드시 죽을 거야.5갈레온을 걸겠어.그게 그그레인저가 아니었던 게 좀 유감이지만 하지만 말야..." 바로 그 순간에 종이 울렸던 것 정말 다행이었다.말포이의 그 마지막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론이 의자에서 뛰어 내렸었는데,모두들 가방과 책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어서,그가 말포이를 잡으려고 하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저 녀석을 가만두지 않겠어." 해리와 딘이 팔을 잡자 론이 고함쳤다. "난 상관없어,지팡이도 필요 없어,저 녀석을 내 손으로 죽이고 말겠어-" "어서들 서둘러라,너희들은 약초학 수업 받는 곳으로 데려다 주어야 하니까 말이다." 스네이프 교수가 학급 아이들 머리 위로 소리치자,그들이 줄을 맞춰 걸어갔다.하지만 그뒤를 따라가는 동안에도 론은 여전히 해리와 딘에게 붙잡힌 팔을 빼내려고 했다.성에서 나와 온실 쪽에 있는 채소밭에 다다랐을 때에야 겨우 론이 좀 진정되었으므로 놔줄 수 있었다.약초학 수업은 분위기가 아주 침체되어 있었다.함께 수업을 듣던 저스틴과 헤르미온느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스프라우트 교수는 그들 모두에게 아비니시아의 슈리벌피그가지치는 일을 시켰다.해리는 퇴비 더미 위에 시든 줄기를 한아름 내려놓다가 어니 맥밀란과 얼굴이 마주치게 되었다.어니는 한숨을 푹 쉬더니 아주 딱딱한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해리,널 의심해서 미안해.네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를 습격하지 않았다는 거 알아,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말했던 거 모두 사과할게.우린 이제 모두 같은 배를 탄 거야,그리고-" 그가 통통한 손을 내밀자,해리는 악수를 했다.어니와 그의 친구 한나는 해리와 론이 가지치고 있는 슈리벌피그에서 함께 작업했다. "저 드레이코 말포이 녀석은," 어니가 죽은 가지를 꺾어 내며 말했다. "그 녀석은 이 모든 게 좋아 죽겠나봐,안 그러니? 아무래도 난 그 녀석이 슬리데린의 후계자인 것 같아." "너 참 똑똑하다." 론이 말했다.그는 해리처럼 쉽게 어니는 용서하지 않는 것 같았다. "너도 그게 말포이라고 생각하니,해리?" 어니가 물었다. "아니." 해리가 너무나 확고하게 말하자 어니와 한나가 빤히 바라보았다.잠시 후,해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커다란 거미 몇 마리가 맞으편 잔디밭 위로 허둥지둥 달아나고 있었는데,마치 미리 예정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가장 짧은 경로를 따라가기라도 하는 듯 이상하게 일직선으로 이동하고 있었다.해리는 가지치는 가위로 론의 손을 툭 쳤다. "아야! 왜 그-" 해리는 햇빛 때문에 눈을 찡그린 채,거미들이 나아가는 곳을 가리켰다. "정말이네." 론이 반가운 표정을 지으려다가 이내 울상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따라갈 수가 없잖아..." 어니와 한나가 호기심 가득찬 얼굴로 그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해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거미들에게 초점을 맞췄다.그것들이 만약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라면,어딘가에선 틀림없이 멈출 것이다. "거미들은 금지된 숲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아..." 론은 그것이 아주 탐탁지 않은 것 같았다.수업이 끝나자 스프라우트 교수가 학급 학생들을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실까지 바래다주었다.해리와 론은 자신들의 말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다른 사람을 뒤에 처져서 걸었다. "투명 망토를 다시 사용해야만 할 거야." 해리가 론에게 말했다. "팽을 데려가도 좋을 것 같아.그 녀석은 해그리드와 자주 숲에 들어갔었잖아,아마 도움이 될 거야." "맞아." 론이 초조한 듯 요술지팡이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말했다. "저-그런데-숲속엔 늑대인간들은 없겠지?" 록허트 교수의 교실에서 평상시처럼 뒷자리에 앉으며 그가 덧붙였다.그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던지,해리가 이렇게 말했다. "그곳에는 좋은 것들도 있어,켄타우르스는 괜찮고,유니콘도..." 론은 금지된 숲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해리는 딱 한번 들어갔었지만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었다.록허트 교수가 교실 아능로 기운차게 걸어 들어오자,학생들의 눈이 모두 그에게로 쏠렸다.호그와트의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예전과 달리 어두운 표정이었지만,록허트 교수만은 전혀 다라진 것 없이 즐거워 보였다. "자 여러분." 그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왜 모두들 시무룩한 거죠?" 아이들은 서로 화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모르고 있는 건가요?" 그들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기라도 한 듯 록허트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위험스런 순간은 지나갔어요! 범인은 잡혀갔다구요-" "누군데요?" 딘 토마스가 큰소리로 물었다. "마법부 장관은 해그리드가 한 짓이라는 걸 100퍼센트 확신하지 않았다면 그를 잡아가지 않았을 거 예요." 록허트 교수는 누군가에게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된다는 걸 설명하는 투로 말했다. "그야 그랬겠죠." 론이 딘보다 훨씬 더 크게 말했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해그리드의 체포 건에 대해서는 내가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있어요,위즐리 군." 록허트 교수가 독선적인 어조로 말했다.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려고 했지만,해리가 책상 밑으로 그를 발로 세게 차는 바람에 말을 그만두었다. "우린 거기에 없엇던 걸로 해야해,기억해?" 해리가 비밀히 말했다.그러나 록허트 교수의 넌더리나는 명랑함고,은연중에 해그리드를 쓸데없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과,이제는 모든 게 끝난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 어찌나 화가 났던지,해리는 '굴귀신과 돌아다니기' 책을 그의 멍청한 얼굴로 홱 던져 버리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꾹 참고,론에게 '오늘 밤에 하자' 라고 짧게 휘갈겨 쓴 쪽지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했다.론은 그 쪽지를 읽고 나서 침을 꿀꺽 삼키고는,평소에 헤르미오느가 앉았던 빈자리를 슬쩍 바라보았다.그리고마침내 결심을 굳혔는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요즈음 그리피도르의 학생 휴게실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댔는데,그건 저녁 6시 이후에는 달리 갈 곳이 없었기 대문이었다.또한 할 얘깃거리도 많았으므로,학생 휴게실에는 때로 자정이 지나도록 아이들이 남아 있곤 했다.해리는 저녁을 먹자마자 가방에서 투명 망토를 꺼내 학생 휴게실로 와서는,저녁 내내 그것을 깔고 앉아 아이들이 다 기숙사 방으로 돌아갈 때를 기다렸다.그러는 동안 프레드와 조지는 해리와 론에게 카드 게임을 몇 판 하자며 도전장을 냈고,지니는 평상시 헤르미온느가 앉아있던 의자에 앉아 침통한 얼굴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해리와 론은 그 게임을 빨리 끝내려고 계속해서 일부러 져주었지만,그럼에도,프레드와 조지는 지니는 자정이 훨씬 지나서야 비로소 자러 올라갔다.해리와 론은 멀리서 두 기숙사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망토를 뒤집어쓰고 초상화 구멍으로 기어나갔다.모든 선생님들의 감시를 피해 성 밖으로 나가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그들은 마침내 현관 안의 홀에 도달해 오크문의 장금 장치를 연 뒤,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틈으로 살짝 비집고 나가,달빛이 드리워진 정원으로 걸어나왔다. "그런데 말야." 새까만 잔디밭 위를 걷고 있을 때 론이 불쑥 말했다. "숲속에 갔는데 따라갈 거미들이 하나도 없으면 어떡하지.그 거미들은 그리고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그것들은 그저 아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 같았어,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예상했던 대로 점점 약해졌다.그들은 해그리드의 집에 도착했다.안에 아무도 없어서인지 집은 쓸쓸하고 초라해 보였다.해리가 문을 밀어서 열자,팽이 그들을 보고 좋아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팽이 갑작스레 짖어서 성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깨울까봐,녀석에게 부리나케 벽난로 위의 선반에 있는 깡통 당밀 퍼지를 먹이자,그의 이빨이 쩍 들어붙었다.해리는 투명 망토를 해그리드의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칠흑같이 어두운 숯속에서는 굳이 그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것 봐,팽,우린 산책 나갈 거야." 해리가 개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팽이 좋아라고 그들 뒤를 쫓아 집 밖으로 튀어나가 숲 언저리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커다란 단풍나무에 다 대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렸다.해리가 요술지팡이를 꺼냐 "루모스!" 라고 중얼거리자 그 끝에,그들이 그 오솔길에서 거미들을 찾을 수 있기에 딱 적당한 밝기의 아주 작은 불빛이 나타났다. "잘했어." 론이 말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너도 알자시피-그랬다간 어쩌면 폭파하거나 뭐 그렇게 될지 몰라서 말야..." 해리가 잔디밭을 가리키며 론의 어깨를 툭 쳤다.거미 두 마리가 요술지팡이 불빛을 피해 황급히 나무 그늘 쪽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좋았어." 론이 마치 최악의 상황에 내버려지기하도 한 듯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난 준비됐어.가자."그들은 숲속으로 들어갔다.팽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킁킁거리며 나무 뿌리나 나뭇잎 냄새를 맡았다.그들은 지팡이 불빛을 이용해,오솔길을 따라 조금씩 꾸준히 이동하는 거미들을 쫓아갔다.그들은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나 나뭇잎이 살랑대는 소리 말고 혹시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면서,약 20분 정도 그 거미 뒤를 아무 말 없이 쫓아갔다.그뒤,나무들이 너무 울창해서,머리 위의 별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해리의 지팡이 불빛만이 희미하게 어두운 숲을 밝히고 있을 때,거미들이 오솔길을 벗어나는 게 보였다.해리는 그 거미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려고 멈춰 섰지만,자신의 발밑 부근의 동그란 불빛 말고는 주위가 완전히 새까매서 전혀 알 수 없었다.그는 숲에 이렇게 까지 깊숙이 들어와 본 적이 없었다.그는 지난번에 여기에 왔을 때 숲 오솔길을 떠나자 마라던 해그리드의 충고가 생생히 기억났다.그러나 해그리드는 이제 멀리 떨어져 있었다.어쩌면 아즈카반의 감옥에 앉아있을지도 모르지만,그는 또 거미들을 따라가라는 말을 남기도 떠났었다.무언가 축축한 것이 손에 닿자 해리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다가 론의 발을 밟았는데,그건 그저 팽의 코였다. "어떻게 생각하니?" 해리가 론에게 물었다.그는 자신의 지팡이에서 나온 불빛으로,간신히 론의 눈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젠 어쩔 수 없잖아." 론이 말했다.그들은 급히 움직이는 거미들의 그림자를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갔다.그러나 이젠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나무뿌리와 그루터기들이 자꾸 발에 걸렸기 때문이었다.해리는 손에 닿는 팽의 뜨거운 입김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은 몇 차례인가 멈춰서,크리고 앉아 지팡이 불빛으로 거미들을 찾아야 했다.적어도 30분쯤은 걸은 것 같았다.낮게 늘어진 나뭇 가지와 가시나무에 걸려 망토가 찢어졌다.한참 가자 숲은 어느 때보다 울창했지만 지면이 약간 내리막 길로 변한 것 같았다.그 때 팽이 갑자기 쩌렁쩌렁 울리게 큰소리로 짖어대는 바람에,해리와 론은 화들짝 놀랐다. "뭔데?" 론이 해리의 팔꿈치를 꼭 잡은 채 새까만 어둠 속을 휘 둘러보며 큰소리로 물었다. "저기에서 뭔가가 움직였어." 해리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들어봐...뭔가 커다란 것처럼 들려..." 그들은 귀를 기울였다.오른쪽 저만치에서,뭔가 커다란 것이 나무들 사이를 헤치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론이 말했다. "이럴 수가,설마,끔-" "조용히 해." 해리가 극도로 흥분해서 말했다. "소리 듣겠어." "내 소릴 듣는다구?" 론이 이상하게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이미 팽이 짖은 소리를 들었어." 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꼼짝 않고 서 있었다.이상하게 나직이 우르르거리는 소리가나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게 뭘 하고 있는 거지?" 해리가 물었다. "덤벼들 준비 하고 있겠지." 론이 말했다.그들은 감히 움직이지도 못하고,벌벌 떨면서 기다렸다. "가벼린 걸가?" 해리가 속삭였다. "몰라-" 그 때,오른쪽에서,갑자기 밝은 불빛이 확 타올랐으므로 두 사람 모두 얼른 손을 올려 눈을 가렸다.팽은 깽깽거리며 달아나려고 하다가,가시나무들 사이에 갇히자 훨씬 더 크게 깽깽거렸다. "해리!" 론이 안도한 나머지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해리,저건 우리 차야!" "뭐라구?" "어서!" 해리가 발부리에 걸려넘어지면서 론을 따라 그 불빛 쪽으로 머뭇머뭇 걸어가자 잠시 뒤 공터가 나왔다.위즐리 씨의 차가 울창한 숲 가운데에서 나뭇가지들로 잔뜩 덮인 채로 헤드라이트를 환히 켜고 서 있었다.론이 얼이 빠져서 입을 헤 벌린 채로 차 쪽으로 걸어가자,그 차가 마치 주인을 맞기라도 하는 듯이,천천히 그에게로 움직였다. "그게 내내 여기에 있었나봐!" 론이 차 주위로 걸어가며 좋아서 말했다. "이것 좀 봐,숲속에 있는 동안 엉망이 되어버렸어..." 차 옆구리가 여기저기 긁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온통 진흙투성이였다.그게 혼자서 숲을 굴러다녔던 게 분명했다.팽은 그 차에는 전혀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녀석은 계속해서 해리 옆에 꼭 붙어 있었는데,해리는 녀석이 떨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다소 숨을 돌리자,해리가 자팡이를 다시 망토속으로 쑤셔 넣었다. "이게 우릴 습겨할 거라고 생각하다니!" 론이 차에 기대어 툭툭 치며 말했다. "난 또 이게 어디로 갔나 했지!" 해리는 더 많은 거미들이 있나 보려고 밝은 불빛이 비추는 땅을 흘끗 바라보았지만,거미들은 이미 눈부신 헤드라이트 불빛을 피해 달아나고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그가 말했다. "어서,가서 찾아보자." 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움직이지도 않았다.그의 눈은 해리 뒤쪽으로 3미터쯤 떨어진 바닥의 어떤 점에 고정되어 있었다.그의 얼굴은 공포로 납빛이 되어 있었다.그런데 딸깍거리는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해리가 미처 돌아서기도 전에 길다란 털투성이인 무언가가 그의 몸통을 잡고 그를 당에서 번적 들어올렸다.그는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겁에 질려 몸부림치는 사이 딸깍거리는 소리가더 많이 들렸고,론의 다리 역시 땅에서 떨어지는 게 보였다.낑낑거리며 소리를 길게 뽑으며 짖고 있던 팽은 어느새 어두운 숲 속으로 내몰리고 있었다.해리는 매달린 채로,자신을 잡고 있는 괴물이 엄청나게 긴 여섯 개의 털투성이 다리로 걸어가고 있으며,앞다리 두 개가 그를 번득이는 한쌍의 까만 집게발로 꽉 움켜쥐고 있는 걸 보았다.뒤에서는 그런 동물 또 하나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그것은 론을 잡고 있을 게 분명했다.팽이 세 번째의 괴물에게서 벗어나려서 몸부림치며,큰소리고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해리는 소리치고 싶어도 소리칠 수가 없었다.마치 공터에 있는 차에 목소리를 두고 온 듯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그 동물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잡혀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얼마쯤 가자 갑자기 우글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괴물들이 나무가 하나도 없는 거대한 분지에 도달해 있었다.하늘에서는 여전히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지상에서는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끔찍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거미들.그러나 발밑에 있는 나뭇잎들 위로 떼지어 물려오는 것들처럼 작은 거미가 아니었다.짐마차를 끄는 말 정도 크기에,여덟 개의 눈과,여덟 개의 다리,털투성이인 거대한 까만색의 거미였다.해리를 들고 있는 거대한 괴물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 우묵한 분지 한가운데 있는 어렴풋한,반구형의 거미줄로 향하는 동안,다른 괴물들은 친구 거미가 들고 있는 것을 보고 흥분해서 집게발을 딸깍거리며,그 주위로 다가왔다.그 거미가 놓아주자 해리는 땅바닥으로 철퍼벅 떨어졌다.론과 팽도 옆에 털썩 떨어졌다.팽은 더 이상 울부짖지 않고,떨어진 자리에서 조용히 몸을 움츠렸다.론도 해리처럼 겁에 질려있는 것 같았다.입은 소리도 나오지 않는 비명으로 헤벌러져 있었고 눈알은 튀어나올 것 같았다.해리는 갑자기 자신을 떨어뜨린 그 거미가 뭐라고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분간하기가 어려웠던 것은,그 괴물이 한 마디 말할 때마다 집게발을 딸깍거렸기 때문이었다. "아라고그!" 그게 소리쳤다. "아라고그!" 그러자 그 희미한 반구형의 거미줄 한가운데서,작은 코리끼만한 거미 한 마리가 아주 천천히 나타났다.그 거미의 까만 몸통과 다리에는 약간 회색빛이 돌았고,추하게 생긴 머리에 달린 눈들은 우윳빛 흰색이었다.그 거미는 장님이었다. "저게 뭐지?" 그 거미가 집게발들을 재빠르게 딸깍거리며 말했다. "사람들." 해리를 잡았던 거미가 딸각거렸다. "해그리드야?" 아라고그가 여덟 개의 우윳빛 눈으로 막연히 두리번거리면서 더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모르는 사람들." 론을 데려온 거미가 딸깍거렸다. "죽여버려." 아라고그가 버럭 화를 내며 딸깍거렸다. "잠자고 있었는데..." "우린 해그리드의 친구예요."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딸깍,딸깍,딸깍.분지 여기저기서 거미들의 집게발이 딸깍거렸다.아라고그가 멈췄다. "해그리드는 우리의 분지로 사람들을 보낸 적이 없어." 그가 천천히 말했다. "해그리드는 잡혀갔어요." 해리가 가쁘게 숨쉬며 말했다. "우리가 온 건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잡혀갔다구?" 늙은 거미가 이렇게 말했을 때,해리는 딸깍거리는 집게발 바로 밑에서 걱정하는 소리가들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왜 너희들을 보냈지?" 해리는 일어날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다리가 몸을 지탱하고 서 있을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는 땅바닥에 앉은 채로 될 수 있는 대로 태연하게 말했다. "저 위 학교에 있는 사람들은,해그리드가 학생들에게-어-어-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해요.그들은 그를 아즈카반으로 데려갔어요." 아라고그가 집게발들을 미친 듯이 딸깍거리자,분지 여기저기에 있는 많은 거미들이 그 소리를 똑같이 흉내냈다.마치 박수갈채를 듣는 것 같았다.그러나 그 소리는 해리를 소름끼치게 했다. "하지만 그건 오래 전이었어." 아라고그가 화를 내며 말했다.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난 똑똑히 기억해.그가 학교를 떠난 건 바로 그것 때문이었지.그들은 비밀의 방에 살고 있는 괴물이 바로 나라고 믿었어.그들은 해그리드가 그 방을 열어서 날 놓아주었다고 생각했어." "그럼 당신은...당신은 비밀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나요?" 해리가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끼며 말했다. "내가!" 아라고그가 화가 나서 딸깍거리며 말했다. "난 성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난 먼 이국 땅에서 왔어.내가 알이었을 때 어떤 여행자가 날 해그리드에게 주었지.해그리드는 어린 소년에 불과했지만,날 성안에 있는 벽장 속에 감춰두고,식탁에서 먹다 남은 것들을 먹이며 보살펴 주었지.해그리드는 나의 좋은 친구야.좋은 사람이지.내가 발견되어서,어떤 여자아이를 죽였다고 비난받았을 때,그는 날 보호해 주었어.난 그 이후 죽 이곳에 살았고,해그리드는 여전히 가끔히 날 찾아오지,그는 심지어 내게 아내 모삭을 찾아주기까지 해써.우리 가족이 얼마나 불어났는지 봐,모두가 다 해그리드 덕이야..." 해리는 용기를 냈다. "그러니까 당신은 절대로-절대로 아무도 습격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 늙은 거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나의 본능이었겠지만,해그리그를 존경해서,사람에게는 절대로 해를 끼치지 않았어.살해당한 여자아이의 시체는 화장실에서 발견되었어.난 내가 자라난 벽장 말고는 성의 어디에도 가보지 못했어.우리의 동족은 어둡고 조용한 곳을 좋아해..." "하지만 그러면... 무엇이 그 여자아이를 죽였는지 아세요?" 해리가 물었다. "왜냐하면 무엇인지를 모르지만,그게 다시 돌아와 사람들을 죽이고 있거든요-" 갑자기 시끄럽게 딸깍거리는 집게발 소리와 많은긴 다리들이 화가 나서 급히 움직이는 소리 때문에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커다란 검은 형체들이 사방에서 그에게로 이동했다. "성안에 살고 있는 건." 아라고그가 말했다. "우리 거미들이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고대 생물이야.내가 해그리드에게 그렇게 풀어달라고 간청했던 건,바로 그 짐승이 학교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 감지했기 때문이야." "그게 뭔데요?" 해리가 다급히 물었다.딸깍거리는 소리와 급히 움직이는 소리가 더 시끄럽게 들렸다.거미들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린 말 못해!" 아라고그가 사납게 말했다. "우린 그 이름을 댈 수 없어!" 난 심지어 해그리드에게조차 저 끔찍한 생물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어,그가 여러 차례 물었는데도 말야." 해리는 그러나 거미들이 사방에서 집요하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 대답을 더 이상 재촉할 수가 없었다.아라고그는 말하는 데 싫증이 난 것 같았다.그는 천천히 반구형 거미줄안으로 물러나고 있었지만,그의 동료 거미들은 계속해서 서서히 해리와 론에게 다가왔다. "그럼 우린 갈게요." 해리가 아라고그 뒤에서 나뭇잎들이 살랑대는 소리를 들으며,그에게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간다구?" 아라고그가 느릿느릿 말했다. "그건 안될 것 같..." "하지만-하지만-" "내 아들과 딸들은 내 명령 때문에 해그리드를 해치지 않아.하지만 난 이렇게 자진해서 우리에게로 온 신선한 날고기까지먹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잘 가게,해그리드 친구." 해리는 현기증이 났다.바로 앞에,그보다 훨씬 큰,단단한 거미들의 장벽이,불쾌하게 생긴 까만 머리에 난 여러 개의눈을 번득이며 딸깍거리고 있었다.해리는 그것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죽도록 싸울 결심을 하고,요술지팡이로 손을 뻗고 일어섰을 때,시끄러운 소리가 길게 지속되더니,밝은 불빛이 분지를 이글이글 타오르게 했다.위즐리 씨의 차가 헤드라이트를 훤하게 켜고,삑삑 경적을 울리면서,우레 같은 소리를 내면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며,거미들을 쳐서 나동그라지게 했다.몇 마리는 벌렁 뒤집혀져서,수많은 다리를 공중으로 쳐들고 허우적대고 있었다.차가 끽하며 해리와 론 앞에 멈추더니 문이 홱 열렸다. "팽을 데려와!" 해리가 앞좌석으로 펄쩍 뛰어오르며 소리쳤다.론이 한가운데에서 사냥개를 잡자 차 뒷자석으로 던졌다-문이 쾅 닫혔다-론이 액셀러레이터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엔진이 포효하는 듯 요란한 소리를 내더미 출발하며 거미들을 몇 마리 더 쳐서 넘어뜨렸다.그들은 오르막길을 전속력으로 올라가,분지에서 나온 뒤,굉장한 소리를 내며 숲속을 달렸다.차가 그 길을 훤히 다 알고 있기라고한 듯 가장 넓은 기로만 교묘하게 굽이굽이 나아가는 동안 나뭇가지들이 차창에 부딪혔다.해리는 론을 흘끗바라보았다.그의입술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기하도 하는 듯 헤벌어져 있었지만,눈빛은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았다. "괜찮니?" 론은 말은 하지 않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았다.차가 마구 덤블을 헤치고 나아가고 있을 때,팽이 뒷좌석에 않아 소리를 길게 뽑으며 시끄럽게 짖어대고 있었다.차가 커다란 오크 나무 옆으로 비집고 들어갈 때 사이드미러가 툭 부러져 나갔다.그리고 10분 정도 요란하게 흔들흔들하더니 나무들이 점점 드문드문해졌고,다시 하늘이 조금 보였다.그런데 차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몸이 앞으로 홱 쏠렸다.그들은 어느새 숲 언저리에 와 있었다.팽이 몹시 나가고 싶은지 얼른 창가로 갔고,해리가 문을 열어주자,꼬리를 다리 사이에 낀 채 쏜살같이 해그리드의 집으로 달려갔다.해리가 차에서 내리자,론도 팔다리에 감각이 되돌아온 듯 따라 내렸다.하지만 멍한 표정과 뻣뻣한 목은 여전했다.해리가 감사의 표시로 가볍게 치자 차는 후진으로 숲속으로 들어가더니 사라졌다.해리는 투명 망토를 가지고 해그리드이 오두막으로 들어갔다.팽은 녀석의 바구니에 있는 담요 밑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해리가 다시 밖으로 나오자,론이 호박밭에서 심하게 토하고 있었다. "거미들을 따라가더니." 론이 소매로 입을 닦으며 힘없이 말했다. "난 해그리드를 절대 용서 못해.살아난 건 기적이었어." "아저씨는 아라고그가 자신의 친구들을 해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그게 바로 해그리드의 문제야!" 론이 오두막 벽을 쾅쾅 치며 말했다. "해그리드는 언제과 괴물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잖아.그렇게 해서 자신이 어떻게 되었는지 봐! 아즈카반의 감옥 속에 있잖아!" 그는 이제 더 심하게 떨고 있었다. "우리를 저 안에 보낸 목적이 도대체 뭐냐구? 우리가 뭘 알아냈느냔 말야?" "해그리드는 비밀의 방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지." 해리가 론의 몸에 망토를 씌우고 그가 걸을 수 있도록 팔을 잡아 부축하며 말했다. "해그리드는 아무 죄가 없었어." 론이 휭 하고 코방귀를 뀌었다.아라고그를 벽장 속에서 부화시킨 것만으로도 분명 죄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성에 눈앞에 어렴풋이 나타나자 해리는 발이 확실히 감춰지도록 망토를 잡아당긴 뒤,삐걱거리는 문을 살짝 밀어 조금 열었다.그들은 조심스럽게 현관 안의 홀을 지나 숨을 죽이고 대리석 계단 위로 올라가 경계 근무중인 보초들이 걸어다니고 있는 복도들을 지나쳤다.그리고 마침내 안전한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에 도착했다.벽난로에는 불이 다 타고 시꺼먼 재만 남아 있었다.그들은 망토를 벗어 꾸불꾸불한 계단을 올라가 기숙사로 들어갔다.론은 옷을 벗지도 않고 침대 위로 픽 쓰러졌다.해리는 그다지 졸립지가 않았다.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아라고그가 했던 말들을 곰곰이 생각했다.성 어딘가에 숨어있는 생물은 볼드모트 같은 종류의 괴물인 것 같았다.심지어 다른 괴물들도 그 이름을 대고 싶어하지 않았으니 말이다.해리와 론은 그게 무엇인지도,그것이 어떻게 그 희생자들을 돌처럼 굳어지게 했는지도 전혀 알아내지 못했다.해그리드조차 비밀의 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했었다.해리는 다리를 침대 위로 들어올리고 베개를 베고 벌렁 드렁누워,높은 창문으로 새어드는 달빛을 바라보았다.이제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그들은 사방이 막힌 막다른 골목에 들어와 있었다.리들은 엉뚱한 사람을 잡았고,슬리데린의 후계자는 형벌을 모면했다.그리고 이번에 비밀의 방을 연 사람이 예전의 그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이제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해리는 누워서,여전히 아라고그가 했던 말을 생각했다.막 졸음이 오기 시작했을 때 마지막 남은 희망 같은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그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론." 그가 어둠 속에서 작은 소리로 불렀다. "론-" 론이 팽처럼 낑낑거리며 깨더니,미친 듯이 주위를 둘러보다가,해리를 보았다. "론-죽은 그 여자 애 말야.아라고그가 그 애가 화장실에서 발견되었다고 했잖아." 해리가 한쪽 구석에서 들리는 네빌의 코 고는 소리에도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 애가 만약 화장실을 한번도 떠나지 않았다면? 그 애가 만약 아직도 그 곳에 있다면?" 론이 달빛에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비볐다.그릭 그 역시 그 말뜻을 이해했다. "설마-모우닝 머틀?" 제 16장 비밀의 방 "우린 그 화장실에 내내 있었잖아,세 칸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론이 다음날 아침을 먹으며 너무나 아쉽다는 듯 말했다. "그 애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는데,이제..." 거미들을 찾아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하지만 선생님들을 피해 여자 화장실에,더욱이 첫 번째 습격 현장 바로 옆에 있는 그 여자 화장실에 충분히 오랫동안 몰래 숨어 들어가 있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었다.그러나 1교시인 변신술 수업 시간에 몇 주일 만에 처음으로 비밀의 방 생각을 싹 잊어버리고 하는 일이 발생했다.수업이 시작되고 10분쯤 뒤,맥고나걸 교수가 오늘부터 일주일 후인 6월 1일부터 시험을 보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시험이오?" 심스 피니간이 전혀 뜻밖이라는듯 악을 쓰며 말했다. "요즘 같은 시기에 꼭 봐야 하나요?" 해리 뒤에서 쾅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네빌 롱바텀의 요술지팡이가 옆으로 스르르 넘어지면서,책상다리 하나를 없어지게 했던 것이다.맥고나걸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한번 휘휘 둘러 책상다리를 다시 복구하고는 시무스에게 돌아서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시기에 학교를 계속 개방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녀가 엄하게 말했다. "그러므로 시험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며,여러분 모두 열심히 공부하리라 믿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라니! 해리는 학교가 이 지경인데 시험을 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교실 여기저기서 불평 불만의 소리가 쏟아져 나오자,맥고나걸 교수가 훨씬 더 험악한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학교를 가능한 한 정상적으로 계속 운영하라는 덤블도어 교수의 지시가 있으셨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이번 시험은 내가 굳이 지절할 필요는 없겠지만,여러분들이 금년에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스스로 진단해 보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해리는 슬리퍼로 변신시켜야 할 한 쌍의 하얀 토끼를 내려다보았다.금년에는 지금까지 뭘 배웠지? 그는 시험에 도움이 될만한 게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것 같았다.론은 꼭 저 무시무시한 금지된 숲으로 가서 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이걸로 시험을 볼 수 있을까?" 론이 막 시끄럽게 호각소리를 냈던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며 해리에게 물었다.첫 번째 시험이 시작되기 사흘 전,맥고나걸 교수가 아침 식사 시간에 또 다른 발표를 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연회장이 오히려 더 소란스러워졌다. "덤블도어 교수가 돌아오나봐!" 몇 명이 기뻐서 소리쳤다.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잡으셨군요!" 래번클로 테이블에서 어떤 여자아이가 말했다.소란이 좀 가라앉자,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마침내 맨드레이크들을 자를 때가 되었다고 스프라우트 교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오늘 밤,우린 돌처럼 변해버린 친구들을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그들 중 한 명쯤은 누가,아니 무엇이 그들을 습격했는지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이 끔직한 해가 끝나기 전에 꼭 범인을 잡게 되길 바랍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슬리데린 테이블을 넘겨다 보자 드레이코 말포이가 예상했던 대로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론은 그러나 근래 들어 더 없이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이제 머틀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괜찮겠지!"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깨어나기만 하면 모든 걸 알게 될 거야! 그 앤 3일 뒤 시험을 본다는 걸 알면 아마 죽으려고 할 거야.공부를 하나도 못했잖아.어쩌면 시험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내버려두는 게 그애를 더 도와주는 일인지도 몰라." 바로 그때,지니 위즐리가 다가와서 론 옆에 앉았다.그녀는 긴장하고 초조해 보였다.해리는 그녀가 손을 무릎에 놓고 비틀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무슨 일이니?" 론이 포리지를 더 덜어 먹으면서 말했다.지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겁에 질린 펴정으로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흘끗흘끗 바라보았다.해리는 지니의 표정이 딱히 누구라고는 꼬집어 말할수 없었지만,막연히 어느 누군가와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해." 론이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해리는 갑자기 지니가 누구의 모습과 닮았는지 깨달았다.그녀는 도비가,해서는 안될 말을 털어놓는 순간에 망설이면서 의자에서 몸을 약간 앞뒤로 흔들고 있는 모습과 똑같았다. "말할 게 있어." 지니가 해리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작은 소리로 웅얼웅얼 말했다. "무슨 얘긴데?" 해리가 물었다.지니는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뭔데?" 론이 물었다.지니는 입을 열었지만,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해리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지니와 론만이 들을 수 있도록 조용히 말했다. "비밀의 방에 관한 거니? 뭔가 보았어? 누군가가 이상하게 행동하는 거?" 그런데 지니가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는 순간 퍼시 위즐리가 지치고 창백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너 다 먹었으면,나 좀 앉게 비켜,지니.배고파 죽겠어,막 순찰 돌고 오는 중이야." 지니가 마치 의자에 전기가 통하기라도 한 듯 벌떡 일어나 겁먹은 표정으로 퍼시를 흘끗 바라보고는 급히 달아났다.퍼시가 앉더니 테이블 한가운데서 머그 잔 하나를 잡았다. "퍼시 형!" 론이 화가 나서 말했다. "그 애가 막 우리에게 뭔가 중요한 말을 하려고 했었단 말야!" 차를 쭉 들이켰던 퍼시가 캑캑거렸다. "무슨 말인데?" 그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 "내가 그 애에게 뭐 이상한 거 보았느냐고 그랬더니,그 애가 막 말하려던 참이었-" "아-그건-그건 비밀의 방과는 아무 관계없어." 퍼시가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말했다. "어떻게 알아?" 론이 눈썹을 치며올리며 물었다. "그러니까,어,그렇게 묻는다면,지니가,어,일전에 내게 왔었어-이거 원,신경 쓰지 마-요점은,내가 뭔가를 하는 걸 그애가 보았는데 내가 음,내가 그 애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거야.분명히 말하지만,난 그 애가 약속을 지킬 줄 알았어.그건 아무 것도 아냐,정말이지,난 그저-" 해리는 퍼시가 그렇게 불안해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뭐하고 있는 거야,퍼시 형?" 론이 씩 웃으며 말했다. "어서,말해,웃지 않을게." 퍼시는 그러나 미소짖지 않았이다. "저 롤빵 좀 건네줄래,해리,배고파 죽겠어-" 어차피 내일이면 굳이 그들이 애쓰지 않아도 그 수수께끼가 다 풀리겠지만,해리는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머틀에게 말을 한번 걸어볼 작정이었다-그런데 기쁘게도,그들이 질데로이 록허트 교수의 보호를 받으며 마법의 역사 교실로 가고 있던 오전에 정말로 기회가 생겼다.록허트 교수는 여전히 모든 위험이 지나갔다고 생각한 듯 그들을 복도에서 살피는 일도 건성이었다.그럼에도 그의 머리카락은 평상시처럼 윤기가 나지 않았다.4층 순창을 도느라 밤을 거의 꼬박 새운 탓인 것 같았다. "내 분명히 말하지만," 그가 그들을 한쪽 구석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돌처럼 굳어진 저 가엾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해그리드가 그랬어요' 일 거야.솔직히,난 맥고나걸 교수가 이 모든 안전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선생님." 해리가 이렇게 말하자,론이 놀라서 책을 떨어뜨렸다. "고맙구나,해리." 록허트 교수가 후풀푸프 아이들이 줄지어 나가는 동안 기다리며 상냥하게 말했다. "내 말은,우리 선생들이 굳이 학생들을 교실까지 데려다주거나 밤새도록 보초를 서지 않아도,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는 얘기야..." "맞아요." 론이 해리의 의도를 이해한 듯 말했다. "그럼 저희 들을 이곳에 두고 그냥 가시는 게 어떠세요,선생님,이제 복도 하나만 더 가면 되잖아요-" "위즐리,나도 그럴까 한다." 록허트 교수가 말했다. "어서 가서 다음 수업 준비를 해야 하거든-" 그리고는 그는 황급히 가버렸다. "수업 준비를 한다구." 론이 그의 뒤에다 대고 코웃음을 쳤다. "가서 머리나 말겠지,뭐." 그들은 그리핀도르 학생들을 먼저 지나가게 한 뒤,옆 통로로 쏜살같이 달아나 허둥지둥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 쪽으로 갔다.그러나 그들이 자신들의 기막힌 계획에 대해 자축하고 있을 때- "포터! 위즐리! 뭐하고 있니?" 맥고나걸 교수가 성난 얼굴로 서 있었다. "저흰-저흰-" 론이 더듬더듬거렸다. "저흰 가서-그러니까-만나보려고-" "헤르미온느요." 해리가 말했다.론과 맥고나걸 교수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 애를 한참 동안 보지 못했어요.교수님." 해리가 다급하게 말을 계속하다가,그만 잘못해서 론의 발을 밟았다. "저흰 병동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서 그 애에게 이제 맨드레이크가 거의 준비되었으니,어,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을 빤히 보았다.잠시,해리는 그녀가 버럭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지만,기묘하게도 그녀는 우는 듯 한 쉰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두 분에 놀랍게도 구슬 같은 눈물이 반짝거렸다. "물론,그런 일을 당한 사람들의 친구들에게는 이 모든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도 남지...충분히 이해한다.그래,포터,그레인저 양을 방문해도 좋다.빈스 교수에게는 내가 너희들이 어디 갔는지 말해주마.폼프리 부인에게는 내가 허락했다고 말하렴." 해리와 론은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듯 의아해하며 걸어갔다.모통이를 돌았을 때,맥고나걸 교수가 코를 휑 푸는 소리가 들렸다. "그거야말로." 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네가 지금까지 꾸며낸 이야기 가운데 가장 멋졌어." 이제는 병동으로 가서 폼프리 부인에게 헤르미온느를 방문해도 좋다는 맥고나걸 교수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하는 수밖에없었다.폼프리 부인은 마지못해 그들을 들여보내 주었다. "돌처럼 굳어진 사람에게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니? 헤르미온느 옆에 있는 자리에 앉았을 때 그들은 폼프리 부인의 말뜻을 인정해야만 했다.헤르미온느는 확실히 방문객들이 찾아왔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차라리 그녀의 침대 옆에 있는 서랍장에 대고 모든 게 잘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이 애가 습격자를 보기나 했을까?" 론이 헤르미온느의 뻣뻣한 얼굴을 슬프게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그가 몰래 다가갔다면,못 봤을 거야..." 그러나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얼굴을 보고 있지 않았다.그의 눈은 그녀의 오른손에 붙잡혀 있었다.그 손은 꽉 쥔 채 담요위에 올려져 있었는데,좀더 가까이 다가가자,주먹 안에 종이 쪽지 하나가 꽉 쥐어져 있는 게 보였다.폼프리 부인이 가까이 있는지 살핀 뒤,해리가 론에게 이것을 알려주었다. "빼내봐." 폼프리 부인이 해리를 보지 못하게 막아서기 위해 의자를 당기며 론이 속삭였다.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헤르미온느의 손이 종이를 어찌나 꽉 쥐고 있었던지 꼭 찢어질 것만 같았다.론이 지키고 있는 동안 그는 당겨다가 비틀었다가를 몇 번 했고,마침내 몇 분의 긴장된 순간이 흐른 뒤,종이가 빠져 나왔다.그건 도서관의 아주 오래된 책에서 찢어낸 것이었다.해리가 그 종이를 얼른 펴자 론도 가까이 다가와 읽었다.우리의 땅에서 돌아다니는 많은 무시무시한 짐승과 괴물들 가운데,뱀들의 왕으로도 알려져 있는 바실리스크보다 이상하고 끔찍한 것은 없다.이 뱀은 두꺼비 밑에서 부화된 닭의 알에서 태어났는데,크기가 엄청나게 크며 나이가 수백 살은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살인 방법은 대단히 불가사의하다.바실리스크는 독이 있는 그 치명적인 송곳니 외에도,눈초리가 매서워,그 눈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즉사하게 된다.거미들이 바시리스크 앞에서 달아나는 것은,그것이 그들의 천적이기 때문이며,그걸 죽일 수 있는 건 수탉의 울음소리뿐이다.그리고 종이 밑에는,헤르미온느의 필체인 것 같은 단 한개의단어가 쓰여져 있었다.수도관.마치 누군가가 해리의 뇌에 전등을 켜기라도 한 듯 번쩍 어떤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론." 그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바로 이거야.이게 해답이야.비밀의 방에 있는 괴물은 바로 바시리스크야-거대한 뱀! 내가 여기저기서 들은 목소리를 다른 사람은 아무도 듣지 못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어어.그건 내가 뱀의언어를 알아듣기 때문이야..."해리는 주위에 있는 침대들을 올려다보았다. "바실리스크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죽인다고 했지? 하지만 아무도 죽지은 않았어-그건 아무도 그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이지.콜린은 카메라를 통해 그걸 보았어.그래서 바실리스크는 카메라 안에 있는 필름은 몽땅 태웠지만,콜린은 그저 돌처럼 굳어졌던 거야.저스틴은...저스틴은 바실리스크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을 통해 본게 틀림없어! 닉은 그 독기 어린 시선을 받았지만,이미 죽었기 때문에 다시 죽을 수가 없었어...그리고 헤르미온느와 지래번클로 반장이 발견되었을 때는 그 옆에 거울이 있었어.헤르미온느는 그 괴물이 바실리스크라는 걸 알았던 거야.그래서 그 애는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 래번클로 반장에게 거울을 맨 앞에 내놓고 구석진 곳을 둘러보라고 주의시켰던 게 분명해!그리고그 여자 애가 거울을 꺼냈는데-그리고-" 론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러면 노리스 부인은?" 그가 몹시 궁금한 듯 속삭였다.해리는 할로윈 날 밤의 그 현장을 떠올리며,곰곰히 생각했다. "물..." 그가 천천히 말했다.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흘러 넘친 물이야.노리스 부인은 틀림없이 그 물에 비친 모습만 보았을 거야..." 그는 손에 들려있는 종이를 열심히 훑었다.보면 볼수록 앞 뒤가 맞았다. "...그걸 죽일 수 있는 건...수탉의 울음소리뿐이야!" 그가 큰소리로 읽었다. "해드리드의 수탉들이 계속 죽어나갔잖아! 일단 그 방이 열리자 슬리데린의 후계자는 성 근처에서 수탉들이 돌아다니는 걸 원하지 않았던 거야! 거미들은 그것 앞에서 달아나고 말야! 모든 게 딱 맞아 떨어져!" "하지만 바실리스크가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 거지?" 론이 물었다. "거대한 뱀이...누군가가 보았을 텐데..." 해리는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그 종이 끝 부분에 휘갈겨 쓴단어를 지적했다. "수도관." 그가 말했다. "수도권...론,그건 수도관을 이용하고 있었어.난 그 목소리가 벽 속에서 나는 걸 들었었어..." 론이 갑자기 해리의 팔을 잡았다.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말야!"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만약 화장실이라면 어떻게 되지? 그게 만약-"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 해리가 말했다.그들은 밀려오는 흥분을 어쩌지 못하고,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듯,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건," 해리가 말했다. "이 학교 안에는 뱀의 언어를 할 수 있는 게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뜻이야.슬리데린의 후계자도 그렇자는 거지.그가 바실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야."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론이 눈을 번득이며 물었다. "맥고나걸 교수에게로 곧장 가야 할까?" "교무실로 가자." 해리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10분 뒤면 맥고나걸 교수님이 그곳에 오실 거야.수업이 끝날 시간이 다 되었거든." 그들은 아래층으로 달려갔다.또다시 복도에서 어물거리다가 들키고 싶지 않았으므로,그들은 곧장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교무실로 갔다.커다란 교무실 안에는 거무스름한 나무 의자들이 가득 차 있었다.해리와 론은 너무 흥분해서 앉지도 못하고,교무실을 천천히 왔다갔다했다.그러나 웬일인지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지 않았다.대신,마법을 써서 크게 한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모든 학생들은 즉시 기숙사로 돌아가십시오,모든 선생님들은 교무실로 돌아가십시오.즉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해리가 론을 빤히 바라보았다. "습격이 또 있었던 건 아니겠지? 설마 지금?" "어떻게 해야 하지?" 론이 아연실색하며 물었다. "기숙사로 돌아갈까?" "안돼." 해리가 주위를 흘끗 보며 말했다.왼쪽에 선생님들의 망토들로 가득한 보기 흉한 옷장이 하나 있었다. "이 안으로 들어가서,무슨 일인지 들어보자.그리고 나서 우리가 알아낸 걸 선생님들께 말해면 돼." 그들이 옷장 안에 숨어,수백 명의 사람들이 머리 위에서 우르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있을 때,교무실 문이 갑자기 쾅하고 열렸다. 둘둘 접힌 곰팡내 나는 망토들 사이로,선생님들 이 그 방으로 하나 둘씩 들어오는 게 보였다.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는가 하면,잔뜩 겁에 질려 있는 선생님들도 있었다.그 뒤 맥고나걸 교수가 도착했다. "일이 끝내 터지고야 말았어요." 그녀가 말없이 자신을 바라 보고 있는 선생들에게 말했다. "학생 하나가 괴물에게 잡혀갔어요.비밀의 방으로요." 플리트윅 교수가 꽤 하는 소리를 냈다.스프라우트 교수는 두 손을 얼른 입에다 갖다댔다.스네이프 교수가 의자 등받이를 꽉 집고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슬린데린의 후계자가." 맥고나걸 교수가 얼굴이 창백해져서 말했다. "또 다른 메시지를 남겼어요.첫 번째 메시지 바로 밑에요. '그 애의 뼈대는 비밀의 방에 묻힐 것이다' 라구요." 플리트윅 교수가 별안간 울음을 터뜨렸다. "그게 누구죠?" 후치 부인이 무릎을 후들거리면서 의자에 맥없이 앉으며 말했다. "어느 학생이죠?" "지니 위즐리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해리는 론이 옷장 바닥으로 스르르 주저않는 걸 느꼈다. "내일 모든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야 해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이제 호그와트의 미래는 없어요.덤블도어 교수는 늘 말씀하셨어요..." 교무실 문이 다시 한번 쾅 열렸다.잠시,해리는 덤블도어일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건 록허트 교수였고,그는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죄송해요-깜박 졸았어요-무슨 얘기들 하셨죠?" 그는 다른 선생님들이 혐오스럽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스네이프 교수가 앞으로 걸어나갔다. "마침 잘 왔네." 그가 말했다. "그 일을 해결할 사람은 자네 밖에 없어.여자 아이 하나가 그 괴물에게 잡혀갔네.록허트 비밀의 방으로 붙잡혀갔단 말이네.마침내 자네가 나서야 할때가 왔네." 록허트 교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맞네,질데로이." 스프라우트 교수가 끼어 들었다. "바로 어젯밤에 자네가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고 말하지 않았나?" "전-이거야 원,전-" 록허트 교수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래,자네는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실히 안다고 하지 않았나?" 플리트윅 교수가 갑자기 소리를 높여 말했다. "전-제가요? 전 잘 기억이 나지..." "난 자네가 해그리드가 잡혀가기 전에 그 괴물을 처치할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고 말 했던 걸 확실히 기억하네."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자넨 모든 일이 망쳐져버렸다고 하지 않았나? 처음부터 자네가 그 일을 맡아 해결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어?" 록허트 교수가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동료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전...전 정말로 절대...뭔가 오해가 있으셨던 게..." "그럼,당신에게 맡겨두겠어요,질데로이."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 일을 하기엔 오늘 밤이 더 없이 좋을 거예요.우린 모두 물러나 있을게요.그 괴물을 당신 혼자서 처치할 수 있도록 말예요.이제야 비로소 당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할 때가 온 것 같군요." 록허트 교수가 절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아무도 구원해주지 않았다.그는 더 이상 당당해 보이지 않았다.그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고,평상시에 늘 보여주던 이빨이 다 드러나 보이는 웃음은 온데간데 없고,기운 없고 허약해 보였다. "조-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제 사무실에서-준비-준비 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는 그가 교무실을 나갔다. "잘하셨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콧구멍을 깔때기 모양으로 벌리며 말했다. "속이 다 시원하군요.각 기숙사 담당 교수님들께서는 학생들에게 가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리고 내일 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그들을 집으로 데려다줄 거라고 말씀해 주세요.나머지 선생님들은 단 한명의 학생도 기숙사 바깥에 남아있지 않도록 조처해 주셨으면 합니다." 선생님들이 하나씩 일어서서 나갔다.그날은 어쩌면 해리의 일생 최악의 날인지도 몰랐다.그는 론과 프레드와 조지와 함께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퍼시는 거기에 없었다.그는 위즈리 부부에게 부엉이를 보내러 갔다가,자기 기숙사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그날 오후만큼 그렇게 길었던 날도,그리핀도르 탑이 그렇게 북적거렸던 적도,그럼에도 또한 그렇게 조용했던 적도 없었다.해질녘이 되자,프레드와 조지는 더 이상 앉아있지 못하고,자러 올라갔다. "그 애는 무너가 알고 있었던 거야,해리." 론이 교무실 벽장에 들어갔던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잡혀간 거야.그건 결코 퍼시에 대한 어떤 시시껄렁한 말이 아니었어.그 애는 비밀의 방에 대해 뭔가를 알아냈던 거야.그래서 틀림없이 그 애가-" 론이 눈을 세게 문질렀다.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는 있을 리가 없어." 해리는 태양이 핏빛으로 빨갛게 지평선 밑으로 지는 걸 볼 수 있었다.이런 불쾌한 기분은 처음이었다.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을 텐데.어떤 일이라도 "해리." 론이 말했다. "그 애가 죽-그러니까-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해리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니가 어떻게 여전히 살아있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론이 말했다. "가서 록허트 교수를 만나는 거야.그리고 그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걸 말하는 거야.그러면 그가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할 거야.그게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말해.그 안에 있는 게 바실리스크라는 말도 하는 거야." 해리는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으므로,그리고 무언가를 하고 싶었으므로,그의 말에 동의했다.그들 주위에 있는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너무나 큰 슬픔에 잠겨있는데다,위즐리 형제들에 대해 한없이 딱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인지,자리에서 일어서 휴게실을 가로질러 가 초상화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그들을 아무도 말리려 하지 않았다.그들은 록허트 교수의 사무실로 걸어갔다.바깥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록허트 교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에서 긁는 소리며,쿵 떨어지는 소리며,부산스럽게 움직이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해리가 노크를 하자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그릭는 문이 조금 열리더니 록허트 교수가 빼꼼이 한쪽 눈만 내밀고 내다보았다. "오...포터 군...위즈리 군..." 그가 문을 조금 더 열며 말했다. "난 지금 좀 바쁜데...하지만 빨리 해준다면..." "교수님,말슴드릴 게 좀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교수님께 도움이 되실 거예요." "어-글쎄-그거 지독하게 안-" 한쪽만 보이는 록허트 교수의 얼굴은 아주 난처해하는 것 같았다. "내 말은-그러니까-좋아-" 그들은 그가 열어준 문으로 들어갔다.그의 사무실은 거의 완전히 비워져 있었다.미룻바닥에는 커다란 가방 두 개가 열린 채로 세워져 있었다.비취색,라일락색,어두운 푸른색의 망토들이 한쪽 가방 속에 아무렇게나 접혀져 있었다.다른 쪽 가방 속에는 책들이 어수선하게 흐트러져 있었다.또 벽을 뒤덮었던 사진들은 이제 책상 위에 있는 상자 속에 쑤셔 넣어져 있었다. "어디 가세요?" 해리가 물었다. "어,뭐라고 해야 할까,그래." 록허트 교수가 문 뒤에서 실물크기의 자기 포스터를 떼어내어 돌돌 말며 말했다. "긴급 소집이 있어서 말야...피할 수 없는...가야 해..." "제 동생은 어떻게 하구요?" 론이 불쑥 말했다. "글쎄,그 문제라면-가장 불행한-" 록허트 교수가 그들의 눈을 피하면서 어떤 서랍을 비틀어 돌려열더니안에 든 것들을 가방 속에 비우면서 말했다.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해-" "선생님들은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가르치는 분이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지금은 가실 수 없어요! 여기서 이렇게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실 수는 없다구요!" "글쎄...내가 이 이랒리를 택했을 때는..." 록허트 교수가 이제 망토들 뒤에 양말들을 쌓아놓으며 말했다. "이 일자리 설명서에는 아무 것도...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그 말은 도망치려는 거라는 뜻인가요?" 해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책에는 선생님이그 모든 일들을 했다고 했는데-" "책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록허트 교수가 미묘하게 말했다. "선생님이 쓰셨잖아요!" 해리가 소리쳤다. "얘야." 록허트 교수가 똑바로 서서 해리에게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사람들이 내가 직접 그 모든 일들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내 책들은 반도 팔리지 않았을거야.못생기고 늙은 아르메니아의 마법사에 대해 읽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그가 아무리 늑대인간들로부터 어떤 마을을 구했다고 해도 말야.그런 사람이 책의 앞면 표지에 얼굴을 디밀고 있으면 몹시 불쾌할 테니까 말야.책을 만드는 감각이 전혀 없는 거지.그리고 밴든 밴시를 추방한 마녀는 언청이였단다.내 말은,그러니 제발...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했던 일을 선생님이 했던 것처럼 꾸몄다는 거로군요?" 해리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해리,해리," 록허트 교수가 조바심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그렇고 간단하지가 않아.내가 한 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냐.난 이러한 사람들을 찾아내야만 했어.그리고 그들에게 그런 일을 정확히 어떻게 해냈는지 물었고 말야.그 뒤 난 그들이 그렇게 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하도록 '기억력 마법'을 걸어야 했어.만약 내가 자랑으로 여기는 게 딱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나의 '기억력 마법' 이야.아니,그건 정말로 엄청난 작업이었단다.해리,그저 책에 사인하고 광고 사진을 찍고 하는 게 전부가 아냐.명성을 얻고 싶으면,넌 지리하고 힘든 일을 꾸준히 해나갈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해." 그가 가방들을 쾅 닫더니 자물쇠를 채웠다. "어디 보자." 그가 말했다. "이제 다 된 것 같군.그래.남은 게 딱 하나 있어."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더니 그들에게로 돌아섰다. "정말 미안하지만,얘들아.이제 너희들에게 '기억력 마법'을 걸어야겠구나.너희들이 내 비밀을 주책없이 사방에다 지껄여대게 할 수는 없거든.그랬다간 난 또 다른 책을 절대 팔 수 없을 테니깐 말야..." 그러나 바로 그 찰나 해리가 요술지팡이로 손을 뻗었다.록허트 교수가 미처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기도 전에,해리가 큰소리고 말했다. "익스펠리아르무스!" 록허트 교수의 몸이 뒤로 휙 날아가더니,가방 위로 털썩 떨어졌다.그리고 그의 지팡이가 공중으로 높이 날아가자 론이 얼른 잡아 열린 창문 밖으로 내던져버렸다. "스네이프 교수가 저희들에게 그걸 가르쳐주도록 하지 말았어야죠." 해리가 화가 나서 록허트 교수의가방을 옆으로 툭 걷어차며 말했다.록허트 교수가 비굴한 모습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해리가 여전히 요술지팡이를 그에게 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록허트 교수가 무기력하게 말했다." "난 비밀의 방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운 좋은 줄 아세요." 해리가 요술지팡이 끝으로 록허트 교수를 위협해서 그를 일어서게 하며 말했다. "저흰 그게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두요.가죠." 그들은 록허트 교수를 사무실에서 걸어나가게 한 뒤 가장 가까운 계단을 내려가,벽면에 쓰여진 메시지들이 반짝이고 있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모우닝 머틀의 화장실 문 앞으로 가게 했다.그들은 록허트 교수를 먼저 안으로 들여보냈다.해리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고소한 생각이 들었다. 모우닝 머틀은 맨 끝에 있는 변기 수조 위에 앉아 있었다. "오,너구나." 그녀가 해리를 보자 말했다. "이번에는 뭘 알고 싶니?"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 해리가 말했다.머틀의 표정이 금방 달라졌다.그렇게 자기 맘에 꼭 드는 질문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우으,참으로 지독했어." 그녀가 재미있게 말했다. "바로 여기서 일어났어.난 이 작은 화장실에서 죽었어.똑똑히 기억나.올리브 혼비가내 안경에 대해 놀리고 있어서 숨어 있었던 거지.그런데 문이 잠겨서 내가 울고 있었는데,그 때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그들은 이상한 말을 했어.색다른 언어였어.틀림없이 그랬던 것 같아.어쨋든,난 정말로 화나게 한 건 말을 하고 있는 애가 남자아이였다는 거였어.그래서 난 문을 열었지.그 애에게 남자 화장실을 사용하라고 말하려고 말야.그런데 그리곤-" 머틀이 감정이 복받친 듯,얼굴이 반짝거렸다. "난 죽었어." "어떻게?" 해리가 물었다. "몰라." 머틀이 나직한 어조로 말했다. "난 그저 한 쌍의 굉장히 큰 노란 눈을 보았던 것밖에 기억이 안나.온몸이 얼어붙는가 싶더니 어느새 둥둥 떠돌아다니고 있었어..." 그녀는 몽롱한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 뒤 난 다시 돌아왔어.올리브 혼비를 괴롭히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거지.물론,그 애는 내 안경을 놀렸던 걸 대단히 후회했어." "그 눈을 정확히 어디서 봤니?" 해리가 물었다. "저기 어디였을 거야." 머틀이 막연히그녀의 화장실 앞에 있는 세면대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해리와론은 급히 그리고 갔다.록허트 교수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뒤에 멀찌감치 떨어져 서 있었다.그건 그저 보통 세면대처럼 .그들은 세면대 아래에 있는 수도관을 포함해,세면대 안쪽과 바깥쪽을 구석구석 살폈다.그러다 문득 해리는 이상한 문양을 보았다.구릿빛 수도 꼭지들 가누데 한 수도꼭지 옆에 아주 작은 뱀 한 마리가 새겨져 있었다. "그 수도꼭지는 고장났어.꼼짝도 안해." 그가 그걸 돌리려고 하자 머틀이 밝게 말했다. "해리." 론이 말했다. "말 좀 해봐. 뱀의 언어로 말야." "하지만-" 해리는 곰곰히 생각했다. 그가 뱀의 언어로 말했을 때는 진짜 뱀과 마주쳤을 때뿐이었다.그는 진짜 뱀을 상상하려고 애쓰며,그 작은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열어." 그가 말했다.그는 론을 바라보며,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냥 우리말이네." 론이 약간 실망한 듯 말했다.해리는 그 뱀이 살아있다고 믿으려고 애쓰며 다시 바라보았다.그가 머리를 움직이자,촛불 때문인지 그게 꼭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열어." 그가 말했다.그것뿐이었다.쉿쉿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그의 입에서 빠져 나갔고,갑자기 그 수도꼭지는 눈부시게 하얀 빛을 내더니 뱅뱅 돌기 시작했다.그리고 다음 순간,세면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사실 세면대가 아래로 툭 내려앉더니,사람 하나가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을 만큼 굵고 커다란 수도관 하나가 나타났다.해리는 깜짝 놀라는 론을 다시 올려다보았다.그는 이미 마음을 결정했었다. "난 저 아래로 내려갈 거야." 그가 말했다.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아낸 이상,지니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희미한,실오라기같이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고 있는 이상 가야만 했다. "나두." 론이 말했다.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이제는,내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 록허트 교수가 희미하게 예전의 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그저-" 그러나 그가 문의 손잡이를 잡았을 때,론과 해리 모두 요술지팡이를 그 쪽으로 갖다댔다. "선생님이 먼저 가세요." 론이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록허트 교수는 지팡이도 없이 창백한 얼굴로 그 입구로 다가갔다. "얘들아." 그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얘들아,이렇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니?" 해리가그의 등을 지팡이로 쿡 찔렀다.록허트 교수가 수도관 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난 정말로 그렇게 생각-" 그가 말하는 순간,론이 한번 툭 밀자,그가 쭈르르 미끄저려 내려갔다.해리도 얼른 뒤따라갔다.그는 천천히 수도관 안으로 들어간 뒤,손을 놓았다.그건 마치 끈끈하고,어둡고,끝이없는 미끄러움을 타고 내려가는 것 같았다.사방으로 뻗어나간 더 많은 수도관들이 보였지만,그들이 타고 내려가는 것처럼 큰 것은 하나도 없었다.그들은 비틀리고 빙빙 돌며 가파르게 내려갔다.학교의 지하 감옥보다도 더 깊숙한 곳으로 떨어지고 있는듯 했다.뒤에서는 론이 굴곡부에서 쿵쿵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그 뒤,그가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하기 시작했을 때 수도관이 평평해지면서 그 끝으로 튀어나왔다.그는 간신히 서 있을 수 있는 높이의 어두컴컴한 돌 터널의 축축한 바닥으로 쿵 하며 내려앉았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록허트 교수가 마치 우령처럼 하얀 점액으로 뒤덮인 채 일어서고 있었다.해리가 한쪽 옆으로 비켜 서자마자 론이 씽하고 수도관에서 나왔다. "학교 밑으로 한참은 내려온 것 같아." 해리가 말하자,목소리가 어두컴컴한 터널에 울려 퍼졌다. "어쩌면 호수 밑일지도 몰라." 론이 거무스름하고,끈적끈적한 벽을 힐끗 둘러보며 말했다.그들 셋은 돌아서서 앞의 어둠 속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루모스!" 해리가 지팡이에게 중얼거리자 그 끝에 다시 불이켜졌다. "자,어서." 해리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들은 다같이 앞으로 출발했다.걸을 때마다 축축한 바닥을 치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터널이 어찌나 어두웠던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축축한 벽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가 지팡이 불빛 때문에 꼭 괴물처럼 보였다. "잊지 마." 조심스럽게 걸어나가며 해리가 말했다. "뭔가 움직이면,곧바로 눈을 감아..." 그러나 터널은 무덤처럼 조용했다.갑자기 우두둑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지만,알고 보니 쥐의 두개골을 밟았던 것이었다.해리는 바닥을 보려고 지팡이를 아래로 내렸다.작은 동물의 뼈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지니가 어떤 모습으로 발견될까 상상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해리는 앞장서서 터널의 어두운 굴곡부를 돌아갔다. "해리-저기에 뭔가가 있어..." 론이 해리의 어깨를 잡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꼼짝 않고 서서 바라보았다.뭔가 거대하고,구부러진 것이 터널 바닥에 누워있었다. "자고 있는 건지도 몰라." 해리가 다른 두 사람을 흘끗 돌아보며 숨죽여 말했다.록허트 교수가 손으로 눈을 가렸다.해리는 다시 그것으로 고개를 돌렸다.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했다.해리는 지팡이를 높이 들어올린 채로 눈을 가늘게 뜨고 계속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그러나 바닥에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밝은 초록색의 거대한 뱀가죽만이 돌돌 말린 채로 공허하게 널브러져 있었다.그 허물을 벗었던 생물은 길이가 족히 6미터는 될 것 같았다. "깜짝이야!" 갑자기 론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그들 뒤에서 별안간 뭔간가 움직였기 때문이었는데 알고 보니 질데로이 록허트 교수가 털썩 주저앉아버렸던 것이었다. "일어나세요." 론이 지팡이를 록허트 교수에게 들이대며 날카롭게 말했다.록허트 교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일어섰다-그러더니 론에게 와락 달려들어,그를 땅바닥으로 넘어뜨렸다.해리가 펄쩍 뛰어 앞으로 갔지만,너무 늦고 말았다-록허트 교수가 론의 요술지팡이를 들고 얼굴에 다시 희미한 미소를 띠면서 헐떡이며 일어서고 있었다. "모험은 이제 끝이야,얘들아!" 그가 말했다. "난 이 뱀가죽을 학교로 조금 갖고 올라가.그 여자아이를 구하기엔 너무 늦었었다고,그리고 너희 둘은 토막토막난 그 아이의 시체를 보고 그만 비참하게도 미쳐버렸다고 말해야겠다- '기억력이여 안녕' 이라고 말하렴!" 그는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론의 요술지팡이를 머리 위로 높이 들어올린 뒤 "오블리비아테!" 라고 외쳤다.그러자 지팡이가 작은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위력으로 폭발했다.터널 천장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해리는 얼른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떨어지는 돌덩이들을 피해 쏜살같이 돌돌 말려 있는 뱀가죽 위로 달려갔다.다음 순간,커다란 돌덩이들이 와르르 쏟아져 내리면서 앞을 가로막았다. "론!" 그가 소리쳤다. "괜찮니? 론!" "난." 돌덩이들 뒤에서 소리를 죽인 론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괜찮아-하지만 이 멍텅구리는-내 지팡이가 또 엉뚱하게 뒤로 발사됐나봐." 둔하게 퍽 하더니 "야야!" 하는 큰소리가 났다.론이 록허트 교수의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는 소리 같았다. "이제 어떡하지?" 론의 목소리가 절망적으로 들렸다. "지나갈 수 가 없어-한참은 걸릴 거야..." 해리는 터널 천장을 올려다보았다.거대한 구멍이 뚫어져 있었다.그는 이 돌들처럼 큰 건 마법으로 깨뜨려본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지금은 그걸 깨는 연습을 하기엔 좋은 시기가 아닌 것 같았다.-잘못했다간 터널 전체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었다.돌덩이들 뒤에서 또 한번 퍽. "아야!" 하는 소리가 들렸다.하지만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지니는 비밀의 방에 벌써 몇 시간 째 갇혀 있었을 것이다... 할 일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거기서 기다려." 그가 론에게 소리쳤다. "록허트 교수와 함께 기다려.난 계속 갈 테니까... 내가 만약 한 시간 내에 돌아오지 않으면..."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난 이 돌덩이들을 좀 옮겨볼게." 론이 말했다.그는 목소리가 덜리지 않게 애쓰고 있는 것 같았다. "네가-네가 다시 지나올 수 있도록 말야.그리고 해리-" "그럼 잠시 후에 보자." 해리가 떨고 있는 론에게 용기를 볼어넣어 주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그리고 그는 혼자서 거대한 뱀가죽을 지나 출발했다.조금 가자 론이 돌들을 옮기려고 애쓰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터널은 구불구불했다.몸 여기저기가 몹시 욱신거렸다.터널이 빨리 끝나길 바랐지만,한편으론 또 그렇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다.마침내 살금살금 모퉁이를 하나 더 돌아갔을 때,뒤엉킨 뱀 두 마리가 새겨진 단단한 벽이 눈앞에 나타났다.뱀들의 눈에는 빨갛게 반짝반짝 빛나는 커다란 에메랄드가 박혀있었다.해리는 가까이 다가갔다.목이 탔다.이 돌 뱀들은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눈이 이상하게 생생하게 보였다.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것 같았다.그가 목을 가다듬자,에메랄드 눈들이 깜박이는 것 같았다. "열려라." 해리가 낮고 희미하게 뱀처럼 쉿 소리를 내며 말했다.그러자 벽이 지끈 하며 열리면서 뱀들이 갈라지더니 눈앞에서 스르르 사라졌다.해리는 벌벌 떨면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제 17장 슬리데린의 후계자 그는 희미하게 불 밝혀진 아주 긴 방 끝에 서 있었다.많은 뱀들이 뒤엉켜 있는 문양이 새겨진 높다란 돌기둥들이,기이한 초록빛이 도는 그 음울한 곳에 길다란 검은 그림자들을 드리우며 천장을 받치고 서 있었다.해리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 서늘한 정적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바실리스크가 돌기둥 뒤,어두운 한쪽 구석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지니는 어디에 있을까? 그는 요술지팡이를 뽑아들고 뱀 문양이 새겨진 기둥들 사이로 걸어나갔다.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럽게 내딛을 때마다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그는 가장 작은 움직임이라도 느껴지면 눈을 얼른 감기 위해,계속 실눈을 뜨고 있었다.돌 뱀의 공허한 눈들이 그를 따라오는 것 같았다.또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만 같아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았다.그 뒤,마지막 한 쌍의 돌기둥에 다가갔을 때,방 천장에 닿을 정도로 커다란 조각상이 뒷벽에 기대 세워져 있는 게 희미하게 보였다.해리는 위에 있는 그 거대한 얼굴을 쳐다보기 위해 목을 쭉뺐다.터다란 회색빛 두 발로 반들반들한 바닥을 밟고 서 있는 그 늙은 마법사의 얼굴은 꼭 원숭이 같았으며,길고 성긴 수염은 바닥에 질질 끌리는 돌 망토의 아랫자락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바로 그 두 발 사이에,불 타는 듯한 빨간 머리의,까만 망토를 입은 자그마한 형체가 엎드려 있었다. "지니!" 해리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는,전속력으로 달려가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지니-죽지 마-제발 죽지 마-" 그는 지팡이를 옆으로 던지고,지니의 어깨를 잡아 바로 눕혔다.얼굴이 대리석처럼 하얗고 차가웠지만,눈은 감져겨 있었다.그녀는 돌로 굳어진 게 아니었다.하지만 그렇다면 그녀는 분명... "지니, 제발 일어나!" 해리가 그녀를 흔들며 절망적으로 중얼거렸다.지니의 고개가 맥없이 이쪽저쪽으로 축 늘어졌다. "그 애는 깨어나지 못할 거야." 어디선가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해리는 깜짝 놀라 무릎을 꿇은 채로 홱 돌아보았다.까만 머리의 키 큰 남자아이가 가장 가까운 돌기둥에 기대어 지켜보고 있었다.몸 가장자기가 이상하게 흐릿해서,마치 안개 낀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톰-톰 리들?" 리들이 해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무슨 뜻이니,그 애가 깨어나지 못할 거라니?" 해리가 절망적으로 말했다. "그 애가 설마-그 애가 설마 죽-" "그 애는 아직 살아있어." 리들이 말했다. "하지만 곧 죽을 거야." 해리는 그를 빤히 보았다.50년 전에 호그와트에 있었던 톰 리들이 열 여섯 살 모습 그대로,주위에 기묘하게 희미한 빛을 내며 서 있었다. "너 유령이니?" 해리가 확신이 없는 듯 이렇게 물었다. "글쎄,하지만 내 기억은." 리들이 조용히 말했다. "50년 동안 일기장 속에 간직되어 있었어." 그가 조각상의 거대한 발가락 부근을 가리켰다.그곳에 해리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발견한 자그마한 까만 일기장이 펼쳐진 채로 놓여 있었다.잠시,해리는 그게 어떻게 여기에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날 도와줘,톰." 해리가 지니의 고개를 다시 들어올리며 말했다. " 이 아이를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해.바실리스크가 있어... 그게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언제 어느 때 나와서 우릴 해칠지 몰라... 제발,날 좀 도와 줘..." 그러나 리들은 움직이지 않았다.해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지니를 바닥에서 간신히 끌어안고,지팡이를 잡으려고 다시 허리를 굽혔다.그러나 그의 지팡이는 어디론거 사라지고 없었다. "너 혹시-" 위를 올려다보자 리들이 해리의 요술지팡이를 긴 손가락들 사이로 빙빙 돌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마워." 해리가 그것을 잡으려고 손을 뻗치며 말했다.리들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그는 계속해서 해리를 빤히 바라보며,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내 말 들어봐." 해리가 다급히 말했다.무릎이 지니의 무게 때문에 축 처졌다. "우린 여기서 나가야 해! 만약 바실리스크가 오면..." "그건 부를 때까지는 오지 않을 거야." 리들이 태연하게 말했다.해리는 지니를 더 이상 들고 있을 수 없어,다시 바닥 위에 내려놓았다. "그게 무슨 뜻이니?" 그가 물었다. "이것 봐,내 지팡이를 이리 줘,그게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리들이 더 노골적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그건 필요하지 않을 거야." 그가 말했다.해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니.필요하지 않-?" "난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해리 포터." 리들이 말했다. "널 만나게 될 순간을 말야.네게 말할 순간을 말야." "이것 봐." 해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말야.우린 지금 비밀의 방에 있어.얘기는 나중에 할 수 있잖아-" "아니,지금 얘기해야 해." 리들은 이렇게 말하고는 여전히 노골적인 미소를 지으며 해리를 지팡이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었다.해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이곳에선 뭔가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니가 어떻게 이렇게 됐지?" 그가 천천히 물었다. "어,그것 참 흥미로운 질문이군." 리들이 유쾌하게 말했다. "그런데 말하자면 아주 길어.내가 보기엔 지니 위즐리가 이렇게 된 진짜 이유는 그 애가 보이지 않는 어떤 낮선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기 때문일 거야." "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해리가 물었다. "일기장 말야." 리들이 말했다. "내 일기장,어린 지니는 몇 달 동안 거기에 글을 써서,내게 모든 걱정거리들과 괴로움을 털어놓았어-오빠들이 그 애를 어떻게 놀렸으며,어떻게 중고 망토와 책을 가지고 학교에 오게 되었으며,또-" 리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유명하고,착하고,멋진 해리 포터와 왜 그애를 좋아하지 않는가..." 말하는 동안 내내,리들의 눈은 해리의 얼굴에서 한번도 떠나지 않았다.그건 거의 동정의 눈초리였다. "열한 살짜리 여자아이의 시시한 작은 걱정거리들을 들어야 하는 건 아주 따분한 일이었지." 그가 계속했다. "하지만,난 참을성 있게 끝까지 들어주었어.그리고 답장을 써주었어.난 동정심도 있었고,친절했어.지니는 날 정말로 좋아했어.아무도 너처럼 날 이해해준 적이 없었어.톰... 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이 일기장을 갖게 된 게 너무 기뻐... 꼭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친구를 가진 것 같아..." 리들이 어울리지 않게 거만하고 차갑게 웃었다.해리는 그 웃음소리를 듣자 소름이 쫙 끼치며 머리털이 곤두섰다. "난 말야,해리,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마법을 걸 수 있었어.그래서 지니는 내게 마음을 다 털어놓았고,그 애의 마음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되었지... 난 그 애의 가장 깊은 두려움과,가장 어두운 비밀들을 먹고 점점 더 강해졌어.그리고 난 어린 애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어.그 애에게 내 비밀 몇가지를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나도 내 마음 일부를 그 애게게 털어놓을 정도로 강력해졌지..." "그게 무슨 말이니?" 해리는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아직도 모르겠니,해리 포터?" 리들이 부드럽게 말했다. "지니 위즐리가 비밀의 방을 열었어.그 애는 학교의 수탉들을 목을 비틀어 죽였고 벽에다 위협적인 말들을 써놓았아.그 애는 슬리데린의 뱀을 부추겨 네 명의 잡종과 저 스큅의 고양이를 습격하게 했어." "아냐." 해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 리들이 조용하게 말했다. "물론,그 애는 처음에는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어.그건 아주 재미있었어.네가 그 애가 일기장에 쓴 걸 보앗더라면...훨씬 더 재미있었을 거야.그 내용들을 이런 거야...친애하는 톰에게." 그가 충격받은 해리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며 낭독했다. "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아.내 망토가 온통 수탉 깃털 투성이인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겟단 말야.친애하는 톰,난 할로원날 밤에 내가 무얼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고양이 한 마리가 습격 받았고 내 앞자락에는 온통 페인트가 묻어 있었어.친아해는 톰,퍼시 오빠는 계속해서 내 얼굴이 창백하고 나 같지가 않다고 말해.오빠가 날 의심하는 것 같아... 오늘 또 습격이 있었는데 난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겟어.톰,난 어떻게 해야 하지? 꼭 미쳐 가는 것 같아... 모든 사람들 습격하고 있는게 바로 나인 것 같아,톰!" 해리가 주먹을 불끝 쥐자,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찔렀다. "어리석은 지니가 자신의 일기장을 믿지 않게 될 때까지는 아주오랜 시간이 걸렸어." 리들이 말했다. "하지만 그 애는 마침내 수상쩍게 여기고 그걸 없애려고 했어.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바로 그걸 발견했던 거야,해리.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내가 가장 만나고 싶은 하는 네가 그걸 주웠으니까 말야..." "왜 나를 만나고 싶어했는데?" 해리가 물었다.화가 치밀었지만 그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글쎄,지니가 늘 내게 너에 대해서 말했거든,해리." 리들이 말했다. "아주 재미있는 너의 이야기를 모두 말야." 그가 한층더 동경하는 눈길로 해리의 이마에 있는 흉터를 바라보았다. "난 너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내고,너에게 말을 걸고,할 수 잇다면 너를 만나고 싶었지,그래서 난 에게 한때 유명했던 사건인,내가 저 멍청이 해그리드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지,너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 말야-" "해그리드는 내 친구야." 어느새 해리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넌 그를 모함했어,안 그래? 네가 뭘 좀 착각한 것 같은데,하지만-" 리들이 또 한번 거만하게 웃었다. "나는 해그리드와 정반대되는 진술을 했어,해리,글쎄,늙은 아르만도 디펫이 누구의 말을 믿었겠니.한쪽 손에는,가난하지만 똑똑하고,부모는 없지만 용감하고,학교 반장이고,모범 학생인 톰 리들이 있고... 다른 쪽 손에는,늑대인간 새끼를 침대 밑에서 기르려고 하거나,금지된 숲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괴물 트롤들과 맞붙어 싸우거나,2주일에 한번 꼴로 말썽을 일으키는 몸집이 큰 실수투성이 해그리드가 있다면 말야... 하지마 인정해.나도 그 계획이 그렇게 잘 먹혀 들어갈 줄은 몰랐어.난 누군가는 틀림없이 해그리드가 슬리데린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낼 거라고 생각했어.하지만 내가 비밀의 방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알아내고 그 비밀 입구를 발견하는 데도 꼬박 5년이 걸렸었어...그러니 해그리드가 아무리 머리가 좋고,또 힘이 세다 해도 그건 어림도 없는 소리지! 변신술 선생님이 덤블도어 교수만은 해그리드가 결백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그는 디펫을 설득해서 해그리드를 학교에 남겨두고 사냥터지기로 훈련시텼지.그래,덤블도어 교수는 다른 선생님들만큼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 "덤블도어 교수님은 분명 너의 마음을 꿰뚫어보았을 거야." 해리가 이빨을 뿌드득 갈며 말했다. "글쎄,그는 확실히.해그리드가 쫓겨난 뒤에 날 계속 성가실 정도로 유심히 살폈어." 리들이 무심코 말했다. "난 학교에 있는 동안 다시 그 방을 여는 건 안전하지 못하다는 걸 알았지.하지만 그걸 찾느라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했는데,거기서 그만 둘수는 없었어.그래서 열 여섯 살의 내 삶을 하나하나 다간직하는 일기장을 남기고 죽기로 했지.언젠가,운이 좋다면,또 다른 사람이 내 뜻을 이어가서,살라자르 슬리데린의 훌륭한 업적을 완성할 수 있도록 말야." "그렇다면,넌 완성하지 못할 거야." 해리가 의기양양해져서 말했다. "이번엔 아무도 죽지 않았어,심지어 고양이조차도 말야.몇 시간 후면 맨드레이크 약이 준비되어서 돌처럼 변했던 사람들이 모두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내가 아직 말하지 않았던가." 리들이 조용히 말했다. "잡종들을 죽이는 일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구? 지난 몇 달 동안,나의 새로운 표적은 사실-너였어." 해리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일기장이 다시 펼쳐졌는데,내게 편지를 쓰고 있는 사람이 네가 아니고 지니였을 때 내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한번 상상해봐.그 애는 네가 그 일기장의 사용 방법을 알아내서 내가 그 애의 모든 비밀을 너에게 다 말하면 된다면? 심지어,만약 내가 수탉들의 목을 비틀어 죽인 게 누구인지 네게 말한다면? 그래서 그 어리석은 아이가 네 기숙사 방에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걸 다시 훔쳤던 거야.하지만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어.난 네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추적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어.지니가 너에 대해서 말해준 모든 이야기에 비추어 볼 때,네가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거라는 걸 알았지-특히 너의 가장 친한 찬구 중 하나가 습격을 받는다면 말야.그리고 지니는 또 네가 뱀의 언어를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교생이 수군수군대고 있다고 말해주었어...그래서 난 지니로 하여극 벽에다 작별 인사를 쓰게 한 뒤 이리로 내려오게 했어.그 애는 발버둥치고 울다가 지쳐 쓰러져버렸어.하지만 그 애는 얼마 못 살아... 일기장에,내게 너무 많은 걸 쏟아주었거든.마침내 내가 일기장을 떠나 밖으로 나올 정도로 말야... 지니와 함께 여기에 도착한 이후 난 네가 나타나길 쭉 기다렸어.난 네가 올 줄 알았어.네게 물어볼 게 많아.해리 포터." "예를 들면?" 해리가 여전히주먹을 불끈 쥔 채 내뱉듯이 말했다. "글쎄." 리들이 유쾌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비범한 마법적 재능이라곤 전혀 없는 비쩍 마른 네가 어떻게 가장 위대한 마법사를 물리친 거지? 어떻게 넌 이마에 가벼운 상처만 입은 채 위기를 모면하고,볼드모트 경의 힘은 파괴된 거지?" 이제 그의 동경에 찬 눈에 이상하게 붉은 빛이 번득였다. "내가 어떻게 피했는지 왜 관심을 갖는 거지?"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볼드모트는 너보다..." "볼드모트는," 리들이 부드럽게 말했다. "나의 과거이자,현재이자,미래야,해리 포터..." 그는 주머니에서 해리의 요술지팡이를 꺼내더니 공중에다,희미하게 반짝이는 세 단어를 썼다. 톰 마볼로 리들(TOM MARVOLO RIDDLE) 그리곤 그가 그 지팡이를 한번 더 휘두르자,그 문자들이 저절로 재배열되었다. 난 볼드모트야(I AM LORD VOLDMORT) "알겠니?" 그가 속삭였다. "톰 리들은 호그와트에서 내가 사용하던 이름이었어.물론 내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만 말야.하지만 내가 불결한 머글 아버지의 이름을 영원히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니? 내 혈관에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해서? 그저 아내가 마녀라는 걸 알아냈다는 이유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날 버린 더럽고,야비한 머글 아버지의 이름을 계속 보존할 거라고 생각했니? 아냐,해리-난 새로운 이름을 만들엇어.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가 되었을 때,언젠가는 세상 모든 곳의 마법사들이 감히 입에 담기도 두려워할 그런 이름을 말야!" 해리는 무언가로 쾅 얻어맞은 기분이었다.그는 성장해서 해리의 부모와 그렇게 많은 다른 사람들을 죽인 고아 소년,리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마침내 그는 가까스로 소리를 내어 말했다. "넌, 아냐." 나직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뭐가 아니라는 거지?" 리들이 날카롭게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가 아니라구." 해리가 숨을 가쁘게 쉬며 말했다. "너와 네 추종자들을 실망시켜서 미안하긴 하지만,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는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야.모두들 그렇게 말해.강했을 때조차도,넌 감히 호그와트를 점거하지 못했어.덤블도어 교수는 네가 학교에 있을 때 이미 널 꿰뚫어보았고 그는 여전히 널 섬뜩하게 해.네가 어디에 숨어있든지 간에 말야-" 리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아주 험악한 표정으로 변했다.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는 이미 나 떄문에 이 성에서 쫓겨났어!" 그가 씩씩대며 말했다. "그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히 이 성을 떠난 게 아냐!" 해리가 맞받아 쳤다.그는 그저 리들을 겁주고 싶어,닥치는 대로 말하고 있었지만,그게 사실이길 바랐다- 리들은 입을 열었다가,딱 멈췄다.어디선가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리들이 홱 돌아 빈방을 뚫어지게 보았다.그 음악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기분 나쁘고,등골이 오싹하고,섬뜩한 소리였다.해리는 머리털이 곤두서는 걸 느꼈다.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했다.그런데 음악 소리가 가슴속에서 진동하는 것처럼 커졌을 때,가장 가까운 돌기둥 위에서 갑자기 불꽃이 타올랐다.그리고 백조 만한 크기의 새빨간 새 한 마리가 그 기이한 음악 소리를 내며 나타났다. 그 새는 공작새의 꼬리처럼 길고 반짝이는 황금빛 꼬리와 어슴푸레 빛나는 발톱을 갖고 있었는데,발에는 초라한 꾸러미가 하나 들려 있었다.잠시 후 그 새는 해리에게로 곧장 날아와,잡고 있던 초라한 꾸러미를 그의 발치에 떨어뜨리고는 느릿느릿 그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새가터다란 날개를 접었을 때,해리는 고개를 들어 그것의 길고 날타로운 황금빛 부리와 말또말똥 빛나는 까만 눈을 보았다.그 새가 노래를 멈췄다.그리고 해리의 볼 옆에 조용히 앉아,리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건 불사조야..." 리들도 날카로운 눈으로 그 새를 바라보았다. "폭스?" 해리가 속삭이듯이 말하자,새가 황금빛 발톱으로 그의 어깨를 지그시 눌렀다. "그러면 그건-" 리들이 폭스가 떨어뜨린 초라한 꾸러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낡아빠진 마법의 분류 모자로군-"정말 그랬다.누덕누덕 기워지고,해어지고,더러운 그 모자가 해리의 발치에 꼼짝 않고 놓여 있었다.리들이 다시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마치 열 명의 리들이 동시에 웃고 있기라도 한 듯,어두운 방이 쩌렁쩌렁 울렸다- "이건 바로 덤블도어 교수가 널 지키기 위해 보낸 거야! 우는 새와 낡은 모자! 좀 용기가 생기니,해리 포터? 이제 좀 안심이 돼?" 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비록 폭스나 분류 모자가 어떤 쓸모가 있는지는 몰랐지만,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용기가 차 오르는 걸 느끼며 리들이 웃음을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 "아까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해리." 리들이 여전히 노골적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우린 두번-너의 과거에,나의 미래에-만났어.그리고 두 번 다 날 널 죽이지 못했어.네가 어떻게 살아남았던 거지? 내게 다 말해봐.말만 하면," 그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살려줄게." 해리는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따져보았다.리들은 요술지팡이를 갖고 있었다.그리고 해리는 폭스와 분류 모자를 갖고 있기는 했지만,결투에는 둘 다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것이다.그렇다.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리들이 저기에 오래 서 있으면 있을수록,지니의 생명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그러는 사이,해리는 리들의 윤곽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점점 더 입체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만약 리들과 싸워야만 한다면,빠를수록 좋았다. "네가 날 공격했을 때 왜 힘을 잃었는지는 아무도 몰라." 해리는 불쑥 말했다. "나 자신도 몰라.하지만 네가 왜 날 죽일수 없는지는 알아.나의 어머니가 날 구하려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야.나의 비속한 머글 태생 어머니가 말야." 그가 치솟아오르는 분노를 애써 누르며 덧붙였다. "바로 그 분이 네가 날 죽이는 걸 말았어.그리고 난 어른이 된 진짜 너를 본 적이 있어.작년에 널 봤지.넌 쇠약한 사람이야.아니 넌 살아있다고도 할 수 없어.너는 몸이 없으니까.너의 모든 힘은 바로 그런 곳에 들어있는 거야.난 네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늘 숨어살고 있어.넌 추악하고 더러워-" 리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 뒤 그가 가까스로 끔찍한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랬구나.너의 엄마가 널 구하기 위해 돌아가셨구나.그래,그건 강력한 반대 마법이지.난 이제 알았어...어쨌든 네게는 특별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말야.너도 그걸 알지 모르겠어.하지만 우리들 사이엔 이상하게 닮은 점들이 있어.너도 눈치는 챘을 거야.둘 다 혼혈이고,고아이고,머글들의 손에서 자랐어.아마 위대한 슬리데린 이후 호그와트에서 뱀의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너하고 나 단둘뿐일 거야.우린 심지어 생김새까지도 좀 닮았잖아...하지만 아무튼,네가 살아난 건 그저 행운에 지나지 않았어.내가 알고 싶은 건 바로 그것뿐이야." 해리는 리들이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길 기다리며 초조하게 서 있었다.그러나 리들의 일그러진 미소가 다시 펴지고 있었다. "자,해리,우리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살라자르 슬리데린의 후계자 볼드모트 경의 힘과,유명한 해리 포터와 덤블도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들과 겨뤄보도록 하는 거야..." 그는 폭스와 분류 모자를 재미있다는 듯 흘끗 쳐다본 뒤 걸어갔다.해리는 저린 다리로 두려움이 퍼져 약간 후들거리는 걸 느끼며,리들이 높다란 돌기둥글 사이에 멈춰 서서 슬리데린의 돌 얼굴을 올려다보는 걸 바라보았다.리들이 입을 열어 쉬쉬거리는 소리를 냈다-해리는 그가 하는 말을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호그와트의 네 창립자 중 가장 위대한 분이신 슬리데린이여,말해주세요." 해리가 그 동상을 올려다보려고 몸을 돌리자,어깨 위에서 폭스가 흔들렸다.슬리데린의 거대한 돌 얼굴이 움직이고 있었다.그리고 입이 점점 더 크게 벌어지더니 커다란 검은 구멍이 되었다.해리는 무서움에 떨며 바라보고 서 있었다.그 동상의 입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무언가가 그 깊숙한 곳에서 미끄러지듯 올라오고 있었다.해리는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벽 c0막 뒷걸음질쳤다.폭스가 날아오르면서 그 한쪽 날개가 볼에 살짝 스치는 게 느껴졌다.해리는 "날 떠나지마!"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불사조가 뱀의 왕에게 이길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무언가 커다란 것이 비밀의 방의 돌 바닥으로 떨어졌다.해리는 그게 진저리를 치고 있는 걸 느꼈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느낄 수 있었다.슬리데린의 입에서 나온 그 거대한 뱀이 똬리를 풀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그 때 리들의 쉬쉬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를 죽여." 바실리스크가 해리 쪽으로 움직였다.육중한 몸체가 먼지투성이의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주르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그는 여전히 눈을 꼭 감은 채로,양손을 쭉 펴서 벽을 더듬으면서 무턱대고 옆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리들이 웃고 있었다-해리는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돌 바닥으로 세게 넘어졌다-뱀은 이제 30센티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그는 그것이 다가오는 걸 느낄수 있었다.바로 그 때 위에서 커다란 폭발 소리가 나더니,무언가 무거운 것이 해리를 세게 쳤다.그는 순식간에 벽으로 내던져졌다.송곳니들이 몸 속으로 쑥 들어오길 기다리는 동안,더 미친 듯이 쉬쉬거리는 소리와,무언가가 돌기둥들에서 떨어져 거세게 몸부림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그는 어쩔 수가 없었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볼 수 있을 정도로만 살짝 실눈을 떴다.오크 나무 몸통만큼 굵은,불쾌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밝은 초록색 뱀의 몽뚝한 머리가 공중에서 돌기둥들 사이를 술에 취한 듯이 누비고 다니고 있었다.뱀이 고개를 돌릴 경우 얼른 눈감을 준비를 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그는 뱀의 주의를 흐트러지게 한 게 무엇인지 보았다.뱀의 머리 위에서 폭스가 날고 있었다.바실리스크는 뾰족하고 긴 송곳니를 드러내고 미친 듯이 그 새에게로 달려들고 있었다-폭스가 갑자기 급강하했다.그리고 긴 황금빛 부리가 눈앞에서 사라지는가 싶더니 검은 피가 바닥으로 후두두후두두 튀었다.뱀의 꼬리가 해리 옆으로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그 순간 해리가 미처 눈을 감기도 전에,그것이 고개를 홱 돌렸다-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게 된 해리는 깜짝 놀랐다.그 두 눈이,커다란 구근 모양의 노란 눈이 불사조에게 찔려 구멍이 뻥뚫려 있었다.그리고 뱀은 피를 줄줄 흘리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치고 있었다. "안돼!" 해리는 리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 그 새는 내버려 둬! 그 새는 내버려 둬! 그 남자아이는 네 뒤에 있어! 아지 냄새는 맡을 수 있잖아! 그 애를 죽여!" 눈 먼 뱀이 혼란스러운지,여전히 미친 드싱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폭스가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뱀의 머리 주위를 빙흔들었다.등골이 오싹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도와주세요.도와주세요." 해리가 무턱대고 중얼거렸다. "누구든-아무든-" 뱀의 꼬리가 다시 바닥을 세차게 때렸다.해리는 몸을 홱 구부렸다.무언가 부드러운 게 얼굴을 쳤다.바실리스크가 분류 모자를 해리의 팔 쪽으로 'b3?졺립쨈 것이었다.해리는 그것을 얼른 잡았다.이제 남은 건 그것뿐이었다.그게 유일한 희망이었다-그는 모자를 머리에 푹 눌러썼다.그때 바실리스크의 꼬리가 다시 한번 스치자 그는 몸을 던져 바닥에 납작하데 엎드렸다.도와주세요...도와주세요...해리는 모자 밑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간절히 빌었다.제발 도와주세요-응답하는 목소리는 없었다.대신,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꽉 조이기라도 하는 듯 모자가 오르라들었다.그리고 무언가 아주 딱딱하고 무거운 것이 머리 위로 쿵 떨어졌다.그는 거의기절하기 직전이었다.눈앞에서 별들이 왔다갔다했다.모자를 벗으려고 손을 올리자 뭔가 길고 딱딱한게 만져졌다.모자 안에서 번득이는 은빛 칼이 나타났다.칼자루가 달걀 만한 루비들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 애를 죽여! 그 새는 내버려 둬! 그 아이는 네 뒤에 있어-냄새를 맡아봐!" 해리는 칼을 들고 일어섰다.바실리스크가 몸통을 똘똘 감자,머리가 낮아지고 있었다.뱀이 몸을 홱 비틀어 해리 쪽을 보았다.바실리스크가 커다란 눈구멍은 피투성이가 됀 채,그의 칼만큼이나 길고,뾰족한,독이 있는 송곳니들을 번득이며 그를 통째로 삼킬 듯이 입을 크게 쩍 벌리고 있었다-뱀은 무턱대고 그에게로 돌진했다-해리가 몸을 홱 피하자 벽을 쳤다.뱀은 다시 돌진했다.갈라진 혓바닥이 해리의 옆구리를 쳤다.그 때 그는 양손으로 칼자루를 움켜쥐고 칼을 높이 들어올렸다-바실리스크가 이번엔 정확하게 해리 쪽으로 다시 돌진했다-해리는 칼에 온몸의 무게를 싣고 냅다 달려가 칼을 뱀의 입천장으로 쑥 집어넣었다-그 때 따뜻한 피가 팔에 흥건히 젖으며 팔꿈치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져왔다.독이 든 길다란 송곳니 하나가 그의 팔로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가다가,바실리스크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바닥으로 쓰러지자 뚝 부러졌다.해리는 서서히 벽 쪽으로 옮겨갔다.그는 몸 속으로 독을 퍼뜨리고 있는 송곳니를 단단히 쥐고 팔에서 힘껏 잡아 뺏다.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는 걸 알았다.통증이 서서히 그리고 끊임없이 온몸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송곳니가 떨어지고 피가 망토를 적시면서,점차 시야가 흐릿해졌다.그 방이 분명치 않은 여러 가지 색으로 흔들리고 있었다.진홍색 점 하나가 휙 지나가더니,옆에서 발톱이 부드럽게 달가닥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폭스." 해리가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말했어,폭스..." 그 새가 뱀의 송곳니가 관통했던 자리에 아름다운 머리를 내려놓는 게 느껴졌다.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검은 그림자 하나가 그의 앞으로 움직였다. "넌 이제 죽을 거야,해리 포터." 그의 몸 위쪽에서 리들의 목소리가 말했다. "죽을 거라구,덤블도어의 새도 그걸 알고 있어.그 새가 뭘 하고 있는지 보이니,포터? 네가 죽는 게 슬퍼서 울고 있어." 해리는 눈을 깜작였다.폭스의 머리가 또렷해졌다 흐릿해졌다 했다.굵은 진주 같은 눈물 방울들이 윤기 나는 깃털 아래로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난 여기에 앉아서 네가 죽는 걸 지켜볼 거야,해리 포터.천천히 해.난 급하지 않으니까." 해리는 몸이 나른해지는 걸 느꼈다.주위에 있는 모든 게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았다. "유명한 해리 포터가 그렇게 죽는군." 리들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 "비밀의 방에서 혼자,친구들에게 버림받은 채,너무나 어리석게 도전했던 어둠의 왕에게 패배해서 말야.넌 곧 너의 소종한 잡종 엄마에게로 돌아갈 거야,해리... 그녀는 뜻하지 않게 널 12년갈을 더 살게 해주었지만...볼드모트 경이 결국 널 죽였어,너도 그가 반드시 그렇게 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겠지만 말야..." 이게 만약 죽어 가고 있는 거라면,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해리는 생각했다.통증조차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죽어 가고 있는 걸까? 정신이 혼미해지는 게 어니라,오히려 다시 또렷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해리는 머리를 살짝 흔들었다.폭스가 여전히 팔에 머리를 대고 있었다.진주 같은 눈물 방울들이 상처 주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상처가 전혀 없었다- "떨어져." 갑자기 리들의 목소리가 말했다. "그애에게서 떨어져-떨어지란 말야!" 해리가 머리를 들었다.리들이 해리의 지팡이를 폭스에게 들이대고 있었다.펑 하고 총소리 같은 게 들리더니 폭스가 황금빛과 진홍빛 날개를 휘저으며 다시 날아올랐다. "불사조의 눈물..." 리들이 해리의 팔을 빤히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물론... 치유하는 힘이...내가 깜빡했어..." 그가 해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사실,난 오히려 이렇게 되는 게 더 좋아.너와 나 단돌이서 겨룰 수 있게 되었으니까,해리 포터... 너와 나..." 그가 지팡이를 들어올렸다-그 때,갑자기 날갯짓하는 솔리가 나더니,폭스가 머리 위로 날아와 해리의 무릎에 무언가를 떨어뜨렸다-일기장이었다.일순간,여전히 지팡이를 들어올리고 있는 리들과 해리 모두 그것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아무 생각도 없이,무턱대고,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고 작정하기라도 한 듯,해리가 옆에 있는 바실리스크의 송곳니를 잡아 일기장 한가운데로 내던졌다.귀를 찢는 듯한 무섭고 긴 비명 소리가들렸다.일기장에서 잉크가 펑펑 쏟아져 나오더니 해리의 손으로 흘러내려 바닥에 흥건히 고였다.리들이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서 몸부림쳤다.그리곤-그가 사라졌다.해리의 지팡이가 딱 하며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정적이 흘렀다.그저 일기장에서 잉크가 끊임없이 똑똑 새어나오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바실리스크의 독 때문에 일기장이 타는 듯이 녹아내려 구멍이 생겼던 것이었다.해리는 부들부들 떨면서,몸을 일으켰다.마치 플루 가루를 타고 몇 시간을 여행한 것처럼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그는 천천히 지팡이와 분류 모자를 집어들고,바실리스크의 입천장에서 반짝이고 있는 칼을 힘껏 잡아 뺏다.그 때 방 끝에서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렸다.지니가 움직이고 있었다.해리가 허둥지둥 그녀에게로 가자,그녀가 힘겹게 일어나 앉았다.그녀의 멍한 눈이 죽은 바실리스크이 거대한 몸에서부터,피에 푹 젖은 망토를 입고 있는 해리에게로,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있는 일기장으로 옮겨갔다.그녀가 숨막힐 것 같은 오싹한 소리를 내더니 눈물이 얼굴로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아-아침 식사시간에 말하려고 했었어,하지만 퍼시 오빠 앞에서는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어-내가 그런 거였어,해리-하지만 난-난 매-맹세코 그럴 마음은 없었어-리-리들이 내가 그렇게 하도록 시켰어,그 가 내 몸 속에 드-들어왔어-그런데-어떻게 저걸 죽였지-저걸 말야? 리들은 어-어디에 있지? 그가 일 기장에서 나오던 기-기억이 나는데-" "이젠 괜찮아." 해리가 일기장을 위로 치켜들고,지니에게 송곳니 구멍을 보여주며 말했다. "리들은 사라졌나, 봐! 바실리스크도 죽였잖아.자,지니,여기서 나가자-" "난 학교에서 쫓겨날 거야!" 해리가 어설프게 그녀가 일어서는 걸 도와줄 때 지니가 울먹이며 말했다. "난 비-빌 오빠가 들어온 이후 죽 호그와트에 들어오길 고대해 왔었는데 이-이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거야-엄마와 아빠가 뭐-뭐라고 하실까?" 폭스가 방 입구에서 날아다니며,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해리는 지니를 앞으로 걸어가게 했다.그들은 돌돌 말려진 죽은 바실리스크의 몸통을 넘어가 다시 터널로 갔다.돌문이 뒤에서 쉿 하며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어두운 터널을 몇 분쯤 걸어가자,천천히 돌을 옮기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론!" 해리가 걸음을 빨리 하며 소리쳤다. "지니는 괜찮아! 그 애를 찾았어!" 숨넘어갈 듯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더니,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론이 돌덩이들을 치워서 용케 만들어놓은 꽤 큰 틈새로 빤히 내다보고 있었다. "지니!" 론이 바위 틈새로 한쪽 팔을 내밀어 그녀를 잡아끌었다. "살아있었구나! 믿어지지 않아! 어떻게 된 거니? 어떻게-뭐야-저 새는 어디서 온 거야?" 폭스가 지니를 따라 그 틈새로 획 날아들었다. "저건 덤블도어 선생님의 새야." 해리가 비집고 빠져 나오며 말했다. "그런데 그 칼은 어디서 난 거니?" 론이 해리의 손에 들려있는 반짝이는 칼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나가면 설명해줄게." 해리가 점점 더 흐느껴 울고 있는 지니를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나중에." 해리가 무뚝뚝하게 말했다.아직은 론에게 누가 비밀의 방을 열었는지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지니 앞에서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록허트 교수는 어디에 있니?" "저 뒤에." 론이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로 수도관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상태가 아주 안 좋아.가서 봐." 폭스의 널따란 진홍색 날개들이 어둠 속에서 부드러운 황금빛을 냈으므로,그들은 새의 안내를 받으며,수도관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질데로이 록허트 교수가 거기에 앉아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어." 론이 말했다. "기억력 마법이 잘못해서 우리가 아니라 그에게 걸렸던 거야.자기가 누군지,지금 어디에 있는지,우리가 누군지도 전혀 몰라,내가 그에게 이리로 와서 기다리라고 했어." 록허트 교수가 선한 눈길로 그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안녕." 그가 말했다. "이상한 곳이야,이곳 말야,안 그래? 너희들 여기에 사니?" "아뇨." 론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해리를 보았다.해리가 허리를 굽혀 길고 어두운 수도관을 올려다보았다. "이 위로 다시 어떻게 올라갈지 생각해봤니?" 그가 론에게 말했다.론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하지만 해리 옆으로 날아와 있던 불사조 폭스가 이제 어둠 속에서 구슬 같은 두 눈을 빛내며,날개를 퍼득였다.그 새는 길다란 황금빛 꼬리 깃터을 흔들고 있었다.해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더러 잡으라는 것 같아..." 론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새가 널 저 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폭스는." 해리가 말했다. "평범한 새가 아냐." 그가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렸다.서로서로 잡는 거야.지니,론의 손을 잡아,록허트 교수는- "당신을 말하는 거예요." 론이 록허트 교수에게 날카롭게 말했다. "지니의 손을 잡으세요-" 해리가 칼과 분류 모자를 허리띠에 밀어 놓자,론이 해리의 망토 자락을 잡았다.해리는 손을 뻗어 이상하게 뜨거운 폭스의 꼬리 깃털을 잡았다.몸이 굉장히 가벼워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그들이 수도관 속을 날고 있었다.해리는 록허트 교수가 지니의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놀라워! 놀라워! 꼭 마법 같아!"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차가운 공기가 머리카락 사이로 휙휙 스며드는가 싶더니,새를 타고 날아가는 기분을 미처 즐기기도 전에,비행이 끝나버렸다-네 사람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 바닥에 도착해 있었다.록허트 교수가 모자를 똑바로 썼을 때,그 수도관을 숨겼던 세면대가 스르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머틀이 눈을 부릅떴다. "살아있었네." 그녀가 해리에게 멍하니 말했다. "그렇게 너무 드러내놓고 실망하지 마." 그가 안경에서 핏자국과 점액을 닦아내며 험악하게 말했다. "오,뭐랄까... 난 그저... 만약 네가 죽는다면,기꺼이 내 화장실에 같이 있게 해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머틀의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은백색으로 변했다. "욱!" 론이 화장실에서 인적이 끊긴 어두운 복도로 나가며 말했다. "해리! 머틀이 널 좋아하게 된 것 같아! 너 경쟁가 생겼다,지니!" 하지만 지니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소리 없이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지?" 론이 걱정스런 눈으로 지니를 바라보며 말했다.해리가 손가락으로 폭스를 가리켰다.폭스가 황금빛을 내며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다.새를 따라 걸어간 그들은 잠시 뒤,맥고나걸 교수의 사무실 문 밖에 도착했다.해리는 노크를 하고 문을 밀어 열었다. 제 18장 도비의 보담 해리와 론과 지니와 록허트는 오물과 점액과 피(해리의 경우)로 뒤덮인 채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그 뒤 위침 소리가 들렸다. "지니!" 벽난로 앞에 앉아 울고 있던 위즐리 부인이 벌떡 일어나 위즐리 씨와 함께 딸에게로 달려갔다.해리는 그러나 그들 옆을 바라보고 있었다.덤블도어 교수가 벽난로 옆에 서서,밝게 미소짓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맥고나걸 교수가 가슴을 움켜쥐고 끊임없이 헐떡이고 있었다.폭스가 해리의 귓가를 휙 스쳐날아가 덤블도어 교수의 어깨에 앉아,위즐리 부인이 해리와 론을 꼭 껴안았다. "너희들이 지니를 구했구나! 너희들이 지니를 구했어! 그런데 어떻게 구한 거니?" "그건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일이에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위즐리 부인이 해리를 놓아주자,그가 잠시 망설이다가 책상으로 걸어가 그 위에 분류 모자와 루비가 박힌 칼과 남아있는 리들의 일기장이 올려놓았다.그리고 그들에게 모든 걸 말하기 시작했다.거의 15분 동안 사람들은 넋을 빼앗기 채 조용히 그의 말에 빠져들었다.그는 그들에게 형체가 없는 목소리를 들은 거며,헤르미온느가 마침내 그가 수도관에 있는 바실리스크의 소리를 듣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거며,또 론과 함께 거미들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는데,그곳에서 아라고그가 그들에게 바실리스크의 마지막 희생자가 어디서 죽었는지를 말해준 거며,모우닝 머틀이 그 희생자였다는 거며,비밀의 방 입구가 그녀의 화장실에 있을 거라고 추측한 것 등등을 말했다... "그랬구나." 그가 말을 잠시 멈추자 맥고나걸 교수가 한 마디 거들었다. "그렇게 해서 너희들이 그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 거로구나-그동안 죽 수백 가지의 규칙을 하나하나 어기며 말이지-그런데 도대체 너희들 모두 거기서 어떻게 살아 나온 거니,포터?" 그래서 해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한꺼번에 다 말하느라 이제 목이 점점 쉬어가고 있었음에도,딱 알맞게 도착한 폭스와 그에게 칼을 준 분류 모자에 대해 말해 주었다.하지만 그 때 그는 움칫했다.그는 지금까지 리들의 일기장과-혹은 지니에 대해 말하는 걸 의식적으로 피해왔었다.위즐리 부인의 어깨에 머리를 대고 서 있는 지니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었다.만약 그들이 그 애를 쫓아내면 어떡하지? 해리는 당황해서,그들이 그러지 못하게 할 방법이 없을까 잠시 생각했다.그러나 리들의 일기장은 이제 아무 효력이 없었다... 그 애가 그 모든 짓을 하도록 시킨 게 바로 톰 리들이었다는 걸 어떻게 입증할 수 있단 말인가? 해리는 무심결에 덤블도어 교수를 바라보았다.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는 그의 반달 모양의 안경에 벽난로 불빛이 스쳤다. "난 무엇보다도." 덤블도어 교수가 점잖게 말했다. "볼드모트가 어떻게 지니에게 마법을 걸었는가가 가장 궁금하단다.내 소식통에 의하면 그는 현재 알바니아의 숲속에 숨어있다고 했거든." 해리는 안도감,따뜻하고 모든 문제가 해소되는 듯한 기분 좋은 안도감을 느꼈다. "그게 무슨 말이니?" 위즐리 씨가 어리벙벙한 목소리로 해리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지니에게 마법을 걸었다구? 하지만 지니는...설마 지니가... 그랬니?' "이 일기장에 그런 거예요." 해리가 일기장을 집어 덤블도어 교숭게 보여주며 얼른 말했다. "리들이 열 여섯 살 때 이 일기를 썼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에게서 일기장을 가져가 그을고 푹 젖은 페이지 속에 구부러진 긴 코를 박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기막히구나."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물론,그는 호그와트에 있었던 학생 중 가장 뛰어난 학생이었을 게야." 그가 완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위즐리 부부에게로 돌아섰다. "볼드모트가 한때 톰 리들로 불렸다는 건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아는 사실입니다.저는 50년 전에 호그와트에서 그 애를 가르쳤어요.그 애는 학교를 떠난 뒤 사라졌죠... 두루 여행을 하고 다니다가...어둠의 마법에 깊이 빠져,아주 몹쓸 마법사와 사귀게 되면서,얼마나 위험하고 신비한 변신술들을 경험했던지.그 애가 볼드모트로 다시 나타났을 때,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볼드모트가 한때 이곳에서 전교 수석이었던 그 똑똑하고,잘생긴 소년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어요." "그런데, 지니."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우리 지니가 그-그와 무-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그의 이-일기장이에요!" 지니가 흐느껴 울며 말했다. "전 그 안에 글을 썼고,그는 일년 동안 다-답장을 싸주었어요-" "지니!" 위즐리 씨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빠가 뭐라 그랬니? 아빠가 항상 뭐라고 했니? 아무 거나 그렇게 덥석덥석 믿지 말라고 했잖아.왜 그 일기장을 아빠나,엄마께 보여주지 않았니? 그런 수상쩍은 물건은,그건 분명히 어둠의 마법으로 가득 차 있을 텐데-" "전 모-몰랐어요." 지니가 훌쩍거렸다. "그건 엄마가 주신 책들 속에 들어 있었어요.전 누군가가 그 안에 놔두고 잊어버렸다고 새-생각했어요." "위즐리 양은 즉시 병동으로 가야 합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가로막았다. "이건 그 아이에겐 대답한 시련이었어요.처벌은 없을 겁니다.그 애보다 더 나이 들고 더 현명한 마법사였더라도 볼드모트에게는 속아넘어갔을 겁니다." 그가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었다. "침대에 누워서 김이 나는 따뜻한 코코아 한잔 마셔보거라.난 늘 그렇게 파면 기분이 좋아지더구나." 그가 그녀에게 다정하게 눈을 깜박이며 덧붙였다. "폼프리 부인은 아직 주무시지 않을 게야.막 맨드레이크 주스를 나눠주고 계셨거든-바실리스크의 희생자들이 아마 곧 깨어날 게다." "그러면 헤르미온느도 괜찮겠군요!" 론이 밝게 말했다. "무도가 다 무사하니 걱정 말거라,지니."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위즐리 부인이 지니를 나가게 하자,위즐리 씨는 여전히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뒤따라 나갔다. "그런데 말이오.미네르바." 덤블도어 교수가 생각에 잠겨 맥고나걸 교수에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연회를 베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구려.주방에 가셔서 좀 알려주시지 않겠소?" "좋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시원시원하게 말하며,문 쪽으로 걸어갔다. "포터와 위즐리의 처리 문제는 교수님께 맡겨도 되겠죠?" "물론이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그녀가 떠나자,해리와 론은 어리중절한 표정으로 덤블도어 교수를 뚫어지게 보았다.맥고나걸 교수가 말한 '그들의 처리문제' 라는 건 정확히 무슨 뜻일까? 설마-설마-징계 받지는 않겠지? "내가 너희 둘에게 한 번만 더 학교 규칙을 어기면 퇴학시키겠다고 말했었지,아마."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두려움으로 론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하지만 그건 우리들 대부분이 때로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어겨야만 한다는 걸 잘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 것 같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계속했다. "너희 둘 모두 특별 공로상을 받게 될 게다-어디 보자-그래,한 사람당 200점씩을 줘야겠구나.론이 록허트 교수의 발렌타인 꽃들만큼이나 밝은 핑크빛으로 얼굴을 붉히며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위험한 모험담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을 만도 한데,계속 아무 말 없이 굉장히 조용히 있는 것 같군." 덤블도어 교수가 덧붙였다. "왜 그렇게 가만히 있나,질데로이?" 해리는 깜짝 놀랐다.그는 록허트 교수에 대해선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개를 돌리자 록허트 교수가 여전히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방 한쪽 구석에 서 있었다.덤블도어 교수가 말을 걸자,록허트 교수는 그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보려고 어깨 너머를 둘레둘레 살폈다. "덤블도어 교수님." 론이 얼른 말했다. "비밀의 방에서 사고가 있었어요.록허트 교수님은-" "내가 교수라구?" 록허트가 약간 놀라며 말했다. "어이구,난 내가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 교수님이 저희들에게 기억력 마법을 걸려고 했는데 지팡이에서 주문이 그만 거꾸로 튀어나갔어요." 론이 덤블도어 교수에게 조용히 설명했다. "저런." 덤블도어 교수가 고개를 가로젖자,그의 긴 은빛 수염이 흔들렸다. "제 칼에 찔린 게로군.질레도이!" "칼이오?" 록허트 교수가 어렴풋이 말했다. "칼 가진 적 없는데요,저 애가 가졌죠." 그가 해리를 가리켰다. "저 애가 하나 빌려드릴 거예요." "록허트 교수를 병동으로 모셔가겠니?" 덤블도어 교수가 론에게 말했다. "해리에게 몇 마디 더 할말이 있어서 말이다..." 록허트 교수가 느릿느릿 걸어나왔다.론이 호그심에 찬 눈길로 덤블도어 교수와 해리를 한번 흘끗 바라본 뒤 문을 닫았따.덤블도어 교수는 벽난로 옆에 있는 한 의자에 걸터앉았다. "앉거라,해리." 그가 이렇게 말하자,해리는 까닭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자리에 앉았다. "우선,해리,네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구나." 덤블도어 교수가다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네가 진정으로 나를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 아래 비밀의 방에서 확인시켜 준 게 틀림없는 것 같구나.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폭스가네게 가지 않았을 거야." 그가 무릎 위에서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불사조를 어루만졌다.덤블도어 교수가 바라보자 해리가 어색하게 씩 웃었다. "어쨌든.네가 톰 리들을 만났단 말이지." 덤블도어 교수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 애가 네게 관심이 아주 많았던 것 같구나..." 갑자기,해리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던 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덤블도어 교수님...리들이 제가 자시와 닮았다고 했어요.이상하게 닮은 점이 있다구요..." "그 애가 그랬니?" 덤블도어 교수가 진한 은빛 눈썹 밑으로 해리를 인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네 생각은 어떠니,해리?" "전 제가 그 애와 닮았다고 생각지 않아요!" 해리가 생각보다 더 크게 말했다. "제 말은,전-전 그리핀도르에 있잖아요.전..." 하지만 그는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의혹이 다시 살아나자 갑자기 말을 멈췄다. "교수님," 그가 잠시 후 다시 말을 시작했다. "분류 모자는 제가-제가 슬리데린에 있었으면 성공했을 거라고 했어요.모두들 한동안 제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고 생각했어요...제가 뱀의 말을 할 수 있다면서 말이에요." "네가 뱀의 말을 할 수 있는 건 말이다,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마지막 남은 후계자인 볼드모트가뱀의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내 판단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그는 네게 그 흉터를 생기게 했던 날 밤에 자신의 능력 일부를 네게 전해주었던 것 같다.그가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볼드모트가 그 자시의 능력을 제게 전해주었다구요?" 해리가 기겁을 하며 말했다. "확실히 그런 것 같구나." "그러면 전 슬리데린에 있어야 하잖아요." 해리가 절망적으로 덤블도어 교수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분류 모자는 제게서 슬리데린의 능력을 볼 수 있었는데,그건-" "널 그리핀도르에 넣었지." 덤블도어 교수가 태연하게 말했다. "잘 듣거라,해리,넌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높이 평가하는 많은 소질들을 우연히 갖게 된 것뿐이란다.살라자르만이 갖고 있는 매우 드문 재능인 뱀의 언어라든지,비상한 재치하든지,결단력이라든지,때로 무모해 보이는 규칙 위반 뭐 이런 것들 말이다." 그가 수염을 다시 흔들며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류 모자는 널 그리핀도르에 넣었지.그게 왜 그랬는지는 너도 알게다.생각해 보렴." "그게 절 그리핀도르에 넣은 건." 해리가 마지막 희망이 꺾인 듯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 "바로 그거란다." 덤블도어 교수가 한번 더 밝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건 네가 톰 리들과 크게 다른 점이란다.우리의 다정한 모습은,해리,우리의 능력이 아니라,우리의 선택을 통해 나타나는 거란다" 해리는 어리벙벙한 얼굴로 꼼짝 않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만약 네가 그리핀도르에 속해 있다는 증거를 보고 싶다면,해리,이걸 좀 더 자세히 보렴." 덤블도어 교수가 맥고나걸 교수의 책상으로 다가가 핏자국이 남아있는 은빛 칼을 집어 해리에게 건너주었다.해리가 천천히 그걸 뒤집자,루비들이 벽난로 불빛을 받아 반짝거렸다.그리고 그는 칼자국 바로 밑에 새겨진 이름을 보았다.고드릭 그리핀도르. "진정한 그리핀도르만이 그 모자에서 그걸 뽑아낼 수 있단다,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꾸밈없이 말했다.잠시,그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그 뒤 덤블도어 교수가 맥고나걸 교수의 책상 서랍 하나를 잡아당겨 열고 깃펜과 잉크병을 꺼냈다. "맛좋은 음식을 먹은 뒤 푹 자는 게 좋겠구나,그러니 넌 연회장으로 내려가거라.난 그동안 아즈카반에 편지를 써야겠구나-우리의 사냥터지기를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할테니 말이다.그리고 난 또 '예언자 일보'에 낼 광고 문안 초안도 잡아야 한단다." 그가 생각 깊게 덧붙였다.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가르쳐줄 새로운 선생님이 필요할 테니 말이다...그런데 이런 일들이 왜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구나." 해리는 일어서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러나 그가손잡이를 잡으려 하는 순간,문이 갑자기 세게 열렸다.거기엔 루시우스 말포이가 성난 표정으로 서 있었다.그리고 그의 다리 뒤에는 몸 여기저기에 반창고를 붙인 도비가 움츠리고 있었다. "안녕하시오.루시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유쾌히 말했다.말포이 씨가 방안으로 들어오면서 툭 치는 바람에 해리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도비가 그의망토 자락에 붙어 몸을 구부리고,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종종 걸음으로 뒤따라 들어오고 있었다.그 작은 요정은 말포이 씨의 신발을 닦고 있던 중이었던지 더러운 천 조각을 들고 있었다.그런데 신발이 제대로 닦여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평상시엔 윤기가 좌르르 흐르던 머리카락이 부스스하게 흐트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말포이 씨는 굉장히 급히 길을 나섰던 게 분명했다.그의 발목 주위에서 변명이라도 하는 듯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있는 그 요정을 무시한채,그가 덤블도어 교수를 차가운 눈으로 노려다보았다. "정말로!" 그가 말했다. "다시 돌아왔군요.이사들이정직 시켰는데도,호그와트로 다시 돌아오다니." "그런데 말이오,루시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다른 역할 명의 이사들이 오늘 내게 연락을 취했다오.솔직히 말해.부엉이들이 한꺼번에 날아오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오.그들은 아서 위즐리의 딸이 죽임을 당했다는 말을 듣도 내가 즉시 이곳으로 돌아와 주길 바랐소.그들은 결국 그 일을 처리하기엔 내가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소.그들은 또 내게 아주 이상한 말도 해주었소...날 정직시키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당신이 그들의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다고 하던데." 말포이 씨는 평상시보다 훨씬 더 창백해졌지만,쭉 찢어진 눈은 여전히 분노로 불타고 있었다. "그래서-당신이 와서 일이 해결되기라도 했소?" 그가 비웃듯이 말했다. "범인은 잡았소?" "그렇소."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말포이 씨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게 누구요?" "지난번과 똑같은 사람이오,루시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볼드모트가 다른 사람을 통해 그렇게 했다오,이 일기장을 이용해서 말이오." 그가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린 자그마한 까만 책을 들어올리고,말포이 씨를 똑바로 쳐다보았다.해리는 그러나 계속해서 도비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작은 요정은 매우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그가 의미심장한 눈길로 해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연신 일기장과 말포이 씨를 번가아 손가락질하며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고 있었다. "알겠소..." 말포이 씨가 덤블도어 교수에게 천천히 말했다. "교묘한 계획이었소." 덤블도어 교수가 여전히 말포이 씨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냐하면 만약 여기 있는 해리와." 말포이 씨가 날카로운 눈으로 해리를 흘끗 바라보았다. " 이 아이의 친구 론이 이 일기장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지니 위즐리가 그 모든 죄를 뒤집어썼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오.아무도 그 아이가 자유 의지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걸 절대 입증하지 못했을 거요..." 말포이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얼굴이 갑자기 무표해졌다. "그랬다면." 덤블도어 교수가 계속했다. "어떤 이이 벌어졌을지 한번 상상해 보시오... 위즐리 집안은 훌륭한 순수 혈통 가족들 가운데 하나이지 않소.만약 아서 위즐리의 딸이 머글 태생들을 습격하고 죽이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와 그의 머글 보호 법령에 미칠 영향을 한번 상상해 보시오... 그 일기장이 발견된 건 천만다행이었소.그리고 리들의 기억들은 일기장에서 다 지워졌다오.그렇지 않았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누가 알겠소..." 말포이 씨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천만다행이오." 그가 딱딱하게 말했다.그런데 그의 뒤에서는 도비가 여전히 일기장과 루시우스 말포이를 가리키면서,자신의 머리를 주먹질하고 있었다.그 때 해리는 갑자기 그 의미를 이해했다.그가 도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도비가 한쪽 구석으로 물러나,이제는 벌로 자신의 귀를 비틀고 있었다. "지니가 어떻게 저 일기장을 손에 넣게 되었는지 알고 싶지 않으세요,말포이 씨?" 해리가 말했다.루시우스 말포이가 그에게로 홱 돌아섰다. "그 어리석은 여자아이가 그걸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니?" 그가 말했다. "당신이 그걸 그 애에게 주었기 때문이에요." 해리가 말했따.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요.당신이 그 애의 낡은 변신술책을 비어 그 안에 저 일기장을 슬쩍 밀어 넣었죠.아닌가요?" 그는 말포이 씨의 새하얀 손이 불끈 쥐어졌다 퍼졌다 하는 걸 보았다. "입증할 수 있니?" 그가 씩씩거렸다. "오,아무도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거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리들이 그 일기장에서 사라졌으니 말이오.하지만 충고하겠는데,루시우스,더 이상은 볼드모트의 옛 학교 물건들을 배포하지 마시오.만약 그것들이 한 개라도 더 천진난만한 아이의 손에 들어간다면,그 누구보다도 아서 위즐리가 나서서,그게 당신 짓이라는 걸 끝까지 밝혀내고야 말 테니까 말이오..." 루시우스 말포이는 잠시 말없이 서 있었는데,그의 오른손은 바치 요술지팡이를 잡고 싶기다로 한 듯 씰룩씰룩 움직이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마음을 바꾸고 그의 집 요정에게로 돌아섰다. "가자,도비!" 그가 문을 열자 그 작은 요정이 허둥지둥 그에게로 다가갔다.그러자,요정을 발로 뻥 차서 밖으로 내보냈다. 그들은 도비가 복도를 따라가는 동안 내내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해리는 곰곰히 생각하며 잠시 서있었다.문득 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덤블도어 교수님." 그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 일기장을 말포이 씨에게 다시 돌려드려도 될까요,네?" "물론이다.해리."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를 빙긋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서둘러라.연회는,잊지 말고... " 해리는 일기장을 움켜쥐고 쏜살같이 달려나갔다.도비의 비명 소리가 복도 저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과연 이 계획이 효과가 있을까 생각하면서,해리는 신발 한 짝을 벗었다.그리고 점액 투성이의 더러운 양말까지 마저 벗은 뒤,일기장을 그 안에 쑤셔 넣고는 어두운 복도를 달렸다.그들이 막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말포이 씨." 그가 급히 멈추면서 헐떡거리며 말했다. "드릴 게 있어요-" 그리고 그가 고역한 냄새가 나는 그 양말을 루시우스 말포이의 손에 억지로 쥐어 주었다. "이게 도대체-" 말포이 씨가 양말을 뒤집어 일기장을 꺼내고 그걸 옆으로 홱 던져버리고는,성난 표정으로 망가진 일기장과 해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너도 언젠가는 네 부모와 똑같이 횡사하고 말 거야, 해리포터." 그가 잇새로 나직이 말했다. "그들도 남의 일에 지겹게 참견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었거든." 그러더니 그가 돌아섰다. "가자,도비.가자니까." 그러나 도비는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해리의 메스꺼운,끈적끈적한 양말을 들어올리고,마치 그게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주인이 양말을 주었어요." 그 요정이 놀라서 말했다. "주인이 그걸 도비에게 주었어요." "그게 뭔데?" 말포이 씨가 내뱉듯이 말했다. "너 뭐라고 했니?" "양말을 가졌다구요." 도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주인이 그걸 던졌는데,도비가 잡았어요.그러면 도비는-도비는 자유의 몸이 된 거예요." 루시우스 말포이가 얼어붙은 듯 서서 그 요정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그가 해리에게 달려들었다. "너 때문에 내 하인을 읽었잖아,이 녀석아!" 그러나 도비는 소리쳤다. "해리 포터에게 손대지 말아요." 그리고 쾅 하는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말포이 씨가 휙 내던져졌다.그는 계단을 한번에 세칸 우당탕 굴러 내려가,아래 층계참으로 떨어졌다.그는 납빛이 된 얼굴로 일어서서 지팡이를 빼들었지만,도비는 위협적인 긴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이제 가세요." 그가 말포이 씨를 가리키며 사납게 말했다. "해리 포터에게 손대지 말아요.지금 가세요." 루시우스 말포이는 어쩔 수 없었다.성난 얼굴로 그들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바라본 뒤,그는 망토를 휘저으며 허둥지둥 사라졌다. "해리포터가 도비를 풀어주엇어요!" 요정이 해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가까운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그의 동그란 눈에 어렸다. "해리 포터가 도비를 풀어주었어요!" "제발 도비." 해리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다시는 내 생명을 구하려고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그 요정의 못생긴 갈색 얼굴에 갑자기 이빨이 다 드러나 보이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도비." 도비가 떨리는 손으로 해리의 양말을 신을 때 해리가 말했다. "넌 이 모든 게 이름을 불러서는 안될 그 사람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잖아.기억나니? 그런데-" "그건 실마리였어요." 도비는 너무나 분명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실마리를 드렸던 거예요.그 어둠의 마왕은,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거리낌없이 불려졌으니까요.알겠어요?" "그렇구나." 해리가 가냘프게 말했다. "그러면,난 이만 가는게 좋겠다.연회가 있거든.그리고 지금쯤은 내 친구 헤르미온느가 깨어났을 거야..." 도비가 두 팔을 벌려 해리를 꼭 껴안았다. "해리 포터는 도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해요.!" 그가 흐느껴 울었다. "안녕,해리 포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펑 하더니,도비가 사라졌다. 해리는 호그와트 연회에 몇 번 가봤지만,이런 연회는 처음이었다.그 축하 파티는 모두가 잠옷을 입은 채로 밤새도록 계속되었다.해리는 가장 좋았던 부분이,헤르미온느가 "네가 해결했구나! 네가 해결했어! " 라고 소리치며 그에게로 달려온 것인지,아니면 저스틴이 후플푸프 테이블에서허둥지둥 다가와 그의 손을 힘껏 비틀며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끊임없이 사과한것인지,아니면 3시 30분에 해그리드가 나타나 해리와론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리는 바람에 그들이 트라이플(포도주에 담근 카스텔라 류:옮긴이) 접시를 친 것인지,아니면 그와 론이 받은 400점 때문에 그리핀도르가 2년 연속 기숙사 우승컵을 보장받은 것인지,아니면 맥고나걸 교수가 일어서서 그들 모두에게 학교가 이번 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인지("안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아니면 덤블도어 교수가 유감스럽게도,록허트 교수가 기억이 되돌아올 때까지,요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가르칠 수 없을 거라고 말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이 소식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까지도 대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정말 아쉽군." 론이 잼 도넛을 먹으며 농담을 했다. "이제 막 그가 좋아지려고 했는데 말야." 그 학기의 나머지는 타오르는 햇살처럼 기분 좋게 지나갔다.호그와트는 몇 가지가 아주조금 달라졌을 뿐 거의 정상으로 되돌아갔다-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은 휴강되었고("하지만 우린 어쨌든 그 마법을 굉장히 많이 연습했잖아." 론이 뿌루퉁한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학교 이사였던 루시우스 말포이는 파면 당했다.또 자기가 학교 주인이라도 되는 양 거들먹거리며 다니던 드레이코는 이제 상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 다녔다.반면에,지니 위즐리는 예전처럼 다시 명랑해졌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너무나 빨리 다가왔다.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그리고 프레드와 조지와 지니는 모두 한 객실에 자리를 잡았다.그들은 방학전에 마법이 허용되었던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카드게임과,프레드와 조지의 필리버스터 불꽃놀이와,마법으로 서로를 무장해제 시키는 연습을 했다.해리는 이제 점점 더 잘하게 되었다.킹스 크로스 역에 거의 다 왔을때, 해리에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지니-그런데 넌 도대체 퍼시 형이 뭘 하는 걸 본 거니,형이 네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한 거 말야?" "아,그거." 지니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글쎄-퍼시 오빠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어." 프레드가 놀라서 조지의 머리 위에 책 더미를 떨어뜨렸다. "뭐라구?" "바로 래버클로의 반장,페네로프 클리어워터야." 지니가 말했다. "오빠가 지난 여름 내내 편지를 썼던 사람이 바로 그 애야.오빠는 학교 여기저기서 그 애를 몰래 만나고 있었어.내가 어느 날 빈 교실에 들어갔는데 글쎄 둘이 뽀뽀를 하고 있잖아.그 애가 습격받았을 때 오빠가 그렇게 당황해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어.그런데 오빠를 놀리진 않을 거지?" 그녀가 걱정스러운 듯 덧붙였다. "물론이지." 프레드가 꼭 생일이 일찍 찾아오기라도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로." 조지가 숨죽여 킥킥 대며 말했다.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속도를 늦추더미 마침내 멈춰 섰다.해리는 깃펜과 양피지 쪽지를 꺼내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돌아섰다. "이건 전화 번호라는 거야." 그는 론에게 이렇게 말한 뒤,그걸 두 번 휘갈겨 쓰고,양피지를 둘로 찢어서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지난 여름에 네 아버지께 전화 사용법을 말씀드렸더니까-아실 거야.더즐리네 집으로 내게 전화해,알았지? 또다시 두 달 동안 두들리하고만 말하면서 지내는 건 정말 끔찍해..." "하지만 네 이모와 이모부는 자랑스러워 하실 거야.안 그래?" 기차에서 내려 마법에 걸린 개찰구 쪽으로 들어가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네가 금년에 어떤 일을 했는지 들으면 말야." "자랑스러워해?" 해리가 어림도 없다는 듯 말했다. "너 정신 나갔니? 그동안 내내 내가 몇 번이나 죽을 수도 있었는데,용케 살아났다구? 그들은 아마 화가 나서 펄펄 뛸 거야..." 그리고 그들은 함께 출입구를 지나 다시 머글의 세계로 걸어나갔다. *제 3권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상권에서 계속 됩니다. 이 책의 무엇을 사랑하는가? -어른들이 말하는 해리 포터 시리즈 세계의 많은 어른들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자녀가 읽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정말로재미있기 때문입니다.어른들이 말하는 몇 가지를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언제나 책 읽으라고 잔소리를 해야 했던 아들이... 부모로서,전 이 책들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내 아들은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언제나 책을 읽으라고 잔소리를 해야만 합니다.그 애가 다른 가족들과 달리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신이 나지 않아요.닌텐도와 포켓몬을 대신할 수 잇는 게 있기만 하다면 전 아무리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최근에 우리 가족은 서점에 들렀답니다.아이의 교과서를 사기 위해서였죠.그런데 교과서를 사고 나자 우리 아이는 집에서 읽고 있던 해리 포터 책을 찾는 거예요.그리고 그 책을 발견하자마자 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습니다.또 1권을 다 읽자,곧장 2권을 잡더군요.전 그 애가 친구들과 함께 그 책에 대해 대화 나누는 걸 보고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어느 날 저녁 그 애의 친구하나가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아이들이 식사하는 동안 내내 그 책에 대해 말하는 거였어요.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다는 것은 보다 높은 수준의 문학적 경험을 하게 하죠.그건 그렇고,전 요즈음 '머글'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답니다! 아주 일상적인 어휘가 되어버렸죠.때로 아이들은 자신들이 마법사이며 정말로그 책 속의 주인공들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답니다.아이들이 그 책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는 그 책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아이들은 우리 어른들과 달라서 우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도 잘 이해하죠.예컨대 전 솔직히 해리가 호그와트에서 겪는 일들이 조금 놀라웠어요.저라면 우리 아이가 그러한 일들을 겪길 원하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아이들은 냉철하게 받아들이더군요.전 저작권 대리인이므로 많은 아동 도서를 다룹니다.작가 J.K 롤링이 이 모든 걸 창작해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그녀의 독창성에 정말로 감동했어요.최근에 있었던 그 책들에 대한 부정적인 비평에 전 잘 이해가 안가요.오늘날처럼,세련되고 교양있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새로우 아이디어를 얼마든지 받아 들일 수 있는 세상에서 그러한 태도는 매우 구태의연해 보여요.꼭 살렘(현재으 예루살렘)시대의 마녀 재판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제인 레보위츠(부모이며 저자권 대리인) 자녀 선물로 산 책을 먼저 읽는 어른들 이 책들에게 아이들로 하여금 읽도록 하는 힘이 있습니다.책 읽는 걸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조차 그 책들은 외면하지 못합니다.그건 매우 좋요한 일이에요! 어른들도 그 책들을 좋아한답니다.전 부모들이 그 책들을 자녀들과 함께 혹은,따로 읽은 뒤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전 서점을 경영하므로,우리 서점에 오는 아이들에게 해리 포터 책을 읽었는지 물어봅답니다.그리고 어른들에게도 물어보죠!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었더군요! 종종 어른들은 자녀나 손주 손녀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그 책들을 사서는,아이들에게 주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그 책들을 읽기도 한답니다. 이 책들은 다소경시되었던 아동 소설 분야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오랫동안 아름다운 삽화가 들어가 있는 책들이 가장 인기를 끌었지만,이제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 책들은 들여놓기가 무섭게 다 팔려버릴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우리는 최근에 1권의 초판 페이퍼백들을 배로 실어왔는데 인주일 만에 다 팔렸답니다.제 자신도 그 책들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온 꼬마가 가지고 읽던 세 번째 책을 사서 그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기 일주일 전에 읽었다는 걸 시인해야겠군요.(그 꼬마는 그 책을 이미 읽었고,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또 한 권의 책을 살 수 있을 거라고 했으므로 전 그 아이의 책을 빼앗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답니다!) -제니퍼 로스(서점 경영) 이 책이 중요한 건 인생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J.K 롤링은 유머와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입니다.그녀는 약탈자의 지도같은 이상한 것들을,마치 진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그려냅니다.그녀는 꼼꼼한 작가입니다.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일일이 배려하고 관심을 가지니까요.들장인물들의 묘사는 아주 생생합니다.또 굉장히 많기도 하구요! 1권에서만도 60개의 다른 캐릭터를 셀수 있었답니다.롤링은 책을 여기저기에 많은 실마리들을 두어서,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줍니다.그 책들이 중요한 건 인생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그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공평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며,독자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격려합니다.그 책들은 또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줌니다.그 아이들은 문제를 들고 어른들에게도 가지 않습니다.어떻게든 직접 해결하죠.이 책들 속의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독창성과 상상력을 동원하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처리합니다.여러분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바로 그런 태도죠.선생님이나 부모 같은 어른들은 궁즉적으로는,자녀들의 삶에 너무 깊숙이 관여 하지않도록 해야 합니다.-훌리 싱거 미노트(부모) 이 책은 끝없는 상상의 날개를 펴도록 합니다 이 책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끊없이 상상의 날개를 펴도록 합니다.해리 포터를 읽는 아이들의 상상은 끊이 없습니다.나이가들수록 상상력은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그 책들을 읽고 전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아이들의 삶에는 미스터리가 많지 않습니다. 그 책들은 미스터리와 마법에 대한 것입니다.아이들은 그런 걸 접한 적이 없죠.다소 무겁긴 하지만,아이들은 원래 무서운 걸 좋아한답니다.마법이나 주술에 불만을 나타내는 비평가들에 관한 한 오즈의 마법사를 마따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하지만 그 책에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아이들에게는 많은 놀라운 일들이 일어납니다.만약 해리 포터 책 속에 있는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인생을 조금은 더 잘 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만약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구별할 수 없는 아이들이라면,부모들은 물론 그걸 읽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하지만 그런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입니다.내겐 열 세명의 손자 손녀가 있는데 난 그 책을을 읽은 연령이 된 아이들에게 모두 한권씩 사주었답니다.작가는 미묘한 부분들은 아주 흥미롭고 실감나게 잘 그려냈습니다. 한 예로 해리으 이모와 이모부는 어쩌면 실제로는 그렇게 지독한 사람 들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해리가 그의 부모처럼 될까봐 겁이 나서 그에게 아주 심하게 대하는 게 그런것이죠.-로라 시몬(할머니) 이 책 덕분에 독서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 책들 덕분에 독서가 다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지금 스스로 책을 읽고 있으며 많은 아이들이 책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습니다. 또 도서실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해리 포터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우정과 공명정대한 행동을 가르쳐 줍니다.텔레비젼과 영화에서 접하는 폭력에 좋은 해독제 역할을 하는 것이죠.그 책들은 아이들에게 건전한 방법으로 서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작가는 소수민족 말살과 같은 좀 심각한 주제들을 다루기는 하지만,그것들을 우화적으로,그리고 그 이야기의 정황에 맞제 잘 풀어나갑니다.로링은 훌륭한 작가입니다.아이들은 그 책을 통홰 많은 걸 배웁니다.아이들은 또한 영국 문화의 일면도 접할 수 있게 됩니다.전 많은 아이들이 이제 영국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들었답니다.-카르멘 로페즈(6학년 선생님) 해리가 성정하는 모습따라 함께 나이를 먹는 마법책 전 제 여동생이 말해줄 때까지 그 책들에 대해 전혀 몰랐답니다.그런데 읽기 시작하자마자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한마디로 푹 빠져버렸죠-책들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습니다.각 책마다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어요.교사로서 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그 책들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듣게 된게 무척이나 고맙게 여겨집니다.어른들이 아동 도서를 읽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에요.하지만 그들은 해리 포터를 읽고 있어요! 매일 점심식사 후 전 저희 반 아이들에게 15분에서 30분 정도씩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을 줍니다.그런데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해리 포터 책을 읽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다른 책에도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도서실을 찾고 있어요.많은 아이들이 읽고 좋아하며 또 다른 아이들과 자신들의 감동을 공유하기 때문에 그 책들의 파급 효과는 큽니다.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말을 듣고 그 책들을 집어든답니다.해리 포터 이야기의 독특한 점 하나는 해리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아이들은 11살 짜리의 그를 알게 된 뒤 그를 따라 나이를 먹게 됩니다.대부분의 아동 도서는 이렇지 않죠.그러한 책들의 등장인물들은 심지어 후속편에서 조차도 보통 동일한 나이로 남아있게 되죠.아이들은 그 책들은 아이들은 그 책들을 읽으면서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또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작응해 가는 모습도 지켜보게 되지요.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점은 그 자신과 자신의 환경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자세를 갖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입니다.아이들이 즐겨 읽는 책이라면 djEJs 것이든 좋은 책입니다.또 좋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은 훨씬 더 자유롭게 자신을 글로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카라 록우드(5학년 선생님)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아 비밀의 방에 대한 찬사 "넑을 빼앗는 이 공상소설을 읽은 뒤 독자들은 자신들도 만일 킹스 크로스 역에서 9와 3/4번 승강장을 찾을 수만 있다면,호그와트 학교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학교 도서 잡지,우수 도서 리뷰 "롤링의 이 소설은 마술적이라는 그 줄거리의 토대를 전혀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영국의 학교 이야기들 요소를 편입시켜 기막힌 상상력으로 멋지게 쓰여진 공상소설이다.사실,그녀의 이 매혹적인 소설이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는 것은 스포츠와 학생들의 경쟁과 별난 교사에대한 그녀의 탁월한 공상 때문이다-북리스트,우수 도서 리뷰 "해리의 가족은 로날드 달이 '마틸다'에서 만들어낸 가족 이후 아동문학에서는 가장 못되고 심술궂은 가족인 셈이다.그에 반해 해리는 완전히 뜻밖의 그리고 나름대로 겸양을 갖춘 영웅이라 할 수 있다." -학교 도서관 저널,우수 도서 리뷰 "익살이 넘치는 놀라운 소설이다.이번에야말로 로날드 달의 명작들에 비견될 만한 작품을 보게 되었다.금년에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더 선데이 타임즈 "...꼬마 마법사해리 포터는 고전명작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롤링은 예민한 직각ㅁ과 독창성이 가득한 고전적 서술 기법을 이용해 복잡하고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는 스릴러 형태로 표현해내었다.그녀는 1급 아동문학작가이다." -더 스코트맨 "위트가 넘치는 복잡한 줄거리와 이미 영웅이 되어버린 해리라는 인물에게 푹 빠지지 않는 아이는 아마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인디펜던트 온 세터데이 "독창적인 기지로 쓰여진 멋진 데뷔 소설이다." -더 가디언 "대단히 훌륭한 읽을 거리이며 놀라운 작품이다.해리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인물이다.이 책은 한번 잡으면 절대 내려놓을 수 없다.이야기 전개가 빨라 마지막 쪽까지 독자를 사로잡는다.조앤 롤링은 확실히 놀라운 상상력의 소유자이며 이 뛰어난 작품은 그녀가 다음에 쓸 작품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 웬디 쿨링 "대단히 훌륭한 소설이다. "- 더 선데이 텔레그라프 "조앤 롤링은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책을 만들어냈다.2020년쯤에는 수많은 애독자들이 다이애건 앨리와 퀴디치 경기를 들먹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더 타임즈 "일단 잡으면 다 읽을때까지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다.놀라운 책이다." -글래쇼 헤럴드 "미스터리,마법,등장인물들의 놀라운 특성,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줄거리-이 책은 뛰어난 이야기꾼의 힘있고 대담한 데뷔작이다." -린제이 프레이저,북트러스트 스코틀랜드 "훅 마법이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해리 포터가 그러한 생각을 qkRNdj 놓을 것이다.그의 마법은 어른들에게도 매력적이다. " -제임스 노티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그저 책을 펼치기만 하면 줄거리가 머리 속으로 쏙쏙 들어간다.나도 해리가 되어 선생님들에게 걸마법의 주문을 만들고 싶다." -톰 엘_샤크 11살 "해리 포터는 멋진 책이다.일단 읽기 시작하면 절대 내려놓을 수 없다.내 경우도 그랬다.내가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 놓는다고 엄마가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신곤 했다.아빠께도 해리 포터 책을 보여드렸다.아빠는 지금 그 책을 읽고 계신다.이것은 남녀고소를 불문하고 누구가 즐겨 읽을 수 있는 책이다.정말로 멋지다." -카트리나 패랜드,10살 제 3권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여름방학을 보내고 해리는 단짝 친구들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3학년이 되어 호그와트로 다시 돌아간다.그러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즈카반이라는 무시무시한 감옥 속에 수감되어 있던 시리우스 블랙이라는 악명 높은 죄수가 탈옥한 것이다.그는 탈옥하면서 행선지에 대한 두 가지의 실마리를 남기게 되었는데 하나는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를 물리친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공격과 같다고 생각했다는 점과 그가 잠을 자면서 "호그와트에 있어.. 그는 호그와트에 있어." 라고 중얼거리며 잠꼬대를 했다는 간수의 증언이 그것이다.단 한번의 저주로 열세 사람을 죽었다고 해서 어둠의마왕 볼드모트 의 후계자라고 여져지는 이 탈옥자가 마음대로 활보하고 다니자학교를 지키기 위해 아즈카반의 간수가 불러들였지는데.. 해리 포터는 마법학교의 울타리 안에서도 주위에 온통 치누들이 있어도 절대 안절하지 못하다.왜냐하면 무엇보다도 그들 가운데에 배신기가 있기 때문이다. 제목: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죄수 (상) 지은이: 조앤 롤링 출판사: 문학수첩 지은이: 조앤 롤링 출판년도: 2000년 7월 25일 펴낸곳: 문학수첩 입력자원봉사자: 임경화 작가소개: 조앤롤링은 1965년 7월 영국 웨일스의 시골에서 태어나 엑세터 대학 불문 학과를 졸업했다. 포르투칼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생후 4개월된 딸을 안고 에든버러에 초라한 방 한칸을 얻어 정착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 보조금으 로 연명한 그녀는 동화 쓰기를 결심, 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포터의 모험담을 종이 위에 옮겼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세계 최우수 아동도서>로 선정되었고, 유명한 <스마티스 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호평과 각종 상을 휩쓰는 국제적명성을 얻 게되었다. - 차례 - 제1장 부엉이 집배원 제2장 마지 아줌마의 큰 실수 제3장 구조 버스 제4장 리키 콜드런 제5장 디멘터 제6장 갈고리 발톱과 찻잎 제7장 벽장 속의 보가트 제8장 달아난 뚱보 여인 제9장 냉혹한 패배 제10장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 제11장 파이어볼트 부엉이 집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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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는 여러 면에서 굉장히 별난 아이였다. 우선 일년 중 여름 방학을 가장 싫어 한다는 점이 그랬고, 또 한밤중에 몰래 하는 일이 있더라도 숙제를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 그랬다. 그는 또 마법사이기도 했다.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해리는 담요를 머리 위까지 끌어올리고, 표지가 가죽으로 된 커다란 책(바틸다 백숏의 `마법의 역사`)을 펴서 베개에 기대어놓은 채, 손전등을 들고 침대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었다. `14세기의 마녀 화형은 완전히 무의미 했었다- 이것에 관해 논하라-는 것이 그가 써야 할 논술 주제였다. 때문에 그는 이 논 술을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없나 찾으며, 독수리 깃펜 끝에 대고 주르르 훑어 내려갔다. 그럴듯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해리는 동그란 안경을 콧등위로 밀어올린 뒤, 손전 등을 책에 더 가까이 갖다댔다. 흔히 머글로 알려져 있는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은 중세기에 마법을 두려워하기는 했 지만, 마법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아주 가끔은 진짜 마녀나 마법사를 잡기도 했 지만, 화형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마녀나 마법사는 아주 기초적인 마법인 불꽃이 뜨겁 지 않게 하는 마법을 부린 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척하며 오히려 부드럽고 간지러 운 느낌을 즐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웬델린이라는 아주 기이한 마법사는 면신술을 이 용해 여러 모습으로 변장하여 자진해서 마흔 일곱 번이나 잡혀갔을 정도로 화형당하 는 걸 즐기기도 했다. 해리는 이빨 사이에 깃펜을 문 채로 베개 밑으로 손을 넣어 잉크병과 양피지 두루마 리를 꺼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조심스레 잉크병을 열고 깃펜을 한번 푹 담갔다가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해리는 종종 쓰는 걸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혹시라도 더 즐리 가족이 화장실에 가다가 그가 글쓰는 소리를 들었다가 십상이았기 때문이다. 해리가 여름 방학을 결코 좋아하지 않은 건 바로 프리벳가 4번지의 더즐리 가족 때 문이었다. 해리에게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 그리고 이종사촌 두들리가 유일한 친척이었다. 그들은 머글인데다 마법에 개해서는 매우 중세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더들리네 지붕 밑에서는 마법사 부부였던 해리의 돌아가신 부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페투니아 이모와 버논 이모부는 해리를 오랫동안 학대하기만 한다 면, 그에게서 마법사 기질이 나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들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요즘은 그들은 혹시 해리가 지난 2년 동안 대부 분을 호그와트마법 학교에서 보냈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해했다. 그러 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해리의 마법책과 요술지 팡이와 커다란 냄비와 빗자루를 감추고 그가 이웃 사람들과 말을 나누지 못하게 막는 게 다였다. 마법책들을 모두 빼앗긴 해리는 호그와트의 선생님들이 내준 방학 숙제를 전혀 할 수가 없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숙제는 해리가 가장 싫어하는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오 그라들게하는 마법의 약에 관한 논술이었다. 해리가 만약 숫제를 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해리에게 한 달간 벌을 줄구실을 잡았다고 좋아할 게 뻔했다. 해리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와 사촌 두들리가 정원에 나가 새로 산 버논 이모부의 회 사 차에 끝없는 감탄을 하고 있는 사이(어찌나 큰 목소리로 찬사를 늘어놓았던지 동네 사람들이 다 알아버릴 정도였다), 아래층으로 살금살금 내려가 계단 밑 벽장 위에 있는 열쇠로 벽장문을 열고 책 몇 권을 꺼내와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 침대 시트에 잉크 자 국만 남기지 않는다면, 더즐리 가족은 그가 밤에 마법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알지 못 할 것이다. 해리는 특히 지금당장은 이모나 이모부와의 충돌을 피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학교 방학이 시작되고 일주일쯤 뒤 해리의 마법사 친구가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 로 그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그와트에 있는 해리의 단짝 친구 중 하나인 론 위즐리는 마법사 가족 출신이었으 므로 해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전화는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 었다. 그런데 그가 전화를 했을 때 공교롭게도 버논 이모부가 전화를 받았다. "버논 더즐리입니다." 마침 그방에 있던 해리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론의 목소리를 듣자 몸이 얼어붙 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제 말 들리세요? 해리-포터-좀-바꿔-주세요!" 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렸다. 버논 이모부는 깜짝 놀라 수화기를 귀에서 멀찌감치 떼고, 성난 표정으로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누구야?" 그가 전화기에 대고 고함을 질렸다. "너 누구야?" "론-위즐린데요!" 론이 마치 버논 이모부와 추국장 양쪽 끝에 서서 대화하기라도 하 는 듯 다시 고함을 질렸다. "전-해리의-학교-친구예요-" 버논 이모부는 작은 눈이 그 자리에서 꿈쩍도 못하고 있는 해리에게로 홱 돌아갔다. "해리 포터라는 애는없다!" 전화가 폭발이라도 할까봐 걱정되는 듯 그는 이제 수화기 를 더 멀찌감치 떼고 고함을 질렀다. "어떤 학교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는 전화하지 마 라! 우리 가족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마라!" 그리고는그는 독거미가 붙어있기라도 한 듯 수화기를 전화기 위에다 쾅 내던지고는 호통을 쳐대기 시작했다. "어떻게 감히 우리 집 전화 번호를 너같은 족속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냐! 버논 이모 부가 해리에게 침을 튀기며 버럭 소리를 질렸다. 론은 해리를 곤란에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 뒤로 다시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 해리의 또 다른 단짝 친구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도 연락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해 리는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것은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학년에서 가장 영리 하기도 한 데다 전화 사용법을 아주 잘 아는 머글 부모님이 계시므로 전화에다 대고 호그오트의 학생이라며 소리를 질러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해리는 기나긴 5주 동안 마법사 친구들로부터 단 한 마디의 소식도 듣지 못했 고, 작년만큼이나 견디기 힘듣 여름 방학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이긴 해도 딱 한 가지 나아진 것은 있었다- 어떤 친구들에게도 부엉이를 이용해 편지를 보 내지 않겠다고 맹세한 뒤, 밤에 헤드위그를 밖으로내보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던 것이 다. 헤드위그가 온종일 새장 속에 갇혀 있어서 너무나 시끄럽게 울어댔기 때문에 버논 이모부가 어쩔 수 없이 양보한 것이었다. 해리는 웬델린이라는 괴상한 마법사에 대해 쓰는 걸 잠시 멈추고 다시 귀를 기울렸 다. 어두운 집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저 뚱보 사촌 두들리의 코고는 소리만 어렴 풋하게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피로 때문인지 눈이 따끔거렸다. 숙제는 내일 밤에 마 쳐야 할 것 같다... 그는 잉크병 뚜껑을 닫고 침대 밑에서 낡은 베갯잇 하나를 꺼내 손전등과 `마법의 역사` 책과 쓰다만 양지피 두루마리와 깃펜과 잉크를 넣은 뒤, 침대에서 기어 나와 그 것들을 침대 밑에 숨겼다. 그리고 일어서서 기지개를 켜고는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야 광 자명종의 시간을 보았다. 새벽 한 시였다. 해리는 이상하게 속이 뒤틀렸다.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가 열 세 살이 된 지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난 것이었다. 그러나 해리의 또 한 가지 별난 점은 생일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그 는 지금까지 생일 카드 한 장 받아본적이 없었다. 더즐리 가족은 그의 생일을 부시해 버리기가 일쑤였고 이번 생일더 마찬가지일 게 뻔하다. 해리는 어두운 방 안에 놓여 있는 헤드위그의 텅 빈 커다란 새장을 지나 창가로 걸 어 갔다. 창 문턱에 기대자, 오랫동안 담요 밑에 있었던 그의 얼굴에 차가운 밤 공기가 상쾌하게 스쳤다. 헤드위그가 날아간 지도 벌써 이틀이 되었다. 그러나 해리는 전혀 걱 정하지 않았다. 그 부엉이는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래도 부엉이가 빨리 돌아와 주길 바랬다- 이 집에서 그를 보고 겁내어 피하지 않는 생물은 헤드위그뿐이기 때문이 었다. 해리는 또래들에 비해 아직 작고 마르기는 했지만, 작년에는 그래도 키가 몇 센티미 터나 자랐다. 하지만 그의 새카만 머리카락은 언제나 똑같았다- 그가 아무리 어떻게 해보려 해도, 머리는 늘 어수선하게 흐트러져 있었다. 안경을 낀 그의 두 눈은 밝은 초록색이었고, 이마는 머리카락 사이로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 터가 나 있다. 해리의 모든 별난 점 가운데에서도, 이 흉터는 가장 색다른 것이었다. 더즐리 가족은 지난 10년 동안 그게 해리의 부모가 돌아가신 자동차 사고 때 생긴 흉터라고 거짓망을 했지만,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는 자동차로 죽은 게 아니었다. 그들은 백년 동안 가 장 두려운 존재였던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에게 살해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저주 에도 불구하고 해리는 이마에 그저 번개흉터만 남긴 채 살아남고, 볼드모트는 어떤 이 유에서인지 힘을 잃고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한 채 달아났다... 사실 해리는 호그와트에서 그와 직접 부딪혔었다. 해리는 어두운 창가에 서서 얼마전 있었던 그 끔찍한 만남을 떠올렸다. 그 생각을 하면 해리가 열 세 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게된건 정말로 천운이었다. 해리는 헤드위그가 혹시 칭찬을 기대하며 죽은 쥐를 물고 오지나 않나 하며 별이 총 총한 하늘을 죽 훑어보았다. 그런데 지붕 꼭대기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해리의 눈 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황금빛 달에 비친 윤곽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유난리 한 쪽으로 기울어진 커다란 동물이 날갯짓을 하며 해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 오는 걸 조용히 지켜보며 한쪽 손을 창문 걸쇠에 올려놓은 채, 문을 닫을까 말까 망설 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괴한 동물이 프리벳가의 가로등쯤 날아왔을 때 해리는 그것 이 무엇인지 깨닫고 얼른 옆으로 비켜섰다. 부엉이 두 마리가 의식없는 것 같은 또 다른 부엉이를 들고 창문으로 날아들더니 해 리의 침대 위에 내려앉았다. 그런데 부축을 받고 와서 걷바로 졸도해 버린 커다란 회색 빛 부엉이의 다리에 커다란 꾸러미 하나가 묶어 있었다. 해리는 의식을 잃은 부엉이를 단 한번에 알아보았다- 그 부엉이는 위즐리 가족의 부 엉이 에롤이었다. 해리는 얼른 침대로 달려가 에롤의 다리에 묶여잇는 줄을 풀고 꾸러 미를 떼어낸 뒤 조심스럽게 에롤을 헤드위그의 새장 속으로 옮겼다. 그러자 에롤은 한 쪽 눈을 살며시 뜨고, 들릴까 말까 한 희미한 목소리로 한 번 부엉 하며 감사 표시를 하고는, 급히 물을 먹기 시작했다. 해리는 다른 부엉이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한 마리는 바로 자신의 부엉이인 눈 처 럼 새하얀 색의 커다란 암컷 헤드위그로 엿시 발에 묶인 꾸러미를 들고 만족스런 표정 을 짓고 있었다. 해리가 그 꾸러미를 떼어내자 헤드위그가 애교스럽게 해리를 한번 물 고 에롤에게로 휙 날아갔다. 또 한 마리는 잘생긴 황갈색으로 처음 보는 부엉이였다. 하지만 호그와트의 문장이 박혀있는 편지와 꾸러미를 들고 있었으므로, 어디서 보낸 부엉이인지 금방 알 수 있었 다. 해리가 짐을 내려놓자, 그 부엉이는 자랑스럽게 깃털을 곤두세우며 날개를 쫙 펴고 는 다시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해리는 침대에 앉아 제일 먼저 에롤이 가져다준 꾸러미의 갈색 포장지를 주욱 찢었 다. 안에는 황금빛 종이로 싸여진 선물과 생일 카드가 들어있었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생일카드였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자 종이 두장이 떨어져 나왔다- 한 장은 편지 였고, 또 한 장은 신문에서 오려낸 조각이었다. 신문에서 오려낸 조각은 흑백 사진 속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마법 사 신믄인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낸 게 분명 했다. 해리는 그 신문 조각을 집어들고 읽어 내려갔다. 마법부 직원이 복권에 당첨되다 마법부의 머긂눈화유물 오용 권리과 과장인 아서 위즐리가 매년 열리는 예언자 일보 의 복권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되어 상금으로 700갈레온을 받았다. 위즐리 씨는 예언자 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그 상금으로 이집트로 가서 그린고트 은행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장남 빌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낼 것입니다." 위즐리 가족은 이집트에서 한 달을 보낸 뒤, 위즐리 씨의 다섯 자녀가 다니고 있는 호그와트의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올 예정이다. 총 아홉 명의 위즐리 가족 전부가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 서서, 그에겍 손ㅇ르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자 해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똥똥하고 자그마한 위즐리 부인과, 키 가 크고 대머리인 위즐리 씨, 그리고 여섯 아들과 한 명의 달의 머리카락은 모두(흑백 사진이라 전혀 알 수는 없지만) 타는 듯한 빨간 색이었다. 사진 한 가운데에는 키가 호 리호리하게 큰 론이, 그의 애완용 쥐 스캐버스를 어깨위에 올려놓고 여동생 지니에게 팔을 두르고 서 있었다. 해리는 위즐리 가족이 복권에 당첨된 건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매우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대단히 가난했던 것이다. 그는 론의 편지를 집어들었 다. 해리에게, 생일 축하해! 전화 사건에 대해선 정말로 미안해. 네 머글 친척들이 그 일로 너를 힘들게 하지 않 았기만 바랄뿐이야. 아빠께 물어봤더니, 내가 전화에다 대고 고함을 지르지 말았어야 한자고 하시더라구. 이곳 이집트는 정말 놀라워. 빌 형이 우리에게 무덤등을 구경 시켜주었는데 옛 이집 트의 마법사들이 그것들에 어떤 저주 주문들을 걸어 놓았는지 들으면 넌 아마 믿지 못 할 거야. 마지막 무덤엔 엄마가 지니를 못들어가게 하셨어. 그 안에 머리나 팔 다리가 하나씩 더 있는 온갖 돌연변이 머글들의 뼈대들이 있거든. 아빠가 예언자 일보의 복권 당첨되었을 때 난 도저히 맏을 수가 없었어. 700갈레온 이라니! 그 대부분이 이 여행하는 데 들어가기는 했지만 내년에 난 새 요술지팡이를 살 수 있을거야. 해리는 론의 낡은 지팡이가 순식간에 두 동강나던 때가 눈 에 선하다. 그건 그들 둘 이 호그와트로 타고 날아간 자동차가 학교 정원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는 발람 에 그렇게 되고 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새 학게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쯤 돌아가 내 지팡이와 새 책들을 사러 런던에 갈 거야. 거기서 널 만날 수 있을까? 머글들한테 차로 데려다달라고 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런던에 오도록해봐. 론 P.S 퍼시 형은 지난주에 호그와트 전교 회장이 되었다는 편지를 받았어. 해리는 사진을 다시 흘끗 보았다. 호그와트 최고 학년인 7학년이 된 퍼시가 특히 우 쭐대는 것 같았다. 그는 단정한 머리위에 멋진 터키모(붉은색에 검은 술이 달려있음:옮 긴이)를 쓰고 있었고, 가슴에는 전교 회장 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의 뿔테 안경이 이집 트의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해리는 이제 소포로 눈을 돌렸다. 안에는 작은 유리 팽이처럼 보이는 게 들어 있었는 데, 밑에는 론의 또다 른 편지가 있었다. 해리- 이건 포켓 스니코스코프야. 주위에 믿지 못할 사람이 있으면 ,이게 빛을 발하 며 빙글빙글 돌아간데. 빌 형은 그게 어제 저녁 식사하는 동안 내내 빛을 냈다고, 마법 사 관광들에게나 팔리는 싸구려 물건이라며 ale을 수 없다고 했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 야. 빌 형은 프레드와 조지 형이 자신의 수프에 딱정 벌레들을 넣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 안녕- 론 해리는 포켓 스니코스코프를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그건 야광 시계바능을 비추며, 뽀족한 쪽으로 균형을 맟추고 아주 얌전히 서 있었다. 해리는 그것을 잠시 기분 좋게 바라본 뒤 헤드위그가 가져온 꾸러미를 집어들었다. 이 안에도 역시 포장지에 싸여진 선물과 카드와 편지가 들어있었는데, 보낸 사람은 헤르미온느였다. 해리에게, 론이 편지로 너의 버논 이모부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에 대해 알려 주었어. 너 한테 별일 없으면 좋을 텐데. 난 지금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서 네게 이걸 어떻게 보내야 할까 걱정했었 어- 세관 통과할 때 그들이 열어보면 어떡해?- 그런데 그때 헤드위그가 나타냈지 뭐 야! 내가 볼 때 헤드위그는 생일날 네 기분을 좋게 해 줄 걸 찾고 있었던 것 같아. 난 네가 줄 선물을 `부엉이 배달` 로 보내기로 작정했어. `예언 일보`에 광고가 났거든(그 래서 배달시켰지뭐. 마법사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일주일 전쯤 신문에 론과 그 애의 가족들 사진 난 것 봤니? 그 앤 틀림없 이 신나게 즐기고 있을 거야. 정말 부러워- 고대 이집트의 마법사들은 정말 매력적이 거든. 여기 이곳 프랑스 지방의 마법 역사도 아주 흥미로워. 난 내가 알아낸 것들 일부를 포함시켜서 마법의 여사 논술 숙제를 몽땅 다시 썼어. 그런데 너무 긴 건 아닌가 몰라 - 빈스 교수가 쓰리고 한 양보다 두루마리 두 개 분량이 더 많거든. 론은 방학 마지막 주에 런던에 갈거라고 하더라. 너도 올 수 있니? 네 이모와 이모 부가 네가 가도록 내버려둘까? 네가 올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만약 여의치 못하 면, 9월1일에 호그와트 급행 열차에서 만나자! 헤르미온느 P.S 론이 그러는데 퍼시가 전교 회장이 됐데. 퍼시는 정말로 기뻐할 거야. 론은 그걸 그다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말이야. 해리는 웃으며 헤르미온느의 편지를 한쪽 옆으로 치워놓고 그 애가 보낸 선물을 집 었다. 그건 아주 무거웠다. 헤르미온느를 잘 알고 있는 터라, 그는 그게 분명 아주 어려 운 주문들로 가득한 커다란 책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포장지 를 북 찢자 `빗자루 수리 장비 세트`라는 은빛 글자가 인쇄된 매끄러운 까만 가죽 케 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와, 헤르미온느!" 해리는 케이스의 지퍼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며 감격에 겨웠다. 안에는 손잡이 광택제와 빗자루 끝을 다듬는 번득이는 은빛 가위 하나, 장거리 여행 을 위해 빗자루에 매달 수 있는 아주작은 놋쇠 나침반, 그리고 `빗자루 관리 방법` 이 라는 책 한 권이 들어있었다. 친구들을 제외한다면, 해리가 호그와트를 그렇게 그리워하는 이유는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퀴디치라는 스포츠 때문이었다. 퀴디치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경기하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하긴 했으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주 흥미로운 스포츠 였다. 해리는 100년 만에 최연소 선수로 뽑힐 정도로 뛰어난 재질을 갗춘 호그와트 기 숙사 팀의 대표 선수였다. 당연히 그가 가당 소중히 여기는 물건 가운데 하나도 경주용 밧저루 님부스 2000이었다. 해리는 가죽 케이스를 옆에 놓고 마지막 소포를 집어 들었다. 그는 누런 봉투에 아무 ㅜ렇게나 휘갈겨 쓴 필체를 한눈에 알아 보았다. 그건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 드가 본낸 게 분명했다. 종이를 찢자 초록빛의 가죽 같은 게 드러났다. 하지만 종이를 다 뜯기도 전에, 무엇인지는 모를겠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게 이상하게 한번 부르르 떨 더니, 짤깍 하고 큰소리를 냈다- 꼭 입이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깜짝 놀라 얼어붙은 듯 가만히 있었다. 해그리드가 그에게 일부러 위험한 물 건을 보낼 리는 만무했지만, 그는 위험한 것에 대헤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이었다. 해그리드는 거대한 거미들을 돕거나, 술집에서 머리가 셋 달린 끔찍 한 개를 사거나 불법인 요의 알을 몰래 자신의 오두막으로 가져온곤 했던 것이다. 해리는 손가락으로 그 꾸러미를 슬쩍 쿡 찔러보았다. 그러자 그게 다시 한번 짤깍하 고 큰소리를 냈다. 해리는 한 손으로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스탠드를 잡고 머리위로 들 어올려 때릴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포장지를 잡고 홱 잡아당겼다. 그런데 책이 한 권 툭 떨어졌다. 해리가 근사한 초록색 푶지에 황금빛 글씨로 `괴물 들에 대한 괴물책` 이라고 쓰여진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는 순간, 그 책은 저절로 홱 뒤집히더니 마치못해 못생긴 게처럼 옆걸음으로 허둥지둥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 이것 봐라." 해리가 중얼 거렸다. 괴물책은 침대 끝으로 가서 툭 떨어지더니 빠른 속도로 방을 가로질러 갔다. 해리가 살금살금 따라가자 그 책은 해리의 책상 밑에 있는 어두운 공간에 숨었다. 더즐리 가족 이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기를 바라면서, 해리는 무릎을 끓고 엎드려 책쪽으로 손을 뻗 었다. "아야!" 책이 그의 손을 덥석 물고는 재빨리 달아났다. 해리는 이리저리 쫓아다니다가 앞으로 몸을 던져 그 괴물책을 간신히 넘어 뜨렸다. 버논 이모부가 옆방에서 시끄럽게 푸푸거 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드위그와 에롤은 해리가 발벌둥치는 책을 양손으로 꽉 죄고 서랍장으로 급히 달려 가 허리띠를 꺼내서는 책 둘레를 단단히 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괴물책이 화가나서 몸을 떨기는 했지만, 더 이상 때리거나 물어뜯지는 못할 것이었으므로, 해리 는 그걸 침대로 홱 던진 해그리드가 보낸 카드를 읽기 시작했다. 해리에게, 생일 축하해! 내년에는 아마 이 책이 네게 유용할 거야. 여기선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 만나면 말해주지. 머글들이 너에게 잘 대해주고 있길 바래. 그럼 안녕, 해드리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깨무는 책이 유용할 거라는 해그리드의 생각에 왠지 불길한 예 감이 들긴 했지만, 해리는 해그리드의 카드를 론과 헤르미온느늬 카드 옆에 놓으며 환 하게 미소 지었다. 이제 호그와트에서 온 편지만 남았다. 편지는 예전보다 다소 두툼했다. 해리는 그 봉투를 뜯고, 안에 있는 양피지 첫 장을 꺼내 읽었다. 포터 군에게, 새 학년은 9월 1일에 시작된다는 걸 유념하길 바란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는 킹스크 로스 역의 9와 3/4번 승강장에서, 11시에 출발합니다. 3학년생들은 특정 주말에 호그스미드 마을을방문할 예정입니다. 동봉한 허가서에 부 모님이나 보호자의 사인을 받길 바랍니다. 내년에 필요한 책들의 목록도 동봉합니다. 건강을 빌며, 맥고나걸 교수 교감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를 꺼내보고는 해리는 더 이상 웃고 있지 않았다. 주말에 호 그스미드를 방문하는 건 그야말로 굉장히 멋진 일이었다. 그는 그곳이 완전한 마법사 마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버논 이모부나 페투니아 이모의 사인을 받는다는 말인가? 그는 자명종 시계를 슬쩍 보았다. 이제 새벽2시 였다. 해리는 호그스미드 방문 허가서에 대해선 자고 난 뒤 걱정하기로 하고 다시 침대로 들어간 뒤, 호그와트로 돌아가는 날까지 남은 날짜를 카운트 다운하기 위해 직접 만든 달력 위로 손을 뻗어 X표시를 하나 더 쳤다. 그리곤 안경을 벗고 누워 석장의 생일 카 드를 바라보았다. 해리 포터는 대단히 별난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진 느낌이 들었다- 생전 처음으로, 생일을 맞는 게 기뻤다. @ff 마지 아줌마의 큰 실수 다음날 아침 해리가 식사를 하러 내려가자 더즐리 가족 세 명은 벌써 식탁에 둘러 앉아 있었다. 그들은 부엌에 텔레비전이 없어서 냉장고와 거실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불평했던 두들리가 여름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뜻으오 새로 선 텔레바전을 보고 있었다. 두들리는 그 돼지같이 작은 눈을 텔레비전 수상기네 고정 시키고 다섯 겹이나 되는 턱을 움직이며 끊임없이 먹어대고 있었다. 해리는 쩗은 목에 텁수룩한 코밑 수염을 기른 뒤룩뒤룩 살찐 버논 이모부와 두들리 사이에 앉았다. 더즐리 가족은 생일축하는 고사하고, 부엌으로 들어오는 그를 쳐다보지 도 않았지만, 해리는 이런 무시에 너무나 익숙해 있었던 터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토스트 한쪽을 먹은 뒤 고개를 텔레비전에 나온 기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탈옥한 죄수 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블랙은 무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대단히 위험합니다. 특별히 긴급 직통 전화가 개 설되었으니, 블랙을 보시는 즉시 연락 바랍니다." "이 놈이 흉악한 놈이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지." 버논 이모부가 신문 1면에 실린 그 죄수의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씩씩거렸다. "이 녀석 꼬락서니 좀 봐, 더러운 부 랑자 같으니라구! 머리 꼴하고는!" 그는 험악한 표정으로 해리를 슬쩍 흘겨보았다. 단정치 못한 해리의 머리는 언제나 버논 이모부를 화나게 했었다. 그러나 기분 나쁘게 생긴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팔꿈치까지 늘어뜨리고 있는, 텔레비전에 나온 그 남자에 비하면, 해리는 아주 단정한 축에 속했다. 기자가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 "다음 뉴스는 오늘 농수산부 장곤께서 방송할-" "잠깐!" 버논 이모부가 성난 표정으로 기자를 바라보며 소리를 질렸다. "그 미친놈이 어디서 탈옥했는지 말하지 않았잖아! 그럼 무슨 소용 있어? 그 미치광이가 바로 지금 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닐 수도 있단 말이잖아!" 비쩍 마른 말상의 페투니아 이모가 당장이라도 그 탈옥수를 발견해서 긴급 전화를 걸 당사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아주 수다쟁이 로 거의 매일매일을 따분한 이웃들의 뒷얘기나 캐고 다니며 보냈다. "이런 녀석들은," 버논 이모부가 커다란 보랏빛 주먹으로 식탁을 쾅 치며 말했다. "당장 교수형에 처해야 하는데 말야?" "맞아요." 페투니아 이모가 여전히 옆집의 강낭콩을 흘끗흘끗 보며 맞장구쳤다. 버논 이모부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손목 시계를 흘끔 보더니 덧붙였다. "난 이 제 잠시 나가봐야겠어, 페투니아. 마지가 탄 기차가 10시에 도착하거든." 마음이 온통 빗자루 수리 장비 세트가 있는 이층에 쏠려있던 해리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지 아줌마요.? 그가 불쑥 말했다. "설마- 설마 여기에 오시는 건 아니죠?" 마지 아줌마는 버논 이모부의 여동생이었다. 그녀는 해리와 단 한 방울의 피도 섞이 지 않은 사람이었지만(그의 어머니는 페투니아 이모의 동생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늘 고분고분하게 굴어야 했다. 마지 아줌마는 커다란 정원이 딸린 교외의 저택에서 여러 마리의 불독들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그녀는 소중히 여기는 개들을 차마 떠나지 못해 프리벳가에 자주 머물지는 않지만, 해리는 그녀가 방문할 때마다 일어났던 끔찍한 일들 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었다. 두들리의 다섯 번째 생일 파티 때는, 마지 아줌마가 두들리의 장난 을 만지려는 해리의 정강이를 지팡이로 호되게 때렸었으며, 몇 년 뒤에는 크리스마스날에 두들리를 줄 자동 로봇과 해리에게 줄 강아지 비스킷 한 상자를 들고 나타났었다. 또 가장 최근 인 해리가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 해에 왔을 때는 그가 실수로 마지 아줌마가 가장 아끼는 리퍼라는 개의 꼬리를 밟은 적이 있었는데, 그 개가 정원으로, 나무 위로 해리 를 계속 쫓아다니는데도, 자정이 지날 때까지 그 개를 말리지 않았었다. 이 사건들 얘 기만 꺼내면 두들리는 아직도 눈물까지 흘리며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마지 아줌마는 이곳에 일주일 동안 머무르실 게다." 버논 이모부가 딱딱거렸다. "그 리고 손님을 맞이하가전에-" 그가 퉁퉁한 손가락 하나를 해리에게 위협적으로 갖다댔 다. "몇 가지 명확히 해둬야겠다. 두들리가 능글맞게 히죽히죽 웃으며 텔레비전에서 눈을 뗐다. 해리가 버논 이모부에 게 협박당하는 걸 보는 건 두들리가 가장 좋아하는 오락이였다. "첫째," 버논 이모부가 딱딱거렸다. "마지 아줌마에게 아주 예의 바르게 말해야 한 다." "네".해리가 씁쓸하게 말했다. "마지 아줌마도 제게 그렇게 한다면요." "둘째,"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답변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마지 아줌마는 너의 비정상적인 상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으니, 그녀가 여기에 있는 동안은 어떤 - 어떤 이상한 짓도 해선 안 된다. 얌전하게 굴란 말이다. 알아들었니?" "마지 아줌마가 그렇게 하면 저도 그럴게요." 해리가 이빨을 뿌드득 갈며 말했다. " 그리고 셋째로," 버논 이모부가 커다란 보랏빛 얼굴에 박힌 작은 눈을 심술궂게 치 켜 뜨며 말했다. "마지 아줌마에겐 네가 성 브루터스의 구제 불능 소년 선도 학교에 들어갔다고 했다." "뭐라구요?" 해리가 소리쳤다. "그러니 넌 계속 그렇게 말해야 해. 그렇지 않았다간 큰일 날 줄 알아라". 버논 이모 부가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해리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듯, 창백한 얼굴로 버논 이모부를 빤히 바라보 며 씩씩대고 앉아 있었다. 마지 아줌마가 일주일이나 머문다니- 그건 언젠가 더즐리 가족이 그 에게 생일 선물로 주었던 버논 이모부의 낡은 양말을 포함해, 최악의 생일 선물이었다. "그럼, 페투니아." 버논 이모부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어서 며 말했다. "난 이만 역 에 나가봐야겠소. 따라갈래, 두들리?" "싫어요." 버논 이모부가 해리를 위협하는 걸 끝내자 두들리가 다시 텔레비전으로 눈 을 돌리며 말했다. "두들리는 고모가 오시기 전에 멋지게 차려입고 있어야 해요." 페투니아 이모가 두들 리의 숱 많은 금발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제가 예쁜 나비 넥타이를 새로 사두었거든 요." 버논 이모부가 두들리의 살찐 어깨를 가볍게 쳤다. "그럼 조금 있다 보자."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부엌을 나갔다. 그런데 큰 충격을 받은 듯 어리벙벙한 얼굴로 앉아 있던 해리에게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토스트를 먹다 말고, 부리나케 일어서서 버논 이모부를 따라 현관으로 나갔다. 버논 이모부는 운전할 때 입는 짧은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넌 안돼." 해리가 따라나오자 그가 매몰차게 말했다. "전,"해리가 차갑게 말했다. "여쭤볼 게 있어서 온 거예요." 버논 이모부가 그를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호그- 저희 학교에서 3학년생들은 때로 어떤 마을을 방문 해도 된다요." 해리가 말 했다. "그래서?" 버논 이모부가 문 옆에 달려 있는 고리에서 차 열 쇠를 꺼내며 날카롭게 말했다. "이모부가 그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셔야 갈 수 있어요." 해리가 급히 말했다. "그런데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지?" 버논 이모부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해리가 단어를 조심스럽게 선택하려고 애쓰며 말했다. "마지 아줌마에게 제가 성 문가 하는 학교에 다니는 척하는 건 어려울 거예요-" "성 브루터스의 구제 불능 소년 선도 학교다!" 버논 이모부가 고함을 질렀다. 해리는 버논 이모부의 목소리에서 명확히 당황하는 어조를 듣자 이 때다 싶었다. "바로 그거예요." 해리가 버논 이모부의 커다란 보랏빛 얼굴을 태연히 바라보며 말했 다. "기억애야 할 게 많잖아요. 전 납득이 가는 소리를 해야 할 거구요, 안 그래요? 제 가 만일 어쩌다가 잘못 말하면 어떡해요? "그랬다간 당연히 혼나는 거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버논 이모부가 주먹을 들여올 리고 해리에게 다가서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해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절 혼내신대도 마지 아줌마는 제게 어쩌다가 실수로 한 말을 잊지 못하실 거 아녜 요." 그가 으스스하게 말했다. 버논 이모부가 여전히 주먹을 들어올린 채 멈춰 섰다. 그의 얼굴은 거무죽죽한 색으 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이모부가 제 허가서에 사인만 해주신다면," 해리가 얼른 말을 계속했다. "제 가 간 것으로 되어 있는 학교가 어딘지도 기억하고, 머글- 아니 완전히 정상인인 것처 럼 행동하겠다고 맹세할게요." 버논 이모부의 이빨이 드러나고 관자놀이에 있은 정맥이 흥분으로 마구 떨리고 있기 는 했지만, 해리는 그가 이것저것 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알겠다." 그가 마침내 날카롭게 말했다. "대신 마지 아줌마가 와 있는 동안 네 행동 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살펴보겠다. 네가 만약 끝까지 약속을 잘 지키면, 그 빌어먹을 허가선가 뭔가에 사인을 해주지."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홱 돌아서서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문을 어찌나 세게 닫았던지 문 위에 있던 작은 창유리 하나가 툭 떨어졌다. 해리는 부엌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층 침실로 올라갔다. 만약 진짜 머글처럼 행동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성싶었다. 그는 천천히 그리고 비참한 마음으 로 생일 선물들과 생일 카드들을 모아서 방학 숙제들과 함께 침대 밑에감췄다. 그리곤 해드위그의 새장으로 갔다. 에롤은 많이 회복된 것 같았다. 녀석은 해드위그와 함께 머 리를 날개 속에 묻고 잠들어 있었다. 해리는 한숨을 쉰 뒤, 부엉이들을 푹 찔러 깨웠다. "해드위그." 그가 침울하게 말했다. "우리 일주일 동안만 헤어져 있어야겠다. 에롤과 함께 가. 론이 돌봐줄 거야. 내가 편지 써줄게. 그리고 날 그런 눈으로 보지 마." - 헤 드위그의 커다란 호박색 눈이 그를 나무라는 듯했다- "나도 어쩍 수 없어. 내가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호그스미드에 갈 수 있는 길은 이것뿐이야." "10분 뒤, 헤드위그는 다리에 론에게 줄 편지를 매단 채 에롤과 함께 창 밖으로 날아 가 버렸다. 해리는 참담한 기분으로 빈새장을 옷장속으로 치워버렸다. 하지만 오랫동안 수심에 잠겨있지도 못했다. 페투니아 이모가 해리에게 당장 내려와 손님 맞을 준비를 하라며 계단 위에다 대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를 질렸기 때문이 다. "머리 좀 어떻게 해라!" 그가 거실로 내려오자마자 페투니아 이모가 느닷없이 한마 디 했다. 그러나 해리는 자신이 왜 굳이 머리를 단정하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싸. 마지 아 줌마를 기쁘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 해리를 헐뜯기를 좋아하는 그녀에게는 그가 단정하 지 않게 보일수록 더욱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곧 바깥에서 우둑둑우두둑 자갈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니 버논 이모부의 차가 차도로 들어와 섰다. 그리고 차 문이 꽝 닫히는 소리와 정원 보도를 걸어오는 발짝 소리가 들 렸다. "손님을 맞으러 나가야지!" 페투니아 이모가 해리에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기분이 침울해지는 걸 느끼며, 해리는 문을 잡아당겨 열었다. 문턱에 마지 아줌마가 서 있었다. 그녀는 체격이 크고 뒤룩뒤룩 살이 찐 데다가 보랏 빛 얼굴까지 여지없이 꼭 버논 이모부였다. 심지어 이모부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그녀에 겐 콧수염 까지 나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는 커다란 여행 가방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납기 그지없는 늙은 불독을 잡고 있었다. "우리 두들리는 어디에 있지?" 마지 아줌마가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 귀여운 조카 녀석은 어디에 있니?"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들리가 거실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왔다. 그의 금발 머리는 무스를 발라 살찐 머리통에 바짝 붙여져 있었고, 나비 넥타이는 대여섯 겹이나 되는 턱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지 아줌마는 여행 가방을 해리의 가슴팍에다 억 지로 떠맡기고 한 손으로 두들리를 꼭 껴안고는 그의 볼에다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해리는 두들리가 마지 아줌마의 포옹을 참아내는 건 단지 그 대가를 받기 때문이라 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포옴에서 떨어지자, 두들리의 퉁 퉁한 주먹 속에는 빳빳한 20파운드짜리 지폐가 들려져 있었다. "페투니아!" 마지 아줌마가 해리는 본체 만체하고 쌩쌩 찬바람을 일으키며 엎으로 성 큼성큼 걸아가면서 소리쳤다. 마지 아줌마와 페투니아 이모도 입을 맞추었다. 아니 입 을 맞추었 다기보다는 마지 아줌마가 그 커다란 입을 페투니아 이모의 앙상한 광대뼈 에다 갖다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어느새 버논 이모부가 유쾌하게 미소 지으며 들어와 문을 닫았다. "차 마실래, 마지?"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 "그런데 리퍼는 뭘 먹지?" "리퍼는 과자만 조금 먹으면 돼요." 여행 가방을 들고 있는 해리만 거실에 남겨둔 채 부엌 쪽으로 향하는 더즐리 가족을 따라가며 마지 아줌마가 말했다. 그러나 해리는 불 평하지 않았다. 마지 아줌마와 함께 있지 않을 수만 있다면 어떻든 상관없었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시간을 오래 끌며 여행 가방을 들고 이층 손님 방으로 올라갔다. 그가 다시 부엌으로 돌아왔을 때쯤 마지 아줌마는 차와 과일케이크를 먹고 있었고, 리퍼는 한쪽 구석에서 과일케이크를 요란하게 핥아먹고 있었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마룻바닥 으로 차와 침이 떨어져 얼룩덜룩해지자 페투니아 이모가 기겁을 했다. 페투니 아 이모는 동물을 아주 싫어했다. "다른 개들은 누가 돌보니, 마지?" 버논 이모부가 물었다. "아, 풉스터 대령이 돌봐주기로 했어요." 마지 아줌마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분은 이제 은퇴를 해서, 하실 일이 별로 없거든요. 뭐든 하는 게 그분에게도 좋죠. 하지 만 가엾은 리퍼는 두고 올 수가 없었어요. 녀석은 떨어져 있으면 절 몹시 보고 싶어하 거든요." 해리가 자리에 앉자 리퍼가 다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마지 아줌마가 처음 으로 해리에게 아는 체를 했다. "그렇구나!" 그녀가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로 말했다. "너 아직도 여기에 있었니?" "네." 해리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 듣기 싫게 '네,'네 소리 좀 하지 마라." 마지 아줌마가 딱딱거렸다. "너를 여태 데 리고 있다니 버논 오빠와 페투니아 언니도 어지간하구나. 나라면 그렇ㅎ게 하지 못했을 거야. 만약 우리 집 문간에 버려졌다면 넌 즉시 고아원으로 보내졌을 게다." 해리는 더즐리 가족과 사느니 차라리 고아원에서 사는 게 낫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호그스미드 허가서를 떠올리고 그만 두었다. 그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날 보고 그렇게 히죽히죽 웃지 마라!" 마지 아줌마가 정나미 떨어지게 큰소리로 말 했다. "넌 지난번 봤을 때 이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구나. 학교에 가면 그런 태도가 좀 고쳐질 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녀가 차를 한 모금 쭉 들이켜고는 콧수염을 닦으며 말했다. "오빠가 저 애를 보냈다는 곳이 어디라고 했조?" "성 브루터스." 버논 이모부가 재빨리 말했다. "구제 불능인 아이들이 가기엔 딱 좋 은 학교지." "그렇군요." 마지 아줌마가 말했다. "성 브루터스에서는 회초리로 때리기도 하니?" 그녀가 식탁 너머로 소리를 질렀다. "저―" 버논 이모부가 마지 아줌마의 등뒤에서 해리를 무섭게 노려보며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해리는 이모부의 눈치를 살피며 얼른 대답했다. 그 뒤 그걸 좀더 적절히 표현 하는 게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말을 덧붙였다. '항상이오." "당연히 그래야지." 마지 아줌마가 말했다. "당연히 때려야할 사람들을 때리지 않는 다는 건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말도 되지 않는 허튼 소리지. 100명 중 99명에겐 적당한 채찍질이 필요하다니까. 넌 자주 맞니?" "아,네." 해리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엄청 많이 맞아요." 마지 아줌마는 눈을 가늘게 떴다. "넌 여전히 네 그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녀가 말했다. "매 맞는 것에 대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걸 보면, 네가 매를 별로 맞지 않는 게 분명해. 페투니아, 제가 언니라면 학교에 당장 편지를 쓸 거예요. 이 아이의 경우엔 매질을 심하게 해도 무방하다는 걸 확실히 말해줘야 한다구요." 버논 이모부는 해리가 혹시 그들의 거래를 잊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던지, 갑지기 화 제를 바꿨다. "오늘 아침 뉴스 들었니, 마지? 탈옥수에 대한 것 말야?" 마지 아줌마와 함께 지내게 되자, 해리는 그녀가 없었을 때의 4번지에서의 생활이 몹 시 그리웠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해리에게 그들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그건 오히려 해리가 바라던 바였다. 하지 만 마지 아줌마는 그의 태도가 나아졌는지 시시때때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해리를 언제 나 눈앞에 두고 싶어했다. 그녀는 해리와 두들리를 비교하는 걸 좋아했으며 두들리에게 값비싼 선물을 사주고는 부러워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해리를 지켜보는 걸 커다란 기쁨 으로 여겼다. 그녀는 또한 해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악담을 해댔 다. "저 애가 저렇게 된 게 오빠 탓은 아니에요." 사흘째 되던날 그녀가 점심을 먹으며 말했다. "근본이 나쁜 아니는 누구도 어쩔 수 없으니까 말이에요." 해리는 음식에만 집중하려고 했지만, 화가 나서 손이 후들거리고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허가서를 잊지마, 그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며 꾹꾹 차았다. 호그스미드에 대해 생각해. 아무 말도 마. 일어서지 마- 마지 아줌마가 포도주 잔으로 손을 뻗었다. "그건 품종 개량의 기본 규칙 중 하나예요.' 그녀가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개만 봐도 알아요. 암컷에겐 뭔가 좋지 못한 유전자가 있으면, 그 새끼들에게도 꼭 그게 전해지거 든요-" 바로 그떄, 마지 아줌마가 들고 있는 포도주 잔이 그녀의 손에서 폭발을 했다. 유리 파편들은 사방으로 날아갔고 마지 아줌마는 포도주가 뚝뚝 떨어지는 불그스레한 얼굴 로 푸푸거리며 눈을 깜작거리고 있었다. "마지!" 페투니아 이모가 깩깩거리며 말했다. "마지, 괜찮아요?" "걱정마세요." 마지 아줌마가 툴툴거리며 냅킨으로 얼굴을 훔쳤다. "잔을 너무 세게 잡았나봐요. 일전에 풉스터 대령 집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괜히 법석 떨지 마요, 페투니아. 제가 그저 너무 세게 쥐었기 때문이니까 말예요..."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부가 수상쩍은 눈초리로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그는 디 저트는 그만두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식탁에서 달아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거실로 나와 벽에 기대고 서서 심호흡을 했다. 오래전에는 그가 자제력을 잃고 진짜로 무언가를 폭팔시키기도 했었지만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호그스미드 허가서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만약 그렇게 했다간, 마법부로부터 무거운 징계를 받게 될 터였다. 해리는 아직 미성년 마법사 법에 의하면 미성년 마법사는 학교 밖에서 마법을 부리 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전력이 있었다. 지난 여름에는 프리벳가에서 한번만 더 마법이 사용되었다는 보고를 받는다면, 호그와트에서 퇴학당할 것이라는 마 법부의 공식 경고장까지 받았었다. 그는 더즐리 가족이 식탁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자 급히 이층으로 올라갔다. 해리는 다음 사흘 동안은 마지 아줌마가 그에게 불평을 할 때마다 `빗자루 관리 방 법` 이라는 책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애썼다. 상당히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이것이 해리 응 더욱 멍청하게 보이게 하는지 마지 아줌마는 그를 보며 저능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침내 기나긴 일주일이 지나고, 마지 아줌마의 마지막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페투 니아 이모는 아주 공을 들여 저녁상을 차렸고 버논 이모부는 포도주 병을 몇 개나 땄 다. 그들은 수프에서 연어 요리를 먹을 때까지는 해리에 대해 단 한 가지의 흠도 잡지 않았다. 레몬 머랭(설탕과 달걀 흰자위 등을 섞어 구워서 파이에 입힌 것: 옮긴이) 파 이를 먹는 동안, 버논 이모부는 지루하게 자신이 다니는 그루닝스라는 드릴 제작 화시 에 대해 한없이 늘어놓았다. 그 뒤 이모는 커피를 끓이고 버논 이모부는 브랜디 병을 가져왔다. "좀더 마실래, 마지?" 마지 아줌마는 이미 포도주를 많이 마셨기 때문에 커다란 얼굴이 벌써 새빨갛게 달 아있었다. "조금만 할게요, 그럼." 그녀가 킬킬거렸다. "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 그래요 그 정 도는 되어야죠." 두들리는 파이를 네 조각째 먹고 있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새끼손가락을 삐죽이 내밀 고 커피를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해리는 정말로 자신의 방으로 사라져버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지만, 버논 이모부의 성난 작은 눈을 보니 끝까지 앉아있어야 할 것 같았다. "아," 마지 아줌마가 입맛을 다시며 빈 브랜디 잔을 다시 내려놓았다. "정말 맛있었 어요, 페투니아. 열 두 마리의 개들을 돌보다 보면 전 보통 저녁은 그냥 간단히 데워먹 기가 일쑤거든요..." 그녀가 끄윽 하고 트림을 하며 배를 가볍게 두드렸다. "미안해요. 하지만 전 튼튼한 아이를 보는 게 정말 좋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두들리에게 눈짓을 했다. "넌 네 아빠처럼 적당한 체격의 남자가 될 거야, 두들리. 그래요, 버논 오빠, 저 브랜디 조금만 더 마실게요... 그런데, 여기에 있는 이 녀석은-" 그녀가 고개를 홱 돌리자 해리는 움찔했다. 빗자루 관리법이나 생각해야지, 그는 속 으로 마음 먹었다. "이 녀석은 자라다 만 것 같아요, 생김새도 험악하구. 개들이 그렇게 생긴 경우가 있 죠. 작년에 그런 놈을 하나 풉스터 대령에게 물에 빠뜨려 처치해달라고 부탁했었어요. 생쥐처럼 조그만 개였죠. 열성 유전이지만 받은 녀석에었어요." 해리는 그 책의 12쪽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후진이 되지 않을 때 쓰는 마법. "내가 일전에도 말했던 것 처럼, 모든 게 혈통의 문제 예요. 혈통이 나쁘면 그렇게 되죠. 전 언니의 가문에 대해 말하고 있는게 아니에요, 페투니아."- 그녀가 삽 같은 손 으로 페투니아 이모의 앙상한 손을 두드렸다- "하지만 언니의 동생은 나쁜 종자였어 요. 아무리 훌륭란 가문에도 그런 일은 종종 생기죠. 그런 여자가 건달과 눈이 맞았으 니 그 결과물이 어떤 꼴인지 으리 눈앞에 있는 이 아이를 보면 알 수 있잖아요." 해리는 접시를 반히 바라보고 있었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빗자루 끝을 꽉 잡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다음이 생각나지 않았다. 마지 아줍마의 목소 리가 마치 버논 이모부의 드릴로 그의 마음에 구멍을 뚫고 있는 것 같았다. "그 포터라는 사람은," 마지 아줌마가 브랜디 병을 잡고 식탁보에 브랜디를 튀기며 말했다. "참, 오빠는 제게 그 사람의 직업이 무언지 말한 적 없죠?" 그 순간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는 매우 긴장하는 것 같았다. 두들리조차 파이 에서 고개를 들고 입을 딱 벌린 채, 엄마 아빠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직장이 없었어." 버논 이모부가 해리를 흘끗 바라보며 얼버무렸다. "실직 상 태였지." "예상했던 대로군요!" 마지 아줌마가 브랜디를 벌컥벌컥 마신 뒤 옷소매로 턱을 슥 닦으며 말했다. "은행 계좌도 없고, 쓸모 없는 건달에, 게으른 밥벌레―" "그렇지 않아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순간적으로 찬물을 끼얹은 듯 식탁이 조용해 졌다. 해리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화났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브랜디 좀더 마셔라!" 버논 이모부가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저서 큰소리로 말했 다. 그는 병에 남아있는 브랜디를 마지 아줌마의 잔에 마저 다 따라주었다. "너 이 녀 석," 그가 해리에게 호통을 쳤다. "넌 네 방으로 가, 어서― "아뇨, 버논 오빠." 마지 아줌마가 한 손을 들어올리고, 충혈된 눈으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딸꾹질을 했다. "계속해라, 얘야, 계속해. 네 부모가 자랑스럽니? 그들이 자동 차 사고로 죽은 게 말이다. 아마 술에 취했었겠지―" "그분들은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시지 않았어요!" 해리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그들은 자동차 사고로 죽었단다, 요 못된 거짓말쟁이야. 이 근면하고 점잖은 가족에 게 널 떠맡기고 떠났단 말이다!" 마지 아줌마가 화가 나서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 건 방지고 배은망덕한 녀석아―" 그러나 마지 아줌마가 갑자기 말을 뚝 멈췄다. 잠시 말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로 온몸이 부풀어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풀어 오르는 게 멈추지 않았다. 새빨간 얼굴이 팽창하기 시작했고, 작은 눈이 부풀어올랐으 며, 입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게 잡아 당겨졌다― 다음 순간, 그녀가 입고 있는 재킷에서 단추가 몇 개 후두둑 떨어지더니 핑 하며 사방으로 퉁겨져 나갔다 ― 그녀는 거대한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배가 불룩해지면서 허리띠가 튀어나갔 고, 손가락 하나하나가 커다란 살라미 소시지처럼 커져가고 있었다. "마지!" 마지 아줌마의 몸이 의자에서 떨어져 천장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자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가 동시에 소리쳐다. 그녀는 이제 완전히 동그랗게 되어 있었 고, 그 모습은 마치 돼지 눈이 달린 커다란 풍선처럼 보였다. 그리고 손발이 삐죽이 튀 어나온 채로 가끔씩 김 빠지는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피퍼가 미친 듯이 짖으 며 집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안돼―" 버논 이모부가 마지 아줌마의 한족 발을 잡고 그녀를 다시 아래로 끌어내리려고 했 지만, 이모부마져 마룻바닥에서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 잠시 뒤 리퍼가 와락 덤벼들더 니 버논 이모부의 다리를 꽉 물었다. 해리는 얼른 부엌에서 달려나가 계단 밑에 있는 벽장으로 향했다. 그가 가까이 가자 신비하게도 벽장문이 갑자기 확 열렸다. 순식간에, 그는 가방을 현관문으로 끌어다놓았 다. 그는 쏜살같이 이층으로 달려 올라가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는 책과 생일 선물 들이 가득 담긴 베갯잇을 붙잡았다. 그가 기어 나와 해드위그의 빈 새장을 들고 아래층 가방이 있는 곳으로 다시 쏜살같이 내려왔을 때, 버논 이모부가 한쪽 바짓가랑이는 갈 가리 찢겨져 피투성이가 된 채로 느닷없이 부엌에서 뛰쳐나왔다. "이리 돌아와!" 그가 고함쳤다. "돌아와서 마지를 제대로 해놓지 못해!" 버논 이모부를 보자 해리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그는 가방을 발로 툭 차서 열고, 요술지팡이를 꺼내 버논 이모부에게 갖다댔다. "마지 아줌마는 그래도 싸요." 해리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 "아줌마는 당연 히 받아야 할 벌을 받고 있는 거라구요. 제게 가까이 오지 마세요." 그는 손을 뒤로 해 더듬더듬 문 걸쇠를 찾았다. "전 이만 가겠어요." 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젠 더 이상 못 참겠어요." 그리고는 그는 겨드랑이에 헤드위그의 새장을 낀 채로 무거운 가방을 끌고 어둡고 조용한 거리로 나왔다. @ff 구조 버스 해리는 무거운 가방을 끄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 얼마쯤 가다가 숨을 헐떡이며 매그 놀리아 광장에 있는 나지막한 담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아 가 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러나 어두운 거리에 혼자 10분쯤 있자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렇게저렇게 생 각해 보아도, 자신보다 더 처량한 신세는 없는 듯했다. 그는 어두운 머글 세계에서는 사실상 갈곳 하나 없는 처지였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막 심각한 마법을 부렸 으므로, 호그와트에서 쫓겨날 게 뻔했다.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에 대한 법령을 어겼으 므로, 마법부 대표들이 그가 앉아있는 것으로 당장이라도 급습해 올 것이다. 해리는 후들후들 떨며 매그놀리아 광장을 이쪽저쪽 살펴보았다. 이제 어떻게 될까? 체포될까, 아니면 그저 마법사 세계에서 무법자로 낙인 찍히고 말까? 론과 헤르미온느 를 생각하자, 가슴이 더 답답했다. 해리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론과 헤르미온느는 지금 의 그를 돕고 싶어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멀리 타국에 있는 데다 헤드위 그마저 없었으므로 연락할 길이 없었다. 더구나 그에겐 머글 돈도 한푼 없었다. 가방 맨 밑에 있는 지갑 속에는 마법사 금화 만 조금 있을 뿐, 그의 부모가 유산으로 남겨주신 나머지 재산은 런던에 있는 그린고트 마법사 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가방을 끌고 런던까지 걸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는 여전히 한 손에 쥐어져 있는 요술지팡이를 내려다보았다. 만약 호그와트에서 이 미 쫓겨난 것이라면(이제 가슴이 아플 정도로 세게 뛰고 있었다), 마법을 조금 더 부린 다고 해서 나빠질 것도 없을 것이다. 그에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투명 망토가 있어 다- 약 가방이 깃털처럼 가볍게 되는 마법을 걸어 빗자루에 묶은 뒤, 투명 망토를 뒤 집어쓰고 런던까지 날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그는 금고에서 나머지 돈을 꺼내 서... 자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지만, 언제까지 이 담벼 락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머글 경찰서에 끌려가서 왜 한밤중에 가방한 가득 마법책과 빗자루를 들고 나왔는지 해명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가방을 다시 열고 투명 망토를 찾으려고 가방 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목 뒷덜미가 이상하게 따끔따끔한 게 왠지 누군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들 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리엔 아무두 없었고 주위의 저택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도 전 혀 없었다. 그는 다시 가방을 집으러 허리를 굽히다가 지팡이를 움켜쥔채 한번 더 얼른 몸을 일 으켜 세웠다. 소리를 들었다기보다는 어떤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인지 동물인 지, 무언가가 뒤에 있는 차고와 울타리 사이의 좁은 틈새에 서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어두운 길을 흘끗 바라보았다. 움직이기만 한다면, 그게 도둑고양이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루모스." 해리가 중얼거리자 지팡이 끝에 눈부신 불빛이 켜졌다. 그가 지팡이를 머 리 위로 높이 들어올리자, 잔돌을 붙여서 마무리된 2번지의 별들이 갑자기 번쪽했다. 차고 문이 어슴푸레 빛났다. 해리는 그 사이에서 동그랗고 번득이는 눈을 가진 뭔가 아 주 커다란 것의 윤곽을 뚜렷이 보았다. 해리는 몇 발짝 뒤로 물러서다가 그만 가방에 다리가 걸리고 말았다. 그런데 넘어지 지 않으려고 한쪽 팔을 급히 뻗다가 그만 지팡이는 놓치고, 몸은 도랑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때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쿵 하는 소리가 났다. 해리는 갑자기 비치는 눈부신 불빛 을 가리려고 양손을 올렸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다시 보도 위로 기어 나왔다. 잠시 뒤, 거대한 한 쌍의 바퀴가 끽 소리를 내며 해리가 방금 쓰러져 있어던 곳에 멈춰 섰다. 해리는 고개를 살며시 들고 보았다. 난데없이 진한 보랏빛의 3층 버스가 나타나 있었다. 앞차창에는 왕금빛 글자로 구조 버스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는 잠시 넘어진 충격으로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 순간 버스에서 보라 색 유니폼을 입은 차장 하나가 뛰어 내리더니 어둠 속에 대고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 다. "갈 데 없는 마녀나 마법사를 긴급 수송하는 구조 버스를 타시게 된 것을 환영합니 다. 그저 지팡이를 쑥 내밀고 올라타기만 하세요. 원하는 곳으로 태워다 드립니다. 전 오늘 저녁 여러분을 모실 스탠 션파이크 차장입니다-" 차장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가 땅바닥에 앚아있는 해리를 발견한 것이었다. 해리 는 지팡이를 다시 와락 붙잡고 급히 일어섰다. 가까이서 보자, 스탠 션파이크는 기껏해 야 열 여덟이 나 열 아홉 정도밖에 되지 않은 아이로, 귀는 크고 쭉 삐어져 나와 있었 으며 얼굴엔 여드름투성이였다. "너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스탠이 사무적인 태도로 눈을 내리깔며 물었다. "넘어졌어." 해리가 말했다. "왜 넘어졌는데?" 스탠이 숨을 죽이고 웃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해리가 성내며 말했다. 그의 바지 한쪽 무릎은 찢겨져 있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뻗었던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자기가 왜 넘어졌는 지를 깨닫고 얼른 몸을 돌려 차고와 울타리 사이의 길을 빤히 바라보았다. 구조 버스의 해드라이트 불빛이 환히 비추고 있었지만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뭘 보는 거니?" 스탠이 물었다. "커다란 검은 물체가 있었어." 해리가 막연하게 그 빈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개 같 았는데... 굉장히 컸어..." 해리는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스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는 스탠의 눈이 자신의 이 마에 난 흉터로 움직이는 걸 느끼자 불안해졌다. "네 이마에 있는 그건 뭐니?" 스탠이 불쑥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 해리가 머리카락을 눌러 흉터를 가리며 얼른 말했다. 혹시라도 마 법부가 그를 찾고 있다면, 그렇게 쉽사리 잡히고 싶지는 않았다. "이름이 뭐니?" 스탠이 계속 물었다. "네빌 롱바텀." 해리는 머리 속에 처음으로 떠오른 이름을 댔다. "그러니까- 그러니 까 이 버스는," 그는 스탠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길 바라며 계속해서 말했다. "어디든 간단 말이지?" "물론이지." 스탠이 거만하게 말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나 갈 수 있어, 육지 이기만 하면 말이야. 하지만 물 숙으로는 갈 수 없어. 그런데," 그가 다시 수상쩍은 듯 물었다. "네가 우리에게 정지하라고 신호한 거 아냐? 지팡이를 쑥 내밀고 말야, 안 그 랬어?" "맞아." 해리가 얼른 말했다. "런던에 가는 데는 얼나지?" "11시클이야." 스탠이 말했다. "하지만 코코아를 마시면 14시클을 내야 하고 물과 칫 솔까지 필요하면 15시 클을 내야 해." 해리는 가방을 뒤져 지갑을 꺼낸 뒤 스탠의 손에 금화 한 닢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스탠과 함께 헤드위그의 새장이 올려져 있는 가방을 버스 발판 위로 들어올렸다. 버스에는 좌석이 없었다. 대신, 커튼이 쳐진 창문 옆에 놋쇠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마다 옆에 있는 선반에서는 촞불들이 활활 타고 있었다. 버스 뒤쪽에서 나이트 캡(잘 때 쓰는 모자:옮긴이)을 쓴 자그마한 마법사 하나가 "지금은 안 돼요. 고마워요. 난 민달팽이들을 소금에 절일 거예요." 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잠들어 버렸다. "넌 이거 써." 스탠이 핸들 앞 안락의자에 앉아있는 운전사 바로 뒤의 침대 밑으로 해리의 가방을 밀어 넣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분은 우리의 운전사, 어니 프랭이 셔. 이 애는 네 빌 롱바텀이에요, 어니." 아주 두꺼운 안경을 낀 늙은 마법사 어니 프랭이 초조하게 앞머리를 짓누르며 침대 에 앉는 해리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이제 출발하세요, 어니." 스탠이 어니 옆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또 한번 쾅 하고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구조버스가 빠르게 출발하는 바람에 해리 는 뒤로 벌렁 넘어져 침대로 발딱 눕혀졌다. 몸을 일으켜 어두운 창 밖을 내다보자 차 는 이제 완전히 다른 길로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스탠이 해리의 어리벙벙한 표정을 매우 재미있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네가 신호하기 전에 우리가 있던 곳이야." 그가 말했다. "여기가 어디 죠, 어니? 웨일즈 지방이죠?" "그래." 어니가 간단히 대꾸했다. "머글들은어떻게 버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거죠?" 해리가 물었다. "그들이야 그렇지!" 스탠이 경멸하듯이 말했다. "그들은 듣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보 지도 못해. 그들은 나무 것도 눈치채지 못해." "가서 마시 부인을 깨우는 게 좋겠구나, 스텐." 어니가 말했다. "조금있으면 애버게이 브니에 도착하니까 말이다." 스탠이 해리의 침대를 지나가 좁다란 나무 계단 위로 사라졌다. 여전히 창 밖을 내다 보고 있던 해리는 점점 더 초조해지는 걸 느꼈다. 어니는 버스 운전법을 완전히 익히지 않았는지 버스가 계속해서 인도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것에도 브딪히지는 않았다. 죽 늘어선 가로등과 우편한과 쓰레 기통들은 버스가 다가가면 펄쩍펄쩍 뛰어올라갔다가 버스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제자 리로 돌아갔다. 잠시 뒤 스탠은 여행용 망토로 몸을 감싸고 있는, 힘이 하나도 없는 창백한 마녀와 함께 아래층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내리세요, 마시 부인." 스탠이 유쾌하게 말했다. 어니가 브레이크를 밟자 침대 들이 버스 앞쪽으로 약간 미끄러졌다. 마시 부인은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마시 부인이 내리자 스탠이 그녀의 가방을 내려보 낸 뒤 문을 닫았 다. 또 한번 쾅 하더니, 버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좁다란 시골길을 달려 내려가자 나 무들이 펄쩍펄쩍 뛰어 올랐다. 해리응 설사 시끄럽게 쾅쾅거리지도, 한번에 수백 킬로미터 씩 날아다니지도 않는 보 통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편안히 잠을 이룰 수는 없을 것이다. 앞 으로 그에게 닥칠 일과 천장으로 부풀어오라간 마지 아줌마에 대해 생각이 미치가 속 이 울렁거렸다. 스탠은 혀를 이빨 사이로 내민 채 열심히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있었다. 1`면에 커다 랗게 실린 홀쭉한 얼굴에 헝클어진 긴머리를 늘어뜨린 남자가 해리에게 천천히 눈을 깜작이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다. "저 사람이야!" 해리가 잠시 자신의 근심을 잊고 소리쳤다. "그 사람 머글 뉴스에 나 왔었어!" 스탠이 신문의 1면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킬킬거렸다. "시리우스 블랙이야."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머글 뉴스에도 나왔었지, 네빌 넌 도대체 어디에 있었기에 그 사람 이름도 모르는 거야?" 그는 해리의 멍한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싱글거리며 1면을 빼내어 해리에게 넘겨주었 다. "신문을 더 읽어봐, 네빌." 해리는 신문을 촛불 쪽으로 가져갔다 블랙 아직도 체포되지 않았다. 아즈카반 감옥에 수감되었던 가장 악명 높은 죄수 시리우스 블랙이 여전히 잡히지 않 고 있다고 마법부사 오늘 밝혔다. "우리는 어떻게든 블랙을 다시 체포할 것입니다." 마법무 장관 코넬리우스 퍼지가 오 늘 아침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제발 진정하시기 바랍니다." 퍼지 장관은 그 위기를 머글 수상에게 알린 것 때문에 와록스 국제 연맹의 회원들로 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제가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퍼지 장관은 대단히 화가 나 있 었다. "블랙은 미치광이입니다. 마법사든 머글이든 그를 만나게 되는 사람은 누구나 위 험합니다. 난 블랙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겠다는 수상의 확언 을 받았습니다. 우린 이 사건에 용감하게 대처해야합니다. 그가 그런 일을 저질렸다고 말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머글리에게는 블랙이 총(머글리들이 서로를 죽일 때 사용하는 일종의 금속 지팡이) 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마법계는 12년 전에 블랙이 단 한번의 저주로 무려 열 세 사람을 살해했던 것과 같은 대량 학살이 또 일어나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해리는 홀쭉한 얼굴에서 유일하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 같은 시리우스 블랙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흡혈귀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를 가진 블 랙의 모습은 꼭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 시간에 사진에서 본 흡혈귀처럼 보였다. "무시무시하게 생겼지?" 신문을 읽는 해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스탠이 말했다. "이 사람이 열 세명을 죽였어?" 해리가 신문을 스탠에게 다시 넘겨주며 물었다. "단 한번위 저주로?" "그래." 스탠이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벌건 대 낮에 말이야. 굉장한 사건이었지. 안 그래요, 어니?" "그래." 어니가 음울하게 말했다. 스탠이 안락의자를 빙그르르 돌려 해리와 마주 보고 앉았다. "블랙은 그 사람의 대단한 추종자였어." 그가 말했다. "뭐라구, 볼드모트?"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스탠은 여드름들까지 새하얘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 또 어니는 핸들을 어찌나 갑자기 홱 틀었더지 그 버스를 피하려고 농가 한 채가 톨째로 펄쩍 비켜 서애 했다. "너 정신 나갔니?" 스탠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 이름을 어떻게 입에 담을 수 있어?" "미안해." 해리는 허둥지둥 말했다. "미안해, 이-잊어버렸-" "잊어버렸다구!" 스탠이 가냘프게 말했다. "깜짝 놀랐잖아. 심장 떨려 죽겠네..." "그러니까- 그러니까 블랙이 그 사람의 추종자 였단 말이지?" 해리가 변명이라도 하 는 듯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 스탠이 여전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그래, 맞아. 그 사람과 아주 가 까웠다고 그러더라. 어쨌든, 어린 해리 포토가 그 사람을 물리치자-" 해리는 초조하게 앞머리를 한번 끄집어 내렸다. "-그 사람의 추종자들이 모두 잡혔어, 그렇죠 어머니? 그 사람이 사라져버리자 그들 대부분은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알고 조용해졌어.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만은 안 그랬어. 자신이 그 사람의 2인자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래. 어쨌든, 그들은 머글들이 잔뜩 몰려있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블랙을 궁지로 몰았는데 블 랙이 요술지팡이를 꺼내 거리의 반을 폭파시켰다는 거야. 그런데 그 저주에 마법사 한 명과 머글 열 두 명이 걸렸대나봐. 끔찍하지, 어? 그리곤 블랙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 스탠이 극적인 작은 소리로 계속했다. "어떻게 했는데?" 해리는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다급하게 물었다. "웃었대." 스탠이 말했다. "제자리에 서서 웃었대. 그리고 마법부에서 지원병들이 도 착했을 Eoo도 양처럼 순해져서는 계속 큰소리로 웃고 있었대. 미친 거지. 그랬조, 어 니? 정말로 미쳤조?" "글세, 아즈카반에 잡혀갈 당시엔 미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금쯤은 미쳤을 거야." 어니가 느릿느릿 말했다. "만일 내가 그곳에 갇히게 된다면 난 차라리 그 전에 죽어버 릴 거야. 그놈한테는 딱 맞는 벌이야. 그놈이 한 짓을 생각해보면 말야..." "그런데 어떻게 그 사건을 숨길 수 있었죠, 어니?" 스탠이 물었다. "거리 전체가 박 살이 나고 그렇게 많은 머글들이 죽었는데 말이에요. 그들이 구 사건을 어떻게 위장했 죠, 어니?" "가스 폭발인 것처럼 해야 했지." 어니가 툴툴거렸다. "근런데 그런 그가 탈옥한 거야." 스탠이 신문에 나온 기분나쁘게 생긴 블랙의 얼굴 을 다시 한번 살피며 말했다. "아즈카반에서 탈옥에 성공한 적은 한번도 없었죠, 어니? 그 사람이 어떻게 탈옥했는지 정말 모르겠단 말이에요. 놀라워요, 그렇잖아요? 특히 아 즈카반의 간수들을 생각하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말이에요." 어니가 갑자기 몸을 떨었다. "다른 얘기 해라, 스탠. 아즈카반의 간수들만 생각하면 난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야." 스탠이 마지못해 신문을 치우자, 해리는 버스 창문에 몸을 기댔다. 기분이 훨씬 더 나빠졌다. 그는 스탠이 며칠 뒤 승객들에게 어떤 말을 하게 될까 보지 않아도 훤히 알 수 있을 것같았다. "저 해리 포터 얘기 들으셨어요? 그 애가 아줌마를 부풀어 오르게 했대요! 그 애는 급히 도망치던 중이었어요..." 해리는 시리우스 블랙과 똑같이 마법사 법을 어겼다. 마지 아줌마를 부풀게 한 게 그 의 아즈카반에 수감시킬 정도로 나쁜 짓일까? 해리는 마법사 감옥에 대해서는 전혀 들 은 바가 없었지만, 아즈카반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두려워 하는 어주로 말 했었다.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는 작년에 그곳에서 두 달 동안 보냈었다. 해리는 그나마 용감하다고 할 수 있는 해그리드마저도 아즈카반으로 가게 되었다는 말 을 들었을 때 그의 얼굴에 나타났던 두려워하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다. 구조 버스가 덤불과 쓰레기통과 전화 부스와 나무들을 흩어지게 하며 어둠 속을 달 리는 동안 해리는 불안하고 비참한 심정으로 깃털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참 뒤, 스탠 은 해리가 코코아 값을 냈다는 걸 기억하고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 들고 왔는데 버스가 앵글시에서 애벋딘으로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그만 해리의 베개에다 쏟고 말았다. 이윽고 잠옷에 슬리퍼를 신은 마법사와 마녀들이 이층에서 하나씩 내려오더니 버스 에서 내렸다. 그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이제 승객은 해리뿐이었다. "자, 이제 네 차례야, 네빌." 스탠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런던 어디쯤이지?" "다이애건 앨리." 해리가 말했다. "좋았어." 스탠이 말했다. "꽉 잡아, 자.." 쾅. 차는 또다시 큰소리를 내며 채링 크로스 가(런던 시의 중앙. 스트랜드가 서쪽 끝의 번화 구역: 옮긴이)를 달리고 있었다. 해리는 똑바로 앉아서 건물들과 벤치들이 구조 버스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 서며 길을 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늘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그린고트 은행문이 열리면 돈을 찾아 출발할 것 이다- 어디로 갈지는 그때가봐서 생각해볼 작정이었다. 어니가 브래이크를 밟자 구조 버스가 '리키 콜드런' 이라는 작고 허름해 보이는 술집 앞에 끽 하며 멈춰 섰다. 그 술집 뒤에는 다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마법의 입구가 있 었다. "고맙습니다." 해리가 어니ㅣ에게 다정스레 말했다. 그는 계단을 펄쩍 뛰어내린 뒤 스탠의 도움을 받아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보도 위로 내렸다. "자," 해리가 말했다. "그럼 잘 가!" 하지만 스탠은 듣고 있지 않았다. 그는 버스 출입구에 그대로 서서 눈을 부릅뜨고 리 키 콜드런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 있었구나, 해리." 등뒤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해리가 미처 몸을 돌리기도 전에 어깨에 손이 얹혀졌다. 동시에 스탠이 소리 쳤다. "이럴 수가! 어니, 이리 와 보세요! 이리 와 보시라구요!" 어깨에 울려진 손의 주인을 올려다본 해리는 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 자신이 제 발로 마법부 장관 코넬리우스 퍼지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스탠이 그들이 서 있는 보도로 뛰어올라왔다. "네빌을 왜 부르셨조, 장관님?" 그가 흥분해서 물었다.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긴 망토를 입고 있는 자그마하고 뚱뚱한 퍼지 장관이 차갑 고 피로에 지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네빌?" 그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애는 해리포터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스탠이 매우 기쁜 듯 소리쳤다. "어니! 어니! 네빌이 누군지 알아맞혀 보세요, 어니! 이 얘가해리 포터예요! 흉터가 보 여요!" "그래." 퍼지 장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리가 다행히 구조 버스를 타고 와서 대 단히 기쁘기는 하지만, 이 애와 난 지금 리키콜드런으로 좀 들어가야겠는데..." 퍼지 장관이 해리의 어깨를 더 세게 누르며 술집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바 뒤편이 나 있는 문에서 초롱을 든 구부정한 형체 하나가 나왔다. 이빨이 다 빠지고 쭈글쭈글한 술집 주인 톰이었다. "기어코 그 아이를 찾아내셨군요, 장관님!" 톰이 말했다. "뭐좀 드시겠습니까? 맥주를 드릴까요? 브랜디를 드릴까요?" "그냥 차로 한잔 주시오." 퍼지 장관이 여전히 해리를 잡은 채로 말했다. 그들 뒤에서 귀어 거슬리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헐떡이는 소리가 나더니, 스탠과 어니 가 해리의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들고 나타나 흥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네가 누구라고 솔직히 말하지 않았지, 네빌?" 스탠이 해리에게 밝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사이, 어니는 부엉이 같은 얼굴로 빤히 바라보았다. "내실로 안내해 주시오, 톰." 퍼지 장관이 매섭게 말했다. "안녕." 톰이 퍼지 장관에게 고갯짓을 해서 바에서 나가는 복도 쪽을 가리키자 해리 가 스탠과 어니에게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 네빌!" 스탠이 외쳤다. 퍼지 장관은 톰의 안내를 받으며 좁은 복도를 지나 작은 내실로 해리를 데려갔다. 톰 은 손으로 짤깍 소리를 내서 벽난로에 불이 확 타오르게 한 뒤 방에서 나갔다. "앉아라, 해리." 퍼지 장관이 날로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해리는 불 앞에 앉아있는데도 팔에 소름이 돋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퍼지 장관은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벗어 옆으로 치운 뒤 짙은 초록색 바지를 끌어올리고 해리 반대편에 앉았다. "난 코넬리우스 퍼지란다, 해리. 마법부 장관이지." 해리는 물론 그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퍼지 장관을 한번본 적이 있었지만, 그 당 시엔 아버지의 투명 망토를 입고 있었으므로 퍼지 장관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술집 주인인 톰이 잠옷 위에 앞치마를 두른 채로 차와 핫케이크가 담긴 쟁반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그는 그 쟁반을 퍼지 장관과 해리 사이에 있는 탁자 위에 놓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해리."퍼지 장관이 차를 따르며 말했다. "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안절부절못했는 지 아니. 네 이모와 이모부 집에서 그런 식으로 달아나다니! 얼마나 걱정했는지... 하지 만 무사해서 다행이다. 중요한 건 바로 그거니까 말이다." 퍼지는 직접 핫케이크에 버터를 발라 접시를 해리 쪽으로 말었다. "먹어라, 해리. 기운이 없어 보이는구나. 자... 마지 더즐리양의 불행한 팽창 사건은 우리가 대행히도 잘 처리했단다. 우연하게 발생한 마법을 풀어주는 부서에서 일하시는 두 분이 몇 시간 전에 프리벳가에 급파되었단다. 더즐리 양의 몸에 구멍을 내고 그녀의 기억력을 수정했지. 그녀는 그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단다. 그뿐이란 다. 아무 피해도 없다는 말이다." 퍼지 장관은 차를 마시며 마치 아주 사랑하는 조카를 바라보는 삼촌처럼 해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해리는 자신의 귀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으므로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 네 이모와 이모부의 반응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거니?" 퍼지 장관이 물었다. "그들은 물론 대단히 화가 났단다, 해리. 하지만 그들은 네가 크리 스마스와 부활절을 호그와트에서 보내기만 한다면 내년 여름에 널 다시 데려가겠다고 했단다." 해리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전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은 항상 호그와트에서 보내요." 그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그리고 전 프리벳가로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자, 자,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기분이 달라질 게다." 퍼지 장관이 걱정스런 어조로 말했다. "아무튼, 그들은 너의 가족이잖니. 그러니 분명 서로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어 - 내심으론 말이다." 그러나 해리는 퍼지 장관의 생각이 잘못된 것리하고 고쳐줄 기분이 아니었다. 여전히 이제나저제나 자신이 어떻게 되는 건지 말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퍼지 장관이 핫케이크를 하나 더 집어 버터를 바으며 말했다. "네가 남아있는 2주 동안 방학을 어디서 보낼 건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단다. 난 네가 여기 이곳 리키 콜드런에 방을 하나 얻어 있으면 어떨까 하는데-" "잠깐만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징계는요?" 퍼지다 눈을 깜작였다. "징계?" "전 법능 어겼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말예요!" "오, 얘야, 우린 그런 사소한 일로 널 처벌하지는 않는단다!" 퍼지다 핫케이크를 흔들 며 큰소리로 말했다."그런 사고였단다! 우린 아줌나를 부풀게 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아즈카반으로 보내지는 않는 단다!" 하지만 이것은 과거의 마법부의 반응과는 전혀 달랐다. "작년에, 전 그저 집 요정이 제 이모부 집에서 푸딩을 팽개 쳤다는 이유로 공식 경고 장을 받았었어요!" 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법부는 한번만 더 마법을 부리면 제가 호그와트에서 쫓겨날 거라고 말했어요!" 해리가 잘못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퍼지 장관의 얼굴에 언뚱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상황은 변하게 마련이란다, 해리... 우린 여러 가지를 정상 참작해야만 하지...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설마 퇴학당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물론 그렇지는 않죠." 해리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렇다면, 쓸데없이 소동을 피울 게 뭐 있겠니?" 퍼지 장관이 웃었다. "지금은 핫케 이크나 먹어라, 해리. 난 가서 톰에게 네가 묵을 방이 있나 알아봐야겠다." 해리는 내실에서 성큼성큼 거어가는 퍼지 장관을 빤히 바라보았다. 뭔가 대단히 이상 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분명햇다. 자신을 처벌할 의도가 없었다면 퍼지 장관은 왜 리 키 콜드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더군다나 마법부 장관이 직접 미성년 마법사 문 제에 관여하는 건 분명히 평범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퍼지 장관은 술집 주인인 톰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11호 방이 비어 있다는 구나, 해리" 퍼지 장관이 다정하게 말했다. "아주 편안할게 다. 딱한가지, 네가 알아 둘게 있는데... 런던에서는 돌아다니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알 았지? 다이애건 앨리에만 있거라. 그리고 어두워지기 전에는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 야 한다. 내 말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톰이 나 대신 널 지켬볼 게다." "알겠어요."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왜-?" "널 또다시 앓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란다." 퍼지 장관이 애정 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 했다. "아니, 아니... 내 말은...-" 퍼지는 요란하게 목을 가다듬고는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집어들었다. "그러면 난 이만 가봐야겠구나. 알다시피 할 일이 많아서 말이다..." "블랙은 잡으셨나요?" 해리가 불쑥 물었다. 느닷없는 해리의 질문에 퍼지 장관의 손가락이 망토위 은빛 단추에서 스르르 미끄러 졌다. "그게 무슨 말이니? 아, 너도 드렀구나- 글써다. 아니, 아직은 못 잡았지만 시간 문제 일 뿐이란다. 아즈카반의 간수들릉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없거든... 그리고 난 그들이 그렇게 화나 있는 건 본 적이 없단다." 퍼지 장관이 약간 진저리를 쳤다. "그럼, 이만 작별해야겠다." 그거 손을 내밀었고, 해리는 그와 앗수를 했다. 그런데 그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어-장관님?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퍼지 장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그와트의 3학년생들은 호그스미드에 가도 좋다고 했는데, 저의 이모와 이모부는 그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으셨어요. 장관님께서 대신-?" 퍼지가 약간 곤란해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그가 말했다. "안 된단다., 해리 마안하구나. 난 네 부모나 보호자가 아니라서 말이다-" "하지만 마법부 장관이시잖아요." 해리가 간절히 말했다. "장관님께서 허락해 주시다 면-" "안 된다, 해리. 미안하구나. 규칙은 규칙이란다." 퍼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호그스미 드는 내년에도 갈 수 있잖니. 사실, 내 생각엔 네가 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구나... 그 래... 그럼, 난 이만 가야겠다. 잘 지내거라. 해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미소를 지은 뒤, 퍼지는 방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가자마 자 톰이 다가와 해리에게 환히 미소지었다. "날 따라오렴, 포터." 그가 말했다. "네 물건들은 내가 이미 올려다 놓았단다." 해리는 톰을 따라 멋진 나무 계단을 올라가 11호라고 쓰여진 놋쇠 번호판이 붙어있 는 문 앞으로 갔다. 톰이 자물쇠를 따고 문을 열어주었다. 안에는 매우 편안해 보이는 침대와 반들반들하게 닦인 오크가구와 그리고 유쾌하게 딱딱 소리를 내며 타고 있는 난로가 있었다. 그런데, 옷장 위에- "헤드위그!" 해리는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 눈빛처럼 새하얀 부엉이가 부리를 맞부딪쳐 딸깍 소리를 내며 해리의 팔 위로 날아 왔다. "정말 굉장히 영리한 부엉이더구나." 톰이 싱그레 웃었다. "네가 도착하기 5분 전쯤 날아들었단다. 필요한 게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하거라." 그는 한번 더 인사를 하고 나갔다. 해리는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헤드위그를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 다. 창 밖의 하늘은 진한 푸른색에서 차가운 회색빛으로 빠르게 변하더니 다시 천천히 황금빛이 도는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해리는 자신이 불과 몇 시간 전에 프리벳가를 떠 났으며 퇴학당하지도 않았고, 이젠 더즐리 가족에게서 벗어나 2주 동안을 자유스럽게 보내게 되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밤이었어, 헤드위그." 그는 길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 안경을 벗지도 않은 채 픽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ff 해리가 그이상스런 새로운 자유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예전에는 일 어나고 싶은 때 일어나거나 먹고 싶은 걸 먹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이제는 달랐다. 또 다이애건 앨리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고, 그 거리에는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마법사 가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으므로, 해리는 퍼지 장관과의 약속을 깨면서까지 굳이 다시 머글 세계로 빠져 나가고 싶ㅍ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매일 아침 리키 콜드런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다른 손님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 미있는 일이었다. 시골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 올라온 어딘가 약간 이상해 보이는 자그 마한 마녀들도 있었고, '오늘날의 변신술' 이라는 잡지에 실린 최근 기사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덕망 있어 보이는 마법사들도 있었다. 또 우락부락하게 생긴 마법사들도 있었 고, 귀에 거슬린는 쉰목소리로 떠들어대는 난쟁이들도 있었다. 한번은 어깨까지 덮는 두툼한 양모 털모자를 뒤집어쓴 채로 날 간(肝) 한 접시를 주문한, 좀 수상쩍어 보이는 마녀도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해리는 뒷마당으로 나가 요술지팡이를 꺼내고 쓰레기통 위에서 왼 쪽으로부터 세 번째에 있는 벽돌을 가볍게 톡톡 두드린 뒤, 벽에서 스르르 나타나는 다 이애건 앨리로 들어가는 아치형의 입구로 들어가곤 했다. 해리는 해가 저물 때까지 기나긴 낮 시간 동안 이런저런 가게들을 둘러보고 밝은 색 깔의 파라솔들이 있는 야외 카페에 앉아 군것질을 하며 보냈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자신들이 산 물건들을 보여주거나("여보게, 그건 달 전용 망원경이로구만- 더 이 상 달 지도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겠군, 안 그런가?"), 시리우스 블랙에 대해 이것 저것 얘기하던가("난 그가 다시 아즈카반으로 잡혀 들어갈 때까지는 어린아이들을 절 대 혼자 나다니지 못하게 할 걸세") 했다. 해리는 이제 더 이상 담요 밑에서 손전등을 켜고 숙제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그 는 플로린 포트슈의 아이스크림 가게 바깥에 있는 밝은 햇살 아래에 앉아서, 가게 주인 플로린 포트슈의 도움을 받으며 논술 숙제들을 하나하나 해나갔다. 해리가 그 아이스크 림 가게에서 숙제를 한 건 그 주인이 중세의 마녀 화형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해리에게 30분마다 과일이나 과즙을 얹은 선데 아 이스크림을 공짜로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린고트의 금고레서 황금 갈레온과 은 시클과 청동 크넛을 지갑에 조금씩 넣어 가지고 나올 때마다, 그 돈을 한꺼번에 몽땅 써버리지 않도롣 자제하는 여 습을 해야만 했다. 그는 호그와트에 5년을 더 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려고 애썼 고, 더즐리 가족에게 마법책을 살 돈을 달라고 사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게 어떤 것 일지 생각하며 곱스톤 세트(구슬치기와 비슷한 마법사 게임으로, 게임을 할 때 점수를 잃으면, 돌들이 상대팀 선수의 얼굴에 불쾌한 냄새가 나는 액체를 내뿜는다)를 사고 싶 은 마음을 꾹꾹 눌렸다. 그는 또커다란 유리공 안에 들어있는 움직이는 은하수 모형도 몹시 사고 싶었다. 그것만 있다면 천문학 수업을 다시는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러나 리키 콜드런에 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해리가 가장 좋아하는 고급 퀴디치 용 품점에 그의 결심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물건이 나타났다. 가게에 몰려든 사람들이 저마다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 흥분한 마녀와 마법사들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자 새로 만들어진 듯한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 다. 그 위에는 그가 지금까지 본 어떤 빗자루보다도 훌륭한 빗자루가 올려져 있었다. "막 출시된- 빗자루야-" 네모진 턱의 마법사가 함께 온 친구에게 말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빗자루죠. 그렇죠, 아빠?" 해리보다 어린 남자아이가 아빠 팔에 매잘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아일랜드의 퀴다치 팀이 막 이 빗다루를 일곱 개 주문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모여 든 사람에게 말했다. " 월드겁 우승 후보에 오른 팀이죠!" 앞에 서 있던 우람한 마녀가 옆으로 룸직이자, 해리는 그 빗자루 옆에 있는 표지판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파 이 어 볼 트 이 최첨단 경주용 빗자루는 다이아몬드로 연마된 광택과 고유 등록 본호가 매겨짖 회 백색의 최고급 유선형 손잡이가 일품입니다. 파이어볼트의 꼬리 부분은 하나하나 잘 골 라 만든 자작나무 가지들을 공기역학적으로 마무리했으므로, 균형거감각이 탁월하고 정 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파이어볼트는 10초 내에 시석 250킬로미터로 가속되며 절대로 고장나지 않는 브레이크 마법을 걸어놓았습니다. 가격은 직접 문의하십시오. 가격은 집접 문의하라구... 해리는 금화가 얼마가 들든 파이어볼트를 꼭 사고 싶었다. 평생 그렇게 갖고 싶었던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님부스 2000으로도 퀴디치 시합에서 한번도 진적이 없었고, 이미 아주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는데, 파이어볼트를 사려고 그린고트의 금고를 탈탈 털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해리는 물론 그 가격을 묻지는 않 았지만, 그날 이후 거의 매일 다시 와서 파이어볼트를 한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나 해리가 정작 사야 할 것들은 따로 있었다. 그는 마법의 약 재료들을 사기 위 해 약재상에도 갔고, 학교 망토가 이제 팔과 디리 부분이 몇 센티미터나 짧아졌으므로, 말킨 부인의 망도 가게에 가서 새 망도도 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 교과서들을 사는 게 급선무였다. 금년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와 `점술`이라는 두 과목이 새로이 추가 되어 있었다. 창문으로 서점 안을 들여다보던 해리는 깜짝 놀랐다. 예전에 진열되어 있던 도로포 장용 석판만한 황금빛 마법책들 대신에,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 수백 권이 들어있는 커다란 철조망 상자가 보였다. 채들이 서로 붙잡고 사납게 맞붙어 싸우며 공격적으로 물어뜯어서인지 여지저기 찢겨진 페이지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해리는 주머니에서 책 목록을 꺼내 찬찬히 살펴보았다. `괴물들에 대한 괴물책`은 ` 신비한 동물 돌보기` 과목에 필요한 채이라고 적혀 있었다. 해리는 이제야 해그리드가 왜 그 선물이 유용할 거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그는 혹시 해그리드가 또 어떤 무시누시한 새로운 애완 동물을 도우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 각해왔던 것이다. 해리가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으로 들어가자, 점원이 허둘지둥 그에게로 왔다. "호그와트?" 그가 뚝뚝하게 물었다. "새 책들을 사려고 왔니?" "네." 해리가 말했다. "전-" "비켜서거라." 점원이 해리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말했다. 그는 아주 두꺼운 장갑을 끼고 우툴두툴한 커다란 지팡이를 집어들더니 괴물책들이 들어있는 상 자 쪽으로 걸어갔다. "잠깐만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전 그 책은 이미 구했는데요." "그래?" 굉장히 안도한 듯 점원의 얼굴이 환히 밝아졌다. "그것 참 고맙구나. 난 오 늘 아침에만도 벌써 다섯 번이나 물려거든-" 상자 안에서 시끄럽게 잡아 찢는 소리가 났다. 괴물책 두 개가 또 다른 괴물책 하나 를 잡고 마구 뜯어내고 있었다. "그만해! 그만해!" 점원이 소리치며 창살 사이로 막대기를 집어넣어 책들을 쳐서 서 로 떨어지게했다. "다시는 들여놓지 말아야지., 다시는! 미친 짓이었어! 이건 눈에 보이 지 않는 투명책 2백 권을 들여놓았을 때보다 더 심해- 그 책은 엄청 비쌀뿐더러, 절대 찾을 수가 엇었거든... 그건 그렇구... 뭐 다른거 필요한 거 있니?" "네." 해리가 책 목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전 카산드라 바블라츠키가 지은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이 필요해요." "아, 점술을 시작하는구나. 그렇지?" 점원이 장갑을 벗고 해리를 점술에 관한 책들이 있는 서점 뒤편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작은 탁자에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예측하기`, ` 충격 낙담에 대비하세요`, `해운이 악운으로 변할 때`와 같은 책들이 잔뜩 쟁여져 있었 다. "여기 있구나." 점원이 까만 표지의 두꺼운 책을 내리려고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미래 들여다보기. 점을 치는 기초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책이지- 손금 보 기, 수정 구슬로 점치기-" 하지만 해리는 듣고 있기 않았다. 그의 눈은 작은 탁자에 전열되어 있는 책들 가운 데, `죽음의 징조들 : 최악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으로 쏠려있었다. "오, 내가 너라면, 그런 책은 읽지 않을 거란다." 해리가 무얼 보고 있는지 눈치 챈 점원이 재빠르게 말했다. "죽음의 징조들은 어디에서나 보게 될 테니 말이다. 너무 무 서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지." 하지만 해리는 그 책의 앞표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표지엔 번득이는 눈을 가진, 곰같이 커다란 검정개의 사진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본 듯 낯이 익었 다... 점원이 `미래 들여다보기`라는 책을 해리의 손에 쥐어주었다. "뭐 또 다른 거 있니?" 그가 물었다. "네." 해리가 그 개의 사진에서 눈을 떼고 멍하니 책 목록을 들여다보며 했다. "어- `중급 변신술`과 `3학년의 표준 마법책`이 필요해요." 해리는 10분 뒤 겨드라이에 새 책을 끼고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나와 행인들 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멍하니 다시 리키 콜드런으로 향했다. 그는 쾅쾅거리며 계단을 올라가 방 안으로 들어가서는 책들을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누군가가 들어와 말끔히 치워놓은 것 같다. 열려진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뒤편의 머글 거리에서 버스들 지나가는 소리와 다이애건 앨리에서 떠드는 군중들 소리 가 들렸다. 해리는 세면기 위에 걸려진 거울레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게 설마 죽음의 장조는 아니였겠지."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영상에게 시미조로 말했다. "매그놀리아 광장에서 그걸 보았을 때 난 겁에 질렸었어... 야, 아마 그저 길 잃 은 개 였을 거야..." 그는 반사적을로 한 손을 들어올리고 뻗친 머리를 차분해지도록 눌렀다. "그래봤자 아무 소용없을걸." 거울 속의 그가 씨금러리며 말했다. 며칠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해리는 이제 가는 곳마다 혹시 론이나 헤르미온느가 있 지나 않을까 하고 찾기 시작했다. 개학날이 다가오자, 다이애건 앨리에는 호그와트 학 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해리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룸메이트인 시무스 피 니간과 딘 토마스를 만났다. 그 애들도 고급 퀴디치 용품점에서 파이어볼트를 넋 나간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 바깥에서는 동그란 얼굴에 건망증 이 심한 아이인 진짜 네빌 롱바텀과도 마주쳤지만 말을 나누지는 못했다. 네빌이 책 목 록을 두고 왔는지 아주 무섭게 생긴 그 애의 할머니에게 혼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 리는 자신이 프리벳가에서 도망친 동안 네빌로 행세했던 것을 그녀가 알아내지 못했으 면 하고 바랐다. 방학 마지막 날 아침 해리는 잠자리에서 눈을 떳다. 이제 내일이면 호그와트 급행 열 차에서 론과 헤르미온느를 만날 것이다. 그는 얼른 일어나서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파이어볼트를 보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해리! 해리!" 론과 헤르미온느가 플로린 포트슈의 아스크림 가게 바깥에 있는 파라솔에 앉아 열심 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론은 놀라울 정도로 주근깨가 많아진 것 같았고, 헤르미온느 는 얼굴이 많이 탄 것 같았다. "마침내 만났군!" 해리가 자리에 앉자 론이 씩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리키 콜드런 에 갔더니 네가 벌써 나갔다지 뭐야. 그래서 우린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도 가고, 말킨 부인의 옷가게에도 갔었어. 그런데-" "학교 비품들은 지난주에 다 구입했어." 해리가 설명했다. "그런데 너희들은 내가 리 키 콜드런에 머물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안 거니?" "아빠가." 론이 말했다. 론의 아버지 위즐리 씨는 마법부에서 일하고 계시니, 마지 아줌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다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너 정말로 네 아즘마를 부플어오르게 한 거니, 해리?" 헤르미온느가 매우 진 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건 아냐." 해리가 말하는 사이, 론이 큰소리로 웃었다. "난 그 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뿐 이야." "웃을 일이 아냐, 론." 헤르미온느가 나무라듯 말했다. "솔직히, 난 해리가 퇴학당하 지 않은 게 놀라워." "나도 그래." 해리가 시인했다. "퇴학당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난 체포될 줄 알았어." 그가 론을 바라보았다. "네 아버지는 퍼지 장관이 왜 날 처벌하지 않았는지 아시겠지?" "바로 너이기 때문이겠지 뭐, 안 그래?" 론이 여전히 킥킥대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 다. "유명한 해리 포터가 어쩌구저쩌구. 내가 만약 아줌마를 부풀어오르게 했다면 마법 부는 날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그들은 아마 무덤을 피헤치고 날 찾아내야 했 을걸. 우리 엄마가 날 벌써 저 세상으로 보내버렸을 테니까 말야. 어쨌든, 오늘 저녁에 네가 직접 아빠께 여쭤봐. 오늘 밤엔 우리도 리키 콜트런에 머무를 테니까 말야! 넌 내 일 우리와 함께 킹스크로스 역에 가면 돼! 헤르미온느도!" 헤르미온느가 밝게 미소를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와 아빠가 오늘 아침에 호그 와트에 가져갈 짐들과 함께 날 이곳에 내려주셨어." "정말 잘됐다!" 햐리가 기뻐서 소리쳤다. "그러니까, 너희들 새 책과 비품들을 다 준 비했단 말이지?" "이것 봐," 론이 가방에서 길고 얄팍한 상자 하나를 꺼내 열며 말했다. "새 요술지팡 이야. 35센티미터에 버드나무로 만들어젹고 유니콘 꼬리털 한 가닥도 들어있어. 그리고 우린 책들도 다 구했어-" 그러면서 그가 의자 밑에 있는 커다란 가방을 가리켰다. "괴 물책은 어떠니, 어?" 우리가 두 권을 달라고 하니까 점원이 거의 울려고 했어." "그건 다 뭐니, 헤르미온느?" 해리가 그녀 옆에 있는 의자에 놓여 있는 가방 세 개를 가리키며 물었다. "난 이보다 수강할 과목에 더 많잖아, 안 그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것들은 간 술점과 신비한 동물 돌보기와 점술과 고대 문자와 여구 등에 관한 책들이야-" "넌 머글 연구는 무엇 때문에 수강하려는 거니?" 론이 헤르미온느를 보고 눈알을 굴 리며 말했다. "넌 머글 태생이잖아! 엄마와 아빠는 머글이시구! 넌 이미 머글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잖아!" "하지만 마법사의 관점에서 그들을 연구하는 건 아주 재미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너 일년 내내 잠자거나 먹을 계획은 있는 거니, 헤르미온느?" 해리가 이렇게 묻자, 론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겐 아직 10갈레온이 있어." 그녀가 지갑을 살피며 말했다. "9월달에 내 생일이 있 는데, 엄마와 아빠가 나더러 직접 내 생일 선물을 사라고 돈을 조금 주셨거든." "좋은 책은 어떨까?" 론이 순진하게 말했다 . "아니, 구러고 싶지는 않아." 헤르미온느가 태연히 말했다. "난 부엉이가 정말로 갖고 싶어. 내 말은, 해리는 헤드위그가 있고 넌 에롤리 있잖아-" "난 없어." 론이 말했다. "에롤은 우리 가족 부엉이야. 내겐 스캐버스밖에 없어." 그가 주머니에서 애완용 쥐를 꺼냈다. "그런데 이 녀석을 한번 진찰시켜 봐야 할 것 같아." 그가 스캐버스를 탁자 위에 올넣으며 덧붙엿다. "내 생각에 이집트 기후가 녀석에게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아." 스캐버스는 예전보다 더 말라 보였고, 큣수염도 확실히 축 늘어져 있었다. "저쪽에 신비한 동물 가게가 있어." 이제는 다리애건 앨리에 대해 훤히 알고 았는 해 리가 말했다. "거기 가서 물어보면 스캐버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부엉이를 살 수 있을 거구." 그래서 그들은 아이스크림 값을 치르고 신비한 동물을 취급하는 가게로 갔다. 안에는 빈 공간이 별로 없었다. 벽에는 새장들리 죽 진열되어 있었는데 고약한 냄새 가 났으며 새장 속에 있는 새들이 모두 찍찍, 거억거억, 깨액깨액, 쉬쉬하며 갖은 소리 를 내고 있어 몹시 시끄러웠다. 카운터에 있는 마녀가 어떤 마법사에게 잎뒤가 구분이 안 가게 생긴 도료뇽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었으므로, 해리와 론과 헤 르미온느는 새장들을 살피며 말없이 기다렸다. 커다란 보랏빛 두꺼비 한 쌍이 죽은 검정 파리를 위에 앉아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창가에서는 보석 장식이 아로새겨진 등딱지를 가진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오렌지빛 달팽이들은 유리 수조 옆으로 천천히 도 망치고 있엇고, 살이 통통하게 찐 하얀 토끼는 계속해서 실크 중산 모자로 변했다가 펑 하며 커다란 소리를 내고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걸 반복하고 잇었다. 그리고 온갖 색깔릐 고양이와, 갈가마귀들이 들어있는 시끄러운 새장과, 요란하게 윙윙거리고 있는 커스터드 빛깔의 이상한 모피덩어리들이 담겨진 바구니도 있었다. 또 카운터에는 털이 하나도 없는 길다란 꼬리를 이용해 줄넘기 같은 걸 하고 았는 날씬한 까만 쥐들 이 들어있는 커다란 우리도 있었다. 드디어 앞뒤가 없는도롱뇽에 대해 묻던 마법사가 떠나자, 론이 카운터로 다가갔다. "이건 제 쥐인데요." 그가 마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제가 이집트에 데려갔 다가 온 이후 안색이 좀 좋지 않아요." "녀석을 카운터 위에 올려놔 보거라." 마녀가 주머니에서 두꺼운 까만 안경르 꺼내며 말했다. 론이 안주머니에서 스캐버스를 꺼내 다른 쥐들이 들어있는 우리 옆에 놓자, 그 쥐들 이 줄넘기하던 걸 멈추고 더 잘 보려고 창살로 몰려들었다. 론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애완용 쥐 스캐버스도 다른 사람들로부 터 물려받은 것이엇으므로(그것은 한때 론의 형 퍼시의 쥐였다) 약간 초라했다. 우리 안에 있는 번질번질한 쥐들 옆에 있으니, 스캐버스가 한충 더 수심에 가득차 있는 것처 럼 보였다. "흠." 마녀가 스캐버스를 집어들며 말했다. "이 쥐는 몇 살이지?" "몰라요." 론이 말했다. "아주 늙엇어요. 제 형 거였거든요." "이 녀석은 어떤 능력이 있지?" 마녀가 스캐버스를 이리저리 살피며 물었다. "어-" 사실 스캐버스는 흥미로운 능력을 보여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녀의 눈이 스 캐버스의 해진 왼쪽 귀에서 발가락이 하나 없는 앞발로 움직이더니 큰소리로 혀를 끌 끌 찼다. "이 녀석은 고된 생활을 해왔구나." 그녀가 말했다. "퍼시 형이 제게 주었을 때도 그랬어요." 론이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듯 화를 내며 말했다. "보통 쥐나 이런 정원 쥐는 3년 이상 살지 못한단다." 마녀가 말했다. "자, 네가 좀더 오래가는 것을 찾고 있다면, 이런 것들이 좋을지 모르겠구나-" 그녀가 까만 쥐들을 가리키자, 그 쥐들이 얼른 다시 줄넘기를 하기 시작했다. 론이 투덜거렸다. "잘난 척하긴." "글쎄다, 만약 바꾸고 싶지 않다면, 이 쥐에게 강정제를 좀 먹여보려무나." 마녀가 카 운터 맡으로 손을 뻗어 작은 빨간색병을 내보이며 말했다. "좋아요." 론이 말했다. "얼마죠- 아야!" 맨 꼭대기에 있는 우리 위에서 오렌지 빛깔의 커다란 무언가가 날아올랐다가 순식간 에 그의 머리에 내려앉더니, 미친 듯이 으르렁거리며 스캐버스에게 달려들었다. 론을 얼른 몸을 굽혔다. "안돼, 크룩생크, 안돼!" 마녀가 외쳤다. 하지만 겁에 질린 스캐버스는 비누처럼 매끄 럽게 쏙 빠져나가 마룻바닥에 뛰어내린 뒤, 문 밖으로 달아났다. "스캐버스!" 론이 쥐를 쫒아 가게에서 뛰쳐나가며소리쳤다. 해리도 따라나갔다. 그들은 10분쯤 뒤어야 겨우 고급 퀴디치 용품점 바깥에 있는 휴지통 밑에 피신해 있 는 스캐버스를 잡았다. 론은 후들후들 떨고 있는 쥐를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은 뒤 똑 바로 서서 머리를 문질렀다. "그게 뭐였니?" "아주 큰 고양이 아니면 아주 작은 호랑이였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어디에 있니?" "부엉이를 사고 있겠지-" 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헤치고 다시 신비한 동물 가게로 갔다. 그들이 도 착하자, 막 헤르미온느가 가게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부엉리는 들고 있지 않았다. 그 녀는 양 팔로 커다란 적갈색 고양이를 껴안고 있었다. "그 괴물을 산 거야? 론이 기가 막힌 듯 입을 헤 벌리고 물었다. "멋지잖아, 안 그래?" 헤르미온느는 좋아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건 견해의 차이라고, 해리는 생각했다. 그 고양이의 적갈색 털은 숱이 많고 보풀 보풀하긴 했지만, 영락없는 안짱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상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그러 나 스캐버스가 보이지 않자, 그 고양이는 헤르미온느의 양팔에서 흡족한 표정으로 그르 렁거리고 있었다. "헤르미온느, 그건 하마터면 내 머리가죽을 벗겨버릴 뻔 했어!" 론이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그렇지,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고양이를 바라보며 말 했다. "그러면 스캐버스는 어떻게 하구?" 론이 불룩한 가슴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녀 석은 휴식과 안정이 필요해! 그런데 저게 돌아다니고 있으면 스캐버스가 어떻게 마음 을 놓을 수 있겠니?"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네가 쥐의 강정제를 까먹고 안 가져 갔더라구." 헤르미온느 가 론의 손에 작은 빨간색 병을 털썩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걱정느 그만둬. 크 룩생크는 내 기숙사 방에서 잠자고 스캐버스는 네 기숙사 방에서 잠잘 텐데, 뭐가 문제 니? 가엾은 크룩생크. 가게에 있던 마녀가 그러는데 이 녀석은 그 우리에 한참동안 있 었데.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왜 아니겠어." 리키콜드런으로 출발하며 론이 빈정거렸다. 그들이 안에 들어서자 아서 위즈리 씨가 술집에 앉아 `예언자 일보`를 읽고 있었다. "해리!" 그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잘 지냈니?" "네"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쇼핑한 것들을 들고 위즐리 씨에게 걸어가며 말했다. 위즐리 씨가 신문을 내려놓자, 이제는 아주 친근해진 시리우스 블랙이 사진 속에서 해리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래." 위즈리 씨가 아주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마법부 사람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찾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별로 운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그를 잡으면 보상금을 받나요?" 론이 물었다. "현상금을 더 많이 걸면 좋을 텐데-" "터무니 없는 소리 마라, 론." 위즐리 씨가 말했다. 가까이서 보니 그가 매우 긴장하 고 있는 것처럼 모였다. "블랙은 열 세 살짜리 마법사에게 잡힐 사람이 아니란다. 내 말 귀담아 듣거라. 그를 다시 잡아들일 사람은 아즈카반의 간수들밖에 없단다." 바로 그때 위즐리 부인이 쇼핑 가방들을 들고 술집으로 들오왔다. 뒤이어 이제 호그 와트의 5학년상이 되는 쌍둥이 형제 프레드와 조지, 전교 회장으로 새로 선출된 퍼시, 그리고 위즐리 집안의 막내둥이이자 고명딸이 지니가 따라 들어왔다. 해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졸졸 쫒아다니던 지니는 그를 보자 예전보다 훨씬 더 당 황해하는 것 같았다. 그건 어쩌면 작년에 그가 호그와트에서 그녀의 생명을 구해주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안녕"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퍼시는 해리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진지하게 손을 쑥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해리, 만나서 정말 반갑다." "안녕, 퍼시." 해리가 웃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잘 지내지?" 퍼시가 악수를 하면서 점잔을 빼며 말했다. 해리는 꼭 시장과 인사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응, 잘 지내, 덕분에-" "해리!" 프레드 퍼시를 팔꿈치로 밀어제끼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여보 게, 이렇게 만나다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네-" "믿어지지 않아." 조지가 프레드를 밀치고 해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말 반가 워." 퍼시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만하면 됐다, 이제." 위즐리 부인이 싸등이 형제에게 주의를 주었다. "엄마!" 프레드가 마치 이제야 엄마를 발견한 듯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만나 서 정말 반가워요-" "그만하면 됐다고 했잖니." 위즐리 부인이 쇼핑한 물건들을 빈 의자에 내려놓으며 말 했다. "잘 있었니, 해리. 우리 소식은 들었겠지, 굉장하지 않니?" 그녀가 퍼시의 가슴에 달린 새로운 은빛 배지를 가리켰다. "한 가족에서 두 명의 전교 회장이 나오다니!" 그 녀가 자랑스러움으로 감정이 북받쳐서 말했다. "또 시작이셔." 프레드가 들릴락 말락하게 투덜거렸다. "그러니 너희들은 반장이 못 됐지." 위즐리 부인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장 같은 건 되어서 뭐해요?" 이번엔 조지가 매우 비위가 상한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인생에서 재미란 재미는 다 없어져 버릴 텐데 밀예요." 지니가 낄낄거렸다. "네 여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좀 되어 봐라!"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 애들 말고도 지니가 본받을 오빠들은 또 있잖아요, 엄마." 퍼시가 거만하게 말했 다. "전 이만 올라가서 저녁 만찬 때 입을 옷으로 갈아입어야겠어요..." 그가 가버리자 조지가 괴로운 듯이 한숨을 푹 쉬었다. "우리가 퍼시 형을 피라미드에 가두려고 했었는다,"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엄마에 게 들키고 말았지 뭐야." 그날 밤 만찬은 매우 즐거웠다. 일곱 명의 위즐리 가족과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술집 주인 톰이 붙여준 세 개의 탁자에 앉아 차례로 나오는 5가지의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 "아빠, 우린 내일 어떻게 킹스 크로스에 갈 거죠?" 프레드가 화려하게 장식된 초콜릿 푸딩을 먹기 시작하며 물었다. "마법부가 자동차 두 대를 내주기로 했단다." 위즐리 씨가 말했다. 모두들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요?" 퍼시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 "형 때문이지, 퍼지." 조지가자못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차 보닛에는 HB라고 쓰 여진 작은 깃발들을 달 거야-" "-그건 굉장히 자만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프레드가 말했다. 퍼시와 위즐리 부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푸딩을 한입씩 담고 킥킥거렸다. "마법부가 왜 자동차들을 내주는 거죠, 아빠?" 퍼시가 위엄있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 다. "우리에게 차가 없으니까 그런 거란다." 위즐리 씨가 말했다. "- 그리고 아빠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내게 호의를 베푸는 거지-" 위즐리 씨의 목소리는 태연했지만, 해리는 그의 귀가 꼭 론이 궁지에 몰려있을 때 그 러는 것처럼 새빨개졌다는 걸 알아챘다. "다행이잖니." 위즐리 부인이 활발하게 말했다. "너희들 모두 가 가져가야 할 짐이 대체 얼마나 많은지 알기나 하니? 너희들어 머글 지하철을 타고 간다면 볼 만했을 게 다... 그런데 짐들은 다 싸놓았겠지?" "론은 아직 새로 산 물건들을 가방에 넣지 않았어요." 퍼시가 기다렸다는 듯 얼른 일 러바쳤다. "녀석이 제 침대에다 다 쏟아놓았어요." "그럼 넌 그만 가서 짐을 싸는 게 좋겠구나, 론. 아침에는 시간이 많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위즐리 부인이 꾸짖자, 론이 퍼시를 노려보았다. 저녁을 다 먹고 나자 모두들 배도 부르고 졸음도 오기 시작했으므로 그 다음날 할 일들을 점검하기 위해 한 명씩 이층에 있는 각자의 방으로 올라갔다. 론과 퍼시는 해리 옆방에 묵고 있었다. 그런데 해리가 가방을 닫고 잠갔을 때 옆방에서 성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는 무슨 일인가 싶어 슬며시 가 보았다. 12호의 방문은 조금 열려 있었는데 퍼시가 론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건 여기 침대 옆 탁자 위에 있었어. 내가 닦으려고 빼놓았단 말야-" "난 손대지 않았어, 알았어?" 론이 큰소리로 맞받아쳤다. "무슨 일이니?" 해리가 물었다. "내 전교 회장 배지가 없어졌어." 퍼시가 해리에게 홱 돌아서며 말했다. "스캐버스의 쥐 강장제도 없어졌어." 론이 가방 속에 있는 물건들을 내던지며 말했 다. "술집에다 두고 왔나봐-" "내 배지를 찾아낼 때까진 넌 아무 데도 가지 못할 줄 알아!" 퍼시가 소리쳤다. "스캐버스 약은 내가 갖다줄게. 난 짐을 다 쌌거든." 해리는 론에게 이렇게 말하곤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술집으로 내려가는 복도는 이제 아주 어두워져 있었다. 해리가 반쯤 갔을 때, 응접실 에서 다른 두 사람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뒤, 그는 그들이 위즐리 씨와 위즐 리 부인이라는 걸 알았다.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들먹 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가게문으로 바싹 가까이 다가갔다. "...그 애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아요." 위즈리 씨가 흥분해서 말하고 있었다. "해리는 알아야 할 권리가 있어여. 퍼지 장관에게 말해보려고 했지만, 그는 막 무가내였어요. 하지만 그 애는 열 세 살이고-" "아서, 진실을 알면 해리는 공포에 떨 거예요!" 위즐리 부인이 말도 안된다는 듯 날 카롭게 말했다. "그런 일이 다가오는데 해리를 기어코 학교로 다시 보내야겠어요? 제 발, 그애는 차라리 모르는 게 행복할 거예요!" "난 그 애를 비참하게 만들려고 그러는 게 아니오. 난 단지 그 애에게 조심시키고 싶 은 것뿐이라오!" 위즐리 씨가 반박했다. "당신도 해리와 론이 어떤 애들인지 알지 않소. 그 애들은 혼자서도 마구 돌아다니잖소- 금지된 숲에도 두 번씩이나 들어갔구 말이오! 하지만 해리는 금년엔 그렇게 해서는 안돼요! 그 애가 집에서 가출한 날 밤에 그 애에 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더라면 어떡할 뻔했소! 만약 구조 버스가 그 애를 태우지 않 았더라면, 그 애는 마법부가 찾아내기 전에 틀림없이 죽었을 거요." "하지만 그 앤 죽지도 않았고 무사하잖아요. 그러니 말한들 무슨 소용이-" "몰리, 사람들은 시리우스 블랙이 미쳤다고들 해요.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지 만 탈옥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하는 아즈카반에서 빠져 나온 걸 보면 머리가 상당히 비 상한 놈이 분명해요. 3주가 지났는데 아무도 그의 흔적도 보지 못했잖소. 난 퍼지 장관 이 '예언자 일보'에 계속해서 뭐라고 말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블랙을 잡는 건 스스로 주문을 외우는 요술지팡이를 발명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오.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건 블랙이 무엇을 찾고 있는가 하는 것뿐이오-" "하지만 호그와트에 있다면 해리는 안전할 거예요." "우린 아즈카반이 굉장히 안전하다고 생각했소. 하지만 블랙이 아즈카반에서 탈옥할 수 있었다면, 호그와트도 침입할 수도 있다는 말이오." "하지만 블랙이 확실히 해리를 찾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둔탁하게 쿵 치는 소리가 났다. 해리는 위즐리 씨가 주먹으로 탁자를 쾅 친 게 분명 하다고 생각했다. "몰리, 얼마나 더 말해야 알아듣겠소? 그들이 보도기관에 알리지 않은 건 퍼지 장관 이 그걸 비밀로 하길 바랐기 때문이오. 하지만 블랙이 탈옥한 날 밤에 퍼지 장관이 아 즈카반에 갔을때, 간수들이 퍼지 장관에게 블랙이 한동안 잠을 자면서, '그는 호그와트 에 있어...그는 호그와트에 있어' 라며 매일 똑같은 잠꼬대를 했었다고 말했다는 거요. 블랙은 미쳤어요, 몰리.그는 해리가 죽기를 바래요. 굳이 말한다면 그는 해리를 죽이면 그 사람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요. 블랙은 해리가 그 사람 을 저지한 그날 밤 모든 걸 잃었기때문에, 아즈카반에서 홀로 12년을 보내는 동안 골똘 히 그 생각만 했을 게 뻔하다는 거요..." 침묵이 흘렀다. 해리는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듣고 싶어 문에더 가까이 기대섰다. "글쎄요, 아서.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셔야겠죠. 하지만 당신은 알버스 덤블 도어를 잊고 있어요. 내가 볼 땐 덤블도어가 교장으로 있는 한 호그와트에선 어떤 것도 해리를 해치지 못해요. 그분도 이 사실을 모두 알고 계시겠조?" "물론이오. 우린 그에게 학교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마다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배치 시켜도 괜찮은지 의견을 물어보아야 했다오. 탐탁히 여기지는 않았지만, 결국 동의했다 오." "탐탁히 여기지 않았다구요? 블랙을 잡으려고 오는 건데, 왜 탐탁히 여기지 않는다는 거죠?" "덤블도어는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위즐리씨가 느릿느릿 말했다. "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오. 신성한 학교에 그런 간수들이 서성인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은 아니잖소... 하지만 블랙과 같은 마법사를 다룰 땐, 이런 불쾌한 사람들과도 협력해야만 해요." "그들이 만약 해리를 구한다면-" "-그러면 내 다시는 그들에 대해 험담하지 않으리다." 위즐리 씨가 지친 목소리로 말 했다. "늦었소, 몰리. 우리도 올라가는 게 좋겠소..." 해리는 의자들이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가능한 한 조용히 술집으로 들어가는 복도 쪽으로 가서 숨었다. 응접실몬이 열렸고, 잠시 뒤 위즐리 부부가 계단을 올라가는 발짝 소리가 들렸다. 쥐의 강장제 병은 그들이 아까 앉았던 테이블 밑에 놓여 있었다. 해리는 위즐리 부부 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약병을 들고 다시 이층으로 향했다. 프레드와 조지가 층계참의 어두운 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퍼시가 배지를 찾으려고 론 과 함께 쓰는 방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소리를 들으며 킥킥대고 웃고 있었다. "우리가 갖고 있거든." 프레드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그걸 좀더 좋게 만들려고 말 야." 배지에는 이제 '잘난 척하는 사람' 이라고 쓰여 있었다. 해리는 억지로 한번 웃고는 론에게 가서 쥐의 강장제를 건네준 뒤, 자기 방으로 돌아 와 문을 닫고 침대에 누었다. 그러니까 시리우스 블랙이 찾고 있는 건 바로 해리였다. 이제야 모든 게 명백해졌다. 퍼지 장관이 그에게 그토록 관대했던 건 그가 살아있는 걸 발견하고 너무 안도했기 때 문이었다. 퍼지 장관은 해리에게 그를 감시하는 마법사들이 많은 다이애건 앨리에만 있 으라고 약속하게 했었다. 그리고 내일 해리가 기차를 탈 때까지 위즐리 부부가 보살필 수 있도록, 그들 모두를 역까지 데려다 줄 마법부의 차 두 대를 보내는 것이다. 해리는 옆방에서 나는 낮은 고함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었다. 이상하게 겁이 나지 않 았다. 시리우스 블랙은 단 한번의 저주로 열 세 사람을 죽인 사람이었다. 위즐리 부부 는 해리가 만약 그 사실을 안다면 분명히 당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리는 알버 스 덤블도어 교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말 했던 위즐리 부인과 생각이 같았다. 사람들은 엊제나 볼드모트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덤 블도어 교수뿐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볼드모트의 오른팔인 블랙도 덤블도 어 교수를 그렇게 두려워할까? 그런데 모두들 계속해서 이들 아즈카반의 간수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 람들이 아즈카반의 간수들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았으르로, 그들이 만약 학교 주변 에 배치된다면 블랙이 학교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아니, 지금 이 순간 해리를 가장 괴롭히는 건 이제 호그스미드에 갈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는 사실이었다. 블랙이 잡힐 때까지는 아무도 해리가 안전한 성을 떠나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해리는 그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행동 하나하나를 다 감시 받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는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자신이 제 몸 하나 돌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 했던 걸까? 그는 볼드모트를 세 번이나 피했었다. 그는 그렇게 무능하지는 않았다... 머릿속에 문득 매그놀리아 광장의 어두운 곳에 숨어있던 짐승 같은 물체의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최악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난 죽지 않아." 해리가 소리를 내서 말했다. "용기 한번 대단하군." 거울 속의 그가 졸리는 듯이 말했다. @ff 다음날 아침 톰은 평상시처럼 차 한잔을 들고 싱글거리며 들어와 해리를 깨웠다. 해 리가 옷을 입고 뿌루퉁한 헤드위그를 달래 다시 새장 속으로 들여보냈을 때 론이 스웨 터를 입다 말고 성난 표정으로 문을 쾅 열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빨리 기차 타고 떠나야지, 정말 더 이상 못 참겠어." 그가 잔뜩 얼굴을 찌푸리며 투 덜거렸다. "적어도 호그와트에서는 퍼시에게 들볶이지 않을 거 아냐. 이제는 또 내가 피네로프 클리어워터의 사진에 차를 좀 흘렸다고 야단이야." 론이 우거지상을 했다. " 퍼시 형 여자친구 말야. 그 앤 코에 온통 부스럼이 나서 액자 뒤로 얼굴을 감추고 있던 데 말야...." "네게 할말이 있어." 그러나 해리가 막 말하려는 순간, 프레드와 조지가 들이닥쳤다. 그들은 론이 퍼시를 다시 한번 화나게 한 것을 축하해 주려고 들른 것이었다. 그들이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자, 위즐리 씨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예언자 일보'의 1 면 기사를 읽고 있었고, 위즐리 부인은 헤르미온느와 지니에게 자신이 소녀 시절 만들 었던 사랑의 묘약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다. "너, 아까 무슨 말 하려고 했었니?" 갑자기 생각난 듯 론이 자리에 앉으며 해리에게 물었다. "너중에." 퍼시가 잔뜩 화가 나서 들어오자 해리가 비밀히말했다. 그러나 출발할 떼ㅐ 어찌나 혼란스러웠던지 해리는 론이나 헤르미온느에게 말할 기 회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 가방들과 각자의 새장 위에 앉아있는 헤드위그와 퍼 시의 부엉이 헤르메스를 리키 콜드런의 좁은 계단으로 끌고 내려가 문 앞에 쌓아놓느 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방 더미 옆에 놓인 버들개지로 만든 작은 우리에서 시 끄럽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났다. "괜찮아,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버들개지 사이로 정답게 소곤거렸다. "기차 타면 내보내줄게." "안돼."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가엾은 스캐버스는 어떡해?" 그가 자신의 가슴팍을 가리켰다. 그곳이 불록한 걸로 봐서 스캐버스가 그의 주머니에 서 웅크리고 자고 있는 게 분명했다. 바깥에서 마법부 차를 기다리고 있던 위즐리 씨가 고개를 쑥 들이밀었다. "도착했다." 그가 말했다. "해리, 어서 타거라." 위즐리 씨가 해리를 짧은 보도를 지나 두 대의 초록색 구식 자동차 중 첫 번째 차 쪽으로 걸어가게 했다. 차를 몰고 온 마법사들은 에메랄드빛 우단 신사복을 입고 있었 는데 주위를 슬쩍슬쩍 엿보며 왠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에 타거라, 해리." 위즐리 씨가 사람들이 북적대는 거리를 이쪽저쪽 흘끗 쳐다보 았다. 해리가 차 뒷자리로 들어가자마자, 헤르미온느와 론, 그리고 론이 질색하는 퍼시가 올라탔다. 킹스 크로스로 가는 여행은 해리가 구조 버스를 탔을 때보다 굉장히 덜커덩거렸다. 마법부의 차들은 겉보기는 평범해 보였지만, 해리는 그것들이 버논 이모부의 새로운 회 사 차였다면 확실히 지나갈 수 없었을 틈새로 미끄러지듯 술술 잘 빠져나가고 있다는 걸 아아챘다. 그들은 기차가 출발하기 20분쯤전에 킹스 크로스 역에 도착했다. 차가 멈 춰서자마자 마법부의 운전사들은 직접 손수레를 가져와 가방들을 실어주고는 위즐리 씨에게 인사를 한 뒤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신기하게도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 의 긴 행렬 제일 앞으로 끼어 들어가 멀어져 갔다. 위즐리 씨는 역으로 들어가는 동안 내내 해리에게 바짝 붙어서 있었다. "자, 그럼."그가 일행을 둘러보며 말했다. "인원이 너무 많으니까, 둘씩 짝지어서 들어 가도록 하자. 난 해리와 먼저 가도록 하마." 위즐리 씨는 해리의 손수레를 밀고 9번과 10번 승강장 사이의 개찰구 쪽으로 성큼성 큼 걸어가면서도 때마침9번 승강장에 도착한 머글들의 기차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해리를 한번 바라보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개찰고에 기대 섰다. 해리도 똑같이 했다. 잠시 뒤, 그들은 단단한 금속을 뚫고 지나가 9와 3/4번 승강장 위로 나왔다. 고개를 들자 진홍색 증기기관차인 호그와트급행 열차가 아이들을 배웅하려고 나온 마녀와 마 법사들로 가득 찬 승강장 위로 연신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게 보였다. 그때 해리 뒤에 있는 벽을 뚫고 퍼시와 지니가 나타났다. 그들은 개찰구까지 뛰어서 왔던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피네로프다!" 머리를 매만지는 퍼시의 얼굴이 금세 핑크빛으로 불들었다. 지니와 해리의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퍼시가 빛나는 배지가 잘 보이도록 가슴을 쑥 내밀고 구 불구불한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자아이에게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둘 다 돌 아서서 킥킥대며 웃었다. 나머지 위즐리 가족과 헤르미온느마저 다 도착하자, 해리와론은 사람들이 꽉꽉 들어 찬 객실들을 지나 기차 맨 끝에 있는 텅 빈 것 같은 객차로 갔다. 그들은 그 위로 가방 들을 싣고 헤드위그와 크룩생크를 그물 선반에 올려놓은 뒤 위즐리 부부에게 작별 인 사를 하러 다시 밖으로 나갔다. 위즐리 부인이 모든 자녀들에 이어 헤르미온느와 해리에게 도 입을 맞추었다. 그는 좀 당황했지만 그녀가 꼭 안아주기까지 하자 너무 기뻤다. "몸조심해라. 알았지, 해리?" 그녀가 똑바로 서며 말했다. 그녀의 눈이 이상하게 반짝 거렸다. 그녀가 커다란 핸드백을 열며 말했다. "내가 샌드위치를 만들었단다.... 옜다, 론.... 아니, 이번엔 소금에 절인 쇠고기 샌드위치가 아니란다.... 프레드? 프레드 어딨니? 옜다, 얘야...." "해리." 위즐리 씨가 그를 조용히 불렀다. "잠깐 이리로 오너라." 그가 고개로 기둥을 가리키자, 해리가 위즐리 부인 주위에 모여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서 슬쩍 빠져 나와 그를 따라 기둥뒤로 갔다. "떠나기 전에 네게 꼭 할말이 있단다-" 위즐리 씨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씀 안하셔도 돼요, 아저씨." 해리가 말했다. "이미 알고 있어요." "안다구? 어떻게 말이니?" "저-어- 어젯밤에 아줌마와 하시는 얘기 다 들었어요. 듣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해 리가 얼른 덧붙였다. "죄송해요-" "그런 식으로 알게 해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구나." 위즐리씨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 며 말했다. "아니에요- 솔직히, 저는 괜찮아요. 이렇게 된 게 차라리 잘되었어요. 아저씬 퍼지 장 관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으셨고, 전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았잖아요." "해리, 많이 놀랐겠구나-" "아니에요." 해리가 진정으로 말했다. "정말이에요." 위즐리씨가 믿지 않는 것 같아 보였으므로 그가 얼른 덧붙였다. "영웅이 되려는 게 아니라, 전 시리우스 블랙이 볼드 모트보다 더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안 그런가요?" 위즐리 씨는 그 이름을 듣고 움찔했지만 무시해버렸다. "해리, 난 네가 퍼지 장관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한 아이라는 걸 알고 있기는 했지 만, 네가 겁을 먹지 않았다니 어쨌든 정말 다행이구나. 하지만-" "아서!" 위즐리 부인이 아이들을 기차에 태우면서 소리쳤다. "아서,뭐하세요? 기차가 출발하려고 해요!" "곧 가리다, 몰리!" 위즐리 씨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해리에게 돌아서서 더 낮고 다급한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잘 듣거라.네가 이것만은 약속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말 잘 듣고 성에 얌전히 있으라구요?" 해리가 침울하게 말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위즐리 씨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해리, 블랙을 찾아 나서지 않겠다고 내게 맹세하거라." 해리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시끄러운 휘파람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다. 차장들이 기차를 따라 걸어가며 문들을 쾅 쾅 닫고 있었다. "약속해라, 해리." 위즐리 씨가 여전히 다급히 말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이다-" "절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을 제가 무엇 때문에 찾아 나서겠어요?" 해리가 딱 잘라 말했다. "무슨 소릴 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라-" "아서, 빨리요!" 위즐리 부인이 소리쳤다. 기차에서 나온 증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기차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해리가 객실 문으로 달려가자 론이 문을 휙 열어제끼고 그가 올라타도록 뒤로 물러섰 다. 그들은 상체를 굽혀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기차가 모퉁이를 돌아 위즐리 부부가 보 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너희들에게만 할말이 있어." 기차가 속도를 내자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비밀 히 말했다. "저리 가, 지니." 론이 야멸차게 말했다. "잘났어, 정말."지니가 골이 나서 이렇게 말하고는 저쪽으로 걸어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복도로 나가 빈 객실을 찾아보았지만 기차 맨 끝에 있는 딱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만원이었다. 그 객실엔 창가에 앉아 쿨쿨 자고 있는 남자 한 명밖에 없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 온느는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문턱에서 우뚝 섰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는 대개 학생 들만 타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여지껏 수레를 밀고 다니며 음식을 파는 마녀 말고는 어른을 본 적이 없었다. 그 낯선 사람은 여기저기 기운 매우 허름한 마법사 망토를입고 있었다. 아주 젊었지 만 연갈색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했다. "누군 거 같니?" 론이 창가에서 가장 먼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문을 닫으며 물었다. "R.J. 루핀 교수야." 론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알아?" "그의 가방에 써 있잖아." 그녀가 그 남자의 머리 위쪽에 있는 선반을 가리키며 대답 했다. 그곳엔 끈으로 여러 겹 교묘하게 꽁꽁 묶은 낡고 자그마한 여행 가방이 하나 있 었는데 한쪽 귀퉁이에 다 벗겨진 글자로 R.J.루핀 교수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무슨 과목을 가르칠까?" 론이 루핀 교수의 창백한 옆얼굴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야 뻔하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빈자리는 딱 하나밖에 없잖아, 안 그래? 어둠의 마법 방어법."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는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이 두 명이나 있었지만, 둘 다 한 해를 겨우 채웠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일자리를 맡으면 불운이 찾아온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 사람은 잘해낼 수 있을까?" 론이 못 미더운 듯 말했다. "웬만한 마녀 하나도 당 해내지 못할 것처럼 생겼잖아, 안 그러니? 그건 그렇구...." 그가 해리에게 고개를 돌렸 다. "네가 우리에게 하려는 말은 뭐니?" 해리는 위즐리 부부의 언쟁과 위즐리 씨가 그에게 막 주의를 주었던 일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론은 굉장히 놀란 것 같았고 헤르미온느는 양손을 입에다 갖다댔다. 그녀가 마침내 손을 내리고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이 널 잡으려고 탈옥했단 말야? 오, 해리...너 정말정말 조심해야겠다. 블랙을 잡는답시고 공연히 재난을 자초하지 말구 말야. 해리-" "뭐라구? 내가 바보니? 재난을 자초하게?" 해리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재난이 날 찾 아다닌다면 모를까." 그들은 해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소식을 더 나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론과 헤르 미온느 모두 그보다 블랙을 훨씬 더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가 아즈카반에서 어떻게 탈옥했는지 아무도 몰라." 론이 불안한 듯 말했다. "과거 엔 아무도 그런 시도를 한 적이 없었대. 더군다나 그는 경비가 가장 철저히 적용된 죄 수였잖아." "하지만 마법부가 반드시 그를 잡을 거야, 안 그러니?"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 다. "내 말은, 마법부가 모든 머글들에게도 그를 경계하도록 주의시켰으니까 말야...." "저 소리는 뭐지?" 론이 갑자기 말했다. 어디선가 어렴풋하게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객실을 빙 둘러보았다. "네 가방에서 나는 소리야,해리." 론이 일어서서 선반으로 다가갔다. 잠시 후 그는 해 리의 짐 속에서 포켓 스니코스코프를 꺼냈다. 그것은 론의 손바닥에서 아주 빠르게 뱅 글뱅글 돌며 찬연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거 스니코스코프니?" 헤르미온느가 흥미로운 듯 더 잘보려고 일어서며 말했다. "그래...하지만 이건 아주 싸구려야." 론이 말했다. "내가 이걸 해리에게 보내려고 에 롤의 다리에 묶고 있을 때도 정신없이 돌아갔었어." "그때 너 못된 짓 하고 있었던 거 아냐?" 헤르미온느가 영리하게 물었다. "아니!글쎄... 난 에롤에게 그런 일을 시키면 안 되긴 했지.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 녀 석은 장거리 여행은 할 수가 없잖아... 하지만 에롤 말고는 내가 해리에게 선물을 보낵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단 말야." "그걸 가방 속에 다시 넣어버려." 스니코스코프가 휙 하고 귀를 찢을 듯한 소리를 내 자 해리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분이 깰 거야." 그가 고개로 루핀 교수 쪽을 가리켰다. 론이 스니코스코프를 버논 이모부의 소름 끼 치는 낡은 양말 속으로 쑤셔 넣어 일단 소리를 좀 죽인 뒤 가방을 닫았다. "호그스미드에 가면 그걸 점검해볼 수 있을 텐데." 론이 자리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신비한 악기 같은 걸 파는 더비시와 뱅스라는 가게에서도 그런 거 팔거든. 프레드와 조지 형이 말해줬어." "너 호그스미드에 대해서 알기나 아니?" 헤르미온느가 핀잔주듯 날카롭게 물었다. " 난 책에서 읽었는데 영국에서 머글이 단 한 명도 없는 마을은 그곳밖에 없대-" "그래, 그럴 거야." 론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말했다. "하지만 내가 가고 싶어하는 건 그것 때문이 아냐. 난 그저 허니듀크에 들어가 보고 싶은 것뿐이야!" "그게 뭔데?"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그건 과자가게야." 론이 환상에 잠긴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 가게엔 없는 거 없이 모두 다 있어.... 먹으면 입에서 연기가 나는 고추 꼬마도깨비도 있고, 딸기 무스(거품이 인 크림에 젤라틴,설탕,향료 등을 섞은 냉동 디저트:옮긴이)와 응고된 크림이 들어있는 커다란 초코볼도 있고, 수업 시간에 빨아먹고 있어도 그저 다음엔 물 쓸까 생각하고 있 는 것처럼 보이는,정말 로 맛좋은 깃펜 사탕도 있어-" "더구나 호그스미드는 대단히 흥미로운 곳이야, 그렇지 않니?" 헤르미온느가 열심히 자신의 갱각을 밀어붙였다. "역사적 마법 사적지라는 책에서는 그곳이 1612년의 도깨비 반란 본부였으며,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은 영국에서 유령이 가장 많이 나오는 흉가로 알려져 있어-" "-그리고 빨아먹고 있는 동안 땅 위로 몇 센티미터쯤 둥둥 떠오르게 하는 커다란 샤 베트볼도 있어." 론이 헤르미온느의 말에는 단 한마디도 귀기울이지 않다가 불쑥 말했 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얼굴을 살폈다. "학교에서 벗어나 호그스미드에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겠지." 해리가 맥없이 말했다. "잘 보고 와서 내게 말이나 해줘." "무슨 뜻이니?" 론이 말했다. "난 갈 수 없어. 이모와 이모부가 허가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았어. 그리고 퍼지 장관 도 사인해주려고 하지 않았고 말야." 론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네가 못 가다니? 하지만- 절대 안 되지- 맥고나걸 교수나 누군가가 허락해 줄 거야 -" 해리는 공연하게 웃었다.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담당 교수인 맥고나걸 교수는 매우 엄 격했다. "- 아니면 프레드와 조지에게 부탁할 수도 있어. 그 형들은 성에서 나가는 비밀 통로 들을 다 알고 있잖아-" "론!"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내 생각엔 블랙 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는 동안에 는 해리는 학교에서 몰래 빠져 나가면 안 될 것 같아-" "그래, 내가 허락해달라고 하면 맥고나걸 교수도 바로 그렇게 말할 거야." 해리가 씁 쓸하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해리랑 같이 있으면,"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힘차게 말했다. "블랙이 감히-" "오,론, 헛소리 좀 그만 해."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말을 가로 막았다. "블랙은 혼잡한 거리 한가운데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사람이야. 하물며 우리 같은 꼬마들이 있다 고 그가 해리를 공격하지 못할 것 같니?" 그녀는 말하면서 크룩생크의 바구니 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거 내보내지 마!" 론이 다급히 말했지만 이미 늦고 말앗다. 크룩생크가 바구니에 서 가볍게 뛰어나와 몸을 쭉 펴고 하품을 하고는 론의 무릅 위로 살짝 뛰어올랐다. 그 순간 주머니에 있는 불룩한 것이 후들후들 떨자 그는 화가 나서 크룩생크를 난폭하게 밀어냈다. "저리 가!" "론,그러지 마!" 헤르미온느가 발끈 화를 내며 말했다. 론이 대답하려는 찰나 루핀 교수가 움직였다. 그들은 그가깰까봐 걱정하며 지켜보았 지만, 그는 그저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는 입을 약간 벌린 채 계속 잠을 잤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는 계속해서 북쪽으로 달렸고, 창 밖의 풍경은 점점더 황량해졌 다. 머리 위로 잔뜩 구름들이 몰려오면서 주위가 점점 더 어두워졌다. 학생들은 그들이 앉아 있는 객실 이쪽저쪽으로 뛰어다니고 있었고, 크룩생크는 이제 빈자리에 앉아 짓눌 린 얼굴을 론 쪽으로 돌리고, 노란 눈으로 론의 셔츠 주머니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 다. 오후 1시에 음식을 파는 똥똥한 마녀가 수레를 밀고 그들의 객실 문 앞에 나타났다. "저분을 깨워야 할까?" 론이 고개로 루핀 교수를 가리키며 어색하게 물었다. "뭘 좀 먹어야 할 것처럼 생겼잖아." 헤르미온느가 조심스럽게 루핀 교수에게로 다가갔다. "저- 교수님?" 그녀가 나직이 불렀다. "죄송한데요- 교수님?" 그러나 그는 여전히 꼼짝도 않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걱정 마라, 얘야." 그 마녀가 해리에게 커다란 냄비 모양의 케이크를 건네며 말했다. "그분이 깨어났을 때 시장하다고 하면, 난 기관사와 함께 저 앞에 있을 테니까 걱정 말 고 와서 말하렴." "잠자는 거 맞아?" 마녀가 객실 문을 스르르 닫자 론이 조용히 물었다. "내 말은 - 그가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아냐,아냐, 숨쉬고 있잖아." 헤르미온느가 해리가 넘겨 준 냄비 모양의 케이크를 받 으며 속삭였다. 동석하기에 썩 좋은 상대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객실에 루핀 교수가 있다는 사실은 나름대로 유용하기도 했다. 어느덧 오후가 반쯤 지나가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서 창 밖의 완만한 야산들이 시야에 흐릿하게 보였을 때, 복도에서 다시 발짝 소리가 들리더니, 그들 세 사람 모두가 가장 좋아하지 않는 녀석들이 문 앞에 나타났다. 드레 이코 말포가 단짝 친구들인 빈센트 크레이브와 그레고리 고일을 양쪽에 하나씩 끼고 들이닥쳤다. 드레이코 말포이와 해리는 호그와 트로 가는 첫 기찻간에서 만난 이후 죽 사이가 좋 지 않았다. 말포이는 핏기가 하나도 없는 뾰족한 얼굴에 늘 냉소적인 아이로 슬리데린 기숙사에 있었다. 그는 슬리데린의 퀴디치 팀에서 해리가 그리핀도르 팀에서 맡고 있는 것과 똑같은 위치인 수색꾼을 맡고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은 말포이가 시키는 건 무 엇이든 하는 아이들로 둘 다 체격이 크고 근육질이었다. 크레이브는 키가 더 컸으며 아 주 굵은 목에 푸딩 그릇처럼 생긴 헤어스타일을 반 반면, 고일은 짧고 곤두선 머리카락 에 고릴라처럼 긴 팔을 갖고 있었다. "이게 누구야." 말포이가 객실 문을 잡아당겨 열며, 언제나처럼 느릿느릿한 말투로 아는 체를 했다. "포터와 위즐리로군." 크리이브와 고일이 괴물 트롤처럼 킥킥거렸다. "네 아버지가 마침내 이번 여름에 금을 조금 받았다면서, 위즐리?" 말포이가 빈정거 렸다. "네 엄마는 혹시 충격으로 돌아가시지 않았니?" 론이 어찌나 빨리 일어났던지 그만 크룩생크의 바구니를 쳐서 바닥으로 넘어뜨리고 말았다. 루핀 교수가 콧김을 내붐었다. "누구니?" 말포이가 루핀 교수를 발견하고 반사적으로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물었 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셔." 해리가 론을 거들 필요가 있을 경우를 생각해 역시 일어서 며 말했다. "그런데 좀전에 너 뭐라고 말했니,말포이?" 말포이의 흐리멍덩한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그는 선생님을 바로 코앞에 두고 싸움 을 걸 정도로 우둔한 아이는 아니었다. "가자," 그는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화를 내며 투덜거린 뒤 그들과 함께 가버렸다. 해리와 론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론이 손마디를 문질렀다. "금년에도 허튼 소리를 자꾸 했다간 말포이 녀석을 가만 두지 않겠어." 그가 성난 얼 굴로 말했다. "정말이야. 녀석이 한번만 더 우리 가족을 비꼬는 말을 했다간 그냥 녀석 의 머리를 잡아서-" 론이 격렬한 몸짓을 해 보였다. "론."헤르미온느가 루핀 교수를 가리키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조심해...." 하지만 루핀 교수는 여전히 곯아떨어져 있었다. 기차가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고 창 밖은 짙은 잿빛으로 변했다. 바깥이 점점 어두컴컴해지자 기차 복도와 천장에 전등이 들어왔다. 기차가 흔들거리고 빗줄기가 창문을 세게 때리고 바람 소리도 요란했지만, 루핀 교수는 깊은 잠에서 깨어 나지 않았다. "거의 다 왔나봐." 론이 루핀 교수 쪽으로 상체를 굽혀 이제는 완전히 새까매진 창문 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차가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좋았어." 론이 일어서서 조심스럽게 루핀 교수 옆으로 걸어가 바깥을 내다보며 말했 다. "배고파 죽겠어. 연회에 빨리 가고 싶어...." "아직 도착할 시간이 아닌데." 헤르미온느가 시계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면 왜 멈추는 거지?" 기차가 점점 더 느려지고 있었다. 기적소리가 사라지자, 창문을 때리는 바람과 빗소 리가 훨씬 더 크게 들렸다. 문에 가장 가까이 있던 해리가 일어서서 복도를 살펴보았다. 아이들이 모두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객실 밖으로 고개를 쑥 내밀고 있었다. 별안간 기차기 덜커덩 하더니 멈춰 섰다. 멀리서 들리는 쿵,쾅 하는 소리로 보아 선 반에서 짐들이 떨어진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모든 전등들이 일제히 다 나가버렸다. 그들은 이제 완전히 암흑 속에 빠져버렸다. "무슨 일이지?" 해리 뒤에서 론의 목소리가 외쳤다. "아야!"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론, 그건 내 발이야!" 해리는 손으로 더듬어 간신히 그의 자리로 다시 가서 앉았다. "엔진이 고장난 게 아닐까?" "몰라...." 끽끽거리는 소리가 났다. 해리는 거무스름한 론의 윤곽이 창문을 조금 다까아내고 밖 을 내다보는 걸 보았다. "밖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어." 론이 말했다.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있는 것 같 아...." 갑자기 객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해리의 다리로 픽 쓰러졌다. "미안해- 너희들 무슨 일인지 아니?- 아야-미안해-" "안녕,네빌." 해리가 어둠 속에서 더듬어 네빌의 망토를 잡고 끌어올리며 말했다. "해리? 너니?무슨 일이니?" "몰라- 앉아-" 시끄러운 쉿 소리와 아파서 깽깽 우는 소리가 들렸다. 네빌이 크룩생크 위에 앉으려 고 했던 것이다. "내가 가서 기관사 아저씨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올게." 해르미온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해리 옆으로 지나가는 가 싶더니, 문이 다시 스르르 열리는 소리가 난 뒤 쿵 하는 소리와 아파서 찡얼대는 소리가 두어 번 드렸다. "거기 누구니?" "거기 누구니?" "지니?" "헤르미온느?" "너 뭐하고 있니?" "론을 찾고 있어-" "들어와서 앉아-" "여기 말고!" 해리가 다금하게 말했다. "난 해리란 말야." "아야!" 네빌이 말했다. "조용히 해라!" 갑자기 어떤 쉰 목소리가 말했다. 루핀 교수가 마침내 깨어난 것 같았다. 그가 있는 곳에서 움직임 소리가 들렸다. 아 무도 말이 없었다. 딸깍딸깍 하는 작은 소리가 나더니 기찻간 안이 환하게 밝아졌다. 루핀 교수가 한줌 의 불꽃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불빛에 비친 얼굴은 잿빛이고 피곤해 보였지 만, 두 눈만은 주위를 경계하는 듯 번득이고 있었다. "모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거라." 그가 역시 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는 불을 앞으로 내밀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러나 루핀 교수가 미처 다다르기도 전에 문이 천천히 스르르 열렸다. 천장까지 우뚝 솟은 망토를 입은 형상 하나가 루핀 교수의 손에 들린 흔들리는 불꽃 의 불빛을 받으며 문간에 서 있었다. 그것의 얼굴은 두건 밑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해리의 눈이 아래쪽으로 향했다. 그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망토에서 손 하나 가 쑥 삐어져 나와 있었는데 희끄무레하게 반짝거리고 있었으며, 꼭 물 속에서 썩어 문 드러진 것처럼 불쾌한 모양에 딱지투성이였다.... 그러나 그건 아주 잠시 동안만 보였을 뿐이었다.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형상이 해 리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손을 갑자기 까만 망토 속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두건을 뒤집어쓴 것이 마치 그 주위에서 공기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빨아 들이기라도 하려는 듯, 가르랑거리며 길고 청천히 숨을 쉬었다. 그들 위로 강렬한 냉기가 휙 스쳐 지나갔다. 해리는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 다. 냉기가 살갗 속으로 스며들었다. 가슴 속으로, 심장 속으로.... 해리는 눈동자가 거꾸로 돌아갔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냉기 속 으로 빠져 들어가도 있는 것 같았다. 점점 더 심연 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귓속에 서는 폭포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곤 멀리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질린 끔찍한 비명소리였다. 누군지는 몰라 도 돕고 싶었다. 그러나 팔을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의 주위에, 그 의 몸 속에, 자욱한 하얀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해리!해리! 괜찮니?" 누군가가 그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었다. "뭐-뭐야?" 해리는 눈을 떴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다시 움직이고 있는지 바닥이 흔들거렸고 전등불은 다시 들어와 있었다. 그의 몸이 의자에서 바닥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렸던 것 같았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옆에서 무릎을 끓고 앉아 있었고, 그들 뒤로 네빌과 루 핀 교수가 지켜보고 있는 게 보였다. 해리는 속이 울렁거렸다. 안경을 다시 잘 쓰려고 손을 올렸을 때, 얼굴에서 식은땀이 만져졌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그를 다시 자리로 끌어올렸다. "괜찮니?" 론이 초조하게 물었다. "응." 해리는 이렇게 말하고는 얼른 문 쪽을 바라보았다. 두건을 쓴 생물은 사라지고 없었다. "무슨 일이었니? 그건 어디로- 그것 말야? 비명을 지른 건 누구였어?" "아무도 비명 지르지 않았어." 론이 더 초조하게 말했다. 해리는 밝은 객실을 휘 둘러보았다. 지니와 네빌 둘 다 창백한 얼굴로 그를 바라고고 있었다. "하지만 난 비명 소리를 들었어-" 별안간 크게 툭 하는 소리가 들려와 그들 모두는 깜짝 놀랐다. 루핀 교수가 커다란 초콜릿 판을 조각조각으로 깨뜨리고 있었다. "옛다." 그가 특히 큰 조각 하나를 해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먹거라. 그러면 좀 괜찮 아질 게다." 해리는 초콜릿을 받기는 했지만 먹지는 않았다. "그게 뭐였죠?" 그가 루핀 교수에게 물었다. "디멘터란다." 루핀이 이제 다른 아이들에게도 초콜릿을 나눠주며 말했다. "아즈카반 에 있은 간수들 가운데 하나지." 모두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루핀 교수는 초콜릿을 쌌던 종이를 구겨서 주머니 속 에 넣었다. "먹거라." 그가 되풀이해서 말했다. "그러면 좀 괜찮아질 개다. 난 기관사에게 가서 말을 좀 해야겠다...." 그러더니 그는 해리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복도로 사라졌다. "정말 괜찮니, 해리?"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물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어.... 무슨 일이었지?" 해리가 얼굴에서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글쎄- 그것이-디멘터가-저기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어. 내 말은, 그러니까- 그런 것 같았다는 거야. 그것의 얼굴은 보지 못했어- 그리고 넌- 넌 -" "네가 발작이나 무 그런 걸 일으켰던 것 같아." 론이 여전히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 "네가 뻣뻣하게 굳어지더니 자리에서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어-" "그러자 루핀 교수가 그 디멘터 쪽으로 걸어가는 요술지팡이를 꺼내더니," 헤르미온 느가 말했다. "'우리는 망토 속에 시리우스 블랙을 숨기고 있지 않으니 가시오'라고 말 했어. 하지만 디멘터가 꼼짝도 하지 않으니까, 루핀 교수가 뭐라고 중얼거렸더. 그리고 그의 지팡이에서 은빛 나는 것이 나와 그것을 쏘니까 그제서야 홱 돌아서서 사라져버 렸어...." "정말 무시무시했어." 네빌이 평상시보다 더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이 들어왔 을 때 몸이 오싹해지는 거 느겼니?" "난 섬뜩한 기분이 들었더." 론이 불편하게 어깨를 움직이며 말했다. "다시는 기분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았어...." 해리만큼이나 상태가 좋지 않은 얼굴로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지니가 훌쩍 훌쩍 울자 헤르미온느가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런데 너희들은 아무도-쓰러지지 않았니?" 해리가 어색하게 물었다. "응."론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해리를 다시 한번 바라보며 말했다. "지니가 몹시 떨기 는 했지만...." 해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마치 지독한 독감에 걸렸다가 회복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힘이 하나도 없고 몸이 으슬으슬 추웠다. 그는 또 창피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 은 멀쩡한데 왜 자신만 그렇게 기절을 했던 걸까? 루핀 교수가 돌아왔다. 그는 객실로 들어서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초콜릿에 독약이라도 넣었을까봐 겁나니...." 해리가 한입을 베어먹자 놀랍게도 갑자기 손끝 발끝까지 온기가 좍 퍼졌다. "이제 10분 후면 호그와트에 도착할 게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괜찮니,해리?" 해리는 루핀 교수가 그의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 묻지 않았다. "괜찮아요." 그가 당황해서 중얼거렸다. 그들은 호그와트에 도착할 때까지 그다지 많이 말하지 않았다. 마침내 호그스미드 역 에서 기차가 멈춰 서자, 서로 먼저 나라겨고 난장판이 되었다. 부엉이들은 부엉부엉 울 어대고, 고양이들은 야옹야옹거렸으며, 네빌의 애완용 두꺼비는 그의 모자 밑에서 시끄 럽게 꽉꽉거렸다. 장대 같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어서인지 자그마한 승강장 은 몹시 추웠다. "1학년생들은 이쪽으로!"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외쳤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 느가 뒤돌아보니 승강장 저쪽 끝에 커다란 해그리드의 윤곽이 보였다. 그는 잔뜩 겁먹 고 있는 것같은 신입생들을 호수를 건너 호그와트 성까지 인솔해 가기위해 손짓을 해 서 불러모으고 있었다. "안녕, 니들 셋 다 잘 쟀니?" 해그리드가 모여있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외쳤다. 그들 은 그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주위에 몰려있는 사람들 때문에 몸이 자꾸 밀려났으므로 그에게 말할 기회는 없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다른 학생들을 따라 승강장을 지나 질척질척한 작은 길로 나왔다. 그곳에는 100대는 돼어 보이는 역마차들이 1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 해리의 상상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그 들이 마차에 올라타고 문을 닫자마자 마차들이 저절로 열을지어 출발한 것으로 보아 보이지 않는 말이 끌고 있는 것 같았다. 마차에서는 곰팡이와 지푸라기 냄새가 약간 났다. 해리는 초콜릿을 먹은 이후 좀 나 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가 또다시 쓰러지기라도 할까봐 겁나는지 계속해서 흘금흘금 쳐다보았다. 마차가 낼개 달린 멧돼지들이 조각된 돌기둥들이 세워져 있는 훌륭하게 꾸며진 성의 철문 쪽으로 굴러갈 때, 해리는 더커다란 두건을 쓴 디멘터 두 명이 문 양쪽에서 보초 를 서고 있는 걸 보았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냉기가 다시 한번 그를 빨아들이는 것 같 았다. 그는 울퉁불퉁한 자리에 비스듬히 앉아 성문을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마차는 성까지 올라가는 긴 오르막길에서 속도를 더 냈다. 헤르미온느는 작은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많은 탑들이 점점 더 가까이 오는 걸 지켜보았다. 마침내 마차가 앞뒤로 한번 흔들 하며 멈춰 서자 헤르미온느와 론이 잽싸게 내렸다. 마차에서 내려서자,해리의 귓가에 질질 끄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 기절했었다며, 포터? 롱바텀이 한 말이 정말이니? 너 정말 기절했었니?"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팔꿈치로 밀어 헤치고 성으로 올라가는 돌 계단 쪽으로 가려 지는 해리를 막아섰다. 그는 기분이 좋아 보였으며 작은 눈은 심술궂게 반짝이고 있었 다. "저리 꺼져,말포이." 론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도 기절했었니, 위즐리?" 말포이가 큰소리로 물었다."그 무시무시한 늙은 디멘터 가 너도 노래켰니,위즐리?" "무슨 문제 있니?" 온화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음 마차에서 루핀 교수가 막 내린 것 이었다. 말포이가 누덕누덕 기운 망토를 입고 찌그러진 가방을 들고 있는 루핀 교수릴 경멸 하는 눈초리로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약간 빈정거리는 말투로 "아,아니에요-저-교수님 " 이라고 말하고 나서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능글맞게 웃어 보인 뒤 앞장서서 계단을 올라가 성으로 들어갔다. 헤르미온느가 론의 뒤에서 얼른 올라가라고 쿡쿡 찔렀으므로, 그들 셋은 떼지어 계단 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커다란 오크 문을 지나 동굴 같은 현관 안의 홀로 들 어갔다. 홀에는 활활 타오르는 횃불들로 밝혀져 있었고 이층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대리 석 계단이 있었다. 오른쪽에는 연회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져 있었다. 해리는 사람들을 따라 그곳으 로 향했다. 그들이 까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마법에 걸린 천장을 흘끗 보았 을 때 어떤 목소리가 외쳤다."포터! 그레인저! 정말 보고 싶었단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깜짝 놀라서 홱 돌아섰다. 변신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그리 핀도르 기숙사의 담당 교수인 맥고나걸 교수가 사람들 머리 위로 큰소리로 말하고 있 었다. 그녀는 머리를 돌돌 말아 올린 엄격해 보이는 마녀였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에는 사각 안경이 끼어져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언제나 해리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 이 들게 했으므로 그는 왠지 불길한 기분을 느끼며 그녀에게로 나아갔다. "그렇게 걱정스러운 표정 지을 필요 없다- 그저 내 사무실 에서 잠시 말을 나누고 싶은 것뿐이니까." 그녀가 그들에게 유쾌하게 말했다. "위즐리는 가도 좋다." 론은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데리고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는 사람 들로부터 멀어지는 걸 빤히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녀와 함께 현관 안의 홀을 가로질러가 대리석 계단을 올라간 뒤 복도를 따 라갔다. 따뜻한 난로가 피워져 있는 자그마한 사무실로 들어가자, 맥고나걸 교수가 해리와 헤 르미온느에게 앉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책상 뒤로 가서 앉더니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루핀 교수가 미리 부엉이를 보내 네가 기차에서 아팠다고 말해주었단다. 포터." 해리가 미처 답변하기도 전에,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나더니 간호사인 폼프리 부인이 부산을 떨며 들어왔다. 해리는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기절한 것도 창피한데, 여러 사람을 신경 쓰게 한 게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전 괜찮아요." 그가 말했다. "전 아무 것도 필요 없어요-" "아,너로구나?" 폼프리 부인이 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허리를 굽혀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너 또 위험한 일 저지른 거 아니니?" "디멘터 때문이에요, 폼프리 부인." 멕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러더니 그들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주고받았다. 폼프리 부인이 못마땅한 듯 혀를 끌 끌 찼다. "디멘터들을 학교 주변에 배치하다니." 그녀가 해리의 머리 뒤쪽을 누르고 이마를 짚 어보며 투덜거렸다. "앞으로 이런 일 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단다. 그래, 디멘터들 은 온통 차갑고 끈적끈적하지. 끔찍한 것들이야. 그런데 몸이 허약한 사람들이 그것을 보게 되면-" "전 허약하지 않아요!" 해리가 뿌루퉁하게 말했다. "물론 넌 그렇지 않지." 품프리 부인이 이제 그의 맥박을 짚으며 멍하니 말했다. "어때요?" 맥고나걸 교수가 똑 부러지는 말씨로 물었다. "장기 요양을 해야 하나요? 오늘 밤은 병동에서 보내야 하나요?" "전 괜찮아요!" 해리가 펄쩍 뛰며 말했다. 그가 병동에 입원 해야만 한다는 걸 드레 이코 말포이가 듣는다면 뭐라고 할까 생각하자 몹시 괴로웠다. "글쎄, 하다 못하면 초콜릿이라도 좀 먹어야 할 거예요." 품프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 는 이제 해리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미 조금 먹었어요." 해리가 말했다. "루핀 교수님이 주셨거든요. 저희들 모두에게 주셨어요." "그랬니?" 폼프리 부인이 만족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마침내 치료법을 제대로 알 고 있는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을 모시게 되었근요?" "정말 괜찮니,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확인하듯 물었다. "네."해리가 대답했다. "좋다. 그럼 난 그레인저와 시간표에 대해 몇 마디 나눌 말이 있으니 잠깐 밖에서 기 다리거라. 그리고 함께 연회장에 가도록 하자." 해리는 품프리 부인과 다시 복도로 나갔다. 그녀는 혼자말로 무라 중얼거리며 병동을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매우 기쁜 표정으로 맥고나걸 교수와 함께 나타 났고, 그들 셋은 다시 대리석 계단을 내려가 연회장으로 갔다. 연회장에는 끈이 뾰족한 까만 모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길다란 기숙사 테이블마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수천 개의 촛불불빛을 받으며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엉클어 진 하얀머리의 키작은 마법사인 플리트윅 교수가 아주 오래된 모자와 다리가 세 개 달 린 의자를 들고 홀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헤르미온느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숙사 배정식이 벌써 끝났나봐!" 호그와트의 신입생들은 마법의 분류 모자를 쓰고 앉으면, 모자가 그리핀도르, 래번클 로, 후플푸프, 혹은 슬리데린 중에서 그 애에게 가장 접합한 기숙사를 큰소리로 알려주 게 되어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선생님들이 앉아있는 상석의 빈자리로 성큼성큼 걸어 갔고,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될 수 있는 대로 조용히 그리핀도르 테이블이 있는 반대 방 향 쪽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연회장 뒤로 지나가자 아이들 대부분이 그들을 바라보았 고, 몇 명은 손가락으로 해리를 가리키기도 했다. 그가 디멘터 앞에서 기절했다는 얘기 가 그렇게 빨리 퍼진 걸까? 그와 헤르미온느는 그들의 자리를 맡아둔 론의 양쪽에 앉았다. "무슨 일이니?" 그가 해리에게 비밀히 물었다. 해리가 작은 소리로 설명하기 시작하려는 순간 교장선생님이 연설을 하기 위해 일어 섰으므로 그는 하려던 말을 그만두었다. 덤블도어 교수는 매우 늙었지만 항상 힘이 넘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는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긴 은빛 머리와 수염에다 반달 모양의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코는 아주 심하게 구부러져 있었다. 그가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 마법사라는 생각은 해리가 그를 매우 존경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구라도 알버스 덤블도어를 신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학생들에게 환히 미소 짓는 모습을 보자, 해리는 기차 객실로 디멘터가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진정으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느꼈다. "환영합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의 수염이 촛불 불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 호그와트에서 또 한 해를 보내게 된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몇 마디 할까 합니다. 그리고 그중 한 가지는 매우 심각한 일이므로, 여러분들이 맛있는 음식에 정신 을 팔기 전에 빨리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목을 가다듬더니 계속했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가 수색당한 뒤 여 러분들 모두 눈치 챘겠지만, 우리 학교에는 마법부의 일로 현재 아즈카반의 디멘터 몇 명이 와 있습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해리는 덤블도어 교수가 디멘터들이 학교를 지키는 것에 대 해 탐탁히 여기지 않는다는 위즐리 씨의 말이 떠올랐다. "그들은 정원의 입구마다 배치되어 있습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계속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은 누구도 허락 없이 학교에서 나가선 안 된다는 것을 명백히 해두고 자 합니다. 디멘터들은 속임수나 변장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투 명 망토에도 말입니다." 그가 차분하게 덧붙이자, 해리와 론은 서로 흘끗 바라보았다. " 디멘터는 탄원이나 변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여러분들을 해칠 동기를 제공하지 말 것을 모두에게 경고해두고 싶습니다. 반장들과 새 전교 회장은 어 떤 학생도 디멘터들과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랍니다." 해리와 몇 자리 떨어져 앉아있던 퍼시가 가슴을 쫙 펴고 인상적으로 주위를 휘 둘러 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도 다시 한번 말을 멈추더니 아주 진지하게 홀을 둘러보았다. 움 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좀더 즐거운 소식을 전해드려야겠군요." 그가 계속했다. "금년에 우리 학교에 두 분 의 새로운 선생님이 오시게 되었습니다. 우선 루핀 교수님은 어둠의 마법 방어법 과목 을 맡아주시는 데 흔쾌히 동의해 주셨습니다." 해리를 포함해 루핀 교수와 기차 객실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만이 열성적으로 박수를 쳤을 뿐, 여기저기서 다소 마지못해 하는 박소 소리가 산발적으로 토져 나왔다. 루핀 교수는 말쑥한 망토를 입고 있는 다른 선생님들 옆에 있어서인지 더욱더 초라해 보였 다. "스네이프 교수 좀 봐!"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마법의 약 선생님인 스네이프 교수는 루핀 교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스네이프 교수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 과목을 맡고 싶어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 지만, 스네이프 교수를 굉장히 싫어하는 해리조차도 그의 갸름하고 누르스름한 얼굴이 심하게 찡그려지는 걸 보자 깜짝 놀랐다. 그 표정이 분노를 넘어 혐오에 가까웠기 때문 이었다. 해리는 그 표정만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를 볼 때마 다 늘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새로 오신 또 한분의 선생님을 소개해야겠군요." 루핀 교수에 대한 냉담한 반응이 사라져갈 즈음 덤블도어 교수가 계속했다. "아, 그전에 한 가지 알려드려야 할 일이 있 습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의 선생님이신 케틀번 교수께서 유감스럽게도 그나마 남 아있는 여생을 좀더 편히 지내시기 위해 작년 말에 퇴직하셨습니다. 그러나 기쁘게도 그의 자리를 루베우스 해그리드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냥터지기 일과 더불어 이 교사직을 맡는 데 동의해 주었습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어리벙벙한 얼굴로 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그들 도 곧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박수 갈채는 특히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 요란하게 들렸 다. 해리는 해그리드를 바라보았다. 그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뒤얽혀있는 시커먼 수염 밑으로 아무도 몰래 씩 웃으며 자신의 커다란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우리가 왜 몰랐지!" 론이 테이블을 쾅 치며 고함을 쳤다. "우리에게 덥석덥석 깨 무는 책을 사라고 할 사람이 누가 또 있겠어?" 이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만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들이 마침내 박수 치는 걸 멈 추자,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해그리드는 식탁보만 한 손수건으로 눈을 닦고 있었다. "자 중요한 얘기는 그게 다인 것 같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이제 연회를 시 작합시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들은 앞에 있던 황금 접시와 잔에 음식과 음료가 그득 히 채워졌다. 음식을 보자 해리는 갑자기 시장기가 동해 손에 닿는 건 닥치는 대로 담 아서 먹기 시작했다. 음식은 굉장히 맛있었다. 연회장 가득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나이프와 포크 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러나 연회가 얼른 끝나 길 바랐다. 해그리드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선생님이 된다 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완전히 자격이 갖춰진 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 때문에 3학년 때 호그와트에서 쫓 겨났었다. 작년에 해그리드의 결백을 입증해 주었던 사람들이 바로 해리와 론과 헤르미 온느였다. 마침내, 황금 접시에 조금 남아 있던 호박 타트(과일 등을 얹거나 속에 넣은 작은 파 이:옮긴이)마저 다 없어졌을 때, 덤블도어 교수가 자러 갈 시간이 되었음을 알렸고, 그 들은 그제서야 해그리드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축하해요,해그리드!" 선생님이 앉아 있는 상석에 도착하자 헤르미온느가 울먹이며 말했다. "다 너희들 셋 덕분이야." 해그리드가 그들을 올려다보면서 손수건으로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믿을 수가 없어....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 덤블도어 교수 는.... 케틀번 교수에게서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뒤 곧장 오두막으로 날 찾아오셨어.... 그건 내가 항상 원했던 일이었거든...." 감정이 북받쳐 그가 얼굴을 손수건에 묻자,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에게 그만 가라고 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줄줄이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가 는 그리핀도르 아이들 사 이에 끼었다. 이제 매우 지쳐있었지만, 그들은 더 많은 복도와 계속해서 나오는 계단을 지나 그리핀도르 탑으로 들어가는 비밀 입구에 도착했다. 핑크빛 드레스를 입은 뚱뚱한 여인의 커다란 초상화가 그들에게 물었다. "암호?" "자, 빨리 가도록 합시다!" 퍼시가 모여있는 사람들 뒤에서 소리쳤다. "새 암호는 '포 르투나 소령'이야!" "끔찍해!" 네빌이 애처롭게 말했다. 그는 언제나 암호를 까먹기가 일쑤였다. 초상화 구멍을 지나 학생 휴게실을 가로질러간 뒤, 여학생들 과 남학생들은 갈라져서 각기 다른 계단으로 올라갔다. 해리는 다시 돌아온 게 너무 기쁘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들은 다섯 개의 침대가 놓여 있는 동그란 기숙사 방에 도달했고, 해 리는 주위를 휘 둘러보며 마침내 집에 왔다고 생각했다. @ff 갈고리 발톱과 찻잎 다음날 아침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연회장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것은 드레이코 말포이였다. 그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로 슬리데 린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지나가자 말포이가 우스꽝스럽게 졸도하는 흉내를 냈다. 큰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무시해버려." 해리 바로 뒤에 있던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냥 무시해. 신경 쓸 가 치도 없어...." "야, 포터!" 원숭이처럼 생긴 슬리데린의 한 여자아이가 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 팬 시 파킨슨이었다. "포터! 디멘터들이 오고 있어,포터!우우우우우!" 해리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가조 조지 위즐리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3학년의 새 시간표야." 조지가 시간표를 나눠주며 말했다. "너 왜 그러니,해리?" "말포이 녀석 때문이지 뭐." 론이 조지 맞은편에 앉으면서 슬리데린 테이블 쪽을 노 려보며 말했다. 조지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마침 말포이는 또다시 겁에 질려 기절하는 척하는 흉 내를 내고 있었다. "저 쥐새끼 같은 녀석이." 그가 차갑게 말했다. "저 녁석 어젯밤에 디멘터들이 기차 에 왔을 때는 무서워서 벌벌 떨더니만, 녀석이 겁에 질려 우리 객실 안으로 달려 들어 왔었어. 안그래,그레드?" "거의 오줌을 싸기 직전이었지." 프레드가 말포이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며 말 했다. "하여간 기분은 매우 좋지 않아." 조지가 말했다. "정말 끔찍한 것들이야, 디멘터들 말야..." "몸 속까지 얼어붙게 한다니까, 안 그래?" 프레드가 말했다. "하지만 형은 기절하지 않았잖아, 그렇지?" 해리가 침울하게 말했다. "잊어버려, 해리." 조지가 기운을 돋우어 주며 말했다. "아빠도 아즈카반에 한번 가신 적 있잖아. 기억나, 프레드? 아빠는 그렇게 끔찍한 곳은 처음 가봤다고 하셨어. 힘이 하 나도 없이 부들부들 떨며 돌아오셨지.... 디멘터들은 누구에게서든 행복을 빨아들인다잖 아. 대부분의 죄수들은 그곳에서 미쳐버리고 만대." "어쨌든 말포이 녀석이 첫 퀴디치 시합이 끝난 뒤 얼마나 행복한 표정을 짓는지 두 고보자구." 프레드가 말했다. "그리핀도르 대 슬리데린. 이번 시즌 첫 경기 말야, 잊지 않았지?" 해리와 말포이가 완패를 당했었다. 해리는 기분이 약간 좋아지는 걸 느끼며, 소시지 와 튀긴 토마토를 한입 먹었다. 헤르미온느는 새 시간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좋았어. 오늘 새로운 과목들의 첫 수업이 있네." 그녀가 유쾌하게 말했다. "헤르미온느," 론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대충 훑어본 뒤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시 간표를 그렇게 엉망으로 짜 놓다니. 이것 봐- 하루에 10과목이나 듣게 되어 있어. 시간 이 부족해." "이럭저럭 해나갈 수 있어. 맥고날 교수와 다 이야기해 두었어." "하지만 봐." 론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오전만 해도9시에 점술이 있는데 바로 밑에 또 9시에 머글 연구가 있잖아, 그리고." 론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더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시간표를 들여다보았다. "봐- 그 밑에 또 산술점 9시. 내 말은 헤르미온느 네가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그건 불가능하단 뜻이야.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어떻게 한번에 세 과목을 들을 수 있니?" "바보 같은 소리 마." 헤르미온느가 쌀쌀맞게 말했다. "난 물론 한번에 세 과목을 듣 지는 않을 거야." "그러면-" "마멀레이드 잼이나 줘." 해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오,론, 내 시간표가 조금 빡빡한들 네가 무슨 상관이니?"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쏘 아붙였다. "말했잖아, 맥고나걸 교수와 다 처리해 두었다구." 바로 그때, 연회장으로 해그리드가 들어왔다. 긴 두더지가죽 코트를 입은 그의 커다 란 손에서는 죽은 긴털족제비가 맥없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안녕?" 그가 선생님들이 앉는 상석으로 가다가 멈춰 서서 반갑게 말했다. "내 첫 수 업에 꼭 들어와! 점심 시간 직후야! 새벽5시부터 일어나서 수업 준비를 다 해두었어.... 잘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야... 내가 선생이라니... 솔직히...." 그는 그들에게 환하게 씩 웃어 보이고는 여적히 긴털족제비를 흔들며 상석으로 향했 다. "해그리드가 어떤 준비를 해두었을지 궁금한데?" 론이 걱정 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들이 1교시 수업을 받으러 나가자 연회장이 점점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론은 자 신의 시간표를 살폈다. "이제 가는 게 좋겠어. 점술 수업은 북쪽 탑 꼭대기에서 있잖아. 거기까지 가려면 10 은 걸릴거야...." 그들은 허겁지겁 아침 식사를 마치고 프레드와 조지에게 인사한 뒤 걸어나왔다. 그들 이 슬리데린 테이블을 지나갈 때, 말포이가 또 한번 졸도하는 흉내를 냈다. 해리가 연 회장 밖으로 나올 때까지 옷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성을 지나 북쪽 탑으로 가는 길은 꽤 멀었다. 호그와트에서 2년을 보냈어도 그들은 성에 대해 모든 걸 알지는 못했고, 더욱이 북쪽 탑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틀림없이 - 지름길이 -있을 텐데." 길게 나 있는 일곱번째 계단을 겨우 올라가 생소 한 층계참으로 나왔을 때 론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곳에는 돌 벽에 걸린 꾸밈없이 그린 커다란 초원 그림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쪽인 것 같은데." 헤르미온느가 오른쪽으로 난 텅 빈 복도를 주의해서 보며 말했 다. "그럴 리가 없어." 론이 말했다. "거긴 남쪽이야. 저것 봐, 창밖에 호수가 조금 보이잖 아...." 해리는 그림을 살펴보고 있었다. 살이 통통하게 찐 얼룩덜룩한 회색빛 조랑말 한 마 리가 막 초원 위로 느릿느릿 걸어 들어와서는 무심히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해리는 호 그와트 벽에 걸린 그림 속에 있는 피사체들이 그림틀에서 빠져 나가 이리저리 돌아다 니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는 했지만, 늘 그것을 지켜보는 걸 즐겼다. 잠시 후, 갑옷을 입 은 땅딸막한 기사 하나가 절거덕거리며 그의 조랑말을 따라 그림 속으로 들어왔다. 갑 옷 무릎에 풀물이 든 걸로 보아 말에서 금방 떨어진 게 분명했다. "아니!"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보고 소리쳤다. "이녀석들은 뭐야. 내 땅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혹시 내가 넘어진걸 비웃으러 온 거 아냐? 칼을 뽑아, 이 녀석들 아!" 그 자그마한 기사가 칼집에서 칼을 꺼내고는, 화가 나서 위아래로 뛰어다니며 난폭하 게 휘둘러댔다. 그러나 칼이 너무 길었던지 거칠게 한번 휘두르자마자 그가 중심을 잃 고 잔디위로 엎어졌다. "괜찮으세요?" 해리가 그림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물러서. 이 야비한 허풍선이야!물러서란 말야. 이 악당 같으니라구!" 기사가 칼을 다시 잡더니 그것으로 몸을 지탱하고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칼날이 잔디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는지 아무리 뽑아내려고 해도 칼은 쉽사리 나오지가 않았다. 결국 잔디밭 위로 벌렁 나가떨어진 기사는 투구를 밀어올리고 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 을 훔쳤다. "저기요." 해리는 기사가 기진맥진한 틈을 타서 얼른 말했다. "저희들은 북쪽 탑을 찾고 있는데, 혹시 길 아세요?" "오, 탐험가들이로군!" 기사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러지는 것 같았다. 그가 절거덕걸 리며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나를 따르시오, 친구들이여. 목적지에 도달하든지 아니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다가 용감하게 죽어갈 것이오." 기사는 또 한번 칼을 힘껏 당겼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이번엔 살찐 조랑말 위에 올 라타려고 하다가 그것마저 실패하자 기사가 이렇게 외쳤다. "그럼 걸어서 갑시다. 모두 앞으로! 앞으로! 그리고 그는 요란하게 절거덕거리며 그림틀 왼쪽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그의 갑옷 소리를 쫒아 급히 복도로 따라갔다. 그들은 가끔씩 그가 앞에 있는 사진 속으로 달려 들어오는 걸 볼수 있었다. "용기를 내시오. 최악의 상태는 아직 오지 않았소!" 기사가 소리치며, 좁다란 나선형 계단의 벽에 걸린 그림 속의 겁먹은 여자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 여자들은 크리놀린 (옛날에 스커트를 부풀게 하기 위해 쓰던 말총 등우로 짠 딱딱한 천:옮긴이)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헉헉대며 꼬불꼬불하게 감겨 올라가는 계단 위로 올라갔 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하게 현기중이 나기 시작했을 때쯤 위에서 중얼거리는 목소리들 이 들렸다.마침내 그 교실에 도착한 것이었다. "잘 가게!" 기사가 이렇게 외치고는, 사악하게 생긴 수도사들의 그림 속으로 머리를 홱 디밀었다. "잘 가게,친구들! 언제든 뛰어난 용사와 강철 같은 체력이 필요하면, 이 캐도간 경에게 찾아오게!" "네,꼭 연락할게요." 기사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론이 중얼거렸다. "머리가 돈 사 람이 필요하면요." 그들이 마지막으로 몇 계단 더 올라가지 아주 작은 층계참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벌 써 학급 아이들이 대부분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주위를 휘 둘러보았다. 이곳은 빠져 나 갈 수 있는 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그때 론이 팔꿈치로 해리를 슬쩍찔러 천장을 가리켰다. 그곳엔 놋쇠 명판이 붙은 동그란 문이 하나 있었다. "사이빌 트릴로니,점술 교사." 해리가 고개를 들어 또박또박 읽었다. "저기로 어떻게 올라 다니지?" 그때 그의 질문에 답변이라도 하듯, 천장문이 덜컥 열리더니 해리의 발 부로 앞으로 은빛 사다리가 내려왔다. 모두 조용해 졌다. "너 먼저 가." 론이 씩 웃으며 말했다. 해리는 제일 먼저 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그가 나온 곳은 지금까지 본 교실 중에서 가장 이상한 곳이었다. 사실 교실이라기보 다는 다락방과 구식 찻집을 섞어놓는것 같은 모양이었다. 안에는 스무 개 정도의 작은 원형 탁자들이 있었고, 주위엔 무명 천을 씌운 안락의자와 불룩한 작은 쿠션들이 놓여 있었다. 또 각 테이블마다 희미한 진홍색 등불로 밝혀져 있었다. 창문에는 모두 커튼이 쳐져 있었고, 전등마다 짙은 빨간색 덮개가 덮여 있었다. 공기는 숨막힐 듯이 후텁지근 했으며, 뭔가가 잔뜩 올려진 선반 밑의 벽난로 불은 구리 주전자에 담긴 메스꺼운 냄새 를 풍기는 액체를 데우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원형 벽을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선반 에는 먼지투성이의 깃털과 쓰다 남은 동강 초들과 너덜너덜한 여러벌의 카드와 수없이 많은 수정 구슬과 많은 찻잔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론이 해리 뒤로 따라 올라왔을 때 학급 아이들이 수군거리며 모여들었다. "선생님은 어디에 있지?" 론이 말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갑자기 부드럽고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들 왔어요." 그 목소리가 말했다. "마침내 현세에서 만나게 되다니 정말로 기쁘군 요." 언뜻 보기에 꼭 번득거리는 커다란 곤충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다름 아닌 트릴로니 교 수였다. 트릴로니 교수가 난로 불빛쪽으로 움직이자, 그들은 그녀가 매우 말랐다는 걸 알았다. 커다란 안경 때문에 눈은 원래 크기보다 몇 배나 더 커 보였다. 그녀는 반짝반 짝 빛나는 금사 숄을 두르고 있었다. 또 가늘고 긴 목에는 수많은 목걸이와 구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팔과 손에는 팔찌와 반지들이 잔뜩 끼어져 있었다. 앉아요,앉아." 그녀가 말했다. 그들 모두 어색하게 안락의자로 올라가거나 두꺼운 쿠 션에 주저앉았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원형 탁자에 함께 둘러앉았다. "점술 수업 시간에 온 걸 환영해요." 트릴로니 교수가 벽난로 옆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난 트릴로니 교수입니다. 여러분들은 날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르겠군 요. 활기가 넘치는 저 혼잡한 학교로 너무 자주 내려가면 내 영적인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 같아서 그곳엔 잘 가지 않죠." 이 이상한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트릴로니 교수는 숄을 우아하게 다시 휙 두 른 뒤 계속 말했다. "여러분들이 선택한 점술은 모든 마법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입 니다.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러분 스스로에게 통찰력이 없다면, 내가 가르칠 수 있 는게 거의 없다는 점을 미리 경고해두어야겠군요. 지금까지는 책만으로도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었겠지만...." 이 말을 듣자, 해리와 론 모두 씩 웃으며 헤르미온느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과목에서는 책만 읽어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말에 깜짝 놀란 것 같았다. "많은 마녀와 마법사의 쿵 소리를 낸다거나 냄새를 맡거나 갑자기 사라지는 것 같은 분야에서는 재능이 있을지 몰라도, 분명치 않은 미래의 비밀을 꿰뚫어보는 건 잘하지 못합니다." 트릴로니 교수가 반짝이는 커다란 눈으로 긴장하고 있는 얼굴을 죽 둘러보 며 계속했다. "그것은 극소수에게만 부여된 재능입니다. 너,얘야." 그녀가 갑자기 네빌 에게 말했다. 그는 하마터면 쿠션에서 떨어질 뻔했다. "네 할머니는 안녕하시니?" "네.그렇겠지요." 네빌이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라면 그렇게 확신하지는 않을 게다, 얘야." 트릴로니교수가 말했다. 길게 늘 어진 그녀의 에메랄드 귀걸이가 난로 불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네빌은 침을 꿀꺽 삼켰 다. 트릴로니교수가 차분하게 계속했다. "우린 금년엔 점술의 기본 방법들만 공부할 것 입니다. 첫 학기는 찻잎을 보고 해독하는 법만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고, 다음 학기엔 손금 보기까지 진도를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얘야," 그녀가 갑자기 패르바티 패틸에게 소리쳤다. "넌 빨간 머리 남자를 조심해야겠구나." 페르바티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바로 뒤에 있는 론을 바라보더니, 의자를 당겨 그에 게서 좀 떨어져 앉았다. "두 번째 학기에는," 트릴로니 교수가 계속했다. "수정 구슬로 들어갈 거예요 - 불을 보고 예언하는 걸 마친다면 말입니다. 불행히도,2월에는 독감이 기승을 부려 나도 목이 잠길 테고 수업에 지장이 좀 있을 것입니다. 부활절 즈음에는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게 되겠네요." 이 말에 모두들 긴장해서 조용해졌지만, 트릴로니 교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 았다. "얘야."그녀가 가장 가까운 의자에 앉아있던 라벤더 브라운을 부르자, 그 애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거기 큰 은 찻주전자 좀 건네줄 수 있 겠니?" 라벤더는 안도한 듯 일어서서 선반에서 가장 큰 찻주전자를 꺼내 트릴로니 교 수 앞에 있는 탁자에 내려놓았다. "고맙다, 얘야. 말이 난 김에 말이지만, 네가 걱정하고 이는 그 일 말이다 - 그건 10 월16일 금요일에 일어날 게다." 그 말을 듣자 라벤더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자,이제 두 명씩 짝을 지어보세요, 선반에서 찻잔을 하나씩 가져오면 그 잔을 채워 주겠어요, 그러면 자리에 앉아서 아주 조금만 남을 때까지 마시세요, 그리고 왼손으로 찻잔을 잡고 세 번 돌린 뒤, 받침 접시에 뒤집어엎고, 남아있는 차가 다 흘러나갈 때까 지 기다리세요. 그리고 짝에게 찻잔을 주어 해독 하도록 하는 거예요. '미래 들여다보 기' 의 5쪽과6쪽을 이용해 찻잎의 모양을 해석해 보세요, 내가 돌아다니며 도와주겠어 요. 오. 얘야."- 그녀가 네빌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 "깰지도 모르니, 이왕이면 파란색으로 골라오겠니? 난 핑크빛을 좋아하거든." 아니나 다를까, 네빌이 찻잔 선반에 다가가자마자 땡그랑 하고 도자기 깨지는 소리가 났다. 트릴로니 교수가 쓰레받기와 빗자로를 들고 급히 그에게로 다가가서 말했다. "웬 만하면, 예야, 파란 거로 하거라.... 고맙구나..." 해리와 론은 찻잔에 차를 담은 뒤, 탁자로 돌아가 뜨거운 차를 얼른 마셨다. 그리고 트릴로니 교수가 가르쳐준 대로 조금남은 찻잔을 세 번 돌린 뒤, 차를 비워내고 서로 맞바꾸었다. "좋아." 책의 5쪽과6쪽을 펼치면서 론이 말했다. "내 찻잔에서 뭐가 보이니?" "흠뻑 젖은 갈색 물질이 보여." 해리가 말했다. 교실에서 풍기는 짙은 향내 때문인지 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마음을 넓게 하고 통찰력을 가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트릴로니 교수가 어둠 속에서 외쳤다. 해리는 침착해지려고 애썼다. "좋아, 네 것에는 십자가 같은 구부러진 게 있어...." 그는 '미래 들여다보기' 책을 찾 아보았다. "그건 네가 '시련과 고통'을 겪게 될 거라는 뜻이야 - 미안해- 하지만태양이 있네-잠깐만- 그건 '굉장한 행복'을 의미해... 그러니까 넌 고통은 겪기는 하겠지만 곧 아주 행복해질 거야..." "너의 영적인 판단력이 의심스러위." 론이 말했다. 그들이 숨넘어갈 듯 킥킥대며 웃 자 트릴로니 교수가 빤히 바라보았다. "이번엔 내 차례야...." 론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해리의 찻잔을 뚫어지게 살폈다. "중 산 모자 같은 둥그스름한 게 있어." 그가 말했다. "네가 마법부에서 일하게 되려나봐..." 그가 반대쪽을 보기 위해 찻잔을 돌렸다. "그런데 이쪽에서 보니까 꼭 도토리처럼 보이ㅏ네.... 이건 뭐지?" 그가 자기의 '미래 들여다보기' 책을 살폈다. "뜻밖에 굴러들어온 황금이라.' 좋았어, 나한테 좀 꿔줘도 되 겠군.... 그리고 여기에 뭔가가 있어." 그가 찻잔을 다시 돌렸다. "동물처럼 보여.... 그래, 그게 만약 머리라면... 꼭 하마처럼 생겼는데... 아니, 양인가....' 해리가 코웃음을 치자 트릴로니 교수가 홱 돌아섰다. "어디 좀 보자, 얘야." 그녀가 급히 다가와 론에게서 해리의 찻잔을 낚아채고는 꾸짖 듯이 말했다. 모두들 조용히 하고 지켜보았다. "매로구나.... 얘야, 네겐 철천지원수가 있구나." "하지만 그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에요." 헤르미온느가 큰 소리로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에요."헤르미온느가 또박또박 말했다. "해리와 그 사람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 은 없어요.' 해리와 론이 경탄과 경이에 찬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헤르미온느가 선생 님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대꾸하지 않기 로 작정한 듯 다시 해리의 찻잔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돌렸다. "곤봉... 공격. 이럴 수가, 이럴 수가.이건 유쾌한 찻잔은 아니군...." "전 중산 모자라고 생각했는데요." 론이 얼뜬 표정으로 말했다. "해골이야.... 네 인생에 위험이 있그나, 얘야..." 모두들 꼼짝 않고 트릴로니 교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찻잔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돌리다가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또 한번 쨍그랑 하고 도자기 깨지는 소리가 났다. 네빌이 두 번째 찻잔을 깨뜨린 것 이었다. 트릴로니 교수가 번쩍거리는 손을 가슴에 대고 눈을 감은 채 옆에 있는 안락의 자에 털썩주저앉았다. "얘야... 가엾기도 하지.... 아니... 말하지 않는 게 낫겠구나.... 아니...묻지 마라..." "뭔데요, 교수님?" 딘 토마스가 즉시 물었다. 해리의 찻잔을 좀더 자세히 보려고 모 두들 일어서서 천천히 트릴로니 교수가 앉아있는 해리와 론의 탁자 주위로 몰려들었다. "얘야," 트릴로니 교수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네게 죽음의 개가 있구나." "뭐라구요?" 해리가 전혀 못 알아들은 듯 되물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걸 알 수 있었다. 딘 토마 스는 그에게 어걔를 으쓱해 보였고 라벤더 브라운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다 른 아이들은 거의 모두 겁에 질려서 입에다 손을 갖다댔다. "죽음의 개 말이다. 얘야, 죽음의 개!"트릴로니 교수가 외쳤다. 그녀는 해리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 충격을 받은 것같았다. "묘지에 나타나는 유령처럼 무시무시한 커다란 개 말이야! 얘야. 그건 예시란다 - 최악의 예시 말이다 - 말하자면 죽음을 뜻하 는 것이지!"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플러리시와 블러트 서점에서 본 '죽음의 징조들' 이 라는 책 표지에 있던 개, 매그놀리아 광장의 어둠 속에 있었던 개... 라벤더 브라운도 손을 입에 갖다댔다. 트릴로니 교수의 의자 뒤에 서 있던 아이들이 일제히 해리를 바라 보고 있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그렇지 않았다. "전 그게 개처럼 보이지 않는데요."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가 혐오 에 찬 눈으로 헤르미온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얘야, 네겐 이런 능력이 별로 없는 것 같구나. 미래를 내 다보는 능력을 갖기는 상당히 힘들겠어." 시무스 피니간이 고개를 이쪽으로 기울였다 저쪽으로 기울 였다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개처럼 보이지만," 그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 "여기에서는 꼭 당나귀처 럼 보여요." 그가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모두들 내가 곧 죽을 지 안 죽을지 알고 싶어 안달이구나!" 해리는 이렇게 말해놓고 자기 자신도 놀랐다. 이제 아무도 그를 쳐다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오늘 수업은 여기서 이만 끝내야 할 것 같군요." 트릴로니 교수가 분명치 않은 목소 리로 말했다. "그래요... 물건들을 챙기세요..." 학급 아이들은 조용히 찻잔을 다시 트릴로니 교수에게 가져다주고는, 책들을 챙기고 가 방을 닫았다. 심지어 론까지도 해리의 눈길을 피하고 있었다. "다시 만날 때까지," 트릴로니 교수가 희미하게 말했다. "여러분들에게 행운이 있길 바랍니다. 오, 얘야." - 그녀가 네빌을 가리켰다-"넌 다음 시간엔 지각할 테니, 진도를 따라오려면 더 열심히 공부해 두도록 해라."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사다리와 꼬불꼬불한 계단을 말없이 내려온 뒤, 맥고나걸 교수의 변신술 수업을 받으로 갔다. 그녀의 교실을 찾는 데 어찌나 오래 걸렸던지 점술 수업을 일 찍 마치고 나왔음에도 수업 시간에 간신히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해리는 교실 맨 뒤 오른쪽 구석을 선택했는데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앉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학급 아이들은 그가 언제 어느 때라도 픽 쓰러져 죽기라도 할 것처럼 그를 계속 힐끗힐끗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맥고나걸 교수가 애니마구스(마음대 로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사)에 대해 말하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그녀 가 그들 앞에서 눈 주위에 안경 얼룩무늬가 있는 얼룩 고양이로 변하는 겻도 눈에 들 어오지 않았다. "모두들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펑 하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변신을 하고도 학급에서 박수 갈채를 받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모든 아이들의 고개가 다시 해리에게로 돌려졌지만, 아무도 말하지는 않았다. 그 뒤 헤르미온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교수님, 저흰 이 시간 전에 첫 점술 수업을 받았는데, 찻잎을 읽는 걸 했어요. 그런 데-" "오,물론." 맥고나걸 교수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더 이상 말할 필요 없 어요, 그레인저. 여러분들 중 누가 금년에 죽기라도 한답니까?" 모두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요." 마침내 해리가 맥없이 말했다. "알겠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똥말똥 빛나는 눈으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걸 알아야 한다, 포터. 사이빌 트릴로니 교수는 이 학교에 부임해오던 해 에 어떤 학생의 죽음을 예언했던 적이 있단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죽지 않았단다. 그 교수는 새 학급을 맞을 때마다 늘 그런식으로 죽음을 예언한단다. 나는 웬만해서는 동료 교수를 흉을 보는 법이 없지만-" 맥고나걸 교수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그들은 그녀의 콧구멍이 새하얗게 변한 걸 보 았다. 그녀는 더 태연하게 계속했다. "점술은 마법 중에서 가장 부정확한 분야 가운데 하나란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 분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진정한 예언자는 드물 며,트릴로니 교수는-" 그녀가 다시 한번 말을 멈추었다가, 매우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내가 볼 때는 넌 아주 건강해 보인단다, 포터. 그러니까 숙제도 평상시대로 내주어야겠지? 물론 만약 네 가 죽는다면 숙제는 내지 않아도 좋다." 헤르미온느가 소리를 내어 웃었다. 해리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에 배어있는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향내와 침침한 빨간 등 아래에서 찻잎 몇 장을 보며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수긍한 건 아니었 다. 론은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이었으며, 라벤더는 "하지만 네빌의 찻잔은 어땠어?" 라 고 속삭였다. 변실술 수업이 끝나자, 그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면 연회장쪽으로 몰려가는 군중들 속에 끼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론,기운 내." 헤르미온느가 스튜 그릇을 론 쪽으로 밀며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하는 말 들었잖아." 론은 숟가락으로 스튜를 떠서 자기 접시에 덜고 포크를 집었지만 먹지는 않았다. "해리." 그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불렀다. "너 어디에서도 커다란 까만 개 본 적 없지, 그렇지?" "아니,봤어." 해리가 말했다. "더즐리네 집에서 나온 날 밤에." 론이 포크를 떨어뜨리자 쨍그랑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났다. "길 잃은 개였겠지." 헤르미온느가 태연하게 말했다. 론이 정신 나간 소리 하지말라는 듯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헤르미온느, 해리가 정말 그 개를 보았다면, 그건 - 그건 불길한 징조야." 그가 더듬 거리며 말했다. "우리- 우리 삼촌 빌리우스도 한번 보았었는데- 그런데 스무 시간 뒤 에 돌아가셨어!" "우연의 일치겠지." 헤르미온느가 호박 주스를 따르며 쾌활하게 말했다. "넌 내 말을 전혀 못 알아듣는구나!" 론이 점점 화가 나는 걸 느끼며 말했다. "죽음 의 개는 웬만한 마법사들에게조차 까무러칠 정도로 무서운 존재라는 걸 모르니?" "거봐 그렇다니까." 헤르미온느가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그들은 그 개를 보고 깜짝 놀라서 죽는 거야. 그 까만 개는 죽음의 징조가 아냐, 죽음의 원인이지! 그리고 해리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는 건 그가 죽음의 개를 보고, 뭐랄까, '난 죽을 거야' 라고 생각 할 만큼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야!" 론은 입을 헤 벌리고 헤르미온느가 가방을 열고 새 산술점책을 꺼내서는 펼쳐서 주 스 단지에 기대어 놓는 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볼 때 점술은 아주 불분명한 것 같아." 그녀가 자기가 펼친 책장을 자세히 들 여다보며 말했다. "내가 볼 때, 완전히 어림 잡기야." "하지만 그 찻잔에는 죽의의 개 모습이 정말 있었어!" 론이 성이 나서 말했다. "해리에게 그게 양이라고 말했던 것은 생각나니?" 헤르미온느가 냉정하게 되받아쳤 다. "트릴로니 교수는 네가 점술에 대한 능력이 없다고 했어! 네가 잘하지 못하는 수업이 라 그렇게 심술을 부리는 거지?" 이 말이 헤르미온느의 만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았다. 별안간 헤르미온느가 산술점 책을 테이블 위에 쾅 내려놓았다. 고기와 당근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만약 점술을 잘한다는 게 고작 찻잎에서 죽음의 징조를 보는 척해야만 하는 거라면, 난 그걸 더 이상 공부하지 않을 거야! 그건 내 산술점 수업에 비하면 완전히 쓰레기 같은 거였어!" 그녀는 가방을 집어들고 으스대며 걸어갔다. 론이 그녀의 뒤ㅏ에 대고 얼굴을 찡그렸다. "저 애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그가 해리에게 물었다. "아직 산술점 수업은 들어가지도 않았잖아!" 점심을 먹고 성밖으로 나오자 해리는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 온종일 내렸던 비는 이 제 다 그쳐 있었다. 하늘은 맑고 엷은 회색빛이 돌았으며 잔디는 축축했다. 그들은 '신 비한 동물 돌보기' 의 첫 수업을 들으러 출발했다. 그 일 이후로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말도 하지 않았다. 해리는 그들 사이에서 말없 이 걸었다. 그들은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을 지나 금지된 숲 언저리에 있는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갔다. 해리는 앞에서 너무나 친숙한 세 명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야 비로소 이것이 슬리테린 아이들과 함께 듣는 수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포이는 크레이브 와 고일에게 신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녀석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것 같았다. 해그리드는 오두막 문 앞에서 학급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더지 가죽 코 트릴 입고 수업 시작을 몹시 기다리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바로 뒤에는 멧돼지 사냥용 개인 팽이 있었다. "어서,자, 서둘러라!" 학급 아이들이 도착하자 그가 외쳤다. "오늘 모두 깜짝 놀라게 될 거야. 굉장히 재미난 수업이 기다리고 있단다! 다 왔니? 좋아, 그럼 따라와라!" 잠시 동안이었지만, 해리는 해그리드가 그들을 숲속으로 데려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 곳은 해리가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을 아주 불쾌한 경험을 한 곳이었다. 그러나 해그리 드는 숲 언저리로 걸어갔도, 5분쯤 뒤 그들은 작은 목장 같은 곳에 와 있었다.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모두들 여기 울타리 주위로 모여봐요!" 그가 소리쳤다. "바로 그거야 - 잘 보이니 - 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책을 펴는 거야-" "어떻게요?" 드레이코 말포이가 차갑고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 뜻밖의 질문에 잠시 해그리드가 당황한 듯했다. "저희 책을 어떻게 펴느냐구요?" 말포이가 다시 물었다. 그는 길다란 밧줄로 꽁꽁 묶 어서 닫아놓은 괴물들에 대한 괴물 책을 꺼냈다. 다른 아이들도 각자의 책을 꺼냈다. 어떤 아이들은 해리처럼 책을 가죽끈으로 붙들어 매서 닫아놓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꼭 끼는 가방 속에 쑤셔 넣거나 바인더 클립으로 죄어 움직이지 못하게 해두었었다. "한 사람도 책을 펴보지 못했니?" 해그리드가 맥빠진 표정으로 물었다. 학급 아이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책은 어루만져 주어야만 해." 해그리드리 마치 너무나 뻔한 일인 듯 말했다. "잘 봐- " 그는 헤르미온느의 책을 가져가 친친 감겨있는 마법의 테이프를 잡아 찢었다. 책이 물어뜯으려고 하자 해그리드는 커다랍 집게손가락을 급히 책의 등에 같다댔다. 그러자 책이 벌벌 떨더니 펼쳐져서 그의 손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아, 이렇게 멍청할 데가!" 말포이가 코웃음을 쳤다. "책을 어루만져 주었어야 하는 데!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난 - 난 이 책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해그리드가 확신이 없는 듯 헤르미온느 에게 말했다. "오,엄청나게 재미있어요!" 말포이가 빈정대듯 말했다. "정말로 웃겨요, 손가락을 물 어뜯는 책들을 교과서로 하다뇨!" "입 닥쳐, 말포이." 해리가 얼른 말을 받아쳤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첫 수업이 성공적 으로 이루어지길 바랐지만 해그리드는 벌써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럼." 해그리드가 하려던 말을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 그러니까 책들은 다 있죠 - 그러면-그러면-이제 신비한 동물이 필요하겠군요. 그래요. 그러면 내가 가서 가져오죠. 잠깐만...." 그러더니 그는 그들을 놔두고 숲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맙소사,마법학교 교육이 완전히 엉망이 되고 있어." 말포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저 멍청이가 수업을 가르치다니, 아버지께서 아시면 기절하실 거야 - " "입 닥쳐, 말포이." 해리가 또 한번 주의를 주었다. "조심해,포터. 네 뒤에 디멘터가 있어 -" "우으으!" 라벤더 브라운이 목장 맞은편을 가리키며 우는 소리를 냈다. 그때 해리가 지금까지 본 동물 중에서 가장 이상하게 생긴 동물 십여 마리가 그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동물은 몸통과 뒷다리와 꼬리는 말처럼 생겼지만, 앞다리 와 날개와 머리는 꼭 강철 빛깔의 날카로운 부리와 커다랗고 번들번들한 오렌지 빛깔 의 눈을 가진 커다란 독수리 같았다. 앞다리의 갈고리 발톱 길이는 15센티미터 정도나 되었으며 무시무시해 보였다. 그 짐승들의 목에는 하나같이 길다란 쇠사슬에 연결된 두 꺼운 가죽 목걸이가 매어져 있었는데, 그 사슬들의 끄트머리는 뒤에서 터벅터벅 걸어오 는 해그리드의 커다란 손에 붙들려 있었다. "이랴, 이랴!" 그가 쇠사슬을 흔들어 그 동물들을 학급 아이들이 서 있는 울타리 쪽 으로 몰며 고함쳤다. 해그리드가 다가와 그 동물들을 울타리에 매어두자 모두가 조금씩 뒤로 물러섰다. "히포그리프야!" 해그리드가 그것들에게 손짓을 하며 큰소리로 유쾌히 말했다. "멋지 지 않니?" 해리는 해그리드의 말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반은 말이고 반은 새인 그 짐승을 보 면 처음에는 놀라겠지만, 짙은 회색과 청동빛과 연분홍빛과 회색과 밤색과 새까만 색이 깃털에서 머리털까지 매끄럽게 변하는, 각각이 다 다른 히포그리프의 멋진 털가죽에 감 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해그리드가 양손을 비비면서 환히 웃으며 말했다. '조금 더 가까이 오고 싶다면 -" 아무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조심스 럽게 울타리로 다가갔다. "자,히포그리프에 대해 알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은, 그것들이 도도하다는 거야." 해그 리드가 말했다. '그래서 히포그리프들은 쉽게 화를 내지. 그러니까 무례한 짓은 절대로 하지 마, 그렇게 하면 절대 안돼."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은 듣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대고 있었는 데 해리는 그들이 어떻게 하면 그 수업을 엉망으로 만들까 궁리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히포그리프가 먼저 행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 해그리드가 계속했다. "그 게 공손한 거야, 알았지? 히포그리프들 쪽으로 걸어가서 인사를 하고 기다려. 만일 히 포그리프도 인사를 하면, 만져도 된다는 뜻이야. 하지만 인사를 하지 않으면, 빨리 달아 나야 해. 왜냐하면 그 갈고리 발톱에 다칠 위험이 있거든. 좋아 - 그럼 해보고 싶은 사 람?" 그러나 학급 아이들 대부분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 있었다. 심지어 해리와 론과 헤르 미온느조차 불안해했다. 히포그리프들은 흉포한 머리를 쳐들고 날개를 세게 퍼덕거리고 있었다. 그것들은 이렇게 매어져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나도 없니?" 해그리드가 간청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 해리가 말했다. 그의 뒤에서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나더니, 라벤더와 패르바티가 속삭였다. "안돼,해 리.너의 찻잎을 기억해!" 그러나 해리는 그들을 무시하고 목장 울타리 쪽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좋았어, 해리!" 해그리드가 큰소리로 외쳤다. "자 그럼- 네가 벅빅과 얼마나 잘 지내 는지 보자." 그가 쇠사슬 중 하나를 풀어 회색빛 히포그리프를 끌어당기고는 가죽 목걸이를 벗겨 주었다. 목장 맞은편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바라보고 있었다. 말포이의 눈 이 심술궂게 빛났다. "마음을 편히 가지고. 자,해리." 해그리드가 조용히 말했다. "눈을 맞추고 눈을 깜작이 지 않도록 해봐.... 눈을 너무 많이깜작이면 히폭리프들은 널 신뢰하지 않아...." 눈에서 금방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지만, 해리는 눈을 감지않았다. 벅빅이 커다란 뾰 족한 고개를 돌려 성난 오렌지빛 눈으로 해리르 빤히 바라보고 있었더. "바로 그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바로 그거야, 해리...자, 인사해..." 벅빅에게 뒤통수를 내보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해리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는 짧게 인사한 뒤 고개를 들었다. 히포그리프는 여전히 거만하게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았 다. "아," 해그리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좋아 - 물러서.자,해리, 부드럽게 -" 그러나 바로 그때 너무나 놀랍게도, 히포그리프가 갑자기 비늘이 있은 앞 무릎을 구 부리고 몸을 낮추었다. 그건 틀림없는 인사였다. "잘했어, 해리!" 해그리드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 - 이제 만져도 돼! 부리 를 매만지고, 계속해!" 해리는 차라리 꽁무니 빼는 게 나을 뻔했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히포그리프 쪽으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그가 부리를 몇번 매만지자 히포그리프가 마치 그걸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학급 아이들이 갑자기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하지만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만은 아 주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면, 해리." 해그리드가 말했다. "내가 볼 땐 올라타도 될 것 같아!" 해리는 이렇게까지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는 빗자루를 타는 건 잘했지만 히포그리프를 타는 건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 위로 올라가. 날개 관절 바루 뒤로." 해그리드가 찬찬히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깃털을 뽑지 않도록 조심해로.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 해리는 벅빅의 날개 위에 발을 놓고 몸을 히포그리프의 등위로 끌어올렸다. 벅빅이 일어섰다. 해리는 어디를 잡아야 할 지 알수 없었다. 앞에 보이는 건 모두 깃털로 뒤덮 여 있었다. "계속해. 그럼!" 해그리드가 히포그리프의 뒷다리와 궁둥이를 찰싹 때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4미터나 되는 커다란 날개가 해리 양쪽으로 쫙 펼쳐졌다. 그리고 미처 히포그리프의 목을 잡기도 전에 그것이 위로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건 빗자루를 타 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히포그리프가 날개를 퍼덕거리자 해리는 중심을 잃고 내팽개쳐 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 번들번들한 깃털들이 손가락들 사이로 자꾸 미끄러 졌지 만, 해리는 무서운 나머지 더 꽉 잡고 있지도 못했다. 님부스 2000의 유연한 움직임과 는 달리, 히포그리프들의 뒷다리와 궁둥이가 날갯짓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때마 다 그는 몸이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는 걸 느꼈다. 벅빅은 목장 주위를 한번 난 뒤 다시 지상으로 향했다. 해리는 약간 무서웠다. 그가 몸을 뒤로 젖히자 히포그리프의 매끄러운 목이 낮춰졌다. 그는 꼭 부리 너머로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히포그리프의 사지가 땅에 닿자 둔하게 쿵 하는 게 느껴졌다. 그는 간신히 매달려 몸을 다시 바로 세웠다. "잘했다,해리!" 해그리드가 큰소리로 말했다.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을 제외한 모 두가 환호했다. "좋아.또 하고 싶은 사람?" 해리의 성공에 용기를 얻었는지, 다른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목장으로 올라갔다. 해그 리드가 히포그리프들을 하나씩 풀었고, 곧 아이들이 목장 여기저기에서 초조하게 인사 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네빌의 히포그리프는 무릎을 굽히고 싶어하지 않았으므로 그는 여러 차례 달아나야 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밤색 히포그리프로 연습하고 있는 동안 해리는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벅빅을 인계받은 사람은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었다. 히포그리프가 인사를 하 자, 말포이가 거드름을 피우며 벅빅의 부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이거 누워서 떡 먹기군." 말포이가 해리가 들을 정도로 큰 소리로 점잔 빼며 말했 다. "그럴 줄 알았어. 포터가 할 수 있다면... 넌 절대 위험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그 가 히포그리프에게 말했다. "그렇지, 이 못생긴 짐승아?" 눈 깜짝할 사이에 강철 빛의 갈고리 발톱이 번쩍 하더니 말포이가 비명을 꽥 질렀다. 말포이는 잔디밭으로 나가떨어져 망토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고, 해그리드는 그런 말 포이에게 덤벼들려고 하는 벅빅의 목에 다시 목줄을 끼우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난 죽을 거야!" 말포이가 끙끙대며 소리치자 학급 아이들이 잔뜩 겁을 집어먹었다. "난 죽을 거야, 날 봐! 이 놈이 날 죽였어!" "안 죽어!" 해그리드가 새하얗게 질려서 말했다. "누구 나 좀 도와줘 - 저 애를 성으 로 데려가야겠어-" 헤르미온느가 달려가 문을 연 채로 잡고 있자 헤그리드가 말포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들이 지나갈 때, 해리는 말포이의 팔에 길다랗게 깊은 상처가 있는 걸 보았다. 피가 잔디 밭으로 뚝뚝 떨어졌다. 해그리드는 그를 안고 비탈길을 올라가 성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은 웅성거리며 그를 뒤따라갔다. 슬리데린들은 하나같이 해그리드에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는 즉각 해고돼야 해!" 팬시 파킨슨이 울면서 말했다. "그건 말포이의 잘못이야!" 딘 토마스가 날카롭게 맞받아쳤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근 육을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모두 돌 계단을 올라가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의 커다란 홀로 들어갔다. '난 그 애가 괜찮은지 보러 가야겠어!" 팬시가 이렇게 말하고 대리석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갔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여전히 해그리드에 대해 투덜거리면서 자신들의 지하 감 옥 학생 휴게실 쪽으로 향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 탑으로 가기 위 해 이층오로 올라갔다. "그 애가 괜찮을까?"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말했다. "물론이야. 폼프리 부인은 베인 상처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고칠 수 있어." 해리가 장담하듯 말했다. 실제로 그 간호사는 훨씬 더 심한 그의 상처도 씻은 듯이 낫게 해주 었었다. "해그리드의 첫 수업 시간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안됐어, 안 그래?" 론이 걱 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말포이 자식 이 수업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리라는 건 뻔한 일이었잖아...."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그들은 행여나 해그리드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일찍 연회장 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없었다. "설마 파면당하지는 않겠지, 그렇지?" 헤르미온느가 스테이크와 강낭콩 푸딩은 손도 대지 않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렇진 않을 거야." 론이 말했다. 그 역시 전혀 먹지 않고 있었다. 해리는 슬리데린의 테이블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을 포함해서 아이들이 모여 앉아, 뭔가 열심히 쑥덕대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말포이가 얼마나 많이 다쳤는 가에 대해 서로들 나름대로 추측하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정말 여러 가지로 일이 벌어진 하루였군." 론이 음울하게 말했다. 그들은 저녁을 먹은 뒤 맥고나걸 교수가 내준 숙제를 하기 위해 아이들이 몰려있는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들 셋 다 숙제를 하다 말고 창 밖만 흘끗흘끗 바라보았다. "해그리드의 창문에 불이 켜져 있어."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론은 얼른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서두르면, 가서 해그리드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아직 그렇게 늦지는 않았으니까...." "모르겠어."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말하며 해리를 흘끗 쳐다 보았다. "정원에서 걸어다니는 건 괜찮겠지." 그가 노골적으로 말했다. "디멘터들이 지키고 있으니 시리우스 블랙이 들어오지는 못했을 거야, 안 그래?" 그들은 물건들을 치워놓고 초상화 구멍으로 나갔다. 다행히 정문까지 가는 동안 아무 도 만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나가도 되는 건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잔대밭은 여전히 축축히 젖어있었지만 땅거미가 져서 캄캄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도착해 노크를 하자 성난 목소리가 말했다. "들어와." 해그리드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무 탁자에 앉아있었다. 그가 기르는 멧돼지 사냥용 개 팽은 해그리드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있었다. 그들은 첫눈에 해그리드가 술을 많이 마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의 앞에는 거의 양동이 만한 크기의 커다란 손잡이가 달 린 양은 잔이 놓여 있었고, 그는 그들이 누군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 기록일 거야." 마침내 그가 그들을 알아보고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도 못간 선생은 나밖에 없을 거야." "아저씬 파면되지 않았어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다. "아직은 아니지." 해그리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양은 잔에 담긴 걸 벌컥벌컥 들이켜며 비참하게 말했다. "하지만 시간 문제일 뿐이야. 말포이가...." "그 녀석은 어때요?"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함께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심각하 진 않죠, 그렇죠?" "폼프리 부인이 최선을 다해서 고치셨어." 해그리드가 느릿느릿 말했다. "하지만 그 애는 여전히 아프다고 난리야.... 붕대를 감고 ...끙끙대고 있어...." "꾀병을 부리고 있는 거예요." 해리가 즉시 말했다. "폼프리 부인은 무엇이든 고칠 수 있어요. 작년에 제 뼈들도 반쯤 다시 자라게 했잖아요. 말포이 자식이 자기가 원하 는 걸 얻어내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학교 이사들도 물론 보고를 받았어." 해그리드가 초라하게 말했다. "그들은 내가 너 무 큰일을 벌였다고 생각해. 첫 수업부터 히포그리프들을 데려오는 게 야니었어.... 폴로 버웜 같은 벌레나 뭐 그런 걸로 해야 했어.... 난 그저 좋은 첫 수업이 될거라고 생각했 을 뿐이야.... 모두 다 내탓이야...." "그건 모두 말포이의 잘못이에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진정으로 말했다. "우리가 증인이에요." 해리가 말했다. "아저씬 무례한 짓을 하면 히포그리프들이 공 격할 거라고 미리 말했어요. 어디까지나 이 일은 말을 듣지 않은 말포이 자식의 잘못이 에요. 우리가 덤블도어 교수에게 사실대로 말하겠어요." "그래요, 걱정 마세요, 해그리드.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론이 해리의 말을 거들며 그 를 위로했다. 딱정벌레처럼 까만 해그리드의 주름진 눈에서 눈물이 스며나왔다. 그는 해리와 론을 잡고 힘껏 끌어당겨 뼈가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술은 이제 그만 하세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탁자에서 커다란 잔을 가져가 비우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아, 어쩌면 그 애 말이 옳을지도 몰라." 해그리드가 해리와 론을 놓으며 말했다. 그 들은 둘 다 휘청거리며 갈비뼈를 문질렀다. 해그리드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헤르 미온느를 따라 비틀비틀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철벅 하고 시끄럽게 물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지?" 헤르미온느가 빈 잔을 들고 돌아오자 해리가 초조하게 물었다. "물통에 머리를 넣었어." 헤르미온느가 잔을 치우며 말했다. 해그리드는 긴 머리와 수염이 푹 젖은 채로, 눈에서 물을 닦아내며 다시 들어왔다. "좀 낫군." 그가 꼭 개처럼 머리를 흔들어 그들 모두를 흠뻑적시며 말했다. " 얘들아, 날 보러 와줘서 정말 고마워. 난 정말 - " 해그리드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마치 해리가 그곳에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닫기라도 한 듯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어?" 그가 느닷없이 고함을 쳤으므로 그들은 소스라 치게 놀랐다. "넌 해가 진 뒤엔 돌아다니면 안돼, 해리! 너희 둘도! 그 애가 이렇게 하 도록 내버려두다니!" 해그리드가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해리의 팔을 붙잡고 문 쪽으로 끌고 갔다. "빨리!" 해그리드가 화를 내며 말했다. "너희들 모두 학교로 다시 데려다 줘야겠다. 해가 진 뒤엔 두번 다시 날 보러 오는 일이 없도록 해. 난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단 말이 야!" @ff 벽장 속의 보가트 말포이는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가 함께 듣는 마법의 약수업이 반쯤 지난 목요일 오 전 늦게서야 수업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마치 무시무시한 전 투에서 용감히 살아 돌아온 전사라도 되는 양, 걸어 매는 붕대를 매달고 거드럭거리며 지하 감옥으로 들어왔다. "어떠니, 드레이코?" 팬시 파킨슨이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많이 아팠니?" "그래." 말포이가 일부러 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나 해리는 팬시가 얼굴을 돌리 자 그가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눈짓을 하는 걸 보았다. "자리에 앉거라, 자리에 앉아." 스테이프 교수가 빈둥거리며 말했다. 해리와 론은 못마땅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이 만약 수업에 늦게 들어왔다 면 스네이프 교수는 "자리에 앉거라" 라고 말하기는커녕, 그들에게 심한 벌을 주었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포이는 스네이프 교수의 수업 시간에는 어떤 짓을 해 도 늘 아예 벌을 받지 않거나 가벼운 벌만 받고 넘어가기가 일쑤였다. 스네이프 교수는 슬리데린 기숙사의 담당 교수였는데, 자기 기숙사의 학생들과 다른 아이들을 눈에띄게 차별했다. 오늘 그들은 '몸을 오그라들게 하는' 새로운 마법의 약을 만들고 있었다. 말포이가 해리와 론 바로 옆에 냄비를 놓았으므로, 그들은 같은 책상에서 재료 준비를 하고 있었 다. "선생님," 말포이가 외쳤다. "이 데이지 뿌리 자르는 데 도움이 필요해요, 제 팔이-" "위즐리, 말포이의 뿌리 좀 잘라주거라." 스네이프 교수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네 팔이 뭐가 어떻다고 그러는 거야." 그가 말포이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말포이가 능글맞게 히죽히죽 웃었다. "위즐리, 넌 스네이프 교수가 하신 말씀도 못 들었니. 이 뿌리를 좀 잘라." 론이 칼을 잡고 말포이의 뿌리를 끌어당기더니, 아무렇게나 뭉턱뭉턱 자르기 시작했 다. "교수님." 말포이가 느릿느릿 말했다. "위즐리가 제 뿌리들을 못쓰개 만들고 있어요." 스네이프 교수가 그들의 책상으로 다가와 그 뿌리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론에게 심술 궂게 웃어 보였다. "말포이와 뿌리를 바꾸거라, 위즐리." "하지만 선생님-" 론은 남은 15분 동안 내내 자기 뿌리를 정확히 똑같은 크기로 조심스럽게 토막내면 서 보내야 했다. "자." 스네이프 교수가 심상치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론은 아주 반듯하게 썰린 뿌리들을 말포이에게 밀어낸 뒤, 칼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리고 선생님. 전 이 오그라든 무화과나무 껍질도 벗겨야해요." 말포이가 심술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포터, 말포이의 무화과나무 껍질 좀 벗겨주거라." 스네이프 교수가 언제나처럼 해리 에게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해리가 말포이의 무화과나무를 마지못해 가져갔을 때 론은 자신이 사용해야만 하는, 엉망이 된 뿌리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해리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무화과나무 껍질 을 벗긴뒤 아무 말 없이 다시 말포이게게 내던졌다. 말포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노골 적으로 히죽대고 있었다. "너희들 최근에 해그리드 봤니?" 그가 그들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건 네가 알아서 뭐해." 론이 얼굴도 들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혹시 그가 더 이상 선생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해서 그러지." 말포이 가 짐짓 슬픈 듯한 어조로 말했다. "아버지는 내가 다친 걸 보시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셨거든-" "한마디만 더 해봐, 말포이. 그랬다간 진짜 다치게 해줄 테니까." 론이 으르렁거렸다. "- 아버지는 학교 이사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으셨어. 그리고 마법부 장관에게도, 우리 아버지는 너희들도 알다시피 굉장한 영양력을 갖고 계시잖아. 그리고 이렇게 오래 가는 상처는," - 그가 가짜로 한숨을 쉬는 척했다 - "혹시 내 팔이 영원히 원래대로 되지 않 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그게 바로 네 녀석이 붕대를 매고 있는 이유로군." 해리가 말했다. 그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손이 떨리고 있었으므로 실수로 그만 죽은 애벌레의 목을 베고 말았다. "래그리드를 파면시키려고." "글쎄." 말포이가 목소리를 낮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어느정도는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포터. 하지만 다른 이득들도 있어. 위즐리, 내 애벌레 좀 썰어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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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자리 건너에서는 네빌이 꾸지람을 받고 있었다. 네빌은 마법의 약 수업시간마다 제대로 한 적이 별로 없었다. 이것이 그가 가장 못하는 과목인 데다 스네이프 교수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이 상황을 열 배는 더 악화시켰다. 밝은 초록색이 되어야 할 그의 약이 - "오랜지빛이잖아, 롱바텀." 스네이프 교수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국자로 조금 퍼 오 렸다가 다시 냄비 속으로 철퍼덕 쏟아 넣으면 말했다. "오렌지빛. 이 녀석아, 넌 말귀도 못 알아듣니? 내가 쥐의 자리를 딱 한 개만 넣으라고 그렇게 여러 번 말했는데 내가 말할 땐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거머리 즙은 아주 조금만 넣어도 충분하다고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말귀를 알아듣겠니, 어.롱바텀?" 네빌이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벌벌 떨고 있었다. 그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 다. "저-, 선생님." 헤르미논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네빌이 제대로 넣도록 도와줄 게요-" "넌 나서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 그레인저."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하자 헤르미 온느도 네빌처럼 얼굴이 새빨개 졌다. "롱바텀, 수업이 끝날 즈음 이 마법의 약을 네 두꺼비에게 몇방울 먹여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보도록 하자. 그렇게 하면 네가 정신을 차릴지도 모르니까." 스네이프 교수가 겁에 질려 숩도 쉬지 못하고 있는 네빌을 내버려두고 앞쪽으로 가 버렸다. "나 좀 도와줘!"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끙끙대며 말했다. "야, 해리." 시무스 피니간이 해리의 놋쇠 저울을 빌리려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 너 들었니? 오늘 아침 '예언자 일보' 에 났는데 - 시리우스 블랙을 발견했다." "어디서?" 해리와 론이 얼른 물었다. 책상 맞은편에서는 말포이가 고개를 들고 열심 히 귀기울였다. "여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야." 시무스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어떤 머글이 보았대나봐. 물론 그를 본 여자는 블랙이 얼마나 무서운 죄수인지 확실히 알지는 못했 겠지. 머글들은 그가 그저 보통 죄수라고 생각하잖아, 안 그래? 어쨌든 그녀가 긴급 직 통 전화로 전화를 걸었대. 하지만 마법부가 그곳에 도착했을 즈음에 그는 사라지고 없 었대나봐." "여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라..." 론이 의미 심장한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 다. 그가 돌아다보자 말포이가 뚫어지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말포이? 뭐 또 껍질 벗길 거라도 있니?" 하지만 말포이는 눈을 심술궂게 번득이며 해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가 해리 쪽으로 상체를 구부렸다. "블랙을 한 손으로 잡기라도 할 생각이니, 포터?" "그래,맞아." 해리가 무심코 말했다. 말포이의 가느다란 입술이 비열한 미소로 비틀려졌다. "물론 나라면," 그가 조용히 말했다. "지금쯤은 벌써 뭔가를했을 거야. 난 모범생처 럼 학교에 머물러 있지는 않았을 거야. 그를 찾아 나섰지." "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말포이?" 론이 거칠게 말했다. "모르니,포터?" 말포이가 흐리멍덩한 눈을 가늘게 뜨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 "뭘?" 말포이가 낮게 코웃음을 쳤다. "어쩌면 목숨을 걸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그가 말했다. "디멘터들에게 맡겨두 고 싶은 거지, 그렇지? 하지만 나라면, 복수를 하고 싶을 거야. 내가 직접 나서서 그를 잡을 거라구." "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해리가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하는 순간에 스네이프 교수가 외쳤다. "지금쯤은 재료들을 넣는 건 다 끝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마법의 약은 마시기 전에 약한 불로 끓여야 하니까, 부글부글 끓고 있는 동 안 치워두었다가 롱바텀의...." 네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약물을 열심히 젖고 있는 걸 지켜보며 크레이브와 고일이 큰소리로 낄낄거렸다. 헤르미온느는 스네이프 교수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살짝살짝 그 에게 작은 소리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해리와 론은 사용하지 않은 재료들을 싸서 치워 놓고는 손과 국자를 씻으러 한쪽 구석에 있는 돌 싱크대로 갔다. "말포이가 한 말이 무슨 뜻일까?" 해리가 이무기 돌의 주둥이에서 흘러나오는 얼음 장처럼 차가운 물에 손을 내밀며 론에게 중얼거렸다. "내가 왜 블랙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해야 하는지? 그는 내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아직." 그 녀석이 그냥 꾸며닌 말일 거야." 론이 여전히 화난 얼굴로 말했다. "네가 어리석 은 일을 하게 하려고 말야...." 수업 끝날 시간이 가까이 되자, 스네이프 교수가 네빌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냄비 옆에서 몸을 잔뜩 움츠리고 서있었다. "모두들 이리로 모이세요." 스네이프 교수가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그리고 롱바텀 의 두꺼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세요. 만일 그가 '몸을 오그라들게 하는' 마법의 약을 그럭저럭 잘 만들었다면, 두꺼비는 올챙이로 오그라들거예요, 만일, 물론 보나마나 그렇겠지만, 잘못 만들었다며, 그의 두꺼비는 죽어버리게 될 겁니다." 그리핀도르의 아이들이 걱정스럽게 바라본 반면, 슬리데린 아이들은 흥분한 것 같았 다. 스네이프 교수가 왼손으로 두꺼비 트레버를 집어들고는 작은 숟가락을 이제 초록색 이 되어 있는 네빌의 약물 속으로 푹 담갔다. 그리고는 트레버의 목구멍 속으로 몇 방 울을 똑똑 떨어뜨렸다. 트레버가 그 약을 꿀꺽 삼키는 순간, 모두가 쥐 죽은 듯 조용히 바라보았다. 작게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올챙이 트레버가 스네이프의 손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스네이프 교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망토 주머니에서 작은 병 하나를 꺼내, 올챙이 위에 몇 방울 떨어뜨리자 트레버가 다시 원래 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하겠어요." 스네이프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모두의 얼굴에 서 미소가 사라졌다. "네빌을 도와주지 말라고 했지, 그레인저. 수업은 이것으로 마치겠 어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현관 안의 홀로 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해리가 좀전에 말 포이가 한 말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동안, 론은 스네이프 교수에 대해 불평 불 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마법의 약이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을 하다니! 넌 왜 거짓말 하지 않았니, 헤르미온느? 네빌이 혼자서 다 했다고 말했어야지!"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대답이 없었다. 론은 주위를 들러보았다. "그 애가 어디로 갔지?" 해리도 역시 돌아섰다.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러 연회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우리 바로 뒤에 있었는데." 론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때 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그들 옆으로 지나쳤다. 그는 해리에 게 능글맞게 웃어 보이고는 저만치 가버렸다. "저기 있네."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약간 헐떡이며 허둥지둥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가방을 움켜잡고, 또 한 손으로는 망토 앞에 뭔가를 밀어 넣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어떻게 된 거니?" 론이 물었다. "뭐가?" 헤르미온느가 되물었다. "금방 우리 뒤에 있더니, 다시 계단 밑에 가 있으니 말야." "뭐라구?" 헤르미온느는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어- 뭘 두고 와서 다시 가야 했거 든. 이런-" 헤르미온느의 가방 솔기가 터진 것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적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그 가방 속에 커다란 무거운 책이 적어도 수십 권은 쑤셔 넣어져 있다는 걸 알고 있었 던 것이다. "이것들은 왜 다 들고 다니는 거니?" 론이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과목을 듣고 있는지는 너도 알잖아."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 다. "이것들 좀 들어줄래?" "하지만-" 론은 그녀가 건네주는 책들을 뒤집에 그 표지를 보고 있었다. "오늘은 이 수업들은 없잖아. 오늘 오후엔 어둠의 마법 방어법뿐이잖아." "그래." 헤르미온느가 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책을 모두 다시 터진 가방 속 으로 밀어 넣었다. "오늘 점심은 맛있는 거였으면 좋겠어. 배고파 죽겠어." 그녀는 이렇 게 덧붙이고 는 연회장 쪽으로 걸어갔다. "헤르미온느가 우리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지 않니?" 론이 해리에게 물었다. 그들이 어둠의 마법 방어법 첫 수업을 받으러 갔을 때 루핀 교수는 아직 와 있지 않 았다. 그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책과 깃펜과 양피지를 꺼내며 수다 떨고 이는데 그가 마침내 교실로 들어왔다. 루핀 교수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초라한 서류 가방을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초라해 보이기는 여느 때나 매한가지였지만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해서인지, 기차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그가 말했다. "책들은 다 가방속에 다시 넣으세요. 오늘은 실습을 할 겄입니다. 요술지팡이만 꺼내 놓으세요." 학급 아이들이 책을 치우며 호기심 어린 시선을 교환했다. 그들은 작년에 그들을 가 르쳤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우리에 갇혀 요정들을 가져와 풀어놓았던 그 잊지 못할 수업 말고는,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에서 실습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자 그럼." 모두들 준비가 되자 루핀 교수가 말했다. "날 따라오세요." 어리둥절했지만 잔뜩 흥미를 느낀 아이들은 재빨리 일엇서 루핀 교수를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 모퉁이를 돌자 소리의 요정 피브스가 공중에서 거꾸로 둥둥 떠서 열쇠 구멍에 껌을 쑤셔 넣고 있었다. 피브스는 루핀 교수가 아주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 가 발가락을 꼬부린 발을 흔들며 느닺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얼간이, 미치광이 루핀." 피브스가 노래를 했다. "얼ㄹ간이, 미치광이 루핀, 얼간이, 미치광이 루핀-" 퍼브스는 언제나 무례하고 다루기가 힘들기는 했지만, 선생님들에게는 그나마 약간의 경의를 표했었다. 모두가 루핀 교수의 반응을 보려고 그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런데 놀 랍게도,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너라면, 열쇠구멍에서 그 껌을 빼낼 거야,피브스." 그가 쾌활하게 말했다. "필치 씨가 빗자루를 가지러 들어갈 수가 없을 테니까 말야." 필치는 호그와트의 관리인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물론 피브스와도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성미가 괴팍한, 마법을 부리지 못하는 마법사였다. 그러나 피브스는 루핀 교수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큰소리로 혀를 날름거리기만 했다. 루핀 교수가 한숨을 한번 짓더니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이건 이런 때 쓰기에 유용한 주문이에요." 그가 어깨 너머로 학급 아이들에게 말했 다. "잘 지켜보세요." 그가 요술지팡이를 어깨 높이로 올리고는 "와다와시!"라고 외치며 그것을 피브스에게 갖다댔다. 그러자 열쇠구멍에 박혀 있던 껌 덩어리가 총알이 퉁겨나가는 것처럼 핑 하며 튀어 나가 곧장 피브스의 왼쪽 콧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핑핑 돌면서 욕설을 퍼 부으며 사라졌다. "멎져요,선생님!" 딘 토마스가 놀라서 말했다. "고맙다,딘."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다시 치우며 말했다. "그럼 계속 갈까?" 그들은 다시 출발했다. 학급 아이들은 이제 초라한 루핀 교수를 약간은 더 존경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들을 다른 복도로 데려가더니 교무실 문 바로 밖에 서 멈춰 섰다. "안으로 들어가거라." 루핀 교수가 문을 열고 물러서며 말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게 낡은 의자들로 가득 찬 길다란 교무실에는 선생님이 딱 한 명밖 에 없었다. 아이들이 줄지어 들어오자 낮은 안락의자에 앉아있던 스네이프 교수가 돌아 보았다. 그의 눈은 반짝거렸고 입가엔 심술궂은 조소가 감돌았다. 루핀 교수가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그냥 열어두게, 루핀. 난 여기에 없는 게 나을 것 같으니까." 그가 일어서서 까만 망토를 휘저으며 아이들을 지나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는 문 간에서 홱 돌아서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아직 주의를 주지 않은 것 같은데, 루핀, 이 학급에는 네빌 롱바텀이라는 아이가 있네. 그 애에겐 어려운 걸 절대로 맡기지 말라 고 충고하고 싶군. 그레인저가 그 녀석의 귀에 대고 속닥속닥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말 일세." 네빌의 얼굴이 금세 새빨개졌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를 노려보았다. 그가 자신의 수업시간에 네빌을 괴롭히는 것도 참을 수 없었지만,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그런 식으 로 모욕을 주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루핀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난 네빌이 실습의 첫 단계를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네."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 앤 분명히 훌륭하게 잘해낼 거라고 믿네." 네빌의 얼굴이 훨씬 더 빨개졌다. 스네이프 교수는 입술을 비틀어 올리너니 문을 쾅 닫고 가버렸다. "자, 그럼." 루핀 교수가 학급 아이들에게 교무실 끝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는 선생님들이 여분의 망토를 넣어두는 낡은 옷장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루핀 교수가 그 옆으로 가서 서자, 옷장이 갑자기 흔들흔들하더니 쾅 하며 벽에서 떨어졌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요." 몇몇 아이들이 놀라서 뒤로 펄쩍 뛰자 루핀 교수가 나직 이 진정시켰다. "저 안엔 보가트가 있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것이 바로 걱정하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네빌은 루핀 교 수를 아주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시무스 피니간은 이제 덜컥거리고 있는 문손잡이를 아주 염려스럽게 보았다. "보가트들은 어둡고 닫힌 공간을 좋아해요." 루핀 교수가 말했다. "옷장이나 침대 밑 의 틈새나 세면기 밑과 같은 곳들 말이에요 - 난 쾌종시계 속에서 살고 있던 것도 만 난 적이 있어요, 이 보가트는 어제 오후에 옮겨왔는데, 교장선생님께 우리 3학년 학생 들이 실습할 수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시라고 부탁했어요. 그건 그렇구, 보가트가 무 엇인가 하는 것부터 알아 보아야 하겠죠?" 헤르미온느가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건 어떤 모양으로도 자유 자재로 변할 수 있는 괴물이에요." 그녀가 대답했다. "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으로 변해서 겁을 주지요." "정말 잘 설명했어요." 루핀 교수가 흡족해하자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붉혔다. "따라 서 어둠 속에 앉아있는 보가트는 아직 어떤 형태도 갖고 있지 않을 겁니다. 무엇이 문 바깥에 있는 사람을 놀라게 할지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죠. 보가트가 혼자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아무도 모르긴 하지만, 그를 나오게 하면, 무엇이든 우리들 각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 말은," 루핀 교수가 네빌이 겁에 질려 말을 더듬는 것도 본체 만체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가 그 보가트보다 굉장 한 이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니,해리?" 옆에 앉은 헤르미온느가 손을 번쩍 들고 그 질문에 대답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이 매우 당혹스럽긴 했지만, 해리는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저- 저희들이 너무 많아서, 보가트가 어느 형체로 변해야 할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그거예요." 루핀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약간 실망한 얼굴로 손 을 내렸다. "따라서 보가트를 대할 때는 항상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게 가장 좋아요. 그 가 어찌할 바를 모를 테니까 말이죠. 그는 목 없는 송장으로 변해야 할까 아니면 육식 하는 민달팽이로 변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니까요. 한번은 바로 그런 실수를 저지른 보 가트를 본 적이 있어요- 두사람을 동시에 놀라게 하려고 반쪽만 남은 민달팽이로 변한 거예요. 전혀 놀랍지 않았죠, 물론. 보가트를 쫓아버리는 마법은 간단해요. 하지만 정신력을 필요로 하죠. 보가트를 정말 로 해치우는 건 웃음소리예요. 그저 그것이 가장 한 모습이 억지로라도 아주 우스운 척 하기만 하면돼요. 우선 요술지팡이 없이 그 마법을 연습해보죠. 날 따리해 봐요....리디큘러스!" "리디큘러스!" "좋아요." 루핀 교수가 말했다. "아주 잘했어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주 쉬운 일부분에 불과해요. 그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네빌, 네가 들어와야 할 부분이 바 로 지금이란다." 옷장이 다시 한번 흔들렸지만 네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마치 교수대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처럼 부들부들 떨며 걸어나갔다. "좋아,네빌." 루핀 교수가 말했다. "우선 첫째로, 세상에서 널 가장 놀라게 하는 게 뭔 지 말해볼 수 있겠니?" 네빌의 입술이 움직거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네빌. 미안하다." 루핀 교수가 기분 좋게 말했다. 네빌은 마치 누군가에게 도움을 부탁하기라도 하는 듯 무턱대고 주위를 둘러본 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님이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웃었다. 심지어 네빌조차 변명이라도 하듯 씩 웃었다. 그러나 루 핀 교수는 생각에 잡겨있는 것 같았다. "스네이프 교수라...흠...네빌, 넌 할머니와 함께 살지 아마?" "어- 네." 네빌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 전 보가트가 할머니로 변하는 건 바라지 않아요." "아니,아니.내 말을 오해했구나."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네 할머니 께서 평소에 어떤 종류의 옷을 입으시는지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니?" 네빌은 깜짝 놀란 것 같았다. "글쎄요... 항상 똑같은 모자를 쓰세요. 위에 박제된 대 머리수리가 달린 길쭉한 모자예요. 그리고 긴 드레스를 입으세요. 보통 초록색이죠... 그 리고 가끔은 여우털 목도리도 하세요." "그리고 핸드백도?" 루핀 교수가 한 마디 거들었다. "커다란 빨간색 가방이에요." 네빌이 말했다. "자 그럼."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 옷들을 아주 명확히 묘사할 수 있니, 네빌? 네 마음의 눈으로 그것들을 볼 수 있니?" "네." 네빌이 다음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지, 다소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 했다. "이 옷장에서 보가트가 불쑥 나와서 네빌 널 보면, 그건 스네이프 교수의 형체를 가 장할 거야." 루핀 교수가 찬찬히 설명했다. "그러면 넌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고- 이렇 게 말야 - '리디큘러스' 라고 외치는 거야- 그리고 네 할머니의 옷에 온정신을 집중해. 만일 모든 게 잘되면, 스네이프 교수로 변한 보가트는 네 할머니가 즐겨 입으시는 복장 을 하고 나타날 거야. 꼭대리에 대머리수가 달린 모자에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빨간색 핸드백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말야." 아이들 쪽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옷장이 더 격력하게 흔들거렸다. "네빌이 만약 성공하면, 그 보가트는 아마 우리들에게로 차례차례 주의를 돌리게 될 거예요." 루핀 교수가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모두들 각자 잠깐동안 가장 두려운 것을 생각하고 그 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도록 해요...." 실내가 조용해졌다. 해리는 생각했다... 세상에서 그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게 무엇일 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볼드모트였다- 힘을 완전히 되찾은 볼드모트, 그러나 볼드모 트로 가장한 보가트를 반격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생각하지도 전에, 마음속에 끔찍 한 영상이 떠올랐다.... 까만 망토 밑으로 주르르 미끄러져 들어가던 썩은 내 나는 번쩍이는 손... 보이지 않 는 입에서 터져 나오는 길고 귀에 거슬리는 숨소리... 그리고 익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몸 속으로 무섭게 파고드는 냉기.... 해리는 몸을 부르르 떤 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길 바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이 들 대부분이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론은 혼자말로 "다리를 없애"라고 중얼거리고 있었 다. 해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론이 가장 무서워하는건 거미였다. "모두 준비됐나?" 루핀 교수가 물었다. 해리는 두려움으로 몸이 움찔하는 걸 느꼈다. 그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디멘터가 덜 겁나게 보일까? 그러나 그는 시간을 더 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소매를 걷어올리고 있었다. "네빌, 우린 뒤로 물러난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네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말야. 알 았지? 네빌이 끝난 뒤 다음 사람을 부르겠어요... 모두들 뒤로, 자, 네빌이 잘할 수 있도 록-" 그들은 네빌을 옷장 옆에 혼자 남겨둔 채, 모두 뒤로 물러났다. 그는 창백하고 겁먹 은 얼굴로 망토 소매를 걷어올리고 요술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셋을 세자마자 해라, 네빌."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옷장 손잡이에 갖다대며 말했다. "하나- 둘 - 셋- 지금!" 루핀 교수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불꽃이 튀어나와 문손잡이 를 쳤다. 옷장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더니 매부리코에 심술궂은 얼굴을 한 스네이프 교수가 걸어나와 네빌을 흘 끗 바라보았다. 네빌은 지팡을 들어올린 채, 말없이 뒤로 물러났다. 스네이프 교수가 그에게 달려들 었다. "리-리-리디큘러스!" 네빌이 끽끽거리며 외쳤다. 휙 하는 소리가 나더니 스네이프 교수가 비틀거렸다. 그는 레이스가 달린 긴 드레스 에 맨 위에 대머리수리가 달린 좀먹은 커다란 모자를 쓰고 커다란 빨간색 핸드백을 흔 들고 있었다. 폭소가 터졌다. 보가크가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리자,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패르바 티!앞으로!" 패르바티가 굳어진 얼굴로 앞으로 걸어갔다. 스네이프 교수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또 한번 휙 하더니, 그가 서 있던 자리에 피로 얼룩진 붕대를 감고 있는 미라가 나타났다. 미라기 얼굴을 패르바티에게로 돌리더니 뻣뻣한 양팔을 들어올리고 발을 질질 끌며 아 주 천천히 그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디큘러스!" 패르바티가 외쳤다. 그러자 미라의 발에 감겨있던 붕대가 풀렸다. 그리고 붕대가 발에 뒤얽히면서 미라가 앞으로 고끄라졌고, 머리통이 떨어져 나와 데굴데굴 굴러갔다. "시무스!" 루핀 교수가 큰소리로 외쳤다. 시무스가 패르바티를 지나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휙!미라가 있던 자리에 바닥까지 늘어지는 까만 머리에 초록 빛깔의 해골 같은 얼굴 을 한 여자가 나타났다. 죽을 사람이 있음을 통곡으로 예고한다는 밴시 요정이었다. 그 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하는, 울부짖는 듯한 소름끼치는 긴 비명 소리를 냈다- "리디큘러스!" 시무스가 외쳤다. 벤시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더니 목을 움켜잡았다.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었다. 휙!밴시가 다시 쥐로 변하더니 그 꼬리를 잡으려고 빙글빙글 돌았다- 휙!- 이번엔 방울뱀이 되어 몸을 뒤틀었다- 휙! - 그리고 핏발이 선 눈알이 되었다. "보가트가 당황했다!"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이제 거의 다 되었어! 딘!" 딘이 허둥지둥 앞으로 걸어갔다. 휙!눈알이 손이 되더니, 홱 뒤집혀서 마치 게처럼 마룻바닥을 옆으로 기어가기 시작 했다. "리디큘러스!" 딘이 외쳤다. 짤깍 하더니, 그 손이 쥐덪에 걸렸다. "훌륭해요!론, 다음은 너다!" 론이 앞으로 껑충 뛰어나왔다. 휙! 갑자기 아이들이 비명을 지렀다. 2미터나 되는 털투성이의 거대한 거미가 집게발을 심술궂게 딸깍거리며 론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잠시, 해리는 론이 겁에 질려 꼼짝 않 고 서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뒤- "리디큘러스!" 론이 큰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거미의 다리들이 없어졌다. 거미가 데굴 데굴 굴러가자 라벤더 브라운이 우는 소리를 내며 달아났다. 그런데 그게 해리의 발치 에서 멈췄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 "여기야."루핀 교수가 갑자기 급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소리쳤다. 휙! 다리가 없는 거미가 사라져버렸다. 잠시, 모두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보려고 미친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곤 그들은 루핀 교수의 앞 허공에 은빛 나는 보름달이 동 동 떠 있는 걸 보았다. 그가 느리게 "리디큘러스!" 라고 외쳤다. 휙! "앞으로 나오거라, 네빌. 녀석을 끝장내버려라!" 보가트가 바퀴벌레가 되어 마룻바닥 에 내려앉자 루핀 교수가 말했다. 휙! 스네이프 교수가 다시 나타났다. 네빌은 이번엔 단호한 표정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리디큘러스!" 그가 소리치자 스네이프 교수가 순식간에 레이스 달린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변했고 네빌이 "하하하!" 하고 커다랗게 소리내어 웃자, 보가트가 갑자기 연 기를 쁨어내며 폭발을 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훌륭해요!" 루핀 교수가 외치자 학급 아이들이 박수 갈채를 보냈다. "훌륭했다, 네 빌. 정말 잘했어요, 모두들... 어디 보자... 보가트를 해치웠으므로 그리핀도르 여러분 모 두에게 5점씩 주겠어요 - 네빌은 두 번 했으니 10점을 주겠고.. 헤르미온느와 해리에게 도 각각 5점씩을 주겠어요." "하지만 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해리가 말했다. "너와 헤르미온느는 수업 시작할 때 내 질문에 대답해 주었잖니,해리' 루핀 교수가 살짝 말했다. "좋아요, 여러분. 훌륭한 수업이었어요. 숙제는, 보가트에 대한 꼭지를 읽 고 요약해오는 거예요.... 월요일에 제출하세요. 그게 다입니다." 학급 아이들은 저마다 흥분해서 떠들어대며 교무실을 나왔다. 해리는 그러나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루핀 교수는 그가 보가트를 잡으려는 순간 일부러 막았었다. 왜 그랬을까? 그가 기찻간에서 기절한 걸 봐서,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 했기 때문이 었을까? 그가 또다시 기절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하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밴시 다루는 거 봤어?" 시무스가 큰소리로 으스대며 말했다. "손은 어떻구!" 딘이 자신의 손을 흔들며 말했다. "모자를 쓴 스네이프하며!" "내 미라도 있어!" "그런데 루핀 교수는 왜 보름달을 두려워하는 걸까?" 라벤더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건 지금까지 받아본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어, 안 그러 니?" 그들이 가방을 가지러 다시 교실로 향할 때 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굉장히 좋은 선생님인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하지만 나도 보가트를 다루어보았더라면 좋았을걸-" "네 차례가 되었다면 그게 뭐가 되었을까?" 론이 낄낄거리며 말했다. "10점 만점에 겨우 9점밖에 받지 못한 숙제?" @ff 달아난 뚱보 여인 어둠의 마법 방어법은 순식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되었다. 루 핀 교수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아이는 슬리데린의 드레이코 말포이 패거리뿐이었다. "저 망토 꼴 좀 봐." 루핀 교수가 지나가면 말포이는 큰소리로 대놓고 이렇게 비웃곤 했다. "옷 입은 꼴이 꼭 우리 집에 있는 늙은 하녀 요정 같단 말야."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아무도 여기저기 기우고 해진 루핀 교수의 망토에 대해 이러 쿵저러쿵하지 않았다. 그의 다음 수업들도 첫 수업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보가트에 이어, 그들은 성의 지하 감옥이든 황량한 싸움터의 후미진 곳이든 어두운 곳에 숨어서 길 잃 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레드 캡이라는 도깨비를 공부했다. 그리고 레드 캡 다음엔 카파 였다. 그건 연못에 서 살면서 물 속을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목 졸라 죽이는, 바늘과 물 갈퀴가 있는 원숭이처럼 생긴 소름 끼치는 유령이었다. 그러나 다른 수업들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해리가 가장 싫어하는 건 마법의 약 수업이었다. 스네이프 교수는 요즘들어서 특히 더 심술을 부렸지만, 그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보가트가 스네이프 교수의 모습으로 변했으며, 네빌이 그 보가트에게 할머니의 옷을 입혔다는 우스쾅스런 이야기는 학교 안에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스네이프 교수는 그것을 대단히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다. 그는 루핀 교수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눈을 무섭게 번득였으며, 네빌을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하게 괴롭혔다. 해리는 또 탑 꼭대기에 있는 숨막힐 듯한 방에서 이상하게 생긴 모양과 기호들을 해 독하며 보내야 하는 점술 수업 시간도 점점 더 두려워지고 있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언 제나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으므로, 그녀가 아무리 그 학급의 많은 학 생들에게 존경이라고 할 수 있는 걸 받고 있다고 해도, 그는 그녀를 결코 좋아할 수가 없었다. 패르바티 패틸과 라벤더 브라운은 점심 시간에도 노상 트릴로니 교수의 탑 방 으로 드나들며 마치 다른 아이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기라도 한 듯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다니곤 했다. 그애들은 또 해리에게 말할 때마다. 그가 죽기라도 한 듯 엄 숙한 목소리로 말하기까지 했다. 한편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건 히포그리프에게 인사만 해야 했던 첫 수업 이후 몹시 지루해졌기 때문이었다. 해그리드 는 자신감을 잃은 것 같았다. 그들은 이제 수업 시간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동물 일 것 같은 폴로버웜이라는 벌레를 돌보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왜 귀찮게 그런 동물들을 돌보려는 거지?" 론이 한 시간 내내 쪽쪽 찢은 양상추를 플로버웜의 끈적끈적한 목구멍 속으로 밀어 넣는 일을 하고 나서 이렇게 투 덜거렸다. 그러나 10월이 되자 해리에겐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들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아 주 재미있는 일과가 생겼다. 퀴디치시즌이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어느 목요일 저녁에 그리핀도르팀의 주장인 올리버 우드가 새 시즌의 전략들을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소집 한 것이다. 퀴디치 팀에는 총 일곱 명의 선수가 있었다. 세 명의 추격꾼 이 하는 일은 경기장 양 쪽에 있는 15미터 높이의 골대들 중 하나에 퀘이플(축구공 만한 빨간색 공)을 넣어 득 점을 하는 것이었고, 두 명의 몰이꾼은 무거운 배트를 들고 블러저(붕 소만색 공)들을 쳐내는 일을 했다. 그리고 파수꾼은 골대를 방어하는 선수이고, 수색꾼은 날개가 달린 호두만한 크기의 스니치라는 황금빛 공을 잡아야 하는 아주 힘든 임무를 맡은 선수였 다. 스니치를 잡은 수색꾼의 팀은 150점을 얻는 동시에 그경기의 승자가 되었다. 올리버 우드는 몸이 억센 7학년생으로, 이제 호그와트에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 었다. 어두워지는 퀴디치 경기장 언저리에 있는 냉랭한 라커룸에서 여섯 명의 돌료 선 수들에게 연설하는 그의 목소리에서는 왠지 절망 같은 게 느껴졌다. "이번이 퀴디치 우승컵을 탈 우리의 마지막 기회야. 아니 나의 마지막 기회지" 그가 그들 앞에서 큰 걸음으로 왔다갔다 하며 말했다. "금년 말이면 난 졸업해. 난 다시는 기회가 없어, 그리핀도르는 지난 7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어. 그래,운이 지겹게도 따라주 지 않았어- 부상도 당했고 - 작년엔 경기가 연기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었지...." 그 기억 을 떠올리면 여전히 목이 메는 듯 우드가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우린 분명 학교 - 에서 - 가장 - 막강한 -팀이야." 그가 자기 손에다 주먹질을 하면서 눈을 번득였다. "우리에겐 세 명의 최고 추격꾼이 있어." 우드는 앨리샤 스피넷과 안젤리나 존슨과 케이티 벨을 가리켰다. "몰이꾼 두 명도 실력이 아주 뛰어나." "그만 해, 올리버. 무안하게 하긴."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부끄러워하는 척하 며 말했다. "그리고 단 한 시합도 내주지 않았던 수색꾼도 있어!" 우드가 득의 양양한 얼굴로 눈 을 부릅뜨고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 그가 추가로 덧붙였다. "너도 아주 잘해,올리버." 조지가 얼른 끼어들었다. "기막히게 좋은 파수꾼이지." 프레드가 옆에서 거들었다. "요점은." 우드가 다시 왔다갔다 하기 시작하며 계속했다. "지난 2년 동안은 퀴디치 우승컵에 우리의 이름이 쓰일 수도 있었는데 아깝게 놓쳤다는 거야. 해리가 팀에 들어 온 이후, 난 우리 팀이 우승컵을 따낼 수 있다고 확신했었어. 하지만 우리는 해내지 못 했어. 금년이 바로 그 우승컵에 새겨진 우리의 이름을 보게 될 마지막 기회야...." 우드가 어찌나 맥없이 말했던지 심지어 프레드와 조지까지 동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올리버, 금변은 우리의 해야." 프레드가 격려해 주었다. "우린 해낼 거야,올리버!" 안젤리나가 말했다. "물론이야." 해리가 말했다. 팀원들은 모두 마음을 굳게 다져 먹고, 일주일에 사흘 저녁을 할애하는 맹훈련에 들 어갔다. 날씨는 점점더 춥고 축축해졌으며 해는 점점 더 짧아 젔지만 땅이 아무리 질퍽 질퍽하고 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불고 비가 아무리 퍼부어대도 이번에야 말로 대형 은 빛 퀴디치 우승컵을 거머쥐고야 말겠다는 해리의 다부진 결심을 퇴색시키지는 못했다. 어느 날 저녁 해리는 훈련을 마치고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갔다. 으슬으슬 춥 고 온몸이 뻐근했지만 연습이 잘되어서인지 기분은 그만이었다. 그런데 학생 휴게실 분 위기가 이상하게 술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그가 난롯가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서 별자리표를 만드는 천문학 숙제를 하고 있는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호그스미드에 간대." 론이 낡은 대로 낡은 게시판에 붙어있는 공고문을 가리키며 말 했다. "10월 말일,할로윈 데이에." "좋았어." 해리에 이어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온 프레드가 말했다. "난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 가야 해. 고약한 냄새가 나는 총알이 거의 다 떨어졌거든." 해리는 한없이 좋았던 기분이 단번에 스러지는 걸 느끼며 옆에 있는 의자에 푹 주저 앉았다. 헤르미온느가 그의 마음을 읽은 것 같았다. "해리,다음 번에는 틀림없이 갈 수 있을 거야." 그녀가 해리를 위로해 주었다. "블랙 은 곧 잡힐 거야. 이미 한 차레 발견되었잖아." "블랙은 호그스미드에서 어리석은 짓을 할 사람이 아냐." 론이 옆에서 충동질을 했 다. "이번에 갈 수 있는지 맥고나걸 교수에게 한번 여쭤봐, 해리. 다음 번이라는 게 언 제일지도 모르잖아-" "론!"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해리는 학교에 머물러 있어야 해-" "3학년 중에서 가지 않는 애는 아마 해리밖에 없을 거야." 론이 퉁명스럽게 내빝었 다. "맥고나걸 교수에게 부탁해봐. 어서 해리-" "그래,그래야겠어." 해리가 결심을 한 듯 말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려고 입을 떼는 순간 크룩생크가 그녀의 무릎 위로 살짝 뛰어올랐다. 그 고양이의 입에는 커다란 죽은 거미 한 마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디. "이 녀석은 그걸 꼭 우리 앞에서 먹어야 하니?" 론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크룩생크, 그걸 너 혼자 잡았니?" 헤르미온느가 대견한 듯 바라보았다. 크룩생크는 노란 눈으로 오만하게 론을 쳐다보며, 거미를 천천히 씹어먹었다. "그 녀석 좀 저쪽으로 치워." 론이 다시 천문학 숙제를 하면서 화를 내며 말했다. " 내 쥐 스캐버스가 가방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단 알야." 해리는 길게 하품을 했다. 그는 정말로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지만, 천문학 숙제는 마저 해야 했다. 그는 가방을 끌어당기고 양피지와 잉크와 깃펜을 꺼내 숙제를 시작했 다. "원하면 내 거 보고 해도돼." 론이 자신이 만든 화려한 별자르표에 마지막 별을 붙인 뒤 해리에게 밀며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숙제 베끼는 건 질색했으므로, 입술을 오므리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크룩생크는 숱많은 꼬리를 가볍게 휙휙 휘두르며 여전히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고양이가 와락 덤벼들 었다. "어!" 크룩생크가 가방 속 깊숙이 네 발을 집어넣고 사납게 북북 찢기 시작하자 론이 가방을 움켜쥐며 고함을 질렀다. "저리가, 이 멍청한 고양이야!" 론이 크룩생크에게서 가방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크룩생크는 착 달라붙어서 으르렁거 리며 닥치는 대로 물어뜯었다. "론, 고양이를 다치게 하지 마!" 헤르미온느가 우는 소르를 냈다. 학생 휴게실에 있던 아이들은 일제히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론이 크룩생크가 착 달라붙어 있는 가방 을 핑핑 돌리자 스캐버스가 가방 밖으로 퉁겨져 나갔다. "저 고양이를 잡아!" 크룩생크가 가방에서 빠져 나와 탁자위로 튀어 오르며 겁에 질 린 스캐버를 쫓아가자 론이 소리쳧다. 조지 위즐리가 재빨리 크룩생크를 잡으려고 달려갔지만 놓치고 말았다. 스캐버스가 사람들의 다라 사이로 쏜살같이 달아나 낡은 서랍장 밑으로 들어가 버리자 크룩생크가 그 앞에 안짱다리를 구부리고 쪼그리고 앉아 앞발로 사납게 치기 시작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론은 헤르미온느가 크룩생크의 몸통을 잡아 번쩍 들어올린 뒤에야 겨우 바닥에 바짝 엎드려 스캐버스를 끌어낼 수 있었다. "이 녀석 좀 봐!"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가죽하고 뼈뿐이야! 제발 저 고양이가 이 녀석에게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해줘!" "크룩생크는 그게 나쁘다는 걸 이해하지 못해!"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 다. "고양이가 쥐를 쫓는 건 당연하잖아,론!" "저 고양이는 좀 이상한 데가 있어!" 론이 미친 듯이 몸을 떨고 있는 스캐버스를 달 래어 주머니 속에 넣으며 말했다. "저녀석은 분명히 내가 스캐버스가 가방 속에 있다고 한 말을 들은 거야!" "허튼 소리 좀 작작해." 헤르미온느가 성급하게 말했다. "크룩생크는 스캐버스의 냄 새를 맡을 수 있는 거야,론. 넌 어떻게 된 애가-" "그 놈은 스캐버스를 잡아먹고야 말 거야!" 론이 주위 사람들이 낄낄거리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으르렁거렸다. "스캐버스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줄 알기나 하니? 더 군다나 녀석은 지금 아프기까지 하단 말야!" 그러더니 론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학생 휴게실에서 나가 남자 기숙사로 올라갔다. 론은 다음날에도 여전히 헤르미온느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는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같은 조에서 강낭콩으로 실습하는 약초학 시간에도 내내 그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 다. "스캐버스는 어떠니?" 헤르미온느가 콩나무에서 진이 많은 핑크빛 꼬투리를 까서 나 무 들통에 반짝이는 콩들을 털어 넣다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녀석은 벌벌 떨면서 내 침대 밑에 숨어있어." 론이 홧김에 휙 던지자 콩들이 들통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온실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졌다. "조심해라,위즐리,조심해!" 콩들이 그들 앞에 흩어져 있는 걸 보고 스프라우트 교수가 소리쳤다./ 이 시간이 끝나면 바로 변신술 수업이 있었다. 해리는 수업이 끝나면 맥고나걸 교수 에게 호그스미드 답사하는 데 함께가도 되는지 물어보기로 마음먹고 있었으므로, 교실 바깥에 늘어선 아이들 틈에 끼어 자기 주장을 어떻게 펼칠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줄에서 갑자기 소동이 일어났으므로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라벤더 브라운이 울고 있는 것 같았다. 패르바티가 그녀를 감싸안고 시무스 피니간과 딘 토마스에게 뭐라고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애들은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라벤더?"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과 함께 그쪽으로 걸어가 물었다. "오늘 아침에 집에서 편지가 왔는데," 패르바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라벤더의 토 끼 빙키가 여우에게 물려 죽었대나봐." "오."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안 됐구나, 라벤더." "그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어야 했어!" 라벤더가 비참하게 말했다. "오늘이 며칠인지 아니?" "저-" "10월16일이야! '네가 두려워하고 있는 일, 그것은 10월16일에 일어날 것이다!' 라는 말 생각나니? 선생님 말이 맞았어, 선생님 말이 맞았다구!" 이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라벤더 주위에 모여 있었다. 시무스는 심각하게 고개를 절 레절레 흔들었다. 헤르미온느는 말할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이렇게 말했다. "네가 -네 게 방키가 여우에게 물려 죽을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단 말이니?" "글쎄, 꼭 여우라고는 할 수 없지만," 라벤더가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헤르미온느 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난 확실히 빙키가 죽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어." "오."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멈칫했다. 그뒤- "빙키는 늙은 토끼니?" "아-아니?" 라벤더가 훌쩍였다. "빙-빙키는 그저 아기 토끼일 뿐이야!" 패르바티가 라벤더의 어깨를 꼭 감싸안았다. "그러면,넌 홰 빙키가 죽는 걸 두려워했는데?" 헤르미온느가 따지듯 물었다. 패르바티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글쎄, 상황을 좀 논리적으로 봐." 헤르미온느가 다른 아이들 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내 말은 빙키가 심지어 오늘 죽은 것도 아니라는 뜻이야, 그렇지? 오늘 그 소식을 들 은 것뿐이잖아-" 라벤더가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 그리고 라벤더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두려워하고 있었을 리가 없어. 전혀 예상 못했던 일 아냐- " "헤르미온느 말은 신경 쓰지 마,라벤더." 론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 앤 다른 사람들 의 애완 동물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니까." 바로 그 순간에 맥고나걸 교수가 교실로 들어온 건 천만 다행이었다. 헤르미온느와 론이 서로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그들은 해리를 가운 데 두고 양쪽에 앉았고 수업 시간 내내 서로에게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런데 해리가 아직 맥고나걸 교수에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결정하지 않아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그녀가 먼저 호그스미드 이 야기를 꺼냈다. "잠깐만요!" 학급 아이들이 교실에서 나가려 하자 그녀가 외쳤다. "여러분들은 내가 담당하고 있는 기숙사에 있으니까, 호그스미드 허가서는 할로윈 데이 전까지 내게 제출 하 도록 하세요. 허가서가 없으면 그 마을을 방문할 수 없으니 잊지 마세요!" 네빌이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교수님, 전-전 잃어버린 것 같은데요-" "네 허가서는 할머니께서 직접 보내주셨단다,롱바텀."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더구나. 자, 이게 다예요, 이제 가도 좋아요." "지금 물어봐." 론이 해리에게 말했다. "어,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말을 꺼냈다. "어서,해리." 론이 완강히 말했다. 해리는 다른 아이들이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초조하게 맥고나걸 교수의 책상으 로 향했다. "왜 그러니,포터?" 해리는 심호흡을 한번 했다. "교수님, 제 이모와 이모부께서 - 저 - 제 허가서에 사인해 주는 걸 잊으셨어요." 그 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맥고나걸 교수는 사각 안경 너머로 그를 빤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 았다. "그래서 그러는데 - 저 - 괜찮을까요 - 제 말은, 제가 - 제가 호그스미드에 가도 - 괜찮을까요?" 맥고나걸 교수가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에 있는 종이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미안하지만 안 될 것 같구나,포터." 그녀가 냉정하게 말했다. "내 말 들었잖니. 허가 서가 없으면 그 마을을 방문할 수 없단다. 규칙이야." "하지만 - 교수님, 제 이모와 이모부는 - 아시겠지만, 그들은 머글이라, 전혀 이해하 지 못해요 - 호그와트의 서류나 뭐그런 것들에 대해서 말예요." 해리가 말하는 동안, 론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여 그를 격려해주었다. "교수님께서 제가 가도좋다고 말씀하신 다면 -" "하지만 난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일어서서 서류들을 깔끔하게 모아서 서랍 속에 넣으며 말했다. "그 허가서에는 부모나 보호자의 허락만이 유효하다 고 명확히 명시되어 있단다." 그녀가 기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동정이었을까? "미안하구나,포터.하지만 그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단다. 서두르는 게 좋겠다. 다음 수 업을 즞겠구나."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론은 맥고나걸 교수의 험담을 있는 대로 늘어놓아서 헤 르미온느를 매우 약오르게 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모두가 다 하느님의 뜻이다' 라 는 태평한 표정을 지어 론을 훨씬 더 화나게 만들었다. 해리는 학급 아이들이 호그스미 드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시끄럽고 유쾌하게 떠들어대고 있는 동안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연회는 늘 있잖아." 론이 해리의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애쓰며 말했다. "할로윈 연 회. 저녁에 말야." "그래." 해리가 우울하게 말했다. "맛있지." 할로윈 데이 음식은 항상 맛있었다. 하지만 그가 내일 다른 아이들과 호그스미드에 가게 된다면 훨씬 더 맛있을 것이었다. 그곳에 가지 못하는 해리에겐 누구의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글씨 쓰는 재주가 있는 딘 토마스가 버논 이모부의 사인을 비슷하게 써주겠다고 했 지만, 해리가 이미 맥고나걸 교수에게 사인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 뒤였으므로 아무 소 용이 없었다. 론은 하다하다 못해 투명 망토를 쓰고 가라고 넌지시 말했지만, 그 즉시 헤르미온느는 투명 망토를 입어도 디멘터들을 속일 수는 없다던 덤블도어 교수의 말을 상기시켜주었다. 더욱이 퍼시가 위로랍시고 한 말은 오히려 기분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 다. "모두들 호그스미드에 대해 야단스럽게들 떠들어대지만, 해리, 사실 소문처럼 대단한 것은 아냐."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 과자가게는 꽤 괜찮은 편이지. 하지만 종코 의 장난감 가게는 솔직히 좀 위험해.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도 꽤 가볼 만한 곳이긴 하지만 정말이지, 해리, 그곳들 말고는 재미있는 게 별로 없어." 할로윈 데이 아침이 되자, 해리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하지 만 평소대로 행동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음에도 기분은 착 가라앉아 있었다. "허니듀크 과자가게에서 과자 많이 사다 줄게."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몹시 미안한 표 정으로 말했다. "그래,엄청 많이."론이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리가 곤란에 처하게 되자 마침내 크룩생크에 대해 승강이를 벌였던 일을 잊고 넘어가게 되었다. "내 걱정은 마." 해리가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들리길 바라며 말했다. "연회에서 보자. 즐겁게 보내." 그가 그들과 함께 현관 안의 커다란 홀로 가자 필치가 정문안에 서서 수상쩍은 눈초 리로 긴 명단에 있는 이름과 얼굴을 하나하나 대조하면서 혹시 나가서는 안될 사람이 몰래 빠져나가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넌 안 가니, 포터?" 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나란히 서서 큰소리로 외쳤 다. "디멘터들 지나가기가 겁나서?" 해리는 그를 무시하고 혼자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가 사람이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 나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갔다. "암호?" 뚱뚱한 여인이 꾸벅꾸벅 졸다가 인기척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며 물었다. "포르투나." 해리가 맥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초상화가 홱 열리자 그는 그 구멍을 통해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다. 그곳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는 1,2학년생들과, 호그스미드를 몇 번 가봐서 별로 신기함을 느끼지 못 하는 고학년생들만 몇몇 있을 뿐이었다. "해리!해리!안녕,해리!" 그건 콜린 크리비였다. 그는 2학년생이었는데 해리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림자처럼 졸 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구는 아이였다. "호그스미드에 안 가, 해리? 왜? - 콜린이 자신의 친구들을 둘러보았다 - "원한다면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앉아도 돼, 해리!" "저 - 괜찮아. 생각해줘서 고마워, 콜린." 해리는 자신의 이마에 난 흉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지가 않았다. "난 - 난 도서관에 가야 해. 할 일이 좀 있거든." 그러고 나서 그는 곧바로 돌아서서 초상화 구멍으로 다시 나갔다. "무엇 때문에 날 자꾸 깨우는 거야?" 그가 걸어나가자 뚱보여인이 심술이 나서 소리 쳤다. 맥없이 도서실로 향하던 해리는 반쯤 가다가 마음을 바꿨다. 공부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그런데 홱 돌아서자 필치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는 호그스미드를 방문할 학생들을 막보내고 온 게 틀림없었다. "뭐하고 있는 거니?" 필치가 수상쩍다는 듯 딱딱거렸다. "아무 것도요." 해리가 사실대로 말했다. "아무 것도라니!" 필치아 아래턱을 심술궂게 파르르 떨며 내뱉듯이 말했다.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혼자서 살금살금 돌아다니고 있었잖아 - 호그스미드에 가서 성가 신 네 친구 녀석들처럼 고약한 냄새가 나는 총알이나 불꽃을 내뿜는 폭약이나 윙 소리 나는 벌레들이나 사고 있지 않고 왜 이렇게 어슬렁대고 있는 거야?"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자, 어서 너희 학생 휴게실로 돌아가!" 필치는 이렇게 윽박지르고는 해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노려보고 서 있었다. 하지만 해리는 학생 휴게실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가 막연히 헤드위그를 보러 부엉이 방에나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계단을 올라가 또 다른 복도를 걸어가고 있을 때 어떤 방 안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해리?" 누구인지 보려고 돌아서자 루핀 교수가 자신의 사무실 앞에 서 있었다. "뭐하고 있니?" 루핀 교수가 필치와는 전혀 다른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론과 헤 르미온느는 어디에 있니?" "호그스미드에 갔어요." 해리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가 해리를 잠시 빤히 바라보았다. "들어올래? 난 막 다 음 수업 시간에 쓸 그라인딜로우를 배달 받았단다." "뭐라고 말씀하셨죠?" 해리가 물었다. 루핀 교수는 대답 대신 그를 사무실 안으로 안내했다. 한쪽 구석에 아주 커다란 수조 가 놓여 있었는다. 작은 뿔들이 날카롭게 나 있는 창백한 동물 하나가 유리에 얼굴을 대고 침울한얼굴로 가늘고 긴 손가락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물귀신이란다." 루핀 교수가 그라인딜로우를 자상한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 을 다루는 데는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을 거야. 이미 카파를 다루어봤으니까 말야. 잡 히지 않도록만 해라. 저 비정상적으로 긴 손가락들이 보이니?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부 러지기가 아주 쉽단다." 그라인딜로우는 초록빛 이빨을 드러내고 한쪽 구석에 뒤엉켜있는 해초들 속으로 숨 었다. "차 한잔 할래?" 루핀 교수가 주전자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막 차를 끓이 려던 창이거든." "네." 해리가 어색하게 대답했다. 루핀 교수가 요술지팡이로 주전자를 가볍게 두르리자 주둥이에서 갑자기 증기가 뿜 어져 나왔다. "앉거라." 루핀 교수가 쓰레기통에서 뚜껑을 꺼내며 말했다. "내겐 차 봉지밖에 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넌 찻잎이 충분하겠지?" 해리는 그를 바라보았다. 루핀 교수의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아세요?" 해리가 놀라 물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해주셨단다." 루핀 교수가 이 빠진 머그잔을 거네며 말했다. "설 마 기분 나쁜 건 아니겠지?" "네" 해리가 말했다. 그는 잠시 루핀 교수에게 매그놀리아 광장에서 보았던 개에 대해 말할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이 보가트를 감당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루핀 교수에게 그런 말까지 한다면 겁쟁이로 낙인 찍힐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해리의 생각이 얼굴에 나타났던지, 루핀 교수가 물었다.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 니, 해리?" "아뇨." 해리는 거짓말을 했다.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그라인딜로우가 그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걸 지켜보았다. "사실은요." 그가 루핀교수의 책상에 찻잔을 내려놓으 며 불쑥 말했다. "저희들이 보가크와 싸웠던 날 기억하세요?" "물론이지." 루핀 교수가 천천히 대꾸했다. "왜 제가 보가트에게 대항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셨어요?" 해리가 무뚝뚝하게 물었 다. 루핀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게다, 해리," 그가 오히려 그질문에 놀란 것처럼 말했 다. 해리는 루핀 교수가 자기가 언제 그랬느냐며 펄쩍 뛸 거라고 예상했으므로, 깜짝 놀 랐다. "왜죠?" 그가 다시 물었다. "글세." 루핀 교수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난 그 보가트가 너와 맞서면 ,볼드모트 의 모습으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단다." 해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전혀 뜻밖의 대답이었을 뿐만아니라, 루핀 교수가 볼 드모트의 이름을 거침없이 말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그 이름을 큰소리로 말했던 사 람은 (볼드모트 자신 말고는)덤블도어 교수뿐이었다. "물론, 내 생각은 틀렸지." 루핀 교수가 해리에게 여전히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하지만 난 볼드모트를 교무실에 나타나게 하는 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겼 단다. 아이들이 몹시 당황할 테니까 말야." "전 볼드모트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해리가 솔질히 말했다. "전 -전 디멘터들을 떠 올렸어요." "그랬그나." 루핀 교수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글세, 뭐랄까...감동받았는걸." 그가 해 리의 놀란 표정을 보고 살짝 미소지었다. "그 말은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 두려움 그 자체라는 거니까 말야. 현명한 대답이그나, 해리.' 해리는 그 말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차만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러니까 넌 여지껏 내가, 네가 보가트와 싸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여겼던 게로구나?" 루핀 교수가 정확하게 꼬집어 말했다. "말하자면...그래요." 해리가 말했다. 그는 갑자기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걸 느꼈다. "루핀 교수님, 디멘터들은 - " 그의 말은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 때문에 중단되었다. "들어오세요." 루핀 교수가 외쳤다. 문이 열리더니, 스네이프 교수가 들어왔다. 그는 신기하게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있었는데, 해리를 보자 멈춰 서서 까만 눈을 가늘게 떴다. "아, 세베루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 "정말 고맙네. 그걸 여기 내 책상 위에 놔주겠나?" 스네이프 교수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잔을 내려놓으며 해리와 루핀 교수를 번갈아 쳐 다보았다. "해리에게 막 그라인딜로우를 보여주고 있던 참이었네." 루핀 교수가 수조를 가리키 며 쾌활하게 말했다. "멋지군." 스네이프 교수가 그것은 쳐다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건 곧바로 마셔야 하네,루핀." "암,암,그러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냄비 한가득 만들어 두었으니까," 스네이프 교수가 계속했다. "더 필요하면 말하게." "내일쯤 조금 더 가져가겠네. 정말 고맙네,세베루스." "고맙긴 뭘." 스네이프교수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눈빛은 해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바로 그 눈빛이었다. 그는 미소도 짓지 않고 뒷걸음질 쳐서 방에서 나갔다. 해리가 그 잔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자 루핀 교수가 엉성한 미소를 지었다. "스네이프 교수가 친절하게도 날 위해 마법의 약을 만들어 주셨단다." 그가 말했다. "난 마법의 약을 만드는 기술이 없는데다 이건 특히나 더 복잡해서 말야." 그가 잔을 들어올려 킁킁 냄새를 맡았다. "설탕을 넣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그가 한모금마시더 니 진저리를 치며 덧붙였다. "왜 -?" 해리가 막 질문을 하려는 순간 루핀 교수가 그를 바라보며 미처 말을 맺지 도 못한 질문에 대답을 했다. "내가 요즘 몸이 좀 좋지 않아서 말야." 그가 말했다. "그런데 꼭 이 약을 먹어야만 듣거든. 스네이프 교수의 옆에서 일하고 있었던 게 천만 다행이지. 이 약을 만들 수 있 는 마법사들은 그리 많지가 않단다." 루핀 교수가 또 한 모금 마시자 해리는 그의 손에서 잔을 쳐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스네이프 교수는 어둠의 마법에 대단히 관심이 많아요." 그가 엉겁결에 말했다. "그러니?" 루핀 교수가 다소 흥미로운 표정으로 마법의 약을 한번 더 쭉 들이켜고 나서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 해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앞 뒤 가리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가프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 든 할 거라고 생각해요." 루핀 교수가 마법의 약을 다 마시고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메스껍구나." 그가 말했다. "그런데,해리,난 이제 일을 좀 해야겠구나. 할 일이 많아 서 말야. 나중에 연회에서 보자." "그렇게 하세요," 해리가 빈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루핀 교수가 다 마신 빈 잔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것 봐," 론이 말했다.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다 가져왔어." 각종 빛깔의 과자들이 해리의 무릎으로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해질 무렵,론과 헤르 미온느가 찬바람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느 때보다도 신나게 지낸 듯한 표정으로 학생 휴게실에 나타난 것이었다. "고마워." 해리가 아주 작고 까만 고추 꼬마 도깨비 다발을 집어들며 말했다. "호그 스미드는 어땠니? 어디어디 갔었니?" 해리가 느끼기엔 그들은 모든 곳을 다 돌아다닌 것 같았다. 마법사들의 장비 가게인 더비시와 밴지스와 종코의 장난감 가게와 거품이 이는 뜨거운 버터맥주를 파는 스리 브룸스틱스와 그 밖의 많은 곳들을 다 말이다. "우체국은 정말 멋진 곳이야, 해리! 2백 마리 정도의 부엉이들이 편지를 보통으로 보 내는지 속달로 보내는지에 따라 각종 색깔로 표시된 선반에 조르르 앉아있었어!" "허니듀크에는 생전 처음 보는 케이크가 있더라구! 무료 시식 코너를 마련해두고 있 었는데, 조금밖에 못 먹었어-" "우린 사람 잡아 먹는 도깨비를 본 것도 같아. 정말이지, 스리 브룸스틱스에는 온갖 게 다 있었어-" "몸을 따뜻하게 데워줄 버터맥주를 사다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넌 뭐했니?"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공부했니?" "아니." 해리가 말했다. "루핀 교수 사무실에서 차 한잔 마셨어. 그런데 스네이프 교 수가 들어와서는...." 그는 그들에게 스네이프 교수가 들고 온 이상한 약에 대해 서 모두 말해주었다. 론의 입이 쩍 벌어졌다. "루핀 교수가 그걸 마셨단 말야?" 그는 놀란 것 같았다. "정신 나간 거 아냐?" 헤르미온느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우리 이제 그만 내려가는 게 좋겠어. 5시에 연회가 시작되잖아...." 그들은 계속해서 스네이프 교수에 대해 말하며 서둘러 초상화 구멍으로 나가 연회장으로 밀려가는 사람 들 속에 끼었다. "하지만 그가 만약 - 있잖아" -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주위를 흘금흘금 둘러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 "그가 만약 루핀교수를 - 독살하려고 했다면 - 해리 앞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현관 안의 커다란 홀에 도착해 연회장으로 들어가며 해리 가 말햇다. 연회장은 촛불이 가득 들어있는 수천 수백 개의 호박과, 구름 떼처럼 몰려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살아있는 박쥐와,폭풍우가 올 듯한 천장에 매달려 화려한 물뱀들 처럼 흐느적거리고 있는 불타는 듯한 오렌지 빛깔의 장식 리본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음식은 맛있었다. 허니듀크 과자가게에서 배가 터지도록 먹고 온 헤르미온느와 론조 차도 차려진 음식들을 두 그릇씩 먹어치웠디. 해리는 계속해서 선생님들이 앉아있는 상 석을 흘끗흘끗 쳐다보았다. 루핀 교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는 마 법 선생님인 아주 작은 플리트윅 교수에게 활기 넘치게 말을 하고 있었다. 해리는 상석 테이블을 살피다가 스네이프 교수가 앉아있는 곳을 보았다. 그의 상상이었을까, 스네이 프 교수가 평상시보다 더 반짝이는 눈으로 루핀 교수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회는 호그와트의 유령들이 준비한 오락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들은 벽과 테이블에서 튀어나와 활공 편대 비행 같은 걸 보여주었다. 그리핀도르의 유령인 목이 달랑달랑한 닉은 그 자신의 목이 서투르게 잘려지는 모습을 재연해 보여서 큰 박수를 받았다. 어찌나 유쾌했던지 해리는 연회장을 떠날 때 사람들 속에서 "디멘터들이 안부를 묻 더라,포터!" 라고 큰소리로 비아냥거리는 말포이의 심술궂은 행동도 그냥 웃어넘길 수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평상시의 길을 따라 그 리핀도르 탑으로 갔다. 그런데 뚱보여인의 초상화가 있는 북도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잔 뜩 몰려 웅성대고 있었다. "왜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거지?" 론이 의아한 듯 말했다. 해리는 앞에 있는 아이들의 머리 위를 살펴보았다. 초상화가 닫혀있는 것 같았다. "좀 지나갑시다." 퍼시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거드름을 부리며 사람들 사이로 바쁘게 걸어 들어갔다. "왜 들어가지 않고 여기에 모여있는 거니? 설마 모두 암호를 까 먹었을 리는 없을 테고 - 미안하지만, 난 회장이야-"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앞줄에서부터 조용해지더니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퍼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누구 가서 덤블도더 교수님 좀 모셔와.빨리." 아이들의 고개가 돌려졌다. 뒤에 있는 아이들은 까치발을 들고 서 있었다. "무슨 일이야?" 막 도착한 지니가 물었다. 잠시 후 덤블도어 교수가 도착해 초상화 쪽으로 급히 걸어갔다.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그가 지나갈 수 있도록 바짝 붙어섰고,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무슨 일인지 보려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럴 수가-"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팔을 잡았다. 뚱보 여인이 초상화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초상화가 마구 난도질되어 캔버스 조각들 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그림의 상당한 부분이 완전히 찢겨져 나가고 없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엉망이 되어 버린 그림을 한번 슬쩍 처다 보고는 침울한 얼굴로 돌 아섰을 때 맥고나걸 교수와 루핀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가 허둥지둥 다가갔다. "그녀를 찾아야 합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즉시 필 치 씨에게 가서 성안에 있는 그림들을 샅샅이 뒤져 뚱보 여인을 찾으라고 일러주세요." "쉽지 않을걸요!" 주군가가 빈정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소리의 요정 피브스였다. 그는 파괴 장면이나 걱정스런 광경을 보았을 때는 언 제나 그렇듯이, 사람들 위에서 까불거리며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피브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묻자, 피브스의 미소가 조금 사라졌 다. 그는 감히 덤블도어 교수를 비아냥거리지는 못했다. 대신 그의 목소리가 낄낄거리 는 것이나 다름없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유감스럽지만, 교장선생님, 그녀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아요.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잖아요. 그녀가 4층에 있는 풍경화로 달려가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 걸 보았어요. 뭔가 무시무시한 말을 외쳐대면서 말예요." 그가 유쾌히 말했다. "가엾게도 말이죠." 그 가 진의가 의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녀가 그 짓을 한 사람의 이름을 말했나?" 덤블도어가 조용히 물었다. "그렇구말구요, 교장선생님." 피브스가 폭탄 선언이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로 말했다. "그녀가 안으로 들여보내려 하지 않자, 그가 굉장히 화를 냈어요." 피브스가 몸을 홱 뒤집어 양다리 사이로 덤블도어를 보며 씩 웃었다. "그는 성격이 좀 거칠잖아요. 시리 우스 블랙 말이에요." @ff 냉옥한 패배 덤블도어 교수는 그리핀도르 아이들을 모두 다시 연회장으로 보냈다. 그리고 10분 뒤 엔 후플푸프, 래번클로, 슬리데린 아이들도 왔다.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여러 선생님들과 난 성을 철저히 수색해야 합니다."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 가 연회장 출입문을 모두 닫자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여러분들은 안전을 위해 오늘 밤 모두 이곳에서 자야 할 것 같군요. 반장들은 연회장 입구에서 보초를 서주길 바랍니 다. 모든 건 전교 회장에게 맡겨두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게 발견되면 내게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그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으스대고 있는 퍼시에게 덧붙였다. "아무 때라도 유령들에게 전해주면 내게 곧장 연락이 될 겁니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을 마치고, 연회장을 떠나려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다시 말했다. "아, 그렇지, 이게 필요하겠군요...." 그가 요술지팡이를 아무렇게나 한번 휘두르자 긴 테이블들이 연회장 가장자리로 날 아가 벽에 기대어 섰다. 그리고 또 한번 휘두르자 마룻바닥에 수백 개의 푹신한 보랏빛 침낭들이 가득 찼다. "잘들 자요." 덤블도어 교수가 문을 닫고 나가며 말했다. 연회장이 금방 흥분으로 우성대기 시작했다.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막 일어났던 일을 다른 기숙사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모두들 침낭 속으로!" 퍼시가 소리쳤다. "자. 이제,더 이상 잡담 말고!10분 뒤 불을 끈다!" "어서."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그들은 침낭 세 개를 한쪽 으로 끌고 갔다. "블랙이 아직도 성안에 있을까?"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속삭였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론이 말했다. "그가 오늘 밤을 택한 게 천만 다행이었어." 그들이 옷을 입은 채로 침낭 속으로 기 어 들어가 턱을 괴고 눕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우리가 탑에 없었던 밤이었잖아...." "도망 다니느라 날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나봐." 론이 말했다. "오늘이 할로 윈 데 ㅣ라는 것도 모르고 말야. 만약 오늘이 할로윈이라는 걸 알았다면 여기 연회장 에 나타났을 거아냐." 헤르미온느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들 주위에 있는 아이들도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들어왔을까?" "축지법을 쓸 줄 아는지도 모르지." 조금 떨어져 있는 래번클로 아이가 말했다. "그 냥 뿅하고 나타나는 거 말야." "변장했을지도 몰라." 후플푸프의 5학년생이 말했다. "날아 들어왔을 수도 있어." 딘 토마스가 넌지시 말했다. "아이 답답해. 정말이지 '호그와트의 역사' 라는 책을 읽은 사람이 나밖에 없는 거 니?" 헤르미온느가 듣다 못해 뿌루퉁해서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론이 말했다. "왜?" "이 성벽은 그저 단순한 벽이 아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성벽에는 사람들이 몰래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온갖 종류의 마법을 걸어놨어. 이곳에서는 축지법을 쓸 수 없 어.. 그리고 디멘터들을 속일 수 있는 변장술도 없구. 더욱이 그들은 정원으로 들어오는 입구마다 보초를 서고 있으니까 행여 블랙이 날아 들어왔대도 볼 수 있었을 거야. 또 필치는 모든 비밀 통로들을 다 알고 있어. 그곳에도 물론 디멘터들이 있구 말야...." "이제 불을 끈다!" 퍼시가 소리쳤다. "모두 침낭 속으로 들어가고 더 이상 말하지 마!" 촛불이 한번에 다 꺼졌다. 이제 불빛이라곤 반장들에게 심각하게 말하며 떠나니고 있 는 은빛 유령들과 바깥의 하늘처럼 별들이 빛나고 있는 마법의 천장에서 나오는 불빛 이 전부였다. 그러나 연회장에서는 여전히 여기저기서 소곤대는 속삭임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꼭 바람이 솔솔 부는 야외에서 잠자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들은 한 시간에 한 번씩 연회장을 살피고 돌아갔다. 많은 학 ㅣ 마침내 곯아떨어진 새벽 3시쯤에 덤블도어 교수가 안으로 들어왔다. 해리는 그가 퍼시를 찾아 주위를 휘 둘러보는 걸 지켜보았다. 퍼시는 침낭들 사이사이를 걸어다니며, 속닥대고 있는 아이들을 나무라고 있었다. 퍼시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덤블도어 교수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그들은 얼른 잠자는 척했다. "어떤 흔적이라도 있나요,교수님?" 퍼시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없단다. 여기는 모두 괜찮니?" "모든 게 잘되고 있습니다." "다행이구나. 지금 애들을 굳이 옮길 필요는 없구, 그리핀도르 초상화 구멍을 지키는 임시 경비원을 구해 두었으니 내일은 돌아가게 할 수 있을 게다." "그런데 뚱보 여인은요?" "2층에 있는 지도에 숨어있단다. 암호를 말하지 않는 블랙을 들여보내지 않으려 하자 그가 공격을 한 것 같더구나. 여전히 몹시 괴로워하고 있지만 좀 진정되면 필치 씨를 시켜 초상화를 원래대로 복구시킬 계획이란다." 그때 연회장 문이 삐걱 하고 다시 열리는 소리와 더 많은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교장선생님?" 그건 스네이프 교수의 목소리였다. 해리는 숨을 죽이고 열심히 귀기울 였다. "3층을 다 수색했는데 없었어요. 그리고 필치는 지하 감옥들을 살펴보았는데 역 시 아무 것도 없었답니다." "천문 탑은요? 트릴로니 교수의 방은요? 부엉이들 방은요?" "모두 다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수고했어요, 세베루스. 블랙이 아직까지 어정대고 있을 리가 없겠죠." "그런데 그가 어떻게 들어왔을까요, 교수님?" 스네이프 교수가 물었다. 해리는 더 잘 들으려고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여러 가지 생각해 보았지만 모두 다 가능성이 희박해요." 해리는 샛눈을 뜨고 그들이 서 있는 곳을 흘끗 올려다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그에 게 등을 대고 서 있었지만 열심히 듣고 있는 퍼시의 얼굴과 화난 것처럼 보이는 스네 이프의 옆모습은 볼 수 있었다. "일전에 저와 나누셨던 말 기억하세요, 교장선생님? 학기 초에 말씀입니다." 스네이프 교수가 마치 퍼시 때문에 말하길 꺼리기라도 하는 듯 입술을 거의 떼지 않 고 말했다. "그렇고,세베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왠지 심상치 않게 들렸 다. "그러니까 - 거의 불가능한 것 같아요 - 블랙이 내부의 도움 없이 학교로 들어왔다 는 게 말입니다. 제가 분명히 염려스럽다고 말씀드렸지 않았습니까 -" "난 이 성안에 있는 어떤 사람도 블랙이 들어오는 걸 도왔들 거라고는 생각지 않아 요."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말투 속에 '그 얘기는 이미 끝났다'는 뜻 이 역력했기 때문인지 스네이프 교수는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난 이만 디멘터들에게 내려가 봐야겠소."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수색이 끝나면 알려주겠다고 해서 말이오." "디멘터들이 수색을 돕고 싶어하지 않았나요?" 퍼시가 물었다. "물론 그랬지." 덤블도어 교수가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난 적어도 내가 교장으로 있는 동안은 이 성안에 디멘터들이 들어오는 건 용납할 수 없단다." 퍼시는 다소 무안해한는 것 같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빨리 그리고 조용히 연회장을 나갔다. 스네이프 교수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잠시 서서 교장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곤 그도 역시 나갔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를 슬쩍 바라보았다. 둘 다 눈을 뜨고 있었다. "저게 다 무슨 소리니?" 론이 입을 열었다. 그 다음 며칠 동안 아이들은 온통 시리우스 블랙에 대한 얘기만 했다. 그가 성에 어 떻게 돌어왔는가에 대한 추측들은 갈수록 태산이었다. 후플푸프의 한나 아보트는 다음 약초학 수업 시간 내내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블랙이 꽃 피는 키 작은 나무로 변했을 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늘어놓았다. 뚱보 여인의 찢겨진 캔버스는 벽에서 떼어지고 캐도간 경과그의 살찐 회색 말 그림이 대신 걸렸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것을 별로 탐탁히 여기지 않았다. 캐도간 경은 시도때 도 없이 아이들에게 결투 신청을 해 귀찮게 구는가 하면, 아주 이상하고 복잡한 암호를 궁리해 내서 하루에도 두 번씩 바꾸어 아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기가 일쑤였다. "그는 완전히 정신 이상자야." 시무스 피니간이 성내며 퍼시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 사진 걸어두면 안될까?" "다른 그림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곳에 있고 싶어하지 않아." 퍼시가 말했다. " 뚱보 여인에게 일어난 일을 보고 모두들 겁에 질렸거든. 그래도 캐도간 경이니까 용감 하게 그 일을 하겠다고 자원한 거야." 그러내 해리에게 생긴 다른 걱정거리들에 비하면 캐도간 경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니 었다. 그의 행동은 이제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 받고 있었다. 복도를 걸어갈 땐 선생 님들이 어떤 구실을 대서라도 그와 동행했고, 퍼시 위즐리(해리가 생각할 때는 그의 어 머니의 명령에 따른 행동인 것 같았다) 는 그가 어디를 가든 거드름을 피우며 꼭 경호 해주는 개처럼 졸졸 따라다녔다. 그리고 마침내는 맥고나걸 교수까지 꼭 누군가가 죽은 것 같은 침울한 얼굴로 해리를 그녀의 사무실로 데려갔다. "너에게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겠구나,포터." 그녀가 아주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 이 말을 들으면 놀라겠지만, 시리우스 블랙이 - " "그가 절 찾고 있다는 거 알아요." 해리가 지쳐서 말했다. "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들었어요. 위즐리 아저씨는 마법부에서 일하시잖아요." 맥고나걸 교수는 깜짝 놀란 것 같았다. 그녀는 해리를 잠시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 었다. "그랬구나!글쎄다. 그렇다면 포터, 저녁에 퀴디치 연습하는 게 왜 좋지 않은지 이 해하겠구나. 너의 팀 선수들하고만 경기장에 나가 있다는 건 너무 위험하잖니-" "저흰 토요일에 첫 시합이 있어요!" 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훈련을 그만둘 수는 없어요,,교수님!"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골똘히 바라보았다. 해리는 그녀가 그리핀도르 팀의 우승에 깊 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애당초 그에게 수색꾼을 하도록 권유했던 사람 도 결국 그녀였지 않은가. 그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흠...." 맥고나걸 교수가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가더니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퀴디치 경기장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맹세코, 나도 우리 팀이 우승컵을 타는 걸 보고 싶단 다.... 그렇지만 포더...선생님이 곁에 계시다면 더 안심이 될 것 같구나. 내가 후치 부인 에게 너희들이 훈련하는 동안 감독해달라고 부탁드려보마." 첫 퀴디치 시합날이 가까워지면서 날씨는 점점 더 험악해졌다. 그러나 그리핀도르 팀 은 후치 부인의 감독을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런데 토요일 시합을 앞둔 마지막 훈련 때, 올리버 우드가 팀 선수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을 알려왔 다. "내일 시합은 슬리데린과 하지 않아!" 그가 대단히 화난 얼굴로 말했다. "플린트가 막 날 찾아왔었어. 후플푸프와 하게 될 거야." "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플린트의 말에 따르면 그 팀의 수색꾼 팔이 아직 낫지 않았애." 우드가 이빨을 뿌드 득 갈며 말했다. "하지만 그 애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그 속셈은 안 봐도 뻔해. 이런 날씨 속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은 거야. 승산이 없다는 거겠지 뭐...." 온종일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졌고, 우드가 말할 때는 희미하게 우르르 쾅쾅 하며 천둥소리까지 들렸다. "말포이의 팔은 멀쩡해!" 해리가 사납게 말했다. "그 자식은 꾀병을 부리고 있는 거 라구!" "나도 알아.하지만 그걸 입증할 수가 없잖아." 우드가 따끔하게 말했다. "그나저나 우 린 슬리데린과의 경기를 대비해서 모든 전술을 연습해왔었는데, 상대 팀이 후플푸프로 바뀌었으니 큰 문제야. 그 팀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니까 말야.그 팀엔 주장선수이자 수 색꾼으로 새로운 선수, 케드릭 디고리가 들어왔어-" 안젤리나의 앨리샤와 케이티가 갑자기 낄낄거리며 웃었다. "뭐야?" 우드가 이 태평한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키 크고 잘생긴 애 말이지?" 안젤리나가 말했다. "건장하고 말이 없고." 케이티가 이렇게 덧붙였고, 그 애들은 다시 낄낄거리기 시작 했다. "그 애가 말이 없는 건 그저 앞뒤 단어를 서로 연결시키지 못할 정도로 우둔하기 때 문일 뿐이야." 프레드가 성급하게 말했다. "난 네가 왜 걱정하는지 도대체 모르겠어, 올 리버 후풀푸프는 손쉬운 팀이야. 지난번에 그 애들과 경기했을 때는, 해리가 5분도 되 지 않아서 스니치를 잡았잖아.기억 안나?" "지금은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 우드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디고리가 나섰다 는 걸 생각해야지! 그 앤 훌륭한 수색꾼이야! 너희들이 그걸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유감이야! 우린 마음을 놓아서는 안 돼! 절대 해이해지면 안 된다구! 슬리데린은 일 부러 우리가 잘못되게 하려고 이러흔 거란말야! 우린 꺽 이겨야만 해!" "올리버,진정해!" 프레드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우린 후플푸프 팀을 매우 진 지하게 여기고 있어. 진지하게." 시합 전날이 되자 바람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거세게 몰아쳤고 비는 억수같이 쏟아졌다. 복도와 교실이 어찌나 어두웠던지 횟불과 초롱들을 더 밝혀두어야 했다. 이 런 날씨를 보면서 슬리데린 팀은 노골적으로 기분이 좋은 내색을 보였다. 말포이는 특 히 더 했다. "아, 내팔만 조금 더 나아졌더라면 좋았을걸!" 사나운 바람이 창문을 때리자 그가 한 숨을 쉬는 척했다. 해리의 머릿속은 온통 내일 시합 걱정뿐이었다. 올리버 우드는 수업 시간 사이사이 허둥지둥 그를 찾아와 조언을 해주었는데, 세 번째 왔을 때는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만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에 10분이나 늦고 말았다. 헐레벌떡 교실로 뛰어가는 그 의 뒤에 대고 우드가 소리쳤다. "디고리는 몸을 아주 빨리 휙휙 돌릴 수 있대,해리. 그 러니까 녀석을 정신없이 빙빙 돌게 해서 꽈배기로 만들어버리는 것도 아마 괜찮은 방 법일 거야-" 해리는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실로 달려가 다급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루핀 교수님. 전-" 하지만 교탁에서 그를 올려다본 사람은 루핀 교수가 아니었다. 그건 스네이프 교수였 다. "이 수업은 10분 전에 시작했다,포터. 그러니 그리핀도르에 서 10점을 감점해야 할 것 같구나. 앉아라." 하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루핀 교수님은 어디 계시죠?" 그가 물었다. "오늘 몸이 좀 좋지 않으셔서 수업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셨다." 스네이프 교수가 일 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앉으라고 말한 것 같은데?" 하지만 해리는 제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어떻게 안 좋으신대요?" 스네이프 교수의 까만 눈이 반짝거렸다. "생명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 그는 마치 그러길 바라기라도 하는 것 같은 표정으 로 말했다. "그리핀도르에서 5점 더 감점하겠다. 그리고 앉으라는 말을 한 번만 더 하 게 했다간 50점감점될 줄 알아라." 해리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학급 아이들을 죽 둘 러보았다. "포터가 들어오기 전에 말했던 것처럼, 루핀 교수는 지금까지 여러분이 다루었던 주 제들에 대해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으셨어요-" "선생님,저희들은 보가트와 레드 캡과 카파와 그라인딜로우들을 배웠는데요," 헤르미 온느가 얼른 말했다. "그리고 저희들은 막 -" "조용히 해요."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했다. "난 그런 걸 말해달라고 하지 않았 어요. 난 그저 루핀 교수의 수업 구성 능력 결여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던 것뿐이에요." "그분은 지금까지 저희를 가르쳤던 선생님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어둠의 마법 방어 법 선생님이세요." 딘 토마스가 용감하게 말하자,나머지 아이들도 모두 동의를 표시했 다. 스네이프 교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들은 아주 만족하고 있군요. 하긴 루핀 교수는 여러분들을 결코 힘들게 하지 않으니까 그럴 만도 하죠 - 내가 볼때 레드 캡이나 그라인딜로우는 1학년생들도 다룰 수 있는 주제들이에요. 오늘 우리는 -" 그는 교과서를 손가락 끝으로 휙휙 넘기더니, 그들이 다루지 않았다는 걸 분명히 알 텐 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을 펼쳤다. "- 늑대인간." "하지만, 선생님." 헤르미온느가 참을수 없는 듯 그가 말하는 중에 끼어들었다. "저희 들은 늑대인간을 배우려면 아직멀었는데요. 오늘 저희들은 힝키펑크를 배우기로 되어 있어요 -" "그레인저." 스네이프 교수가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수업을 가르치고 있 는 사람은 나지, 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시 한번 말하는데 모두들 394쪽을 펴요." 그가 또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 당장!" 아이들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슬쩍슬쩍 옆사람을 보는가 하면 뿌루퉁하게 투덜거리며 책을 펼쳤다. "는대인간과 진짜 늑대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누가 말해볼수 있을까?" 스네이프 교수 가 물었다. 모두들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예외였다. 늘 그렇듯이 그 녀의 손이 번쩍 들어올려졌다. "아무도 없나?" 스네이프 교수가 헤르미온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물었다. 그가 다시 심술궂게 미소 지었다. "루핀 교수가 그 기본적 차이도 아직 가르쳐주지 않았다니-" "말씀드렸잖아요." 패르바치가 느닷없이 말했다. "저희들은 아직 늑대인간까지 진도 를 나가지 않았어요. 저희들은 그저 -" "조용히 해!" 스네이프 교수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난 늑대인간도 알아보지 못하는 이런 멍청한 3학년 학급을 만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덤블도어 교수에 게 너희들 의 진도가 얼마나 늦어 있는지 말씀드려야겠다..." "선생님."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손을 들어올린 채 말했다. "늑대인간은 몇가지 사소 한 면에서 진짜 늑대와 다릅니다. 늑대인간의 주둥이는 -" "그것으로 네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한 게 두 번째다. 그레인저." 스네이프 교수가 냉담하게 말했다. "비위에 거슬리게 아는 체한 벌로 그리핀도르에서 5점을 더 감점하겠다." 헤르미온느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손을 내리고 눈물이 가득고인 눈이로 마룻바닥만 내려다보았다. 학급 아이들은 모두 스네이프 교수를 노려보았다. 그건 그들이 그럴 얼 마나 싫어하나를 말해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적어도 한 번쯤은 헤르미온느를 잘난 체하는 아이라고 놀려댄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일주일에 도 몇 번씩 잘난 체한다고 헤르미온느를 놀려댔던 론까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큰소리 로 대들었다. "질문을 하셨으면 답변을 들으셔야죠!" 학급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그나 너무 지나쳤다는 걸 알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론에게 로 천천히 다가가자 아이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징계다,위즐리." 스네이프 교수가 얼굴을 론에게 바짝 갖다 대고 능글맞게 말했다. " 그리고 다시 한번만 더 내 수업 방식을 비난했다간, 평생 후회하도록 만들어줄 테다." 그 뒤 수업이 끝날 때까지 누구 하나 찍 소리도 못했다. 그들이 앉아서 교과서에 있 는 늑대인간에 대한 내용을 노트에 쓰는 동안, 스네이프 교수는 책상들 사이를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니며 그들이 루핀 교수와 함께 공부했던 내용들을 들추어 보았다. "제대로 설명되어 있지가 않군.... 그건 옳지 않아,카파는 몽골리아에서 더 흔히 발견 되지.... 루핀 교수가 이걸 10점 만점에 8점을 주었단 말이니? 나라면 3점밖에 주지 않 았을 게다...." 마침내 종이 울리자, 스네이프 교수가 그들이 쓴 것을 거둬 들였다. "늑대인간을 구별해거 죽이는 방법에 대해 글을 써서 제출하도록 해요. 양피지마리 두 개 분량으로 작성해서 월요일 아침까지 내세요. 이 학급은 기합이 빠져서 좀 단련이 필요할 것 같군요. 위즐리,넌 남아있거라. 언제 어떤 벌을 줄지 결정해야 하니까." 다른 아이들과 함께 교실을 나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해리와 헤르 미온느는 스네이프 교수를 격렬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스네이프 교수는 다른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들에게는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 었어. 그가 아무리 그 지위를 탐낸다 해도 말야."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그런 데 루핀 교수에게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지? 이게 다 그 보가트 때문 아닐까?" "몰라." 헤르미온느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하지만 루핀 교수가 정말로 빨리 회복되 셨으면 좋겠어...." 론이 5분쯤 뒤 골이 잔뜩 난 얼굴로 그들에게 왔다. "저게 글쎄 -" (그가 스네이프 교수를 그런 식으로 부르자 헤르미온느가 주의를 주 었다) -"내게 무얼 시켰는지 알아? 나더러 글쎄 병동에 있는 변기들을 닦으라지 뭐야. 마법도 쓰지 않구 말야!" 그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한숨을 푹 쉬었다. "블랙은 왜 스 네이프의 사무실에 숨어있지 않은 거지? 블랙이라면 우리를 위해 그를 끝장내 줄 수도 있을 텐데 말야!" 해리는 다음날 아침 아주 일찍 잠에서 깨었다. 바깥은 여전히 어두웠다. 잠시 그는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목덜미에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걸 느끼고 그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 소리의 요정 퍼브스가 바 로 옆에서 둥둥 떠다니며 그의 귀에다 입김을 세게 불어대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야?" 해리가 버럭 짜증을 냈다. 그러나 피브스는 양볼을 부플리더니 세게 훅 불고는 깔깔거리며 사라졌다. 해리는 더듬더듬 자명종 시계를 찾아 시간을 보았다. 새벽 네시 반이었다. 그는 피브 스에게 한바탕 욕지거리를 하며 잠을 다시 자보려고 이리저리 뒤척여 보았지만 일단 잠이 깨고 나니, 머리 위에서 우르르거리는 천둥소리와 성벽을 세게 치는 바람 소리와 금지된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몇 시간 후 면 그는 퀴디치 경기장에 나가 저 사나운 바람을 헤치고 날아다니며 경기하고 있을 것 이다. 마침내 그는 더 자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님브스2000을 집어들고 기숙사 방에서 조용히 걸어나갔다. 그런데 그가 문을 열자마자 무언가가 그의 다리를 휙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크룩생 크의 숱 많은 꼬리를 간신히 잡고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녀석아, 론이 근처에 있단 말야." 해리가 크룩생크에게 수상쩍은 얼굴로 말했다. "하 고 많은 쥐들 중에 왜 하필 그 쥐를 쫓아다니는 거야. 다른 쥐들이나 잡으러 가. 어서." 그가 크룩생크를 발로 조금씩 밀어 나선형 계단 밑으로 보내며 덧붙였다. "스캐버스는 가만 내버려 둬." 학생 휴게실에 가자 바람 소리가 훨씬 더 크게 들렸다. 그러나 시합은 취소되지 않을 것이다. 퀴디치 시합은 천둥이 친다는 것과 같은 하찮은 이유로 연기되지는 않았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우 걱정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우드가 복도에서 그에게 케드릭 디고리가 누구인지 손가락으로 가리켜준 적이 있었다. 디고리는 5학년생으로 몸 집이 해리보다 훨씬 더 컸다. 수색꾼들은 보통 가볍고 날쌨지만, 이런 날씨에서는 바람 에 잘 날리지 않는 디고리의 육중한 몸이 오히려 이로울 것이다. 해리는 크룩생크가 다시 남자 기숙사 계단으로 몰래 올라가지 않는지 가끔씩 일어서 서 살펴보며 동이 틀 때까지 몇 시간 을 난로 앞에서 빈둥빈둥 보냈다. 한참 뒤 해리는 이제 아침먹을 시간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혼자 초상화 구멍 쪽으로 향했다. "버티고 싸워, 이 바보 같은 겁쟁이야." 캐도간 경이 그에게 냅다 소리쳤다. "조용히 하세요." 해리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그가 포리지를 한 그릇 먹고 조금 기운을 차린 뒤 다시 토스트를 먹으려고 할 때 그 의 팀 선수들이 나타났다. "힘든 경기가 되겠어." 우드가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말했다. "걱정 좀 그만 해,올리버." 앨리샤가 위로하며 말했다. "약간의 비 정도에 힘들어할 우리가 아냐." 하지만 약간의 비 정도가 아니었다. 평상시처럼 전교 학생이 시합을 보러 나올 정도 로 퀴디치의 인기는 대단했지만, 사납게 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우산마저 날아가 버리자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퀴디치 경기장을 향해 잔디밭을 달려가야 했다. 라카룸에 들 어가기 직전 해리는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커다란 우산을 쓰고 경기장으로 가다 가 그를 비웃으며 손가락질을 하는 걸 보았다. 팀 선수들은 진홍색 망토로 갈아입고 우드가 시합 전에 늘 하던 격려사를 기다렸지 만 이번엔 그 순서가 생략괴었다. 우드는 몇 번이고 말하려고 하다가 눈물을 삼키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만 내고는 가망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들에게 따라 오라고 손짓했다. 바람이 어찌나 강했던지 경기장으로 걸어나가는 그들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또 한 천둥소리는 군중들의 환호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요란했다. 빗물이 해리의 안경 에 튀었다. 이런 날씨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스니치를 볼 수 있을까? 후플푸프 선수들이ㅏ 카나리아빛 노란색 망토를 입고, 경기장 맞은편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각 팀의 주장 선수들이 앞으로 걸어나가 서로 악수를 했다. 디고리는 우드에게 미소를 지었지만 우드는 이제 입이 잘 움직이지도 않는 듯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해리 는 입 모양으로 보아 후치 부인이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라고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 다. 그는 진창 속에서 철벅 하며 오른발을 끌어당겨 님부스 2000위로 휙 올렸다. 후치 부인이 입술에 호각을 갖다대고 날카롭고 희미한 호각 소리를 내자 그들 모두 공중으 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빨리 올라가긴 했지만 바람 때문에 빗자루가 자꾸만 흔들렸다. 그는 빗자루를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게 잡고 고개를 돌려 빗속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러나 채 5분도 되지 않아 해리는 살 속까지 푹 젖고 온몸이 얼어붙었으며 작은 스 니치는 말할 것도 없고 팀 돌료들의 얼굴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는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전혀 무른 채 진홍색과 노란색의 흐릿한 형체들 사이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바람 소리 때문에 경기 해설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관중석에 앉아있는 사 람들은 모두 망토와 낡은 우산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해리는 블러저의 공격으로 빗 자루에서 두 번이나 떨어질 뻔했었다. 안경으로 흘러내리는 빗물 때문에 그것들이 날아 오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안ㄹ 수 없었다. 빗자루를 똑바로 잡고 있기가 점점 더 힘들 어지고 있었다. 하늘도 어두워지고 있었다. 해리는 자기 팀인지 상대 팀인지도 모르는 어떤 선수와 거의 두 번이나 부딪힐 뻔했다. 이제는 모두가 흠뻑 젖어 있었고 빗줄기는 굵어져서 누가 누군지 도무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번개가 처음으로 번쩍 했을 때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억수같이 쏱 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자신에게 지상으로 내려가라고 신호하는 우드의 윤곽을 어렴풋 이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이 모두 철벅거리며 질퍽질퍽한 경기장으로 내려갔다. "내가 타임아웃을 요청했어!" 우드가 그의 팀에게 소리쳤다. "자,이 밑으로 와 -" 그들은 경기장 가장자리의 커다란 우산 밑으로 모여들었다. 해리는 안경을 벗고 망토 로 급히 닦았다. "점수는 어떻게 됐지?" "우리가 50점 많아."우드가 말했다. "하지만 스니치를 빨리 잡지 않는다면 밤새도록 경기해야 할 거야." "난 이것 때문에 도무지 스니치를 찾을 수가 없어." 해리가 안경을 흔들면서 투덜거 렸다. 바로 그 순간에 헤르미온느가 뒤에 나타났다. 그녀는 망토를 머리 위에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밝게 웃고 있었다. "좋은 생각이 있어, 해리! 네 안경 좀 줘봐, 얼른!" 그가 그녀에게 안경을 건네주자, 팀 선수들이 모두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헤르미온느 가 요술지팡이로 그것을 가볍게 치며 이렇게 소리쳤다. "임페르비우스!" "자!" 그녀가 안경을 다시 해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제 방수 안경이 됐어!" 우드는 꼭 그녀에게 입이라도 맞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똑똑해!" 헤르미온느가 군중 속으로 사라지자 그가 그녀의 뒤에 대고 쉰 목소리로 외쳤다. "좋아,우리 잘해 보자!" 헤르미온느의 주문은 역시 효과가 있었다. 추위로 몸이 꽁꽁얼고 비에 푹 젖기는 매 한가지였지만 이제 똑똑히 볼 수가 있었다. 그는 새로운 각오로 가득 차서 빗자루를 몰 고 거칠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날아다니며 스니치를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갈래진 번개가 번쩍하더니, 뒤이어 천둥이 또 한번 쳤다. 이제 경기하기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었다. 스니치를 빨리 잡아야 했다 - 해리는 경기장 한가운데로 다시 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번개가 또 한번 번쩍하며 관중석을 비췄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관중석 맨 위의 빈 좌석에 털이 많은 커다란 검정개의 윤곽이 하늘을 배경으로 꼼짝도 않고 서 있는 모습 이 눈에 들어왔다. 얼어서 굳어버린 해리의 손이 빗자루 손잡이에서 스르르 미끄러졌다. 그는 눈을 가리 고 있는 앞머리카락을 흔들며 관중석 쪽을 흘끗 돌아보았다. 개는 사라지고 없었다. "해리!" 그리핀도르 골대에서 우드의 애타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렸다. "해리, 뒤를 봐!" 래리는 홱 돌아보았다. 케드릭 디고리가 경기장 위로 돌진하고 있었다.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허공에 작은 황금빛 점이 반짝이고 있었다- 해리는 깜짝 놀라 몸을 빗자루에 바짝 붙이고 스니치를 향해 붕 날아갔다. "빨리!" 그는 빗방울들이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는 걸 느끼며 빗자루를 재촉했다. "더 빨리!"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경기장에 등골이 오싹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바람은 어느 때보다도 세찼지만 소리는 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소리를 꺼 버렸던지, 아니면 그가 갑자기 귀머거리가 된 것 같았다 - 무슨 일일까? 그 뒤 무언가 친숙한 무시무시한 냉기가 엄습해왔고, 그제야 그는 경기장 밑에서 무 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스니치에서 눈을 떼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백여 명이나 되는 디멘터들이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채 해리 쪽으로 올려다보고 있 었다. 마치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그의 가슴속으로 밀려들어와, 내장을 도려내고 있 는 것 같았다. 그 때 그는 그 소리를 다시 한번 들었다....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 다.... 어떤 여자가.... "해리는 안돼요. 해리는 안돼요. 제발 해리는 안돼요!" "비켜 서, 이 어리석은 여자야...비켜 서,당장...." "해리는 안돼요. 제발 안돼. 날 데려가요.대신 날 죽여요 -" 정신을 멍하게 하고 어찔어찔하게 하는 하얀 안개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왜 가만히 있어? 그녀를 도와야 해.... 안 그러면 그녀가 죽을 거야.... 살해될 거라구.... 그는 차가운 안개를 뚫고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해리는 안돼요! 제발...제발...제발...."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웃고 있었고, 그 여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해리가 알고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땅이 부드러웠길 천만 다행이야." "난 그 애가 틀림없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안경도 깨지지 않았잖아."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해리는 그들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되었는지, 이곳에 오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되게 두들겨 맞기라도 한 듯 온몸이 욱신거리고 있었다. "난 그렇게 무서운 건 난생 처음 봤어." 무서운...가장 무서운 것... 두건을 쓴 까만 형상... 차갑고... 비명을 지르는.... 해리는 눈을 번쩍 떴다. 그는 병동에 누워 있었다. 그리핀도르의 퀴디치 선수들이 머 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그의 침대 주위에 모여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도 마치 수영장에서 막 기어 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해리!" 프레드가 진흙 투성이가 된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기분이 어떠니?" 기억이 빨리 되살아나고 있는 것 같았다. 번개 - 검은 개 - 스니치 - 그리고 디멘터 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가 일어나 앉으며 이렇게 묻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네가 기절했었어." 프레드가 말했다. "아마 - 한 - 15미터쯤은 떨어졌을걸?" "우린 네가 죽는 줄 알았어." 앨리샤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 리로 훌쩍거렸다. 그녀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런데 시합은." 해리가 다소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됐어?" 우리 다시 경 기하는 거야?" 아무도 말이 없었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걸 느꼈다. "설마 - 졌어?" "디고리가 스니치를 잡았어." 조지가 말했다. "네가 떨어진 직후에. 그 애는 무슨 일 인지 알지 못했어. 뒤돌아보니까 네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대. 그 앤 경기를 연기하려 고 했어. 재시합을 원했지. 하지만 그 애들은 공평하게 이긴 거야... 심지어 우드도 그걸 인정했어." "우드는 어디에 있어?" 해리가 문득 그가 그곳에 없다는 걸 깨달으며 물었다. "여전히 빗속에 있어." 프레드가 다소 풀죽은 모습으로 말했다. "죽기라도 하려나봐." 해리가 얼굴을 무릎에 갖다대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프레드가 그의 어깨를 부여잡고 거 칠게 흔들었다. "제발,해리.전에는 스니치를 놓친 적이 없었잖아. "딱 한번 놓친 건데 뭐." 조지가 말했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냐."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100점 차이로 졌어, 그렇지? 그렇니 까 만약 후플프가 레번클로에게 지고 우리가 래번클로와 슬리데린을 이긴다면...." "후플푸프가 적어도 200점 차이로 져야만 할걸." 조지가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그 애들이 래번클로를 이긴다면..." "그럴 리가 없어, 래번클로는 아주 잘하니까. 하지만 만약 슬리데린이 후플푸프와의 경기에서 진다면...." "모두 다 점수에 달려있어 - 어느 쪽이든 100점 정도의 점수 차이가 있어야해...." 해리는 한마디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들은 졌다.... 처음으로 그가 퀴디치 시 합을 진 것이다. 10분쯤 뒤 폼프리 부인이 와서 선수들에게 이제 그가 쉬어야 하니 나가달라고 말했 다. "다시 올게." 프레드가 그에게 말했다. "너무 마음 쓰지 마, 해리. 넌 여전히 우리의 최고 수색꾼이니까." 팀 선수들이 진흙 발자국을 남기며 떼지어 나갔다. 폼프리부인이 못마땅한 듯 문을 쾅 닫았다. 론과 헤르미온ㄴ가 해리의 침대로 가까이 다가왔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굉장히 화내셨어."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분 이 그렇게 화내시는 건 처음 봤어. 네가 떨어질 때 그분이 경기장으로 달려와 요술지팡 이를 휘두르자 네가 땅에 천천히 내려왔어. 그 뒤 그분이 요술지팡이를 디멘터들에게 휘두르자 그들에게 은빛 물질이 튀어나갔고 그들은 곧바로 경지장을 떠났어.... 그분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온 걸 알고 펄펄 뛰셨어. 그분이 글쎄 -" "그 뒤 교장선생님이 마법으로 널 들것 위에 올려놓으셨어." 론이 이어서 말했다. " 그리고 그 위에 둥둥 떠 있는 널 데리고 학교로 걸어가셨어. 모두들 네가...." 그러나 해리는 더 이상 이뭇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디멘터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을까 오로지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던 목소리에 대해서 도.올려다보자 론과 헤르미온느가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내 빗자루는 누가 갖고 있니?" 론과 헤르미온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 " "뭐야?" 해리가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네가 기절했을 때, 그게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 헤르미온느가 잠시 해리 의 눈치를 살피다가 말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 그것이 - 있잖아, 해리 - 그게 커다란 버드나무에 부딪혔어." 해리는 가슴이 철렁 했다. 커다란 버드나무는 정원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매우 난폭 한 나무였다. "그래서?" 그는 그 대답을 듣는 개 두려웠다. "어, 너도 커다란 버드나무는 알잖아." 론이 말했다. "그건 - 그건 맞는 걸 좋아하지 않잖아." "폴리트윅 교수가 네가 깨어나기 직전에 지팡이를 주워 갖고 돌아오셨어." 헤르미온 느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천천히 발치에 있는 가방을 들더니 침대 위에 수십개의 부서진 나무 조각과 작은 가지들을 꺼내놓았다. 해리의 충실한 빗자루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 것이다. @ff 호그와트의비밀지도 폼프리 부인은 계속해서 해리에게 주말 동안은 병동에서 쉬어야 한다고 우겼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는 고집을 피우지도 불평을 하지도 않았지만,그녀가 산산조각이 난 님부 스2000의 조각들을 내버리는 것만은 못하게 말렸다. 해리는 자신이 어리석게 굴고 있다 는 것도, 님부스를 절대 고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단짝친구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를 찾아오는 방문객은 줄을 이었고, 모두들 그를 격려하려고 애썼다. 해그리드는 그에게 꼭 노란 배추처럼 생긴 꽃을 한 다발 보냈고, 지니 위즐리는 새빨개진 얼굴로 직접 만든 회복 카드를 들고 나타났는데, 카드는 열기만 하면 날카로운 소리로 끊임없 이 놀래를 불러댔으므로 해리는 그걸 과일 그릇밑에다 넣고 계속 닫혀있게 해야 했다. 그리핀도르 팀 동료들은 일요일 이침에 다시 왔는데 이번엔 우드도 함께 왔다. 그는 들 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해리를 조금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해리는 그게 겉치레 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온종일 해리의 침대 옆에 붙어 있다가 밤이 되어 서야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누구의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해리에게 위 로가 되지 못했던 것은 정작 그를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 그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관중석에 나타났던 검은 개 형상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헤르미온느 는 비웃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개가 벌써 두 번이나 나타났다는 건 분명 한 사실이었고, 두 번 다 그게 나타나자마자 치명적인 사고가 뒤따랐었다. 처음엔 거의 구조 버스에 치일 뻔했었고, 두 번째엔 빗자루에서 15미터나 아래로 떨어졌었다. 그 개 는 그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까? 그는 이제 평생을 그 짐승을 살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 뒤 디멘터들이 나타났었다. 해리는 디멘터들을 생각할때마다 속이 느글거렸으며 굴욕감까지 느껴졌다. 모두들 디멘터가 끔찍하다고 말했지만, 디멘터가 가까이 있을 때 마다 기절하는 사람은 그 자실밖에 없었다. 머릿속에서 죽어가는 부모님의 비명 소리가 울리는 걸 듣는 사람은 그 자신밖에 없었다. 해리는 이제 비명을 질러대던 그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캄캄한 밤에 깨어있는 채로 병동 침상에 홀로 누워 천장에 비친 긴 달빛을 빤하 바라보고 있는 동 안 해리는 절규하는 듯한 그녀의 외침들이 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그이 어머니였다. 디멘터들이 다가올 때마다. 해리는 어머니가 자신 을 볼드모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쓰다가 돌아가시던 순간의 비명 소리와, 어머니를 살해하기 직전의 볼드모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해리는 깜박깜박 졸 때마다 계속해서 차고 끈적끈적한 썩어 문드러진 손과 겁에 질려 저항하는 소리가 뒤섞인 꿈 속으로 빠져들었다가 어머니의 목소리에 놀라 깨어나곤 했다. 월요일이 되자 해리는 비록 드레이코 말포이의 조롱을 꾹꾹 참아내야 하긴 했지만, 억지로나마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끌벅적하고 혼잡한 학교로 돌아오게 된 게 마음이 놓였다. 말포이는 그리핀도르의 패배에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 는 마침내 붕대를 풀었고, 빗자루에서 떨어지는 해리의 흉내를 힘차게 내는 것으로 양 팔을 다시 쓰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런데 말포이가 마법의 약 시간 내내 디멘터가 지 하 감옥을 지나가는 흉내를 내자, 론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미끈미끈한 커다란 악어 심장을 말포이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힌 벌로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50점 감점을 받고 말았다.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만약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또다시 가르치면,난 뺑소니칠 거 야." 점심을 먹은 뒤 루핀 교수의 교실 쪽으로 향하며 론이 말했다. "안에 누가 있나 살펴봐,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교실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괜찮아!" 다행히도 루핀 교수가 다시 돌아와 있었다. 그는 확실히 아픈 것처럼 보였다. 그의 낡은 망토는 더 헐렁해 보였고 눈 밑은 시커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급 아이들 이 모두 자리에 앉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들은 즉시 루핀교수가 아파서 오지 못하는 동안 스네이프 교수가 수업에 대신 들어와 보였던 행동에 대해 강한 불만들을 털어놓 기 시작했다. "그건 온당치 않아요. 그저 잠깐 대리로 들어왔던 것뿐인데, 왜 저희에게 숙제를 내 는 거죠?" "저희들은 늑대인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라요 - "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스네이프 교수에게 아직 거기까지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는 말을 했나요?" 루핀 교 수가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그러자 저마다 한마디씩 하느라 다시 한번 왁자지껄했다. "네, 하지만 스네이프 선생님은 저희들의 진도가 아주 늦었다고 했어요 -" "- 저희들 말을 도무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루핀 교수가 분개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들 말아요. 내가 스네이프 교수에게 말할 테니까. 여러분들은 그 작문 숙제는 하지 않아도 돼요." "이럴 수가." 헤르미온느가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이미 다 했는데!" 그들은 오랜만에 매우 재미있는 수업을 받았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라는 동물이 들 어있는 유리 상자를 갖고 왔었는데, 그건 꼭 연기로 만들어진 것처럼 허약하고 순진하 게 생겼으며 다리가 하나 달린 작은 동물이었다. "여행자들을 늪으로 불러들여요." 그들이 필기를 할 때 루핀 교수가 설명했다. "저 동물의 손에 손전등이 매달려 있는거 보았나요? 그게 앞으로 깡충깡충 뛰면 - 사람들 이 그 불빛을 따라가죠 - 그러면-" 힝키펑크가 유리를 긁어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종이 울리자 모두들 책가방을 챙겨 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해리가 나가려는 순간 - "잠깐만,해리." 루핀 교수가 불렀다. "할말이 있단다." 해리는 홱 돌아섰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의 상자를 천으로 덮고 있었다. "시합에 대해 들었단다." 루핀 교수가 교탁으로 다시 돌아서서 서류 가방에 책들을 넣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 빗자루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으로 생각한다. 고칠 수는 있 니?" "아뇨." 해리가 말했다. "나무가 그걸 박살내 놓았어요." 루핀 교수가 한숨을 지었다. "그 커다란 버드나무는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던 해에 심어졌단다. 아이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나무 몸통을 만지는 게임을 하곤 했었지. 하지만 그 장난으로 데이비 거전이 라는 남자아이가 거의 한쪽 눈을 잃을 뻔하자, 그 이후로 학교측에서 그나무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단다. 아무리 고급 빗자루라도 당할 재간이 없지." "디멘터들에 대해서도 들으셨어요?" 해리가 간신히 물었다. 루핀 교수가 얼른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들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건 아마 아무도 본 적이 없었을 게다. 사실 덤블도어 교수고 디멘터들을 학교 안에 들여보내지 않아서 그들도 나름대로 불만에 차있었단다.... 그런데 네가 떨어진 것이 그들 때문이었니?" "네." 대답하고 나서 해리는 잠시 망설이다고 꼭 하고 싶었던 질문을 불쑥 내뱉었다. "왜죠? 왜 그것들이 제게 그런 영향을 미치는 거죠?제가 -?" "그건 허약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단다." 루핀 교수가 마치 해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또렷하게 말했다. "그리고 디멘터들이 네게 특별히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네 가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무서운 일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햇빛이 교실로 스며들어와 루핀 교수의 하얀 머리와 주름살들을 비추었다. "디멘터들은 이 지구상에서 걸어다니는 가장 불결한 동물들가운데 하나란다. 그것들 은 가장 어둡고 가장 더러운 곳에 몰려들고,부패와 절망을 자랑으로 여기며, 주위에 있 는 평화와 희망과 행복을 고갈시켜버리지. 머글들조차 그것들의 존재를 느끼기는 하지 만, 그들은 디멘터들을 보지도 못한단다. 디멘터에게 가까이 가면 좋은 기분과 행복한 기억은 모두 네게서 빠져 나갈 게야. 그리고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있게 되면 너도 바로 비멘터처럼...영혼이 없는 무정한 악마가 되고 만단다. 네게는 인생의 가장 끔찍한 기억들은만 남겨지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너의 끔찍한 기억들은 정말 누구라도 빗자루에서 떨어지게 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지 않니, 해리.그러니 부끄러워할 게 전혀 없단다." "그것들이 제게 가까이 오면 -" 해리는 루핀 교수의 책상을 빤히 바라보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전 볼드모트가 제 어머니를 살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루핀 교수는 마치 해리의 어깨를 잡기라도 할 것처럼 팔을 약간 들어올리다가 마음 을 바꾸었는지 다시 가만히 내려놓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런데 그들이 경기장에는 왜 왔던 거죠?" 해리가 가차없이 물었다. "점점 배가 고파지고 있었던 게지." 루핀 교수가 딱 하고 서류 가방을 닫으며 침착하 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들을 학교 안으로 들여놓지 않으려 했으니, 인간에게서 섭취해야하는 감정 따위의 먹이 공급이 고갈되었던 게야.... 그러니 퀴디치 경기장 주위 에 몰려있는 많은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겠지. 그 모든 흥분.... 점점 더 무르익 어가는 감정들... 그건 그들에겐 그야말로 연회를 생각나게 했겠지." "아즈카반은 틀림없이 무시무시하겠군요." 해리가 중얼거렸다. 루핀 교수가 으스스하 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요새는 바다 멀리 아주 작은 섬에 있지만, 죄수들을 가두어두기 위해 굳이 벽도 해자도 필요 없단다. 모두 머릿속이 텅 비어 있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으니까 말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미쳐버리고 말지."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은 그것들로부터 탈출했잖아요."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그는 도망쳤어요...." 루핀의 서류 강방이 탁자에서 스르르 미끄러지자 루핀 교수가 잡으려고 얼른 상체를 굽혔다. "그래." 그가 똑바로 일어서며 말했다. "블랙은 그들과 싸우는 방법을 찾아낸 게 틀 림없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지 만 말이다....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마법사들은 힘을 다 빼앗겨 버리거든...." "선생님은 기차에서 디멘터를 물러나게 하셨잖아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몇 가지 - 특정한 방어법들이 있긴 하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기차에서는 디멘터가 단 한 명뿐이었잖니. 많으면 많을수록, 저항하기가 더 어려워진단다." "어떤 방어법들이죠?" 해리가 즉시 물었다. "가르쳐주실 수 있으세요?" "난 디멘터들과 싸우는 전문가가 아니란다,해리...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지...." "하지만 디멘터들이 만약 또다시 퀴디치 경기장에 들어오면, 전 그들과 싸울 수 있어 야 하잖아요 -" 루핀 교수가 해리의 결연한 표정을 바라보고는,잠시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다 결국 이 렇게 말했다. "그러면...좋아. 도와주도륵 하지. 하지만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구나. 방학 전까지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거든. 내가 하필 형편이 아주 좋지 못 한 시기에 병이 나서 말야." 루핀 교수로부터 디멘터를 막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약속도 받았겠다. 다시는 어 머니의 비명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래번클로가 11월 말에 퀴 디치 시합에서 후플푸프를 이겼다는 사실 때문에, 해리의 기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다 음 시합들을 지지만 않는다면, 그리핀도르는 결국 승산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우드는 생기를 되찾았고, 12월 들어서까지 으스스하게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훈련을 시켰다. 더 이상 정원 안에서는 디멘터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덤블도어 교수의 강한 반대 때문에 그것들은 입구에 있는 주둔지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학기가 끝나기 2주일 전, 온세상이 갑자기 밝아지며 눈부시게 하얗게 변했고 질퍽질 퍽한 정원은 어느 날 아침 반짝이는 서리로 뒤덮였다. 성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북 적댔다. 마법 선생님인 플리트윅 교수는 일찌감치 자신의 교실을 희미하게 반짝이는 등 들로 꾸며두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들은 날마다 나는 진짜 요정들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방학동안 할 일들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호그와트 에 남아있기로 했다. 론은 퍼시와 함께 2주일을 보낸다는 게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헤르미온느는 도서실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우겼지만, 해리는 그들 이 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학기 마지막 주말에 호그스미 답사를 또 한번 하게 된다는 공고문이 붙자 모두들 기 뻐했다. 하지만 해리는 그렇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쇼핑을 거기서 다 해도 되겠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허니듀크에서 이빨 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실껌을 사다드리면 엄마와 아빠가 아주 좋아하실 거 야!" 해리는 이번에도 남아있게 될 3학년생은 자기밖에 없을 거라는 사실에 체념하고 그 날 읽기 위해 우드에게서 빗자루의 다양한 제작법에 대해 알 수 있는 '빗자루의 모든 것' 이라는 책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팀훈련 때에는 학교의 빗자루들 중 하나인 낡은 슈팅 스타를 타고 했는데, 그건 아주 느린 데다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는 확실 히 새로운 빗자루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호그스미드 답사를 떠나는 토요일 아침에 해리는 망토에 목도리까지 맨 론과 헤르미 온느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혼자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했 다. 창 밖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성은 아주 조용했다. "잠깐 - 해리!" 돌아보자 프레드와 조지가 3층 복도 중간쯤에 있는 외눈박이 꼽추 마녀의 조각상 뒤 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들 뭐하는 거야?" 해리가 호기심에서 물었다. "어째서 호그스미드에 가지 않 은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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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널 잠깐 즐겁게 해주려고 온 거야." 프레드가 비밀스럽게 윙크를 하며 말 했다. "이리와...." 그가 고개로 외눈박이 마녀의 조각상 왼쪽에 있는 빈 교실을 가리켰다. 해리는 프레 드와 조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조지가 문을 조용히 닫은 뒤 돌아서서 해리를 보고 밝게 미소 지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미리 주려는 거야,해리." 그가 말했다 프레드가 망토 속에서 뭔가를 휙 끄집어내 책상 위에 놓았다. 그것은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커다란 정사각형 모양의,매우 낡은 양피지 조각이었다. 해리는 프레드와 조 지가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그걸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게 뭐야?" "이게,해리, 우리의 성공 비결이야." 조지가 그 양피지를 다정하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걸 네게 주는 게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어젯밤에 결정했 어. 네가 우리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구 말야." "어쨌든, 우린 그걸 다 외우고 있으니까," 조지가 말했다. "네게 물려주는 거야. 우린 그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든." "그런데 이 낡은 양피지 조각을 뭐에다 쓰라는 거야?" 해리가 물었다. "낡은 양피지 조각이라니!" 프레드가 마치 해리가 그를 대단히 화나게 하기라도 한 듯 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명해,조지." "그러니까...우리가 1학년 때였을 때 말야, 해리 - 어리고, 근심 걱정 없고,천진 난만 했을 때 -" 해리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프레드와 조지가 한번이라도 천진 난만했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 의심스러웠다. "-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보다 더 천진 난만했을 때 말야 - 우린 우연히 필치를 성 가시게 하는 장소에 들어갔었어." "복도에서 똥 폭탄을 터뜨렸는데 그게 글쎄 어떤 이유에선지 그를 몹시 화나게 한 거지 - " "그래서 우릴 그의 사무실로 끌고 가서는 위협하기 시작했지.늘 하는 것처럼 그-' "- 징계 -" "- 할복 -" "- 그런데 우린 그가 서류들을 보관해두는 캐비닛에서 대단히 위험한 압수 물품들이 라는 표기가 붙은 서랍을 보게 되었어." "그 다음은 말 안해도 훤히 알겠네." 해리가 씩 웃으며 말했다. "글쎄,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프레드가 말했다. "조지가 똥폭탄을 하나더 떨어뜨려 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린 사이 난 그 서랍으로 급히 달려가 낚아채 왔지 - 이걸 말야." "그렇게 나쁜 짓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조지가 말했다. "분명 필치는 그걸 어떻 게 사용하는 건지 모르고 있었을 거야. 그게 무언지 수상쩍게 여기긴 했겠지만 말야. 그렇지 않았다면 그걸 압수해서 그냥 처박아두진 않을 테니까." "그러면 형들은 그 사용법을 알고 있다 이거지?" "물론이지." 프레드가 히죽히죽 웃었다. "이 작은 양피지 조각은 이 학교의 모든 선 생님들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우리에게 가르쳐주었어." "날 놀리는 거지." 해리가 초라한 양피지 조각을 바라보며 여전히 못미더운 듯 말했 다. "오,우리가?" 조지가 말했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 양피지를 살짝 건드리며 주문을 외웠다. "나는 천하의 멍텅 구리임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그러자 즉시 가느다란 잉크 줄들이 조지의 지팡이가 건드린 점에서부터 거미줄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며 양피지의 구석구석으로 부채꼴로 퍼 지면서 굉장히 꼬불꼬불한 초록색 단어들을 만들어냈다. 금지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 나무와 웡테일과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가 자부심을 갖고 제작한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 그것은 호그와트 성과 정원을 상세히 그린 지도였다. 그러나 정말로 놀라운 것은 지 도에서 돌아다니는 아주 작은 잉크 점들이었다. 각 점마다 작은 글씨로 쓰인 이름이 붙 어 있었다. 해리는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왼쪽 위에 있는 점은 덤블도어 교 수가 서재로 걸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학교 관리인의 교양이 노리스 부인은 이 층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고, 소리의 요정 피브스는 지금 트로피 보관실 주위를 돌아다 니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익은 복도들을 이쪽저쪽 보고 있을 때, 해리의 눈에 다른 무 언가가 들어왔다. 이 지도는 그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통로들도 상세히 보여 주었다. 그리고 통로들 가운데 대부분이- "호그스미드로 곧바로 통해 있어." 프레드가 손가락으로 그중 하나를 따라가며 말했 다. "모두 일곱 개야. 그런데, 필치는 이들 중 네 개를 알고 있어." - 그가 그것들을 지 적했다- "하지만 이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 4층 거울 뒤에 있는 통로는 신경쓰지 마. 우리가 작년 겨울에 가봤는데, 함몰되었더라구 - 완전히 막혀버렸 어. 그리고 아무도 이통로를 이용하지 않는 건, 그 입구에 커다란 버드나무가 심어 졌 기 때문인 것 같아. 하지만 여기 이거 말야. 이건 허니듀크의 지하실로 곧장 통해 있어. 우린 그 통로를 엄청 많이 이용했었지. 그리고 알아챘을지도 모르지만, 그 입구는 이 방 바로 바깥에 있어. 저 외눈박이 꼽추 할멈 조각상을 지나서 말야."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 조지가 지도의 표제를 톡톡 치며 한숨을 지었다. "우린 그들에게 굉장히 많은 시세를 지고 있어." "훌륭한 사람들이야. 신세대 범법자들을 도와 꾸준하게 일해 주었지." 프레드가 진지 하게 말했다. "맞아." 조지가 힘차게 말했다. "그걸 이용한 뒤엔 지워버리는 거 잊지 마-" "- 혹시라도 누가 그걸 읽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프레드가 주의를 주었다. "그저 다시 한번 톡 치고,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주문을 외워. 그러면 다시 모두 지워져 버릴 거야." "그러니까,해리." 프레드가 퍼시의 거만한 말투를 흉내내어 말했다. "행동 조심해." "허니듀크에서 보자." 조지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들은 만족스럽게 히죽거리며 그 방을 나갔다. 해리는 제자리에 서서, 그 놀라운 지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노리스 부인이라는 이 름이 붙은 작은 잉크 점이 왼쪽으로돈 뒤 멈춰 서서 마룻바닥에서 무언가의 냄새를 킁 킁 맡고 있었다. 만약 필치가 정말로 모른다면... 그는 디멘터들을 지나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 있는 해리의 머릿속에 문득 언젠가 위즐리 씨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 것이나 덥석덥석 믿지 마라. 이 지도는 위즐리 씨가 주의를 주었던 위험한 마법의 물건들 가운데 하나였다... 금지 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그러나 그 때 해리는 생각했다. 그는 그걸 단지 호그스미 드로 들어가기 위해서 이용하고 싶은 것뿐이며,무얼 훔치거나 누굴 공격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프레드와 조지는 그걸 오랫동안 이용해왔는데도 어떤 끔찍한 일도 일 어나지 않았지 않은가.... 해리는 손가락으로 허니듀크로 가는 비밀 통로를 따라갔다. 그리곤 갑자기 마치 누구의 명령을 따르기라도 하는 듯, 그지도를 돌돌 말아서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는 급히 교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문을 5센티 정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문 밖으로 나가 외눈박이 마녀 조각 상 뒤로 갔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는 지도를 다시 꺼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위에는 해리 포터라는 이름이 붙은 새로운 잉크 형상이 나타나 있었다. 이 형상은 진짜 해리가 서 있는 곳과 정확히 일치하는, 3층 복도 중간쯤에 서 있었다. 해리는 조심스럽게 지켜 보았다. 자신의 모습인 작은 잉크 점이 작은 요술지팡이로 마녀를 톡톡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얼른 진짜 요술지팡이를 꺼내 그 조각상을 톡톡 두드렸다. 아무 일 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지도를 다시 보았다. 그의 형상 옆에 '디센디움' 이라는 단 어가 들어있는 아주 작은 기포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디센디움!" 해리가 돌 마녀를 다시 두드리며 속삭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마녀 석상의 곱사등이 웬만큼 마른 사람 하나가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열렸다. 해리는 복도 이쪽저쪽을 흘끗 본 뒤, 지도를 다시 쑤 셔 넣고 황급히 그 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는 돌 미끄럼을 타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차갑고 축축한 땅에 내렸다. 그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칠흑같이 새까맸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고 "루모스!" 라고 중얼거리자, 지팡이 끝에서 불빛이 나 왔다. 아주 좁다랗고 낮은 통로가 보였다. 그는 지도를 들어올리고 지팡이 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도가 다시 아무 것 도 쓰여있지 않은 보통의 양피지로 변했다. 그는 그걸 조심스럽게 접어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 출발 했다. 흥분과 걱정으로 가슴이 뛰었다. 그 통로는 거대한 토끼 굴처럼 꼬불꼬불하게 뒤틀려 있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가 끔씩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해리는 지팡이를 내밀고 계속해서 그 통로를 따라갔다. 발도 시리고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허니듀크만 생각하면 기운이 절로 났다. 한 시간쯤 걷자 서서히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리는 헐떡거 리며 걸음을 빨리 했다. 10분쯤 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계단이 나타났다. 해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주심하면서 계단 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그 뒤 갑자기 무언가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문인 것 같았다. 해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귀를 기울였다. 위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 지 않았다. 그는 아주 천천히 그 문을 밀어오렸다. 그리고 살짝 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은 나무 상자들로 가득 찬 지하실이었다. 해리는 지하실 문 밖으로 기어 나와 문 을 닫았다 - 그 지하실 문은 먼지투성이의 바닥과 어찌나 흡사했던지 그게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감쪽같았다. 해리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이제 짤랑거리는 종소리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목소리들까지 명확히 들렸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주 가까이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 가 들렸다. 누군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 민달팽이 젤리 한 박스 더 가져와요, 여보. 다 팔려서 하나도 없어요 - " 어 떤 여자가 말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짝 소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 다. 어쩌면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 해리는 재빨리 그리고 조용히 숨어있는 곳에서 빠져 나와 계단을 올라갔다. 뒤돌아보 자 거대한 엉덩와 상자 안에 들이밀고 있는 빛나는 대며리가 보였다. 계단 맨 위에 있 는 문에도달해 밖으로 살짝 빠져 나가자 허니듀크의 계산대가 나왔다 - 그는 몸을 홱 구부리고 옆으로 살금살금 기어 나간 뒤 똑바로 일어섰다. 허니듀크는 호그와트 학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지만 해리를 신경써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두리번거리며 그들 사이로 서서히 나아갔다. 지금 해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 돼지 같은 두들리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 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반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흥미로운 모양의 과자들로 가득했다. 크림색의 누가 사탕과,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각형 모양의 핑크빛 코코넛 아 이스와, 통통하게 생긴 꿀 색깔의 태피(설탕,버터,땅콩을 섞어서 만든 캔디:옮긴이) 를 비롯해 죽 늘어서 있는 수백 가지 종류의 초콜릿과,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 리와,언젠가 론이 말했던 먹으면 공중을 떠돌게 하는 피징 위즈비라는 샤베트도 있었 다. 한쪽 벽에는 또 '특별한 효과'를 내는 과자들만 따로 진열되어 있었다. 며칠 동안 터지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히아신스 색깔의 거품들로 방을 가득 채우는 풍선껌도 있 었고, 이빨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쪽쪽 찟어지는 민트향이 나는 이상한 실껌과,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시큼한 산성 캔디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매운 아주 작은 까만 색 고추 도깨비와, 씹으면 찍찍거리며 소름끼치는 소리가 나는 쥐 모양의 얼음과자와, 먹으면 실제로 위장 속에서 팔딱팔딱 뛰는, 두꺼비처럼 생긴 페퍼민트 크림과, 부러지 기 쉬운 깃펜 사탕과, 폭발하는 봉봉 사탕도 있었다. 6학년생들 사이로 헤치고 나아가자 가게 저쪽 끝에 별난 맛이라는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론ㄴ과 헤르미온느는 그 밑에 서서 피맛나는 사탕을 살펴보고 있었다. 해리는 살금살금 그들 뒤로 다가갔다. "욱, 이럴 수가. 흡혈귀들이라면 모를까, 해리는 이런 건 좋아하지 않을 거야," 헤르 미온느가 말하고 있었다. "이건 어때?" 론이 헤르미온느 코밑으로 바퀴벌레 모양의 과자들이 들어있는 병을 들이대며 말했다. "절대로 안 되지."해리가 말했다. 론은 하마터면 병을 떨어뜨릴 뻔했다. "해리!" 헤르미온느는 숨이 멎을 듯 잠시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어떻게 -네가 어떻게 -" "와!" 론이 매우 감명 받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 축지법 배웠구나!" "물론 아니지." 해리가 말했다. 그는 6학년생들이 듣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낮추고 그 들에게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 에 대해 모두 말해주었다. "프레드와 조지 형은 어떻게 그걸 너한테 줄 수 있을까!" 론이 격분해서 말했다. "동 생이 여기 있는데 말야!" "하지만 해리가 그걸 계속 갖고 있지는 않을 텐데,뭐!" 헤르미온느가 마치 그런 생각 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해리는 그걸 맥고나걸 교수에게 갖다드릴 거야. 안 그러 니?" "안, 안 그럴 건데!" 해리가 어림도 없다는 듯 말했다. "너 정신 나갔니?"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그렇게 좋은 걸 왜 갖다 바치니?" "갖다드리면, 어디서 났는지 말해야 할 거야! 필치는 당연히 프레드와 조지가 그걸 슬쩍 했다는 걸 알 거구 말야!"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은 어떻구?" 헤르미온느가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그 지도에 있는 비밀 통로들을 이용해서 성안으로 들어왔을 수도 있어! 선생님들은 틀림없이 알 고 계실 거야!" "그는 비밀 통로로 들어왔을 리가 없어." 해리가 얼른 말했다. "지도에는 일곱 개의 터널이 있어, 그렇지? 프레도와 조지는 그중 네 개는 이미 필치가 알고 있다고 했어. 그리고 나머지 세 개 중 하나는 함몰되어서 아무도 지나갈 수 없어. 또 한 통로 입구에 는 커다란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나올 수가 없다구 말야.그리고 내가 막 들어온 통 로는 - 글세 -저 아래 지하실에서는 학교로 가는 입구를 보기가 아주 힘들어. 그 문이 그곳에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 않다면 말야...." 해리는 머뭇거렸다. 블랙이 그 통로가 그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어떻게 될까? 그 러나 론이 의미 심장하게 목을 가다듬더니 과자 가게의 문 안쪽에 붙여져 있는 공고문 을 가리켰다. 마법부의 명령에 의해 또 다른 공고가 있을 때까지, 일몰 후 매일 밤 디멘터들이 거리를 순찰하게 될 것이 라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려드립니다. 이러한 조치는 호그스미드 거주자들의 안전을 위 해 취해진 것이며 시리우스 블랙이 잡히자마자 풀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가 지 가 전에 쇼핑을 마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알겠어?" 론이 조용히 말했다. "저렇게 대멘터들이 떼지어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 니고 있는데 어떻게 블랙이 감히 허니듀크를 침입하겠어? 어쨌든, 헤르미온느, 그가 침 입했다면 허니듀크 주인들이 분명히 소리를 들었을 거야, 그렇지 않니? 그들은 주로 가 게에서 지내니까 말야!" 해리가 얼굴을 무릎에 갖다대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프레드가 그의 어깨를 부여잡고 거칠게 흔들었다. "제발,해리.전에는 스니치를 놓친 적이 없었잖아. "딱 한번 놓친 건데 뭐." 조지가 말했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냐."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100점 차이로 졌어, 그렇지? 그렇니 까 만약 후플프가 레번클로에게 지고 우리가 래번클로와 슬리데린을 이긴다면...." "후플푸프가 적어도 200점 차이로 져야만 할걸." 조지가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그 애들이 래번클로를 이긴다면..." "그럴 리가 없어, 래번클로는 아주 잘하니까. 하지만 만약 슬리데린이 후플푸프와의 경기에서 진다면...." "모두 다 점수에 달려있어 - 어느 쪽이든 100점 정도의 점수 차이가 있어야해...." 해리는 한마디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들은 졌다.... 처음으로 그가 퀴디치 시 합을 진 것이다. 10분쯤 뒤 폼프리 부인이 와서 선수들에게 이제 그가 쉬어야 하니 나가달라고 말했 다. "다시 올게." 프레드가 그에게 말했다. "너무 마음 쓰지 마, 해리. 넌 여전히 우리의 최고 수색꾼이니까." 팀 선수들이 진흙 발자국을 남기며 떼지어 나갔다. 폼프리부인이 못마땅한 듯 문을 쾅 닫았다. 론과 헤르미온ㄴ가 해리의 침대로 가까이 다가왔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굉장히 화내셨어."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분 이 그렇게 화내시는 건 처음 봤어. 네가 떨어질 때 그분이 경기장으로 달려와 요술지팡 이를 휘두르자 네가 땅에 천천히 내려왔어. 그 뒤 그분이 요술지팡이를 디멘터들에게 휘두르자 그들에게 은빛 물질이 튀어나갔고 그들은 곧바로 경지장을 떠났어.... 그분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온 걸 알고 펄펄 뛰셨어. 그분이 글쎄 -" "그 뒤 교장선생님이 마법으로 널 들것 위에 올려놓으셨어." 론이 이어서 말했다. " 그리고 그 위에 둥둥 떠 있는 널 데리고 학교로 걸어가셨어. 모두들 네가...." 그러나 해리는 더 이상 이뭇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디멘터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을까 오로지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던 목소리에 대해서 도.올려다보자 론과 헤르미온느가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내 빗자루는 누가 갖고 있니?" 론과 헤르미온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 " "뭐야?" 해리가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네가 기절했을 때, 그게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 헤르미온느가 잠시 해리 의 눈치를 살피다가 말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 그것이 - 있잖아, 해리 - 그게 커다란 버드나무에 부딪혔어." 해리는 가슴이 철렁 했다. 커다란 버드나무는 정원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매우 난폭 한 나무였다. "그래서?" 그는 그 대답을 듣는 개 두려웠다. "어, 너도 커다란 버드나무는 알잖아." 론이 말했다. "그건 - 그건 맞는 걸 좋아하지 않잖아." "폴리트윅 교수가 네가 깨어나기 직전에 지팡이를 주워 갖고 돌아오셨어." 헤르미온 느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천천히 발치에 있는 가방을 들더니 침대 위에 수십개의 부서진 나무 조각과 작은 가지들을 꺼내놓았다. 해리의 충실한 빗자루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 것이다. @ff 호그와트의비밀지도 폼프리 부인은 계속해서 해리에게 주말 동안은 병동에서 쉬어야 한다고 우겼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는 고집을 피우지도 불평을 하지도 않았지만,그녀가 산산조각이 난 님부 스2000의 조각들을 내버리는 것만은 못하게 말렸다. 해리는 자신이 어리석게 굴고 있다 는 것도, 님부스를 절대 고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단짝친구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를 찾아오는 방문객은 줄을 이었고, 모두들 그를 격려하려고 애썼다. 해그리드는 그에게 꼭 노란 배추처럼 생긴 꽃을 한 다발 보냈고, 지니 위즐리는 새빨개진 얼굴로 직접 만든 회복 카드를 들고 나타났는데, 카드는 열기만 하면 날카로운 소리로 끊임없 이 놀래를 불러댔으므로 해리는 그걸 과일 그릇밑에다 넣고 계속 닫혀있게 해야 했다. 그리핀도르 팀 동료들은 일요일 이침에 다시 왔는데 이번엔 우드도 함께 왔다. 그는 들 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해리를 조금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해리는 그게 겉치레 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온종일 해리의 침대 옆에 붙어 있다가 밤이 되어 서야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지만 누구의 어떤 말도 어떤 행동도 해리에게 위 로가 되지 못했던 것은 정작 그를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 그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관중석에 나타났던 검은 개 형상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헤르미온느 는 비웃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개가 벌써 두 번이나 나타났다는 건 분명 한 사실이었고, 두 번 다 그게 나타나자마자 치명적인 사고가 뒤따랐었다. 처음엔 거의 구조 버스에 치일 뻔했었고, 두 번째엔 빗자루에서 15미터나 아래로 떨어졌었다. 그 개 는 그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까? 그는 이제 평생을 그 짐승을 살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 뒤 디멘터들이 나타났었다. 해리는 디멘터들을 생각할때마다 속이 느글거렸으며 굴욕감까지 느껴졌다. 모두들 디멘터가 끔찍하다고 말했지만, 디멘터가 가까이 있을 때 마다 기절하는 사람은 그 자실밖에 없었다. 머릿속에서 죽어가는 부모님의 비명 소리가 울리는 걸 듣는 사람은 그 자신밖에 없었다. 해리는 이제 비명을 질러대던 그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캄캄한 밤에 깨어있는 채로 병동 침상에 홀로 누워 천장에 비친 긴 달빛을 빤하 바라보고 있는 동 안 해리는 절규하는 듯한 그녀의 외침들이 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그이 어머니였다. 디멘터들이 다가올 때마다. 해리는 어머니가 자신 을 볼드모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애쓰다가 돌아가시던 순간의 비명 소리와, 어머니를 살해하기 직전의 볼드모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해리는 깜박깜박 졸 때마다 계속해서 차고 끈적끈적한 썩어 문드러진 손과 겁에 질려 저항하는 소리가 뒤섞인 꿈 속으로 빠져들었다가 어머니의 목소리에 놀라 깨어나곤 했다. 월요일이 되자 해리는 비록 드레이코 말포이의 조롱을 꾹꾹 참아내야 하긴 했지만, 억지로나마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시끌벅적하고 혼잡한 학교로 돌아오게 된 게 마음이 놓였다. 말포이는 그리핀도르의 패배에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 는 마침내 붕대를 풀었고, 빗자루에서 떨어지는 해리의 흉내를 힘차게 내는 것으로 양 팔을 다시 쓰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런데 말포이가 마법의 약 시간 내내 디멘터가 지 하 감옥을 지나가는 흉내를 내자, 론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미끈미끈한 커다란 악어 심장을 말포이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힌 벌로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50점 감점을 받고 말았다. "스네이프 교수로부터 만약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또다시 가르치면,난 뺑소니칠 거 야." 점심을 먹은 뒤 루핀 교수의 교실 쪽으로 향하며 론이 말했다. "안에 누가 있나 살펴봐,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교실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괜찮아!" 다행히도 루핀 교수가 다시 돌아와 있었다. 그는 확실히 아픈 것처럼 보였다. 그의 낡은 망토는 더 헐렁해 보였고 눈 밑은 시커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급 아이들 이 모두 자리에 앉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들은 즉시 루핀교수가 아파서 오지 못하는 동안 스네이프 교수가 수업에 대신 들어와 보였던 행동에 대해 강한 불만들을 털어놓 기 시작했다. "그건 온당치 않아요. 그저 잠깐 대리로 들어왔던 것뿐인데, 왜 저희에게 숙제를 내 는 거죠?" "저희들은 늑대인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라요 - "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스네이프 교수에게 아직 거기까지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는 말을 했나요?" 루핀 교 수가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그러자 저마다 한마디씩 하느라 다시 한번 왁자지껄했다. "네, 하지만 스네이프 선생님은 저희들의 진도가 아주 늦었다고 했어요 -" "- 저희들 말을 도무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 양피지 두루마리 두 개라뇨!" 루핀 교수가 분개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들 말아요. 내가 스네이프 교수에게 말할 테니까. 여러분들은 그 작문 숙제는 하지 않아도 돼요." "이럴 수가." 헤르미온느가 매우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이미 다 했는데!" 그들은 오랜만에 매우 재미있는 수업을 받았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라는 동물이 들 어있는 유리 상자를 갖고 왔었는데, 그건 꼭 연기로 만들어진 것처럼 허약하고 순진하 게 생겼으며 다리가 하나 달린 작은 동물이었다. "여행자들을 늪으로 불러들여요." 그들이 필기를 할 때 루핀 교수가 설명했다. "저 동물의 손에 손전등이 매달려 있는거 보았나요? 그게 앞으로 깡충깡충 뛰면 - 사람들 이 그 불빛을 따라가죠 - 그러면-" 힝키펑크가 유리를 긁어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종이 울리자 모두들 책가방을 챙겨 문으로 향했다. 그런데 해리가 나가려는 순간 - "잠깐만,해리." 루핀 교수가 불렀다. "할말이 있단다." 해리는 홱 돌아섰다. 루핀 교수는 힝키펑크의 상자를 천으로 덮고 있었다. "시합에 대해 들었단다." 루핀 교수가 교탁으로 다시 돌아서서 서류 가방에 책들을 넣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 빗자루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으로 생각한다. 고칠 수는 있 니?" "아뇨." 해리가 말했다. "나무가 그걸 박살내 놓았어요." 루핀 교수가 한숨을 지었다. "그 커다란 버드나무는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던 해에 심어졌단다. 아이들은 가까이 다가가서 나무 몸통을 만지는 게임을 하곤 했었지. 하지만 그 장난으로 데이비 거전이 라는 남자아이가 거의 한쪽 눈을 잃을 뻔하자, 그 이후로 학교측에서 그나무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단다. 아무리 고급 빗자루라도 당할 재간이 없지." "디멘터들에 대해서도 들으셨어요?" 해리가 간신히 물었다. 루핀 교수가 얼른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들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건 아마 아무도 본 적이 없었을 게다. 사실 덤블도어 교수고 디멘터들을 학교 안에 들여보내지 않아서 그들도 나름대로 불만에 차있었단다.... 그런데 네가 떨어진 것이 그들 때문이었니?" "네." 대답하고 나서 해리는 잠시 망설이다고 꼭 하고 싶었던 질문을 불쑥 내뱉었다. "왜죠? 왜 그것들이 제게 그런 영향을 미치는 거죠?제가 -?" "그건 허약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단다." 루핀 교수가 마치 해리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또렷하게 말했다. "그리고 디멘터들이 네게 특별히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네 가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무서운 일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햇빛이 교실로 스며들어와 루핀 교수의 하얀 머리와 주름살들을 비추었다. "디멘터들은 이 지구상에서 걸어다니는 가장 불결한 동물들가운데 하나란다. 그것들 은 가장 어둡고 가장 더러운 곳에 몰려들고,부패와 절망을 자랑으로 여기며, 주위에 있 는 평화와 희망과 행복을 고갈시켜버리지. 머글들조차 그것들의 존재를 느끼기는 하지 만, 그들은 디멘터들을 보지도 못한단다. 디멘터에게 가까이 가면 좋은 기분과 행복한 기억은 모두 네게서 빠져 나갈 게야. 그리고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있게 되면 너도 바로 비멘터처럼...영혼이 없는 무정한 악마가 되고 만단다. 네게는 인생의 가장 끔찍한 기억들은만 남겨지게 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너의 끔찍한 기억들은 정말 누구라도 빗자루에서 떨어지게 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지 않니, 해리.그러니 부끄러워할 게 전혀 없단다." "그것들이 제게 가까이 오면 -" 해리는 루핀 교수의 책상을 빤히 바라보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전 볼드모트가 제 어머니를 살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루핀 교수는 마치 해리의 어깨를 잡기라도 할 것처럼 팔을 약간 들어올리다가 마음 을 바꾸었는지 다시 가만히 내려놓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런데 그들이 경기장에는 왜 왔던 거죠?" 해리가 가차없이 물었다. "점점 배가 고파지고 있었던 게지." 루핀 교수가 딱 하고 서류 가방을 닫으며 침착하 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들을 학교 안으로 들여놓지 않으려 했으니, 인간에게서 섭취해야하는 감정 따위의 먹이 공급이 고갈되었던 게야.... 그러니 퀴디치 경기장 주위 에 몰려있는 많은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겠지. 그 모든 흥분.... 점점 더 무르익 어가는 감정들... 그건 그들에겐 그야말로 연회를 생각나게 했겠지." "아즈카반은 틀림없이 무시무시하겠군요." 해리가 중얼거렸다. 루핀 교수가 으스스하 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요새는 바다 멀리 아주 작은 섬에 있지만, 죄수들을 가두어두기 위해 굳이 벽도 해자도 필요 없단다. 모두 머릿속이 텅 비어 있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으니까 말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미쳐버리고 말지." "하지만 시리우스 블랙은 그것들로부터 탈출했잖아요."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그는 도망쳤어요...." 루핀의 서류 강방이 탁자에서 스르르 미끄러지자 루핀 교수가 잡으려고 얼른 상체를 굽혔다. "그래." 그가 똑바로 일어서며 말했다. "블랙은 그들과 싸우는 방법을 찾아낸 게 틀 림없단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지 만 말이다.... 디멘터들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마법사들은 힘을 다 빼앗겨 버리거든...." "선생님은 기차에서 디멘터를 물러나게 하셨잖아요." 해리가 불쑥 말했다. "몇 가지 - 특정한 방어법들이 있긴 하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기차에서는 디멘터가 단 한 명뿐이었잖니. 많으면 많을수록, 저항하기가 더 어려워진단다." "어떤 방어법들이죠?" 해리가 즉시 물었다. "가르쳐주실 수 있으세요?" "난 디멘터들과 싸우는 전문가가 아니란다,해리...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지...." "하지만 디멘터들이 만약 또다시 퀴디치 경기장에 들어오면, 전 그들과 싸울 수 있어 야 하잖아요 -" 루핀 교수가 해리의 결연한 표정을 바라보고는,잠시 주저하는 기색을 보이다 결국 이 렇게 말했다. "그러면...좋아. 도와주도륵 하지. 하지만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구나. 방학 전까지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거든. 내가 하필 형편이 아주 좋지 못 한 시기에 병이 나서 말야." 루핀 교수로부터 디멘터를 막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약속도 받았겠다. 다시는 어 머니의 비명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래번클로가 11월 말에 퀴 디치 시합에서 후플푸프를 이겼다는 사실 때문에, 해리의 기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다 음 시합들을 지지만 않는다면, 그리핀도르는 결국 승산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우드는 생기를 되찾았고, 12월 들어서까지 으스스하게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심히 훈련을 시켰다. 더 이상 정원 안에서는 디멘터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덤블도어 교수의 강한 반대 때문에 그것들은 입구에 있는 주둔지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학기가 끝나기 2주일 전, 온세상이 갑자기 밝아지며 눈부시게 하얗게 변했고 질퍽질 퍽한 정원은 어느 날 아침 반짝이는 서리로 뒤덮였다. 성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북 적댔다. 마법 선생님인 플리트윅 교수는 일찌감치 자신의 교실을 희미하게 반짝이는 등 들로 꾸며두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들은 날마다 나는 진짜 요정들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방학동안 할 일들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호그와트 에 남아있기로 했다. 론은 퍼시와 함께 2주일을 보낸다는 게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헤르미온느는 도서실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우겼지만, 해리는 그들 이 자신과 함께 있어 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학기 마지막 주말에 호그스미 답사를 또 한번 하게 된다는 공고문이 붙자 모두들 기 뻐했다. 하지만 해리는 그렇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쇼핑을 거기서 다 해도 되겠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허니듀크에서 이빨 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실껌을 사다드리면 엄마와 아빠가 아주 좋아하실 거 야!" 해리는 이번에도 남아있게 될 3학년생은 자기밖에 없을 거라는 사실에 체념하고 그 날 읽기 위해 우드에게서 빗자루의 다양한 제작법에 대해 알 수 있는 '빗자루의 모든 것' 이라는 책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팀훈련 때에는 학교의 빗자루들 중 하나인 낡은 슈팅 스타를 타고 했는데, 그건 아주 느린 데다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는 확실 히 새로운 빗자루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호그스미드 답사를 떠나는 토요일 아침에 해리는 망토에 목도리까지 맨 론과 헤르미 온느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혼자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했 다. 창 밖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성은 아주 조용했다. "잠깐 - 해리!" 돌아보자 프레드와 조지가 3층 복도 중간쯤에 있는 외눈박이 꼽추 마녀의 조각상 뒤 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들 뭐하는 거야?" 해리가 호기심에서 물었다. "어째서 호그스미드에 가지 않 은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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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널 잠깐 즐겁게 해주려고 온 거야." 프레드가 비밀스럽게 윙크를 하며 말 했다. "이리와...." 그가 고개로 외눈박이 마녀의 조각상 왼쪽에 있는 빈 교실을 가리켰다. 해리는 프레 드와 조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조지가 문을 조용히 닫은 뒤 돌아서서 해리를 보고 밝게 미소 지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미리 주려는 거야,해리." 그가 말했다 프레드가 망토 속에서 뭔가를 휙 끄집어내 책상 위에 놓았다. 그것은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커다란 정사각형 모양의,매우 낡은 양피지 조각이었다. 해리는 프레드와 조 지가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그걸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게 뭐야?" "이게,해리, 우리의 성공 비결이야." 조지가 그 양피지를 다정하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걸 네게 주는 게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어젯밤에 결정했 어. 네가 우리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구 말야." "어쨌든, 우린 그걸 다 외우고 있으니까," 조지가 말했다. "네게 물려주는 거야. 우린 그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든." "그런데 이 낡은 양피지 조각을 뭐에다 쓰라는 거야?" 해리가 물었다. "낡은 양피지 조각이라니!" 프레드가 마치 해리가 그를 대단히 화나게 하기라도 한 듯 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명해,조지." "그러니까...우리가 1학년 때였을 때 말야, 해리 - 어리고, 근심 걱정 없고,천진 난만 했을 때 -" 해리는 코웃음을 쳤다. 그는 프레드와 조지가 한번이라도 천진 난만했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 의심스러웠다. "-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보다 더 천진 난만했을 때 말야 - 우린 우연히 필치를 성 가시게 하는 장소에 들어갔었어." "복도에서 똥 폭탄을 터뜨렸는데 그게 글쎄 어떤 이유에선지 그를 몹시 화나게 한 거지 - " "그래서 우릴 그의 사무실로 끌고 가서는 위협하기 시작했지.늘 하는 것처럼 그-' "- 징계 -" "- 할복 -" "- 그런데 우린 그가 서류들을 보관해두는 캐비닛에서 대단히 위험한 압수 물품들이 라는 표기가 붙은 서랍을 보게 되었어." "그 다음은 말 안해도 훤히 알겠네." 해리가 씩 웃으며 말했다. "글쎄,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프레드가 말했다. "조지가 똥폭탄을 하나더 떨어뜨려 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린 사이 난 그 서랍으로 급히 달려가 낚아채 왔지 - 이걸 말야." "그렇게 나쁜 짓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조지가 말했다. "분명 필치는 그걸 어떻 게 사용하는 건지 모르고 있었을 거야. 그게 무언지 수상쩍게 여기긴 했겠지만 말야. 그렇지 않았다면 그걸 압수해서 그냥 처박아두진 않을 테니까." "그러면 형들은 그 사용법을 알고 있다 이거지?" "물론이지." 프레드가 히죽히죽 웃었다. "이 작은 양피지 조각은 이 학교의 모든 선 생님들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우리에게 가르쳐주었어." "날 놀리는 거지." 해리가 초라한 양피지 조각을 바라보며 여전히 못미더운 듯 말했 다. "오,우리가?" 조지가 말했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 양피지를 살짝 건드리며 주문을 외웠다. "나는 천하의 멍텅 구리임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그러자 즉시 가느다란 잉크 줄들이 조지의 지팡이가 건드린 점에서부터 거미줄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연결되고 교차하며 양피지의 구석구석으로 부채꼴로 퍼 지면서 굉장히 꼬불꼬불한 초록색 단어들을 만들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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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 나무와 웡테일과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가 자부심을 갖고 제작한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 그것은 호그와트 성과 정원을 상세히 그린 지도였다. 그러나 정말로 놀라운 것은 지 도에서 돌아다니는 아주 작은 잉크 점들이었다. 각 점마다 작은 글씨로 쓰인 이름이 붙 어 있었다. 해리는 깜짝 놀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왼쪽 위에 있는 점은 덤블도어 교 수가 서재로 걸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학교 관리인의 교양이 노리스 부인은 이 층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고, 소리의 요정 피브스는 지금 트로피 보관실 주위를 돌아다 니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익은 복도들을 이쪽저쪽 보고 있을 때, 해리의 눈에 다른 무 언가가 들어왔다. 이 지도는 그가 한번도 가본 적 없는 통로들도 상세히 보여 주었다. 그리고 통로들 가운데 대부분이- "호그스미드로 곧바로 통해 있어." 프레드가 손가락으로 그중 하나를 따라가며 말했 다. "모두 일곱 개야. 그런데, 필치는 이들 중 네 개를 알고 있어." - 그가 그것들을 지 적했다- "하지만 이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 4층 거울 뒤에 있는 통로는 신경쓰지 마. 우리가 작년 겨울에 가봤는데, 함몰되었더라구 - 완전히 막혀버렸 어. 그리고 아무도 이통로를 이용하지 않는 건, 그 입구에 커다란 버드나무가 심어 졌 기 때문인 것 같아. 하지만 여기 이거 말야. 이건 허니듀크의 지하실로 곧장 통해 있어. 우린 그 통로를 엄청 많이 이용했었지. 그리고 알아챘을지도 모르지만, 그 입구는 이 방 바로 바깥에 있어. 저 외눈박이 꼽추 할멈 조각상을 지나서 말야."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그리고 프롱스." 조지가 지도의 표제를 톡톡 치며 한숨을 지었다. "우린 그들에게 굉장히 많은 시세를 지고 있어." "훌륭한 사람들이야. 신세대 범법자들을 도와 꾸준하게 일해 주었지." 프레드가 진지 하게 말했다. "맞아." 조지가 힘차게 말했다. "그걸 이용한 뒤엔 지워버리는 거 잊지 마-" "- 혹시라도 누가 그걸 읽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프레드가 주의를 주었다. "그저 다시 한번 톡 치고,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주문을 외워. 그러면 다시 모두 지워져 버릴 거야." "그러니까,해리." 프레드가 퍼시의 거만한 말투를 흉내내어 말했다. "행동 조심해." "허니듀크에서 보자." 조지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들은 만족스럽게 히죽거리며 그 방을 나갔다. 해리는 제자리에 서서, 그 놀라운 지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노리스 부인이라는 이 름이 붙은 작은 잉크 점이 왼쪽으로돈 뒤 멈춰 서서 마룻바닥에서 무언가의 냄새를 킁 킁 맡고 있었다. 만약 필치가 정말로 모른다면... 그는 디멘터들을 지나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 있는 해리의 머릿속에 문득 언젠가 위즐리 씨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 것이나 덥석덥석 믿지 마라. 이 지도는 위즐리 씨가 주의를 주었던 위험한 마법의 물건들 가운데 하나였다... 금지 된 마법의 장난을 좋아하는... 그러나 그 때 해리는 생각했다. 그는 그걸 단지 호그스미 드로 들어가기 위해서 이용하고 싶은 것뿐이며,무얼 훔치거나 누굴 공격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프레드와 조지는 그걸 오랫동안 이용해왔는데도 어떤 끔찍한 일도 일 어나지 않았지 않은가.... 해리는 손가락으로 허니듀크로 가는 비밀 통로를 따라갔다. 그리곤 갑자기 마치 누구의 명령을 따르기라도 하는 듯, 그지도를 돌돌 말아서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는 급히 교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문을 5센티 정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문 밖으로 나가 외눈박이 마녀 조각 상 뒤로 갔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는 지도를 다시 꺼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위에는 해리 포터라는 이름이 붙은 새로운 잉크 형상이 나타나 있었다. 이 형상은 진짜 해리가 서 있는 곳과 정확히 일치하는, 3층 복도 중간쯤에 서 있었다. 해리는 조심스럽게 지켜 보았다. 자신의 모습인 작은 잉크 점이 작은 요술지팡이로 마녀를 톡톡 두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는 얼른 진짜 요술지팡이를 꺼내 그 조각상을 톡톡 두드렸다. 아무 일 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지도를 다시 보았다. 그의 형상 옆에 '디센디움' 이라는 단 어가 들어있는 아주 작은 기포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디센디움!" 해리가 돌 마녀를 다시 두드리며 속삭였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마녀 석상의 곱사등이 웬만큼 마른 사람 하나가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열렸다. 해리는 복도 이쪽저쪽을 흘끗 본 뒤, 지도를 다시 쑤 셔 넣고 황급히 그 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는 돌 미끄럼을 타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차갑고 축축한 땅에 내렸다. 그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칠흑같이 새까맸다. 그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리고 "루모스!" 라고 중얼거리자, 지팡이 끝에서 불빛이 나 왔다. 아주 좁다랗고 낮은 통로가 보였다. 그는 지도를 들어올리고 지팡이 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마법의 장난 끝!" 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도가 다시 아무 것 도 쓰여있지 않은 보통의 양피지로 변했다. 그는 그걸 조심스럽게 접어 망토 속에다 쑤셔 넣고 출발 했다. 흥분과 걱정으로 가슴이 뛰었다. 그 통로는 거대한 토끼 굴처럼 꼬불꼬불하게 뒤틀려 있었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가 끔씩 발부리가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해리는 지팡이를 내밀고 계속해서 그 통로를 따라갔다. 발도 시리고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허니듀크만 생각하면 기운이 절로 났다. 한 시간쯤 걷자 서서히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리는 헐떡거 리며 걸음을 빨리 했다. 10분쯤 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계단이 나타났다. 해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주심하면서 계단 수를 잊어 버리고 말았다.... 그 뒤 갑자기 무언가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문인 것 같았다. 해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귀를 기울였다. 위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 지 않았다. 그는 아주 천천히 그 문을 밀어오렸다. 그리고 살짝 밖을 내다보았다. 그곳은 나무 상자들로 가득 찬 지하실이었다. 해리는 지하실 문 밖으로 기어 나와 문 을 닫았다 - 그 지하실 문은 먼지투성이의 바닥과 어찌나 흡사했던지 그게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감쪽같았다. 해리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이제 짤랑거리는 종소리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목소리들까지 명확히 들렸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주 가까이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 가 들렸다. 누군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 민달팽이 젤리 한 박스 더 가져와요, 여보. 다 팔려서 하나도 없어요 - " 어 떤 여자가 말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짝 소리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곧바로 상자들을 맞은편 벽 쪽으로 옮기는 소리가 들렸 다. 어쩌면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 해리는 재빨리 그리고 조용히 숨어있는 곳에서 빠져 나와 계단을 올라갔다. 뒤돌아보 자 거대한 엉덩와 상자 안에 들이밀고 있는 빛나는 대며리가 보였다. 계단 맨 위에 있 는 문에도달해 밖으로 살짝 빠져 나가자 허니듀크의 계산대가 나왔다 - 그는 몸을 홱 구부리고 옆으로 살금살금 기어 나간 뒤 똑바로 일어섰다. 허니듀크는 호그와트 학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지만 해리를 신경써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두리번거리며 그들 사이로 서서히 나아갔다. 지금 해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 돼지 같은 두들리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 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반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흥미로운 모양의 과자들로 가득했다. 크림색의 누가 사탕과,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각형 모양의 핑크빛 코코넛 아 이스와, 통통하게 생긴 꿀 색깔의 태피(설탕,버터,땅콩을 섞어서 만든 캔디:옮긴이) 를 비롯해 죽 늘어서 있는 수백 가지 종류의 초콜릿과,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모양의 젤 리와,언젠가 론이 말했던 먹으면 공중을 떠돌게 하는 피징 위즈비라는 샤베트도 있었 다. 한쪽 벽에는 또 '특별한 효과'를 내는 과자들만 따로 진열되어 있었다. 며칠 동안 터지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히아신스 색깔의 거품들로 방을 가득 채우는 풍선껌도 있 었고, 이빨사이에 낀 것을 제거해주는 쪽쪽 찟어지는 민트향이 나는 이상한 실껌과,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시큼한 산성 캔디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매운 아주 작은 까만 색 고추 도깨비와, 씹으면 찍찍거리며 소름끼치는 소리가 나는 쥐 모양의 얼음과자와, 먹으면 실제로 위장 속에서 팔딱팔딱 뛰는, 두꺼비처럼 생긴 페퍼민트 크림과, 부러지 기 쉬운 깃펜 사탕과, 폭발하는 봉봉 사탕도 있었다. 6학년생들 사이로 헤치고 나아가자 가게 저쪽 끝에 별난 맛이라는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그래, 하지만 - 하지만 -" 헤르미온느는 또 다른 문제를 찾으려고 고심하고 있는 것 간았다. "그래도 해리는 호그스미드에 와서는 안 돼. 허자서에 사인을 받지 못했잖 아! 만약 누구라도 알아낸다면, 해리는 콘 곤란에 빠지게 될 거야! 그리고 아직 해가 지지 않았어 - 시리우스 블랙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어떡해? 당장 말야?" "이곳에서 해리를 발견하기는 힘들 거야." 론이 창살이 쳐진 창문 사이로 굵게 흩날 리고 있는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헤르미온느, 크리스마스야. 해리도 잠깐 머리를 식히는 게 당연하잖아." 헤르미온느가 몹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오 - 물론 아니지 - 하지만 솔직히,해리 -" "피징 위즈비 봤니,해리?" 론이 그를 잡고 그 샤베트가 있는 쪽으로 데려가며 말했 다. "민달팽이 젤리는? 시큼한 산성캔디는? 일곱 살 때 프레드 형이 내게 하나를 주었 는데 혀가 타서 구멍이 났었어. 엄마가 빗자루로 형을 호되게 때렸던 기억이 나." 론이 시큼한 산성 캔디를 생각에 잠겨 바라보았다. "내가 땅콩이라고 하면서 주면 프레드 형 이 바퀴벌레 과자를 먹을까?" 과자값을 치르고 나서, 그들 셋은 심한 눈보라가 치는 밖으로 나왔다. 호그스미드는 꼭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그림처럼 보였다. 이엉으로 이은 작은 집 들과 가게들은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고, 문들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 었으며 나무에는 마법에 걸린 촛불들이 매달려 있었다. 해리는 취위로 몸을 떨었다.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그는 망토를 입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이 휘몰아치는 바람을 피해 머리를 숙이고 걸어가고 있을 때, 론과 헤르미 온느가 목도리 사이로 소리쳤다. "저게 우체국이야 -" "종코의 장난감 가게는 저 위에 있어 -" "우린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에도 갈 수 있을 거야." "저," 론이 추워서 이빨을 딱딱 맞부딪치며 말했다. "우리 스리 브룸스틱스에 가서 버 터맥주 말실까?" 그 말에 해리는 귀가 번쩍 했다. 바람이 거세고 손은 꽁꽁 얼었으므로 그들은 걸음을 재촉해 길을 건너 자그마한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몹시 붐볐으며 시끄러웠다. 또 한 후텁지근하고 연기가 자욱했다. 바에서는 예쁘장한 얼굴의 한 여인이 시끄럽게 떠들 어대는 마법사들을 시중 들고 있었다. "저 여자는 로즈메르타 부인이야." 론이 말했다. "내가 가서 맥주 가져올까?" 그가 얼 굴을 약간 붉히며 덧붙였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주점 안쪽으로 향했다. 벽난로 옆에 서있는 멋진 크리스마스 트 리와 창문 사이에 작은 빈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론은 5분쯤 뒤, 거품이 이는 뜨거운 버터맥주 잔을 들고 다시 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가 자신의 자을 들어올리며 유쾌하게 외쳤다. 해리는 잔을 들어 쭉 들이켰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이었다. 그걸 마시자 온몸에 따뜻한 온기가 퍼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바람이 한차례 훅 일더니 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주점 문이 다시 열 렸던 것이다. 맥주잔 너머로 넘겨다 본 해리는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그 술집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해그 리드가 들어왔는데, 그는 라임빛 초록색 중산 모자에 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망토를 입은 한 뚱뚱한 남자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구 있었다. 마법부 장관,코넬리우스 퍼지 였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순간적으로 동시에 해리의 머리를 테이블 밑으로 밀어 넣었다. 해 리는 보이지 않게 웅크리고 앉아서 빈 맥주잔을 움켜잡고 선생님들과 퍼지 장관의 발 이 바 쪽으로 움직이다가 멈춘 뒤, 돌아서서 곧바로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으는 걸 지 켜보았다. 그의 위에서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모빌리아르부스!" 그러자 그들의 테이블 옆에 있던 크릿마스 트리가 땅에서 몇 센티 정도 떨어져서 둥 둥 떠가더니 그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바로 앞에 살짝 내려서 그들을 가려주었다. 촘촘 한 아래쪽의 나뭇가지들 사이로,해리는 네 세트의 의자 다리가 그들 바로 옆에 있는 테 이블에서 뒤로 물러나는 걸 보았고, 이어서 선생님들과 장관이 앉으면서 툴툴 대며 한 숨짓는 소리를 들었다. 뒤이어 반짝이는 하늘색 하이힐을 신은 한 쌍의 발이 보이더니, 곧바로 그 여자의 목 소리가 들렸다. "작은 질리워터-" "제거예요."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2000시시짜리 꿀술 -" "고맙소,로즈메르타." 해르리드가 말했다. "얼음이 들어있고 우산이 꽂힌 체리 시럽과 소다-" "음!" 플리트윅 교수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러면 장관님께서는 빨간 건포도 럼 술이겠군요." "고마워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말했다.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당신도 한 잔 하지 그래요?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앉아요...." "대단히 고맙습니다,장관님." 해리는 그 반짝이는 힐이 저만치 걸어갔다가 다시 오는 걸 보았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미처 생각지 못했을까?그런데 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있을까? 만약 오늘 밤 학교로 되돌아가야 한다면 허니듀크로 다시 몰래 들어갈 시간이 필요했다.... 헤르미온 느의 다리가 그의 옆에서 초조하게 씰룩거렸다. "그런데, 어쩐 일로 이런 누추한 곳을 찾아오셨나요, 장관님?" 로즈메르타 부인의 목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퍼지 장관이 마치 엿듣는 사람이 있나 살피고 있는 듯 뚱뚱한 몸 아랫부분을 비트는 걸 보았다. 그 뒤 그가 나직하 목소리로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 말고 무슨 문 제겠소? 할로윈 데이에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마 들었겠죠?" "저도 소문을 들었어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시인했다. "술집마다 다니며 다 말했어요, 해그리드?" 맥고나걸 교수가 홧김에 쏘아붙였다. "블랙이 여전히 이 지역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장관님?" 로즈메르타 부인이 작은 소 리로 물었다. "물론이오." 퍼지 장관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디멘터들이 마을 전체를 두 번이나 수색했었다는 건 아시죠?" 로즈베르타 부인이 목소리에 날을 세워 말했다. "전 그덕분에 고객들을 다 놓쳤어요.... 그건 영업에는 아주 좋지 않아요,장관님." "로즈메르타,당신보다 그것들을 더 싫어하는 건 바로 나요." 퍼지 장관이 기분이 언 짢은 듯 말했다. "부득이한 예방 조치예요....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나도 막 몇 명을 만났어요. 그들은 덤블도어 교수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어요." 그들을 성의 정원 안에 들여놓지 않으려 했다고 말이오." "하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저 소름 끼칠 것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저희가 어떻게 가르칠 수 있겠어요?" "맞아요! 동감이에요!" 아주 작은 플리트윅 교수가 끽끽거리며 말했다. 그의 발은 땅 에서 30센티 정도 떨어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퍼지 장관이 이의를 내세웠다. "그들은 훨씬 더 나쁜 것으로부터 당신들 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곳에 있는 것이오.... 우리 모두 블랙이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지않소...." "하지만, 전 아직도 그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생각에 잠겨 말했 다. "많은 사람들이 어둠의 세계로 건너갔지만, 전 시리우스 블랙이 그러리라고는 꿈에 도 생각지 못했어요.... 제 말은, 호그와트 학생 시절의 그를 생각하면 그렇다는 거예요. 만약 그 당시에 장관님께서 그가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 말했다면, 전 장관님께서 과음 한 탓에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고 했을 거예요." "당신은 잘 몰라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가 저지른 정말 로 나쁜 짓은 세상에 그다지 알려져있지 않아요." "정말로 나쁜 짓이라뇨?" 로즈메르타 부인의 목소리가 호기심으로 생기가 돌았다. "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것보다 더 나쁜 짓이라는 뜻인가요?" "물론이오." 퍼지 장관이 말했다. "전 믿을 수 없어요. 그보다 더 나쁜 짓이란 게 도대체 어떤것이죠?" "호그와트 학생 시절의 그를 기억한다고 말했죠, 로즈메르타." 맥고나걸 교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단짝 친구가 누구였는지 기억해요?" "당연하죠." 로즈메르타 부인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둘이그림자처럼 붙어다녔죠, 안 그래요? 그들은 이곳에 올 때마다 - 오, 날 웃기곤 했어요. 쌍으로 말예요. 시리우스 블랙과 제임스 포터!" 해리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맥주잔을 떨어뜨리자 론이 그를 발로 찼다. "맞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블랙과 포터. 그들은 일종의 골목 대장들이었죠. 물론 둘 모두 굉장히 똑똑했어요 - 사실 비범했죠 - 하지만 그 애들 같은 악동들도 없 었던 것 같아요 - " "사실," 해그리드가 킬킬 웃었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는 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거예요." "블랙과 포터는 꼭 형제 같았어요!" 플리트윅 교수가 동의한다는 듯 끼어들었다. "한 시간도 떨어지고는 못 사는 친구였죠!" "물론 그랬죠." 퍼지 장관이 말했다. "포터는 다른 어떤 친구보다도 블랙을 믿었어요. 학교 졸업 후에도 그 우정은 전혀 변함이 없었어요. 블랙은 제임스가 릴리와 결혼하 때 들러리를 서 주었고, 그 뒤엔 해리의 대부가 되었죠. 해리는 전혀 모르지만 말이요, 물 론. 그걸 알면 그애가 얼마나 괴로워할지 눈에 선해요." "그건 블랙이 그 사람과 결탁한 것으로 드러나서 말인가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속 삭였다. "그것보다 더 나쁜 게 있어요...." 퍼지 장관이 목소리를 낮추고 나직이 울리는 소리 로 계속했다. "그 당시 포터 부부는 그 사람이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답니 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덤블도어 교수는 물론 끊임없이 그 사람에 대항해서 싸웠고, 곳곳에 그 사람을 감시할 수 있는 정보원을 심어 두었었죠. 그런데 그들 가운데 한 명이 귀뜸해 주자, 그는 제임스와 릴리에게 즉시 주의를 주었어 요. 그는 그들에게 급히 몸을 피하라고 충고했어요. 글쎄요, 물론,ㅡ 그 사람에게서 숨 는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말이오. 덤블도어 교수는 그들에게 '피델리우스 마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어떤 마법인데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굉장히 흥미로운 듯 물었다. 플리트윅 교수가 목을 가다듬었다. "굉장히 복잡한 주문이죠." 그가 끽끽대며 말했다. "마법으로 단 한명의 살아있는 사 람 속에 비밀을 숨기는 것이죠. 그 정보는 선택받은 사람 즉 비밀 파수꾼 속에 숨겨져 있고 따라서 알아내는 게 불가능하죠 - 물론 그 비밀 파수꾼이 그걸 폭로하지 않는다 면 말이죠, 비밀 파수꾼이 말하지 않는 한 그 사람은 릴리와 제임스가 머물고 있던 마 을을 아무리 뒤져도 그들을 찾아낼 수 없어요. 심지어 그가 그들이 앉아있는 창문에 코 를 대고 있다 해도 말이오!" "그러니까 블랙이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는 건가요?" 조르메르타 부인이 속 삭였다. "물론이죠."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제임스 포터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블랙이라면 그들이 있는 곳을 말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이며, 블랙 자신도 행방을 감출 작정 이라고 말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블도어 교수는 걱정스러워했어요. 전 덤블도 어 교수께서 직접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 되겠느라고 나섰던 기억이 나요." "그가 블랙을 의심했나요?" 로즈메르타 부인은 놀라서 숨이 막혔다. "그는 포터 부부와 가까운 누군가가 계속해서 그 사람에게 그들의 거동을 알려주고 있다고 확신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은밀히 말했다. "실은, 그는 꽤 오랫동안 우리 쪽 의 누군가가 반역자가 되어 그 사람에게 많은 정보를 넘겨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 어요." "하지만 제임스 포터는 블랙을 비밀 파수꾼으로 하길 고집했겠군요?" "그랬어요." 퍼지 장관이 무겁게 말했다. "그런데 '피델리우스 마법'을 건 뒤 채 일주 일도 못가서 -" "블랙이 그들을 배신했다는 건가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그랬어요.블랙은 이중 첩자 노릇에 지쳐서, 언제든 자신이 그 사람을 지지한다는 걸 만방에 선언할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그 나름대로는 포터 부부가 상망하는 순간에 그 렇게 할 계획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우리 모두 알다시피, 어린 해리 포터와 부딪히자 마자 그 사람이 몰락하게 되었던 거예요. 그는 힘을 잃고 지독하게 허약해져서 달아났 죠. 일이 이렇게 되자 블랙은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어요. 자신이 반역자라는 진정한 색깔을 보여준 바로 그 순간에 그의 우두머리가 몰락해버렸으니까 말이오. 그는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죠 -" "더럽고 비열한 배반자 같으니라구!" 해그리드가 어찌나 큰소리로 말했던지 바가 조 용해졌다. "쉬!"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전 그 놈을 만났어요!" 해그리드가 투덜거렸다. "그가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전 에 그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틀림없어 저였을 거예요! 릴리와 제임스가 살해된 뒤 그들의 집에서 해리를 구했던 게 바로 저니까요! 그 애를 폐허 속에서 구해냈죠. 가엾 은 녀석, 이마에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어요. 그아이의 부모는 죽교... 그런데 뜻밖에도 시리우스 블랙이 자신이 늘 타고 다니던 날아다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어요. 전 그가 거기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전 그가 릴리와 제임스의 비 밀 파수꾼이었다는 걸 몰랐어요. 그저 그 사람이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와주려고 온 줄로만 알았죠. 그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져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그때 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그 살인한 반역자를 위로했어요!" 해그리드가 고함을 질 렀다. "해그리드,제발!" 맥고나걸 교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요!" "그가 릴리와 제임스의 사망에 대해 전혀 당황해하지 않고 있다는 걸 제가 알기나 했겠어요? 그가 관심 있는 건 그 사람밖에 없다는 걸 말예요! 그 뒤 그가 말했어요. ' 해리를 제게 주세요, 해그리드.전 그 애의 대부예요., 제가 그 애를 돌보겠어요 -' 하! 하지만 전 덤블도어 교수의 명령을 들어야 했으므로, 블랙에게 안 된다고 말했죠. 덤블 도어 교수가 해리는 이모와 이모부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요. 블랙은 고집을 피웠지만, 결국 양보했어요. 그리고 제게 자신의 오토바이로 해리를 데려가라고 했어요. '전 그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라면서 말예요. 전 그때 뭔가 좀 수상하다는 걸 아아챘어야 해요. 그는 저 오토바이를 굉장히 좋아했 거든요. 그런데 그가 그걸 무엇 때문에 제게 주겠냐 말예요? 그가 왜 그게 더 이상 필 요하지 않았을까요? 진상은 뻔한 거죠, 뭐. 덤블도어 교수는 그가 포터의 비밀 파수꾼 이었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블랙은 자신이 그날 밤 달아나야만 한다는 걸 알았죠. 마 법부가 잡으로 오는 건 시간 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해리를 그에게 주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그는 틀림없이 오토바이 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날아가 그애를 내던져 버렸을 거예요. 단짝 친구의 아들을 말 예요! 어둠의 세계로 넘어간 마법사들에겐 어떤 것도 어떤 사람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해그리드가 말을 마치자 긴 침묵이 흘렀다. 그 뒤 로즈메르타 부인이 만족한 듯 말했 다. "하지만 그는 사라지지 못했잖아요, 그렇죠? 마법부가 그 다음날 그를 잡았잖아요!" "아아, 그랬기만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소." 퍼지 장관이 가차없이 말했다. "그를 찾아 낸 건 우리가 아니었어요, 그건 피터페티그루였다오 - 포터 부부의 또 다른 친구죠. 그 는 물론 슬픔으로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블랙이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 는 사실을 알고, 직접 블랙을 잡으러 갔었어요." "케티그루라... 호그와트에서 항상 그들의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뚱보 소년 말인 가?" 로즈메르타 부인이 물었다. "블랙과 포터를 영웅 숭배하다시피 했죠."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들처럼 똑똑 하지는 않았지만 재능 있는 아이였어요. 전 종종 그 애에게 다소 거칠게 굴었어요. 지 금 생각하면 얼마나 -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그녀가 갑자기 코감기에 걸린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미네르바," 퍼지 장관이 위로하듯 다정하게 말했다. "페티그루는 용감하게 죽었어 요. 목격자들은 - 물론 머글들이죠. 우린 나중에 그들의 기억을 다 없애야 했어요 - 우 리에게 페티그루가 블랙을 어떻게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말해주었어요. 그가 흐느껴 울 며 '릴리와 제임스를, 시리우스! 네가 어떻게?' 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그가 요술지팡이를 집어들었대요. 하지만 물론,블랙이 더 빨랐죠. 페티그루를 산산이 날려 버 렸대요...." 맥고나걸 교수가 코를 횅 풀고는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 바보 같은 사람... 그는 늘 결투에서는 가망이 없었어요... 그 일은 마법부에게 맡겨두었어야 했어 요...." "정말로, 내가 만약 어린 페티그루보다 먼저 블랙에게 갔더라면 난 바보같이 요술지 팡이를 휘두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 사자을 갈기 - 갈기 - 찢어놓았을 거예요." 해그 리드가 성내어 말했다. "그런 말 말게, 해그리드." 퍼지 장관이 날카롭게 말했다. "일단 궁지에 몰리면 특별 히 훈련닫은 마법부의 수사용원들 말고는 블랙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네. 마법부가 파국 을 맞았던 그당시는 내가 장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네. 난 블랙이 많은 사람 들을 살해한 뒤의 그 현장을 가장 먼저 본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네. 난 - 난 절대 잊 지 못할 걸세. 난 아직도 가끔 그 꿈을 꾼다네. 거리 한가운데에 생긴 구멍이 어찌나 깊었던지 그 밑에 있는 하수 본관이 부서졌을 정도였네. 여기저기에 시체들이 널려있 고. 머글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고. 그리고 블랙은 페티그루의 남겨진 잔해를 들고 제자 리에서 웃고 서 있었네.... 피투성이의 망토 무더기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을 들고 말 이네-" 퍼지 장관의 목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다섯 사람의 코를 푸는 소리가 들렸다. "얘기가 그렇게 된 거요, 로즈메르타." 퍼지 장관이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블랙은 마법부의 수사요원들 스무 명에게 잡혀갔고 페티그루는 1급 멀린 훈장을 받게 되었소. 그것이 그의 가엾은 어머님께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바랄 뿐이오. 블랙은 그 이 후 죽 아즈카반에 있었어요." 로즈메르타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가 미쳤다는 게 사실인가요,장관님?" "정말로 그렇다면 오죽이나 좋겠소." 퍼지가 천천히 말했다. "그의 우두머리의 패배 가 그에게 한동안 정신적 혼란을 가져온 건 확실한 것 같아요. 페티그루와 그 모든 머 글들을 살해한 건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절망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밖에 볼수 없으니 까 말이오- 잔인하고... 헛된 짓이었죠. 하지만 최근에 아즈카반을 시찰했을 때 난 블랙 을 만났어요. 알다시피, 그곳에 있는 죄수들 대부분은 어둠 속에서 혼자 중얼거리고 앉 아 있지 않소. 그들에게는 아무 감각이 없어요.... 하지만 블랙은 어찌나 정상적으로 보 였던지 난 깜짝 놀랐어요. 그는 내게 아주 이성적으로 말했어요. 기겁을 할 일이었죠. 그저 지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는 내게 아주 침착하게 신문 을 다 읽었냐고 묻고는, 자기는 글자맞추기를 몹시 하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말이오. 그 래요, 난 디멘터들이 어떻게 그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깜짝 놀랐어요 - 그곳에는 디멘터들이 그의 감방 문 밖에서 밤낮으로 지키면서, 가장 엄하게 감시를 하 고 있었는데도 말이오." "그렇다면 그가 무엇 때문에 탈출했다고 생각하세요?" 로즈메르타 부인이 물었다. " 어머나,장관님, 그가 설마 그 사람과 재결합하려는 건 아니겠죠, 그렇죠?" "경우에 따라서는 , 에 - 그것이 최후의 계획일 수도 있겠죠." 퍼지 장관이 얼버무렸 다. "하지만 우린 그 전에 블랙을 잡기를 바랄 뿐이오. 사실, 그 사람이 혼자이고 친구 도 하나 없을 때와... 오른팔 격인 부하가 같이 있을 때는 사정이 다르지요. 그의세력이 얼마나 빨리 재건될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오...." 유리잔이 나무에 부딪혀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가 잔을 내려놓은 것이었 다. "코넬리우스 장관님, 교장선생님과 저녁을 드시려면, 이제 그만 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해리는 한 사람씩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망토 자락들이 움직이고 로 즈메르타 부인의 반짝이는 하이힐이 바 뒤로 사라졌다. 그리고 스리 브룸스틱스의 문이 다시 열리면서 눈보라가 또 한번 안으로 몰아치는 것으로 보아 선생님들이 가버린 것 같았다. "해리?" 론과 헤르미온느의 얼굴이 테이블 밑에 나타났다. 그들 모두 할말을 잃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ff 파이어볼트 해리는 자신이 어떻게 허니듀크 지하실로 들어가 터널을 지나 성으로 되돌아갔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순식간에 돌아온 것 같다는 것과,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 지 도 전혀 모랐다는 것 외엔 도무지 기억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온통 그가 막 들은 대화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아무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걸까? 덤블도어 교수도, 해그리드도, 위즐리 씨도,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도... 왜 누구도 해리의 부모가 단짝 친구의 배신으로 돌아가셨다 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던 걸까? 론과 헤르미온느는 퍼지 장관이 가까이 앉아있었으므로 그들이 엿들은 것에 대해 감 히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저녁을 먹는 동안 내내 해리의 눈치를 사폈다. 그들이 이층으 로 올라가 사람들로 꽉 찬 학생 휴게실로 가자, 프레드와 조지가 학기 말 이라고 프레 드와 조지가 자신에게 호그스미드에 갔었는지 묻는 걸 바라지 않았으므로, 조용히 빈 기숙사 방으로 올라가 곧장 침대 옆 벽장으로 향했다. 그는 벽장에 쌓여있는 책들을 옆 으로 밀치고 금세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하나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2년 전 해그리드가 그에게 주었던 표지가 가죽으로 된 사진 액범이었다. 그 앨범은 그의 엄마와 아빠의 사 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침대 주위에 있는 커튼을 치고 앨범을 넘기 기 시작했다.... 그는 부모의 결혼일 사진에서 멈췄다. 해리의 아버지가 그와 똑같이 사방으로 뻗친 헝클어진 까만 머리를 하고 그에게 손을 흔들며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행복에 찬 얼굴로 그의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그사람인 게 틀 림없었다. 그들의 들러리... 해리는 그에 대해 조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동일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다면, 해리는 이 낡은 사진속에 있는 사람이 그 무시 무시한 블랙이라는 건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신문 지면에 실린 것과는 달리 그의 얼굴 은 홀쭉하지도 창백하지도 않았다. 그는 잘생긴 얼굴에 활짝 웃고 있기까지 했다. 이 사진을 찍었을 때 그는 이미 볼드모트를 위해 일하고 있었을까? 그는 이미 자신 옆에 있는 두 사람의 죽음을 계획하고 있었을까? 그는 12년간을 자신을 전혀 몰라보게 만든 아즘카반에 있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았을까? 하지만 디멘터들은 그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해. 그는 웃고 있는 그 잘생긴 얼굴을 뚫 어지게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것들이 바짝 다가와도 그는 우리 엄마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지못할 거야 - 해리는 앨범을 탁 덮고 다시 벽장 속에 밀어 넣고는 망토와 안경을 벗고 밖에서 보 이지 않도록 커튼을 확실하게 친 뒤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그때 기숙사 방문이 열렸다. "해리!" 론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해리는 잠들은 척하며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는 론이 다시 나가는 소리를 듣 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반듯이 누웠다. 전에는 전혀 몰랐던 증오가 마치 독약처럼 해리의 몸 속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는 마 치 누군가가 앨범에 있는 사진을 눈에 붙이기라도 한 듯, 어둠 속에서 그를 보고 웃고 있는 블랙의 모습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그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눈앞에서 시리우 스 블랙이 피터 페티그루(네빌 롱바텀과 닮은)를 산산조각으로 폭파시켜버리는 녹화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블랙의 목소리가 어떤 건지 전혀 모르긴 했지만 흥분 한 나지막한 중얼거림이 들렸다. "마침내 바라던 대로 되었습니다, 두목.... 포터 부부가 저를 그들의 비밀 파수꾼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날카롭게 높은 목소리로 웃어대는 또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디멘터들이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해리의 머릿속에서 들렸던 것과 똑같은 웃음소리였 다.... "해리,너 - 너 얼굴이 왜 그러니?" 해리는 새벽 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했었다. 깨어보니 기숙사 방엔 아무도 없었다. 그 는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 학생 휴게실로 갔다. 그런데 그곳엔 두꺼비 모양의 페퍼민트 크림을 먹으며 배를 문지르고 있는 론과 책상 세 개에 걸쳐 숙제를 늘어놓고 있는 헤 르미온느뿐이었다. "다들 어디 있니?" 해리가 물었다. "갔어!오늘이 방학 첫날이잖아, 잊었니?" 론이 해리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거의 점심 시간이라 조금 있다 가서 널 깨우려던 참이었어." 해리는 벽난로 옆에 있는 의자에 무너지듯이 앉았다. 창 밖에는 여전히 눈발이 흩날 리고 있었다. 크룩생크가 마치 커다란 황갈색 모피처럼 벽난로 앞에 사지를 쭉 뻗고 누 워 있었다. "너 정말로 안색이 안 좋다."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럽게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 다. "난 괜찮아." 해리가 말했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론과 눈길을 교환하며 말했다. "어제 들은 말 때문에 정말로 당 황했을 거야. 하지만 중요한 건 어리석은 짓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거야." "예를 들면?" "블랙을 찾아 나선다던지 하는 것 말야."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해리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이 이 대화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 할 거지, 그렇지,해리?"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블랙 때문에 죽는다는 건 말도 안돼." 론이 말했다. 해리는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같았다. "디멘터가 내게 가까이 올 때마다 내가 무엇을 보고 무슨소리를 듣는지 너희들 알기 나 해?" 론과 헤르미온니가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조 저었다. "난 우리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볼 드모트에게 간절히 비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아마 너희들도 너희 엄마가 그렇게 비명 지르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걸 쉽사리 잊지는 못할 거야. 너희들이 만약 네 엄마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녀를 배신하고 볼드모트에게 잡히도록 했 다는 걸 알았다면 -" "하지만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잖아." 헤르미온느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디멘터들이 블랙을 잡으면 그는 다시 아즈카반으로 돌아갈 거고 - 그리고 그 는 마땅한 형벌을 받게 될 거야!" "너희들도 퍼지 장관이 하는 말 들었잖아.블랙은 보통 사람들처럼 아즈카반의 영향을 받지 않아. 따라서 다른 사람에넨 그게 형벌일지 몰라도, 그에겐 아냐." "그러니까 네가 말하려는 건 뭐야?" 론이 매우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블랙을 죽이 거나 뭐 - 그런 걸 하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바보 같은 소리 마." 헤르미온느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아무도 죽 이고 싶어하지 않아, 그렇지,해리?" 이번에도, 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자신도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블랙이 마음대로 활보하고 다니는데, 아무 것도 못하고 손놓고 있어야 한다 는 게 견딜 수 없을 뿐이었다. "말포이는 알고 있었어." 그가 불쑥 말했다. "그 애가 마법의 약 시간에 내게 했던 말 기억해? 나라면, 직접 그를 추적해서 잡을 거야... 난 복수를 하고 싶을 거야'라고 했던 말 말야." "그래서 우리의 충고 대신 말포이의 충고를 따르겠다는 거야?" 론이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말했다. "잘 들어.... 블랙이 페티그루를 죽인 뒤 그의 어머니는 무얼 되찾았는지 알아? 아빠가 말씀해 주셨어 - 1급 멀린 훈장, 그리고 상자에 든 페티그루의 손가락이 었어. 그게 그나마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조각이었대. 블랙은 미친 사람이 야, 해리. 그리고 그는 위험해 - " "말포이의 아버지는 그 애에게 틀림없이 말했을 거야," 해리가 론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말했다. "그가 볼드모트의 측근이었다고 말야 - " "너 그사람이라고 했니?" " - 말포이는 블랙이 볼드모트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던 게 분명해 -" "- 그리고 말포이는 네가 산산조각 나는 것도 보고 싶었을 거야, 페티그루처럼 말야! 상황을 똑바로 봐. 말포이는 퀴디치에서 너와 맞붙기 전에 네가 죽어주길 바라고 있는 것분이야." "해리,제발." 헤르미온느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해. 블랙은 끔찍한, 아주 끔찍한 짓을 했어. 하지만 위험에 스스로 뛰어들려고 하지 마. 그게 바로 블랙이 바라는 거야.... 오,해리, 그를 찾아 나선다면 넌 블랙의 술수에 넘어가는 거야. 네 엄마와 아빠는 네가 다치길 바라지 않으실 거야. 그들은 절대로 네가 블랙을 찾아 나서는 걸 바라지 않으실거야!" "난 그분들이 뭘 원하는지 영영 알지 못할 거야. 왜냐하면 블랙 덕분에, 그분들에게 말도 하지 못하니까 말야." 해리가 쌀쌀하게 말했다. 정적이 흘렀다. 그 사이 크룩생크가 발톱을 움직이며 아주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켰다. 론의 주머니가 떨리듯 흔들렸다. "야." 론이 화제를 바꿀 궁리를 하며 말했다. "이제 방학이야! 며칠 있으면 크리스마 스야. 우리 - 우리 해그리드 보러 가자. 한참 동안 찾아가지 못했잖아!" "안돼!" 헤르미온느가 얼른 말했다. "해리는 성을 떠나면 안되잖아, 론 - " "그래,가자." 해리가 똑바로 앉으며 말했다. "어떻게 우리 부모님에 대해 다 말하면서 도 블랙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않는지 물어봐야겠어!" 론이 그 말을 꺼냈던 건 명백히 시리우스 블랙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고 싶지 않아 서 였지만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았다. "아니면 체스 게임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가 급히 말했다. "아니면 퍼시 형이 놔두 고 간 곱스톤 게임을 하던지 - " "싫어, 해그리드한테 가자." 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서 그들은 망토를 입고 초상화 구멍을 지나("참고 싸워,이 겁쟁이야!"), 텅 빈 성 을 내려가 현관의 오크 문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가루 같은 반짝이는 눈에 발자국을 남기며 천천히 잔디밭으로 향했다. 양말과 망토 자락이 푹푹 빠져서 발이 시렸다. 금지된 숲은 꼭 마법에 걸린 것처럼 보였다. 나 무마다 은빛으로 빛났고,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설탕을 입힌 케이크 같았다. 론이 노크를 했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밖에 나가지는 않았을 텐데, 그렇지?" 헤르미온느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론이 문에다 귀를 갖다댔다. "이상한 소리가 나." 그가 말했다. "들어 봐 - 팽인가?" 해리와 헤르미온느도 문에다 귀를 갖다댔다. 오두막 안에서 나지막한 신음소리가 계 속해서 들렸다. "가서 누군가를 데려와야 할까봐." 론이 초조하게 말했다/ "해그리드!" 해리가 문을 쾅쾅 두드리며 불렀다. "해그리드, 안에 계세요?" 무거운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삐걱거리며 문 이 열렸다. 해그리드간 눈이 빨갛게 충 혈되고 퉁퉁 부은 채로 서 있었다. 그의 가죽 조끼 앞에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배어 있었다. "들었니?" 몸집이 보통 사람의 두 배나 되는 그가 큰소리로 울며 해리에게 매달렸다. 해리가 해그리드의 무게에 짓눌려 넘어지려고 하는 찰나, 론과 헤르미온느가 해그리 의 겨드랑이를 한쪽씩 잡고 다시 오두막 안으로 끌어당겼으므로 그는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해그리드는 탁자 앞의 의자로 걸어가 무너지듯이 주져앉더니 걷잡을 수 없이 흐느껴 울었다. 그의 얼굴이 뚝뚝 떨어지는 눈물로 번들거렸다. "해그리드, 왜 그러세요?"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 물었다. 해리는 탁자 위에 펼쳐진 채 놓여있는, 공문처럼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이게 뭐예요, 해그리드?" 해그리드가 더 큰소리로 엉엉 울며 그 편지를 해리 쪽으로 밀었다. 해리는 그것을 집 어들고 소리내어 읽었다. 해그리드 씨에게, 히포그리프가 귀하의 학급 학생 하나를 공격한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 우린 귀 하가 그 유감스러운 사건에 아무 책임도 없다는 덤블도어 교수의 보증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괜찮은 거잖아요, 해그리드!" 론이 해그리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계속 흐느껴 울면서 거대한 손을 흔들며 해리에게 계속 읽 으라고 했다. 그러나 우린 문제의 히포그리프에 대하여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루 시우스 말포이 씨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받아들였으며, 이 문제는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로 넘어갈 것입니다. 청문회가 4월 20일에 열릴 예정이오니, 귀하는 귀하의 히포 그리프를 데리고 런던의 위원회 사무실로 출두하시기 바랍니다. 그때까지 문제의 히포 그리프는 반드시 잡아매어 격리시키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뒤이어 학교 이사들의 목록이 나왔다. "오," 론이 말했다. "하지만 벅빅은 나쁜 히포그리프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해그리 드. 분명히 큰 문제 없이 잘 해결될 거예요 - "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 놈들을 너희가 몰라서 그래!" 해그리드가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목이 메어 말했다. "그 놈들은 온갖 흥미로운 동물들을 다 잡아 죽이려고 하고 있어!" 해그리드의 오두막 한쪽 구석에서 갑자기 소리가 나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홱 돌아보았다. 히포그리프 벅빅이 구석에 누워, 마룻바닥으로 피가 줄줄 흐르는 것을 어 적어적 씹어 먹고 있었다. "난 녀석을 저 밖 눈 속에 매어둘 수 없었어!" 해그리드는 목이 메었다. "완전히 혼 자서 말야! 그것도 크리스마스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해그리드의 '흥미로운 동물'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시무시한 괴물'일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해그리드에게 직접적으 로 말한 적이 없었다. 특히 해그리드의 기준으로 본다면 확실히 귀여운 축에 속했다. "그러려면 상당히 강력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할 거예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해 그리드의 커다란 팔뚝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하지만 벅빅이 안전하다는 걸 분명히 입 증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봤자 아무 소용 없을 거야!" 해그리드가 흐느껴 울었다. "그 처리위원회의 극악 한 놈들은 모두 루시우스 말포이의 손아귀에 있단 말야! 그를 두려워한다구! 그리고 내 가 만약그 소송에서 지면, 벅빅은 - " 해그리드는 한번 크게 통곡하는 소리를 내고는 몸을 앞으로 숙여 얼굴을 감싸 안았 다. "덤블도어 교수는 어때요, 해그리드?" 해리가 말했다. "그분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칠 수는 없어." 해그리드가 괴로워하며 말했다. "디멘터들 을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문제며, 시리우스 블랙이 돌아다니고 있는 문제며, 그분에겐 그것 말고도 할 일이 산더미 같아 -" 론과 헤르미온느는 마치 해리가 해그리드에게 블랙에 대해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고 책망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한 듯, 그를 얼른 쳐다보았다. 그러나 해리는 해그리드가 그렇게 가엾게 겁을 집어먹고 있는 상황에서 그 말을 꺼낼 수 가 없었다. "해그리드." 그가 말했다. "포기하지 마세요. 헤르미온느 말이 옳아요. 아저씬 그저 답 변만 잘하면 돼요. 저희들을 증인으로 부르셔도 돼요 -" "전 어디선가 분명히 히포그리프를 곯려준 사례에 대해 읽은 적이 있어요." 헤르미온 느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그 경우 에는 히포그리프가 형벌을 모면했어요. 제가 찾아 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드릴게요, 해그리드." 해그리드의 울음소리는 한층 더 커졌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좀 거들라며 론을 쳐다 보았다. "저 - 차 좀 끓여올까요?" 론이 물었다. 해리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는 누군가가 흥분할 때마다 그렇게 하셔." 론이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렸 다. 마침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머그 잔을 갖다 놓고 도와주겠는 무수한 확언들 을 한 뒤에야 해그리드는 식탁보 만 한 손수건으로 코를 휑 풀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 희들 말이 옳아. 이대로 굴복할 수는 없어. 냉정을 되찾아야 해...." 멧돼지 사냥용의 큰 개를 팽이 탁자 밑에서 머뭇머뭇 나와 머리를 해그리드의 무릎 위에 놓았다. "요즘엔 통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어." 해그리드가 한 손으로 팽을 어루만지고 또 한손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말했다. "벅빅도 걱정되구, 아무도 내 수업을 좋아하지 않구 -" "저희들은 정말 좋아해요!" 헤르미온느가 즉시 거짓말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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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정말 재미있어요!" 론이 탁자 밑으로 가운뎃손가락을 집게손가락에 포개어 행 운의 크로버를 만들며 말했다. "저 - 플러버윔들은 어때요?" "죽었어!" 해그리드가 침울하게 말했다. "양상추를 너무 많이 먹였어." "그럴 리가!" 론이 입술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디멘터들 때문에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아." 해그리드가 갑자기 진저리를 치며 말했다. "스리 브룸스틱스에 술 한잔 하러 갈 때마다 그들을 지나쳐야만 하거든. 꼭 아 즈카반에 다시 들어간 것 -" 그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차를 쭉 들이켰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숨을 죽이 고 그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해그리드가 과거에 잠시나마 아즈카반에 있었던 것에 대해 말하는 걸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조금 뒤,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 안 은 끔찍해요. 해그리드?" "너희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거야." 해그리드가 조용히 말했다. "그런 곳은 처음이야. 난 미치는 줄 알았어. 머릿속에 계속해서 끔찍한 일들만 떠올라.... 내가 호그와트에서 쫓겨난 날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노버트를 보내던 날...." 그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노버트는 해그리드가 언젠가 카드 게임에서 이겨서 얻은 아기 용이었다. "조금만 있어도 자신이 누군지도 기억할 수 없게 돼. 또 삶의 의미도 잃게 되지. 난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다시 나왔을 때 난 꼭 다시 태어난 것 같았어. 모든 게 새로웠지. 가슴이 벅찼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물론 디멘터들은 날놓아주고 싶 어하지 않았어." "하지만 아저씬 죄가 없었잖아요!" 헤르미온낙 말했다. 해그리드가 코방귀를 뀌었다. "그게 그들에게 중요할 것 같니? 그들은 상관하지 않아. 수백 명의 인간을 그곳에 같 혀있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그들의 모든 행복을 빨아먹을 수 있기만 한다면, 누가 죄가 있는 없든 조금도 개의치 않아." 해그리드는 잠시 말없이 찻잔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 그가 조용히 말했다. "벅빅 을 놔주어야겠다고 생각했었어... 날 아가게 한다는 걸 어떻게 설명하겠어? 그리고 - 그리고 난 법을 어기는 게 겁이 났어...." 그가 그들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 눈물 이 다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난 아즈카반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갔던 일은 전혀 즐겁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과 헤 르미온느가 바랐던 효과는 있었다. 해리는 물론 블랙에 대해 잊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와의 소송에서 해그리드가 이기도록 도우려며느, 도상 복수만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다음날로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도서실 로 갔다가 벅빅 변호에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잔뜩 들고 텅 빈 학생 휴게실로 돌아왔 다. 그들 셋은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앞에 앉아 습격하는 짐승들의 유명한 소송들에 대 한 먼지투성이의 책을 천천히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 좀 봐.... 1722년에 판레가 하나 있어.... 하지만 히포그리프가 유죄 선고를 받았 어 - 으, 그들이 그것에 한 짓좀 봐.정말 구역질 나 - " "어쩌면 이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어,봐 - 1926년에 맨티코어가 누군가를 맹렬하게 공격했는데, 그들이 그 맨티코어를 놓아주었어 - 어 - 이럴 수가, 하지만 그건 그저 모 두가 너무 겁을 먹어서 그것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었어...." 한편 성의 다른 곳에서는 볼 학생들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장식이 훌륭하게 꾸며져 있었다. 복도에는 성양호랑가시나무와 겨우살이의 두꺼운 장식 리본들이 늘어져 있었고, 갑옷마다 안에서 신비한 불빛이 비춰지고 있었으며, 연회장은 황금빛 별들이 반짝이는 열 두 개의 크리스마스 트리로 멋지게 장식되어 있었다. 복도 에는 온통 강렬하고 맛있는 요리 냄새가 배어들었는데, 그리스마스 이브 즈음에는 그 냄새가 얼마나 진동을 했던지 스캐버스조차 피난처인 론의 주머니에서 코를 내밀고 킁 킁거렸다.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해리는 론이 던진 베개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어!선물들이네!" 해리는 안경을 쓰고, 아직 조금 어두운 침대 끝을 흘끗 바라보았다. 소포 꾸러미가 몇 개 쌓여 있었다. 론은 이미 자신의 선물 꾸러미들을 뜯고 있었다. "엄마가 또 스웨터를 보내주셨어.... 또 밤색이야.... 너도 있는지 봐." 해리도 진홍색 스웨터와 집에서 구운 수십 개의 고기 파이와 크리스마스 케이크 조 금과 땅콩 한 상자를 그에게 보내주었다. 그런데 이것들을 다 옆으로 치우자 밑에 길다 랗고 가느다란 소포 하나가 놓여있었다. "저게 뭐지?" 론이 금방 뜯은 밤색 양말을 들고 넘겨다보며 물었다. "몰라...." 그런데 그 소포를 찢어 열었을 때 침대 위로 번쩍이는 멋진 빗자루가 굴러 나왔다. 해리는 깜짝 놀랐다. 론은 양말을 떨어뜨리고 더 자세히 보려고 침대에서 펄쩍 뛰어내 렸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해리가 다이애건 앨리에서 매일 보거 갔었던 그 꿈의 빗자루와 똑같은 파이어 볼트였다. 그가 집어들자 손잡이가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빗자루가 흔들리는 걸 느끼 고 얼른 놓아 버렸다. 그런데 그건 들고 있지 않은데도, 그가 놓은 자리에 그대로 둥둥 떠 있었다. 그의 눈이 손잡이 끝에 있는 황금빛 등록 번호에서 꼬리 부분이 매끄럽고 날씬한 자작나무 가지들로 옮겨갔다. '누가 보냈을까?" 론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카드가 있나 봐." 해리가 말했다. 론이 파이어볼트를 싸고 있는 비닐 포장지를 북 뜯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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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어! 와, 네게 그렇게 비싼 걸 사준 사람이 누구지?" "글쎄," 해리가 어리벙벙한 기분으로 말했다. "더즐리 가족은 분명히 아닐 텐데." "틀림없이 덤블도어 교수가 보냈을 거야." 론이 이제 파이어볼트 주위를 걸어다니면 서, 요모조모 뜯어보며 말했다. "예전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네게 투명 망토를 보냈 었잖아...." "하지만, 그건 우리 아빠 거였어." 해리가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는 그저 그걸 내게 전해주었던 것 뿐이었어. 그분이 내게 이렇게 비싼 걸 주실 이유가 없잖아-" "그러니까 이름을 밝히지 않는 거지!" 론이 말했다. "말포이같은 멍텅구리가 편애한 다고 난리를 칠까봐 말먀.야,해리" - 론이 큰소리로 와 하고 웃었다 - "말포이 녀석이 네가 이걸 가진 걸 보면 어떻게 될까! 녀석의 기가 팍 죽을 거야! 이건 국제 표준 빗자 루잖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해리가 파이어볼트를 만지며 중얼거렸다. 론은 해리의 침 대에 푹 주저앉아 말포이 생각을 하며 정신없이 웃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 "알았다." 론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누가 보냈는지 알겠어 - 루핀 교수야!" "뭐라구?" 해리는 론의 말이 하도 어이가 없어 그냥 웃고 말았다. "루핀 교수? 야, 그분이 이걸 살 정도의 돈을 갖고 있다면, 망토를 벌써 몇 벌은 사 입었을 거야." "그래,하지만 그 선생님은 널 좋아하잖아." 론이 말했다. "그리고 네 님부스가 산산조 각이 났을 때 그분이 없어졌잖아. 그는 그것에 대해 듣고 다이애건 앨리로 가서 이걸 샀을지도 몰라 -" "무슨 말이야, 그가 없어졌다니?" 해리가 물었다. "내가 그시합을 하고 있을 때 그분 은 편찮으셨어." "하지만,그는 병동에 있지는 않았어." 론이 말했다. "내가 거기에 갔었잖아. 스네이프 교수에게서 받은 벌로 변기를 청소하려고 말야, 기억나?" 해리가 론에게 얼굴을 찡그렸다. "루핀 교수는 이런 걸 살 수 있는 돈이 없으셔." "너희 둘 왜 그렇게 웃고 있는 거니?" 헤르미온느가 어느새 들어와 있었다. 그녀는 잠옷 위에 가운을 걸치고 목에는 금실을 두른 채로 크룩생크를 들고 있었는데 아주 심술 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녀석 데리고 들어오지 마!" 론이 부리나게 침대 밑에서 스캐버를 잡아 잠옷 주머 니 속으로 집어넣으며 말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크 룩생크를 시무스의 침대 위에 내려놓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파이어볼트를 뚫어지게 바 라보았다. "오,해리!누가 그걸 보낸 거니?" "몰라." 해리가 말했다. "카드도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놀랍게도 헤르미온느는 그 말에 흥분하지도, 흥미를 갖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렇기는 커녕 어두운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왜 그러니?" 론이 물었다. "나도 몰라."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좀 이상하다.그지? 내 말은, 이건 굉장히 좋은 빗자루잖아,안 그래?" 론이 홧김에 한숨을 지었다. "최고의 빗자루지 물론,헤르미온느." 그가 말했다. "그러면 틀림없이 굉장히 비쌀 거 아냐...." "아마 슬리데린 팀의 빗자루를 다 합한 것보다도 더 비쌀거야." 론이 유쾌하게 말했 다. "그런데... 누가 해리에게 그렇게 비싼 걸 보냈을까, 심지어 이름도 밝히지 않고 말 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알게 뭐야?" 론이 성급하게 말했다. "야,해리.나 한번 타봐도 되니?응?" "내가 볼 땐 아무도 저 빗자루를 타선 안 될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 다. 해리와 론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그걸로 뭘 하라는 거니 - 마룻바닥이나 쓸란 말야?" 론이 말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크룩생크가 시무스의 침대에 펄쩍뛰어올 라 론의 가슴팍으로 달려들었다. "그 녀석 - 좀 - 여기서 - 내보내!" 크룩생크의 발톱이 잠옷을 잡아 찢어 스캐버스 가 어깨 너머로 미친 듯이 달아나려고 하자 론이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스캐버스의 꼬 리를 잡고는 발로 크룩생크를 차버린다는 게 그만 잘못해서 해리의 침대 끝에 있는 가 방을 쳐서 넘어뜨리고 말았다. 론은 아파서 깡충깡충 뛰며 악을 썼다. 크룩생크의 털이 갑자기 곤두섰다.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방 안에 가득 찼다. 포켓 스니코스코프가 버논 이모부의 낡은 양말 속에서 나와 마룻바닥에서 핑핑 돌며 번쩍이 고 있었다. "그것에 대해 잊고 있었군!" 핼리가 굽혀 스니코스코프를 집어들며 말했다. "웬만하 면 그 양말을 신지 않으니까말야...." 스니코스코프가 그의 손바닥에서 핑핑 돌고 또 돌았다. 크룩생크가 그것을 보고 쉿 소리를 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저 고양이 여기서 갖고 나가는 게 좋을 거야, 헤르미온느." 론이 해리의 침대에 앉 아서 발가락을 만지작거리며 화를 냈다. "넌 그것 좀 조용히 시킬 수 없니?" 헤르미온 느가 여전히 악의에 찬 노란 눈으로 론을 노려보고 있는 크룩생크를 안고 방에서 성큼 성큼 걸어나가자 그가 해리에게 덧붙였다. 해리는 스니코스코프를 다시 양말 속에 쑤셔 넣고 가방 속으로 던져버렸다. 이제 들 리는 거라곤 통증과 분노를 꾹 참고 있는 론의 신음 소리뿐이었다. 스캐버는 론의 손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 녀석이 론의 주머니 바깥에 나와 있는 걸 보는 건 꽤 오랜만이었 다. 해리는 깜짝 놀랐다. 한때는 그렇게 통통하게 살이 쪘던 스캐버스가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비쩍 말라 있었다. 털도 듬성듬서 빠져있는 것 같았다. "그 녀석 안색이 굉장히 좋지 않아 보인다, 그지?" 해리가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래!" 론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저 커다란 멍청한 고양이가 가 만 내버려두기만 하면 녀석은 괜찮을 거야!" 하지만 해리는 신비한 동물들을 파는 가게의 여주인이 쥐는 3년정도밖에 살지 못한 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스캐버스가 만약 아직 드러낸 적이 없는 어떤 힘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쥐는 생명이 다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캐버스가 따분하 고 쓸모 없다며 자주 불평하기는 했지만, 만약 스캐버스가 죽는다면 론은 틀림없이 몹 시 슬퍼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아침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에는 확실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색할 정도 로 냉기가 감돌았다. 헤르미온느는 크룩생크를 자신의 기숙사 방 속에 가두어 두었지만 론이 그고양이를 발로 차려고 했던 것 때문에 몹시 화가 나 있었고,론도 크룩생크가 또 다시 스캐버스를 공격하려고 했던 것 때문에 여전히 성이 나 있었다. 해리는 그들을 화 해시키는 걸 포기하고 학생 휴게실로 가져온 파이어볼트만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어 떤 이유인지 이것도 헤르미온느를 화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 지만 마치 그 빗자루가 자신의 고양이를 비난하기라도 했던 것처럼 계속 험악한 얼굴 로 바라보았다. 점심 시간에 연회장으로 내려가자 기숙사 테이블들은 다시 벽 쪽으로 옮겨져 있었고, 연회장 한가운데에는 열 두 명이 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된 단 한 개의 테이블만 놓여 있었다. 그곳에는 덤블도어 교수와 맥고나걸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와 스프라우트 교수 그리고 플리트윅 교수가 앉아 있었으며, 학교 관리인 필치도 평상시의 갈색 코트를 벗 고 매우 낡고 다소 케케묵은 것처럼 보이는 연미복을 입고 함께 앉아 있었다. 또 굉장 히 긴장한 것 같은 1학년생 들과 부루퉁한 얼굴의 슬리데린의 5학년생 하나도 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테이블로 다가가자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사람들이 너무 적어서, 기숙사 테이블들을 다 쓰는 게 좀 미련해 보여서 말이 다.... 앉거라, 앉아!"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테이블 끝에 나란히 앉았다. "폭죽!" 덤블도어 교수가 스네이프 교수에게 커다란 은빛 폭죽을 주며 열광적으로 말 했다. 그는 그것을 마지못해 받아들고는 잡아당겼다. 총소리처럼 빵 하며 커다랗고 뾰 족한 마녀 모자가 나타났다. 해리는 보가트를 떠올리며 론을 쳐다보았다. 눈길이 마주치자 그들은 둘 다 씩 웃었 다. 스네이프 교수가 입을 삐죽거리며 그 모자를 덤블도어 교수 쪽으로 밀자 그는 그걸 즉시 자신의 마법사 모자와 바꾸었다. "듭시다!"그가 밝게 웃으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권했다. 해리가 구운 감자를 담고 있을 때 연회장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트릴로니 교수였 다. 그녀는 미끄러지듯 스르르 그들에게로 왔다. 그 행사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 같 은 번쩍이는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꼭 번쩍이는 특대 잠자리 같았다. "사이빌,오셨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일어서며 말했다. "제가 수정 구슬을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교장선생님." 트릴로니 교수가 꿈꾸는 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 "놀랍게도 제가 혼자서 점심 먹는 걸 포기하고 이곳으로 오고 있 는 게 보이지 뭐겠어요. 그러니 운명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거부할 수 있나요? 그래서 즉시 서둘러 탑에서 내려왔어요. 늦은 걸 용서해 주세요...." "물론이죠,물론이고 말고요." 덤블도어 교수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내가 저 위 에 있는 의자를 끌어내 드리리다 -" 그리고 그는 정말로 요술지팡이로 허공에 있는 의자를 끌어내렸고, 그건 잠시 빙그르 르 돈 뒤 쿵 하며 스네이프 교수와 맥고나걸 교수 사이로 떨어졌다. 트릴로니 교수는 그러나 앉지 않았다. 그녀가 커다란 눈으로 테이블을 죽 둘러보더니 갑지가 약한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앉지 않은 게 좋겠어요, 교장선생님! 제가 합석하면, 열 세 사람이 돼요! 그것보다 더 불길한 일은 없을 거예요! 열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면, 가장 먼저 일어선 사람 이 가장 먼저 죽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정말 그렇게 되나 안 되나 보도록 하죠, 사이빌" 맥고나걸 교수가 조바심하며 말했 다. "앉으세요, 칠면조 고기 요리가 식고 있잖아요." 트릴로니 교수가 망설이더니, 마치 테이블에 금방 벼락이 치기라도 할 듯 눈을 감고 입을 꼭 다문 채로 의자에 앉았다. 맥고나걸 교수가 커다란 숟가락을 가장 가까이 놓인 움푹한 그릇에 푹 집어넣었다. "내장 드실래요, 사이빌?" 트릴로니 교수는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다시 뜨고 주위를 한번 더 돌려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루핀 교수는 어디에 계시죠?" "다시 병이 나신 모양이에요." 덤블도어 교수가 몸짓으로 이제 모두들 먹어도 좋다고 하며 말했다. "하필 크리스마스날에 아프다니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이미 알고 계셨겠죠, 사이빌?" 맥고나걸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 했다. 트릴로니 교수가 맥고나걸 교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저는 물론 알고 있었죠, 미네르바.' 그녀가 조용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모든 걸 알 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에요. 전 자주 영적인 눈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죠. 다른 사람들이 겁내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러시군요." 맥고나걸 교수가 톡 쏘며 말했다. 트릴로니 교수의 목소리가 갑자기 아주 또렸해졌다. "난 사실, 미네르바, 루핀 교수가 아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있지 못하실 거라는 걸 예견했어요. 그 자신도 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수정 구슬을 한번 들여다보자고 제안하자 도망가다시피 했거든요 - " "눈에 선하군요." 맥고나걸 교수가 냉담하게 말했다. "제가 볼 땐," 덤블도어 교수가 유쾌하지만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자, 맥고나걸 교수와 트릴로니 교수의 대화가 중단되었다. "루핀 교수는 지금 전혀 위독하지 않으세 요. 세베루스, 그분을 위해 마법의 약을 또 만들어주셨죠?" "네, 교장선생님.'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잘하셨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러면 그분은 곧 쾌차하실 겁니다.... 데릭, 이 작은 소시지 먹어본 적 있니? 정말 맛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직접 이름을 부르며 말하자, 그 1학년짜리 소년이 얼굴이 새빨개져 서 손으로 소시지 접시를 가져갔다. 트릴로니 교수는 두 시간에 걸친 크리스마스 만찬이 끝날때까지 거의 정상적으로 행 동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음식을 잔뜩 먹은 해리와 론이 여전히 파티 모자를 쓴 채로 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일어서자 그녀가 큰소리로 비명을 꽥 질렀다. "애들아!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니? 누가?" "모르겠는데요."론이 불안한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 별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군요." 맥고나걸 교수가 커다란 홀로 나오는 사 람을 죽이기 위해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다면 말예요." 론조차 피식 웃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모욕을 당한 게 분한 것 같았다. "갈래?"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아니." 헤르미온느가 중얼거렸다. "난 맥고날걸 교수님과 잠깐 나눌 말이 있어." "들을 만한 수업이 더 있는지 알아보려는 거겠지,뭐." 론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현관 안의 커다란 홀로 나갔지만 확실히 도끼를 든 미치광이는 없었다. 초상화 구멍에 도달하자, 캐도간 경이 수도사 두어 명과 호그와트의 과거 교장들 대 여섯 명과 그리고 그의 살찐 조랑말과 함께 트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가 투 구의 면갑을 밀어올리고 꿀술을 들며 그들에게 축배를 외쳤다. "메리 - 긱 - 크리스마스! 암호?" "야비한 겁쟁이." 론이 말했다. "그리고 너희들도 메리크리스마스!" 그림이 홱 열리자 그들을 들여보내며 캐도간 경 이 외쳤다. 해리는 곧장 기숙사 방으로 올라가, 파이어볼트와 헤르미온느가 그의 생일 때 사주었 던 빗자루 수리 장비 세트를 들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파이어볼트에 어디 손 볼 데가 없어서 굳이 다듬을 필요가 없으니까 찾아보았다. 하지만 작은 가지 하나 구부러 져 있는 게 없어서 굳이 다듬을 필요가 없었고, 손잡이는 어찌나 반짝반짝 윤이 났던지 광을 낸다는 게 무의미한 것 같았다. 그가 그저 론과 함께 앉아서 감탄만 하고 있을 때 초상화 구멍이 열리더니 헤르미온느가 맥고나걸 교수와 함께 들어왔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담당 교수였지만, 그녀가 학생 휴게실에 들어 온 건 과거에 딱 한 번, 매우 중대한 발표를 하기 위해서뿐이었다. 해리와 론은 파이어 볼트를 들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가 걸어가 앉더니, 가장 가까운 책을 집어들고 얼굴을 가렸다. "그러니까 바로 그거로구나,그렇지?" 맥고나걸 교수가 난롯가로 걸어가 파이어볼트를 바라보며 또렷하게 말했다. "그레인저가 네가 빗자루를 받았다고 말해주었단다, 포터." 해리와 론이 헤르미온느를 홱 돌아보았다. 그들은 뒤짐힌 책위로 올라온 그녀의 이마 가 새빨개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좀 봐도 되겠니?" 맥고나걸 교수는 이렇게 물었지만,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들 의 손에서 파이어볼트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그것을 손잡이에서부터 작은 가지들이 있 는 곳까지 조심스럽게 살폈다. "흠. 그런데 아무 편지도 없었단 말이지, 포너? 카드도 없고? 어떤 말도?" "네." 해리가 딱 잘라서 말했다. "알겠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럼,이건 내가 가져가야 할 것 같구나,포터.' "뭐 - 무러구요?" 해리가 허둥지둥 일어서며 말했다. "왜요?" "혹실 불운을 가져오는 마법이 걸려있는 건 아닌지 징크스테스트를 해 봐야 하기 때 문이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물론 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후치 부인과 플리트윅 교수가 아마 분해해서 알아보실 게다 - " "분해한다구요?" 론이 마치 맥고나걸 교수가 정신이 나갔다는 듯 놀라서 말했다. "몇 주면 될 게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불운을 가져오는 마법이 걸려있지 않 다는 게 밝혀지면 되돌려주마." "그건 전혀 잘못된 게 없어요!" 해리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솔직히 -" "그건 모르는 거란다, 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아주 상냥하게 말했다. "타고 날아보기 전에는 말이다. 그리고 손 댄 흔적이 전혀 없다는 걸 확신할 때까지는 그걸 타고 나는 건 절대 불가능할 것 같구나. 결과는 꼭 알려주도록 하마." 맥고나걸 교수가 홱 돌아서서 파이어볼트를 들고 초상화 구멍으로 나가자 구멍이 닫 혔다. 해리는 광택 약 뚜껑을 움켜쥔채 그녀가 나가는 걸 뚫어지게 바라보며 서 있었 다.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홱 돌아섰다. "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맥고나걸 교수에게 일러바친 거니?" 해리미온느가 책을 옆으로 팽개쳤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새빨갰다. 하지만 그녀는 일어서서 도전이라도 하듯 론과 마주섰다. "왜냐하면 난 그 빗자루를 보낸 사람이 시리우스 블랙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 문이야! 그리고 맥고나걸 교수도 내말에 동의하셨어." @ff 제3권하권에서 계속됩니다. 제목 :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하) 지은이 : 조앤.K.롤링 출판사 : 문학수첩 지은이 : 조앤.K.롤링 출판연도 : 2000년7월25일 펴낸곳 : 문학수첩 입력자원봉사자 : 최선영 - 작가소개 - 조앤롤링은... 1965년7월 영국 웨일스의 시골에서 태어나 엑세터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포르투 갈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생후 4개월된 딸을 안고 에든버러 에 초라한 방 한칸을 얻어 정착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 한 그녀는 동화쓰기를 결심, 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포터의 모험담을 종이 위에 옮겼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세계 최우수 아동도서>로 선정되었고, 유명한 <스마티즈 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호평과 각종 상을 휩쓰는 등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 머리말 - - 차례 - 제12장 패드로누스 제13장 그리핀도르대 래번클로 제14장 스네이프 교수의 원한 제15장 퀴디치 결승전 제16장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 제17장 고양이와 쥐와 개 제18장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프롱스 제19장 볼드모트의 부하 제20장 디멘터의 입맞춤 제21장 헤르미온느의 비밀 제22장 다시온 부엉이 집배원 작가 조앤 롤링의 독자들과의 대화 제12장 패그로누스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화가 나는 건 어 쩔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었는데 그녀가 쓸데없이 참견하는 바람에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그걸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상황 에 처해버린 것이다. 그는 물론 파이어 볼트에 전혀 잘못된 게 없다고 확신했지만 온갖 종류의 징크스 테스트를 거치고 나면 그 빗자루가 어떤 상태가 되어있을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론도 헤르미온느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그의 생각에 새 파이어볼트를 분해하는 것처럼 한심스러운 일은 없어 보였다. 헤르미온느는 또 나름대로 잘하려는 심산에서 한 행동이었다고 확신하고는 있었지만 해리와 혼을 의식에서인지 학생 휴게실에 가는 걸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리와 론은 그녀가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으므로 그다지 신격 쓰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휴일이 끝나고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그리핀도르 탑은 또다시 북적 대고 떠들썩해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날 밤에 우드가 해리를 찾아왔다. "크리스마스 잘 보냈니?" 그는 이렇게 묻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목소리를 낮춰 계속 말했다. "내가 크리스마스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해리, 지난번 시합때처럼 말야, 디멘터들이 만약 가까이 오면...내말은...우린 네가 - 뭐랄까- 잘할 수 없을 것 같 아서-" 우드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난 계속할 꺼야." 해리가 얼른 말했다. "루핀 교수가 디멘터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하셨어. 이번 주에 시작할 거야. 그분이 크리스마스 이후에 시간을 내시 겠다고 하셨거든." "아." 갑자기 우드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글쎄, 그런 경우라면 또 문제가 다르지, 뭐- 하긴 나도 너 같은 훌륭한 수색꾼을 잃고 싶지는 않아. 해리. 그런데 새 빗자루는 주문했니?" "아니." 해리가 말했다. "뭐야!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래번클로와의 시합에서 낡은 슈팅 스타를 타고 경기 할 수는 없잖아!" "그앤 크리스마스 선물로 파이어볼트를 받았어." 론이 말했다. "파이어볼트? 이럴수가! 정말이니? 진-진짜 파이어볼트말야?" "흥분하지마. 올리버." 해리가 침울하게 말했다. "이제는 갖고 있지 않으니까. 압수당 했어." 그러고 나서 그는 파이어볼트가 지금 징크스 테스트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설명 을 해주었다. "징크스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다는 거니?" "시리우스 블랙." 해리가 이젠 질렸가는 듯 말했다. "그가 날 쫓고 있다잖아. 맥고나 걸 교수는 그걸 보낸 사람이 믈랙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나 우드는 악명 높은 살인자가 자기 팀의 수색꾼을 쫓고 있가는 말에는 아랑곳 없이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블랙은 파이어볼트를 살 수 없었을 텐데...그는 지금 도망 중이잖아! 나라 전체가 그를 찾고 있는데 그가 어떻게 버젓이 고급 퀴디치 용품점에 걸어 들어가 빗자루를 살 수 있다는 거야?" "내 말이 그말이야." 해리가 동감의 표시를 했다.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는 그걸 꼭 분해해봐야만 하겠대-" 우드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애졌다. "내가 맥고나걸 교수를 만나볼게, 해리." 그가 약속했다. "이해하시도록 말씀 드려봐 야지. 파이어볼트... 파이어볼트가 우리 팀에 있기만 하다면... 맥고나걸 교수도 우리만큼 이나 그리핀도르가 이기길 바라고 계셔. 이해하시도록 말씀 드려볼게. 파이어볼트..." 다음날부터 다시 모든 수업이 시작되었다. 추운 1월의 아침에 정원에서 두 시간을 보 낸다는 건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해그리드는 학급 아이들을 위해 불도마 뱀들이 가득 들어있는 화톳불을 준비했다. 힘없이 부서져 내리는 뜨겁게 달구어진 통나 무들 위로 불도마뱀들이 팔짝팔짝 뛰어 돌아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불이 계속해서 활 활 타오를 수 있도록 마른 나무나 낙엽 같은 땔감들을 주우며 즐겁게 보냈다. 새 학기의 첫 번째 점술 수업은 영 재미가 없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이제 손금 보기 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녀는 이때다싶었는지 해리의 생명선처럼 짧은 덕은 처음 보았 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해리가 가장 열중한 수업은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이었다. 우드와의 대화 이후 그 는 가능하면 빨리 디멘터를 물리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었다. "아 참, 그랬었지." 수업이 끝나고 해리가 그 약속에 대해 상기시키자 루핀 교수가 말했다. "어디 보자... 목요일 저녁 8시는 어떠니? 마법의 역사 교실에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난 이 개인 수업을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좀 생각해봐야겠다. 연습하겠다고 진짜 디멘터를 성안으로 데려올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여전히 안색이 좋지 않다. 그지?" 복도를 내려와 저녁을 먹으러 가며 론이 걱정스레 말했다. "어디가 편찮으신 걸까?" 그때 그들 뒤에서 조바심하녀 '체'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였다. 그녀 는 갑옷 발치에 앉아 책이 잔뜩 들어 있으서 잠기지 않는 가방을 다시 싸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체체거리고 있는 거니?" 론이 화를 내며 물었다. "내가 언제?" 헤르미온느가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며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랬잖아." 론이 으로렁 댔다. "내가 루핀 교수의 안색이 좋지 않다고 하니까, 네가 -" "그거야 뻔한 거 아니니?" 헤르니온느가 다 알고 있다는 듯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쏘아붙었다. "말해주고 싶지 않으면 관둬."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래, 나야 아쉬울 거 하나 없으니까." 헤르미온느가 오만하게 말하며 걸어갔다. "알긴 뭘 알아." 론이 헤르미온느 뒤에 대고 퉁명스레 내뱉었다. "다 자기에게 다시 말을 걸도록 하려는 수삭이지." 목요일 저녁 8시가 되자 해리는 그리핀도르 탑을 나와 마법의 역사 교실로 향했다. 교실은 어둡고 텅 비어 있었다. 그가 요술지팡이로 불을 밝히도 5분쯤 기다리자 루핀 교수가 커다란 나무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그게 뭐죠?" 해리가 물었다. "보가트란다." 루핀교수가 망토를 벗으며 말했다. "화요일부터 계속해서 성을 샅샅이 뒤졌는데 운 좋게도 필치 씨의 서류 캐비닛 속에 숨어있는 이 녀석을 찾아냈지 뭐니. 이것만 있으면 진짜 디멘터를 구한 것이나 다름없지. 보가트가 널 보면 디멘터로 변할 테고 그러면 우린 그걸로 연습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내 사무 실에 넣어두면 될 테니 걱정할 건 전혀 없단다. 내 책상 밑에 보가트가 좋아할 만한 벽 장이 하나 있거든." "잘됐군요." 해리는 자신이 전혀 염려하지 않으며 루핀 교수가 진짜 디멘터를 대신할 그런 좋은 대용물을 찾아온 게 그저 기쁘기만한 것처럼 들리도록 애쓰며 말했다. "그러면..." 루핀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거내면서 해리도 똑같이 하라고 눈짓했다. "지 금 네게 가르쳐주려는 주문은 대단히 어려운 고등 마법이란다. 해리. 평범한 마법사 수 준을 훨씬 뛰어넘지. 그건 '패트로누스 마법' 이라는 거란다." "그 마법은 어떤 효과가 있는데요?" 해리가 초초하게 물었다. "글쎄다, 잘만 되면 패트로누스를 불러내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패트로누스란 말 하자면 너와 디멘터 사이에서 디멘터를 물리치는 방패 역할을 하는 수호자란다." 해리는 갑자기 커다란 곤봉을 든 해그리드만한 형상 뒤에 웅크리도 이쓴 자신의 영 상이 떠올랐다. 루핀 교수가 계속 설명했다. "패트로누스란 일정의 선한 힘이라고 할 수 있지. 디멘터가 흡수해버리는 희망과 행복과 살고자 하는 욕구 같은 것들이 하쳐진 거야- 하지만 이것은 진짜 인간처럼 절망을 느끼지 못한단다. 그래서 디멘터들이 해를 입히지 못하지. 하지만 그 마법이 너 같은 아이들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고등 하법이라 는 걸 미리 말해두고 싶구나. 검정을 거친 많은 마법사들도 그 마법을 성공적으로 해내 기가 쉽지 않거든." "패트로누스는 어떻게 생겼나요?" 해리가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어떤 마법사가 불러내느냐에 따라 다 다르지." "그러면 어떻게 불러내죠?" "주문으로 불러내지. 물론. 하지만 네가 아주 행복한 딱 한가지 기억에 몰두할 때에 만 효과가 있단다." 해리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보려고 있다. 확실히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살았던 11년 동안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게하나도 없었다. 마침내 그는 빗자루를 처음 탔던 순간으로 정했다. "알겠어요." 그가 하늘로 날아오르던 짜릿한 기분을 가능한한 정확히 떠올이여고 애 쓰며 말했다. "그 주문은 이거란다-" 루핀 교수가 목을 가다듬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는 속으로 따라했다. "익스펙소 패트로눔." "행복한 기억에 정신을 집중했니?" "-네-" 해리는 빗자루를 처음 탔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익스펙토 패트 로노- 아니, 패트로눔- 죄송해요-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왹 하고 튀어나왔다. 은빛 연기 줄기처럼 보였다. "보셨어요?" 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무언가각 나왔어요!" "잘했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았어. 그러면- 그걸 디멘터에게 시 도해볼까?" "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단단히 쥐고 아무도 없는 빈 교실 한가운데로 나가며 말 했다. 하지만 그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생각에 몰두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엉뚱한 생 각이 꺼어 들었다. 이제 금방이라도 엄마의 비명 소리가 또가시 들릴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엄마의 소리를 다시 듣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루핀 교수가 나무 상자의 뚜껑을 잡아 당겼다. 디멘터가 얼굴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딱지 투성이의 번쩍이는 손으로 망토를 잡고 상 자에서 천천히 올라왔다. 그 순간 교실 주위의 등불이 깜박이더니 나가버렸다. 디멘터 가 상자에서 걸어나와 말없이 해리 쪽으로 지나가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해리에게 소름 끼치는 냉기가 엄습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그러나 교실돠 디멘터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해리는 다시 짙은 안개 속 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은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울리 고 있었다.- "해리는 안돼요! 해리는 안돼요! 제발- 뭐든 하겠어요-" "비켜 서, 비켜 서란 말야!" "해리!" 해리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는 마룻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교실의 불은 다 시 환하게 켜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났던 걸까. "죄송해요." 그가 일어나 앉으며 중얼거렸다. 얼굴에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괜찮니?" 루핀 교수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네..." 해리가 몸을 일으켜 책상에 기대어 서며 말했다. "옜다-" 루핀 교수가 개구리 초콜릿을 하나 주었다. "다시 하기 전에 이걸 먹거라. 난 네가 한번에 해내리라고 생각지 않았단다. 사실 네가 한번에 해냈다면 오히려 깜짝 놀랐을 게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요." 해리가 개구리 초콜릿의 머리 부분을 깨물어 먹으며 중 얼거렸다. "엄마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였어요- 그리고 그- 볼드모트-" 루핀 교수는 평상시보가 더 창백해 보였다. "해리, 네가 만약 계속하고 싶지 않다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된다. 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단다-" "아니예요!" 해리가 나머지 개구리 초코릿을 입 속으로 마구 쑤셔 넣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전 계속해야 해요! 래변클로와 시합할 때 디멘터들이 나타나면 어떡해요? 다 신 기절하지 않겠어요. 이 경기에서 지면 저흰 퀴디치 우승컵을 탈 수 없어요!" "알았다 그럼..." 루핀 교수가 말했다. "다른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게 어떻겠니? 내 말 은 다른 행복한 기억 말이다. 아까 그것은 그다지 강력하지가 않았던 것 같구나." 해리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작년에 그리핀도가 기숙사 패권을 따냈을 때로 결정했다. 그건 확실히 매우 행복한 기억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지팡이를 꼭 쥐고 교실 한가운데 로 걸어갔다. "준비됐니?" 루핀 교수가 상자 뚜껑을 잡으며 물었다. "준비됐어요." 해리는 그리핀도르가 우승했을 때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안간힘 을 쓰며 대답했다. "자!" 루핀교수가 뚜껑을 잡아당겼다. 교실이 또다시 어두워졌다. 그리고 얼음처럼 차 가운 냉기가 느껴졌다. 디멘터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걸어나와 숨을 들이쉬었다. 썩어 문드러진 한쪽 손이 해리 쪽으로 뻗쳐지고 있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 하얀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서 희끄무에한 커다란 형체가 천천 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뒤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당황해서 소리치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릴리, 해리를 데리고 가! 바로 그 사람이야! 가! 달아나란 말야! 그는 내가 맡을 테 니-" 누군가가 방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소리- 문이 확 열리는 소리- 깔깔거리는 높은 웃음소리- "해리! 해리... 정신차려라..." 루핀 교수가 해리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었다. 해리는 이번엔 자신이 왜 먼지 투성이의 교실 바닥에 누워있는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아빠 목소릴 들었어요." 해리가 중얼거렸다. "아빠 목소릴 들은 건 처음이었어요- 아빠가 볼드모트와 직접 대결하려고 했어요. 엄마가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해리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는 루핀 교수가 보지 못하도록 얼굴을 풋 숙이고 신발끈을 다시 매는 척하며 망토에다 눈물을 쓱 문질러 닦았다. "제임스의 소리를 들었단 말이니?" 루핀 교수가 이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해리가 눈물을 닦은 뒤 고개를 들었다. "왜요- 우리 아빠를 아세요?" "알지. 실은 잘 안단다." 루핀교수가 말했다. "우린 호그와트 시절 친구였단다. 해리.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로 이 마법을 그만둬야 할 것 같구나. 네가 소화해내기엔 너무 어 려운 고등 마법이라서 말이다. 네게 이걸 가르쳐주는게 아니었는데..." "안돼요!" 해리가 다급히 말했다. 그는 다시 벌떡 일어섰다. "한 번만 더 해볼께요! 정말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요 잠깐만요..." 그는 머리를 짜냈다. 강력한 패트로누스가 될 수 있는... 정말로, 정말로 행복한 기억 은... 그가 자신이 마법사이며 더즐리 가족을 떠나 호그와트로 갈거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 바로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해리는 프리벳가를 떠나게 된다는 걸 깨달앗을 때의 기분을 떠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며 나무 상자를 한번 더 마주하고 섰다. "준비됐니?" 루핀 교수가 마치 마지못해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정신을 집중 했니? 좋아- 자!" 그가 상자 뚜껑을 잡아당기자 디멘터가 또 한번 올라왔다. 교실이 또다시 춥고 어두 워졌다- "익스펙트 패트로눔!" 해리가 큰소리로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팩토 패트로 눔!" 해리의 머릿속에서 다시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꼭 주파수가 잘 맞 춰지지 않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같았다-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다가 조 금씩 커지는가 싶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디멘터는 볼 수 있었다- 디멘 터가 가만히 서 있었다- 그때 해리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커다란 은빛 그림자가 튀어나 와 그와 디멘터 사이에서 떠돌았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해리는 이를 악물고 버티고 서 있었다- 얼마나 더 오랫동안 그렇게 있으야 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리디큘러스!" 루핀 교수가 앞으로 펄쩍 뛰어나오며 외쳤다. 그러나 크게 지끈 하는 소리가 나더니 디멘터와 함께 해리의 흐릿한 패트로누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의자에 푹 주저 앉았다. 막 장거리 달리기를 마치기라도 한 듯 온몸에 기운이 좍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루핀 교수를 흘끗 바라보았 다. 그는 요술지팡이를 써서 보가트를 다시 나무 상자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보가 트는 다시 보름달로 변해 있었다. "잘했다!" 루핀 교수가 해리가 앉아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며 말했다. "정말 잘 했다, 해리! 시작이 좋구나!" "한 번만 더 해볼 수 있어요? 딱 한 번만 더요?" "지금은 안 된다." 루핀 교수가 단호히 말했다. "오늘 밤은 이만하면 됐다. 옜다-" 그가 해리에게 허니듀크에서 사온 가장 맛있는 커다란 초콜릿 바를 건넸다. "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폼프리 부인이 날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다음 주 에도 같은 시간에 하겠니?" "네." 해리는 이렇게 말하며 초콜릿을 한입 베어먹었다. 루핀교수는 교실 불을 끄고 있었다. 그때 문득 해리의 머릿속에 한가지 궁금한 점이 떠올랐다. "루핀 교수님?" 그가 불쑥 루핀 교수를 불렀다. "저희 아빠를 아신다면 틀림없이 시 리우스 블랙도 아시겠네요." 루핀 교수가 홱 돌아섰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가 필요 이상으로 날카롭게 물었다. "그냥요- 그러니까 제 말은 우리 아빠하고 블랙도 호그와트에서 친구 사이였다고 들 었거든요..." 삽시간에 루핀 교수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그래 알지."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었지. 이제 그만 가는 게 좋겠다. 해리. 너무 늦었구나." 해리는 교실에서 나와 복도를 따라 걸어가 모퉁이를 돈 뒤 잡옷 뒤에 있는 주춧돌에 앉았다. 그는 블랙에 대한 말을 괜히 꺼냈다고 생각했다. 루핀 교수가 그 화제를 좋아 하지 않았던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 뒤 해리는 엄마와 아빠 생각을 했다... 초콜릿을 잔뜩 먹었는데도 속이 이상하게 텅 비고 모든 게 다 빠져나간 것처럼 공허 했다. 머릿속에서 재연되는 부모의 마지막 순간의 목소리를 듣는 게 무섭기는 했지만, 아주 어렸을 적 이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목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한다면 결코 강력한 패트로누스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돌아가셨어." 그가 자신에게 엄하게 말했다. "목소리를 듣는다고 그 분들이 살아 돌아오시지는 않아. 퀴디치 우승컵을 타고 싶다면 마음을 다잡아야 해." 그는 나머지 초콜릿 조각을 입속에 밀어 넣고 일어서서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 했다. 개학하고 일주일 뒤 래번클로와 슬리데린 사이에 경기가 벌어져쓴데, 슬리데린이 래번 클로를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우드는 그리핀도르가 래번클로를 이기기만 하면 2위로 올라서기 때문에 이건 그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팀 훈련 횟 수를 주 5회로 늘렸다. 그러나 해리는 훈련과 더불어 퀴디치 연습을 대여섯 번 한 것 이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큰 루핀 교수의 디멘터 퇴치 수업까지 받아야 했으므로, 일주 일 중 딱 하루 비는 날 저녁에 모든 숙제를 다 해야만 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에 비하 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침내 엄청난 숙제량이 힘에 부치기 시작한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매일 밤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 휴게실 한쪽 구석에서 책과 산술 점 차트와 고대 문자 사정돠 머글들의 이상한 그림들과 빽빽이 글자들이 쓰여진 노트 들을 책상 몇 개에 걸쳐 죽 펼쳐놓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으며 누군가각 방해라도 했다간 딱딱거리며 짜증내기가 일쑤였다. "저 앤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어느 날 저녁 해리가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발견되지 않은 마법의 약들'에 대한 논술을 힘겹게 쓰고 있을 때, 론이 조용히 말 했다. 해리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의 모습은 잔뜩 쌓여있는 책 들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뭘?" "그 많은 수업에 어떻게 다 들어가느냐 말야!" 론이 말했다. "오 아침에 저 애가 산 술점을 가르치는 마녀 선생님인 벡터 교수에게 말하는 소릴 우연히 들었어. 그런데 글 쎄. 어제 오후의 수업에 대해 말하고 있더라구. 더 앤 그 시간에 우리와 함께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듣고 있었잖아! 그리고 어니 맥밀란 이 그러는데 저 앤 '머글 연 구' 수업을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그 수업은 점술 수업과 같은 시간아 잖아. 그런데 그 수업도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니 원!" 그러나 해리는 한가하게 도저히 불가능한 헤르미온느의 시간표의 수수께끼를 파헤치 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스네이프 교수의 논술 숙제를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러나 잠시 뒤 다시 방해를 받았다. 이번엔 우드였다. "나쁜 소식이야, 해리. 막 파이어볼트 때문에 맥고나걸 교수를 만나고 오는 길인데, 교수님은- 저- 내말에 약간 기분 이상한 것 같아. 무엇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고 있다 며 날 꾸짖으셨어. 내가 네 안전보다 우승컵 타는 것에 더 관심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네가 스니치응 먼저 잡기만 한다면 그 빗자루가 널 내팽겨쳐버려도 상관없다고 말한 게 실수였다." 우드가 자신의 실수를 믿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 다. "솔직히 교수님이 내게 소리소리 지르는 걸 보았다면... 넌 내가 무슨 지독한 잘못 이라도 저지른 줄 알았을 거야... 난 교수님의 화가 좀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그걸 얼마 나 더 오랫동안 갖고 계실 거냐고 물었다..."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멕고나걸 교수의 엄 한 목소리를 흉내내어 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우드...' 내 생각엔 새로운 빗 자루를 주문해야 할 것 같아, 해리. 주문 용지는 '빗자루의 모든 것' 이라는 책 뒤에 있 어... 말포이의 빗자루 같은 님부스 2001을 사는 게 좋을 거야." "난 말포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사지 않을 거야." 해리가 거침없이 말했다. 1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고 벌써 2월로 접어들었지만 살을 에듯이 추운 날씨는 여전했다. 래번클로와의 시합은 점점 더 다가오고 있었지만 해리는 새 빗자루를 주문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변신술 수업을 마칠 대마다 맥고나걸 교수에게 파이어 볼트에 대해 물었다. 론은 희망적인 대답을 듣게 되길 바라면 초조한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인 듯 외면하고 가버렸다. "안 됐구나, 포터. 아직은 돌려줄 수가 없단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런 말을 열 번쯤 했다. "평범한 저주의 마법들은 대부분 조사가 끝났지만 플리 트윅 교수는 그 빗자루에 더 무시무시한 마법이 걸려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계시 단다. 검사를 마치는 대로 알려주마. 그러니 제발 조르지 말고 기다리거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리의 디멘터 퇴치법 수업도 바랐던 만큼 잘 되어가지 않았다. 수업을 몇 차례 받자 이제 디멘터가 다가올 때마다 희미한 은빛 그림자를 만들어낼 수 는 있었지만 그의 패트로누스는 여전히 디멘터를 쫓아버리기엔 너무 약했다. 그것은 그 저 반투명 구름처럼 공중을 떠돌며 해리의 에너지마 소모시킬 뿐이다. 해리는 부모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잠재적인 요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네 자신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고 있는 게 문제란다." 네 번째 주 연습 때 루핀 교수가 엄하게 말했다. "약하긴 하지만 열 세 살짜리 마법사가 패트로누스를 불러냈다 는 건 아주 대단한 일이란다. 이제는 더 이상 기절하지도 않잖니?" "전 패트로누스가- 디멘터들에게 돌진해 때려눕히거나 뭐 그러는 줄 알았어요." 해리 가 낙심해서 말했다. "아니면 그것들을 아예 사라져버리게 하거나요-" "진짜 패트로누스는 정말로 그렇게 하기도 한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넌 짧은 시간에 상당히 많은 걸 해냈단다. 만약 다음 퀴디치 시합 때 디멘터들이 나타난다 면 네가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는 그것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게야." "디멘터들이 많으면 그게 더 어렵다고 하셨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넌 아마 잘해낼 게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옜다- 칭찬하는 의미에 서 이걸 주마- 스리 브룸스틱에서 사 온 거란다. 아마 먹어보지 못했을 게다-" 그가 서류 가방에서 음료수 두 병을 꺼냈다. "버터맥주로군요!" 해리가 무심코 말했다. "제가 그걸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루핀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 론과 헤르미온느가 호그스미드에서 몇 번 사다주었어요." 해리가 얼른 둘러댔 다. "그랬구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루핀 교수는 여전히 수상쩍어하는 표정이었다. "그 럼- 래번클로와의 시합에서 그리핀도르의 승리를 기원하며 건배하자! 선생으로서 특정 한 기숙사를 응원하면 안되지만 말이다..." 그가 급히 덧붙였다. 그들은 말없이 버터 맥주를 마셨다. 조금 뒤 해리는 이참에 그동안 궁금해 왔던 걸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디멘터의 두건 밑에는 뭐가 있죠?" 루핀 교수가 생각에 잠기며 맹주병을 내렸다. "흠... 그걸 진짜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지. 디멘터들은 최후이자 최악의 무기를 쓸 때만 두건을 내리거든." "그게 뭔데요?" "사람들은 그걸 '디멘터의 입맞춤'이라고 부르지." 루핀 교수가 약간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디멘터들이 완전히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하는 행동이란 다. 두건 밑에는 끔찍한 입이 있는 게 틀림없단다. 왜냐하면 디멘터들은 희생자와 입을 맞추고 그 영혼을 빨아들이니까 말이다." 해리는 너무 놀라 그만 버터 맥주를 입 밖으로 조금 내뿜고 말았다. "뭐라구요- 그것들이 사람을 죽인단 말예요?" "아니."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것보다 더 나쁘지. 사람은 물론 영혼이 없다 해도 뇌 와 심장만 움직이고 있다면 존재할 수는 있단다. 하지만 자아도 느씨지 못하고 아무 기 억도... 아무 생각도 갖지 못하겠지. 회복될 가망도 전혀 없구.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 란다. 빈 껍데기처럼. 그러나 영혼은 영원히 죽는 거지..." 루핀 교수는 버터 맥주 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시 리우스 블랙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란다. 오늘 아침에 '예언자 일보'에서 읽었는데, 아 법부가 디멘터들에게 그를 찾으면 그렇게 해도 영혼을 빨라낸다는 생각이 너무나 끔찍 해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뒤 블랙에 대해 생각했다. "그 사람은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해요." 그가 불쑥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루핀 교수가 조용히 물었다. "정말로 누군가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네." 해리가 반항적으로 말했다. "어떤 경우에는요..." 그는 루핀 교수에게 자신이 스리 브룸스틱에서 엿들은 대로 블랙이 그늬 엄마와 아 빠를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는 허가도 없이 호그 스미드에간 걸 밝히는 꼴이 elh고, 루핀 교수는 그 사실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게 뻔했 다. 따라서 그는 더 인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버터맥주만 마신 뒤, 루핀 교수 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마법의 역사 교실에서 나왔다. 해리는 디멘터의 두건 밑에 무엇이 있는지 묻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너무나 끔 찍한 뜻밖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몸에서 영혼이 빨려나간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 골똘히 생각하며 걷다가 계단 중간쯤에서 그만 맥고나걸 교수에게로 곤두박 질쳐 넘어지고 말았다. "잘 좀 보고 다녀라. 포터!" "죄송해요 교수님-" "막 널 찾아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에 갔다 오는 길이다. 자, 이걸 주마. 모든 테 스트를 해보았지만 전혀 잘못된 게 없는 것 같더구나. 어딘가에 괸장히 좋은 친구가 있 는가보가, 포터..." 해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그녀가 파이어볼트를 그에게 내밀었다. 빗자루는 여전히 멋져 보였다. "이제 이걸 가져가도 된단 말인가요?" 해리가 의심쩍은 듯이 물었다. "정말이세요?" "정말이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토요일 시합 전에 그 빗자루의 감각을 익혀두는게 졸을 게다. 안그러니? 그리고 포터- 꼭 이기길 바란다. 우리 팀이 8년 연속 우승컵을 타지 못하는 불운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 구나..." 해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말을 잃고 파이어볼트를 들고 그리핀도르 탑으로 정신없이 달렸다, 그런데 모퉁이를 막 돌았을 때 론이 입이 찢어지게 씩 웃으며 달려오는 게 보 였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걸 주었지? 정말 잘됐다! 야, 나 그거 한번 타 봐도되니? 내일?" "그래...얼마든지..." 해리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말했다. "그런데- 우리 이제 그 만 헤르미온느와 화해해야 하지 않을까... 그앤 그저 도우려고 했던 것뿐이잖아..." "그래, 좋아." 론이 말했다. "그얀 지금 학생 휴게실에 있어- 심심풀이로 공부를 하면 서 말야-" 그런데 그들이 그리핀도르 탑으로 가는 복도로 들어갔을 때 네빈 롱바텀이 캐도간 경에게 애원하고 있는게 보였다. 캐도간 경이 그를 들려보내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분명히 적어두었단 말이예요!" 네빌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고 있었다. "어딘가에 떨어뜨린 게 분명해요!" "그럴듯한 이야기로군!" 캐도간 경이 고함쳤다. 그때 그가 해리와 론을 발견했다. "안 녕 똑똑이들! 와서 이 얼간이에게 수갑 좀 채워. 이 녀석이 글쎄 암호도 안대고 들어가 려고 하잖아!" "조용히 좀 하세요." 론이 해리와 함께 네빌에게로 다가가며 쏘아붙였다. "암호 적은 걸 잃어 버렸어!" 네빌이 그들에게 불쌍하게 말했다. "캐도간 경에게 어 떤 암호들을 사용할 건지 미리 말해달라고 해서 적어두었거든. 그가 계속 암호를 바꾸 니까 말야. 그런데 암호들을 적어둔 쪽지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오드스보디킨스." 해리가 힘차게 암호를 말하자 캐도간 경이 대단히 실망한 표정으 로 마지 못해 문을 열어 그들을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흥분해서 웅성거리기 사작하더니 탄성을 질 러대며 파이어볼트를 들고 있는 해리에게로 모여들었다. "그거 어디서 났니, 해리?" "나 한번 타 봐도 되니?" "그거 타 봤니, 해리?" "래번클로는 이제 가망 없겠군. 그 애들은 모두 클린스윕 7이잖아!" "한번 잡아봐도 되니, 해리?" 아이들은 파이어볼트를 차례로 돌려보면서 너무나 완벽한 그 빗자루에 감탄을 늘어 놓았다. 해리와 론은 10분쯤 뒤 아이들이 각자 자리롤 돌아갔을 때에야 비로소 헤르미 온느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그 법석을 떠는 와중에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해리와 론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자 그녀가 마침내 고 개를 들었다. "나 이거 돌려 받았어." 해리가 그녀에게 씩 웃으며 파이어볼트를 들어올렸다. "이제 알겠어. 헤르미온느? 그 빗자루엔 전혀 잘못된 게 없대!" 론이 그것 보란 듯이 말했다. "글세- 그랬는지도 모르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내 말은 적어도 이제는 네가 그 게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뜻이야!" "그래 그런 것 같아." 해리가 말했다. "이건 이층에 갖다 놓는 게 좋겠어-" "내가 갖다 둘게!" 론이 간절히 바라는 듯 말했다. "스캐버스에게 강장제를 먹어야 하거든." 그리고는 그는 파이어볼트를 조심스럽게 들고 남자 기숙사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갔 다. "나 앉아도 되니, 그럼?"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응." 헤르미온느가 옆에 있는 의자에서 양피지 더미를 치우며 말했다. 해리는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책상과, 잉크가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긴 산술점 논술 과, 훨씬 더 신 머리 연구 논술('머글들은 왜 전기가 필요한지 설명하라')과, 헤르미온느 가 지금 의미를 알아내려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 고대 문자들을 살펴보았 다. "넌 무슨 재주로 이 모든 걸 다 해나가고 있는 거니?" 해리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 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 그건- 알겠지만-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뭐." 헤르미온느가 대꾸했다. 가까이서 보자 그녀의 얼굴은 루핀 교수만큼이나 지쳐 보였다. "두어 과목 정도는 나중에 수강하는 게 어떠니?" 그녀가 고대 문자 사전을 탖느라 책드릉ㄹ 이리저리 들어올리는 걸 바라보며 해리가 물었다. "그럴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모욕당한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산술점 수업은 끔찍해 보인다." 해리가 매우 복잡해 보이는 숫자판을 집어들며 말했 다. "아냐, 굉장히 재미있어!"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야! 그건-" 하지만 산술점이 정확히 뭐가 재미있는 건지 해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비로 그 순간에 남자 기숙사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서 숨 넘어갈 것 같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생 휴게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아이들이 꼼짝않고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 렸다. 그 뒤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오는 발짝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론이 갑자기 침대 시트를 끌고 나타났다. "이것 봐!" 그가 헤르미온느의 책상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다짜고짜 큰소리로 말했 다. "이것 보라구!" 그가 시트를 그녀의 얼굴에다 대고 흔들며 소리쳤다. "론 무슨-?" "스캐버스야! 이것 봐! 스캐버스!" 헤르미온느가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론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해리는 론이 들고 있는 시트를 내여다보았다. 그것에 뭔가 빨간 데 묻어 있었다. 끔찍하게 보이는 것이- "피야!" 론이 영문을 몰라 어리벙벙해학 있는 헤르미온느에게 소리쳤다. "녀석이 죽 었어! 그리고 마룻바닥에 뭐가 있었는지 알아?" "아-아니."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론이 헤르미온느의 고대 문자 해석 속제 위로 무언가를 내던졌다. 헤르미온느와 해리 가 허리를 굽혔다. 갈기갈기 찢어진 침대 씨트 쪼가리에 긴 적갈색 고양이 털 몇 개가 묻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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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그리핀도르 대 래번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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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으로 론과 헤르미온느의 우정은 끝나는 것 같았다. 둘다 상개방에게 너무 화가 나 있었기 때문에 해리는 그들이 화해할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론은 크룩생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으려고 있었다는 사실을 헤르미온느가 결코 심각 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과 그 고양이를 잘 감시하지 않아다는 점 그리고 론에게 스캐버스를 더 찾아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크룩생크와 전혀 무관한 일인 것 처럼 얼버무리려 하고 있다는 점에 격분하도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또 그녀대로 크룩생 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었다는 아무 증거도 없을뿐더러 그 황갈색 머리카락들이 크리 스마스 이후 죽 그곳에 있었을지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신비한 동물 가게에서 크룩생 크가 그의 머리에 앉은 이후 론이 죽 자신의 고양이에게 편견을 각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는 개인적으로는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크룩생크가 스캐버스를 잡아먹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으므로 헤르미온느에게 그 점을 지적하려고 슬쩍 운을 떼었다가 그 만 그녀의 화만 더 돋우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좋아, 론의 말이 맞다 이거지. 난 네가 그럴 줄 알았어!"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 붙였 다. "지난번엔 파이어볼트, 이번엔 스캐버스. 모두 다 내 잘못이지, 뭐! 날 좀 가만 내버 려둬, 해리. 그런 게 아니어도 할 일이 태산 같으니까!" 스캐버스를 잃은 론의 상실감이란 정말로 대단했다. "자, 론. 넌 늘 스캐버스가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했었잖아." 프레드가 기운을 돋우어 주려고 애쓰며 말했다. "게다가 그 녀석은 한참 동안 안색이 좋지 않았었어. 쇠약해지 고 있었던 게 분명해. 빨리 죽어버린 게 어쩌면 더 나았을지고 몰라- 한입에 꿀꺽- 아 마 고통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거야." "프레드 오빠!" 옆에서 듣고 있던 지니가 화를 내며 외쳤다. "그 녀석은 그저 먹고 자기만 했어, 론. 넌 늘 불평했잖아." 조지가 말했다. "늘 먹고 자기만 했던 건 아냐. 언젠가는 우리를 위해 고일을 문 적도 있었잖아!" 혼 이 비참하게 말했다. "생각나니. 해리?" "그래, 그랬어." 해리가 맞장구쳐 주었다. "그땐 절정기였나보지." 프레드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고일의 손가락의 상 처로 스캐버스를 오랫동안 기억하면 되지, 뭐. 야, 론, 호그스미드에 가서 그까짓 쥐 한 마리 새로 사면 될 걸 무엇 때문에 그렇게 끙끙거리고 있는 거니?" 해리는 론의 기분을 풀어줄 생각으로 잠시 뒤에 있을 연습- 래번클로와의 시합 전 그리핀도르 팀의 마지막 연습- 에 함께 가면, 연습을 마친 뒤 파이어볼트를 타게 해주 겠다고 꼬셨다. 이 말을 듣자 론은 잠시나마 스캐버스 생각을 떨쳐버리는 것 같았다. ("멋지겠다! 나도 그걸 타고 몇 점을 넣어볼수 있을까?"). 그들은 함께 퀴디치 경기장으 로 갔다. 후치 부인은 해리의 안전을 생각해서 여전히 그리핀도르의 연습을 감독하고 있었다. 파이어볼트를 보자 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녀는 이륙 하기에 앞서 두 손으로 파이어볼트를 들고 그 빗자루에 대한 자신의 전문적 견해를 말 해주었다. "균형이 얼마나 잘 잡혀있는지 보렴! 님부스 시리즈에 흠이 하나 있다면 꼬리 끝에 있는 가느다란 얼룩무늬지- 몇 년 지나면 그게 거치적 거리거든. 하지만 이건 전혀 그 런 게 없잖니. 손잡이도 새로워졌구나. 클린스윕보다 약간 더 가늘어. 오래전 내가 쓰던 실버 애로우가 생각나는구나- 지금은 품절되어서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는 게 아쉽자만 말이다. 난 그 빗자루로 배웠단다. 아주 좋은 빗자루였지..." 그녀는 이런 기분으로 계속 말을 늘어놓았다. 한참 뒤 우드가 말을 꺼냈다. "저- 후 치 부인? 이제 그만 해리에게 파이어볼트를 돌려주시겠어요? 연습을 해야..." "오- 그래- 여기 있다. 포터." 후치 부인이 말했다. "난 위즐리와 함께 저 위에 앉아 있으마..." 그녀가 론과 함께 경기장에서 나가 관중석에 앉자 그리핀도르 팀의 선수들이 내일 시합을 위한 마지막 지시 사항을 들으려고 우드 주위에 모였다. "해이, 막 래번클로의 수색꾼이 누군지 알아냇어. 초 챙이라는 4학년 여학생인데 상 당히 잘해... 그 애의 컨디션이 좋지 않길 정말로 바랐었는데... 부상을 좀 당했었거든..." 우드는 초 챙이 완전히 회복된 게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 앤 코멧 260을 탈 거야. 파이어볼트에 비하면 아주 형편없는 빗자루지." 그는 동경에 찬 얼굴로 해리의 빗자루를 바라보았다. "자, 그럼 모두들 시작해보자-" 해리는 마침내 파이어볼트에 올라타고 땅을 힘꺽 걷어찼다. 그 빗자루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았다. 파이어볼트는 살짝만 건드려도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수 있었다. 그 빗자루는 탄 사람이 잡는 방법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을 읽고 그것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파이어볼트가 경기장을 빠른 속 력으로 질주했다가 급격히 방향을 바꾸자 앨리샤스피넷이 감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 는 잔디로 덮인 경기장 바닥까지 급강하했다가 가시 지상 15미터쯤까지 날아올랐다.- "해리, 스니치를 내보낼게!" 우드가 소리쳤다. 해리는 방향을 돌려 골대로 향하는 불러저와 경주를 벌였다. 그는 순식간에 따라잡았 다. 그때 스니치가 우드 뒤로 쏜살같이 날아가는게 보였다. 그리고 10초도 되지 않아 그의 손에는 스니치가 잡혀 있었다. 팀 선수들이 탄성을 질렀다. 해리는 스니치를 다시 놓고 1분정도 먼저 날아가게 한 뒤 다른 선수들 사이로 누비고 다니며 그것을 찾았다. 해리는 스니치가 케이티 벨의 무 릎 부근에 숨어있는 걸 발견하고 재빨리 그녀 뒤로 돌아가 잡았다. 연습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팀 선수들은 파이어볼트가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었는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우드는 단 하나의 흠도 잡지 않았다. 그런 일은 그야말로 처음 있응 일이었다. "아무도 우릴 당해내지 못할 거야!" 우드가 의기 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해리가 기 절하지만 않는다면 말야- 해리, 디멘터 문제는 해결했지. 그렇지?" "응." 해리가 약한 패트로누스를 떠올리며 힘없이 말했다. "디멘터들이 또다시 나타나는 일은 없을 거야, 올리버. 그랬다간 덤블도어 교수님이 가만 계시지 않을 테니까 말야." 프레드가 자신있게 말했다. "글세, 그러지 않길 바라야지." 우드가 말했다. "어쨌든- 잘했어, 모두. 이만 탑으로 돌아가자... 잠자리에 일찍 들어야지-" "난 조금만 더 있을게. 론이 파이어볼트를 타보고 싶어하거든." 해리는 우드에게 이 렇게 말한 뒤 나머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는 동안 경기장 울타리를 뛰어넘어 론 에게로 걸어갔다. 후치 부인은 좌석에 앉은 채로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자, 타봐." 해리가 론에게 파이어볼트를 건네주며 말했다. 론이 좋아 어쩔 줄 몰라하며 빗자루에 올라타더니 붕 하고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해 리 경기장 가장자리로 걸어다니며 드를 지켜보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후치 부인이 깜 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서는 해리와 론에게 깨우리 않았다고 나무라며 빨리 성으로 돌 아가라고 다그쳤다. 해리는 어쩔 수 없이 파이어볼트를 어깨에 메고 론과 함께 어두운 경기장에서 터벅 터벅 걸어나왔다. 해리는 론에게 파리러볼트의 유연한 움직임과 놀라운 가속도와 정확 한 회전에 대해 말하며 성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가슴이 철 렁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득이고 있었다. 해리는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했다. "왜 그래?" 론이 놀라 물었다. 해리가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자 론이 요술지팡이를 빼들고 중얼거렸다. "루모 스!" 지팡이에서 나온 불빛이 잔디와 나무 밑동과 나부가지들을 비췄다. 막 움트기 시작한 나뭇잎들 사이에는 크룩생크가 웅크리고 있었다. "저리 가지 못해!" 론은 이렇게 고함치고 잔디밭에 놓은 돌멩이를 하나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가 미처 던지기도 전에 크룩생크가 긴 황갈색 꼬리를 한번 휘 흔들고는 어디 론가 사라져 버렸다. "봤지?" 론이 돌멩이를 다시 내던지며 미친 슥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 앤 여전히 고양이가 제멋대로 돌아다니게 내버려 두고 있어- 스캐버스를 잡아먹었으니 이번엔 새 를 두어 마리 꿀껏 했을지도 몰라..."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서히 안도감이 느껴지자 그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했다. 그는 죽음의 개늬 눈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들은 다시 성으로 향했다. 해리 는 잠시나마 당황했던게 창피해서 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앟았다. 그리고 불이 환하게 밝혀진 현관 안의 홀에 도달할 때까지 앞만 보고 걸었다. 다음날 아침 해리는 파이어볼트를 들고 기숙사 룸메이트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로 내 려갔다. 연회장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고개가 하나같이 파이어볼트 쪽으로 쏠렸다. 연회 장 안이 흥분으로 술렁거렸다. 슬리데린 팀도 깜짝 놀라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다. "그 녀석 얼굴 봤어?" 론이 말포이를 한번 쳐다보고 나서 싱글벌글댔다. "하긴 도저 히 믿을 수 없겠지! 네가 이렇게 멋진 빗자루를 갖고 있다는 게 말야!" 우드도 파이어볼트에 푹 빠져 있었다. "그거 여기에 놔, 해리." 그가 그 밋자루를 보란 듯이 테이블 한가운데에 놓고 파이 어볼트라는 글자가 위로 가도록 조심스럽게 돌려놓았다. 곧 래번클로와 후플푸프 아이 들이 구경을 하러 왔다. 캐드리 디고리는 해리가 그렇게 훌륭한 빗자루를 갖게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래번클로에 있는 퍼시의 여자 친구 피네로프 클리어워터는 파 이어볼트를 잡아봐도 되는지 넌지시 물었다. "자, 자, 피네로프, 망가뜨리면 안돼!" 그녀가 파이어볼트를 이러저리 뜯어보자 퍼시 가 자기 것이라도 되는 양 으스대며 말했다. "시합 결과에 따라 10갈레온을 주기로 말 야!" 피네로프가 파이어볼트를 다시 내려놓고 해리에게 고맙다고 한 뒤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갔다. "해리- 꼭 이겨야 해." 퍼시가 절박하게 속삭였다. "내겐 10갈레온이 없거든. 알았어. 곧 갈게, 피네로프!" 그리고는 그가 토스트를 먹고 있는 그녀에게로 바삐 걸어갔다. "그런데 너 그 빗자루 다룰 수 있기나 하니, 포터?" 차갑고 느릿느릿한 목소리가 들 렸다. 어느새 드레이코 말포이가 와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도 뒤에 있었다. "물론이지."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기능이 아주 다양해. 그렇지?" 말포이가 심술궂게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런데 낙하산이 없어서 어떳하니? 디멘터들이 가까이 오면 큰일이잖아." 그레이브와 고일이 낄낄거렸다. "넌 팔이 하나쯤 더 있었더라면 졸았을걸... 정말 안됐다. 말포이." 해리가 바로 맞받 아쳤다. "스니치 잡으려면 팔 두 개 가지고 어림이나 있겠니?"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말포이가 흐리멍덩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성 큼성큼 걸어갔다. 그 애들은 보나마나 말포이에게 해리의 빗자루가 정말로 파이어볼트 냐고 묻고 있을 게 뻔했다. 10시 45분이 되자 그리핀도르 팀은 모두 라커룸으로 갔다. 날씨는 후플푸프와 시합했 던 날과는 전혀 달랐다. 약한 산들바람이 부는 맑고 서늘한 날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빗줄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벌어지짖 않을 터였다. 해리는 긴장하기는 했 지만 퀴디치 시합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흥분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전교생이 경기장 으로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까만 학교 망토를 멋고 주머니에서 요술지팡이를 빼내어 티셔츠 속에 쑤셔 넣은 뒤 그 위에 퀴디치 망토를 입었다. 그는 요술지팡이를 써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랐다. 그는 문득 루핀 교수가 군중 속에서 지 켜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두들 알고 있을 거야." 라커룸에서 나갈 때 우드가 말했다. "이 시합에서 지면 우린 승산이 없어. 그저- 그저 어제 연습할 때처럼만 해 그러면 모 든 게 잘될거야!" 그들은 우레 같은 박수 갈채를 받으며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파란색 망토를 입은 래번클로 팀은 벌써 나와 경기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 팀의 여자 선수는 수색꾼을 맡은 초 챙뿐이었다. 그 애는 해리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작았다. 해리는 긴장하고 잇 는 가운데서도 그 애가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다. 양 팀이 주장 선수들 뒤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 있을 때 그녀가 미소를 짓자 해리는 기분이 약간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우드, 데이비스, 악수하세요," 후치 부인이 기분 좋게 말했다. 우드는 래번클로의 주 장 선수와 악수를 했다.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그리고 내가 호각을 불자마자... 셋- 둘- 하나-" 해리가 발로 땅을 힘껏 걷어차자 파이어볼트가 붕 하고 날아올랐다. 파이어볼트는 어떤 빗자루보다도 더 빨랐다. 그는 경기장을 날아다니면서 히 조던이 맡고 있는 경기 해설에 뒤를 기울이며 눈을 부릅뜨고 스니치를 찾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날아올랐습니다. 이번 시합에서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 는 것은 바로 그리핀도르의 해리 포터가 타고 있는 파이어볼트입니다. '빗자루의 모든 것'이라는 책에 따르면 금년에 퀴디치 세계 선수권 대뢰에 참가한 국가 대표침들이 바 로 이 파이어볼트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조던, 미안하지만 시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겠어요?" 맥고나걸 교 수가 말을 가로막았다. "잠깜만 기다리세요, 교수님- 그저 약간의 예비 지식을 알려드리고 있는 것뿐이니까 요- 말이 난 김에 말이지만 파이어볼트에는 자동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서-" "조던!"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핀도르가 퀘어플을 갖고 있군요. 그리핀도의 케이티 벨 이 골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해리는 케이티와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며 황금빛 스니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초 쳉이 바짝 뒤따라오며 계속해서 그를 가로막았으므로 도저히 방향을 바꿀 수가 없었다. "초 쳉에게 파이어볼트가 어떤 빗자루인지 한버 보여줘. 해리!" 프레드가 앨리샤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블러저를 추격하려고 옆으로 휙 지나가며 외쳤다. 래번클로 골대를 돌 때쯤 해리가 파이어볼트를 빠른 속도로 몰고 나가자 초 챙은 금 방 뒤로 처졌다. 그런데 케이티가 그 시합의 첫 득점을 따내는 데 성공하면서 그리핀도 르 응원석이 연괄하고 있는 사이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스니치가 경기장 울타 리 근처에서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해리는 급강하했다. 초 챙도 그의 뒤를 따라 질주했다. 속도가 가속되자 흥분이 밀려 왔다. 급강하는 그의 장기 였다. 이제 3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때 어디선가 래번클로의 몰이꾼이 친 블러저가 세차게 날아왔다. 해리는 간발이ㅡ 차이로 방향을 돌려 얼른 피했다. 하지만 그 사이 스니치는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래번클로 응원석에서는 그들의 멀이꾼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지만 그리핀도르를 응원하느 사람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조지 위즐 리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 몰이 꾼에게로 곧 장 블러저를 쳐내자. 그가 피하려고 공중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리핀도르가 80대0으로 리드하고 있습니다. 저 파이어볼트가 날아가는 것 좀 보십 시오! 포터가 정말 잘 다루고 있군요. 저 돌아가는 것 좀 보세요- 챙의 빗자루 코멧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파이어볼트의 정확한 균형이 정말 돋보이는군요-" "조던! 너 파이어볼트 홍보하려고 여기에 있는 거니? 경기 해설이나 해!" 래번클로도 선전하고 있었다. 그 사이 그들이 세 골을 넣었으므로 그리핀도르와의 점 수 차는 이제 50점으로 좁혀져 있었다- 초 챙이 만약 먼저 스니치를 잡는다면 래번클 로가 이길 것이다. 해리는 래번클로의 추격꾼을 간신히 피해 더 아래로 내려가 미친 듯 이 경기장을 훑었다- 황금빛, 퍼덕이는 작은 날개- 스니치가 그리핀도르 골대를 돌고 있었다. 해리는 황금빛 점을 똑바로 쳐다보며 질주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어디선가 조 챙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았다. "해리, 신사 흉내를 내고 있을 때가 아냐!" 해리가 충돌을 피하려고 옆으로 비켜 서 자 우드가 고함쳤다. "정 안 되겠으면 그녀를 빗자루에서 떨어뜨리기라도 해!" 해리가 고개를 돌리자 초 챙이 씩 웃고 있었다. 스니치가 또 다시 사라지고 없었다. 초 챙이 뒤 쫓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스니치를 찾는 게 아니라 그를 마크하기로 작정 한 것 같았다... 좋아, 그렇다면... 그녀가 그렇게 그를 계속 쫓아다닌다면, 그 결과는 감 수해야 할 것이다... 그가 다시 급강하하자 초 챙은 그가 스니치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는지 얼른 뒤따라왔 다. 하지만 해리가 빠르게 급강하를 멈추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그녀는 훡 소리내며 아 래로 지나쳐 내려갔다. 그 사이 그는 방향을 돌려 쏜살같이 위로 올라갔다. 그때 또다 시 그게 보였다- 스니치가 래번클로 응원석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속도를 더 빨리 냈다. 저 아래있는 초 챙이 다시 질주왔다. 잊 스니치만 잡으면 이기는 것이다- 그때 - "앗!" 초 챙이 손가락질 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해리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키가 굉장히 큰 두건을 쓴 디멘터 세명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망토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요술지팡 이를 꺼내며 소리쳤다. "익스펙토 팩트로눔!" 무언가 은빛 나는 거대한 것이 그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튀어나와 디멘터들 쪽으로 날아갔다. 그는 그러나 멈춰 서서 지켜볼 시간이 없었다. 정신은 여전히 놀랄 정도로 맑았다. 앞을 바라보았다. 거의 다 와 있었다. 그는 요술 지팡이를 잡고 있는 손을 쭉 뻗었다. 손가락이 발버둥치는 스니치에 간신히 닿았다.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공중에서 몸을 홱돌렸다. 흐릿한 진홍색 형 상 여섯 개가 쏜살같이 그에게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팀 선수들 전 체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 그 통에 그는 하마터면 빗자루에서 떨어질 뻔했다. 저 아래 관중석에는 그리핀도르들의 우레 같은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잘했어!" 우드가 계속해서 큰소리로 외쳤다. 앨리샤와 안젤리나와 케이티 모두 해리 에게 입을 맞추었다. 프레드가 머리를 어찌나 세게 잡아당겼던디 해리는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 선수들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해리가 빗자루에서 내려 고개를 들자 론이 그리핀도르 아이들과 함께 시끌벅적하게떠들며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는 순 식간에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 파묻혔다. "그러면 그렇지! 론이 해리의 팔을 공중으로 홱 들어올리며 외쳤다. "역시 대단해!" "잘했어 해리!" 퍼시가 아주 기뻐하며 말했다. "네 덕택에 10갈레온 벌었어! 피네로프 를 찾아야겠어, 잠깐 실레-" "잘했어 해리!" 시무스 피니간이 큰소리로 말했다. "대단히 훌륭했어!" 손에 손을 잡고 빙빙도는 그리핀도르 아이들 너머에서 해그리드 가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참 대단한 패트로누스였다." 해리의 귓가에 낮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홱 돌아서자 루핀 교수가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그는 충격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디멘터들이 제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어요!" 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전 조금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건 그것들이- 뭐랄까- 기멘터가 아니었기 때문일 게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이 리 와 보렴-" 그가 해리를 경기장 가장자리로 데려갔다. "네가 불러낸 패트로누스가 놀라게 한 건 디멘터가 아니라 말포이였단다." 루핀 교수 가 말했다. 해리는 빤히 바라보았다. 땅바닥에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과 슬리데린 팀의 주장 선수인 마커스 플린트가 서로 뒤죽박죽으로 누워 두건이 달린 긴 까만 망토를 벗으려 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말포이가 고일의 어깨 위에 서 있었건 것 같았다. 그들 곁에 는 맥고나걸 교수가 괸장히 화난 얼굴로 서 있었다. "나쁜 녀석들 같으니라구. 그런 속임수를 쓰다니!" 그녀가 고함치고 있었다. "그리핀도 르릐 수색꾼을 방해하려고 그렇게 야비하고 비겁한 짓을 해! 너희들 모두 징계야. 슬리 데린에서 50점 감점인 줄 알아! 이번 일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덤블도어 교수님쎄 말 씀드릴 테니 그리 알아라! 아, 마침 저기 오시는군!" 이건 정말 그리핀돌의 승리만큼이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론이 사람들을 헤치고 해리 쪽으로 와서 말포이가 망토에서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걸 보자 배를 잡고 웃었다, 고일의 머리는 여전히 망토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가자 해리!" 조지가 길을 헤치고 나아가며 말했다. "파티가 있어! 그리피도르 학생 휴게실에서, 지금!"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느 참으로 오랜만에 더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다른 선수 들과 함께 성으로 올라갔다.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은 벌써 꼭 퀴디치 우승컵을 타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였 다. 파티는 온종일 계속되었소 밤까지 이어졌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는 두시간 동안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버터맥주와 호박주스와 허니듀크 과자들을 한아름사들고 돌아왔 다. "그걸 어떻게 가져온 거니?" 조지가 페퍼민트 두께비 껌을 아이들에게 던지기 시작 하자 안젤리나 존슨이 물었다.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프롱스한테 약간의 도움을 받았지." 프레드가 해리의 귀 에다 대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그 와중 에도 한쪽 구석에 앉아 '영국 머글들의 가정생활과 사회적 습관'이라는 표제가 붙은 커 다란 책을 읽고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해리는 프레드와 조지가 버터맥주병 세 개로 저글링하고 있는 탁자에서 슬쩍 빠져 나와 그녀에게로 갔다. "너 시합에는 왔었니?" 그가 넌지시 물었다. "물론 갔었지." 헤르미온느가 고개도 들지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가 이겨서 정말 기쁘고 네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난 월요일까지 이걸 읽어야 해." "그러지 말고 헤르미온느. 자, 가서 좀 먹어." 해리가 론의 얼굴을 훑어면서 말했다. 그는 론이 헤르미온느와 화해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지 어떤지 궁금했다. "안돼, 해리. 읽어야 할 분량이 424쪽이나 돼!" 헤르미온느가 다소 신경질적으로 말했 다. "어쨌든..." 그녀도 론을 흘끗 쳐다보았다. "저 앤 내가 끼는 걸 원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해리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바로 그 순간에 론이 큰소리로, "만약 스캐버스가 살아있었더라면 저 파리 모양의 퍼지를 먹을 수 있었을 텐 데. 녀석은 그걸 굉장히 좋아했었거든-"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해리가 미처 어떻게 하기도 저에 그 커다란 책을 한쪽 겨드랑이에 끼고 여자 기숙사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그 애에게 기회 좀 줄 수 없니?" 해리가 론에게 조용히 물었다. "안돼." 론이 딱 잘라 말했다. "그 애가 진심으로 후회한다는걸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 앤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을 거야. 그 앤 여전히 스 캐버스가 잠시 휴가를 떠났거나 뭐 그런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 그리핀도르의 파티는 맥고나걸 교수가 새벽 1시에 잠옷 가운을 걸치고 나타나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엄격히 말했을 때에야 비로소 끝이 났다. 해리와 론은 시 합 얘기를 하면서 기숙사 방으로 올라갔다. 해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으므로 얼른 침 대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커튼을 잡아당겨 달빛을 가리고 드러누워 곧바로 깊 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는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파이어볼트를 어깨에 메고 은빛 나는 하얀 형상을 따라 숲속으로 걸어 들어 가고 있었다. 그것은 앞에 있는 나무들 사이오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해리는 이파리들 사이로 그 형상을 어렴풋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붙잡 고 싶은 마음에 속도를 냈지만 빨리 가면 갈수록 그것도 빨리 움직였다. 해리가 어떤 방목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제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때 앞에서 급히 달려가는 발굽 소리가 들렸다. 그 뒤 그는 모퉁이를 돌아 공터로 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안돼!" 해리는 마치 얼굴을 한 대 호되게 얻어맞은 것처럼 갑자기 잠에거 깼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는 침대 커튼을 더듬어 찾았다- 뭔가 부스럭대는 소리가 나더니 방 맞 은편에서 시무스 피니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니?" 해리는 기숙사 방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는 마침내 커튼의 트인 부분을 찾고 확 열어제꼈다. 그와 동시에 딘 토마스가 등을 꼈다. 그러자 론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앉아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의 침대 커튼 한 쪽이 찢겨져 있었다. "블랙이야! 시리우스 블랙 칼을 들고 있었어!" "뭐?" "여기에! 지금 막! 커튼을 찢었어! 날 깨웠어!" "너 꿈꾼거 아냐, 론?" 딘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커튼을 봐! 정말이야. 그가 여기에 왔었어!" 그들 모두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그리고 해리를 선두로 방에서 나와 계단 아래로 달 려 내려갔다. 그들 뒤에서 잇따라 기숙사 방문들이 열리며 잠에 취한 목소리들이 말했 다. "누가 소리쳤니?" "너희들 뭐하는 거니?" 파티로 난장판이 된 학생 휴게실은 다 꺼져가는 벽난로 불빛으로 희미하게 밝혀져 있었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너 꿈꾸지 않은 거 확실해, 론?" "정말이야, 그를 봤다니까!" "왜들 이렇게 소란스럽니?" 맥고나걸 교수께서 모두들 자러 가라고 했잖아!" 어느새 여자아이들 몇 명이 잠옷을 입은 채로 내려와 연신 하품을 해댔다. 남자아이 들도 하나 둘씩 다시 나타났다. "좋았어. 이렇게 된 김에 우리 파티나 계속할까?" 프레드 위즐 리가 밝게 말했다. "모두들 이층으로 다시 올라가!" 퍼시가 허둥지둥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어와 잠옷에 전교 회장 배지를 꽂으며 말했다. "퍼시 형- 시리우스 블랙이!" 론이 다 시어들어가는 목소리로 a라했다. "우리 기숙사 방에! 칼을 들고! 날 깨웠어!" 학생 휴게실이 잠잠해졌다. "말도 안돼!" 퍼시가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너무 많이 먹은 탓이야, 론- 악몽을 꾼 거야-" "정말이야-" "자, 이제들 그만하면 됐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초상화 구멍을 쾅 닫고 학생 휴게실로 들어 와 그들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그리핀도가 시합을 이긴 건 기쁘지만 이런 터무니업슨 짓을 하다니! 퍼시, 넌 좀 나 을 줄 알았다.!" "제가 이렇게 하라고 한 게 아니에요, 교수님!" 퍼시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전 저 애들에게 침대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었다구요! 제 동생 론이 악몽을 꾸었대 요-" "악몽이 아니라니까!" 론이 소리쳤다. "교수님, 제가 깨어나니까 시리우스 블랙이 칼 을 들고 제 옆에 서 있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터무니없는 소리 마라, 위즐리. 그가 어떻게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올 수 있었겠니?" "물어보세요!" 론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캐도간 경을 가리켰다. "그에게 블랙을 보았 는지 물어보시라구요-" 맥고나걸 교수가 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나서 다시 초상화를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학생 휴게실에 있던 아니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캐도간 결, 조금 전에 그리핀도르 탑으로 어떤 남자를 들여 보냈나요?" "물론이죠! 캐도간 경이 큰소리로 외쳤다. 학생 휴게실 안과 밖 양쪽에서 모두 깜짝 놀라 말을 읽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정말 그랬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하지 만- 하지만 암호는요!" "알고 있던데요, 뭐!" 캐도간 경이 당당하게 말했다. "일주일치를 다 말예요! 작은 종 이쪽지를 보고 읽어주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초상화 구머응로 어리벙벙해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마주하고 섰 다. 그녀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새하애졌다. "누가."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느 멍청한 녀석이 일주일치 암호를 적어 서 아무 데나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거야?" 모두들 겁에 질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때 네빌 롱바텀이 머리에서 발끈까지 후 들후들 떨며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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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스네이프 교수의 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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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 성운 또다시 수색되고 있었고, 기 숙사 아이들은 모두 학생 휴게실에 모여 블랙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기만 기다리고 있 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새벽에 다시 와서는 이번에도 그가 이미 성을 빠져 나가고 없다 고 말해주었다. 그날 내내 가는 곳마다 경비는 더 삼엄해져 있었다. 플리트윅 교수는 시리우스 블랙 의 커다란 사진을 정문으로 가져가 그의 인상 착의를 인식시키고 있었고, 필치는 갑자 기 부산스럽게 복도들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벽에 생긴 아주 작은 틈새에서부터 쥐구멍 에 이르기까지 틈이 보이는 곳이면 모조리 판자를 치고 있었다. 또 캐도간 경은 해고되 었다. 그의 초상화는 다시 7층의 인적이 드문 층계참으로 돌려보내졌고 뚱보 여인이 그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거의 완벽하게 복구되긴 했지만 여전히 겁을 먹고 있었으므로 특별 보호를 받는 다는 조건하에서만 그일을 다시 하는 데 동의했다.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험악한 되물 트롤 경비원들이 고용되었다. 그들은 툴툴거리며 이야기하거나 서로 곤봉 크기를 비교하며 떼를 지어 위협적인 모습으로 걸어다녔다. 그러나 해리는 3층에 있는 외눈박이 마녀 석상에는 경비원이 서 있지 않다는 걸 알 아챘다. 프레드와 조지가 그 안에 비밀 통로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자신들 뿐- 물 론 이제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도 알고 있었지만- 이라고 했던 말이 정말로 맞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말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해리가 론에게 물었다. "그가 허니듀크를 통해 들어온 건 절대 아닐거야." 론이 어림도 없다는 듯 말했다. "그 가게에 누가 침입했다는 말도 없었잖아." 해리는 론이 이렇게 생각하는 게 기뻤다. 만일 외눈박이 마녀 석상 앛에도 판자가 쳐 진다면 다시 호그스미드에 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론은 간밤의 일로 잠시나마 유명 인사가 되었다. 론은 생전 처음으로 사람들이 해리 보다 자신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자 우쭐해졌다. 그날 밤의 사건 때문에 여전히 공포 에 떨기는 했지만, 론은 누구든지 어떤 일이 있어느냐고 묻기만 하면 살까지 붙여가며 신이 나서 말해주었다. "...자고 있었는데, 글쎄 북하고 뭐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잖아. 난 꿈을 꾸는 거라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그때 바람이 휫 들어오는 거야... 깨어보니 내 침대 옆에 서 있지 뭐야... 꼭 지저분한 털로 뒤덮인 해골 rkxdklTdj... 굉장히 긴 칼을 들고 있어. 나도 그 를 바라보았지. 그런데 내가 비명을 지르자 그가 재빨리 달아났던 거야." 론의 으스스한 말을 듣고 있던 2학년 여자아이들이 가버리자 그가 해리에게 덧붙였 다. "그런데 왜일까? 그가 왜 달이났을까?" 해리도 바로 그 점을 궁금해하고 있던 차였다. 엉뚱한 침대로 들어간 것이었다면, 븍 랙은 왜 론을 조용히 시키고 해리에게로 가지 않았던 걸까? 블랙은 12년 전에 이미 무 고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였건 사람이었다. 이번엔 아무 무기도 갖고 있지 낭ㅎ은 다섯 명의 소년 바껭 없지 않았던가. 더욱이 그 중 네명은 잠을 자고 있었다. "네가 소리를 질러서 사람들을 깨우게 되면 성에서 빨리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고 판 단했기 때문일 거야." 해리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들겼다간 초상화 구멍으로 다기 나 가기 위해서는 기숙사 사람들을 모두 죽여야 했을 테니까 말야... 그러면 선생님들을 만 났을 테고..." 네빌은 모든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그에게 다시는 호그스미드에 갈 생각도 말라며 금지령을 내렸다. 그리고 이제부터 누구라도 그에게 탑으로 들어가는 암호를 가르쳐주었다가는 함께 징계를 받을 줄 알라 고 못박았다. 가엾은 네빌은 매일 밤 학생 휴게싱 밖에서 다른 아이들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그 때마가 트롤 경비원들은 그를 심술궂은 눈으로 흘겨보았다. 그러나 이런 벌들은 네빌의 할머니가 보낸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블랙의 침입 사건 이 있고 이틀 뒤 아침 식사 시간에 그녀는 네빌에게 호울러 보냈다. 그건 호그와트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학교 부엉이들은 평상시처럼 우편물을 들고 연회장으로 날아들었다. 그런데 커다란 외양간 부엉이가 부리로 물고 있던 진홍색 봉투 하나를 네빌 앞에 내려놓았다. 그것을 보자 그는 숨이 막히는 듯 꼼빡도 하지 않았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해리와 론은 그 편 지가 호울러라는 걸 단번에 알아보았다. 론도 일년 전에 그의 엄마오부터 그걸 받은 적 이 있었다. "도망 쳐, 네빌." 로닝 충고했다. 그러자 네빌은 주저하지 않고 론이 시키는 대로 했다. 그가 호울러를 잡고 마치 폭탕 을 들고 있기라도 한 듯 연회장에서 뛰쳐나가자 슬리데린 테이블에서 폭소가 터져 나 왔다. 잠시 후 호울러가 현관 안의 커다란 홀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법으로 백 배나 커진 네빌의 할머니 목소리가 홀 안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그녀는 네빌 때 무에 온 가족이 망신을 당했다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었다. 해리는 네빌이 아노댔다는 생각을 하느라 자신 앞으로도 편지 한 통이 와 있다는 사 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헤드위그가 그의 팔목을 남카롭게 물어 편지가 왔음을 알 려주었다. "아야! 아- 고마워, 헤드위그." 해리가 봉투를 쪽 짖어 여는 동안 헤드위그는 네빌의 콘플에리크를 쪼아 먹었다. 그 안에 있는 편지 내용은 이랬다. 해리와 론에게 오후 6시쯤 나와 차 한잔 하는게 어떠니? 내가 성으로 너희들을 데리러 갈게. 현관 안의 홀에서 기다려. 너희들끼리만 나오면 안되니까 말야. 그럼 조금 있다가 보자 해그리드 "아마 블랙에 대해 듣고 싶어서 그럴 거야!" 론이 으스대며 말했다. 오후 6시가 되자 해리와 론은 그리핀도르 탑에서 나와 트롤 경비들을 지나 현관 안 의 홀로 향했다. 해그리드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해그리드!" 론이 반갑게 인사했다. "토요일 밤에 대해서 듣고 싶으신 거 죠, 그렇죠?" "그 얘긴 이미 들었어." 해그리드가 정문을 열어 그들을 먼저 밖으로 내보내며 말했 다. "아." 론이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언건 벅빅이었다. 그 히포그 리프는 커다란 날개들을 몸에 착 붙이고 해그리드의 누비이불 위에 누워 죽은 흰족제 비를 씹어먹고 있었다. 이 불쾌한 광경에서 눈을 돌리자 해그리드의 옷장문에 굉장히 커다란 갈색 양복 한 벌과 오렌지색 넥타이가 걸려 있는 게 보였다. "저것들은 다 뭐죠, 해그리드?" 해리가 물었다. "벅빅 문제로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와 벌이게 될 소송 때 입으려구." 해그리드가 말했다. "이번 주 금요일이야. 벅빅과 함께 런던에 갈 거야. 구조 버스에 침대 두 개를 예약해 두었어..." 해리는 무거운 죄책감을 느꼈다. 그는 벅빅의 소송 날짜가 벌써 그렇게 가까워졌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론의 얼굴에 나타난 불편한 표정으로 볼 때 그 역시 같은 생각 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또한 벅빅의 변호 준비를 돕겠다고 한 약속도 잊고 있 었다. 그동안 파이어볼트에만 온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이다. 해그리드는 그들에게 차를 따라주고 둥그렇게 생긴 과자를 먹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해그리드가 만든 과자들을 먹고 몇 번 골탕을 먹었건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너희 둘과 의논할 게 있어." 해그리드가 그들 사이에 앉아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뭔데요?" 해리가 물었다. "헤르미온느 얘기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 애가 어때서요?" 론이 시큰둥하게 물었다. "그 애는 요즘 몹시 우울해하고 있어. 그 애는 크리스마스 이후 날 여러 번 찾아왔었 다. 외로워하는 것 같더라. 처음에는 너희들이 파이어볼트 때문에 말을 걸지 않더니 이 젠 그 애의 고양이 때문에-" "-스캐버스를 잡아먹었어요!" 론이 그 생각만 하면 화가 치민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 며 말했다. "그 애의 고양이는 모든 고양이들처럼 행동하는 것뿐이야." 해그리드가 끈덕지게 말 했다. "그 앤 몇 번이나 울었어. 감당하기 어려웠던 게지. 힘에 겨운 일을 계획했던 것 같아. 한꺼번에 모든 걸 다하려 했으니 말야. 그런데도 짬을 내서 벅빅의 소송을 도와 주었어... 그애가 정말로 좋은 자요들을 찾아주었지... 벅빅은 이제 충분히 승산이 있 어..." "해그리드, 저의도 도와드렸어야 하는 건데- 죄송해요-" 해리가 어색하게 말을 꺼냈 다. "너희들을 탓하려는 게 아냐!" 해그리드가 해리의 사죄를 마다하며 말했다. "너도 할 일이 많았잖아. 네가 밤낮으로 한시간씩 퀴디치 여습하는 거 다 봤어- 하지만 난 너희 둘 다 빗자루나 쥐보다는 친구를 더 소중히 여길 줄 알았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것 뿐이야." 해리와 론은 서로 난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블랙이 널 찔러 죽일 뻔했을 때 그 앤 정말로 제정신이 아니었어, 론. 그 앤 본성이 착하고 인정미가 있는 애야. 암, 그렇고 말고 그런데 그런 그 애에게 너희들이 말도 걸 려하지 않다니-" "저 고양이만 없앤다면 전 당장이라도 다시 말할 수 있어요!" 론이 화를 내며 말했 다. "하지만 그애가 그 놈의 고양이를 없애기는 커녕 여전히 감싸고만 있잖아요! 그 앤 그 미친 고양이에게 불리한 말은 한마디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구요!" "그래, 사람들은 때로 자신들의 애완 동물들에 대해선 조금 무감각해질 수 있어." 해 그리드가 현명하게 말했다. 그의 뒤에서 벅빅이 해그리드의 배게 위로 휜족제비 뼈를 툭툭 뱉어냈다. 그 뒤 그들은 그리핀도르가 퀴디치 우승컵을 탈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 한참 동 안 얘기했다. 9시가 되어서야 해그리드는 그들을 다시 성까지 바라다주었다. 학생 휴게실로 돌아가자 아이들이 게시판 주위에 잔뜩 모여 있었다. "호그스미드에 또 가는군. 다음 주에!" 론이 목을 쑥 내밀어 새롭게 게시된 공고문을 훑으며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니?" 자리에 앉으면서 그가 해리에게 조용히 덧붙였다. "글세, 필치가 허니듀크로 들어가는 통로에 아무 것도 해 놓지 않은 걸로 봐서는 그 가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하긴 한데..." 해리가 훨씬 더 작은 목소리로 마했다. "해리!" 오른쪽에서 헤르미온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그녀를 찾아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때 헤르미온느가 그들 바로 뒤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자신을 가리고 있던 책 들을 치우며 말했다. "해리, 또다시 호그스미드에 가면... 맥고나걸 교수님에게 그지도에 대해 당장 말할 테야!" 헤르미온느가 쌀쌀맞게 말했다.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를 들리니, 해리?" 론이 헤르미온느는 쳐다보지도 않고 딱딱거 렸다. "론, 넌 어떻게 된 애가 해리를 또다시 부추길 생각을 할 수 있니? 시리우스 블랙이 하마터면 널 죽일 뻔 했는데도 말야! 나 농담하는 거 아냐, 정말로 말할 테니까 알아서 해-" "그러니까 이제 해리를 쫓겨나게 하겠다. 이거로군!" 론이 볼멘 소리로 말했다. "너 금년엔 정말 너부하는 거 아니니?" 그러나 헤르미온느가 뭐라고 맞받아치려는 순간 휙 하며 크룩생크가 그녀의 무릎 위 로 뛰어올랐다. 헤르미온느가 겁먹은 얼굴로 론의 표정을 살피더니 크룩생크를 끌어안 고 허둥지둥 여자 기숙사 쪽으로 걸어갔다. "어때?" 론이 마치 중간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리에게 물었다. "지난 번에 갔 을 땐 하나도 보지 못했잖아. 넌 심지어 종코의 장난감 가게도 들어가보지 못했잖아!"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듣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좋아." 그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투명 망토를 가져갈 거야." 토요일 아침 해리는 가방 속에 투명 망토를 집어 넣고 호그와트의 비밀 지고를 주머 니 속에 밀어 넣은 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헤르미온느는 계속 해서 수상쩍은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녀의 눈길을 피 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다 정문으로 나아가는 사이 현관 안의 커다란 홀에 있는 대리석 계단으로 다시 올라가는 척했다. "안녕!" 해리가 론에게 소리쳤다. "잘 갔다 와!" 론이 씩 웃으며 눈짓을 해 보였다. 해리는 허둥지둥 3층으로 올라가며 주머니에서 지도를 살짝 꺼냈다. 그리고 외눈박이 마녀 석상 뒤에 쪼그리고 앉아 꼬깃꼬깃하게 접혀진 지도를 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점 하나가 그가 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해리는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그 옆에 네빌 롱바텀이라는 작은 글자가 쓰여 있었다. 해리는 얼른 요술지팡이를 꺼내 '디센디움!' 이라고 중얼거리곤 가방을 석상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그가 미처 기어들어가기도 전에 모퉁이에 네빌이 나타났다. "해리! 너도 호그스미드에 가지 않앗는지는 몰랐어!" "안녕, 네빌." 해리가 석상에서 부리나케 나와 지도를 주머니속에 쑤셔 넣으며 말했 다. "너 뭐하는 거니?" "아무 것도." 네빌이 어깨를 으쓱했다. "카드 게임 할래?" "어- 나중에- 난 도서관에 가서 루핀 교수가 내주신 흡혈귀에 대한 논술 숙제를 해 야 하거든-" "나도 같이 가!" 네빌이 반색을 하며 말했다. "나도 아직 하지 않았거든!" "어- 잠깐만- 맞아, 그건 어제 끝냈지. 내 정신 좀 봐!" "잘됐네. 그럼 나 좀 도와줘!" 네빌이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난 마늘에 관한 건 전혀 뭐가 뭔지 모르겠거든- 흡혈귀들이 그걸 먹어야 하는 거니, 아니면-" 그가 해리의 어깨 너머를 보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스네이프 교수가 서 있었다. 네빌이 재빨리 해리 뒤로 가서 섰다. "너희 둘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스니이프 교수가 다가와서 해리와 네빌을 의심 스런 눈으로 번갈아 쳐다보았다. "참 이상한 곳에서 만나고 있구나-" 스네이프 교수의 까만 눈이 걱정스럽게도 그들 맞은편에 있는 문간으로 홱 움직였다 가 외눈박이 마녀 석상 쪽으로 쏠렸다. "저흰- 여기서 만나기로 한 게 아니에요." 해리가 얼른 대꾸했다. "그냥 여기서 우연 히 만난 것 뿐이에요." "그래?"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넌 전혀 뜻밖의 장소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이상한 버릇이 있구나, 포터.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그곳에 있지는 않았을 텐데... 둘 다 당장 그리핀도르 탑으로 돌아가거라." 해리와 네빌은 두말 없이 그곳에서 나왔다. 모퉁이를 돌았을 때 해리는 뒤를 돌아보 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한 손으로 외눈 박이 마녀 석상의 머리를 이리저리 만지면서 조 심스럽게 살피고 있었다. 해리는 뚱보 여인 초상화 앞에서 암호를 가르쳐주고 깜빡잊고 흡혈귀에 개해 숙제하 던 걸 도서실에 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해서 네빌을 따돌리고는 다시 돌아 나왔다. 일단 트롤 경비원들이 보이지 않자 그는 지도를 다시 꺼냈다. 3층 복도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지도를 유심히 살피던 그는 세베루스 스 네이프라는 꼬리표가 붙은 작은 점이 이제 그의 사무실로 돌아가 있는 걸 보자 마음이 놓였다. 그는 외눈박이 마녀 석상에게로 다시 달려가 곱사들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양피지에서 지도가 사라지게 한 뒤 출발했다. 해리는 투명 망토를 푹 뒤집어 쓴 채로 허니듀크 밖으로 나와 론의 등을 쿡 찌렀다. "나야." 그가 비밀히 말했다. "왜 이렇게 늦은 거니?" 론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에게 걸렸었어..." 그들은 거기로 걸어나갔다. "너 어디에 있니?" 론이 계속해서 비밀히 말했다. "여전히 거기 있니? 기분이 정말 이상해..." 그들은 우체국으로 갔다. 론은 해리가 잘 둘러볼 수 있도록 이집트에 있는 빌 형에게 부엉이를 보내는 값을 알아보는 척 했다. 커다란 회색 부엉이에서부터 해리의 손바닥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부엉이('시내 배달만 담당')까지 산백 마리는 족히 될 것 같은 부엉이들이 죽 앉아서 부드럽게 부엉부엉 울어대고 있었다. 그 뒤 그들은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 들렀다. 그곳엔 학생들이 어찌나 꽉 들어차 있던 지 해리는 실수로 다른 사람들의 발을 밟아 공연스레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굉장 히 조심해야 했다. 그곳에는 프레드와 조지의 얼토당토않은 공상들조차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재미난 장난감들로 가득했다. 해리는 론에게 망토 밑으로 금화를 조금 건네주며 그것들을 사달라고 작은 소리로 부탁했다. 종코의 장난감 가게를 나왔을 때 지갑은 들어갈 때보다 훨씬 더 가벼워 있었지만, 주머니는 똥 폭탄과 딸꾹질 사탕과 개구리 알 비누와 코를 무는 찻잔으로 불룩해져 있었다. 그 날은 날씨가 화창하고 상쾌 해서 실내에만 머물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그들은 스리 브룸스틱를 지나 영국에서 유령 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 으로 올라갔다. 그 흉가는 다른 지 역들보다 약간 높은 지대에 서 있는 데다 창문마다 널빤지가 둘러쳐져 있고 정원에 잡 초가 우거져 있어서인지 대낮인데도 으스스해 보였다. "호그와트의 유령들초차도 그 집엔 가길 꺼린대." 론이 울타리에 기대러 서서 오두막 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그러는데... 이곳엔 굉장히 거친 유령들 이 있다고 들었대.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다는 거야. 프레드와 조지 형도 물론 들어가 보려고 했었지. 하지만 모든 입구가 다 막혀 있었대..." 비탈길을 올라오느라 너무 더웠으므로 해리가 잠시나마 투명 망토를 벗을까 생각하 고 있을 때 근처에서 목소리들이 들렸다. 누군가가 오두막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조 금 뒤 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나타났다. 말포이가 말하고 있었다. "...조만간 아빠가 부엉이를 보내실 거야. 아빠가 청문회에 가셔서 내 팔에 대해 말씀 하셨거든. 내가 석 달 동안 팔을 쓰기 못했다고 말야..." 크레이브와 고일이 낄낄거렸다. "저 털보 멍청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변호하는 모습을 꼭 봤어야 하는 건데 말야... '히포그리프는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저 히포이크는 이제 죽은 거나 다 름없어-" 그때 말포이가 론을 발견했다. 그의 핏기 없는 얼굴이 심술궂게 일그러졌다. "여긴 왠일이야, 위즐리?" 그러더니 말포이는 론 뒤편에 서 있는 다 쓰어져 가는 집을 올려다보았다. "여기에서 살고 싶어서 그러니, 위즐리? 네방을 갖고 싶어서? 네 가족은 모두 한방에 서 잔다며?" 해리가 말포이에게 덤벼들려는 론의 망토 자락을 잡았다. "내게 맡겨둬." 그가 론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말포이를 곯려주지엔 더없이 좋은 기외였다. 해리는 살금살금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 뒤로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길에서 진흙을 한줌 퍼올렸다. "우린 방금 네 친구 해그리드에 대해 말하고 있던 중이었어." 말포이가 론에게 말했 다. "그가 위험한 동물처리 위원회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지. 그들이 그 히포이그리프의 목을 베면 그가 울까-" 철벅. 진흙이 말포이의 뒤통수를 치자 그의 고개가 앞으로 숙여졌다. 그의 은빛 머리에서 진흙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뭐-?"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얼빠진 얼굴로 뺑글뺑글 돌며 주위를 둘러보자 론은 우 스워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게 뭐야? 누가 그런 거지?" "여긴 유령들이 많이 나오는 곳이잖아, 안그래?" 론이 시치미를 뚝 떼고 너무도 당연 하다는 듯 말했다. 크레이브와 고일은 겁을 집어먹은 것 같았다. 튼튼한 근육 유령들 앞에서는 아무 쓸 모가 없었다. 말포이는 아무도 없는 주위를 미친 듯이 둘러보고 있었다. 해리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오물이 고여있는 특히 질척한 진창길로 살금살금 걸어갔 다. 철벅. 이번에는 크레이브와 고일이 진흙을 뒤집어썼다. 고일이 미친 듯이 날 뛰며 작고 흐 리멍덩한 눈에 퉌 진흙을 쓱 문질러 닦아냈다. "저쪽에서 튀었어!" 말포이가 얼굴을 닦으며 해리늬 왼쪽에서 2미터 가량 떨어진 지 점을 빤히 바라보았다. 크레이브는 꼭 좀비(죽은 자를 되살아나게 한다는 영력으로 되살아난 무의지의 인간 : 옮긴이)처럼 긴 팔을 쭉 내밀고 머뭇머뭇 앞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그의 옆으로 살짝 비켜서서 막대기를 하나 집어들고 크레이브의 등에다 던졌다. 크레이브가 주가 던졌는 지 보려고 빙그르르 돌자 해리는 소리를 죽이고 배를 잡고 웃었다. 크레이브는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론밖에 없다는 걸 알고 그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해 리가 발을 걸어 크레이브를 넘어뜨렸다. 그런데 그의 커다랗고 납작한 발이 해리의 망 토 자락에 걸리고 말았다. 그 순간 힘껏 잡아당겨지는 게 느껴지더니 해리의 얼굴에서 망토가 스르르 미끄러졌다. 잠시 말포이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으으으!" 그가 해리의 머리를 가리키며 비명을 질렀다. 그 뒤 그는 크레이브와 고 일과 함께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언덕 아래로 줄행랑을 놓았다. 해리가 망토를 다시 위로 끌어당겼지만 일이 이미 크게 벌어진 뒤였다. "해리!" 론이 해리가 사라진 지점을 절망적인 눈초리로 바라보며 말했다. "달아나는 게 좋겠어! 말포이가 누구에게든 말하기라도 하면- 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빨 리-" "그럼 나중에 보자." 해리는 이렇게 말하고는 두말고 없이 언덕을 내려갔다. 말포이틑 자신이 본 것을 믿을까? 누구든 말포이의 말을 믿을까? 투명 망토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알고 있는 사람은 덤블도어 교수뿐이었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말포이가 어떤 말이든 한다면 덤블도어 쇼수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지 금방 알아챌 것이다- 해리는 허니듀크로 돌아와 지하실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돌계단을 지나 지하실 문 으로 나간 뒤 망토를 벗어 겨드랑이에 낀 채 전속력으로 달렸다... 말포이가 먼저 도착 했을 것이다... 그가 선생님을 찾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옆구리가 걸렸지만 해리는 동 미끄럼대에 도달할 때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망토를 여기에 두고 가야만 했다. 말포이가 선생님께 일러바치기라도 했다면 너무 위험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느 어두운 구석에 망토를 숨긴 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기어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손에 서 땀이 나 자꾸 미끄러졌다. 그는 마녀의 곱사등 안쪽에 도달해 지팡이로 살짝 두드리 고 머리를 쭉 내민 뒤 몸을 위로 끌어당겼다. 그런데 곱사등이 닫히고 해리가 석상 뒤 로 펄쩍 뛰어내리자마자 급히 걸어오는 방짝 소리가 들렸다. 스네이프 교수였다. 그는 깨만 망토를 휘저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와 해리 앞에 멈춰 섰다. "역시 그랬군." 그가 말했다. 애써 감추려 했지만 스네이프 교수의 얼굴엔 득의 양양한 표정이 역력했다. 해리는 땀에 젖은 얼굴이며 진흙투성이의 손이 걱정되었지만, 결백한 표정을 지으려 래쓰며 손 을 얼른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같이 좀 가자,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했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망토 안쪽 에 손을 닦았다. 그들은 지하 감옥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내려간 뒤 스네이프 교수의 사 무실로 들어갔다. 해리는 전에 딱 한번 이속에 와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굉장히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책상 뒤편 선반에서 지난번에 없었던 끔찍하게 생긴 것들이 몇 개 더 병에 담 져 죽 세워져 있었는데 그것들은 난로불빛을 받아 반짝이며 더욱 더 무시무시한 분위 기를 자아냈다. " 앉아라."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해리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나 스네이프 교수는 앉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말포이가 방금 내게 와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해리는 아무 말고 하지 않았다. "그 애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서 우연히 위즐리를 만났다고 하더구나- 분명히 그 애뿐이었다고 말이더." 해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포이 말로는 위즐리와 마주서서 말하고 있었는데 진흙이 뒤통수를 쳤다고 하더구 나.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해리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다. "모르겠는데요, 교수님."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꼭 히포그리프를 노려보아 꼼짝 못하게 하는 눈빛 같았다. 해리는 눈을 깜작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말포이 군은 그 뒤 이상한 유령을 보았다고 하더구나. 그게 무엇이었을 것 같니, 포 터?" "모르겠는데요." 해리가 애써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의 머리였단다, 포터.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는구나." 긴 침묵이 흘렀다. "그 애는 폼프리 부인께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해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런 걸 보았다면 말이에요-" "너의 머리가 호그스미드에서 무얼 하고 있었겠니,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너의 머리는 호그스미드에 가면 안 되는데 말이지. 네 몸의 어떤 부분도 호그 스미드엔 가지 못하도록 되어 있잖이." "그러게나 말이에요." 해리가 얼굴에서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없애려고 계속 애쓰며 말했다. "말포이가 헉것을 본 것 같네요-" "말포이가 헛것을 본 게 아냐." 스네이프 교수가 무서운 어조로 말하며 허리를 굽혀 양손으로 해리가 앉아있는 의자 팔걸이를 잡고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네 머리가 호그 스미드에 있었다면 네 몸도 그곳에 있었겠지." "전 그리핀도르 탑에 있었어요." 해리가 말했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입증해줄 사람이라도 있니?"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의 가느다란 입술이 비틀려 올라갔다. "마법부 사람들은 모두," 그가 몸을 다시 똑바로 세우며 말했다. "유명한 해리 포터 님을 시리우스 블랙에서 보호하려고 그렇게 애쓰고 있는데 막상 당사자인 유명한 해리 포터께서는 제멋대로 행동하고 다니다니. 보통 사람들에게 그의 안전이나 걱정케 하면 서 말야! 유명한 해리 포터께서는 결과는 어떻게 되든 말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돌 아다닌다 이 말이지." 해리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 스네이프 교수는 진실을 말하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그는 그 수작에 말려들지 않을 작정이었다. 스네이프 교수에겐 아무 증거가 없었다- 아직은. "어쩌면 네 아버지와 그렇게도 똑같니,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눈을 반짝이며 불쑥 그의 아버지를 들먹였다. "네 아버지도 굉장히 오만했지. 퀴디치를 조금 잘한다고 다른 사람들을 아주 깔보았단다. 친구들이나 숭배자들과 함께 거들먹거리기나 하면서 말이 다... 둘이 어쩌면 그렇게 똑같니." "우리 아버지는 거들먹거리지 않았어요." 해리가 자제하지 못하고 대들었다. "저도 물론 그렇구요." "네 아버지도 역시 규칙들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지." 스네이프 교수가 이때다 싶 었는지 악의에 찬 얼굴로 계속했다. "퀴디치 우승컵 수상자인 네 아버지에겐 규칙은 하 찮은 사람들이나 지키는 것에 불과했단다. 얼마다 뻐기고 다녔던지-" "그만하세요!" 해리는 벌떡 일어섰다. 프리벳가에서늬 마지막 날 밤 이후 그렇게 분노를 느꼈던 적 은 한번도 없었다. 그는 스네이프 교수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의 까만 눈이 위험하게 번득거렸다. "지금 뭐하고 했니, 포터?" "우리 아버지에 대해 그만 말하라고 했어요!" 해리가 소리를 질렀다. "전 다알아요 아버지가 교수님의 생명을 구해주셨죠! 덤블도어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우리 아버 지가 아니었다면 교수님은 이곳에 계시지 못했을 거예요!" 스네이프 교수의 누런 피부가 새하얗게 변했다. "그러면 교장선생님이 네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네 생명을 구하게 되었는지도 말해 주셨니?"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귀중한 포터가 듣기 거북한 것들은 골라 내고 말씀하신 모양이로구나." 해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 것을 시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짐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라도 아버지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 젖어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포터." 그 가 심술궂게 씩 웃으며 말했다. "넌 훌륭한 영웅적 행동을 상상하고 있었겠지, 물론? 그렇다면 내가 바로잡아 주지- 너의 거룩하신 아버지와 그의 친구들은 내게 대단히 위 험한 장난을 쳤단다. 네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겁을 먹지 않았다면 날 죽음으로 몰아 넣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장난이었지. 네 아버진 내 생명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생명도 구했던 거야. 만약 그 장난이 성공했다면 호그와트에서 쫓겨났을 테니까 말이다." 스네이프 교수의 고르지 못한 누런 이빨이 드러났다.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꺼내라, 포터!" 그가 갑자기 명령하듯 말했다. 해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귓가에 고함소리가 들렸다. "얼른 꺼내지 못해. 그렇지 않으면 당장 교장실로 데려갈 테다! 꺼내, 포터!" 해리는 잔뜩 겁에 질려서 천천히 종코의 장난감 가게 봉투와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를 꺼냈다. 스네이프 교수가 종코의 장난감 가게 봉투를 집어들었다. "론이 준 것들이에요."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가 론을 만나기 전에 귀띔해 줄 기회가 있길바라며 둘러댔다. "론이- 지나번에 호그스미드에서 사다 준 거에요-" "그래? 그러면 그 이후로 죽 갖고 다녔단 말이니? 정말로 감동적이구나... 그러면 이 건 뭐지? 스네이프 교수가 지도를 집어들었다. 해리는 태연한 척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냥 혹시 쓸 데가 있을까봐 여분으로 갖고 다니는 양피지 조각이에요." 그가 어깨 를 으쓱하며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지도를 뒤집었다. "설마 이렇게 낡은 양피지 조각이 필요하진 않겠지?" 그가 말했다. "이건 그냥- 버리 는 게 어떨까?" 그의 손이 불쪽으로 움직였다. "안돼요!"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러면 그렇지!" 스네이프 교수가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말했다. "이것도 위즐 리가 사다 준 소중한 선물이니? 아니면 투명 잉크로 쓰여진 편지? 아니면- 디멘터들을 지나 지 않고 호그스미드로 들어가는 방법?" 해리가 눈을 깜작였다. 스네이프 교수의 눈이 반짝였다. "어디 보자. 어디 봐..." 그가 요술지팡이를 꺼내고 지도를 책상 위에 쫙 펼놓으며 중 얼거렸다. "비밀을 털어놔." 그가 요술지팡이를 양피지에 갖다대며 말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해리는 손이 떨리지 않도록 꽉 움켜줘었다. "정체를 드러내!" 그러면서 스네이프 교수는 그 지도를 툭 건드렸다. 여전히 헛수고였다. 해리는 침착하게 심호흡을 했다. "호그와트의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가 명령하노니, 감추고 있는 비밀을 당장 털어 놔!" 스네이프 교수가 지팡이로 지도를 치며 말했다. 그러자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쓰기라도 하는 듯 지도의 매끄러운 면에 글자들이 나 타났다. "무니 씨가 스네이프 교수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군요. 그리고 다른 사람 일에는 쓸 데없이 참견하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스네이프 교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해리는 놀라서 말도 못하고 그 메시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지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바로 밑에 더 많은 글들이 나타 나고 있었다. "프롱스 씨도 무늬 씨와 동갑이랍니다. 그리고 스네이프 교수는 심술궂은 멍텅구리라 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는군요. 만냑 상황이 그렇게 심각하 않았다면 그건 아주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패드풋씨는 그런 얼간이가 교수가 되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말을 하 고 싶다고 합니다." 해리느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는 지도가 이미 마지막 말을 한 뒤였다. "웜테일 씨는 스네이프 교수에게 이만 작별을 고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참. 그에게 머리 좀 감으라는군요." 해리는 주멉이 날아오길 기다렸다. "그렇다면..." 스네이프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렇게 한번 해 보지..." 그가 난롯가로 성큼 걸어가더니 난로 위에 있던 어떤 병에서 반짝이 가루 한 줌을 집어 불꽃 속으로 던졌다. "루핀!" 스네이프 교수가 불에다 대고 도움을 청했다. "얘기 좀 해야 겠네!" 해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불이 빙글빙글 돌더니 안에 서 커다란 형체 하나가 나타났다. 잠시 뒤 벽난호에서 루핀 교수가 기어올라와 초라한 망토에서 재를 떨어냈다. "불렀나, 세베루스!" 루핀 교수가 온화하게 말했다. "그렇네." 스네이프 교수가 화난 얼굴로 다시 책상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포터가 막 주머니들 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하고 했더니 그 애가 이것을 갖고 있었네." 스네이프 교수가 무니 씨와 웜테일 씨와 패드풋 씨와 프롱스 씨의 말들이 여전히 반 짝이고 있는 양피지를 가리켰다. 루핀 교수의 얼굴에 뭔가 알 수 없는 야릇한 표정이 스쳤다. "그런데-" 스네이프 교수가 말을 이었다. 루핀 교수가 계속해서 지도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해리는 루핀 교수가 무언가를 빨 리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스네이프 교수가 다시 말했다. "이 양피지는 어둠의 마법으로 가득 차 있 는 게 틀림없네. 이건 자네의 전문 분야가 아닌가, 루핀. 포터가 그런 걸 어디서 구한 것 같나?" 루핀 교수가 고개를 들고 해리 쪽을 흘끗 쳐다보며 그에게 끼어들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어둠의 마법으로 가득 차 있다니?" 그가 온화라게 말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 나, 세베루스? 네겐 그저 그걸 읽은 사람을 모욕하는 양피지 조각으로만 보이는데. 유 치하긴 해도 결코 위험하지는 않을걸세. 해리는 그저 장난감 가게에서 구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나?"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다. 그의 얼굴이 분노로 굳어졌다. "그 애 가 장난감 가게에서 그걸 구했다구? 그 애가 그걸 만든 사람에게서 직접 받은 거라고 생각되지 않나?"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지 못했다. 루핀 교수의 말도 알아 듣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자네 말은 웜테일 씨나 이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그걸 이애에게 주었단 말인가?" 그가 고개를 돌려 해리에게 물었다. "해리, 이 사람들 아니?" "아뇨."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것 보게, 세베루스." 루핀 교수가 스네이프 교수에게로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내 가 볼 때는 종코의 장난감 가게에서 파는 물건인 것 같군-" 바로 그때 론이 사무실 안으로 불쑥 들이닥쳤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스네이프 교수 의 책상 앞으로 걸아가 결리는 옆구리를 움켜줘고 말했다. "제가- 해리에게- 그걸- 주었어요." 그는 숨이 차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종코 의- 장난감 가게에서- 사다주었어요... 오래 전에요..." "그것 보게!" 루핀 교수가 손뼉을 치며 기분 좋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의심이 풀린 것 같군! 세베루스, 이건 내가 가져가겠네." 그가 지도를 접어 망토 속에다 쑤셔 넣었다. "해리, 론, 너희들도 함께 가자. 내가 내준 흡혈귀에 대한 논술 숙제에 대해 할 말이 있단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네, 세베루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방을 나왔다. 그와 론과 루핀 교수는 현 관 안의 홀로 다시 나올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뒤 해리가 루핀 교수에게 돌 아섰다. "교수님, 전-" "설명은 듣고 싶지 않구나." 루핀 교수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는 텅 빈 홀로 흘끗 바라본 뒤 목소리를 낮췄다. "이 지도는 몇 년 전 필치 씨가 압수한 것이지. 그래, 그게 지도라는 걸 알고 있단다." 해리와 론의 놀란 표정을 바라보며 그가 계속 말했다. "그 게 어떻게 네 손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단다. 하지만 네가 그걸 학교에 알리지 않았다는 게 좀 실망스럽구나. 아무튼 네게 되돌려 줄 수가 없겠구나, 해리." 그건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해리는 궁금한 것들을 물어 볼 생각에 항의할 수도 없었다. "스네이프 교수는 왜 제가 그걸 그 지도 제작자에게서 받았다고 생각한 거죠?" "왜냐하면..." 루핀 교수는 망설였다. "왜냐하면 이 지도 제작자들이 널 학교 밖으로 불러애고 싶어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그들은 그게 굉장히 재미있다고 여길 테 니까 말이다." "그들을 아세요?" 해리가 물었다. "우린 만난 적이 있지."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는 해리를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 게 바라보고 있었다. "널 또다시 두둔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는 마라, 해리. 네게 아무리 시리우스 블랙을 조심하라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구나. 하지만 난 디멘터들이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들리 는 네 부모의 비명 소리가 널 깨닫게 해주었을 거라고 믿었단다. 네 부모는 널 살리기 위해 돌아가셨잖이, 해리. 그런데 네가 그들의 희생을 이렇게 무의미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니."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에서 보다도 훨씬 더 참담함을 느꼈다. 루핀 교수가 가버리자 그는 론과 함께 천천히 대리석 계단을 올라갔다. 외눈박이 마녀 석상을 지나 칠 때 해리는 문득 투명 망토 생각이 떠올랐다- 그건 여전히 저 밑에 있었다. 하지만 감히 가지러 갈 수가 없었다. "내 잘못이야." 론이 불쑥 말했다. "내가 가자고 했잖아. 루핀 교수의 말이 옳아. 그 건 어리석은 짓이었어. 우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트롤 경비원들이 걸어다니고 있느 복도에 다다르자 헤르미 온느가 그들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으로 보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벌써 들은 게 분명했다.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녀가 맥고나걸 교수에게 말 했을까? "고소하다고 말하려고 온거니?" 그녀가 그들 앞에 멈춰 서자 론이 사납게 물었다. "아니면 벌써 선생님에게 일러바치고 오는 길이니?" "아냐."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손에는 편지가 들려 있었다. "그저 너희들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해그리드가 소송에서 졌어. 벅빅이 죽게 될 거 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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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퀴디치 결승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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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그리드가- 내게 이걸 보냈어." 헤르미온느가 편지를 내밀며 말했다. 해리는 편지를 받아들었다. 양피진느 축축했고 커다란 눈물방울들 때문에 잉크가 번 져서 읽기가 아주 어려웠다. 헤르미온느에게 우린 소송에서 졌어. 녀석을 호그와트로 데러갈 거야 사형 날짜는 정해졌어. 녀석은 런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우릴 도와준 거 익지 않을게 해그리드 "이럴 수는 없어." 해리가 말했다. "이럴 수는. 벅빅은 위험하지 않아. "말포이의 아버지가 위원회를 위협해서 그렇게 하도록 한거야." 헤르미온느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위원회 사람들은 그저 허약하고 멍 청한 늙은이들에 불과해. 겁먹은 거지 뭐. 하지만 항소가 있을 거야. 절차가 항상 그렇 거든. 다만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게 걱정이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론이 맹렬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모근 일을 너 혼자 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야, 헤르미온느. 내가 도와줄게." "오, 론!" 헤르미온느가 론의 목을 끌어안더니 정신없이 울었다. 론은 완전히 겁먹은 표정으로 어색하게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마침내 헤르미온느가 몸을 뒤로 뺐다. "론, 스캐버스에 대해서는 정말, 정말 미안해..." 그녀가 훌쩍거리며 말했다. "어- 녀석은 늙었었어." 그녀가 그를 놓아주자 론이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 고 좀 쓸모 없기도 했어. 어쩌면 이참에 엄마와 아빠가 내게 부엉이를 사주실지도 몰 라." 블랙의 두 번째 침입 이후 더 철저해진 안전 조치들 때문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는 저녁에 해그리드를 만나러 갈 수가 없었다. 따라서 그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은 '신 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시간뿐이었다. 그는 히포그리드의 평결에 대한 충격으로 망연자실해 있는 것 같았다. "모두 내 잘못이야. 당황해서 말문이 막혔었어. 그들이 까만 망토를 입고 앉아서 모 두 나만 바라보고 있었어. 난 계속해서 노트를 떨어뜨렸고 헤르미온느 네가 찾아준 날 짜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어. 그런데 그런데- 루시우스 말포이가 일어서서 녀석의 형기를 말했고 그들은 그저 그의 말대로 했어..." "아직 항소가 있어요!" 론이 맹렬하게 말했다.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들이 계속 조사하고 있어요!" 그들은 학슴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다시 성으로 향했다. 앞에서는 말포이가 크레이브 와 고일과 함께 걸어가면서 계속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조롱하듯 웃고 있었다. "아무 소용없어 론." 성 계단에 도달했을 때 해그리드가 슬프게 말했다. "그 위원회 는 말포이의 수증에 있어.난 그저 벅빅이 남은 시간 동안 행동하게 보내길 바랄 뿐이 다. 아니 꼭 그렇게 되어야 해..." 그러더니 해그리드는 홱 돌아서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는 급히 오두맏 쪽으로 걸어 갔다. "엉엉 울고 있는 저 꼬락서니 좀 봐!" 말포이는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성 안쪽으로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너희들 저렇게 애처로운 모습 본 적 있니?" 말포이가 비웃듯이 말했다. "저런 사람 이 우리의 선생이라니!" 해리와 론 모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말포이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어느새 헤르미온느가 먼저 그에게로 갔다- 찰싹! 그녀가 있는 힘껏 말포이의 따귀를 때렸다. 말포이가 비틀거렸다. 해리와 론과 크레 이브와 고일이 깜짝 놀라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때 헤르미온느가 또가시 손을 들어 올 렸다. "해그리드가 애처롭다고? 이 비열한 자식아-" "헤르미온느!" 론이 가냘프게 그녀를 부르며 손을 잡으려고 하자 그녀가 마지못해 손 을 내렸다. 그러나- "저리 가, 론!" 헤르미온느가 다시 요술지팡이를 꺼내자 말포이가 엉거주춤 뒤로 물러섰다. 크레이브 와 고일이 어쩔 줄 모르고 말포이의 지시를 기다리며 바라보았다. "가자." 말포이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들 셋 모두 지하 감옥으로 들어 가는 통로로 사라졌다. "헤르미온느!" 론이 어리벙벙하기도 하고 감동 받기도 한 목소리로 다시 란번 말했 다. "해리, 퀴디치 결승전에서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헤르미온느가 날카로 운 목소리로 말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해. 슬리데린이 이기는 꼴은 절대 못 보겠 어!" "마법 수업 시간이야." 론이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헤르미온느를 바라보며 말했 다. "가는 게 좋겠어." 그들은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허둥지둥 폴리트윅 교수의 교실 쪽으로 갔다. "늦었구나!" 해리가 교실 문을 열자 폴리드윅 교수가 꾸짖듯이 말했다. "자 빨리빨리, 요술지팡이들을 꺼내라. 오늘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을 실습할 거란다. 우린 벌 써 두명씩 짝을 지었단다-" 해리와 론은 서둘러 교실 뒤편의 책상으로 걸어가 가방을 열었다. 론이 뒤를 돌아보 았다. "헤르미온느는 어디로 갔지?" 해리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헤르미오느는 교실로 들어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해리가 문을 열 때만 해도 그녀는 바로 옆에 있었다. "이상하네." 해리가 론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화장실에 가지 않았을까?"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수업 시간 내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애도 수업에 들어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론 이 씩 웃으며 말했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은 확실히 그들의 기분을 굉장히 좋 아지게 했었다. 헤르미온느는 점심을 먹으러 오지도 않았다. 애플파이를 다 먹었을 때쯤 '기분을 좋 아지게 하는 마법'의 효력이 떨어지고 있어서인지 해리와 론은 다소 걱정되기 시작했 다. "설마 말포이가 그 애에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 급히 이층으로 올라가 그리 핀도르 탑으로 향할 때 론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트롤 경비원들을 지나 뚱보 여인에게 암호('수다쟁이')를 말한 뒤 초상화 구멍 을 통해 학생 휴게실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테이블에 앉아서 펼쳐진 산술점 책에 얼굴을 대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앉았다. 해리가 그녀를 건드려 깨웠다. "뭐-뭐야?"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 멍하니 둘러 보았다. "갈 시간이니? 이-이제 어느 수업이지?" "점술 수업. 하지만 아직 20분 정도 여유가 있어."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 너 왜 마법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니?" "뭐라구? 이런!" 헤르미온느가 우는 소리로 말했다. "마법 수업에 가는 걸 까먹었어." "하지만 어떻게 잊을 수 있어?"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교실 문 앞까지 우리와 함께 있었잖아!" "나도 모르겠어!" 헤르미온느가 울면서 말했다. "플리트윅 교수가 와내셨니? 오, 말포 이 때문이었어. 그 애에 대해 생각 하다가 그만 다른 일들에 대해 까맣세 잊어버리고 만 거야!" "헤르미온느," 론이 헤르미온느가 배게로 사용한 커다란 산술점 책을 내려다보며 말 했다. "너 몸이 쇠약해지고 있응 것 같아. 너무 많은 걸 하려 드니까 그렇지." "아냐, 안 그래!" 헤르미온느가 머리를 쓸어 올리며 가방을 바라보았다. "그저 실수한 것뿐이야. 그게 다야! 난 가서 플리트윅 교수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겠어... 그럼 점술 수업 시간에 보자!" 20분 뒤 헤르미온느는 매우 초조한 얼굴로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로 올라가는 사다리 앞으로 왔다. "내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을 놓치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건 분명히 시험에 나올 거야. 플리트윅 교수가 넌지시 그렇게 말했거든!" 그들은 함께 사다리를 올라가 어둡고 숨막힐 듯한 방으로 둘어갔다. 작은 테이블마다 진주빛 안개가 가둑 찬 수정 구슬이 빛을 내고 있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흔들 흔들하는 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난 다음 학기나 되어야 수정 구슬을 시작할 줄 알았어." 론이 혹시 트릴로니 교수가 근처에 숨어있을까봐 조심스럽세 주위를 둘러보며 비밀스레 말했다. "불평하지 마. 이젠 더 이상 그 지긋지긋한 소금 보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 테 니까." 해리도 역시 소근소근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난 그 교수가 내 손을 볼 때마다 움찔움찔 하는 데 질렸거든." "안녕들 하세요!" 귀에 익은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트릴로니 교수가 평상시처럼 어둠 속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패르바티와 라벤더는 우유빛 나는 수정 구슬에 얼굴을 비추며 흥분했다. "여러분에게 예정보다 조금 일찍 수정 구슬을 소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트릴로니 교수가 난로에 등을 대고 앉아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점을 쳐본 결과 6월에 있을 여러분들의 시험이 수정 구슬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충분히 연습할 괴회를 주려고 이렇게 결정했어요." 헤르미온느가 코방귀를 뀌었다. "솔직히... '내가 점을 쳐본 결과' 라니... 시험은 누가 내는 데? 바로 교수님 자신이잖 아! 굉장히 놀라운 예측이로군!" 그녀가 굳이 목소리를 납추려고도 하지 않고 말했다. 해리와 론은 웃음을 참느라 정신이 없었다. 트릴로니 교수의 얼굴이 그늘에 가려져 있어서 그녀가 그 말을 들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듣지 못한 것처럼 계속했다. "수정 구슬을 보는 건 특히 전교한 마법입니다." 그녀가 끔결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여러분이 무한히 깊은 구슬을 들여다보고 단번에 모든 걸 읽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우선 여러분의 의식과 눈의 긴장을 푸는 연습부터 시작할 것입니 다." -론은 웃음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자 소리가 나는 걸 막기 위해 입속에 주 먹을 집어널어야만 했다- "내면의 눈과 초의식이 깨끗하게 되도록 말입니다. 운이 좋 다면 여러분들 가운데 몇 명은 수업이 끝나기 전에 읽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각자 앞에 놓인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멍하니 수정 구슬을 바라봐야 하는 자신이 한없이 미 련스럽게 느껴졌다. 론은 숨을 죽이고 계속해서 낄낄거렸르며 헤르미온느는 계속 툴툴 거렸다. "뭐 좀 보이니?" 해리가 15분쯤 유리 구슬을 들여다보다가 그들에게 물었다. "응. 이 테이블에 탄 자리가 보여." 론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누군가가 촛 불을 뒤엎어 버렸었나봐." "이건 완전히 시간 낭비야." 헤르미온느가 불만을 터뜨렸다. "뭔가 유용한 걸 해야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마법'이나 연습해야겠어-" 트릴로니 교수가 옆으로 걸어가자 쨍그랑대며 팔찌와 목걸이들이 부딪히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혹시 수정 구슬에 나타난 희미한 전조를 해석해주길 바라는 사람 있어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전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론이 작게 말했다. "이 의미는 뻔하거든요. 오늘 밤 안 개가 잔뜩 끼일 거라는 뜻이죠." 해리와 헤르미온느 둘다 웃음을 터뜨렸다. "자, 과연 그렇군요!" 트릴로니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모두 고개가 그들 쪽으로 쏠렸 다. 패르바티와 라벤더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때문에 투시 전파가 흐트러지 잖아!" 그녀가 다가와 그들의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았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느 걸 느꼈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뭔가 있어요!" 트릴로니 교수가 구슬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무언가 움직이 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뭐죠?" 해리는 그게 무엇이든 좋은 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정말로- "이럴 수가..." 트릴로니 교수가 한숨을 쉬며 해리를 올려다 보았다. "여기에 있구나. 그 어느 때 보다도 분명하게... 이럴수가. 네게로 걸어오고 있어 점점 더 가까리... 그-" "오, 제발!" 헤르미온느가 짜증내는 듯 큰소리로 말했다. "그 터무니없는 죽음의 대 타령 좀 그만 하세요!" 트릴로니 교수가 커다란 눈을 치켜 뜨고 헤르미온느를 노려 보았다. 패르바티와 라벤 더는 서로 뭐라고 속닥이더니 함께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트릴로니 교수가 일어서 서 성난 얼굴로 헤르미온느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얘야, 난 네가 내 수업을 들어온 순간부터 네게는 점술 이라는 고상한 기술이 필요로 하는 잠재 능력이 전혀 없다는 걸 알았단다. 사싱 난 너 처럼 세속적인 학생을 만난 적이 없단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뒤- "좋아요!" 헤르미온느가 발딱 일어서서 '미래 들여다보기' 책을 다시 가방 속으로 쑤 셔 넣으며 느닷없이 말했다. "좋다구요!" 그러더니 그녀는 가방을 어깨에 휙 둘러맸다. 론은 하마터면 그 가방에 맞아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포기하죠! 그만두겠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헤르미온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가 지하실 문을 발길 로 툭 차서 연 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학급은 몇 분이 지나서야 겨우 흥분이 가라앉았다. 트릴로니 교수는 죽음의 개에 대 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해리와 론의 테이블에서 홱 돌아서서 다소 힘에 겨운 듯이 숨을 쉬며 얇게 비치는 숄을 바짝 끌어당겼다. "어어어!" 라벤터가 갑자기 괴상한 소리를 내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어어어. 트릴로 니 교수님. 막 기억이 났어요! 그애가 떠나는 거 보셨죠. 그렇죠? 그렇교, 교수님? '부 활절 즈음에 우리중 하나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교수님이 첫 수업 시간에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트릴로니 교수가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얘야. 난 그레인저가 우리를 더나리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단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이상해서 그런 안 좋은 징조들을 qhays 자신이 잘목 본 것이기를 바 란단다... 그래서 영적인 눈을 갖고 있다는 건 때로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지." 라벤더와 패르바티는 깊이 감명을 받은 것 같은 표정으로 트릴로니 교수가 자신들의 테이블로 올 수 있도록 자리를 좁혀 앉았다. "헤르미온느가 오늘 톡톡히 당하는데?" 론이 위압당한 것 같은 얼굴로 해리에게 속 삭였다. "그래..." 해리는 수정구슬을 들여다보았지만 소용돌이치는 하얀 안개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트릴로니 교수가 정말로 죽음의 개를 또가시 본 걸까? 퀴디치 결승전이 코앞 에 닥친 사오항에서 치명적인 사고를 또한번 겪느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부활절 휴일은 편히 쉴 수가 없었다. 3학년생들은 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 같았다. 네 빌 롱바팀은 거의 신경 쇠약에 걸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네빌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런 게 무슨 휴일이야!" 시무스 피니간이 어느 날 오후에 학생 휴게실에서 볼멘 소 리로 말했다. "시험은 아직 한참이 남았는데, 선생님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지만 헤르미온느보다 할 일이 더 많은 사람은 없었다. 점술 수업을 그만두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과목을 듣고 있었다. 학생 휴게실에 가장 늦게까 지 남아 있는 사람도 보통 그녀였으며 다음날 아침에 가장 먼저 도서실에 나오는 사람 도 그녀였다. 그녀는 루핀 교수처럼 피로해 보였으며 늘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처럼 울상을 짓고 다녔다. 이제 벅빅의 항소 준비 책임은 론이 떠맡고 있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그는 '히포 그리프의 심리학' 이나 '가금(家禽)인가 아닌가? 히포그리프의 야만성 연구' 같은 제목 의 두꺼운 책들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그는 어찌나 몰두해 있었던지, 크룩생크를 괴롭 히는 것도 잊어버렸다. 한편 해리는 우드와 끊임없이 전술 논의를 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매일 있는 퀴디치 연습 사이사이에 숙제를 해야만 했다.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의 경기는 부활절 휴일이 지나고 첫 번째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슬리데린은 선수권 쟁탈전에서 정확히 200 점을 앞서가고 있었다. 이건, 우드가 팀 선수들에게 늘 상기시킨 것처럼 그들이 우승컵 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점수 이상 차로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스니 치를 잡아봤자 150점밖에 얻을 수 없었으므로 그것은 해리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니깐 넌 우리가 50점 이상 앞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니치를 잡아야 해." 우드 가 해리에게 끊임없이 주의를 주었다. "우리가 50점 이상 앞서 있을 때만이야, 해리. 그 렇지 않으면 우린 그 경기는 이길지 몰라도 우승컵은 따낼 수 없어. 알아들었지, 해리? 스니치는 꼭 우리가 50점 이상-" "알았어, 올리버!" 해리가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기숙사 전체는 온통 다가오는 시합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핀도르는 대단히 뛰어난 선수였던 찰리 위즐리(론의 둘째 형)가 수색꾼이었던 시절 이후 퀴디치 우승컵을 한번도 타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결기에서 누구보다도 이기고 싶어하는 사람은 바로 해리였다. 해리가 말포이 사이의 악감정은 극에 달래 있었다. 말포이는 해 리가 호그스미드에서 진흙을 던진 사건에 대해 여전히 분개하고 있었는데, 그가 아무런 별도 받지 않자 이제는 아예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해리는 래번클로와의 시합 때 말포 이가 그를 고의로 방해하려고 했건 걸 결코 잊은 건 아니었지만, 전겨생 앞에서 말포이 를 꼭 이기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한 계기는 바로 벅빅의 문제였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두 팀과 두 기숙사 간의 긴장은 고조되어갔고 휴일이 끝날 즈음 긴장은 극에 달했다. 복도에서는 작은 난투들이 수없이 벌어졌고 결국엔 거친 싸움으로 그리핀도르의 4학년생 하나와 슬리데린의 6학년생 하나가 뒤에 부추가 싹튼 채로 병동 에 입원하게 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해리는 특히 곤경을 치르고 있었다. 그가 수업을 받으러 갈때마다 슬리데린 아이들이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했기 때문이었다. 우드는 그 뒤 글리데린 아이들이 고의로 해 리를 다치게 해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경우를 대비해 해리에게 꼭 아이들과 함 께 다니라고 지시했는데, 크레이브와 고일은 그것도 모르고 나타났다가 그가 아이들에 게 에워싸여 있는 걸 보고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모든 아이들이 해리의 보호에 어찌나 열성적이었던지, 해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 어서 도저히 수업 시간에 제때에 맞춰서 들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해리응 그 자신보다도 파이어볼트의 안전에 더 신경을 썼다. 그는 그 빗자루를 쓰지 않을 때는 가 방 속에 안전하게 넣고 잠가두었으며 쉬는 시간마다 그리핀도르 탑으로 올라가 잘 있 는지 확인하곤 했다. 시합 전날 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술렁였다. 아이들은 평상 시에 하던 모든 일들을 접어두고 삼삼오오 모여 떠들어대거나 장난을 치고 있었다. 심 지어 헤르미온느조차 책을 내려놓았다. "공부할 수가 없어. 집중이 되지 않아." 그녀가 초조하게 말했다. 학생 휴게실은 상당히 소란스러웠다.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그 압박감에서 벗 어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시끄럽고 요란하게 장난을 치고 있었고, 안젤리나와 앨리사와 케이터는 그들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어대고 있었다. 올리버우드는 한쪽 구석 에 있는 퀴디치 경기장 모형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 위에 있는 작은 숫자들을 요술지 팡이로 쿡쿡 찌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나란히 앉아 그 다음날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다음날에 대해 생 각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괜찮을 거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헤르미온느 역시 긴장한 표정이었다. "넌 파이어볼트가 있잖아!" 론이 말했다. "그래..." 해리가 말했다. 속이 뒤틀렸다. 고통이 사라졌을 때 우드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취 침!" 그날 밤 해리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을 때 자신이 늦 잠을 자는 바람에 우드가 "너 어디에 있었니? 우린 네가 없어서 네빌을 내 보냈어!" 하 고 소리소리 지르는 꿈을 꾸었다. 그 다음엔 또 말포이와 슬리데린팀의 다른 선수들이 용을 타고 경기장에 나타난 꿈을 꾸었다. 그런데 말포이가 타고 있는 용의 입에서 뿜어 져 나오는 불길을 피하려고 위험 천만한 속도로 날소 있을 때 그는 파이어볼트를 까먹 고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공중에서 떨어지다가 깜짝 놀라 잠에서 때었 다. 해리는 잠시 뒤에애 경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자신이 침대에 안전하게 누워 있 으며 또 슬리데린 팀은 확실히 용을 타고 경기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목이 말 랐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조용히 침대에서 빠져나와 창 밑에 있는 은주전자에서 물 을 조금 따랐다. 정원은 조용했다. 바람 한 점도 없었다. 커다란 버드나무는 꼼짝 않고 가만히 거 있 었다. 경기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인 것 같았다. 그런데 물잔을 내려놓고 침대로 돌아 가려는 순간 해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작은 동물 하나가 은빛 잔디 위에서 어슬 렁 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침대 옆 탁자에 있는 안경을 집어들고는 다시 창가로 갔다. 죽음의 개라면 큰 일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시합을 눈앞에 두고 그럴 수는 없었다- 정원을 가시 내려다보며 미친 듯이 두리번거리던 그는 잠시 뒤에 그 개를 발견했다. 그것은 이제 금지된 숲 언저리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자 그건 죽음의 개가 아니였다... 그건 고양이 였다. 해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창살을 움켜쥐었다. 해 리는 다시 그 고양이를 바라 보았다. 그런데 그 꼬리가 낯익어 보였다. 저런 꼬리를 가 진 건 크룩생크뿐이었다... 아니 정말로 크룩생크뿐일까? 해리는 창문에 코를 바짝 갖다대고 눈을 가늘게 떴다. 크룩생크가 멈춰 서 있는 것 같았다. 해리느 나무 그늘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게 나타났다.- 털이 많은 거대한 까만 개가 잔디밭으로 몰래 나 아가자 크룩생크가 총총걸음으로 그 옆을 따라갔다. 해리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뜻일까? 만약 크룩생크도 그 개를 볼 수 있다면, 그게 해리의 죽음을 예고하는 전 조일 수 있을까? "론!" 해리가 작은 소리로 불렀다. "론! 일어나!" 뭐야?" "너도 보이는지 내게 말해 줘애 해!" "밖은 캄캄해, 해리." 론이 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왜 그러는데?" "저기 아래-" 해리는 얼른 다시 창 밖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크룩생크와 개는 사라지고 없었다. 해리는 창틀 위로 기어올라가 성의 그림자 가 드리워진 곳을 살펴보았지만 그곳에도 역시 없었다. 어디로 간 걸까? 코고는 소리가 요란했다. 론이 다시 잠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 다음날 해리와 그리핀도르 팀의 다른 선수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며 연회장 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래번클로와 후플푸프 테이블에서까지 그들에게 박수 갈채를 보 내자 더욱 기운이 났다. 그러나 슬리데린 테이블에서는 그들이 지나가자 큰소리로 야유 를 해댔다. 말포이의 얼굴을 평소보다 핏기가 더 없어 보였다. 우드는 아침 식사 시간 내내 자신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팀 선수들에게 얼른 먹 으라고 재촉했다. 그 뒤 그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그들을 서둘러 경기 장으로 내보냈다. 경기장 상태를 먼저 익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이 연회장을 떠날 때도 모두들 박수 갈채를 보내주었다. "행운을 빌어, 해리!" 초 챙이 외쳤다. 해리는 얼굴을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 바람은 없지만- 햇빛이 약간 밝아서 눈이 부실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땅은 상당히 굳었어. 좋아. 그럼 빨리 날아오를 수 있을 거야-" 우드는 뒤따르는 팀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걸어나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내 멀리서 성의 정문이 열리며 전교학생들이 잔디밭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게 보 였다. "라커룸으로 가자." 우드가 짧고 힘차게 말했다. 진홍색 망토를 갈아입는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해리는 그들도 자신과 같은 기 분일까 궁금했다. 아침에 먹은 음식이 탈이 나기라도 한 듯 속이 뒤틀렸다. 잠시 뒤 우 드가 말했다. "자, 시간이 다 됐어. 가자-" 그들은 시끌벅적한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 군중의 4분의3이 진홍색 장미꽃 장식을 달고 그리핀도르의 사자가 그려진 진홍색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떠 '잘해라 그리핀도 르!' 나 '우승컵은 사자에게로!' 같은 응원 문구가 쓰인 현수막들을 휘두르고 있는 아이 들도 있었다. 그러나 슬리데린의 골대 뒤에는 초록색 옷을 입은 이백여 명이 은빛 뱀이 밤짝거리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맨 앞줄에는 스네이프 교수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 로 초록색 옷을 입고 앉아 불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 그리핀도르 선수들입니다!" 평소처럼 경기 해설을 맡고 있는 리 조던이 큰소리로 말했다. "포터, 벨, 존슨, 스피넷, 프레드 위즐리, 조지 위즐리, 그리고 우드입니다. 다 알고 계시다시피 호그와트가 오랜만에 보게 되는 최고의 팀이죠-" 리의 해설은 슬리데린 측에서 터져 나온 아유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이제 주장 선수 플린트가 이끄는 슬리데린 팀이 나오고 있습니다. 팀에 약간 변화가 생긴 것 같은데 기술보다는 크기에 비중을 둔 것 같군요-" 슬리데린 응원석에서 더 많은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해리는 그러나 리의 말 속에 뼈가 있다고 생각했다. 말포이는 물론 슬리데린 팀에서 가장 작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하나 같이 몸집이 컸던 것이다. "주장들, 악수하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플린트와 우드가 서로 다가가 마치 상대방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손 을 꽉 쥐었다. "빗자루에 올라타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셋... 둘... 하나..." 그녀의 호각 소리는 군증의 함성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지만 열 네 개의 밋자루는 동시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이마를 덮었던 머르키락이 휘날리는 걸 느꼈다. 비행의 스릴 때문인지 긴장감이 싹 달아났다. 주위를 흘끗 둘러보자 말포이가 바짝 쫓 아오고 있었다. 그는 스니치를 찾으며 속력을 냈다. "그리핀도르가 갖고 있습니다. 그리핀도르의 앨리샤 스피넷이 퀘이플을 가지고 슬리 데린의 골대로 곧장 향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앨리샤! 아으, 이럴 수가- 워링턴이 퀘 이플을 가로챘군요. 슬리데린의 워링턴이 경기장 위로 내닫고 있습니자 - 쾅! - 조지 위즐리가 쳐낸 멋진 블러져가 그곳으로 날아가는군요. 워링턴이 퀘이플을 떨어뜨립니 다. 존슨이- 잡았습니다. 그리핀도르가 다시 가졌습니다. 제발, 안젤리나- 몬태규 주위 로 멋지게 빗나가는군요- 머리를 숙여요, 안젤리나. 블러저예요!- 안젤리나 선수가 득 점했습니다! 10대1으로 그리핀도르가 앞서갑니다!" 안젤리나가 허공에다 주먹을 날리며 경기장 끝으로 날아갔다. 진홍색을 입은 군중들 이 좋아서 소리치고 있었다- "아야!" 안젤리나가 마커스 플런트와 부딪히는 바람에 하마터면 빗자루에서 떨어질 뻔했다. "미안!" 아래의 군중이 우우서리며 야유를 보내자 플린트가 마지못해 사과했다. "미 안, 보지 못했어." 잠시 후 프레드 위즐 리가 몰이꾼의 클럽을 플린트의 뒤통수로 던지자, 플린트의 코 가 빗자루 손잡이에 부딪혀 코피가 나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후치 부인이 붕 소리내며 그들 사이로 날아와 경고를 주었다. "추격꾼 에게 까닭 없이 공격받았으므로 그리핀도르에게 자유투를 주겠어요! 그리고 투격꾼에 게 고의로 상해를 입혔으므로 슬리데린에게도 자유투를 주겠어요!" "잘해!" 프레드가 악을 쓰며 말했다. 후치 부인이 호각을 불자 앨리샤가 자유투를 던 지기 위해 앞으로 날아갔다. "제발, 앨리샤!" 조용한 군중들 속에서 리가 소리쳤다. "그러면 그렇지! 앨리샤 선수 가 잘해냈습니다! 현재 20대 0으로 그리핀도르가 리드하고 있습니다. 해리는 플린트를 보려고 파이어볼트를 홱 돌렸다. 플린트가 여전히 코피를 줄줄 흘리 며 슬리데린의 자유투를 던지러 골대 앞으로 날아갔다. 우드가 입을 꾹 다물고 그리핀 도르의 골대 앞으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우드는 물론 뛰어난 파수꾼이죠!" 플린트가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리 조던이 말했다. "훌륭했습니다! 어림도 없습니다- 어림도 없어요- 그러면 그렇 죠!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잘막아냈습니다!" 해리는 안도를 하고 붕 날아가 스니치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하지만 리의 경기 해설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루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50점 앞설 때까지는 말포 이가 스니치를 잡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리핀도르가 잡았습니다. 아니, 슬리데린이 잡았군요- 아니!- 그리핀도르가 다시 잡았습니다. 케이티 벨 이군요. 그리핀도르의 케이티 벨이 퀘이플을 갖고 있습니다. 그 녀가 경기장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저건 고의였습니다.!" 슬리데린의 추격꾼인 몬태규가 케이터 앞으로 나가서는 퀘이플을 잡지 않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었다. 순간 케이티는 공중에서 빙그르르 돌다가 가까스로 균형을 잡 고 빗자루 위에 앉았다. 하지만 그 통에 그녀는 퀘이플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호각이 다시 울렸다. 후치 부인이 몬태규에게로 날아와 소리 소리 지르기 싲가했다. 잠시 뒤 케이티는 또 하나의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30대 0이야! 인정해. 이 비열한 자식아. 반칙을 범했잖아-" "조던. 양 팀에 공정한 해설을 하지 않는다면-!" "전 그저 사실대로 말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교수님!" 해리는 흥분이 밀려오는 걸 느꼈다. 스니치를 본 것이다- 그건 그리핀도르의 골대 밑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잡아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만약 말포이가 그 걸 본다면- 해리는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파이어볼트를 몰고 슬리데린 쪽으로 질주했다- 그건 효과가 있었다. 말포이가 그를 따라 질주해오고 있었다. 해리가 그곳에서 스니치를 발견했다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 휙. 몸집이 큰 슬리데린의 몰이꾼 데릭이 쳐낸 블러저 하나가 해리의 오른쪽 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곤 다시 한번- 휙. 두 번째 블러저가 해리의 팔꿈치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또 다른 몰이꾼 볼이 다 가오고 있었다. 해리는 볼과 데릭이 클럽을 들어올리고 양쪽에서 그를 향해 붕 하고 날아오는 걸 보 았다- 그리고 그가 아슬아슬한 순간에 파이어볼트를 위로 몰자 볼과 데릭이 정면으로 충돌 했다. "하하하!" 슬리데린의 몰이꾼이 머리를 잡고 비틀거리자 리 조던이 외쳤다. "안됐군 요! 파이어볼트를 상대하려면 동작이 더 빨랐어야죠! 자, 다시 그리핀도르가 잡았습니 다. 존슨이 퀘이플을 가졌습니다- 옆에 플린트가 있습니다- 그늬 눈을 찔러요, 안젤리 나!- 농담이었습니다. 교수님, 농담이었어요- 저런- 플린트가 잡았습니다. 플린트가 그 리핀도르의 골대들 쪽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제발, 우드. 막아요-!" 하지만 플린트는 득점을 했다. 슬리데린 측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리 조던이 어쩌 나 심하게 욕설을 퍼부었던지 맥고나걸 교수가 그에게 마법의 확성기를 빼앗으려고 했 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겁니다! 자, 그리핀도르가 30 대 10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그리핀도르가 잡았군요-" 반칙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계속해서 앞서가자 분개한 슬리데린 이 퀘이플을 잡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볼은 클럽으로 앨리샤를 쳐 놓고 그녀가 블러저인 줄 알았다고 둘러댔다. 그러자 조지 위즐 리가 그 보복으로 볼의 얼굴 을 팔꿈치로 큭 쳤다. 후티 부인이 양 팀 모두에게 자유투를 주었다. 하지만 우드가 또 한번 멋지게 막아냄으로써 그리핀도르가 40대 10으로 앞서게 되었다. 스니치는 또가시 사라졌다. 말포이는 스니치를 찾아 날고 있는 해리 뒤를 바짝 쫓아 다니고 있었다- 그리핀도르가 50점만 앞서면- 케이티가 득점을 했다. 50대 10. 슬리데린이 보복할 경우를 생각해 프레드와 조지 위 즐리 형제가 클럽을 들어올리고 그녀 주위로 날아가고 있었다. 볼과 데릭이 프레드와 조지가 없는 틈을 타서 블러저 두 개를 동시에 우드에게로 쳤다. 블러저 두 개가 차례 로 복부를 치자 우드가 빗자루를 움켜잡고 공중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후치 부인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퀘이플이 득점 구간내에 있지 않는 한 파수꾼을 공격해선 안돼요!" 그녀가 볼과 데 릭에게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자유투!" 안젤라가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60대 10. 잠시 뒤 프레드 위즐 리가 블러저를 워링턴 에게로 세차게 쳐내 퀘이플을 그의 손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앨리새가 그걸 잡아 슬 리데린의 골대 속으로 집어넣었다- 70대 10. 관중석에서는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리핀도르 가 60점을 앞서 있었으므로 해리가 만약 지금 스니치를 잡는다면, 우승컵은 그들의 것 이었다. 해리는 수백개의 눈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걸 느끼며 경기장 위로 높이 날아올 랐다. 말포이도 그의 뒤를 따라 속도를 냈다. 해리는 재빨리 속력을 냈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요란했다. 그는손을 쭉 뻗었 다. 그런데 갑자기 파이오볼트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다- 그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포이가 파이어볼트의 꼬리를 끌어당기고 있었 다. "너-" 해리는 화가 나서 말포이를 치려고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말포이는 심술궂은 얼 굴로 파이어볼트를 잡고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 사이 스니치는 또 다시 사라져 버렸다. "자유투! 그리핀도르에 자유투! 저런 반칙을 쓰다니!" 후치 부인이 날카롭게 외치자 말포이가 다시 님부스 2001 위로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저 비열한 자식이 그냥!" 리 조던이 맥고나걸 교수가 잡지 못하돌고 몸을 이리저리 빼며 확성기에 대고 악을 쓰고 있었다. "이 더러운 자식-"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책망하지 않았다. 아니 그녀 역시 말포이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앨리샤가 자유투를 시도했지만 너무 화가 나서인지 조금 빗나가고 말았다. 그리핀도 르 팀은 흔들리고 있었고 슬리데린 팀은 말포이가 해리에게 반칙을 한 것을 보자 기뻐 서 더 림을 내고 있었다. "슬리데린이 잡았습니다. 슬리데린이 골대로 향하고 있군요- 몬태규가 득점하는군요 -" 리가 투덜댔다. "70대20으로 그리핀도르가 앞서고 있습니다..." 해리는 이제 말포이와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서 그를 마크했다. 말포이가 스니 치 근처에 가지 못하게 하려는 작전이었다... "저리 가, 포터!" 말포이가 방향을 돌리다가 해리가 그 앞을 막아서자 화를 내며 소 리쳤다. "그리핀도의 안젤리나 존슨이 퀘이플을 갖고 있습니다. 제발, 안젤리나, 제발!"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포이만 빼고 파수군까지 슬리데린의 모든 선수가 안젤 리나 쪽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 그녀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해리는 파이어볼트를 홱 돌려 손잡이에다 몸을 바짝 붙이고 앞으로 몰았다. 그는 총 알처럼 슬리데린 선수들 쪽으로 날아갔다. "아아아으으!" 파이어볼트가 붕 날아오자 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안젤리나 앞엔 이제 방해물이 하나도 없었다. "안젤리나가 득접했습니다! 득점했어요! 그리핀도르가 80대 20으로 앞섭니다!" 해리는 관중석으로 곤두박질치려는 순간 간신히 방향을 돌려 다시 경기장 한가운데 로 날아갔다. 그런데 그때 심장을 멈추게 하는 관경이 눈에 들어왔다. 말포이가 즉의 양양한 표정 으로 급상하하고 있었다- 저 아래 잔디밭 위에서 아주 작은 황금빛이 희미하게 가물거 리고 있었다- 해리는 급히 파이어볼트를 아래쪽으로 몰았지만 말포이가 몇 백 미터 더 앞서 있었 다. "빨리! 빨리! 빨리!" 해리는 빗자루를 재촉했다. 그는 말포이를 따라잡고 있었다- 볼 이 해리쪽으로 블러저를 쳤다. 해리는 빗자루 손잡이에 바짝 엎드렸다- 말포이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말포이를 따라잡았다- 해리는 양손을 빗자루에서 떼고 쭉 뻗었다. 그리고 말포이의 팔을 쳐냈다- "그렇지!" 그가 급강하를 멈추고 손을 번쩍 치켜들자 관중석에서 함선이 터져 나왔다. 해리는 군중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 이상하게 뒤가 울렸다. 작은 황금빛 공이 주먹 속에 꽉 쥐 어진 채로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우드가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질주해와 해리의 목을 끌어 안고 흐느껴 울었다. 프레 드와 조지도 내려와 그들은 얼싸안았다. 이어서 안젤리나와 앨리샤와 케이티의 목소리 가 들렸다. "우리가 우승컵을 따냈어! 우리가 우승컵을 따냈다구!" 그리핀도르 팀은 서로서로 얼 싸안고 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다시 땅으로 내려갔다. 그리핀도르 응원석에선 아이들이 울타리를 넘어 물밀 듯이 경기장으로 몰려나와 그 들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해리는 그를 짓눌러오는 사람들과 소음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환호하는 군중들이 해리와 그리핀도르 팀 선수들을 무등을 태웠다. 해그 리드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이렇게 외쳤다. "이겼수나, 해리. 이겼어! 벅빅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주어야 겠어!" 퍼시 역시 점잔 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펄쩍펄 쩍 뛰어다니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우드보다도 훨씬 더 큰소리로 흐느껴 울며 커 다란 그리핀도르 깃발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군중을 해치고 해리에 게로 다가갔다.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해리는 어깨를 쫙 펴고 덤블도어 교수가 커다란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서 있는 관중석 쪽으로 힘차게 걸어갔다. 그런 해리의 모 습을 바라보며 론과 헤르미온느는 밝은 미소를 던져주었다. 훌쩍이던 우드가 우승컵을 해리에게 건네주었다. 해리는 우승컵을 하늘 높이 들어올 렸다. 만약 주위에 디멘터가 있었다면 세계 최고의 페트로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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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장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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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퀴디치 우승컵을 커머쥐자 해리는 며칠 동안 날아갈 것 같은 행복감에 푹 젖 어 있었다. 날씨조차 그들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6월이 다가오면서 하 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날씨는 찌는 듯이 더웠으므오 사람들은 누구나 정원을 한 가로이 걸어다니거나 차가운 호박 주스를 들고 잔디밭에 앉아 있거나 곱스톤 게임(구 슬치지와 비슷한 마법사 게임)을 하거나 호수 표면을 꿈결같이 밀고 나가는 거대한 오 징어를 지켜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수가 없었다. 얼마 안 있으면 시험이었으므로 학생들은 바깥에 나가 빈들거리는 대신 열린 창문을 통해 둥둥 떠오는 여름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책상 앞에 붙어 앉아 책과 씨름해야만 했다. 심지어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현제가 공부하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그들은 O.W.L(보통 마법사 수준)을 받는 게 목표였다. 퍼시는 호그와트에서 받을 수 있는 clh고의 자격증 시럽인 N.E.W.E.(심신을 굉장히 소모시키 마법사 시험)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퍼시는 마법부에 들어가길 희망했으므로 최고 점수를 받아야 했다. 그는 점점 더 초조해하고 있었고 누구든 학생 휴게실의 조용 한 분위기를 깨기라도 하면 호통을 쳐대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처시보다 더 불안한 사 람은 헤르미온느였다. 해리와 론은 그녀가 어떻게 대 여섯 가지의 수업을 한번에 들을 수 있는지 묻는 건 진작에 포기한 상태였지만 그녀가 짠 시험 시간표를 보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 공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월요일 9시, 산술점 9시, 변신술 점심 1시, 마법 1시, 고대 문자 "헤르미온느?" 요즈음 그녀는 자칫하면 화를 버럭버럭 내였으므로 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너 이시럼 시간들 재대로 적은 거니?" "뭐가 어때서?" 해르미온느가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며 시험 시간표를 집어들고 살폈다. "그럼, 물론이지." "네가 어떻게 두 시험을 동시에 치를 건지 물어봐도 아무 소용없겠지?" 해리가 물었 다.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너희들 혹시 내 산술점 책 못봤니?" "어, 그거 내가 잠잘 때 읽을려고 빌러갔어쓴데." 론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 다. 론의 말을 못 들었는지 헤르미온느는 탁자 위에 있는 양피지 더미들을 이리저리 옮 기며 그 책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창가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나더니 헤드위그 가 부리에 편지를 물고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들었다. "해그리두가 보낸거야." 해리가 편지를 뜯으며 말했다. "벅빅의 항소야- 6일로 되어 있어." "우리 시험이 끝나는 날이군."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산술점 책을 찾으며 말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온대." 해리가 계속 편지를 읽으며 말했다. "마법부에서 온 사람과 - 사형 집행인이야."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항소에 사형 집행인을 데려오다니! 그렇다면 이미 겨정을 내렸다는 말이잖아!" "그래, 맞아."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그럴 수는 없어!" 론이 악쓰며 말했다. '내가 그 녀석에 대해 연구하느라 얼마나 많 은 시간을 투자 했는데, 그들은 그걸 그렇게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해리는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가 말포이의 아버지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 린 것이라는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핀도르가 퀴디치 결승전에서 승리한 이후 눈 에 띄게 조용해졌던 말포니는 이제 오만한 태도를 어느 정도 되찾은 것 같았다. 해리가 우연히 엿들은 냉소적인 말로 미루어 말포이는 벅빅이 사형당할 거라고 확신하는 듯했 고, 그 자신이 그렇게 해낸 것에 대해 대단히 기뻐하는 것 같았다. 해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헤르미온느처럼 말포이의 얼굴을 한 방 갈겨주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느라 무진 애를 써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곤란한 점은 엄격한 새로운 안전 조치들이 풀 리지 않아서 외눈박이 마녀 조각상에서 투명 망토를 되찾아 올 엄두를 내지 못했으므 로 해그리드를 찾아갈 시간도 기회도 없다는 것이었다. 시험 주간이 사작되자 성 전체가 잠잠해졌다. 월요일 점심 시간에는 변신불 시험을 마친 3학년생들이 맫빠지고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 서로 결과들을 비교하면서 찻주전자 를 거북이로 바꾸는 것을 포함해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며 탄식을 늘어 놓았다. 헤르미 온느는 다른 아이들이 그녀의 거북이를 보고 꼭 바다거북이처럼 생겼다며 야단법석을 떨자 화를 냈지만 그건 다른 아이들의 걱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 거에는 꼬리 대신 여전히 주전자 주둥이가 달려있어. 정말 큰일이야..." "거북이가 증기를 뿜어내는 거 봤니?" "내 거북이는 찻주전자에 있건 버들 무늬 등딱지를 그대로 갖고 있어. 감점되지 않을 까?" 그 뒤 그들은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곧장 마법 시럼을 보러 이층으로 올라갔다. 헤르 미온느의 말대로 플리트윅 교수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머법'을 테스트 했다. 그런데 해리가 그 마법을 너무 세계 걸었던지 파트너 론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폭소를 터뜨리 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으므로 그는 한시간 동안이나 조용한 방에 혼자 머물러 있는 다 음에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고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학생들은 부리나케 다시 학생 휴게실로 갔다. 하지만 쉬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비한 동물 돌보기 마법을 약 과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였다. 다음날 아침 해그리드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시험에 감독을 들어오긴 했지만 마음 은 온통 딴 데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금방 잡은 플로버웜들 한 통을 주고는 한 시간 이 끝날 때까지 각자의 플로버웜이 살아있으면 시험에 통과하는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플로웜은 그냥 내버려두기만 하면 잘 살아있는 동물이었으므로 다른 시럼들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 였다. 덕분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에게 말할 시회를 가 질 수 있었다. "벅빅은 약간 의기 소침해 있어." 해그리드가 허리를 굽혀 해리이ㅡ 플로버윔이 살아 있는지 살피는 척하며 그들에게 말했다. "비좁은 곳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거든... 하지 만 내일 모레면 결정나겠지- 어느 쪽이든 간에-" 그날, 오후에 있었던 마법의 약 시험은 '마음을 혼랑스럽게 만드는' 마법의 약을 만드 는 것이었는데 해리의 것은 아무리해도 걸쭉해지지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는 심술궂 은 얼굴로 지켜보고 섰다가 노트에 꼭 O처럼 보이는 걸 휘갈겨 쓰고는 바람을 일으키 며 지나갔다. 그 뒤 자정에는 가장 높은 탑에서 천문학 시험이 있었다. 수요일 아핌에는 마법의 역 사 시험이 있었는데 해리는 플로린포트슈 아이스크림 주인이 말해준 중세의 마녀 사냥 에 대한 것들을 시험지에 갈겨쓰면서 간간이 그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초쿄 땅콩 선 데 아이스크림이나 먹었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수요일 오후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 리쬐는 온실에서 약초학 시험을 본 뒤 목덜미가 새카맣게 탄 채로 학생 휴게실로 돌아 왔다. 이제 내일 이 시간쯤이면 모든 시험이 끝날 것이다. 목요일 아침에는 루핀 교수의 어둠의 마법 방어법 시럼이 있었는데 그 시험은 정말 별났다. 그는 양지에 장애물 코스 같은 걸 마련해 두고 그라인딜로우가 들어있는 깊은 물 놀이터를 건너간 다음 레드 캡들이 가득 찬 죽 이어진 구멍들을 지나 갈피를 못 잡 게 혼동시키는 힝크펑크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ㄷ록 조심하면서 습지를 가로질러 간 뒤 낡은 가방 속으로 기어들어가 새로우 보가트와 대적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했다, 해리." 해리가 씩 웃으며 가방에서 기어나오자 루핀 교수가 은밀히 말했다. "만점이다." 해리는 의기 양양한 얼굴로 론과 헤르미온느를 지켜보았다. 론은 힝키펑크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주 잘했지만 힝키펑크의 속임수에 넘어가 그만 허리 높이까지 되는 수렁 속에 빠지고 말았다. 헤르미온느는 보가트가 들어가 있는 가방에 도달할 때까지는 모든 걸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1분쯤 뒤 가방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헤르미온느!" 루핀 교수가 깜짝 놀라 말했다. "무슨 일이지?" "매- 매- 맥고나걸 교수예요!" 헤르미온느가 가방 속을 가리키며 헐떡거렸다. "교-교 수님이 제가 모든 과목을 F를 받았다고 했어요!" 헤르미온느는 함참 뒤에야 겨우 진정되었다. 함께 성으로 돌아갈 때 론은 헤르미온느 의 보가트 때문에 여전히 키득거렸지만 계단위에서 이상한 광경을 보자 웃음을 멈췄다. 가는 세로줄 무늬 망토를 입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정원을 내 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해리를 보자 깜짝 놀랐다. "잘 있었니, 해리!" 그가 말했다. "시험 봤니? 어제 거의 끝났겠구나?" "네."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와 론은 마법부 장관과는 말을 건넬 정도의 사이가 아니었으므로 뒷마당에서 어색하게 쭈뺏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날씨가 좋구나." 퍼지 장관이 호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딱하군... 딱해..." 그는 깊은 한숨을 쉬고는 해리를 내려다보았다. "난 사실 오늘 그다지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 때문에 여기에 온 거란다, 해리. 위험 한 동물 처리 위원회가 미친 히포그리프 사형 집행에 입회인 자격으로 와달라고 요청 했거든. 어차피 블랙의 일을 조사하기 위해 호그와트에 와야 하니, 온김에 참가해 달라 더구나." "그 말은 항소가 이미 있었가는 뜻인가요?" 론이 앞으로 걸어나오며 끼어 들었다. "아니, 아니다. 그건 오늘 오후로 예정되어 있단다." 퍼지 장관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장관님께서 사형 집행에 입회하실 필요가 없잖아요!" 론이 단호하게 말했다. 퍼지 장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뒤에 있는 성문으로 두명의 마법사가 들어 왔다. 한명은 어찌나 늙었던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고, 또 다른 한 명은 키 가 크고 건장한 체격에 가느다랗고 까만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해리는 그들이 위험 한 동물 처리 위원회의 대표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늙은이 마법사가 해그 리드의 오두막 쪽을 흘끗 바라보고는 희미란 목소리로 "이것 참, 난 이런 일을 하기엔 너무 늙었어... 2시지. 안 그런가, 퍼지?"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까만 콧수염을 기른 남자는 굵은 엄지손가락으로 허리띠의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해리는 그게 번득이는 도끼날이라는 걸 알았다. 론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순강 헤르미온느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며 현관 안의 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왜 말을 못하게 한 거니?" 점심을 먹으러 연회장으로 들어가며 론이 볼멘 소리로 물었다. "너 그사람들 봤어? 그들은 도끼까지 준비하고 왔단 말야! 이건 공평하 지 않아!" "론, 너희 아버지께서는 마법부에서 일하시는데 아버지 상사께 그런 마릉ㄹ 하면 어 떻게 해!" 헤르미온느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굉장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이번에 해그 리드가 침착하게 제대로 말하기만 하면 그들도 벅빅을 무작정 사형시키진 못할 거야..." 하지만 해리는 헤르미온느 역시 자신 없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아이 들이 점심을 먹으며 그날 오후에 있을 마지막 시험에 대해 예상해보며 흥겹게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런 분위기에 휩싸이지 못하고 해그리드와 벅빅에 대한 걱정만 하고 있었다. 해리와 론의 마지막 시험은 점술이었고, 헤르미온느의 마지막 시험은 머글 연구였다. 그들은 함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갔다. 해리와 론은 1층에거 헤르미온느와 헤어진 뒤 7 층까지 계속올라갔다. 많은 아이들이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로 가는 나선형 계단에 앉아 마지막 손간까지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선생님은 우리를 모두 개별적으로 만날 거래." 그들이 네빌 옆으로 가서 앉자 그가 알려주었다. 그는 '미래 들여다보기'책에서 수정 구슬 부분을 찾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있었다. "너희들 수정 구슬에서 뭐라도 봤니?" 그가 비참한 얼굴로 물었다. "아니." 론이 아무렇게나 말했다. 그는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해리는 론이 벅빅 의 항소가 시작되느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교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줄이 서서히 짧아졌다. 아이들이 은빛 사다리를 타고 기 어 내려올 때마다 나머지 아이들은 한마디씩 물었다. "뭘 물었니? 괜찮았니?" 하지만 아무도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너희들에게 말하면 내가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될 거라고 수정 구슬에 나와 있대!" 네빌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해리와 론 쪽으로 오며 말했다. "그것 참 편리하군." 론이 코방귀를 뀌었다. "그녀에 대한 헤르미온느의 판단이 옳았 던 것 같아." -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머리 위에 있는 뚜껑문 쪽을 가리켰다- "그느 엉 터리 점쟁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 해리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제 2시였다. "빨리 좀 하지..." 패르바티가 득의 양양한 얼굴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교수님이 그러시는데 내가 글쎄 진정한 예언자의 모든 자질들을 다 갖추고 있대." 그녀가 해리와 론에게 말해주었다. "난 많은 걸 봤거든... 행운을 빌게!" 그녀는 라벤더가 서 있는 나선 계단 쪽으로 급히 걸어갔다. "론 위즐리," 머리 위에서 귀에 익은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론은 해리에게 얼굴을 찌푸려 보이고는 은빛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갔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은 해리뿐이었 다. 그는 벽에 등을 기대고 마룻바닥에 앉았다. 마음은 온통 해그리드가 있는 정원에 가 있었다. 마침내 20분쯤 뒤 사다리에 론의 커다란 발이 다시 나타났다. "어덯게 됐어?" 해리가 일어서며 물었다. "시시해." 론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아무렇게나 지어냈 어. 선생님이 수긍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학생 휴게실에서 보자." 트릴로니 교수가 '해리 포터!'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그 가 얼른 말했다. 탑 방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웠다. 커튼은 쳐져 있었고 난롯불은 활활 타고 있었다. 해리는 메스꺼운 냄새 때문에 기침을 하다가 그만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의자와 책상 들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트릴로니 교수는 커다란 수정 구슬을 앞에 놓고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 있었니, 얘야."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구슬을 응시해 보거라... 천천히... 그리 고 보이는 걸 내게 말하거라..." 해리는 수정 구슬 쪽으로 상체를 굽히고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용돌이치는 하얀 안개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자?" 트릴로니 교수가 우아하게 말했다. "뭐가 보이니?" 공기는 더워 숨이 막힐 것 같다고 그들 옆에 있는 난로에서 둥둥 떠오는 이상한 향 내가 나는 연기는 콧구멍을 얼얼하게 했다. 그는 론이 방금 전에 말했건 걸 생각하고 보이는 척하기로 했다. "저-" 해리가 말했다. "어두운 형체가... 음..." "어떻게 생겼니?" 트릴로니 교수가 속삭였다. "생각해봐라, 자..." 해리는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벅빅으로 하기로 했다. "히포그리프예요." 그가 확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저럼!" 트릴로니 교수가 무릎 위에 올려진 양피지에 열심히휘갈겨 쓰며 속삭였 다. "얘야, 네가 어쩌면 마법부와 가엾은 해그리드와의 소송 결과를 보게 될지도 모르 겠구나! 더 가까이 들여다보거라... 히포그리프가 나타나니?... 머리가 보이니?" "네." 해리가 확고하게 말했다. "확실하니?" 트릴로니 교수가 그를 죄어쳤다. "정말 확실하니, 얘야? 그게 땅바닥에 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고 있고 그 뒤에서는 어슴푸레한 형체가 도끼를 들어올리고 있 지 않니?" "아뇨!" 해리가 다소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며 말했다. "피도 없니? 해그리드가 눈물을 흘리고 있지도 않니?" "아뇨!"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그방에서 벗어나고 싶었 다. "그건 멍쩡해 보여요, 그게- 날아가고 있어요..." 트릴로니 교수가 한숨을 쉬었다. "글세, 얘야. 이쯤에서 그만두어야 할 것 같구나... 조금 시시해서 말야... 하지만 수고 했다." 그러나 해리가 안도하며 일어서서 가방을 들고 가려고 돌아서는 순간 뒤에서 귀에 거슬리는 큰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오늘 밤에 일어날 것이다." 해리는 홱 돌아섰다. 트리로니 교수가 안락의자에 얼어붙은 듯 앉아 있었다. 눈은 흐 리멍덩했으며 입은 헤 벌어져 있었다. "뭐- 뭐라고 하셨어요?" 해리가 놀라 더듬대며 물었다. 하지만 트릴로니 교수는 그의 말을 못 들은 것 같았다. 그녀는 눈알이 빙빙 돌기 시 작했다. 해리는 겁에 질려 제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겁에 질려 제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발작을 일으켜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주저주저하며 병동으로 달려가 볼까 생각했다. - 그런데 그때 트릴로니 교수가 전혀 그녀의 목소리 같지 않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또 다시 말했다. "어둠의 마왕은 추종자들에게 버려진 채 친구도 없이 혼자 있다. 그의 부하는 12년간 속박되어 있었다. 오늘 밤 자정 전에... 그 부하가 자유를 되찾고 그 주인과 재회할 것 이다. 어둠의 마왕은 부하희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력하 고 끔찍해 질 것이다. 오늘 밤... 자정 전에... 그 부하가... 그 주인과... 재회할 것이다..." 트릴로니 교수늬 고개가 앞으로 축 늘어졌다. 그녀는 툴툴거리는 것 같은 소리를 냈 다. 해리는 앉은 채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때 느닷없이 트릴로니 교수의 고개가 다시 휙 들어올려졌다. "마안하다, 얘야," 그녀가 꿈결같이 말했다. "너무 더워서 그만... 내가 잠시 깜빡 졸 았었나보구나..." 해리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가 잘못되었니, 얘야?" "교수님이- 교수님이 방금 제게- 어둠의 마왕이 다시 일어설 거라고... 그의 부하가 그에게 돌아갈 거라고 하셨어요..." 트릴로니 교수는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어둠의 마왕이? 그 사람 말이니? 얘야, 그런 농담은 하는 게 아니란다... 다시 일어 서다니-" "하짐나 교수님이 방금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어둠의 마왕이-" "너도 깜빡 졸았던 게로구나, 얘야!" 트릴로니 교수가 말했다. "그런 당치도 않은 걸 내가 예언할 리가 있겠니?" 해리는 다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나선 계단으로 갔다. 그는 방금 트릴로니 교수가 진짜로 예언하는 걸 들은 걸까? 아니면 그 시험을 인상 깊게 하려는 그녀의 얕은 수작 이었을까? 5분쯤 뒤 그는 트롤 경비원들을 쏜살같이 지나가 그리핀도르로 탑으로 가는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트릴로니 교수의 말이 맴돌고 있었다. 사람들이 맞은편에서 성큼성큼 걸어와 웃고 떠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자유를 만끽하 기 위해 정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초상화 구멍에 도착해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을 때쯤엔 아이들은 거의 다 나가고 없었다. 그러나 한쪽 그석에 론과 헤르미온느가 앉아 있었다. "트릴로니 교수가,"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방금 내게-" 하지만 그는 그들의 표정을 보고 갑자기 말을 멈췄다. "벅빅이 졌어." 론이 힘없이 말했따. "해그리드가 막 이걸 보냈어." 해그리드의 편지는 이번엔 눈물로 젖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나 떨리는 손으로 썼던지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항소에서 졌어 해질녘에 사형 집행을 할 거야.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내려오지마. 너희들은 안 봤으면 좋겠어. 해그리드 "우린 가야 해." 편지를 읽자마자 해리가 즉시 말했다. "해그리드 혼자서 사형 집행 인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 "하지만 해질녘이잖아." 론이 흐리멍덩한 눈으로 창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우린 나 가지 못해... 특히 넌 안돼, 해리..." 해리늬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생각에 잠겼다. "투명 망토만 있다면..." "어디 있는데?"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해리는 그걸 외눈박이 마녀 석상 밑에 있는 통로에 두고 온 것에 대해 말해주었다. "...만약 내가 또다시 그 근처에 있는 걸 스네이프 교수가 본다면, 난 그땐 정말 끝장 이야." 그가 말했다. "맞아." 헤르미온느가 일어서며 말했다. "그가 만약 널 본다면... 그 마녀의 곱사들은 어떻게 여니?" "그걸 톡톡 치면서 '디센디움'이라고 말하면 돼."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그의 나머지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성큼성큼 문 쪽으로 걸어가 뚱보 여인의 초상화를 열고 나가버렸다. "그 내가 설마 그걸 가지러 간 건 아니겠지?" 론이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15분쯤 뒤 옷 속에 은빛 망토를 조심스럽게 접어 넣은 채 돌아왔다. "헤르미온느. 난 요즘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통 모르겠어!" 론이 깜짝 놀라 서 말했다. "네가 말포이를 때린 것도 그렇구, 트릴로니 교수의 교실에서 나가버린 것 도 그렇구-" 헤르미온느는 다소 우쭐해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지만 그 뒤 그리핀도르 탑으로 다 시 돌아가지는 않았다. 해리는 옷 속에 투명 망토를 숨겼으므로 앞이 불룩한 것을 가리 기 뒤해 계속 팔짱을 끼고 있어야 했다. 그들은 현관 안의 홀에서 슬그머니 빈방으로 숨어 들어가 사람들이 다 없어질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지막 두명이 급히 걸 어간 뒤 문이 쾅 닫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가 문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됐어." 그녀가 속삭였다. "아무도 없어- 망토 입어-" 그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몸을 바짝 붙인 채로 망토를 뒤집어쓰고 발소리를 죽 이고 홀을 가로질러간 뒤, 정원으로 가는 돌계단을 내려갔다. 해는 벌써 금지된 숲 너 머로 넘어가며 나무들 꼭대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들이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자 그가 문을 열며 누가 찾아왔는지 보려고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저희들이에요."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투명 망토를 입고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야 망토를 벗을 수 있어요." "오지 말라니까, 참!" 해그리드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가 뒤로 물러섰으므 로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해그리드사 무능ㄹ 얼른 닫자 해리가 망토를 벗었다. 해그리드는 울고 있지도 않았으며 그들의 목에 매달리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이 어디 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렇게 자신을 어쩌지 못하 고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은 눈물 흘리는 모습보다 지켜보기가 더 딱했다. "차 마실래?" 그가 물었다. 주전자를 잡는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벅빅은 어디에 있어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바 - 밖에다 두었어." 해그리드가 단지에 우유를 채우다가 탁자에 엎지르며 말했다. "호박밭에 매어 두었어. 녀석이 나무들도 보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해야 할 것 같 아서 말야- 죽기 전에- " 해그리드가 손을 어찌나 심하게 떨었던지 우유 단지가 그만 마룻바닥으로 떨어져 산 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제가 할게요, 헤그리드." 헤르미온느가 이렇게 말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가 치우기 시 작했다. "찬창에 또 하나 있어." 해그리드는 이렇게 말한 뒤 앉아서 옷소매로 이마를 훔쳤다. 해리가 론을 흘끗 바라보자 그가 절망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해그리드?" 해리가 그의 옆에 앉으며 물었 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애쓰셨지." 해그리드가 말했다. "하지만 그분은 위원회의 결정을 뒤엎을 만한 힘이 없으셔. 그분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하셨지만 위원회 사람들은 겁먹고 있거든... 루 시우스 말포이가 어떤 사람인지는 너희들도 알잖아... 그들을 위협했겠지.. 그리고 사형 집행인인 멕네어는 말포이의 오랜 친구야... 하지만 그건 빠르고 깨끗하게 끝날 거고... 녀석 앞에는 내가 있을 거야..." 해그리드가 침을 꿀껏 삼켰다. 그는 마치 한 줄기 희망이나 위안을 찾고 있기라고 한 듯 오두막 이곳저곳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그- 그 일이 있을 때 덤블도어 교수님이 내려오실 거야. 오늘 아침에 편지를 보내 셨어. 나와 - 함께 있어 주시고 싶다고 하셨어. 훌륭하신 분이야, 덤블도어 교수님은..." 울음을 꾹 참고 또 다른 우유 단지를 찾으려고 해그리드의 찬창을 뒤적거리던 헤르 미온느가 새 단지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저희들도 함께 있을게요, 해그리드."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텁수룩한 머 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희들은 성으로 돌아가야 해. 내가 말했잖아, 너희들이 지켜보는 건 원치 않는다구. 그리고 어쨌든 너희들은 여기에 내려오면 안돼... 만약 퍼지 장관이나 덤블도어 교수가 네가 허락도 없이 나온 걸 알기라고 하면, 해리, 넌 되게 혼날 거야." 헤르미온느는 얼굴에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해그리드가 보지 못하도록 부산스럽게 차를 끊이는 시늉을 했다. 그 뒤 그녀가 우유병을 집에 단지에 붓다 말고 놀라 비명을 질렀다. "론! 미-믿을 수가 없어- 스캐버스야!" 론이 입을 벌리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헤르미온느가 우유 단지를 탁자로 가져가 뒤집어 엎었다. 그러자 스캐버스가 찍찍거 리며 다시 안으로 기러들어가려고 안감힘을 쓰다가 탁자 위로 스르르 미쓰러져 나왔다. "스캐버스!' 론이 멍하니 말했다. "스캐버스,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는 발버둥치는 쥐를 잡아 불빛으로 가져갔다. 스캐버스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몸은 전보다 더 말랐으며 털은 거의 다 빠져 듬성듬성히 나 있었다. 그 쥐가 몹시 벗어 나고 싶은 듯 론의 손에서 몸부림을 쳤다. "괜찮아, 스캐버스!" 론이 말했다. "고양인 없어! 여기선 널 헤칠 게 아무 것도 없어!" 해그리드가 갑자기 일어서서 창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평상시 혈색이 졸게 불그스 레하던 그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얘졌다. "그들이 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급히 창가로 달려갔다. 남자 몇 명이 성 계단을 걸어 내려 오고 있었다. 앞에서는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가 저물어 가는 해에 은빛 수염을 반짝거 리며 걷고 있었고 옆에서는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이 총총걸음으로 급히 걸어오고 있었 다. 그들 뒤에는 허약하게 생긴 위원회 노인과 사형 집행인 맥네어가 있었다. "너희들은 가야 해." 해그리드가 다급히 말했따. 그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여기 있는 걸 들키면 안돼... 어서 가..." 론이 스캐버스를 주머니 속에 쑤셔 넣자 헤르미온느가 투명 망토를 집어들었다. "내가 뒷마당까지 데려다 줄게." 해그리드가 서두르며 말했다. 그들은 드를 따라 뒷마당으로 나갔다. 해리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데 해그리드의 호박밭 울타리에 매어져 있는 벅빅을 보자 훨씬 더 그랬다. 벅빅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고 있기라고 한 듯 뾰족할 얼굴을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신경질적으로 땅을 긁고 있었다. "괜찮아, 벅빅." 해그리드가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 느에게로 돌아섰다. "어서 가." 그가 말했다. "빨리."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해그리드, 저흰-" "정말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저희가 그들에게 말할게요-" "그들이 벅빅을 죽이돌고 내버려두어선 안돼요-" "가!" 해그리드가 사납게 말했다. 너희들까지 얽히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져." 그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헤르미온느가 투명 망토를 해리와 론의 모리에 뒤집어씌웠 을 때, 오두막 앞에서 목소리들이 들렸다. 해그리드는 그들이 막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 다. "얼른 가."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듣지 말구..." 그리고 그가 다시 오두막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 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천천히 해그리드의 집을 돌아나갔다. 그들이 반대편에 거 의 다다랐을 때 앞문이 쾅 하며 닫혔다. "제발, 서두르자."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참을 수가 없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단 말야..." 그들은 성으로 향하는 비탈진 잔디밭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해는 이제 빨리 떨어지고 있었다. 하늘은 보랏빛이 약간 도는 잿빛으로 변해 있었고 서쪽은 루비빛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론이 갑자기 발을 멈췄다. "오, 제발, 론."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스캐버스 때문에 그래- 녀석이- 가만히 있으려 하질 않아-" 론이 스캐버스를 걔속 주머니 속에 넣으려 했지만 그 쥐는 점점 더 광포해지고 있었 다. 스캐버스는 미친 듯이 찍찍대거나 몸을 비틀거나 머리를 흔들어 론의 손을 물려고 했다. "스캐버스, 나야. 이멍청아, 론이라구." 론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때 뒤에서 문이 열리며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론. 제발 좀 가자 그들이 그걸 하려고 해!" 헤르미온느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좋아- 스캐버스, 가만있어-" 그들은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해리도 헤르미온느와 마찬가지로 뒤에서 나직이 들리 는 목소리들에 귀기울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론이 또다시 멈췄다. "녀석을 잡고 있을 수가 없어- 스캐버스, 조용히 해, 들킨단 말야-" 그 쥐가 미친 듯이 찍찍대고 있긴 했지만 해그리드의 정원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희미하게 남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적이 흘렀 다. 그리곤 느닷없이 휙,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도끼 휘두르는 소리가 분명했다. 헤르미온느가 몸을 떨었다. "그들이 했어!" 그녀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미-믿지 못하겠어- 정말 하고야 말았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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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장 고양이와 쥐와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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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충격으로 투명 망토를 뒤집어 쓴 채로 꼼짝 못하고 멍하 니 서 있었다. 지는 해와 마지막 빗줄기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정원을 비추고 있었 다. 그 뒤 그들 뒤에서 거칠게 울부짖는 소리다 들렸다. "해그리드." 해리가 중얼거렸다. 그가 아무 생각도 없이 무턱대고 돌아서 가려는 순 간 론과 헤르미온느가 팔을 잡았다. "우리는 가면 안돼." 론이 말했다. 그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새하얘져 있었다. "우리가 해그리드를 만나러 여기에 왔었다는 걸 그들이 알면 아저씨는 더 큰곤란에 빠지게 될 거야..." 헤르미온느의 숨소리가 가쁘게 들렸다. "어떻게- 그들이- 그럴 수 있지?" 그녀는 감정이 북받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가자." 론이 말했다. 그는 이빨을 부드득 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망토로 몸을 가리고 천천히 성으로 향했다. 날은 이제 빨리 어두워지고 있었 다. 그들이 확 트인 정원에 도달했을 때쯤 주위는 완전히 어둠에 휩싸이고있었다. "스캐버스, 가만히 좀 있어." 론이 스캐버스를 가슴팍으로 쑤셔 널으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 쥐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 론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스캐버스를 주 머니 속으로 더 깉이 쑤겨 넣으려 애썼다. "왜 그래, 이 멍청이 같은 쥐야? 가만히 있 어- 아야! 녀석이 날 물었어!" "론 조용히 해!" 헤르미온느가 다급하게 속삭였다. "조금 있으면 퍼지 장관이 올거란 말야-" "녀석이-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잖아-" 스캐버스는 겁을 먹고 있는 데 분명했다. 그 쥐는 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녀석이 왜 그러지?" 하지만 해리는 확실히 보았다- 어둠 속에서 동그란 노란 눈을 무시무시하게 번득이 며 땅에다 몸을 착 붙이고 그들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는 게 있었다- 크룩생크 였다. 해리는 그 고앵이가 그들을 볼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찍찍대는 스캐버스의 소리를 듣고 따라오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안돼, 저리가, 크룩생크! 저리 가!" 하지마 고양이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스캐버스- 안돼!" 그러나 너무 늦고 말았다- 쥐가 꽉 움켜진 론의 손가락들 사이로 빠져 나가 땅바닥 으로 내려가서는 재빨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자 크룩생크가 그 뒤를 잡으려고 펄쩍 뛰 어올랐고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미처 붙잡기도 전에, 론이 투명 망토를 벗어 던지고 어 둠 속으로 달려갔다. "론!" 헤르미온느가 신음소리를 냈다. 그녀는 해리와 서로 마주 바라보고는 뒤따라 달려갔다. 하지만 투명 망토를 입은 채 로 달리기란 힘들었따. 그들은 망토를 벗어젖혔다. 앞으로 론이 달려가는 발짝 소리와 그가 크룩생크에게 고함을 질러대는 소리가 들렸다. "저리 가지 못해- 저리 가- 스캐버스, 이리 와-" 요란스럽게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잡았다! 저리 가, 이 지독한 고양이 같으니라구-"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하마터면 론의 몸 위로 엎어질 뻔했다. 그들은 바로 뒤에서 간 신히 멈춰 섰다. 그는 땅바닥에 팔다리를 쭉 뻗고 있었지만 스캐버스는 다시 그의 주머 니 속에 있었다. 그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불쑥 튀어나온 주머니를 양손으로 꼭 잡고 있었다. "론- 어서- 망토 속으로 들어와-"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와 - 마법부 장관이- 곧 올 거야-"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망토로 몸을 가리고 미처 숨을 죽이기도 전에 어슬렁어슬렁 걸 어오는 커다란 발소리가 들렸다... 무언가가 그림자처럼 조용히 그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희미한 눈을 가진 새까만 색의 커다란 개였다. 해리는 요술지팡이로 손을 뻗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개가 펄쩍 뛰어오르더 니 앞발로 그의 가슴팍을 쳤다. 그는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다. 긴 이빨이 보였다. 하지만 돌진하는 힘이 너무 지나쳤던디 그 개는 중심을 잃고 해리를 지나쳐 데굴데 굴 굴러갔다. 정신이 멍했다. 갈비뼈가 부러진 것처럼 욱신거렸다. 그런데 해리가 일어 서려는 순간, 개가 또다시 공격하려고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개가 다시 튀어 오르자 일어나 있던 론이 해리를 옆으로 밀쳤다. 개의 주둥이가 론의 팔을 덥석 물었다. 해리가 개의 털을 한 움큼 잡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론은 마치 종이 인형처럼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그 뒤 갑자기 무언가가 얼굴을 세게 치는 바람에 해리는 그만 또다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헤르미온느 역시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눈을 깜작여 흘러내리는 피를 떨어내며 요술지팡이를 더듬어 탖았다- "루모스!" 그가 작은 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요술지팡이 끝에서 빛이 나오자 굵은 나무 줄기가 보였다. 알고 보니 그들이 스캐버 스를 쫓아다니고 있었던 곳은 바로 커다란 버드나무 그늘이었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강 풍 속에 흔들거리기라도 하는 듯 끽끽 소리를 내며 그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앞뒤로 세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는 그 개가 론을 뿌리 근처의 커다란 틈새로 질질 들어가고 있었 다- 론은 거세계 몸부림치고 있었지만 그의 머리와 몸통이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가더 니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론!" 해리가 소리치며 따라가려고 했지만 육중한 나뭇가지 하나가 또다시 세차게 때 렸르므로 뒤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보이는 거라곤 개가 지하로 더 깊숙이 끌어당기지 못하게 하려고 론이 간신히 뿌리에 걸고 있는 한쪽 다리뿐이었다.- 하지만 우지직 하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론의 다리가 부러졌다. 그리고 조금 뒤 그의 발마저 사라졌다. "해리- 도움을 요청하러 가야 해-" 헤르미온느가 숨 넘어갈 듯 말했다. 그녀도 피를 흘리고 있었다. 버드나무가 어깨에 상처를 냈던 것이다. "안돼!- 그러다간 저 놀이 곧 론을 잡아먹을 거야. 시간이 없어-" "해리-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야-" 또 다른 나뭇가지가 할퀴기라도 할 듯 끝을 꼬부리고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저 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하면 우리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거야." 해리가 그 고 약하게 휘둘러대는 나뭇가지들 사이로 들어갈 길을 찾으려고 이쪽저쪽을 재빨리 살피 며 말했다. 하지만 나뭇가지들이 어찌나 심하게 휘둘러대던지 도저히 뿌리까지 다가갈 재간이 없었다. "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헤르미온느가 어쩔 줄 몰라하며 미친 듯이 속삭였다. "제발..." 그때 크룩생크가 쏜살같이 앞으로 돌진했다. 그 고양이는 휘둘러내는 나뭇가지들 시 이로 마치 뱀처럼 요리조리 피해 들어가 앞발을 나무 몸통에 있는 옹이 위에 올려놓았 다. 그러자 갑자기 나무가 돌로 변하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작은 나뭇가지 하나 씰룩거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크룩생크!" 헤르미온느가 멍하니 속삭이며 해리의 팔을 세게 붙잡았다. "녀석이 어 떻게 알았을까-?" "저 개의 친군가 보지." 해리가 험악하게 말했다. "녀석들이 함께 있는 걸 본 적이 있거든. 가자- 지팡이는 계속 꺼내 들고 있어야 해-" 그들은 단숨에 나무 몸통이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하지만 뿌리에 난 틈새에 도달하 기 전에 크룩생크가 먼저 꼬리를 휙 치며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해리는 고양이를 따라 경사진 땅을 내려갔다. 죽 들어가자 매우 낮은 터널이 나왔다. 조금 떨어져 있는 크룩생크의 눈이 해리의 지팡이 불빛을 받아 번득거렸다. 잠시 뒤 헤르미온느가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론은 어디에 있어?" 그녀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쪽이야." 그러면서 해리는 허리를 굽히고 크룩생크를 따라 출발했다. "이 터널을 지나가면 어디가 나오는 거지?" 헤르미온느가 뒤에서 헐떡이며 물었다. "몰라...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에 표시되어 있기는 했지만 프레드와 조지는 그곳으로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었다고 했어... 이 터널은 지도 가장자리에서 끝나버려, 하지만 호그스미드로 통해 있는 것 같아..." 그들은 허리를 굽히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움직였다. 앞서 가는 크룩생크의 꼬리가 보일락 말락 했다. 통로는 계속 이어졌다. 그건 허니듀크로 가는 통로만큼이나 길게 느 껴졌다... 해리의 머릿속은 온통 그 거대한 개가 지금쯤 론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 달렸다... 잠시 후 오르막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터널이 비틀어 지더니 크룩생크가 시야 에서 사라졌다. 대신 작은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돌린 뒤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둘 모두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모려고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그건 매우 난잡하게 어질러진 먼지투성이 방이었다. 벽지는 벽에서 다 떨어져 늘어져 있었고 마룻바닥은 온통 얼룩투성이였으며, 가구들은 누군가가 때려 부수기라도 한 듯 박살나 있었다. 또 창문마다 다 널빤지가 쳐져 있었다. 해리가 흘끗 바라보자 헤르미온느가 매우 겁먹을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구멍 밖으로 빠져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어 두운 복도로 통하는 오른쪽 문이 열려져 있었다.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해리의 팔을 잡 았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널빤지가 쳐진 창문들을 살피고 있었다. "해리." 그녀가 속삭였다. "우리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 와 있는 것 같아." 해리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근처에 있는 나무 의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쪽이 무지막지하게 부서져 있는가 하면 다리 하나는 뚝 부러져나가고 없었다. "저건 귀신들이 한 짓이 아냐." 그가 천천히 말했따. 바로 그 순간 머리 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층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둘 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헤르미온느가 팔을 어찌나 세게 잡았건지 해리는 손가락에 감 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그녀를 보고 눈썹을 치켜올리자 그녀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놓았다. 그들은 가능한 한 조용히 기어 나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계단 위로 올 라갔다. 켜켜이 먼지가 쌓인 마룻바닥에 무언가가 이층으로 끌려가면서 만들어놓은 듯 한 넓은 줄무늬가 나 있었다. 그들은 어두운 층계참에 도달했다. "녹스." 그들이 동시에 속삭이자 지팡이 끝에 있던 불이 꺼졌다. 문이 딱 하나만 열 려 있었다. 그리고 이러서 굵고 낮게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눈길을 교환한 뒤 교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요술지팡이를 단단히 들어올린 채로 문을 발길로 홱 걷어찼다. 먼지투성이의 커튼이 쳐진 커다란 침대 위에 누워있던 크룩생크가 그들을 보자 큰소 리로 가르랑거렸다. 고앵이 옆에 있는 마룻바닥에는 론이 이상한 각도로 삐어져 나와 있는 다리를 움켜줘고 앉아 있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론에게로 급히 달려갔다. "론- 괜찮아?" "개는 어디에 있어?" "개가 아니야." 론이 끙끙 거렸다. 그가 고통스러운 듯 이를 악물어TEk. "해리 그건 덫이었어-" "무슨-" "개가 아니라... 그는 애니마구스야. 동물로 변신한 사람 말야..." 론이 해리의 어깨 너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해리가 홱 돌아섰다. 어둠 속에 있 건 남자가 문을 쾅 닫았다. 지저분하고 텁수룩한 머리카락이 팔꿈치까지 늘어져 있었다. 만약 깊고 어두운 안구 에서 눈이 반짝거리고 있지 않았다면 시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피골이 상접한 얼굴이 어찌나 창백했던지 꼭 해골처럼 보였다. 그가 씩 웃자 누런 이빨이 다 드러났다. 그는 바로 시리우스 블랙이었다. "익스펠리아르무스!" 그가 론의 요술지팡이를 그들에게 갖다대며 쉰 목소리로 외쳤 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손에 들려있던 지팡이가 공중으로 훽 날아가자 블랙이 얼른 잡 았다. 그 뒤 그가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친구를 도와주러 왔구나."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꼭 오랫동안 말 을 해본적 없는 것처럼 들렸다. "네 아버지도 나를 위해서라면 똑같이 했을 게다. 선생 님을 부르러가지 않다니 용감하구나. 고맙다... 덕택에 모든 일이 훨씬 더 수월하게 풀 릴 것 같구나..." 아버지를 빈정거리는 것 같은 블랙의 말이 해리의 귀에는 마치 고래고래 고함을 질 러대는 것 처럼 들렸다. 가슴속에서는 증오만 끊어오를 뿐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그는 난생 처음, 방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격하기 위해... 아니 죽이기 위해 지팡이를 되 찾고 싶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론과 헤르미온 느가 양쪽에서 그를 끌어당겼다... "안돼, 해리!" 헤르미온느가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 리로 간신히 말했다. 그러나 론은 달랐다. "해리를 죽이려면 우리도 함께 죽어야 해여!" 그가 블랙을 노려보며 사납게 소리쳤 다. 하지만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었던지 몸이 약간 흔들렸다. 블랙의 그늘진 눈이 반짝거렸다. "눕거라." 그가 론에게 조용히 말했다. "잘못했다간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모르겠 다." "내 말 들었어요?" 론이 똑바로 서 있기가 힘겨운 듯 고통스러운 얼굴로 해리에게 매달리며 소리쳤다. "당신은 우리 셋을 몽땅 죽여야 할 거예요!" "오늘 밤 여기서는 딱 한명만 죽이면 된단다." 블랙이 씩 웃으며 말했다. "왜죠?"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서 몸을 비틀어 빼려고 하며 내뱉듯이 말했다. "지난번에는 상관하지 않았잖아요? 페티그루를 죽이기 위해 그 많은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웬일이죠? 아즈카반에서 지내면서 마음이 관대해지기라도 했나요?" "해리!" 헤르미온느가 코멘 소리를 냈다. "조용히 해!" "저 사람은 우리 엄마와 아빠를 죽였어!" 해리가 고함을 치더니 헤르미온느와 론의 팔을 홱 뿌리티고 앞으로 돌진했다- 그는 마법으로는 블랙을 상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는 작고 비 쩍 마른 열 세 살짜리 꼬마 아이에 불과했다. 하지마 블랙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악 명 높은 살인자가 아닌가. 그러나 해리의 머릿속엔 블랙을 있는 힘껏 갈겨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신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블랙은 그러나 해리가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요술지 팡이를 제때에 들어올리지 못했다. 해리는 한 손으로 블랙의 손목을 잡아 지팡이를 떨 어뜨리게 하고 다른 쪽 손으로느 블랙의 머리를 쳤다. 헤르미온느가 놀라 비명을 질렀다. 론은 있는 대로 고함을 질렀다. 블랙의 손에 들린 지팡이에서 튀어나온 불빛이 눈부시게 번쩍 하며 공중으로 튀어나가더니 해리의 얼굴 옆으로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해리는 자신의 손에 잡혀있던 블랙의 팔이 세게 비틀어 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쪽 주먹으로 블랙을 마구 치며 꽉 붙잡고 놓지 않았 다- 그때 블랙 해리의 목을 잡았다.- "안돼." 그가 말했다. "난 너무 오래 기다렸어-" 손가락들이 조여오자 해리는 숨이 막혔다. 안경이 비뚤어졌다. 그때 난데없이 헤르미온느의 발이 날아왔다. 블랙이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해리를 놓 자 이번에는 론이 지팡이가 들려진 블랙의 손으로 몸을 날렸다. 그때 해리의 귀에 희미 하게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엉킨 몸들 속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을 때 해리는 자신의 지팡이가 마룻바닥으로 굴러가는 걸 보았다. 그는 지팡이 쪽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아으!" 그 난투극에는 크룩생크까지 합세해 있었다. 고양이가 두 앞발로 해리의 팔을 잡았 다. 해리가 힘껏 뿌리쳐 버리자 크룩생크가 이번엔 해리의 지팡이 쪽으로 돌진했다- "안돼!" 해리가 고함을 치고는 발로 걷어차려고 하자 고양이가 으르렁대며 옆으로 펄 쩍 뛰었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움켜줘고 돌아섰다- "비켜 서!" 그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자신과 론의 지창이를 잡고 옆으로 기어갔다. 그녀의 입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론은 창백한 얼굴로 헐떡히며 침대로 기러가 부러진 다 리를 움켜쥐고 쓰러졌다. 블랙은 벽 밑에 사지를 벌리고 드러누워 있었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해리가 지팡이를 자신의 심장에 겨누고 천천히 다가오는 걸 지켜보았다. "날 죽일 작정이니, 해리?" 그가 체념한 듯 말했다. 해리는 지팡이로 블랙의 가슴을 겨눈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블랙의 왼쪽 눈 주위에는 검푸른 멍이 부풀어오르고 있었고 코에서는 코피가 흐르고 있어TEk. "당신은 우리 부모님을 죽였어요." 해리가 말했다. 목소리는 조금 떨렸지만 지팡이를 든 손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블랙이 움푹 들어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걸 부인하지는 않으마." 그가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 를 알게 된다면." "모든 이야기라뇨?" 해리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 "당신이 우리 부 모님을 볼드모트에게 팔아 넘겼잖아요. 네가 알아야 할 건 그것뿐이예요." "넌 내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해." 블랙이 말했따. 이제 그의 목소리에서는 다급함 같 은 데 느껴졌다. "그러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할 게다... 넌 잘못 알고 있어..."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의 목소 리가 심하게 떨렸다. "당신은 우리 엄마의 비명 소리를 못 들었겠죠? 우리 엄마가... 볼 드모트가 날 죽이지 못하게 하려고 애원하는 소리 말예요... 그런데 당신이... 당신이..." 바로 그때 뭔가 붉은 게 해리 옆으로 휙 내달았다. 크룩생크가 블랙의 가슴팍으로 펄 쩍 뛰어올랐다. 블랙이 눈을 몇 번 깜작이고는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 "저리 가." 크룩생크를 밀어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크룩생크는 발을 블랙의 망토 속으로 밀어 넣고 꼼짝하지 않으려 했다. 고양 이가 추하게 찌부러진 얼굴로 해리 쪽으로 돌리더니 노란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 다. 옆에서는 헤르미온느가 훌쩍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지팡이를 꽉 움켜지고 블랙과 크룩생크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가 고양이도 죽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양이는 블랙을 도우려고 하고 있다... 고양이가 블랙을 보호하려다가 죽는다고 해도 그건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블랙이 만약 고양이를 구하고자 한다면 그건 블랙이 그의 부모보다 고양이의 생명을 더 중히 여긴다는 걸 입 증할 뿐이다... 해리는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지금이 바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절호 의 기회였다. 그는 블랙을 죽일 것이다. 블랙을 죽여야 했다. 지금이 그 기회였다... 몇 초가 지났다. 그럼에도 해리는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블랙 이 그를 뚫어지게 올려다보았다. 침대 근처에서 론의 지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헤르미 온느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 있었다. 그때 새로운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잔뜩 죽인 발짝 소리가 마룻바닥에 울려 퍼지고 있어TEk- 누군가가 아래층 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저흰 여기 위에 있어요!"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소리쳤다. "저흰 여기 위레 있어요- 시리우스 블랙이에요- 빨이요!" 블랙이 깜짝 놀라 움직이는 바람에 하마터면 크룩생크가 떨어질 뻔했다. 해리는 사력 을 다해 지팡이를 쥐었다- 지금 해! 머리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외쳤다- 하지만 박짝 소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음에도 해리는 여전히 그대로 서 있 었다. 별안간 방문이 열리며 붉은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해리는 그쪽으로 홱 돌아섰 다.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 핏기가 하나도 없는 얼굴로 들이닥쳤다. 그의 눈이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론과, 문 옆에서 겁에 질려 움츠리고 있는 헤르미온느와, 블 랙에게 지팡이를 들이대고 서 있는 해리와, 그리고 해리늬 발밑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쭈글쭈글한 블랙에게로 차례로 움직였다. "익스펠리아르무스!" 루핀교수가 소리쳤다. 그러자 해리의 손에 들려있던 지팡이가 휙 날아갔다.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들고 있던 두 개도 마찬가지 였다. 루핀 교수가 솜씨 좋게 그 지팡이들을 모두 잡은 뒤, 블랙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방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크룩생크는 블랙을 보호라도 하듯 여전히 그의 가슴팍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해리는 갑자기 가슴속이 텅 비는 것 같은 허탈감을 느끼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결국하지 못했다. 정작 중요한 대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 블랙은 다시 디멘터들에게로 돌려보내질 것이다. 그때 루핀 교수가 아주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나, 시리우스?" 해리는 얼른 루핀 교수를 바라보았다. 그느 루핀 교수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루핀 교수가 누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블 랙을 쳐다 보았다. 블랙의 얼굴엔 아무 표정이 없었다. 잠시 동안 그는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뒤 아주 천천히 그가 손을 들어 올려 론을 가리켰다. 해리는 어리 둥절한 얼굴로 론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는 당황해하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럼..." 루핀 교수가 블랙의 마음을 읽기하고 하려는 듯 그를 빤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왜 더 일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거지? 만약..." - 마치 블랙 너 머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무언가가 보이기하도 하는 듯 루핀 교수의 눈이 갑자기 둥그에졌다- "- 만약 그 쥐가 바로 그자가 아니라몀... 만약 자네가 계획을 바 꾸지 않았다면... 내게 말도 없이?" 블랙이 루핀 교수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 해리가 큰소리로 끼어 들었다. "무슨 일-?" 하지만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광경 때문에 너무도 놀라서 목소 리가 나오지 않았건 것이다. 루핀 교수가 블랙을 뚫어질 듯 바라보묘 지팡이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쪽으로 걸어가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형제라도 되는 양 그를 껴안았다. 그룩생크가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 해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루핀 교수가 블랙을 놓더니 그녀에게로 돌아섰다. 그녀는 마룻바닥에서 몸을 일으키 고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손가락으로 루핀 교수를 가르켰다. "교수님이- 교수님 이- " "헤르미온느-" "- 교수님과 그 사람이!" "헤르미온느, 진정하려무나-" "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헤르미온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오히려 교수님을 두둔해 왔어요-" "헤르미온느, 내말 좀 들어보거라, 제발!"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내가 다 설명해주 마-" 해리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걸 느꼈다. 하지만 두려워서가 아니라 또다시 밀 려오는 분노 때문이었따. "전 교수님을 믿었어요." 그가 루핀 교수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리 고 있었다. "그런데 교수님이 저 사람 친구였다니!" "그게 아니란다." 루핀교수가 말했다. "나도 한동안은 시리우스의 친구가 아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설명해주마..." "필요 없어요!" 헤르미온느가 외쳤다. "해리, 그사람 말 믿지마. 블랙이 성안으로 들 어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 바로 루핀 교수야. 그도 네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그 는 늑대인간이야!"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이제 모두 루핀 교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 굴은 다소 창백하긴 해도 매우 침착해 보였다. "그렇지 않단다, 헤르미온느." 그가 말했다. "그래, 세가지 중 하나는 맞는 것 같구나. 그렇지만 난 시리우스가 성으로 들어오는 걸 돕지도 않았고 해리가 죽는 건 더더군다 나 바라지 않는단다... " 그의 얼굴 근육이 이상하게 떨렸다. "하지만 내가 늑대인간이 라는 건 부인하지 않으마." 용감하게 일어서려던 론이 신음 소리를 내며 추춤했다. 루핀 교수가 걱정스러운 얼굴 로 그에게 다가갔지만 론이 헐떡거리며 소리쳤다. "내게서 떨어져, 늑대인간아!" 루핀 교수가 딱 멈춰 섰다. 그리고는 간신히 헤르미온느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 다. "언제부터 알았니?" "한참 됐어요."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숙제를 한 이후 죽 알고 있었어요..." "그가 아주 기뻐하겠구나." 루핀 교수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가 그런 숙제를 내준 건 내 증상이 무얼 의미하는지 누군가가 알게 되길 바랐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보름달 이 뜰 때만 되면 항상 아프다는 걸로 알아챈 거니? 아니면 보가트가 날 보았을 때 보 름달로 변했다는 걸로 알아챈 거니?" "둘 다예요."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루핀 교수가 억지로 웃어 보였다. "정말 똑똑하구나, 헤르미온느." "아니예요." 헤르미온느가 냉담하게 말했다. "조금 더 똑똑하게 굴었어야 했어요. 교 수님의 정체를 진작 모두에게 말했어야 했다구요!" "하지만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적어도 선생들은 말이다." "그럼 덤블도어 교수님은 당신이 늑대인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용했단 말인가요?" 론은 숨이 막혔다. "정신 나간 거 아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선생들도 있었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분은 내가 믿을 수 있 는 사람이라는 걸 선생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굉장히 애쓰셨단다-" "그렇다면 이번엔 덤블도어 교수님이 실수하셨네요!" 해리가 소리쳤다. "당신이 저 사람을 죽 돕고 있었으니까 말예요!" 그가 손가락으로 블랙을 가리켰다. 블랙이 갑자기 침대로 가서 맥없이 주저앉더니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줘자 크룩생크가 그르렁거 리며 그의 무릎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론이 겁에 질린 얼굴로 다리를 질질 끌며 옆으 로 움직였다. "난 시리우스를 돕지 않았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기회만 준다면 다 설명해주마. 자-"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의 지팡이를 다시 각 주인에게로 던졌다. 해리는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 루핀 교수가 자신의 지팡이를 허리띠 속으로 다시 찔러 넣으며 말했다. "너희 들에겐 지팡이가 있고 우린 없다. 그럼, 이제 내 말을 들어주겠니?" 해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 속임수일까? "교수님이 만약 저 사람을 돕고 있지 않았다면," 그가 블랙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 했다. "그가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아셨죠?" "지도를 봤지." 루핀교수가 말했다. "호그와트의 비밀지고 말이다. 난 내 사무실에서 죽 그걸 살펴보고 있었단다-"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세요?" 해리가 수상쩍은 듯 물었다. "알고 말고," 루핀 교수가 성급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 지도를 만드는 걸 도왔 었는데 모를 리가 있겠니, 내가 바로 무니란다- 그건 학창시절 내 친구들이 붙여준 별 명이었지." "교수님이 그 지도를 만들었다구요-?" "중요한 건 내가 오늘 저녁에 그걸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란다. 왜냐하면 난 너희들이 히포그리프가 처형되기 전에 분명히 성에서 몰래 빠져나가 해그리드를 찾 아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그리고 내 짐작은 옳았단다, 안그러니?" 그는 천천히 왔다갔다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발밑에서 먼지가 뿌옇게 피어올 랐다. "넌 네 아버지의 투명 망토를 입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해리-" "그 망토에 대해 어떻게 아세요?" "난 제임스가 그걸 쓰고 사라지는 걸 여러 번 보았단다..." 루핀 교수가 또 한번 성급 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요점을 말하자면, 너희들이 투명 망토를 입고 다닌다 해도 비밀 지도에는 너희 모습이 나타난단다. 난 너희들이 정원을 지나 해그리드의 오두막으 로 들어가는 걸 죽 지켜보았단다. 20분쯤 뒤 너희들은 해그리드의 집에서 나와 다시 성 을 향해 출발했지. 하지만 그땐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지." "뭐라구요?" 해리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렇지 않았어요!" "나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단다." 루핀 교수가 해리의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계속 왔다갔다하며 말했다. "난 지도가 뭔가 잘못된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단다. 그 자가 어떻게 너희들과 함게 있을 수 있겠니?" "아무도 저희들과 함께 있지 않았가니까요!" 해리가 강조하 듯 다시 말했다. "그 뒤 난 시리우스 블랙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또 다른 점이 너희들 쪽으로 급히 움 직이고 있는 걸 보았단다... 난 그가 너희일행 중 둘과 부딪히는 걸 보았지. 그리고 너 희들 가운데 두명을 커다란 버드나무 속으로 끌어당기는 걸 지켜보았단다." "우리 중 하나였어요!" 론이 화를내며 말했다. "아니다, 론." 루핀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둘이야." 그는 걸음을 멈추고 론을 바라보았다. "그 쥐를 한번 봐도 되겠니?" 그가 물었다. "무라구요?" 론이 의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스캐버스가 그 일과 어떤 관계 가 있다는 거죠?" "아주 깊은 관계가 있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녀석을 좀 보여주겠니?" 론은 망설이다가 손을 망토 속으로 집어넣었다. 스캐버스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나왔다. 론은 녀석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긴 꼬리를 잡고 있어야 했다. 크룩생크가 블랙 의 다리 위에 서서 나지막하게 쉿 소리를 냈다. 루핀 교수가 론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루핀 교수가 스캐버스를 뚫어지게 바라보 자 녀석이 겁을 먹은 듯 꼼짝 않고 가만히 있어TEk. "뭐죠?" 론 역시 겁먹은 표정으로 스캐버스를 꼭 당겨 안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 "제 쥐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거죠?" "그건 쥐가 아니란다." 시리우스 블랙이 쉰 목소리로 불쑥말했다. "무슨 말이세요- 당연히 쥐죠-" "아니, 그건 쥐가 아니란다." 루핀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그는 마법사란다." "동물로 변신한 거지." 블랙이 말했다. "그는 피터 페티그루라는 사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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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무늬와 웜테일과 패드풋돠 프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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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 터무니없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몰라 한참동안 말을 잃었다. 잠 시 후 론이 역시나 해리가 생각하고 있던 말을 불쑥 내뱉었다. "둘 다 미쳤군요." "말도 안돼요!" 헤르미온느가 머무적거리며 말했다. "피터 페티그루는 죽었어요!" 해리가 말했다. '저 사람이 12년 전에 그를 죽였단 말예 요!" 그가 손가락으로 블랙을 가리키자 그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하려고 했었지." 그가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말했다. "하지만 피터는 용케 달아났단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안될 거야!" 그리고는 블랙이 스캐버스에게로 돌진하자 크룩생크가 마룻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블랙의 무게가 론의 부러진 다리를 짓누르자 그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시리우스, 안돼!" 루핀 교수가 달려가 론에게서 블랙을 잡아끌며 소리쳤다. "기다려! 그렇식으로 해선 안돼- 저 애들도 알 건 알아야 해-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구-" "설명은 나중에도 할 수 있어!" 블랙이 루핀 교수를 뿌리치며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그가 새끼 돼지처럼 꽥꽥거리고 있는 스캐버스를 잡으려고 손을 휘젓자 녀석이 달아나 려고 하며 론의 얼굴과 목을 마구 할퀴었다. "저 애들은- 모든 걸- 알아야 할 - 권리가 있어!" 루핀교수가 블랙을 말리려고 안간 힘을 쓰며 헐떡거렸다. "론은 그를 애완 동물로 여기고 있어! 어떤 부분은 심지어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아! 그리고 해리 말일세- 자네는 해리에게 진신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 어, 시리우스!" 그 말에 블랙이 스캐버스에게 달려드는 걸 멈추었다. 하지만 움푹 들어간 그의 눈은 여전히 쥐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스캐보스는 물리고 할퀴는 바람에 피가 줄줄 흐 르고 있는 론의 손아귀에 꽉 쥐어져 있었다. "좋네, 그럼." 블랙이 쥐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자네가 원하는 대로 그 애들 에게 말하제, 리무스. 하지만 난 감옥에 다시 들어가는 한이 있어도 저 자식은 내 손으 로 죽이고야 말겠네..." "두 사람 다 미쳤군요." 론이 좀 거들라는 듯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돌아보면서 비틀 거히며 말했다. "전 더 이상 못 참겠어요, 전 가겠어요." 그가 성한 다리로 딛고 몸을 일으키려 하자 루핀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들어올려 스 캐버스에게 갖다댔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 론." 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듣는 동안에 피터를 꼭 잡고 있어라." "그는 피터가 아네요. 스캐버스라구요!" 론이 쥐를 다시 앞 주머니 속으로 쑤셔 넣으 려 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스캐버스가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론이 균형을 잃고 흔들거렸으므로 해리가 그를 부축해 다시 침대에 앉혔다. 그 뒤 해리는 블 랙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루핀 교수에게로 돌아섰다. "페티그루가 죽은 걸 본 증인들이 있어요." 그가 말했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다 보았다구요..." "그들은 본 게 아니라 보았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블랙이 론의 손아귀에서 발버둥치 고 있는 스캐버스를 주시하면서 사납게 말했다. "모두들 시리우스가 피터를 죽였다고 생각했지." 루핀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 다. "나도 그렇게 믿었단다- 오늘 밤 그 지도를 볼 때까지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 지도 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 피터는 살아있단다. 론이 잡고 있는게 바로 그 사람이 란다, 해리." 해리는 론은 내려다보았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그들은 똑같은 생각 을 하고 있었다. 블랙과 루핀 교수는 둘다 정신이 나간 것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도 무지 말이 되지 않았다. 스캐버스가 어떻게 페티그루일 수 있단 말인가? 블랙은 아즈 카반에 들어가 있는 동안 미친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루핀 교수는 왜 그를 돕고 있 는 걸까? 그때 헤르미온느가 루핀 교수가 정신을 차리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듯 침착하게 말했 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루핀 교수님... 스캐버스는 페티그루일 리가 없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말도 안된다 는 거 아시잖아요..." "왜 말이 안된다는 거지?" 루핀 교수는 마치 수업중에 헤르미온느가 그라인딜로우 실험에서늬 문제점을 지적하기라도한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피터 페티구르가 동물로 변신했다면 사람들이 벌써 알아팼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저흰 맥고나걸 교수의 수업 시간에 동물 변신에 대해 배웠어요 그 리고 숙제를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마법부는 동물이 될 수 있는 마녀와 마법사들을 감 시하고 있대요. 그들이 어떤 동물로 변신했으며 그 특징은 무엇인지 자세히 보녀주는 명부가 있어요... 맥고나걸 교수도 그 명부에 올라있었어요. 금세기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딱 일곱 명뿐이었어요. 하지만 분명히 그 명부에는 페티그루의 이름은 없 었어요-" 해리가 이런 상황에서 헤르미온느가 왜 갑자기 숙제 이야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의하해하고 있을 때 루핀 교수가 웃기 시작했다. "맞다, 헤르미온느!" 그가 말했다. "하지만 마법부는 등록되지 않은 애니마구스 세명 이 호그와트를 돌아다니곤 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단다." "그 애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려거든 얼른 하게. 리무스." 블랙이 여전히 스캐버스 를 필사적인 동작 하나하나를 똑바로 지켜보며 딱딱거렸다. "난 12년을 기다렸어.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어." "좋네... 하지만 날 좀 도와줘야 겠네, 시리우스." 루핀 교수가 말했다. "난 그 일이 시작된 경위만 알 뿐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니까 말일세..." 루핀 교수가 말을 멈췄다. 뒤에서 크게 삐걱대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침실 문이 저절로 열린 것이다. 그들 다섯명은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뒤 루핀 교수가 성큼성 큼 걸어가 층계참을 내다보았다. "아무도 없는데..." "이곳은 귀신이 붙었어요!" 론이 말했다. "아니란다." 루핀 교수가 여전히 당황한 얼굴로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명을 지르 는 오두막은 그런 곳이 아니란다... 마을 사람들이 듣곤 하던 비명 소리와 울부짖는 소 리는 내가 낸 것이었단다." 그는 희끗희끗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모든 게 바로 그것에서 비롯된 거란다- 내가 늑대인간이 되면서 말이다. 내가 물리지 만 않았거라면... 그리고 내가 그렇게 무모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 지 않았을 게다..." 그는 진지해 보였지만 동시에 지쳐 보였다. 론이 끼어 들려고 하자 헤르미온느가 가 로막았다. "쉬!" 그녀는 루핀 교수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난 아주 어렸을 때 물렸단다. 우리 부모님은 안 해본 게 없지만 그 당시에는 전혀 낫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날 위해 만들어주고 있는 마법의 약은 아주 최근에야 발 견된 거란다. 그걸 먹으면 멀쩡하지 모름달이 되기 일주일 전에 먹기만 한다면 늑대로 변해도 이성은 잃지 않게 된단다... 그저 온순한 늑대가 되어 달이 이지러지길 기다릴 수 있게 되는 것이지. 하지만 투구꽃 마법의 약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나는 한달에 한 번씩 온몸이 털투성 이인 괴물로 변했단다. 호그와트에 입학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지. 다른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위험해지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때 덤블도어 교수가 교장이 되었는데 내 상황을 굉장히 딱하게 여기셨단다. 그분은 어쩐 예방 조치만 취한다면, 내가 학교에 입학하지 못할 이유가 엇다고 여겼 지..." 루핀 교수가 한숨을 내쉬며 해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 내가 몇 달 전에 네게 커다란 버드나무가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던해에 심어졌다고 말한 것 있었지. 이 집 은," - 루핀 교수가 비참한 얼굴로 방을 둘러보았다- "호그와트로 통하는 터널이한다- 내가 이용할 수 있도록 덤블도어 교수가 특별히 만들어 준 것이지. 난 한달에 한 번씩 성에서 몰래 빠져나와 이곳으로 들어와 늑대로 변했단다. 터널 입구에 그 나무가 심어 진 건 내가 위험한 괴물이 되어 있는 동안 아무도 내게로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 함이었단다."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갈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해리는 완전히 넋을 빼앗긴 채 듣고 있었다. 아무도 말이 없었다. 루핀 교수의 목소리 이외에는 겁에 질려 찍찍대는 스캐버 스의 소리뿐이었다. "그 당시에 내 변신은- 끔찍했단다. 늑대로 변하는 건 대단히 고통스럽지. 난 사람을 물지 못하도록 격리되었으므로 대신 내 자신을 물어뜯고 할퀴었단다. 마을사람들은 그 소리와 비명 소리를 듣고는 아주 난폭한 유령들의 소리를 듣고 있는 걸로 착각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 소문을 부추겼지... 이 집이 한동안 조용했는데도 마을 사람들이 여 전히 이곳에 가까이 다가오길 꺼렸던 건 바로 그 때문이란다... 하지만 비록 늑대로 변하긴 했지만 난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단다. 난생 처음으로 친구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지. 그것도 세명의 훌륭한 친구들말이다. 시리우스 블랙... 피터 페티그루... 그리고 물론 네 아버지 제임스 포터 이렇게 세명을 말이다, 해리. 그런데 세 명의 친구들은 내가 한달에 한번씩 사라진다는 걸 알아채고 말았단다. 난 온갖 종류의 이야기를 꾸며냈지. 난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집에 가야만 한다고 거짓말을 했단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헤르미온느 너처럼 진실을 알아내고야 말았지... 하지만 그들은 날 버리지 않았단다. 대신 그들은 내가 늑대로 변해 있는 동안이 오히 려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해주었단다. 그들 스스로가 애니마구스가 된 것이었지." "우리 아빠도요?" 해리가 깜짝 올라서 물었다. "물론이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들은 꼬박 3년 만에 그렇게 하는 바업을 알아냈 단다. 네 아버지와 여기에 있는 시리우스는 학교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들이었거든. 하 지만 운도 좋았단다. 왜냐하면 애니마구스 변신은 자칫하면 지독하게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 한 가지 이유는 마법부가 그걸 시도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기 때 문이란다. 피터는 제임스와 시리우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긴 했지만 마침내 5학년이 되 자 그들 모두 그럭저럭 그걸 해낼수 있었단다. 그들은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동물로 변 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게 어떻게 교수님을 도왔다는 거죠?"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그녀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인간으로서는 나와 침구가 될 수 없으니까 동물로 변했던 거란다." 루핀 교 수가 말했다. "늑대인간은 사람들에게만 위험한 존재거든. 그들은 매달 제임스의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몰래 성밖으로 나갔지. 그리고 변신 했단다... 피터는 살짝 들어가 그 나무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옹이를 건드릴 수 있었지. 그렇게 해서 그들은 터널 밑으로 내래와 나에게로 왔던 거란다. 그들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난 점점 덜 위험해지 게 되었단다. 비록 몸은 여전히 늑대 모습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 난 더없이 온순해지는 걸 느꼈단다." "서두르게 리무스." 블랙이 여전히 살기 등등한 표정으로 스캐버스를 노려보며 딱딱 거렸다. "거의 다 끝나가네, 시리우스, 다 끝나가... 그런데 우리 모두가 동물로 변할 수 있게 되자 우린 재미난 장난을 치고 싶어졌단다. 우리는 곧 밤만 되면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 에서 나와 학교와 정원과 마을을 돌아다녔지. 시리우스와 제임스는 커다란 동물로 변신 했으므로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늑대인간인 나와 난폭한 행동을 저지할 수 있 었단다. 난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호그와트의 정원과 호그스미드에 대해 우리보다 더 많 이 알아낼 수 있을까 궁금했지... 우리가 비밀 지도를 만들고 우리의 별명들을 써 놓은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단다. 시리우스는 패드풋이란다. 피터는 웜테일이고 제임스는 프롱 스였지." "어떤 동물-?" 해리가 물어보려고 하자. 헤르미온느가 가로 막았다 "그렇다 해도 그건 정말로 위험해요! 어둠 속에서 늑대인간돠 돌아다니다니! 교수님 이 다른사람을 따돌리고 누군가를 물면 어떡해요?" "물론 그 생각이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단다." 루핀 교수가 느릿느릿 말했다.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았지. 하지만 우린 나중에 그런 일들을 생각하며 재미있어했단 다. 우린 젊었고 생각과 행동은 거침이 없었단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거지. 난 물론 때로 덤블도어 교수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웠단다... 내가 호그와트에 입학할 수 있었던건 다 그분 덕택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른 교장이었다면 어림도 없었겠 지. 하지만 그분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정해놓은 규칙들을 바로 내가 어기 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셨단다. 그분은 내가 세명의 친구들까지 불법으로 애 니마구스가 되게 했다는 걸 전혀 몰랐어. 하지만 우리가 돌러 앉아서 다음달의 모험 계 획을 짤 때는 난 언제나 어리석게도 그분에 대한 죄책감을 가맣게 잊고 말았지. 그리고 난 전혀 변하지 않았단다..." 루핀 교수의 표정이 굳어졌으며 그의 목소리에는 자기 혐오가 배어 있어TEk. "난 금 년 내내 내 자신과 싸웠단다. 점듭도어 교수에게 시리우스가 애니마구스라는 걸 말해야 할까? 생각 하며 말야.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목했단다. 왜냐구? 너무 비겁했기 때문 이었지. 그건 내가 학창 시절에 이미 그분의 신뢰를 저버렸으며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 들었다는 걸 시인하는 꼴이 될 테니까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의 신뢰가 내게는 전부나 다름없었거든. 그분은 내가 어렸을 때는 호그와트에 입학시켜주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내 정체 때문에 마땅한 유급 일자리 하나 찾을 수 없어 고생하고 있던 내개 선뜻 일자 리를 주신 은인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난 시리우스가 볼드모트에게서 배운 어둠의 마법을 이용해 학교 안으로 들어왔다고만 생각했을 뿐 애니마구스가 된 것은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확신했단다...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는 나에 대한 스네이프 교수의 생각이 옳았던 거지?" "그네이프라니?" 블랙이 처음으로 잠시 스캐버스에게서 눈을 떼고 루핀 교수를 올려 다보며 거칠게 말했다. "그네이프가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지?" "그는 여기 있네, 시리우스." 루핀 교수가 느릿느릿 말했다. "그도 이곳에서 가르치고 있다네."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를 올려다보았다. "스네이프 교수는 우리와 학교에 함께 있었단다. 그는 내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 으로 임명되는 걸 굉장히 반대했었지. 그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일년 내내 내가 믿을 만 한 사람이 못 된다고 말했었단다. 하지만 그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단다... 여기에 있 는 시리우스가 그에게 장난을 쳐서 하마터면 그를 죽일 뻔했었거든. 나도 같이 한 장난 이었지 물론-" 블랙이 코웃음을 쳤다. "그는 그래도 쌌어." 그가 비웃듯이 말했다. "살금살금 들어와 우리가 무슨 직을 하 고 있는지 알아내려고 했잖은가... 우리가 학교에서 쫓겨나길 바라면서 말야..." "세베루스는 내가 매달 어디로 가는지 매우 궁금했단다." 루핀 교수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우린 같은 학년이었지. 그런데 우린- 그러니까- 서로 아주 싫 어했단다. 그는 특히 제임스를 싫어했단다. 내 생각엔 퀴디치에 재능이 있는 제임스를 시기했기 때문이었던 같지만 말이다... 어쨌든 스네이프 교수는 어느날 저녁 내가 폼프 리 부인과 정원을 걸어가는 걸 보게 되었단다. 그녀는 날 커다란 버드나무 쪽으로 데려 다주던 길이었단다. 늑대로 변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데 시리우스 뭐랄까- 장난을 치려고 스네이프 교수에게 긴 막대기로 나무 몸통에 있느 옹이를 찌르기만 하면 날 따 라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단다. 물론 스네이프 교수는 그렇게 하려고 했지- 이집으로 들어오기만 했다면 그는 아마 늑대인간을 만났을 게다- 하지만 시리우스가 무슨 직을 했는지 듣고는 제임스가 스네이프 교수를 좇아가 목숨을 걸고 그를 잡아끌 었지... 그네이프 교수는 터널 끝에서 내 모습을 흘끗 보았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그에 게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 된다고 엄명을 내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때부터 그는 내 정체 를 알게 되었건 거란다... "그래서 스네이프 교수가 교수님을 좋아하지 않는 거로군요."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교수님도 함께 그 장난을 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요?" "바로 그거야." 루핀 교수 뒤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비웃듯이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투명 망토를 벗으며 요술지팡이를 루핀 교수에게로 들이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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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장 볼트모트의 부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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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미온느가 비명을 질렀다. 블랙이 벌쩍 일어섰다. 꼭 강한 전기 충격이라고 받은 것 같았다. "커다란 버드나무 밑에서 이걸 발견했지." 스네이프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루핀 교수 의 가슴팍에다 똑바로 갖다댄 채 투명 망토를 옆으로 던지며 말했다. "매우 유용하더구 나, 포터. 고맙다..." 스네이프 교수는 숨을 가쁘게 쉬고 있긴 했지만 표정은 득의 양양해 보였다. "자네가 여기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겠지?" 그가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방금 전 자네의 사무실에 들렀었네, 루핀. 자네가 오늘 마법의 약을 먹는 걸 잊어서 내가 한잔 들고 갔었지. 그런데 운 좋게도... 정말로 운이 좋았지. 자네 책상에서 어떤 지도가 놓여 있지 뭔가. 흘끗 보니 그 안에 내가 알아야 할 게 있더군. 난 자네가 이 통로로 달려가 사라지는 걸 보았네." "세베루스-" 루핀 교수가 말하려 했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그를 무시했다. "교산선생님께 자네가 옛친구 블랙이 성안으로 들어오는 걸 도왔을 거라고 누누이 말했었는데 내 직감이 맞군 그래. 여기 그 증거가 있지 않은가. 난 자네가 이런 낡은 곳을 은신처로 이용할 정도로 용감한 줄은 꿈에도 몰랐네-" "세베루스, 그건 오해네." 루핀 교수가 다급하게 말했다. "자넨 아무 말도 듣지 못했 지 않은가- 내가 설명해 주겠네- 시리우스는 해리를 죽이기 위해 여기에 온게 아니네 -" "오늘 밤 아즈카반으로 갈 사람이 두명 더 있겠군." 스네이프 교수가 이제 눈을 미친 듯이 번즉이며 말했다. "덤블로어 교수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흥미롭군... 그는 자 네가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다고 아주 확신했었거든, 루핀... 유순한 늑대인간이라고 말일세-" "이 어리것은 사람아." 루핀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유치한 시샘으로 죄없는 사람 을 아즈카반으로 보내다니 말이 되나?" 펑! 스네이프 교수의 지팡이 끝에서 병안 간 뱀같이 생긴 가느다란 줄이 튀어나롸 루핀의 입과 손목과 발목을 친친 감았다. 루핀 교수가 균형을 잃고 마룻바닥으로 넘어 졌다. 그러자 블랙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무섭게 고함을 지르며 스네이프 교수에게로 달려갔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먼저 요술지팡이를 블랙의 미간에다 갖다됐다. "보낼 만하면 당연히 그래야지."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블랙이 갑자기 딱 멈춰 섰다. 둘 다 증오에 찬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해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른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를 흘끗 바라보았다. 론도 발버둥치는 스캐버스를 꼭 줜 채 그처럼 어 리둥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스네이프 교수쪽으로 한 발짝 내딛 더니 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님- 그들의- 그들의 말을 한번 들어보 게 어떠세요? 들어본다고 나쁘지는 않을 서예요, 안- 안 그렇가요?" "그레인저, 넌 전학당할 둘 알아." 스네이프 교수가 내뱉듯이 말했다. "살인범과 늑대 인간과 함께 있었으면서 뭘 잘했다고 입을 놀리는 거냐? 입 닥치고 잠자코 있어." "하지만 만약-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조용히 하라니까!" 스네이프 교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모르면 가만히 있으란 말 야!" 블랙의 얼굴로 향해져 있던 그의 지팡이 끝에서 블꽃들이 튀어나갔다. 헤르미온느 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이렇게 복수를 하게 되다니 기분이 아주 좋군." 스네이프 교수가 블랙에게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얼마나 자네를 잡고 싶어했는지 모를 걸세..." "자네가 또 잘못한 거네, 세베루스." 블랙이 으르렁 거렸다. "이 아이가 쥐를 성으로 데려가기만 한다면," - 그가 고개를 론에게 홱 돌렸다.- "난 조용히 따라가겠네..." "성으로 말인가?" 스네이프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내 생각엔 우리가 굳이 그렇게 멀리 갈 필요가 없을 걱 같군. 난 그저 버드나무에게 나가는 즉시 디멘터를 부르기만 하면 되네. 자네를 보면 그들이 굉장히 기뻐할 걸세, 블랙... 자네에게 입이라도 맞추려 할걸 아마..." 블랙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자네는- 자네는 내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저 쥐- 저 쥐를 보게-"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의 눈이 무섭게 번득였다. 그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자 모두들." 그가 말했다. 그가 손가락으로 딸깍 소리나게 하자. 루핀 교수를 친친 감았던 줄 끝이 그의 손으로 날아갔다. "늑대인간은 내가 끌고 가지. 디멘터들이 그에 게도 입을 맞추려 할지 모르니까 말야-" 해리는 자신도 모르게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가로 막았다. "비켜 서라, 포터. 넌 네 자신이 얼마나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구나." 스네이프 교수가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만약 네 생명을 구하러 노 지 않았더라면-" "루핀 교수님은 마음만 먹었다면 절 얼마든지 죽일수 있었을 거예요." 해리가 단호하 게 말했다. "전 그분과 단둘이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디멘터 방어법 수업을 받으면서 말예요. 저 분이 만약 블랙을 돕고 있었다면, 왜 그때 절 끝장내버리지 않았겠어요?" "내가 늑대인간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겠니." 스네이프 교수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비켜 서, 포터." "교수님은 형편업슨 분이군요!" 해리가 나무라듯 큰소리로 말했다. "그저 학창시절에 교수님에게 조금 장난을 쳤다고 해서 그들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다니요-" "입 닥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스네이프 교수가 더 사나운 얼굴로 날카롭게 말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로구나, 포터! 나 방금 너의 목숨을 구해 주었단다. 넌 네게 무릎을 꿇고 고맙다고 해야해! 죽게 내버려둘 수도 있었어. 너도 보나마나 네 아 버지처럼 죽었을 게다. 너무 오만해서 블랙을 잘못 봤다는 걸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으 면서 말이다- 자, 저리 비켜 서, 포터!" 해리는 결심했다. 그리고 스네이프 교수가 그에게 미처 한 발작 데기도 전에 요술지 팡이를 들어올렸다. "익스펠리아르무스!" 그가 주문을 외쳤다- 하지만 소리를 친 사람은 해리만이 아니 였다. 갑자기 돌풍이 몰아치면서 문이 경첩에 매달린 채로 덜컥거렸다. 스네이프 교수 의 몸이 붕들어올려져 벽으로 내동댕이 쳐진 뒤 마룻바닥으로 스르르 미쓰러져 내렸다. 기절한 그의 머리카락 밑에서 피가 스며 나왔다.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정확히 동시에 스네이프 교수에게 똑 같은 주문을 외쳤던 것이었다. 스네이프 교수의 지팡이가 높이 호를 그리며 날아가 크 룩생크 옆에 있는 침대에 떨어졌다. "왜 그랬니." 블랙이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게 맡겨두지 않고..." 해리는 블랙의 눈을 피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 "우리가 선생님을 공격했어... 우리가 선생님을 공격했어." 헤르미온느가 기절한 스네 이프 교수를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며 훌쩍거렸다. "어쩌면 좋아 . 우린 이제 큰일 났어-" 루핀 교수가 몸을 친친 감고 있는 밧줄을 풀려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블랙이 얼른 허 리를 굽혀 그를 풀어주었다. 루핀 교수가 똑바로 일어서서 밧줄로 조여있던 팔을 문질 렀다. "고맙다, 해리." 그가 말했다. "아직 교수님을 믿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가 애써 냉정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네게 증거를 보여주어야겠구나." 루핀 교수가 말했다. "얘야- 피터를 이리 주렴, 어서." 론이 스캐버스를 더 꼭 움켜 잡았다. "허튼 소리 마세요." 그가 가냘프게 말했다. "저 사람이 고작 스캐버스를 손에 놓으 려고 나즈카반에서 탈옥했다고 말하여는 건가요? 그러니까..." 그가 거들어주기를 바라 기라도 하듯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올려다보았다. "좋아요, 페티그루가 쥐로 변할 수 있 다고 쳐요- 세상엔 수백만 마리의 쥐가 있어요- 그런데 아즈카반에 갇혀 있었던 그가 자신이 찾는 게 어느 쥐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거죠?" "그거 정말 그럴듯한 질문이로군." 루핀 교수가 블랙에게로 고래를 돌리고 얼굴을 약 간 찡그리며 말했다. "시리우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냈나?" 블랙이 마르고 긴 한쪽 손을 망토 속으로 넣에 꼬깃꼬깃한 종이쪽지 하나를 꺼내서 잘 펴서 그들에게 내밀었다. 그건 지난 여름에 '예언자 일보'에 실렸던 론과 그의 가족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 속 에는 스캐버스가 론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있었다. "이걸 어디서 구했나?" 루핀 교수가 깜짝 놀라 블랙에세 물었다. "퍼지 장관." 블랙이 말했다. "그가 작년에 아즈카반 시찰을 나왔을 때, 내게 신문을 주었지. 그런데 그 1면에 피터가 있었네... 이 소년의 어개 위에 말일세... 난 그를 단번 에 알아보았지... 그가 변신하는 걸 내가 얼마나 많이 보았나? 그런데 신문을 읽으니 그 아이가 호그와트로 돌아갈 거라는 거야... 해리가 있는 곳으로 말일세... "이럴 수가!" 루핀 교수가 스캐버스와 신문의 사진을 차례로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 다. "그 쥐의 앞발..." "그게 어떻다는 거죠?" 론이 시비조로 말했다. "그는 발가락 한 개가 없잖은가." 블랙이 말했다. "물론이지." 루핀이 속삭이듯이 말했다. "너무나 간단했어... 너무나 기막혔지... 그가 그걸 직접 잘라냈었나?" "변신하기 직전에 그랬지." 블랙이 말했다. "내가 궁지에 몰아넣었을 때, 그는 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릴리와 제임스를 베신했다는 말을 듣게 하려고 큰소리로 외 쳐 말했지. 그 뒤 내가 미처 그에게 저주의 버법을 걸기도 전에, 등뒤에 있던 지팡이로 거리를 폭파시켜 5미터 내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족였네- 그리고 다른 쥐들과 함께 하 수구 속으로 달아나 버렸어..." "혹시 들은 적 있니, 론?"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들이 산산 조각이 된 거리에서 피 터의 몸의 일부를 찾아냈는데 가장 큰게 그의 손가락이었다는 말 말이다." "이것 보세요. 스캐버스는 다른 쥐와 싸우다가 그렇게 되었을지도 몰라요! 녀석은 저 희 가족과 오랫동안 있었다구요. 그러니까-" "12년 동안이지, 사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혹시 그 쥐가 왜 그렇게 오해 사는지 궁금하세 생각해본 적은 없니?" "저희들이- 저희들이 잘 돌봐주었으니까 그러죠!" 론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다지 건강해 보니지 않는구나, 그러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 쥐는 시리우스가 감옥에서 다시 나왔다는 소리를 들은 이루 죽 몸무게가 줄었을 게 다..." "녀석은 저 미친 고양이 때문이 겁에 질려 있어서 살이 빠졌던 거예요!" 론이 침대 위에서 그르렁거리고 있는 크룩생크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말은 옳지 않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스캐버스는 크룩생크를 만나기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었다... 론이 이집트에서 돌아온 뒤부터 죽 그랬다. 블랙이 탈옥한 이 후 죽... "이 고양이는 미친게 아니란다."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뼈만 앙상한 손을 뻗어 크록생크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어루만졌다. "난 녀석처럼 영리한 고양이는 처음보 았단다. 그는 피터를 단번에 알아보았단다. 그리고 날 만났을 때도 내가 개가 아니라는 걸 알았단다. 한참 뒤 녀석은 날 신뢰하게 되었지... 마침내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녀석에게 이럭저럭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녀석이 날 돕게 되었던 거란 다..." "그게 무슨 뜻이죠?" 헤으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는 피터를 내게 데려오려고 했자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날 위해 그리 핀도르 탑에 들어가는 암호를 훔쳐주었던 거지... 내가 알기로 녀석이 어떤 남학생의 침대 옆 탁자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해리는 자신이 듣고 있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건 말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나 피터가 낌새를 알고 달아났지..."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 고양이- 크 룩생크였던가? 어쨌든 이 녀석이 피터가 침대 시트에 핏자국을 남겼다고 내게 말해주 었단다. 녀석은 자기 자신을 때물어 피를 낸게 틀림없단다... 녀석이 죽음을 가장한 건 일단 효과가 있었지..." 이 말을 듣자 해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쥐가 왜 죽은 체 했을까요?" 그가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이 우리 부 모님을 죽인 것처럼 그를 죽이려고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겠죠!" "아니란다." 루핀 교수가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해리-" "그래서 이제 그를 죽이러 온 거로군요!" "그래 그렇단다." 블랙이 흉악한 얼굴로 스캐버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면 스네이프 교수가 당신을 데려가도록 놔둘 걸 잘못했군요!" 해리가 소리쳤다. "해리." 루핀 교수가 허둥지둥 말했다. "모르겠니? 그동안 줄 곧 우리는 시리우스가 네 부모를 배신했고, 피터는 그를 뒤쫓아갔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였 단다. 모르겠니?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배신한 사람은 피터였단다- 시리우스는 그를 뒤쫓아갔던 거고 말이다-" "그건 사실이 아네요!" 해리가 소리쳤다. "저 사람은 제 부모님의 비밀 파수꾼이였어 요! 교수님이 오시기 전에 저 사람이 분명히 말했어요. 그가 제 부모님을 죽였다고 했 다구요!" 그는 블랙을 가리키고 있었다. 블랙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움푹 들어간 눈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해리... 애가 네 부모님을 죽인 거나 다름없단다."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난 마 지막 순간에 릴리와 제임스에게 피터와 바꾸라고 설득했단다. 나 대신 그를 비밀 파수 꾼으로 하라고 말이다... 난 비난 받아도 할말이 없다. 나도 안단다... 그들이 죽던 날 밤, 난 피터를 살펴보러 갔었단다. 그가 안전하게 잘있는지 확인하려고 말이다. 그런데 그가 숨어있는 장소에 도착해보니 이미 사라지고 없었단다. 하지만 싸움을 벌인 흔적이 전혀 없었지. 느낌이 이상했단다. 난 겁이 났지. 난 곧장 네 부모님의 집으로 갔단다. 그런데 집은 파괴되어 있고 시체가... 난 그제야 피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달았단 다...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그가 말을 멈추고 얼굴을 돌렸다. "그만하면 됐네."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전 같ㅌ지 않게 매우 엄격하게 들렸다. "절말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입증할 길이 있지. 론, 그 쥐를 이리 내라." "녀석을 드리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론이 루핀 교수에게 절박하게 물었다. "그에게 억지로라고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가 만약 정 말로 쥐라면, 전혀 해가 없을 게다." 론은 머뭇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 듯 그가 스캐버스를 내밀자 루핀 교수가 그 쥐를 받아들었다. 스캐버스가 미친 듯이 찍찍거리며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까만 눈이 커지고 있었다. "준비됐나, 시리우스?" 루핀 교수가 물었다. 블랙은 이미 침대에서 스네이프 교수의 요술지팡이를 가져와 들고 있었다. 그가 루핀 교수와 발버둥치는 뒤에게 다가갔다. 그의 젖은 눈이 갑자기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 았다. "함께 하겠나?" 그가 조용히 물었다. "그래야겠지." 루핀 교수가 한 손으로는 스캐버스를 꽉 잡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를 든 채 말했다. "셋을 세자 마자 하지, 하나- 둘- 셋!" 번쩍하며 두 지팡이에서 모두 하얀 불빛이 튀어나왔다. 스캐버스가 공중에서 잠시 얼 어붙은 듯 있더니, 그 작은 회색빛 몸이 비틀리기 시작했다- 론이 비명을 질렀다- 쥐 가 마룻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눈부신 불빛이 또 한번 번쩍 했다.- 마치 자라나는 나무의 고속 필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마룻바닥에서 머리가 생겨 나는 가 하면 팔 다리가 급속리 자라나고 있었다. 잠시 뒤 스캐버스가 있건 자리에 어 떤 남자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손을 비틀려 서 있었다. 크룩생크가 침대 위에서 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 거렸다. 그는 해리나 헤르미온느 정도의 키밖에 되지 않응 땅딸막한 남자였다. 그의 성긴 머 리카락은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었고 정수리에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포동포동 했다가 단기간에 체중이 많이 줄어서인지 얼굴이 쭈글쭈글했다. 그는 살갗은 꼭 스캐버 스의 털처럼 더러고 구접스러워 보였으며 뾰족한 코와 작고 엷은 눈에서 여전히 쥐 같 은 느낌이 남아 있었다. 그는 가쁘게 슴쉬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해리는 그의 눈이 문 으로 쏠렸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보았다. "잘 있어나, 피터." 루핀 교수가 마치 쥐들이 자주 옛 학교 친구들로 변하기라도 했 던 것 처럼 유쾌하게 말했다. "오랜만이군." "시-시리우스... 리-리무스..." 폐티그루는 목소리조차 찍찍 대는 쥐 같았다. 다시 한번 그의 눈이 문쪽으로 쏠렸다. "친구들... 옛 친구들..." 블랙이 지팡이를 든 손을 들어올렸지만 루핀 교수가 그의 팔목을 잡고 경고의 눈길 을 준 뒤, 다시 페티그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목소리는 밝고 태평했다. "우린 그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던 참이네, 피터. 릴리와 제임스가 죽던 날 밤에 있어났던 일어 대해서 말일세. 자넨 저 침대 위에서 찍찍대르라 세세하게 듣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일세-" "라무스." 페티그루는 겁에 질려 말이 나오지 않는 듯했다. 해리는 그의 창백한 얼굴 에 구슬 같은 땀이 맺히는 걸 볼 수 있었다. "설마 그의 말을 믿는 건 아니겠지, 그렇 지...? 그는 날 죽이려고 했네, 리무스..." "그러니까 우리말을 들은 게로군." 루핀 교수가 더욱 냉정하게 말했다. "난 자네와 한두 가지 문제들을 명백하게 하고 싶네, 피터. 자네가 만약 그렇게-" "그가 또다시 날 죽이러 왔어!" 페티그루가 손가락으로 블랙을 가리키며 갑자기 끽끽 거리며 말했다. 그가 가운뎃손가락을 사용한 것을 보았다. 검지손가락이 없기 때문이었 다. "그가 릴리와 제임스를 죽이고 이젠 그것도 모자라 나까지 죽이려고 하는 거야... 날 도와줘야 해, 리무스..." 블랙이 페티그루를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훨씬 더 해골처럼 보였다. "우리가 몇 가지 진상을 가려낼 때까지는 아무도 자넬 죽이지 않을 걸세." 루핀 교수 가 말했다. "몇 가지 진상을 가려낸다구?" 페티그루가 끽끽대며 말했다. 그의 눈이 널빤지가 쳐 진 창문과 문 사이를 미친 듯이 왔다갔다했다. "난 블랙이 날 찾을 거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날 추적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일세! 난 이순간을 12년간 기다리고 있었어!" "그럼 시리우스가 아즈카반에서 탈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 루핀 교수 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곳을 탈옥한 사람이 과거에 하나도 없었느데도 말인 가?" "블랙에겐 우리들의 꿈도 못꾸는 어둠의 힘이 있잖은가!" 페티그루가 날카로운 목소 리로 말했다. "그 방법이 아니었다면 블랙이 어떻게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겠나? 난 그 사람이 그에게 몇 가지 마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하네!" 블랙이 웃기 시작했다. 방 전체를 가득 채우는 끔찍하고 음울한 웃음 소리였다. "볼드모트가 내게 마법을 가르쳐주었다구?" 그가 어이없다는 듯 페티그루를 바라보 았다. 페티그루는 블랙이 마치 그에게 채찍을 휘두르기라도 한 듯 움찔했다. "뭐야, 자네 옛 주인의 이름을 들으니 겁나나?" 블랙이 말했따. "난 자네를 탓하지는 않네, 피터. 그의 패거리는 자네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지, 안그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시리우스-" 페티그루는 이렇게 투덜거렸지만 숨소리는 점점더 가빠졌다. 그의 얼굴은 이제 온통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자네는 12년 동안 날 피해서 숨어있었던 게 아니었어." 블랙이 말했다. "볼트모드의 옛 추종자들을 피해 숨어있었던 게지. 난 아즈카반에서 다 들었네, 피터... 그들은 모두 자네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자네는 그들의 물음에 대답해야 했을 거야... 난 그들이 큰소리로 잠꼬대하는 소리를 다 들었네... 그들은 자네에게 배신당했 다고 생각하고 있네. 볼트모드는 자네의 모고를 받고 포터 부부의 집으로 갔지... 그런 데 볼트모드는 그곳에서 몰락을 맞았네. 그렇지만 몰드모트의 초종자들이 모두 아즈카 반에 갇힌 것은 아니었지, 안 그런가? 이 바깥에도 여전히 많이 있지. 인생에서 잠깐 실수를 저지른 척하며 때를 기다리면서 말일세... 그들이 만약 자네가 여전히 살아있다 는 걸 눈치채기라도 한다면, 피터-" "난...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페티그루가 한층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부인했다. 그는 소매로 얼굴을 훔치고 루핀 교수를 올려다보았다. "자넨 이말을 믿지 않지- 이 미치광이의 말을 말일세, 리무스-" "죄 없는 사람이 왜 12년간 쥐로서 보내고 싶어했는지 나로선 이해하기가 좀 어렵군, 피터." 루핀 교수가 차분하게 말했다. "죄는 없었지만 겁을 먹었던 거야!" 페티그루가 우는 소리로 말했따. "볼드모트의 추 종자들이 날 찾고 있다면, 그건 내가 그들이 찾는 유력자들 가운데 하나를 아즈카반에 집어넣었기 때문이었을 거네- 첩자, 시리우스 블랙 말일세!" 블랙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네가 어떻게 감히." 그가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로 으르렁 댔다. "내가 볼즈모트를 뮈해 첩자 짓을 했다구? 내가 언제 나보다 더 강하고 힘있는 사람들에게 굽실거린 적 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자넨 그랬지, 피터- 자네가 첩자라는 사실을 왜 진작 알지 못했 는지 나 자신도 정말 이해가 가지 않네. 자네는 항상 자네를 돌봐줄 강한 친구들을 따 라다녔지, 안그런가?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였어... 나와 리무스... 그리고 제임스..." 페티그루가 얼굴을 다시 한번 훔쳤다. 그는 이제 거의 헐떡 거리고 있었다. "네가 첩자라니... 자네 정신 나간 게 틀림없군... 자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정말 몰 랐네-" "릴리와 제임스가 자네를 비밀 파수꾼으로 삼았던 것은 내가 그렇게 하라고 제안했 기 때문이었어." 블랙이 씩씩거리며 말하자 페티그루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난 그 게 완벽한 대책이라고 생각했지... 속임수 말일세... 볼드모트는 아무 것도 모르고 날 쫓 아올 게 분명하니까 말야. 포터 부부가 자네 같이 허약하고 무능한 자를 비밀 파수꾼으 로 삼았으리라고 어디 꿈에라고 생각했겠나... 볼드모트에게 포터 부부를 넘겨줄 수 있 을 거라고 말할 때가 틀림없이 자네의 비참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거네." 페티그루가 미친 듯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당치않아'라든가 '어리석은 짓' 같 은 몇몇 단어를 알아듣기는 했지만 창백해진 페티그루의 얼굴과 그의 눈이 자꾸 창문 과 문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신경이 쓰였다. "루핀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제가- 말좀 해도 될까요?" "물론이다, 헤르미온느." 루핀 교수가 친절하게 말했다. "그런데- 스캐버스는- 제 말은 이- 이 사람은 해리의 기숙사방에서 3년동안 지냈잖 아요. 그가 만약 그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해리를 가만두었던 거죠?" "말 한번 잘했다, 얘야!" 페티그루가 손가락이 잘린 손을 흔들며 날카롭게 말했다. "고맙다! 알겠나, 리무스? 난 해리의 머리털 하나 건드리지 않았네! 내가 돼 그러겠 나?" "그 이유는 내가 말해 주지." 블랙이 말했다. "왜냐하면 자네는 자네에게 돌아올 이 익이 전혀 없다면 누구를 위해서든 어떤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볼드모트는 12년 동안 숨어 지내고 있고, 사람들은 그가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들 하지. 자네는 절 대 모든 힘을 잃어버린 몰락한 마법사를 위해 알버스 덤블도어의 코앞에서 살인을 저 지를 사람이 아니네. 안 그런가? 자네는 그 사람에게 돌아가기 전에 그가 지상에서 가 장 강한 자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겠지, 안그런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자네가 왜 굳이 자네를 거두어 줄 마법사 가족을 찾았겠나? 여론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기 위함이 었지. 안그런가, 피터? 자네의 옛 보호자가 권력을 되찾는 경우를 위해서 말일세. 그때 에 그와 재결합해야 안전하니까 말야..." 페티그루는 입을 몇 차례 벌렸다 다물었다 했다. 꼭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 같았다. "저- 블랙 씨- 시리우스?" 헤르미온느가 어색한 듯 어렴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블랙은 이런 호칭을 듣자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마치 그렇게 불러주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처럼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즈카반에서 어떻게- 어떻게 나오신 건지 좀 어쭤봐도 괜찮을까요?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요?" "고맙다!" 페티그루가 미친 듯이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거란다! 그게 바로 정확히 내가-" 하지만 그는 루핀 교수의 무서운 눈길에 그만 입을 다물었다. 블랙은 헤르미온느에게 약간 눈샬을 찌푸리기는 했지만 그녀에게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대답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내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가 천천히 말했다. "다만 내가 결코 미치지 않았던 딱 한 가지 이유는 내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구나. 그건 유쾌한 내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구나. 그건 유쾌한 생각이 아니었으므로 디멘터들은 내게서 그걸 빨아낼 수 없었지... 하지만 내가 결백하다는 생 각은 날 계속 제정신으로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던 거란다... 고통이 너무 심할 때에는... 난 감방 안에서... 개로 변신해 있었단다. 알겠지만, 디멘터 들은 보지 못한단다..." 그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그저 사람들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을 뿐이지... 내가 개로 변해 있을 때에는 그들은 내 감정이 점점 짐슬들처럼 단순 해지고 있는 걸로만 여겼단다... 그들은 물론 내가 그곳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미쳐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지. 그래서 아무 걱정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내 힘은 약했어. 아주 약했지. 요술지팡이 없이는 그들을 이겨낼 희망이 없었단다... 그런데 바로 그 즈음 저 사진에서 피터를 보았단다... 그리고 그가 호그와트에서 해리 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 그곳이야말로 행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 지. 만얃 어둠의 세계가 다시 힘을 회복하고 있다는 기미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페티그루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씰룩거리기는 했으나 마치 최면에 거리기라도 한 듯 블랙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 사람과의 재결합을 확신할 수 있는 순간에 공격해서... 포터 가문의 마지 막 생존자를 그들에게넘겨줄 준비를 하겠지. 그가 만약 그들에게 해리를 내준다면, 누 가 감히 그더러 볼드모트를 배신했다고 하겠니? 그는 대단한 환영을 받으며 다시 돌아 갈 수 있겠지... 그래서 난 무엇가를 해야만 했단다. 피터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나뿐 이었으니까 말이다..." 해리는 위즐리 씨가 위즐리 부인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간수들이 그러는데 그가 잠자면서 잠꼬대를 했었다는 거야... 항상 똑같은 말이 었다는군... '그는 호그와트에 있 어' 라고 말야."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단다. 하지만 디멘터들은 그 감정을 파괴시킬 수 없었단 다... 그건 유쾌한 시분이 아니었거든... 그건 일종의 강박 관념이었지... 하지만 그것 때 문에 난 강해질 수 있었고 정신마저 맑아졌지. 따라서 어느 날 밤 그들이 음식을 갖다 주려고 내 감방 문을 열었을 때 난 개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들 옆으로 살짝 빠져나갔 단다... 그들은 동물들의 감정은 감비하기가 훨씬 더 어려웠으므로 어리둥절해했지... 난 굉장히 말라 있었단다... 감방 창갈 사이로 충분히 빠져 나올 정도 였으니까 알 만하겠 지... 개로 변한 난 헤엄을 쳐서 다시 본토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북쪽으로 가서 개의 모습으로 호그와트 정원으로 살짝 들어갔단다. 난 그 이후 죽 숲속에서 지냈단다. 물론 퀴디치를 보러갈 대는 빼고 말이다. 넌 네 아버지만큼이나 잘 날더구나, 해리..." 그가 해리를 바라보았다. 해리는 얼굴을 돌리지 않았다. "날 믿거라."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날 믿거라, 해리. 난 결코 제임스와 릴리 를 배신하지 않았단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들을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게 야." 그리고 마침내 해리는 그를 믿었다.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어TEk. 그는 고개만 끄덕였다. "안돼!" 페티그루는 마치 해리의 끄덕임이 자신의 사형 선고라도 되는 양 무릎을 꿇었다. 그 는 무릎을 꿇은 채로 기도라도 하듯 양손을 꼭 쥐고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갔다. "시리우스- 날세... 피터야... 자네 친구...설마..." 블랙이 발로 걷어차자 페티그루가 주춤했다. "그 더러운 손을 어디다 갖다대려는 건가." 블랙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리무스!" 페티그루가 대신 루핀 교수에게로 돌아서더니 그의 앞에서 애원하듯 몸부 림쳤다. "자넨 이걸 믿지 않을 거야... 계획이 바뀌었다는 말을 시리우스가 자네에게 하 지 않았겠지?" "어쩜 내가 첩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했는지도 모르지, 피터." 루핀 교수 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자네가 내개 말하지 않은 건 바로 그랬기 때문이겠지, 시 리우스?" "날 용서하게, 리무스." 블랙이 말했다. "천만해 패드풋."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제 소매를 걷어올리고 있었다. "그러면 자네도 자네가 첩자였다고 생각한 날 용서해주겠나?" "물론이지." 블랙이 말했다. 그의 여윈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그역시 소매를 걷어올 리기 시작했다. "우리 그를 함께 죽이는 게 어떤가?" "그래, 그러지." 루핀 교수가 으스스하게 말했다. "자네들 설마... 설마..." 페티그루는 숨이 막히는지 잠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 니 갑자기 론에게로 기어갔다. "론... 나 좋을 친구였지 않았니... 좋은 애완 동물이지 않았니? 그들이 날 죽이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지, 론. 내 편들어 줄거지, 안그래?" 하지만 론은 페티그루를 극도로 혐오스런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당신 같은 자를 내 침대에 재우다니!" 그가 얼이 빠진 듯 중얼거렸다. "넌 친절한 아이였잖아... 친절한 주인이었잖아..." 페티그루가 계속해서 론에게로 기 어갔다. "저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지... 난 너의 쥐였어... 난 좋은 애완 동물이었어..." "자네가 만약 인간으로서보다 쥐로서 더 훌륭했다면, 그건 별로 자랑ㅎ라 만한 것이 못되네, 피터."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론은 고통스러운 듯 훨씬 더 창백해져서는 페티그루가 잡지 못하도록 부러진 다리를 비틀어 돌렸다. 페티그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기어가서는 이번엔헤르미온느의 망토 자락을 잡아TEk. "착하지... 영리한 아이야... 넌- 넌 설마 그들이 날 죽이는 걸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 지... 날 도와줘..." 헤르미온느는 페티그루가 잡고 있던 망토를 빼앗듯 끌어당기고는 겁에 질린 표정으 로 벽 쪽으로 뒷걸음질쳐 갔다. 페티그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사시나무 떨 듯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천천히 해리에 게로 돌렸다. "해리... 해리... 넌 네 아버지 모습과 똑같구나... 그와 똑같아..." "자네가 어떻게 감히 해리에게 말을 걸 수 있나?" 블랙이 고함을 질렀다. "자네가 어 떻게 감히 그 애의 얼굴을 똑바로 본 단 말인가? 어떻게 감히 그애 앞에서 제임스를 입에 담을 수 있는가?" "해리." 페티그루가 두손을 앞으로 뻗고 급히 그에게로 가며 속삭였다. "해리, 제임스 라면 날 죽이지 않았을 거다... 제임스는 이해했을 거야, 해리... 그는 내게 자비를 베풀 었을 거야..." 블랙과 루핀 모두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가 페티그루의 어깨를 잡더니 그를 마룻바 닥으로 내던져 버렸다. 그는 겁에 질려서 벌벌 떨며 그들을 빤히 올려다 보았다. "자넨 릴리와 제임스를 볼드모트에게 팔아 넘겼어." 블랙이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그도 역시 떨고 있었다. "그러지 않다고는 못하겠지?" 페디그루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마치 머리가 다 벗겨진 커다란 아이처럼 마룻바 닥에 움츠리고 앉아있는 꼴이란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시리우스, 시리우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나? 어둠의 마왕은... 자네는 전혀 모 르네... 그는 자네가 상상할 수도 없는 무기를 갖고 있다네... 난 두려웠네, 시리우스. 난 자네와 리무스와 제임스처럼 용감하지 않았잖은가. 결코 내가 의도했던게 아니었네... 그 사람이 억지로 내게-" "거짓말 마!" 블랙이 고함을 질렸다. "자넨 리릴와 제임스가 죽기 일년 전부터 그에 게 정보를 흘려주고 있었어! 자넨 그의 첩자였어!" "그는- 그는 모든 곳을 점거해가고 있었네!" 페티그루는 헐떡거렸다. "그를- 그를 거 역함으로써 얻어지는 게 뭐가 있겠나?"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법사와 싸워서 얻어지는 게 뭐냐구?" 블랙이 격분해서 말 했다. "무고한 생명들이네, 피터!" "자넨 이해하지 못해!" 페티그루가 흐느껴 울며 말했다. "그는 날 죽였을 거애, 시리 우스!" "그러면 자네가 죽었어야지!" 블랙이 고함쳤다. "친구들을 배신하느리 차라리 죽음을 택했어야지. 우리라면 그렇게 했을 거야" 블래과 루핀이 어깨를 맞대고 서서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자넨 깨달았어야 해." 루핀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볼드모트가 자네를 죽이지 않는 다면, 우리가 그럴 거라는 사실을 말야. 잘가게, 피터." 헤르미온느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벽 쪽으로 돌아섰다. "안돼요!" 해리가 소리쳐다. 그가 페티그루 앞으로 달려나가 지팡이를 마주하고 섰다. "그를 죽여선 안돼요." 그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래선 안돼요." 블랙과 루핀 둘다 깜짝 올란 것 같아TEk. "해리, 이런 인간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네가 부모를 잃은 거야." 블랙이 무서운 어 조로 말했다. "이렇게 굽실거리며 비굴하게 굴지만 네가 죽는 건 눈 하나 까딱하지 않 고 보았을 게다. 너도 그가 하는 말 들어잖니. 그에겐 너의 가족보다 그 자신의 알량한 생명이 더 소중했던 거야." "알아요."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저 사람을 성으로 대려가요. 그를 디멘터들에게 넘겨주는 거예요... 그는 아즈카반으로 가면 돼요... 하지만 그를 죽이진 마세요." "해리!" 피터그루는 놀라서 숨이 막혔다. 그는 양팔을 급히 해리이ㅡ 무릎으로 뻗었다. "고- 고맙다- 그럼, 난 그래도 싸지- 고맙다-" "이거 놓으세요." 해리가 사나운 얼굴로 페티그루의 손을 뿌리치며 내뱉듯이 말했다. "당신을 위해 이렇게 하는 게 아네요 내가 그런 결정을 내린 건- 저분들이 살인자가 되는 걸 우리 아버지가 바라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당신같은 사람 때 문에 말예요." 누구 하나 움직이지도 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가슴을 움켜줘고 씨근거리는 페티 그루의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블랙과 루핀 교수는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 그들이 지팡이를 내렸다. "결정은 물론 네가 해야겠지, 해리." 블랙이 말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렴...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렴..." "그는 아즈카반으로 가면 돼요." 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곳엔 바로 이런 사 람이 가야 해요..." 페티그루는 여전히 그의 뒤에서 씨근거리고 있어TEk. "잘 알겠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비켜 서라 해리." 해리가 머뭇거렸다. "그를 묶으려고 그러는 거란다." 루핀 교수가 말해Te. "그것뿐이다, 맹세하마." 해리가 비켜 서자 루핀 교수의 지팡이에서 가느다란 줄이 나오더니 순식간에 페티그 루를 꼴꼴 묶었다. 그는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마룻바닥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지만 변신했다간, 피터." 블랙이 요술지팡이를 페티그루에게 갖가대며 호통을 쳤 다. "그 자리에서 죽을 줄 알게, 동의하니, 해리?" 해리는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페티그루가 볼수 있도록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루핀 교수가 갑자기 사무적으로 말했다. "론, 난 폼프리 부인 만큼 뼈를 잘 고치지는 못하지만, 병동에 갈 때까지는 다리를 좀 잡아매 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가 론에게로 급히 걸어가더니 론의 다리를 지팡이로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페룰 라." 그러자 붕대가 론의 다리를 둘둘 감르며 부목에다 단단히 잡아매 주었다. 루핀 교 수가 그가 일어서는 걸 도와주었다. 론이 그 다리에 조심스럽게 체중을 실으며 일어섰 다. "좀 낫네요." 그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스네이프 교수는 어떡하죠?" 헤르미온느가 엎드려있는 스네이프 교수를 내려다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는 별탈 없단다." 루핀 교수가 스네이프 교수의 맥박을 재며 말했다. "너릐들이 그저 조금- 지나쳤던 것 같구나. 밖은 여전히 추운 것 같으니 저- 어쩌면 우리가 성에 안전ㄴ하게 돌아갈 때까지 스네이프 교수를 그냥 저대로 놔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구 나. 이대로 데려가도록 하자..." 그가 중얼거렸다. "모빌리코르푸스." 그러자 마치 보이지 않는 실들이 스네이프 교수 의 팔목과 목과 무릎을 묶기라도 하는 듯, 그가 심술스럽게 일그러진 얼굴을 여전히 축 늘어뜨린 채 꼭 괴상한 로봇처럼 기립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맥빠진 발을 건들거리며 마룻바닷에서 몇 센티 정도 위로 올라갔다. 루핀 교수는 투명 망토를 접어 주머니 속에 잘 밀어 넣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이 자식에게 수갑을 채우도록 하지." 블랙이 발끝으로 페티그루를 쿡 찌르며 말했다. "만일을 위해서 말야." "내가 하겠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저두요." 론이 절뚝거리며 앞으로 걸어오면서 말했다. 블랙이 마법으로 허공에서 묵직한 수갑을 만들어냈다. 곧 페터그루의 왼팔은 루핀 교 수의 오른팔에 채워지고 오른팔은 론의 왼팡에 채워졌다. 론의 얼구리 굳어졌다. 스캐 버스늬 진짜 정체가 밝혀지자 그는 인격적을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크 룩생크가 침대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더니 의기양양하게 꼬리를 높이 쳐들고 앞장서서 방을 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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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디멘터의 입맞춤 그건 정말로 이상한 광경이었따. 앞장서서 계단을 내려가는 크룩생크 뒤로 루핀 교수 와 페티그루와 론이 따라갔는데 꼭 다리가 여섯 개 달린 동물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다음은 스네이프 교수였다. 그는 시리우스가 걸어놓은 마법으로 들어올려져서 한칸 한 칸 내려갈 때마다 발끝으로 계단을 맥없이 툭툭치며 소름끼치게 둥둥 떠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맨 뒤에 따라갔다. 터널을 다시 빠져나가는 건 어려웠다. 크룩생크는 여전히 앞장서서 걸었고 루핀 교수 와 페티그루와 론은 몸을 옆으로 돌려서 어설프게 일렬 종대로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루핀 교수는 페티그루에게 지팡이를 계속 대고 있었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를 둥둥 떠가게 하고 있는 블랙 바로 뒤에 서서 갔는데 스네이프 교수의 축 늘어 진 머리가 낮은 천장에도 계속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페티그루를 신고한다는 게." 천천히 터널을 따라 나아가고 있을 때 블랙이 느닷없이 해리에게 물었다. "무슨 의미인지 아니?" "아제씨가 자유의 몸이 된다는 거죠." 해리가 또박또박 말했따. "그래..." 블랙이 말했다. "그런데 난 또한- 누군가가 네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의 대부란다." "그래요 알고 있었어요." 해리가 말했따. "뭐랄까... 네 부모가 날 너의 보호자로 정한 거였단다." 블랙이 어색하게 말했다. "그 들에게 혹시 무슨 일이라고 생기면..." 해리는 기다렸다. 블랙이 말하려는 게 자기가 짐작했던 바로 그것일까? "물론 네가 만약 네 이모와 이모부와 함께 지내고 싶다면 어쩔 수 없겠지." 블랙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글쎄... 한번 생각해보렴. 일단 내 누명이 벗겨지면... 만약 네가 다른 가정에서... 살고 싶다면..." 해리는 가슴이 벅찼다. "뭐라구요- 아저씨랑 같이 산다구요?" 그는 뜻하지 않게 천장에서 툭 튀어나온 돌 조각에 머리를 쾅 부딪히고 말았다. "더즐리 가족을 떠나서 말인가요?" "물론 난 네가 원하지 않을 줄 알았단다." 블랙이 얼른 고쳐 말했다. "이해한다. 난 그저 내가-" "무슨 말씀이세요?" 해리가 블랙처럼 쉰 목소리로 말했따. "저야 당연히 더즐리 가족 을 떠나고 싶죠! 집 있으세요? 제가 언제 들어갈 수 있죠?" 블랙이 홱 돌아서 그를 바라보았다. 스네이프 교수의 고개가 천장에 부딧혔지만 블랙 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랑 살고 싶다구?" 그가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장말 이니?" "그럼요, 정말이구 말구요!" 해리가 말했다. 해리는 처음으로 블랙의 야원 얼굴에 진정으로 미소가 번지는 걸 보았다. 그 차이는 엄청났다. 환하게 웃고 있는 블랙은 10년은 더 젊어 보였다. 그는 잠시 해리 부모의 결 혼식 때 웃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터널 끝에 도달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크룩생크가 제일 먼 저 밖으로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그리고 이어서 루핀 교수와 페티그루와 론이 기어올라 갔다. 하지만 난폭하게 휘둘러대는 나뭇가지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 고양이가 발로 나무 몸통에 있는 옹이를 누른게 분명했다. 블랙은 스네이프 교수가 구멍으로 올라가는 걸 본 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지나갈 수 있도록 뒤로 물러섰다. 마침내 그들 모두가 밖으로 나왔다. 정원은 이제 아주 어두웠다. 멀리 있는 성의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이 전부였다. 그들은 아무 말없이 출발했다. 패티그루는 여전히 씨근거리며 가끔씩 흐느껴 울고 있었 다. 하지만 해리의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이제 더즐리 가족을 떠날 것이다. 그는 부 모와 절진한 친구 사이였던 시리우스 블랙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그는 너무나 행복 했다... 더즐리 가족에게 그들이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죄수와 함께 살 거라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금이라도 허튼 짓 했다간 알지, 피터." 루핀 교수가 앞에서 험악하게 말했다. 그의 지팡이는 여전히 페티그루의 옆구리로 향해져 있었다. 그들이 말없이 정원을 걸어가는 동안 성의 불빛이 점점더 크게 다가왔다, 스네이프 교수는 여전히 목을 건들거리며 블랙 앞에서 섬뜩하게 둥둥 떠가고 있었다. 그런데 바 로 그때- 구름에 가려있던 달이 쏘옥 얼굴을 내밀었다. 정원에 갑자기 희미한 그림자들이 드리 워졌다. 그리고 그들에게로 달빞이 쏟아졌다 루핀 교수와 페티그루와 론이 갑자기 멈춰 서는 바람에 둥둥 떠가던 스네이프 교수 가 그들에게 부딪혔다. 블랙은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얼른 팔은 뻗어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멈춰 세웠다. 해리는 뻣뻣하게 굳어있는 루핀 교수의 실루엣을 불 수 있었다. 그런데 그의 사지가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오 이런-" 헤르미온느는 숨이 막혔다. "교수님은 오늘 밤 약을 드시지 않았어! 교수 님은 위험해!" "뛰어가라." 블랙이 속삭였다. "뛰어가라. 지금." 하지만 해리는 그럴 수가 없었다. 론이 페티그루와 루핀 교수와 수갑을 함께 차고 이 었다. 그가 론에게로 달려가려는 순간 블랙이 그의 가슴을 움켜쥐고 끌어당겼다. "그건 내게 맡겨두거라- 뛰어!" 무시무시하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루핀 교수의 머리가 길어지고 있었다. 몸도 그랬다. 어깨는 둥글게 구부러지고 있었으며 얼굴과 손에 털이나기 시작했다. 손에서는 손톱이 길게 자라났다. 크룩생크가 털을 곤두세우고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늑대인간이 긴 입을 쩍 벌리고 뒷다리로 일어섰을 때, 시리우스는 이미 해리의 옆에 서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새 변신한 것이었다. 곰같이 커다란 개가 앞으로 뛰어갔다. 늑 대인간이 수갑을 벗겨내려고 몸을 비틀자, 개가 그것의 목을 잡고 론과 페티그루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게 잡아끌었다. 그들은 입과 입을 대고 발톱으로 서로를 잡아 찢으며 맞붙어 있었다.- 해리는 놀라서 꼼짝도 못하고 그 싸움만 지켜보고 서 있었으므로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때 헤르미온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페디그루가 땅바닥에 떨어진 루핀 교수의 지팡이를 잡으려고 돌진하는 것이었다. 붕 대를 감은 다리로 서 있던 론이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다. 쾅 하더니 불빛이 번쩍 했다- 론이 땅바닥에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크룩 생크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익스펠리아르무스!" 해리가 지팡이를 페티그루에게 갖다 대며 소리치자 루핀 교수의 지팡이가 휙 날아갔다. "꼼짝 마세요!" 해리가 앞으로 달려가며 큰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고 말았다. 페티그루가 다시 쥐로 변신해버린 것이다. 그의 매끈 한 꼬리가 쭉 뼏쳐진 론의 팔 위에 있는 수갑으로 급히 움직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잔 디밭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소리를 길게 뿜으며 울부짖는 소리와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고개를 돌렸 다. 늑대인간이 숲속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시리우스, 그가 달아났어요. 페티그루가 변신했어요!" 해리가 소리쳤다. 블랙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의 콧등과 등에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하지만 해리 의 말을 듣자 그가 다시 급히 일어섰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정원으로 달려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얼른 론에게로 갔다. "시리우스가 그에게 어떻게 할까?"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론의 눈은 반 쯤 감겨져 있었거 입은 헤 벌어져 있었다. 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살아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몰라..." 해리는 절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블랙과 루핀 교수 모두 가버렸다... 이제 그들 과 함께 있는 사람은 여전히 무의식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스네이프 교수뿐이었다. "일단은 스네이프 교수와 론을 성으로 데려가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 겠어." 해리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가자-" 하지만 그때 어디선가 깽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개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였다... "시리우스." 해리가 어둠속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망설였다. 당장에 그들이 론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 다. 더군다나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블랙이 위험에 처해 있는 게 분명했다- 해리는 마음을 결정하고 출발했다. 헤르미온느도 그의 뒤에 바짝 붙어서 걸었다. 낑 낑대는 소리는 호수 언저리 근처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들은 호숫가로 온 힘을 다 해 달렸다- 갑자기 낑낑대는 소리가 멈췄다. 호숫가에 도착했을 때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시리 우스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몸을 잔뜩 웅크리 고 엎드려 있었다. "안돼." 그가 신음했다. "안돼... 제발..." 그 뒤 해리는 그들을 보았다. 적어도 수백 명은 될 듯한 디멘터들이 호수 주위에서 그들을 향해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그는 홱 돌아섰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친숙한 냉기가 몸속으로 스며들면서 뿌연 안개가 시야를 흐리게 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 여기 저기서 점점 더 많은 디멘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헤르미온느, 가장 기분 좋았던 일을 생각해!" 해리가 지팡이를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그는 미친 듯이 눈을 깜작이며 내부에서 시작된 희미한 비명소리를 떨쳐버리려고 고개 를 가로저었다- 난 대부와 함께 살 거야. 난 더즐리 가족을 떠날거야. 그는 블랙 생각만 하려고 애쓰며 단조로운 어조로 되풀이해 말하기 시작했다. "익스 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블랙이 진저리를 한번 치더니 데굴데글 굴러가 창백한 얼굴로 땅바닥에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블랙은 괜찮을 거야, 난 블랙과 함께 살 거야. "익스펙토 패트로눔! 헤르미온느, 도와줘!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익스펙토- 익스펙토-" 하지만 그녀는 그걸 할 수가 없었다. 디멘터들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고 이제 그들 과의 거리는 3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해리와 헤르미온느 주위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익스펙토 페트로눔!" 해리가 귀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를 떨쳐버리려고 애쓰며 큰소 리로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의 지팡이에서 가느다란 은빛 줄기가 빠져나가 그의 앞에서 안개처럼 떠돌았다. 바 로 그 순간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옆으로 쓰러지는 걸 느꼈다. 그는혼자였다... 완전히 혼자였다... "익스펙토-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는 무릎이 차가운 잔디에 닿는 걸 느꼈다.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는 기억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시리우스는 죄가 없어- 결백해- 우린 괜찮을 거야- 난 그와 함께 살 거야-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는 숨이 막혔다. 아주 가까이 서 있던 디멘터 하나가 그가 만들어낸 패트로누스의 희미한 불빛을 보 고 멈춰 서는 게 보였다. 그 디멘터는 해리가 마법으로 불러낸 은빛 안개구름을 뚫고 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디멘터의 망토 속에서 감각이 없는 듯한 끈적끈적 한 손 하나 가 스르르 미끄러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이 패트로누스를 뿌리치려는 듯 손을 내저었 다. "안돼- 안돼-" 해리는 숨이 막혔다. "그는 죄가 없어... 익스펙토- 힉스펙토 패트로눔 -" 해리는 디멘터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나운 바람처럼 식식대는 그 들의 숨소리가 들렸다. 가장 가까운 디멘터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뒤 그것이 썩어 문드러진 두손을 들어올려 두건을 내렸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눈은 없고 딱지투성이의 가느다란 회색빛 살갗이 빈 인구 위 로 축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입은 있었다... 멍하니 벌어진 채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내 며 공기를 빨아들이는 보기 흉한 구멍이었다.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해리는 움직일수도 말할 수도 없었다. 그 의 패트로누스가 깜박이더니 사라져버렸다. 하얀 안개 때문에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싸워야 했다... 익스펙토 패트로 눔.... 그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멀리서 친숙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익스펙토 패 트로눔... 그는 안개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시리우스의 팔을 잡았다... 그들은 그를 데려 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한 쌍의 차고 끈적끈적한 손이 해리의 목을 꽉 잡았다. 그리고 그 디 멘터의 손이 그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그것의 숨소리가 들렸다... 디멘터는 그를 먼저 없앨 것이다... 지멘터의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났다. 귀에서는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 렸다... 이것이 살아서는 마지막으로 듣는 어머니의 목소리일 것 같았다. 그때 밀려오고 있는 안개 속에서 언뜻 은빛 불빛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는 게 보였 다... 그는 몸이 잔디 위로 고꾸라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힘이 없어 움직일 수가 없었 다. 해리는 엎드린 채 벌벌 떨며 눈을 떴다. 디멘터가 그를 놓아준 게 틀림없었다. 누부 신 불빛이 그가 누워있는 잔디를 비추고 있었다.. 비명 소리는 멈췄고 냉기도 사라지고 있었다... 무언가가 디멘터들을 물리치고 있었다... 그것이 그와 블랙과 헤르미온느 주위를 돌고 있었다... 그들은 떠나고 있었다... 공기가 다시 따뜻해졌다... 해리는 간신히 고개를 몇 센티 정도 들어올렸다. 어떤 동물이 불빛 한복판에서 호수 로 달려가는 게 보였다... 눈으로 흘러내린 땀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긴 했지만, 해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것이 유니콘처럼 밝은 빛깔이었다... 해리는 정 신을 차리려고 애를 썼다. 잠시였지만 해리는 밝게 빛나는 그 동물의 광채 때문에, 누 군가가 그 동물이 돌아온 걸 맞아주며... 가볍게 두드려주는 걸 볼 수 있었다... 이상하 게도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힘마저 다 빠져나가 는 것 같았다. 머리가 땅바닥에 닿았다. 그리고 해리는 정신을 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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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헤르미온느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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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군... 놀라워... 아무도 죽지 않았다니 이건 기적이야... 그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 어... 자네가 그곳에 있었다니 천만 다행이었네, 스네이프..." "고맙습니다, 장관님." "멀린 훈장감이네. 2급은 충분히 되지. 내가 조금 노력한다면 1급 훈장도 받을 수 있 을 걸세." "자네 거기 심하게 베었군... 보나마나 블랙이 그랬겠지?" "사실은 포터와 위즐리와 그레인저가 그랬습니다, 장관님..." "살마, 그럴 리가!" "블랙이 그 애들에게 마법을 걸었더군요. 전 금방 알아챘어요. 그들의 행동으로 보아 '컨푼더스 마법'에 걸렸건 모양입니다. 그 애들은 그에게 죄가 없다고 믿게 되었어요. 그런 마법에 걸렸으니 그 애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하지만 그 애들 이 기어드는 바람에 블랙을 놓칠 뻔했었어요... 그 애들은 블랙을 혼자 힘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게 분명해요. 지금까지는 벌받지 않고 그럭저럭 피할 수 있었을 지 모르 지만 이번 일은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가지 못할 겁니다. 진작에 혼쭐을 냈어야 하는 건 데 가만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어구나 포터는 항상 교장선생님의 비호 속에 엄청난 자유를 누리며 멋대로 행동하고 다녔었죠 -" "아 글쎄, 스네이프... 해리 포터는 말일세... 그 애는 좀 특별한 애가 아닌가." "하지만- 그 애가 그렇게 많은 특별 대우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전 개인적 으로 그 애를 여느 학생처럼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학생이었다면 벌써 정학 당했을 겁니다. 친구들을 그런 위험에 처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장관님 - 학교 규칙을 모두 어겼잖습니까- 그 애를 보호하기 위해 그 모든 예방 조치들이 취 해졌는데도 말입니다. 밤에 늑대인간과 살인자까지 만나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어디? 그리고 그앤 규칙을 어기고 호그스미드에까지 간 것 같더군요. 제겐 확실한 심 증이 있어요-" "자, 자... 이제 곧 모든 게 밝혀질 게 아닌가, 스네이프. 모든게 말이네... 그 아인 정 말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 해리는 눈을 꼭 감은 채로 누워서 듣고 있었다. 그는 정신이 멍했다. 그가 듣고 있는 말들이 뒤에서 뇌로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것 같았으므로 잘 이해가 가지 않았 다... 팔다리가 납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눈꺼풀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눈이 떠지지가 않 았다... 그저 여기 이 편안한 침대에 가만히 우뤄 있고 싶었다. 영원히...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디멘터들의 행동이네... 자네 정말 무엇이 그것들을 물리쳤는지 전혀 모르나, 스네이프?" "네 장관님... 제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그들은 이미 학교입구로 돌아가고 있었어 요..." "이상하군. 그럼에도 블랙과 해리와 그 소녀는-" "제가 그들에게 갔을 때는 모두들 기절한 상태였어요. 전 블랙의 몸을 붂고 재갈을 물렸죠. 그리고 마법으로 들 것을 불러내어 그들을 모두 곧장 성으로 데려왔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해리는 이제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명체 끝 에 에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눈을 떴다 누군가 그의 안경을 벗겨두었는지 모든게 약간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어두운 병동에 누워 있었다. 폼프리 부인의 병실 끝에 있는 침대에서 누군가를 간호하고 있었다. 그녀 의 팔 밑으로 론의 빨간 머리카락이 보였다. 해리는 몸은 조금 움직였다. 오른쪽 침대에는 헤르미온느가 누워 있었다. 그녀의 침 대로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녀도 눈을 뜨고 있었다. 그녀는 잔뜩 겁에 질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해리가 깨어난 걸 보자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병실 문을 가리켰 다. 조금 열린 문으로 바깥 복도에서 말하고 있는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 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폼프리 부인이 이제 해리의 침대로 힘차게 걸어오고 있었다. 해리는 고개를 돌려 그 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는 들고 있었다. "어머, 개어났구나!" 그녀가 기분 좋게 말했다. 그리고 초콜릿을 해리의 침대 옆 탁자 에 놓고 작은 망치로 쪼개기 시작했다. "론은 어때요?"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물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단다." 폼프리 부인이 무섭게 말했다. "너희 둘은... 너희들은 내 가 있을라고 할 때까지 여기에- 포터, 도대체 뭐하는 거니?" 해리가 일어서서 다시 안경을 쓰고는 요술지팡이를 집어들었다. "교장선생님을 뵈어야 해요." 그가 다급히 말했다. "포터." 폼프리 부인이 달래며 말했다. "이제 괜찮단다. 블랙이 잡혔거든. 그는 이픙 에 갇혀 있단다. 디멘터들이 입맞출 준비를 하고 있지-" "뭐라구요?" 해리는 침대에서 펄쩍 뛰어내렸다. 헤르미온느도 똑같이 행동했다. 하지만 그가 소리 지르는 게 바깥까지 들렀던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수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해리, 해리, 왜 그러니?" 퍼지 장관이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넌 누워 있어야 한단 다- 이 애가 초콜릿을 먹었소?" 그가 걱정스럽게 폼프리 부인에게 물었다. "장관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해리가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은 죄가 없어요! 피터 페티그루가 죽은 척했건 거예요! 저흰 좀전에 그를 봤어요! 디멘더들이 시리우스에게 그 짓을 하게 내버려두면 안돼요. 그는-" 하지만 퍼지 장관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해리, 해리, 아직 제정신이 아닌가 보구나. 라긴 그렇게 끔찍한 일을 겪었으니, 자 눕거라. 모든 게 잘되었단다..." "아니예요!" 해리가 소리쳤다. "엉뚱한 사람을 잡으신 겨예요!" "장관님, 저희들 말 좀 들어주세요. 제발." 헤르미온느가 간절하게 말했다. 그녀는 급 히 해리 쪽으로 걸어가 애원하는 듯한 얼굴로 퍼지 장관을 바라보았다. "저도 그를 봤 어요. 그는 론의 쥐었어요. 동물로 변신했던 거예요. 페티그루가 말이에요-" "보셨죠, 장관님?" 스네이프 교수사 냉소적으로 말했따. "둘 다 제정신이 아니에요... 블랙이 그들에게 마법을 걸어둔게 분명해요..." "저흰 멀쩡해요!" 해리가 큰소리로 말했다. "장관님! 교수님!" 폼프리 부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제 좀 나가주셔야겠어요. 포 터는 환자예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돼요!" '그게 아니에요. 전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대로 말하려는 것뿐이에요!" 해리 가 화를 내며 말했다. "말을 들어주시기만 한다면-" 하지만 폼프리 부인이 갑자기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를 해리의 입속으로 쑤셔넣었다. 그리고 그가 말을 못하게 된 사이 억지로 다시 침대에 눕혔다. "자 제발, 장관님. 이 아이들은 쉬어야 해요. 제발 나가주세요-" 문이 다시 열렸다 덤블도어 교수였따. 해리는 입에 가득 든 초콜릿을 힘겹게 꿀꺽 삼 키고 다시 일어났다. "덤블도어 교수님, 시리우스 블랙은-" "제발!" 폼프리 부인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여긴 병동이에요. 교장선생님, 전-" "미안하오, 폼프리. 하지만 이 애들과 함께 잠깐 나눌 말이 있어서 말이오." 덤블도어 교수가 침착하게 말했다. "막 시리우스 블랙을 만나고 오는 길이오-" "그가 포터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것과 똑같은 거짓말을 했겠군요?" 스네이프 교수가 내뱉듯이 말했다. "쥐가 어떻다는 둥 페티그루가 살아있다는 둥-" "그렇네, 블랙도 그렇게 말했네." 덤블도어 교수가 반달 모양의 안경 너머로 스네이 프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제 증언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건가요?" 스네이프 교수가 으르렁거렸다. "피터 페티그루는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 없었어요. 정원에서도 흔적도 찾지 못했구요." "그건 교수님이 기절하셨기 때문이에요."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교수님은 늦게 도착하셔서 잘 못들으-" "그레인저, 잠자코 있어라!" "자 스네이프." 퍼지장관이 깜짝 놀라 말했다. "그 아인 제 정신이 아니지 않소. 우리 가 양해를 해야지-" "난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불쑥 말했다. "코넬리우스 장관님, 세베루스, 그리고 폼프리- 좀 나가 주시오." "교장 선생님!" 폼프리 부인이 흥분해서 말했다. "그 애들은 쉬어야 해요-" "이 말은 꼭 해야만 해요."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반드시 말이어." 폼프리 부인이 입술을 오므리더니 병실 끝에 이쓴 자신의 사무실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서는 문을 쾅 닫았다. 퍼지 장관은 양복 조끼에 매달려 있는 커다란 황금 주머니 열쇠를 들여다보았다. "지금쯤 디멘터들이 도착했을 것 같군." 그가 말했다. "난 가서 그들을 만나봐야겠소. 덤블도어, 그럼 이층에서 봅시다." 그는 먼저 문으로 나간 뒤 스네이프 교수를 위해 문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움직이지 않았다. "설마 블랙의 이야기를 믿는 건 아니시겠죠?" 스네이프 교수가 덤블도어 교수의 눈 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좀 나가주게나.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만 긴히 할말이 있으니." 덤블도어 교수가 다 시 한번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덤블도어 교수 쪽으로 한 발짝 내딛었다. "시리우스 블랙은 열 여섯 살 때 벌써 살인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가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그걸 잊지는 않으셨겠죠, 교장선생님? 그가 절 죽이려 한 덧이 있다는 사실을 설마 잊지는 않으셨겠죠?" "똑똑히 기억하고 있네, 세비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홱 돌아서서 퍼지 장관이 여전히 잡고 있는 문으로 걸어나갔다. 문 이 닫히자.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로 돌아섰다. 그들 모두 동시에 말 했다. "교수님 블랙 말이 사실이에요- 저흰 페티그루를 봤어요-" "-그는 루핀 교수가 늑대인간으로 변했을 때 달아났어요-" "-그는 쥐예요-" "-페티그루의 앞발, 제 말은, 손가락 말예요 그가 자기 손가락을 잘랐던 거예요-" "-페티드루가 론을 공격했어요 시리우스가 그런게 아녜요-"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가 손을 들어올려 그들이 두서없는 설명을 저지했다. "이번엔 너희들이 내 말을 들어줘야겠구나, 제발 부탁이니 내 말을 막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었으면 좋겠구나. 시간이 얼마없기 때문이란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블랙이 이 야기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조금도 없단다. 너희들 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리고 너희들의 말이 아무리 옳다 한들 열세살짜리 꼬마 마법사들의 말을 누가 수긍하겠니. 거리를 가득 매우고 있던 목격자들이 시리우스가 페티그루를 살해하는 걸 보았다고 단 언했잖니. 나 자신과 이미 마법부 장관에게 시리우스가 포터 부부의 비밀 파수꾼이었다 고 증언했고 말이다." "루핀 교수님은 증언해 주실 수 있을 거예요-" 해리가 자제하지 못하고 말했다. "루핀 교수는 현재 숲속 깊이 있어서 아무에게도 어떤 말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 란다. 그가 다시 인간이 되었을 즈음엔 이미 때가 늦었을 테고, 시리우스는 차라리 죽 느니만 못하게 되어 있을 게야. 그리고 우리 인간들 대부분은 늑대인간을 믿지 못하므 로 그가 도와준다 해도 그다지 달라질 게 없단다- 더욱이 그가 시리우스와 오랜 친구 사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말이다-" "하지만-" "내 말을 듣거라, 해리. 너무 늦었단다. 내 말 알아듣겠니? 스네이프 교수의 사건 설 명이 너희들이 말한 것보다 훨씬 더 납득할 만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단다." "스네이프 교수님은 시리우스를 싫어해요." 헤르미온느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단지 시리우스가 장난을 좀 쳤다는 이유만으로 말예여-" "하지만 시리우스의 행동은 결코 결백한 사람의 행동이었다고 불 수가 없단다. 뚱보 여인을 공격하고 칼을 들고 그리핀도르 탑을 침입하고... 페디프루가 살았든 죽었든 우 린 시리우스의 처형을 뒤집을 수가 없단다." "하지만 교수님은 저희들을 믿으시잖아요." "그야, 난 물론 그렇지."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내겐 다른 사람들 에게 진실을 보게 할 힘이, 아니 마법부 장관에게 그 모든 걸 뒤집게 할 힘이 없단 다..." 해리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땅끝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지금까 지 덤블도어 교수는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는 덤블도어 교 수가 전혀 뜻밖의 놀라온 해결책을 끌어내리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마지막 희망은 이제 사라져버렸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덤블도어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그가 하늘빛 눈으로 헤르미온 느를 바라보았다. "시간뿐이란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말을 꺼냈다. 그리곤 덤블도러 교수의 말뜻을 알아차린 듯 눈이 동그래졌다 "아!" "자 잘 듣거라." 덤블도어 교수가 소리를 낮추고 똑똑히 말했다. "시리우스는 7층에 있는 플리트윅 교수의 사무실에 겯혀 있단다. 서쪽 탑의 오른쪽에서 열 세 번째 창문이 지. 만약 모든 게 잘 된다면, 너희들은 오늘밤 무고한 생명을 하나 이상 구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기억해라. 절대 모습을 드러내서 안 된다. 그레인저, 넌 방법을 알고 있 지-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게다... 절대 - 모습을 드러내선- 안된다." 해리는 무슨 영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문앞으로 걸아가더니 홱 돌아보았다. "이제 난 너희들을 가두어 놓을 게다. 그걸-" 그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자정 까지 5분밖에 안남았구나. 그레인저, 세 번 돌려야 할게다. 행운을 빈다." "행운을 빈다구?" 덤블도어 교수가 나가고 문이 쾅 닫히자 해리가 어처구니가 없다 는 듯 말했다. "세 번 돌리다니?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우리더러 뭘 하 라는 거지?"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망토 속으로 손을 넣어 목에 걸려있는 긴 금목걸이를 만지작거 리고 있었다. "해리, 이리 와." 그녀가 다급하게 말했다. "빨리!" 해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가 거내 들고 있는 목걸이에 아 주 작은 모래 시계가 매달려 반짝거리고 있었다. "자-" 헤르미온느가 그 목걸이를 그의 목에 감았다. "준비됐니?" "우리 뭐하고 있는 건데?" 해리가 얼떨떨해져서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모래 시계를 세 번 돌렸다. 어두운 병실이 점점 희미해졌다. 해리는 아주 빨리 거꾸로 날아가고 있는 것 같은 기 분이 들었다. 옆으로 흐릿한 색깔과 모양들이 휙휙 지나갔다. 귀가 멍멍했다. 그는 소리 를 지렀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뒤 발밑의 땅이 딱딱해지는게 느겨지더니 모든게 다시 똑똑히 보였다. 그와 헤르미온느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 안의 커다란 홀에 서 있었다. 한 줄기 햇빛이 열린 현관문을 통해 마룻바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TEk. 그 놀란 눈으로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모래 시계의 줄이 목을 조여왔다. "헤르미온느 뭐-?" "이리로 와!"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팔을 잡고 빗자루를 넣어두는 벽장으로 끌고 갔 다. 그녀는 벽장문을 열고 물통과 걸레들 사이로 그를 밀어 넣고는 자신도 들어간 뒤 문을 쾅 닫았다. "뭐야- 어떻게- 히르미온느, 무슨일이야?" "우린 과거로 온거야." 헤르미온느가 어둠 속에서 목걸이를 해리 목에서 벗겨내며 속 삭였다. "세 시간 전으로..." 해리는 다리를 세계 꼬집었다. 굉장히 아팠다. 분명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쉬! 들어봐! 누군가 오고 있어! 내생각에- 내생각에 우린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귀를 벽장 문에 바짝 갖다댔다. "발자국들이 정문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래, 내 생각에 우리가 해그리드의 오두 막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 같아!" "너 지금." 해리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이 벽장 안에도 있고 저 밖에도 있 다고 말하는 거니?" "그래." 헤르미온느가 여전히 귀를 벽장문에 바짝 갖다대고 말했다. "그건 틀림없이 우리야. 세 사람 이상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곤 우린 투명 망토를 쓰고 있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열심히 귀기울였다. "우리가 현관 계단으로 내려갔어..." 헤르미온느는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로 엎어놓은 물통 위에 앉아 있었지만, 해리는 물 어보고 싶은게 많았다. "그 모래 시계는 어디서 났니?" "이건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야."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학기 첫날 맥고나걸 교수가 주셨어. 내가 지난 일년간 그 많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다 이것 덕분이 야. 맥고나걸 교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 교수님은 내게 이걸 주려고 마 법부에 온갖 편지를 쓰셔야 했지 또한 교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모범생이며, 공부 이외 에는 절대 이걸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납듯시켜야 했지... 난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몇 시간을 되풀이 할 수 있었던 거야. 바로 그렇게 해서 몇가지 수업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던 거지, 알겠니? 하지만... 해리, 난 덤블도어 교수가 우리에게 뭘 하라고 한 건지 는 잘모르겠어. 교수님이 왜 우리에게 세 시간 전으로 돌아가라고 했을까? 그게 시리 우스를 돕는 것돠 어떤 관령이 있을까?" 해리가 그녀의 흐릿한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 시간쯤 그가 우리에게 바꾸게 하고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일어난 게 틀림없어." 그가 골똘히 생각하며 말했다. "무슨일이 있었지? 세시간 전 우리는 해그리드의 오두막 으로 내려가고 있었어..." "지금이 세 시간 전이야. 그리고 우린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내려가고 있어." 헤르 미온느가 말했다. "막 우리가 떠나는 소리를 들었잖아..." 해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생각에 집중하려고 머리를 쥐어짰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우리가 무고한 생명을 한 명 이상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 어..." 그때 그에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헤르미온느 우린 벅빅을 구하게 될 거 야!" "하지만- 그게 시리우스를 어떻게 구한다는 거지?"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에게 그 창문의 위치를 알려주셨잖아- 플리트윅 교수의 사 무실 창문! 시리우스가 갇혀있는 곳이야! 우린 벅빅을 그 창문으로 날아가게 해서 시리 우스를 구해야해! 시리우스는 벅빅을 타고 탈출할 수 있어- 그들은 함께 탈출할 수 있 을 거야!" 헤르미온느의 얼굴을 본 해리는 그녀가 겁에 질려 있다는 걸 알았다. "들키지 않고 그걸 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 해!" "하지만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니, 안그래?" 해리가 말했다. 그는 일어서서 귈르 문에 바짝 갖다댔다. "밖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자, 가자..." 해리는 벽장문을 열였다. 현관 안의 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조 용히 그리고 빨리 벽장에서 빠져 나와 돌계단을 내려갔다. 그림자들은 이미 길어지고 있었고 금지된 숲의 나무들 위쪽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누구라고 창문에서 내다본다면-" 걱정이 되는 듯 헤르미온느가 송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얼른 도망쳐야지." 해리가 단호히 말했다. "숲속으로 곧장, 알았지? 그리고 나무 뒤 로 숨는거야-" "좋아 그럼 온실로 돌아가자!" 헤르미온느가 숨을 죽이고 말했다. "해그리드의 오두 막 현관에서 안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우릴 보게 되고 말거야! 우린 지금 쯤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거의 다 왔을 거야!" 해리는 여전히 그녀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헤르미온느도 바로 뒤에서 달렸다. 그들은 쏜살같이 채소밭을 지나 올실로 갔다. 그리고 잠시 멈추었 다가 다시 커다란 버드나무 언저리를 지나 오두막 쪽으로 달렸다... 나무 그림자에 숨어서 해리가 돌아보았다. 조금 뒤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도착했다. "좋아." 그녀가 헐떡이며 말했다. "우린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야 해... 보니지 않게, 해리..." 그들은 숲 가장자리로 조용히 나아갔다. 그 뒤 해그리드의 오두막 현관문을 흘끗 보 았을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얼른 커다란 오크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뒤 양쪽에서 살짝 내다 보았다. 문간에 나온 해그리드는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면서 누가 노크한 건지 보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해리는 그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 다. "저희들이에요. 투명 망토를 입고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야 망토를 벗을 수 있어요." "오지 말라니까, 참!" 해그리드가 속삭였다. 그가 뒤로 물러 선 뒤 얼른 문을 닫았다. "이런 이상한 일들까지 해보다니." 해리가 눈앞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더 가자."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벅빅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해!" 그들은 해그리드의 호박밭 울타리에 매어져 있는 히포그리프가 보일 때까지 살금살 금 걸어갔다. 벅빅이 다소 겁내는 것 같았다. "지금 할까?" 해리가 속삭였다. "안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우리가 만약 녀석을 지금 훔치면 위원회사람들은 해 그리드가 녀석을 놓아주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그들이 바깥에 매여 있는 녀석 을 볼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러면 60초 정도의 시간밖에 없어." 해리가 초조하게 말했다. 이건 점점 더 불가을 해 보였다. 바로 그때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에서 사기 그릇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해그리드가 우유 단지를 깨뜨리는 소리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따. "조금 있다가 내 가 스캐보스를 발견하게 될 거야-" 아니나 다를까 몇 분 뒤, 헤르미온느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 해리가 불쑥 말했다. "우리가 만약- 우리가 만약 저 안으로 달려 들어 가 페티그루를 붙잡으면 어떻게 될까-" "안돼!" 헤르미온느가 접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겠니? 우린 지금 가장 중요 한 마법사 법률 가운데 하나를 어기고 있어! 아무도 시간을 바꾸지 못하게 되어 있어. 아무도! 너도 덤블도어 교수님의 말씀 들었잖아. 들켰다간-" "우릴 볼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과 해그리드밖에 없잖아!" "해리, 만약 네가 헤그리드의 오두막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며 저 안에 있는 넌 어떻 게 할 것 같니?" 헤르미온느가 물었다. "내가- 내가 미친 거라고 생각하겠지." 해리가 말했다. "아니면 어떤 어둠의 마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바로 그거야! 넌 이해하지 못할 거야. 넌 심지어 네 자신을 공격하려 들지도 몰라! 모르겠어? 맥고나걸 교수는 마법사들이 시간을 마음대로 주물렀을 때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말씀해 주셨어... 많은 사람들이 실수로 과거나 미래의 자신을 죽였 었대!"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저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야. 그저-" 그때 헤르미온느가 그를 쿡 지르며 성쪽을 가리켰다. 해리는 멀리 있는 정문을 더 잘 보려고 고개를 조금더 쑥 내밀었다. 덤블도어 교수와 퍼지 장관과 위원회에서 온 늙은 이와 사형 집행인 멕네어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가 막 나오려고 해!"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리고 정말로 잠시 뒤, 해그리드의 오두막 뒷문이 열렸다. 해리는 그 자신과 론과 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와 함께 걸어나오는 걸 보았다. 나무 뒤에 서서 그 자신이 호박 밭으로 걸어가는 걸 지켜 보는 기분은 정말로 이상했다. "괜찮아, 벅빅. 괜찮아..." 해그리드가 벅빅에게 말했다. 그 뒤 그는 해리와 론과 헤르 미온느에게로 돌아섰다. "어서 가, 빨리." "해그리드, 저흰-" "정말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저희가 그들에게 말할게요-" "그들이 벅빅을 죽이도록 내벼려두어선 안돼요-" "가!" 해그리드가 사납데 말했다. "너희들까지 얽히면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져."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호박밭에거 투명 망토를 그와 론의 머리로 뒤집어씌우는 걸 지 켜보았다. "얼른 가. 듣지 말구..." 해그리드의 오두막 현관에 노크 소리가 났다. 사형 집행인들이 도착한 것이었다. 해 그리드가 홱 돌아서서 뒷문을 조금 열어둔 채 다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세 명의 발짝 소리가 멀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이제 뒷문을 통해 오두막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들을 수 있었다. "그 짐승은 어딨소?" 멕네어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밖에- 밖에 있소."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멕네어의 얼굴이 벅빅을 내다보려고 해그리드의 오두막 창문에 나타나자 해리는 얼 른 몸을 숨겼다. 그 뒤 퍼지 장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린- 저- 자네에게 공식 사형 집행 통지서를 읽어줘야 하네. 해그리드. 내가 얼른 읽겠네. 그리고 내가 다 읽고 나면 자네와 멕네어가 각각 사인을 해야 하네 맥네어, 자 네도 잘듣게. 그것도 다 절차니까-" 창문에서 맥네어의 얼굴이 사라졌다. 이제야 말로 다시없는 기회였다. "여기서 기다려."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내가 할게." 퍼지 장관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해리는 나무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 나와 호박밭의 울타리로 달려가 벅빅에게로 다가갔다. "위험한 동물 처리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죄 선고를 받은 히포그리프 벅빅은 6월6 일 일몰 때 사형 될 것이다-" 해리는 눈을 깜작이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벅빅의 사나운 오렌지빛 눈을 한번 더 올 려다본 뒤 인사를 했다. 벅빅이 비늘이 있는 무릎을 꿇었다가 다시 일어섰다. 해리는 벅빅을 울타리에 붙들어 매고 있는 밧줄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 사형은 그 위원회가 임명한 사형 집행인 월든 멕네어에 의해 집행 될 것이다..." "자, 벅빅." 해리가 중얼거렸다. "자 우린 널 도와주려는 거야 조용히... 조용히..." "... 아래의 사람들이 증인으로서 서명한다. 해그리드, 여기에 서명하게..." 해리는 온몸으로 힘껏 밧줄을 당겼다. 하지만 벅빅은 앞발로 버티고 서서 꼼짝도 하 지 않았다. "자, 이제 이일을 해치웁시다."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에서 위원회에서 나온 노인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해그리드, 자넨 안에 있는 게 좋을 것 같네-" "아닙니다. 전- 전 녀석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녀석을 혼자 있게 하고 싶지 않아요 -" 오드막 안에서 발짝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벅빅, 움직여!" 해리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해리는 벅빅의 목에 감겨있는 밧즐을 더 세계 당겼다. 그제 서야 히포그리프가 몸을 움직여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둘러야 했다. 그들은 여전히 해그리드의 뒷문에서 확 실히 보이는 거리에 있었다. "잠깐, 멕네어."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네도 서명해야 하네." 발짝들이 멈췄다. 해리는 밧줄을 계속 끌어당겼다. 벅빅이 부리로 짤깍하는 소리를 내더니 조금 더 빨리 걸었다. 나무 뒤에서 헤르미온느의 하얀 얼굴이 삐죽이 나왔다. "해리, 서둘러!" 그녀가 소리를 죽여 속삭였다. 오두막 안에서는 여전히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밧줄을 또한번 비 틀었다. 그러자 벅빅이 마지 못해하며 갑자기 빨리 걷기 시작했다. 숲에 거의 다다랐 다... "빨리! 빨리!" 헤르미온느가 쏜살같이 나무 뒤에서 나와 밧줄을 잡고 벅빅이 더 빨리 움직이도록 잡아당겼다. 해리는 어깨 너머로 흘끗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제 나무에 가 려서 보이지 않았다. 해그리드의 정원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멈춰!"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그들이 우리 소리를 들을지도 몰라-" 해그리드의 오두막 뒷문이 쾅 하고 열렸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벅빅은 조용히 서 있었다. 히포그리프조차 열심히 귀기울기고 있는 것 같았다. 정적... 그 뒤- "그게 어딨나?" 위원회 노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들렸다. "그 짐승이 어디에 있나?" "여기에 매여 있었어요!" 사형 집행인이 펄펄 뛰며 말했따. "제가 분명히 보았어요! 바로 여기에 있었다구요!" "굉장히 이상하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재미있어하는 투가 역력했다. "벅빅!"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불렀다. 휙 하더니 쾅 치는 소리가 들렸다. 사형 집행인이 화가 나서 도끼로 울타리를 내려친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뒤 울부짖는 소리가 나더니 이번엔 해그리드가 훌쩍이면서 하 는 말이 들렸다. "가버렸어요! 가버렸어요! 어떻게 해요. 녀석이 가버렸어요! 영리한 녀석이 직접 밧줄 을 풀고 달아난 거예요!" 벅빅이 해그이드에게로 돌아가려고 밧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 는 벅빅이 가지 못하게 하기 우해 단단히 잡고 있었다. "누군가가 풀어준 게 틀림없어요!" 사형 집행인이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정원을 수 색해야 해요. 숲은-" "멕네어, 누군가 만약 벅빅을 정말로 훔쳐갔다면, 그 도둑이 히포그리프를 걸어가게 했겠나?"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는 여전히 재미있어하는 것 같았다. "차라리 하늘 을 수색하지 그러나... 해그리드, 난 차 한잔 해야겠네. 아니면 브랜디를 좀 마시던가." "무- 물론이죠, 교수님." 해그리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희미하나마 몹시 기쁜 듯 밝게 들렸다.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발짝 소리와 씩씩대며 욕설을 퍼 붓는 사형 집행인의 목소리와 쾅 닫히는 문소리를 들었다. 그 뒤 한번 더 정적이 흘렀 다. "이제 어떻게 하지?" 해리가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였다. "우린 여기에 숨어 있어야 할 거야." 헤르미온느가 자신 없는 얼굴로 말했다. "그들 이 성으로 돌아간 다음, 벅빅이 시리우스가 갇힌 창문으로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는 거야. 시리우스는 두시간쯤 뒤에나 그곳에 올거야... 어, 이거 점점 더 어 려워지네..." 그녀는 어깨 너머로 숲속을 바라보았다. 이제 해가 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가야 할 것 같아." 해리가 열심히 생각하며 말했다. "커다란 버드나 무가 보이는 곳으로 말야. 그렇지 않으면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니 까." "좋아." 헤르미온느가 벅빅의 밧줄을 더 단단히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 도록 조심해야 해. 해리. 기억해..." 그들은 어둠이 내리고 있는 숲 가장가리로 걸어가 커다란 버드나무를 알아볼 수 있 는 나무 덤블 뒤에 숨었다. "저기에 론이 있어!"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어두운 형체가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려가자 어두운 공기를 뚫고 고함소리가 울려 퍼 졌다. "저리 가지 못해- 저리 가- 스캐버스, 이리와-" 그 뒤 난데 없이 어디선가 두 형체가 더 나타났다. 해리는 자신과 헤르미온느가 론을 쫓아가는 걸 지켜보았다. 론이 돌진했다. "잡았다! 저리가, 이 지독한 고양이 같으니라구-" "저기에 시리우스가 있어!" 해리가 말했다. 버드나무 뿌리에서 커다란 개의 형체가 튀어 올랐다. 그가 해리를 넘어뜨린 뒤, 론을 잡았다. "여기서 보니까 훨씬 더 끔찍하군, 안그러니?" 해리가 론을 끌고 뿌리 속으로 들어가 는 개를 지켜보며 말했다. "아야- 봐. 내가 막 저 나무에게 맞았어- 너두야- 이거 정말 기분이 묘한데-" 커다란 버드나무가 끽끽거리며 낮은 나뭇가지들이 후려치면서 덤비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나무 밑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 었다. 그 뒤 나무가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크룩생크가 나무의 옹이를 누르고 있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저 봐, 우리가 가고 있어..." 해리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들어갔어." 그들이 사라지자 나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시 뒤, 아주 가까이에서 발짝 소 리가 들렸다. 덤블도어 교수와 맥네어와 퍼지 장관과 위원회의 노인이 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 통로 안으로 들어간 직후였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우리와 함께 있기만 했더라면..." "멕네어와 퍼지 장관도 왔을 거야." 해리가 따끔하게 말했다. "그리고 퍼지 장관은 틀림없이 맥네어에게 시리우스를 당장에 죽이라고 했을 거야..." 그들은 네 사람이 성 계단을 올라가 시야에서 사라지느 걸 지켜보았다. 잠시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 뒤- "루핀 교수가 와!" 또다른 형체가 쏜살같이 돌계단으로 내려와 버드나무 쪽으로 질주 하는 게 보였다. 해리는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달은 구름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들은 루핀 교수가 땅에서 부러진 나무가지 하나를 집어들고 나무의 옹이를 찌르는 걸 보았다. 나무가 나뭇가지들을 휘둘러대는 걸 멈추자 루핀 교수 역시 뿌리 틈새로 사 라졌다. "그가 투명 망토만 잡았어요." 해리가 말했다. "그냥 저기에 놓여 있는데..."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고개를 돌렸다. "내가 만약 지금 달려나가 그걸 가져 온다면, 스네이프 교수가 절대 발견하지 못할 텐데-" "해리, 그러다가 들키면 어쩌려구 그래!" "넌 어떻게 이걸 참을 수 있니?"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사납게 물었다.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 그저 여기에 섯 지켜보고만 있으란 말이니?" 그는 망설였다. "난 망토를 잡으 러 가야겠어!" "해리, 안돼!"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망토 자락을 간신히 잡았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 렸다. 해그리드가 목청것 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성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는 커다란 술병이 들려 있었다. "알겠어?" 헤르미온느가 나무라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알겠 냐구? 우린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안돼, 벅빅!" 히포그리프가 또다시 해그리드에게 가려고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해리도 벅빅이 움직 이지 못하도록 밧줄을 꼭 잡았다. 해그리드가 취해서 갈짓자로 걸으며 성으로 올라가 버리자 벅빅이 발버둥치는 걸 멈추고 애처롭게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그 뒤 2분도 채 되지 않아 성문이 다시 한번 홱 열리더니, 스네이프 교수가 달려나와 버드나무 쪽으로 질주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나무 옆에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해리가 주먹을 불끈 쥐 었다. 그가 투명 망토를 집어들었다. "더러운 손 거기서 떼지 못해." 해리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거렸다. "쉬!" 스네이프 교수는 루핀 교수가 나무를 멈추게 하는 데 사용했던 나무가지를 집어들고 옹이를 찌르더니 투명 망토를 입고 사라졌다. "그게 다야."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모두 저 밑에 있어... 이제 우리가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 그녀는 벅빅의 박줄 끝을 가장 가가운 나무에 안전하게 잡아맨 뒤 마른 땅 위에 앉 았다. "해리,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 디멘터들이 왜 시리우스를 잡지 않았지? 그 들이 오고 있었던 건 기억나는데, 그 뒤 내가 정신을 잃었던 것 같아... 디멘터들이 굉 장히 많았어..." 해리도 앉았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설명하였다. 가장 가까운 디멘터가 입을 해리의 입으로 갖대대려고 했을 때, 은빛 나는 커다란 무언가가 호수를 가로질러 달려와 디멘 터들을 물러가게 했었다고. 해리가 말을 마쳤을 즈음 헤르미온느의 입이 약간 벌어졌다. "하지만 그게 뭐였는데?" "디멘터들을 물러가게 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진짜 패트로누스. 강력한 거 말야." "그런데 그걸 누가 불러냈지?"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호수 맞은편 둑에서 보았던 사람을 다시 생각하 고 있었다. 그는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못했니?" 헤르미온느가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선생님들 중 하나였니?" "아니." 해리가 말했다. "선생님은 아니었어." "하지만 그 모든 디멘터들을 물러가게 했다면 정말로 강력한 마법사임에는 틀림없을 거야... 만약 페트로누스가 그렇게 밝게 빛나고 있었다면, 그 빛이 그의 모습을 비추지 않았을까? 보지 못했니-?" "아니 봤어."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저 내가 상상한 건지도 몰 라... 머리가 어지러웠어... 그 후 바로 기절해버렸으니까..." "누구 같았는데?" "내 생각에-"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말이 굉장히 이상하게 들릴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 우리 아버지였던 것 같아."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이 쩍 벌어져 있었다. 그녀는 놀람 과 연민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 네 아버지는- 그러니까- 돌아가셨잖아."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나도 알아." 해리가 얼른 말했다. "그럼 아버지의 유령을 본 거라고 생각하니?" "몰라... 아냐... 우령처럼 보이지는 않았어..." "하지만 그러면-" "어쩌면 정말로 유령을 보았는지도 몰라."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꼭 아버지처럼 생겼었어... 난 아버지 사진을 갖고 있거 든..." 헤르미온느는 여전히 그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 었다. "미친 소리처럼 들린다는 거 알아." 해리가 맥없이 말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벅빅을 바라보았다. 히포그리프틑 벌레들을 찾고 있는 듯 부리로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하짐 나 그는 사실 벅빅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였다. 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세 친구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무늬와 윔테일과 패드풋 과 그리고 프롱스... 오늘밤 그들 네명이 모두 정원에 나왔던 것일까?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윔테일이 오늘 저녁에 다시 나타났었다... 그의 아버지와 똑같이 하는 게 그렇 게 불가능할 일일까? 그는 유령들이 호수를 가로질러 가는 걸 보았던 걸까? 그 형체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명확히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시이긴 했어도 의식을 잃 기 전이었다. 그리고 확신했었다... 머리 위에 있는 나뭇잎 들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달이 떠 다니는 구름 뒤로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헤르미온느는 버드나무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한시간쯤 뒤... "우리가 나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녀와 해리는 일어섰다. 벅빅이 고개를 들었다. 루핀 교수와 론과 페티그루가 뿌리 의 구멍에서 어색하게 기어올아오는 게 보였다. 그 뒤 의식이 없는 스네이프 교수가 이 상하게 둥둥 떠서 나왔고... 헤르미온느가 기어나왔다. 다음에 해리와 블랙이 나왔다. 그 들 모두 성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해리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하늘을 흘긋 올려다보았다. 이제 저 구름 이 옆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달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중얼거렸다. "우린 그대로 있어야 해. 모습을 드러내면 안되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그러니까 페티구르가 다시 한번 달아나도록 내버려둬야 한단 말이지..." 해리가 조용 히 말했다. "어둠 속에서 쥐를 어떻게 찾겠다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우린 시리우스를 돕기 위해 다시 온거야. 그 밖의 일은 어떤 것도 해선 안돼!" "알았어!" 달이 구름 뒤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나왔다. 그들은 성 쪽으로 걸어가던 작은 형체들 이 멈춰 서는 걸 보았다. 그리고- "저기 루핀 교수가 가." 헤르미온느가 속삭였다. "그의 몸이 변하고 있어-" "헤르미온느!" 해리가 갑자기 말했다. "여기에 있으면 안돼!" "안돼, 계속 말했잖아-" "방해하기 위해서가 아냐! 루핀 교수가 바로 우리쪽으로 달려오고 있단 말야!" 헤르미온느는 숨이 막혔다. "어서!" 그녀가 벅빅을 풀기 위해 달려가며 투덜거렸다. "어서! 어디로 가지? 어디네 숨지? 디멘터들이 금방 올텐데-" "해그래드의 오두막으로 다시 가자!" 해리가 말했다. "그곳엔 지금 아무도 없어- 빨 리!" 그들은 있는 힘껏 달렸다. 벅빅도 뒤에서 천천히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뒤에서 늑 대인간이 소리를 길게 뿜으며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두막이 보였다. 해리와 달려가 손잡이를 비틀어 돌리고 문을 열엇다. 헤르미온느와 벅빅이 안으로 휙 들어갔다. 해리는 그들을 따라 들어간 뒤 문을 잠갔다. 멧돼지 사냥 용 개인 팽이 큰소리로 짖어댔다. "쉬, 팽. 우리야!" 헤르미온느가 개를 조용히 시키려고 귀를 잡으며 말했다. "하마터 면 큰일 날 뻔했더!" 그녀가 해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래..." 해리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보기가 훨씬 더 힘 들었다. 벅빅은 다시 해그리드의 집에 와 있는 걸 알고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히포 그리프는 만족스러운 듯 날개를 접고 난로 앞에 누웠다. 잠 잘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다시 밖으로 나가는게 좋을 거 같아."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전혀 볼 수가 없어- 언제 해야 랑지 도무지 알 수가 없잖아-" 헤르미온느가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의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방해하려는 게 아니야." 해리가 얼른 말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 못한다면, 언제 시리우스를 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글게... 그럼담 좋아. 그러면... 난 여기서 벅빅과 기다릴게... 하지만 해리, 조심해- 저 밖에는 늑대인간이 있어- 그리고 디멘터들도-" 해리는 다시 밖으로 걸어나가 오두막 가장자리로 서서히 나아갔다. 멀리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디멘터들이 시리우스에게로 다가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조금 있 으면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그에게로 달려갈 것이다... 해리는 호수 쪽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치고 있었다... 이제 금방 저 패 트로누스를 보냈던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그는 잠시 우물쭈물하며 해그리드의 오두막 문앞에 서 있었다. 모습을 드러내면 안 돼. 하지만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꼭 보고 싶었다... 알아내야만 했 다... 디멘터들이 있었다. 그들은 사방에서 나와 호숫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들은 해리 가 서 있는 곳에서 멀어져 반대편 둑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그들 근처에 갈 필요 가 없을 것이다... 해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오직 아버지 생각밖에 없었다... 그것이 만약 아 버지였다면... 정말로 아버지였다면... 그는 알아야 했다. 알아내야만 했다... 호수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맞은편 둑에 아주 작고 희미한 은빛 불빛이 보였다.- 그 자신이 만들어낸 페트로누스였다. 호숫가에 덤불이 있었다. 해리는 그 뒤로 몸을 숨기고 이파리들 사이로 내다보았다. 맞은편 둑에 있던 희미한 은빛 불빛이 갑자기 꺼져버렸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어서요!" 그가 막연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디 계세요? 아빠, 어서요-"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해리는 고개를 들고 과거의 해리를 둘러싸고 있는 디멘 터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 하나가 두거을 내리고 있었다. 구조자가 나탄라 시간이었 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도 그를 도우러 오지 않았다.-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그는 아버지를 보았던 게 아니었다-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 었다. 해리는 덤블 뒤에서 나와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가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지팡이 끝에서 형체 없는 안개구름이 아닌 아주 눈부신 은빛 동물이 튀 어나왔다. 그는 그게 무엇인지 보려고 눈을 가늘게 덧다. 꼭 말처럼 생긴 동물이었다. 그것이 조용히 호수의 검은 표면을 가로질러 뛰어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고개를 숙 이고 떼지어 이동하는 디멘터들에게로 돌진하는 걸 보았다... 그것이 검은 형체들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디멘터들이 겁이 나서 주춤주춤하며 흩어지더니 어둠 속으로 물러갔 다.. 그들은 가버렸다. 페트로누스가 돌아섰다. 그것이 잔잔한 물 표면을 가로질러 다시 해리 쪽으로 천천히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말이 아니었다. 유니콘도 아니었다. 그것은 숫사슴이었다. 그 숫사슴은 머리 위에 떠있는 달빛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숫사슴이 그에게로 다 시 오고 있었다... 숫사슴이 둑에 멈춰 섰다. 그리고 부드러운 땅에 전혀 발굽자국도 남기지 않은 채 커 다란 은빛 눈으로 해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가지진 뿔이 달린 고개로 인 사를 했다. 해리는 깨달았다... "프롱스." 그가 속삭였다. 그러나 그가 떨리는 손을 뻗는 순간 그 동물이 사라졌다. 해리는 여전히 한 손을 뻗은 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후 뒤에서 발굽소리가 들 렸다.- 그는 놀라서 홱 돌아섰다. 헤르미온느가 버깁ㄱ을 끌고 그에게로 달려오고 있었 다. "뭐하고 있는 거야?" 그녀가 화를 내며 말했다. "망보겠다고 가더니!" "내가 막 우리 모두의 생명을 구했어..."해리가 말했다. "이 뒤로 와 봐- 이 덤블 뒤 로- 설명해줄게." 헤르미온느는 방금 있었던 일을 들으며 다시 한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누가 너 본사람 있니?" "그래, 내 말 헛들었니? 난 내 자신을 보고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거야! 이제 됐어!" "해리 난 믿을 수가 없어... 네가 그 모든 디멘터들을 물리친 페트로누스를 불러냈다 는 게 말야! 그건 아주 어려운 고등 마법이야..." "이번에는 할 수 있을 줄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왜냐하면 이미 그렇게 했었으니 까 말야... 말이 되니?" "모르겠어- 해리, 스네이프 교수 좀 봐!" 그들은 함께 덤블들 사이로 맞은편 둑을 바라보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의식을 회복한 것 같았다. 그는 마법으로 들걸들을 불러내어 축 늘어진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블랙을 그 위로 들어올렸다. 론이 누워있는 또 하나의 들 것은 이미 그의 옆으로 둥둥 떠가고 있었다. 그 뒤 그가 지팡이를 들여올리더니 그들을 성쪽으로 움직이게 했다. "좋아,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어." 헤르미온느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긴장한 목소 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병동 문을 잠글 때까지 45분 정도 남았어. 누구라도 우 리가 사라졌다는 걸 알기 전에 시리우스를 구하고 병실로 돌아가야 해..." 그들은 기다렸다. 호수에 움직이는 구름이 어렸다. 덤불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벅빅은 지루했는지 다시 벌레를 찾으며 땅을 파고 있었다. "시리우스가 저 위에 와 있을까?" 해리가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하게 말했다. 그는 성을 올려다보며 서쪽 탑의 오른쪽에서 창문 수를 세기 시작했다. "저것 봐!"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저게 누구지? 또 누군가가 성에서 나 오고 있어!" 해리는 어둠 속을 빤히 들여가보았다. 어떤 남자가 허둥지둥 정원을 가로질러 성 입 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허리띠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멕네어야!" 해리가 말했다. "사형 집행인! 그가 디멘터들을 데리러 간 거야! 바로 지 금이야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가 벅빅의 등에 손을 얹자 해리는 그녀가 히포그리프 등에 올라타는 걸 도와주었다. 그 뒤 그가 덤블의 낮은 나뭇가지에 한쪽 발을 놓고 그녀 앞으로 기어올라 갔다. 그는 벅빅의 밧줄을 히포그리프의 목 뒤로 감아 다른 쪽에 연결한 후 고삐 처럼 잡았다. "준비 됐니?"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날 잡는 게 좋을 거야-" 그가 빌 뒤꿈치로 벅빅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벅빅은 곧장 어둠 속으로 날아올랐다. 해리는 양 무릎을 히포그리프의 옆구리에 바짝 붙였다. 힘차게 움직이는 히포그리프의 날갯짓이 느껴졌다.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허리 를 꼭 잡고 있었다.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무서워- 아, 난 이런 건 정말 싫어-" 해리는 벅빅을 앞으로 몰았다. 그들은 조용히 성의 위층으로 날고 있었다... 해리가 왼손으로 잡고 있던 밧줄을 세계 잡아 당기자 벅빅이 방향을 바꿨다. 해리는 지나가는 창문들을 세고 있었다.- "우어우어!" 그가 있는 힘껏 몸을 뒤로 젖히며 말했다. 벅빅이 속도를 늦추더니 멈춰 섰다. 하지만 히포그리프가 계속 공중에 떠있기 위해 날갯짓을 하고 있었으므로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몸이 계속해서 몇 미터씩 오르내렸다. "그가 저기에 있어!" 창 옆으로 올라갔을 때 해리가 시리우스를 발견하고 말했다. 그 는손을 뻗고 있다가 벅빅의 날개들이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창문을 세게 두드렸다. 블랙이 올라다보았다. 그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는 의자에서 펄쩍 뛰어내리더니 허 둥지둥 창가로 갔다. 하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뒤로 물러서세요!"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왼손으로는 여전히 해리 의 망토 자락을 잡은 채 지팡이를 꺼냈다. "알로호모라!" 창문이 확 열렸다. "어떻게- 어떻게-?" 블랙이 히포그리프를 빤히 바라보며 가냘프게 말했다. "타세요- 시간이 얼마 없어요." 해리가 벅빅이 움직이지 않도록 매끄러운 목을 단단 히 잡으며 말했다. "여기서 나가셔야 해요- 디멘터들이 오고 있어요- 멕네어가 그들을 데리러 갔어요." 블랙이 창틀에 양손을 올려놓고 머리와 어깨를 밖으로 내밀었다. 그의 몸이 마른 게 천만 다행이었다. 잠시 후 그는 이럭저럭 한쪽 발을 벅빅의 등으로 뻗고 헤르미온느 뒤 로 몸을 끌어당겼다. "됐어, 벅빅, 날아올라!" 해리가 밧줄을 흔들며 말했다. "탑으로- 어서!" 히포그리프가 날개를 한번 세게 퍼덕이자 그들이 다시 위쪽으로 날아올랐다. 벅빅이 달가닥 거리며 탑 난간에 내려앉았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즉시 히포그리프에게서 미 끄러져 내려왔다. "시리우스, 빨리 가시는 게 좋아요. 어서요."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들이 곧 플 리트윅 교수의 사무실로 들이닥칠 거예요. 그러면 아저씨가 없어진 걸 알게 될 거예 요." 벅빅이 갑자기 뾰족한 머리를 쳐들며 앞발로 땅을 긁었다. "또 다른 아이는 어떻게 되었니? 론이라고 했던가?" 시리우스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 앤 괜찮아질 거예요. 아직 의식이 없긴 하지만, 폼프리 부인이 그러는데 곧 나아 질 거래요. 어서요- 가세요-" 하지만 블랙은 여전히 해리를 내려가보고 있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가세요!"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동시에 소리쳤다. 블랙이 벅빅을 돌아서게 했다. "다시 서로 만나게 되겠지." 그가 말했다. "넌- 확실히 네 아버지의 아들이로구나, 해 리..." 그가 발뒤꿈치로 벅빅의 옆구리를 눌렀다. 커다란 날개가 다시 한번 펴지자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펄쩍 뒤로 물러섰다... 히포그리프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히포그리프와 시리우스의 모습이 점점 더 작아졌다.. 구름이 달 쪽으로 둥둥 떠 왔다... 그리고 그들은 가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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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다시 온 부엉이 집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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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헤르미온느가 손목시계를 들여가보며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정확히 10분 뒤엔 우린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병동으로 다시 내려가 있어야 해- 덤블도어 교수가 문을 잠그기 전에-" "알았어." 해리가 하늘에서 눈을 떼며 말했다. "가자..." 그들은 뒤에 있는 문간으로 살짝 빠져나가 나선형으로 돌돌 말려져 있는 돌계단을 내려갔다. 밑에 도착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벽에 바짝 기대어 서서 귀를 기 울였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수인 것 같았다. 그들은 층계참에 있는 복도를 따라 급히 걷고 있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성가신 불평을 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스네이프 교수가 말하고 있었다. "입맞춤이 즉시 실시될 건가요?" "멕네어가 디멘터들을 데려오기만 하면 바로 시작할 거라네. 이 시리우스 블랙 사건 은 굉장히 수치스러운 것이었네. 우리가 마침내 그를 잡았다는 걸 '예언자 일보'에 보고 할 수 있게 되길 내가 얼마나 고대하고 있는지 자넨 아마 모를 걸세... 그들이 자네를 인터뷰하고 싶어할지도 모르겠군, 스네이프... 그리고 일단 해리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자네가 그 애를 정확히 어떻게 구했는지 '예언자 일보'에 싣고 싶어할 거네..." 해리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그들이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숨어있는 곳을 지나칠 때 그 는 스네이프 교수의 능글맞은 웃음을 보았다. 그들의 발짝 소리가 멀어져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그들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 했다. 한 계단을 내려가자 또 다른 계단이 나왔다. 그리고 새로운 복도를 따라 걸어가 고 있을 때 앞으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피브스야!" 해리가 헤르미온느의 손목을 잡으며 중얼거렸다. "이리 들어와!" 그들은 아슬아슬한 순간에 왼쪽에 있는 텅 빈 교실로 달려 들어갔다. 피브스가 유쾌 하게 소리내며 웃으며 복도를 뛰어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으, 저 놈의 요정을 그냥..." 헤르미온느가 귀를 문에 바짝 갖다대며 속삭였다. "디멘 터들이 시리우스를 끝장내려 오는 걸 알고 저렇게 좋아하는게 틀림없어..." 그녀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3분 남았어, 해리!" 그들은 피브스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멀리 사리질 때까지 기다린 뒤, 살짝 교실에서 나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다시 돌아가지 못하면- 더블도어 교수가 문을 잠그기 전에 말야?" 해리가 헐떡이며 물었다. "그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헤르미온느가 다시 시계를 살피며 신음했다. "1분 남 았어!" 그들은 병동 입구가 있는 복도 끝에 도달했다. "좋았어- 덤블도어 교수의 목소리가 들려." 헤르미온느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해리!" 그들은 살금살금 복도를 걸어갔다. 문이 열렸다. 덤블도어 교수의 등이 나타났다. "이제 난 너희들을 가두어 놓을 게다. 그건-" 덤블도어 교수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 다. "자정까지 5분밖에 안 남았구나. 그레인저, 세 번 돌려야 할게다. 행운을 빈다." 덤블도어 교수가 뒷걸음질 쳐서 방에서 나와 문을 닫더니 마법으로 문을 잠그기 위 해 지팡이를 꺼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전전긍긍하며 앞으로 달렸다. 덤블도어 교수 가 고개를 들었다. 긴 은빛 수염 밑으로 미소가 번졌다. "뭐지?" 그가 조용히 말했다. "저희가 해앴어요!" 해리가 숨을 죽이고 말했다. "시리우스가 가버렸어요, 벅빅을 타 고..." 덤블도어 교수가 그들에게 환하게 미소지어 보였다. "잘했다. 내 생각에-" 그가 병동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 너희들이 - 아무튼 안으로 들어가거라- 너희들을 가둬야겠구나-" 해리놔 헤르미온느는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론 밖에 없었다. 그는 여전 히 침대 끝에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뒤에서 자물쇠가 짤깔 하는 소리가 나자,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하는 시계 를 다시 망토 속으로 밀어 널었다. 잠시 뒤, 폼프리 부이이 다시 성큼성큼 걸어왔다. "교장선생님이 떠나시는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이제 내 환자들을 돌봐도 되겠지?" 그녀의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군말 없이 초콜릿을 받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폼프리 부인이 다가와 그들이 먹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해리는 삼킬 수가 없었다. 그는 헤르미온느와 함께 가슴을 졸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 리고 둘 다 폼프리 부인이 준 네 번째 초콜릿을 먹고 있을 때, 위쪽 어딘가에서 성이 나서 고함을 질러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저게 무슨 소리지?" 폼프리 부인이 놀라서 말했다. 이제 성난 목소리들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폼프리 부인이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모든 사람들 다 깨우겠군!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저러는 거지?" 해리는 그 목소리들이 하는 말을 들으려고 애썼다. 목소리들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가 축지법을 써서 달아난 게 틀림없네!" 세베루스, 그를 혼자 놔두는 게 아니었는 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는 축지법을 쓴게 아니에요!" 스네이프 교수가 고함을 질렀다. 이제 아주 가까이 있었다. "이 성안에서는 축지법을 쓸 수 없단 말입니다! 이건- 포터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세베루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해리는 갇혀 있었네-" 쾅. 병동 문이 느닷없이 확 열렸다. 퍼지 장관과 스네이프 교수와 덤블도어 교수가 병동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차분해 보이는 사람은 덤블도어 교수뿐이었다. 사실, 그는 아주 재미있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퍼지 장관은 성난 것 같았고 스네이프 교수는 몹시 흥분해 있었다. "말해라, 포터!" 그가 으르렁 거렸다. "무슨 짓을 했지?" "스네이프 교수님!" 폼프리 부인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자제하세요!" "이것 보게, 스네이프. 자네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퍼지 장관이 나무라듯 말했다. "이 문은 잠겨 있었네. 우리가 방금 보았잖나-" "저 애들이 그가 달아나도록 도와준 거예요. 전 알아요!" 스네이프 교수가 해리와 헤 르미온느를 가리키며 악을 썼다. 그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입에서는 침이 튀고 있었다. "진정하게. 이 사람아!" 퍼지 장관이 크게 호통을 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구!" "장관님은 포터를 모르세요!" 스네이프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저 애가 한 짓이에 요. 전 저 애가 그랬다는 걸 알아요-" "그만하면 됐네, 세베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내가 10분전 병동을 나간 이후 이 문은 잠겨 있었네. 폼프리 부인, 이 아이들이 침대에서 나왔었나요?" "물론 아니죠!" 폼프리 부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랬다면 제가 그 애들이 나가는 소리를 들었을 거예요!" "그것 보게, 세베루스." 덤블도어 교수가 침착하게 말햇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같 은 시간에 두 장소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더 이상 그 애들을 괴 롭힐 이유가 없을 것 같네." 스네이프 교수는 부글부글 끊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제자리에 선 채, 그의 터무 니없는 행동에 충격 받은 것 같은 퍼지 장관과 안경 너머로 눈을 반짝이고 있는 덤블 도어 교수를 차례로 바라보았다. 그리곤 홱 돌아서더니 망토를 휘날리며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정서가 꽤나 불안정한 것 같군." 퍼지 장관이 그의 뒷모습을 못마땅한 듯이 바라보 며 말했다. "앞으로 그를 가가이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 덤블도어." "아, 정서가 불안정한 게 아니에요."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그저 대단히 실망한 것뿐이죠." "실망한 게 어디 그 사람분이겠나!" 퍼지 장관이 코웃음을 폈다. "'예언자 일부'는 또 한바탕 크게 떠들어댈 게 분명하네! 블랙을 다 잡았다가 다시 놓쳤으니 말이네! 이제 저 히포그리프의 탈출 이야기가 알려지는 일만 남았군. 그러면 난 틀림없이 웃음거리가 되겠지! 글쎄... 난 가서 마법부에 알리는 게 좋겠네..." "그러면 디멘터들은요?" 덤블도어 교수가 물었다. "그들은 이제 학교에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겠죠?" "아, 그야 여부가 있겠나. 당연히 돌아가야 하겠지." 퍼지 장관이 손가락으로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그들이 순진한 아이에게 죽음의 입맞춤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목했네...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아... 오늘밤 당장 짐을 싸서 아즈카반으로 돌아 가도록 조치를 취하겠네... 대신 학교 입구에 용들을 세워두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네..." "해그리드가 좋아하겠군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가 퍼지 장관과 함께 나가자, 폼프리 부인이 급히 걸어가 문을 다시 잠갔다. 그녀는 화가 나서 투덜거리며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병실 끝에서 낮은 신음 소리가 들렸다. 론이 깨어난 것이었다. 그가 일어나 앉아 머 리를 문지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슨- 무슨 일이 있었니?" 그가 신음하며 말했다. "해리,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 거 지? 시리우스는 어디에 있어? 루핀 교수는 어디에 있지? 무슨 일이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서로 바라보았다. "에가 설명해." 해리가 초코릿을 한입 더 배어먹으려 말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다음날 정오에 병동을 나왔다. 성은 거의 비어 있었다. 날 씨가 찌는 듯이 더운 데다 시험까지 끝났으니 학생들은 모두 또 한번 호그스미드로 갔 다. 그러나 론과 헤르미온느 둘 다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으므로 해리와 함께 그냥 성 에 남아 있었다. 그들은 정원을 거닐며 전날 밤에 있었던 놀라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시리우스와 벅빅이 어디에 있을까 그게 궁금했다. 호숫가에 앉아서 커다란 오징 어가 물위로 더듬이를 빈들빈들 흔드는 걸 지켜보던 해리는 맞은편 둑을 바라보다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숫사슴이 꼭 어젯밤처럼 그곳에서 그에게로 달려왔던 것이다... 그들에게로 어떤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자 흐리멍덩한 눈이 해그리드가 식 탁보만한 손수건으로 땀으로 흠뻣 젖은 얼굴을 닦으면서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기뻐해서는 안된다는 거 알아. 어젯밤 그렇일이 일어났으니 말야." 그가 말했다. "내 말은, 블랙도 다시 달아나고 모든 게 다 말야- 하지만 무슨일인지 알아맞혀 볼래?" "무슨 일인데요?" 그들은 시치미를 뚝 떼고 몹시 알고 싶어하는 척하며 물었다. "벅빅 말야! 녀석이 탈출했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구! 기분이 좋아서 밤새도록 마셨 어!" "정말 잘됐군요!" 헤르미온느가 금방이라도 웃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론을 나무라듯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녀석을 제대로 매어두지 않았었나봐." 해그리드가 행복하게 정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오늘 아침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녀석이 정원에서 혹시 루핀 교수를 만났을까봐 말야. 하지만 루핀 교수가 그러는데 지난밤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대..." "뭐라구요?" 해리가 얼른 물었다. "아차, 너릐들 못들었니?" 해그리드의 얼굴에서 미소가 약간 사라졌다. 그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저- 스네이프 교수가 오늘 아침에 모 든 슬리데린 아이들에게 말했어... 지금쯤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거야... 루핀교 수가 늑대인간이라는 걸 말야. 그리고 그가 어젯밤에 정원에 돌아다녔다는 것도... 그는 물론 지금 짐을 싸고 있어." "짐을 싸신다구요?" 해리가 놀라서 물었다. "왜요?" "떠나는 거지, 뭐." 해그리드는 해리가 너무나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아침에 사임했어. 그런 위험한 일이 또다시 일어나선 안된다고 하면서 말야." 해리는 급히 일어섰다. "교수님을 만나야 겠어." 그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미 사임하셨다면-" "-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데-" "상관없어. 그래도 교수님을 만나 뵙고 싶어. 여기서 다시 만나자." 루핀 교수의 사무실 문은 열려 있었다. 그는 이미 짐을 거의 다 싸두었다. 그리인딜 로우의 빈 수조는 그의 낡은 여행 가방 옆에 놓여 있었다. 가방은 거의 꽉 차 있었다. 루핀 교수가 책상에 있는 무언가를 보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해리가 문을 두드렸다. "네가 오는 걸 보았단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열심히 들여다보 고 있던 양피지를 가리켰다. 호그와트의 비밀지도였다. "방금 해그리드를 만났어요." 해리가 다소 침울하게 말했다. "그런데 교수님이 사임 하셨다고 했어요. 사실이 아니죠, 그렇죠?" "미안하지만 사실이란다." 루핀교수가 말했다. 그는 책상 서랍을 열고 내용물들을 꺼 내기 시작했다. "왜죠?" 해리가 물었다. "마법부 장관은 교수님이 시리우스를 도왔다고 생각하지 않 잖아요, 안그래요?" 루핀 교수가 걸어가 문을 닫았다. "물론 그랬지. 덤블도어 교수님은 퍼지 장관에게 너희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했던 사 람이 스네이프 교수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고 말했단다." 그가 한숨을 지었다. "그렇게 되자 세베루스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해버렸지. 멀린 훈장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에게 심한 정신적 타격을 주었던 것 같더구나. 그래서 그가- 뭐랄까- 실수로 오늘 아침 식사시간에 내가 늑대인간이라는 말을 무심코 해버리고 말았단다." "단지 그런 이유로 떠나시다니, 말도 안돼요!" 해리가 말했다. 루핀 교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내일 이 시간 쯤이면 부모들이 보낸 부엉이가 도착하기 시작할 게다.. 그들은 늑대 인간이 자신들의 자녀를 가르치는 걸 원치 않는단다, 해리. 그리고 어젯밤 이후, 난 그 들이 왜 그러는지 알게 되었단다. 난 너희들을 물어뜯을 수도 있었단다... 그런 일은 절 대 다시 일어나서는 안돼." "교수님은 지금까지 저희들을 가르치셨던 선생님 중에서 가장 훌륭한 어둠의 마법 방어법 선생님이셨어요!" 해리가 간절하게 말했다. "가지 마세요!" 루핀 교수는 고개를 가로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서랍들을 비웠다. 그 뒤 해리가 어떻게 해야 그를 머물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 고 있는 사이, 루핀 교수가 말했다. "교장 선생님이 오늘 아침에 내게 하신 말씀으로 미루어 보아. 너희들이 어젯밤 많은 생명을 구한 것 같더구나, 해리. 내가 만약 금년에 했건 일 가운데 가장 자랑 스럽게 여기는 게 있다면, 너를 가르쳤다는 것이란다... 너릐 패트로누스에 대해 말해보렴." "그것에 대해 어떻게 아세요?" 해리가 깜짝 놀라 물었다. "디멘터들을 물러가게 할 게 그것 말고 또 뭐가 있겠니?" 해리가 루핀 교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죄다 말해주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루핀 교수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아버지는 변신했을 때 항상 숫사슴이었지." 그가 말했다. "네 추측히 맞단 다... 그를 프롱스라고 부른 건 바로 그 때문이란다." 루핀 교수는 마지막 책 몇 권을 가방 속에 쑤셔 넣고 책상 서랍들을 닫고는 해리에 게로 돌아섰다. "옜다- 어젯밤 내가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에서 가져 왔단다." 그가 해리에게 다시 투 명망토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리고..." 그는 망설이다가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를 건네주 었다. "난 이제 더 이상 이곳 선생이 아니니, 가책 없이 이걸 되돌려 줄수 있겠구나. 내 개는 아무 소용이 없짐나, 너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는 유용할지고 모르겠다." 해리는 지도를 받아들고 씩 웃었다. "교수님은 제게 무니와 웜테일과 패드풋과 프롱스가 절 학교 밖으로 불러내고 싶어 했을 거라고 말씀하셨죠... 그들은 그걸 재미있어할 거라면서 말예요." "물론 그랬지." 루핀 교수가 손을 뻗어 가방을 닫으며 말했다. "자신의 아들이 성 밖 으로 나가는 비밀통로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다면 네 아버지 제임스는 틀림없이 대단히 실망했을 거라는 말이었단다." 문에 노크 소리가 났다. 해리는 비밀 지도와 투명 망토를 얼른 주머니 속에 쑤셔 넣 었다. 덤블도어 교수였다. 그는 해리가 그곳에 있는 걸 보고도 그다지 놀라는 기색이 없었 다. "자네가 타고 갈 차가 입구에 와 있네, 리무스." 그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루핀 교수는 낡은 여행 가방과 텅 빈 그리인딜로우 수조를 집어들었다. "그럼- 잘 있거라, 해리." 그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널 가르쳐서 정말로 기뻤단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날 날이 오리라 믿는다. 교장선생님, 입구까지 나오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저 혼자서도 갈 수..." 해리는 루핀 교수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떠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 잘 가게, 리무스." 덤블도어 교수가 진진하게 말했다. 루핀 교수는 그라인딜로 우 수조를 잠깐 내려 놓고 덤블도어 교수와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는 해리에게 마지막 으로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고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사무실에서 나갔 다. 해리는 빈 의자에 앉아 시무룩하게 마룻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닫히 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들었다. 덤블도어 교수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었다.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니, 해리?" 그가 조용히 물었다. "어젯밤 일로 기분 이 아주 좋아야 할 텐데 말이다." "그래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해리가 씁쓸하게 말했다. "페티그루가 도망쳤 잖아요."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구?"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네가 한 일은 세상 의 모든 걸 달라지게 했단다, 해리. 넌 진실을 밝히는 걸 도왔잖니, js 죄 없는 무고한 사람을 끔찍한 운명에서 구했잖니." 끔찍하다.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해리의 뇌리에 스쳤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더 끔찍한...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이 었다! "덤블도어 교수님- 어제 제가 점술 시험을 치고 있을 때, 트릴로니 교수가 아주- 아 주 이상해졌었어요." "그랬니?"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그러니까- 평상시보다 더 이상했단 말이니?" "네... 교수님의 목소리는 굵고 낮았고 눈알이 빙글빙들 돌았어요. 교수님은 볼드모트 의 추종자가 자정 전에 그에게로 돌아갈 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 추종자가 그가 힘을 회복하는 걸 도울 거라고 했어요." 해리는 덤브도어 교수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 뒤 다시 정상이 되었는데, 트릴로니 교수님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전 혀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분이- 진자 예언을 한 걸까요?" 덤블도어 교수는 약간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해리, 그랬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니? 그리고 보니까 트릴로니 교수가 이제 진자 예언을 한 게 총 두 개가 되었구나. 봉급이 라도 올려주어야겠구나..." "하지만-" 해리가 깜짝 놀라 그를 바로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이 사실을 어떻게 그 렇게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전 시리우스와 루핀 교수가 페티그루를 죽이지 못하게 막았어요! 볼드모트 가 돌아온다면 그건 제 잘못이에요!" "그렇지 않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하는 시계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간 경험을 하면서 뭘 배웠니, 해리? 우리 행동의 결과는 항상 너무 복잡라고 다양하단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한다느 건 사실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 안됐 지만 트릴로니 교수가 바로 산 증거란다... 페티그루의생명을 구해준 건 매우 훌륭한 일 을 한 거란다. "하지만 그가 만약 볼드모트가 힘을 회복하는 걸 돕는다면-" "페티그루는 네 덕택에 생명을 구했단다. 넌 볼드모트에게 네게 빚을 지고 있는 사람 을 보낸거야... 어떤 마법사가 다른 마법사의 생명을 구하게 되면, 그들 간에는 깊은 유 대가 만들어진단다... 그리고 볼드모트가 해리 포토에게 빚을 지고 있는 추종자를 좋아 할 것 같니?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지." "전 페티그루와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아요!" 해리가 말했다. "그는 제 부모님을 배신했어요!" "그게 바로 가장 심오하고 가장 헤아릴 수 없는 마법이란다. 해리. 하지만 날 믿거 라... 네가 페티그루의 생명을 구해준 걸 아주 기뻐하게 될 때가 분명히 올 게다." 해리는 하지만 그게 언제 일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 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헤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은 것 같았다. "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단다. 해리. 호그와트 학생시절 그 이후 모두에 대 해 말이다."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네 아버지였더라도 페티그루를 구했을 게다. 틀림 없단다." 해리는 그를 올려다 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그말을 들어도 뭇지 않을 것이다- 덤 블도어 교수에게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제 패트로누스를 불러낸 게 아버지였다고 생각했어요. 제 말은 호수 건너편에 있 는 제 자신을 보았을 때 말예요... 전 아버지를 보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럴 만도 하지." 덤블도어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런 말 듣는 데 질렸을 지도 모르지만, 넌 네 아버지 제임스를 놀라울 정도로 쑥 빼어 닯았단다. 눈을 제외하고 말 이다... 눈은 네 어머니 눈을 닯았지." 해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버지라고 생각하다니 어리석었어요." 그가 중얼거렸다.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말예요." "죽으면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잘 생각해 보렴. 곤란에 처할 때마다 우린 그들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고 생각지 않니? 네 아버 지는 네 안에 살아있단다. 해리. 그리고 네가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지 모습을 나타낸 단다. 그렇지 않다면 네가 어떻게 그런 특별한 패트로누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겠니? 어젯밤에는 네 아버지가 다시 나타난 거나 다름없단다." 해리는 잠시 후에야 덤블도어 교수의 말뜻을 깨달았다. "어젯밤에 시리우스가 내게 자신들이 어떻게 동물로 변신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모두 말해주었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단한 성공이었지- 특히 내 게 비밀로 해둔 건 말이다. 그 뒤 난 네가 불러낸 패트로누스의 이상한 형태가 생각났 단다. 그게 아마 래번클로와의 퀴디치 시합 때 말포 군에게 돌진했었지. 해리. 어떤 면 에선 넌 어젯밤 네 아버지를 본 거라다... 네 마음속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거지." 그리고 나서 덤블도어 교수는 조용히 사무실에서 나갔다. 해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 로 앉아 있었다. 호그와트에서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와 덤블도어 교수를 제외하고는 시리우스와 벅빅과 페티그루가 사라진 날 밤에 진정으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기 말이 다가오면서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무선한 소문들이 나 돌았지만 모두 다 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포이는 벅빅에 대해 몹시 화가 나 있었다. 그는 해그리드가 히포그리프를 몰래 갖 고 나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자신과 아버지가 사냥터지기에게 속은 것을 분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한편 퍼시 위즐리는 시리우스의 탈출 사건에 대해 할말이 많았다. "내가 만약 마법부에 들어간다면, 난 마법사 법률을 강화하자고 제안할 거야!" 그가 유일하게 자신의 말에 귀기울이는 여자 친구 피네로프에게 말했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공기도 맑았다. 해리는 시리우스에게 자유를 찾아주는 아주 어려운 일을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루핀 교수가 학교를 떠난 것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은 해리만이 아니었다. 어둠의 마 법 방어법 수업을 들었던 학급 아이들 모두 그의 사임을 슬프게 생각했다. "내년네는 또 어떤 선생님이 오실까?" 시무스 피니간이 음산하게 물었다. "흡혈귀쯤 되겠지." 딘 토마스가 희망을 가지고 말했다. 해리늬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건 그러나 루핀 교수가 떠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머릿속에서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페티그루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혹시 볼드모트와 합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무엇보 다도 해리의 기분을 무겁게 하는 건 또다시 더즐리 가족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이었다. 불과 30분정도였지만, 그는 이제 시리우스와 살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의 부 모의 가장 절친한 친구와 살게 될 거라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건 아버지를 다시 갖게 되는 것 다음으로 행복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리우스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다는 건 그가 무사히 은신처로 들어갔다는 의미였으므로 기뻐해야 했음에도 불구하 고, 해리는 이제 시리우스와 함께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비참함 마저 들었다. 시험 결과는 학기 마지막 날에 나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전 과목을 통과했 다. 해리는 자신이 마법의 약을 통과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는 왠일인지 스네이 프 교수가 그에게 고의로 F를 주지 못하도록 덤블도어 교수가 간섭한 게 아닐까하는 수상쩍은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에 스네이프 교수의 해리에 대한 행동은 아주 심상치 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스네이프 교수가 그를 극도로 미워한 탓에 더 이상 미워 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새악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해리에 대한 그의 행동은 훨 씬 더 심해졌었다. 해리를 볼 때마다 스네이프 교수의 가느다란 입술은 불쾌하고 비틀 려졌고, 마치 해리의 목을 조르고 싶어 못 견뎌하기라고 하는 듯 항상 손가라긍ㄹ 구부 리고 있었다. 퍼시는 최고 자격증 시험인 N.E.W.T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고, 프레드와조지는 모든 과목을 보통 마법사 수준인 O.W.L을 받고 간신히 통과했다.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한편 기숙사 우승컵을 3년 연속 받게 되었다. 주로 퀴디치에서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덕택이 었다. 학기말 연회는 온통 진홍색과 황금빛 장식이 이루어진 가운데에서 치러졌으며 그 리핀도르 테이블이 가장 떠들썩했다. 해리는 다른 아이들과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드느라 잠시나마 다음날 더즐리 가족에게로 돌아가야 한다는 우울한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호그와트 급행 열타가 역을 빠져나가자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난 오늘 아침에 맥고나걸 교수를 만나러 갔었어. 아침 식사 직전에 말야. 머글 연구 수강을 그만두기로 했어." "하지만 넌 320퍼센트로 시험을 통과했잖아!" 론이 말했다. "알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도 또 이런 식으로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아.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하는 시계 때문에 골치가 딱딱 아파서 말야. 그래서 그것 다 시 돌려드렸어. 머글 연구와 점술만 빼면 다시 정상적인 시간표를 가질 수 있을 거야." "난 네가 그 시계에 대해 우리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 론이 심술이 나서 말했다. "우린 네 친구들이잖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렇지." 헤르미온느가 엄하게 말했다. 그녀는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호그와트 성이 사이에서 사라지는 걸 지켜보고 있었 다. 두 달 동안 그는 그것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기운 애, 해리!" 헤르미온느가 애처로운 듯 말했다. "난 괜찮아."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리가 얼른 말했다. "방학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것뿐이야." "그래, 나도 생각해 봤는데." 론이 말했다. "해리,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지내는게 어 떠니? 내가 엄마와 아빠께 말씀드려보고 진화할게. 이제 진화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 니까-" "진화가 아니라 전화야, 론." 헤르미온느가 얼른 지적해주었다. "솔직히. 머글 연구를 들어야 할 사람은 바로 너야..." 론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번 여름엔 퀴디치 월드컵이 있어! 어때, 해리? 우리 집에 와서 머물면, 함께 가서 볼 수 있을 거야! 아빠가 보통 직장에서 표를 구해어시건 했거든." 이런 제안은 해리의 기분을 돋우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그래... 더즐리 가족은 내가 간다면 틀림없이 기뻐할 거야... 내가 지난번에 마지 아 줌마에게 그런 일까지 저질러 놓았으니 말야..." 해리는 기분이 한결 좋아져서 론과 헤르미온느와 카드 게임을 몇 차례 했다. 간식거 리를 파는 마녀는 수레를 끌고 그들 옆으로 다가오자, 해리는 큼직막한 도시락을 샀다. 그러나 초콜릿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늦게 그를 정말로 기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그의 어깨 너머로 바라보며 불쑥 말했다. "창 밖 저기에 있는 게 뭐지?" 해리는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보았다. 아주 작은 회색빛의 무언가가 잔디에서 위아래 로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더 자세히 보기 우해 일어섰다. 아주 작은 부엉이 한 마리가 자기 몸집보다도 훨씬 큰 편기를 물고 날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나 작았던 지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의 뒷부분에 생기는 기류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쪽저 쪽으로 날리고 있었다. 해리는 얼른 창문을 내리고 찰을 뻗어 부엉이를 잡았다. 그 부 엉이는 아주 복슬복슬한 스니치 같았다. 부엉이는 해리의 의자 위에 편지를 떨어뜨리고 자신의 임무를 완성한 게 기뻣는지 붕 소리내며 객실 주위를 한바퀴 돌았다. 헤드위그 가 불만스러운 듯 부리로 딸깍딸깍 소리를 냈다. 크룩생크는 자리에 똑바로 낮은 채로 노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엉이를 바라보았다. 론이 이것을 알아채고 부엉이를 얼른 잡았다. 해리는 편지를 집어들었다. 수신인이 해리 앞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가 편지를 뜯어 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시리우스에게서 온 거야!" "뭐라구?" 론과 헤르미온느가 흥분해서 말했다. "큰소리로 읽어봐!" 해리에게 이모와 이모부 집에 도착하기 전에 네가 이 편지를 받았으면 좋겠구나. 그들이 부엉 이 집배원에게 익숙한지 어떤지 몰라서 말이다. 벅빅과 난 은신처에 잘 있단다. 어딘지는 말하지 않으마. 이 편지가 혹시 엉뚱한 손 에 떨어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사실 그 부엉이를 믿어야 하는지 좀 의심스럽긴 하짐 나, 내가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뿐이었단다. 또 그 부엉이가 일거리를 몹시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단다. 디멘터들은 여전히 날 찾고 있겠지만, 이곳에 있는 한 절대 날 찾지 못할 게다. 난 곧 몇몇 머글들 앞에 내 모습을 잠시 드러낼 계획이란다. 선의 경비가 풀어지도록 호그 와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말이다. 우리가 잠깐 만난 동안 네게 말하지 목한 게 있단다. 네게 파이어볼트를 보낸건 바로 나였단다- "하!" 헤르미온느가 의기 양양하게 말했다. "거봐! 내가 그가 보낸 거라고 했지!" "그래, 하지만 그는 그 빗자루에 나쁜 마법을 걸어 두지는 않았어, 그렇지?" 론이 즉 시 맞받아쳤다. "아야!" 이제 그의 손에서 유쾌하게 부엉거리고 있던 작은 부엉이가 애 정의 표시라고 생각하기라도 하는 듯 그의 손가락을 살짝 물었다. 크룩생크가 날 위해 부엉이 우체국에 주문을 해주었단다. 네 이름을 사용하긴 했지만 금화는 그린고트에 있는 내 금고에서 꺼내가라고 했단다. 그걸 너의 대부가 보낸 네 열 세 번째 생일 선물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또 작년에 네가 이모부의 집을 나오던 날 밤에 널 놀라게 한 것도 사과하고 싶구나. 난 그저 북쪽으로 떠나기 전에 널 잠시나마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내 모습이 널 놀 라게 한 것 같더구나. 널 위해 또 란가지 동봉한다. 그게 있으면 내년에 호그와트에서의 생활이 더 즐거워 질 게다. 언제들 내가 필요하면 편지를 보내거라. 네 부엉이가 날 찾아올 테니까. 편지 다시 하마. 시리우스 해리는 편지 봉투 안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또 하나의 양피지 조각이 들 어있었다. 그것을 얼른 읽은 그는 마치 따뜻한 버터맥주를 한 모금 삼키기라도 한 듯 갑자기 몸에 온기가 돌며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나, 해리 포터의 대부 시리우스 블랙은 그에게 주말에 호그스미스를 방문 할 것을 허 락한다. "이것만 있으면 모든게 다 잘될 거야!" 해리가 유쾌하게 말했다. 그는 시리우스의 편 지를 다시 바라보았다. "잠깐만, 추신이 있어..." 네 친구 론이 혹시 이 부엉이를 갖고 싶어할지도 모르겠구나. 그 내가 뒤를 잃게 된 건 내 잘못이잖니. 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조그만 부엉이는 여전히 흥분해서 부엉대고 있었다. "녀석을 가지라구?" 그가 확신이 없는 듯 말했다. 그는 그 부엉이를 잠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놀랍게도 론이 크룩생크가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부엉이를 내밀 었다. "어떻게 생각하니?" 론이 고양이에게 물었다. "확실히 부엉이 맞지?" 크룩생크가 그르렁 거렸다. "이 정도면 통과야." 론이 유쾌하게 말했다. "녀석은 내거야." 해리는 킹스 크로스 역까지 가는 동안 내내 시리우스의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9와 3/4번 승강장 대찰구를 빠져나갈 때도 그는 편지를 여전히 손 에 꼭 쥐고 있었다. 해리는 버논 이모부를 단번에 발견했다. 이모부는 위즐리 부부와 멀찌감치 떨어져서 두 부부를 미심쩍은 눈으로 흘금흘금 바라보며 서 있었다. 위즐리 부인이 해리를 와락 껴안자 이모부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다. "월드컵 시즌 즈음에서 전화할게!"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가방과 헤드위그의 새장을 실은 수레를 밀고 버논 이모부에게로 걸어가는 론이 해리의 뒤에다 대고 소리쳤다. 버논 이모부는 언제나 처럼 그를 시큰둥하게 맞았다. "그건 뭐냐?" 그는 해리가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봉투를 빤히 바라보며 무서운 어조 로 말했다. "그게 만약 내가 서명해야 할 또다른 서류라면, 넌-" "아니에요." 해리가 명랑하게 말했다. "이건 제 대부에게서 온 편지에요." "대부라구?" 버논 이모부가 침을 튀기며 말햇다. "네게 그런게 어딨니!" "아뇨, 있어요." 해리가 밝게 말했다. "저희 엄마와 아빠의 절친한 친구세요. 살인범 인데 마법사 감옥에서 탈출해서 지금 도망중이에요. 하지만 그분은 저와 계속 연락하고 싶어하세요. 제 소식을 계속 듣고 싶은 거죠... 제가 행복하게 잘 있는지 알아보려구 요..." 그리고 해리는 버논 이모부의 얼굴에 나타난 겁에 질린 표정을 보고 씩 웃으며 기차 역 출구 쪽으로 출발했다. 확실히 지난 여름보다는 훨씬 더 나은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 처럼 보였던지, 걸어가는 동안 내내 헤드위그가 그의 앞에서 덜컥덜컥 움직이고 있 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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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앤 롤링의 독자들과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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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갖게 되셨나요? 영국의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기차를 타고 가던 중 그냥 갑자기 '해리'에 대한 아이 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때는 본래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어쩌다가 마법 사 학교에 가게 된 소년을 생각했답니다. * 첫 번째 책을 쓰는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5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 전 또한 나머지 여섯 권 책의 줄거리도 잡고 부분부분들을 쓰는 작업도 했습니다. * 제2권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부터 읽어도 독자들이 전혀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하셔야 했나요? 새로운 독자들이 해리 포터 책이 새로 나올 때마다(전 현재 네 번째 책을 쓰고 있습 니다) 줄거리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 다. '비밀의 방'의 경우에는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전 해리와 그가 호그와트에서 보낸 첫해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소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섯 번째 책이나 여섯 번째 책을 쓸 때쯤이면, 이렇게하는게 훨씬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텔레비젼의 시리즈물에서 지난 회까지의 줄거리를 30분 정도 보아야 금주의 프 로그램을 이해할 수 있는 것 처럼, 저는 '해리포터의 지난 줄거리'라는 것을 책마다 넣 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우선 1권부터4권까지 읽으라는 말을 하는 거 죠! * 해리의 이야기를 항상 한 권 이상의 책으로 펴낼 계획이셨습니까? 만일 그러다면 몇권의 책으로 묶어내실 생각이었습니다? 전 마법사로서 양성되려면 11세부터17세까지 7년이 걸리며 각 책은 호그와트에서 겪 게 되는 해리의 1년간 생활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으므로 항상 일곱 권의 책으로 펴낼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 앞으로 펴내게 될 해리 포터 책들의 줄거리가 어떻게 될지 조금 알려 줄수 있으십 니까? 총 일곱 권의 책에 흐르는 주제는 선과 악의 싸움이므로 유감스럽지만 사상자들이 나올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제가 이 말을 할 때마다 제발 론을 죽이지 말아달라고 간청합니다. 아이들은 그가 가장 공격받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가 해 리의 단짝 친구이기 때문이겠죠! * 해리 포터 책을 그렇게 흥미롭게 하는 그 모든 독특한 이름들과 장소들은 어떻게 만들어 내셨나요? 많은 이름들은 새로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예컨대 '퀴디치'와 '머글'이 그렇죠 전 또 한 아주 드물고 별난 이름들을 수집했으며, 온갖 종류의 다양한 곳으로부터 따 왔습니 다. '헤드위그'는 어떤 성자의 이름이었고 '덤블도어'는 '땅벌'의 예말이며 '스네이프'는 영국의 어떤 지명입니다. * 해리 포터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 까? 제 작품을 그렇 식으로 생각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전 그것을 전적으로 저 자신을 위해 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책들에 나타난 것은 제 유머 감각이며 아 이들이 재미있다고 여길 것들을 쓴 것은 아닙니다. 성인들이 그 책에 흥미를 갖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전 제가 해리의 나이 또래였을 때 어떻게 느꼈 는지에 대해 아주 생생한 기억을 갖고 있으며, 아이들은 해리와 그의 친구들과 동일시 하는 것 같습니다. * 해리 포터 책이 이렇게 성공하리라고 예상하셨습니까? 해리 포터 책이 지금과 같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는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게 있어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은 매우 쓰라린 경험 끝에 마침내 해리 포터 책이 출간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제가 쓴 책이 서점에 진열되는 걸 보는 것이 제 꿈이었으니까요. 그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이 엄청나고 놀랍긴 했지만, 제가 책을 출간한 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죽 품 어왔던 꿈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해리포터 책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그렇게 많은 어른들에게가지 큰 호응을 얻은 것을 보고 놀라셨습니까? 전 특별히 독자층을 고려해서 책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전 저 자신의 글쓰는 즐거움 을 위해 썼을 뿐입니다. 전 한번도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동 도서들이 절 선택한 것이었죠. 제 생각엔 그 책은 누가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해리 포터 책은 먼저 영국에서 성공을 거둔 뒤, 미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해리 포 터 책은 그 밖의 어느 나라에서 출간되었습니까? 다른 나라에서 출간되었을 때 해리 포터에 대해 반응은 어떤 점이 유사했으며 또 어떤 점이 달랐습니까? 그리고 각 번역 본들이 각각 다른 표지로 출간되었는데, 어떤 것이 가장 마음에 드십니까? 해리 포터 책들은 영국, 미국, 브라질,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이태리, 스페인, 포르 투갈, 그리스, 체코슬로바키아,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여러 나라와 그리 고 일본과 한국에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표지는 미국의 책입니다. 그 그 림을 그려준 메리그랜드프레를 몹시 만나보고 싶어요 하지만 전 또 네덜란드에서 출간 된 책도 아주 좋아합니다. * 해리 포터가 영화화된다는 말을 듣고 흥분하셨나요? 또 어떤 분야에서 우리가 해 리 포터를 볼 수 있을까요(장난감, 비디오가게 등)? 전 해리 포터가 영화화된다는 말을 듣고 매우 흥분했습니다(그리고 다소 겁이 나기 도 했습니다) 위너 브러더스 영화사가 영화 판권을 샀으니, 해리 포터 인형들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 해리 포터 이외의 다른 작품 계획은 있으십니까? 전 항상 글을 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출간되지 않는다 해도 전 글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리 포터 책은 모든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이 며, 지금 당장에는 다음에 무엇을 써야 할지 생각할 여유가 없군요. *글을 쓰지 않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위에 답변한 것에서도 알수 있겠지만, 전 정말 아무 것도 못했을 겁니다. 굳이 직업 을 선택하라면, 선생님을 했겠죠. 전 가르치는 걸 좋아하니까요. * 당신은 스코틀랜드에 살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어느 나라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만약 이사를 하신다면 어느 곳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전 잉그랜드와 프랑스와 포르투갈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고 많은 다른 곳들을 가 보 았습니다. 전 포르투갈을 좋아하며(제 딸은 반은 포르투갈 사람이죠) 그 애를 그곳으로 다시 데려가서 우리가 왜 강렬한 햇빛을 떠나 안개와 눈을 찾아오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딸은 당신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은 어떤것들이 있습니까? 그리고 그 애가 어떤 책들을 읽기를 바라십니까? 제 딸은 아직 해리포터 책을 읽어주기엔 너무 어리지만, 전 그에와 그 책들을 함께 읽게 될 시간을 정말로 고대하고 있습니다. 제 딸은 베아트릭스 포터가 쓴 책을 아주 좋아하며 최근에는 '사자와 마녀의 벽장'을 읽어주었는데 아주 좋아하더군요 - 스콜라스틱(scholastic)인터넷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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